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

편 지

편 지

거리에는 어느것하나
낯선것이 없을만큼살아왔는데도

부단히도 왕래하는 마음에 비해
몸은 어느 순간에 갑자기 변하는듯
아침마다 저 거울속의 내가 낯설고

얼굴이라,
니것도 아니고 남것도 아닌데
이 얼굴,

내것은 도무지 아닌것처럼
보아도보아도 기억하지못하는것처럼
병 로 사
ㅡ늙어감이 믿을수없는것처럼
ㅡ죽어감이 실감되지않는것처럼

이 얼굴
곧 선문답인지라
무지하고도 몽매한,거칠고도 조악한 나는 알수없고

봄,그렇게 여름이 되는것이 늙음인것일까?
여름이 겨울되면 죽음인것일까?

이 얼굴은 어디로 가고있는중일까?

백주에
허연 살갗으로 봄날 햇빛 담뿍 받아서
낯에도 해가 뜨지 않는 시간을 살게 되는 날,
그 햋빛 꺼내어 다시 누려도 좋을시고.

봄이라 아주 좋은 이 대낮.

____ ____ ____ ____ ____ ___ ___ __ ___

*위 글은 내 잘 아는? 친구의 편지입니다.
저도 진화해온 나를 되돌아 보았지요.
산다는건..
살아 있다는건..

유쾌한 수수깨끼가 아닐수 없습니다.

여기서 유쾌하다는 말에
섞인 몇퍼센트의 우울을...

매화나무 그늘을 벗어나온 그친구
에게 보내며....


728x90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03.08.08
[6월 평화를말하다]토론에 참석하고...  (0) 2003.08.08
지율스님께......  (0) 2003.03.15
어디가 길인가  (0) 2003.03.15
"눈있는자는 와서 보라"  (0) 2003.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