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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부처님을 따라다니는 꽃-68번 게송

<부처님을 따라다니는 >

 

법구경 68번 게송

 

스스로 행동한 뒤에도 뉘우치지 않고 즐거워 웃으면서

그 보상을 받는다면 이런 행동은 잘한 것이다.

 

행한 뒤에 후회하지 않고 만족스럽고 유쾌한

결과를 초래하는 그러한 행위를 하는 것이 좋다.

 

行爲德善 進覩歡喜 應來受福 喜笑悅習

행위덕선 진도환희 응래수복 희소열습

 

若彼作善業作已不追悔歡喜而愉悅應得受異熟

 

Tañ-ca kammaṁ kataṁ sādhu, yaṁ katvā nānutappati,

yassa patīto sumano, vipākaṁ paṭisevati.

 

But that deed is well done, which, having been done, does not bring remorse, whose reward one receives delighted and happy.

 

 

[인연담]

 

수마나는 매일 아침마다 꼬살라 국의 빠세나디 왕에게 자스민을 납품하는 꽃장수였다. 어느 날 꽃을 가지고 왕궁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왕궁으로 가다가 둥그런 광명이 머리 위에 머물러 있는 부처님께서 수많은 비구 제자들을 거느리시고 탁발을 하시기 위해 시내로 들어오시는 것을 보았다. 그는 부처님의 거룩하신 상호를 뵙자마자 왕에게 바치기로 되어있는 꽃을 부처님께 공양하고 싶은 마음이 강렬하게 솟아나는 것이었다. 만약 자기가 국외로 추방되거나 심지어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 꽃만은 부처님께 바치리라고 마음 먹었다.

 

그는 부처님의 양옆과 앞뒤에다 가지고 있던 꽃들을 흩뿌렸다. 그러자 위로 던져진 꽃들은 공중에 머물러 부처님의 머리 위에서 일산(日傘)과 같은 모양을 만들었고, 옆으로 던져진 꽃들은 성벽처럼 부처님을 감싸면서 부처님의 움직임을 따라 함께 움직이는 것이었다. 부처님이 탁발을 하는 동안 그 꽃들은 부처님의 몸을 따라 움직였는데, 이를 본 많은 시민들은 뒤따라오면서 그 아름답고 희귀한 광경에 감탄을 금치 못하여 합장 공경을 올렸다. 수마나가 환희심에 들뜬 것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

 

왕에게 꽃을 보내지 못하게 된 수마나는 아내를 자기 대신 왕궁에 들여보내서 오늘 꽃을 바치지 못한 것을 사죄했다. 수마나의 아내는 안절부절못하고 미안해 했는데, 이미 부처님의 신자로서 예류과까지 성취한 왕은 그 이야기를 듣더니 도리어 아주 기뻐했다. 왕 자신도 밖으로 나가서 그 아름다운 광경을 직접 보았을 뿐 아니라, 왕은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을 왕궁으로 모시고 들어와 공양을 베풀었다. 공양이 끝나자 부처님께서 제따와나 승원으로 돌아오시게 되었을 때는 왕도 멀리까지 나와서 배웅을 해드렸다.

 

왕은 왕궁으로 돌아와 수마나에게 여덟 마리의 코끼리와, 여덟 마리의 말, 여덟 사람의 남자 노예와 여자 노예, 여덟 사람의 시종, 그리고 팔 천 냥의 황금을 상으로 내렸다. 승원에 도착하여 아난다 비구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오늘 꽃장수 수마나가 행한 좋은 공양으로 그는 어떠한 공덕의 과보를 얻겠습니까?"

 

"그는 자신의 생명까지도 생각하지 않고 여래의 꽃을 공양하였느니라. 그는 공양 공덕으로 다시는 낮에 네 군데의 세계(지옥ㆍ아귀ㆍ축생ㆍ아수라)에 태어나지 않을 것이며, 마침내는 벽지불이 될 것이니라.“

 

이렇게 대답하시고 부처님께서 간다꾸띠로 들어가시자 꽃들은 부처님의 처소 앞에서 땅으로 모두 떨어져 내렸다.

 

 

[해설]

 

꽃 공양을 올리면 얼굴이 이뻐진다는 말이 있어 꽃공양을 올리는 불자들이 있다. 수마나의 꽃공양은 그런 의도가 없다. 꽃 공양을 올린 것이 저렇게 큰 공덕이 되는가? 하고 의문이 들런지도 모르겠다. 수마나는 보시 덕택에 안좋은 곳으로 윤회하지 않게 된다는 이야기와 후에 벽지불이 된다는 예언을 받았다. 부처님이 항상 강조하셨듯이 꽃 공양의 공덕은 그의 마음 때문이었으리라. 임금에게 바쳐야 할 이 꽃을 다른 곳에 사용함으로서 설사 죽게 되더라도 여한이 없다는 그 마음, 그 진실하고 환희스러운 의업(意業)이 공덕을 크게하였으리라. 꽃들이 부처님의 머리 위에 머물고, 꽃들이 부처님의 움직임에 따라 함께 움직이는 멋진 광경은 상상만으로 환희스럽다. 법구경 인연담에는 기이한 일들이 워낙 많이 등장해서 때로는 동화책을 읽는 기분이다. 여기에 나온 이야기들을 다 믿어? 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믿지 못한다면 이렇게 글 쓰는 걸 그만 두었으리라. 믿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저 넘어가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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