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 37번 게송
1법정역 - 2전재성역 – 3維祇難역(224년) – 4了參역(1953년) - 5pali본 – 6Fronsdal역 – 7인연담 – 8해설
홀로 멀리 가며 자취도 없이 가슴 속에 숨어든 이 마음을 억제하는 사람은 죽음의 굴레에서 벗어나리라.
멀리 미치고 홀로 움직이고,신체가 없이 동굴에 숨어있는,
마음을 제어하는 님들은 악마의 밧줄에서 벗어나리라.
獨行遠逝 覆藏無形. 損意近道 魔繫乃解.
독행원서 복장무형. 손의근도 마계내해.
遠行與獨行,無形隱深窟。誰能調伏心,解脫魔羅縛。
Dūraṅgamaṁ ekacaraṁ, asarīraṁ guhāsayaṁ,
ye cittaṁ saññam-essanti, mokkhanti Mārabandhanā.
They who will restrain their thought, which travels far, alone, incorporeal, seated in the cave (of the heart), will be freed from the fetters of death.
[인연담]
상카락키따 비구의 여동생은 사왓티에 살고 있었는데, 결혼하여 아들을 낳자 평소 존경하던 오빠의 이름을 따서 상카락키따라고 지었다. 이 아이는 자라서 어른이 되어, 외삼촌인 상카락키따의 제자로 출가하여 비구가 되었다. 조카 상카락키따는 부처님으로터 수행 주제를 받아 어느 마을에 있는 승원으로 들어갔다. 그는 우기 석 달 동안 그곳에서 수행하면서 신자들로부터 가사 두 벌을 받았다. 마침 수행기간 동안 자신의 가사가 낡아 해졌으므로 그는 한 벌은 자신이 입고, 너머지 한 벌은 스승이자 외삼촌이 상카락키따 비구에게 바치기로 마음먹었다.
우기가 끝나자 그는 지체하지 않고 외삼촌이 계시는 승원으로 갔다. 그는 가지고 온 가사를 비구의 발 아래에 놓고는 청하였다.
"존경하는 스승님, 이 가사를 받아 주십시오."
그러자 비구는 대답하였다.
"나는 이미 가사가 있으니 그것은 네가 입도록 하여라."
그래서 조카는 당황했으나 한 번 결심한 것이므로
"이것을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괜찮다, 내게는 이미 가사가 있으니 그것은 네가 사용 하여라."
조카인 상카락키따는 그 가사를 스승에게 바침으로써 자기에게 크나큰 공덕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그래서 스승이 사양하더라도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몇 번에 걸쳐 더 요청했다. 그렇지만 스승은 끝내 가사를 받아 주지 않았다.
상카락카따는 스승에게 부채질을 해주고 있었는데 몸은 부채질을 하면서도 마음은 조금 전의 일이 어른거려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는 이 분의 조카이며, 또 이분의 제자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이분은 내 공양을 받으려고 하시지 않는구나. 이렇게 나와 함께 나누려는 마음이 부족하신 분과 평생을 보내기는 실로 어려울 것이다.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 버릴까 ?
그의 상념은 계속되었다. 스승이 받지 않으시는 이 가사를 시장에 내다 판다면 아마도 암염소 한 마리 정도는 살 수가 있을 것이다. 그 암염소를 키우면 곧 새끼를 낳겠지. 그러면 그 새끼들을 키워 팔아서 여러 마리의 암염소를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늘려 가다 보면 머지않아 나는 많은 염소를 키우는 부자가 되겠지. 그렇게 돈을 번 다음에 아내를 맞이하자. 아내가 아들을 낳으면 나는 외삼촌의 이름을 따서 상카락키따라고 짓고, 아내와 함께 아들을 데리고 승원에 와서 외삼촌에게 인사를 올릴 수도 있으리라. 나는 승원에 가는 동안 아내에게 말할 것이다. "여보, 아이는 내가 안고 가리다." 그러면 아내는 "아니에요. 아이는 제가 안고 갈거예요. 당신은 마차나 잘 몰도록 하세요"하며 아이를 꼭 껴안겠지. 그래서 실랑이를 하게 되고, 아내는 어린아이를 놓쳐 떨어진 아이 위로 수레바퀴가 지나가고 말 것이다. 그러면 나는 "제 자식을 안고 간다면서 아이를 지키지도 못한단 말인가 ! 네가 나를 망쳤구나"하고 소리치면서 아내를 채찍으로 내리칠 것이다.
그가 이런 상념에 젖어 있을 때 그의 손은 그의 생각을 따라 움직여 그는 들고 있던 부채로 비구의 머리를 때리고 말았다. 비구는 곧 젊은 조카가 왜 자기의 머리를 때리게 되었는지 알아챘다.
"너는 네 아내 대신 이 늙은 비구를 때리는구나."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상카락키따는 크게 당황했다. 그는 외삼촌의 말에 공포감을 느끼고 밖으로 나가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때 승원 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겨 그를 붙잡아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데리고 갔다. 부처님께서는 저간의 이야기를 다 들으시고 나서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마음이라는 것은 가까운 것은 물론 먼 것까지도 능히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수행자는 마을을 잘 다스려 멀리 떠나가지 않도록 해야만 하느니라. 수행자는 항상 열성적으로 마음의 자연적인 성품을 관찰하고 있어야만 하나니, 그리하여 그는 마음으로부터 일어나는 갖가지 장애에서 벗어나 해탈을 성취하느니라."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젋은 상카락키따 비구는 예류과를 성취하였다.
[해설]
여기 인연담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조신의꿈(調信之夢) 이야기와 흡사하다. 아마 조신의 꿈의 출처가 이 인연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형체가 없는 마음은 멀리가고 혼자간다. 생각해보면 이런 마음이 살아내는 인생이기에 내가 사는 것 같지도 않고 백년이 일장춘몽처럼 덧없다. 게송에서 ‘신체가 없이’보다는 ‘형체가 없이’라고 표현하는게 좋을 듯하다. 동굴을 법정스님은 가슴이라 번역하였고 전재성은 비유 그대로 동굴이라고 번역하고는 설명이 없다. ‘동굴’은 육체를 비유하는 것일진데 숨어있다기 보다는 ‘의지해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오해를 줄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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