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아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이재명을 아는데도 그랬다.
유세기간 동안 그의 연설을 따라가 듣다보니 그가 말하는 내용, 제스쳐, 표정, 목소리가 들리고 이해되었다.
비록 0.7%라는 차이로 졌지만 그 시간은 그가 사람들 가슴에 스며드는 시간이었다.
선거결과를 알고나서 펑펑 울었다는 지인은 그를 ‘내 마음속의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선거에서는 졌지만 가슴에 스며든 것은 노무현 이후 처음이라고.
사실 민주당 180석과 문재인정부의 실책에 쏱아져야하는 휘초리가 이재명에게 내려졌다. 그럼에도 그는 선거의 패배는 온전히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말했다. 멋지게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은 인간 이재명을 만드는 그림의 한 부분이다.
그가 얻은 천육백만표는 거의가 인간 이재명이 얻은 표였지만 강남부자들과 특정지역에서 받은 윤석열의 몰표는 윤석렬을 보고 준 표가 아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승리자는 윤석렬이 아니라 이재명이다. 이재명을 발견한 우리 국민이다.
그럼에도 0.7%라는 차이로 패배한 지지자들은 애석하고 안타깝다. 윤석열에게 대한민국을 5년이나 맡겨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힘들다한다. 누구는 뉴스 같은 건 일체 보지 않을 것이고 누구는 일속으로 혹은 침묵으로 침잠할 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길은 길이기에 받아들일 만하다. 슬플 때는 슬퍼해야 하고 분노 할 때는 분노해야 한다. 그렇게 충분히 슬퍼하고 나서, 시간이 지나고 스스로 감정이 정리되고 나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아마 천천히 스스로 묻게 될 것이다. 묻게되면 길이 보일 것이다. 묻는 다는 것은 슬픔에서 벗어났다는 것이요, 서로가 서로에게 지혜를 빌리는 것이다. 집단지성이다. 우리에게 이번 선거는 ‘사랑한 후에...’가 아니라 ‘사랑하고 부터...’이다.
10시 50분쯤 결과 148,994명 차이가 난다. 이렇게 3% 차이로 끝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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