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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불교

머물지도 않고 애쓰지도 않고 건너셨네(S1:1)

 

 

상윳따 니까야 첫 번째 폭류경(S1:1)에는 수수께끼 같은 대화가 등장한다. 어느날 어떤 천신이 사위성을 찾아와 부처님께 묻는다. 이때 천신은 부처님을 마리사(mārisa)라고 부르는데 이 단어는 천신(天神)이 천신(天神)을 부르는 용어로 '괴로움이 없는 자'라는 뜻이다. 천신은 부처님이 어떻게 깨달았는지 비유를 사용하여 묻는다. 

 

 

"마리사여, 당신은 어떻게 거센 물결을 건너셨습니까?"

“kathaṁ nu tvaṁ, mārisa, oghamatarī”ti?

 

 

"벗이여, 나는 참으로 머무르지 않고 애쓰지도 않고 거센 물결을 건넜습니다.

“Appatiṭṭhaṁ khvāhaṁ, āvuso, anāyūhaṁ oghamatarin”ti.

 

 

" 마리사여 , 어떻게 그렇게 머무르지 않고 애쓰지도 않고 거센 물결을 건넜습니까?

“Yathākathaṁ pana tvaṁ, mārisa, appatiṭṭhaṁ anāyūhaṁ oghamatarī”ti?

 

 

벗이여, 내가 머무를 때에는 가라앉고, 내가 애쓸 때에는 휩쓸려 가게됩니다.

“Yadāsvāhaṁ, āvuso, santiṭṭhāmi tadāssu saṁsīdāmi; yadāsvāhaṁ, āvuso, āyūhāmi tadāssu nibbuyhāmi.

 

 

그래서 나는 이처럼 머무르지도 않고 애쓰지도 않으면서 거센 물결을 건넜던 것입니다"

”Evaṁ khvāhaṁ, āvuso, appatiṭṭhaṁ anāyūhaṁ oghamatarin”ti.

 

 

부처님은 홍수가 내려서 폭류(暴流)가 된 강을 어떻게 건넜느냐는 물음에 나는 홍수가 난 강에 머무르지도 않고 애쓰지도 않고 강을 건넜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머무를 때는 가라앉고 애쓸 때는 거센 물결에 휩쓸린다고 말한다. 천신은 부처님의 설법을 이해하고 "머물지도 않고 애쓰지도 않으면서 세상의 집착을 뛰어넘어 열반에 도달한 브라만을 참으로 오랜만에 나는 친견하네"라는 찬탄을 하고 사라진다. 천신은 이해하고 찬탄까지 했지만 부처님이 비유로 설명한 머물지도 않고 애쓰지도 않고 거센 물결을 건넜다는 이야기는 수수께끼 같다. 홍수가 일어나 거대한 흙탕물을 건널 때 머무르지도 않고 애쓰지도 않고 건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문장의 해답은 초전법륜경에서 찾을 수 있다. 부처님은 쾌락주의와 고행주의를 버리고 중도를 발견했고 그 중도는 팔정도라고 말한다. 부처님은 중도인 팔정도를 머무르지도 않고 애쓰지도 않고 강을 건너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욕망에 집착하는 것은 머무는 것이고 욕망을 거부하는 고행은 애쓰는 것이다. 쾌락에 머물지 말고 욕망에 대항하지도 말고 욕망을 바라보는 것이 중도다. 그러므로 중도를 적당한 길, 가운데 길, 중간의 길, 바른 길, 올바른 길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더욱 애매할 뿐이다. 중도는 오히려 새로운 길,  유일한 길, 3의 길, 순응하지도 반항하지도 않는 길, 머무르지도 않고 애쓰지도 않는 길, 해탈의 길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집착하고 반항하는 두 가지 반응은 수 천년을 살아온 인간의 본능이다. 이 본능을 벗어나 부처님은 단지 욕망을 바라보라고 가르친다. 이것은 이제까지 인간이 살아왔던 길과는 전혀 다른 길이다. 이 바른 마음챙김(정념)을 구태여 8가지로 표현한 것은 인간이 24시간을 살 때 보고 듣고 생각하고 먹고 싸고 농사짓고 사냥하고 사교생활을 하는 등 모든 인간의 행위에 적용하기 위한 것이다. 알아차림은 그 자체가 고통의 길을 가지 않게 하는 방어요, 예방이다. 욕망이 생겨나지 않게 하는 선제 공격이요, 싸우지 않는 싸움이요, 노력하지 않는 노력이요, 그 자체가 평화다. 그래서 옛 선배들은 관심일법(觀心一法) 총섭제행(總攝諸行)”, “다만 화두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병이다”,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친절이다라고 알아차림의 기능을 설명하였다. 공부가 되든 안 되든 삶이 의미가 있든 없든 유일하게 거센 파도를 건너는 길은 알아차림이다. 테라와다, 마하야나, 티벳불교, 선불교 등 어느불교도 이것이 핵심이다.  인간이 한 번도 가지 않았던 기적과 같은 길이다.

 

 

 

 


폭류를 건넘 경 Oghataraṇasutta(S1: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 싸밧띠의 제따바나에 있는 아나타삔디까 승원에 계셨다.

So I have heard.Evaṁ me sutaṁ

At one time the Buddha was staying near Sāvatthī in Jeta’s Grove, Anāthapiṇḍika’s Monastery.ekaṁ samayaṁ bhagavā sāvatthiyaṁ viharati jetavane anāthapiṇḍikassa ārāme.

 

그때 어떤 하늘사람이 깊은 밤중에 아름다운 빛으로 제따바나를 두루 밝히며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왔다. 가까이 다가와서 세존께 예배를 올리고 한쪽으로 물러섰다. 한쪽으로 물러서서 그 하늘사람은 세존께 이와 같이 여쭈어보았다.

Then, late at night, a glorious deity, lighting up the entire Jeta’s Grove, went up to the Buddha, bowed, stood to one side, and said to him, Atha kho aññatarā devatā abhikkantāya rattiyā abhikkantavaṇṇā kevalakappaṁ jetavanaṁ obhāsetvā yena bhagavā tenupasaṅkami; upasaṅkamitvā bhagavantaṁ abhivādetvā ekamantaṁ aṭṭhāsi. Ekamantaṁ ṭhitā kho  devatā bhagavantaṁ etadavoca:

 

 "마리사, 당신은 어떻게 거센 물결을 건너셨습니까?"

“kathaṁ nu tvaṁ, mārisa, oghamatarī”ti?

 

"벗이여, 나는 참으로 머무르지 않고 애쓰지도 않고 거센 물결을 건넜습니다. 

“Appatiṭṭhaṁ khvāhaṁ, āvuso, anāyūhaṁ oghamatarin”ti.

 

 

"마리사여, 어떻게 그렇게 머무르지 않고 애쓰지도 않고 거센 물결을 건넜습니까? 

“But in what way did you cross the flood neither standing nor swimming?” “Yathākathaṁ pana tvaṁ, mārisa, appatiṭṭhaṁ anāyūhaṁ oghamatarī”ti?

 

 

벗이여, 내가 머무를 때에는 가라앉고, 내가 애쓸 때에는 휩쓸려 가게된다. 

“Yadāsvāhaṁ, āvuso, santiṭṭhāmi tadāssu saṁsīdāmi; yadāsvāhaṁ, āvuso, āyūhāmi tadāssu nibbuyhāmi.

*santiṭṭhati pr. remains still; stands still; settles down [saṃ–√ṭhā–a–ti]

*saṃsīdati pr. sinks down; drowns [saṃ–√sad–a–ti]

*āyūhati pr (+instr). strives (with); strains (with); makes an effort (with); lit. carries here (with) [ā–√yūh–a–ti]

*nibbuyhati pr. is carried away; is swept away [nī–√vah–ya–ti]

 

 

그래서 나는 이처럼 머무르지 않고 애쓰지도 않으면서 거센 물결을 건넜던 것이다"

That’s how I crossed the flood neither standing nor swimming.

Evaṁ khvāhaṁ, āvuso, appatiṭṭhaṁ anāyūhaṁ oghamatarin”ti.

[하늘사람] "머물지도 않고 애쓰지도 않으면서 세상의 집착을 뛰어넘어 참 열반에 도달한 거룩한 님을 참으로 오랜만에 나는 친견하네"

“After a long time I see“Cirassaṁ vata passāmi,
a brahmin extinguished.brāhmaṇaṁ parinibbutaṁ;
Neither standing nor swimming,Appatiṭṭhaṁ anāyūhaṁ,
he’s crossed over clinging to the world.”tiṇṇaṁ loke visattikan”ti.

 


이와 같이 하늘사람이 말했다
. 스승께서는 가상히 여기셨다. 그 때 그 하늘사람은 '나의 스승이 가상히 여기신다'고 알고 세존께 예배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돌고 나서 바로 그곳에서 사라졌다.

This is what that deity said,Idamavoca  devatā.and the teacher approved.Samanuñño satthā ahosi.Atha kho  devatā:

Then that deity, knowing that the teacher approved, bowed and respectfully circled the Buddha, keeping him on his right, before vanishing right there.

“samanuñño me satthā”ti bhagavantaṁ abhivādetvā padakkhiṇaṁ katvā tatthevantaradhāyī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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