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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도보여행가 -스와딘 2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2

 

나의 홀랜드 친구 스와딘(svadeen)은 치아가 하나도 없다. 그가 국수를 먹는 모습이나 모모를 먹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불편 했다. 잇몸으로 음식을 씹는 맛은 어떤 맛일까? 나는 물어 볼 수 없었다. 그러나 내가 충치 때문에 다람살라에 있는 치과에 다녀온 날, 스와딘은 자신은 이빨이 없기 때문에 치과에 갈일이 없다고 웃었다.

오늘(수요일) 아침 6시에 스와딘이 까르마파 사찰에 가자고 내 방에 찾아왔다. 우리는 다람살라까지 걸어서 내려갔다. 그는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모두 에게 합장인사를 건넸다. 그것 뿐 만이 아니라 길거리에 거지들에게 꼭5루피를 보시했다.

그래서 이 문제를 물어 보았다.

 

 

 

                                                              규토템플에서의 스와딘

 

 

 

질문]평상시에는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합장인사를 하던데 왜 오늘 아침은 지나가는 사람모두에게 인사하는가?

답] 저 사람들은 모두 나의 다른 모습이다. 모두 나다. 나는 나에게 인사를 하는 것이다.

 

질문] 당신도 돈이 없는데 왜 거지를 만날 때 마다 적선을 하는가?

답] 맥간에는 5명의 거지들이 있다. 그들에게 5루피씩 매일 25루피를 준다.

 

질문] 오늘 까르마파 존자를 만나고 기분이 어떤가?

답] 행복하다. 매주 수요일 마다 만나러 오겠다.

 

질문] 사람만이 웃을 줄 아는 동물이라고 생각한다.

답] 아니다. 소도, 개도, 염소도, 돼지도 다 웃는다. 닭도 웃는다.

 

질문] 닭은 어떻게 웃는가?

답] 꼬꼬. 꼬꼬.

 

질문]하하... 그것은 우는 건데....

답] 웃는 거다.

한번은 도보여행을 하는데 말이 다가와서 묻더라.

“내가 누구지요?”

그래서 내가 대답해 주었다. “너는 말이야”

그러자 말이 대답했다. “아, 나는 말이구나. 고마워요!”

 

질문] 정말 말이 물었는가?

답] 그렇다. 하하

 

질문] 가족은 없는가?

답] 첸나이에 인도인 부인이 있다. 5살 된 남자아이도 있다.

 

질문] 부인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가?

답] 인도 도보여행 중에 만났다. 어제 아들이 꿈에 나타나서 “나를 이렇게 버려두지 말라”고 울었다. 그래서 나는 아들에게 ‘나는 너와 늘 함께 있단다’. 라고 이야기 해주었다. “햇님이여! 내 아들에게 안부를 전해주기를...”

 

질문]태양이 당신의 말을 알아 듣는가?

답] 그럴 것이다. 내 아들도

 

질문] 당신은 어느 때 가장 행복한가?

답] 언제나, 어디서나

 

 

 

                                          

                                                                    스와딘이 그린 초상화 

 

 

 

질문]맥간에 계속 살 것인가?

답] 돈이 없다. 며칠 내로 대사관에 전화해서 그들이 돈을 주면 이곳에 계속 살 수 있고 만약 돈을 주지 않으면 다시 도보여행을 가야한다.

 

질문] 대사관에서 당신에게 생활비를 주는가?

답] 전번에도 한번 받았다. 이번에도 줄 것 같다.

그 전에는 집과 차와 생활비를 다 줄테니 나라 안에서 살라고 부탁하던 때도 있었다.

나는 거부 했다. 그것들을 받으면 나는 자유를 잃는다.

 

질문]그런데 이번에는 왜 그들의 돈을 받으려고 하는가?

답]나는 늙었다. 그리고 나는 이 맥간이 좋아서 오래 머물고 싶다.

도보여행을 한다면 돈이 필요치 않치만 이곳에 오래 머무르려면 돈이 필요하다.

그러나 어떤 상황이든 나는 그 상황을 받아 들일 것이다.

 

 

...그는 지금 맥간에서 좀 떨어진 ‘나디’라는 곳에 머물고 있고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하루에 한 번씩 남걀 템플에 내려와 1시간씩 좌선하고 올라간다. 아침에 5시에 출발해서 9시 정도면 자신의 숙소로 올라가기 때문에 낮에 그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매주 수요일에는 규토템플에 들린다. 그는 배낭 밑에 밥그릇을 달고 다니는데 그가 걸을 때마다 딸랑딸랑 소리를 낸다. 소처럼 딸랑거리며 걷는 이를 보게 된다면 그대는 스와딘을 만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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