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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부처님제자 시리굿따와 니간타제자 가라하딘나> 법구경 58번 59번게송

<부처님 제자와 니간타 제자의 대결>

 

 

법구경 5859번게송

 

한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더미 속에서도 은은하게 향기를 뿜으며 연꽃이 피어오르듯이. 버려진 쓰레기처럼 눈먼 중생들 속에 있으면서도 바르게 깨달은 사람의 제자는 지혜로써 찬란히 빛나리라.

 

사거리에 버려진 쓰레기 더미 위에서

그곳에 맑고 향기롭고 사랑스런 홍련화가 피어나듯

쓰레기와 같고 눈먼 일반사람 가운데

올바로 원만히 깨달은 님의 제자는 지혜로 밝게 빛난다.

 

如作田溝 近于大道 中生蓮花 香潔可意

여작전구 근우대도 중생연화 향결가의

有生死然 凡夫處邊 慧者樂出 爲佛弟子

유생사연 범부처변 혜자락출 위불제자

 

猶如糞穢聚棄著於大道蓮華生其中香潔而悅意

如是糞穢等盲昧凡夫中正覺者弟子以智慧光照

 

 

Yathā saṅkāradhānasmiṁ ujjhitasmiṁ mahāpathe

padumaṁ tattha jāyetha, sucigandhaṁ manoramaṁ,

 

evaṁ saṅkārabhūtesu, andhabhūte puthujjane,

atirocati paññāya Sammāsambuddhasāvako.

 

 

Even so among those blinded mortals who are like rubbish the disciple of the truly enlightened Buddha shines with exceeding glory by his wisdom.

Just as on a heap of rubbish thrown upon the highway grows the lotus* sweetly fragrant and delighting the heart.

 

[인연담]

 

부처님께서 제따와나 승원에 계시던 어느 때, 시리굿따와 가라하딘나와 관련하여 게송 58번과 59번을 설법하였다. 사왓티에 가까운 친구 사이인 시리굿따와 가라하딘나가 살고 있었다. 시리굿따는 부처님을 따르는 재가신자였고, 가라하딘나는 니간타나타뿟타의 신자였다. 가라하딘나는 시리굿따에게 말했다.

 

우리스승 니간타는 실로 모르는 것이 없다네. 과거의 일, 현재의 일, 미래의 모든 일을 모두 알고 계시지. 또한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도 다 알고 계신다네.”

 

"그래? 지금까지 나는 그런 위대한 스승이 계시다는 걸 몰랐네그려. 자넨 왜 진작에 그런 스승이 계시다는 걸 알려 주지 않았나 ? 난 그런 훌륭한 스승들을 우리집에 초청하여 공양을 올리고 싶네.“

 

이렇게 되어 시리굿따는 니간타들을 초청하기로 되었다. 시리굿따는그들을 초청해 놓고 다른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이 집은 아주 컸고 이웃 집과 꽤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그는 이 공간에 구덩이를 파고 그 속에 대변과 소변을 잔뜩 채워 넣었다. 그런 다음 구덩이 양쪽 끝에 말뚝을 박아 줄을 매고 그 위는 하얀 천으로 덮어 두었다. 그리고 거기에 의자들을 여러개 놓되 의자의 앞다리는 웅덩이 앞에 놓이게 하고, 뒷다리는 천으로 덮은 구덩이 위에 살포시 얹어 두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의자에 앉으면 힘을 받지 못하는 의자가 뒷다리 쪽으로 쓰러지면서 의자에 앉은 사람들은 모두 웅덩이에 곤두박질하게끔 해두었다. 또 그는 큰 단지와 하앙리에 나뭇잎과 바나나 잎 등을 넣어 속에 채우고 그 위에 하얀 천을 덮어서 음식처럼 보이게 했다. 그리고 약간의 진짜 음식도 준비해 두었다.

 

이튿날 아침에 많은 니간타들이 왔다. 시리굿따는 니간타 수행자들을 준비된 장소로 안내했다. 그러자 그들은 주인의 안내에 따라 들어오더니 제각기 의자에 앉으려고 했다. 이때 시리굿따가 말했다.

"잠깐만 기다리십시오. 아직 앉으셔서는 안 됩니다."

"왜 그러오?"

"스승님들께서 저희 집에 오셨으면 저희 집 예절에 따라 주시는 것이 옳지 않습니까? 스승님들은 각기 준비된 의자 앞에 동시에 서 계시다가 동시에 자리에 앉아 주십시오."

시리굿따는 한 사람이 먼저 구덩이에 빠지는 것을 보고 다른 사람이 구덩이를 피할까봐 이렇게 말한 것이었다. 그것을 모르는 니간타들은 주인의 부탁이니 만큼 그러자고 했다. 이윽고 니간타들이 의자 앞에 줄을 지어 섰고, 시리굿따 하인은 때를 보아서 ", 앉아 주시지요"하고 말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니간타들은 의자의 뒷발이 기울어지는 것과 동시에 오물 구덩이 속으로 빠져 버렸다.

 

시리굿따는 즉시 대문을 잠그게 하여 그들이 도망치지 못하게 하는 한편 하인들을 시켜 나오는 니간타들을 마구 두들겨패 주었다. 그러면서 "옳지! 당신들은 미래의 일을 잘도 하는군!"하고 야유했다. 그렇게 실컷 혼을 내 준 다음 인제는 됐다 싶을 때 시리굿따는 문을 열어 그들을 미끄럽게 해둔 길위에서 넘어지고 미끄러지는 일대 수모를 겪었다. 그들이 길 위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할 진풍경이었다. 니간타들은

 

"이놈! 네가 우리를 망신시키다니!"

 

하며 입으로만 소리를 지를 뿐이었다. 이번에는 반대로 가라하딘나가 부처님 일행을 자기집에 초청하였다. 부처님께서 비구 제자들을 거느리시고 가라하딘나의 집에 도착하였다. 가라하딘나는 부처님을 인도하여 정해진 자리로 안내 했다. 부처님은 가라하딘나의 요청대로 앞으로 나가시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 오른쪽 발을 숯불을 덮고 있는 멍석 위에 내려 놓으시자 순간 수레바퀴 만한 연꽃이 그 자리에 피어나 숯불을 모두 덮어 버렸다. 부처님은 연꽃잎 위에 발을 놓으시며 앞으로 나아가 시어 부처님을 위해 마련된 자리에 조용히 앉으시었다. 그리고 다른 비구들도 부처님을 따라가 옆 자리에 앉았다. 이 광경을 본 가라하딘나는 놀라움으로 벌벌 떨며 부처님 앞에 달려가 엎드려 잘못을 빌었다.

 

"부처님이시여, 저의 의지처가 되어 주십시오!"

"무슨 뜻인가 ?"

"부처님이시여, 저는 저 공간에 숯불을 가득 채워 두었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으로 하여금 그 속에 빠지게 하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부처님께서 앞으로 나아가시는 순간 그 위에서 연꽃이 피어난 것입니다. 저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가라하단나여, 너는 저 항아리와 단지 등을 가리키면서 저기에 많은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부처님, 그것은 거짓말이었습니다. 그것들은 비어 있습니다."

"걱정할 것 없느니라. 어서 가서 음식을 담아 오도록 해라.“

 

가라하딘나는 의아해 하면서 항아리와 단지가 있는 곳으로 갔다. 거기에는 놀랍게도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가득 담겨 있었다. 가라하딘나는 이 같은 기적을 보고 부처님을 믿는 마음이 생기면서 기쁨과 행복감이 넘쳤다. 그는 음식들을 바친 다음 존경이 가득한 눈빛으로 부처님과 제자들이 음식을 잡수시는 것을 바라보았다. 이윽고 공양이 끝난 뒤 부처님은 말했다.

 

"중생들은 지혜의 눈이 없기 때문에 붓다와 담마와 상가에 대한 공덕을 알지 못하느니라. 그들은 이런 지혜의 눈이 없으므로 눈먼 사람과 같으니라. 오직 현명한 사람만이 이런 진실을 아느니라."

 

 

[해설]

부처님제자 시리굿따와 니간타제자 가라하딘나의 대결은 사실상 부처님과 니간타의 대결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재미도 있고 중요한 의미도 있다. 현장의 대당서역기에서는 이 사건이 있었던 곳이 라자가하라고 소개되어 있다. 부처님에 대한 다른 종파의 시기와 도전은 일생동안 이어졌다. 사왓티의 망고나무숲에서 천불(千佛)화현(化現)을 보인 것도, 사왓티 기원정사에서 찐짜마나(176번게송)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부처님의 아이를 임신했다며 모함을 한 것도, 니간타의 무리들이 순다리(306번게송)라는 여자를 죽여 놓고 기원정사 옆에 묻었던 사건도 모두 이교도가 부처님을 시기하고 모함하여 일어난 사건들이다.목갈라나 존자를 깡패를 동원하여 때려죽인 것도 니간타들이었다.

 

니간타 제자들은 그들의 스승 니간타는 과거의 일, 현재의 일, 미래의 모든 일을 모두 알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도 다 알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또 일어나지 않을 것인지도 그분들은 모두 아는 일체지자(一切智者)”라고 말했다. 그런데 부처님의 일체지는 "부처님은 과거ㆍ현재ㆍ미래에 대해서 특정한 인물이나 사건을 숙고하고 나서 인간들이 생각과 사건을 안다.“는 것이다.

 

왓차곳따여, ‘사문 고따마는 일체를 아는 자이고, 일체를 보는 자이다. 그는 완전한 앎과 봄을 선언하여 나는 걸을 때도 서 있을 때도 잠잘 때도 깨어있을 때도 항상(satataṃ) 끊임없이(samitaṃ) 앎과 봄이 현전한다.’라고 말하는 그들은 내가 말한 대로 말하는 자들이 아니다. 그들은 거짓으로 나를 헐뜯는 자이다.”(M71)

 

니간타들이 말하는 동시에 항상 안다는 것은 거짓이었다. 결과적으로 일체지자(一切智者)라고 선언한 니간타는 부처님의 제자 시리굿따가 파놓은 똥통에 빠져 망신을 당하였고 부처님은 가라하딘나의 계략에 속지 않고 불덩이 위를 걸으시자 수레바퀴 만한 연꽃이 피어나고 빈 항아리에 맛있는 음식을 가득 채우는 기적을 일으켰다. 그리고 시리굿따와 가라하딘나는 예류과를 얻었다. 부처님을 해치려던 가라하딘나까지 뜻밖에 예류자가 되었다. 부처님과는 악연도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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