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 53번 게송
쌓아 올린 꽃 무더기에서 많은 꽃다발을 만들 수 있듯이 사람으로 태어났을 때 착한 일을 많이 해야 한다.
꽃들의 더미에서 많고 다양한 꽃다발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태어나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지만,많은 착하고 건전한 것들을 이룰 수 있으리.
多集衆妙華 結鬘爲步瑤 有情積善根 後世轉殊勝
다집중묘화 결만위보요 유정적선근 후세전수승
如從諸花聚,得造眾花鬘,如是生為人,當作諸善事。
Yathā pi puppharāsimhā kayirā mālāguṇe bahū,
evaṁ jātena maccena kattabbaṁ kusalaṁ bahuṁ.
As many kinds of garlands can be made from a heap of flowers, so many good works should be achieved by a mortal when once he is born.
[인연담]
부처님께서 뿝빠라마 승원에 계시던 어느 때, 이 뿝바라마 승원을 승단에 시주한 여자 신자 위사카와 관련하여 게송 53번을 설법하였다.
위사카는 밧디야 지방의 큰 부호인 아버지 다난짜야와 어머니 수마나데위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할아버지 멘다까람은 빔비사라 왕이 다스리는 마가다 국에서 다섯 손가란 안에 드는 큰 부자였다.
위사카가 일곱 살이 되던 해에 부처님께서 밧디야 지방에 오시었다. 이때 부호 멘다까람은 손녀인 위사카와 손녀의 시녀 오백 명을 데리고 부처님을 친견하기 위해서 승원을 방문했다. 그는 부처님께 공손히 인사를 올리고 부처님의 법문을 들었는데, 그때 멘다까람과 그의 손녀, 그리고 시녀들 모두가 예류과를 성취하였다.
위사카가 나이 열여섯 살이 되었을 때 그녀는 역시 대단한 재산가인 사왓티에 사는 미라가(Miraga)의 아들 뿐나왓다나(Punnauaddhana)와 결혼했다. 그녀가 결혼하고 난 뒤의 어느 날이었다. 그녀의 시아버지인 미라가가 식사를 하고 있는데 비구 한 사람이 문 앞에 와서 탁발을 청했다. 그런데 늙은 미라가는 그 비구를 보자 몸을 집 안쪽으로 돌려 버렸다. 이 광경을 목격한 위사카는 그 비구에게 다가가 이렇게 용서를 청했다.
"대단히 죄송하오나 저의 시아버지는 식은 밥을 잡숫는 분이라 밥을 드릴 게 없습니다."
이 말은 시아버지 미라가의 귀에도 들렸기 때문에 그는 매우 노하여 위사카에게 당장 이 집을 나가라고 호통을 쳤다. 그러자 위사카는 자기가 시집올 때 데리고 온 여덟 명의 나이 많고 현명한 사람들을 불러 그들의 의견을 물었다. 그들은 위사카의 아버지가 상당한 재산과 함께 딸려 보낸 사람들로서, 만약에 위사카가 위기에 처하면 도와주라는 부탁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위사카와 함께 마라가에게 가서 전말을 따졌다.
마라가는 말했다.
"그때 나는 황금 사발에 우유 쌀죽을 먹고 있었소. 그런데 며느리는 우리 시아버지가 식은 밥이나 잡숫는 분이라고 말하지 않았겠소 ? 나는 이런 불경스런 언행을 하는 며느리를 참을 수가 없소. 그래서 며느리를 친정으로 보내려는거요."
여덟명의 현자들은 위사카에게 잘못이 없다고 판정하였다. 이에 용기를 얻은 위사카가 말했다.
"시아버님, 저는 마음속으로 부처님을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과 담마를 믿고 실천하는 사람으로서 항상 비구 비구들을 공양하고 실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버님은 그것을 허락하시지 않습니다. 만약 앞으로도 비구 비구들을 공양하도록 허락하지 않으신다면 저는 친정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녀의 시아버지는 할 수 없이 며느리의 청을 들어주었다.
그러자 위사카는 곧 부처님과 비구들을 집으로 초청하였다. 그리고 공양 때가 되자 시어버지께서 직접 공양을 올리라고 부탁했는데, 나형 외도 니간타의 제자인 그는 응하지 않았다. 공양이 끝났을 때 위사카는 두 번째로 사람을 보내어 부처님의 설법을 들으라고 시아버지에게 권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미라가도 응할 마음이 동했지만, 같이 있던 니간타 수행자가 그를 제지하는 바람에 설법회에 참석하지는 못했다.
미라가와 니간타는 병풍 뒤에 숨어서 설법을 듣기로 했다. 그 결과 미라가는 예류과를 성취하였다. 그렇게 되자 그는 부처님과 며느리 위사카에게 큰 고마움을 느꼈다. 그래서 이후부터 그는 며느리를 어머니처럼 존경하여 위사카를 미라가마따(Miragamata미라가의 어머니鹿子母)라고 불렀다. 위사카는 열 명의 아들과 열 명의 딸을 낳았다.
위사카는 뿝빠라마 승원을 완공한 뒤 부처님과 비구 승단에 승원을 기증하는 의식을 봉행했다. 그런 다음 가족을 모아 놓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제 내가 소원하던 바를 모두 다 이루었다.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원하는 게 없다."
이렇게 말한 뒤 그녀는 기쁜 마음으로 게송을 읊으며 승원 주위를 돌고 또 돌았다. 부처님께서 말했다.
"비구들이여, 오늘은 위사카가 과거와 현재의 모든 원을 다 성취한 날이니라. 그녀는 지금 그 성취감 때문에 매우 만족하여 훌륭한 게송을 읊으며 승원 주위를 돌고 있는 것이며, 정신이 이상해 진것이 아니다,"
그리고 부처님은 다음 게송을 읊었다.
[해설]
“태어나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지만,많은 착하고 건전한 것들을 이룰 수 있으리.”라고 번역하는 것은 ~해야한다(kattabbaṁ)는 의지가 드러나 있지 않다. 법정스님처럼 위사카의 거룩한 보시를 본받아 “사람으로 태어났을 때 착한 일을 많이 해야 한다.”라고 번역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위사카보살은 자이나교신도인 시아버지를 부처님제자가 되게 하였고 이로 인해서 시아버지 미라가의 어머니라는 미라가마따(Miragamata鹿子母)라 불리게 되었다. 그녀가 세운 동원정사(뿝빠라마鹿子母강당)에서 부처님은 6안거를 지내셨다. 지금도 기원정사 근처에 있는 동원정사터를 참배할 수 있는데 인도인 스님이 불사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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