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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실상사 송 년 회 풍경

크리스 마스날인 25일
오후5시

저는 학림스님들과 실상사 귀농학교 농장으로 향하였습니다.
해발500 고지가 넘는 농장에는 어둠이 내리는 가운데
하나 둘,사람들이 농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약수암 비구니 스님들은 떡과 부침게를 준비했고
화림원스님들은 잡채를, 신도님들은 오뎅국과 밥을,마을사람들은 김치를,지리산 살리기 본부에서는 누드 김밥을,그밖에 작은학교,고향마을 팀들도 기억은 안 나지만 나름대로 정성스레 준비한 먹을것을 가지고 모였습니다.
대강 짐작해 보건데 200 명은 넘을것 같았습니다.

모두들 들뜬 기분입니다.
왜냐하면 오늘이 "실상사 사부대중 공동체"의 송년회가 있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뜻밖의 일은 참가한 팀중에 [해인사의 향기] 사람들이 다수 있었습니다.
화림원에 계시는 스님으로부터 대구에서 지금 화엄경을 배우고 있는 인연으로 오게 되었다 합니다.

올해 준공한 넓은 식당에서 맛있는 저녘을 먹고 6시반 ...
드디어 2001 송년회가 시작되었습니다.

학장스님과 귀농학교 교감 님이 심사위원으로 선정되었고
작은학교 여선생님 한분과 귀농학교 남자한 분 이 사회를 보았습니다.

각팀의 장기자랑에 앞서
이웃동네에서 초청된 사물놀이 팀의 공연으로 분위기를 돋았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장기 자랑이 시작되었습니다.

무대에 나간팀은 먼저 일년동안에 일어났던 일 가운데서 자신들만의
5대뉴스를 발표하고 준비한 것을 보여주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첫번째 무대에 오른 팀은 농장팀...
홈 그라운드의 잇점을 살린.... [고향]을 합창 했는데...
꿈엔들 잊을리야~~하는 노래의 박자 음정 무시하고...
용감하게 불러서 관객들을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 넣엇습니다.

지리산 살리기 팀은 북한말을 써가며 화려한 의상과 노래와 율동을 펼쳤는데 완성도높은 기량으로 박수를 많이 받았습니다.

스님들은 전혀 준비안된 팀웍으로 재연스님이 노래하는 가운데 열심히 박수만 쳤는데 너무나 썰렁하고 무성의 하다고 나중에 9 팀가운데 9등에게 주는[북풍한설]상을 타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농장팀은 연극 난타를 모방한 지리산 난타를 공연했는데 막걸리 통과 도마와 칼등이 동원돼 제법 들을 만한 가락을 선보였습니다.

실상사 후원 식구들은 환경운동을 주제로한 연극을 공연하여 영예의 대상인 [삐까 번쩍상]을 받았습니다.
그팀의 공양주 보살님은 탁월한 춤솜씨로 인기상도 받았구요.

공연 마지막으로 원주스님이 컴으로 편집하여 슬라이드 영상으로 보여준한 실상사 10대뉴스는 9시뉴스를 방불케하는 참신한 기획 이었습니다.

공연은 거의 10시가 넘어서야 막을 내렸는데 열심히 박수치며 앞자리에서 구경만 하던 저는
어떤팀이 합창했던 노래"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랫처럼
여기모인 사람들이 참 아름다운 사람들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대안학교를 꿈꾸는 선생님들 이나 농사를 짓겠다고 귀향한 농장 사람들,그리고 그사람들을 받아들여 한식구 처럼 살게 하는 실상사의 스님들이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사부대중 공동체를 지향하는 그곳의
사람들은 서로 손을 맞잡고 [만남]이란 노래를 부르며 금년의 송년회를 마무리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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