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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마하까싸빠의 고약한 제자> 법구경 61번 게송

 

<마하까싸빠의 고약한 제자>

 

법구경 61번 게송

 

나그네길에서 자기보다 뛰어나거나 비슷한 사람을 만나지 못했거든

차라리 혼자서 갈 것이지 어리석은 자와는 길벗이 되지 말라.

 

더 낫거나 자신과 같은 자를 걷다가 만나지 못하면

단호히 홀로 가야하리라. 어리석은 자와의 우정은 없으니.

 

學無朋類 不得善友 寧獨守善 不與愚偕

학무붕류 부득선우 영독수선 불여우해

 

不得勝我者為友與我相等者亦無寧可堅決獨行居不與愚人作伴侶

 

caraṃ ce nādhigaccheyya seyyaṃ sadisam attano

ekacariyaṃ daḷhaṃ kayirā natthi bāle sahāyatā (DhP 61)

If on a journey (a traveller ) does not meet his better or equal let him firmly pursue his journey by himself; there is no companionship with a fool.

 

[인연담]

 

마하까싸빠가 라자가하 근처의 삡팔리(Pipphali) 동굴에서 제자 둘을 데리고 수행하던 때의 일이다. 두 제자 비구 가운데 첫째 제자는 스승을 존경하는, 부지런하고 신심 있고 책임을 다하는 성실한 성품이었다. 이에 반해 다른 제자 하나는 게으르고 신심이 없고 불평이 많으며, 하는 일 없이 다른 제자가 해놓은 일을 자기가 한 것처럼 잔꾀나 쓰는 자였다.

예를 들어 부지런한 비구가 스승의 세숫물과 양칫물이 준비해 놓으면 게으른 비구는 재빨리 스승에게 가서 스승의 세숫물과 양칫물이 준비되었다고 자기가 한 것처럼 보고했다. 어느 날 스승은 그의 속임수와 게으름에 대해 꾸중을 했는데, 이 제자는 그것을 두고 다른 비구에게 불평을 늘어놓기도 했다. 또 어떤 날은 스승이 부지런한 비구들을 데리고 탁발을 나간 사이 게으른 비구는 스승을 받드는 신자 집을 찾아가서 스승이 지금 병이 들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신자는 그렇다면 저희가 도울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러저러한 음식을 준비해 달라고 주문하여 그 음식을 가지고 돌아오다가 중간에서 다 먹어 버렸다.

다음날이 되어 비구가 그 신자의 집을 방문했을 때 신자는 비구에게 어제 제자 비구가 와서 스승이 병이 들었다고 하면서 이러저러한 음식을 받아가지고 갔다고 하며 그 음식을 받으셨느냐고 여쭈었다. 이에 비구는 침묵으로 대답을 하지 않고 승원으로 돌아와 제자의 행동을 준엄하게 꾸짖었다. 그런 일이 있은 다음날 까싸빠는 부지런한 제자와 함께 탁발을 나갔는데 혼자남은 게으른 비구는 거기에 있는 모든 집기들을 다 불태워 버리고 말없이 그곳을 떠나 버렸다.

이 일은 라자가하의 비구들을 통하여 사왓티에 계시는 부처님께 전해졌다. 부처님은 말했다.

 

"마하까싸빠가 제자를 두지 않고 혼자 수행했더라면 그런 사건은 나지 않았을 것이니라. 까싸빠가 그 같은 고통을 겪은 것은 그런 어리석은 자와 함께 있었기 때문이니라."

 

 

[해설]

 

마하까싸빠는 칠엽굴로 가는 길에서 만나게 되는 삡팔리(Pipphali) 동굴에 살았다. 홀로 살기를 좋아하고 젊잖은 까싸빠존자에게 게으르고 고약한 상좌가 있었다는 것이 의아스럽다. 그런데 "마하까싸빠가 제자를 두지 않고 혼자 수행했더라면 그런 사건은 나지 않았을 것이니라. 까싸빠가 그 같은 고통을 겪은 것은 그런 어리석은 자와 함께 있었기 때문이니라."라는 부처님의 말씀도 의아하기는 마찬가지다. 마하까싸빠도 감화시키지 못하는 상좌를 다른 누가 감당한단 말인가? 요즘도 은사를 잘못 만나서 혹은 상좌를 잘못 두어서 고생하는 스님들이 많고 반대로 은사를 잘못 만나서 고생하는 스님들도 있다. 어떤 상좌는 수시로 술을 먹고 싸움을 일으키거나 절을 찾아다니며 횡패를 일삼아 도반들과 은사에게 걱정을 끼치는 승려도 있다. 이렇게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출가할 때 철저하게 상담을 해서 가려내야한다.

 

그러나 설사 나쁜 습관이 있는 자가 출가하더라도 승가가 그 사람의 업을 순화시키고 발심하게 만드는 교육, 승가의 일원임을 확인시켜 주는 교육으로 그들을 감화시킬 수 있다. 승가에서 그런 교육이 안되는 이유는 승가가 대중공의 대로 운영되지 않고 비판의 자유가 없고 능력과 소질에 따른 소임이 주어지지 않고 승려사이에 빈부의 차이가 근본적인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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