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샤의 불교2
오디샤의 수도 부바네스와르에서 서쪽으로 6km떨어진 곳에 우다야기리(Udayagiri)와 칸다기리(Khandagiri)가 있다. 마치 아잔타석굴의 축소판인 듯 우다야기리에는 18개의 동굴이 있고 칸다기리에는 15개의 동굴이 있다. 현장스님은 우다야기리와 칸다기리를 “서남쪽 경계에는 큰 산이 있는데, 그 산 속에 꽃의 산(pupphagiri)에 승원이 있다. 이곳에는 돌로 만들어진 수투파가 있는데 신령스러운 감응이 아주 많이 일어난다. 어떤 때는 재일마다 광명이 비치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여러 신자들이 멀고 가까운 곳에서 모두들 아름다운 꽃으로 만든 일산을 가지고 모여들어 앞다투어 공양을 올린다.우다야기리와 칸다기리 수투파는 신귀(神鬼)들이 세운 것이므로 이와 같은 신령스러운 기적들이 일어난다.” 라고 설명하고 있다. 자이나교 수행자들이 이곳에 수행하기전에 승원이 있었음을 말하고 있다.
지금의 동굴들은 기원전 1세기 깔링가를 통치했던 카라웰라(Kharavela)왕에 의해서 지어진 것으로 정교하고 화려하게 조각된 동굴이 많다. 카라웰라는 마우리야 왕조가 무너진뒤 깔링가를 다시 회복하고 자이나교를 추종했던 인물이다. 그러므로 이 동굴은 자이나교 동굴임에도 방문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것은 이 동굴에는 많은 브라흐미글자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아소까 칙령에서 발겨된 브라흐미글자와 그보다 200년 뒤인 기원전 1세기경의 브라흐미 글자를 비교해 볼 수 있다. 그리고 동굴의 문은 보리수잎을 닮은 모양인데 이것은 비하르주에 있는 바라바동굴(Barabar Cave)과 같은 모양이다. 보리수 모양이라든지 연꽃 모양의 돌조각이 발견되는 우다야기리 동굴은 언젠가 불교 수행자들이 살아을 것 같은 생각이든다. 우다야기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굴은 2층으로된 라니 동굴(Rani Gumpha)인데 라니는 여왕의 이름이다. 동굴 2층에서 오랫동안 앉아있었는데 참으로 특별한 시간이었다. 동굴의 앞면에는 꼬끼리와 싸우는 여성들, 야생 동물, 과일이 가득한 나무, 악기를 연주하는 여성, 원숭이등이 새겨져있다.
이곳 동굴중에 가장 큰 코끼리 동굴(Hathigumpha)의 천정 벽에 브라흐미글자로 쓰여진 비문에서 카라웰라 왕의 생애를 확인할 수 있다. 비문은 17행으로 되어 있는데 자이나교 관련 문구와 그의 통치에 대한 연간 기록이 적혀 있으며, 공공 기반 시설, 복지 활동, 군사적 승리에 대한 공로가 적혀있다. 다른 동굴 문 위에는 브라흐미 글자가 새겨져있다. 그런데 브라흐미 글자 옆에 관광객의 낙서가 쓰여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 밖에도 사자 입을 모방한 사자 동굴, 코끼리가 지키고 있는 코끼리 동굴등 아기자기한 동굴이 많다. 정상에 오르면 맞은 편의 칸다기리가 보이고 멀리로는 부바네스와르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우다야기리는 현재 관광지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오전에 일찍 가지 않으면 인파에 밀려서 제대로 관람하기가 어렵다. 칸다기리에는 한쪽에 힌두 사원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고 정상에는 자이나교 사원이 크게 건립되고 있다. 우다야 기리에 비해서 그렇게 많지 않다. 산을 오르는 길에 원숭이가 많이산다. 가만히 앉아있으면 긴꼬리 원숭이들이 다가와 재롱부리는데 그들에게 귀중품을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원숭이들은 많은 사람을 상대해 보아서 그런지 사람을 보고도 놀라지 않고 자연스럽게 행동한다.
부바네스와르 박물관
별 기대없이 부바네스와르 박물관을 방문했는데 그곳에는 제법 많은 유물들이 전시되고 있다. 불상보다도 자이나교 마하비라상 힌두교의 신상이 더 많았다. 그 중에 가장 눈을 끄는 건 박물관 입구에 있는 연꽃을 뒤집어 놓은 모양의 아소까 석주 상부이다. 이 상부를 어디서 가져온 것인지 설명서가 없다. 전시관 안에 전시되고 있는 아소까 석주 조각은 빠딸리뿟따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한다. 허리가 없는 불상, 머리 만있는 불두(佛頭), 얼굴이 깨진 불상등 이곳에 전시된 불상은 온전한 것이 없다. 그만큼 훼불의 역사가 처절했음을 말해주고 있다. 항마촉지인의 자세로 얼굴이 깨져 있는 불상이 있다. 두 개의 돌을 붙여서 조각한 부처님인데 두 눈이 움푹파여서 없고 뒷통수 부분도 절반이 잘려 나갔다. 두 눈이 없으니 보는 것이 없고 보는 것이 없으니 어떤 번뇌도 없겠다. 불상이 저런 모습으로 있는 게 또 다른 차원의 완성이 아닐까하는 생각이든다. 훼불의 역사가, 고난을 당한 세상에 하나뿐인 불상이 부처의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얼굴이 완전히 문드러진 불상도 있고 각기 다른 불상의 토막을 기이하게 끼워 맞추어 피카소의 그림처럼 추상적인 모습을 한 불상도 있다. 이곳에서 어째서 이 곳이 이렇게 잔인하게 파괴되었을까? 라뜨나기리와 이곳은 불과 60km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라뜨나기리의 예술적인 불보살상을 보고 온터라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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