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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이시길리산에서 자살한 비구> 법구경 57번 게송

<이시길리산에서 자살한 비구>

 

법구경 57번 게송

 

덕행을 온전히 지니고 게으름 없이 부지런하고 바른 지혜로

해탈한 사람은 악마도 가까이하지 못한다.

 

계행을 갖추고 방일을 여의고 올바른 지혜로 해탈한

그러한 님들의 길을 악마는 결코 발견하지 못한다.

 

戒具成就 行無放逸 定意度脫 長離魔道

계구성취 행무방일 정의도탈 장리마도

 

成就諸戒行住於不放逸正智解脫者魔不知所趣

 

Tesaṁ sampannasīlānaṁ, appamādavihārinaṁ,

sammad-aññāvimuttānaṁ, Māro maggaṁ na vindati.

 

Of those who possess these virtues, who live without thoughtlessness, who are freed by perfect knowledge, Mara the tempter never finds their way.

 

[인연담]

어느 때 고디까 비구는 마가다 국의 이시길리(Isigili) 산의 바위 위에 앉아서 부지런히 수행하고 있었다. 비구는 마음을 고요히 하여 내적 현상 관찰에 집중하는 위빠싸나를 열심히 닦고 있었는데, 비구가 일년 삼매를 성취하여 매우 깊은 수준에 이르렀을 때 병이 생겨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비구는 몸을 돌보지 않고 정진을 계속했다. 그러나 매번 병이 엄습하여 그 이상 나가지 못하는 것이 여섯 번이나 반복되었다. 그래서 그는 예리한 면도날로 자기 목을 그었다. 그 순간 비구는 모든 번뇌가 다하는 아라한과를 성취하였으며 동시에 죽고 말았다.

고디까 비구가 죽은 것을 안 죽음의 왕 마라는 그가 죽어서 어느 세계에 다시 태어났는지 알아보려 했지만 그는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젊은 남자로 변신하여 부처님 앞에 나타나 고디까 비구가 어느 곳에 태어났는지 알려 달라고 청했다. 이에 부처님께서 대답하였다.

 

"마라여, 그대가 고디까가 태어난 곳을 알려고 하지만 그 같은 노력은 아무 소득이 없느니라. 왜냐하면 그는 아라한이 되어 모든 번뇌로부터 해탈하였고, 그래서 다시 태어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니라. 마라여, 네가 가진 모든 힘과 능력을 다 동원하더라도 깨달은 이가 가는 곳을 찾아내지는 못하리라."

 

 

[해설]

고디까 경(S4:23)에는 더 자세하게 고디까의 죽은 모습이 다음과 같이 묘사되어있다.

 

그때 세존께서는 많은 비구들과 함께 이시길리 산비탈의 검은 바위로 가셨다. 세존께서는 고디까 존자가 침상위에서 몸통이 뒤틀린 채 누워 있는 것을 보셨다. 그 무렵 자욱한 연기와 어둠의 소용돌이가 동쪽으로 움직이고 서쪽으로 움직이고 북쪽으로 움직이고 남쪽으로 움직이고 위로 움직이고 아래로 움직이고 간방위로 움직이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비구들을 불러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여기 자욱한 연기와 어둠의 소용돌이가 움직이는 것을 보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이여, 이것은 사악한 미라가 좋은 가문의 아들 고디까의 식()이는 어디에 머물고 있는가?’라고 좋은 가문의 아들 고디까의 식()을 찾고 있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그러나 좋은 가문의 아들 고디까는 알음알이가 머물지 않고 완전한 열반에 들었다.”

 

역사적으로 부처님 직계 제자중에서는 3명이 자살한 것으로 전해진다. 왁깔리(S22:87) 비구와 고디까(S4:23)비구는 이시길리 산에서 자살했고, 찬나(S35:87) 비구는 영축산에서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었다. 그런데 붓다는 이들이 죽는 순간에 성자의 과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자살했지만 비난받지 않는 자살이라는 뜻이다. 죽은 사람의 식()을 미라가 찾아다녔다는 것은 아라한이 되지 못한 사람의 식은 마라에 의해서 발각된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49재를 하는 이유가된다. 이시길리 산은 고디까존자가 자살한 곳이고 니간타들이 고행을 하던 곳이고 목갈라나존자가 도적들에게 맞아 죽은 곳이기도 하다. 지난번 성지순례때 일행들과 이시길리 산을 둘러싼 성벽에 올라 이시길리 산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나라가 세계최고의 자살률이라고 하는데 출가자의 자살률도 문제가 심각하다. 어제도 어떤 노스님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종단이 스님들의 자살과 환속률에 관한 자료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수행자가 자살을 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출가자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종단은 이제라도 스님들의 자살률과 자살하는 이유를 파악하고 그 대책을 세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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