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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썪어가는 호수에서

시원한 바람이 붑니다
풍덩 썩어 가는 호수에
사람들이 낚시를 던집니다

여기서 저들이 잡은 고기라면 도저히 먹을 수 없겠는데
그럼에도 그들은 왜 낚시질을 하는 것일까요
잡은 고기를 출처를 밝히지 않고 팔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잡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기를 사 주는 식당 주인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질은 서서히 더러워졌을 겁니다
너무도 서서히 더러워져서 어느 날 문득

이젠 고기를 잡지 말아야겠다
낚시질을 하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할 순간이 찾아오지 않았는지도
서서히 더러워지고
서서히 죽어가서
그래서 함부로 원망할 수도 없고...

갑자기 여기저기 사람이 모여듭니다
가까이 가보니 엄청난 크기의 고기가 잡혔습니다
저렇게 큰 고기가 여기에 살다니,
누군가는 그 고기를 먹을 겁니다
고기의 운명이 여기 사람들의 운명이 되었습니다
누구의 탓일까요?
너도나도 내가 안그랬는데...
라고만 말할 뿐.

호치민에 어느 호숫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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