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법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며칠전 조계사 앞에서 야단법석승가회(도정,허정,진우)는 자승의 유산을 고의로 환수하지 않은 진우 총무원장을 승려법위반으로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하였다. 기자회견후 고발장과 함께 교구선거인단 선출시 명확하지 않은 선거조항을 질문하는 '선거법 질의서'도 함께 제출하기 위해서 우리는 총무원 청사를 방문하였다. 우리가 청사에 들어서자마자 호법부 직원들은 우리를 제지하며 3층 호법부로 가는 길을 막았다. 그 호법부 직원들은 여기서 자신들에게 서류를 제출하라고 말하였다. 우리는 직접 호법부에가서 제출하겠다며 작은 실랑이가 있었다. 결국 우리는 그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3층 호법부를 찾았다.호법부 안에 들어서자 호법부 직원은 우리가 들고온 서류를 무시하며 호법부 민원은 오직 우편으로만 접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과거 자승스님이 장발을 하고 돌아다닌다며 자승스님을 고발할 때도 내가 직접 고발장을 제출했으며 접수증도 받아갔는데 왜 지금은 접수가 안되느냐고 물었다.
그 직원은 끝까지 우편으로만 접수를 받는 것으로 규정이 바뀌었다며 서류를 받지 않았다. 나는 호법부가 종도들위에 군림하는 곳이냐, 종도들의 입장에서 민원을 받는 곳이냐고 물었다. 그 직원은 군림하는 곳은 아니라고 대답하였다. 나는 그렇다면 스님 세분이 직접 방문하여 민원을 제기할때, 여러분이 직접 찾아온 민원인의 수고를 생각한다면 우편접수만 받는다고 편의적인 이야기만 하면 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직원은 그럼 제출하고 가시라며 고발장 서류를 받았다. 논리적 항의로 우여곡절 끝에 고발장은 제출했으나 이번에는 접수증 발행을 거부했다. 나는 이전에도 접수증을 받아갔는데 왜 이번에는 주지 않느냐고 따지니 호법부 직원은 규정이 바뀌어 접수증을 발행하지 않는다는 말안 되풀이했다. 민원을 접수하고 접수증까지 받아 갔던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지금 그들의 태도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우리는 끝내 접수증을 받지 못하고 호법부를 나와야했다.호법부를 나오면서 큰 소리로 "지금 시간이 몇시 몇분입니다"라고 소리치며 서류를 접수한 시간을 그들과 같이 공유했다.
이번에는 아랫층에 위치한 '중앙종회사무처'를 찾아가서 '선거법 질의서'를 제출했다.'중앙종회 사무처'는 선거법 질의서를 정중하게 접수한 뒤 정확한 접수 시간이 명시된 접수증까지 일사천리로 끊어주었다. 호법부의 태도와 너무나도 대조적이었다. '중앙종회사무처' 에서는 이렇게 친절하게 접수증을 발행하는데 왜 호법부는 끝까지 접수증 발행을 거부할까? 같은 총무원 건물 안에서 이토록 극과 극의 행정이 펼쳐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러한 비교를 통해서 나는 호법부가 종도들의 민원을 해결하는 곳이 아니라 여전히 종도들 위에 군림하는 기관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종단의 호법부는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이러한 호법부의 태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는 과거 사미 신분이었던 적광 스님이 경찰이 지켜보는 앞에서 호법부 직원들에게 끌려가 두드려맞아서 지금까지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비극을 기억한다. 그 뒤로 호법부는 적광스님이나 종도들에게 한마디 사과가 없었다. 그러하기에 많은 스님들은 지금도 호법부라는 존재를 두려워한다.
종단이 이렇게 된데에는 무조건 종단의 편을 드는 언론도 책임이있다. 불교계 언론의 지형은 철저히 권력 편향적으로 기울어져 있다. 교계 대표 언론인 불교신문에서는 야단법석승가회의 기자회견을 단 한 줄도 다루지 않았다. 반면 종단 집행부의 일방적인 입장을 담은 담화문은 사진만 4장을 실어가며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우리의 정당한 비판을 사실 확인 없는 왜곡된 주장, 종도를 선동하고 종단을 흔드는 세력의 무분별한 의혹 제기로 규정하며 엄중 경고한다는 기사만이 지면을 도배했다. 자승 스님의 유산 귀속 문제가 행정 및 세무적으로 완료되었다는 집행부의 주장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할 뿐, 누가 자승스님의 유산을 불교계 언론에 임의로 배포했는지 그 주체와 환수 과정을 밝히라는 시민단체의 요구에는 귀닫고 있다. 예전에는 힘없는 종도들의 입장을 대변해주던 불교닷컴도 '야단법석승가회'가 아무것도 모르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는 식의 기사를 내보냈다. 예전에 나는 불교닷컴의 고정 필진으로 많은 글을 썼지만 이제는 약한자들의 입장은 철저히 외면하고 종단에게만 충성하는 그들의 태도에서 진한 씁쓸함을 느낀다. 종단의 담화문에 대한 나의 반박문을 불교닷컴에 보내어 실어달라고 요청했지만 역시 실어주지 않고 있다.
권력을 가진 승려들의 입은 항상 열려 있고, 힘없는 종도들은 어디에 하소연할데가 없다. 승가의 구성원으로서 정당한 권리를 찾고자 하는 종도들의 입은 철저히 봉쇄당하는 것이 지금 조계종의 현주소다. 스님들이 어떤 문제 제기도 그들은 '해종행위'라는 단 한 마디로 단정 짓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압박하는 조직은 결코 민주적인 종단이라 할 수 없다. 말로만 군림하지 않는다 하면서 실제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군림하는 종단의 태도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 호법부의 강압적인 태도와 불합리한 행정 절차 그리고 언론의 편파성은 우리 종단이 앞으로 뼈를 깎는 쇄신을 통해 바꿔야하는 과제다.종단은 종도들을 억압의 대상이 아닌 종단의 진정한 주인으로 섬겨야 한다. 우리가 그토록 총무원장 직선제를 주장하는 이유다. ()
중앙선관위 법규해석과 02-503-2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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