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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개혁

승려(僧侶)라는 이상한 단어

승려(僧侶)라는 이상한 단어

 

상가(Saṃgha)스님들(Bhikkhū)’이라고 번역하는 한글 삼귀의가 문제가 되고 있다. 상가(Saṃgha)를 잘못 이해해서 벌어진 참극이다. 삼귀의 한글화 문제점(https://whoami555.tistory.com/13742831)에 대해서 여러번 기고를 했는데 아직도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지 못하는 눈치다. 승가에 대한 잘못된 번역이 파생한 것이 승려(僧侶)라는 단어이다. 먼저 왜 상가(Saṃgha)가 승()이 되었는지 살펴보자.

 

상가(Saṃgha)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the name for the Community of Buddhist monks’ ‘As the third of the Three Gems or Jewels’이라고 나온다. 한문 번역보다 뒤에 번역된 사전에는 이렇게 승가에 대한 번역이 정확하다. 그런데 우리는 한문번역으로 승가를 공부해 왔다. 한문번역에서 승가(saṅgha)衆団僧伽僧団教団和合衆으로 번역되었다.

상가(Saṃgha)를 음사하여 승가(僧伽)라고 번역하였다가 가()자가 떨어져나가 승가()이 되었다. 그래서 경전에 따라 승가(僧伽)라고 나타나는 곳도 있고 승()이라고 나타나는 곳도 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상가(Saṃgha)라는 단어가 승()이 되면서 공동체(衆団,僧団)’의 뜻과 귀의처라는 뜻이 사라진 것이다.

 

빠알리어 중에서 상가(Saṃgha)처엄 단어가 음사되고 나중에 음이 탈락한 경우가 더러있다. 탑이라는 단어는 산스끄릿뜨는 수투빠(stūpa)였는데 열반경에서 투빠(thūpa)로 나타나고 아소까 석주에서는 투바(thuba)로 나타난다. 투빠(thūpa) 탑파(塔婆)로 음사되었다가 파()자가 떨어져 나가서 탑()이 되었다.그리고 나중에는 부처님이라는 뜻이 없음에도 부처님 사리를 모신 곳이라는 의미를 명확히 하기위하여 불탑(佛塔)이라고 사용하기도 한다.

 

이처럼 상가(Saṃgha)도 승가(僧伽)에서 승()이 되었다가 친구라는 려()자를 첨가하여 승려(僧侶)라는 단어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우선 사전에서 상가(Saṃgha)라는 단어를 번역하며 僧侶라고 번역한 사전이 없는 것을 보면 僧侶라는 단어는 뒤에 만들어진 것 같다. 僧侶라는 단어는 도를 닦는 친구라는 뜻의 도반(道伴)의 뜻이 있어 보이지만 승()을 승가(僧伽)라고 이해하면 상가(Saṃgha)의 친구(mitta)라는 뜻이 된다. ‘상가미따’, ‘상가미트라는 아소까왕의 딸에게 주어진 이름으로 상가를 잘 보호하는 친구, 상가를 잘 고양하는 친구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상가미따라는 뜻의 승려(僧侶)는 상가를 잘 보호하는 재가신자들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승려(僧侶)스님’ ‘비구를 대체하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으니 참으로 기이하다고 말할수 있다. 승려라는 단어가 널리 사용되게 된 것은 스님중에서 스님답지 못한 행위를 한 스님이 언론에 많이 노출되면서 저런 범죄자를 스님이라고 존칭해서 불러서야 되겠냐는 여론이 일어나면서 부터다. 어떤 사람은 스님을 라고 무르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이나 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기자들이 중성적인 용어를 찾다보니 승려(僧侶)라는 단어가 채택이 된 것이다. 단어 하나가 이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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