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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셔온 글

[스크랩] 내안의 생명평화를 위해...

 




지난 가을부터 시작된 생명평화의 발걸음?어느듯 2006년 여름을 넘기고 있네요.
올 상반기는 전라북도와 대전 지역을 걸었습니다.
경상도 문디가 전라도 깽깽이들만 가득한 곳에서 조금은 외롭기도 했지만,
전라도의 인심과 밥심을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입술에 먹을 복이 많은 사람만이 가지고 있다는 검은 점이 생길 정도로 거지의 분이 넘치는 좋은 음식을 많이 얻어 먹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도법스님의 생명평화 이야기 속에서 무엇인가 삶의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길을 걸었는데,
지금은 제 스스로 그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평화를 원한다면 내가 먼저 평화가 되자" 내안의 평화를 간절히 기원하며 걷는 길이었지만,
아직은 오롯한 그 평화를 찾지 못했습니다. 아마 올해 순례가 모두 끝나도 그 길은 찾지 못하겠지요.
다만 내안의 평화를 위해 나날이 참회하고 집중하고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어디에도 동요되지 않는 나의 평화를 찾게 되겠지요.


올 3월부터 7월까지 전라북도의 곳곳을 걸으며 내안의 나를 만나기도 하고,
고향을 잃고 힘겹게 삶을 살아가는 이땅의 민초들을 만나기도 하고,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내일을 열어가는 시민들을 만나면서,
결코 멈출 수 없는, 포기할 수 없는 삶의 작은 희망을 보았습니다.


3월, 아직은 숨을 쉬고 있는 새만금 105km 둑방길과 갯벌을 걸으며 인간의 어리석음으로
다시는 보지 못하게 될 새만금의 살아 숨쉬는 생명과 아름다움, 터전을 잃고 울부짖는 어민들을 가슴에 담으며
전라북도 순례길이 시작되었습니다.







전북의 첫 도시 부안을 걸으며 핵방폐장 문제며, 새만금 문제로 갈래갈래 찢겨진 부안의 민심과 다시금 공동체를 통하여 부안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을 보았고,





김제의 광할한 지평선 들녘과 벽골제를 걸으며 끝간데 없이 무너져 내리는 농촌의 현실과 농사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느꼈으며,




삭막하게만 느껴졌던 군산의 낮으막한 산들, 금강 하구둑을 걸으며 군산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사람들과의 따뜻한 만남의 시간도 가졌고,







원불교의 중심 익산에서 원불교를 자세히 아는 시간들과 왕궁과 미륵사지를 걸으며 미완으로 끝난 백제의 꿈이 이곳에서 다시 되살아 나기를 빌어보기도 하고,







전주를 둘러싸고 있는 완주에서는 많은 젊은 일꾼들을 만나고 율곡교회, 대원사에서 새로운 대안을 꿈꾸는 종교인들도 만났고,









섬진강 발원지가 있는 진안에서는 진안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으뜸마을 간사 등 진안의 아름다운 풍경과 더불어 아름다운 사람들이 기억에 남고,







무주의 아름다운 경관과 삶의 터전을 허물고 골프장을 만드려는 사람들과 열심히 싸우고 있는 톡톡 튀는 무주의 여러 님들과 함께한 시간들도 새롭고,







금강의 발원지 뜸봉샘이 있는 장수, 농업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장수, 귀농한 사람들이 가장 많다는 장수가 21세기의 대안도시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도 하고,







그저 임실치즈로만 기억되었던 임실의 느티마을에서 감자도 캐고, 박도 심으며 농활을 열심히 하고, 전북에서는 처음으로 폐광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좌우대립 희생자를 위한 위령제도 지내고,







고추장의 고장 순창에서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람들을 통해 금과면의 들소리, 구림면의 명산 회문산, 쌍치면의 민족사의 격전지와 전봉준 관련 유적들, 동계면의 계곡이 살아있는 섬진강 줄기 등 각 면마다 가진 특색을 재미나게 둘러 보았고,







정읍천과 황토현 전적지, 그리고 정읍을 사랑하고 고민하는 사람들과의 따뜻한 만남이 인상적이었던 정읍에서는 동학이 당대의 것으로 끝나고 박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위대한 사상과 정신이 끊임없이 가꾸어지고 현재의 정읍 사람들의 삶으로 계승 되어지기를 바래보고,







복분자와 명사십리 백사장길이 인상적인 고창은 가장 바쁜 복분자를 따는 철에 가는 바람에 많은 이들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미소사의 도의스님을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고,







전통과 문화의 고장 전주에서는 전주를 사랑하고 지키려는 많은 모임들이 하나의 구슬로 꿰어져 통합된 힘으로 나타나길 기원하며, 치명자산이 가진 가치를 세워서 자연과 인간, 기독교와 불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세상으로 가꾸어 지길, 갈등과 대립과 반목으로 풍부해지는 삶이 아닌 조화로 풍부해지고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함께 하는 공존과 협력의 삶으로 전주가 우뚝 서기를 바라는 시간들이었고,







역시 대도시는 다르다는 느낌을 준 대전은 체계적으로 순례를 기획하고 순례단을 맞이해 주었는데, 그 속에서 따뜻하게 흐르는 정을 느낄 수 있었으며 좌우대립희생자를 위한 위령제를 두 번 지내고, 종교인 모임을 통해 대전의 희망을 볼 수 있었는데, 긴 시간만큼이나 함께한 사람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순례였습니다.







4달의 긴시간을 통해 전라북도와 대전을 걸으며 5,000여명의 사람을 만나며 역시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삶의 무게에 짖눌려 좌절하는 것도 사람이요, 그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것도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람들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넘치는 길을 걸으며, 제 삶의 길을 다시 조율해 봅니다.


그 길에서 만났던 수많은 분들께 고개 숙여 고마움의 인사를 드리고,
그 힘으로 하반기 순례 역시도 잘 이어지기를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등불 여러분들의 발걸음이 내내 이어지는 순례길이 되기를 아울러 소원해 봅니다.
등불 여러분 사랑합니데이~ 건강하이소오~~~



새만금 순례를 마치고 해창갯벌에서 가슴으로 눈물을 흘리며 불렀던 도요새 노래로 글을 마칩니다.




바다를 가로막아 무엇에 쓰려나
옛날부터 바다가 그대로 논밭인데
갯벌은 모두 메워 무엇을 만드나
옛날부터 갯벌이 그대로 공장인데
도요도요 도요새 도와달라 외치네
천만금 주고도 바꿀 수 없는 바다여- 갯벌이여-
아아- 생명의 터전 우리가- 우리가- 지킨다


동진강 만경강은 흘러서 어디로
김제들판 적시며 그대로 젖줄인데
백설이 내려앉은 소금은 어디서
옥구염전 알알이 그대로 보석인데
도요도요 도요새 다시 볼 수 있을까
천만금 주고도 바꿀 수 없는 바다여- 갯벌이여-
아아- 생명의 터전 우리가- 우리가-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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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차맛어때
글쓴이 : 후박나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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