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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바람이 가는길.........

너를 생각했다.
하루종일 이상한 동작을하면서,이상한 꿈을꾸면서
마치 그런 것이 인간인양
마치 그런 일이 나 라는것의 씀씀이인양
다른 방법은 모르고 그렇게살게되었다.
이 낯선 몸 속에서 그 몸 낯설어하며
내가 누구인지 궁금해하는 이 놈 은 무엇일까?
정들었으나,지금 내가 떠나온 나 밖의 또다른 몸처럼
나도 나를 떠나게 될 터인데
그렇게 나를 조금씩 여의어가도
나에게 해 줄 말이 없다.
아마도 나는 바보일 것이다.

좋다하고 싫다하고 기쁘다하고 괴롭다하고
이런 거 다 내 일이겠거니
그가 그로 그답게 있으면
있는 그대로 보면 되는데
나는 그가 틀렸다고 말했다.
나는 그 뿐 아니라 나마저도 가짜라고 말 했었다.
바보처럼-내 사리분별로는 닿지 않는 곳에 그는 그저있다.
그래서 그가 그 일것이고 내가 또한 나 일뿐인 것이겠지.

다시 너를 생각한다.
바람- 너의 있음과 없음의 다름
너의 처음과 마지막의 변화
너의 생동과 내생명의 이유 또는 증거.
너의 머리는 어디이며 너의 체온은 무엇이며
너의 온몸이 움직일때 모든 것이 각각 따로따로
흩어지는 것인지 모이는 것인지
나뉘어지는 것인지 나뉘어지지않는 것인지---.
바람을 보지 못하였으니
나는 아마도 소경일 것이다.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데
먼저 나부터 봐야한다면
이제는 그만
사람냄새 그리운 이 가소로운 마음일랑 저절로
가던 길 가도록 내버려두자.아마도 그게
내 가던 길 가는길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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