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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마하까싸빠존자를 공양하는 제석천> 법구경 56번 게송

 

<마하까싸빠존자를 공양하는 제석천>

 

법구경 56번 게송

 

타가라나 전단의 향기는 오히려 미미해서 대단치 않다. 덕행이 있는 사람의 향기는 최상의 것으로 하늘의 신들에게까지 퍼져 간다.

 

전단향과 따가라향과 같은 그 향기는 보잘것 없지만

계행을 지닌 님의 높은 향기는 실로 천상계에까지 이른다.

 

華香氣微 不可謂眞 持戒之香 到天殊勝

화향기미 불가위진 지계지향 도천수승

 

栴檀多伽羅此等香甚微持戒者最上香薰諸天間

 

Appamatto ayaṁ gandho yāyaṁ tagaracandanī,

yo ca sīlavataṁ gandho vāti devesu uttamo.

 

Little is the scent that comes from tagara or sandalwood, the perfume of those who possess virtue rises up to the gods as the highest.

 

[인연담]

 

부처님께서 웰루와나 승원에 계시던 어느 때, 마하까싸빠 비구와 관련하여 게송 56번을 설법하였다. 어느 때 마하까사빠 비구가 이레 동안의 멸진정(滅盡定)에서 나와 탁발을 하기 위해 라자가하의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거리로 나갔다. 멸진정에서 나온 수행자에게 맨 처음 공양을 올리면 크나큰 공덕이 되는 법인데, 비구는 이 공덕을 가난한 사람에게 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때 천상의 삭까(제석천) 천왕이 이 사실을 알고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하여 아내와 함께 지상으로 내려왔다. 그는 곧 베짜는 가난하고 늙은 사람으로 변신하여 비구를 기다렸다. 이윽고 비구가 왔다. 변신한 삭까천왕은 곧 까싸빠 비구의 발우를 받아 들고 집으로 들어가 쌀밥과 카레를 담아 올렸다. 그 쌀밥과 카레에서 아주 좋은 향내가 은은하게 풍겨나왔다. 순간 비구는 가난한 집에서는 이렇게 향기로운 음식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생각해 냈다. 그래서 비구는 여인에게 자기 신분을 밝히라고 추궁했고, 결국 그 여인이 삭까 천왕이라는 것을 알아 냈다. 삭까 천왕은 자기는 멸진정에서 나오신 성자에게 공양을 올릴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일을 했노라고 고백했다. 그는 곧 자기 아내 수자따와 함께 천상으로 돌아갔다.

 

부처님은 웰루나와 승원에 계시면서 삭까 천왕이 자기 아내와 함께 마하까사빠 비구에게 공양을 올리는 것을 보시고 비구들에게 전해 주었다. 비구들은 어떻게 삭까 천왕이 마하까싸빠 비구가 멸진정에서 나오는 것을 알았는지 궁금해 하는 한편, 아무튼 그가 비구에게 공양을 올린 것은 그를 위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었다는데 그 의견 일치를 보았다. 부처님은 말했다.

 

"비구들이여, 수행이 높아서 여래의 아들 마하까싸빠와 같은 경지에 이르면 그 명성이 널리 퍼져 마침내 천상에까지 이르나니, 그리하여 천왕이 직접 내려와 공양을 올리기도 하느니라."

 

 

[해설]

 

마하까싸빠 비구가 멸진정에서 나와 그에게 공양하려는 천신의 이야기다. 법구경 118번 게송에서도 멸진정에서 나온 까싸빠존자가 옥수수를 튀기고 있는 소녀를 찾아가서 그녀가 공양을 올리게 함으로서 공덕을 짓게한다. 천신도 기회를 노리는 그 기회를 주려고 일부러 까싸빠존자가 그 소녀를 찾아간 것이다. 여기 56번 게송에서는 제석천이 베짜는 가난한 노인으로 변신하여 멸진정에서 나온 까사빠존자에게 공양을 올려 공덕을 지으려 한다. 인간들의 100년은 삼십삼천의 신들의 하루이다. 이렇게 인간에 비해 수명이 길고 신통력도 자유자재한 제석천도 공덕을 짓기를 원하고 있다.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었을 때 먼저 그 사실을 안 것도 천신이었다.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는 사람들이 천신에 빌고 천신을 믿고 천신들의 나라(천국)에 가는 것을 제일 목표로 삼았지만 부처님이 세상에 나온 후로 천신은 부처님께 공양을 올려 공덕을 짓는 자가 되었다. 실제로 부처님과 까싸빠존자에게 공양을 올리면 실제로 공덕이 되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불자들은 부처님의 사상을 자세히 소개하면서도 부처님과 제자들의 신통력은 잘 소개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에서 편찬한 부처님 생애’ ‘불교입문등의 책에도 부처님의 신통력을 서술한 곳은 드물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신통력보다는 가르침에 더 초점을 맞추기 위함일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설명하는 것이 전통이 되면서부터 부작용이 생겨났다. 몇몇 학자들이 부처님의 신통력은 후대에 부처님을 신격화하며 편집된 것이라고 주장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천신이 등장하는 것을 불교를 높이고 브라만교를 낯추려는 후대 불교인들의 편집이라거나 부처님을 신격화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경전에 등장하는 물위를 걷고, 허공을 나르고, 허공에 가부좌하고, 여러 몸을 나투는 등의 육신통을 믿지 않으려한다, 그런 신통을 믿지 않는 것을 이성적인 사고라고 착각한다. 이러한 사람들 때문에라도 부처님의 신통력을 자세하게 소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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