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잡비유경(舊雜譬喩經) 상권
舊雜譬喩經卷上
오(吳) 천축삼장(天竺三藏) 강승회(康僧會) 한역
吳天竺三藏康僧會譯
1
수없는 과거 세상에 어떤 상인이 있었는데 이름을 살박(薩薄)이라 하였다.
그는 마침 다른 나라로 가서 물건을 팔아 재물을 얻어 가지고 부처님의 제자 집 근처에 머물렀다.
그때 부처님의 제자 집에서는 큰 복을 짓기 위해 높은 자리를 만들고 여러 스님들이 설법하여 죄와 복을 강론하되 선과 악은 모두 몸과 말과 뜻의 행으로 말미암아 되는 것이라 하며, 또 4제(諦)와 덧없음과 괴로움과 공의 법을 설명하였다.
그때 멀리서 온 그 상인도 거기 가서 기거하며 설법을 듣고, 마음으로 이해하고 믿고 즐거워하여 곧 5계를 받고, 윗자리의 우바새에게 아뢰어 법으로써 권하는 말을 청하였다.
윗자리의 우바새는 말하였다.
“선남자여, 몸과 말과 뜻을 단속하여 열 가지 선을 갖추어야 한다. 한 계율에는 다섯 신(神)이 있으므로 5계에는 스물다섯 신이 있어서, 현세에서는 그를 호위하여 횡액(橫厄)이 없고 후세에서는 스스로 하염없는 큰 도를 이루게 할 것이다.”
昔無數世有一商人,號曰薩薄,時適他國賣齎貨,所止近住佛弟子家。佛弟子家時作大福,安施高座衆僧說法講論罪福,善惡由心身口所行,及四諦非常苦空之法。遠道賈人時來寄聽,心解信樂便受五戒,白優婆塞,上座以法勸樂之,言:“善男子!護身口心十善具者,戒有五神,五戒有二十五神,現世衛護,令無抂撗,後世自致無爲大道。”
상인은 이 법을 듣고 거듭 한량없이 기뻐하였다.
그는 본국으로 돌아갔다. 그 나라에는 불법이 전연 없었으므로, 곧 교화를 펴고자 하였으나 그것을 받아들일 이가 없을까 걱정하여, 먼저 받은 법으로써 부모ㆍ형제ㆍ처자와 안팎 사람들을 교화하여 그들은 모두 그를 받들었다.
그 상인 사는 데서 천 리가 떨어진 곳에 나라가 있었다. 백성들은 많아 풍성하고 즐거우며, 좋은 보물도 풍족하였다.
그 두 나라는 서로 막히어 백 년 동안 통하지 않았다. 왜 그런가 하면, 그 나라들 중간 길에 야차가 있어서 사람만 보면 잡아먹으므로 지금까지 사람이 수없이 죽었다. 그래서 두 나라 사이는 끊어져 왕래하는 사람이 없었다.
상인은 생각하였다.
‘나는 부처님 계율을 받는다. 경전의 말씀대로 한다면 스물다섯 신이 있다니 틀림없이 나를 도와줄 것이요, 또 들으니 저 귀신은 하나뿐이라 한다. 내가 가면 반드시 항복 받고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에게는 동료 상인 5백 인이 있었다. 그는 그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내게는 이상한 힘이 있어서 능히 저 귀신을 항복 받을 수 있습니다. 만일 당신들이 거기 가기만 한다면 가기도 전에 큰 이익이 있을 것입니다.”
다른 상인들은 서로 의논하였다.
“두 나라가 통하지 못한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만일 저기까지 가기만 한다면 소득이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모두 옳다 하고 길을 따라 나아갔다.
賈人聞法重喜無量,後還本國,國中都無佛法,便欲宣化恐無受者,以所受法教化父母兄弟妻子及諸中外,皆便奉法。去賈人土千里有國,民多豐樂,寶物饒好,二國否塞絕不復通百餘年中,所以故有閱叉居其道中,得人便噉前後無數,是故斷絕無往來者。賈人自念:‘吾奉佛戒,如經所道,及有二十五神,見助不疑,聽彼鬼唯一人耳,吾往伏之必獲也。’時有同賈五百餘人,便語衆人:“吾有異力能降伏鬼,汝等能行詣彼者,不及有大利。”衆人自共議:“二國不通從來大久,若得達者所得不訾。”便相可適,進道而去。
도중에 이르러 그 귀신이 사람을 잡아먹은 자리를 보니 사람의 해골과 머리털이 땅에 가득히 어지러이 흩어져 있었다.
살박은 생각하였다.
‘귀신이 지금까지 사람을 잡아먹은 것을 지금 실지로 보겠구나. 내가 죽음으로써 이 사람들의 두려움을 면하게 하여야 하겠다.’
그리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당신들은 여기 계십시오. 나는 혼자 가겠소. 만일 내가 귀신에게 이기면 돌아와서 서로 만나겠지마는, 오지 않거든 해를 당한 줄로 아시오. 모두 물러나고 더 나아가지 마시오.”
그리하여 그는 혼자서 앞으로 몇 리를 나아가다가 귀신이 오는 것을 보고, 바른 마음으로 부처님을 생각하면서 뜻을 정하고 두려워하지 않았다.
來至中路見鬼食處,人骸骨髮狼籍滿地,薩薄自念:‘鬼神前後所可食人今證驗現,我死職當,恐此衆人。’便語衆輩:“汝等住此吾欲獨進,得勝鬼者當還相迎,不得來者知爲遇害,便各還退,勿復進也。”於是獨前,方行數里,逢見鬼來,正心念佛志定不懼。
귀신은 와서 물었다.
“너는 어떤 사람인가?”
살박은 대답하였다.
“나는 이 길을 지나가는 길잡이다.”
귀신은 너털웃음을 웃으면서 말했다.
“너는 내 이름을 듣고도 이 길을 지나가려 하는가?”
“네가 여기 있는 줄을 알기 때문에 너와 싸우려고 온 것이다. 만일 네가 이기면 나를 잡아먹을 것이요, 내가 이기면 이 길로 모든 사람을 통과시켜 천하를 이익하게 할 것이다.”
“그러면 누가 먼저 손을 쓰겠는가?”
“내가 와서 청한 것이니 먼저 손을 써야 하리라.”
귀신은 좋다고 허락하였다.
살박이 먼저 오른손으로 그 배를 찔렀다. 손은 귀신의 배에 들어가 끄덕도 않고 빠지지 않았다.
왼손으로 다시 쳤다. 왼손도 들어갔다. 이리하여 두 다리와 머리가 모두 귀신 뱃속에 들어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러자 야차는 게송으로 물었다.。
鬼到問曰:“卿是何人?”答曰:“吾是通道導師也。”鬼大笑曰:“汝聞我名不?而欲通道。”薩薄曰:“知汝在此故來相求,當與卿鬪,若卿勝者便可食我,若我得勝,通萬姓道,益天下利矣。”鬼言:“誰應先下手乎?”賈人言:“吾來相求,故應先下。”鬼聽可之。以右手扠之,手入鬼腹,堅不可出,左手復打,亦入如是。兩腳及頭都入鬼中,不能復動。於是閱叉卽以頌而問曰:
두 손과 두 발과 또 머리와
그 다섯 가지로 나를 묶어놓지만
그저 앞으로 와서 죽음으로 나아가라.
날뛴들 무슨 소용 있으리.
手足及與頭,
五事雖絆羈,
但當前就死,
跳踉復何爲?
(살박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두 손과 두 발과 또 머리와
이 다섯 가지가 묶였더라도
금강처럼 마음을 굳세게 가졌거니
끝끝내 너에게 찢어지지 않으리.
手足及與頭,
五事雖被繫,
執心如金剛,
終不爲汝擘。
(야차가 게송으로 말했다.)
나는 귀신 중의 왕
귀신이 되어 힘이 세기 때문에
지금까지 너희들을 잡아먹은 것이다.
그 수는 이루 다 셀 수 없나니
지금 너는 죽음이 가까이 있다.
무엇하러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가?
吾爲神中王,
作鬼多力旅,
前後噉汝輩,
不可復稱數。
今汝死在近,
何爲復讇語。
(살박이 게송으로 말했다.)
이 몸은 원래 덧없는 것이어니
나는 일찍 버리려 했다.
악마여, 너는 마침 나의 원을 풀었구나.
나는 곧 이 몸으로 보시하리라.
이것을 인연으로 바른 깨달음 얻어
반드시 위없는 지혜를 이루리라.
是身爲無常,
吾早欲棄離,
魔今適我願,
便持相布施,
緣是得正覺,
當成無上智。
(야차가 게송으로 말했다.)
그 뜻이 묘한 마하살이여,
삼계 중에서 희유하구나.
끝내는 사람 건지는 스승이 되어
오래지 않아 온갖 덕을 갖추리니
원컨대 이 몸으로 스스로 귀의하여
머리 조아려 발 아래 예배하게 하소서.
志妙摩訶薩,
三界中希有。
畢爲度人師,
得備將不久,
願以身自歸,
頭面禮稽首。
이에 야차는 살박 앞으로 나아가 5계를 받고, 중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 곧 예배하고 물러가 깊은 산으로 들어갔다.
살박은 여러 상인들을 불러 저쪽 나라로 갔다.
이에 두 나라는 모두 5계와 십선이 귀신을 항복 받고 길을 틔운 줄 알고는 비로소 부처님 법이 한량없이 참된 것임을 알았다. 그리하여 모두 계율을 받들고 거룩한 세 분을 공경하여 나라가 태평하게 되고 죽어서는 하늘에 올라가 도를 얻었으니, 그것은 곧 5계를 받드는 현자(賢者)의 바른 믿음의 은혜로운 힘이었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그 살박이 바로 내 몸이니, 보살이 행하는 계율바라밀은 구제하는 힘이 이와 같으니라.”
於是閱叉前受五戒慈心衆生,卽爲作禮退入深山。薩薄還呼衆人,前進彼土,於是二國竝知,五戒十善降鬼通道,乃識佛法至眞無量,皆共奉戒延敬三尊國致太平。後昇天得道,乃五戒賢者直信之恩力也。佛告諸比丘:“時薩薄者我身是。菩薩行尸波羅蜜,所度如是。”
2
과거 수없는 겁 전에 어떤 공작왕(孔雀王)이 있었다.
그는 5백의 부인 공작을 데리고 서로 어울려 여러 산을 돌아다니다가, 빛깔이 아주 좋은 파랑새를 보고는 5백의 부인을 버리고 그 새를 쫓아갔다. 파랑새는 단 이슬과 맛있는 과실만 먹었다.
그때 그 국왕의 부인이 병이 들었는데 꿈에 공작왕을 보고 깨어나서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은 중한 상금으로 그것을 구하십시오.”
왕은 활꾼에게 명령하였다.
“누구나 공작왕을 잡아오는 자가 있으면 금 1백 근을 주고 처녀를 주어 아내로 삼게 하리라.”
활꾼들은 여러 산에 흩어져 있다가 어떤 공작이 파랑새를 쫓아다니는 것을 보고, 곧 곳곳마다 여러 나무에 꿀반죽을 발라 두었다. 공작은 날마다 파랑새를 위해 그 꿀반죽을 가져다 먹이는데 그것이 습관이 되었다.
그래서 사냥꾼은 제 몸에 꿀반죽을 바르고 있었다. 공작이 꿀반죽을 취하러 왔을 때 사냥꾼은 그것을 잡았다. 그는 사냥꾼에게 말하였다.
“내가 온 산의 금을 줄 것이니 나를 놓아 주십시오.”
그 사냥꾼은 말하였다.
“왕이 내게 금과 아내를 주신다 하였으니 그것만으로 넉넉하다.”
過去無數劫,爾時有孔雀王,從五百婦孔雀,相隨經歷諸山,見靑雀色大好,便捨五百婦追靑雀,靑雀但食甘露好果。時國王夫人有疾,夜夢見孔雀王,寤則白王:“王當重募求之。”王命射師:“有能得孔雀王來者,賜金百斤;婦以女女之。”諸射師分布諸山,見孔雀從一靑雀,便以蜜麨處處塗樹。孔雀日日爲靑雀取食,如是玩習,人便以蜜麨塗己身,孔雀便取蜜麨,人則得之。語人言:“我以一山金相與,可捨我。”人言:“王與我金幷婦,足可自畢已。”
그리하여 바로 가지고 가서 왕에게 바치자, 공작은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은 부인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나를 잡아왔습니다. 원컨대 물을 가져다 주십시오. 주문을 외우고 그 물을 부인에게 주어 마시게 하고 목욕시키면 병이 나을 것입니다. 만일 낫지 않으면 그때 가서 죽여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왕은 곧 물을 주어 축원하게 한 뒤에, 그 물을 부인에게 주어 먹게 하자 병은 이내 나았다. 그리고 궁중 안팎의 온갖 병자도 모두 그 물을 마시고 다 나았다. 그리하여 여러 나라의 왕과 백성들로 그 물을 가지러 오는 이가 무수히 많았다.
공작은 왕에게 아뢰었다.
“차라리 끈으로 내 발을 나무에 매어 주십시오. 저 호수 위를 자유로이 왕래하면서 축원하여 모든 사람들이 마음대로 와서 물을 가져가도록 하겠습니다.”
왕은 좋다고 말하고 곧 나무에 매어 호수에 넣고 자유로이 축원하게 하였다. 그 물을 마시는 귀머거리와 장님은 곧 듣고 보며, 절름발이와 곱사등이는 모두 다리와 등을 펴게 되었다.
공작은 왕에게 아뢰었다.
“온 나라의 온갖 나쁜 병이 모두 낫게 되므로 백성들은 하늘신[天神]이나 다름없이 나를 공양합니다. 그러므로 나는 이 곳을 떠날 마음이 없습니다. 대왕은 내 발을 풀어 주십시오. 나는 자유로이 왕래하면서 호수에 들어갔다가 날이 저물면 이 들보 위에 와서 자겠습니다.”
왕은 곧 풀어 주게 하였다.
이렇게 몇 달을 지내다가 공작은 들보 위에서 크게 웃었다.
便持白王。孔雀白大王:“王重愛夫人故相取,願乞水來呪之,與夫人飮澡浴,若不差者,相殺不晩。”王則與水令呪,授與夫人飮,病則除。宮中內外諸有百病,皆因此水悉得除愈,國王人民來取水者無央數。孔雀白大王:“寧可木繫我足,自在往來湖水中方呪,令民遠近自恣取水。”王言大佳。則引木入湖水中,自極制方呪之,人民飮水,聾盲視聽跛傴皆伸。孔雀白大王:“國中諸惡病悉得除愈,人民供養我如天神無異,終無去心。大王可解我足,使得飛往來入,入湖水中,暝止此梁上宿。”王則令解之,如是數月於梁上大笑。
왕은 물었다.
“너는 왜 그렇게 웃느냐?”
공작은 대답하였다.
“나는 천하의 세 가지 어리석음을 비웃었습니다. 첫째는 내가 어리석고, 둘째는 그 사냥꾼이 어리석으며, 셋째는 왕이 어리석습니다.
내가 5백의 아내와 놀기를 버리고 탐욕 때문에 파랑새를 따라갔다가 사냥꾼에게 잡혔으니, 이것이 나의 어리석음입니다.
다음에는 내가 온 산의 금을 주려 하여도 그 사냥꾼은 받지 않고 ‘왕이 내게 아내와 금을 줄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이것은 사냥꾼의 어리석음입니다.
다음에는 왕이 신기로운 의왕(醫王)을 얻어 부인과 태자와 온 나라의 병자들이 모두 나아 단정하게 되었습니다. 왕은 그런 신기로운 의왕을 얻고도 굳이 잡지 않고 도리어 놓아 주었으니, 이것은 왕의 어리석음입니다.”
공작은 이렇게 말하고 날아가 버렸다.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그 공작왕은 바로 내 몸이요, 국왕은 너의 몸이며, 국왕 부인은 지금의 조달(調達)의 아내요, 그 때의 사냥꾼은 바로 저 조달이니라.”
王問曰:“汝何等笑?”答曰:“我笑天下有三癡:一曰我癡,二曰獵師癡,三曰王癡。我與五百婦相隨,捨追靑雀,貪欲之意爲射獵者所得,是爲我癡。射獵人我與一山金不取,言王當與己婦幷金,是射獵者癡。王得神醫王,夫人太子國中人民諸有病者,悉得除愈皆更端正,王旣得神醫,而不牢持反縱放之,是爲王癡。”孔雀便飛去。佛告舍利弗:“時孔雀王者我身是也,時國王汝身是,時夫人者今調達婦是,時獵師者,調達是也。”
3
옛날 어떤 국왕이 넓은 못에서 사냥하다가 매우 굶주리고 극히 피로하였다. 멀리 바라보니 수목이 우거진 속에 어떤 집이 있어서 곧 가 보았더니, 그 집에 한 여자가 있었다. 왕은 음식과 과실 따위를 청하여 모두 얻고는, 그 여자와 만나보기를 청하였다. 그 시자(侍者)는 말하였다.
“옷이 없어 맨 몸으로 있습니다.”
왕이 옷을 벗어 주었더니 저절로 불이 나서 옷을 태웠다. 이렇게 세 번이나 되풀이하다가 왕은 놀라 물었다.
“왜 그렇게 되는가?”
여자는 대답하였다.
“전생에 왕의 아내가 되었었는데, 왕이 사문과 범지에게 밥을 주고 또 옷을 바치려 하기에 나는 ‘밥만 주면 되었지 옷까지 줄 필요는 없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이런 죄를 받습니다. 만일 왕께서 나를 생각하신다면 옷을 지어 온 나라의 사문 도사에게 주시고 또 불경을 아시거든 여자를 축원해 주시면 이런 고통을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왕은 그 말을 듣고 궁중으로 돌아가 옷을 지어 사문 도인을 찾았으나 마침내 찾지 못하였다.
그때 그 나라에는 불경을 아는 이가 없었다. 그래서 왕은 ‘사공[舍度父]에게 물으면 알 것이다’ 생각하고 물었다. 사공이 말하였다.
“예전에 어떤 사람을 건네 주었는데, 그가 돈이 없어 오계(五戒)의 경(經) 한 권을 주기에 그것을 읽었을 뿐입니다.”
왕은 말하였다.
“너는 불경을 아는 것이다.”
그리하여 곧 사공에게 옷을 주어 축원하게 하고 또 그 여자로 하여금 한량없는 복을 얻어 그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였다.
여자는 새 옷을 입고도 여전히 귀신 세계에 있었으나 목숨을 마치면 제1의 천상에 날 것이다.
昔有國王,行射獵於曠澤中,大飢渴疲極,遙望鬱然有屋樹木,卽往趣之。中有一女人,王從求飮食果實之輩,所求悉得。王請女人與相見,侍人白言:“裸形無衣。”王卽解衣與之,有自然火燒衣,如是至三。王驚問女:“何因如此?”女人答言:“前世爲王妻,王飯沙門梵志,又欲上衣,我時言:‘但設飯則可,不須與衣。’故受此罪。若王相念,作衣與國中沙門道士,若曉佛經者,呪願女人得脫此勤苦。”王受其言,還國作衣,求沙門道人了不得。時國無曉佛經者,王憶念,問舍度父當知之。度父言:“乃昔有人度無錢,以五戒經一卷,相與讀之耳。”王言:“汝知佛經則以衣與。”度父使呪願:“令裸形女人得福無量解脫勤苦。”女人則時有新衣著身,故在鬼道中命盡,當生第一天上也。
4
옛날 바닷가에 어떤 국왕이 사냥을 나갔다가 한 사문을 만났다. 왕은 그를 붙들고, 밤에 경을 외우고 범패(梵唄)를 부르게 하고는 말하였다.
“노래를 매우 잘 부르는구나. 손님이 있거든 언제나 노래하라.”
그때 다른 나라의 장사하는 어떤 우바색가(優婆塞賈)가 그 나라로 갔다.왕은 그 사문을 시켜, 나와서 노래하기를 청하였다. 우바색가는 그 깊은 경전의 설법을 듣고 마음으로 기뻐하여 뛰면서 돌아갔다.
그 나라의 어떤 사람은 가서 천만 냥으로 그 사문을 사려 하였다. 그러나 3천만 냥이 되어서야 왕은 그에게 사문을 넘겨 주었다. 그 장사꾼은 사문에게 예배하고 말하였다.
“나는 3천만 냥으로 당신을 샀습니다.”
사문은 곧 손가락을 튀기고 공중에 솟아 올라 말하였다.
“그대가 스스로 돈을 내었지마는 나를 사지는 못할 것이다. 왜냐 하면, 옛날 왕이 파장수였을 때 그대가 왕에게 와서 파를 사면서 석 냥이 모자라기에 내가 곧 그대에게 돈 석 냥을 빌려 주었는데, 그대는 그것을 갚지 않았다. 지금은 그 이자가 붙어 3천만 냥이 되었다. 그대는 본전 석 냥을 돌려 줘라.”
장사꾼은 그것을 알고 허물을 뉘우치고는, 5계를 받고 우바새가 되었다.
스승님은 말씀하셨다.
“많거나 적거나 빚은 지지도 말고 또 남에게 빌려주지도 말아야 하느니라.”
昔海邊有國王行射獵,得一沙門,持作使沙門夜誦經作梵聲,王言:“此伎大工歌,有客輒伎歌。”時有異國優婆塞賈,往到其國,王請之,出沙門令歌。優婆塞聞說深經,內心踊躍卽去,國人以千萬往贖,至三千萬王乃與之,賈人作禮曰:“我以三千萬相贖在所到。”道人卽彈指,踊在空中,曰:“卿自贖,不贖我也。所以者何?往昔王爲賣蔥人,汝來於王買蔥不畢三錢,我時任卿,卿遂不還三錢。今此生子息,乃至三千萬,汝當還本三錢也。”主則意解悔過,受五戒爲優婆塞。師曰:“債無多少不可負,亦不任人也。”
5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에 어떤 어린아이는 그 형수와 한 집에서 살았다.
아이는 날마다 부처님께 나아가 경전과 계율을 배웠는데, 형수가 아무리 말려도 아이는 듣지 않았다.
그래서 그 뒤에 형수는 아이를 잡아묶고 매로 때리면서 말하였다.
“부처님과 비구들이 너를 구원할 것이다.”
아이는 두려워 울면서 거룩한 삼보에 귀의하여 곧 수다원의 도를 얻었다. 그리고 부처님의 위신의 힘을 입어, 그는 결박한 나무와 함께 날아가면서 자유자재로 벽을 드나들고 땅을 드나들었다.
형수는 그것을 보고 두려워하여 머리를 조아리면서 허물을 뉘우쳤다.
아이는 형수를 위하여 선과 악의 행을 설명하고, 부처님께 함께 나아가 계율을 받았다.
부처님께서 그들을 위해 전생의 내력을 이야기하셨다. 그 형수는 기뻐하여 마음이 열리고 때가 없어져 수다원의 도를 얻었다.
佛在世,有小兒與兄嫂共居,兒日日至佛所受經戒,兄嫂諫不止。後取兒牽抱之,以杖捶之言:“佛比丘僧當救汝。”兒啼呼恐怖,自歸三尊,則得須陁洹道,乘佛威神,便與木抱縛相隨俱飛去,出壁入壁出地入地自在所爲。兄嫂見之,惶怖叩頭悔過,兒便爲兄嫂說善惡之行,俱到佛所受戒。佛則爲現宿命本末,兄嫂歡喜,心開垢除,得須陁洹道。
6
옛날 어떤 아라한이 사미를 데리고 산길을 걸어가는데, 사미는 날마다 도인의 집에 가서 밥을 얻어 왔다.
언덕을 지날 때에는 그 길이 위험하여 사미는 땅에 쓰러지면서 밥을 진흙에 엎질렀다.
사미는 더러워지지 않은 밥은 스승의 발우에 담고, 더러워진 밥은 물에 씻어서 자기가 먹었다. 이렇게 하는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스승은 물었다.
“왜 너는 버려야 할 밥을 씻어서 먹느냐?”
사미는 대답하였다.
“걸식하러 갈 때에는 날이 맑았는데 돌아올 때에는 비가 왔습니다. 그래서 언덕 길에서 미끄러져 밥을 엎질렀습니다.”
스승은 잠자코 선정에 들어 그것은 용이 사미를 괴롭힌 것인 줄을 알고, 곧 일어나 언덕 위에 가서 지팡이로 언덕 밑을 두드리며 휘저었다.
昔有羅漢,與沙彌於山中行道,沙彌日日至道人家取飯。道經歷堤基上行,崎嶇危嶮常躄地覆飯污泥土,沙彌取不污飯著師鉢中,取污飯澡洗食之,如是非一日。師曰:“何因澡棄飯味?”答曰:“行乞去時晴還雨,於堤基#躄地覆飯。”師默然禪思之。知是龍嬈沙彌,便起到堤上,持杖叩擻之。
용은 늙은 첨지로 변하여 와서 머리를 땅에 대었다. 사문은 물었다.
“너는 무슨 이유로 우리 사미를 못살게 구느냐?”
용은 대답하였다.
“감히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그 얼굴을 사랑할 뿐입니다.”
용은 이어 말하였다.
“무엇하러 날마다 그렇게 다닙니까?”
“밥을 빌러 다니는 것이다.”
“원컨대, 오늘부터 내 목숨이 끝날 때까지 날마다 제 방에서 공양하십시오.”
사문은 잠자코 그 청을 받아 주었다. 그리고 돌아와서 그 사미에게 말하였다.
“너는 가서 밥을 빌어 거기서 먹고 다시는 밥을 가지고 오지 말라.”
사미는 날마다 나가 밥을 빌어 거기서 먹었다.
그 뒤에 사미는 그 스승의 발우 안에서 두세 개의 밥알을 보았는데, 향기롭고 맛있기가 세상의 밥이 아니었다.
사미는 스승에게 물었다.
“천상에서 공양하십니까?”
스승은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사미는 그 스승이 어디서 공양하는가를 엿보아 알고 곧 스승의 평상 밑에 들어가 평상 다리를 잡고 있었다. 스승은 선정에 들어 평상에 앉은 채로 용왕의 일곱 가지 보배로 된 궁전으로 날아갔다. 용왕과 부인과 여러 미녀들은 모두 나와 사문에게 예배하고 또 사미에게도 예배하였다.
龍化作老翁來,頭面著地。沙門言:“汝何因嬈我沙彌乎?”答曰:“不敢嬈,實愛其容貌耳。”龍言:“何以日見其行?”師曰:“行乞飯。”龍言:“從今日爲始,願日日於我室食,畢我壽命。”沙門默然受請。還語沙彌:“汝往乞止彼食,勿復持飯來。”沙彌日日於彼食,後見師鉢中有兩三粒飯,香美非世間飯,問和上曰:“於天上飯乎?”師默不應。沙彌便伺師知於何許飯,便入牀下持牀足,和上坐禪定意,牀相隨俱飛到龍七寶殿上,龍及婦諸婇女,俱爲沙門作禮,復爲沙彌作禮。
스승은 비로소 깨닫고 사미를 불러내어 말하였다.
“너는 마음을 바로 하여 흔들리지 말라. 무엇 때문에 이 떳떳하지 않은 모양을 보고 마음을 더럽히겠느냐?”
공양을 마치고 돌아와 다시 사미에게 말하였다.
“그에게 비록 일곱 가지 보배로 된 궁전과 부인과 종들이 있지마는 아직 축생일 뿐이다. 그리고 너는 사미로서 아직 도는 얻지 못하였으나, 반드시 도리천에 나서 그보다 백 배나 훌륭하게 될 것이다. 부디 네 뜻을 더럽히지 말라.”
그리고 또 사미에게 말하였다.
“첫째 그것은 맛있는 음식이지마는 용이 입에 넣으면 그것은 곧 두꺼비로 변하므로 구역질이 나서 토하여도 도로 들어간다. 그래서 밥을 물리치고 다시 먹지 못한다.
둘째는, 그 여자들이 아름답지마는 부부의 예를 행하려 하면, 두 마리 뱀으로 변하여 서로 교접하게 된다.
셋째는, 그 용의 등에 거꾸로 된 비늘이 있는데 그 속에 모래가 생겨 그 고통은 가슴에까지 온다. 용에게는 이런 세 가지 고통이 있다. 너는 왜 욕심을 내느냐?”
그러나 사미는 듣지 않고 밤낮으로 그것을 생각하면서 먹지 않다가 병을 얻어 죽었다. 그래서 그 혼은 용의 아들로 태어나 위신이 아주 사나웠고, 그 아비는 목숨을 마치고 축생을 벗어나 사람으로 태어났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도를 얻지 못한 사람에게는 도와 국왕의 내밀한 것을 보이지 않아야 하느니라.”
師乃覺呼出:“正汝心勿動,此非常之像,何因污意?”飯已卽將還,語之:“彼雖有殿舍七寶婦人婇女,故爲畜生耳。汝爲沙彌,雖未得道,必生忉利天上,勝彼百倍,勿以污意。”語沙彌言:“此百味飯入口卽化成蝦蟆,意惡吐唾,逆反已乃卻,飯不復入。二曰婦女端正無比,欲爲夫婦禮,化成兩蛇相交,三曰龍背有逆鱗,沙石生其中,痛乃達心胸。龍有此三苦,汝何因欲之?”沙彌不應,遂晝夜思想,於彼不食,得病而死。魂神卽生爲龍作子,威神致猛,其父命盡得脫生人中,師曰:“人未得道,不可令見道及國王內也。”
7
옛날 어떤 국왕의 부인이 딸을 낳으니 부모는 그녀를 월녀(月女)라고 이름하였다. 월녀는 아름답기 견줄 데가 없었다.
왕은 딸에게 옷과 보물을 주었는데 딸은 매번 자연(自然)한 것이라고 말하였다.
딸의 나이 열여섯이 되자 아버지는 꾸짖으면서 말하였다.
“이것은 바로 내가 너에게 준 것인데 너는 왜 저절로 그런 것이라 하느냐?”
그 뒤에 어떤 거지가 와서 구걸할 때에 그 아버지는 딸에게 말하였다.
“이 거지는 너의 남편이다.”
“좋습니다.”
월녀는 곧 승낙하고 자연히 곧 거지를 따라갔다. 거지는 두려워하여 감히 가지려 하지 않았다. 월녀는 말하였다.
“당신은 늘 걸식하지마는 배부른 적이 없었습니다. 왕이 당신에게 아내를 주었는데 당신은 왜 사양하십니까?”
그래서 둘이 함께 성을 나가, 낮에는 숨고 밤이면 걸어 큰 나라로 갔다.
그때 그 나라의 왕이 죽었으나 태자가 없었다. 그들 부부는 성 밖에 앉아 있었다. 성을 드나드는 사람이나 길 가는 사람들은 그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어떤 사람인가, 성명은 무엇이며 어느 나라에서 왔는가?”
그들은 ‘저절로 그런 것’이라고 대답하였다. 이렇게 십여 일을 지냈다.
그때 대신들은 범지 여덟 사람을 시켜 성문 밖에서 길 가는 사람이나 드나드는 사람의 상을 차례로 보게 하였는데, 오직 이들 부부의 상이 적당하였다.
그래서 온 나라 신하들은 그들을 맞이하여 왕을 삼았다. 그 왕의 부부는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려 백성들은 편안하고 여러 작은 왕들이 모두 와서 조회(朝會)하였다.
昔有國王夫人生一女,父母名爲月女,端正無比,王與衣被珍寶,輒言自然也。至年十六,王恚言:“此是我與,汝何言自然?”後有乞兒來丐,王言:“此實汝夫。”月女言諾。自然便追去。乞人惶怖不敢取,女言:“汝乞食常不飽,王與汝婦何爲讓?”便俱出城,晝藏夜進,行到大國。國王時崩無太子,夫婦於城外坐,出入行人問曰:“何等人汝何姓名?何國來?”答曰:“自然。”如是十餘日。時大臣使梵志八人,於都城門行人出入以次相之,唯有此夫婦應相耳。是時擧國群臣,共奉迎之爲王。王夫婦以正法治國,人民安寧,諸小王來朝。
월녀의 부왕도 그 속에서 음식을 먹고 떠나려 하였다. 월녀는 특히 그 아버지를 만류해 두고, 일곱 가지 보배로 고기 기관(機關)을 만들었다. 고기 한 마리를 당기면 고기 1백 20마리가 나타나고 고기 한 마리를 밀면 문이 곧 열렸다. 월녀는 내려와 아버지에게 예배하고 아뢰었다.
“이제 이미 자연을 얻었습니다.”
아버지는 말하였다.
“부인은 자연을 따랐으나 신(臣)은 따르지 못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월녀는 전생에 그 거지와 부부가 되어 농사를 지을 때 남편은 아내를 시켜 밥을 가져오게 하였다. 남편은 멀리서, 그 부인이 어떤 사문을 언덕에서 만나 물가에서 쉬는데, 사문이 부인에게 밥을 청하자 부인은 곧 밥을 나누어 그 도인에게 주고 도인은 그것을 먹는 것을 보았다.
남편은 멀리서 그 두 사람을 보고 나쁜 일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나 지팡이를 들고 가보았다. 도인은 날아가고, 아내는 말하였다.
‘성내지 마십시오. 당신 몫을 마음대로 처분하였습니다.’
남편은 ‘둘로 나누어 나와 같이 먹자’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남편은 나쁜 뜻을 가졌기 때문에 가난한 집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뒤에 도인을 만나 기뻐하면서 스스로 꾸짖고 뉘우쳤기 때문에 다같이 저렇게 복을 받는 것이다.”
月女父王在中飮食已去,月女特留父王,月女以七寶作魚機關,帳牽一魚百二十魚現,推一魚戶則開,下爲父作禮,白父:“今已得自然。”曰:“夫人行然,臣不及矣。”師曰:“月女與乞兒宿命,夫婦俱田作,令婦取餉,夫遙見婦與沙門相逢,於岸水邊止,從乞婦食,則分飯上道人,道人止飯。夫遙見兩人,不謂有惡,持杖往見,道人飛去。婦言:‘卿分自在勿恚。’夫言:‘兩分者我與共食也。’”師曰:“夫有惡意,故墮貧家作子,後見道人歡喜自悔責故,同受此福耳。”
8
옛날 부처님께서 제자들을 데리고 길을 가시다가, 술에 취한 사람 셋을 만나셨다.
한 사람은 풀 속으로 도망쳐 들어가고 한 사람은 바로 앉아 제 따귀를 때리면서 ‘죄송스럽게 계율을 범했습니다’라고 말했으며, 또 한 사람은 일어나 춤을 추면서 ‘내가 부처님 술을 먹지 않았는데 무엇을 두려워 하랴’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풀 속으로 도망친 사람은 미륵이 부처가 될 때에 아라한이 되어 해탈할 것이요, 바로 앉아 제 따귀를 친 사람은 천 부처를 지나 최후의 부처가 나왔을 때에 아라한이 되어 해탈할 것이며, 일어나 춤을 춘 사람은 끝내 제도되지 못할 것이다.”
昔佛從衆比丘行,逢三醉人,一人走入草中逃;一人正坐博頰言,無狀犯戒;一人起儛曰:“我亦不飮佛酒漿,亦何畏乎?”佛謂阿難:“草中逃人,彌勒作佛時當得應眞度脫,正坐博頰人,過千佛當於最後佛,得應眞度脫,起儛人,未央得度也。”
9
옛날 어떤 사문이 밤낮으로 경전을 외웠다. 개 한 마리가 그 평상 밑에서 일심으로 경전 외우는 소리를 들으면서 밥 먹을 줄도 몰랐다.
이렇게 여러 해를 지내다가 목숨을 마치고 사람으로 태어나 사위국의 어떤 여자가 되었다. 자란 뒤에는 사문의 걸식하는 것을 보고, 밥을 가지고 달려가 주고는 기뻐하였다.
이렇게 하다가 사문을 따라가 비구니가 되어 정진하여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
昔有沙門,晝夜誦經,有狗伏牀下,一心聽經不復念食,如是積年,命盡得人形,生舍衛國中作女人。長大見沙門分越,便走自持飯與歡喜。如是後便追沙門去,作比丘尼,精進得應眞道也。
10
옛날 유위불(維衛佛)이 세상에 계실 때, 그 나라의 큰성바지들은 제각기 한 번씩 부처님과 스님들을 공양하였다. 그때 어떤 큰성바지는 가난하여 부처님께 공양할 것이 없어 아뢰었다.
“스님들 중에 약을 쓰실 분이 있으면 제가 다 대겠습니다.”
그때 어떤 비구가 병이 있었다. 그는 달콤한 과실 하나를 주었다. 비구는 그것을 먹고 병이 나아 편안하게 되었다.
그 큰성바지는 목숨을 마치고 천상에 나서, 다른 여러 하늘보다 훌륭한 다섯 가지 일이 있었다.
첫째는 병이 없고, 둘째는 얼굴이 단정하며, 셋째는 수명이 길고, 넷째는 재물이 많으며, 다섯째는 지혜가 많았다.
이렇게 91겁 동안, 올라가서는 하늘이 되고 내려와서는 큰성바지 집에 태어나, 삼악도에는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석가모니부처님 때에 와서는 네 성바지 집의 아들로 태어나 이름을 다보(多寶)라 하였고, 부처님을 뵙고 기뻐하여 사문이 되고 도를 얻어 아라한이 되었다.
대개 행(行)이 높은 한 사람의 사문에게 보시하는 것이 더럽고 탁한 유파야(踰波邪:잘못된 비난의 일종)의 온 나라 사람에게 보시하는 것 보다 낫느니라.
昔維衛佛在世時,國中諸大姓,各各一時供佛及比丘衆。時有一大姓貧,無以供佛者,白言:“願比丘衆有欲得藥者,某悉當給之。”時有一比丘,身體有疾,大姓以一甘果與之食,比丘得安隱除愈。大姓後壽盡生天上,勝諸天有五事:一者身無病,二者端正,三者命長,四者得財富,五者智慧。如是九十一劫中上爲天、下生大姓家,不墮三惡道。乃至釋迦文佛時,爲四姓家作子名曰多寶,見佛歡喜,作沙門精進得道,號爲應眞。夫施高行沙門一踰波邪,穢濁一國人矣。
11
옛날 어떤 부부는 다같이 5계를 가지면서 사문을 섬겼다.
불경을 모르는 어떤 새로 된 비구가 그 집 문앞에 가서 밥을 빌었다. 그들 부부는 그 도인을 청하여 앞에 앉아 공양을 올리고, 공양이 끝난 뒤에는 땅에 내려가 예배하고 말하였다.
“젊을 때부터 도인을 섬겼으나 아직 경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원컨대 이 미욱함을 열어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그 비구는 머리를 숙이고 아무 답이 없다가 말하였다.
“아아, 괴롭구나, 괴롭구나.”
그들 부부는 마음과 뜻이 함께 열리어 “세상은 참으로 괴롭습니다”라고 말하고, 그 자리에서 도의 자취를 얻었다.
그 비구도 그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고 또한 도의 자취를 얻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들은 전생에 여러 번 삼형제가 되어 도를 배우기를 원하여 함께 수행하였기 때문에 다같이 도를 깨달았느니라.”
昔有夫婦,俱持五戒事沙門。有新學比丘不知經,至其門乞,夫婦請道人前坐,作飯食已畢,夫婦俱下地作禮言:“少小事道人,未曾聞經,願開解弊闇不及。”比丘低頭無以答,曰:“苦哉苦哉!”夫婦心意俱解言:“世間實苦。”應時俱得道迹。比丘見兩人歡喜,亦得道迹也。師曰:“宿命累世三人兄弟,願學道迹,同行故俱道證。”
12
옛날 어떤 국왕이 사냥을 나갔다 돌아오다가, 탑을 돌면서 사문을 위해 예배하였다.
신하들이 그것을 보고 웃으니 왕은 신하들에게 물었다.
“끓는 솥에 금이 있다면 그것을 손으로 집어낼 수 있겠는가?”
신하들은 대답하였다.
“집어낼 수 없습니다.”
“그러면 찬물을 거기에 쏟을 수 있겠는가?”
“쏟을 수 있습니다.”
왕은 말하였다.
“내가 왕으로서 하는 일에, 사냥하는 일은 끓는 솥과 같고, 향을 사르고 등을 켜며 탑을 도는 것은 찬물을 가져다 끓는 물에 쏟는 것과 같다.
대개 왕이 되면 선행과 악행이 있을 수 있는데, 어찌 다만 악행만 있고 선행은 없을 수 있겠는가?”
昔有國王,出射獵還,過繞塔,爲沙門作禮,群臣共笑之。王覺知,問群臣:“有金在釜,釜沸中以手取,可得不?”答曰:“不可得。”王言:“汝冷水投中,可得不?”臣白王:“可得也。”王言:“我行王事,射獵所作如湯沸,燒香然燈繞塔,如持冷水投沸湯中,夫作王,有善惡之行,何可但有惡無善乎?”
13
옛날 어떤 사문이 다른 나라로 갔다가, 밤이 되어 성 안에 들어갈 수 없어서 성 밖 풀 속에 앉아 있었다.
밤이 깊어 야차 귀신이 와서 붙들고 말하였다.
“너를 잡아먹겠다.”
사문은 말하였다.
“우리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
“왜 멀다고 하는가?”
“네가 나를 해치면 나는 도리천에 날 것이요, 너는 지옥에 들어갈 것이니 어찌 멀지 않은가?”
귀신은 곧 사과하고 예배하고 떠났다.
昔有沙門行至他國,夜不得入城,於外草中坐。至夜閱叉鬼來持之:“當噉汝。”沙門言:“相離遠。”鬼言:“何以爲遠?”沙門言:“汝害我,我當生忉利天上,汝當入地獄中,是不爲遠也?”鬼則置,辭謝作禮而去。
14
옛날 어떤 국왕이 사람을 시켜 친구를 불렀다. 친구는 말하였다.
“왕에게 죄송하다고 말해 주시오. 나는 마침 땅을 파서 구덩이를 만들어 일곱 가지 보물을 간직하려 하오.”
왕은 이 말을 듣고 매우 놀라면서 사람을 시켜 다시 불렀다.
그는 아뢰었다.
“지금 곧 보물을 구덩이에 내려놓고 있는 중이오.”
왕은 다시 불렀다.
그는 또 아뢰었다.
“지금 막 땅을 고르고 있는 참이오.”
왕은 물었다.
“그대는 어찌 그리 어리석은가, 보물을 간직하면서 왜 남에게 말하는가?”
친구는 말하였다.
“온갖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여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공양하려는 것은, 땅을 파고 구덩이를 만드는 것과 같소. 국과 밥을 차려 놓는 것은 보물을 구덩이 속에 내려놓는 것이며, 땅을 쓸고 물을 돌리고 경의 뜻을 밝히는 것은 땅을 고르는 것과 같습니다.”
그는 이어 말하였다.
“이 보물은 왕이라도 빼앗지 못하는 것입니다.”
왕은 말하였다.
“착하고 착하구나. 그대가 먼저 남에게 알리지 마시오. 내가 먼저 알리겠소. 내게는 여러 창고의 보물이 있소.”
왕은 곧 창고를 열어 크게 보시하고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공양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해 청정한 축원을 말씀하시어 그는 곧 도의 뜻을 내었다.
昔有國王,令人呼知識,知識言謝王:“適穿地作坑,欲藏七寶。”王聞大驚,令人復呼知識,白王:“今適下寶著坑中。”王便復令呼知識,白王:“今適下平地,平地已便往。”王問:“汝何癡,藏七寶以語人耶?”知識言:“屬饌具甘美,欲飯佛及比丘僧,是爲穿地作坑。斟布羹飯,是爲下寶坑中,掃地行澡水羼經,是爲平地。”白王:“此寶五家不能辱也。”王言:“善哉善哉!汝不當早相告。我當早相告,我當數藏寶。”王則開藏大布施,飯佛及比丘僧,佛爲說淸淨呪願,卽發道意矣。
15
옛날 어떤 네 성(姓)이 부처님을 청해 공양하였다.
그때 마침 한 우유 장수가 왔다. 그에게 밥을 먹이고 그로 하여금 재계(齋戒)를 가지고 경을 듣게 하였다. 우유 장수가 집에 돌아가자 그 부인은 말하였다.
“나는 당신을 기다리느라고 아직 아침도 먹지 못했습니다.”
그리하여 억지로 그 남편에게 밥을 먹여 재계하려는 뜻을 깨뜨렸다.
그러나 그 남편은 일곱 번 천상에 나고 일곱 번 인간에 났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하루만 재계를 가져도 60만 년의 양식이 있다. 그리고 다시 다섯 가지 복이 있다.
첫째는 병이 적고, 둘째는 몸이 편안하며, 셋째는 음욕이 적고, 넷째는 잠이 적으며, 다섯째는 천상에 나서 항상 전생 일을 아느니라.”
昔有四姓請佛飯。時有一人賣牛湩,大姓留止飯,教持齋戒止聽經,賓乃歸。婦言:“我朝相待未飯。”便强令夫飯,壞其齋意。雖爾七生天上、七生世間。師曰:“一日持齋,有六十萬歲糧,復有五福:一曰少病,二曰身安隱,三曰少婬意,四曰少睡臥,五曰得生天上。常識宿命所行也。”
16
부처님과 비구들이 어떤 사람의 청을 받아 가셨다.
한 사문은 사미를 데리고 뒤에서 오다가, 어떤 음녀를 만나 끌려들어가 정을 통하고 청하는 집으로 갔다.
부처님께서 사미를 불러 말씀하셨다.
“너는 수미산 밑에 가서 단우물[甘泉]을 떠오너라.”
사미는 이미 도를 얻었기 때문에 그 앞에서 합장하고는 발우를 가지고 날아갔다가 조금 뒤에 물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 스승은 부끄럽고 불안해 하면서 허물을 뉘우치고 스스로 꾸짖고는 곧 아라한이 되었다.
그 여자는 전생에 그의 아내였는데, 아내를 만나자 죄가 다하여 곧 도를 얻게 된 것이다.
佛及比丘衆應請,有一沙門與一沙彌後來。道逢婬女人牽沙門,沙門與之有欲,欲畢到飯家。佛呼沙彌:“汝到須彌山下取甘泉來。”沙彌已得道,便挑鉢於前叉手追,須臾得水來還。其師慚愧踧踖,悔過自責卽得羅漢。此女人宿命對也,逢對畢罪乃得道矣。
17
옛날 아육왕이 날마다 천 명의 아라한을 청하여 공양하였다.
어느 날 한 젊은 사문이 천 명의 아라한과 함께 궁전에 들어왔다. 그는 자리에 앉자 아래 위로 궁전을 살펴보며, 또 그 정부인(正夫人)을 쉬지 않고 바라보고 있으므로 왕은 속으로 화를 내었다. 공양을 마치고 각기 돌아갈 때 왕은 장로 세 사람을 붙들어 놓고 물었다.
“그 젊은 사문은 어디서 왔는가, 성명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을 스승으로 섬기는가, 그는 사문이 아니다. 왜 궁중에 들어와서는 정부인의 모습을 뚫어지게 보면서 잠깐도 눈을 떼지 않는가?”
그들은 대답하였다.
“그 사문은 천축에서 왔습니다. 그의 스승 이름은 아무개며, 그의 성명은 아무개입니다. 그는 지혜롭고 경전에 통달하여, 일부러 와서 궁전에서 일어났다 앉았다 하면서 살펴본 것입니다. 또 위로 도리천의 즐거움을 바라본 것이요, 다른 생각이 없었습니다.
왕은 전생에 모래를 집어 부처님 발우에 넣었으므로 지금 이처럼 훌륭하시며, 또 지금은 날마다 천 명의 아라한을 공양하므로 복은 한량이 없습니다. 그가 정부인을 바라본 것은, 부인은 6천 인 중에서 가장 뛰어나 단정하기 견줄 데 없지마는 지금부터 이레 뒤에는 목숨을 마치고 지옥에 들어갈 것이므로 세상이 덧없기 때문에 그렇게 바라본 것입니다.”
昔阿育王,日飯千羅漢,後有來年少沙門,與千道人俱入宮。年少沙門坐已,上下視王宮殿,復視正夫人不休。王有恚意,飯已各自去,王留上座三人,問:“此年少從何來,姓名爲何?師事何人?此非沙門,何因將入宮?占相正夫人眼不轉休。”答曰:“此沙門從天竺來,師名某乙,姓某名某,有慧明達經故來,以視坐起宮殿,復上視忉利天,適等無異念。王前世以把沙著佛鉢中,巍巍乃爾,今復日飯千羅漢,其福無量也。所以視正夫人者,萬六千人之上端正無比,卻後七日壽盡當入地獄。世閒無常,用是故視之耳。”
왕은 당황해 부인을 불러 말하였다.
“이 세 분 도인님께 귀의하시오.”
도인은 말하였다.
“왕이 비록 날마다 우리들 천 명을 공양하시지마는, 우리들 천 명으로는 부인의 마음을 깨우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 젊은 사문을 청하여 경을 설명하게 하시면 부인은 빨리 도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왕은 사람을 보내어 그 도인을 청하여 도인은 돌아왔다.
왕은 부인과 함께 땅에 엎드려 그 발 아래 예배하고 귀의함으로써 무거운 죄를 가볍게 해 주기를 원하였다.
도인은 부인을 위하여 전생에 그가 겪고 본 것을 설명하고 요긴한 법을 나타내었다. 부인은 그 자리에서 너무 기뻐하여 온몸의 털이 일어서면서 곧 수다원의 도를 얻었다.
부인은 전생에 5백 세 동안 도인의 누이가 되어 누구라도 먼저 도를 얻으면 서로 제도해 주기를 맹세하였던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으로 전생의 인연이 없으면 마침내 그를 따라 깨달을 수 없고, 또 서로 만나 말할 수도 없으며 마음에 들지도 않는다. 사람에게는 각기 본래의 스승이 있느니라.”
王惶怖呼夫人:“自歸三道人。”道人言:“王雖日飯吾等千人,千人不能釋解夫人意,故當得年少沙門爲說經,可疾見諦道。”王使請道人,道人還,王與夫人俱頭面著地,“願歸命,令重罪得微輕。”道人則爲夫人,說宿命所可經見者,爲現法要,應時歡喜衣毛豎立,則得須陀洹也。夫人本五百世爲道人姊,宿共誓先得道,當相度。師曰:“人無宿命,終不從解,亦不相見語言,終不入意,人各有本師也。”
18
옛날 이리사(伊利沙)라는 어떤 사성(四姓)은 한없는 부자면서 아끼고 탐하여, 좋은 옷과 맛있는 음식은 즐겨하지 않았다.
그때 어떤 가난한 노인은 그와 가까이 살면서 날마다 마음대로 고기를 먹으며 손님이 끊어지지 않았다. 사성은 생각하였다.
‘나는 수없는 재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도리어 저런 노인보다 못하다.’
그리하여 닭 한 마리를 잡고 한 되의 쌀밥을 지어 수레에 싣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음식을 내려 놓고 막 먹으려 하였다.
그때 제석천왕은 개로 변하여 내려와 그의 눈치를 아래위로 살폈다.
그는 개에게 말하였다.
“만일 네가 공중에 거꾸로 매달리지 못하면 나는 너에게 음식을 주지 않으리라.”
개는 곧 공중에 거꾸로 매달렸다.
그는 ‘하늘은 무엇이 무섭기에 이런 일을 있게 하는가’ 하고 다시 말하였다.
“네가 눈을 빼어 땅에 놓으면 나는 너에게 이 음식을 주리라.”
그러자 개의 두 눈이 빠져 땅에 떨어졌다.
그래서 그는 다른 곳으로 옮겨 갔다. 제석천왕은 사성의 몸으로 변하여 그에게 말하였다.
“수레를 타고 돌아오라.”
그리고 그의 문지기를 시켜 거짓으로 사성이라고 일컫는 사람이 있거든 때려서 내쫓으라고 하였다.
사성이 늦어서 돌아오자 문지기는 꾸짖으며 내쫓았다.
昔有四姓名伊利沙,富無央數,慳貪不肯好衣食。時有貧老公與相近居,日日飮食魚肉,自恣賓客不絕。四姓自念:‘我財無數,反不如此老公。’便殺一雞炊一升白米,著車上到無人處,下車適欲飯,天帝釋化作犬來,上下視之,請謂狗言:“汝若不能倒懸空中,我當與汝不。”狗便倒懸空中,四姓意天恐何圖有此?曰:“汝眼脫著地,我當與汝不。”狗兩眼則脫落地,四姓便徒去。天帝化作四姓身體,語言乘車來還,勅外人有詐稱四姓驅逐捶之。四姓晩還,門人罵詈令去。
제석천왕은 그의 재물을 모두 가져다 크게 보시하고 사성은 집에 돌아가지 못하였다. 그리고 재물이 없어졌기 때문에 그만 미쳐 버렸다.
제석천왕은 한 사람으로 변하여 그에게 물었다.
“너는 왜 그리 걱정하는가?”
“내 재물이 모두 없어졌기 때문이다.”
천왕은 말하였다.
“대개 사람은 재물이 많으면 걱정이 많은 법이다. 오가는 기약도 없이 갑자기 오는 것인데, 재물을 쌓아 두고 먹지도 않고 보시도 하지 않으면, 죽어서는 아귀가 되어 언제나 의식이 모자랄 것이요, 혹 아귀를 벗어나 사람이 되더라도 하천한 데 떨어질 것이다. 너는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부자면서 아끼고 탐하여 먹지도 않으니 또 무엇을 바라는가?”
천왕은 그를 위해 네 가지 진리와 괴로움과 공(空)과, 내 몸이 아니라는 법을 설명하였다.
그는 뜻이 풀려 기뻐하였고 천왕은 돌아갔다.
사성은 집에 돌아가서 전에 가졌던 마음을 뉘우치고 널리 보시하여 도의 자취를 얻었다.
天帝盡取財物大布施,四姓亦不得歸,財物盡,爲之發狂。天帝化作一人,問:“汝何以愁?”曰:“我財物了盡。”天帝言:“夫有寶令人多憂,五家卒至無期。積財不食不施,死爲餓鬼恒乏衣食,若脫爲人常墮下賤,汝不覺無常,富且慳貪不食,欲何望乎?”天帝爲說四諦苦空非身,四姓意解歡喜,天帝則去。四姓得歸,自悔前意,施給盡心,得道迹也。
19
옛날 어떤 큰성바지의 아들은 얼굴이 매우 단정하였다. 그는 금으로 여자상을 만들어 놓고 그 부모에게 말하였다.
“이런 여자가 있으면 장가들겠습니다.”
그때 또 다른 나라에 얼굴이 아름다운 여자가 있었다. 그녀도 금으로 남자상을 만들어 놓고 부모에게 아뢰었다.
“이런 남자가 있으면 시집가겠습니다.”
부모들은 각기 그런 일이 있다는 말을 듣고, 멀리서 서로 맞이하여 두 사람을 부부로 만들었다.
그때 그 나라 왕이 거울을 들고 자기 얼굴을 비춰 보고는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천하 사람의 얼굴로서 나와 같은 이가 있는가?”
신하들은 대답하였다.
“들으니, 저 나라에 얼굴이 아름답기 견줄 데 없는 어떤 남자가 있다고 합니다.”
왕은 곧 사자를 보내어 그를 청하였다. 사자는 가서 말하였다.
“왕께서 당신을 보고자 합니다.”
그는 곧 수레를 타고 달려가다가 스스로 ‘왕이 나를 부르는 것은 내가 지혜 있고 사물에 통달하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곧 책의 요술(要術)을 보려고 돌아갔다가 자기 아내가 어떤 손님과 간통하는 것을 보고 슬픈 생각에 기운이 맺혀 얼굴이 야위어지고 괴상하고 추하여졌다.
그 나라 신하는 실망하여 얼굴이 야윈 나그네를 보고 곧 마구간에 끌어 넣었다.
昔有大姓家子端正,以金作女像,語父母:“有女如此者乃當娵也。”時他國有女人亦端正,亦以金作男像,白父母:“有人如此乃當嫁之耳。”父母各聞有是,便遠娉合此二人爲夫婦。時國王擧鏡自照謂群臣:“天下人顏容寧有如我不?”荅曰:“臣聞彼國有男子端正無比。”則遣使請之。使者至以王告之:“王欲見賢者。”則嚴車進去已,自念:‘王以我明達故來相呼。’則還取書籍之要術,而見婦與客爲奸,悵然懷感爲之結氣,顏色衰耗惟怪更醜。臣見其如此人,行道轗軻顏色痟瘦,便斷馬廏以安措之。
그는 밤에, 그 나라 왕의 정부인이 가만히 나와 마부와 정을 통하는 것을 보고 스스로 깨닫았다.
‘왕의 부인도 저러하거늘, 하물며 내 아내이겠는가?’
그는 마음이 풀리고 얼굴빛이 회복되었다. 그래서 왕을 뵈었다. 왕은 물었다.
“왜 밖에서 사흘이나 묵었는가?”
그는 말하였다.
“신하의 마중을 받고 오다가 잊고 온 것이 있어서 그것을 가지러 집에 돌아갔습니다. 거기서 저의 아내가 어떤 손님과 간통하는 것을 보고 분노하여 안색이 야위고 변하여 마구간에서 사흘을 묵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밤에 왕의 정부인이 가만히 나와 마부 아이와 간통하는 것을 보고 왕의 부인도 저러하거늘, 하물며 다른 사람이겠는가’
하고 생각하자 마음이 풀리고 안색이 회복되었습니다.”
왕은 말하였다.
“내 아내가 그러하거늘, 하물며 보통 여자이겠는가?”
그리하여 두 사람은 함께 산에 들어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사문이 되어, 여자와는 사귈 것이 못 된다고 생각하면서 게으르지 않고 정진하여 모두 벽지불의 도를 얻었다.
夜於廏中見王正夫人出與馬下人通,心乃自悟:“王夫人當如此,何況我婦乎?”意解顏色如故,則與王相見。王曰:“何因止外三日?”答曰:“臣來相迎,我有所忘,道還歸取之,而見婦與客爲奸,意忿爲之慘怒,顏色衰變,住廏中三日。昨於廏見正夫人來,與養馬兒私通,夫人乃爾,何況餘乎?意解顏色復故。”王言:“我婦尚爾,何況凡女人?”兩人俱便入山,除鬚髮作沙門,思惟女人不可與從事,精進不懈,俱得辟支佛道也。
20
옛날에 어떤 부인이 딸을 낳았는데 얼굴이 아름답기 견줄 데가 없었다.
나이 세 살이 되어 국왕은 데려다 보고 도인을 불러 상을 보이면서 물었다.
“뒷날 부인이 되겠는가?”
도인은 대답하였다.
“이 여자는 남편을 둘 것인데 왕은 그 다음이 될 것입니다.”
“내가 마땅히 감옥에 숨겨 두리라.”
왕은 곧 고니를 불러와 물었다.
“네 있는 곳이 어디냐?”
고니는 대답하였다.
“저는 큰 산 중턱에 있는데 나무가 우거져 어떤 사람이나 짐승도 다니지 못하며 밑에는 소용돌이가 쳐서 배가 다니지 못합니다.”
“이 딸을 너에게 맡긴다. 길러라.”
고니는 곧 그 아이를 데리고 가서 날마다 왕에게 밥을 얻어다 그 아기에게 주었다.
이렇게 오랫동안 지내는데 상류에 있는 어떤 마을이 홍수를 만나 떠내려가게 되어 큰 나무가 물을 따라 내려오다가 멈추었다. 그 나무를 얻어 안고 떠내려오던 하류에 한 남자가 소용돌이에 빠져 더 가지 못하다가 나무를 안은 채 소용돌이 물에서 벗어나 멈추었다. 그 산을 의지해 지내던 남자는 고니가 있는 나무에 올라가 그 여자와 정을 통하였는데, 여자는 그를 숨겨 두었다.
고니는 날마다 그 여자를 들고 달아 보았는데, 이미 아기를 밴 여자의 몸은 가볍지 않았다. 고니는 여자의 몸이 무거운 것을 보고 사방으로 찾아 그 남자를 발견하고는 들어다가 버리고 왕에게 가서 사실을 아뢰었다.
왕은 말하였다.
“그 도인은 참으로 상을 잘보는 사람이다.”
스승은 말씀하셨다.
“사람은 나면서부터 짝이 있어서 사람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것이다. 짝은 만나면 서로 허락하는 것이니 짐승도 그와 같으니라.”
昔有婦人生一女,端正無比,年三歲,國王取視,呼道人相,後中夫人不?道人言:“此女人有夫,王必後之。”“我當牢藏之。”便呼鵠來:“汝所處在何所?”白王:“我止大山半有樹,人及畜獸所不得歷,下有廻復水,船所不行。”王言:“以此女寄汝養。”便撮持去,日日從王取飯與女。如是久後,上有一聚卒爲水所漂去,有一樹正倚追水,下流有一男子,得抱持樹,墮廻水中不得去,廻滿樹踊,出住倚山。男子得上鵠樹與女通,女便藏之。鵠日擧女稱之:“已更子身,未者輕也。”鵠覺女重,左右求得男子,擧棄之,往如事白王。王曰:“道人工相人也。”師曰:“人有宿命對,非力所能制也。逢對則相可,諸畜生亦如是也。”
21
옛날에 어떤 국왕이 성급한 부인을 두고 있었다.
정부인은 태자에게 말하였다.
“나는 네 어미가 되어 난 뒤로는 아직 나라 안을 구경하지 못하였는데, 한번 나가 보고 싶다. 너는 왕에게 아뢰어라.”
이렇게 세 번이나 간청하므로 태자는 왕에게 아뢰었다. 왕도 곧 허락하였다. 태자는 스스로 수레 몰이가 되고 신하들을 길에 내어 부인을 맞이하고 예배하게 하였더니, 부인은 제 손으로 휘장을 열고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보도록 하였다.
태자가 모친의 그러한 짓을 보고 거짓으로 배가 아프다 하여 돌아오려 하자 부인은 말하였다.
“내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태자는 ‘우리 어머니가 이러하거늘, 하물며 다른 여자이겠는가’ 하고 밤에 나라를 버리고 떠나 산중으로 들어가 유람하고 다녔다.
마침 길가에 나무가 있고 그 밑에 좋은 샘물이 있었다. 태자는 나무 위에 올라가 있었다. 어떤 범지가 혼자 와서 물에 들어가 목욕하고 밥을 내어 먹고는 요술을 부려 항아리 한 개를 토해 내는데 그 항아리 속에는 여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으슥한 곳에서 장난한 뒤에 범지는 누워 있었다.
여자도 요술을 부려 항아리 한 개를 토해 내는데, 항아리 속에는 젊은 남자가 있었다. 그들은 같이 누웠다가 여자는 항아리를 삼켜 버렸다.
昔有國王持婦女急,正夫人謂太子:“我爲汝母,生不見國中,欲一出,汝可白王。”如是至三。太子白王,王則聽,太子自爲御車,出群臣於道路,奉迎爲拜夫人,出其手開帳,令人得見之。太子見女人而如是,便詐腹痛而還。夫人言:“我無相甚矣。”太子自念:‘我母當如此,何況餘乎?’夜便委國去,入山中遊觀。時道邊有樹下,有好泉水,太子上樹,逢見梵志獨行來入水池,浴出飯食,作術吐出一壺,壺中有女人,與於屛處作家室。梵志遂得臥。女人則復作術,吐出一壺,壺中有年少男子,復與共臥已便呑壺。
조금 있다가 범지도 다시 일어나 여자를 항아리 속에 넣고 삼킨 뒤에 지팡이를 짚고 갔다.
태자는 나라로 돌아가 왕에게 아뢰었다.
“도인과 신하들을 청하여 꼭 붙들고 세 사람이 한 쪽에서 밥을 먹게 하소서.”
범지는 와서 말하였다.
“나는 혼자입니다.”
태자가 말하였다.
“도인은 그 부인을 토해내어 같이 먹으시오.”
도인은 할 수 없이 부인을 토해 내었다. 태자는 다시 그 부인에게 말하였다.
“그대도 남자를 토해 내어 같이 먹으시오.”
이렇게 세 번 말하자 부인도 할 수 없이 남자를 토해 내어, 세 사람이 같이 밥을 먹고 떠났다.
왕이 태자에게 물었다.
“너는 어떻게 그것을 알았는가?”
태자가 대답하였다.
“어머니가 나라 안을 구경하고자 하기에 제가 직접 수레를 몰았더니, 어머니가 손을 내어 사람들로 하여금 보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여자는 음욕이 많구나’ 생각하고 거짓으로 배가 아프다 핑계하고 돌아와 산으로 들어갔습니다. 거기서 저 도인이 뱃속에 여자를 감추어 두었다가 간음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와 같이 여자는 간음을 끊을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원컨대 대왕은 궁중의 여자들을 놓아주어 자유로이 드나들게 하소서.”
왕은 곧 후궁(後宮)에 명령하여 가고 싶은 이는 마음대로 가라고 하였다.
스승은 말씀하셨다.
“천하에 믿지 못할 것은 여자니라.”
須臾梵志起,復內婦著壺中,呑之已,作杖而去。太子歸國白王:“請道人及諸臣下,持作三人食,著一邊。”梵志旣至言:“我獨自耳。”太子曰:“道人當出婦共食。”道人不得止,出婦。太子謂婦:“當出男子共食。”如是至三,不得止,出男子共食已便去。王問太子:“汝何因知之?”答曰:“我母欲觀國中,我爲御車,母出手令人見之。我念女人能多欲,便詐腹痛還。入山見是道人藏婦腹中當有奸。如是女人奸不可絕,願大王赦宮中自在行來。”王則勅後宮中,其欲行者從志也。師曰:“天下不可信女人也。”
22
옛날에 어떤 두 사람이 스승을 따라 도를 배우고, 다같이 다른 나라로 갔다.
길에서 코끼리 발자국을 보고 한 사람이 말하였다.
“이것은 암코끼리로서 암새끼를 배었고 또 눈이 멀었을 것이요, 또 여기에 어떤 여자가 있었는데 계집애를 배었을 것이다.”
한 사람이 물었다.
“너는 어떻게 그것을 아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나는 마음으로 생각해서 안다. 만일 믿지 못하겠거든 앞으로 가서 보면 알 것이다.”
그들이 코끼리 있는 곳으로 가서 보니 과연 그 말과 같았고, 또 그 뒤에 코끼리와 여자는 아이를 낳았다.
昔有二人從師學道,俱去到他國。於道路見象迹,一人言:“此母象懷雌子,象一目盲,象上有一婦人懷女兒。”一人言:“爾何知?”曰:“以意思知也。汝不信者,前到當見之。”二人俱及象,悉如所言,至後象與人俱生如是。
한 사람은 생각하였다.
‘나는 저 사람과 같이 스승에게 배웠지마는 나만이 혼자 사물의 이치를 보지 못한다.’
그리하여 스승에게 돌아와 아뢰었다.
“우리 두 사람이 같이 가는데 이 사람은 코끼리 발자국을 보고 여러 가지 이치를 알았지마는 저는 알지 못하였습니다. 원컨대 스승님은 거듭 가르쳐 주십시오. 저는 지나치지 않겠습니다.”
스승은 그 한 사람을 불러 물었다.
“너는 어떻게 그것을 알았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그것은 스승께서 늘 말씀하시던 것입니다. 나는 그 코끼리의 소변한 자리를 보고 그것이 암놈인 줄을 알았고, 오른쪽 발자국이 깊은 것을 보고는 그것이 새끼를 밴 줄을 알았으며, 길가의 오른쪽 풀이 쓰러지지 않은 것을 보고는 오른쪽 눈이 먼 것을 알았고, 코끼리가 멈춘 곳에 소변이 있는 것을 보고는 그것이 여자인 줄을 알았으며 오른쪽 발자국이 깊은 것을 보고는 아이 밴 줄을 알았습니다. 이렇게 나는 세밀히 관찰해 알았을 뿐입니다.”
스승은 말하였다.
“대개 공부는 마음으로 깊이 생각하여야 통달하는 것이다. 간략하고 성기면 이르지 못하는 것이니 그것은 스승의 허물이 아니니라.”
一自念:‘我與俱從師學,我獨不見要。’後還白師:“我二人俱行,此人見一象迹,別若干要而我不解,願師重開講我,不偏頗也。”師乃呼一人問:“何因知此?”答曰:“是師所常道者也。我見象小便地,知是雌象,見其右足踐地深,知懷雌也,見道邊右面草不動,知右目盲。見象所止有小便,知是女人,見右足蹈地深,知懷女,我以纖密意思惟之耳。”師曰:“夫學當以意思惟,乙密乃達之也。夫簡略者不至,非師之過也。”
23
옛날에 어떤 부인이 금과 은을 많이 가졌는데, 다른 남자와 정을 통하고는 금과 은과 옷 따위를 모두 가지고 함께 집을 떠났다. 급한 물가에 이르렀을 때 남자가 말하였다.
“너는 재물을 가지고 오너라. 내가 먼저 건너갔다가 너를 맞이하러 오리라.”
남자는 그 걸음으로 달아나 돌아오지 않았다.
부인은 혼자 물가에 앉아 있다가, 여우가 매를 잡았다 버리고 고기를 잡으려 하다가 고기도 못 잡고 매도 놓친 것을 보고, 그 여우에게 말하였다.
“너는 왜 그리 어리석은가. 둘을 잡으려다가 하나도 얻지 못하는구나.”
여우는 말하였다.
“내 어리석음은 오히려 낫다. 네 어리석음은 나보다 더하구나.”
昔有婦人富有金銀,與男子交通,盡取金銀衣相追俱去。到急水邊,男子言:“汝持財物來,我先度之,當還迎汝。”男子便走去不還。婦人獨住在水邊,見狐捕取鷹捨取魚,不得魚復失鷹。婦謂狐:“汝何癡甚?捕兩不得一。”狐言:“我癡尚可,汝癡劇我也。”
24
옛날에 용왕의 딸이 놀러 나갔다가 소먹이는 사람에게 잡혀 두들겨 맞았다. 마침 국왕이 순행하러 나갔다가 그 용녀를 보고 곧 풀어 돌려 보냈다.
용왕이 딸에게 물었다.
“너는 왜 울었느냐?”
“억울하게도 국왕이 나를 때렸습니다.”
“왕은 늘 인자한데 왜 억울하게 남을 때리겠느냐?”
용왕은 가만히 뱀이 되어 왕의 평상 밑에 들어가 엿듣고 있었다. 왕은 그 부인에게 말하였다.
“나는 오늘 밖에 나갔다가 웬 소녀가 소먹이는 사람에게 맞는 것을 보고 곧 풀어주어 돌려 보내었소.”
이튿날 용왕은 사람으로 변하여 왕을 친견하고 말하였다.
“대왕은 큰 은혜가 있습니다. 내 딸이 어제 사람에게 맞을 때 왕께서 풀어 주셨습니다. 나는 용왕입니다. 대왕께서 얻고 싶으신 것이 무엇입니까?”
왕은 말하였다.
“보물은 내게 많다. 나는 온갖 짐승들의 말을 알아 듣기를 원한다.”
“이레 동안 재계하십시오.”
이레 째가 되어 용왕은 와서 말하였다.
“부디 남에게 알리지 마십시오.”
그리하여 왕이 부인과 같이 밥을 먹고 있을 때, 암나비가 수나비에게 말하였다.
‘저 밥을 가져다 주시오.’
수나비는 대답하였다.
‘제각기 제가 가져다 먹읍시다.’
암나비는 말하였다.
‘나는 배가 아픕니다.’
昔龍王女出遊,爲牧牛者所縛捶,國王出行界,見女便解之便使去。龍王問女:“何因啼泣?”女言:“國王抂捶我。”龍王曰:“此王常仁慈,何撗捶人?”龍王冥作一蛇,於牀下聽王,王語夫人:“我行見小女兒爲牧牛人所捶,我解使去。”龍王明日人現,來與王相見,語王:“王有大恩在我許,女昨行爲人所捶,得王往解之,我是龍王也,在卿所欲得。”王言:“寶物自多,願曉百畜獸所語耳。”龍王言:“當齋七日,七日訖來語,愼勿令人知也。”如是王與夫人共飯,見蛾雌語雄取飯,雄言:“各自取。”雌言:“我腹不便。”
왕은 이 말을 듣고 자기도 모르게 웃었다.
부인이 물었다.
“왜 웃으십니까?”
왕은 잠자코 있었다.
조금 뒤에 왕은 부인과 같이 앉아 있다가, 나비가 벽에서 서로 만나 싸우다가 다같이 땅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또 웃었다. 부인은 또 물었다.
“왜 웃으십니까?”
이렇게 세 번이나 묻자 왕은 부인에게 말하였다.
“나는 당신에게 말할 수 없소.”
“만일 말하지 않으면 나는 죽어 버리겠습니다.”
“내가 밖에 나갔다 와서 말할 것이니 기다리시오.”
그리고 왕은 밖으로 나갔다.
용왕은 수백 마리 양으로 변하여 물을 건너는데, 새끼 밴 암양이 수컷을 부르면서 말하였다.
“당신은 돌아와 나를 맞이하시오.”
수컷은 말하였다.
“나는 도저히 당신을 건네 줄 수 없소.”
“만일 나를 건네 주지 않으면 나는 죽어 버리겠습니다. 당신은 저 국왕이 그 부인 때문에 장차 죽을 것을 모르십니까?”
수컷은 말하였다.
“그 왕은 어리석어 부인 때문에 죽는 것이다. 네가 죽고 나면 내게는 암양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왕은 이 말을 듣고 나는 한 나라의 왕으로서 저 양의 지혜보다 못한가 하고, 부인에게 돌아가자 부인은 또 말하였다.
“왕께서 말하지 않으시면 나는 죽어 버리겠습니다.”
“당신이 죽건 말건 좋도록 하오. 궁중에는 많은 여자가 있소. 당신은 쓸데 없소.”
스승은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남자는 여자의 욕심으로 말미암아 그 몸을 죽이느니라.”
王失笑,夫人言:“王何因笑?”王默然,後與夫人俱坐,見蛾緣壁相逢,諍共鬪墮地,王復失笑。夫人言:“何等笑?”如是至三,言:“我不語汝。”夫人言:“王不相語者我當自殺。”王言:“待我行還語汝。”王便出行。龍王化作數百頭羊度水,有懷妊牸羊呼羝羊:“汝還迎我。”羝羊言:“我極不能度汝。”牸言:“汝不度我,我自殺。汝不見國王當爲婦死。”羝羊言:“此王癡爲婦死耳,汝便死謂我無牸羊也。”王聞之,王念:‘我爲一國王,不及羊智乎?’王歸,夫人言:“王不爲說者當自殺耳。”王言:“汝能自殺善,我宮中多有婦女,不用汝爲。”師曰:“癡男子坐婦欲殺身也。”
25
옛날에 어떤 나라가 있었다. 다섯 가지 곡식이 풍성하고 백성들은 편안하여 아무 병도 없었으며, 밤낮으로 풍류를 즐기면서 걱정이 없었다.
왕은 신하들에게 물었다.
“내가 들으니 천하에 화(禍)가 있다는데 어떤 종류인가?”
신하들은 말하였다.
“저희들도 보지 못했습니다.”
왕은 곧 한 신하를 시켜 이웃 나라에 가서 구해 오라 하였다.
그때 천신(天神)은 어떤 사람으로 변하여 시중에서 그것을 팔고 있었다. 모양은 돼지와 같은데 쇠사슬에 묶여 있었다. 신하는 그에게 물었다.
“이것은 이름이 무엇인가?”
그는 대답하였다.
“이것 이름은 화모(禍母)입니다.”
“얼마에 팔겠는가?”
“천만 냥입니다.”
신하는 돌아보고 다시 물었다.
“이것은 무엇을 먹는가?”
“날마다 바늘 한 되씩 먹습니다.”
昔有一國,五穀熟成人民安寧,無有疾病,晝夜伎樂無憂也。王問群臣:“我聞天下有禍,何類?”答曰:“臣亦不見也。”王便使一臣至鄰國求買之。天神則化作一人,於市中賣之,狀類如豬持鐵鎖繫縛。臣問:“此名何等?”答曰:“禍母。”曰:“賣幾錢?”曰:“千萬。”臣便顧之,問曰:“此何等食?”曰:“日食一升鍼。”
신하는 돌아가 집집마다 바늘을 내게 하였다. 그래서 백성들은 둘씩 셋씩 짝을 지어 다니면서 바늘을 구하였다. 그들이 가는 고을은 요란스러워 그 해독은 구원할 수 없었다.
신하는 왕에게 아뢰었다.
“이 화모는 백성들을 어지럽히고 모두가 직업을 잃게 합니다. 죽여 버리고자 합니다.”
왕은 말하였다.
“매우 좋은 일이다.”
그리하여 성 밖에 끌어내어 창으로 찔렀으나 창이 들어가지 않고 칼로 베었으나 상하지 않고 몽둥이로 두드렸으나 죽지 않았다. 그래서 나무를 쌓고 불을 붙여 태웠다. 온몸이 불처럼 달아 곧 내닫는데, 시골을 지나가면 마을을 사르고 도시를 지나가면 도시를 사르며 성에 들어가면 성을 불살랐다. 이리하여 지나가는 나라마다 모두 요란하고 백성들은 굶주렸다.
그것은 즐거움을 싫어하여 화(禍)를 샀기 때문이다.
臣便家家發求鍼,如是人民兩兩三三相逢求鍼,使至諸郡縣擾亂,在所患毒無憀。臣白王:“此禍母致使民亂,男女失業,欲殺棄之。”王言:“大善!”便於城外,刺不入斫不傷掊不死,積薪燒之,身體赤如火,便走出,過里燒里,過市燒市,入城燒城。如是過國,遂擾亂人民飢餓。坐厭樂買禍所致。
26
옛날 어떤 앵무새가 다른 산에 갔더니, 그 산의 온갖 새와 짐승들은 모두 그를 사랑하고 소중히 여겨 해치지 않았다. 앵무는 생각하였다.
‘비록 이렇게 하지만 오래지 않을 것이니 돌아가야 하겠다.’
앵무는 곧 거기서 떠났다.
그 뒤 몇 달이 지나 그 산에 불이 나서 사방이 모두 탔다. 앵무는 멀리서 그것을 보고 곧 물에 들어가 날개로 물을 묻혀 공중에 날아 올라, 젖은 털로 물을 뿌려 그 큰 불을 끄려고 이와 같이 여러 번 갔다왔다 하였다.
천신이 그것을 보고 말하였다.
“너는 어찌 그리 어리석으냐? 천 리의 불이 어떻게 너의 두 날개의 물에 꺼지겠느냐?”
앵무는 말하였다.
“나도 꺼지지 않을 줄을 압니다. 내가 일찍이 이 산의 손님으로 있을 때, 이 산의 온갖 새와 짐승들은 모두 어질고 착해서 형제와 같았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이것을 차마 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천신은 그 뜻에 감동되어 곧 비를 내려 불을 껐다.
昔有鸚鵡,飛集他山中,山中百鳥畜獸,轉相重愛不相殘害。鸚鵡自念:‘雖爾,不可久也,當歸耳。’便去。卻後數月,大山失火四面皆然,鸚鵡遙見便入水,以羽翅取水飛上空中,以衣毛間水,灑之,欲滅大火。如是往來,往來天神言:“咄鸚鵡!汝何以癡?千里之火寧爲汝兩翅水滅乎?”鸚鵡曰:“我由知而不滅也,我曾客是山中,山中百鳥畜獸皆仁善,悉爲兄弟,我不忍見之耳。”天神感其至意,則雨滅火也。
27
부처님께서 비구들과 함께 가시다가 길을 피해 풀 속으로 들어가셨다.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왜 길을 버리고 풀 속으로 들어가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앞에 도적이 있다. 뒤에 오는 범지 세 사람은 저 도적에게 잡힐 것이다.”
범지 세 사람은 뒤에서 오다가 길 가에 있는 금덩이를 보고, 모두 멈추어 그것을 나누어 가졌다. 그리고 그 중의 한 사람을 시켜 마을에 가서 밥을 사오라 하였다.
그 한 사람은 그 밥에 독약을 넣으면서 ‘두 사람을 죽이면 금을 나 혼자 모두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 두 사람도 나쁜 생각이 들어, 그가 오는 것을 보고 둘이서 죽여 버린 뒤, 독약이 든 그 밥을 먹고 모두 죽었다. 차례차례로 서로 죽임이 이와 같았다.
佛與比丘俱行,避入草中。阿難問佛:“何因捨道行草中?”佛言:“前有賊,後三梵志當爲賊所得。”三人後來,見道邊有聚金,便止共取,令一人還聚中市飯,一人取毒著飯中殺二人。“我當獨得金。”二人復生意,見來便共殺之已,便食毒飯俱死三。各生惡意,展轉相殺如是也。
28
옛날 어떤 사성(四性)은 그 아내를 감추어 두고 남들이 보지 못하게 하였다.
그 부인은 종을 시켜 땅굴을 파고 은방 아이[琢銀兒]와 정을 통하고 지냈다. 그 뒤에 남편이 알게 되자 부인은 말하였다.
“나는 평생 그런 일이 없습니다. 당신은 억울한 말 마십시오.”
남편은 말하였다.
“당신을 데리고 신수(神樹)한테 갈 것이오.”
“좋습니다.”
재(齋)를 가진 지 이레 만에 재실(齋室)에 들어간 뒤, 그 아내는 가만히 은방 아이에게 말하였다.
“이 일을 장차 어떻게 하면 좋은가? 너는 거짓으로 미치광이가 되어 머리를 풀고 시장에 나가 만나는 사람마다 잡아 당겨 끌어안으라.”
남편이 재를 마치고 그 아내를 데리고 나올 때 아내는 말하였다.
“나는 아직까지 시장 구경을 못했습니다. 당신은 나를 데리고 시장을 지나 가십시다.”
그때 은방 아이는 그 아내를 안고 땅에 뒹굴고 아내는 그 남편을 꾸짖으면서 말하였다.
“왜 사람을 시켜 나를 끌어안게 하시오.”
남편은 말하였다.
“이 사람은 미치광이이다.”
부부는 함께 신이 있는 곳으로 갔다. 아내는 머리를 조아리고 말하였다.
“저는 평생에 나쁜 짓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저 미치광이에게 안겼을 뿐입니다.”
그리하여 아내는 살아나게 되고 남편은 말없이 부끄러워하였다.
여자의 간사함은 이와 같으니라.
昔有四姓,藏婦不使人見。婦値靑衣作地窟,與琢銀兒相通。夫後覺,婦言:“我生不行,卿莫妄語。”夫言:“當將汝至神樹所。”婦言:“佳。”持齋七日入齋室,婦密語琢銀兒:“汝當云何?汝詐作狂亂頭,於市逢人,抱持牽引之。”夫齋竟便將婦出,婦言:“我生不見市,卿將我過市。”琢銀兒便抱持臥地在所爲,婦便哮呼其夫:“何爲使人抱持我?”夫言:“此狂人耳。”夫婦俱到神所叩頭言:“生來不作惡,但爲此狂所抱耳。”婦則得活,夫默然而慚,婦人奸詐乃當如是也。
29
옛날에 어떤 여자가 시집을 가게 되었다. 여러 여자들이 그를 전송하기 위해 누각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서로 즐거워 할 때 마침 귤이 땅에 떨어졌다. 여러 여자들은 모두 내려다보면서 말하였다.
“누가 내려가서 저 귤을 집어와 같이 나누어 먹게 하겠는가?”
시집갈 여자가 곧 누각을 내려가 보니, 어떤 동자가 이미 귤을 집어 가지고 가려고 하였다.
여자는 동자에게 말하였다.
“그 귤을 이리 다오.”
동자는 말하였다.
“네가 시집갈 때 먼저 내게 오면 나는 이 귤을 돌려주겠지마는 그렇지 않으면 주지 않겠다.”
“그리하리라.”
동자는 귤을 주었다. 여자는 귤을 가지고 돌아 왔다. 여럿은 음식을 만들어 같이 먹고 그 여자를 남편에게 보내었다. 여자는 남편에게 말하였다.
“내게는 중요한 맹세가 있습니다. 먼저 저 동자를 가서 보고 돌아와 당신의 아내가 되겠습니다.”
남편은 곧 놓아 주어 가게 하였다.
昔有一女行嫡人,諸女共送,於樓上飮食相娛樂。橘子墮地,諸女共觀:“誰敢下取得橘來,當共爲作飮食。”當嫁女便下樓,見一童子已取橘去,女言童子:“以橘相與。”童子曰:“汝臨嫁時先至我,許我還橘,不爾不相與。”女言:“諾。”童子便與橘,女得持還,衆人共作飮食。送女至夫所,女言:“我有重誓。願先見童子,還爲卿婦。”夫便放去。
그 여자는 성을 나가다가 도적을 만나 그 도적에게 애걸하였다.
“내게는 중한 맹세가 있습니다. 놓아 주십시오.”
도적은 곧 놓아주어 가게 하였다. 그는 앞으로 가다가 사람을 잡아먹는 귀신을 만났다. 그는 머리를 조아리며 맹세를 지키게 하여 주기를 빌었다. 귀신도 놓아 주어 가게 하였다.
그는 동자의 문에 이르렀다. 동자는 앉으라 하고도 관계는 하지 않고, 그를 위해 음식을 장만하고 또 자기가 가진 금과 떡 한 덩이를 주어 돌려보내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그 남편과 도적과 귀신과 동자를 모두 착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의 생각하는 바는 다르다.
그 남편이 훌륭하다고 하는 사람은 아내를 가지기에 급하기 때문이요, 그 도적을 훌륭하다고 하는 사람은 재물을 가지기에 급하기 때문이며, 그 귀신을 훌륭하다고 하는 사람은 음식을 먹기에 급하기 때문이요, 그 동자를 훌륭하다고 하는 사람은 겸손하고 청렴하기 때문이니라.”
出城逢賊,女向賊求哀:“我有重誓當解。”賊放去。適前逢噉人鬼,女叩頭願乞解誓,鬼放去。到童子門,請前坐,童子不干,爲設飮食,以私金一餠送之。師曰:“如是夫、賊、鬼、童子,四人皆善;雖爾,意有所在。或有言夫勝者,爲持婦急;言賊勝者,爲持財物急;言鬼勝者,爲持飮食急;言童子勝者,爲謙謙也。”
30
옛날 어떤 부인이 늘 “나는 잃은 것이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 아들이 어머니의 가락지를 훔쳐다 물 속에 던져 버리고 그 어머니에게 가서 물었다.
“금가락지를 어쨌습니까?”
어머니는 말하였다.
“나는 잃은 것이 없다.”
뒷날 어머니는 목련과 아나율과 대가섭을 청하여 공양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고기가 있어야 되겠기에 사람을 시장에 보내어 고기를 사 가지고 돌아와 다루다가, 고기 배 안에서 금가락지를 얻었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잃은 것이 없다.”
아들은 매우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나아가 여쭈었다.
“저의 어머니는 무슨 인연으로 저 잃어버리지 않는 복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어떤 선인(仙人)이 산 북쪽에 살았는데 음산하고 추운 겨울이 되어 사람들은 모두 산 남쪽으로 옮겨갔다. 그에게는 늙은 홀어머니가 있고 또 빈궁하여 옮겨갈 수가 없었다. 그 어머니는 혼자 남아 있으면서 사람들의 그릇 따위를 잘 챙겨 간수해 두었다가 봄이 되어 사람들이 돌아왔을 때, 그 물건 하나하나를 모두 그 주인에게 돌려 주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두 기뻐하였다.”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그 때의 그 홀어머니는 바로 지금의 네 어머니로서 전생에 여러 사람들의 물건을 잘 보호하였기 때문에 그런 잃어버리지 않는 복을 얻은 것이다.”
昔有婦人,常曰:“我無所亡。”其子取母指鐶擲去水中已,往問母金鐶所在。母言:“我無所亡。”母後日請目連、阿那律、大迦葉飯,時當得魚,遣人於市買魚歸治,於腹中得金鐶,母謂子:“我無所亡。”子大歡喜往至佛所,問:“我母何因有此不亡之福?”佛言:“昔有一仙人居北,陰寒至冬天,人人悉度山南。時有老獨母,貧窮不能行,獨止爲衆蓋藏器物。春,人悉來還,母以物一一悉付還其主,衆人皆歡喜。”佛言:“時獨母者是汝母,前世護衆人物故,得是無所亡福耳。”
31
옛날 어떤 사성(四姓) 집의 아들이 이월(離越:부처님의 제자 離婆多를 일컬음)을 위해 조그만 집을 지어 거처할 만하게 하고, 다시 그의 거니는 곳을 만들었다.
그 뒤에 그는 목숨을 마치고 도리천에 나서 보배로 된 집을 얻었는데 둘레가 4천 리로 거기서 마음대로 즐기었고, 또 기쁜 마음으로 이월의 집 지붕에 하늘 꽃을 흩었다.
그 하늘은 말하였다.
“나는 조그만 진흙집을 지었을 뿐인데 이렇게 훌륭한 집을 얻었다. 그래서 그 은혜를 생각하고 일부러 와서 꽃을 흩는 것이다.”
昔有四姓家子,爲離越作小居處則足自容,復作經行處,後壽盡上生忉利天上,得寶舍周帀四千里,所欲自樂,歡喜持天華,散離越屋上。天言:“我作小泥屋耳,乃得好殿舍,念恩故來散華耳。”
32
옛날 어떤 도인 세 사람이 서로 물었다.
“너는 어떤 인연으로 도를 얻었는가?”
한 사람은 말하였다.
“나는 왕의 동산에서 아주 무성하고 아름다운 포도를 보았는데, 석양이 되자 사람들이 와서 모두 꺾어 어지러이 땅에 흩어져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고 덧없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도를 얻었다.”
또 한 사람은 말하였다.
“나는 물가에 앉아 어떤 부인이 손을 흔들면서 그릇을 씻을 때 팔찌가 서로 부딪치는 것을 보고, 인연이 합해야 소리가 나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것을 인연하여 도를 얻었다.”
또 한 사람은 말하였다.
“나는 연못가에 앉아 무성하고 아름다운 연꽃을 보았는데, 석양이 되자 수십 채 수레가 와서 사람과 말이 못 가운데서 그것을 모두 꺾어가는 것을 보고 ‘만물의 덧없음은 저러한 것이라’ 깨닫고 도를 얻었다.”
昔有三道人共相問:“汝何因得道?”曰:“我於王國中,觀蒲萄大盛好,至晡時,人來折滅取,悉敗狼藉在地,我見覺無常,緣是得道也。”一人曰:“我於水邊坐,見婦人搖手澡器,臂鐶更相叩,因緣合乃成聲,我緣是得道也。”一人曰:“我於蓮華水邊坐,見華盛好,至晡有數十乘車來,人馬於中浴,悉取華去。萬物無常乃爾,我覺是得道也。”
33
옛날 어떤 범지가 있었다. 그는 재주와 학문이 매우 높아 남의 이론을 반박하였다. 까닭없이 바른 가르침을 힐책하고 어기며 거짓을 인용하여 진실이라 주장하고 사물을 끌어와 비유를 계속하였기 때문에 아무도 그를 당할 수 없어 여러 나라에서는 그를 스승으로 섬겼다.
뒷날 그는 사위국으로 가서 한낮에 등불을 들고 다니므로 성 안 사람들이 그에게 물었다.
“왜 그렇게 하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이 나라가 너무 어두워 밝음이 없기 때문에 등불을 들고 다니는 것이다.”
그 나라의 왕은 매우 부끄러이 여겨 성문에 북을 달고 이 사람을 꺾을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을 널리 구하였다.
그때 어떤 사문이 그 나라에 들어와 물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하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이 나라의 왕이 저 범지의 하는 짓에 매우 부끄러이 여겨 지혜로운 사람이 있으면 이 북을 치라고 하였습니다.”
그 사문은 발을 들어 그것을 뛰어넘었다.
왕은 그 소리를 듣고 매우 기뻐하면서 사문과 범지를 청하여 궁전 위에서 음식을 공양하였다. 사문은 왕에게 말하였다.
“장합니다. 이 범지는 참으로 지혜가 밝은 도인입니다. 그러나 종도 아니요, 졸병도 아니며 상여꾼의 종족도 아닌데 왜 그렇게 합니까?”
범지는 잠자코 답이 없었다. 그때 왕은 한꺼번에 풍악을 울려 그 범지를 붙들어 똥 쓰레받기에 담아 자취를 쓸고 그 나라에서 쫓아내었는데, 이 소문이 사방에 퍼졌다.
昔有梵志,大高才學問反駮論議,造立無端彈易正要,引虛爲實牽物連喩,莫當之者,諸國遂師之。後到舍衛國,白日然火行,城中人問曰:“何以故如是?”曰:“國冥無明,故然火也。”國王大恥之,而懸鼓城門下,募求明人有能折此人者。時有一沙門,入國問之:“何以有此?”荅曰:“王恥梵志所爲。有明者捶鼓。”沙門擧足踰之,王聞大歡喜,則請沙門梵志上殿飯食。沙門語王:“善哉是梵志,智慧明達眞是道人,非奴非卒、非擔死人種。”梵志默然無以荅。伎樂同時作,便取梵志著糞箕中,掃迹驅逐出國,相傳告語也。
34
옛날 어떤 사문이 밥을 먹고는 화장한 얼굴을 닦고 옷을 정돈하면서 앞뒤를 살피고 있었다.
아난은 그것을 보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 비구의 법답지 않음이 저와 같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막 여자들 속에서 나왔기 때문에 남은 흔적이 다하지 못하여 그러하니라.”
비구는 곧 아라한의 도를 나타내어 열반에 들어 떠났다.
昔有沙門,飯已減除,粧飾面目,整頓衣被,闚視前後。阿難白佛言:“此比丘非法乃爾?”佛言:“適從女中來,餘態未盡故耳。”比丘則現羅漢道,般泥洹去也。
35
옛날 사위성 밖에 사는 어떤 부인은 청신녀(淸信女)가 되어 계행을 순수히 갖추었다. 부처님께서 그 집 문에 가서 걸식하실 때, 부인은 부처님 발우에 밥을 담고 물러나 예배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하나를 심으면 열이 생기고, 열을 심으면 백이 생기며, 백을 심으면 천이 생긴다. 이리하여 만이 생기고, 억이 생기며, 또 도를 보는 자리를 얻게 되느니라.”
도덕을 믿지 않는 그 남편은 뒤에서 잠자코 부처님의 축원을 듣고 있다가 여쭈었다.
“사문 구담의 말씀은 어찌 그리 지나치십니까? 한 발우의 밥을 보시함으로써 그러한 복을 받고, 또 어떻게 도를 보는 자리까지 얻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어디서 왔는가?”
“저는 성 안에서 왔습니다.”
“네가 그 니구류(尼拘類) 나무를 볼 때 그 높이가 얼마나 되던가?”
“높이는 40리요, 해마다 수만 섬의 열매를 땁니다.”
“그 씨는 얼마 만한가?”
“겨자 만합니다.”
“한 되쯤 심었던가?”
“씨 하나를 심었을 뿐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 말이 어찌 그리 지나친가? 겨자 만한 열매 하나하나를 심어 어떻게 그 높이가 40리가 되며 해마다 수십만 개의 열매를 따겠는가?”
“진실로 그러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땅은 지각이 없는 것이지마는 그 갚음이 그러하거늘, 하물며 기뻐하면서 한 발우의 밥을 여래에게 올림이겠는가? 그 복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느니라.”
그들 부부는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려 곧 수다원의 도를 얻었다.
昔舍衛城外,有家人婦,爲淸信女,戒行純具。佛自至門分衛,婦以飯著鉢中卻作禮,佛言:“種一生十,種十生百,種百生千,如是生萬生億,得見諦道。”其夫不信道德,默於後聽佛呪願,曰:“瞿曇沙門言,何若過甚哉?施一鉢飯,乃得爾所福,復見諦道。”佛言:“卿從何所來?”答曰:“從城中來。”佛言:“汝見尼拘類樹高幾許?”答曰:“高四十里,歲下數萬斛實,其核大如芥子。”答曰:“少少耳。”佛言:“一升乎?”答曰:“一核耳。”佛言:“汝語何若過乎?栽種一芥子,乃高四十里,歲下數十萬子。”答曰:“實爾。”佛言:“地者無知其報力爾,何況歡喜持一鉢飯上佛?其福不可稱量。”夫婦心意,開解應時,得須陁洹道也。
36
이미 아나함의 도를 얻은 어떤 사문이 산 위에서 풀을 삶아 가사에 물을 들이고 있었다.
그때 소를 잃어버린 어떤 소먹이는 사람이 두루 다니면서 소를 찾다가, 산 위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가 보았다. 그 솥 안에는 모두 소 뼈요, 발우는 소 머리로 변하며 가사는 소 껍질로 변하였다.
그 사문은 소 뼈를 머리에 매달고 온 나라를 돌아다녔다. 사람들은 모두 그것을 구경하였다.
그때 사미는 점심 때가 된 것을 보고 건추를 쳤으나 스승이 오지 않아 곧 방에 들어가 선정에 들어 그 스승이 어떤 사람에게 욕을 당하는 것을 보고, 곧 그리로 가서 땅에 엎드려 발 아래 예배하고 말하였다.
“왜 이렇게 되었습니까?”
스승은 대답하였다.
“오랜 과거의 죄업 때문이다.”
“어서 돌아가 공양하십시오.”
그들은 곧 신통을 부려 함께 갔다.
사미는 아직 도를 얻지 못하였기 때문에 항상 성을 참지 못하였다. 그래서 그 청신사와 그 나라 사람들을 돌아보고 생각하였다.
‘이 나라 사람들이 우리 스승을 이처럼 욕을 보였다. 용을 시켜 모래와 돌을 내려 이 나라를 진동시켜 모두 놀라게 하리라.’
이렇게 생각하자 사방에서 모래가 내려와 성과 집들이 모두 부서졌다.
스승은 말하였다.
“나는 전생의 한 세상 동안 소 잡기로 업을 삼았기 때문에 이런 화를 받는 것이다. 그렇지마는 너는 무슨 이유로 이런 죄를 짓느냐? 너는 떠나라. 다시는 나를 따르지 말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죄와 복이 이와 같다. 삼가지 않아서는 안 되느니라.”
昔有沙門,已得阿那含道,於山上煮草染衣。時有失牛者遍求牛,見山上有火煙,便往視,見釜中悉牛骨,鉢化成牛頭,袈裟化成牛皮,人便以骨繫頭,徇行國中,衆人共見之。沙彌見日已中,捶楗椎,不見師至,便入戶坐思惟,見師乃人所辱,則往頭面著足言:“何因如此?”曰:“久遠時罪也。”沙彌言:“可蹔歸食。”兩人則放神足俱去。沙彌未得道,常有恚未除,顧見淸信士及國人,國人乃取我師如此,使龍雨沙石,動此國令之恐怖。念此適竟,四面雨沙,城塢屋室皆悉壞敗。師言:“我宿命一世屠牛爲業,故得此殃耳。汝何緣作此罪乎?汝去,不須復與我相追。”師曰:“罪福如是,可不愼矣。”
37
옛날 어떤 국왕에게 다섯 사람의 대신이 있었다. 한 대신이 일찍이 부처님을 청하였으나 부처님께서 거기에 응하지 않자, 그 대신은 돌아가 왕의 이름으로 부처님을 청하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대신은 오늘 반드시 목숨을 마칠 것인데, 내일이 되어 누가 복을 지을 것인가?”
그 대신은 일찍이 관상쟁이에게 상을 보였는데 관상쟁이는 ‘장차 흉기(凶器)에 죽을 것이니 흉기로써 스스로 보호하라’고 하였다. 그래서 그는 칼을 빼어 가지고 있다가 밤이 깊어 눕고 싶어 그 칼을 아내에게 주어 들고 있게 하였더니, 아내는 졸다가 칼을 떨어뜨려 그 남편의 목을 베었다.
아내는 “남편이 죽었다”고 울부짖었다.
왕은 곧 네 대신을 불러 문책하였다.
“너희들은 호위한다는 것을 빙자하고 이 간사한 사고를 거짓으로 꾸며 그 아내와 갑자기 이런 죄를 저질렀다. 그 여자가 누구를 위해 그 곁에 있었던가.”
이렇게 말하고 네 대신의 오른손을 베었다.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것은 무슨 인연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남편은 전생에 양을 치는 아이가 되었고 그 아내는 흰 양의 어미였는데, 그 네 대신은 전생에 도적이 되어 양치는 아이를 불러, 그 오른 손가락을 함께 들고 양의 어미를 죽이게 하였다. 그리고 다섯 사람을 위해 그것을 삶을 때, 그 아이는 슬피 울면서 양을 죽여 도적들을 먹였다.
그리하여 생사에 흘러다니다 금생에 와서 함께 모였기 때문에, 그 전생의 죄를 마친 것이니라.”
昔有國王,大臣五人,一臣宿請佛,佛不受,臣則還。因王請佛,佛言:“此臣今必命當終,明日將誰復作福乎?”臣嘗令相師相之,云“當兵死。”常以兵自衛,己,亦拔劍持之,夜極欲臥,以劍付婦持之,婦睡落劍斷其夫頭,婦便啼叫言:“君死。”王則召四大臣問:“汝曹營衛之,激修奸變,其婦與相隨而忽至此罪,爲誰在邊者?”便斬四臣右手。阿難問佛何因?佛言:“其夫前世作牧羊兒,婦爲白羊母,其四臣前世作賊,見兒牧羊,便呼兒,俱擧右手指,令殺白羊母,與五人烹之。兒啼泣悲哀,殺羊食賊,如是展轉生死,今世共會故,畢其宿命罪也。”
38
옛날 어떤 큰성바지는 억대의 큰 부자로서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여 누구나 구하는 것이 있으면 그 청을 어기지 않았다.
뒤에 아들 하나를 낳았는데 손발이 없어 형체가 고기 같았으므로 이름을 어신(魚身:고기 몸)이라 하였다.
그는 부모가 돌아간 뒤 집안 살림을 물려받고, 항상 방 안에 누워 자고 있었으므로 아무도 보는 이가 없었다. 그때 어떤 역사(力士)가 왕의 부엌밥을 의지해 살면서도 늘 굶주리므로 혼자 열여섯 수레의 나무를 끌고 가서 그것을 팔아 살아 갔으나 또한 모자랐다. 그래서 이 사성(四姓)에게 가서 모자라는 것을 청하면서 말하였다.
“여러 해로 왕의 음식을 의지해 살았으나 항상 모자라 늘 굶주렸습니다. 듣자니 사성은 억대의 재산이 있다 하기에 빌러 왔습니다.”
어신은 그를 청해 보고 제 형체를 보였다.
昔有大姓,家富巨億,常好惠施所求不違。後生一男無有手足形體似魚,名曰魚身。父母終亡襲持家業,寢臥室內又無見者。時有力士仰王廚食,恒懷飢乏,獨牽十六車樵,賣以自給,又常不供,詣此四姓求所不足,曰“累年仰王飮,食常不供足,恒抱飢餓。聞四姓貲財巨億,故來乞丐。”魚身請與相見,示其形體。
역사는 물러나와 생각하였다.
‘나는 역사이면서 이 꼴이니, 저 손발 없는 사람보다 못하다.’
역사는 그의 물건을 여러 가지 훔치고는 부처님께 나아가 그 의심되는 바를 여쭈었다.
“세상에는 국왕처럼 호화롭고 존귀한 이도 죽고 손발이 없는 사람도 저렇듯 부자인데, 나는 힘 세기로 이 나라에서 당할 이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항상 음식이 부족하여 굶주림을 안고 있습니다. 무슨 인연으로 이렇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가섭부처님 때에 어신은 저 왕과 함께 부처님께 공양하게 되었는데, 너는 그때 빈궁하여 심부름으로 그들을 도와주었다. 어신은 얻어야 할 것을 갖추어 왕과 같이 가게 되었을 때 왕에게 말하였다.
‘오늘은 일이 있어 같이 갈 수 없습니다. 이 일을 그만두는 것은 내 손발을 끊는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때 간 사람은 바로 저 왕이요, 가지 않고 거짓말한 사람은 저 어신이며, 빈궁하여 그 일을 도와 준 이는 지금의 네 몸이다.”
이에 역사는 마음이 열리고 뜻을 깨달아 곧 사문이 되어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
力士退,自思惟:‘力石乃爾,近不如無手足人聯取其物。’往到佛所問其所疑:‘世或有豪尊如國王者死,無手足殖富乃爾,近我筋幹國中無敵,而常抱餓飮食不足,何緣如此?’佛言:“昔迦葉佛時,魚身與此王共飯佛,汝時貧窮驅使助之,魚身具所當得已與王行,而謂王言:‘今日有務不得俱行,廢此事爲斷我手足無異故。’時行者今王是也。不行失言者,魚身是也。時貧窮佐助者,汝身是也。”於是力士心意開悟,卽作沙門,得阿羅漢道也。
舊雜譬喩經卷上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구잡비유경 하권
舊雜譬喩經卷下
오 천축삼장 강승회 한역
吳天竺三藏康僧會譯
39
부처님께서 제자들을 위하여 설법하실 때, 어떤 사냥꾼이 활을 메고 십여 마리의 죽은 새를 지고 지나가다가, 부처님을 뵙고는 그 뜻이 정하고 날카로워 설법을 들어 마음으로 받들고자 하였다. 그러나 부처님은 곧 그치시고 그를 위해 설법하시지 않으셨다.
사냥꾼은 물러가면서 말하였다.
“만일 내가 부처가 되면 남을 위해 두루 설법하여 조금도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 사람은 마음을 모아 설교를 듣고자 하였는데 왜 거절하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사람은 바로 큰 보살로서 뜻을 매우 깊고 굳게 세웠다.
옛날 그는 국왕으로서 여러 미녀들에게 마음을 고루 쓰지 않았기 때문에 사랑을 받지 못한 이들이 짐독(鴆毒)으로 왕을 죽였다.
그 왕은 사냥꾼 집에 태어나고, 여러 미녀들은 새[鳥]의 세계에 떨어져 지금 그 죄를 마치고, 뒷날에 도를 성취할 것이다. 만일 내가 그를 위해 설법한다면 그 뜻이 아라한의 도에 떨어질까 두려워 설법하지 않았을 뿐이니라.”
佛爲諸弟子說經。時有射獵人擔弩,及負十餘死鳥,過往觀佛,其意精銳,願聞說經心欲聽受,佛則止不爲說之。獵人退去,便言:“若我作佛,必普遍爲人說道,無所違逆。”阿難問佛:“此人撰情欲聽典教,何以逆之?”佛言:“此人是大菩薩,立心深固。昔爲國王,於衆婇女意不平均,不見幸者共鴆殺王。王生射獵家,諸婇女皆墮鳥獸中,今畢其罪,後又成就。若爲說經,恐其意懼墮羅漢道,故不爲說耳。”
40
옛날 어느 절에 금으로 된 솥이 있어서 다섯 가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도인들에게 이바지하였다.
그때 어떤 속인이 절에 들어가 그 금솥을 보고 훔쳐 가지려 하였으나 그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거짓으로 사문이 되어 가사를 입고 중들 속에 들어가, 상좌(上座)들의 경전을 논하는 말 즉, ‘모든 죄와 복과 나고 죽음과 도를 깨닫는 데 있어서 그림자와 메아리 같은 그 갚음은 떠날 수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 도적은 마음이 열리어 부끄러워하고 후회하고는 뜻을 모으고 마음을 오로지하여 곧 도의 자취를 보았다. 그리고 그 인연을 생각하다가 ‘솥이 곧 내 스승이다’ 하고 특히 먼저 솥에 예배하고 세 번 돈 뒤에 여러 사문들을 위하여 스스로 도를 설법하였다.
대개 깨달음에는 그 인연이 있는 것이니, 마음이 전일하면 진리를 보지 못하는 일이 없느니라.
昔佛寺中有金釜,以烹五味供給道人。時有凡人入觀見金釜,欲盜取之,無所因,詐作沙門,被服入衆僧中。聞上座論經,說諸罪福生死證要,影嚮之報不可得離之證。盜人意中開悟,懷慚悔,撰情專心則見道迹。思惟所由,釜是我師,特先禮釜繞之三帀,爲衆沙門具自道說。夫覺悟各有所因,心專一者,莫不見諦也。
41
옛날 아나율(阿那律)이 이미 아라한이 되었을 때다.
여러 비구들 중에 얼굴이 아름다워 마치 여자 같은 어떤 비구가 혼자 수풀 속으로 갔다. 어떤 경박한 젊은이가 그것을 보고 여자라 생각하고는 삿된 성정이 움직여 관계하려 하였다. 그러다가 그것이 남자인 것을 알자 제 몸이 변하여 여자가 된 것을 보고 부끄럽고 당황하고 답답하여 드디어 집으로 돌아오지 않고 산중을 헤매면서 여러 해를 지냈다.
그 집 처자들은 그가 어디서 살고 있는지 모르자 이미 죽었다 생각하고 날마다 슬피 울고 있었다.
아나율이 걸식하면서 그 집에 이르렀다. 그 부인은 눈물을 흘리고 울면서 남편이 돌아오지 않는 것을 하소연하고 복의 힘으로 살아가게 해 줄 것을 빌었다.
아나율은 잠자코 대답하지 않다가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 생겨 산중으로 들어가 그 사람을 찾아 만나보았다. 그는 곧 잘못을 뉘우치면서 제 몸을 꾸짖었다. 그러자 도로 남자가 되어 다시 제 집으로 돌아가 처자를 만나게 되었다.
대개 도를 얻으려는 사람은 나쁜 마음으로 남을 대하지 않아야 하나니, 도리어 그 재앙을 받기 때문이다.
昔阿那律已得羅漢,衆比丘中顏容端正有似女人。時獨行草中,有輕薄年少,見之謂是女人,邪性泆動欲干犯之,知是男子,自視其形變成女人,慚愧鬱毒自放深山,遂不敢歸經踰數年。其家妻子生不知處,謂已死亡悲號無寧。阿那律行分衛往至其家,婦人涕泣自說其夫不歸,乞丏福力使得生活。阿那律嘿然不應,心有哀念,乃至山中求與相見,此人便悔過自責其身,還成男子,遂得還歸,家室相見。凡得道人不可以惡向之,反受其殃也。
42
옛날 어떤 비구가 텅 비고 고요한 곳에서 나무 밑에 앉아 도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 나무 위에 있던 원숭이가 비구가 밑에서 밥을 먹는 것을 보고 내려와서 그 곁에 머물렀다.
비구는 남은 밥을 그에게 주었다. 원숭이는 밥을 얻어 먹고는 곧 물을 길어 와서 비구의 손 씻는 물을 대주었다.
이렇게 하여 여러 달을 지냈다. 어느날 비구는 밥을 먹을 때 그만 원숭이를 잊고 밥을 남기지 않았다. 밥을 얻어 먹지 못한 원숭이는 매우 성을 내어 비구의 가사를 갖고 나무 위로 올라가 모두 찢어 버렸다. 비구는 분이 나서 이 짐승을 지팡이로 때리자 원숭이가 정통으로 맞아 땅에 떨어져 이내 죽었다.
여러 원숭이들이 몰려와 시끄러이 떠들면서 죽은 원숭이를 같이 메고 절로 갔다. 비구들은 반드시 무슨 까닭이 있음을 알고 곧 여러 비구들을 모아 그 이유를 따져 물어 보았다. 이 비구는 그 사실을 자세히 설법하였다.
이에 법규를 세웠다.
‘오늘부터 비구들이 밥을 먹을 때에는 다 먹지 말고 모두 그 일부를 덜어 남겨 두었다가 다른 동물들에게 주자.’
단월이 음식을 베푸는 것이 여기서 시작된 것이다.
昔有比丘,於空閑樹下坐行道意。樹上有一獼猴,見比丘食,下住其邊,比丘以餘飯與之,獼猴得食,輒行取水以給澡洗。如是連月。後日食忽忘不留飯,獼猴不得食大怒,取比丘袈裟上樹悉裂敗之。比丘忿此畜生,以杖捶,誤中墮地,獼猴卽死。數獼猴竝來譟讙,共輿死獼猴到佛寺中,比丘僧知必有以,則合會諸比丘,推問其意,此比丘具說其實。於是造教:自從今日,比丘每食,皆當割省留餘以施蠕動,不得盡之。檀越丏飯由此爲始也。
43
옛날 어떤 자라가 큰 가뭄을 만나 호수와 숲이 모두 말랐기 때문에 먹이가 있는 곳으로 갈 수가 없었다.
그때 큰 고니들이 그 곁에 모여 살았으므로 자라는 그들에게 살려 주기를 애걸하였다. 그래서 고니는 자라를 입에 물고 도시 위를 날아 지나갔다. 자라는 잠자코 있지 못하고 소리를 내어 물었다.
“어디로 가기에 이처럼 쉬지 않고 가는가?”
고니는 대답하려고 입을 벌렸다. 자라는 곧 땅에 떨어져 사람들이 잡아먹었다.
대개 사람이 어리석고 생각이 없어 말을 삼가지 않으면 그 비유가 이와 같으니라.
昔有鼈遭遇枯旱,湖澤乾竭不能自致有食之地。時有大鵠集住其邊,鼈從求哀乞相濟度,鵠啄銜之飛過都邑上。鼈不嘿聲,問此何等?如是不止,鵠便應之,應之口開,鼈乃墮地,人得屠裂食之。夫人愚頑無慮,不謹口舌,其譬如是也。
44
옛날 어떤 사문이 도인에게 머리를 깎았다. 머리를 깎고는 땅에 엎드려 그 발 아래 예배하고 말하였다.
“나로 하여금 후세에 마음이 정결하고 도인처럼 지혜가 있게 하여 주십시오.”
도인은 말하였다.
“그대로 하여금 나보다 나은 지혜를 얻게 하리라.”
그 사람은 예배하고 떠났다.
그는 뒷날 목숨을 마치고 도리천에 났다가 천수가 다하고 내려와 큰성바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리고 뒤에 사문이 되어 지혜로써 도의 자취를 보았다. 이것은 지극한 뜻의 결과니라.
昔有沙門,令凡人剃頭,剃頭已,頭面著地作禮言:“願令我後世心意淨潔,智慧如道人。”道人言:“令卿得慧勝我。”其人作禮而去。後命盡生忉利天上,天上壽盡來下,生大姓家作子,後得作沙門,智慧得見道迹,此至意所致也。
45
옛날 어떤 범지가 왕에게 구걸하러 갔다. 왕은 마침 사냥을 나가려고 그 범지에게 말하였다.
“저 궁전 위에서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려라.”
이내 사냥을 나가 짐승을 쫓아다니며 노느라고 신하들과 서로 헤어졌다. 왕은 산골짜기에 이르러 귀신을 만났다. 귀신이 잡아먹으려 할 때 왕은 그 귀신에게 말하였다.
“내 말을 들으라, 나는 아침에 성문에서 한 도인을 만났는데 그가 내게 구걸하였다. 그래서 나는 ‘궁전 위에서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라’고 말하였다. 그러므로 지금 잠깐 돌아가 그 도인에게 물건을 주고 다시 와서 너에게 먹히리라.”
귀신은 말하였다.
“지금 너를 먹고 싶은데 너는 과연 기꺼이 다시 돌아오겠는가?”
“착하다. 진실로 신용이 없는 자라면 내가 어떻게 그 도인을 생각하겠는가?”
귀신은 곧 왕을 놓아 주었다.
왕은 궁중으로 돌아가 그 도인에게 물건을 내어 주고 나라를 태자에게 맡기고는 귀신에게로 돌아왔다. 귀신은 왕이 오는 것을 보고 그 지성에 감동되어 예로써 사과하고 감히 먹지 못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왕은 지극한 정성으로 목숨을 보전하고 나라를 건졌거늘, 하물며 5계를 받들어 지니는 현자(賢者)이겠느냐? 지극한 정성의 보시는 그 복이 한량없느니라.”
昔有梵志從國王丐,王欲出獵,令 梵志止殿上,須我方還,乃出獵追。逐禽獸,與臣下相失,到山谷中與鬼相逢,鬼欲啖之。王曰:“聽我言。朝來於城門中,逢一道人從我丐。我言:‘止殿上待還。’今乞暫還,與此道人物已,當來就卿受啖。”鬼言:“今欲啖汝,汝寧肯來還?”王言:“善哉誠無信者,我當念此道人耶?”鬼則放王,王還宮出物與道人,以國付太子,王還就鬼。鬼見王來,感其至誠,禮謝不敢食也。師曰:“王以一誠全命濟國,何況賢者奉持五戒?布施至意,其福無量也。”
46
옛날 아육왕은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여 사문을 공양하되, 태자를 시켜 스스로 헤아려 공양거리를 마련하게 하였다. 태자는 은근히 화를 내었다.
‘내가 왕이 될 때에는 이 도인들을 모두 죽여 버리리라.’
도인은 마음으로 태자의 성낸 것을 알고 태자에게 말하였다.
“나는 세상에 오래 있지 않을 것입니다.”
태자는 놀라며 말하였다.
“도인은 그처럼 밝아 내 마음을 아셨습니다.”
그리하여 곧 생각을 돌렸다.
‘내가 왕이 될 때에는 이 도인들을 아버지보다 더 낫게 공양하리라.’
마음이 온화해지면 악을 버리고 선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도인은 말하였다.
“태자가 왕이 될 때에는 나는 이미 천상에 날 것입니다.”
태자는 말하였다.
“거룩하십니다, 사문님.”
태자는 뒤에 국왕이 되어 5계와 10선으로 나라 정치를 행하여 마침내 나라가 번영하고 태평하였다.
昔阿育王常好布施飯食沙門,令太子自斟酌供具,太子嘿恚言:“我作王時,悉當殺諸道人。”道人心知太子瞋恚,謂太子言:“我不久在世間。”太子驚曰:“道人明乃爾,知我心意。”卽反念:‘我作王時,當供養道人勝我父。’心遂和則去惡就善。道人言:“比卿作王時,我生天上已。”太子曰:“聖哉沙門!”後作國王,以五戒十善爲國政,遂致隆平矣。
47
옛날 어떤 사성(四姓)은 두 부인을 두었다. 큰 부인은 날마다 좋은 음식으로 사문에게 공양하므로 사문은 날마다 그 집으로 가서 공양을 받았다. 그러나 작은 부인은 그것을 매우 미워하였다.
이튿날 사문이 다시 왔을 때, 작은 부인이 곧 나가 발우를 받아 똥을 담고 밥을 그 위에 덮어 사문에게 주었다.
사문은 그것을 가지고 산중에 가서 막 먹으려 하다가 똥을 보고는 발우를 씻고 그 뒤로는 다시 가지 않았다.
그 뒤 작은 부인은 입안과 온몸에서 구린내가 나서 사람들이 그를 보면 모두 피해 달아났다.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똥구덩지옥[沸屎地獄]에 떨어졌다.
그리하여 수천만 년 동안 삼악도에 떠돌아다니다가 죄가 끝나고 사람이 되었을 때에는 언제나 대변 먹기를 생각하다가 얻지 못하면 뱃속이 뒤틀리는 듯 아팠다.
그 뒤에 남의 부인이 되어서는 자주 밤에 일어나 대변을 훔쳐 먹었다. 남편은 이상히 여겨 나가 찾다가 그 부인이 대변을 먹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것은 전생에 지은 죄의 결과니라.
昔有四姓取兩婦,大婦日日以好飯供養沙門,沙門日往取飯,小婦患毒之。明日沙門復來,小婦則出取鉢,以不淨著鉢中,以飯置上授還沙門。沙門持去,於山中適欲飯,見不淨則澡洗鉢,後不敢復往。小婦口中及身體則俱臭,人見皆走避,後壽終墮沸屎地獄如是展轉三惡道數千萬歲,罪畢得爲人,常思欲食大便不得,腹中絞痛。後爲人婦,夜起盜食大便。如是數數夫怪之,便往尋視見婦食屎。此宿命行所致也。
사람에게는 성취하기 어려운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탑을 세우는 것이요, 둘째는 초제승사(招提僧舍)를 짓는 것이며, 셋째는 비구들에게 공양하는 것이요, 넷째는 집을 떠나 사문이 되는 것이니, 이 네 가지를 성취하면 그 복이 한량없다. 왜냐 하면 이 삼계는 잠깐 있기 때문이다.
이미 사람으로 태어나 재산이 있으면서 인색하고 탐하는 뿌리를 뽑고 때를 따라 보시하면 그 공덕은 순수히 성취될 것이니, 이것도 또한 얻기 어려운 것이다. 누가 이 복을 아는가. 오직 부처님뿐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人有四難得成:一者塔,二者招提僧舍,三者飯比丘僧,四者出家作沙門。是四事以立,其福無量。所以者何?三界時有耳。已得作人,復有財產,能拔慳貪之本,應時施惠,功業純立,是亦難得。誰能知此福者?唯佛耳。
“비구는 음식으로 서로 부르는 것이 친하는 길이 아니요, 오직 경법(經法)으로 서로 가르치고 훈계하는 것이 친하는 길이다.
비구가 맛있는 음식으로 서로 보시함으로써 비구의 좋은 이름을 세상에 나타낸다면 후세에 아무 응함이 없고 또 부처님도 나쁜 평을 받게 될 것이다.
왜냐 하면 외도의 수행자들이 비구를 보고 ‘부처님 제자들은 다만 맛있는 음식과 좋은 옷을 서로 보시할 뿐이다. 누가 저렇게 가르쳤는가? 바로 부처님이다’라고 할 것이니, 그것은 부처님이 나쁜 평을 받게 되는 것이다.
비구가 경전과 계율과 도와 법으로 서로 청하면 그것은 매우 친해지는 길이다. 왜냐 하면 외도의 수행자들이 비구를 보고 ‘저 부처님 제자는 다만 경전과 계율과 도와 법으로만 서로 보시하고, 다른 것은 서로 주지 않는다’ 하면, 그 비구는 현세에서도 좋은 이름을 얻고 후세에서는 해탈을 얻으며, 부처님에게도 좋은 평이 있을 것이니 그들은 무어라고 말할 것인가?
‘부처님께서 바로 저 비구들의 스승으로서 그 제자들에게 다만 경전의 도로써 가르친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음식으로써 보시한 것이 아니요, 다만 좋은 말로써 서로 보시해야 하느니라.”
佛言:“比丘不以飯食,轉相呼爲親道,唯以經法轉相教誡爲親耳。比丘以飯食美味轉相貢施,見世於比丘善名,後世無所應,於佛得惡論。何以故?外行家見比丘言:‘佛弟子但以美飯食好衣轉相施耳,誰教者?是佛也?’於佛得惡論。比丘以經戒道法轉相請乃爲大親厚耳。何以故?外行家見比丘言:‘佛弟子但以經戒道法轉相施耳,無他相與。’於比丘現世得善名,後世得解脫,於佛有善論。何以言之?佛是比丘師,教弟子但以經道,是故不必以飯食爲惠也,但以善言轉相施上耳。”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는 만족할 줄을 알아야 한다. 만족할 줄 아는 것이란 이른바 한 벌 옷과 하루 한 끼를 구하고 항상 거닐면서 생각하며 밖으로 구하기를 생각하지 않고, 능히 쉬어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만족할 줄 아는 것이다.
또 비구는 만족할 줄 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이른바 경전과 계율을 알고 네 가지 선정과 네 가지 공정(空定)과 수다원과 사다함을 얻었다고 만족할 줄 알아서는 안 되는 것이니, 이와 같이 만족하다고 생각하지 말지니라.”
佛言:“比丘當知足,何等爲當知足?謂趣求一衣一食,常在經行念,不念外求,能止不亂意,是爲知足。亦不當知足計,所謂經戒,逮得四禪及四空定,須陁洹、斯陁含,未可計知足也。如是爲不當計足矣。”
48
어떤 비구가 걸식하다가 소변이 너무 급해 길에 서서 소변을 보았다. 길 가는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모두 비웃으면서 말하였다.
“부처님 제자들은 걸음걸이에도 법도가 있고 입는 옷에도 위의가 있는데, 저 비구는 서서 소변을 보는구나. 참으로 우습다.”
그때 어떤 외도 니건(尼揵)의 종족은 사람들이 그 비구를 비웃는 것을 보고 가만히 생각하였다.
‘우리 니건 종족은 알몸으로 다니지마는 아무도 꾸짖는 사람이 없는데, 부처님 제자는 서서 소변한다 하여 사람들이 모두 웃는다. 그것은 우리들 스승에게는 법칙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웃지 않을 뿐이다. 그런데 부처님 제자들의 법은 청정하고 예의가 있으며 이야기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곧 스스로 부처님께 귀의하여 사문이 되어 수다원의 도를 얻었다.
비유하면, 사자는 온갖 짐승 중의 왕인 것처럼 비구는 사람 중의 스승이다. 그러므로 쓰는 말씨에도 법이 있어야 하고, 걸어다니고 앉고 일어나는 데에도 위의가 있어서 사람의 법칙이 되어야 하므로, 스스로 가벼이 여기지 않아야 한다. 스스로 가벼이 여기고 스스로 비방하는 것은 선현(先賢)을 욕되게 하는 것이다.
有比丘分衛,道住促迫卒失小便,行人見之,皆共譏笑言:“佛弟子行步有法度,被服有威儀,而此比丘立住失小便,甚可笑也。”時有外行尼揵種,見人譏笑此比丘,卽自念言:‘我曹尼揵種裸身而行,都無問者;佛弟子住小便,而人皆共笑之。如是者,我曹師爲無法則,故人不笑耳。將獨佛弟子法淸淨、有禮儀,易爲論議故。’便自歸佛所作沙門,卽得須陁洹。比丘譬如師子衆獸中王,人中師所語當用法,行步坐起當有威儀,爲人法則不得自輕,自輕自毀以辱先賢也。
49
제석천왕과 제1 사천왕은 보름날에 세 번 천하를 살펴본다. 누가 계율을 가지는가 하고. 그리하여 계율을 가지는 이를 보면 그 하늘들은 매우 기뻐한다.
마침 보름날이 되어 제석천왕은 정전(正殿)에 앉아 가만히 말하였다.
“만일 보름날에 세 가지를 재(齋)하는 사람이 천하에 있으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는 내 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곁에 있던 여러 하늘들은 깜짝 놀라면서 말하였다.
“다만 보름날에 세 가지를 재한다 하여 제석천왕과 같은 자리를 얻을 수 있을까?”
아라한이 된 어떤 비구가 제석천왕의 마음 속 생각을 알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과연 저 제석천왕의 말과 같이 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제석천의 말은 믿을 수 없다. 그것은 진실한 말이 아니다. 왜냐 하면, 보름날에 세 가지 재에 정진하는 사람은 세상을 건너갈 수 있는데, 제석천을 해서 무엇하겠느냐? 이와 같이 그것은 진실한 말이 아니니 믿을 것이 못 된다. 누가 재의 복을 알겠는가? 오직 부처님뿐이니라.”
天王釋及第一四天王,十五日三視天下,誰持戒者?見持戒者,天卽歡喜。時以十五日,天王釋在正殿坐處,自念言:‘天下若十五日三齋者,壽終可得吾位矣。’邊諸天大驚言:“但十五日三齋,乃得如釋處。”有比丘已得阿羅漢,卽知釋心念,白佛言:“寧能審如釋語不?”佛言:“釋語不可信,爲不諦說。何以故?十五日三齋精進者,可得度世,何爲釋處?如是爲不諦說,爲未足信。誰能知齋福者,唯佛耳?”
50
바닷속에 큰 용이 있었다. 그 용은 염부제에 비를 내리려 하다가, 염부제땅에는 그 물을 감당할 것이 없을까 두려워하여 ‘그 땅에는 내 물을 감당할 것이 없을 것이니, 도로 내 바다에 비를 내리자’고 생각하였다.
부처님의 지혜로운 제자들은 위엄과 덕이 매우 커서 외도의 96종들에게 법을 주려 하다가 그것을 감당할 이가 없을까 두려워한다.
그러므로 부처님 제자들이 서로서로 베풀어 주는 것은 마치 저 용이 도로 바다에 비를 내리는 것과 같다.
海中有大龍,龍欲雨閻浮利地,恐地無當此水者。龍意念:‘地無當我雨者,還自海中雨耳。’佛慧弟子威德甚大,欲以施外行九十六種道家,恐無能堪者,是故佛弟子展轉自相惠耳,譬如龍自還雨海中也。
51
옛날에 나이 백 20이 되는 어떤 범지가 있었다. 그는 젊어서부터 음심이 없어 장가도 들지 않고, 사람이 없는 깊은 산에 살면서 띠풀로 집을 삼고 쑥대로 자리를 삼으며 물과 과실로 음식을 삼아 어떤 재물도 쌓아 두지 않았다.
그리고 국왕이 청하였으나 가지 않고 마음은 함이 없는 고요한 곳에 있어서, 산중에서 수천 년을 지내면서 날마다 짐승들과 서로 즐겼다.
거기에 네 마리 짐승이 있었다. 첫째는 여우요, 둘째는 원숭이며 셋째는 수달이요, 넷째는 토끼였다.
그 네 마리 짐승은 날마다 그 도인에게서 경전과 계율의 법을 들었다.
이렇게 오래 지나자 그 많던 과실도 모두 없어졌다. 그래서 도인은 다른 곳으로 옮겨가려 하였다.
네 마리 짐승은 큰 시름에 빠져 서로 의논하였다.
“우리는 각기 가서 도인을 위하여 공양할 것을 구해 오자.”
昔有梵志年百二十,少小不妻娶,無淫泆之情,處深山無人之處,以茅爲廬,蓬蒿爲席,以水果蓏爲食飯,不積財寶。國王娉之不往,意靜處無爲。於山中數千餘歲,日與禽獸相娛樂,有四獸:一名狐,二名獼猴,三者獺,四者兔。此四獸日於道人所聽經說戒,如是積久,食諸果蓏皆悉訖盡。後道人意欲使徙去,此四獸大愁憂不樂,共議言:“我曹各行求索,供養道人。”
원숭이는 다른 산으로 가서 맛있는 과실을 가져와 도인에게 바치면서 떠나지 말기를 마음으로 원하였다.
여우도 사람으로 변하여 한 포대 밥과 미숫가루를 구해 와서 도인에게 바쳤다. 그것은 한 달 양식은 되었다. 그리고 머무르기를 원하였다.
수달은 물에 들어가 큰 고기를 잡아 와서 도인에게 바쳤다. 그것도 한 달 양식은 되었다. 그리고 떠나지 말기를 원하였다.
토끼는 생각하였다.
‘나는 무엇으로 저 도인을 공양할까?’
다시 생각하였다.
‘나는 내 몸으로 공양하자.’
그리고 곧 가서 나무를 주워 와 불을 붙여 숯을 만들고는 도인에게 가서 말하였다.
“지금 나는 토끼가 되어 공양이 가장 박합니다. 이 불 속에 들어가 굽히어 내 몸으로 도인께 바칩니다. 하루 양식은 될 것입니다.”
토끼는 불 속에 몸을 던졌다.
도인은 토끼를 보고 그 인의(仁義)에 감동되고 또 그들을 가엾이 여겨 떠나지 않고 거기에 머물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때의 그 범지는 저 제화갈(提和竭)부처님이요, 토끼는 내 몸이며, 원숭이는 저 사리불이요, 여우는 저 아난이며, 수달은 저 목건련이니라.”
獼猴去至他山中,取甘果來以上道人,願心莫去。狐亦復行化作人,求食得一囊飯麨來,以上道人,可給一月糧,願止留。獺亦復入水取大魚來,以上道人,給一月糧,願莫去也。兔自思念:‘我當用何等供養道人耶?’自念:‘當持身供養耳。’便行取樵以然火作炭,往白道人言:“今我爲兔最小薄,能請入火中作炙,以身上道人,可給一日糧。”兔便自投火中,火爲不然。道人見兔,感其仁義,傷哀之,則自止留。佛言:“時梵志者提和竭佛是,時兔者我身是,獼猴者舍利弗是,狐者阿難是,獺者目揵連是也。”
52
옛날 도인 다섯 사람이 함께 길을 가다가 눈과 비를 만나 어떤 신사(神寺)에서 잤다. 그 집 안에는 귀신의 형상이 있는데, 그것은 그 나라 백성들과 관리들이 받들어 섬기는 것이었다.
그 중 네 사람이 말하였다.
“오늘 밤은 몹시 추운데 이 나무사람[木人]을 태워 불을 때자.”
한 사람이 말하였다.
“이것은 사람들이 받들어 섬기는 것이니 부술 수가 없다.”
그리하여 부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그 집에 있는 귀신들은 늘 사람을 잡아먹었다. 그들은 저희끼리 말하였다.
“저 한 사람을 잡아먹자. 저 한 사람은 우리를 두려워하는데, 저 네 사람은 몹시 굳세어 범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들은 감히 부수지 못한다는 사람을 억누를 것이다.”
네 사람은 밤에 귀신의 말을 듣고 일어나 동무를 불러 깨우고 왜 이 상(像)을 부수어 불을 때지 않느냐고 하며 가져다 불을 때었다. 그러자 귀신은 달아났다.
대개 도를 배우는 사람은 항상 마음을 굳게 가지고 겁내거나 약하지 않아서 귀신으로 하여금 사람의 틈을 타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昔有五道人俱行道,逢雨雪,過一神寺中宿,舍中有鬼神形像,國人吏民所奉事者。四人言:“今夕大寒,可取是木人燒之用炊。”一人言:“此是人所事,不可敗,”便置不破。此室中鬼常啖人,自相與語言:“正當啖彼一人,是一人畏我,餘四人惡,不可犯。”其可止不敢破像者,夜聞鬼語,起呼伴:“何不取破此像用炊乎?”便取燒之,啖人鬼便奔走。夫人學道常當堅心意,不可怯弱,令鬼神得人便也。
53
옛날 어떤 국왕이 나라를 버리고 떠나 사문이 되어 산중에서 고요히 생각하면서 띠풀로 집을 삼고 쑥대로 자리를 삼아 스스로 뜻을 얻었다 하여 크게 웃으면서 말하였다.
“아, 시원하다.”
그러자 곁에 있던 도인이 물었다.
“그대는 시원하다고 하지마는 산중에서 혼자 앉아 도를 배우는데, 과연 무슨 즐거움이 있는가?”
사문은 말하였다.
“내가 왕으로 있을 때에는 많은 걱정이 있었다. 이웃 왕이 내 나라를 빼앗을까 두려워하였고, 사람들이 내 재물을 빼앗을까 걱정하였으며, 이익을 탐하는 사람의 해침을 받을까 두려워하였고, 혹은 신하들이 내 재물을 탐하여 뜻밖에도 반역할까 두려워하였다.
그러나 지금 나는 이익을 탐하는 사람의 해침을 받을 걱정이 없으니 시원하기 말할 수 없다. 그러므로 시원하다고 말한 것이다.”
昔有國王棄國行作沙門,於山中精思,草茅爲屋蓬蒿爲席,自謂得志,大笑言快哉!邊道人問之:“卿快樂,今獨坐山中學道,將有何樂耶?”沙門言:“我作王時所憂念多,或恐鄰王奪我國,恐人劫取我財物,或恐我爲人所貪利,常畏臣下利我財寶反逆無時。今我作沙門,人無貪利我者,快不可言,以是故言快耳。”
54
옛날 어떤 국왕이 도와 덕을 매우 좋아하여 항상 탑을 돌았다. 백 번 돌기를 마치기 전에 국경의 어느 왕이 쳐들어와서 그 나라를 빼앗으려 하였다.
가까운 신하가 매우 당황하여 곧 왕에게 가서 아뢰었다.
“적의 군사가 옵니다. 원컨대 대왕은 이 탑 돌기를 그치고 돌아가 생각을 가다듬어 큰 도적을 물리치소서.”
왕은 말하였다.
“그 군사들이 여기 오는 것을 허락해 주라. 나는 이대로 돌고 있으리니.”
왕은 계속해서 탑을 돌았다.
그래서 탑 돌기를 마치기 전에 적의 군사들은 흩어져 돌아갔다.
대개 사람이 한결같은 마음과 확정한 뜻을 가지면 어떤 재앙도 사라지는 것이다.
昔有國王大好道德,常行繞塔百帀未竟,邊國王來攻欲奪其國,傍臣大恐怖,卽行白王言:“有兵來至。唯大王置斯旋塔,還爲㩲慮以攘重寇。”王言:“聽使兵來,我終不止。”心意如故,繞塔未竟兵散罷去。夫人有一心定意,無所不消也。
55
옛날 어떤 국왕이 부처님 계신 곳을 지날 때마다 부처님께 예배하되, 진흙탕이거나 빗길이거나 가리지 않았다. 곁의 신하들은 그것을 걱정하여 저희끼리 말하였다.
“왕의 마음씀은 어찌 그처럼 자질구레하고 성가신가?”
왕은 이 말을 듣고 궁중으로 돌아가 신하들에게 명령하였다.
“너희들은 가서 짐승 머리 백 개와 사람 머리 하나를 구해 가지고 오너라.”
이윽고 신하들은 아뢰었다.
“모두 가져 왔습니다.”
왕은 그들을 시켜 그것을 가지고 시장에 가서 팔라 하였다. 그러나 짐승 머리는 모두 팔렸지마는 사람 머리는 팔리지 않았다. 신하들은 왕에게 아뢰었다.
“짐승 머리 백 개는 다 팔렸지마는 이 사람 머리는 냄새 나고 문드러져 전연 사는 사람이 없습니다.”
왕은 곁의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알지 못한다. 아까 내가 부처님 계신 곳을 지나다가 부처님께 예배하였을 때, 너희들은 ‘왕의 뜻은 자질구레하고 성가시다’고 말하였다. 내 머리를 알고 싶은가? 저 깨끗하지 못한, 죽은 사람 머리와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복을 구하여 천상에 나야 하겠거늘, 너희들은 어리석어 그것을 알지 못하고 도리어 자질구레하다고 말하였다.”
곁의 신하들은 말하였다.
“진실로 대왕님 말씀과 같습니다.”
그들은 머리를 조아려 사과하였다.
“신(臣)들이 어리석어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만일 이 뒤에 대왕님이 다시 나가시면, 신들도 모두 말에서 내려 부처님께 예배하여 대왕님으로 법을 삼겠습니다.”
昔有國王行,常過佛爲作禮,不避泥雨,旁臣患之,自相與語:“王作意何以煩碎乃爾?”王耳聞之,王還宮勅臣下:“行求百獸頭及人頭一枚來。”臣下白王言:“已具王令,於市賣之皆售,人頭不售。”臣下白言:“賣百獸頭皆售,此人頭臭爛,初無買者。”王語旁臣:“汝曹不解耳。秘前者過佛所,爲佛作禮,汝曹言:‘王意煩碎。’欲知我頭者如此,死人頭不潔淨,當以求福可得上天,汝曹愚癡不知,反言煩乎?”旁臣言:“實如大王所說。”叩頭謝過:“臣等愚不及。”王後復出,臣等皆下馬爲佛作禮,以王爲法也。
56
옛날 어떤 왕이 밖에 나갔다가 사문을 볼 때마다 곧 수레에서 내려 예배하였다. 그래서 도인은 말하였다.
“대왕은 그만두시오. 수레에서 내리시지 마시오.”
왕은 말하였다.
“나는 오르고 내리지 않습니다. 오르고 내리지 않는다고 말한 까닭은, 나는 지금 도인님께 예배함으로써 목숨을 마친 뒤에는 천상에 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를 뿐이요, 내리지 않는다고 말한 것입니다.”
昔有國王出遊,每見沙門輒下車爲沙門作禮,道人言:“大王止,不得下車。”王言:“我上不下也。所以言上不下者,今我爲道人作禮,壽終已後當生天上,是故言上耳不下也。”
57
옛날 어떤 사람이 죽은 뒤에, 그 혼이 도로 제 마사(摩娑)1)의 옛 뼈로 돌아오므로 곁의 사람이 물었다.
“너는 죽었는데 무엇하러 다시 그 마사의 마른 뼈로 돌아오는가?”
혼은 대답하였다.
“이것은 내 옛몸이다. 이 몸은 살생하지 않았고 도둑질하거나 간음하거나 이간하는 말ㆍ욕설ㆍ거짓말ㆍ꾸미는 말 하거나 질투하거나 성내거나 어리석지 않았기 때문에 죽은 뒤에 천상에 나서 소원이 저절로 이루어져 즐겁기 끝이 없다. 그러므로 사랑하고 소중히 여긴다.”
昔有人死已後,魂神還自摩娑其故骨,邊人問之:“汝已死,何爲復用摩娑枯骨?”神言:“此是我故身,身不殺生、不盜竊,不他婬、兩舌、惡罵、妄言、綺語,不嫉妒、不瞋恚、不癡,死後得生天上,所願自然快樂無極,是故愛重之也。”
58
옛날 외국의 어떤 사문이 산중에서 길을 가는데, 어떤 귀신이 머리 없는 사람으로 변하여 사문 앞으로 왔다. 사문은 말하였다.
“머리 아플 걱정이 없구나. 눈으로 빛깔을 보고 귀로 소리를 들으며 코로 냄새를 맡고 입으로 맛을 보지마는 마침내 머리가 없으니, 얼마나 한결같이 유쾌하겠는가?”
귀신은 사라지더니, 다시 몸은 없고 손발만 있는 사람으로 변하였다.
사문은 말하였다.
“몸이 없으면 아프거나 가려움을 모르고 다섯 창자가 없으면 병을 모르리니, 얼마나 한결같이 유쾌하겠는가?”
귀신은 다시 손발이 없는 사람으로 변하여 한쪽 수레를 굴려 사문 앞으로 왔다. 도인은 말하였다.
“아주 유쾌하겠구나. 손과 발이 없으면 능히 가서 남의 재물을 빼앗을 수 없을 것이니, 얼마나 유쾌하겠는가?”
귀신은 말하였다.
“사문은 한결같은 마음을 지켜 움직이지 않는구나.”
귀신은 곧 얼굴이 단정한 남자로 변하여 도인의 발에 머리를 대고 말하였다.
“도인님은 그처럼 굳게 뜻을 가졌습니다. 지금 도인님의 공부하는 바는 오래지 않아 성취될 것입니다.”
귀신은 머리를 도인의 발에 대어 공경의 예를 올리고 떠났다.
昔外國有沙門,於山中行道,有鬼變化作無頭人,來到沙門前,報言:“無頭痛之患,目所以視色,耳以聽聲,鼻以知香,口以受味,了無頭,何一快乎?”鬼復沒去復化無身,但有手足,沙門言:“無身者不知痛痒,無五藏,了不知病,何一快乎?”鬼復沒去,更作無手足人,從一面車轉輪來至沙門,道人言:“大快!無有手足,不能行取他財物,何其快哉?”鬼言:“沙門守一心不動。”鬼便化作端正男子來頭面著道人足言:“道人持意堅乃如是,今道人所學但成不久。”頭面著足恭敬而去也。
59
옛날 어떤 사문이 산중 길을 가다가 속옷이 풀어져 땅에 떨어졌다. 그는 곧 좌우를 돌아보고 천천히 옷을 당겨 입었다.
산신(山神)이 나와 그에게 말하였다.
“여기는 어떤 사람의 옷도 땅에 떨어진 일이 없는데, 왜 기면서 옷을 입는가?”
그는 말하였다.
“산신이 지금 나를 보았고, 나도 또 위를 쳐다보면 해와 달과 하늘들이 나를 보는데, 도리에 있어서 몸을 드러낼 수 없는 것이다. 부끄러움이 없으면 부처님의 제자가 아니니라.”
昔沙門於山中行道,裏衣解墮地,便左右顧視,徐牽衣衣之。山神出,謂道人:“此閒亦無人民,衣墮地,何爲匍匐著衣?”沙門言:“山神見我,我亦復自見上日月諸天見我,於義不可身露?無有慚愧,非佛弟子也。”
60
옛날 어떤 여섯 사람이 짝이 되어 지옥에 함께 떨어져 한 솥에 같이 있으면서 각기 전생의 죄를 말하려 하였다.
첫째 사람은 ‘사(沙)’라고 말하고, 둘째 사람은 ‘나(那)’, 셋째 사람은 ‘특(特)’, 넷째 사람은 ‘섭(涉)’, 다섯째 사람은 ‘고(姑)’, 여섯째 사람은 ‘타라(陁羅)’라고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그것을 보고 웃으시자, 목건련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왜 웃으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여섯 사람이 짝이 되어 지옥에 함께 떨어져 한 솥에 같이 있으면서, 각기 전생에 지은 죄를 말하려 하는데, 솥의 물이 펄펄 끓어 오르기 때문에 첫 마디 말을 내자 둘째 말이 나오기 전에 물을 따라 밑으로 내려갔다.
첫째 사람이 ‘사’라고 말한 것은 ‘세간의 60억 년이 지옥의 하루이니 언제 끝날까’ 하는 뜻이요, 둘째 사람이 ‘나’라고 말한 것은 ‘언제 벗어날는지 기약이 없네’라는 뜻이며, 셋째 사람이 ‘특’이라고 말한 것은 ‘아아, 어떻게 살아갈까’라는 뜻인데, 제 마음을 조복 받지 못하고 다섯 집의 재물을 빼앗아 거룩한 세 분께 공양하였지마는 어리석고 탐하여 만족할 줄 몰랐으니 지금 후회한들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넷째 사람이 ‘섭’이라고 말한 것은 ‘살림살이를 지성으로 하지 못하여 내 재산이 남에게 속해버렸으니 매우 고통스럽다’는 뜻이요, 다섯째 사람이 ‘고’라고 말한 것은 ‘누가 나를 보호하여 지옥에서 나갈 수 있으면, 다시는 계율을 범하지 않고 천상에 나서 즐기겠다’는 뜻이며, 여섯째 사람이 ‘타라’라고 말한 것은 ‘위의 이 일은 본래부터 계획한 것이 아니니, 마치 수레를 잘 몰지 못하여 바른 길을 잃고 삿된 길로 들어가 수레 굴대를 부러뜨린 것과 같으니, 후회하여도 어쩔수없다’는 뜻이니라.”
昔有六人爲伴,俱墮地獄中,同在一釜中,皆欲說本罪。一人言沙,二人言那,三人言特,四人言涉,五人言姑,六人言陁羅。佛見之笑,目揵連問佛:“何以故笑?”佛言:“有六人爲伴,俱墮地獄中,共在一釜中,各欲說本罪,湯沸涌躍不能得再語,各一語便迴下。一人言沙者,世閒六十億萬歲,在泥犂中爲一日,何時當竟?第二人言那者,無有期,亦不知何時當得脫?第三人言特者,咄咄當用治生爲?如是不能自制意,奪五家分供養三尊,愚貪無足,今悔何益?四人言涉者,言治生亦不至誠,我財產屬他人,或爲得苦痛。第五人言姑者,誰當保我從地獄中出,便不復犯道禁,得生天人樂者。第六人言陁羅者,是事上頭本不爲心計,譬如御車失道入邪道,折車軸悔無所復及也。”
이하 『아라한의 비유』에서 일곱 수(首)를 뽑아 적는다.
折羅漢譬喩抄七首
61
옛날 부처님께서 사리불을 보내어, 서쪽에 이르러 장엄한 유위국(維衛國)에서, 그 부처님께 세 가지 일을 물으라고 하셨다. 즉 ‘부처님 몸이 편안한가, 한결같이 설법하시는가, 받드는 이가 불어가는가?’라고. 사리불은 부처님의 위엄과 신력을 받들고 그 나라로 가서 그와 같이 전하였다.
그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모두 편안하다.”
그리고 그 부처님께서 아유월치(阿惟越致) 바퀴를 굴려 이 칠주 보살(七住菩薩)을 위해 설법하셨다.
사리불은 이 설법을 듣고 그 나라에서 돌아오는데, 얼굴빛은 빛나고 걸음걸이는 보통 때보다 훌륭하였다.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네가 저기 갔다 오더니, 어찌하여 걸음걸이가 그처럼 편하고 즐거우냐?”
사리불은 아뢰었다.
“마치 굶주리고 떨던 가난한 사람이 수미산 같은 큰 보물을 얻은 것 같은데, 어찌 즐겁지 않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매우 좋은 일이다.”
사리불은 다시 아뢰었다.
“저는 거기 가서 그 부처님으로부터 아유월치의 매우 깊은 법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겠습니다.”
“좋구나. 너의 말과 같다.”
昔佛遣舍利弗,西至維衛莊嚴剎土,問訊彼佛三事:“佛身安隱不?說法如常不?受者增進不?”舍利弗卽承佛威神往詣彼剎,宣令如是。彼佛報言:“皆悉安隱。”於時彼佛轉阿惟越致輪,爲七住菩薩說法,舍利弗聞之,從彼剎還,姿色光明行步勝常。佛告舍利弗:“汝到彼,何故侅步怡悅如是。”舍利弗白佛言:“譬如貧家飢凍之人,得大珍寶如須彌山,寧歡喜不?”佛言:“甚善!”舍利弗言:“我到彼剎,得聞彼佛說阿惟越致深奧之事,是以欣踊不能自勝。”佛言:“善哉!如汝所言。”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큰 장자나 거사는 순수한 자마금(紫磨金)과 마니주(摩尼珠)를 보배로 삼는데, 그 집에 있는 구리와 쇠와 아연과 주석을 모두 밖으로 쓸어내어 쓰레기 통에 버렸을 때, 어떤 가난한 사람이 그것을 주워 가지고 돌아와서 기뻐하면서 ‘나는 가라월(迦羅越:거사)의 보배를 많이 얻었다’고 말한다면, 과연 그것이 바로 장자의 진묘한 보배이겠느냐?”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들어 얻은 것도, 저 가난한 이의 그것과 같다. 저 부처의 말한 것은 다만 십주(十住)와 또 그 안에 있는 청정한 것만 칭찬한 것이니, 네가 들은 것은 말할 것도 못 되느니라.”
사리불은 곧 실망하고 근심하면서 말하였다.
“내가 얻었다는 보배는 바로 아연이나 주석이었구나.”
사리불이 이렇게 말할 때, 한량없는 수의 사람들은 다 위없이 평등한 도의 마음을 내었고, 또 한량없는 수의 사람들은 모두 아유안주(阿惟顔住)를 얻게 되었다.
佛語舍利弗:“譬如長者大迦羅越,純以紫磨金、摩尼珠爲寶,內有掃除銅鐵鈆錫棄在於外糞壤之中,有貧匱者喜得持歸,言我大得迦羅越寶,寧是長者珍妙寶非?”答言:“非也。”佛語舍利弗:“汝所聞得,如是貧者,彼佛所說但十住事及在擧中淸淨之者,汝所聞者不足言耳。”舍利弗卽愁毒,如言我謂得寶,反是鈆錫。舍利弗說是事時,無央數人皆發無上平等度意,無央數人得阿惟顏住也。
62
옛날 마하목건련이 나무 밑에 앉아 자기 도안(道眼)을 스스로 시험하여 8천 부처 세계를 보고, 가만히 생각하였다.
‘부처님께서 보시는 것도 나보다는 못할 것이다.’
그리하여 사자(師子)걸음으로 부처님께 나아갔다.
부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성문(聲聞)의 부류로서 지금 왜 사자걸음을 걷느냐?”
그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스스로 여덟 방면의 8천 부처 세계를 보았습니다. 아마 부처님께서 보시는 것도 저보다는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사자걸음을 걸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하다. 목련이여, 본 바가 그처럼 넓고 크구나.”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그것은 마치 등불을 마니(摩尼)에 비교하는 것 같아서 그 거리가 너무 멀다.”
昔摩訶目揵連,坐於樹下自試道眼,見八千佛剎,意自念言:‘如來所見尚不如我。’作師子步行詣佛所。佛告目連:“汝聲聞種,今者何故作師子步?”目連白佛:“我自所見八方面八千佛剎,想佛所視又不如我,故師子步。”佛言:“善哉目連!所見廣大乃爾。”佛告目連:“譬如燈明比方摩尼,相去甚多。”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내 눈은 시방(十方)에 각기 열 개 항하(恒河)의 모래알 같은 세계를 본다. 한 개 모래알은 하나의 부처 세계인데 그 가운데 있는 것을 다 본다.
도솔천에서 내려와 어머니 뱃 속으로 들어가는 이, 거기서 태어나는 이, 집을 떠나 도를 배우는 이, 악마를 항복 받는 이, 제석천과 범천이 와서 권하는 이, 법륜을 굴려 모든 법을 설명하는 이, 열반에 들려고 하는 이, 열반에 든 뒤에 사리로 불사르는 이 등 이러한 것이 이루 다 셀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이 눈으로 그런 것들을 모두 다 보느니라.”
부처님은 두 눈썹 사이의 호상(毫相)에서 광명을 놓아 시방을 두루 환히 비추시고, 몸 안의 광명을 놓아서는 팔방을 두루 비추시며, 발 밑의 광명을 놓아서 하방(下方)의 백천 세계를 모두 비추시니, 그 때마다 시방의 모든 세계는 여러 번 진동하되 그 큰 광명은 아무 걸림이 없었다.
佛言:“我眼所見十方,各如十恒沙剎,一沙爲一佛剎,盡見其中所有一切。有從兜術天來入母腹中者,及有生者,有出家行學道者,有降伏魔者,有釋梵來勸助者,有轉法輪一切說法者,有欲般泥洹者,有已般泥洹燒舍利者,如是等輩不可計數,我持是眼悉已見之。”佛放眉閒毫相之光徹照上方,放身中光遍照八隅,放足下光明洞照下方各百千剎,應時十方諸剎六反震動,其大光明無所罣礙。
그때 목건련은 부처님 앞에서 한량없는 수천의 항하 모래알 같은 끝없는 세계를 보았는데, 그 속에 있는 모든 것은 아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았다.
그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10항하의 모래알 같은 세계가 지금 부처님께서 나타내신 그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믿지 않을까 하여 조금 말하였을 뿐이다. 지금 내가 이와 같이 나타낸 바는 이루 다 셀 수 없느니라.”
마하목건련은 이 말을 듣고 마치 큰산이 무너지듯 땅에 쓰러져 소리를 높여 크게 울면서 말하였다.
“저는 부처님의 공덕이 이러하여 차라리 저의 몸을 큰 지옥에 들어가게 할 망정 우협견자(右脇見者)는 백 겁을 지나더라도 아라한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여 알겠습니다.”
다시 대중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저를 신통 제일이라고 말씀하시마는 그것은 아직 말할 것도 못 됩니다. 제가 지은 공덕도 이처럼 미치지 못하는데, 하물며 얻지 못한 것이겠습니까? 마음을 내어 공부하려면 마땅히 부처님과 같이 되기를 뜻할 것이요, 부디 저를 본받아 몹쓸 종자가 되지 마십시오.”
거기 모인 일체 용과 귀신과 백성들과 한량없는 수천 무리들은 모두 위없는 평등한 도의 뜻을 내었고, 큰 도의 마음을 낸 이는 곧 아유월치를 얻었으며, 이미 불퇴전을 얻은 이는 모두 아유안주(阿惟顔住)를 얻게 되었다.
時目揵連,卽於佛前,見無央數千恒沙無邊剎,其中所有如佛前說,白佛言:“佛屬所說十恒沙剎,今佛所現乃爾所乎?”佛語目連:“用汝不信故小說耳。今我所現如是之比不可勝計。”摩訶目揵連聞說是事,身卽躄地如大山崩,擧聲大哭:“我憶知佛有是功德,今方如此,寧令我身入大泥梨,右脅見者過於百劫不取羅漢。”目連便言:“諸在會者,世尊說我神足第一,尚不足言,所作功德不及知此,何況未有所得者耶?發心所作當志如佛,莫得效我化爲敗種。”一切會者龍神人民無央數千,皆發無上平等度意,發大道心者卽得阿惟越致,已得不退轉者皆悉逮得阿惟顏住也。
63
옛날 발저(拔抵)라는 용왕이 있었다. 위엄과 신력이 넓고 커서 감동시키는 바가 많았으나 성질이 조급하여 사나운 일을 많이 행하였다.
그래서 많은 용들을 모아 법답지 않은 일을 많이 행하되 바람과 비와 우레와 우박으로 사람과 짐승과 곤충들을 죽여 그 시체가 수없이 쌓였다.
아라한 만(萬) 사람이 모여 서로 의논하였다.
“만일 한 사람을 죽이면 한 겁 동안 지옥에 떨어져 백 번 갚아도 죽을 죄는 오히려 끝나지 않는다는데, 지금 저 용은 앞뒤를 헤아리지 않고 중생을 죽인다. 저렇게 하기를 쉬지 않으면 더욱 제도하기 어려울 것이니, 우리 같이 가서 충고하여 그런 짓을 그치도록 하자.”
그때 부처님은 그것을 아시고 찬탄하셨다.
“너희들이 집을 나와 함이 없는 도를 구하는 것은 모든 재앙을 만난 목숨을 구제하려는 것인데 죄가 있는 이를 건지는 것은 당연히 매우 유쾌할 것이니, 그것이 곧 은혜를 갚는 것이다.”
그때 아라한들은 저희끼리 말하였다.
“우리 만 사람이 한꺼번에 갈 것이 없다.”
그래서 한 사람씩 각각 갔으나 곧 그의 해침을 받아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다시 저희끼리 의논하였다.
“혼자 가서는 저 용을 꺾고 항복 받아 허물을 고치고 선으로 나아가도록 교화할 수 없다. 우리 만 사람의 힘을 모아 한꺼번에 가자.”
그리하여 모두 모아 다시 갔다.
용은 바람과 비와 우레와 우박을 내렸다. 그들은 모두 놀라고 두려워하여 갈 바를 몰랐다가 도리어 욕을 당하여 항복하고 돌아왔다.
昔有龍王名曰拔抵,威神廣遠,多所感動,志性急憋數爲暴虐,多合龍共爲非法風雨霹靂,雹殺人民鳥獸蠕動,積無央數。有尊羅漢萬人,自共議言:“若殺一人墮地獄一劫,百償死罪猶故不畢。今者此龍殘害衆生前後不訾,遂爾不休轉恐難度,幸當共往諫止之耳。”時佛知之讚言:“善哉!汝等出家求無爲道,欲救一切危厄之命,度有罪者,大快當爾,是爲報恩。”時諸羅漢自相謂言:“不足乃使萬人俱行。”於是一人各各更往,輒被厄害不能自前,還相謂言:“雖獨行不能降化屈折此龍使改爲善,當更合會萬人功德,俱時共行卽都復往。”龍放風雨雷雹霹靂,萬人驚怖不知所至,逆爲所辱頓伏來還。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용이 그곳의 사람과 짐승들을 죽여, 그 죄는 헤아릴 수 없이 크고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우박 등을 퍼부어 만 명의 아라한을 떨게 하고, 그들의 옷에 비를 내려 마치 물에 빠진 사람 같은데, 그 죄는 크고 깊어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그때 부처님은 기사굴산에서 일만 보살과 일만 아라한과 함께 계셨는데, 그 산을 떠나 용이 있는 곳으로 가셨다.
용은 곧 화를 내어 사나운 비와 큰 우레와 우박과 벽력을 일으켜, 우박 하나를 떨어뜨리면 사방 40발이 부서지고, 만일 땅에 떨어지면 땅 속으로 넉 자나 들어갔다. 그리하여 부처님과 보살들을 해치려 하였다.
마침 그때 우박이 내려오다가 공중에 멈추어 하늘 꽃으로 변하였고, 부처님이 광명을 놓아 여러 곳을 두루 비추셨다. 산중에 있던 여러 사냥꾼들은 구름과 비를 만나 어둠 속에서 헤매면서 동서를 분간하지 못하다가 만 명 아라한들과 합해 모두 광명을 찾아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왔다.
용은 다시 벼락을 치면서 사방 40발 되는 큰 돌을 떨어뜨렸다. 그 돌이 땅에 떨어지면 땅 속으로 40발이나 들어갔다. 그 돌은 부처님 위에서 앞의 꽃과 합하여 꽃 일산으로 변하였다. 그리고 작은 용들의 우박과 돌은 사방으로 한 발로서, 모두 앞의 것과 같이 되었다.
그 아라한들은 용의 재변을 보고 모두 두려워하여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을 의지하였다.
그리고 용은 구름 속에서 우박과 돌이 꽃 일산으로 변하여 허공에 달려 내려오지 않는 것을 보고 다시 가만히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내 몸을 굳게 서리어 결박하리라.’
이에 용은 몸을 40발로 만들어 부처님과 스님들 위에 떨어지려 하였다. 그리하여 곧 스스로 쳤으나 맞히지 못하고 땅에 쓰러져 한참 동안 온몸을 앓다가 머리를 들고 눈을 뜨고 부처님을 우러러보았다. 그리고 ‘내 계획은 하나도 뜻대로 되지 못하였다. 아마 이 분은 거룩하고 묘한 위없는 신인(神人)이 아닐까’ 하고 의심하였다.
阿難白佛:“此龍殘殺乃爾所人及諸畜獸,其罪大多已不可計,今復加雹怖萬羅漢,雨其衣被狀如溺人,其罪深大叵復勝計。”是時佛在耆闍崛山,與萬菩薩萬羅漢俱,往詣異山到龍止所,龍便瞋恚興暴雨漴雷雹霹靂,其放一雹令辟方四十丈,若至地者入地四尺,欲以害佛及菩薩僧。時雹適下,住於空中化成天花,佛放光明廣有所照,諸在山中射獵行者,遭値雲雨窈冥迷惑不識東西,合萬餘人皆尋光來詣佛所住。龍復霹靂,放下大石方四十丈,若石至地者,陷入地中當四十丈,石於佛上與前華合化成華蓋,小龍雹石各方一丈,亦皆如是。前諸羅漢見龍災變,各懷恐怖,前依近佛,龍於雲間自見雹石化爲花蓋,懸於虛空而不下至,復自念言:‘我當以身堅自蟠結,令四十丈,欲以澍佛及衆僧上。’卽時自撲無所能中,遍身毒痛倒地甚久,擧頭開目仰視見佛,‘我之所爲皆不如意,疑是尊妙無上神人。’
그리고 작은 용들도 제 몸으로 쳤으나 부처님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때 용왕은 이내 목숨을 마치고 천상에 나고, 여러 작은 용들도 모두 목숨을 마치고 하늘사내가 되어 내려와 부처님 곁에 섰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하늘들의 내력을 아느냐?”
아난은 대답하였다.
“모르겠습니다.”
“아까 네가 말하기를, ‘나쁜 생각을 일으킨 그 용들의 큰 죄는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스스로 쳐서 땅에 떨어져 있으면서 한 번 선한 마음을 내어 부처님의 거룩한 것을 알았기 때문에 목숨을 마치고는 하늘이 되었으니, 이 하늘들이 바로 그 용들이다.”
부처님의 말씀을 들은 여러 하늘들은 모두 위없는 평등한 도의 마음을 내었다.
그때 산중에 있던 여러 사냥꾼으로서 부처님께 나아간 이들은 모두 “우리가 목숨을 해친 것도 이 용들에 비하면 아마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하고, 도의 마음을 내려 하다가 그래도 망설이고 있었다.
於是小龍而皆自撲無所動搖,龍王是時卽便命盡,上生爲天,諸餘小龍亦皆倂命得作天子,皆悉來下住於佛邊。佛告阿難:“汝知是天所從生不?”對曰:“不及。”佛言:“屬者諸龍興惡意者,汝言罪大不可勝計,自撲在地發一善心,知佛爲尊,命盡爲天,此者是也。”天聞佛言,及諸天子皆發無上平等度意。是時獵人諸在山中,來詣佛者,皆自念言:‘此龍之罪尚得解脫,我之所害方之此龍蓋亦無幾。’欲發道意心尚猶豫。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저 만 명 아라한들은 그 용들의 모든 죄를 구제하려 하였으나 힘이 미치지 못하였다. 그래서 만일 내가 없었더라면 그 용들에게 억눌려, 그들을 건지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도리어 그 죄만 더하였을 것이다. 만일 일체를 건지려 하거든 먼저 선정에 들어 건질 수 있는가를 생각한 뒤에 행하여야 한다. 너희들이 건지지 못하는 이라도 이 부처님은 건질 수 있느니라.”
그때 사냥꾼들을 이 말씀을 듣고 모두 위없는 평등한 도의 마음을 내었고 그 모임에 있는 하늘과 용과 사람들을 위하여, 부처님은 설법하시어 모두 아유월치를 얻게 하셨다.
옛날 용왕 발저는 석가모니부처님과 같이 바라문이 되었는데, 그때 발저의 제자 만 명은 석가모니의 인품을 보고 용맹스럽게 그 스승을 버리고 석가모니를 섬겼다. 그래서 발저는 원한을 품었기 때문에 그 죄로 용이 되었고, 부처님은 이미 덕을 이루어 일체를 많이 제도하여 그 제자 만 명은 모두 아라한이 되었다.
그러나 용의 나쁜 마음은 끝내 왕성하여 모든 것을 두루 해치려 하였다. 그 만 명 아라한은 용들을 가엾이 여겼기 때문에 그들을 건지려 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일찍이 스승이었기 때문에 네 가지 도(道)는 넉넉하였지마는 오히려 그 욕을 당했던 것이다. 그들이 만일 보살이었더라면, 용이 아무리 해치려 하여도 마침내 감히 해치지 못하였을 것이다.
佛告阿難:“此萬羅漢欲度諸罪力所不任。若無我者,爲龍所制,不能度惡還益其罪。欲度一切,當先禪定思惟可度,然後乃行,汝等不能度者,怛薩阿竭能度不度。”是時獵人聞說如是,皆發無上平等度意。天龍人民其在會者,佛爲說經,皆得阿惟越致。昔龍王拔抵與釋迦文佛,共爲婆羅門,拔抵弟子時有萬人,見釋迦文爲人才,猛捨其師事釋迦文,拔抵懷恚罪至爲龍。佛德旣成多度一切,弟子萬人皆得羅漢,龍惡遂盛廣欲爲害,萬人愍傷故欲往度。曾爲師故四道雖足猶受其辱,若爲菩薩,龍欲加惡,終不敢也。
64
옛날 어떤 나라가 있었다. 백성들이 번성하고 남녀 노소들이 온갖 나쁜 짓을 두루 행하였다. 그러나 성질이 흉하고 사나워 교화하기 어려웠다.
부처님이 제자들을 데리고 그 이웃 나라로 가셨다. 5백 아라한의 마음은 몹시 교만하였다. 그래서 마하목건련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제가 저기 가서 저 인민들을 제도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곧 허락하셨다.
그는 가서 법의 도를 설명하였다.
“착한 일을 행하여야 한다. 만일 온갖 악을 행하면 그 죄는 헤아리기 어렵다.”
그러자 온 나라 사람들은 그를 때리고 꾸짖으면서 그 가르침을 따르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돌아왔다.
사리불이 목련에게 말하였다.
“여러 사람을 교화시키려면 지혜로써 못난 체 하여야 합니다.”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저기 가서 그 사람들을 권하여 제도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또 가기를 허락하셨다.
그는 가서 법과 계율을 설명하였으나 그들은 또 그것을 따르지 않고 도리어 때리며 욕하였다.
그리고 마하가섭과 높은 제자 5백 인이 차례로 갔으나 제도하지 못하고 모두 무시와 비방을 받았다.
昔有一國人民熾盛,男女大小廣爲諸惡,性行剛憋兇暴難化。佛將弟子到其鄰國,五百羅漢心自貢高,摩訶目揵連前白佛言:“我欲詣彼度諸人民。”佛卽聽之。往說經道,言當爲善,若爲衆諸惡其罪難測。覆一國人皆共撾罵不從其教,於是復還。舍利弗謂目揵連:“欲教諸人當以智慧如更見毀。”舍利弗白佛:“我欲詣彼,勸度人民。”佛復聽。往爲說經戒。復不從用而被唾辱。摩訶迦葉及尊弟子,合五百人以次遍往,不能度之咸見輕毀。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나라 사람들이 포악하여 착한 가르침을 받지 않고 도리어 학대하고 욕을 보입니다. 한 사람의 아라한을 욕하여도 그 죄가 적지 않거늘, 하물며 그런 많은 사람의 가르침을 거스름이겠습니까? 마땅히 허공도 용납할 수 없는 중한 죄를 받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록 그 죄가 깊고 무겁지마는 보살이 보면 깨끗하여 죄가 없느니라.”
이에 문수사리를 보내어 제도하게 하셨다.
문수사리가 그 나라로 가자 모두 그를 찬탄하였다.
“현자의 하시는 일은 어찌 그리 유쾌하십니까?”
그리고 그들의 왕에게 가서 직접 칭찬하고, 늙고 젊은 사람들로 하여금 두루 듣고 알게 하였다.
“아무개는 용맹스럽고 건장하며, 아무개는 어질고 효도스러우며, 아무개는 담이 크고 지혜롭다.”
이렇게 말하며 그들이 있는 곳을 따라 마음껏 칭찬하면서 모두 기쁨을 이기지 못하였다. 그리고 말하였다.
“이 어른의 말씀은 신묘하여 우리의 생각을 잘 알아 주시니 얼마나 유쾌하고 장하시냐?”
그들은 각기 금과 향과 꽃을 보살 위에 흩고, 또 모두 좋은 모직물과 비단 옷과 맛있는 음식을 보살에게 바쳤다. 그리고 위없는 평등한 도의 마음을 내었다.
阿難白佛:“彼國人惡不受善教多所祈辱,辱一羅漢其罪不訾,況乃違戾爾所人教,當獲重罪虛空不容。”佛言:“此罪雖爲深重,菩薩視之靜爲無罪。”佛遣文殊師利,往度脫之。卽到其國,都讚歎言:“賢者所爲何乃快耶?”詣其王所皆面稱譽,各令大小人人聞知,言某勇健、某復仁孝、某有膽慧,隨其所在應意嘆譽,皆歡喜不能自勝,言:“此大人所說神妙,知我志操,何一快善。”衆人各持金寶香花,散菩薩上,咸持好疊錦綵衣服、甘脆美味飮食餚膳,供奉菩薩,皆發無上平等度意。
문수사리는 그들에게 말하였다.
“당신들은 내게 공양하기보다 우리 스승님께 공양하십시오. 우리 스승님의 이름은 부처님이라 합니다. 모두 같이 가서 공양하면 그 복은 한량없이 많을 것입니다.”
그들은 못내 기뻐하면서 문수사리를 따라 부처님께 나아갔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시니, 그들은 곧 아유월치를 얻었으며, 삼천세계는 크게 진동하였다. 그리고 산의 수풀과 나무들은 모두 찬탄하였다.
“문수사리는 이처럼 잘 제도하신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 깊고 크다는 죄가 어디 있는가?”
5백 명 아라한들은 땅에 쓰러져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보살의 교화하는 위신이 이와 같거늘, 하물며 부처님이야 말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몹쓸 종족으로서 일체에 이익될 것이 없다.”
文殊師利謂人民曰:“汝供養我,不如與我師,我師名佛,可往共供之,福倍無量。”一切甚悅,隨文殊師利往詣佛所,佛爲說經,應時卽得阿惟越致,三千國土爲大震動,山林樹木皆讚言:“文殊師利善度如是。”佛告阿難:“深大之罪今爲所在?”五百羅漢躄地淚出:“菩薩威神所化如是,何況如來可復稱說耶?我爲敗種,無益一切也。”
65
옛날 어느 때 부처님께서 나무 밑에 앉아 한량없는 사람들을 위해 설법하셨다. 그 중에는 수다원을 얻은 이도 있고 혹은 사다함이나 아나함이나 아라한을 얻은 이도 있어서, 그런 사람들은 이루 다 셀 수 없었다.
그때 부처님 얼굴에 깨끗한 광명이 없어지면서 마치 근심하는 것 같았다.
아난은 부처님의 마음을 깊이 짐작하고 꿇어앉아 아뢰었다.
“제가 8년 동안 부처님을 모시고 있었지마는, 오늘처럼 부처님 신관에 광명이 없던 적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어떤 변(變)이 있어 부처님을 그렇게 하시게 하였습니까, 지금 누가 큰 행을 잃었으며 누가 악을 지어 지옥에라도 떨어지겠습니까, 혹은 누가 근본 자리를 멀리 떠났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치 장사꾼이 많은 보물을 가지고 수천만 리 먼 길을 떠나 이익을 구할 때, 길에서 도적을 만나 보물을 모두 잃어버리고 발가벗은 몸으로 살아갈 수 없는 것과 같다면 과연 근심하지 않겠는가?”
아난은 아뢰었다.
“그 근심은 아주 대단할 것입니다.”
昔佛坐樹下時,佛爲無央數人說法,中有得須陁洹,有斯陁含,有阿那含,有得羅漢者,如是之等不可計數。時佛面色無有精光,狀類如愁,阿難深知佛意,長跪白佛:“禮侍佛八年,未曾見佛尊顏無有光明如今日也。有何變應令佛如此?今日誰有失大行者?誰有爲惡墮地獄者?誰有離遠本際者耶?”佛告阿難:“譬如商客多持珍寶及數千萬遠行求利,道逢盜賊亡失財寶,其身裸住無以自活,寧愁憂不?”阿難白佛:“其愁甚劇。”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수없는 겁 동안 부지런히 힘들여 도를 닦아 사람들을 모두 제도하여 부처가 되게 하려고 하였는데, 나는 지금 스스로 부처가 되었지마는 아무도 공덕을 짓는 이가 없구나. 그래서 나는 불쾌하여 얼굴빛이 변하는 것이다.”
아난은 아뢰었다.
“지금 부처님 제자로서 아라한을 얻은 이가 과거에도 이루 다 셀 수 없이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나함과 사다함과 수다원에 있어서도 그와 같이 이루 다 셀 수 없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제도할 공덕의 인(因)이 없다고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늙은 부부가 딸만 수십 명을 두었다면 그래도 능히 집을 다스려 문호(門戶)를 이룰 수 있겠느냐?”
“이룰 수 없습니다.”
佛告阿難:“我從無數劫來,勤苦爲道,欲救度一切人民皆令得佛,我今已爲自得作佛,而無一人作功德者,是以不樂身色爲變。”阿難白佛:“今佛弟子有得羅漢,已過去者今現在住及當來者,不可計數,有得阿那含、斯陁含、須陁洹,亦爾叵計,云何無因功德度者?”佛告阿難:“譬老公嫗生十數女,當能典家成門戶不?”阿難言:“不能也。”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록 내 법으로 말미암아 수많은 아라한이 생기더라도 그것은 내 아들이 아니다. 그래서 좀처럼 부처의 나무 밑에 앉지 못한다. 그것은 마치 아무리 많은 딸이 있어도 모두 남에게 시집가고 나면 그 늙은 부부는 고독하게 되는 것처럼, 나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그때 부처님은 눈물 세 방울을 떨어뜨리셨다. 삼천대천세계는 그 때문에 진동하고, 수많은 하늘과 용과 신(神)과 사람들은 모두 위없는 평등한 도의 마음을 내었다. 그러자 부처님의 얼굴은 아름답고 기뻐지며, 수많은 광명은 천억만으로 변화하여 보통 때보다 몇 배나 더 시방세계를 환히 비추셨다. 그리하여 광명을 보는 이는 모두 제도를 받았다.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찌하여 다시 이 광명의 신변과 미묘가 이러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치 늙은 부부가 하늘에 제사하고 땅에 기도하면서 아들을 구하다가, 늘그막에 가서 아들을 낳아 문호를 세운 것과 같거늘, 어찌 기뻐하면서 스스로 위로하고 축하하지 않겠는가? 지금 모든 중생들은 대승(大乘)의 뜻을 내었다. 그래서 부처 종자가 끊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기뻐하는 것이다.”
佛言:“雖有羅漢無央數千因我法生,猶非我子,會亦不能坐佛樹下故。譬如生女雖爲衆多,行嫁適人,公嫗孤獨,我亦如是。”時佛涕泣墮三渧淚,三千世界爲大震動,無央數天龍神人民皆發無上平等度意,應時佛面端正悅好,無數光明千億萬變,十方徹照倍異於常,其見光者無不蒙度。阿難白佛:“何以重光神變妙好乃如是?”佛告阿難:“如老公嫗祠天禱地求索子姓,晩得生男,豎立門戶,豈不歡喜而自勞賀?今諸一切發摩訶衍意,是以踊躍,佛種不絕故也。”
부처님은 수마제보살(須摩提菩薩)을 보내어 60억 항하의 모래알 같은 저 나라를 지나 그 나라로 가서 사자좌(師子座)의 온갖 음식거리를 가져 오게 하셨다. 그는 팔을 굽혔다 펴는 동안에 거기 갔다 돌아와 높고 넓은 사자좌를 장엄하게 하고 일체 중생을 청하여 모이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 위없는 평등한 도의 마음을 낸 이들은 모두 저절로 된 사자좌의 천 잎사귀의 금연꽃 자리에 앉고, 일곱 가지 보배로 얽어 만든 장막 안이나 일곱 가지 보배로 된 나무 밑에 앉은 이는 온갖 당기와 번기를 세우되 일곱 가지 보배로 자루를 만들었고 하늘 비단으로 번기를 만들었으며 하늘 문채 비단으로 꽃잎 일산을 만들었다.
부처님은 곧 대천세계를 목욕못으로 변화시키고 일곱 가지 보배 연꽃이 그 안에 가득 나게 하신 뒤에 자기 몸을 바꾸어 보살로 변해 나타내기도 하고, 혹은 제석천과 범천과 사천왕의 형상을 나타내어 온갖 맛있는 음식으로 일체 중생에게 두루 보시 공양할 때, 그 향기는 시방 일체 중생에게 널리 풍기어 향기를 맡은 이는 모두 위없는 평등한 도의 마음을 내었다.
다시 온몸의 털구멍으로 향기를 내어 그 향기를 맡은 사람은 계속하여 위없는 평등한 도의 마음을 내었다.
佛遣須摩提菩薩上國六十億恒沙數剎,令詣彼國取師子座,衆飮食具,如伸臂頃還來到此,嚴莊師子高廣之座,請諸一切無不會者。其發無上平等度意者,皆坐自然師子,千葉金蓮花上坐,有於七寶交露帳中,及於七寶樹下坐者,豎諸幢幡七寶爲柄,天錦爲幡天繒爲花蓋。佛應時令大千國土變爲浴池,七寶蓮華滿其中生。佛自變身現作菩薩,或復現形如釋梵四天王者,廣爲大檀供養一切,萬味飯食其香廣聞十方一切,其聞食香皆發無上平等度意,香香遍身從毛孔出,展轉復聞毛孔之香者,亦發無上平等度意。
그리하여 시방의 가없는 나라가 모두 크게 진동하고, 그 나라마다 부처는 모두 그 곁에 있는 거룩한 보살들을 보내어 축하하였으니, 그것은 석가모니부처님이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보살 마음을 내게 하셨기 때문이었다.
그들 중에는 자마금으로 된 연꽃을 가지고 온 이도 있고, 마니보배로 된 연꽃을 가지고 온 이도 있어서, 각기 여러 가지 진귀한 보배로 된 연꽃을 가지고 와서 부처님 위에 흩었다.
부처님은 위신의 힘으로 그 흩는 꽃들을 모아 꽃 일산을 만들어 시방의 무수한 세계를 두루 덮자, 그 꽃 일산의 광명은 모든 세계를 밝게 비추어, 그윽하고 어두운 곳도 항상 밝으며, 지옥 중생과 아귀ㆍ6축(畜)들도 모두 큰 뜻을 내어 부처 되기를 구하였다.
부처님은 모인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시어 이루 다 셀 수 없는 보살들은 모두 아유안주(阿惟顔住)를 얻게 되고, 또 이루 다 셀 수 없는 하늘 사람들은 나고 죽지 않는 진리를 얻었으며, 또 이루 다 셀 수 없는 용과 신과 사람들은 모두 아유월치를 얻게 되고, 또 모든 보살마하살은 다 위없는 평등한 도의 마음을 내었다.
十方無涯坻剎爲大震動,剎剎諸佛各遣左右尊菩薩來賀,釋迦文用一切,人民多發菩薩之心故也。中有持紫磨金蓮花來者,有持摩尼寶蓮花來者,有將明月珠蓮花來者,各各持雜尊寶蓮花共散佛上。佛之威神皆令所散合成花蓋,覆遍十方無央數剎,花蓋光明亦照諸剎,幽冥之處恒爲明,泥犂、薜荔、禽獸六畜,皆發大意咸欲求佛,佛爲一切會者說經,不可計菩薩皆得阿惟顏住,復不可計天人得無所從生法忍,復不可計龍神人民得阿惟越致,復一切菩薩和薩皆發無上平等度意。
66
옛날 어떤 젊은 사람이 빈궁하여 다른 나라로 갔다가 맛있는 과실 하나를 얻었다. 그것은 향기롭고 아름다우며 또 커서 세상에 귀한 것이었다. 그래서 감히 먹지 못하고 마음으로 부모를 생각하여 그것을 드리려고, 곧 유야리(維耶離)로 돌아왔다.
그때 부처님은 여러 보살과 큰 제자들을 데리고 성 안으로 들어가 신도 장자의 청을 받아 그 집으로 가셨다. 그 사람이 집에 가기 전에 마침 부처님이 지나시자, 그는 그 과실을 부처님께 바쳤다.
그는 어릴 때부터 자랄 때까지 일찍이 부처라는 이름을 듣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부처님 발자국 수레바퀴 무늬가 일산 같고 그 광명은 갖가지로 변하되 모자라거나 줄지 않음을 보고, 발자국 곁에 서서 싫증 없이 들여다보다가, 마음으로 다행히 여겨 슬픔도 기쁨도 잊고 ‘걸어가신 발자국이 이러할 때에는 그의 몸은 참으로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한번 지나갔으니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나는 우선 부모님의 몫을 두고 이 사람이 오기를 기다려 이 과실을 드리리라’고 생각하였다.
昔有一人年少貧苦,行詣他國得一甘果,香美且大世所希有,輒愛惜之不敢䬽嘗,心念父母欲以果與,卽持果歸還耶離。時佛入城與諸菩薩大弟子,俱詣長者家就檀越請。佛適過去,人未至家,手持果投在佛處。從少及長未曾聞佛見佛足迹,相輪如蓋光色衆變亦無缺減,便住足邊視之無厭,心自僥倖亡悲亡喜。‘地之行迹猶尚乃爾,況此人身誠非世有,度是行人必當來還,我當掇置父母之分,待此人至以果上之。’
부처님은 아직 돌아오시지 않았다. 그는 발자국 곁에 앉아 눈물을 흘리면서 슬퍼하였다. 길 가는 사람들이 그에게 와서 물었다.
“왜 이 과실을 가지고 여기 앉아 슬퍼하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그 끝없이 거룩한 이의 발자국을 지키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신인(神人)이 돌아오기를 기다려 스스로 귀의하고 이 과실을 드리려 하는데 그 빛나는 신관을 지금까지 뵙지 못하여 뜻을 이루지 못하니 얼마나 박복합니까? 그 때문에 슬퍼하는 것입니다.”
길을 가다가 모여 묻는 사람이 마치 구름 일산 같았으나 그들은 모두 그를 괴상히 여겨 어리석다 생각하면서 말하였다.
“한번 간 사람이 어디로 돌아올 지 어떻게 알아 여기서 기다리려 하는가?”
부처님께서는 단월 장자의 집에 가서 앉으시고, 여러 스님들도 손을 씻고 차례로 앉았다. 장자 집 노소(老少)들은 손수 음식을 날라다 차려 모두 갖추어졌다.
부처님께서 멀리 길에서 발자국을 지키면서 과실을 가지고 부처님께 드리려고 못내 기다리는 이의 보시를 생각하시고 공양을 마치셨다.
그 단월은 생각하였다.
‘부처님께서 공양을 받으시고도 나는 생각하시지 않고, 밖에서 과실을 가지고 있는 이를 축원하시니, 혹 내 공양에 잘못된 것이 있는가?’
佛未周旋,人坐迹旁悲思淚出,道路行者來問此人:“爲持果坐此悲耶?”答言:“守此無極尊迹,待留神人冀其當還,欲以此果自歸上之,遲見光顏未得如願,自鄙薄祐,是故悲耳。”行路問者聚觀如雲,豈怪此人謂之狂癡,詎知行者還在,何斯欲待之乎?佛到檀越長者家坐,衆僧澡訖以次坐定,長者大小手下飯具,衆味遍設皆悉備足。佛遙達嚫,道中守迹持果延竦欲上佛者。於是食訖,檀越自念:‘世尊達嚫屬不見及。卽遙祝願外持果者,將以所供有不可乎?’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장자의 공양에는 복이 갔을 뿐이다. 이른바 그는 아무리 넓은 마음으로 바라는 바가 있더라도 마음에 네 가지 두려움이 있고 그 뜻은 멸도(滅道)에 있으며, 저 밖에 있는 젊은이는 맛있는 과실을 가지고 한결같은 마음에 딴 생각이 없다. 즉 내 발자국을 지키면서 자비로써 나를 기다려 일체를 위하여 그 과실을 올리려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도의 마음을 내었다. 그러므로 여기 앉아서 멀리 축원하는 것이다.”
장자는 가만히 생각하였다.
‘저 사람은 과실을 보시하고 다른 음식이 없지마는 부처님께서는 그 덕을 찬탄하여 매우 높고 묘하다 하시고, 나는 큰 부자로서 풍부한 음식을 차렸건마는 그 경중을 헤아려 내 복이 그보다 못하다 하시니, 나도 부처님을 모시고 따라가서 그 사람을 보리라.’
부처님께서 자리에서 일어나 발자국을 지키는 그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셨다. 보살 제자들과 장자와 거사와 그 밖의 여러 사람들도 부처님을 따라갔다.
佛告阿難:“長者供具福往耳,所爲雖廣意有所冀,心懷四懼志在滅度。外有年少,手持甘果一心無他,守我足迹慈悲待我,思欲上果,用一切故,發大道意。是以在坐,竝遙達嚫。”長者念言:‘是人果施而無異饌,佛嘆其德甚爲高妙。我雖豪富所設爲豐,計意輕重福爲不如,願侍隨佛往見此人。’佛便起坐到守迹人所,菩薩弟子長者居士幷餘衆輩,應時皆從。
과실을 가진 그는 멀리서 부처님께서 오시는 것을 보았다. 몸에는 온갖 좋은 모양을 갖추었고 광명은 해와 달보다 빛났다. 그는 곧 앞으로 나와 부처님을 맞이해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께 예배한 뒤에 과실을 가지고 꿇어앉아 부처님께 드리면서 위없는 평등한 도의 마음을 내었다.
부처님께서 곧 광명을 놓아 끝없이 밝게 비추셨다. 삼천세계는 그 때문에 크게 진동하고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도 모두 나타났다. 마치 거울 속의 모양이 멀고 가까움으로써 보이지 않는 것이 없는 것과 같았다.
부처님께서 그 과실을 받아 여러 부처님께 차례로 주시어 한 과실로 하여금 끝없이 두루 차게 하셨다.
시방의 여러 부처님과 보살들도 각기 가사에서 금빛 광명의 손을 펴 천억의 불꽃을 놓았다. 그 불꽃 끝마다에 각각 저절로 보배 연꽃과 구슬로 엮은 장막과 사자좌가 있고, 그 위에 앉은 부처님과 보살들은 모두 보배 발우를 가지고 그 과실을 받은 뒤에 각기 과실 하나씩을 가지고 신통으로 축원하였고 석가모니부처님도 또한 그러하였다.
그리하여 이 세계에서 시방세계를 밝게 비추어 모든 허공과 신의 하늘에 충만하여 8방과 상ㆍ하에 빈틈이 없었다. 그리고 삼계의 모든 보살들은 기뻐하고 기리며 찬탄하고는 모두 그 은혜를 입었다.
彼持果者遙見佛往,身相衆好光踰日月,卽前迎佛稽首作禮,因以此果長跪上佛,卽發無上平等度意。佛放光明徹照無極,三千世界爲大震動,十方諸佛及諸菩薩應時皆,現如鏡中像不以遠近無不見者,佛爲受其果,轉施諸佛等,令一果周遍無極,十方諸佛及諸菩薩,各從袈裟伸金光手放千億炎。其一炎端各各自然有寶蓮花珠交露帳師子之座,上有坐佛及諸菩薩,皆持寶鉢受得此果,各持一果神變達嚫。釋迦文佛亦復如是,於此世界照燿十方,虛空神天一切充滿,八維上下無空缺處,皆助歡喜讚善稱嘆,三界諸菩薩皆得應蒙。
그때 과실을 올린 사람은 생멸이 없는 진리를 얻었고 부처님은 그에게 수기를 주셨다.
“이 뒤에 부처가 되어 이름을 과존왕(果尊王)부처라 할 것이요, 그 나라는 아미타부처님의 세계와 같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분별하시는 이 국토라는 말을 듣는 이는 모두 저절로 청정하여 저 아유안(阿惟顔)을 얻었고, 장자와 거사로서 도의 자취로 향한 수없는 사람들은 모두 아유월치(阿惟越致)를 얻었으니, 크게 제도하는 그 덕은 이와 같았다.
時上果者得不起忍,佛授其決:“後當作佛,號果尊王無上正覺。所有國土如阿彌陁剎,應聞世尊所別國土,自然淸淨,得阿惟顏長者、居士,向道迹者,無數千人不退轉地大度,其德如是也。”
67
옛날 부처님께서 도리천에 올라가시어 그 어머니를 위해 설법하실 때, 어떤 하늘이 목숨이 다하려고 일곱 가지 징조가 나타났다.
첫째는 목 안의 광명이 없어지고, 둘째는 머리를 장식한 꽃이 시들며, 셋째는 낯빛이 변하고, 넷째는 옷에 먼지가 앉으며, 다섯째는 겨드랑 밑에서 땀이 나고, 여섯째는 몸이 여위어지며, 일곱째는 본 자리를 떠나는 것이다.
그는 가만히 생각하여 ‘내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장차 하늘자리와 일곱 가지 보배의 궁전과 목욕하는 못과 동산의 과실과 자연으로 된 음식과 온갖 여자의 풍류를 버리고 구이나갈국(拘夷那竭國)의 문둥병 든 돼지 뱃속의 새끼로 태어나리라’는 것을 알았으므로 몹시 걱정하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리하여 ‘무슨 방편으로 이 죄를 면할까’ 하고 생각하였다.
어떤 하늘이 그에게 말했다.
“지금 부처님께서는 여기서 그 어머님을 위하여 설법하고 계신다. 부처님께서는 삼계 중생들의 구주(救主)이시다. 오직 부처님만이 그대의 죄를 면하게 해 주실 것이다.”
昔佛往到第二忉利天上,爲母說經。時有一天壽命垂盡,有七事爲應:一者項中光滅,二者頭上傅飾華萎,三者面色變,四者衣上有塵,五者腋下汗出,六者身形瘦,七者離本坐。卽自思惟:‘壽終之後當棄天座七寶殿館、浴池園果自然飮食衆伎女樂,更當下生於拘夷那竭國疥癩母豬腹中作子。甚豫愁憂,不知當作何等方便得免此罪?’有天語言:“今佛在此爲母說經,佛爲三世一切之救,唯佛能脫卿之罪耳。”
그는 곧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아직 여쭙기도 전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일체 만물은 모두 덧없음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너는 본래부터 아는데 왜 근심하고 걱정하는가?”
하늘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하늘복이 오래 가지 못하는 줄을 알기는 하지만 이 자리를 떠나 문둥병이 든 돼지 새끼가 되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요, 다른 몸을 받는 것은 두렵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돼지 몸을 떠나려거든 마땅히 귀의하여 ‘나무 불ㆍ나무 법ㆍ나무 비구승, 즉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며 스님들께 귀의합니다’를 날마다 세 번씩 외우라.”
卽到佛所稽首作禮,未及發問,佛告天子:“一切萬物皆歸無常,汝素所知,何爲憂愁?”天白佛言:“雖知天福不可得久,恨離此座當爲疥癩母豬作豚,以是爲毒,趣受他身,不敢爲恐也。”佛言:“欲離豚身,當三自歸,言南無佛、南無法、南無比丘僧,歸命佛、歸命法、歸命比丘僧,如是日三。”
그 하늘은 부처님이 시키는 대로 밤낮으로 귀의하다가 이레 뒤에 목숨을 마치고, 유야리국(維耶離國)에 내려와 어떤 장자의 아들로 태어나 그 어머니 태 안에서 하루 세 번씩 ‘나무’ 하고, 처음으로 세상에 나서도 꿇어앉아 ‘나무’ 하였다. 그리고 그 어머니도 아기를 낳았지마는 오로가 없었다.
어머니 곁에 있는 몸종들도 두려워하여 아기를 버리고 달아나고, 어머니도 매우 괴상히 여겨, 아기가 땅에 떨어지면서 말하는 것을 요망한 일이다 생각하고 가만히 죽이려 하였다. 그러다가 다시 돌이켜 생각하였다.
‘내 아기가 괴상하지마는 만일 이 아이를 죽이면 그 아버지가 반드시 나를 죄 줄 것이니, 장자에게 아뢴 뒤에 천천히 죽여도 늦지 않다.’
그리하여 곧 아이를 안고 장자에게 가서 아뢰었다.
“사내를 낳았는데 태어나자마자 꿇어앉아 합장하고 거룩한 삼보에 귀의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온 집안이 모두 괴상히 여겨 요망한 일이라 합니다.”
아버지는 말하였다.
“그만두시오. 그만두시오. 그 아이는 비범하오. 사람이 세상에 나서 백 년이나 혹은 8, 90을 살아도 거룩한 삼보에 귀의할 줄 모르거늘, 하물며 아이가 땅에 떨어지자 ‘나무 불’이라고 일컫는 것이겠는가? 잘 보살펴 기르고 부디 가벼이 여기지 마시오.”
天從佛教晨夜自歸,卻後七日天卽壽盡,來下生於維耶離國,作長者子,在母胞胎日三自歸,始生墮地亦跪自歸。其母㝃娠又無惡露,母旁侍婢怖而棄走,母亦深怪,兒墮地語,謂之熒惑,意欲殺之,退自念言:‘我少子怪,若殺此兒,父必罪我。徐白長者,殺之不晩。’母卽收兒,往白長者言:“產生一男,甫初墮地長跪叉手自歸三尊,闔門怪之謂爲熒惑。”父言:“止止!此兒非凡,人生在世行年百歲,或八九十,每尚不曉自歸三尊,況兒墮地能稱南無佛?好養視之,愼無輕慢。”
아이는 자라나 일곱 살이 되어, 그 동무들과 길가에서 유희하고 있었다. 그때 부처님 제자 사리불과 마하목건련이 마침 아이 곁을 지나갔다. 아이는 앞으로 나와 그 발에 예배하고 말하였다.
“사리불과 마하목건련께 문안드립니다.”
두 사람은 어린애가 비구에게 예배할 줄 아는 것을 보고 놀라고 괴상히 여겼다.
그러자 아이는 말하였다.
“도인들께서는 저를 알지 못하십니까? 부처님께서 천상에서 어머님을 위해 설법하실 때, 저는 그때 하늘로 있다가 인간에 내려와 돼지로 태어나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부처님의 지시를 받고 귀의하여 사람으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兒遂長大,年向七歲,與其輩類於道邊戲,時佛弟子舍利弗、摩訶目揵連適過兒旁,兒前禮足言:“和南舍利弗、摩訶目揵連。”舍利弗、摩目揵連驚怪小兒能禮比丘。兒言:“道人不識我耶?佛於天上爲母說經,我時爲天,當下作豬從佛之教,自歸得人。”
비구들은 곧 선정에 들어 이내 그것을 알고 곧 축원하여 ‘자리기(咨梨祇)’라고 하였다. 아이는 두 분에게 말하였다.
“저의 이름으로 부처님과 보살님들과 또 당신들을 청합니다.”
목련과 사리불은 그 청을 받았다.
아이는 돌아가 부모님께 아뢰었다.
“아까 길에서 유희하다가 부처님의 두 제자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부처님과 사부대중에게 공양하시기를 청하였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모는 그를 사랑하여 그 청을 들어 주었다.
어린 나이와 달리 큰 뜻을 내고, 또 그 전생을 아는 일을 기특히 여겨 아주 진기한 세상의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되 아이 생각보다 뛰어난 좋은 음식을 모두 구해 갖추었다.
부처님과 스님들은 각기 그 공덕으로 신통을 부려 그 아이 집으로 갔다. 부모와 노소들은 공양을 마치고 손 씻을 향기로운 물을 돌려 모든 것을 법답게 마쳤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위해 설법하셨다. 그 부모와 아이와 안팎의 친족들은 곧 아유월치를 얻었다.
귀의하는 복을 제도하는 것도 이와 같거늘, 하물며 한평생 도의 가르침을 수행함이겠는가?
比丘卽禪亦尋知之,卽爲呪願言:“咨梨祇。”兒語目連及舍利弗:“願以我聲因請世尊、諸菩薩僧幷及仁等。”目連、舍利弗然受其言,兒便還歸白父母言:“屬者遊戲見佛二弟子過,卽因請佛及四輩飯,願辦其甘脆。”父母愛之從其所言,異其年幼開發大意,又奇所作操識宿命,爲極珍妙盡世名味,求具精細過踰兒意。佛及衆僧各以功德,作神足來到兒舍飯。父母小大供養畢訖行香澡水,如法皆了,佛爲說經,父母及兒內外親屬,應時皆得阿惟越致。自歸之福所度如是,況乃終年修道教乎?
舊雜譬喩經卷下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구잡비유경』 2권(ABC, K1005 v30, p.310b01-318c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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