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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살다보니 저 같은 사람도 글 청탁을 받게 되는군요.


살다보니 저 같은 사람도 글 청탁을 받게 되는군요.
아마 인드라망에서 저에게 글을 청탁하는 것은 작년에 제가 [우리쌀지키기100인100일걷기]에 참가했다는 것에 이유가 있지 않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건 말고는 제가 아직 언론 세상에 드러난 적이 없기 때문에 제가 어떤 사람인줄 모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제가 우리쌀지키기 100인100일걷기 참여한 이유는 이미 100일걷기 홈페이지에 밝혔듯이 [우리쌀지키기] 보다는 [걷기]에 목적이 있었습니다.
막연히 우리나라 국토를 순례하고 싶다는 평소의 마음과 [100일걷기]라는 기회가 딱 맞아 떨어진 것이지요.

그런 단순한 마음 이었으니 일년농사를 포기하고 거리로 나선 농민들의 비장한 마음을 제가 어찌 알았겠습니까?
그저 전국 유람한다 기분으로 즐거운 마음 이었지요.
그러나 하루 하루 걷는동안 저의 내면에 무수한 변화가 생겼으니 걷는 다는 것은 제게 너무 많은 가르침을 준 셈입니다. 걷기에 참여하여 많은 사람들을 만났었는데 인드라망 사람들도 그 덕택에 안면을 익히게 되었지요.

작년의 일이라 먼일처럼 잊고 살았는데 인드라망 5,6월호 표지사진에서 100일걷기 사진을보니 다시 그때의 일들이 떠오릅니다. 더욱이 그 책에는 [우리농업 살리기 연대]가 드디어 출범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군요.

WTO란 말은 94년도 김영삼 대통령은 대통령직은 걸고 쌀 개방만은 막겠다고 했다가 농산물이 개방했을 때 막연한 불안감과 저에게 강하게 각인된 말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쌀이 수입되면 농민들이 어렵겠구나!"하는 마음이 들었던 거지요.그러나 그때 저는 누구나 그랬겠지만 안타까웠지만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몰랐고 해야 할일도 없었습니다.막연히 어쩔 수 없는 시대적인 흐름이라고만 이해 했습니다.

그러다가 100일걷는동안 자연스럽게 걷기에 참가한 사람들과의 대화와 농민들을 만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린아이의 울음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 우리농촌은 젊은 사람을 눈씻고 찾아보기 힘든 적막강산 이었고 농가들은 집집마다 빚더미에 앉아 있더군요.
마을 청년회 회장직을 60대 노인이 맡고 있는 마을도 여럿 보았습니다.1800km를 걷는 순례 하는 도중에 지치고 힘들었지만 얼굴에 주름이 쌓인 할머니께서 쌈지돈을 제 손에 꼭 쥐어 주시며 고생한다고 격려해 주실때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걷는 줄거움"으로 시작한 저의 소극적인 걷기는 급기야는 "쌀수입 반대가 성취되는 그날까지 걸어야 한다"는 과격분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100일걷기가 끝난 2002년10월 24일, 한-칠레 FTA의 협상을 타결되었습니다.
한.칠레간 FTA 협상만 하더라도 농업인들 특히 과일 농사를 짓는 농민의 피해는 너무컷습니다.
포도농사를 짓는 농가들은 모두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져야 했지요.
남미의 칠레는 포도수출량이 세계1위인 나라로서 포도값이 우리나라포도의 6분의1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한-칠레FTA의 내용은 한국의 농업을 희생시켜 공산품을 팔아 이익을 얻겠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당장에 우리나라 기업은 돈을 더벌 수 있고 소비자들은 값싼 포도를 사먹을수있어서 좋겠지요.
지금도 정부나 기업,그리고 우리 농업에 관심이 없는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니다.

"우리가 쌀농사를 지어서 버는 돈보다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수출해서 버는 돈이 훨씬 많기때문에 우리나라 전체를 위해서 경쟁력 없는 쌀농사는 포기해야 한다."

"그대신 우리 국민은 외국에서 수입된 값싼 쌀을 수입해다가 먹으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아니냐?"

저도 처음엔 이렇게 생각 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한게 아닙니다.
조금만 더 신중히 생각해 보면
무엇보다도 쌀은 "전체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달린문제" 절대적인 가치인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가 보다 많은 돈을 벌기 위하여 우리 쌀을 포기하듯이 외국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사람들도 더욱 많은 돈을 벌기 위하여 대량생산을 할것이고 그에 따른 농약,비료의 살포는 물론 운송과정에서 부패방지를 위하여 화확약품을 살포하고 방사선 쬐일것입니다. 더욱이 곡물의 유통은 미국의 카길 등 거대 곡물기업이 세계유통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식량의 무기화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하루 세끼식 꼭꼭 먹어야 하는 우리가 쌀농사를 포기한 뒤에 누가 어디서 어떻게 생산한 것인지 알수 없는 수입 농산물을 우리자손 대대로 먹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기막힌 일입니까?

이밖에도 쌀문제는 한반도가 통일된 이후에 우리민족의 식량을 준비해야 하는 의무며 농촌 공동체의 문화보존, 대기정화기능,수질개선기능,홍수조절기능,지하수 담수기능등 눈에 보이는 경제력으로 측정할수 없는 총체적인 기능이 있습니다.

쌀은 오천년 이상 쌀농사를 지어온 한민족으로서 쌀수입 문제는 번영만을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더 잘 살아보자는 일이지만 농민에게나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의식있는 사람들에게는 나라의 주권을 포기하는 일이나 다름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의 결론은 쌀을 수입해서 먹겠다는 발상은 "참 으 로 어 리 석 은 생각"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왜 정부는 농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쌀을 수입하려는 것일까요?
그것은 무한경쟁의 자본주의 세계질서속에서는 농산물 시장개방을 하여 농업이 없어지더라도 우리가 WTO에 가입하지 않으면 국가적으로 더 많은 것을 잃고 만다는 정부와 대다수 국민의 위기위식이 밑바닥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00일걷기를 하면서 답답했던 것은 이와 같은 문제입니다.
발전과 번영이라는 거대한 괴물에 우리사회가 심각하게 중독되 있는데 마땅히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세계 자유무역 WTO 이란 것도 세계가족이 더욱 잘살자고 만들어진 무역기구라고 말 합니다만
결국은 잘사는 것 즉 ,돈이되는 것에만 가치를 둔 것이어서 부익부 빈익빈의 사회현상이 초래될뿐,
자연과 인간다운 삶을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할것이라고 봅니다.
경제적이익의 가치에 대한 동경은 지금 전세계에 부는 바람으로써 선진국이나 후진국이나 도시나 농촌이나 부유한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이나 똑같습니다.

WTO가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의 물질숭배의 거대한 물결은 너무나 도도한 흐름이어서 "쌀은 생명"이라는 말이 초라 해지고 맙니다.

이 싸움의 어려움은 당장 한가정의 아버지와 아들의 싸움으로 나타납니다.
왜냐하면 농업인 자녀들은 자동차를 수출하고 핸드폰, 반도체를 팔아야 시집장가를 가서 새 가정을 꾸릴 수 있기 때문이고 그렇게 자동차,핸드폰, 반도체를 팔자면 그댓가로 그나라의 농산물을 우리가 사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면 쌀수입문제나 북한산 관통하는 길을 내겠다는 문제나 새만금 갯벌을 막는문제나 결국은 하나의 원인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더 많이 생산하고 더 편하게, 더 빨리.... 그래서 더 부자가 되어야 한다는,그것이 우리의 행복을 보장해 준다는 사고방식, 삶의 방식에 모든 원인이 있습니다.

국가 경쟁력이 없으면 농업이든 무엇이든 포기하고 경쟁력있는 다른 말로 돈이되는 산업만 향해서 우리는 달려가고 있습니다. 발전과 편리 만을 추구하는 이것은 맹인을 앞세워 놓고 따라가는 것처럼 위험한 행진인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것은 이제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체념하고 있는 실정이고요.

냉정하게 살펴본 세계경제의 흐름이 이러하므로 우리 농민들도 무조건 개방 반대만을 외치는게 아니라 단계적인 개방과 친환경농업,유기농업으로의 전환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살길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그러나 우리농촌은 WTO라는 무한경쟁을 대비하여 경쟁력을 갖추려고 준비하는 시간은 너무 짧고 소규모 영농이라는 지역적인 불리함,당사자들의 문제의식이 빈약등으로 우리농촌은 사활의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해지고 평화롭게 살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노력을 해도 그렇게 되지않는 삶이 우리의 현실의 모습입니다.

누구나 잘살고 행복해지기 위하여 하고있는 일들이 이렇게 불행을 불러오고 있다는 것은 우리의 노력이 무엇인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100일걷기를 하면서 우리가 들었던 깃발은"쌀은 우리의 생명입니다"였습니다.
그말은 인간에게 물의존재와 청정한 공기가 없으면 생명을 지속시킬수 없듯이 쌀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생명과 같은 존재란 말일 것입니다.

그리하여 "쌀은 우리의 생명입니다"라는 성찰, 즉 쌀이 나의 생명이라는 자각에서 우리는 삶의 방법뿐만 아니라 현시대의 우리는 무엇을 가치로 살아야 하는가?하는것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일은 이미 발전과 속도에 중독되어 있는 우리들에게 어려운 일이지만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무조건 더 부유하게 더 편하게 살려는 삶의 방식으로는 이 농업 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으며 또한 우리가 원하는 행복과 평화를 얻을수 없다는 것을 깊이 깨우쳐야 합니다.

농사짓는 분들이나 소비자가 "쌀은 생명이다"라는 말을 깨달아야만 이문제는 풀립니다.
인드라망적인 세계관에서 볼 때 우리의 생명은 쌀과 물과 공기와 김치와 된장과 다른 것이 아닙니다.
무엇하나 홀로 떨어져 존재하는 것은 없다는 관계속의 존재라는 자각과 욕망을 적게 갖고 분에 맞는 것으로 만족할줄아는 삶(少欲知足)의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신의 삶과 이웃의 삶을 파괴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는것입니다.
"잠안오는 사람에게 밤은 더욱 길고 다리아픈 사람에게는 길은 더욱 먼 법"이듯이 우리가 이러한 안목을 알지 못한다면 우리의 노력이 아무리 치열하다 하더라도 삶의길은 더욱더 고단하고 황량할것입니다.
하여 인드라망에서 추구하는 것처럼 "삶의 결을 바닥까지 바꾸는 운동"이 곧나의 삶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만이 우리모두의 희망의 길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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