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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不 醉 不 歸 불취불귀

不 醉 不 歸


어느 해 봄 그늘 술자리였던가
그때 햇살이 쏟아졌던가
와르르 무너지며 햇살 아래 헝클어져 있었던가 아닌가
다만 마음을 놓아 보낸 기억은 없다



마음들끼리는 서로 마주 보았던가 아니었는가
팔 없이 안을 수 있는 것이 있어
너를 안았던가
너는 경계 없는 봄 그늘이었는가



마음은 길을 잃고
저 혼자
몽생취사하길 바랐으나
가는 것이 문제였던가, 그래서
갔던 길마저 헝클어뜨리며 왔는가 마음아



나 마음을 보내지 않았다
더는 취하지 않아
갈 수도 올 수도 없는 길이
날 묶어
더 이상 안녕하기를 원하지도 않았으나
더 이상 안녕하지도 않았다



봄 그늘 아래 얼굴을 묻고
나 울었던가
울기를 그만두고 다시 걸었던가
나 마음을 놓아 보낸 기억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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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 있어 허수경시인의 不 醉 不 歸 를 읽는다.

차분한 풀밭
에 곱게 내리는 빗줄기 처럼
고요한 내일상이
한번 헛기침 한다.
그렇게..

세월은 흐르는 것이었으나
다시 꺼내 볼수도 있는 일 이나
예전 같지는 않다.

빨간 수박 한조각 베어 물고
하하.. 웃는 내 처지로써 취하지 않고 돌아가지 못하는 이의
어깨를 두드려 준들...

(안마 해주는 거겠지...)

무슨 마음으로 돌아가지 못한단 말인가?

(차 한잔 더하게...)

말한다면...
꺼내보일 것 없지 않으나
이젠 귀찮다.

"사랑하고 싶다는 것과 사랑받고 싶다는 거"라고....

짐작,다시 하품을 한다.

모든 지나가는 것
지나가 버리는 모든것...

그렇게 얕히 생각 하자니
또한 별일도 아니어서...

지하도 에서 구걸하는 걸인 에게도 무심하다.

울고 싶으나
내 눈물은 아직 어떤 맛이 아니다.

그래서
다만 웃는다.

킥킥...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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