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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도보 여행가 1-스와딘

 

 

 

 

도보 여행가 1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나는 델리에서 다람살라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여행사 직원을 따라 버스 타는 곳으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길을 걷던 일행 중의 한명인 티벳인이 인도인 안내자와 갑자기 주먹을 휘두르며 서로 엉켰다. 나는 재빨리 그들 사이에 끼어들어 티벳인 허리를 잡고 싸움을 말렸다. 그 후 몸싸움은 중지 됐지만 한동안 그 두 사람은 힌디어로 한동안 말싸움을 했다. 그들의 싸움이 그치고 나도 가던 길을 가기위해서 돌아서는데 서양 남자가 나를 보고 싱긋 웃었다. 나도 그를 보고 윙크를 했다. 그것이 나와 스와딘(svadeen)의 첫 만남이었다.

에어콘 버스는 추웠고 자리는 좁았다. 창문은 버스가 평탄하지 않은 길을 달릴 때마다 요란하게 소리를 냈다. 힘겹게 아침 7 30분에 버스는 멕간에 도착했다. 같은 버스를 타고 온 한국사람 4명과 작별을 하고 나는 롤링게스트 하우스 위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 50루피짜리 독방에 머물렀다.

다음날 버스정류장 옆에 있는 짜이집 앞에서 나는 스와딘을 다시 만났다. 그후 달라이라 강의 들으러 가서도 만났고 길에서도 우연히 마주쳤다. 나는 그 때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의 이야기는 매번 놀라움 그 자체 였다. 나는 이글을 쓰면서 그의 언어를 내가 제대로 표현해 낼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이 있다. 그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스와딘의 모습

 

 

질문] 당신은 왜 인도에 왔는가?

] 죽으러 왔다.

(나는 이 대답에 놀라지 않았다. 예전에 한국에서 온 노 비구니 스님을 만났는데 그분의 대답도 “죽으러 왔다”였다. 엄밀히 말하면 살아간다는 것은 죽어간다는 말과 동의어이다. 젊은 사람들은 살러 왔다고 말하고 나이 드신 분들은 죽으러 왔다고 표현한다. 나이 드신 분들은 삶보다는 죽음이 가까이 있음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질문] 죽음이 두렵지 않은가?

]내게 삶에 대한 집착이 없다. 그러므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나는 삶과 죽음이 다르다고 느끼지 않는다.

        

질문] 당신은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

] 나는 홀란드에서 태어났다. 40살까지는 담배와 술에 쩔어서 살았다. 어느날 나는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유럽을 여행했다. 2년 정도 여행을 하고 나서 나는 인도로 왔다. 인도에서도 3년 정도 도보로 여행했다. 2 5천 키로미터 이상을 걸었다. 

 

질문]여행경비는 얼마나 들었는가?

]돈 없이 여행했다. 유럽에서 여행 할 때도 처음에는 돈을 가지고 시작했으나 나중에는 돈 없이 여행했다. 돈이 없으니 오히려 더 자유로웠다. 처음에는 자전거로 여행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전거는 때때로 자전거를 수리할 돈이 필요했다. 그래서 자전거를 내던지고 걸어서 다녔다.

 

질문] 돈 없이 여행이 가능한가? 대게 사람은 돈이 없으면 마음이 의기소침해지고 말할 수없이 고생스러워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 그렇다. 어떤 사람은 내가 돈이 없이 여행을 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 나에게 욕을 하고 돌을 던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돈이 없는 사람을 두려워 하더라.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나에게 먹을 것과 잠자리를 제공해 주었다. 그 들이 신발도 주고 옷도 주었다.

 

질문] 유럽사람들이 잘 도와 주는가? 아니면 인도사람들이 더 잘 도와 주는가?

   ] 둘 다 잘 도와 주었다. 많은 사람들은 착하다. 

 

질문]거의 3만 키로미터를 걸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가?

] noting, 생각이 일어날 때 마다 그것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일어나는 생각을 지우니 나중에는 내 머릿속에 아무것도 남지 않더라. 지금도 나는 과거를 생각하거나 미래를 생각하며 걱정꺼리를 만들지 않는다. 지금 이순간이 내 삶의 전부이다. 이 순간 뿐이다.

 

질문] 나도 그 말에 동의 한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살아지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많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 지금 이렇게 당신과 이야기하는 순간에도 나는 그 고민들이 느껴진다.

 ] 하하. 나에게도 그렇게 생각을 지워가는 것은 힘든 작업이었다. 그러나 걷는 행위가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무작정 걷다보면 그렇게 생각을 지우는 일이 어렵지 않다.

 

질문]빨래는 어떻게 했는가?

] 그것이 가장 어려운 문제였다. 특히 겨울에 빨래를 하지 못해서 나는 냄새나는 옷을 한동안 입어야 했다.

 

질문](한동안 말이 없었다)지금 이 순간 당신은 무엇을 생각하는가?

]당신의 행복을 바란다.

 

질문]고맙다. 그러나 당신의 바램대로 될런지는 모르겠다.

] 당신은 행복하게 될 것이다. 그때 나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질문] 아마도 당신 말이 맞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솔직히 나는 모른다.

당신은 항상 남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가?

] 나는 내 개인 적인 삶이 없다. 그 말은 나는 개인 적인 느낌이나 생각을 하지 않는 다는 말이다. 나는 오직 다른 사람의 행복을 바랄 뿐이다.

나는 개인이 아니다. 나는 다른 생명의 행복을 바라는 공적인 의무밖에는 없다.

 

스와딘이 그린 그림 

 

 

질문] 어떻게 당신은 그런 삶의 태도를 가지게 되었는가?

] 나는 나의 모든 것을 신께 바쳤다. 그 후로 나는 내 개인적인 삶은 없어졌다.

 

질문] 당신의 신은 어떤 이름을 갖고 있는가?

] 나의 신은 이름이 없다. 모양도 없다. emptiness 이며 truth이다.  

 

 

질문] 性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성행위는 순간적인 기쁨이다. 배고프면 밥을 먹듯이. 나에게는 그냥 운동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러한 순간적인 기쁨을 나는 더 이상 추구하지 않는다.

당신이 나를 만난 것에는 이유가 있다그대도 나처럼 그대의 인생이 바뀔 것이다. 처음에는 두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내 그대는 행복을 느낄 것이다.

 

질문]  나도 돈 없이 여행을 하게 된다는 말인가?

]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다른 방법도 있다. 그것은 그대가 알 것이다.

 

질문] 달라이 라마 존자님을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있는가?

 ]개인적으로 만나적은 없다. 그러나 그는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홀란드에서 인도에 도착했을 때 공항에서 나는 달라이 라마를 보았다. 그와 나의 눈이 마주쳤을 때 나는 그와 통해 있음을 느꼈다. 그의 눈빛을 보았을 때 나는 점점 늙은이로 변해갔다. 그런데 그는 점점 젊어져서 어린아이가 되었다. 실제로 그랬다는 것이 아니고 나의 느낌 안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 나는 그와 이전 세상에서부터 연결되어 있음을 느꼈다. 나는 그도 그런 느낌을 느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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