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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저도 독이 가득찬 뱀을 보았습니다 -67번 게송

<저도 독이 가득찬 뱀을 보았습니다>

 

법구경 67번 게송

 

스스로 저지른 뒤에야 뉘우치거나 눈물을 흘리면서

그 대가를 치른다면 이런 행동은 옳지 않다.

 

행한 뒤에 후회하고 얼굴에 눈물 흘리며 비탄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그러한 행위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行爲不善 退見悔致涕流面 報由熟習

행위불선 퇴견회린 치체류면 보유숙습

 

彼作不善業作已生後悔哭泣淚滿面應得受異熟

 

na taṃ kammaṃ kataṃ sādhu yaṃ katvā anutappati

yassa assumukho rodaṃ vipākaṃ paṭisevati

 

That deed is not well done, which, having been done, brings remorse, whose reward one receives weeping and with a tearful countenance.

 

[인연담]

 

어느 날 한 떼의 도둑이 부잣집을 털어 현금과 여러 가지 귀중품들을 가지고 들판으로 도망쳤다. 도둑들은 거기서 훔친 물건들을 자기네들끼리 나눈 다음 각기 흩어져 버렸다. 그런데 그중 하나가 일천 냥이 든 현금 주머니를 실수로 거기에 놓아 두고 떠났다. 그날 아침 부처님은 신통력으로 시방 세계를 살펴보시다가 도둑이 현금 주머니를 놓고 간 논의 주인(농부)이 예류과를 성취할 인연이 있음을 아시었다. 그래서 부처님은 아난다 비구와 함께 그 농부가 논을 갈고 있는 곳으로 가시었다. 농부는 부처님께서 가까이 오시자 정중하게 예를 올리고 쟁기질을 계속했다. 부처님은 논에 떨어져 있는 돈 주머니를 가리키시며 아난다에게 말했다.

 

"아난다여, 저기 독이 가득찬 뱀을 보아라."

 

"과연 그렇습니다. 저도 독이 가득찬 뱀을 보았습니다.“

 

이에 아난다가 대답했다. 그런 뒤 탁발을 하기 위해 계속 걸어 사왓티로 들어가시었다. 농부는 부처님과 아난다 비구 사이에 오고간 대화를 이상하게 여겨 정말로 자기 논에 뱀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는 부처님께서 가리키신 자리에 돈주머니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돈주머니를 주워 자기만 아는 곳에 숨겨두었다. 이때 재산을 잃어 버린 주인이 도둑의 발자국을 따라 농부가 밭을 갈고 있는 곳에 왔다. 그는 이번에는 농부의 발자국을 밟아감으로써 마침내 자기가 잃어 버린 돈주머니를 찾아냈고, 농부를 도둑으로 단정하여 그를 잡아다가 사정없이 매질을 했다. 그런 뒤에 그는 농부를 왕에게 넘겼다. 왕은 그에게 사형을 선언하여 사형 집행관은 그를 끌고 공동묘지로 향했다. 그러는 동안에 농부는 부처님과 아난다 비구 사이에 오고간 대화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왕의 명령으로 농부를 사형시키려던 관리는 농부가 이같이 중얼 거리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여 그를 데리고 다시 왕에게로 갔다. 왕은 이것은 농부가 부처님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싶어하는 것이라 여겨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농부를 데리고 가서 어떻게 된 것인지 여쭈어 보았다. 부처님은 그날 아침에 있었던 일을 말씀하신 다음 농부의 무죄를 증언하였다. 부처님은 당신께서 이런 증언을 하지 않았더라면 농부는 죄 없이 당하고 말았을 거라고 하시면서, 왕에게는 어진 사람은 절대로 나중에 후회할 일을 해서는 안 되는 법이라고 설법하였다.

 

[해설]

 

"아난다여, 저기 독이 가득찬 뱀을 보아라."

일반인에게는 정당하게 취득하지 않은 돈은 모두 독이 가득찬 뱀이고 수행자에게는 청정하게 보시 받지 않은 돈은 모두 독이 가득한 뱀이다. 그 뱀에 욕심을 냈다가는 농부처럼 목숨을 잃을 상황에 처하게 된다. 나는 대한불교조계종에서 징수하는 문화재 입장료가 독이 가득찬 뱀이라고 생각해왔다. 명산대찰을 선배로부터 물려받았다는 이유로 사찰입구에서 입장료를 받았고 그렇게 입장료를 받다보니까 신도님들이 없어도 사찰이 굴러가게 되었다. 사찰은 급속히 관광지가 되었고 사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인 법회와 설법은 사라졌다. 전국 유명한 관광 사찰에서 정기법회에 나오는 신도들은 각각 몇 명이나 되는가? 선거 때가 되면 수입이 좋은 사찰들은 승려들은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나눠먹는 대상이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불자들은 점점 줄어 들고 한국불교의 영향력도 점점 줄어들었다. 한국불교는 독사에게 물려서 몸이 퉁퉁 부어오른 신세다.

 

문화재 사찰과 전통사찰에 지원되는 보조금으로 날마다 불사를 하고나니 이제 많은 건물을 관리하기가 벅차서 사찰마다 운영이 어렵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 시대를 맞이 하여 불사를 많이 해놓은 사찰들은 심각하게 체감하고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펼치고 대중공의에 의해 운영되는 승가를 만들지 못하고 승가의 정체성을 파괴하는 수입사업을 한다고 사업부까지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잘 먹고 잘 살려고 출가한 것이 아닐진데 승가공동체가 어떻게 전승되어야 하는지 고민이 없다. 승가에 귀의하는 것을 거룩한 스님들께 귀의합니다라고 번역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승가에 대한 이해가 어떤지 알수 있다. 지금 조계종이 개혁이 되지 않는다면 망해가는 속도는 점점 빨라질 것이다. 조개종을 개혁하는 길은 종단의 구성원이면 누구라도 비판하고 제안하는 발언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민주화가 그랬던 것처럼 종단의 민주화는 내부구성원들이 성취해 내어야 한다. 구성원들이 눈치보지 않고 발언을 시작할 때 조계종은 개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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