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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함경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1권~제18권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1권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


대당(大唐) 의정(義淨) 한역
주호찬 번역


처음에 송(頌)으로 거두어 말했다.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하도록 허락하여 주시니
비계[膏油]는 부스럼 병을 치료하며[膏油治疥病]
눈병에 쓰는 약과 중풍에 쓰는 약과[眼藥及風癎]
구수 필린바차(畢隣婆蹉)의 약주머니 등이 있다[畢隣婆蹉等].

그때 부처님[溥伽梵]께서는 실라벌성(室羅伐城)의 서다림(逝多林)에 있는 급고독원(給孤獨園)에 계셨다. 당시 여러 비구들이 가을철의 전염병에 걸려서 몸이 위축되고 누렇게 되었으며, 병에 시달려 파리해지고 지쳐서 힘이 없게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그것을 보시고 나서 사정을 아시면서도 일부러 아난타(阿難陀)에게 물으셨다.
“무슨 까닭으로 여러 비구들의 몸이 위축되고 누렇게 되었으며, 병으로 파리해져서 힘이 없느냐?”
아난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大德)이시여, 여러 비구들이 가을철이 되어 여러 가지 전염병에 걸려서 몸이 위축되고 누렇게 되었으며 병으로 파리해져서 힘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병의 괴로움 때문에 그러하니, 내가 이제 비구들에게 여러 가지의 약을 복용하도록 허락하노라.”
이와 같이 부처님께서는 약을 복용하도록 허락하셨다. 이때 비구들은 식사 때에만 약을 복용하고 식사 때가 아닌 때에는 약을 먹지 않아서 몸이 오히려 쇠약해졌으며 병으로 야위어서 힘이 없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아시면서도 일부러 아난타에게 물으셨다.
“나는 이미 비구들이 여러 가지의 약을 복용하는 것을 허락하였는데, 저 비구들은 여전히 병으로 야위었구나.”
아난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비구들이 여러 가지의 약을 복용하도록 허락하셨는데, 이 비구들은 모두 식사 때에만 약을 먹고 식사 때가 아닌 때에는 약을 복용하지 않기 때문에 몸이 위축되고 누렇게 되었으며 병으로 파리해져서 힘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비구들을 위하여 네 종류의 약을 먹도록 허락하니, 첫째는 시약(時藥)이며, 둘째는 갱약(更藥)이며, 셋째는 칠일약(七日藥)이며, 넷째는 진수약(盡壽藥)이다.
시약이란 첫째는 보릿가루[麨]이며, 둘째는 떡[餠]이며, 셋째는 맥두병(麥豆餠)이며, 넷째는 고기[肉]이며, 다섯째는 밥[飯]이니, 이것들은 모두 오전 중의 식사 때에 마땅히 먹어야 하는 까닭에 시약이라 한다.
갱약이란 여덟 가지의 장(漿)을 이르는 것이다. 여덟 가지란 첫째는 초자장(招者漿)이며[서방에 있는 나무의 이름이며 전저리(顚咀梨)라고도 한다. 껍질은 조협나무[皂莢]와 같으며 그 맛은 매실과 같다. 껍질은 두꺼운데 한두 개의 가지가 나 있으며 길이는 열두 치이다. 당시의 사람들은 눌러서 먹었다.], 둘째는 모자장(毛者漿)이며 [곧 파초자(芭蕉子)의 열매이다. 약간의 후춧가루를 열매 위에 놓고 그것을 손으로 심하게 비비면 모두 변하여 물이 된다.], 셋째는 고락가장(孤洛迦漿)이며[모양은 멧대추[酸棗]와 같고 그 맛도 한 가지인데, 다만 이 대추는 단맛이 없다), 넷째는 아설타 열매[阿說他果]이며, 다섯째는 오담발라(烏曇跋羅)이며[그 열매의 큰 것은 자두와 같다.], 여섯째는 발로쇄(鉢魯灑)이며[그 열매의 모양은 까마귀머루[蘡薁子]의 열매와 같이 생겼으며, 맛도 또한 서로 비슷하다.], 일곱째는 멸률추장(篾栗墜漿)이고[곧 포도열매이다.], 여덟째는 갈수라장(渴樹羅漿)[모양은 작은 대추와 같고 단맛이 있으면서 조금 떫다. 나무는 대부분 따로 떨어져 있으며 모양은 종려나무와 같다. 여기에 있는 여러 가지의 장(漿)들은 모두가 반드시 손을 깨끗하게 씻고 깨끗하게 거른 연후에야 마실 수 있다.]이다.
게송으로 거두어 말한다.

야자와 파초와 멧대추
아설타 열매와 오발라 열매
까마귀머루와 포도와 갈수라
이것을 여덟 가지의 장(漿)이라고 하니 마땅히 알아야 한다.

칠일약(七日藥)이란 소유(酥油)와 당밀(糖蜜)과 석밀(石蜜)이다.
진수약(盡壽藥)이란 근약(根藥)ㆍ경약(莖藥)ㆍ엽약(葉藥)ㆍ화약(花藥)ㆍ과약(果藥)을 말하며 다시 다섯 가지 종류의 요약(膠藥)과 다섯 가지 종류의 회약(灰藥)과 다섯 가지 종류의 염약(鹽藥)과 다섯 가지 종류의 삽약(澀藥)이 있다.
무엇이 근약(根藥)인가? 향부자(香附子)ㆍ창포(菖蒲)ㆍ황강(黃薑)ㆍ생강(生薑)ㆍ백부자(白附子)를 이른다. 만약 다른 것들이 있다면 이것은 대체적인 본보기이니 약이 될 만한 것은 마음대로 쓰도록 하여라.
경약(莖藥)이란 전단향약(栴檀香藥)ㆍ갈백목(葛柏木)ㆍ천목향(天木香)ㆍ불사등(不死藤)ㆍ소백(小栢)이니, 나머지의 대체적인 본보기는 앞에 준하여 써야 한다.
엽약(葉藥)이란 세 가지 잎사귀이니 산채파사가엽(酸菜婆奢迦葉)[중국에는 없다.]ㆍ임바(絍婆)[진목(棟本)이다.]ㆍ고사득지(高奢得枳)[중국에는 없다.]를 말하며 다른 비슷한 것들은 앞에 준하여 써야 한다.
화약(花藥)이란 바사가화(婆舍迦花)ㆍ임바화(絍婆花)ㆍ타득계화(陀得雞花)ㆍ용화(龍花)ㆍ연화(蓮花)를 이르며, 다시 나머지 비슷한 것들은 마땅히 소용이 되는 대로 쓰도록 하여라.
과약(果藥)이란 가려륵과(訶黎勒果)ㆍ암마륵과(菴摩勒果)ㆍ비혜득지과(鞞醯得枳果)ㆍ호초(胡椒)ㆍ필발(蓽茇)을 이르니, 만약 비슷한 것들이 있다면 앞에 준하여 써야 한다.
다섯 가지 종류의 점약(黏藥)이란 아위(阿魏)ㆍ오당(烏糖)ㆍ자광(紫礦)ㆍ황납(黃蠟)ㆍ안실향(安悉香)이니, 아위약이라는 것은 아위나무에서 나오는 끈끈한 아교를 이르며, 오당이란 바라수(婆羅樹)에서 나오는 아교를 이르며, 자광이란 나무의 가지에서 나오는 즙을 이르며, 황납이란 꿀에서 나오는 찌꺼기이며, 안실향이란 나무의 아교를 이른다.
다섯 가지 종류의 재(灰)란 굉맥(䵃麥)을 태워 만든 재와 유마(油麻)를 태워 만든 재와 굉맥익(䵃麥䴬)을 태워 만든 재와 우슬초(牛膝草)를 태워 만든 재와 바사수(婆奢樹) 잎사귀를 태워 만든 재를 이른다.
다섯 가지의 소금이라고 하는 것은 오염(烏鹽)ㆍ적염(赤鹽)ㆍ백석염(白石鹽)ㆍ종생염(種生鹽)ㆍ해염(海鹽)을 이른다.
무엇이 다섯 가지 종류의 삽약(澀澁)인가? 아마라목(阿摩羅本)ㆍ연목(楝
木)ㆍ섬부목(贍部木)ㆍ시리사목(尸利沙木)ㆍ고점박가목(高苫薄迦木)을 이른다.
이 가운데에서 시약(時藥)이란 식사를 할 때에 약을 복용하는 것을 이르니 갱약(更藥)과 칠일약(七日藥)과 진수약(盡壽藥) 같은 것은 만약 시약과 함께 서로 조화되는 것이라면 식사를 할 때에 복용해야 하며, 식사 때가 아닌 때에는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갱약과 칠일약과 진수약이 갱약과 더불어 서로 조화가 된다면 초경(初更)까지는 나누어서 복용해야 하며, 초경을 지나서는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에 칠일약이 진수약과 더불어 서로 조화가 된다면 칠일약을 마땅히 복용하도록 하되, 7일이 지나서는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진수약의 경우에는 진수약에 맞도록 지켜서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 네 가지의 약이 서로 조화가 된다면 강한 것을 따라서 복용하되 만약 병이 없어지거나 병에 차도가 있으면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혹 같은 범행자(梵行者)에게 주는 경우라면 마땅히 이와 같이 지키도록 할 것이니, 먼저 손을 깨끗이 씻고 그 약을 받아서 한 사람의 비구와 마주하고 웅크리고 앉아 약을 손에 쥐되, 이와 같이 말하여라.
‘구수(俱壽)는 기억하십시오. 나 비구 아무개는 이와 같은 병이 있는 까닭에 이제 이 진수약을 지니게 되었으니, 복용하기 위해서입니다.’
같은 범행자와 함께 이와 같이 세 번 말하도록 할 것이며, 칠일약과 갱약의 경우에 있어서는 이에 준하여 지켜 지니도록 하여라.”
사정이 있어 실라벌성에 있을 때 어떤 비구가 풍질(風疾)을 앓게 되어 의사에게 가서 물었다.
“현수(賢首)여, 나는 풍질을 앓고 있습니다. 나를 위하여 처방하여 주십시오.”
그 의사가 말하였다.
“성자시여, 유정(有情)의 비계[脂]를 드시면 병이 낫게 될 것입니다.”
비구가 의사에게 말했다.
“현수여, 내가 지금 어찌 그 비계를 먹을 수 있겠습니까?”
의사가 비구에게 말했다.
“오직 이 약이라야만 하며, 다른 것으로는 병을 낫게 할 수가 없습니다.”
여러 비구들은 이 인연을 갖추어서 세존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비구에게 병이 있을 경우, 만약 의사가 ‘오직 이 약이라야만 하며, 다른 것은 병을 낫게 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비계를 먹도록 하여라.”
비구들은 어떠한 동물의 비계를 먹어야 되는지를 몰라서 다시 의사에게 물었다.
“당신들의 스승께서는 모든 지혜를 갖추신 분이시니, 가서 여쭈어 보면 저절로 알게 될 것입니다.”
이때 비구들은 곧바로 부처님께 가서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섯 가지의 비계가 있으니, 첫째는 물고기의 기름이며. 둘째는 돌고래의 기름이며, 셋째는 상어의 기름이며, 넷째는 곰의 기름이며, 다섯째는 돼지의 기름이다. 이러한 다섯 가지의 비계는 제 때가 아닌 때에 익혔거나. 제 때가 아닌 때에 걸렀거나, 제 때가 아닌 때에 받았거나, 제 때가 아닌 때에 수지(守持)하였다면 먹지 말아야 한다. 제 때에 익힌 것이라도 제 때가 아닌 때 에 걸렀거나, 제 때가 아닌 때에 받았거나, 제 때가 아닌 때에 받아 가졌다면 먹지 말아야 한다. 제 때에 익혔거나, 제 때에 거른 것이라도 제 때가 아닌 때에 받았거나, 제 때가 아닌 때에 받아 가졌다면 먹지 말아야 한다. 제 때에 익혔거나, 제 때에 걸렀거나. 제 때에 받았더라도 제 때가 아닌 때에 받아 가졌다면 먹지 말아야 한다. 제 때에 익혔거나, 제 때에 걸렀거나. 제 때에 받았거나, 제 때에 받아 가졌다면 마땅히 먹도록 하되, 기름[油]을 먹는 방법과 같게 해야 하며, 7일 동안 먹고 7일이 지나거든 먹지 말아야 한다.”
그 병을 앓던 비구는 이 비계를 먹어 마침내 병이 다 나았는데, 병이 다 나았는데도 남은 약이 있게 되자 그것을 모두 버렸다. 이때 어느 비구가 다시 풍병(風病)을 앓게 되자 의사에게 가서 물었다.
“현수여, 제가 풍질(風疾)을 앓고 있습니다. 저에게 처방하여 주십시오.”
의사가 비구에게 말했다.
“비계로 된 약을 드시면 됩니다. 이미 어느 비구께서 그것을 드시고 병이 나으셨으니, 당신은 그에게 가서 찾아보도록 하십시오.”
그리하여 그 비구는 곧바로 전에 약을 복용한 비구의 처소에 이르러 물었다.
“구수여, 당신은 먼젓번에 비계를 복용하여 풍질을 고치셨다고 들었습니다. 의사가 저에게도 그 비계를 먹으라고 하였는데, 당신에게 남은 비계가 있으시다면 저에게 베풀어 주시기 바랍니다.”
비구가 말했다.
“나에게 남아 있던 비계는 이미 모두 버렸습니다.”
그는 그 비구에게 말했다.
“당신은 지금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그것은 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 비구들은 곧 이 일을 세존께 갖추어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먹다 남은 비계 약은 모두 버리지 말고 반드시 수거하도록 하여라.
내가 이제 수거하는 법식에 대하여 설명하겠다. 만약에 남은 비계를 필요로 하는 비구나 다른 비구가 와서 찾는 경우에는 곧바로 주도록 하며, 만약에 와서 찾는 이가 없는 경우에는 마땅히 환자가 거처하는 곳에 보내어 그곳 에서 잘 보관하게 하며, 만약에 달리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거든 그곳에 가서 취하여 복용하게 할 것이니, 가르침에 따르지 않는 자는 월법죄(越法罪)를 지게 된다.”
인연이 된 처소는 앞에서와 같다.
이때 어느 비구가 몸에 부스럼이 나서 의사에게 가서 물었다.
“현수여, 나는 부스럼 병을 앓고 있습니다. 저에게 처방하여 주십시오.”
의사가 비구에게 말했다.
“성자여, 마땅히 삽약(澁藥)을 드시면 병이 낫게 될 것입니다.”
비구가 대답했다.
“현수여, 내가 어찌 탐욕을 부릴 수 있겠습니까?”
의사가 비구에게 말했다.
“이 삽약은 능히 부스럼 병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다른 약으로는 낫지 않습니다.”
“어떠한 삽약을 먹어야 되겠습니까?”
의사가 대답했다.
“성자여, 당신의 스승께서는 모든 지혜를 갖추신 분이시니 이 일에 관해 모두 알고 계십니다.”
여러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섯 가지의 삽약이 있으니 첫째는 암몰라(菴沒羅)이고, 둘째는 임바(紝婆)이며, 셋째는 섬부(贍部)이며, 넷째는 야합(夜合)이며. 다섯째는 구사마(俱奢摩)이다. 비구들이여, 알아야 한다. 이 여러 가지의 약들은 더러는 껍질로 된 것도 있고 더러는 잎사귀로 된 것도 있으니, 마땅히 모두 찧고 빻아 물에 익혀서 몸에 바르도록 해야 한다”
그것을 몸에 발랐지만 다시 몸에 부스럼이 생기니,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가루약을 만들어야 한다.”
비구가 축축하게 찧어서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고는 부수어 가루로 만들지 않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축축하게 해서 찧지 말고 햇볕에 쬐어 말리도록 하여라.”
여러 비구들이 한낮에 약을 볕에 쬐느라고 힘이 없게 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뜨거운 햇볕에서는 약을 볕에 쬐지 말도록 하여라.”
비구들이 그늘에다 약을 말렸는데 약에 곧 곰팡이가 생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뜨겁지 않은 햇볕에서 약을 말리도록 하여라.”
여러 비구들이 삽약을 몸에 바르고 나서 곧바로 목욕을 했는데, 그 약이 모두 떨어져 나가 약의 효력을 얻을 수 없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를 때까지 손으로 문질러서 그 약이 피부에 스며든 후에 목욕을 하여라.”
목욕을 하고 난 뒤에 다시 약을 바르고 그 후에 다시 목욕을 하니, 부스럼 병이 낫게 되었다. 그 병을 앓던 비구는 부스럼이 다 낫게 되자 가지고 있던 남은 약을 곧 내버렸다.
다시 다른 비구가 부스럼 병을 앓게 되어 의사에게 가서 말했다.
“현수여, 내가 이러한 병으로 고생을 하고 있으니, 나를 위하여 처방하여 주십시오.”
의사는 곧 삽약을 바르게 하고는 다시 비구에게 말했다.
“아무개 비구가 전에 부스럼 병을 앓기에 이 약을 바르게 하였으니, 그에게 가서 찾아보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비구가 곧 그에게 가서 물었다.
“구수여, 당신께서는 전에 삽약을 쓰신 일이 있으신지요. 저는 의사에게서
삽약을 쓰라는 처방을 받았습니다. 당신에게 만약 남은 약이 있다면 저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비구가 대답하였다.
“가지고 있던 남은 약은 제가 이미 버렸습니다.”
비구가 그에게 말했다.
“그와 같이 버리고 수거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때 그 비구는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삽약을 쓰는 사람은 마땅히 그 사용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쓰고 남은 약은 내버리지 말아라. 만약 병을 앓고 있는 다른 비구가 그것을 구하거든 마땅히 주도록 하며, 만약 구하는 사람이 없거든 그것을 병자가 거처하는 곳에 보내 법에 따라서 저장하였다가 병을 앓는 사람에게 공급하도록 하여라. 이에 따라 행하지 않는 자는 월법죄(越法罪)를 짓는다.”
실라벌성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때 어느 비구가 눈병을 앓다가 마침내 의사에게 가서 물었다.
“현수여, 나는 지금 눈병을 앓고 있습니다. 나에게 처방해 주십시오.”
의사가 비구에게 말했다.
“성자여, 안선나약(安膳那藥)를 쓰도록 하십시오. 곧 낫게 될 것입니다.”
비구가 의사에게 말했다.
“내가 어찌 욕망에 애착하는 사람이겠습니까?”
의사가 비구에게 말하였다.
“성자여, 이것은 눈병을 치료하는 데 좋은 약입니다. 이것을 제외하고 다른 약으로는 치료할 수가 없습니다.”
이 일을 당시의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의사가 말하기를, 그것이 눈병을 치료하는 약으로써 다른 것으로는 치료할 수가 없다고 하거든 마땅히 안선나를 쓰도록 하여라.”
그러나 그 비구는 안선나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지 못하여 곧 의사에게 물으니, 의사가 비구에게 말하였다.
“성자여, 당신의 스승께서는 모든 지혜를 갖추신 분이니, 마땅히 그것을 여쭈어 보도록 하십시오.”
이 때문에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섯 가지 종류의 안선나(安膳那)가 있으니 첫째는 화안선나(花安膳那)이고, 둘째는 즙안선나(汁安膳那)이며, 셋째는 말안선나(粖安謄那)이고, 넷째는 환안선나(丸安膳那)이며, 다섯째는 소비라석안선나(騷毘羅石安膳那)이다. 이 다섯 가지는 모두 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이니, 비구가 눈병을 앓게 되거든 마땅히 안선나를 쓰도록 하여라.”
비구는 약을 쓰자 눈병이 낫게 되었다. 병이 다 낫게 되니 가지고 있던 남은 안선나를 내버렸다.
또 어느 비구가 마찬가지로 눈병을 앓게 되어 앞에서와 같이 의사에게 물었다. 의사는 다시 그에게 안선나약을 쓰게 하고 아무개 비구가 일찍이 눈병을 앓아서 먼저 그에게 안선나약을 쓰게 하였으니, 그에게 가서 약을 구해 보라고 하였다. 눈병을 앓는 비구는 의사의 말대로 그에게 찾아가서 물었다.
“구수여, 저는 지금 눈병을 앓고 있습니다. 쓰고 남은 안선나가 있으신가요?”
그러나 이 비구는 남은 약을 찾지 못하고 비구에게 말했다.
“구수여, 제가 쓰고 남은 약을 지금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 일을 세존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여, 만약에 쓰고 남은 안선나가 있거든 마땅히 함부로 버려서 거두어 두지 않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내가 이제 그 안선나의 사용법과 안선나를 놓아두는 법에 대하여 말하리라.
그 안선나는 마땅히 굳고 단단한 곳에 놓아두되 꽃으로 만든 안선나는 구리그릇 안에 놓아두고, 즙으로 만든 약은 뚜껑이 있는 작은 그릇에 놓아두고, 가루로 만든 약은 대나무 통 속에 놓아두고, 뒤에 하나하나를 자루 안에 넣거나 혹은 물건 속에 넣거나 혹은 담장 안에 두고 말뚝을 박아서 안선나를 걸어 두어야 할 것이다. 비구는 마땅히 이 법에 따라야 하니, 이에 따라 행하지 않는 자는 월법죄(越法罪)를 짓는다.”
앞에서와 같은 곳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때 구수(具壽)인 서갈다(西羯多) 비구가 풍전(風瘨)을 앓으면서 곳곳을 유행(遊行)하였다.
그때 바라문 거사들이 그를 보고 서로에게 물었다.
“이 사람은 어느 집의 자손인가?”
전에 그를 알던 사람이 있어서 사람들에게 말했다.
“이 사람은 아무개 거사의 아들입니다.”
사람들이 말했다.
“부모도 없이 혼자가 된 까닭에 사문석자(沙門釋子)의 가르침 가운데로 출가를 하였으니, 만약에 출가하지 않았더라면 친척들이 반드시 풍질(風疾)을 치료해 주었을 것이다.”
이 일을 당시의 여러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러 비구여, 마땅히 서갈다 비구를 위하여 의사에게 물어서 풍질을 치료해 주도록 하여라.”
이때 여러 비구들이 의사에게 가서 물었다.
“현수여, 한 비구가 이러이러한 병을 앓고 있으니, 처방하여 주셨으면 합니다.”
의사가 말했다.
“날고기를 드시게 하면 반드시 낫게 될 것입니다.”
“현수여, 비구가 어찌 고기를 먹겠습니까?”
의사가 말했다.
“성자여, 이것은 풍병을 치료하는 약입니다. 이것을 제외하고 다른 것으로는 치료할 수가 없습니다.”
이때 여러 비구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에 의사가 이것만이 약이 되고 다른 것으로는 고칠 수 없다고 말하거든, 날고기를 주어라.”
이때 비구들이 곧 그에게 날고기를 주었는데, 그 비구는 눈으로 직접 그것을 보고는 먹으려고 하지 않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른 것으로 눈을 가린 후에, 먹게 하여라.”
그 비구는 병이 난 비구의 눈을 가리고서 날고기를 주었는데, 먹은 뒤에 곧바로 가렸던 것을 풀자 병이 난 비구가 손에 피가 묻어 있는 것을 보고 곧 토해 내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렸던 물건을 곧바로 제거하지 말고 그가 먹기를 마칠 때까지 기다려서 손을 깨끗이 씻고 별도로 향내 나고 맛있는 음식을 놓아두고 나서야 비로소 매었던 것을 풀고 그에게, ‘당신은 마땅히 이 맛있는 음식을 먹도록 하십시 오. 병이 낫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하라.”
병이 나아서도 이 비구는 늘 그 약을 생각하였다. 이때 여러 비구들이 이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병이 다 나았거든 평상시와 같이 순행(順行)을 해야 하니, 이를 어기는 자는 월법죄를 짓는다.”
왕사성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때 구수인 필린타파차(畢鄰陀婆瑳)는 출가를 하자마자 많은 병을 앓게 되었다.
이때 비구들이 모두 와서 문안하며 말했다.
“구수께서는 몸이 어떠신지요?”
“심히 편안하지 못합니다. 항상 여러 가지 질병을 앓고 있습니다.”
비구들이 물었다.
“구수여, 당신께서는 지금까지 무슨 약을 복용하였습니까?”
“저는 전에는 늘 여러 가지 약주머니를 가지고 다니면서 수시로 약을 먹었습니다.”
여러 비구들이 말했다.
“지금은 어찌하여 약을 복용하지 않으십니까?”
“세존께서 허락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이때 비구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 마땅히 약주머니를 가지고 있는 것을 허락하노라.”
비구들이 이 일로 인하여 다들 여러 가지 약을 모아 두고 있었는데, 주머니가 작아서 담아 둘 수가 없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약을 묶어서 상아로 만든 말뚝에 매어 두어라.”
약이 곧 문드러지고 부서지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때때로 볕에 쬐어 말려라.”
비구들이 한낮에 그 약을 볕에 쬐어 말리느라고 마침내 무력해지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햇볕이 뜨거울 때에 볕에 쬐어 말리지 않도록 하여라.”
그리하여 그늘진 곳에서 말리자 약이 다시 문드러지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그늘지고 건조한 곳에 두도록 하여라.”
이번에는 비바람이 불어 닥쳤는데 비구들이 거두어들이지를 못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재가인[白衣]이나 사미[求寂]에게 시켜서 거두어들이도록 하고, 만약 그들이 없다면 스스로 거두어들이도록 하여라. 비를 맞은 것은 버리고 나머지는 마땅히 쓰도록 하되, 의혹되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그것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까닭에 허락하는 것이니, 어려움을 겪게 되는 일이 없는 경우에는 그렇게 하지 말라.”
실라벌성에서 있었던 일이다.
구수 힐리벌다(頡離伐多)는 어느 때든지 찾아 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보는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하였으니, 비구들은 힐리벌다 부르기를 소구(少求)라고 하였다. 그 소구가 어느 날 이른 아침에 가사와 발우를 챙겨서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였는데, 차례로 걸식을 하다가 마침내 사탕수수를 압축시키는 소리를 들었다. 곧 가서 보니 사탕을 만들고 있었는데, 쌀가루를 섞어 만들고 있었다.
비구가 그에게 말했다.
“당신은 사탕에 가루를 묻히지 마시오?”
그 사람이 물었다.
“그렇다면 사탕을 뭉칠 만한 다른 것이 있습니까?”
비구는 대답했다.
“내가 다른 무엇이 있는지 없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우리들은 식사가 아닌 때에 사탕을 먹어야 되기 때문에 가루를 묻혀서는 안 됩니다.”
비구에게 말했다.
“성자여, 식사 때에 사탕을 드시든지 식사 때가 아닌 때에 사탕을 드시든지, 이 사탕은 가루가 아니면 다른 것으로는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비구는 마침내 떠나갔다. 그 후 어느 때에, 그때는 식사 때가 아니었는데, 대중 가운데에 사탕을 나누어 주었다. 그러나 그 비구는 두려워하여 먹으려고 하질 않았다.
제자가 여쭈었다.
“오파타야(鄔波馱耶:親敎師)시여, 대중들에게 사탕을 나누어 주어 대중들이 모두 먹고 있는데 어찌하여 드시지 않습니까?”
비구가 제자에게 말했다.
“구수여, 이 가운데에는 제 때에 먹어야 하는 것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그 제자들도 마찬가지로 먹지 않았다.
이때 비구들이 물었다.
“구수여, 대중들이 사탕을 먹는데 어찌하여 먹지 않습니까?”
제자가 그들에게 말했다.
“저희 오파타야께서 말씀하시기를, 제 때에 먹어야 하는 것이 섞여 있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그 말을 들은 비구들도 모두 먹지 않았다. 힐리벌다는 이렇게 하여 마침내 대중들로 하여금 대부분이 먹으려 하지 않게 만들었다.
비구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한 까닭으로 오염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작법(作法)이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 그것의 출처(出處)가 깨끗하면 그것을 먹어도 되니 의혹하지 말라.”
이때 구수 힐리벌다는 이른 새벽에 가사와 발우를 갖추어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며 차례로 다니다가 향을 파는 가게 앞에 이르러, 어떤 사람이 미숫가루를 묻힌 손으로 사탕가루를 뭉쳐서 사탕을 쥐고 나서는 다시 손에 미숫가루를 묻히는 것을 보았다.
비구는 그것을 보고 나서 그에게 말했다.
“현수여, 손에 미숫가루를 바른 뒤에는 사탕을 손에 잡지 마십시오. 우리는 식사가 아닌 때에 이 사탕을 먹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비구에게 말했다.
“성자여, 누가 자주자주 손을 물로 씻고 나서야 사탕을 만지겠습니까?”
뒤에 그 비구는 두려워하여 사탕을 먹으려고 하지 않았고, 제자와 문인들도 마찬가지로 모두가 먹지 않아서 일이 앞에서와 같게 되었다.
이때 비구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이 본래 더러운 것이라면 먹지 말아야 하나, 본체가 깨끗한 것이라면 그것을 먹더라도 범하는 것이 없게 된다.”
실라벌성에서 있었던 일이다.
구수 사리자(舍利子)가 몸에 풍병(風病)을 앓았다. 구수 대목건련(大目揵連)은 그에게 병이 있는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일찍이 자주 사리자의 병을 돌보면서도 의사에게 묻지 않았는데, 이제는 물어봐야겠구나.’
그리하여 곧 의사가 있는 곳으로 가서 물어보았다.
“현수여, 구수 사리자가 이러이러한 병을 앓고 있습니다. 처방하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의사가 말했다.
“그 병의 증상을 보건대, 소금과 초(醋)를 드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러면 마땅히 병이 낫게 되실 것입니다.”
대목건련이 초를 구하여 얻고 나서 다시 소금을 구하려고 하니 구수 필린타바차(畢鄰陀婆蹉)가 그에게 말했다.
“제가 전에 소금을 가진 것이 있어서 그것을 광에 저장을 하여 평생 동안간직하고 있습니다. 만약 세존께서 먹는 것을 허락하신다면 제가 마땅히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때 구수 사리자는 이 말을 듣고 나서 대목련에게 말했다.
“내 생각에는 좀 이상하군요. 만약 진형수약(盡形壽藥)을 제 때에 먹는 약과 섞어서 함께 복용을 한다면 제 때가 아닌 때에는 마땅히 복용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때 대목련은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목련아, 만약에 갱약(更藥)과 칠일약(七日藥)과 진수약을 식사 때에 먹는 약과 함께 복용한다면 식사 때에 먹어야 할 것이니, 식사가 아닌 때에는 먹지 말아라. 만약에 칠일약과 진수약을 갱약과 함께 복용한다면 경분(更分)까지는 복용을 하되 이 경분 이상은 마땅히 복용하지 말아라. 만약에 진수약을 칠일약과 함께 섞어서 복용한다면 7일을 복용하도록 하되 7일이 지나면 복용해서는 안 된다. 만약 진수약을 진수약과 함께 섞어서 복용한다면 평생토록 복용해야 한다. 만약 이에 따르지 않는다면 월법죄(越法罪)를 짓게 된다.”
그때 세존께서는 적묘국(荻苗國)에 계시면서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교화를 하시다가 바라닐사(波羅痆斯)에 있는 선인타처(仙人墮處)인 시록림(施鹿林) 안에 이르셨다.
이 성 안에는 대군(大軍)이라는 한 장자가 있었는데, 큰 부자로서 재물이 많고 여러 가지로 수용하는 것이 많았다. 그 사람에게는 대군녀(大軍女)라는 아내가 있었는데, 삼보를 믿고 공경하였으며 어질고 착하며 성품이 바르고 청정함을 좋아하였다. 그는 세존께서 적묘국에 유행하시다가 바라닐사에 도착하셔서 선인타처인 시록림 안에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이 소식을 듣고 나서 생각하였다.
‘저분은 마땅히 우리의 부처님 세존이실 것이다. 내가 자주 공양을 드렸어야 했는데 아직 갖추어 드리지 못하였으니, 이제 내가 가진 재산을 모두 가져다가 무상자존(無上慈尊)께 받들어 올려서 간략하나마 공양을 드려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부처님 계신 곳에 도착하여 발에 예배를 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대군 장자를 위하여 근기에 맞게 설법하여 보이시고
가르쳐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며, 갖가지의 방편을 써서 묘법(妙法)을 말씀하시고 나서 잠자코 머물러 계셨다.
그때 대군 장자는 설법을 듣고 나서 마음으로 크게 환희하여 곧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왼쪽 어깨만 덮은 채로 합장하여 예배드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오니 세존과 비구 대중 여러분께서는 3개월의 여름 안거 동안 제가
모시도록 청하는 것을 받아주십시오. 제가 의복과 음식과 잠자리와 의약품을 공양하겠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묵묵히 그 청을 받아들이셨다. 이때 장자는 부처님께서
허락하시는 것을 보자 크게 환희하여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물러났다.
그 장자는 세존께 3개월의 안거 동안에 갖가지로 공양을 드리고 비구들에게도 부족한 것이 없도록 하였다. 장자는 매일같이 이른 아침에 세존의 발에 예배를 드리고 곧 다시 여러 병든 비구들을 살펴보곤 하였는데, 한 비구가 무거운 병이 들었다. 장자는 의사에게 가서 물었는데, 그 의사는 고깃국을 먹이도록 하였다.
장자는 물어보고 나서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아내에게 말했다.
“현수여, 의사가 병을 앓고 있는 어느 비구에게 고깃국을 먹여야만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하니, 당신이 마련해서 병이 난 비구의 처소에 급히 보내 주는 것이 좋겠소.”
이때 그 장자는 곧바로 어린 하녀에게 시켜서 돈을 가지고 푸줏간에 가서 고기를 사게 하였다. 그런데 그날은 바로 왕자가 태어난 날이어서, 모든 도살을 금지시키고 만약에 범하는 자가 있으면 그에게 무거운 벌을 주었으며, 고기를 사지도 못하게 하였다. 이때 그 어린 하녀는 위의 일을 갖추어서 주인께 말하였다.
그때 장자의 아내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석 달 동안을 세존과 비구 스님들께 공양을 드리되, 가지고 있는 재산으로 부족함이 없게 하였는데, 만약 이제 이 약을 얻지 못한다면 그로 인하여 비구가 목숨을 잃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 이것은 내가 잘못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생각을 하고 나서는 곧 날카로운 칼을 가지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서 그것으로 넓적다리의 살을 베어 하녀에게 주고는 그것을 잘게 저며서 맛있는 고깃국을 끓여서 병을 앓고 있는 비구에게 급히 보내게 하였다. 어린 하녀가 곧 국을 끓여서 갖다 드리니 병을 앓고 있던 비구는 그것을 받아먹고 병이 나았다.
그 비구는 또한 그것이 그 장자의 부인이 자신의 살을 도려낸 것인 줄은 몰랐지만,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이미 이 공양을 받았으니 헛되이 누워 있는 것은 합당치 못한 일이다. 나는 이제 아직 얻지 못한 자로 하여금 얻게 하며, 아직 증득하지 못한 자로 하여금 증득하게 하며, 아직 해탈하지 못한 자로 하여금 해탈하게 해야겠다.’
이렇게 발심을 하여 부지런히 정진을 하여 모든 번뇌를 단절하고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으니, 3명(明)과 6통(通)을 갖추고 8해탈(解脫)을 갖추고 여실지(如實知)를 얻었으며, 그의 생(生)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해야 할 바는 이미 갖추어졌고 후유(後有)를 받지 않게 되었다. 마음에는 걸림이 없어서 마치 손으로 허공을 가르는 것과 같았으며, 칼로 몸을 자르거나 상처에 향을 발라서 낫게 해 주거나 간에 사랑하는 마음도 미워하는 마음도 일어나지 않았으며, 금을 보는 것이 흙을 보는 것과 같아서 차별이 없었으며, 모든 명예와 이익을 버리지 않음이 없어서 제석(帝釋)과 범천(梵天) 등 모든 하늘 사람들이 공경하게 되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하루의 초분(初分)에 가사와 발우를 갖추시고 여러 대중들을 데리고 대군 장자의 집으로 가셨다. 그곳에 도착하시고 나자 대중보다 앞서서 자리에 나아가 앉으시고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당신의 아내는 지금 어느 곳에 있습니까?”
장자가 대답하였다.
“방 안에 있습니다.”
세존의 위신력은 불가사의하여 그 여인을 가호(加護)하시니, 살을 도려낸 곳의 색깔이나 모양이 예전과 아무 차이가 없었으며 평상시와 같았다. 이때 장자의 아내는 세존 계신 곳에서 환희심을 내어 방에서 나와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한쪽에 서 있었다.
부처님께서 여인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무슨 인연이 있기에 능히 나고 죽는 험한 길에서 보살행(菩薩行)을 하였는가?”
여인은 곧 합장을 하고 게송으로 아뢰었다.

나고 죽는 가운데에 윤회를 하면서
이 몸이야 쉽게 얻을 수 있으나
백천(百千) 구지(俱胝)의 겁을 지내더라도
여래의 경계는 만나기 어렵나이다.

그때 장자는 부처님 세존과 대중들이 모두 자리에 앉으신 것을 보자
곧 청정한 갖가지의 훌륭한 음식을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을 올려서 모두를 만족하게 하고 식기를 치웠다. 양치질을 마치고 청정하게 손을 씻자 이 장자는 다시 작은 앉을 자리를 가져다가 한쪽에 앉았으니, 법을 듣고자 함이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장자를 위하여 미묘한 법을 말씀하여 보이시고 가르치시고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고, 무수한 방편으로 법을 자세히 말씀하시고 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본래의 처소로 올라오셨다. 그리고 모든 비구를 모으시고 대중 가운데에서 자리에 나아가 앉으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고기를 먹는 것은 대중이 다 같이 싫어하는 것이니, 모든 고기 가운데에서 사람의 고기가 가장 냄새나고 더러우며 나쁜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비구는 다시는 먹어서는 안 될 것이니, 만약 사람의 고기를 먹는다면 솔토라저(窣吐羅底)를 얻는다.
내가 이제 대중 가운데에서 상좌의 행법(行法)을 제정하니, 모든 상좌는 대중이 식사를 할 때, 어떤 사람이 고기를 가지고 와서 나누어 주려고 하거든 마땅히 먼저 ‘이것은 무슨 고기입니까?’라고 물어야 할 것이다. 만약 상좌가 늙고 병들어서 혹은 변별하여 말하지 못하거나 흑은 기억하지 못하거든 두 번째의 상좌가 묻도록 해야 하니, 만약에 상좌가 묻지 않는다면 월법죄(越法罪)를 짓게 된다.”
그때 비구들은 마음에 의심이 해소되지 않아서 세존께 청하여 말씀드렸다.
“대군 장자의 아내가 스스로 자신의 살을 베어 비구에게 공양하여 비구는 마침내 병이 나았고,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비구는 깊이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품어서 정진을 게을리 하지 않아 곧 아라한과[漏盡]를 얻었습니다. 이미 사람의 고기를 먹었으니 대중들이 싫어하는 바가 되었으며, 법에 어긋남이 있었으니, 이것은 책망 받을 만한 일인데, 무슨 인연으로 아라한과를 얻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 비구는 다만 금생에만 이 여인에게서 공양을 받은 것이 아니다. 지나간 과거세의 한량없는 겁(劫) 동안에도 항상 자신의 살로써 이 비구에게 공양을 올렸으니, 이러한 인연으로 이제 다시 살로써 공양을 올린 것이다. 그리하여 이 비구는 과거생에 이 여인으로 말미암아 다섯 가지의 신통을 얻었고, 금생에 여섯 가지의 신통을 갖추고 아라한과를 증득하였다.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아라. 내가 너희들을 위하여 인연을 자세히 말하리라.
지나간 옛날에 바라닐사성(波羅痆斯城)에 한 장자가 있었는데, 그는 큰 부자로서 재산이 많았고 어질고 의로웠으며 신심이 있고 착하였으며 그의 아내도 그러하였다. 이때 총명하고 박식한 어느 바라문이 있어, 제자들에게 둘러싸였으니 그 수가 5백 명이 되었으며, 그는 제자들에게 명론(明論:veda)을 가르쳤다. 큰 부자인 장자는 그 바라문의 처소에서 마음 깊이 믿음을 일으켜 곧 바라문의 대중들에게 집으로 청하여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의 것으로 모두 공급하기를 평생토록 게을리 하지 않았다.
부자 장자는 성품이 자애로웠기 때문에 매일같이 이른 아침에 바라문의 제자들을 두루 살펴보면서 그들의 안부를 알아보곤 하였다. 그 바라문의 한 제자가 몸에 질병이 생겨 고생을 하다가 의사에게 가서 물었다.
의사가 그에게 말했다.
‘고깃국을 먹어야겠습니다.’
그때 장자는 마납박가(摩納薄迦:나이 어린 바라문의 학생]의 처소에 가서 위문하고 나서 그에게 말했다.
‘자네는 병으로 고생으로 하고 있는데, 의사는 무슨 약을 먹게 하던가?’
그가 곧 대답했다.
‘고깃국을 먹게 하였습니다.’
그 장자는 물어보고 나서 집으로 돌아와 아내에게 말했다.
‘바라문의 제자가 병으로 고생을 하고 있는데 고깃국을 먹어야 한다고 하니, 어린 하녀에게 돈을 가지고 시장에 가 고기를 사서 국을 만들어 그에게 보내 먹게 해 주시오.’
그런데 그날은 국왕의 부인이 왕자를 낳은 날이어서 칙명으로 도살하는 것을 금지시키고, 만약에 그것을 어기는 자가 있으면 반드시 무거운 벌을 주게 하였다. 그리하여 비록 돈이 있다 하더라도 고기를 살 수 없었다. 하녀는 집으로 돌아와서 이 일을 갖추어 말하니, 그 장자의 아내는 이 일에 대해 듣고 나서 곧 스스로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이미 바라문의 제자들을 청하여 집에 와서 공양하도록 하고 있는데, 병이 난 마납박가 동자가 약을 얻지 못하면 반드시 죽게 될 것이니 이것은 나의 허물이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손에 날카로운 칼을 쥐고 곧 넓적다리의 살을 베어 하녀에게 국을 끓여서 제자에게 보냈다. 그 제자는 국을 먹고 나서 얼마 안 되어 병이 나았다.
그는 생각하였다.
≺지금은 고기를 구할 수가 없는데, 이것은 반드시 장자의 부인이 스스로 자신의 살을 베어 그것으로 나에게 베풀어 준 것일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자 마음 깊이 부끄러운 생각이 나서 다시 스스로 생각하였다.
≺나는 아직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하며,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얻고, 아직 드러내어 나타내 보이지 못한 것을 드러내 보이는 일에 정진하여 게으르지 말아야 할 것이니, 지금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여 부지런히 정근(精勤)을 했던 까닭에 곧 다섯 가지의 신통을 얻었다.
너희들 비구여, 이상하다는 생각을 내지 말아라. 옛날에 장자의 아내로서 살을 베풀어 준 사람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 이 대군 장자의 부인이 바로 그 사람이며, 지나간 때에 병을 앓았던 사람은 바로 지금의 병이 난 비구이다. 과거 생에 이 여인이 살을 베어 베풀어 준 인연으로 다섯 가지의 신통을 얻었고 금생에는 아라한과를 구족하여 얻은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순흑업(純黑業)을 지으면 순흑보(純黑報)를 얻게 되고, 순백업(純白業)을 짓게 되면 순백보(純白報)를 얻게 되며, 잡업(雜業)을 짓게 되면 잡보(雜報)를 얻게 된다. 이러한 까닭에 여러 비구여, 흑업과 잡업을 버리고 순백업을 닦아야 한다.”
실라벌성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때 교살라(憍薩羅)의 국왕인 승광 대왕(勝光大王)에게는 제일의 코끼리가 있었는데 홀연히 돌림병으로 죽자, 그 해에 기근이 들었다. 이때 바라문 장자와 나라 안의 사람들은 모두 코끼리 고기를 먹었다.
육군비구[六衆苾芻]는 식사 때가 되어 가사와 발우를 갖추어서 실라벌성에 들어가 차례로 걸식을 하다가 장자의 집에 이르렀다. 그 집에서는 드러내놓고 코끼리 고기를 삶고 있었는데, 솥에서는 김이 나고 있었다. 집에 들어가 걸식을 하고자 하니, 장자의 아내가 말했다.
“저희는 지금 먹을 것이 없습니다.”
육군비구가 물었다.
“솥에서 김이 나고 있는데, 이것은 무엇입니까?”
부인이 말했다.
“성자여, 이것은 코끼리 고기입니다. 당신들께서 어찌 코끼리의 고기를 드실 수 있겠습니까?”
“우리들은 오직 시주에게 의지하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만약 당신들이 코끼리 고기를 먹는다면 우리도 먹을 것이니, 우리에게 시주해 주십시오.”
장자의 아내는 곧 고기를 비구에게 주었다. 육군비구는 그것을 얻자 발우 에 가득 채워 가지고 떠나갔다.
다른 비구들이 보고 물었다.
“당신들의 발우 안에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가득 차서 넘치려고 하는군요?”
육군비구가 대답하였다.
“코끼리 고기입니다.”
“당신들은 어떻게 코끼리 고기를 먹을 수 있습니까?”
육군비구가 대답했다.
“구수여, 지금은 기근이 들어서 음식을 구할 수 없습니다. 어찌 굶주림을 당하여 스스로 죽겠습니까?”
이때 비구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여, 천룡(天龍)ㆍ약차(藥叉)와 인(人)ㆍ비인(非人) 등과 국왕ㆍ대신들은 모든 비구에게 다 같이 공경하는 마음을 내고 있는데, 어떻게 왕실 코끼리의 고기를 먹겠느냐? 만약에 왕이 이 말을 듣는다면 반드시 말하기를, ‘비구들이 코끼리 고기를 먹은 까닭에 나의 제일가는 코끼리가 그 때문에 죽었다’고 하여 마침내 나무라고 미워하는 마음을 내게 될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비구는 코끼리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 만약에 그것을 먹는다면 월법죄(越法罪)를 짓게 된다. 코끼리의 고기는 이미 그러하거니와 말의 고기도 그러하다.”
어느 때 세존께서는 섬파성(贍波城)에 계시면서 게가지(揭伽池)의 언덕에 있는 정사(精舍)에 머무셨다.
그 연못 안에는 용왕이 있어서 이름을 첨비야(瞻箄耶)라고 하였는데 신심이 있고 어질고 착하였으며, 매달 8일과 14일이면 궁에서 나와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여 비구의 처소에 나아가 8계[八支學處:八齋戒]를 받고, 받고 나서는 드러난 곳에서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는데, 다른 중생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았다.
당시에 이미 기근이 들어서 어떤 수척해진 사람, 소와 양을 치는 사람, 나무를 하는 사람, 세상을 유행(遊行)하는 사람, 바른 도로써 살아가는 사람, 삿된 도로써 살아가는 사람 등 여러 사람들이 함께 와서 용의 살을 도려내어가지고 돌아가 먹었다.
이때 육군비구는 가사와 발우를 갖추어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다가 장자의 집에 이르렀는데, 이 집에서는 드러내 놓고 용의 고기를 삶고 있어서 솥에서는 김이 나오고 있었다.
육군비구가 곧 들어가서 걸식을 하려 하자, 장자의 아내가 말했다.
“저희는 지금 먹을 것이 없습니다.”
비구가 물었다.
“솥에서 김이 나고 있는데, 이것은 무엇입니까?”
“성자여, 이것은 용의 고기입니다. 당신들께서 어찌 용의 고기를 드실 수 있겠습니까?”
육군비구가 말하였다.
“우리는 오직 시주에게 의지하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당신들이 먹는다면 우리도 먹을 것이니, 우리에게 베풀어 주십시오.”
장자의 아내는 곧 고기를 가져다가 비구에게 주었다. 이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들이 고기를 더욱 많이 가져가게 되었다.
이때 그 용의 아내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여러 비구들이 용의 고기를 먹는 까닭에 사람들이 모두 함께 먹으니, 나의 남편은 어느 때에나 이러한 고통 받는 것을 면하게 될 것인가? 내가 이 일을 부처님께 가서 여쭈어야겠다.’
용의 아내는 초저녁이 지나자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나서 한쪽에 앉았다. 용녀(龍女)의 몸에서 나는 광명이 사방을 두루 밝게 비추니, 게가지의 주변도 모두 밝아졌다.
용녀(龍女)는 합장을 하고 공경히 세존께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저의 남편은 신심이 있고 어질고 착하여, 매월 8일과 14일에는 용궁에서 나가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여 비구의 처소에 가서 8계(戒)를 받고 드러난 곳에서 용의 몸으로 되돌아가곤 하였으나 다른 중생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았습니다. 이때 흉년을 만나서 저 굶주린 사람들이 함께 남편의 살을 도려내었고, 그로 인하여 비구들이 모두 가져다가 먹을 것으로 충당하였습니다. 저의 남편으로 하여금 고통을 면하게 하고자 하오니 원하겁대 세존이시여, 자비로우신 생각으로 불쌍히 여기시고, 비구들이 용의 고기를 먹지 않게 계율을 제정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세존께서는 이 말을 들으시고 잠자코 계셨다. 용녀(龍女)는 부처님께서 말없이 허락하신 것을 알고 인사를 드리고 물러갔다.
세존께서는 새벽이 되자, 대중들 앞에 자리를 펴고 앉으셔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난밤에 초경(初更)이 지나 섬파(贍波) 용녀가 광명을 밝게 비추면서 내가 있는 곳으로 와 예배하고 공경하며 한쪽에 앉았다. 그의 몸에서 나는 광명은 사방을 두루 밝게 비추었고, 게가지의 주변도 모두 밝게 비추었다.
용녀는 나에게 말하기를, ‘대덕이시여, 저의 남편은 신심이 있고 어질고 착하며 매월 8일과 14일에는 용궁 밖으로 나와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여 비구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서 8계[八支學處]를 받고 나서는 드러난 곳에서 다시 용의 몸으로 되돌아오곤 하였으나 다른 중생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았습니다. 지금 흉년을 만나 여러 굶주린 사람들이 남편의 살을 도려내 가지고 가서 먹으니, 그로 인하여 비구들도 용의 고기를 먹게 되었습니다. 저의 남편으로 하여금 이 고통을 면하게 하고자 합니다. 원하오니 세존께서, 비구들이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내어 용의 고기를 먹지 않도록 계율을 제정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였다. 내가 이 말을 듣고 잠자코 있었더니, 그 용녀는 내가 잠자코 있는 것을 보고 내게 예배하고 떠나갔다. 이러한 까닭에 비구들은 용의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 용의 고기를 먹는 자는 여러 천룡(天龍) 등이 다 같이 싫어하고 천하게 여기며, 선법(善法)이 소멸되니 석가의 제자가 아니다. 이러한 까닭에 비구들은 마땅히 용의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하며, 먹는 자는 월법죄를 짓게 된다.”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一大唐三藏義淨奉制 譯初攝頌曰:開許用諸藥 膏油治疥病 眼藥及風癇畢鄰婆蹉等。爾時,薄伽梵在室羅伐城逝多林給孤獨園。時,諸苾芻秋時染疾,身體痿黃,羸瘦顦顇,困苦無力。世尊見已,知而故問阿難陁曰:‘何故諸苾芻身體痿黃,羸瘦無力?’阿難陁白佛言:‘大德,諸苾芻等旣侵秋節,遂染諸病,身體痿黃,羸瘦無力。’佛告阿難陁:‘由是病苦,我今聽諸苾芻服食雜藥。’如是,世尊#旣聽服藥。時,諸苾芻遂於時服,非時不服,身體尚衰羸廋無力。爾時世尊知而故問阿難陁曰我已聽諸苾芻服食諸藥,然此苾芻猶故羸瘦。’阿難陁白佛言:‘世尊聽諸苾芻服食諸藥,此諸苾芻竝於時服,非時不服,所以身體痿黃,羸瘦無力。爾時,佛告阿難陁:‘我今爲諸苾芻開四種藥。一時藥,二更藥,三七日藥,四盡壽藥。言時藥者,一麨,二餠,三麥豆餠,四肉,五飯。此竝時中合食,故名時藥。言更藥者,謂八種漿。云何爲八?一招者漿西方樹名亦名顚咀梨角同皁莢其味如梅角寬一兩指長三四寸 時人鎭食二毛者漿卽芭蕉子以少胡椒粖安在果上手極捼之皆變成水三孤洛迦漿狀如酸棗其味一種唯有此棗無甜者四阿說他果,五烏曇跋羅其果大如李六鉢魯灑其果狀如蘡薁子味亦相似七篾栗墜漿卽是葡萄菓八渴樹羅漿形如小棗甜而且澀樹多獨立形若椶櫚此等諸漿皆須淨洗手淨濾漉然後堪飮內攝頌曰:椰子芭蕉及酸棗 阿說他果烏跋羅蘡薁蒲萄渴樹羅 是謂八種漿應識。七日藥者,酥油、糖蜜、石蜜。盡壽藥者,謂根、莖、葉、花、果。復有五種膠藥,五種灰藥,五種鹽藥,五種澀藥。云何根藥?謂香附子、菖蒲、黃薑、生薑、白附子。若更有餘物,是此體例,堪爲藥者,隨意當用。莖藥者,栴檀香藥、葛柏木、天木香、不死藤、小柏。若餘體例,准前應用。葉藥者三葉謂酸菜婆奢迦葉此方無紝婆棟木是也高奢得枳此方無及以餘類准前應用。花藥者,謂婆舍迦花、紝婆花、陁得雞花、龍花、蓮花,更有餘類,應隨所用。果藥者,謂訶黎勒果、菴摩勒果、鞞醯得枳果、胡椒、蓽茇。若有餘類,准前應用。五種黏藥者,所謂阿魏、烏糖、紫鑛、黃蠟、安悉香。阿魏藥者,謂阿魏樹上出膠。烏糖者,謂娑羅樹出膠。紫鑛者,樹枝上出汁。黃蠟者,謂蜜中殘出也。安悉香者,樹膠也。五種灰者。謂𪍿麥灰、油麻灰、𪍿麥䴬灰、牛膝草灰、婆奢樹葉灰。五種鹽者,謂烏鹽、赤鹽、白石鹽、種生鹽、海鹽。云何五種澀藥?謂阿摩羅木、棟木、贍部木、尸利沙木、高苫薄迦木。此中時藥者,謂於時中服食。若更藥、七日、盡壽藥,若與時藥相和者,時中應服非時不應服若更藥七日盡壽藥與更藥相和者,齊初更分,應服,過此不應服。若七日藥,與盡壽藥相和者,七日應服,若過七日,不應服。若盡壽藥,應盡壽守持而服。然此四藥相和,從强而服。若無病及病差,不應服。或捨與同梵行者,應如是守持。先洗淨手,受取其藥,對一苾芻,蹲踞執藥,作如是言:‘具壽,存念。我苾芻某甲,有是病,緣此盡壽藥,我今守持,爲服用故,幷同梵行者。’如是三說。若七日藥、更藥,准此守持。緣在室羅伐城,有一苾芻,身患風疾,往醫人處,問曰:賢首,我患風疾,爲我處方。’時,彼醫人白言:‘聖者,宜可服有情脂。病當除差。’苾芻報曰:‘賢首,我今豈合食此脂耶?’醫人報曰:‘唯有斯藥,餘不能差。’時,諸苾芻以此因緣,具白世尊。佛言:‘苾芻,有病,若醫人說:唯此是藥,餘不能差者,應當服脂。’時,諸苾芻不知服。何等脂,還問醫人。醫人報曰:‘汝師旣是一切智人,可往諮問,自當知之。’時,諸苾芻卽往問佛,佛言:‘有五種脂,一者魚脂,二者江豚脂,三者鮫魚脂,四者熊脂,五者猪脂。此等五脂,非時煮,非時漉,非時受,非時守持,不應服。時煮非時漉非時受非時守持不應服時煮,時漉,非時受,非時守持,不應服。時煮,時漉,時受,非時守持,不應服。時煮,時漉,時受,時守持,應服。如服油法,七日服,過七日,不應服。’彼病苾芻因此服脂,病遂除愈。愈已,殘藥遂便摠棄。時,有苾芻,復患風病,詣醫人處,問曰:‘賢首,我患風疾。爲我處方。’醫人報曰:‘宜服脂藥。已有苾芻,服脂得差。汝應就覓。’而彼苾芻卽往至前服藥苾芻所,問言:‘具壽,汝先服脂,風得除差,醫人教我,亦服此脂,汝有殘脂,見惠於我。’苾芻曰:‘我所殘脂,竝已棄卻。’告曰:‘汝今不善,非所應爲。’時,諸苾芻卽以此緣,具白世尊,佛告諸苾芻:‘服殘脂藥,不應摠棄,要須收擧。我今當說收擧法式。若苾芻所用殘脂,若餘苾芻來,從求索者,應卽相與。若無人求者,當送病坊。病坊好爲藏貯。若有須者,於彼處取,守持而服。不依教者,得越法罪。’緣處同前。時,有苾芻,身患瘡疥。詣醫人處,問曰:‘賢首,我患瘡疥。爲我處方。’醫人報曰:‘聖者,宜服澀藥,當得病差。’苾芻荅曰:‘賢首,我可是耽欲人耶?’醫人報曰:‘此澀藥能治疥瘡,餘藥不差。’苾芻問曰:‘當服何等澀藥?’醫人荅曰:‘聖者,汝師是一切智者,具知此事。’諸苾芻等往白世尊,佛言:‘有五種澀藥:一者菴沒羅,二者紝婆,三者贍部,四者夜合,五者俱奢摩。苾芻,應知此等諸藥,或皮,或葉,竝應擣碎,水煮塗身。’塗已,體更生瘡。佛告苾芻:‘應作散藥。’苾芻濕擣,爲作一團,不爲碎粖。佛言:‘不應濕擣,應曝使乾。’諸苾芻於盛日中,曬藥,遂令無力。佛言:‘不應於烈日中,曝藥。’苾芻陰乾藥,便衣生。佛言:‘可於微日中曝。’諸苾芻等澀藥塗身,卽便沐浴,其藥墮落,不得藥力。佛言:‘待乾手摩,其藥入皮膚,然後沐浴已,更塗,塗已,更浴,瘡病得差。’彼病苾芻瘡旣差已,所有殘藥,遂便棄擲。有餘苾芻,復患瘡疥,往醫人處,告曰:‘賢首,我患如是疾苦,爲我處方。’醫還令塗澀藥,幷更報言:‘某病苾芻先亦患疥,令塗斯藥,可應就覓。’苾芻卽往問言:‘具壽,汝先用澀藥,我爲醫人,遣用澀藥,汝若有殘藥,見惠於我。’報言:‘所有殘藥,我已棄擲。’苾芻報曰:‘不應如此棄不收擧。’時,彼苾芻以緣白佛,佛言:‘用澀藥者,應知行法,所用殘藥,不應棄擲。若有餘病,苾芻求者,應與。若無求者,可送病坊,依法貯庫。病者應給,不依行者,得越法罪。’緣在室羅伐城。時有苾芻,患眼,遂往醫人處,問曰:‘賢首,我今患眼,爲我處方。’醫人報曰:‘聖者,宜用安膳那藥,卽應得差。’苾芻報曰:‘我豈是愛欲之人?’醫人報曰:‘聖者,此是好治眼藥,除此餘藥,不能療也。’以此因緣,時諸苾芻,往白世尊。佛言:‘若醫人言:此是治眼藥,餘不能療者,應當用安膳那。’然彼苾芻不知用何安膳那,便問醫人,醫人報曰:‘聖者,汝師具一切智,應往問之。’以斯緣故,時諸苾芻往白世尊,佛言:‘有五種安膳那:一者花安膳那,二者汁安膳那,三者粖安膳那,四者丸安膳那,五者騷毘羅石安膳那。此之五種,咸能療眼。是故苾芻,若患眼者,應用安膳那,方得除差。’病旣差已,所有殘安膳那,遂便棄卻。又有苾芻亦復患眼,同前問醫,醫令還用安膳那藥。‘某甲苾芻已曾患眼,先教用安膳那、藥,可應詣彼求覓。’此病苾芻依言往問:‘具壽,我今患眼,有殘安膳那不?’然此苾芻卽覓殘藥,不得,報言:‘具壽,我之殘藥,今覓不得。’以此因緣,往白世尊,佛言:‘苾芻,若有殘安膳那,不應輒棄,而不收擧。其安膳那行法,我今爲說安置法式。其安膳那應置牢固處。花安膳那置於銅器中,汁藥安小合內,粖藥置在竹筒裏,後一一安置袋中。或以物裹,或於牆壁,釘橛繫之,持安膳那。苾芻應依法式,不依行者,得越法罪。’緣處同前。時有具壽西羯多苾芻,遂患風瘨,隨處遊行,乃至婆羅門居士見已,自相問言:‘是誰家兒子?’有人先識,告衆人曰:‘是某居士兒。’衆人言曰:‘由是孤獨,令於沙門釋子教中出家,若不出家,親戚必當爲療風疾。’以此因緣,時諸苾芻,往白世尊,佛言:‘諸苾芻,當爲西羯多苾芻,問彼醫人,爲療風疾。’時,諸苾芻往醫人處,問曰:‘賢首,有一苾芻,患如是病,可爲處方。’醫人曰:‘宜服生肉,必當得差。’苾芻報曰:‘賢首,彼苾芻可是食肉人耶?’醫人曰:‘聖者,此是治風病藥,除此藥已,餘不能療。’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若醫人說此爲藥,餘不能療,應與生肉。’時諸苾芻,便與生肉,彼人眼見,而不肯食。佛言:‘應以物掩眼,然後與食。’時,彼苾芻緣與,卽除掩物,然病苾芻見手有血,遂便歐逆。佛言:‘不應卽除繫物,待彼食訖,淨洗手已,別置香羙飮食,方可除其掩繫,而告之曰:‘汝應食此羙食,病可得差。’差已每憶斯藥。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若病差已,如常順行,違者得越法罪。’緣在王舍城。時,具壽畢鄰陁婆瑳纔出家已,多有諸疾。時諸苾芻皆來問說:‘具壽,四體如何?’答曰:‘甚不安隱。常有諸病。’苾芻報曰:‘具壽,汝於昔來,常服何藥?’荅曰:‘我於昔時畜雜藥袋,須時取服。’諸苾芻曰:‘今何不服?’答曰:‘世尊未許。’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我今聽諸苾芻,應持藥袋。’苾芻因此多畜諸藥袋,小不受。佛言:‘其藥作束,繫象牙杙上。’藥便爛壞。佛言:‘隨時暴曬。’彼於盛日之中,暴曬其藥,遂令無力。佛言:‘不應於赤日中,暴藥。’遂陰處曬藥,還爛壞。佛言:‘應陰乾處著。’又被風雨來至,諸苾芻不敢收擧。佛言:‘使白衣求寂,此若無者,當自收擧。其觸著處去,卻,餘者應用,勿致疑惑。爲難故開,無難不得。’緣在室羅筏城。時,有具壽,頡離伐多,於一切時,不樂求覓。見者多疑。時,諸苾芻共號爲頡離伐多,爲少求故,其少求者,後於晨朝,著衣持鉢,入城乞食,次第#行乞。遂聞壓甘蔗聲,因卽往見,作沙糖團,以米粉相和,苾芻報曰:‘汝莫著粉和摶。’其人問曰:‘可更有餘物,摶沙糖不?’苾芻答曰:‘我實不知更有何物。然我等非時須食沙糖,所以不合著粉。’報曰:‘聖者,時與非時,任食不食,此團除粉,餘物不中。’苾芻遂去,後於一時,於非時分,衆中行沙糖團,然彼苾芻疑不敢食。弟子問曰:‘鄔波馱耶衆行沙糖,大衆皆食,何不食耶?’報言:‘具壽,此中有時食雜故。’彼諸弟子亦復不食。時,諸苾芻問曰:‘具壽,衆食沙糖,云何不食?’報曰:‘我鄔波馱耶言曰:有時食雜故。’聞者亦皆不食。頡離伐多遂令衆人,多不肯食,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不由此故,而成於染,作法應爾。出處淨故,應可食之,勿致疑惑。’是時,具壽頡離伐多晨時,著衣持鉢,入城乞食,次第行至香行鋪前,見人以麨塗手,遂摶沙糖,捉沙糖已,復麨塗手。苾芻見已,告曰:‘賢首,手旣塗麨,勿把沙糖。我須非時食此沙糖。’彼人報曰:‘聖者,誰復數數用水#洗手,始得相觸?’後彼苾芻疑不敢食。弟子門人皆亦不食。事竝同前。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彼本成染,卽不堪食,本體淨故,食之無犯。’緣在室羅筏城。具壽舍利子身嬰風病。具壽大目揵連見其有疾,作如是念:我曾頻與舍利子看病,不問醫人,今應宜問。卽往醫處,問言:‘賢首具壽舍利子患如是如是病,可爲處方。’醫人報曰:‘聖者,看其患狀,宜服鹽醋,當得除差。’旣求得醋,更欲求鹽。具壽畢鄰陁婆蹉報曰:‘我先有鹽,貯之角內,盡壽守持。若世尊許服,我當相與。’時,具壽舍利子聞此語已,報大目連曰:‘我意有疑,盡形壽藥若和時藥,非時不應服。’時,大目連以緣白佛,佛言:‘目連,若更藥、七日藥、盡壽藥與時藥相和,應作時服,非時不服。若七日、盡壽與更藥相和,應齊更分服,過此更分,不應服。若盡壽藥與七日藥相和,應七日服,過七日不應服。若盡壽與盡壽藥相和,應盡壽服。若不依者,得越法罪。’爾時,世尊在荻苗國,人閒遊行,到波羅痆斯仙人墮處施鹿林中。於彼城內,有一長者,名曰大軍,富貴饒財,多諸受用。彼人有妻,名大軍女。敬信三寶賢善質直,意樂淸淨。彼聞世尊於荻苗國,遊行來到波羅痆斯,在仙人墮處施鹿林中,聞已,念曰:此應是我大師世尊。我雖頻爲供養,由未周備,今以我現有家貲,悉持奉上無上慈尊,略申供養。’作是念已:卽往佛所,到已禮足,退坐一面。爾時,世尊爲大軍長者,隨順說法,示教利喜,以種種方便,演妙法已,默然而住。爾時,大軍長者旣聞法已,心大歡喜,卽從座起,偏袒右肩,合掌禮佛,而白佛言:‘唯願世尊#及苾芻衆,受我三月夏安居請。我以供養衣服飮食、臥具、醫藥。’爾時,世尊默然受請。是時,長者見佛許已,生大歡喜,禮佛而去。時,彼長者供給世尊三月安居種種供養,及諸苾芻無所闕乏。長者每日淸旦,禮世尊足,卽復觀察諸病苾芻。有一苾芻身嬰重病,往問醫人。時彼醫人,令食肉羹。長者問已,歸到家中,語其婦曰:‘賢首,有病、苾芻,醫人令食肉羹,方能療疾,汝可爲辦,宜速送往病苾芻處。’時彼長者卽令小婢,將其錢物,往諸屠家,欲買其肉。卽於此日,國王誕子,遂皆斷屠。若有犯者,與其重罪。假令貴買,亦不可得。時,彼小婢具以上事,白大家知。時長者婦作是思惟:我於三月供養世尊及苾芻僧,所有家資,不令有乏。若今不得此藥交,恐苾芻因斯命過,是我不善。如是思已,卽持利刃,入己房中,以割髀肉,授與小婢,令其細切,煮作美羹,急送與彼病苾芻食。爾時,小婢卽作送與,然病苾芻得已,便食,病遂除愈。彼病苾芻亦復不知是彼長者妻割身肉。便作是念:我旣受此供養,不合空臥,我今宜可未得者令得,未證者令證,未解者令解,發勤精進,斷諸煩惱,得阿羅漢果、三明、六通、具八解脫,得如實知,我生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不受後有,心無障礙,如手撝空,刀割香塗愛憎不起,觀金與土,等無差別。於諸名利,無不棄捨,釋、梵、諸天悉皆恭敬。爾時,世尊於日初分,執持衣鉢,將諸大衆,往大軍舍。旣至彼已,於大衆前,就座而坐,告長者曰:‘汝之少婦今在何處?’答言:‘室內。’世尊威力不可思議,加護彼女,令於割處,所有身肉色相無差,平復、如故。時,長者妻於世尊所,生歡喜心,從房出已,詣世尊所,頂禮佛足,住立一面。佛告女曰:‘汝有何因,能於生死險道,發菩薩行?’女卽合掌而說頌言:輪迴生死中 是身易可得 百千俱胝幼尊勝境難逢。爾時,長者見佛世尊及諸大衆,悉安坐已,卽以淸淨種種上美飮食,供養佛僧,皆令滿足,攝除食器,嚼齒木已,淸淨洗手。是時長者更取小座,於一面坐,爲聽法故。爾時,世尊爲長者說微妙法,示教利喜,無數方便,演說法已,從座而起,還至本處,集諸苾芻,於大衆中,就座而坐,告諸苾芻曰:‘食人肉者,衆所共嫌,於諸肉中,人肉最爲臭穢,可惡故。苾芻不應更食。若食人肉者,得窣吐羅底也罪。我今制衆中上座行法。然諸上座凡衆食時,有人,將肉欲行,應先問言:此是何肉?若上座老病,或無辯了,或不記憶,第二上座應問,若上座不問,得越法罪。’時,諸苾芻心疑未了,請世尊曰:‘大軍長者妻自割身肉,供養苾芻,遂令病差,由此因緣,深懷慚愧,精進不懈,便得漏盡。旣食人肉,衆所譏嫌,於法有違,是可訶責,以何因緣,而得漏盡?’佛告諸苾芻曰:‘然彼苾芻非但此生受此女人供養,於過去世,無量劫中,常以身肉,供此苾芻。由是因緣,今還以肉,而爲供養。然此苾芻於過去生,由此女人,獲得五通,於今生中,具足六通,證得漏盡。汝等諦聽,善思念之。吾當爲汝廣說因緣。乃往昔時,波羅痆斯城中,有一長者,大富多財,仁義信順,其妻亦爾。有婆羅門,聰明博識,弟子圍繞,數盈五百。教讀明論。大富長者於彼婆羅門處,深起信心,便請此婆羅門衆至家,以諸所有,而盡供養,乃至盡形,心無懈惓。是時,大富長者爲性慈愍,每於晨朝,遍觀徒衆,知其安不。其婆羅門有一弟子,身遭疾苦,往問醫人。醫人報曰:當噉肉羹。爾時,長者往摩納薄迦處,申慰問已,語言#汝身病苦,醫人遣服何藥?彼便報曰:令食肉羹。時,彼長者問已,還家而報婦曰:有婆羅門子,病苦,要須肉羹,可令小婢,持錢往市,買肉作羹,送與令食。其日國王夫人誕子,遂勅斷屠,如有犯者,必加重罪。縱有錢物,無由買得。婢旣歸還,具陳是事。其長者妻聞斯事已,便自思惟;我今已請婆羅門衆至家供養,此病摩納薄迦童子,於藥不得,必死無疑。是我之過。作斯念已:便入自房,手持利刀,卽割䏶肉,令婢作羹,送與病人。旣食羹已,病尋除差,患者思惟:今旣斷肉,無由可得,必應是此長者之妻,自割其肉,而將施我。作是念已:深生慚愧,復自思惟;我所未證者,令證,未得者令得,所未顯示,精進不懈,今應作之。由精勤故,便得五通。汝等苾芻,勿生異念。昔時大富長者之妻施肉者,豈異人乎?今此大軍長者夫人是。昔時病人者,今病苾芻是。於過去生,因此女人施肉緣故,而獲五通。今時,具足得阿羅漢果。’佛告諸苾芻:‘若純黑業,得純黑報,若純白業,得純白報,若雜業,得雜報。是故諸苾芻,應捨黑業、雜業,修純白業。’緣在室羅筏城時。憍薩羅主勝光大王,有第一象,忽然疫死。年當飢饉。時,婆羅門長者及諸國人,皆食象肉。六衆苾芻食時,著衣持鉢,入室羅伐城,次第乞食,至長者家。然彼家中,現煮象肉,釜中氣出,入舍從乞,長者妻曰:我今無食。苾芻問曰:‘釜中氣出,是何物耶?’妻曰:‘聖者,此是象肉。仁等豈可食象肉耶?’答曰:‘我等唯憑施主,而活,若汝等食象肉者,我等亦食,可將施我。’妻卽持肉授與。苾芻得已,盛滿鉢袋,攜之而去。有餘苾芻見而問曰:‘仁鉢袋中,是何物耶?盛滿過度。’答言:‘象肉。’‘豈可仁等食象肉耶?’答言:‘具壽,時屬飢饉,無食可求,豈得受飢而自死耶?’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汝等苾芻天、龍、藥叉、人非人等,國王、大臣於諸苾芻,咸生恭敬。云何食噉王家象肉?王若聞時,必作是語:由諸苾芻食象肉,故我第一象因此而亡。遂生譏醜。是故苾芻不應食象肉。若食者,得越法罪。象肉旣爾,馬肉亦然。’爾時,世尊住贍波城揭伽池岸精舍而住。於彼池中,有龍王名曰瞻箄耶,信心賢善,每於月八日、十四日,從宮而出,變作人形,詣苾芻所,受八支學處。受已,於顯露處,還復本形,亦不損惱所餘衆生。時,旣飢饉,有羸瘦人及牧牛羊人幷採樵人遊行人正道活命人耶道活命人。此等諸人,共來剜割,持歸而食,是時,六衆苾芻著衣持鉢,入城乞食,至長者家,然此家中,現煮龍肉,釜中氣出,卽入舍,從乞。長者妻曰:‘我今無食。’苾芻問曰:‘釜中氣出,是何物耶?’報言:‘聖者,此是龍肉。仁等豈可食龍肉耶?’答言:‘我等唯憑施主而活,若汝等食者,我等亦食。可將施我。’妻卽持肉授與。苾芻由此,諸人更多取肉。時,彼龍婦作如是念:由諸苾芻食龍肉故,人皆共食,欲遣我夫,何時免受如斯苦痛?我以此緣,宜行問佛。旣過初夜,往詣佛所,禮佛足已,在一面坐。龍女身光周遍照耀,揭伽池邊悉皆明徹。時、龍女合掌恭敬,白世尊言:‘大德,我之夫主信心賢善,每於月八日、十四日,從龍宮出,變作人形,詣苾芻所,受八支學處,於顯露處,還復龍身,亦不損惱所餘衆生。時逢儉歲,有彼飢人,共割其肉,因此苾芻皆取充食,欲遣我夫何時免苦?唯願世尊慈念哀愍,制諸苾芻勿食龍肉。’爾時,世尊聞是語已默然而住。是時,龍女知佛默許,奉辭而退。爾時,世尊至天明已,於大衆前,敷座而坐。告諸苾芻曰:‘於昨夜中,過初更已,有瞻波龍女光明赫弈,來至我所,旣申禮敬,在一面坐,彼身威光周遍照耀,揭伽池側皆有光明。作如是語:大德,我之夫主,信心賢善,每於月八日、十四日,從龍宮出,變作人形,受八支學,於顯露處,還復龍身。亦不損惱所餘有情。時遭儉歲,有諸飢人,割肉將食,因此苾芻亦食龍肉。欲遣我夫何時免苦?唯願世尊,制諸苾芻,勿食龍肉。生慈愍故。我聞是語,默然而住。時,彼龍女見我默然,禮辭而去。是故諸苾芻,不應食龍肉。食龍者,諸天、龍等悉皆嫌賤,消滅善法。非釋迦子。是故諸苾芻,不應食龍肉,食者得越法罪。’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一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1권(ABC, K1389 v37, p.601c01-608a23)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2권


대당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부처님께서 마갈타국(摩揭陀國)에 계실 때, 세상을 두루 다니시면서 교화를 하시다가 왕사성(王舍城)에 이르러 갈란탁가(羯闌鐸迦)의 죽림원(竹林園)에 머무르셨다.
그때 영승왕(影勝王)은 부처님께서 유행(遊行)하시다가 국경에 이르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전에도 여러 번 부처님께 공양드리기를 원하였으나, 아직 석 달 동안의 여름 안거에 가지고 있는 재산을 모두 공양할 것을 부탁드리지는 못하였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가지고 있는 모든 것으로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 석 달의 안거 동안에 공양하시도록 해 드리고, 아울러 시박가(侍縛迦:耆婆) 의왕(醫王)을 보내어 병들고 야윈 데 필요한 의약품을 공급해 드리기로 하였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영승왕은 모든 신하들에게 둘러싸여 왕궁으로부터 나아가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갔다. 가서 머리를 조아려 예배를 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왕을 위하여 갖가지의 방편으로 미묘한 법을 말씀하시고 보이시며 가르치시고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고는 묵묵히 계셨다.
이때 대왕은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왼쪽 어깨만 덮은 채로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여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여름 안거 석 달 동안 공양을 드리고자 청하오니, 받아주십시오. 저의 궁중에 있는 재물과 몸에 필요한 물건 모두를 공양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의사인 시박가로 하여금 병든 분들의 고통을 치료할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세존께서는 말없이 허락하셨다. 왕은 진심으로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세존께 청하고 나서 예배를 드리고 물러나 궁으로 돌아와, 모든 공양구(供養具)를 갖추어 놓고 여름 석 달 동안 공양을 올렸다.
그때 교살라국(憍薩羅國)의 승광 대왕(勝光大王)은 영승왕이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 석 달의 안거 동안에 갖가지로 공양하시도록 해 드리고 아울러 훌륭한 의사인 시박가가 탕약을 공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승광 대왕은 이 소식을 듣고 나서 이렇게 생각했다.
‘저 대국의 왕은 능히 왕실의 재물과 의사인 시박가 등으로 공양을 하고 있으니, 나 또한 대국의 주인으로서 세존께서 우리나라에 오신다면 마땅히 모든 재물과 의사인 아제야(阿帝耶)로써 공양을 하리라.’
세존께서는 왕사성에 계시면서 석 달의 안거를 하시고, 옷 짓기를 마치시고 가사와 발우를 갖추시어 대중에게 둘러싸인 채로 실라벌성으로 가고자 하셨다. 세존께서는 점차로 유행하시어 마침내 그 나라의 급고독원(給孤獨園)에 도착하셨다.
그때 승광왕은 부처님께서 오셔서 급고독원에 머물러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급고독원으로 갔다. 급고독원에 도착하여 세존을 뵙고는 머리를 조아려 예배를 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왕을 위하여 갖가지의 방편으로 미묘법을 말씀하시고 보이시고 가르치시어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고는 말없이 계셨다. 승광왕은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두 무릎을 땅에 대어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과 비구 승가께서 석 달의 안거 동안 필요한 모든 물품과 의사인 아제야로 공양드릴 것을 청하오니 받아 주십시오.”
세존께서는 말없이 청을 받아들이셨다. 이때 교살라국의 군주인 승광대왕은 부처님께서 허락하시는 것을 보고 나서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하고 인사를 올리고서 물러났다. 승광 대왕은 궁으로 돌아와 모든 공양구(供養具)를 준비하고 아울러 의사를 보내어 3개월 동안 필요한 것을 공급하여 부처님과 비구 승가에 공양드렸다. 이때에 승광왕은 성품이 자애로워서 매일같이 이른 아침에 절에 이르러 친히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안부를 여쭙고 대중들을 두루 살펴서 그들이 편안한지를 알아보았는데, 한 비구가 치질을 앓아서 몸이 파리해지고 힘이 없어 하는 것을 보았다.
왕은 그를 보자 곧 그에게 물었다.
“성자여, 무슨 병으로 몸이 여위고 파리해져 힘이 없습니까?”
“대왕이시여, 치질을 앓고 있는 까닭에 몸이 수척해졌습니다.”
그때 왕은 돌아와서 의사인 아제야에게 명하여 그를 위하여 병을 치료해 주도록 하였다. 이때 의사는 왕의 명령을 받들어 가기는 하였지만, 그 의사는 삼보를 믿지 않아서 그 환자를 기꺼이 치료해 주려고 하지 않았다.
왕은 뒤에 다시 병을 앓고 있는 그 비구를 보고 이상하게 여겨 물었다.
“성자여, 의사가 치료해 드리지 않았던가요? 몸이 여전히 수척하게 상하셨군요.”
병든 비구가 말했다.
“대왕께서 의사를 보내 주시기는 하였으나 그는 와서 치료를 해 주지 않았습니다.”
이에 왕은 그 말을 듣고 나서 곧 성을 내어 책망을 하고는 사자를 보내어
그 의사를 쫓아가서 잡아오게 하고 그에게 말했다.
“내가 전에 너로 하여금 병이 난 비구를 간병하게 하였는데, 너는 무슨 까닭으로 지금까지 끝내 치료해 드리지 않았느냐? 만약에 치료를 하지 않는다면 나는 마땅히 너의 관직을 박탈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의사는 평소에 믿는 마음이 없었기에 왕에게 책망을 받은 것으로 인하여 더욱 성내는 마음이 더하여 병든 비구에게 욕하며 헐뜯었다.
“어찌 너 같은 무리 때문에 나의 관직을 빼앗기겠느냐?”
병이 난 비구를 붙잡고 절의 문밖으로 가서 마침내 손발을 결박하고는 치질이 난 곳을 칼로 도려냈다. 그 비구는 그런 핍박을 당하고 고통에 시달려서 곧 큰소리로 울부짖으며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이렇게 극한 고통을 당하는데, 대자대비하신 세존께서는 어찌하여 불쌍히 여기지 않으실까?’
여래(如來)의 상법(常法)은 일체의 때를 알고 보시지 못하는 것이 없으니, 대비력(大悲力)으로 각성시키기 위하여 비구의 처소에 이르셨다.
그때 그 의사는 멀리서 부처님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아직도 성내는 마음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 여자 하인의 자식아, 당신 제자의 항문이 어떠한지를 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세존께서는 이 말을 들으시고는 잠자코 떠나가 본래의 처소로 돌아오셔서 자리를 펴고 앉아 환하게 미소를 지으셨다. 입에서는 오색의 광명이 나와 아래를 비추기도 하였고, 혹은 위로 올라가기도 하였다. 그 광명이 아래로 비춘 것은 무간지옥(無間地獄)에까지 이르러, 매우 뜨거운 곳에서는 모두가 시원함을 얻고, 매우 추운 곳에서는 문득 따뜻함을 얻으니, 그곳의 모든 중생들은 각자 안락함을 얻고서 모두가 이렇게 생각했다.
‘나와 너희들은 지옥에서 죽어 다른 곳에 태어났는가 보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 중생들로 하여금 신심을 내게 하시려고 다시 다른 모양으로 나투시니, 그들은 그 모양을 보고 나서 모두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들은 이곳에서 죽어서 다른 곳에 태어난 것이 아니다. 반드시 무상대성(無上大聖)의 위덕력(威德力)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몸과 마음이 안락을 받게 된 것이다.’
이미 공경하여 믿는 마음이 생기자 능히 모든 고통을 소멸시킬 수 있게 되어 인간과 천상에 훌륭한 몸을 받아서, 마땅히 법기(法器)가 되어 진제(眞諦)의 이치를 보게 되었다.
그 광명 중에서 위로 올라간 것은 색구경천(色究竟天)에 이르러 빛 가운데에서 고통의 공(空)함과 무상(無常)과 무아(無我) 등의 법을 자세히 말하고 아울러 두 게송으로 말하였다.

너희들이 벗어나기를 구한다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부지런히 수행하여
생사(生死)의 군대를 항복시키기를
코끼리가 초막집을 부수듯 할 것이니

이 법률(法律) 가운데에서
부지런히 구하고 방일(放逸)하지 않으면
능히 번뇌의 바다를 마르게 할 수 있나니
마땅히 괴로움의 변제(邊際)를 다하게 되리라.

이때 그 광명은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고 다시 부처님 계신 곳으로 돌아왔는데, 만약 부처님 세존께서 과거의 일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경우에는 광명은 등으로 들어가고, 미래의 일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경우에는 가슴으로 들어가며, 지옥의 일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경우에는 발 아래로 들어가며, 축생[謗生]의 일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경우에는 발뒤꿈치로 들어가며, 아귀의 일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경우에는 발가락으로 들어가며, 사람의 일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경우에는 무릎으로 들어가며, 역륜왕(力輪王)의 일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경우에는 왼쪽 손바닥으로 들어가며, 전륜왕(轉輪王)의 일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경우에는 오른쪽 손바닥으로 들어가며, 하늘의 일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경우에는 배꼽으로 들어가며, 성문(聲聞)의 일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경우에는 입으로 들어가며, 독각(獨覺)의 일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경우에는 어깨로 들어가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의 일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경우에는 광명은 정수리로 들어갔다.
이때 광명은 부처님 주위를 세 번 돌고 입으로 들어갔다. 그때 구수 아난타(阿難陀)는 합장을 하고 공경히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如來)ㆍ응공[應]ㆍ정등각(正等覺)께서 환하게 미소를 지으시는 것은 인연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곧 게송으로 말하여 부처님께 청하였다.

입에서 나온 갖가지의 묘한 광명은
대천(大千)세계에 흘러 가득하니 한 모습[一相]이 아니고
시방(十方)의 모든 찰토(刹土)에 두루하시니
마치 햇빛이 모든 허공을 비추는 것과 같으십니다.

부처님께서는 중생의 가장 뛰어난 인(因)이시니
능히 교만과 근심을 제거할 수 있으시며
인연 없이는 부처님의 금구(金口)는 열리지 않는데
미소를 지으심은 반드시 희유한 일을 말씀하시려 함입니다.

자세히 살피건대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즐거이 듣고자 하는 자에게는 능히 그를 위하여 말씀하여 주시기를
마치 사자왕이 미묘한 사자후(師子吼)를 하듯 하시니
저희들을 위하여 의심을 끊어 없애 주소서.

마치 큰 바다 안에 있는 묘고산왕(妙高山王)이
아무런 인연 없이는 요동치지 않는 것처럼
자재(自在)하신 자비로 미소를 나타내시니
애타게 우러르는 자를 위하여 인연을 말씀하여 주소서.

그때 세존께서는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다. 아난타야, 인연이 없이는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은 함부로 미소를 나타내지 않는다. 아난타야, 의왕인 아제야는 자신을 해쳤으니, 부처님이 계신 곳에서 욕을 하기를 ‘여자 하인의 자식’이라고 하였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건대, 옛날에 대삼미다왕(大三末多王)이었을 때부터 지금의 몸에 이르기까지 비천한 사람에게라도 욕을 한 일이 없는데, 이 아제야는 나쁜 말로 욕을 하였으니, 이 악업으로 인하여 7일 뒤에는 반드시 피를 토하고 죽게 될 것이며, 지옥 가운데에 떨어져 오랫동안 고통을 받을 것이다.
이런 까닭에 비구여, 아제야와 같이 신심이 없는 의사는 마땅히 그로 하여금 병을 앓는 비구를 간호하게 해서는 안 된다.
치질에는 두 가지의 치료법이 있으니, 첫째는 주문(呪文)으로 치료하는 것이고, 둘째는 약으로 치료하는 것이다. 만약 비구가 병을 앓거든 마땅히 아제야와 같이 신심이 없는 무리에게 보내어 치료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그런 사람에게 치료하게 한다면 월법죄(越法罪)를 짓게 된다.”
이때 치질을 앓고 있는 비구를 아제야로 하여금 치료하게 하였더니, 그는 방편을 써서 비구를 죽게 만들었다. 그때 어느 대신이 이 일을 왕에게 말하였다.
“아제야가 세존을 비방하여 ‘천한 여자 하인의 자식’이라 하고, 자신이 치료하던 치질을 앓던 비구를 일부러 죽게 하였습니다.”
왕은 크게 노하여 대신으로 하여금 악인의 머리를 베게 하였다.
대신이 대답했다.
“대왕이시여, 아제야는 이미 죽은 목숨인데, 무엇하러 굳이 다시 죽이겠습니까? 세존께서 이미 말씀하시기를 7일 뒤에 마땅히 뜨거운 피를 토하고 그 자리에서 죽을 것이며, 죽은 뒤에는 마땅히 지옥에 떨어진다고 하셨습니다.”
왕이 말했다.
“만약 그러하다면 그를 우리나라에서 쫓아내어라.”
대신은 곧바로 왕의 명을 받들어 그를 국경 밖으로 쫓아냈다. 아제야는 사계다성(娑雞多城)에 이르렀는데, 그 성에 도착하자 선신(善神)이 그를 꾸짖었다. 선신은 매우 심하게 꾸짖고 나서 다시 그를 경계 밖으로 쫓아내면서 그에게 말했다.
“어리석은 사람아, 네가 이미 삼계의 대존(大尊)을 욕하여 비천한 여자 하인의 자식이라고 하였는데, 어찌 이곳에 머무르기를 용납하겠느냐? 이곳에서 떠나거라.”
그곳에서 떠나 바라닐사성으로 가니, 그곳에서 다시 선신에게 내쫓김을 당하였다. 그곳으로부터 벽사리성(薜舍離城)에 갔다가 다시 내쫓기고, 또다시 왕사성으로 갔으나 마찬가지로 쫓겨났다. 다시 첨파성(瞻波城)으로 갔다가 쫓겨나 한 나무 아래에 이르러 잠시 쉬다가 나무의 신에게도 쫓겨났다. 이로부터 흐르는 물이나 샘이나 연못이 있는 곳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서 내쫓김을 당하고 쉬는 것을 용납 받지 못했다.
그는 쫓겨나자 이렇게 생각했다.
‘여우[野干]의 무리라고 하더라도 섬부주(贍部洲)에서 머물러 쉴 수가 있는데, 나는 사람으로서 나무 아래에 이르기까지 받아들여지지 못하는구나.’ 그는 생각을 하고 나자 마음속에서 애가 타서 피를 토하고 죽었으며, 죽고 나서는 아비대지옥(阿毘大地獄)에 떨어졌다.
그때 세존께서 이 일로 말미암아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약 사람이 세간에 태어나
입으로 나쁜 말을 한다면
언제나 날카로운 칼과 도끼로
자신의 몸을 베고 쪼개는 것과 같다.

나쁜 사람을 칭찬하고
착한 사람을 미워하고 헐뜯어
입으로 여러 가지 허물을 낸다면
끝내 즐거움의 과보를 초래하지는 못하리라.

노름을 하는 것은 비록 재산을 잃게 하지만
그 허물은 그래도 오히려 가벼운 것이니
부처님 세존을 비난하고 욕되게 하는 것은
그 죄가 지극히 깊고 무거운 것이니라.

사람이 나쁜 마음과 나쁜 말로
성현들을 헐뜯어 비난하게 되면
알부타[頞部]지옥 가운데에서
백천 세(歲)를 지내게 되며

또한 이 나쁜 말로
모든 성현을 비방하여 헐뜯은 까닭에
청포(靑疱)지옥에 떨어져서
4만 2천 겁(劫)을 지내게 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적묘국에 계시면서 세상을 두루 다니시며 교화하시다가 한 마을에 이르셨다. 그곳은 예전에 머물던 곳이 있었는데, 전에 결계(結界)1)를 맺은 적이 없는 곳이었다. 세존께서는 그곳에 머물러 하룻밤을 묵으셨는데, 그때 세존께서 이 인연으로 풍병(風病)을 앓게 되셨다.
이때 구수 아난타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늘 세존께 공양을 드려왔지만, 일찍이 의사에게 물어본 일은 없었다. 이제 풍질(風疾)을 앓고 계시니 의사에게 가서 물어보아야겠다.’
그리고는 의사에게 가서 물었다.
“현수여, 세존께서 지금 풍병을 앓고 계십니다. 저에게 처방을 하여 주십시오.”
의사가 말했다.
“성자여, 마땅히 소(酥)로 세 가지의 삽약(澀藥)을 다려서 복용하시게 하면 곧 나으실 것입니다.”
이때 구수 아난타는 그것을 섞어서 달인 뒤에 그것을 가지고 세존께 올렸다. 세존께서는 아시면서 일부러 아난타에게 물으셨다.
“이것이 무엇이냐?”
“저는 ‘항상 세존께 공양을 올리면서도 의사에게 묻지 않았으니 이번에는 마땅히 의사에게 가서 물어보아야겠다’라고 생각하여 의사에게 물었더니, 의사가 ‘소를 써서 세 가지의 삽약을 달여서 드시게 하면 곧 낫게 되시리라’고 말하기에 제가 세 가지를 섞어서 세존께 바치는 것입니다.”
“아난타야, 어느 곳에서 끊였느냐?”
“결계 맺은 곳 안에서 끓였습니다.”
“이것은 누가 달인 것이냐?”
“이것은 제가 직접 달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타야, 만약에 결계 안에서 달이고, 결계 안에서 저장하여 묵힌 것이라면 이것은 마땅히 먹어서는 안 된다. 만약에 결계 안에서 달이고 결계 밖에서 묵힌 것이라면 이것도 마땅히 먹어서는 안 된다. 만약에 결계 밖에서 끓이고 결계 안에서 묵힌 것이라면 마땅히 먹어서는 안 된다. 만약에 결계 밖에서 달이고 결계 밖에서 묵힌 것이라면 먹어서는 안 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타야, 비구가 약이 되는 모두를 스스로 손에 쥐거나 스스로 달인다면 두 가지는 모두 먹어서는 안 된다. 만약 비구가 약이 되는 일체 물건을 스스로 손에 쥐거나 스스로 달인다면 이 두 가지는 모두 먹어서는 안 된다. 만약에 결계를 맺은 곳 밖에서 사미나 속인이 달였다면 비구가 먹어도 된다.”
실라벌성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느 장자가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이때 세존께서는 그 장자를 위하여 미묘한 법을 말씀하여 보이시고 가르치시며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고, 갖가지의 방편으로 법을 말씀하시어 마치시고 묵묵히 계셨다. 이때 그 장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어 머리를 조아린 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과 비구 대중께서는 내일 저희 집에 오시어 보잘것없지만 저의 공양 청을 받아주십시오.”
그때 세존께서는 묵묵히 청을 받아들이셨다. 장자는 이튿날 아침이 되자 곧 집 안에 평상과 앉을 자리를 설치하고, 큰 항아리에 깨끗한 물을 가득 채워 뜰 가운데 놓고는 심부름하는 사람을 보내어 부처님께 아뢰게 하였다.
“이제 때가 되었고 공양은 이미 다 갖추어졌으니, 원하건대 성자께서는 때를 아십시오.”
그때 비구 대중은 부처님의 명을 받고 나서 가사를 입고 발우를 챙겨서 장자의 집에 가서 차례대로 앉아 음식을 받았는데, 오직 부처님께서만은 장자의 집에 가지 않으셨다.
부처님께서는 다섯 가지의 인연이 있으면 청을 받은 곳에 나아가지 않으시고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음식을 가져오게 하셨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간병을 하시기 위함이며, 둘째는 와구(臥具)를 살펴보시기 위함이며, 셋째는 선정(禪定)에 드시기 위함이며, 넷째는 여러 하늘 사람들에게 설법하시기 위함이며, 다섯째는 계율을 제정하시기 위함이었다.
세존께서는 그때 계율을 제정하시려고 청한 곳에 나아가지 않으시고,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음식을 받아오게 하셨던 것이니, 여래의 상법(常法)에서는 만약 공양 청을 한 곳에 나아가지 않으시는 경우에는 아난타에게 명하여 음식을 가져오게 하셨던 것이다.
이때 그 장자는 집에 이르러 음식을 엄정하게 차려서 모든 비구에게 보시를 하였는데 그 밥이 약간 설어 있었다. 구수 아난타는 그 밥을 받고는 생각했다.
‘이 밥이 약간 설었으니 어찌 드실 수 있을 것인가? 세존께서는 얼마 전에 풍기(風氣)가 있으셨으니 만약 이 밥을 드신다면 더욱 병이 도질까 걱정이구나.’
그리고는 다시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만약 받지 않는다면 이것은 세존께서 허락하지 않으신 것이니, 지금 어떻게 갖추어 받아서 취할 수 있을 것인가? 본래의 처소에 돌아가면 밥을 다시 끓이고 익혀서 그것을 세존께 받들어 올려야겠다. 세존께서는 이로 인하여 반드시 계율을 제정하실 것이다.’
마침내 본래의 처소에 되돌아오자 밥을 끓여서 익혀가지고 곧 그것을 발우에 담아서 세존께 받들어 올렸다.
그때 세존께서는 아시면서도 일부러 구수 아난타에게 물으셨다.
“이 밥은 여러 비구들이 먹은 것과 다르냐, 다르지 않으냐?”
“차이가 있습니다. 여러 비구들이 먹은 저 밥은 조금 설은 밥이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물으셨다.
“이 밥은 어느 곳에서 얻었느냐?”
이때 아난타는 일을 갖추어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구나. 아난타여, 내가 아직 말을 하지 않았는데, 네가 때를 잘 알았구나. 지금 이후로는 비구들이 설익은 밥을 얻었을 경우에는 마땅히 끓여서 익혀 먹도록 하는 것을 허락하노라.”
그때 육군비구는 이 일로 인하여 스스로 생쌀을 얻어다가 그것을 익혀 먹었다. 이때 여러 비구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밥의 쌀알 가운데에서 2분(分)이 익고 1분(分)이 익지 않은 것이라면 스스로 끓여서 먹는 것을 허락하노라. 만약에 채소와 꽃과 과일과 물고기와 고기를 먼저 익혀서 색깔을 변하게 한 것을 받았다면, 스스로 끓여서 먹는 것을 허락하노라. 만약 우유와 같이 즙으로 된 것이고 마땅히 익혀 세 번 끓여야 할 것이라면, 받아서 취하여 스스로 익혀 먹는 것을 허락하노라. 이러한 것들은 모두가 범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쌀이나 생채(生菜), 꽃과 과일, 물고기 등의 색깔이 아직 변하지 않은 것, 그리고 우유 같은 것들도 아직 세 번 끓이지 않은 것을 스스로 익혀서 먹는다면 월법죄를 짓게 된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실라벌성의 급고독원에 계셨다.
이때 수파라가성(輸波羅迦城)에 자재(自在)라고 하는 한 장자가 있었는데, 세력이 있는 집안으로 부자여서 재화와 보물을 많이 가지고 있고 재산이 풍족하였다. 많은 권속들이 있었으며 거두어들이는 것이 많아서 마치 벽실라말나천왕(薜室羅末挐天王)과도 같았다.
그 성 안에는 그 사람 말고도 같은 무리의, 세력이 있는 집안인 장자가 있었는데, 그에게는 오직 한 명의 딸이 있었고 그 딸은 단정하고 매우 예뻤다.
그때 자재 장자는 마침내 그녀를 아내로 맞아들여서 즐겁게 지냈는데, 그로부터 오래지 않아 부인은 곧 임신을 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유정(有情)이 태(胎)에 머무르게 되어 아홉 달이 차자 아들을 낳았다. 아들을 낳고 나서는 삼칠일 동안 기뻐하며 즐거움을 누리다가, 삼칠일이 지나자 곧 친족들이 모여 아들의 이름을 지어 주게 되었다.
그 장자는 여러 친족들에게 물었다.
“이 아이에게 어떠한 이름을 지어 줄까요?”
여러 친족들이 장자에게 말했다.
“이미 자재(自在)의 아들이 되었으니, 안락(安樂)이라고 부르도록 합시다.”
뒤에 장자는 자신의 집 안에서 아내와 잠자리를 같이 하여 또 한 아들을 낳아서 이름을 수호(守護)라고 하였고, 뒤에 다시 한 아들을 낳아 이름을 환회(歡喜)라고 지어 주었다.
후에 자재 장자는 병을 앓아서 자리에 눕게 되었는데, 병의 고통으로 말미암아 성질이 매우 포악하고 급해져서 권속들에게 나쁜 말로 욕을 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아내와 자식들이 모두 그를 버리고 나가 버려 마침내는 아무것도 공급해 주지 않았다.
이때 그 장자에게는 한 여자 하인이 있었는데, 마음씨가 매우 자비로워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장자는 나의 주인으로서 항상 재물로써 나를 길러 주었는데, 이제 병환이 위중하니 돌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내와 자식들이 비록 먹을 것을 공급해 주지 않지만 내가 마땅히 목숨이 다할 때까지 그에게 공양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의사가 있는 곳으로 가서 그에게 물었다.
“현수여, 저 자재 장자를 아십니까?”
“나는 전부터 알고 있었다. 무슨 일로 묻느냐?”
여자 하인이 의사에게 말했다.
“지금 병으로 고생을 심하게 하고 계시는데, 아내와 자식들이 그를 버렸습니다. 처방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여인이여, 처자식이 이미 그를 버렸는데 어떤 사람이 돌보아 주겠는가?”
여자 하인이 곧 그에게 말했다.
“현수여, 제가 혼자서 그를 돌봐 드리겠습니다. 이미 친척들도 없고 재물도 부족하니 쉽게 얻을 수 있는 약을 구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 의사는 곧 처방을 해 주었다. 여자 하인은 장자의 처자식이 있는 곳에서 약간의 물건을 몰래 가져오고 자신의 급료를 보태어 약을 사서 장자를 간호했다. 뒤에 오래지 않아 병이 곧 낫게 되었다.
이 장자는 병이 낫게 되자,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의 아내와 자식들도 나를 버리고 돌보지 않았는데, 오직 이 여자 하인만이 나의 목숨을 보존시켜 살려 주어 이제 병이 다 낫게 되었으니, 이 은덕을 내가 마땅히 보답해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그 여자 하인에게 말했다.
“나의 아내와 자식들도 모두 나를 버렸는데, 오직 너만이 나를 간호해 주었다. 너의 은혜로 인하여 나의 목숨이 온전해질 수 있었다. 네가 지금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주인께서는 마땅히 아소서. 저는 아무 것도 바라는 것이 없습니다. 만약에 허락한다면 저를 부인으로 맞아주시기 바랍니다.”
“아내가 되어 무엇을 하겠느냐? 이제 너에게 5억(億)의 돈을 주고 성(姓)을 하사하겠다.”
여자 하인이 말하였다.
“성자여, 비록 저에게 돈을 주시고 성을 하사하신다고 하더라도 다른 곳에 가게 되면 여자 하인이라는 명칭을 면치 못할 것이나, 만약에 저를 아내로 삼아 주신다면 이 천한 명칭을 끊어버리게 됩니다.”
그때 장자는 여자 하인의 결연한 의지를 알고 마침내 허락하고 다시 여자 하인에게 말했다.
“너는 배란기가 되거든 마땅히 스스로 목욕을 하고 나를 찾아오도록 하여 라.”
여자 하인은 그때가 이르렀음을 알고 목욕을 하고 장자에게로 갔다. 장자는 그녀를 보자 함께 잠자리를 같이 하여 곧 임신이 되었다. 이미 잉태를 하고 나자 가지고 있던 창고의 재물이 모두 가득 차서 넘쳤다. 달이 차자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용모가 단정하고 제근(諸根)이 구족하였으며, 아들이 태어나자 가지고 있던 재물이 자연히 불어났다.
모든 친족들을 모아서 함께 이름을 지어 주려고 상의를 하니, 모두가 원만(圓滿)이라고 부르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여덟 명의 유모로 하여금 시중을 들게 하여 두 사람은 안아 주고, 두 사람은 젖을 먹이며, 두 사람은 세탁을 해 주고, 두 사람은 데리고 놀아 주게 하였다. 이 여덟 명의 유모가 밤낮으로 공급하고, 아울러 우유와 타락[酪]과 생연유[生酥]와 익힌 연유[熟酥]와 그리고 제호(醍醐)로써 먹이며 온갖 것으로 몸을 치장해 주며, 탕약(湯藥) 먹이기를 나날이 더욱 좋게 하여 주었다. 이렇게 하여 나날이 성장하여 자라나는 것이 마치 깨끗한 연못에 연꽃이 피어나는 것과 같았다. 글자를 쓰고 계산하며 도장을 쓰는 방법[印法]과 어음을 기록하는 것[券記]과 재물을 분별하는 것과 여러 가지의 의복을 살피는 방법과 보배의 좋고 나쁨을 분별하고 목재의 좋고 나쁨과 코끼리와 말의 훌륭하고 훌륭하지 못한 것을 구별하는 것과 동남(童男)과 동녀(童女)의 귀하고 천한 관상 보는 법 등을 배워 익혔다. 이 여덟 가지의 것을 모두 외워서 익혀 통달하였고, 이미 그것들을 통달하여 마치자 다시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칠 수 있게 되었다.
그때 그 장자의 세 명의 아들은 모두 장가들어 아내를 얻었는데, 이들은 하나같이 즐기고 놀며 욕락(欲樂)에 깊이 빠져서 가지고 있던 재산을 모두 잃게 되었다. 어느 때 그 장자는 손으로 뺨을 괴고 근심스러워하고 있었다.
세 아들이 그 모습을 보고 아버지에게 물었다.
“무슨 까닭에 근심을 하시며 뺨을 괴고 계십니까?”
장자는 아들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지금 아느냐, 모르느냐? 나는 옛날에 십만 금(金)을 벌어서 채우고 나서야 아내를 얻어 오늘에 이르도록 스스로 생계를 꾸려오고 있는데, 너희들은 지금 각자가 이미 아내를 얻고 욕락에 탐착하여 가진 재산을 모두 날려 버렸으니 내가 죽은 뒤에는 어떻게 해서 살아가겠느냐? 이와 같은 일을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느냐?”
이때 그 장자의 첫째 아들은 그의 귀에서 보배구슬로 된 귀고리를 곧 빼고, 나무로 만든 귀고리를 하고는 스스로 맹세하여 말했다.
“만약에 제가 능히 십만 냥의 금을 벌지 못한다면 끝내 이 보배구슬로 만든 귀고리를 착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둘째 아들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귀고리에서 보배구슬을 빼고 곧 적동(赤銅)을 가져다가 장식하여 그것으로 귀고리 구슬을 삼았다. 그 셋째 아들도 마찬가지로 귀고리 구슬을 빼고 연석(鉛錫)을 가져다가 장식하여 그것으로 귀고리 구슬을 삼았다. 이와 같이 세 아들이 귀고리 구슬을 버리고 나자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세상 사람들은 첫째 아들의 이름을 안락(安樂)이라고 하던 것을 목당(木璫)이라고 불렀으며, 그 둘째 아들은 전에 수호(守護)라고 하던 이름을 동당(銅璫)이라고 불렀으며, 셋째 아들은 전에 환회(歡喜)라고 하던 이름을 연당(鉛璫)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들은 각자 화물(貨物)를 가져다가 바다를 건너가서 교역을 하였다.
이때 장자의 넷째 어린 아들은 이름을 원만(圓滿)이라고 하였는데, 부친에게 말했다.
“저도 이제 바다를 건너서 교역을 하고 싶습니다.”
장자는 아들에게 말했다.
“너는 어려서 바다를 건널 수가 없으니, 시장의 가게 안에서 가게를 잘
보고 있는 것이 좋겠다.”
어린 아들은 곧 아버지의 명에 따라서 점포에 머물렀다. 뒤에 아들들이 바다에서 돌아왔는데 재물과 보화를 많이 획득하여 편안하게 도착하였다.
집에 돌아와서 피로가 풀리자, 아들들은 아버지께 말씀드렸다.
“저희의 재물을 아버님께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때 그 부친이 세 아들이 얻은 재물을 거두어 보니, 한 사람 한 사람이 각각 십만 금에 해당하는 것을 갖고 있었다. 막내아들이 부친의 처소에 와서 부친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는 부친에게 말했다.
“제가 시장의 가게 안에서 얻은 재물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말했다.
“너는 멀리 가서 사방으로 구하지도 않았는데, 어찌 볼 만한 재물이 있겠느냐?”
아들은 다시 말씀드렸다.
“제가 비록 가까운 곳에 있었으나 아버님께서는 불쌍히 여기시고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뜻에 따라서 마침내 어린 아들이 가지고 있는 재화를 살펴보았는데, 경영을 하는 데 일찍이 속이는 일도 없었지만 그 본래의 이익을 계산하더라도 여러 아들의 것보다 배나 되었다. 자재 장자는 그것을 보고 나서 크게 기뻐하였고, 자신의 본래 마음에 맞는지라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이렇게 중얼거렸다.
“지금 나의 어린 아들에게는 큰 복덕이 있어서 먼 곳에 나가지 않고도 능히 이만한 재물과 보배를 얻을 수가 있는 것이다.”
훗날 자재 장자는 갑자기 질병에 걸렸다. 장자는 이 일로 하여 생각하였다.
‘내가 만약 죽게 되면 아들들은 반드시 따로따로 나뉘게 될 것이니, 내가
지금 미리 방편을 써 두어야겠다.’
장자는 아들들에게 말했다.
“너희 형제들은 땔나무를 가져오도록 하여라.”
아들들은 아버지의 명을 듣고 각자 땔나무를 가져오니, 마침내 큰 더미가 되었다.
아버지가 곧 말했다.
“함께 그것을 태우도록 하여라.”
그 불이 치성해지고 나자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함께 이 불타는 나무를 나누어서 불이 서로 떨어지게 하여라.”
아들들이 곧 아버지의 명을 따라서 다투어 불을 나누니 곧 꺼져 버렸다.
아버지가 아들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이것을 보지 못하였느냐?”
다들 그것을 보았노라고 말하자, 장자는 이에 게송으로 말했다.

모인 불은 서로를 인하여 빛나게 타오르지만
만약에 그것이 흩어지면 불빛은 곧 소멸되나니
형제들이 함께 사는 것 또한 그와 같아서
만약 문득 나뉘어 쪼개지면 멸망하고 말리라.

장자는 이 게송을 말하고 나서 다시 아들들에게 일렀다.
“너희들은 알아야 할 것이니, 내가 죽은 뒤에 너희 처자식의 말을 듣지 말아야 한다.”
게송으로 말했다.

만약 아내의 말을 듣는다면 집안이 곧 망하게 되리니
도리에 밝은 사람이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면 반드시 마음이 꺾이리.
나라가 망하는 것도 모두 못된 신하가
탐욕으로 말미암아 은애(恩愛)를 끊어버리는 것과 같다.

장자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세 아들을 모두 문밖으로 나가게 하고 큰 아들만 머무르게 하여 그에게 말했다.
“내가 죽은 뒤에 막내 아이와 항상 같이 살도록 하고 떨어져 살지 않도록 하여라. 가지고 있는 재물들을 다 버리더라도 그 막내 아이는 재산을 잃어버리지 않게 될 것이다. 그 아이는 큰 복덕이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을 하고 게송으로 말했다.

모아서 쌓아 놓은 것은 모두가 흩어져 없어지며
높은 것은 반드시 무너져 내리는 것이니
모이고 만난 것은 끝내 헤어지게 되며
목숨이 있는 것은 모두가 죽음으로 돌아가느니라.

이 게송을 말하고 드디어 목숨을 마쳤다. 장자의 여러 아들들은 장례도구를 엄숙히 장식하여 다섯 가지 색깔의 그림과 비단으로 상여를 꾸미고 갖가지의 향과 꽃으로 공양을 하였다. 그리고 시림(尸林)에 도착하여 화장(火葬)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집 안에서 효행을 닦았다.
아들들은 함께 상의하였다.
“아버지께서 계실 때에는 옷과 음식, 모두가 아버지의 힘으로 하여 살아갈 수가 있었다. 이제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으니 다 같이 힘을 합쳐서 각자가 구해서 얻은 재물로 집의 재산으로 삼아 그것으로 이윤을 늘려야 한다.”
막내 동생이 말했다.
“형님들께서 만약 밖에 나가서 재물을 구하려 하신다면 저 또한 떠나겠습니다.”
큰형이 말했다.
“네가 떠나고자 한다면 굳이 멀리 가지 말고, 이곳에서 물건을 팔면서 있어라. 우리들이 먼 곳에 가서 교역을 하겠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는 각기 흩어져 나가 각자 재물을 가지고 먼 지방에서 교역을 하였고, 막내 동생은 집에 있으면서 가지고 있는 가업(家業) 일체를 맡아보았다.
형들이 길을 떠나자 그들의 부인과 자식들은 모두 집에 있으면서 하인을 시켜서 시동생이 있는 곳에서 필요한 음식물을 구해 오게 하였다. 어떤 때에는 많은 상인들이 시동생이 있는 곳을 둘러싸고 있어서 그에게로 나아갈 수가 없어, 상인들이 흩어진 뒤에야 비로소 그를 만날 수가 있었다. 이로 인하여 시간이 지체되니, 그 형수들은 매우 이상히 여겨서 그 하인들을 꾸짖었다.
그 여자 하인이 말했다.
“많은 상인들이 서방님을 에워싸고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어 빨리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큰 형수는 그 시동생에게 성을 내어 말했다.
“계집종의 자식이 집안의 주인이 되었으니 우리들이 어찌 편안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여자 하인에게 말했다.
“너는 살펴서 상인들이 흩어진 뒤에 다시 그곳에서 물건을 구해 오도록 하여라.”
그 여자 하인은 곧 가서 때맞춰 물건을 구하니, 얼마 안 되어 금방 얻어가지고 와서 기뻐하였다. 다른 여자 하인들도 또한 가서 물건을 구하였는데, 모두가 상인들이 모여 있는 때를 만나서 물건을 때에 맞게 얻지 못하니, 이 때문에 늦게 돌아오게 되었고 주인은 이상하게 여겨서 꾸짖었다.
이 여러 여자 하인들은 앞서 다녀온 여자 하인에게 물었다.
“너는 무엇 때문에 빨리 물건을 가져올 수 있었고, 우리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늦게 물건을 가져오게 되는 것이냐?”
그 여자 하인이 대답했다.
“내가 물건을 가져오는 것은 모두가 그 마땅한 때와 맞아서 빨리 가져오는 것이다. 너희들이 그곳에 가는 것은 모두가 때에 맞지 않아서 늦어지는 것이다.”
여자 하인들이 마침내 앞의 그 여자 하인과 함께 물건을 가지러 갔는데, 제 때에 맞으니 곧 얻게 되었다.
둘째 형수 등이 함께 여자 하인에게 물었다.
“네가 전에 물건을 가져오는 것은 모두가 매우 늦더니, 무슨 까닭에 이번에는 그렇게 빨리 오는 것이냐?”
그 여자 하인이 대답했다.
“지금 저는 마땅히 주인님의 큰 형수님께서 장수무병하시기를 기원하여야 되겠습니다. 주인님의 큰 형수님의 여자 하인을 따라서 물건을 가지러 갔기 때문에 제 때에 곧바로 얻은 것입니다.”
그 둘째 형수 등은 이 말을 듣고 나자, 싫고 원망스런 마음이 생겨서 곧 이렇게 생각했다.
‘지금 이 계집종의 자식이 가업을 맡아보고 있으니 어찌 좋은 수가 있겠는가?’
뒷날 삼형제가 모두 집에 돌아왔는데, 그들은 멀리 다른 나라들을 거쳐 바다를 건너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하고 나서 큰형이 그 아내에게 물었다.
“막내아우가 뒤에서 가업을 보살폈는데, 필요한 것을 공급해 주는 것이 모두 마음에 맞았소?”
그 아내가 대답했다.
“막내 서방님은 저에게 지극히 잘해 주어서 마치 친형과 자식에게 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 둘째와 셋째 아우도 각각 자신의 아내에게 물었다.
“나의 막내아우가 당신에게 어떻게 공급을 해 주었소?”
그 부인들은 각각 남편에게 말했다.
“비천한 계집종의 자식이 가장(家長)의 책임을 맡았는데, 어찌 즐거울 수 있었겠습니까?”
그 남편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이 아내는 모두를 싸우고 어지럽게 하는 마음이 있으니, 능히 우애 있는 형제들로 하여금 헤어지게 만들 수가 있겠구나.’
후에 그 막내아우가 가시증채(迦尸繒婇)의 창고를 열었는데, 열자마자 큰형의 아들이 창고 있는 곳으로 왔다. 삼촌인 막내 동생은 마침 좋은 옷을 가지고 있어서 그에게 그것을 주었다. 그 둘째와 셋째 형수는 그가 물건을 얻는 것을 보고 각각 그의 아들을 보내어 물건을 얻게 하였다. 아이들이 뒤에 도착하여 보니 그 창고는 이미 닫혔고, 다시 다른 창고에서 따로 거친 옷을 꺼내고 있었다. 삼촌은 조카들이 온 것을 보자 곧 그 거친 옷을 조카들에게 주었고 조카들은 각각 그 옷을 입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 어머니가 보고 나서 남편에게 말했다.
“당신은 지금 보지 못하십니까? 큰집 아이들은 좋은 옷을 얻어 입었는데 우리 아이들은 옷을 얻으러 갔다가 겨우 이 거친 옷을 얻었습니다.”
이때 그 남편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큰형님의 아이들은 반드시 가시의(迦尸衣)를 넣어 둔 창고를 열었을 때 거기에 갔을 것이고, 우리 아이들은 다른 창고를 열었을 때 거기에 갔을 것이다.”
다시 다른 때에 그 막내아우가 석밀(石蜜)을 보관에 두는 창고를 열었는데 그 큰형의 아들이 곳간 있는 곳으로 왔다. 삼촌은 조카를 보자 한 꾸러미의 석밀을 가져다가 그에게 주었다. 둘째와 셋째 형수들은 그것을 보자 곧 아이들을 보내어 가서 석밀을 가져오게 하였다. 그런데 그 아이들이 그곳에 갔을 때에 이미 그 창고는 닫혀 있었고, 업력(業力)으로 말미암아 먹을 것을 얻지 못하고 사탕 창고를 열고 있을 때 도착하게 되었다. 그 삼촌은 조카들을 보자 사탕을 주어서 보냈다.
여러 형수들은 이 일을 보고 나서 자신의 남편들에게 말했다.
“당신은 지금 보지 못하셨습니까? 큰집의 아이는 석밀을 얻었는데, 우리의 사랑하는 아들은 사탕을 얻었을 뿐입니다.”
그 아내가 이와 같이 두 번 세 번 헐뜯어 참소하기를 마치지 않자, 그 둘째와 셋째 아우는 곧 헤어지고자 함께 의논하였다.
한 아우가 말했다.
“우리가 만약 당장 재물을 나누어 갖지 않는다면, 가지고 있는 재산은 반드시 흩어져 잃게 될 것이니 나누어 갖도록 해야 합니다.”
다른 아우가 말했다.
“그것 또한 옳지 못하니, 큰형님을 부르도록 합시다.”
다시 말했다.
“그것도 옳지 못하니 공평하게 구별을 하여 그것을 나누되, 집 안에 있는 재물과 집 밖의 논과 밭을 한 부분으로 하고, 창고에 저장된 물건과 장사할 물건을 한 부분으로 하여, 원만하게 한 부분으로 하도록 합시다. 만약 큰형님께서 논밭과 집 안의 재물을 갖는다면, 우리들은 마땅히 창고에 저장된 물건과 장사에 쓸 재물을 가지면 생활하는 데 족할 것입니다. 만약 큰형님이 창고의 재물과 장사에 쓸 재물을 갖는다면, 우리는 논밭과 집 안의 재물을 갖도록 할 것이니 또한 처자식을 부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넷째인 원만 한 사람은 우리가 나누어 가진 뒤에 스스로 고통스럽게 벌을 받게 하면 됩니다.”
함께 의논을 끝내자, 형의 처소로 가서 형에게 말했다.
“우리가 지금 서로 나누어 따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모두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형이 그들에게 말했다.
“가업(家業)이 파괴되어 흩어지는 것은 모두 아녀자 때문이다. 너희들은 지금 잘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우들이 대답했다.
“우리 두 사람은 이미 깊이 살펴 자세히 잘 알아보았습니다. 반드시 따로 떨어져 나가야 됨을 아셔야 합니다.”
형이 말했다.
“만약 그러하다면 일을 잘 판단하는 사람을 모으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우들이 대답했다.
“우리는 이미 헤아려 나눌 물건의 수를 정하였습니다. 무엇하러 굳이 일을 판단하는 사람을 다시 부르겠습니까?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어 세 몫으로 하되, 집에 있는 재물과 논밭을 한 몫으로 하고, 창고에 저장되어 있는 물건과 장사에 쓰는 물건을 두 번째의 몫으로 하며, 원만을 세 번째의 몫으로 하면 됩니다.”
그 형이 아우들에게 말했다.
“무슨 까닭에 단지 세 몫으로만 하는 것이냐? 막내인 원만 아우에게는 어찌하여 몫이 없느냐f”
둘째 아우가 대답했다.
“원만은 계집종의 자식인데 어떻게 몫이 있겠습니까? 우리는 이미 집안의 재산의 수에 한 몫으로 하였으니, 형님께서 만약에 그를 좋아하신다면 형님 마음대로 가지십시오.”
이때 형은 생각하였다.
‘부친께서 돌아가실 때에 말씀하시기를, 넷째 동생을 지켜주고 보호하여 버리지 말아야 하니, 오히려 재산을 버릴지언정 넷째는 내가 마땅히 거두어야 한다고 하셨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곧 아우들에게 말했다.
“너희 말대로 나는 지금 원만을 거두어 받아들이겠다.”
재산을 나누고 나서 그 집을 몫으로 가진 자는 곧 집으로 가서 그 형수를 내몰았다.
“형수님은 지금 빨리 떠나십시오. 나의 집에 들어오지 마십시오.”
그 형수가 물었다.
“무슨 이유로 이렇게 하는 겁니까?”
시동생이 말했다.
“제가 이 집을 분배 받았습니다.”
창고의 물건과 장사에 쓰는 물건을 갖기로 한 사람은 급히 그 창고에 가서 이렇게 말했다.
“원만아, 너는 당장 나가서 다시는 오지 말아라.”
원만이 물었다.
“무슨 까닭으로 그렇게 하였습니까?”
그 형이 대답했다.
“내가 이미 분배 받았다.”
그리하여 그 큰 형수는 원만과 함께 밖으로 나가 친척집으로 갔다. 이때 그 여러 자식들이 굶주림에 시달려서 소리 내어 울었다.
그 형수가 원만에게 말했다.
“아이들이 배가 고파서 울고 있으니 먹을 것을 좀 주는 게 좋겠군요.”
원만이 형수에게 말했다.
“저에게 돈을 좀 주십시오.”
형수가 말했다.
“서방님은 억만 금을 가지고 때에 따라서 교역을 하였는데, 어찌 아이에게 먹을 것을 사 줄 약간의 돈도 없습니까?”
원만이 대답했다.
“제가 어찌 이렇게 흩어지고 가업이 파산될 줄을 미리 알았겠습니까? 만약 제가 미리 알았더라면 수많은 돈을 다른 곳에 간직해 두었을 텐데요.”
여인들의 성품이란 옷 끝에다가 몰래 챙긴 돈을 많이 숨겨두는 법이어서 이때 큰 형수는 곧 주머니에 몰래 챙겨 두었던 돈을 풀어서 시동생에게 주고 음식을 사오게 하였다. 시동생은 돈을 얻자 곧 시장으로 가서 그 돈으로 먹을 것을 구하다가 어떤 사람이 땔나무를 지어다가 팔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곳에서 팔고 있는 나무는 바다에서 떠다니던 우두전단(牛頭栴檀)이라는 향나무였는데, 그 나무를 팔고 있던 사람은 매서운 추위 속에서 굶주리며 떨고 있었다.
원만은 그것을 보고 나서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지금 무슨 까닭에 이와 같이 떨고 있습니까?”
그 사람이 대답했다.
“나도 지금 그 까닭을 알지 못하겠습니다. 이 땔나무를 지고 왔더니 춥고 떨리는군요.”
원만은 여러 가지의 나무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서 그것을 보고 나무더미 속에 우두전단향나무가 있는 것을 알았고 곧 그에게 물었다.
“당신이 지금 이 나무를 판다면 얼마를 받으시겠습니까?”
그 사람이 대답했다.
“5백 전(錢)은 받아야 됩니다.”
원만이 그에게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5백 전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말을 하고 나서 마침내 땔나무 다발 속에서 전단향나무를 추려 가지고 시장으로 가서 넷으로 나누어 절단하여, 나무를 톱으로 켠 가루를 팔아 천 전(錢)을 얻었다. 그 중에서 5백 금전을 가지고 와서 땔나무의 주인에게 주고 그로 하여금 땔나무를 가지고 형수가 있는 곳에 가서 ‘원만이 보냈습니다’라고 말하게 하였다.
그 사람은 땔나무를 가지고 그 형수의 처소로 가서 형수에게 말했다.
“원만이라는 사람이 저에게 시켜서 이 땔나무를 보냈습니다.”
그 형수는 그것을 보자 곧 가슴을 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놈의 원만은 한결같이 어찌 그리도 멍청한가? 재물이 이미 다 흩어졌는데 지혜조차도 없구나. 익혀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구하라고 보냈더니, 생나무를 보내왔으니, 또한 익혀 먹을 음식도 없지 않은가.”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二 濟大唐三藏義淨奉 制譯佛在摩揭陁國人閒遊行至王舍城住羯闌鐸迦竹林園中影勝王聞佛遊行來到國界聞已作是思惟我願先時頻供養佛猶未曾請三月夏安居以所有家資摠爲供養作是念已盡其所有請佛及僧三月安居供養幷遣侍縛迦醫王供給所須病瘦醫藥時影勝王作是念已將諸臣佐前後圍遶從宮而出往詣佛所到已稽首作禮退坐一面爾時世尊爲王種種方便說微妙法示教利喜默然而住是時大王從座而起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向佛白佛言唯願世尊受我三月夏安居請於我宮內所有資財供身之物悉持供養幷遣醫王#侍縛迦療諸病苦爾時世尊默然而許王慇重請世尊已禮佛而去還至宮中辦諸供具於夏三月而爲供養爾時憍薩羅國勝光大王聞影勝王請佛及僧三月安居種種供養幷大醫王侍縛迦供給湯藥聞已作是思惟彼是大國王能以家資及侍縛迦等而爲供養我今亦是大國之主世尊若來此國我亦當以一切家資及醫人阿帝耶而爲供養乃至世尊住王舍城三月安居作衣已竟執持衣鉢大衆圍遶欲往室羅伐城漸漸遊行遂到彼國給孤獨園勝光王聞佛來至住給孤獨園聞已往詣到給孤獨園見世尊已稽首作禮退坐一面爾時世尊爲王種種方便說微妙法示教利喜已默然而住勝光王從座而起偏袒右肩雙膝著地合掌向佛白言世尊唯願世尊#及苾芻僧伽受我三月安居請㧾以一切資具幷醫人阿帝耶而爲供養爾時世尊默然受請憍薩羅主勝光大王見佛許已頂禮佛足奉辭而去還至宮中辦諸供具幷遣醫人於三月中供給所須供養於佛及苾芻僧伽時勝光王爲性慈慜每於晨朝至毘訶羅親禮佛足問訊起居遍觀大衆知其安不見一苾芻痔病嬰身羸瘦無力王旣見已遂便問曰聖者何故羸瘦無力苾芻答曰大王爲患痔病是故羸瘦時王還勅醫人阿帝耶爲之療疾彼醫人奉教而往然此醫人不信三寶於其病者不肯療治王於後時還見病者怪而問曰聖者醫人不爲治耶身尚羸損病者對曰大王雖遣醫人彼竟不來相爲救療王聞已卽便瞋責遂遣使者追捉將來王曰我先令汝看病苾芻何爲至今竟不救療若不治者我當奪汝官位然此醫人素無信意因被王責更加嗔忿惡言毀罵豈爲汝輩奪我官耶捉病苾芻至寺門外遂縛手足爲割痔病彼苾芻旣遭逼迫苦痛纏心卽便大叫復作是念我遭極苦世尊大慈寧不哀愍如來常法於一切時無不知見由大悲力之所警覺至苾芻所彼醫人遙見佛來嗔猶未息作如是語汝來婢兒看汝弟子下部如何爾時世尊聞此語已默然而去還至本處敷座而坐熙怡微笑口中出五色光或時下照或復上昇其光下者至無閒獄幷處炎熱皆得淸涼若處寒冰便獲溫暖彼諸有情各得安樂皆作是念我與汝等爲從地獄死生餘處耶爾時世尊令彼有情生信心故復現餘相彼見相已皆作是念我等不於此死而生餘處然我必由無上大聖威德力故令我身心現受安樂旣生敬信能滅諸苦於人天趣受勝妙身當爲法器見眞諦理其上昇者至色究竟天光中演說苦無常無我等法幷說二伽他曰汝等求出離 於佛教勤修 降伏生死軍如象摧草舍 於此法律中 勤求不放逸能竭煩惱海 當盡苦邊際彼光明遍照三千大千世界還至佛所若佛世尊說過去事光從背入若說未來事光從胸入若說地獄事光從足下入若說傍生事光從足跟入若說餓鬼事光從足指入若說人事光從膝入若說力輪王事光從左手掌入若說轉輪王事光從右手掌入若說天事光從齋入若說聲聞事光從口入若說獨覺事光從肩入若說阿耨多羅三藐三菩提事光從頂入是時光明遶佛三帀從口而入時具壽阿難陁合掌恭敬而白佛言世尊如來應正等覺熙怡微笑非無因緣卽說伽他而請佛曰口出種種妙光明 流滿大千非一相周遍十方諸剎土 如日光照盡虛空佛是衆生最勝因 能除憍慢及憂慼無緣不啓於金口 微笑當必演希奇安詳審諦牟尼尊 樂欲聞者能爲說如師子王發妙吼 願爲我等決疑心如大海內妙山王 若無因緣不搖動自在慈悲現微笑 爲渴仰者說因緣爾時世尊告阿難陁曰如是阿難陁非無因緣如來應正等覺輒現微笑阿難陁阿帝耶醫王是自殘害由於佛所作惡罵言云是婢子我念從昔大三末多王以來乃至我身無有訶罵爲下賤人此阿帝耶惡口罵詈乘斯惡業卻後七日必當吐血而致命終墮地獄中多時受苦是故苾芻如阿帝耶無信醫人不應令遣看病苾芻痔病有二種療法一者以呪二者以藥若苾芻有病不應於阿帝耶等不信之類而遣療治若令治者得越法罪是時患痔苾芻因遣阿帝耶療治彼作方便遂令命終有大臣以事白王云阿帝耶毀罵世尊爲下賤婢子所療患痔苾芻故令命終王大瞋乃遣大臣斬惡人首大臣答曰大王阿帝耶先是死人何須更殺世尊已記卻後七日當吐熱血便卽命終命終之後當墮地獄王曰若如是者驅出我國是時大臣卽便奉教驅出國界至娑雞多城旣到彼城善神呵罵極苦罵已還驅出界告曰愚癡之人汝已罵三界大尊作下賤婢子豈容此住從此而去到波羅痆斯城從彼又被善神驅出從彼到薜舍離城還被驅出又到王舍城亦被驅出又到瞻波城更被驅出到一樹下蹔時憩息樹神驅出從此至流泉池處皆被驅擯不容止息旣被驅已作是思惟野干之類於贍部洲尚得停止我是人流至於樹下乃至亦不容受彼思念已內心燋惱吐血而死死已墮阿毘大地獄爾時世尊以此緣故卽說伽他曰若人生世閒 從口出惡語 常以利刀斧斬截於己身 於惡人興讚 於善人嫌毀口生諸過失 終不招樂果 樗蒲雖失利其過尚爲輕 毀辱佛世尊 其罪極深重若人惡心語 毀謗於諸聖 於頞部獄中動經百千歲 又緣此惡罵 謗毀諸聖故墮在靑疱獄 經四萬二千爾時世尊在荻苗國人閒遊行至一村閒有舊住處先不結界於中止宿爾時世尊以此因緣風病發動具壽阿難陁作如是念我常供養世尊未曾問於醫人今患風疾往問醫人至已問曰賢首世尊今患風疾爲我處方醫人報曰聖者宜用酥煎三種澀藥服卽除愈具壽阿難陁和合煎已將往世尊世尊知而故問阿難陁此是何物阿難陁荅曰我作是念此常供養世尊不問醫人今我宜應往問醫人問已醫人報曰宜用酥煎三種澀藥當得除差故我和合以奉世尊佛言阿難陁何處煮答曰界內佛言是誰煮阿難陁曰是我自煮佛言阿難陁若界內煮界內貯宿此不應服若界內煮界外宿不應服若界外煮界內宿不應服若界外煮界外宿不應服佛言阿難陁苾芻自捉藥一切物及自煮竝不應服若苾芻自捉藥一切物及自煮竝不應服若界外求寂俗人煮者苾芻應服緣在室羅伐城有長者往詣佛所稽首佛足退坐一面是時世尊爲彼長者說微妙法示教利喜以種種方便爲說法已默然而住彼長者從坐而起偏露右肩右膝著地低頭合掌而白佛言世尊及苾芻衆明日至家受我微請爾時世尊默然而受是時長者至明日淸旦卽於家中敷設牀座以大瓮器盛置淨水安在庭中遣使白佛今旣時至供養已辦願聖知時爾時諸苾芻衆受佛教已著衣持鉢往長者家依次而坐如應受食唯佛不去佛有五緣而不赴請遣人請食何者爲五一者爲看病故二者爲觀臥具故三者爲入靜慮故四者爲諸天說法故五者爲制戒故世尊爾時爲欲制戒而不赴請遣人請食如來常法若不赴請卽命阿難陁請食彼長者至家嚴設飮食施諸苾芻其飯稍生具壽阿難陁旣受飯已念此飯稍生豈可堪食世尊先有風氣若食此飯恐更增動復作是念若我不受世尊未聽我今寧可具爲受取到本處已重煮令熟以奉世尊世尊因此必應制戒遂還本處煮飯令熟卽以鉢盛持奉世尊爾時世尊知而故問具壽阿難陁曰此飯與諸苾芻食者爲有異耶爲不異耶阿難陁答曰有異彼諸苾芻所食之飯其飯稍生佛又問曰此飯何處得耶阿難陁具以事白佛言善哉善哉阿難陁我雖未說汝善知時自今已後聽諸苾芻若受得生飯應煮令熟而食爾時六衆苾芻因此緣故自乞生米受已煮食諸苾芻以緣白佛佛言若於飯粒中二分熟一分生聽自煮食若菜先煮色令變受已聽自煮而食若乳等汁物應煮三沸然可受取自煮而食竝皆無犯若飯米生肉等色未變乳等未經三沸自煮而食者得越法罪爾時佛在室羅伐城給孤獨園是時輸波羅迦城有一長者名曰自在豪族富貴多饒財寶貨財豐足多諸眷屬多所攝受如薜室羅末拏天王於彼城中更有同類豪族長者唯有一女端正姝好時自在長者遂娉爲婦以爲歡樂其後不夂婦便有娠由此有情於胎而住九月滿足而誕一男旣生子已於三七日歡娛受樂過三七日卽集親族爲子立名彼長者問諸親族當與此子立何等名而諸親族告長者曰旣是自在之子應名安樂後時長者於其家內與婦交歡又生一子名曰守護於後更生一子與名歡喜乃至如自在長者有病寢臥牀席由其患苦性多暴急惡罵親眷是以妻子竝棄而去竟不供給彼長者先有一婢心甚慈悲念此長者是我曹主常以資財養活於我今旣患重豈可不看妻兒雖不供給我當畢命而供養之作是念已往醫人處而問之曰賢首識彼自在長者不醫人報曰我先相識何事須問其婢報曰現患困篤妻子棄之願爲處方醫人報曰女子妻子旣棄何人看侍婢便報曰賢首我獨看之旣無親屬資財乏少易得之藥願爲求覓彼醫人卽爲處方於妻子所竊取少物幷減自料將去買藥爲之看養於後不夂病便得差然此長者旣得差已而作是念我之妻子棄我不看唯此婢子存活我命今得除差此之恩德我當報之作是念已告彼婢曰我之妻子咸棄我去唯汝獨看因汝恩惠我命得全汝於今者欲求何願婢白言大家當知我無所願若許我者幸請爲妻長者告曰何用爲妻今可與汝五億之錢賜姓而去彼婢報曰聖子雖與我錢賜姓而去設於餘處不免婢名若我爲妻絕斯賤稱爾時長者知婢決意遂便許之復告婢曰汝月期將至當自沐浴可來見我婢知期至沐浴而往長者見已遂共交歡便卽有娠旣懷胎已所有庫藏悉皆充溢月滿生男容貌端正諸根具足適生子已所有財物自然增長集諸親族共爲立號諸親共議可名圓滿遣八乳母以爲供侍二人抱持二人飮乳二人洗濯二人遊戲此八乳母日夜供給幷以乳生酥熟酥及以醍醐以爲所食嚴身資具飮食湯藥日倍勝前由此因緣速便長大如淸淨池蓮花開敷旣長大已教令習學印法及以劵記分別財物相諸衣服珍寶好醜幷令分別木之善惡象馬優劣童男童女貴賤等相此之八種竝令誦習而得通利旣了達已復能轉教餘人彼長者先有三子竝皆娉婦共爲遊戲深著欲樂所有家業咸悉廢失彼長者以手支頰憂懷而住三子見已問其父曰何故懷愁支頰而住長者告曰汝今知不我於往昔盈金十萬爾乃取妻至於今日以自存活汝今各已娶妻耽著欲樂所有家業悉皆破散我身死後何由存濟如斯之事曾不籌量彼長者第一之子於其耳上先有寶珠以爲耳璫卽便脫下便取其木飾之爲璫自立誓言若我不能治生得利十萬兩金終不著斯寶珠璫也其第二子亦復脫其耳璫寶珠卽取赤銅飾以爲璫其第三子復脫耳璫取於鈆錫飾以爲璫如是三子捨耳璫已然第一子先名安樂由此因緣世號木璫其第二子先名守護世號銅璫其第三子先名歡喜世號鈆璫各取貨物涉海貨易是時長者第四小子名爲圓滿而白父言我今亦欲度海貨易長者告曰汝今幼小不堪涉海可於市肆之中專且撿挍小子爾時卽依父命鋪而住後諸子等從海而還多獲財寶安隱而至旣至疲息而白父曰我之財賄願父觀察爾時其父取彼三子所得之物一一各有十萬金直其最小子來至父所頂禮父足白父言曰我於市肆之中所得財物亦願觀察父告子曰汝不遠涉廣爲求覓所得之物何足觀察子又白言我雖在近願父哀憐賜爲撿閱父隨子意遂觀小子所有財貨凡有經營曾無欺誑筭其本利遂倍諸子自在長者旣見是已甚大歡喜稱其本心不勝欣慶作是念曰今我小子有大福德曾不遠行而能獲此如許財寶後於異時自在長者忽然染疾因斯念言我若亡後然諸子等必當分析我今應當預畫方便告諸子曰汝等兄弟可將柴來子聞父命各執取柴遂成大積父便告曰可共燒之其火旣盛父告子曰汝等可共分此火柴咸令相去彼諸子等卽依父命競分柴火於是彼火被分還滅父告子曰汝見此不咸言已見長者於是說伽他曰衆火相因成光焰 若其分散光便滅兄弟同居亦如此 若輒分析還當滅爾時長者說是頌已復告子曰汝等當知我沒之後不應取汝妻子之語說伽他曰若用妻語家便破 醒人聞叫必心摧破國皆猶於惡臣 由多貪故斷恩愛爾時長者說是語已令餘三子竝出門外留太子住而告之曰我之死後最小之子常當共居莫有離別所有財物容可棄之此之小子不得遺棄所以然者此之小子是大福德之人說此語已說伽他曰積聚皆消散 崇高必墮落 合會終別離有命咸歸死說此頌已遂便命終長者諸子嚴飾葬具以五色繒綵閒錯其輿及以種種香花而爲供養送至尸林旣到林已以火焚之還至家中修其孝行共相謂曰父之在日所有衣食皆由父力得自存活父今已死應當勠力各求財物以家資貨竝將出息其小弟曰兄若出外馳求我亦須去其大兄曰汝旣欲行不須遠去可於當處貨賣而住我等諸人遠方貨易作此語已分散而去各將財物遠方興易其最小弟於家而住所有家業一切皆知兄旣出行妻子竝在遂令婢使於小郞處求索所須飮食之具是時有多商客於小郞處圍遶而住遂不能進衆散之後方乃得見緣此淹時其嫂甚怪訶責其婢其婢報曰爲多商客圍遶叔住爲此淹時不能早見于時長嫂怒其叔曰此之婢子乃作家主我等諸人豈得安隱告婢曰汝令當看商客散後復從彼索物其婢卽去應時往彼索物尋便速得卽來其所便生歡喜餘婢亦往索物竝逢衆集物不時得爲此來遲大家怪責是諸婢等問前婢曰汝往取物何爲速來我之取物致此淹滯彼婢荅曰我之取物皆及其時爲此早來汝之往彼皆不及時緣此遲晩是諸婢等遂共前婢#同往取物應時卽得其二嫂等共問#婢曰汝先取物皆極淹遲何故此時而便來疾其嫂答曰今我當願大嫂長壽無病由隨大嫂之婦往彼取物應時卽得其二嫂等聞此語已復生嫌恨便作是念今此婢子而知家業豈得好耶後於異時兄弟三人竝還到舍遠涉諸國從海而歸多得財寶旣到家已是時大兄問其婦曰小弟於後撿挍家業供給所須竝可意不其婦荅曰小叔於我至極存意由如親兄及己之子其二三弟各問婦曰我之小弟如何供給於汝彼婦各報夫曰下賤婢子而知家長豈得樂耶彼夫便作是念凡是婦人皆有鬪亂能令兄弟有愛別離後於異時彼之小弟開於迦尸繒綵之庫開訖卽有大兄之子來至庫所其叔遂以上服而以與之其二三嫂見之得物各遣其子而往索之其後到其庫已閉更於餘庫別出麤衣叔見子來卽以此衣而以與之此諸子等各著而去還至本房其母見已告其夫曰汝今見不大伯之子便得好衣我子從索乃得麤服是時其夫便作是念大兄之子必應及開迦尸衣庫我之子等應及餘庫復於異時彼之小弟開石蜜庫其大兄子來至庫所其叔見已以一裹石蜜持以與之三嫂等見已卽遣其子往取石蜜其子到已其庫已閉由業力故而不得食遇開沙糖之庫其叔見已遂與沙糖而去是諸嫂等見此事已告其夫曰汝今見不他子乃得石蜜我之愛子遂得沙糖其婦如是再三讒刺不已其二弟便欲分離遂共平論有一言曰我等若不卽分取物者所有財物必當散失宜卽分之有一復言此亦未可應喚大兄復有說言此亦未可卽分應共平章若爲分之其在家物及外莊田以爲一分其庫藏物及興易之物以爲一分圓滿以爲一分若大兄取其莊田在家之物我等當取庫藏幷興易之物足得存活若兄取庫藏物及興易物我等當取莊田幷在家物亦得養活妻子其圓滿一人我分取後苦自治罰共籌量訖往至兄處而告兄曰我等今者若不分析皆不存活兄報之曰家業破散皆由於婦汝今應可極善思之其弟荅言我等二人已深觀察委悉極知應當分析兄報之曰若如此者應當集取善斷事人其弟荅曰我已籌量分數已定何須更喚善斷事人以其所有分爲三分在家之物及以莊田爲一分庫藏之物幷興易物分爲第二分圓滿以爲第三分其兄報曰何故但爲三分其圓滿弟豈無分耶二弟答曰圓滿旣是婢子如何有分然我已於家資之數以爲一分兄若愛之任兄分取兄思念我父臨終有如是語應當守護勿遺棄之資財之物尚容棄捨此之小弟汝應當收作是念已卽便報曰如汝所言我今應當收取圓滿旣分物已其分得宅者卽住家中驅出其嫂汝今速去勿入我家其嫂問曰何因如此其叔報曰我今分得庫藏及興易者速至其庫而作是言圓滿汝出勿復更來圓滿問曰何故得然其兄答言我已分得時彼大嫂與其圓滿相隨而出往親里家時諸兒子患飢啼泣其嫂告圓滿曰兒飢啼泣可與小食圓滿報曰可與我錢嫂曰仁以億金隨時興易豈容兒子無小食錢圓滿答曰我豈先知遭此分散家業破耶若我預知者無量億金藏擧餘處女人之性多於衣角結以惡錢是時大嫂卽以衣裏惡錢解付其叔令買飮食叔得錢已卽往街巷以求飮食遂逢一人負薪將賣其所賣薪乃是海中浮木#牛頭栴檀其賣木者時屬嚴寒飢戰而住圓滿見已遂問之曰汝今何故如斯戰掉其人答曰我今不知所以然也學負此薪所以寒戰圓滿善識諸木遂卽看之乃見束中有牛頭栴檀卽便問曰汝今賣木須得幾錢彼人答曰須得五百圓滿報曰我當與汝五百之錢作是語已遂於柴束抽取栴檀往至市里截爲四分鋸木之末賣得千錢將其五百以付薪主令其送薪至嫂之處乃遣報言圓滿令送其人將薪至其嫂所而告之曰圓滿使我送此薪來其嫂見已便卽搥胸作如是語彼之圓滿一何恍惚財物旣被分散智慧因何亦無遣求熟食乃送生薪亦復無物可煮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二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작법(作法)에 의하여 일정한 구역을 구획하는 것을 말한다.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3권


대당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그때 수파륵가국(輸波勒迦國)의 왕이 열병을 앓았는데 병세가 지극히 위중해서 정신이 혼미하였다. 어느 의사가 우두전단향의 가루를 몸에 바르면 반드시 병이 낫는다고 처방하였다. 왕은 대신들에게 명하여 빨리 우두전단(牛頭栴檀)을 구하게 하였다.
그 대신들이 원만의 처소에 이르러 물었다.
“지금 우두전단이 필요한데 당신은 지금 가지고 있는가?”
“내가 지금 약간 가지고 있습니다.”
“돈이 얼마나 있으면 되겠는가?”
“천 전(錢)은 있어야 되겠습니다.”
그 대신은 곧 돈을 주고 약간의 전단향 가루를 샀다. 그것을 가지고 왕이 있는 곳으로 가서 갈아서 왕의 몸에 바르니, 얼마 안 되어 곧 병이 나았다.
왕은 이렇게 생각했다.
‘왕의 창고 가운데에 우두전단이 없다면 어떻게 왕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원만이 곧 대신에게 물었다.
“네가 가지고 온 전단향나무는 어느 곳에서 얻은 것인가?”
“원만의 처소에서 얻었습니다.”
왕은 곧 사람을 보내어 원만을 불러오게 하였다. 사자는 그곳으로 가서 그에게 말했다.
“임금님께서 지금 당신을 부르십니다.”
원만은 생각했다.
‘무슨 까닭에 나를 부르는 것일까? 이 전단향나무 때문에 나를 부르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는 곧 세 토막의 전단나무를 싸서 품에 넣고, 한 토막은 손에 쥐고 갔다.
왕은 그를 보고 나서 그에게 물었다.
“그대는 지금도 그 전단나무를 가지고 있느냐?”
원만은 곧 나무를 보여 주었다.
왕이 물었다.
“이 나무의 가격이 얼마나 되느냐?”
“이 나무는 가격이 1억 냥(兩)에 해당됩니다.”
“너는 그것 말고 또 가지고 있느냐?”
“저는 지금 더 가지고 있습니다.”
곧 세 토막의 나무틀 꺼내어 왕에게 보여 주었다.
이때 왕은 곧 대신에게 말했다.
“원만에게 4억 냥의 금을 주도록 하여라.”
원만이 왕에게 말했다.
“이 세 토막을 임금님께서 값을 치러 주신다면, 이 한 토막은 임금님께 바치겠습니다.”
왕은 곧 3억 냥의 금을 주고 그에게 말했다.
“나는 지금 너로 인하여 매우 기쁘구나. 네가 지금 나에게 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냐? 원하는 것을 모두 주겠노라.”
“임금님께서 기쁘셔서 저에게 원하는 것을 주시려거든 임금님의 나라에 살면서 속거나 업신여김을 당하지 않게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왕은 곧 대신에게 말했다.
“지금 이후로는 차라리 여러 왕자들을 제약할지언정 이 원만이라는 사람은 제약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원만은 왕에게 인사를 드리고 물러났다. 그때 그 성 안에는 여러 상인들이 있었는데, 5백 명의 상객(商客)들이 바다를 통해 와서 수파륵가성에 도착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여러 상인들은 함께 상의하였다.
“이 상객들이 왔으니 우리들은 반드시 함께 공동으로 교역을 할 것이로되, 그 가운데에 혼자서만 사고파는 일이 없도록 합시다.”
그 중의 어느 상인이 말했다.
“원만도 불러서 함께 상의하도록 합시다.”
또 어떤 사람이 말했다.
“원만은 지금 빈털터리로 가진 재산이 없는데, 무엇 하러 굳이 부르겠습니까?”
그때 원만은 성 밖으로 나와서 돌아다니다가 5백 명의 상객들이 바다에서 돌아와 무사히 이곳에 도착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원만은 그 소식을 듣자 곧 상객들의 처소로 가서 물었다.
“당신들은 이번에 무슨 물건을 가지고 왔습니까?”
그 상객들이 대답했다.
“우리가 지금 가지고 온 것은 이러이러한 것들이고, 지금 모두 이곳에 있습니다.”
원만이 그들에게 말했다.
“그러한 물건들은 가격이 얼마나 됩니까?”
“상주(商主)여, 당신은 어찌하여 굳이 이 물건들의 가격을 거듭 묻는 것입니까? 스스로 가격을 알아야 합니다.”
원만이 말하였다.
“비록 그와 같은 줄은 알지만 지금 나 혼자 물건들을 살 것이기 때문에 내가 그 가격을 정할 수 없습니다. 당신들 마음대로 값을 매기면 내가 마땅히 그것을 사겠습니다.”
여러 상인들이 가지고 있는 물건들은 모두 18억 냥의 돈에 해당하는 것으로 스스로 판단하였다.
“당신들은 지금 우선 3억 냥을 받고 물건을 모두 나에게 주십시오. 나머지 돈은 물건을 모두 팔고 난 뒤에 드리겠습니다.”
상객이 그것을 허락하자 원만은 곧 왕의 처소에서 얻은 3억 냥의 돈을 가져다가 그들에게 주고, 그들이 가지고 있던 물건에 곧바로 봉인(封印)을 하고 그곳을 떠났다.
그때 그 성 안에 있는 여러 상인들은 사람을 보내 무슨 물건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 상객들이 대답했다.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던 것은 이러이러한 것들이었습니다.
그 심부름을 간 사람이 상객에게 말했다.
“그러한 물건이라면 우리들의 창고에도 있는데 모두 원만의 것입니다.”
상객들이 대답하였다.
“당신들의 창고에 있는 물건이 많든지 적든지 간에 우리는 지금 그 물건들을 이미 다 팔았습니다.”
심부름 간 사람이 물었다.
“누구에게 먼저 팔았습니까?”
상객들이 대답하였다.
“원만에게 팔았습니다.”
심부름 간 사람이 말했다.
“당신들이 원만에게 팔았다면 마땅히 많은 값을 받았겠군요.”
“원만에 의해서 유보되었고, 값을 정한 물건은 지금 우리에게 있습니다. 우리가 설사 그가 정한 물건을 값으로 매겨서 모든 것을 당신에게 팔려고 해도, 우리가 보아하니 당신은 그 돈을 다 감당하지 못할 것 같군요.”
심부름 간 사람이 물었다.
“원만에게서는 먼저 얼마를 받았습니까?”
“3억 냥의 금을 받았습니다.”
“원만이 형제들의 물건을 모두 훔쳤군요.”
그는 이렇게 말을 하고 나서 성에 돌아와 상주(商主)들에게 말했다.
“그 물건들은 이미 다 팔렸습니다.”
상주들이 물었다.
“그들이 누구에게 팔았는가?”
심부름 간 사람이 말했다.
“원만에게 팔렸습니다.”
상주들이 말했다.
“그들이 원만에게 팔았다면 마땅히 많은 돈을 받았겠구나.”
심부름 간 사람이 말했다.
“원만에게 보류되어 값이 정해져서, 그가 정한 값대로 모두를 우리에게 판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 돈을 준비하지 못할 것이라고 합니다.”
“원만에게 유보된 것은 모두 얼마라고 하더냐?”
“3억 냥의 금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가 반드시 형제들의 물건을 있는 대로 훔친 것일 것이다.”
그때 여러 상주들은 사람을 시켜서 원만을 부르게 하고, 원만이 오자 그에게 말했다
“우리가 이미 함께 제정하기를 혼자 가서 물건을 사지 않고 다 같이 가격을 정한 후에 그것을 나누도록 하였는데, 무엇 때문에 당신은 지금 멋대로 대중들의 규약을 어기고서 단독으로 그것을 샀는가?”
“당신들이 함께 규약을 정하였다면 무슨 이유로 우리 형제들에게는 알리지 않았는가? 당신들은 마땅히 그 규약을 굳게 지킬 것이지 나의 일에 관여하지 마시오.”
이때 상주는 그 이치를 살피지 않고서 원만을 책망하여 그에게 벌금으로 60가리사파나(迦利沙波拏)를 물렸다. 그러나 원만이 벌금으로 그 돈을 내지 않자 마침내 원만에게 뜨거운 햇볕에 쪼이는 벌을 받게 하였다.
이때 국왕은 사람을 보내어 민심을 염탐하게 하였는데, 우연히 원만이 햇볕 가운데서 볕에 쪼이는 벌을 받고 있는 것을 보고 그 일을 왕에게 말하였다.
왕은 신하에게 명을 내려 그 상주를 부르게 하고, 아울러 원만도 오게 하여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지금 어찌하여 원만을 햇볕에 쪼이게 하는 것인가?”
“대왕께서는 아셔야 합니다. 상주들이 규약을 정하여 다 같이 교역을 하도록 하고 함부로 물건을 사는 것을 금하였는데, 이번에 원만이 대중들의 규약을 어긴 까닭에 그를 벌한 것입니다.”
원만이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그 규약을 정하는 날에 저에게 알렸는지와 저의 형들을 불렀는지를 물어보소서?”
상주가 대답했다.
“알리지 않았습니다.”
왕은 사람들에게 원만이 옳다고 하고는 마침내 풀어 주게 하였다.
그때 수파륵가의 왕은 여러 가지의 물건이 필요하여 상주들을 불러서 그들에게 말했다.
“내가 지금 이러이러한 물건들이 필요하니, 당신들은 지금 나에게 주도록 하시오.”
“대왕께서 필요로 하시는 것들은 원만의 처소에 있습니다.”
“원만에게는 내가 전에 명을 내려서 그에게 안락함을 주도록 하였으므로 이번의 일로 해서 그를 번거롭게 하지 않을 것이니, 당신들이 이번에 원만의 처소에서 물건 팔기를 요구하여 가지고 오도록 하시오.”
그 상주는 사람을 시켜서 원만을 불러오게 하였다.
원만이 그에게 말했다.
“나는 갈 수 없소.”
심부름을 갔던 사람이 돌아와서 상주에게 알리니, 여러 상주들은 원만의 처소에 모여서 그의 문밖에 이르렀다.
이때 문지기가 원만에게 알렸다.
“여러 상주들이 다 같이 문밖에 모여서 잠시 뵙고자 합니다.”
원만은 자세를 매우 교만하게 하여 여러 날이 지나서야 비로소 밖으로 나왔다.
상주들은 그를 보자 그에게 말했다.
“대상주(大商主)여, 우리는 지금 이러이러한 물건들을 구하고자 하니, 본래의 가격으로 우리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
“나는 상주로서 본래 이윤을 얻고자 하는데, 만약 본전대로 물건을 판다면 어떻게 상주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대상주여, 우리가 이제 마땅히 한 배의 이익을 드리도록 할 터이니 우리에게 그 값으로 주십시오.”
원만은 생각했다.
‘여러 상객들이 다 같이 이곳에 왔으니 마땅히 공경해야 할 것이며, 이미 갑절의 값을 받았으니, 마땅히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물건을 곧 그들에게 주되, 물건 가운데에서 15억 냥 어치만을 팔아서 그것으로 나머지의 빚을 갚고 그 밖의 물건들은 창고 안에 남겨 두었다.
원만은 이렇게 생각했다.
‘창고가 새벽과 같이 훤하게 드러났으니 어떻게 항아리를 채울 수 있겠는가? 마땅히 큰 바다에 가서 보배를 구해야겠다.’
그때 상주인 원만은 곧 사람을 시켜서 수파륵가성으로 가서 북을 쳐서 사람들을 모아 큰소리로 말하도록 하였다.
“여러분, 이 성 안에 있는 여러 상인들께서는 이제 마땅히 아십시오. 원만 상주가 큰 바다에 가서 보배를 구하고자 합니다. 누구든지 가려고 하는 사람은 원만과 동행하도록 하십시오. 가는 곳에서는 길을 사지 않아도 되며, 건너는 곳에서는 가격을 묻지 않고서도 큰 바다를 건널 수 있습니다. 기꺼이 떠나고자 하는 여러분께서는 마땅히 바다에 들어갈 때 필요한 물건들을 가지고 이곳에 오도록 하십시오.”
이렇게 큰소리로 알리고 나자 여러 상인들이 바다에 들어갈 때 필요한 물건을 가지고 다 같이 모여들었다. 원만 상주는 상인들과 함께 길상원(吉祥願)을 발하고 나서, 5백 명의 상인들에 둘러싸여 큰 바다로 갔다. 그들은 많은 재보를 획득하고 안온하게 돌아왔다. 이와 같이 여섯 번을 큰 바다에 들어갔는데 매번 안온하게 돌아오니 명성이 먼 곳에까지 들렸다.
그 후에 실라벌성에 있는 여러 상인들이 많은 재물을 가지고 수파륵가성으로 왔는데, 성에 도착하여 원만의 처소에 가서 그에게 말하였다.
“상주여, 저희들도 큰 바다에 들어가고자 합니다.”
“당신들은 일찍이 우리가 여섯 번을 바다에 들어갔다가 편안하게 돌아왔다는 것에 대해 들었을 것이나 다시 들어갈 수는 없소.”
“저희들은 먼 곳에서 와서 당신을 믿고 의탁하여 편안히 바다에 들어가고자 합니다. 당신께서 가지 않으신다면 저희가 어찌 감히 함부로 결정하겠습니까?”
원만은 이 말을 듣고 나서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지금 비록 물건을 구하지는 않지만 저 사람들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 마땅히 바다에 들어가도록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곧 상인들에게 함께 바다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였다.
그 여러 상인들은 밤낮으로 항상 올타남송(嗢拖南頌)과 제상좌송(諸上座頌)과 세라니송(世羅尼頌)과 모니지송(牟尼之頌)과 중의경(衆義經) 등을 묘한 음성으로 맑고 낭랑하게 외웠다.
원만은 그것을 듣고 나서 그들에게 물었다.
“당신들은 노래를 아주 잘하는군요.”
상인들이 말하였다.
“상주여, 이것은 노래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원만이 물었다.
“그렇다면 그것은 무슨 말이오?”
상인이 말했다.
“이것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원만은 전에 불법(佛法)이라는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없다가 오늘에서야 듣고 나서 몸의 털이 모두 곤두서고 마음 깊이 믿는 마음이 생겨서 곧 상인에게 물었다.
“어떤 사람이 부처님이십니까?”
상인이 대답했다.
“사문이신 교답마(喬答摩)이신데, 석가종(釋迦種)으로서 수염과 머리를 깎으시고 가사를 입으시며 바른 신심으로 출가를 하셔서 나라를 버리시고 산림에 계시면서 무상정등보리(無上正等菩提)를 이루셨으니, 이분을 부처님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원만은 다시 그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지금 어느 곳에 머무르고 계십니까?”
상인이 대답했다.
“지금은 실라벌성의 서다림(逝多林)에 있는 급고독원(給孤獨園)에 계십니다.”
원만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마음속에 잘 간직하고 여러 상인들과 더불어 편안하게 되돌아왔다.
이때 원만의 형인 안락(安樂)은 이렇게 생각했다.
‘나의 동생인 원만이 바다를 건너다니느라 고생이 많았으니 아내를 얻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원만에게 말했다.
“너는 지금 큰 부자인 장자와 상주(商主)의 집안 중에서 어느 집안의 딸이 좋겠느냐? 이제 내가 너를 장가보내겠다.”
원만이 대답했다.
“저는 지금 아내를 취하는 것이 싫습니다. 형님께서는 제가 출가하는 것을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형이 말했다.
“너는 옛날에 가난하고 궁핍할 때에는 어찌하여 출가하지 않고, 지금은 재산과 보배가 충분한데 무엇 때문에 출가하려고 하느냐?”
원만이 대답하였다.
“가난하고 궁핍할 때에는 출가할 수 없었고, 지금은 재물이 있으니 마땅히 출가할 만합니다.”
그의 형은 그가 발심하여 마음을 결정한 것을 알자 곧 허락하여 말하였다.
“네가 출가하는 것을 들어주겠다.”
원만은 형에게 대답했다.
“바다에 들어가는 것은 험난한 일이 많으며 여러 걱정스러운 것이 많아서, 바다에 들어가는 사람은 지극히 많으나 되돌아오는 사람은 극히 적으니 반드시 다시는 큰 바다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셔야 합니다. 제가 얻은 재물이 많은 것은 모두 복력(福力)으로 말미암은 것이고, 또한 남을 속여서 얻은 것이 아니지만, 둘째 형님과 셋째 형님께서 얻은 재물은 모두 청정하지 못한 것입니다. 제가 출가하고 나거든 형님의 두 아우들이 형님과 함께 살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반드시 허락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한 명의 시자만을 데리고 곧바로 실라벌성으로 가서 한 숲 속에 이르러 그곳에 머무르면서 시자로 하여금 급고독장자(給孤獨長者)에게 가서 원만 상주(商主)가 지금 숲 속에 있으면서 뵙고자 한다고 알리게 하였다.
장자는 이 말을 듣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원만 상주는 바다를 건너오느라 피곤할 텐데, 지금 벌써 육로로 이곳에 왔구나.’
그리고 심부름하는 사람에게 물었다.
“원만은 이번에 어떠한 물건을 가지고 왔는가?”
심부름하는 사람이 대답했다.
“다만 저 한 사람만 시자로 삼았을 뿐 아무 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습니다.”
이때 그 장자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사람은 대복덕(大福德)을 갖춘 사람이니, 걸어서 성에 들어오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코끼리와 말로써 시중을 들어서 맞아들여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곧 코끼리와 말을 가지고 영접하여 집 안에 맞아들여 향내 나는 술에 목욕을 하게 하였다. 여러 음식과 떡과 밥을 다 차려 놓고 장자는 물었다.
“상주여, 무엇 때문에 오시게 되었습니까?”
“장자여, 저는 이제 여래께서 훌륭한 법(法)과 율(律)을 말씀하시는 곳으로 출가하여 계를 받고 비구가 되고자 합니다.”
장자는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손을 펴서 기뻐하며 말했다.
“참으로 기이하고 희유한 일입니다. 불(佛)ㆍ법(法)ㆍ승(僧)의 삼보께서 세간에 출현하셨고, 당신께서 능히 출가를 할 수 있는 것은 다시 희유한 일입니다. 많은 재물이 있고 권속들이 많은데도 그것을 버리고 출가를 하다니 더욱 희유한 일입니다.”
그리하여 장자는 곧바로 상주와 함께 친히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갔다. 그 때 세존께서는 무량 백천(百千)의 비구 대중들에게 설법을 하고 계셨는데, 급고독장자가 원만 상주를 데리고서 부처님 계신 곳으로 오는 것을 보시고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급고독장자가 값을 헤아릴 수 없는 귀한 보배를 나에게 바치려고 하는구나. 불법(佛法) 가운데에서 중생을 제도하는 보배로서는 이보다 귀한 것이 없을 것이다.”
급고독장자는 원만 상주와 함께 세존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나서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이 사람은 원만 상주로서 법을 훌륭하게 말씀하시는 곳에 출가하여 구족계[近圓]를 받아서 비구가 되고자 합니다. 세존께서는 그로 하여금 출가하여 계율을 받게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세존께서는 그때 말없이 그것을 허락하셨다.
이때 세존께서 원만 상주에게 말씀하셨다.
“잘 왔다. 비구여, 너는 마땅히 범행(梵行)을 수행하도록 하여라.”
세존께서 말씀하시자 원만은 즉시에 수염과 머리카락이 저절로 떨어져서 마치 7일 전에 먼저 삭발을 한 사람과 같아졌으며, 승가리[憎伽依]가 저절로 몸에 입혀지고 병과 발우가 손에 들려져서 위의가 구족되었으니, 마치 백 살이 된 비구와 같아서 아무 차이가 없었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세존이 명하여 선래(善來)라고 하니
머리카락은 저절로 떨어지고 가사와 발우는 저절로 갖추어졌도다.
모든 근(根)이 다 적정(寂定)하니
마음 먹은 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졌도다.

그때 구수 원만은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저를 위하여 법요(法要)를 말씀해 주셔서 저로 하여금 부처님을 따르게 하고, 그 법요를 듣고서 저로 하여금 홀로 적정(寂靜)한 곳에 머물러서 다시는 방일하지 않고 한마음으로 부지런히 수행하여 안온하게 머무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이러한 까닭에 저는 이제 저의 모든 재산을 버리고 바른 신심으로 출가하여 수염과 머리카락을 자르고 가사를 입고서 범행(梵行)을 수행하여 현법(現法) 가운데에서 신통과 지혜를 증득해서 저의 생(生)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수립되며, 해야 할 바를 이미 다하여 후유(後有)를 받지 않게 해 주십시오.”
이와 같이 말씀드리고 나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네가 청한 바와 같이 법요를 듣고 더 나아가 후유(後有)를 받지 않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한 까닭에 원만아, 너는 마땅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내가 너에게 말하노니 이미 안식(眼識)이 갖추어져 있는지라 색(色)을 분명하게 알고 광채(光彩)를 사랑할 만하니, 이 뜻을 기쁘게 하는 일이 욕망과 상응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애착하게 한다. 이와 같은 여러 욕망들을 비구가 보고 나서 곧 욕망을 즐거워하는 마음을 일으켜 찬탄하여 애착하게 되니, 이로 말미암아 곧 기뻐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나고 기뻐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게 되면, 곧 탐내는 마음이 일어나며 탐내는 마음을 말미암는 까닭에 욕망과 서로 화합하게 되며, 기뻐하는 마음과 탐내는 마음이 상응하는 까닭에 열반을 멀리 여의게 된다.
원만아, 이미 이식(耳識)을 갖추고 있는지라 소리를 분명하게 알며, 비식(鼻識)을 갖추고 있는지라 냄새를 분명하게 알며, 설식(舌識)을 갖추고 있는지라 맛을 분명하게 알며, 신식(身識)을 갖추고 있는지라 접촉되는 대상을 분명하게 알며, 심식(心識)을 갖추고 있는지라 법(法)을 알고 광채를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니……(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그리고 열반을 멀리 떠난다.
원만아, 눈이 있는지라 색을 분명히 알고 광채를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니, 이 뜻을 기쁘게 하는 일이 앞에서 말한 것처럼 능히 대상에 물들지 않고 집착하지 않으며 곧 열반에 가까워진다.
이 법의 중요한 것만을 간략하게 너에게 말하였으니, 너는 이제 어느 곳에 가서 머무르겠느냐?”
“저는 이제 부처님께서 법의(法義)의 중요한 것만을 추려서 줄인 것을 들었으니, 저 수나발라득가국(輸那鉢羅得伽國)으로 가서 머물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원만에게 말씀하셨다.
“그 나라에는 성질이 포악하고, 흉악하고 거칠며 사납고 모질며 성을 내고 욕설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만약에 그 사람들이 너에게 사납게 욕설을 하고 성을 내며 흉악하고 거칠게 굴며 많은 사람 가운데에서 능욕하고 비방한다면 이와 같은 일에 대하여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만약 저들이 욕설을 하거나 더 나아가 비방을 할 때에는 저는 마땅히 이와 같이 생각하겠습니다.
‘이 사람들은 모두가 어질고 착하여 막대기나 나무나 기왓장이나 돌이나 주먹이나 다리 등으로 나를 때리지 않는구나.’”
부처님께서 원만에게 말씀하셨다.
“그 나라의 사람들이 지극히 포악하고 흉악하고 거칠며 악독하게 성을 내어 만약 나무나 돌로 너를 때린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세존이시여, 만약에 그 나라 사람들이 나무나 돌이나 손으로 저를 때리는 경우에는 마땅히 이렇게 생각하겠습니다.
‘이 나라 사람들은 지극히 어질고 착하여 칼로 나를 해치지 않는구나.’”
부처님께서는 거듭해서 원만에게 말씀하셨다.
“그 나라 사람들이 성품이 지극히 악독하며 흉포하고 사나워 만약 칼이나 나무나 돌로써 너를 해친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저는 마땅히 이와 같이 생각하겠습니다.
‘이 사람들은 지극히 어질고 착해서 비록 칼을 가지고 나를 해치기는 하였지만 나의 목숨을 끊지는 않는구나.’”
부처님께서는 거듭해서 원만하게 말씀하셨다.
“그 나라 사람들의 성품이 매우 악독하고 흉악하고 거칠며 사납게 굴어서 만약 너의 목숨을 다하게 한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그 사람들이 만약 저의 목숨을 끊을 경우에는 마땅히 이와 같이 생각하겠습니다.
‘부처님의 성문제자(聲聞弟子)라면 보신(報身)으로서 여러 고뇌를 받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오히려 싫어하여 마음에 부끄러움을 품고 칼이나 독약과 방편으로써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인데, 이 나라 사람들이 지극히 어질고 착하여 능히 내 목숨을 끊어 주었으니 나로 하여금 이 더러운 몸을 여의게 하여 스스로 수고롭지 않게 해 주는구나.’”
그때 부처님께서는 원만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부드럽게 화합하며 참고 따르는 것을 성취할 수 있으니 그 나라에 갈 수 있겠구나. 너는 마땅히 그곳으로 가도록 하라. 너는 스스로의 고통을 건너고, 또한 다른 사람의 고통을 구제하도록 하라. 너는 스스로의 해탈을 속히 얻을 것이며, 또한 다른 사람을 해탈하게 해야 한다. 너는 스스로의 안온함을 얻을 것이며, 또한 다른 사람을 안온하게 할 것이다. 너는 스스로 열반을 얻을 것이며, 또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열반을 얻게 해야 한다.”
구수 원만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나서 매우 기뻐하여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떠나갔다.
그때 구수 원만은 서다림에 있는 급고독원에서 묵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성으로 들어가 걸식을 하여 식사를 마치고는 와구(臥具)를 거두어서 그곳에다 두고 가서 가사와 발우를 챙겨 수나발라득가국으로 갔다.
그는 세상을 두루 다니다가 성 밖에 이르자 곧 머물러 묵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였다. 걸식을 하는 도중에 한 사람의 사냥꾼을 만났는데, 그는 손에 활과 화살을 쥐고서 성 밖으로 나가 거리낌 없이 사냥을 하려고 하였다.
사냥꾼은 원만을 보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이제 사냥을 나가려고 하는데 대머리 사문을 보았으니, 매우 상서롭지 못하다.”
이렇게 말을 하고 나서 곧바로 활을 당겨 원만이 있는 곳을 향해서 갑자기 쏘려고 하였다. 원만은 그것을 보자 곧 옷을 걷어 올려 자신의 배를 드러내 보이고는 그에게 말했다.
“현수여, 나의 배를 쏘도록 하시오.”
이렇게 말하고는 곧 게송으로 말했다.
허공을 나는 새와 숲을 달리는 사슴은
먹고 마시는 것을 구하려다가 그물에 걸려서 잡히고
칼을 쥐고 싸움을 하는 사람들은
서로 베고 쳐서 멸망에 이르게 되며

아귀(餓鬼)는 굶주림과 목마름의 고통에 핍박 되어
불에 달군 쇳덩어리와 끓는 구리물을 먹게 되니
나는 오랜 옛날로부터 이 배[腹]로 말미암아
윤회하여 갖은 고통을 받아왔도다.

그때 사냥꾼은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이 출가인은 인욕(忍辱)을 닦아 익혀서 이제 이미 그것을 성취하였는데 내가 어떻게 이와 같은 사람을 해칠 것인가?’
그리고는 곧 신심을 내었다. 이때에 구수 원만은 묘법(妙法)을 말하여 드디어 그로 하여금 삼보에 귀의하여 5계[五學處]를 받게 하였다.
이때에 별도로 5백 명의 남자가 우바새[鄔波索迦]가 되고 5백 명의 여자가 우바이[鄔波斯迦]가 되어 그 성 안에 5백 개의 절을 짓고 많은 승상(繩床)과 나무로 만든 평상과 크고 작은 와구(臥具)들을 공급하였다.
원만은 곧 그곳에 머무르며 석 달 동안 여름 안거를 하여 석 달을 채우고 금생의 몸 가운데에서 모든 번뇌를 단절하고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하였다. 3명(明)ㆍ6통(通)을 얻었으며 8해탈(解脫)을 갖추었고, 여실지(如實知)를 얻으니 아생(我生)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해야 할 바는 이미 다 갖추어져서 후유(後有)를 받지 않게 되었다. 마음에는 아무 장애가 없어서 마치 손으로 허공을 가르는 것과 같게 되었으며, 칼로 몸을 베거나 그곳에 향을 바르거나 사랑하거나 미워하거나 간에 마음이 평등하였으며, 금을 보더라도 흙을 보는 것과 같아서 마음에 차이가 없었으며, 모든 명예와 이익에 대해서 그것을 버리지 않음이 없게 되니 제석과 범천이 모두 공경하게 되었다.
한편 다른 때에 원만의 큰형인 목이당(木耳璫) 바라문의 두 아우가 집의 재산을 받아 써서 모든 것이 흩어지게 되었다.
이때 그 두 아우는 형에게로 가서 말했다.
“저 무상(無相)한 녀석은 참으로 비천하고 곤궁하게 되어 이미 우리의 집에서 나갔으니 우리 형제들은 마땅히 다시 함께 살면서 화합하여 사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때 목이당이 그의 아우에게 물었다.
“누가 무상이냐?”
둘째 아우가 대답했다.
“저 원만이가 바로 그입니다.”
형이 다시 아우에게 말했다.
“원만은 훌륭한 덕을 갖춘 사람인데 어떻게 무상이라고 하느냐?
이제 우리 집에서 나갔으니 비천하고 곤궁한 것도 아니며 무상한 것도 아니다.”
이때 두 아우는 다시 형에게 말했다.
“그 원만이가 유상(有相)이든지 무상(無相)이든지 간에 이제 이미 떠나갔으니, 우리는 다만 화합하여 한곳에서 살 일입니다.”
형은 다시 아우들에게 말했다.
“너희가 획득한 재물은 모두가 법답지 못한 것이고 내가 얻은 재물은 모두가 법답게 얻은 것이니, 나는 너희들과 함께 살지 않겠다.”
두 아우는 다시 말했다.
“그 비천한 계집종의 자식이 큰 바다에 들어가서 오고 가며 구하여 얻은 재물과 보화를 모두 가져다가 형에게 주니 형은 그의 재물을 얻고서 마침내 그를 찬탄하고 우리들을 헐뜯고 욕하는군요. 형이 무슨 힘이 있어서 바다에 들어가 보배와 재물을 구할 수 있겠습니까?”
형은 아우가 하는 말을 듣자 곧 성을 내고 오만해져서 다시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이제 다시 큰 바다로 가야겠다.’
그리하여 곧 배를 타고 보배가 있는 곳으로 갔는데, 갑자기 폭풍이 불어 그의 배는 표류하다가 한 섬이 있는 곳에 도착하였다. 그 섬의 산꼭대기는 모두가 우두전단(牛頭栴檀)나무로 되어 있었다.
이때 여러 상인들은 곧 서로 말했다.
“우리가 전에 우두전단나무에 대해서 들었는데, 이제야 비로소 볼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묘수정대자재(妙水精大自在) 약차(藥叉)가 수호하는 곳인데, 마침 약차가 없으니 우리는 마음을 깨끗이 하고 빨리 베어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5백의 도끼를 갖추어 일시에 찍고 베었다. 이때 어느 약차가 있어서 이름을 작희(作喜)라고 하였는데, 그 약차가 여러 상인들이 도끼를 가지고서 그 숲을 베어내는 것을 보았다. 그 약차는 그것을 보자 곧 대자재 약차의 처소로 가서 알렸다.
“신주(神主)여, 전단나무 숲 가운데에서 어떤 5백 명의 사람들이 전단나무를 베어내고 있습니다. 그것을 아셔야 합니다.”
그때 대약차(大藥叉)는 여러 가지의 일을 마치고 나서 마침내 분노하는 마음을 품고 자신의 신통력으로 매우 사나운 바람을 불어 몸을 그것에 싣고 그 섬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이때 배를 인도하는 사람이 그 바람이 오는 것을 보고 뱃사람[船人]들에게 말했다.
“여러분께서는 아셔야 합니다. 내가 전에 흑풍(黑風)에 대해서 들었는데 지금 이 바람이 그것입니다. 이것은 참으로 만나기 어려운 것인데 반드시 잘 생각하여 방편을 잘 써야만 할 것입니다.”
그 상인들은 이 말을 듣고 나자 두려워서 몸에 있는 털이 모두 곤두섰다. 그들은 각자 본래 자신들이 섬기는 천(天)을 생각하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자재(自在)하신 물과 바람의 신과
제석천의 선인(仙人)들과
응왕과 약차중(蘖梁衆)과
아소락(阿素洛) 등의 신이시여

저희가 지금 이 액난을 만났사오니
제존(諸尊)께서는
지극히 두려워하고 있는
저희들을 이 액난으로부터 구해 주소서.

혹은 별도로 제석천께 구하오며
혹은 대범천(大梵天)께 예배드리오니
자재하신 지신(地神)과 수신(樹神)과
능히 구호해 주실 수 있는 모든 분이시여,
저희가 지금 귀풍(鬼風)을 만났사오니
구호(救護)되기를 바라나이다.

그때 목당(木璫)은 아무 말 없이 잠자코 있으면서 천신을 염하지 않고 있었다.
이때 상주 등이 그에게 물었다.
“우리가 지극히 어려운 액난을 만나서 고통이 밀어닥치려고 하는데 무슨 까닭에 잠자코 있습니까?”
“나의 동생이 예전에 말하기를, ‘큰 바다에 들어가는 자는 모두가 지극히 고생을 하고 여러 가지 환난을 많이 겪게 됩니다. 그들은 탐욕에 취했기 때문에 바다에 들어가는 사람은 많지만 되돌아오는 사람은 적으니 반드시 바다에 들어가지 마십시오’라고 하였는데, 내가 아우의 말을 어기고 큰 바다에 들어왔다가 지금 이러한 액난을 만난 것이니 마땅히 무엇을 해야 되겠습니까?”
상인들이 말했다.
“당신의 아우는 누구입니까?”
“원만이 바로 나의 동생입니다.”
상인이 말했다.
“그 원만 성자(聖者)는 큰 복덕(福德)을 갖춘 분입니다. 당신들은 마땅히 그분께 귀의해야 할 것입니다.”
상인들은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무성자원만(南無聖者圓滿), 나무성자원만.”
이때 한 천녀(天女)가 있었는데 그 천녀는 전에 구수 원만의 처소에서 믿고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킨 천녀였다. 그 상인들이 공경히 귀의하는 것을 보고 원만의 처소로 가서 말하였다.
“성자여, 당신의 큰 형님께서 지극히 곤란한 일을 겪고 있으니 불쌍히 여기셔야 합니다.”
원만은 이 말을 듣고 나서 곧 가엾은 마음이 들어 여시정(如是定)에 들어 선정(禪定)의 힘으로 사람의 형상을 감추고 수나발라득가(輸那鉢羅得伽)로부터 바다 가운데에 이르러 큰형의 배에 있는 돛대 위에 앉았다. 이때에 흑풍(黑風)은 곧 돌아가 버리니 마치 수미산[蘇迷盧]에 의해 가려진 것과 같았다.
그때 대자재 약차는 곧 이렇게 생각했다.
‘예전에 왔던 배들은 모두 흑풍에 의해 표류되어 파괴되고 가라앉았는데 지금의 이 흑풍은 무슨 까닭에 밀려나서 마치 수미산에 의해 가려진 것처럼 배를 무너뜨릴 수 없는 것일까?’
이때 그 약차는 곳곳을 관찰하다가 마침내 구수 원만이 배의 돛대 위에 결
가부좌(結跏趺坐)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약차는 그를 보자, 곧 그에게 말하였다.
“성자 원만이시여, 무슨 까닭에 저를 괴롭게 하십니까?”
“상수(上首)여, 내가 어찌하여 당신을 괴롭히겠습니까? 만약 내가 여러 가지 공덕을 얻지 않았더라면 반드시 나의 형이 죽어서 헛되이 그 이름만 남게 되었을 것이오.”
대자재 약차가 말했다.
“성자여, 이 우두전단나무는 제가 금륜성왕(金輪聖王)을 위하여 지키고 보호하는 것입니다.”
원만이 약차에게 말했다.
“상수여, 당신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부처님과 금륜왕 중 누가 더 존귀하십니까?”
약차가 물었다.
“성자여, 세존께서 지금 세상에 출현하셨습니까?”
원만이 답하였다.
“지금 이미 세상에 출현하셨습니다.”
약차가 말했다.
“만약 그러하시다면 배에 아직 가득 차지 않았으니 무게에 맞게 싣도록 하십시오.”
그때 그 상인은 먼저는 공포에 의해 거의 죽어가다가 이제 이 말을 듣고는 흘연히 다시 살아났다. 그 상인들은 편안해지고 나자 마침내 원만 성자를 존경하는 마음을 일으켰다. 그 상인들은 곧 우두전단나무를 가져다가 배에 가득 싣고 떠나가서 수나발라득가성에 이르렀다.
성에 도착하고 나자 원만이 형에게 말했다.
“만약 바다에서 어려운 일을 당하였는데 그 명호(名號)를 불러서 그 염력(念力)으로 말미암아 안온하게 되돌아왔다면 그 얻은 물건은 모두 그에게 소속되는 것입니다. 형님께서는 이제 여러 상인들과 함께 나머지의 여러 가지 보물들을 갖도록 하십시오. 저는 이제 이 우두전단으로 부처님을 위하여 전단정사(栴檀精舍)를 짓겠습니다.”
그 형은 곧 그 보물들을 가져다가 상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 우두전단나무는, 원만이 부처님을 위하여 정사(精舍)를 건립하고자 하여 곧 목수들을 불러 모으고 그들에게 지급할 임금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그대 목수들은 매일같이 5백 전(錢)을 갖겠습니까, 우두전단의 가루 한
줌을 갖겠습니까?”
목수들이 대답했다.
“우리들은 하루에 우두전단향의 가루 한 줌씩을 받고자 합니다.”
임금에 대한 논의가 결정되어 곧 공사를 시작하니, 여러 날이 걸리지 않아서 정사가 완공되었다. 목수들에게 전단나무를 주고 난 뒤에 전단나무의 나머지 조각들과 잘게 부순 가루를 가지고 서로 섞고 갈아서 그것으로 정사에 발랐다.
원만은 형제들이 전에 서로 미워하고 원망하던 것을 모두 화합하여 따르게 하고는 곧 이렇게 말했다.
“이제 여래와 모든 제자들을 받들어 청해야 되겠습니다.”
제자들과 형제들이 물었다.
“원만 성자여, 여래 세존께서는 지금 어느 곳에 계십니까?”
원만 성자가 답했다.
“실라벌성에 계십니다.”
“그 성은 이곳에서 가까운가요, 먼가요?”
“백여 리는 될 것입니다.”
“우리들은 우선 본국의 왕을 뵙고자 합니다. 들어주시겠습니까?”
“뜻대로 하십시오.”
그때 그 형들은 왕의 처소로 가서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저희들은 이제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 공양을 베풀어 드리고자 합니다. 원하건대 대왕께서는 저희를 도와서 준비하는 것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왕이 말하였다.
“뜻대로 하라. 그대들을 도와서 공양을 마련하겠다.”
이때 원만은 높은 누각 위에 올라가 두 무릎을 땅에 대고 멀리 서다림을 바라보면서 향을 사르고 꽃을 흩날리며 금으로 된 병에 담은 물로 청결하게 하고는 멀리 부처님께서 강림하시기를 청하는 의식을 하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청정한 계율과 묘한 지혜를 갖추신 분께서는
능히 귀명(歸命)하는 자를 아시며
의탁하여 보호 받을 곳이 없는 자를 잘 살피시나니
저의 미미한 청을 받아주소서.

이렇게 게송을 말하고 나니 부처님의 신이한 힘으로 말미암아 그가 흩뿌렸던 꽃이 모여서 한 개의 일산(日傘)이 되어 곧장 서다림이 있는 곳에 이르러 허공 가운데에 있으면서 부처님의 정수리 위에 머물렀으며, 그가 사르던 향은 부처님의 신이한 힘으로 말미암아 허공 가운데에 있으면서 구름이 겹겹이 합쳐진 것 같이 되었으며, 금으로 만든 병에서 뿌린 물은 부처님의 신이한 힘으로 말미암아 폐유리(吠琉璃)로 된 막대기와 같이 되었다.
구수 아난타가 이 상서로움을 보고 합장을 하고 공경하게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의 이 상서로움은 반드시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을 청하려는 것인데 저는 지금 이것이 어느 곳으로부터 오는 것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타야, 이것은 수파륵가성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 성은 이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습니까, 가까이에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백여 리(里) 정도 된다. 너는 가서 산가지[籌]를 가지고서 모든 비구에게 알리되, ‘내일 저 수파륵가성에 있는 원만의 청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이 산가지를 받아야 한다’고 하여라.”
아난타가 대답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아난타는 곧 산가지를 가져다가 부처님 앞에 서서 차례로 그것을 나누어 주었다. 부처님께서는 몸소 산가지를 가지셨고 모든 장로 비구들도 그것을 받았다.
그때 구수 분침원만(盆枕圓滿) 장로도 그 가운데에 있다가 그 산가지를
가지려고 하였는데, 이때 아난타가 원만에게 게송으로 말했다.

구수여, 당신은 알아야 합니다.
지금은 살라국(薩羅國)의 왕이 청하는 것도 아니며
또한 소달가(蘇達家)에서 청하는 것도 아니며
그리고 녹모(鹿母) 부인이 청하여
음식을 베풀어 놓은 것도 아닙니다.

이곳으로부터 백여 리 떨어진 곳에
수파륵가성이 있어서
신통을 얻은 자라야 마땅히 갈 수 있나니
당신께서는 잠자코 머물러 있어야 합니다.

그때 그 장로 원만은 큰 지혜는 있었으나 신통을 닦지 않았기에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비록 모든 번뇌는 끊었으나 신통을 닦지 않았으니, 여러 외도들이 가지고 있는 신통과 마찬가지로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곧 대정진(大精進)을 발하여 신통을 얻었다.
이때 아난타는 산가지를 나누어 주다가 세 번째의 장로에게 이르렀는데 그가 아직 산가지를 받지 않은 잠깐 사이에 분침원만은 신통력으로써 손으로 산가지를 끌어당겨 취하고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얼굴의 모양으로써 신통을 얻는 것이 아니고
또한 많이 들은 것이나 사변(詞辯)으로 얻는 것도 아니니
다만 적정(寂靜)한 계(戒)와 혜(慧)의 힘이라야
몸은 비록 늙고 병들었으나 신통을 얻을 수 있다네.

이때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이 분침원만은 나의 비구 성문(聲聞) 대중 가운데에서 가장 상수(上首)이다. 능히 신통력으로써 산가지를 받는 데 있어서는 이 사람보다 뛰어난 자가 없으니, 마땅히 먼저 주도록 하여라.”
상좌(上坐) 분침원만은 산가지를 나누어 주는 차례로 인하여 곧 6통(通)을 증득한 것이었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구수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마땅히 비구들에게 알려라. 내가 전에 말하기를, ‘너희들 비구들이 착한 일을 한 것은 숨겨야 하며, 악한 일을 한 것은 드러내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제 저 성 가운데에는 여러 외도의 무리들이 많이 있으니, 이런 까닭에 너희들은 신통을 나투어 그 성으로 가서 원만에게서 음식을 받도록 하라.”
아난타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아난타는 부처님의 명을 받고 나서 비구들에게 알렸다.
“세존께서 가르침을 주셨으니, ‘내가 전에 비구들로 하여금 착한 일을 한 것은 숨겨야 하고, 악한 일을 한 것은 드러내어야 한다고 하였다. 지금 저 성 가운데에는 여러 외도들이 많이 있으니 그런 까닭에 너희들은 저 성 안으로 가되 신통을 나투도록 해야 한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때 그 나라의 왕은 그 성 안에서 더러운 것을 소제하고 전단향수를 땅에 뿌리고 보배 향로에 여러 가지의 묘한 향을 사르며 여러 가지의 깃발을 내걸고 여러 색깔의 꽃을 흩뿌려서 주위를 장엄하고 그 성의 주변을 꾸며 장식하였다. 그 성 안에는 열여덟 개의 문이 있었고 그 왕에게는 열일곱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왕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문 밖에서 공양구(供養具)들을 장엄하였다. 왕과 신하들은 큰 문에 있으면서 기마병들을 도열시키고서 세존을 기다리고 다른 열일곱 명의 왕자들은 나머지 작은 문에서 세존을 기다렸다. 이 때 그 원만과 목당(木璫)과 연당(鉛璫) 또한 문밖에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다섯 명의 수사(授事)에게 차이를 두어 신통력으로써 먼저 그 집에 도착하게 하셨다. 무엇을 하는 다섯 사람인가? 한 사람은 채소에 관한 일을 맡아보고, 다른 한 사람은 기물(器物)들을 맡아보며, 다른 한 사람은 먹는 풀을 맡아보며, 다른 한 사람은 물을 청정하게 하는 일을 맡아보며, 다른 한 사람은 음식을 익히는 일을 맡아보는 것이었다.
왕은 그 다섯 사람이 허공으로 오는 것을 보고 원만에게 물었다.
“이분이 세존이십니까?”
원만이 대답하였다.
“이 사람들은 다섯 명의 수사인(授事人)들로서 이곳에 와서 살펴보는 사람들이니, 나물을 맡아보는 것에서부터 음식을 익히는 데 이르기까지 일을 맡아보는 사람들입니다. 세존께서는 아직 오시지 않고 먼저 갖가지의 한량없는 신통을 나투시는 것입니다. 여러 장로들도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성자 원만이시여, 세존께서는 무슨 까닭에 아직 오지 않으시는 것입니까?”
원만이 대답하였다.
“우선 살펴서 조사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먼저 오게 하시고 세존께서는 뒤 에 오실 것입니다.”
그때 다른 우바새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자와 호랑이와 코끼리, 그리고 용과 소가
여러 가지의 보물을 가지고 그 자리를 장엄하니
혹은 보배 장막도 있으며 보배 산과
보배 나무와 묘한 수레가 모두 여러 가지 색으로 되어 있구나.

혹은 구름을 타고 허공 속에 있으면서
밝은 광채를 내어 장엄하기도 하며
신통력으로 허공에 떠서
환희하면서 이 성읍(城邑)에 오기도 하며

흑은 땅으로부터 솟아나오기도 하고
혹은 허공으로부터 땅으로 들어가기도 하며
흑은 허공에서 솟아나서 묵묵히 앉아 있기도 하니
이 신통변화를 보건대 참으로 부사의(不思議)하구나.

그때 세존께서는 그 지게문 밖에서 두 발을 씻으시고 나서 다시 본방(本房)에 들어가셔서 평상과 자리를 펴시고 몸과 마음을 단정하게 하여 가부좌로 앉으셨다가 발을 들어서 땅을 내리누르셨다. 이때에 대지에는 여섯 가지의 진동이 일어났으니, 동편(動遍)ㆍ동등(動等)ㆍ편동(遍動) 더 나아가 격편(擊遍)ㆍ격등(擊等)ㆍ편격(遍擊)으로써 동쪽이 솟아오르면 서쪽이 가라앉고, 서쪽이 솟아오르면 동쪽이 가라앉으며, 남쪽이 솟아오르면 북쪽이 가라앉고, 북쪽이 솟아오르면 남쪽이 가라앉으며, 가운데가 솟아오르면 가장자리가 가라앉고, 가장자리가 솟아오르면 가운데가 가라앉는 것이었다.
그때 국왕이 원만에게 물었다.
“성자여, 이것은 어떠한 상(相)입니까?”
원만이 대답했다.
“이것은 세존께서 본방(本房) 가운데에서 발로 땅을 내리누르시면 이로 인하여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을 하는 것입니다.”
이때에 여래께서 금색(金色)의 광명을 놓으시니, 이 광명이 대지를 비추자 모든 것이 녹인 금과 같았다.
왕은 다시 이 희유한 상을 보고 기쁨을 내어 원만에게 물었다.
“성자여, 이것은 무슨 일입니까?”
원만이 왕에게 말했다.
“이것은 여래께서 금빛 광명을 놓음으로 말미암아 대지가 모두 금빛이 된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이미 스스로를 조복받으셔서 조복에 둘러싸이고, 이미 스스로 적정(寂靜)하셔서 적정에 둘러싸이는 등……(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5백 명의 아라한과 더불어 수파륵가성에 도착하셨다.
이때 저 서다림 가운데의 천녀(天女)는 손에 박구라수(薄拘羅樹) 가지를 지니고 세존을 따르며 등 뒤에서 그것으로 햇빛을 가려서 부처님 위를 그늘지게 하였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 천녀의 번뇌의 종자와 근성(根性)과 원하는 바를 아시고 그가 좋아하는 바에 따라서 성제법(聖諦法)을 말씀하셔서 그 천녀로 하여금 법을 듣게 하시고서, 금강지저(金剛智杵)로써 20가지의 살가야견(薩迦耶見)으로 된 번뇌의 산봉우리를 꺾어 무너뜨리고 곧바로 예류과(預流果)를 증득하게 하셨다.
더 나아가 때맞추어 다른 곳에서는 5백 명의 우바이들이 세존께서 32상(相)과 80종의 수형호(隨形好)로써 위광(威光)이 빛나며 그로써 몸을 장엄하셨으며, 또한 천 개의 해가 함께 비추는 것과 같으시며, 단정하시고 뛰어나게 묘하셔서 마치 보배 산과도 같으심을 멀리서 뵈었다. 이때에 그 우바이는 세존을 뵙고 나자 매우 크게 기뻐하여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12년 동안 부지런히 선정(禪定)을 수행하여 마음에 희열이 생겨서 마땅히 중생을 제도하다가 부처님 세존을 뵙고 환희심이 생긴 것과 같았으며, 그보다 배나 더하여 또한 마치 자식이 없던 사람이 아들을 얻은 것과 같았으며, 가난한 사람이 보배를 얻은 것과 같았으며, 평범하던 사람이 왕이 된 것과 같이 몸과 마음이 기뻤다. 선근(善根)을 좋아하는 사람은 처음으로 부처님을 뵙게 되면 마음에 환희심이 생기는 것이 또한 그보다 배나 더한 것이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저 우바이들이 조복될 때가 되었음을 아셨다. 세존께서는 곧 비구 대중 가운데에서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이때 우바이는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물러나서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그의 번뇌의 종자와 근성과 원하는 바를 아시고 그를 위하여 4성제법(聖諦法)을 말씀하시니, 그 우바이로 하여금 법을 얻어 듣게 하시고서 금강지저(金剛智杵)로써 20가지의 살가야견(薩迦耶見)으로 된 번뇌의 산봉우리를 꺾어 무너뜨려서 곧바로 예류과를 증득하게 하시고 4제(諦)의 이치를 깨닫게 하셨다.
그때 우바이들은 과(果)를 얻고 나서 다 같이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모두 우리 세존의 위력(威力)으로서 우리로 하여금 무상(無上)의 도과(道果)를 증득하게 하시고 성제(聖諦)의 이치를 깨닫게 하셨으니, 이 인연은 우리의 부모와 권속들과 국왕과 대신과 인천(人天)의 사문과 바라문 등이 할 수 있는 바가 아니다. 또한 능히 우리로 하여금 혈해(血海)를 고갈시킬 수 있게 하시며, 뼈의 산[骨山]을 꺾어 무너뜨릴 수 있게 하시며, 악취(惡趣)에 나아가지 않게 하시며, 선취(善趣)와 열반(涅槃)의 문을 열 수 있게 하시며, 천인(天人)이 될 수 있게 하시며, 생사를 초월할 수 있게 하셨으니 우리들은 이제 불ㆍ법ㆍ승에 귀의하여 5계를 받아서 우바이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합장을 하고서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제 어떤 사업(事業)을 닦아서 공양해야 합니까?”
그때 세존께서는 신통력으로써 부처님의 머리카락과 손톱을 우바이에게 주셨다. 그들은 머리카락과 손톱을 얻자 곧 탑을 세웠다. 이때에 그 서다림의 천신(天神)은 곧 백 개의 살로 된 일산을 탑의 가운데에 세우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항상 이 탑에 공양을 올리겠습니다.”
이렇게 말을 하고 곧 탑에 의지하여 머물렀다. 이때에 여러 사람들은 이 탑을 이름하여 택신탑(宅神塔)이라고 하였고, 혹은 박구라수중심주(薄拘羅樹中心柱)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藥事卷第三 濟大唐三藏義淨奉 制譯爾時,輸波勒迦國王乃患熱病,極重迷悶。有醫人處方,宜用牛頭栴檀末塗身。勅大臣等速爲求覓#牛頭栴檀。彼大臣等到圓滿處,而問之曰:‘今須牛頭栴檀,汝今有不?’圓滿答曰:‘我今少有。’問曰:‘可須幾錢?’答曰:‘須得千錢。’時,彼大臣旣與錢已,得少檀末,將至王所,硏塗王身,尋得除愈。爾時,彼王作如是念:若王藏庫中,無牛頭栴檀,豈是王耶?卽問大臣曰:汝所將來栴檀之木,何處得耶?大臣答曰:於圓滿處得。時,王卽遣喚圓滿來,使者往彼,而告之曰:‘王今喚汝。’圓滿念言:何故見喚?豈非因此栴檀之木而喚我耶?卽持三段栴檀,裹著懷中,一段手持而去。王旣見已,而問之曰:‘圓滿,汝今有此栴檀木耶?’圓滿卽便以木示之。王問:‘此木,可直幾錢?’答言:‘此木價直一億兩金?’王復問言:‘汝更有不?’圓滿答曰:‘我今更有。’乃持三段以出示王。時,王卽便告大臣言:‘可與圓滿四億兩金。’圓滿白王:‘其三段者,取王價直,以其一段,將奉上王。’其王卽與三億兩金#而告之曰:‘我今於汝,甚大歡喜。汝今於我,欲求何願?皆悉當與。’圓滿答曰:‘王若歡喜與我願者,願住王國,不被欺陵。’時,王卽便告大臣曰:‘自今已後,寧可制約諸王子等,不應制約此之圓滿。’圓滿辭王出已。時,彼城中,有諸商人,聞有五百商客,從海而來至輸波勒迦城。諸商人等共爲議曰:‘此商客至,我等諸人須共交易,不得於中,獨爲貨買。其中商人報曰:‘圓滿亦須喚議。’亦有言曰:‘圓滿今者,貧匱無物,何須喚耶?’爾時,圓滿出城遊行,聞有五百商客,從海而來,安隱至此。聞已,卽便往商客處,問曰:‘汝等今者,將何貨來?’彼客答曰:‘我今所將如是如是等物。今竝在此。’圓滿報曰:‘若干等物其價如何?’商客答曰:‘商主汝今,何須更問此之價直?應自知之。’圓滿報曰:‘雖知如此,我今自買,不應自爲其價,任汝作價。我當買之。’彼諸商客所有貨物,摠自斷直十八億兩金圓滿報曰汝今且取三億兩金。物摠屬我,餘欠之金,貨了方付。’商客許之。卽將王處所得三億兩金,而以付之。所有財物卽自封印,捨之而去。時彼城中諸商人等,遣人往問有何貨物,彼商客曰:‘我今所有如是如是等物。’彼使報言:‘如是之物我等庫藏皆屬圓滿。’商客荅曰:‘隨汝庫藏物之多少,我今此物先已賣訖。’彼使問曰:‘先賣與誰?’商客答曰:‘賣與圓滿。’彼使報言:‘汝與圓滿應多得直。’商客答曰:‘圓滿所留定價之物,今在我所,我今設欲准彼定物,以爲其價,摠賣與汝。我今觀汝,亦不能辦。’彼使問曰:‘於圓滿所,先得何物?’商客答曰:‘得三億兩金。’彼使答曰:‘圓滿極偸兄弟之物。’作是語已,歸還入城,告商主曰:‘彼之貨物先已賣訖。’商主問曰:‘彼賣與誰?’使者答曰:‘賣與圓滿。’商主報言:‘彼與圓滿應多得物。’彼使荅曰:‘圓滿所留定價之物,准彼定物,摠賣與汝,亦不能辦#’商主問曰:‘圓滿所留是何等物。’彼使答曰:‘留三億兩金。’商主報曰:‘彼應極盜兄弟之物。’時,諸商主使人喚之,圓滿來已,而告之言:‘我等先共立制,不令獨往貨買,要令衆共作價,然後分之。因何汝今輒違衆制,而獨買之?’圓滿答曰:‘汝共立制,因何不報我兄弟耶?汝等應當堅護其制,非預我事。’是時,商主不察其理,責而罰之。徵其六十迦利沙波拏。于時,圓滿未及輸錢,遂曝圓滿於炎景中。是時,國王遣人伺察,遇見圓滿,被曝日中。因以白王,王勅使人,喚其商主,幷圓滿至,而問之曰:‘汝今何故,以其圓滿,曝於日中?’彼商主曰:‘大王,當知商主立制,要共交易,不許輒買。今者圓滿,以違衆制,是故罰之。’圓滿白言:‘大王,請問商主立制之日,報我知不,幷喚兄不。’商主答言:‘不報。’王告諸人:‘圓滿善說。’遂放而去。乃至爾時,輸波勒迦王須諸貨物,喚商主等而語之言:‘我今當須如是如是等物,汝今與我。’彼商主曰:‘大王,所須圓滿處有。’王言:‘圓滿我先有勅,施其安樂,爲此今者,不從彼索。汝等今者,可於圓滿處,求買將來。’時,彼商主遣人喚圓滿來。圓滿報曰:‘我不能去。’使還報已,是諸商主集圓滿處,至其門外。時,守門者報圓滿曰:‘諸商主等竝集門外,蹔欲相見。’圓滿高慢數日方出,商主見已,而告之曰:‘大商主,我今欲求如是如是等物。幸依本價,可以與我。’圓滿報曰:‘我是商主。本爲求利,若依本價,豈是商主?’彼人荅曰:‘大商主,我今當與一倍之利,可以與我。’圓滿念言:此諸商客竝來至此,應當敬重。已得倍價,應可與之。作此念已,尋卽與之。於貨物中,但賣十五億兩金之物。以還餘債,自外之物留在庫中。作是思念:猶如晨露,豈能盈瓮?當入大海,已求珍寶。爾時,商主圓滿卽便遣人,詣輸波勒迦城,擊鼓集衆,而唱是言:‘汝等城中諸商人等,今者當知圓滿商主欲往大海,以求珍寶。誰欲去者,共圓滿去。所往之處不須買道,津濟之處,不酬價直,得渡大海。諸樂去者,入海之物可將來此。’如是唱已,五百商人應入海物,竝將來至。時,彼圓滿商主共諸商人,發吉祥願已,五百商人圍遶圓滿,而入大海,多獲財寶,安隱而還。如是六度入海,皆悉安隱。名稱遠聞,乃至室羅伐,有諸商人,將多貨物來入輸波勒迦城。旣止息已,往圓滿處,而白之言:‘商主,我等亦欲入於大海。’答曰:‘汝等曾聞六度入海,得安隱還。更可入不?’諸人報曰:‘我等遠來,仰託仁者,安隱入海。仁若不去,我豈敢裁?時,彼圓滿聞此語已,而作是念:我今雖不求物,爲利彼故,應當入海。作是念已,卽與商人,共入大海。彼諸商人晝夜常誦嗢拖南頌、諸上座頌、世羅尼頌、牟尼之頌、衆義經等,以妙音聲,淸朗而誦。圓滿聞已,而問言曰:‘汝等善能歌詠。’諸商答曰:‘商主,此非歌詠。’圓滿問曰:‘是何言辭?’商人報曰:‘是佛所說。’圓滿先未曾聞有佛法名,今日得聞,身毛皆豎,深生信心,卽問商人:‘何者是佛?’答言:‘有沙門喬答摩,從釋迦種,剃除鬚髮,被著袈裟,正信出家,捐棄國邑,處於山林,得成無上正等菩提。此名爲佛。’復問彼曰:‘佛於今者,住在何處?’答曰:‘今在室羅伐城逝多林給孤獨園。’圓滿聞已,繫念在心,與諸商人,安隱而還。時,兄安樂作是思念:我弟圓滿涉海勞苦,可爲取妻。作是念已,而告之曰:‘汝今意樂豪富長者商主之家誰之子女?我於今者,爲汝娉之。’圓滿答言:‘我今不樂取其妻也。願兄聽我出家其兄報曰我昔貧乏何不出家,今饒財寶,豈欲出家?’圓滿答曰:‘貧乏之時,不可出家,今有財物,應可出家。’其兄知彼發心決定,便許言:‘定聽汝出家。’便答兄言:‘入大海者,多有險難,多諸憂惱,入者極多,迴者極少,必定不應更入大海。我所得者衆多財寶,皆由福力,亦不欺誑。其二、三兄所得財物,皆不淸淨。若我出後,兄二弟等,共兄同住,必勿應許。’如是言已,將一侍者,卽往室羅伐城,至一林中,於彼而住。遣使往報給孤獨長者:‘圓滿商主今在林中,欲得相見。’長者聞已,作是思惟:圓滿商主涉海勞倦,今旣陸路來此。問使者曰:‘圓滿今者,將幾許物來?’使者報言:‘唯我爲侍,無所將來。’時,彼長者復作是念:此是大福德人,不應趣爾入城。當以象馬、僕從,而迎取之。作是念已,卽將象馬,迎至家中,香水沐浴,設諸飮食,餠食旣竟,長者問言:‘商主,今者何故得來?’圓滿答曰:‘長者,我今欲於如來善說法律之中,出家受戒,而爲苾芻。’時,彼長者端身舒手,歎言:‘甚奇,希有。佛、法、僧寶出現世閒,仁能出家,復爲希有,多饒財寶眷屬廣大,捨而出家,更爲希有。’時,彼長者卽共商主,親往佛所。爾時,世尊與無量百千苾芻衆會說法,見給孤獨長者將圓滿商主來詣佛所,見已,告諸苾芻:‘此給孤獨長者將無價寶,以奉於我,於佛法中,度衆生寶,無過此也。’給孤獨長者與圓滿商主,頂禮世尊足已,退坐一面,而白佛言:‘此是圓滿商主,樂欲善說法中出家,得受近圓,成苾芻性。唯願世尊,令其出家,受於學處。’世尊爾時,默然許之。是時,世尊告圓滿商主:‘善來苾芻,汝應修行梵行。’世尊言已,圓滿卽時鬚髮自落,猶如七日先剃髮者,僧伽低衣自然著身,執持甁鉢,威儀具足,如百歲苾芻無異。爾時,世尊而說頌曰:世尊命善來 髮落衣鉢具 諸根咸寂定隨念意皆成。爾時,具壽圓滿頂禮佛足,退坐一面,白佛言:‘唯願世尊,爲我善說法要,令我從佛聞其法要,使我獨住於寂靜處,不復放逸,一心懃修,得安隱住。是故我今捨除家室,正信出家,剃除鬚髮,被服袈裟,修其梵行。於現法中,證獲通智,我生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不受後有。’作是語已,世尊告曰:‘善哉,善哉!如汝所請,得聞法要,乃至不受後有。是故圓滿,汝當諦聽,善思念之。我爲汝說。旣有眼識,了知於色,可愛光彩,是悅意事,與欲相應,令人愛著。如是諸欲苾芻見已,便起樂欲,讚歎愛著由此便生喜愛之心有喜愛已卽起貪心由貪心故與欲和合由喜貪相應故,遠離涅槃。圓滿旣有耳識,了知於聲,鼻識知香,舌識知味,身識知觸,心識知法,可愛光彩,廣說如上。乃至遠離涅槃。圓滿有眼,了知於色,可愛光彩是悅意事等,如前說者,能不染著,卽近涅槃。此要略法,我爲汝說,汝今意樂欲何所住?’圓滿答曰:‘我今聞佛要略法義,樂欲於彼輸那鉢羅得伽國而住。’佛告圓滿:‘住彼國,人多懷暴惡,兇麤獷戾,嗔恚惡罵。若彼人等,於汝惡罵、嗔恚、兇麤,於衆人中,陵辱誹謗,如此之事,汝意云何?’圓滿答曰:‘若彼罵時,乃至誹謗我,當作如是意:將彼人等,竝爲賢善,不以杖木、瓦石、拳腳等而打於我。’佛告圓滿:‘彼國人等極甚暴惡,兇麤獷戾,惡毒嗔恚,若當以木石等而打汝者,於意云何?’圓滿答曰:‘世尊,若彼國人以木石手等來打我時,當作是念:彼國人等極大賢善,不以刀劍,而害於我。’佛復告圓滿曰:‘其國人等極懷惡毒,兇暴獷戾,若以刀劍、木石而害汝者,汝意云何?’圓滿答曰:‘我當作如是意:彼諸人等極大賢善,雖以刀劍而害於我,不斷我命。’佛復告圓滿曰:‘其國人等甚懷惡毒,兇麤獷戾,若盡汝命,意復如何?’圓滿答曰:‘彼人若斷我命時,當如是念:有佛聲聞弟子,尚厭報身,受諸苦惱,心懷慚恥,以其刀毒,及以方便,而自斷命。彼國之人能斷我命,極爲賢善。乃能令我,離此穢身,自不勞苦。’爾時,佛告圓滿:‘善哉,善哉!汝今乃能成就意樂,柔和忍順,得住彼國。應當往彼。汝當度苦,亦應度他。汝當速得解脫,亦應解脫於人。汝當得安隱,應亦安隱於人。當得涅槃,應令他得涅槃。’然具壽圓滿聞佛說已,甚大歡喜,禮佛而去。爾時,具壽圓滿於逝多林給孤獨園,止宿而住。於晨朝時,著衣持鉢,入城乞食,飯食訖,攝持臥具,捨之而去。執持衣鉢,往詣輸那鉢羅得伽國,人閒遊行,至於城外,而便止宿。於晨朝時,著衣持鉢,入城乞食。逢一獵師,手持弓箭,而欲出城,肆行遊獵。見圓滿已,作如是言:‘我今欲行遊獵,見禿沙門,甚不吉祥。便卽張弓向圓滿處,急行欲射。圓滿見已,便卽褰衣,開示其腹,而報之言:‘賢首,可射其腹。’卽說頌曰:飛鳥在空鹿處林 爲求飮食被羅弶諸有鬪戰執刀劍 共相斬伐致滅亡。餓鬼飢渴苦所逼 求食鐵丸及洋銅我從夂遠由此腹 爲許輪迴受諸苦。時,彼獵師作如是念:此出家人修習忍辱,今已成就。我豈當害如此人耶?卽生信心。于時,具壽圓滿爲說妙法,遂令歸依三寶,受五學處。當此之時,別有五百男子,爲鄔波索迦,五百女人爲鄔波斯迦,於彼城中,造五百毘訶羅,幷給無量繩牀、木牀、大小臥具。圓滿卽於彼,住三月夏安居。三月滿已,於此身中,斷諸煩惱,證阿羅漢果,三明、六通,具八解脫,得如實知,我生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不受後有,心無障㝵,如手撝空,刀割、香塗,愛憎平等,觀金與土,等無有異,於諸名利,無不棄捨。釋、梵、諸天悉皆恭敬,乃至異時,大兄木耳璫婆羅門先有弟兩人,受用資財,竝皆散盡。時,彼二、弟詣兄白曰:‘彼無相者,眞是寒窮,今於我家,已出離去,我等兄弟宜復同居,和合而住。’時木耳璫問其弟曰:‘誰是無相?’二弟答曰:‘彼圓滿是。’兄又報曰:‘此是勝德,如何無相?然於我家,是勝相出,非是寒窮無相也。’于時,二弟復白兄曰:‘從彼圓滿,有相無相今旣去已。我但和合一處而住。兄又報曰:‘汝所獲財,悉皆非法,我所得財,竝是如法。然我不共汝等同居。’二弟又曰:‘由彼婢子,入於大海,往來經求獲得財寶,皆將與兄,兄得他財,遂生讚歎,毀辱我等,兄有何力,能入大海,求覓珍財?’兄聞弟語,便生恚慢,復作是念:我今更去,入大海中,卽乘大、舩,往趣寶所,暴風卒至,飄其舩舶,到一洲所,於其山上,皆是牛頭栴檀。時諸商人,更相謂曰:‘我等昔聞牛頭栴檀,今始得見。是妙水精,大自在藥叉之所守護。于時,藥叉不在,仁可齋心,急須斬伐。時,以五百具斧,一時斫截。時有藥叉,名曰作喜。見商人等,以將諸斧,斬伐其林。時彼見已,卽往大自在藥叉處,報言:‘神主,栴檀林中,有五百人斬伐其樹。仁可知之。’時大藥叉衆事了已,遂懷忿怒,以其神力,放大猛風,身亦隨去,至彼洲所。于時,舩師見其風至,告舩人曰:‘君等當知昔聞黑風,今此風是實難遭遇,須作思惟,善爲方便。彼商人等聞已,怖懼身毛皆豎,各念本所事天,而說頌言:自在水風神 帝釋天仙等 龍王藥叉衆阿素洛等神。 我今遭此厄 唯願彼諸尊極爲大恐怖 救我此危厄。 或別求帝釋或禮大梵天 自在地樹神 諸能救護者我今遭鬼風 唯願見救護。時,彼木璫默然而住,不念天神。時,商主等而問之言:‘我等極遭厄難,苦將逼切,何故默然而住?’答曰:‘我弟昔云入大海者,皆極勞苦,多諸過患,由貪醉故,入海者多,得還者少,必勿入海。我違弟語,入於大海,今遭此厄。當何所作?’諸商人曰:‘汝弟是何人也?’答曰:‘卽圓滿是。’商人曰:‘彼圓滿聖者,是大福德之人。汝等當歸依彼。’時商人等皆一心同聲南無聖者圓滿,南無聖者圓滿。時,有天女,先於具壽圓滿處,起信敬心,見彼商人齋意迴向,詣圓滿處,到已,白言:‘聖者,仁之大兄極受苦惱,應當存念。’圓滿聞此語已,便生憶念,入如是定。由定力故,從輸那鉢羅得伽,人閒隱沒,卽至海中,於大兄舩檣竿上坐。是時黑風便卽迴去,如蘇迷盧之所障蔽。時,大自在藥叉卽作是念:昔來所有舩舶,皆被黑風,所漂,破壞滅沒。今此黑風,何故卻迴,如蘇迷盧遮截,不能損壞?時,彼藥叉處處觀察,遂見具壽圓滿,於舩檣竿之上,結跏趺坐。藥叉見已,便卽告曰:‘聖者圓滿,何故惱我?’圓滿報曰:‘上首,我何惱汝?若我不獲諸功德者,必殞我兄,空留其名。大自在藥叉告曰:‘聖者,此牛頭栴檀林,我爲金輪聖王,守護。’圓滿報曰:‘上首,汝意云何?佛與輪王,孰爲尊貴?’藥叉問曰:‘聖者,世尊今可出世耶?’圓滿答曰:‘今已出世。’藥叉報曰:‘若如是者,舩舶未滿,當任重載。’時,彼商人先被恐怖,命將欲盡。今聞此語,忽然蘇息。彼商人等旣得安隱,遂於圓滿聖者,起尊重心。其商人等卽取牛頭栴檀,滿舩而去。至輸那鉢羅得伽城,到已,圓滿白兄曰:‘若遭海難,稱其名號。由彼念力,安隱還者,其所得物,皆合屬彼。兄,今可取雜寶物等,與諸商人。我今以此牛頭栴檀,爲佛造作栴檀精舍。彼兄便卽取其寶物,分與商人,其牛頭栴檀圓滿欲爲佛建立精舍,卽召集巧工,平論價直:‘汝等工匠爲日取錢五百,爲欲日取牛頭栴檀末一撮耶?’巧工答曰:‘我等願欲日取一撮牛頭栴檀香末。’平議旣定,卽便起造。不經多日,精舍成就。付工匠已,餘殘檀札及以碎末,相和硏已,用塗精舍。其圓滿兄弟,先相嫌恨,皆令和順,便作是言:‘今可奉請如來及諸弟子。’兄等問曰:‘圓滿聖者,如來世尊今在何處?’聖者答言:‘在室羅伐城。’又問:‘此城爲近遠耶?’圓滿答曰:‘可百餘里。’兄等報曰:‘我等且欲見本國王,啓請聽不?’聖者報曰:任意諮問。’時,彼兄等往至王所,白言:‘大王,我等今欲請佛及僧,而設供養,願王聽許,助我營辦。’王言:‘隨意當作,助汝辦供。’是時,圓滿昇高樓上,雙膝著地,遙望逝多林園,燒香散花,以金甁水而作潔淨,遙申啓請,而說頌言:淨戒妙智慧 能知歸命者 善鑑無依護願受我微請。說是頌已,由佛神力,其所散花,合成一蓋,直至逝多林所在虛空中住。佛頂上其所燒香,由佛神力,於虛空中,如雲重合,金甁注水,由佛神力,如吠琉璃棒。具壽阿難陁見此祥瑞,合掌恭敬,而白佛言:‘今此祥瑞,必應請佛及苾芻僧。我今不知從何處來。’佛言:‘阿難陁,從輸波勒城來。’又白佛言:‘彼城去此近遠?’佛言:‘可百餘里。汝往將籌,告諸苾芻:明日若能受彼輸波勒迦城圓滿請者,當受此籌。’阿難陁答言:‘如是。世尊,卽便取籌,於佛前而立,以次行之。佛自取籌,及諸長老苾芻,亦受籌已。’爾時,具壽盆枕圓滿長老亦在其中,欲取其籌。時,阿難陁爲圓滿,而說頌曰:具壽汝當知 今非薩羅主 亦非蘇達家及鹿母夫人 而設於飮食 從此百餘里輸波勒迦城 得通者當往 汝應嘿然住時,彼長老圓滿,有大智慧,不修神通,而作是念:我雖斷諸煩惱,不修神通,同諸外道,所有神通。作是念已,卽便發大精進,獲得神通。時,阿難陁行籌至第三長老,未受籌頃,時,彼盆枕圓滿以神通力,引手取籌,而說頌曰:不以顏貌獲神通 亦匪多聞及詞辯但由寂靜戒慧力 身雖老病亦能證。是時,世尊告諸苾芻曰:‘此盆枕圓滿,於我苾芻聲聞衆中,最爲上首,能以神通#受籌,莫過此也。應可先與。所謂上坐盆枕圓滿,因行籌,次便證六通。是時,佛告具壽阿難陁曰:‘汝可宜應告諸苾芻:我先有說,汝等諸苾芻所作善事,應可覆藏,所作惡事,應可發露。今彼城中,多有諸外道輩。是故汝等應現神通,往詣彼城,受圓滿食。’阿難陁白佛言:‘如是,世尊#’旣受教已,告諸苾芻言:‘世尊,有教,我先令諸苾芻所有善事,應當覆藏,所有惡事,應當發露。今彼城中,多諸外道。是故汝等往彼城內,應現神通。’時彼國王,於其城內,掃除糞穢,以栴檀香水,而以灑地,於寶香爐,燒諸妙香,懸諸幡蓋,散諸色花,周帀莊嚴,廁飾其城。於其城中,有十八門。其王有十七子,一一門外,嚴諸供具,王及群臣在於大門,列諸騎從,以待世尊。其十七子於餘小門,以待世尊。時彼圓滿、木璫、鈆璫,亦在門外,乃至佛令差五授事,以神通力,先到其舍,何者爲五?一者知其菜事,二者知其器物,三者知其食草,四者知其淨水,五者知其熟食。王見五人從空而至。問圓滿曰:‘此是世尊以不?’圓滿報曰:‘此是五授事人,來此撿挍。所謂知菜等,乃至熟食。世尊未至,先現種種無量神通。諸長老等亦皆未至。’王復問曰:‘聖者圓滿,世尊何故未來?’答曰:‘且令撿挍者來。世尊後至。’爾時,有別鄔波索迦,而說頌曰:師子虎象及龍牛 以諸寶物嚴其坐或有寶帳及寶山 寶樹妙車皆雜飾。或有乘雲在空裏 放大光彩爲莊嚴以神通力處虛空 歡喜而來此城邑。或有從地而涌出 或有從空而入地或涌空中默然坐 觀此神變不思議。爾時,世尊於其戶外,洗兩足已,還入本房,敷設牀座,端身正念,跏趺而坐,擧足按地。是時,大地六種振動,所謂動、遍動、等遍動、乃至擊、遍擊、等遍擊、東涌、西沒、西涌、東沒、南涌、北沒、北涌、南沒、中涌、邊沒、邊涌、中沒。時,彼國王問圓滿曰:‘聖者,此是何相?’圓滿報曰:‘此是世尊於本房中,以足按地。因此大地六種振動。’是時,如來放金色光,由此光明,照於大地,皆如鎔金。王復見此希有之相,心生喜悅,問圓滿曰:‘聖者,此爲何事?’圓滿報曰:‘此是如來放金色光,由此大地皆作金色。’爾時,世尊旣自調伏,調伏圍遶,旣自寂靜,寂靜圍遶等,乃至廣說,與五百阿羅漢,往輸波勒迦城。時彼逝多林中,天女手持薄拘羅樹枝,隨逐世尊,在於背後,以蔭佛上。爾時,世尊知彼天女隨眠、根性、意樂,隨其所樂,爲說聖諦法,令彼天女,得聞法已,金剛智杵,摧壞二十種薩迦耶見、煩惱山峯,卽時證得預流果,乃至後時,有別異處#五百鄔波斯迦,遙見世尊,以三十二相八十種隨形好,威光晃耀,用莊嚴身,亦如千日光明#竝照,端正殊妙,猶如寶山。時,彼鄔波斯迦見世尊已,甚大歡喜。譬若有人,十二年中,勤修禪定,心生喜悅。應度衆生,見佛世尊,心生歡喜,倍劇於彼。亦如有人,無子得子,貧人得寶,凡人得王身,心歡悅樂,善根者初見佛時,心生歡喜,亦倍於彼。爾時,世尊知彼鄔波斯迦調伏時至,世尊卽於苾芻衆中,敷座而坐。時鄔波斯迦來詣佛所,頂禮雙足,退坐一面。爾時,世尊知彼隨眠、根性、意樂已,爲彼說四聖諦法,令彼鄔波斯迦,得聞法已,以金剛智杵,摧壞二十種薩迦耶見、煩惱山峯,卽便證得預流果,見四諦理。時,鄔波斯迦旣得果已,咸作是言:‘此皆是我世尊威力,令我獲得無上道果,見聖諦理。此之因緣,非我父母及以眷屬、國王、大臣、人、天、沙門、婆羅門等之所能作。復能令我,枯竭血海,摧壞骨山,閞閉惡趣,開其善趣,及涅槃門,建立天人得超生死。我等今者,歸佛、法、僧,受五支學,爲鄔波斯迦,作是言已,從坐而起,向佛合掌,頂禮佛足,白言:‘世尊,我等今時,修何事業而爲供養?’爾時,世尊以神變力,持佛髮爪,與鄔波斯迦。彼得髮爪,便立窣堵波。時,彼逝多林天神,便以百枝傘,插窣堵波中,白言,‘世尊,我常供養此塔。’作是言已,便依塔住。時,諸人等號爲宅神塔。或呼爲薄拘羅樹中心拄。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三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3권(ABC, K1389 v37, p.615b01-622b09)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4권


대당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점차로 유행(遊行)하시어 5백 명의 선인(仙人)들이 머무는 곳에 이르셨다. 그 주처(住處)에는 꽃과 과일이 무성하여 먹고 마실 것이 충분하였다. 선인들도 그것들을 돌보거나 아까워하지 않아서 그곳에 오는 사람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마음대로 먹을 수 있었다.
세존께서는 그 선인을 조복할 때가 되었음을 아시고 그 선인이 사는 곳으로 가셨다. 그곳에 도착하고 나자 신통력 때문에 그 선인이 가지고 있던 꽃과 과일이 모두 떨어지게 되었고, 맑고 맛좋던 샘물도 모두 고갈되었으며, 아름다운 꽃과 부드러운 풀들은 시들어 검게 변했으며 앉아 있던 걸상이 저절로 부러져서 내려앉았다. 이때 모든 선인들은 이 일을 보고 나서 손으로 뺨을 괴고 말없이 근심하고 있었다.
이때 세존께서는 선인들에게 말씀하셨다.
“무슨 까닭으로 근심스런 생각에 잠겨 있는가?”
선인들이 대답했다.
“성자시여, 양족존(兩足尊)이시며, 뛰어난 복전(福田)이신 당신께서 오셔서 저희들이 사는 곳을 이와 같은 모습으로 변하게 하셨기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선인들이여, 이번에 무슨 까닭으로 머물고 있는 곳의 숲과 나무에 꽃과 과일들이 없어지고 상하게 되었는가? 그대들은 지금 이 꽃과 나무들이 다시예전과 같이 되기를 바라는가?”
선인들이 대답하였다.
“저희들은 예전과 같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곧 신통력을 거두시어 그 꽃과 과일들을 다시 무성하게 하셨다. 선인들은 참으로 희유하다는 생각을 하여 세존께 곧 귀의하여 믿는 마음이 생겨났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 선인들의 원하는 바와 번뇌의 종자를 아시고 근기에 맞게 법을 말씀하셨다. 5백 명의 선인들은 설법을 듣고 나서 불환과(不還果)를 증득하였으며, 또한 신통을 얻었다.
선인들은 세존 앞에서 합장을 하고 공경하게 아뢰었다.
“저희들은 모두 여래께서 법률(法律)을 훌륭하게 말씀하시는 가운데로 출가하여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비구가 되어 범행(梵行)을 닦아 익히기를 원합니다.”
세존께서는 곧 이렇게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비구여, 범행을 닦도록 하여라.”
이와 같이 말씀을 하시고 나니 5백 명의 모든 선인들은 머리카락과 수염이 저절로 떨어졌고, 가사가 몸에 입혀졌으며, 물병과 발우가 손에 쥐어졌으며, 위의(威儀)가 가지런하게 되었으며, 나이가 백 살이 된 비구와 같이 되어 게송을 읊었다.

세존께서 잘 왔노라 말씀하시니
머리카락이 저절로 떨어지고 의발(衣鉢)은 갖추어졌네.
모든 근(根)이 다 같이 적정(寂定)해지니
생각 따라 모든 것이 이루어지도다.

그때 모든 선인 비구들은 부지런히 정진을 한 까닭에 아라한과를 증득하여 3세(世)를 싫어하게 되고 금을 보는 것이 흙을 보는 것과 같아서 아무런 차이도 없게 되었으며, 눈으로 법계(法界)를 관하는 것이 마치 손바닥 안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았으며, 칼로 자기의 몸을 베거나 향을 바르거나 간에 똑같아서 아무런 차이가 없게 되었으며, 지혜의 칼로 생사의 껍질을 깨뜨리고, 3(明)과 6통(通)을 얻었으며, 8해탈(解脫)을 구족하였으며, 변재(辯才)가 뛰어나 걸림이 없었으며, 모든 이익과 재물과 공양에 탐착하고 애착하는 것을 모두 버리고 떠나게 되었으니 제석(帝輝)과 범천(梵天), 모든 천(天)들이 다 같이 와서 공양을 드리게 되었다.
이때에 여러 선인들의 교수사(敎授師)였던 사람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선인(仙人)의 모습을 하고서 세상 사람들을 속이고 미혹시켜 3악도에 떨어뜨렸으니, 저는 먼저 그들을 조복시키고 난 뒤에 출가하겠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선인으로서 출가한 5백 비구들과 더불어 반달 모양으로 함께 신통력으로 허공에 올라서 길을 떠나 점차 저산(杵山)에 이르러 박구라(薄拘羅) 선인이 머무는 곳에 멈추시고 편안히 머무르셨다.
이때 그 선인은 세존께서 서른두 가지 대장부의 상(相)과 여든 가지의 미묘한 상호를 갖추어 그것으로 스스로를 장엄하시고, 1심(尋)1)이 되는 원광(圓光)은 천 개의 해보다 더 밝아서 마치 보배로 된 산과 같은 것이 단정하고 엄숙하게 주위를 둘러싸고 있음을 멀리서 보았다.
선인은 부처님을 뵙자마자 곧 부처님 계신 곳에 귀의하여 믿는 마음이 생겨서 곧 이렇게 생각했다.
‘빨리 산을 내려가 세존을 뵙고 가까이하고 싶구나. 그러나 여래께서는 이미 과거에 당신 자신과 남을 조복하여 마치셨는데, 내가 지금 어떻게 산에서 내려가 세존 계시는 곳에 갈 수 있을 것인가.’
이때 그 선인은 몸을 내던져서 내려왔는데 모든 부처님의 상법(常法)에는 끝내 생각하기를 잊지 않으시는 법이어서, 그 선인이 몸을 내던져서 내려오는 것을 보시고는 신통력으로 선인을 가까이에 맞아들이셨다.
세존께서는 그 선인이 바라는 것과 번뇌의 종자[隨眠]를 아시고 근기에 상응되게 법을 말씀하시니, 그는 법을 듣고 나서 불래과(不來果)를 증득하여 신통을 성취하고는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훌륭한 법을 말씀하시는 가운데로 출가하여 비구가 되어서 여래께서 계신 곳에서 언제나 범행(梵行)을 닦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그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비구여, 마땅히 범행을 닦아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을 하시니 그 선인의 수염과 머리카락이 저절로 떨어졌으며, 가사가 몸에 입혀지고, 물병과 발우가 손에 쥐어지고, 위의가 가지런해졌다.……(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음)……곧 게송을 읊었다.

세존께서 잘 왔노라 말씀하시니
머리카락은 저절로 떨어지고 의발(衣鉢)은 갖추어졌네.
모든 근(根)이 다 같이 적정(寂定)해지니
생각 따라 모든 것이 이루어지도다.

그때 여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비구는 나의 대중 가운데에서 가장 상수(上首)가 되니 성문(聲聞) 가운데에서 믿고 이해하는 것 또한 상수가 된다. 나무껍질로 만든 옷을 입은 비구가 바로 그이다.”
이때에 세존께서는 천 명의 비구들에게 둘러싸여 갖가지의 신통변화를 지으시며 소파라성(蘇波羅城)에 이르셨다.
세존께서는 곧 이렇게 생각하셨다.
‘내가 만약에 문으로 들어간다면 여러 제자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 걱정이 되니, 마땅히 신통력으로 허공으로 들어가야겠구나.
이렇게 생각하시고는 곧 신통력으로 허공에서 내려가셔서 소파라성 안으로 들어가셨다. 이때에 그 나라의 왕과 구수 원만과 목이당(木耳璫)ㆍ동이당(銅耳璫)ㆍ석이당(錫耳璫)과 아울러 저 열일곱 명의 왕자들과 각각 그들을 시중 드는 사람들과 무량 백천의 백성들은 모두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갔다.
세존께서는 모든 대중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서 전단만궁전(栴檀鬘宮殿)이 있는 곳에 도착하시자, 대중들 앞에서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전단궁전에 이미 들어가셨는데, 이때의 대중에게는 세존이 보이지 않자 마침내 전단궁전을 부수려고 하였다.
이때 세존께서는 이 일에 대하여 생각하셨다.
‘이 궁전이 부서진다면 이 시주(施主)의 복덕이 없어지게 되니, 내가 이제 마땅히 신통의 힘으로써 이 궁전을 수정(水精)으로 변하게 해야겠다.’
그리하여 이 궁전의 안과 밖이 밝게 통하게 되니, 모두가 여래를 뵙게 되었다. 여래께서는 그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번뇌의 종자와 성품과 행실에 따라 근기에 맞게 법을 말씀하셨다. 무량 백천의 중생들은 법을 듣고 크게 수승함을 증득하였으니, 해탈선근분(解脫善根分)을 낸 사람도 있었고, 흑은 지혜분(智慧分)에 들어간 사람도 있었으며, 흑은 예류과(預流果)ㆍ일래과(一來果)ㆍ불환과(不還果)ㆍ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한 사람도 있었고, 혹은 성문보리심(聲聞菩提心)을 일으킨 사람도 있었으며, 혹은 독각보리심(獨覺菩提心)을 일으킨 사람도 있었고, 흑은 무상정등각심(無上正等覺心)을 일으킨 사람도 있었다.
모든 중생들은 여래 계신 곳에서 한마음으로 공경하여 정법(正法) 듣기를 좋아하였으며, 비구 승가에 상수가 되어 말없이 묵묵히 머무르고 있었다.
그때 목이당(木耳璫) 등 형제 세 사람은 갖가지로 마련하여 앉을 자리를 엄숙하게 설치하고 나서 심부름하는 사람을 보내 부처님께 아뢰게 하였다.
“이제 때가 되려고 하며 음식이 이미 마련되었으니, 세존께서는 때를 아시고 일찍 오시기 바랍니다.”
그때 큰 바다 가운데에는 흑자(黑者)용왕과 교담마(憍曇摩)용왕이 있었는데, 두 용은 곧 이렇게 생각했다.
‘세존께서 지금 소파라성(蘇波羅城)에서 묘법(妙法)을 자세히 말씀하고 계시니, 지금 속히 가서 부처님의 설법을 들어야겠다.’
용왕은 각각 5백의 권속들과 함께 용의 위력(威力)으로써 5백의 흐르는 강으로 화현(化現)하여 함께 소파라성이 있는 곳으로 나아갔다.
이때 여래께서는 곧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두 용왕이 소파라성으로 온다면 이 국경을 모두 무너지게 만들 것이다.’
세존께서는 목련(目連)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먼저 빨리 식사를 하여라. 무슨 까닭인가? 목련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다섯 가지의 급한 사연이 있는 경우에는 마땅히 먼저 먹도록 해야 하니, 무엇이 다섯 가지의 경우인가? 첫째는 먼 곳으로부터 오는 경우이며, 둘째는 먼 곳에 도달하고자 하는 경우이며, 셋째는 병든 사람이 있는 경우이며, 넷째는 병든 사람을 간호하기 위한 경우이며, 다섯째는 수사지인(授事之人)인 경우이다. 이 인연 때문에 너로 하여금 먼저 먹게 하는 것이다.”
세존께서는 먼저 목련에게 음식을 주게 하시고, 빨리 용왕의 처소로 가셨다.
그곳에 도착하시자 용왕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마땅히 소파라성을 사랑하는 생각을 가져 파괴하지 말아야 한다.”
용왕이 아뢰었다.
“저희들은 선한 마음으로 가려는 것입니다. 하찮은 개미의 무리라도 해치려 하지 않는데, 하물며 소파라성과 유정(有情)들을 상하게 하겠습니까?”
그때 용왕이 부처님 계신 곳으로 오니, 세존께서는 용왕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그와 같이 말을 하도록 하라.”
그들은 설법을 듣고 나서 불ㆍ법ㆍ승에 귀의하고 5계(戒)를 받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들이 삼보에 귀의하고 5계를 받고 나서야 비로소 공양하는 곳으로 가셨다. 이때에 용왕들은 와서 부처님께서 공양 드시는 것을 보자 각자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내가 먼저 올리는 음식을 받으시고, 내가 먼저 드리는 물을 받으시면 좋겠구나.’
세존께서는 생각하셨다.
‘내가 만약 어느 한 용의 물을 받게 된다면 나머지의 용들도 헤아릴 수 없이 많으니, 마땅히 방편을 쓰도록 해야겠구나.’
그리고 곧 목련을 불러 그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5백 용왕들이 각각 나에게 물을 보시하려 하니, 하나하나 별도로 받을 수가 없구나. 네가 발우를 가지고 한 발우의 물을 떠 가지고 오너라.”
목련은 명을 받고 곧 물을 떠 가지고 와서 그것을 부처님께 바쳤다. 부처님께서는 곧 받아서 그것을 마셨다.
구수 목련은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세존께서 일찍이 말씀하시기를, 부모님께서는 자식을 위해 능히 하기 어려운 일을 하시고, 젖을 먹여 길러 주시며, 갖가지의 섬부주(贍部洲)의 일들을 가르쳐서 알게 하시니, 가령 어떤 사람이 한쪽 어깨에는 아버지를 메고 한쪽 어깨에는 어머니를 메고서 백 년을 지낸다 하더라도 오히려 부모님의 은혜를 갚을 수가 없으며, 또한 대지의 온갖 보배와 장신구로 부모님을 봉양하더라도 부모님의 은혜를 갚을 수 없으며, 부모님을 진심으로 존경하는 것이 되지 못한다. 만약 부모님께서 삼보를 믿지 않으시거든 점차 삼보를 믿게 해 드려야 은혜를 갚는 것이 되며, 만약 부모님께서 일찍이 계행(戒行)을 지키지 않으셨다면 능히 점차 계율을 지킬 수 있도록 해 드리고, 만약 부모님께서 물건을 아끼고 남에게 보시를 하지 않거든 기꺼이 보시를 할 수 있게 해 드리며, 만약 부모님께서 지혜가 없거든 지혜를 갖도록 해 드리는 등 이와 같은 일이라야 은혜를 갚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하셨다.’
목련은 그와 같이 생각하고 나서 다시 생각하였다.
‘부처님께서 전에 말씀하신 바와 같은 일을 내가 아직 일찍이 한 일이 없구나.’
그리고는 바로 정(定)에 들어서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어느 곳에 태어났는지 관찰하였다. 목련은 천안(天眼)으로써 자신의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마리지세계(摩利支世界)에 태어나신 것을 보았다.
목련은 보고 나서 생각하였다.
‘누가 능히 그곳에 가서 법으로써 교화할 수 있을까?’
다시 스스로 생각하였다.
‘오직 부처님께서만이 능히 하실 수 있고, 다른 이는 할 수가 없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세존 계신 곳으로 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모님께서는 자식에게 하기 어려운 일을 능히 해 주십니다. 저의 어머니께서는 지금 마리지세계에 태어나셨는데, 그 세계에 가서 교화를 해 드릴 수 있는 사람이 달리 없습니다. 원하건대 세존께서 가르쳐 인도하여 주십시오.”
세존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누구의 신통력으로 그 세계에 가겠느냐?”
“원하건대 크신 자비로써 저에게 가피를 내리시어 저의 신통력으로써 부처님 세존과 함께 그 세계에 가게 해 주십시오.”
이에 대목건련(大目乾連)은 자신의 신통력으로 부처님 세존과 함께 그의 한 발을 옮기는 것이 하나의 세계와 하나의 미로산(迷盧山)을 건너는 위력(威力)으로 7일이 걸려서 그 세계에 도착하였다.
목련의 어머니는 목련이 먼 곳으로부터 오는 것을 보고 말했다.
“오래도록 너를 보지 못하였는데 어떻게 올 수 있었느냐?”
이때 마리지세계의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나서 서로가 번갈아가며 말했다.
“이 여인은 나이가 어린데 어찌하여 자식은 늙었을까?”
목련이 그들에게 말했다.
“이분은 나를 길러 주셨습니다. 이분은 나를 낳아 주신 어머니이십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목련의 모친이 하고자 하는 바와 번뇌의 종자와 종성(種塗)을 아시고, 곧바로 그녀에게 4진제(眞諦)의 이치를 말씀하셔서 그녀로 하여금 깨닫게 하셨다. 그녀는 듣고 나서 법을 얻어 깨닫고 예류과(預流果)를 얻어서 금강지저(金剛智杵)로써 20가지의 살가야산(薩迦耶山)을 꺾어서 없앴다. 그리고 몸뚱이가 있다고 하는 견해[有身見]를 부수고, 도리를 깨달아 증득함으로 말미암아 모든 삿된 견해를 부수어, 그 자리에서 세 가지의 인연에 대하여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저를 이익되게 하셨으니, 이 이익은 부모나 국왕이나 천신(天神)의 권속들이나 또한 사문이나 바라문 등이 능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이것은 부처님께서 하시는 바로써 능히 혈해(血海)를 마르게 하실 수 있으시며, 능히 골산(骨山)을 깨뜨릴 수 있으시며, 악취(惡趣)의 문을 닫으시고, 열반의 길을 열어 보이시며, 인천(人天)의 업(業)을 건립하시는 바입니다.”
그리고 곧 게송을 읊었다.
세존께서는 위력(威力)을 갖고 계시는 까닭에
악취(惡趣)에 나아가는 길을 걸어 닫으시고
악도(惡道)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으니
열반(涅槃)에 이르는 문을 열어 보이셨도다.

세존께서는 모든 허물을 제거하셨으니
능히 지혜의 눈을 생기게 하시며
청정한 근원에 도달하게 하시며
이 고통 바다의 언덕을 뛰어넘게 하셨네.

세존께서는 인천(人天)의 스승이시라
늙고 병들며 죽는 고통을 잘 제거하시네.
백천 세(世)라도 만나 뵙기 어렵거늘
이제 만나 뵙고 이 과(果)를 증득하였네.

이렇게 게송을 읊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불ㆍ법ㆍ승 삼보에 귀의하여 우바이가 되겠습니다. 더 나아가 목숨이 다하도록 저는 언제나 귀의하겠습니다. 이제 부처님과 목련에게 공양을 드리고자 합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청을 받아들이셨다. 그 여인은 부처님께 음식을 받들어 올렸다. 부처님께서는 목련으로 하여금 그 여인에게서 갖가지 음식을 받게 하시고는, 음식을 드신 뒤에 의발(衣鉢)을 거두시고 발을 씻으시고 나서 몸을 단정히 하고 앉으셨다. 그 여인은 작은 방석(坐具)을 가져다가 부처님께 나아가 앉았으니, 법을 듣고자 함이었다. 세존께서는 곧 법을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는 목련으로 하여금 발우를 가져다가 씻게 하시고 발우를 다 씻고 나자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본토(本土)로 되돌아가도록 하라.”
목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누구의 신족(神足)으로 본토에 돌아갑니까?”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신력(神力)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을 하시자 곧 서다림에 이르렀다.
목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벌써 서다림에 이르렀으니 매우 희유합니다. 세존이시여, 지금의 이 신통(神通)을 무엇이라고 합니까?”
“이름하여 속념신통(速念神通)이라고 한다.”
목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전에는 모든 부처님의 깊고 깊으신 경계를 알지 못하였습니다. 만약 제가 그와 같은 깊고 깊은 경계를 전에 알았더라면 가령 하나하나의 참깨 알 가운데에서도 모두를 교화하여 무상정변지(無上正遍知)의 도리를 증득하게 하였을 것입니다. 저는 지금 이미 아라한과를 얻어서 번뇌를 소멸시켰으나 이러한 대보리행(大菩提行)을 얻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때 서다림에 있던 모든 비구 대중은 의심하는 마음을 내어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만 비구는 전에 무슨 업을 지었기에 아라한과를 속히 증득하였으며, 다시 무슨 업을 지었기에 귀족의 가문에 태어났으며, 무슨 업연(業緣)에 있었기에 계집종의 몸에서 태어났으며, 무슨 업보를 지었기에 모든 번뇌를 끊고 무생(無生)의 과(果)를 얻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원만 비구는 쌓은 습기와 지은 업으로 도의 자량(資糧)을 얻은 것이며, 연(緣)이 이와 같이 두루하여 표류하는 가운데 머무르면서도 결정각(決定覺)을 얻은 것이다. 원만 비구는 스스로 쌓고 익힌 업으로 스스로 그 과(果)를 얻은 것이니, 스스로 지은 업을 지계(地界)ㆍ화계(火界)ㆍ수계(水界)ㆍ풍계(風界)에서 받게 한 것이 아니다. 다만 몸으로써 그 과를 스스로 받은 것일 뿐, 또한 온계(蘊界)와 6입계(入界)에서 받은 것이 아니니, 지은 업이 성숙된 것이다. 게송으로 말한 것과 같다.”

가령 백 겁이 지난다 하더라도
지은 업은 없어지지 않나니
인(因)과 연(緣)이 모여서 만나게 되면
과보(果報)는 돌아와 스스로가 받는 것이로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에 이 현겁(賢劫) 가운데, 인간의 수명이 2만 살이던 때에 가섭파(迦葉波)부처님이 세상에 나타나셨다. 명행원만(明行圓滿)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께서는 바라닐사성(波羅痆斯城)에 머무셨다.
그때 원만은 그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에 출가하여 삼장에 두루 통하고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차례로 돌아가며 검사하는 일을 맡아보았다. 뒤에 한 아라한이 차례가 되어 물을 뿌리고 비로 쓰는 일을 맡게 되었다. 그는 곧 청소를 하였는데, 이미 청소를 하였는데도 먼지와 더러운 것들이 자꾸만 바람에 실려 와서 그 땅을 더럽혔다.
그 아라한은 이렇게 생각했다.
≺이제는 잠시 바람이 그치기를 기다렸다가 바람이 그친 뒤에 다시 청소를 해야겠다.≻
이때 원만 삼장은 땅에 먼지가 있는 것을 보고 그 아라한이 청소를 하지 않은 것으로 여기고는 성내는 마음을 내어 욕을 하였다.
‘지금 땅을 쓰는 일을 맡은 자는 어느 여자 하인의 자식인가?’
그 아라한이 그 말을 듣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그가 지금 나에게 성을 내고 있으니 지금 당장 그를 만나지 말고 우선은 가만히 있다가 나중에 이 일에 대해서 말해야겠다.≻
원만의 화가 누그러지고 나자 그 아라한은 곧 원만 삼장의 처소로 가서 그 에게 말했다.
‘당신께서는 제가 어떤 사람인 줄 알고 계십니까?’
원만이 그에게 말했다.
‘당신은 가섭파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에 출가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나도 마찬가지로 출가하였습니다.’
아라한이 말했다.
‘비록 같이 출가하기는 하였지만 출가의 업을 나는 이미 마쳐서 속박에서 벗어났는데 당신은 여전히 속박되어 있습니다. 당신은 입으로 착하지 못한 업을 지었으니, 마땅히 속히 허물을 뉘우쳐서 죄가 소멸되게 해야 합니다.’
원만 삼장은 이 말을 듣고 곧 뉘우친다고 말하였으나, 전에 지은 잘못으로 말미암아 마땅히 지옥에 떨어지게 되었고, 마침내 사람의 몸을 얻게 되고서도 계집종의 몸에 태어나게 되었으며, 뉘우쳤던 까닭에 지옥의 업은 소멸되었으나 5백 생 동안을 항상 여자 하인의 몸에 태어난 것이다. 이제 최후신(最後身)으로서 계집종의 태(胎)에 의탁하여 태어난 것은 이 때문이니, 숙세(宿世)의 인연과 익힌 업으로 부귀한 집안에 태어났으며 부지런히 승가의 일을 맡아보고 지혜를 독송하며 온(蘊)ㆍ계(界)ㆍ입(入)과 인연이 있는 처소와 인연처가 아닌 곳을 잘 아는 것이다. 이러한 업 때문에 나의 가르침 가운데 출가하여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를 증득하였던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순흑업(純黑業)을 지은 자는 순흑보(純黑報)를 받고 순백업(純白業)을 지은 자는 순백보(純白報)를 받는 것이며, 흑백업(黑白業)을 지은 자는 흑백(黑白)의 업보(業報)를 받는 것이니, 이러한 까닭에 비구는 순흑업과 잡업을 짓는 것을 마땅히 버려야 하고 순백업을 부지런히 닦아야 한다.”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여 마치시니, 모든 비구 등은 믿어 받아들이고 받들어 행하였다.
왕사성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때 왕사성 안에는 두 용왕이 항상 일정한 곳에 머물러 있었다. 그 두 용왕은 하나는 이름을 산(山)이라 하였고, 다른 하나는 이름을 묘(妙)라고 하였다. 두 용왕의 위덕력(威德力)으로 말미암아 항상 5백의 다른 연못이 있었고, 5백의 솟아나는 샘이 있었으며, 저수지와 호수에는 물이 일찍이 마르는 일이 없었으며, 비가 내리는 것이 때에 맞아서 조화롭고 충분하게 땅을 적셔 주어서 씨앗의 싹이 잘 트고 풍년이 들지 않는 해가 없었다. 이때 세존께서는 난타(難陀)용왕과 오파난타(鄔波難陀)용왕을 조복시키시니, 이 두 용왕은 언제나 묘고산(妙高山)에서 언덕으로 내려와 세존께 공양을 드렸다.
그때 산(山)과 묘(妙), 두 용왕은 이렇게 생각했다.
‘지금 우리는 어째서 이곳에 있으면서 일찍이 따라서 기뻐하지 않았단 말인가? 이것은 옳지 못한 것이니, 우리도 마땅히 세존 계신 곳에서 여러 가지로 공양을 올리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곧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하고 한쪽으로 물러나 앉았다. 세존께서는 이 두 용왕을 위하여 법답게 가르쳐 보이셨다. 두 용왕은 듣고 나서 곧 불ㆍ법ㆍ승에 귀의하고 곧 청정한 계율을 받았다. 계율을 받고 나자 몸과 수용하는 물건이 모두 저절로 늘어나게 되었다. 그 두 용왕은 나중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세존께서 계신 곳에서 삼보에 귀의하고 계율을 받아 지녔으니 몸과 수용하는 것들이 모두가 저절로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저희들이 큰 바다로 옮겨 거주하는 것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너희들은 항상 국왕과 성읍이 있는 곳에 의지하여 왔으니, 만약 지금 옮겨 간다면 마땅히 국왕에게 물어본 연후에 떠나도록 해야 한다.”
두 용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곧 이렇게 상의하였다.
“세존께서 우리가 큰 바다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시는 것이라면 마땅히 우리로 하여금 저 국왕에게 묻게 하지는 않으셨을 것이다.”
이렇게 의논을 하고 나서는 곧 떠나지 않고 그곳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그리하여 두 용왕은 떠나지 않고 머물러 있으면서 언제나 이렇게 행하였다.
즉 낮에는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와서 거사의 모습이 되고, 밤에 갈 때는 변하여 하늘사람의 몸이 되어서는 여러 궁전을 거느리고 몸을 따라서 행하며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공양 올렸다.
그때 빈비사라왕(頻毘娑羅王)은 찰리종(刹利種)으로서 교만하고 아만(我慢)이 높아서 항상 이렇게 행동하였다. 즉 만약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고자 할 때에는 좌우의 모시는 신하들로 하여금 먼저 부처님 계신 곳에 가서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게 하였으며, 왕이 오는 것을 보게 되면 일어서서 공경하게 하였다.
이때 왕을 모시는 신하가 곧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왕이 알리는 명령을 공포하다가 두 거사가 예전과 같이 그대로 단정하게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나서 곧 이렇게 생각했다.
‘이 두 거사는 국왕께 의지하여 살고 있는데, 왕께서 오시는 것을 보게 된다면 어찌 능히 일어서서 공경하지 않겠는가?’
사신은 되돌아가서 왕에게 말했다.
“대왕이시여, 저곳에 두 사람의 거사가 있는데, 임금님의 경계 안에 살면서 지금은 부처님의 앞에 앉아 있습니다.
왕은 생각했다.
‘그들이 어찌 나를 보고서 일어나 공경하지 않겠는가? 내가 지금 가 보아야겠다.’
왕은 곧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갔다.
이때 그 두 용왕은 멀리서 왕이 오는 것을 보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왕이 지금 오고 있는데, 저희들이 왕을 공경해야 합니까, 법을 공경해야 합니까?
“용왕이여, 법을 공경해야 한다. 일체의 모든 부처님께서는 모두 법을 공경하니, 마땅히 공양을 받을 만한 모든 자는 법을 공경해야 한다.”
이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과거의 모든 여래와
미래의 모든 여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들께서는
능히 많은 번뇌를 없애셨느니라.

현재에 허공 가운데를 행하는 자와
미래에 허공에 행할 자와
저 모든 정등각(正等覺)은
모두가 법을 공경한다.

이득이 되게 하려는 모든 사람과
성대한 덕을 좋아하는 사람은
마땅히 모두가 존중하는 마음을 내어
언제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생각하느니라.

이때 그 두 용왕은 이 말씀을 듣고 나서 곧 그대로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자 빈비사라왕은 곧 성을 내고 원망하는 마음을 내어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건대 바른 법을 보여 주십시오.”
그때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성을 내고 원망하면 청정한 마음이 없어지고
성을 내고 원망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게 되면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을
분명히 깨달아서 알 수 없나니

모든 성내고 원망하는 마음을 끊어버리고
청정하지 못한 소원을 제거하여
모든 해(害)와 독(毒)이 없어지면
그 자리에서 당장에 바른 법을 알 수 있느니라.

그때 빈비사라왕은 부처님의 게송을 듣고 나서 이렇게 생각했다.
‘이 두 거사 때문에 세존께서 나를 위하여 법을 말씀하시지 않는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돌아갔다.
왕은 문밖으로 나오자 신하에게 말했다.
“그 두 거사가 부처님께 하직인사를 드리고 물러나거든 네가 그에게, ‘나의 국경(國境) 안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하여라.”
이때 두 거사는 부처님의 두 발에 예배 올리고는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고 물러났는데, 왕의 신하로부터 왕의 뜻을 전달받았다.
“이제 왕의 명령에 따라서 왕의 국경 안에 머무르지 않겠습니다.”
두 거사는 함께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들은 항상 큰 바다에 들어가기를 원하였는데, 이제 왕의 말을 들으니 우리의 소원과 아주 꼭 들어맞는구나.’
거사의 모습을 하고 있던 용은 용의 위력(威力)으로 마침내 거세게 흐르는 물을 만들어 작은 구덩이를 넘치게 하고, 크고 작은 시내와 강에 이르게 하여 큰 바다에 들어갔다. 그 두 용왕은 큰 바다에 도착하고 나자 몸은 장대하여지고 여러 권속들이 많아졌다.
용왕이 바다로 들어갔기 때문에 왕사성에 있는 5백 개의 맑은 연못과 물이 솟아나던 샘과 방죽과 호수와 저수지와 늪이 점차로 고갈되고, 내리는 비도 시절과 맞지 않아 온갖 곡식들이 자라는 것이 모두 풍성하지 못하게 되니, 나날이 굶주림을 당하였고 비구들이 걸식을 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그때 빈비사라왕은 이 일을 당하고 나자 곧 이렇게 생각했다.
‘전에는 이 왕사성 국경 안에 두 용왕이 머물러 있어서 용왕의 위덕(威德)으로 샘과 저수지와 방죽과 연못이 모두 충분하게 흘러넘쳤으며, 비바람이 때에 맞아서 온갖 곡식들이 풍성하게 익었는데, 요즈음에는 어찌하여 모든 샘과 저수지 등이 점차 고갈되고 비와 바람도 때에 맞지 않고 5곡이 익지 않아서 나라 안에는 기근이 들고 비구들은 걸식을 하기가 어렵게 되었을까? 그 두 용왕이 금시조(金翅鳥)에게 잡아 먹혔거나, 혹은 스스로 죽었거나, 혹은 부리가 긴 새에게 물려갔거나, 흑은 두려움으로 다른 곳으로 도망간 것이 아닐까? 내가 이제 마땅히 세존께 가서 여쭈어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세존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의 두 발에 예배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합장을 하고, 이 일에 대하여 자세히 말씀드렸다.
그때 세존께서는 빈비사라왕에게 말씀하셨다.
“왕은 이제 아셔야 합니다. 그 두 용왕은 죽은 것도 아니고, 금시조에게 잡혀 먹힌 것도 아니고, 부리가 긴 새에게 물려간 것도 아니며, 또한 두려움 때문에 다른 곳으로 도망간 것도 아닙니다. 왕이 용왕을 옮겨가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왕이 말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일찍이 그 두 용왕을 본 것도 생각나지 않는데, 어찌 옮겨가게 하였겠습니까?”
“왕은 이제 잘 생각해서 기억이 나도록 해 보십시오. 대왕이여, 당신은 전 에 두 거사가 나의 설법하는 모임 가운데 있었던 것을 당신이 쫓아내어 당신의 나라에서 나가게 하였던 것을 생각하지 못합니까?”
왕이 말했다.
“그 일은 알고 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들은 산(山)과 묘(妙)라는 두 대용왕(大龍王)들이었습니다.”
왕이 말했다.
“세존이시여, 그 두 용왕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은 바다 가운데 있습니다.”
왕이 말했다.
“세존이시여, 저와 백성들이 반드시 손해를 당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스스로 허물을 뉘우쳐야만 왕과 백성들이 이 뒤에는 손해를 입지 않을 것입니다.”
왕이 말했다.
“그들이 큰 바다에 있으니, 어떻게 사과를 해야 합니까?”
“그 두 용왕이 매월 8일에는 거사의 모습이 되어 항상 나에게 와서 예배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오게 되면 내가 마땅히 모습을 드러내어 대왕이 두 용왕을 알아보게 할 것이니, 당신이 마땅히 뉘우쳐서 사과를 하도록 하십시오.”
“제가 그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려야 합니까, 예배 올리지 말아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만 손을 끌어당기고 말하기를, ‘용왕께서는 노여움을 참아 주십시오’라고 하면 됩니다.”
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오로지 그날만을 기다리며 용왕이 오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뒤에 그 두 용왕이 거사의 모습을 하고 부처님 계신 곳에 오자 왕도 조금 뒤에 도착하였다. 여래께서는 그때 방편으로 모양을 드러내시니, 빈비사라왕은 곧 손을 끌어당겨 두 용에게 말했다.
“노여움을 참으시고 이곳에 들어오셔서 머무시기 바랍니다.”
두 용이 대답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우리는 세존 계신 곳에서 귀의하여 계(戒)를 받은 이후로 몸과 수용하는 것들이 모두 매우 증장되었습니다. 이제 만약 이 마게타성(摩揭陀城)에 되돌아온다면 머무를 곳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 비록 백성들이 약간의 피해를 입게 되더라도 뒤에는 편안해질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나중에 손해를 당하지 않겠습니까?”
두 용이 대답했다.
“왕께서는 저희를 위하여 두 개의 궁전을 지으시고, 6개월마다 갖가지 공양구로 항상 공양을 차려 주십시오. 저희가 마땅히 권속들을 이곳에 머물게 해서 항상 옹호하게 하고 공양을 차리는 날에는 저희가 직접 오겠습니다.”
그 영승왕(影勝王)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두 용왕을 위하여 곧 궁전을 세웠다. 그리하여 두 용왕은 권속들을 머무르게 하여 항상 그 안에 있게 하고, 공양할 때가 되면 두 용왕은 항상 와서 공양을 받았다.
뒤의 다른 때에 그 용왕의 권속들은 모두가 교만한 마음이 생겨서 악한 용이 되어 마침내 비와 우박을 퍼부었다. 이때에 왕사성 안에 있는 한 바라문은 비와 우박을 내리게 하는 주술(呪術) 가운데에서 최고로 통달한 사람이었는데, 매번 점을 쳐서 우박이 내릴 구름이 일어나려고 하면 곧 그것들을 없애곤 하였다. 왕사성 사람들은 그들이 얻은 이익을 모두 그에게 나누어 주었다.
한편 남천축국(南天竺國)에도 한 바라문이 있었는데, 그도 비를 내리고 우박을 내리게 하는 주술을 하는 사람 가운데에서 또한 으뜸이었다. 그는 북천축국에 있는 파리가성(波利迦城)에 초군(超軍)이라는 왕이 바르게 교화하고 나라를 다스린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그 성 안에는 손타라(孫陀羅)용왕의 궁전이 있고 그 용의 위력과 용맹함을 견줄 만한 세력이 없다는 말을 듣고 그 주술사는 생각하기를, ‘내가 마땅히 그에게 가서 항복시켜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그 주술사는 점차 앞으로 나아가 왕사성에 있는 주술사의 집에 이르렀다. 그는 공중에 구름이 일어나서 우박을 내리려고 하는데, 예전에 머물던 주술사가 그것을 그치게 하지 못하고 다만 허둥지둥하며 왔다 갔다 하고만 있는 것을 보았다.
객(客)으로 온 주술사가 전부터 살고 있던 주술사의 아내에게 물었다.
“현녀(賢女)여, 당신의 남편은 주술사인데, 어찌하여 허둥지둥하며 왔다 갔다 하고만 있습니까?”
여인이 대답했다.
“선남자여, 우박구름이 너무나 성대하여 그치게 할 수 없습니다.”
객으로 온 주술사가 말했다.
“당신의 남편이 주술사로서 만약 그치게 할 수가 없다면 내가 마땅히 그치게 할 수 있습니다.”
주술사의 아내가 대답하였다.
“매우 좋습니다.”
그 객으로 온 주술사는 물을 조금 가져다가 주문을 외우고 허공에 뿌리니 그 구름은 곧 흩어졌다. 이때에 왕사성 안의 바라문 거사 등은 이 일이 매우 희유하다는 생각을 하고 모두 재화를 가져다가 전부터 있던 주술사에게 상으로 주면서 말하였다.
“왕사성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지극한 신심을 내어 상으로 드리는 재물이니 당신께서 모두 받으십시오.”
전에 있던 주술사가 말했다.
“무엇 때문에 재물을 주는 것입니까?”
사람들이 말했다.
“우박구름을 흩어지게 하였기 때문에 상으로 드리는 것입니다.
예전의 주술사가 말했다.
“나는 구름을 없애지 못하였는데 이 객으로 온 주술사가 모든 나쁜 구름을 흩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곧 재물을 가지고서 객으로 온 주술사에게 가서 함께 말했다.
“당신께서는 마땅히 이곳에 머물러 주십시오. 저희들이 모든 이익을 나누어서 당신께 공급해 드리겠습니다.”
객으로 온 주술사가 말했다.
“이제 당신들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그리고 곧 그곳에 살면서 떠나지 않았다. 객으로 온 주술사는 곧 주술법을 써서 사나운 구름을 제어하여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하였고, 우박구름은 마침내 그쳤다.
그 왕사성에 사는 바라문 거사들은 모두 이렇게 생각했다.
‘우리들의 복력(福力) 때문에 바람과 천둥과 우박구름이 다시는 닥치지 않는데, 무엇 때문에 우리의 이익은 그 주술사에게 나누어 줄 것인가?’
그리고 그에게 재물을 공급해 주지 않았다. 이때에 객으로 온 주술사는 곧 원망하는 마음을 품고 그 주법(呪法)을 거두어들이고 떠나가 버렸다.
뒤에 비와 우박이 내리자 성안의 사람들은 예전의 주술사에게로 가서 물었다.
“저 객으로 왔던 주술사는 지금 어느 곳에 있습니까?”
예전의 주술사가 대답했다.
“당신들이 그에게 이익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이미 떠나버렸습니다.”
사람들이 함께 말했다.
“만약 그가 다시 온다면 곧 우리에게 알려 주십시오.”
“그러겠습니다.”
그 떠도는 주술사는 점차 앞으로 나아가서 승군성(勝軍城)의 경계에 이르렀다. 그는 그 성에 도착하자 승군왕(勝軍王)을 뵙고 왕의 앞에서 공경하게 말했다.
“왕께서는 장수하시기를 바랍니다.”
말을 마치고 곧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께서는 아셔야 합니다. 왕의 영역 안에는 용왕이 있어서 이름을 손타라(孫陀羅)라고 하는데, 그 용의 용궁 안에는 훌륭한 묘약(妙藥)이 있어서 그것을 먹게 되면 빨리 힘을 얻게 됩니다. 왕께서는 저를 용궁에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약을 얻게 되면 곧 왕께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왕이 말했다.
“바라문이여, 그 용은 지극히 악독하니 거역하거나 건드리지 마십시오. 반드시 당신을 해칠 것입니다.”
주술사가 말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십시오. 저에게는 주력(呪力)이 있어서 온 섬부주가 그 손타라용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하더라도 굴복시킬 수 있으며, 저의 이름조차도 허물지 못하게 할 수 있는데, 하물며 하나의 손타라용이겠습니까? 대왕이시여, 왕의 나라 안에는 죄를 범하여 사형을 당하게 된 자가 있습니까?”
“있습니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그 용궁에 가서 저에게 용이 있는 곳을 가르쳐 주게 해 주십시오.”
승군왕은 곧 죄인을 불러서 주술사를 따라서 그 용궁으로 가서 그 용이 있는 곳을 살피게 하였다. 그때 죄인은 곧 왕의 명령을 받고 그 주술사와 함께 악한 용의 왕궁에 이르러 멀리서 용이 있는 곳을 살펴보고 말했다.
“저 나무숲의 서늘하고 조용한 곳에 용이 있습니다.”
주술사는 그것을 보고 나서 앞으로 가서 용궁에 이르러 그 용의 약을 가지고는 있는 힘을 다하여 돌아왔다. 그는 승군왕의 처소에 이르러 승군왕에게 약을 나누어 주고는 왕에게 하직인사를 하고 나라로 되돌아왔다.
왕사성에 이르자 예전의 주술사는 나그네 주술사가 도착한 것을 보고 곧 성안의 사람들에게 알려서 알게 하였다. 성안의 사람들은 각자 공급할 것을 가지고 와서 그에게 바치고 주술사에게 말했다.
“당신께서 이곳에 머무신다면 저희 모두가 공급을 해 드리겠습니다.”
나그네 주술사가 대답했다.
“당신들은 나를 속였으니 나는 이제 머무르지 않겠습니다.”
그 사람들은 은근(慇懃)하게 머무르기를 청하였고, 그는 간절하게 떠나기를 만류하는 것을 보고 곧 그곳에 머물렀다. 성안의 사람들은 더욱 대우를 잘 해 주었다.
그러나 사람이란 늘 그러하듯이 사랑이 무르익으면 시들해지고, 부자가 되면 교만해지고 방일해지는 법이어서 그는 자신과 같은 종성의 종족 가운데에서 여자를 데려다가 아내로 삼았다. 그리하여 오래지 않아 곧 한 아들을 낳으니 이름을 소산(小山)이라 하였고, 다시 딸을 하나 낳아서 이름을 전광(電光)이라 하였다. 바라문들은 주술사에게 부르는 이름을 지어 주어 손타라(孫陀羅)라고 부르고 그의 아내는 진박(震雹)이라고 불렀으며, 새로 맞아들인 며느리는 승륜뇌(勝輪惱)라고 불렀다. 이름이 지어지고 나자 모두들 기뻐하고 즐거워하였다.
그때 그 주술사는 곧 이렇게 생각했다.
‘만약 그들이 나에게 자주 우박을 그치게 시킨다면 매우 피곤해질 것이다. 법을 써서 한꺼번에 우레와 우박이 생기지 못하게 하여 영원히 일어나지 못하게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곧 금지하는 주술을 베풀어 그 우박과 비를 굴복시켜 영원히 내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때 왕사성의 사람들은 다시 상의하였다.
“우리들 스스로의 복력(福力)으로 말미암아 우박이 내리지 않는 것인데, 무엇하러 저 나그네 주술사에게 우리의 이익을 나누어 줄 것인가?”
이렇게 상의를 하고 나서는 곧 공급을 끊어버렸다. 나그네 주술사는 자신의 주술법만을 아껴서 자식을 가르치지도 않고, 즐기는 일에만 빠져 자기 스스로도 부지런히 익히지 않았으며, 가지고 있던 약은 한 번도 볕에 말리지 않아 모두 썩어버렸다. 뒤의 다른 때에 그 술법을 다스리려 하였으나 얼마 안 되어 잊어버리고 말았다. 주술사는 왕사성의 사람들에게 깊은 원한을 품고 그 허물을 찾아 틈을 노리면서 다른 학문을 하는 스승들에게 두루 물었다.
“어떤 방편을 써야 뜻에 맞는 방법을 얻겠습니까?”
다른 스승들은 불에 들어가면 얻게 될 것이라고도 하였고, 혹은 독약을 먹어 보라고도 하였으며, 혹은 스스로 높은 바위에서 떨어지라고도 하였고, 혹은 새끼줄로 목을 매어 나뭇가지에 매달려 보라고도 하였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방법은 모두가 목숨을 버리게 하는 것으로, 그 방법을 보여 주지는 못하는 것들이었다.
그 주술사는 점차 앞으로 나아가 죽림정사에 이르렀는데, 어느 비구를 보고 말했다.
“성자여, 어떤 방편을 써야 구하는 것이 뜻에 맞겠습니까?”
비구가 대답했다.
“당신은 세존 계신 곳에 출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주술사가 말했다.
“저로 하여금 그곳에서 무슨 일을 하게 하시려는 것입니까?”
“당신은 그곳에서 목숨이 다할 때까지 범행(梵行)을 닦아 익히고, 선(禪)에 뜻을 두고, 독송을 하여 부지런히 학문을 하고, 가르침에 의거하여 받들어 행하면 금생에 받은 몸으로 능히 모든 번뇌를 없앨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만약 나머지의 번뇌가 아직 다 없어지지 않더라도 몸은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으며, 마음에 구하는 것은 내세에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술사가 비구에게 말했다.
“성자여, 이 일은 하기가 어렵습니다.”
비구가 말했다.
“만약 할 수 없다면 다른 방편이 있습니다. 세존의 상수인 비구 대중에게 당신이 음식을 마련하여 공양하도록 청하면 됩니다.”
주술사가 말했다.
“이것 또한 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를 위하여 달리 방편을 베풀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비구가 말했다.
“당신은 4대성문(大聲聞)2)께 마음을 다하여 음식을 공양하되, 공양을 드릴 때에 곧 발원을 하게 되면 구하는 바를 모두 얻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4대성문께서는 마치 현병(賢甁)3)과 같으셔서 구하는 것이 있으면 모든 것을 마음에 맞게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일은 할 수 있습니다.”
그때 주술사는 곧 4대성문을 청하여 음식으로 공양해 드리고, 공양을 마치자 곧 발원을 하였다.
“저는 이 선근(善根)으로 손타라용왕이 자신의 용궁에서 죽게 되거든 저로 하여금 그 용궁에 태어나서 왕사성의 주술사와 성의 백성 모두에게 해를 끼치게 할 수 있게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의 아내가 남편에게 물었다.
“당신께서는 무슨 발원을 하셨습니까?”
“나는 이러이러한 발원을 했소.”
“그 발원은 매우 좋습니다. 저는 마땅히 당신의 아내로 태어나기를 바랍니다.”
그 주술사의 아들이 곧 아버지에게 말했다.
“저는 마땅히 아들이 되겠습니다.”
그의 딸이 말했다.
“저는 마땅히 딸이 되겠습니다.”
그 아들의 아내가 말했다.
“저도 또한 당신의 아내가 되겠습니다.”
그 주술사 등은 발원을 마치고 나서 자신들의 방으로 돌아가서 곧 잠이 들었다. 이때 다섯 가지 색의 구름이 일어나더니 큰 비가 내려 담장과 벽이 물 에 잠겨서 한꺼번에 무너졌다. 그때 주술사와 그 가족들은 한꺼번에 죽어서 원력 때문에 용궁에 태어났다. 그들은 전에 머물고 있던 손타라용왕을 몰아내고 스스로 6만이나 되는 권속들에 둘러싸여서 그 용궁에서 살았다. 그 주술사는 그로 인하여 손타라용왕이라 하였고, 그의 아내는 이름을 진박(震雹)이라 하였으며, 아들은 소산(小山)이라 불렀고, 딸은 전광(電光)이라고 하였으며, 며느리는 승륜(勝輪)이라고 하였다.
용의 법에서는 늘 그러하듯이 태어나자마자 곧바로 세 가지 전생 일을 깨달아 아는 것이어서, 무엇을 좇아 보(報)를 버리고 용궁에 태어났는가 하는 것은 모두 원력(願力)으로 말미암은 것이며, 무슨 발원으로 인하여 이곳에 태어났는가 하면 왕사성의 사람들을 해치려고 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 일로 말미암아 다시 생각하였다.
‘세상에 곡식의 싹이 터서 무성하게 되면 바로 그때에 곡식이 싹트는 것을 죽게 하는 것이 고통이 될 것인가? 아니면 아직 싹이 트지 않았을 때 죽게 하는 것이 고통이 될 것인가? 만약에 무성한 것을 죽게 만든다면 마땅히 더욱 심한 고통이 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권속들을 불러서 모두로 하여금 빨리 마갈타국(摩揭陀國)으로 가서 시원한 비를 내려 곡식의 싹이 트게 하도록 시켰다. 이 모든 용들이 명에 따라서 비를 내리니 모든 싹들이 무성해졌다. 이때에 손타라용왕은 6만의 용들과 함께 곧 마갈타국에 이르러 한꺼번에 우박을 내리게 하니, 마치 커다란 비리륵(毘梨勒) 열매가 곡식의 싹을 부러뜨린 것과 같이 되었다. 다시 큰비를 쏟아 부어 뿌리와 열매가 떠내려가니 모든 것이 없어져 버렸다.
그때 마갈타국의 사람들은 서로 말했다.
“이번의 이 용왕은 벼와 볏짚까지도 남겨 두지 않는구나.”
이로 인하여 용왕에게 이름을 지어 주어 부르기를 무도간(無稻稈)용왕이라고 하였다.
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藥事卷第四 濟大唐三藏義淨奉 制譯爾時,世尊漸復遊行,至五百仙人住處。時,彼住處華果茂盛,飮食充足。時,彼仙人亦不顧戀一切諸人,來者任食。是時,世尊知彼仙人調伏時至,詣彼仙處,到已,以神力故,令彼仙人,所有華果悉皆墮落,淸泉美流亦皆枯涸,名華耎草變爲萎黑,所居土榻自然摧壞。時,諸仙衆見是事已,以手掌頰,默然愁思。爾時,世尊告諸仙曰:‘何故愁思而住?’衆仙答曰:‘聖者,由汝兩足勝福田來,令我住處變相如是,見如斯苦。’世尊告曰:‘仙衆,今者何故,所居林樹、花果滅壞?汝今欲此花果還復如故耶?’仙人曰:‘我願如故。’爾時,世尊卽攝神力,令彼花果復還茂盛。時,諸仙人極懷希有,於世尊所,便生歸信。爾時,世尊知彼仙衆意樂、隨眠,應機說法。五百仙人旣聞法已,證不還果,亦得神通,於世尊前,合掌恭敬,白佛言:‘我等皆願於如來善說法律之中,而爲出家,受具足戒,成苾芻性,修習梵行。’是時,世尊便作是言:‘善來。苾芻,可修梵行。’作是言已時,彼五百諸仙鬚髮自落,袈裟著身,執持甁鉢,威儀齊整,乃至如百歲苾芻,而說頌曰:世尊唱善來 髮落衣鉢具 諸根咸寂定隨念悉皆成。時,彼諸仙苾芻勤精進故,乃至證得阿羅漢果厭離三世觀金與土平等無異,目觀法界如見掌中,刀割、香塗等無有異,以智慧劍,破生死㲉,三明六通,具八解脫,辯才無礙,諸有財利、貪愛、供養悉皆捨離,釋、梵諸天咸來供養。時,彼諸仙本教授師白佛言:‘世尊,我以仙人形貌,誑惑世人,墜墮三惡,我先調伏彼已,然後出家。’爾時,世尊與五百出家仙衆及與諸苾芻等,如半月形,咸以神力,騰空而行,漸至杵山,於薄拘羅仙人所住之處,安止已住。時,彼仙人遙見世尊具三十二大丈夫相、八十種妙好,以自莊嚴圓光,一尋朗逾千日,猶如寶山,端嚴周帀。仙人適見,卽於佛所,生歸信心,便作是念:我速下山,願見世尊,得親近故。然恐如來調伏自人已,遂卽過去,我今寧可從山擲下,至世尊所。時,彼仙人擲身而下,諸佛常法終不忘念,見彼仙人縱身擲下,卽以神力,接取仙人。爾時,世尊知彼仙人意樂、隨眠。應機說法。彼聞法已,證不來果,成就神通。白言:‘世尊,聽我於善說法中,而作出家,成苾芻性,於如來所,常修梵行。’爾時,世尊告曰:‘善來。苾芻,應修梵行。’佛說言已時,彼仙人鬚髮自落,袈裟著身,執持甁鉢,威儀齊整,廣說如前。卽說頌曰:世尊唱善來 髮落衣鉢具 諸根咸寂定隨念悉皆成。爾時,如來告諸苾芻曰:此苾芻於我衆中,最爲上首;於聲聞中,我信解中,亦爲上首。所謂著樹皮衣苾芻是。于時,世尊與千苾芻,而爲圍遶,作種種神變,至蘇波羅城,爾時,世尊便作是念:我若從門而入,恐諸門人生於異念。我應以其神力,從空而入。作是念已,卽以神力,從空而下,入蘇波羅城中。時,彼國王及具壽圓滿、木耳璫、銅耳璫、錫耳璫幷彼十七王子,各各與其侍從無量百千人民,皆詣佛所。是時,世尊及諸大衆前後圍繞,往栴檀鬘宮殿處,到已,於大衆前,敷座而坐。爾時,世尊入於栴檀殿已。是時,大衆不見如來,遂欲毀栴檀殿。于時,世尊思念斯事,此殿被毀,令斯施主福德冥沒。我今應以神通之力,變爲水精。是時,此殿內外明徹,咸見如來。知彼衆人意樂、隨眠、性行,應機說法。彼等聞已,無量百千有情證大殊勝,或有生解脫善根分,或有入智慧分,或有證預流果一來不還阿羅漢果者或有發聲聞菩提心,或有發獨覺菩提心,或有發無上正等覺心。彼諸有情於如來處,一心恭敬,樂聽正法,苾芻僧伽而爲上首,默然而住。爾時,木耳璫等兄弟三人,種種營辦嚴設座已,遣使啓佛:‘時今將至,飯食已辦。唯願世尊,知時早赴。’爾時,於大海中,有二龍王#一名黑者龍王,二名憍曇摩龍王。便作是念:世尊今於蘇波羅城,演說妙法。我今速往聞佛說法。是時龍王各與五百,眷屬,俱以龍威力,化現五百流河,共趣蘇波羅城處。于時,如來便作是念:此二龍王若至蘇波羅城者,令此國境,盡皆沒壞。是時世尊告目連曰:‘汝先急食。何以故?目連,當知有五種急緣,應爲先食。何等爲五?一者從遠方來,二者欲達遠處,三者有病之人,四者爲看病人,五者授事之人。以此緣故,令汝先食。世尊爾時,先與目連食已,速往龍王之處,到已,告龍王曰:‘汝當愛念蘇波羅城,莫令毀壞。’龍王白言:‘我等以善心來,不擬損害蟻子之類,況欲傷蘇波羅城及有情等?’爾時,龍王來至佛所。世尊告龍王曰:‘應如是說。’彼聞法已,歸佛法僧,受五支學處。爾時,世尊授歸戒已,方赴食處。時,龍王等來看佛食,各自心念:唯願世尊,先受我食,先受我水。世尊念曰:我若受一龍水,餘龍無限,應爲方便。卽喚目連而告之曰:‘今者,五百龍王各施我水,不可一一別受。汝可持鉢,於水上取一鉢,將來。’目連受命,卽往取水將來,持以奉佛。佛卽受取而爲飮之。具壽目連作如是念:世尊先說父母於子,能作難作,乳哺養育,教識種種贍部洲事。假使有人,一肩擔父,一肩擔母,至滿百年,猶不能報父母之恩。又將大地珍寶玩飾之物,以奉父母,猶不能報,不爲慇重。若父母不信佛法僧,漸漸教令,信佛法僧,乃爲報恩。若父母先無戒行,能漸教令持戒;若父母慳貪,能令捨施;若無智慧,令有智慧。如此之事乃名報恩。是時,目連作是念已,復更思念:如前佛說,我未曾作。卽入定觀察先亡之母,生於何處。卽以天眼,見其亡母生摩利支世界。見已,思念:誰能往彼,以法教化?復自思念:唯佛能爲,餘無得者。作是念已,往世尊所,白佛言:‘世尊,父母於子,難作能作,我之慈母現生摩利支世界,更無餘人,能往彼界,爲教化者。唯願世尊,爲教導。’世尊報曰:‘以誰神力,而往彼界?’目連答曰:‘唯願大悲加被於我,以我神力,共佛世尊,往彼世界。’於是大目乾連以己神力,與佛世尊,移其一足,蹈一世界一迷盧山,如是威力經七日中,方到彼界,母見目連從遠而來,母云:‘經爾許時,不見於汝,如何得來?’時,摩利支世界人聞斯語已,遞相言曰:‘此女少年,云何子老?’目連報曰:‘此女養我,是我生母。’爾時,世尊知目連母意樂、隨眠、種性,卽便爲說四眞諦理令得悟解彼女聞已,得法,見法,證預流果,以金剛智杵,摧滅二十薩迦耶山,破有身見,由見諦理,悉皆破壞,卽說三種因緣:世尊利益於我,此之利益非是父母、國王、天神、眷屬,亦非沙門、婆羅門之所能辦,是佛所作,能竭血海,破壞骨山,關閉惡趣門,開示涅槃路,建立人天業。卽說頌曰:世尊威力故 關閉惡趣道 惡道多留難開示涅槃門。 世尊除過失 能令生慧眼逮及淸淨源 越茲苦海岸。 世尊天人師善除老病死 百千世難遇 今遇證斯果。說是頌已,白佛言:‘世尊,我今歸依佛法僧寶,爲鄔波斯迦,乃至命在以來,我常歸依。今欲供養佛及目連。’爾時,世尊默然而受,時,彼女人奉獻佛食,佛遣目連,受彼女人種種飮食,食已,收衣鉢,洗足已,端身而坐。時,彼女人取小坐具,就佛而坐,爲聞法故。爾時,世尊卽爲說法。佛令目連,取鉢而洗,旣洗鉢已。佛告目連:‘當還本土。’目連白佛言:‘以誰神足,而還本土?’佛告目連曰:‘以我神力。’作是言已,便至逝多林下。目連白佛言:‘今已至逝多林,甚爲希有。世尊,今此神通其名云何?’佛言:‘名爲速念神通。’目連白佛言:‘我先不解諸佛甚深境界。我若先知如斯甚深境界,如一一油麻中,我皆教化,令得無上正遍知道。我今已取阿羅漢果,燒滅煩惱,不能得此大菩提行。’時,逝多林諸苾芻衆咸悉生疑,白佛言:‘圓滿諸苾芻先種何業,速證阿羅漢果,復種何業而生貴族家,種何業緣,而於婢腹中生,種何業報,斷諸煩惱,證無生果?’佛告諸苾芻:‘圓滿苾芻積習作業,得道資糧,遍緣如是,漂流中住,得決定覺。圓滿苾芻自積習業,自獲其果,非自作業,令地界受,非火、水、風界受,但身果自受,亦非蘊、界,六入界受,作業成熟。如有頌言:假令經百劫 所作業不亡 因緣會遇時果報還自受。爾時,佛告諸苾芻:‘於往昔時,此賢劫中人壽二萬歲時,當爾之時,迦葉波佛出興於世,明行圓滿,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佛、世尊,住波羅痆斯城。是時,圓滿於彼教中,而爲出家,具解三藏,爲諸苾芻,番次撿挍事業,後乃次至一阿羅漢,知洒掃事,彼便洒掃。旣洒掃已,頻被風吹,塵穢覆污其地。時,彼阿羅漢作是念:今且待風息。然後更掃。圓滿三藏見地塵穢,以爲不掃,發嗔怒心,惡口罵辱:‘今此掃地,當何婢兒?’時,彼羅漢乃聞此言,作是念云:彼正嗔我,未可卽見,且應嘿然,後陳此事。旣嗔息已,彼阿羅漢卽往圓滿三藏所,而告之曰:‘汝今識我是何等人?’圓滿報曰:‘知汝於迦葉波佛教中,出家。我亦出家。’羅漢告曰:‘雖同出家,出家之業我已作了,我得脫縛,汝猶被縛,汝口業不善,速應悔過,令罪消滅。’圓滿三藏聞,便說悔,由先過咎,應墮地獄,遂得人身,從婢腹生,以說悔故,滅地獄業,五百生中,常處婢腹,今是最後身婢胎所生。由是義故,宿緣習業,生豪貴家,勤知僧事,讀誦智慧,善巧蘊界入因緣、處非處,由此業故,於我教中,而爲出家,斷諸煩惱,證阿羅漢果。’佛告諸苾芻:‘純黑業者得純黑報,純白業者得純白報,黑白業者得黑白業報。是故苾芻,純黑雜業者應當捨離,純白業者應當勤修。’世尊說是語已,諸苾芻等信受奉行。緣在王舍城。爾時,王舍城中,有二龍王,常所居止。其二龍王一名山,二名妙。由二龍王威德力故,常有五百淥潭、五百涌泉,所有陂湖未嘗枯涸,雨澤以時,調和充潤,種子苗稼靡不豐稔。當爾之時,世尊調伏難陁龍王、鄔波難陁龍王。此二龍王常從妙高山,埵下來,供養世尊。爾時,山、妙二龍王等作是念已,今此難陁、鄔波難陁二龍王常從妙高山下,供養世尊,我今如何在此,曾不隨喜,此爲不善。我等亦應於世尊所,作諸供養。作是念已,卽詣佛所,頂禮佛足,退坐一面。世尊爲此二龍,如法教示。二龍聞已,歸依佛法僧,便受淨戒。旣受戒已,身及受用之物,皆自增盛。其二龍王後詣佛所,頂禮佛足,白佛言:‘世尊,我等於世尊所,歸依持戒,身及受用之物,皆自增盛。願許我等移居大海。’世尊告曰:‘汝等常依國王城邑之所居止。今若徙去,應問國王。然後可去。’二龍聞已,便作是議:世尊許我入大海者,不應令我問彼國王。作是議已,便住不去。時二龍王旣住不去,常作是行。若於晝時,來世尊所,作居士形,若夜來時,變爲天身,將諸宮殿隨身而行,禮佛供養。爾時,頻毘娑羅王以剎利種,貢高我慢,常作是行。若欲詣佛所,便令左右侍臣,先往佛所,告令諸人,若見王來,起立恭敬。侍臣卽往佛所,宣王告命。見二居士端坐如故,使者見已,便作是念:此二居士依止國王而住,若見王來,豈能不起恭敬?使者還,曰王曰:‘大王,彼有二居士,在王境內之所居止,今在佛前而坐。’王旣念言:彼豈見我,不起恭敬耶?我今當往。王卽往至佛所,時彼二龍遙見王來,白佛言:‘世尊,彼王今來,我等寧可恭敬彼王,爲敬法耶?’世尊告曰:‘龍王,恭敬於法,一切諸佛皆恭敬法,諸應供者皆恭敬法。’而說頌曰:過去諸如來 及於未來者 現在諸佛等能除多煩惱。 現行虛空中 當行虛空者彼諸正等覺 咸皆恭敬法。 諸欲利益者及樂盛德人 應悉生尊重 常念於佛教。時,彼二龍聞此言已,便坐不起。時,頻毘娑羅卽生嗔恨,白佛言:‘願示正法。’爾時,世尊卽說頌曰:嗔恨無淸淨 忿怒或在心 諸佛所說法不能得了知。 斷諸嗔恨心 除去不淨願若無毒害者 卽堪知正法。爾時,頻毘娑羅王聞佛頌已,而作是念:緣此二居士故,世尊不爲我說法。作是念已,禮佛而還。旣出門外,告侍臣曰:‘此二居士若辭佛已,汝可語云:不須住我國境。’時二居士禮佛雙足,辭佛而去。乃見王臣,具陳王意。居士荅曰:‘今依王命,不住王境。’時二居士共作是念:我等常願入於大海,今得王語,甚適我願。時,龍居士以龍威力,遂作瀑流,溢於小坑及大小江河,因入大海。其二龍王旣至大海,身遂長大,多諸眷屬。後於異時,爲龍王入海,王舍城中五百淥潭、流泉、涌出、陂湖、池沼,漸見枯涸,所降雲雨,不依時節,百穀苗稼皆不豐盛,日見飢饉。諸苾芻等乞食難得。時,頻毘娑羅王見是事已,便作是念:此王舍城中,先有二龍王在境而住。以威德故,泉池、陂澤悉皆充溢,風雨以時,百穀豐熟。今者云何諸泉池等忽漸枯涸,風雲雨澤不依時節,五穀不登,國內飢饉。諸苾芻等乞食難得?勿此二龍爲金翅鳥之所噉食,或復自死,或爲長喙之鳥,捉取而去,或因怕懼,逃避餘處。我今應當往問世尊。作是念已,到世尊所,禮佛雙足,退坐一面,合掌向佛,廣陳斯事。爾時,世尊告頻毘娑羅王曰:‘王今當知彼二龍王見在不死,亦不爲金翅鳥之所噉食,亦不爲長喙鳥而捉將去,亦不怕懼逃走餘處,由王遷移。’王言:‘世尊,我曾不憶見此龍王。何況遷移?’佛言:‘王今憶念。令汝省覺。大王,汝今憶不?前二居士於我說法會中,汝曾驅遣,令出汝國。’王言:‘我省此事。’世尊告曰:‘此是山、妙二大龍王。’王言:‘世尊,此二龍王今何所在?’佛言:‘今在海中。’王言:‘世尊,我及國人必當損減。’佛言:‘大王當自悔過。王及國人後不損減。’王言:‘彼在大海,如何得謝?’佛言:‘彼二龍王每於月八日,作居士形,常來禮我。彼若來時,我當現相,令汝自識,汝當悔謝。’王曰:‘我爲頂禮彼足,爲不禮耶?’佛言:‘但唯引手,唱言龍王當忍。’王聞佛告,專待此日。望龍王來。後二龍王作居士形,來至佛所,王尋後至。如來爾時,方便現相。頻毘娑羅王卽便引手,告二龍曰:‘願當忍怒。還來此住。’二龍荅曰:‘大王,應知我於世尊所,歸依受戒,從此已來,身及受用之物,甚皆增長。今若還來,此磨揭陁城無有住處。今雖國人稍有損減,後當安隱。’王言:‘如何後不損減?’二龍答曰:‘王當爲我作二宮殿,每六月,滿以種種供具,而常供養,我當留諸眷屬,住此常相擁護。供養之日,我身自來。’其影勝王聞此語已,爲此二龍,便立宮殿。時,二龍王留其眷屬,常在中住。供養時至,彼二龍王常來受供。後於異時,彼龍王眷屬竝生驕慢,惡龍得便,遂降雨雹。時,王舍城中,有一婆羅門,於雨雹呪術之中,最爲通達,每占雹雲將欲起時,卽便除滅。王舍城人所得稅利,皆悉分與。時,南天竺國復有一婆羅門,雨雹呪術之中,亦爲最上。彼聞北天竺國波利迦城,有王名曰超軍,正化理國,於其城中,有孫陁羅龍王宮。其龍威力勇猛無比,我當往彼降伏。時,呪術師漸次前行,至王舍城呪師之宅,見空中雲起,似將降雹。舊住呪師不能止得,但迴遑來去。客呪術師問舊住呪師妻曰:‘賢女,汝夫呪師何故迴遑出入?’女人報曰:‘善男子,雹雲甚盛,不能止得。’客呪師答曰:‘汝夫教師若不止得,我當爲止。’彼妻報曰:‘甚善。’其客呪師卽取少水,呪灑虛空,其雲卽散。時、王舍城中婆羅門,居士等見此事已,甚生希有。皆以財貨,賞送呪師,白呪師曰:‘王舍城中所住人衆,極生信心,所賞財物,汝皆受取。’舊呪師曰:‘因何以物相贈?’衆人答曰:‘因雹雲散故,來奉賞。’舊呪師曰:‘我不能滅除,摠是客呪師能散惡雲。’時,彼人衆卽持財物,詣客呪師所,共白呪師言:‘汝應此住,我等皆分稅利。’供給於仁,客呪師曰:‘今隨汝意,便住不去。’時,客呪師卽設呪法禁,其惡雲不復令起,雨雹遂絕。其王舍城婆羅門、居士皆作是念:我等福力故,風雷雹雨不復再下。我等何爲分其稅利,與彼呪師?便卽不與。時,客呪師卽懷怨望,攝其呪法,進路而去。於後雨雹遂下,城中人等往問舊呪師曰:‘彼客呪師今何所在?’舊呪師報曰:‘由汝不與其利,今已去矣。’諸人咸言:‘彼若更來,可便報我。’呪師曰:‘爾。’其客呪師旣漸前行,至勝軍城界,到彼城已,見勝軍王,前敬王曰:‘願王長壽。’語已,便白王曰:‘大王,當知王之境內,有龍王,名孫陁羅。然彼龍宮中,有上妙藥,服者速得其力。願王視我龍宮。我若得藥,便分與王。’王曰:‘婆羅門,彼龍極惡,莫相忤觸,必當害汝。’呪師曰:‘大王,當知我有呪力,假令滿贍部洲皆是孫陁羅龍我猶伏得不能壞我名字。何況一孫陁羅龍也?大王,王之國內,頗有犯罪,合死者不?’王曰:‘有。’呪師曰:‘可遣此人,向彼龍宮,視我龍處。’時,勝軍王卽喚罪人,令隨呪師,往彼龍宮,視其龍處。爾時,罪人卽奉王命,與彼呪師,至毒龍宮,遙視龍處云:‘彼樹林淸謐之處,龍在其中。’呪師見已,前至宮中,取其龍藥,盡力將還,至勝軍王所,分與勝軍王,辭王還國。至王舍城時,舊呪師見客呪師,到已卽告。城中人衆知已,各持供具而來,奉贈白呪師曰:‘仁者,便可住此。我等咸皆供給。’呪師答曰:‘汝等欺負於我,我今不住。’時,彼衆人慇懃請住。彼見苦留,卽便住此,城中諸人爲加封直。時人法爾愛盛棄衰,處富驕逸,於自類族,取女爲妻,未夂之間,便生一息,名曰小山。復生一女,名爲電光。諸婆羅門共與呪師,立號名爲孫陁羅,妻名震雹。新婦名爲勝輪惱。立名已,心懷歡悅。時,彼呪師便作是念:若其令我,數止其雹,甚成勞倦,不如作法,頓禁雷雹,永不令起。作是念已,便設禁術,伏其雹雨,永令不起。時,王舍城人衆復相議曰:‘我等自福力故,雷雹不降。如何分我稅利,與彼客呪師?’作是議已,卽斷供給。彼客呪師慳其呪法,子亦不教,樂,著嬉戲,自身亦不勤習,所有藥物曾不曬曝,悉皆朽壞。後於異時,欲理其術,尋已忘失。呪師先與王舍城人宿懷嫌恨,伺求其過,遍於異學,諸師問言:‘有何方便,而得所求稱意之法?’時,彼異師或言入火卽得,或言喫毒,或云自墜高巖,或云以繩繫頸,懸於樹枝。彼所說法皆令捨命,不視其法。時,彼呪師漸次前行,至竹林精舍,見一苾芻白言:‘聖者有何方便,所求稱意。’苾芻答曰:‘汝可於世尊所出家。’呪師報曰:‘令我於彼,欲作何事?’苾芻告曰:‘汝可於彼,盡形修習梵行,禪思讀誦,勤爲學問。依教奉行,現身卽能滅盡煩惱。若餘殘結未盡,身卽謝滅,心有所求,於當來世,皆得成就。呪師報曰:‘聖者,此事難爲。’苾芻告曰:‘若不能爲者,復有方便。世尊上首苾芻之衆,汝可延請,供養飮食。’呪師報曰:‘此亦難爲。唯願爲我別設方便。’苾芻告曰:‘汝可請四大聲聞,盡心供養#飮食,當卽發願,所求皆得。何以故?四大聲聞猶如賢甁,若有求者,皆得隨意。’呪師答曰:‘此事可爲。’爾時,呪師卽請四大聲聞,以飮食供養,旣供養已,卽便發願;我以善根,願孫陁羅龍王,從其本宮,卽便滅沒,令我於彼龍宮受生,與王舍事持呪師城人民大衆,而作損害。妻卽問夫曰:‘仁者作何發願?’夫卽答言:‘我作如是如是發願。’妻曰:‘此願甚善。願我當生,與君爲妻。’其呪師之子卽白父言:‘我當爲子。’其女白言:‘我當爲女。’其子妻言:‘我亦與君爲婦。’其呪師等旣發願已,歸本房中,卽便睡眠。時,有五色雲起,降注大雨,浸壞牆壁,一時崩倒。爾時,呪師幷諸家屬,一時滅沒,以願力故,生於龍宮,驅舊住孫陁羅龍王,與自眷屬六萬,圍繞而生宮中其呪師者因號爲孫陁羅龍王,其妻名爲震雹,子號爲小山,女名電光,新婦名爲勝輪。龍法常爾,生卽悟解三種宿事。從何捨報,生於龍宮,皆由願力,因何發願,樂生於此。爲欲損壞王舍城人。由斯事故,復作思念:世間苗生滋盛,方可令滅。爲苗生苦耶?謂元未生爲苦耶?若滅滋盛者,應甚爲苦。作是念已,喚諸眷屬,摠令速往摩揭陁國,降淸涼雨,令生苗稼。是諸龍等依命降雨,諸苗茂已。時,孫陁羅龍王乃與六萬龍等,尋至摩揭陁國,一時降雹,大如毘梨勒果,摧損苗稼,注瀉大雨,漂流根果,悉皆蕩盡。於時,摩揭陁國人等各相語言:‘今者此龍乃至稻稈不遺,因此立名號,爲無稻稈龍王。’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四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4권(ABC, K1389 v37, p.622c01-629a20)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5권


대당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게송으로 거두어 말했다.

왕사성과 나란타와[王城那蘭陀]
파타리 마을과 죽장림과[波吒竹仗林]
갠지스강과 승봉산과[弶伽勝峰山]
향성과 벽사리가 있다[響聲薜舍離].

그때 세존께서는 왕사성(王舍城)의 갈란탁가(羯蘭鐸迦) 연못에 있는 죽원(竹園)에 계셨다.
이때에 미생원(未生怨) 태자는 제바달다(提婆達多)의 갖가지 꼬임을 받아 그의 말을 받아들여서 곧 불법을 받드는 부왕(父王)을 살해하고 스스로 왕위에 올랐다. 그리고 이 왕은 여래께서 계신 곳에서 헐뜯고 해치는 갖가지의 일을 벌이고자 하여, 호재(護財)라고 하는 큰 코끼리 한 마리와 사나운 말과 개를 풀어서 여래를 해치도록 하였다.
왕의 모친인 위제희(韋提希)는 이 일을 듣고는 곧 아들에게 일렀다.
“너는 세존 계신 곳에서 업신여기고 헐뜯는 일을 하지 말아라. 여래께서는 언제나 중생들이 업신여기고 헐뜯는 행위를 할까 걱정하시니, 부처님 세존께서 왕사성을 떠나셔서 이 나라 국토와 백성들이 커다란 이익을 잃게 될까 두렵구나. 세존의 위신력(威神力)으로 말미암아 안가국(安伽國)과 마갈타국(摩揭陀國)에 있는 중생들의 이로움과 즐거움이 증장되며 항상 환희심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왕은 이 말을 듣자 성내는 마음을 품고 그의 모친에게 말했다.
“다른 나라에는 여래가 없는데 그 나라는 어찌 망하지 않으며 중생들이 없어지지 않는 것입니까?”
그의 모친은 갖가지로 방편을 써서 막아보려고 하였으나, 마음을 돌리지는 못하였다.
그때 세존께서는 곧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미생원 태자가 한량없는 죄를 짓고 있으니 내가 마땅히 그로 하여금 무근신(無根信)1)에 머물게 해야 하나 지금은 아직 그 때가 되지 않았구나. 이제 날이 밝으면 실라벌성으로 가야겠다.’
세존께서는 성문(聲聞) 대중과 더불어 점차로 유행(遊行)을 하시어 실라벌성으로 나아가, 그 성에 도착하시자 서다림에 있는 급고독원에 머무르셨다.
이때 그 가까이에 있는 나라의 왕들은, 미생원왕이 세존 계신 곳에서 업신여기고 헐뜯는 행위를 하려 하자 여래께서는 그 일을 걱정하셔서 왕사성을 떠나 실라벌성으로 가셨고 이제 그곳에 도착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가까이에 있는 나라의 왕들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작은 나라의 왕이 부왕(父王)이 바른 법을 따르는데도 죽게 한 것은 마음에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천신(天神)과 세상의 모든 사람이 함께 공양을 올려야 할 분은 오직 여래이시거늘, 지금 이 못된 사람이 더욱 업신여기고 헐뜯는 마음을 내니, 우리 모든 나라들이 함께 갖가지의 방편을 써서 그의 왕위를 빼앗아야겠다.’
이 여러 왕들은 서로에게 사신을 보내 알리고 나서 네 종류의 군대를 갖추고 갑옷과 병장기를 온전하게 갖추었으니, 코끼리 부대[象兵]와 기마 부대[馬兵]와 전차부대[車兵]와 보병부대[步兵]였다. 그들은 왕사성에 도착하자 사방의 곡식들을 모두 못쓰게 만들어 놓고는 주위에 진을 치고 주둔하였다.
이때 무도간(無稻幹)용왕은 다시 큰 우박을 내려서 곡식을 더욱 손상시켰고, 5백 군데의 샘과 못들이 저절로 물이 마르게 하였다. 하늘은 다시 비를 내리지 않아서 나라 안에는 기근이 들었고, 사람들도 편안하지 못하였으며, 성 밖으로 흐르는 물에는 모두 독약이 풀어졌다. 미생원왕은 극심한 고통을 받았고, 사람들도 편안함을 얻지 못하였으며, 큰 질병과 돌림병이 일어나 병들어 죽는 자가 더욱 많아져서 성문 밖으로 시체를 실어내는 수레가 꼬리를 물었다.
미생원왕은 한량없는 갖가지의 고민으로 몸과 마음이 괴로워서 근심 때문에 손으로 뺨을 괴고 한탄을 하고 있었다.
이때 미생원왕의 모친인 위제희가 아들이 근심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물었다.
“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
왕이 어머니에게 말했다.
“온갖 심한 괴로움이 모두 지금 나타나고 있습니다.”
“내가 전에 너에게 말하기를 참으로 여래이신 세존을 업신여기고 헐뜯지 말라고 하지 않았더냐? 부처님께서는 두려운 것이 없는 분이시니, 비록 업신여기고 능멸하는 것이 걱정되시더라도 왕사성을 버리고 떠나시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만약 부처님께서 이곳을 버리신다면 나라 안에는 모든 나쁜 조짐들이 당장에 나타날 것이니, 지금이 바로 그때이다.”
왕이 물었다.
“어머님, 이제 어떻게 해야 됩니까?”
“세존 계신 곳에 가서 참회하고 사죄를 해야 한다.”
“어머님, 저는 참으로 감히 세존을 직접 면전에서 뵈올 수가 없습니다. 다만 깊이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너는 일찍이 듣지 못하였느냐? 어떤 사람이 전단향을 드리거나 혹은 칼과 도끼로 찍거나 부처님께서는 이 두 사람을 다르게 생각하지 않으시니, 설사 어떤 사람이 청정한 신심으로 전단향 가루를 가지고서 발라드린다 할지라도 여래께서는 그에게 기쁜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시며, 어떤 사람이 성내는 마음으로 칼로 베고 상하게 할지라도 여래께서는 그에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신다.”
이때 미생원왕은 어머니가 하는 말을 듣고서 한 신하에게 명하였다.
“곧 부처님 세존께서 계신 곳을 가서 나를 위하여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여래께 안부를 여쭙고 나서 이렇게 아뢰도록 하라.
‘자식에게 허물이 있다 하더라도 아버지는 그 허물을 보지 않는다 하오니,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자비를 베푸시고 불쌍히 여기시어 왕사성으로 오소서. 만약 부처님께서 오지 않으신다면 나라가 당장에 없어지게 될 것입니다.’”
신하가 왕에게 아뢰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신하는 왕명에 따라서 곧 실라벌성으로 갔다. 세존 계신 곳에 도착하여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미생원왕이 여래께 안부를 여쭈었습니다.”
그리고 위에서와 같이 갖추어서 말씀을 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왕과 그대는 모두 편안한가요?”
“미생원왕은 다시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자식에게 허물이 있더라도 아버지는 또한 그 허물을 보지 않는다 하오니,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자비를 베푸시고 불쌍히 여기시어 왕사성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만약 부처님께서 오지 않으신다면 나라는 당장에 없어지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곧 묵묵히 그 청을 받아들이셨다. 대신은 부처님께서 묵묵히 계신 것을 보고 곧 물러나서 떠나갔다.
그때 세존께서는 실라벌성으로부터 길을 떠나 비구들과 함께 점차로 유행(遊行)을 하시어 마갈타국의 국경으로 가시니 부처님의 위신력 때문에 모든 바람의 신들은 묘하게 온화한 바람을 일으켜서 독이 있는 물들을 불어내어 모두 마르게 만들었으며, 모든 물의 신들은 8공덕수(功德水)를 뿜어내어 샘과 연못이 가득 차게 하고, 하늘에서는 단비가 내렸으며, 부처님을 믿는 선신(善神)들이 다 함께 돌림병 귀신들을 몰아내어 병들고 죽는 일이 멈추었으며, 사방에서 왔던 군대들도 부처님께서 국경에 들어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각자 스스로 물러나 돌아갔다. 나라 안의 모든 사람들은 재화를 교역하였고, 나라 밖에서도 이 소식을 듣자 다시 갖가지의 재화를 가지고 와서 서로 무역을 하니 나라 안은 풍족해졌고, 골목과 거리에서는 사람들이 여래의 위덕(威德)을 찬탄하였으며, 다른 외도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몸을 낮추고 굽혔으니 모든 사람들은 매우 크게 기뻐하였다.
이때 마갈타국의 왕으로서 위제희의 아들인 미생원왕은 부처님 세존께서 마갈타국의 국경에 이르셨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기뻐하여 모든 신하들에게 명령하였다.
“너희들은 큰 길에서 2리(里) 반에 이르기까지 깨끗하게 물을 뿌리고 쓸어서 모든 기와 조각과 돌멩이를 제거하고 전단향수(栴檀香水)를 그 길에 뿌릴 것이며, 갖가지의 훌륭한 그림과 화려한 비단을 가지고 매우 아름답게 꾸며서 장식을 할 것이며, 왕사성 안에는 아주 좋은 향을 태우고 여러 가지의 꽃들을 뿌려 놓고 세존을 기다리도록 하라.”
모든 신하들은 왕의 명령을 받고 나서 왕사성의 안과 여러 거리들을 광대하게 꾸며서 장식하였다. 마갈타국의 주인이자 위제희의 아들인 미생원왕은 자신의 위력으로써 네 군대를 이끌고 세존을 영접하러 갔다. 이러한 까닭에 세존께서는 세존을 둘러싸고 있는 무리들을 조복시키시니, 이때에 미생원왕은 무량 백천(百千)의 여러 천인(天人)들과 함께 세존의 뒤를 따라서 왕사성으로 나아갔다. 성에 들어가려고 할 때 세존께서 오른쪽 다리를 들어서 문지방을 넘어서자마자 대지는 여섯 가지의 진동을 일으켰으며, 더 나아가 주변이 솟아오르고 가운데가 꺼져 내리기까지 하였으며, 이 세계에는 광명이 밝게 비치고 더 나아가 유명(幽冥)2)의 사이에 이르기까지 큰 광명이 나타났다. 여러 천인들은 허공에서 부처님의 정수리 위에 갖가지의 꽃들을 뿌리니, 말하자면 올발라화(嗢鉢羅花)ㆍ구물두화(拘物頭花)ㆍ분다리화(分陀利花)였으며, 다시 전단향(栴檀香)과 울금향(鬱金香) 가루와 그리고 만다라화(曼陀羅花)와 마하만다라화(摩訶曼陀羅花)와 아울러 여러 천의(天衣)들을 뿌렸다.
여래께서 성으로 들어가실 때에 이러한 갖가지의 기이하고 특이한 모양을 나투시니 여러 작은 골목길들은 저절로 넓어졌으며, 여러 작은 나무숲은 곧 불어나고 커져서 큰 것은 저절로 가지를 늘어뜨렸으며, 코끼리와 말과 소와 새는 그 무리들이 가지고 있는 음성에 따라서 소리 내어 크게 기뻐했으며, 여러 그릇 같은 것들은 저절로 진동하고 울렸으며, 눈이 멀었던 사람은 볼 수 있게 되었고, 귀가 먹었던 사람은 들을 수 있게 되었으며, 벙어리는 말을 하게 되었고, 불구자들은 모두가 온전하게 되었으며, 술에 취해 있던 사람들은 모두 술에서 깨어나게 되었고, 독약을 먹었던 사람들은 또한 해독이 되었으며, 원한을 품고 남을 해치려고 하였던 사람들은 자비심을 내는 마음을 갖추게 되었고, 임신을 하였던 사람은 모두 아무런 고통 없이 아기를 낳게 되었으며, 감옥에 갇혀서 차꼬와 옥쇄를 차고 있는 사람들은 저절로 그것들에서 벗어나게 되었으며, 가난하고 궁핍했던 사람들은 여러 가지의 재물과 보배를 얻게 되었다.
어느 한 우바새[鄔波索迦]가 이와 같은 갖가지 이익을 보고 나서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세존께서 다니시며 교화를 베푸시는 나라마다
그 나라에는 모든 두려움과
굶주림과 다른 나라의 군대가 없어지며
비바람은 언제나 순조롭고

사람들은 다 같이 복을 닦으며
안락하여 모두가 근심이 없게 되나니
백천 가지의 희유한 일들이
이곳에서는 모두 성취되도다.

그때 세존께서는 왕사성으로 들어가셔서 대중들을 편안하게 위로하시니 이로움을 입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세존께서는 곧 죽림정사로 되돌아가셨다. 이때에 마갈타국의 왕이며 위제희의 아들인 미생원왕은 곧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렸다.……(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세존께서는 보이시고 가르치시어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고 나서 묵묵히 계셨다. 이때 마갈타국의 왕이며 위제희의 아들인 미생원왕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갖가지의 바른 법을 듣고 나서 기뻐 뛰며 모든 것을 믿고 받아들이고, 곧바로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가지런히 하고 합장 공경하며 지극한 마음으로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자비를 베푸시어 저의 청을 받아 주십시오. 부처님과 비구 대중께서는 석 달 동안 저에게 지벌라(支伐羅)3)를 받으시고 아울러 모든 음식물과 앉고 누울 자리를 받으소서. 만약 병을 앓는 분이 계시면 탕약을 받들어 올리며 모든 필요하신 것들을 부족함이 없게 하겠습니다.”
세존께서는 묵묵히 청을 받아들이셨다. 미생원왕은 세존께서 묵묵히 청을 받아들이신 것을 알고 나자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하고 기뻐하며 물러났다. 왕은 왕궁에 돌아가 공양구를 준비하여 석 달 동안 지벌라와 갖가지 음식과 탕약과 좌구(坐具)와 와구(臥具)의 생활용품으로써 세존과 비구 대중에게 공양드려 부족함이 없었다.
이때 왕사성 안에 있던 신심 있는 천신(天神)은 왕이 이와 같이 빈틈없이 공양 올리는 것을 보고, 나돌고 있던 돌림병과 재앙의 귀신들을 모두 내쫓아서 나지가(那地迦) 마을을 지나서 곧바로 광엄성(廣嚴城)에 머물게 하였다. 이리하여 그 성의 사람들은 모두가 돌림병에 걸려서 죽는 사람이 매우 많아지니 큰길 가운데에는 시체를 나르는 상여가 계속 이어져서 끊이지 않게 되었다.
이때 그 성안에 도말라(都末羅)라는 한 바라문이 살았는데, 자신의 꿈속에서 광엄성 안의 선신(善神)이 알려 주는 말을 들었다.

세존께서는 일체를 조어(調御)하시는 스승이시며
인천(人天) 가운데에서 가장 존귀하신 분이시니
만약 이 성에 오신다면
재앙은 반드시 소멸되리라.

그 바라문은 이 말을 듣고 나서 아침이 되자 곧 성안의 모든 거사ㆍ율고비(栗姑毘) 등에게 말했다.
“내가 꿈속에서 이러이러한 일을 보았습니다.”
그 여러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나서 각자 이렇게 말했다.
“마땅히 무슨 방법을 써야 됩니다. 누군가를 보내어 세존께서 이 성에 오셔서 석 달의 안거를 하시도록 청하여 엄숙하게 갖추어 공양을 해 드리고 재앙을 없앨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여러 거사 등이 도말라에게 말했다.
“당신이 가서 세존을 청하여 맞이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은 감당할 만한 사람이 없습니다.”
도말라는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기거하시는 데에 편안하시며 병환과 번뇌가 조금도 없으시며 안락하십니까? 광엄성 안에 있는 모든 거사 등이 저로 하여금 세존께서 이곳에 와서 많은 사람들을 구제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리게 하였습니다. 세존께서 가 주시지 않으신다면 저 성의 사람들은 모두 죽게 되어 오래지 않아서 없어지게 될 것이옵니다≻라고 말씀드려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바라문인 도말라는 거사들에게 말했다.
“마갈타국의 왕이며 위제희의 아들인 미생원왕은 늘 죽이기를 좋아하고 성품이 포악하여 원한을 품고 해친 사람이 지극히 많습니다. 내가 부처님을 영접하게 되면 반드시 나를 해칠 것입니다.”
그 거사들이 곧 게송으로 말했다.

두 나라 사이에 원수를 졌더라도
사신이 있으면 잡아 가두지 않는 것이거늘
하물며 여래께 심부름하러 온 사람을
어찌 능히 다치게 할 것인가?

이때 도말라는 길상선법(吉祥善法)을 행하고 점차로 길을 떠났다. 그는 왕사성에 이르러 피로를 풀고 나서 곧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기쁘게 안부를 여쭙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갖추어 아뢰었다.
“벽사리성(薜舍離城)에 있는 모든 거사들이 세존의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여래께 문안 여쭙니다. 여래께서는 병환과 고뇌가 조금도 없으시며 기거하시는 데에 편안하시며 안락하십니까?”
“그대와 벽사리성의 사람들은 안온하게 지내고 있습니까?”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벽사리성으로 가 주소서. 만약 세존께서 버리고 가시지 않으신다면 그 성은 오래지 않아 사람들이 모두 죽고 헛되이 이름만 남게 될 것이오니 누가 저곳에 머물러 살겠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와 이곳에 있는 모든 성문(聲聞)들은 왕의 부탁으로 석 달 동안의 안거를 하며 갖가지의 용품들로 공양을 받고 있소. 그대가 왕을 찾아보고 그 일을 갖추어 말하여, 왕이 만약 허락을 한다면 내가 곧 가도록 하겠소.”
도말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사람을 본국에 돌려보내어 부처님의 말씀을 갖추어 전하게 하였다. 이에 그 성의 사람들은 다 같이 부처님의 말씀이 옳다고 여기고, 다시 사람을 보내 도말라로 하여금 마갈타국의 미생원왕이 있는 곳으로 가서 자신들의 말을 전하고 다음과 같이 안부를 여쭙게 하였다.
“대왕께서는 병환과 고뇌가 없으시며 기거하시는 것이 편안하시며 안락하십니까? 이와 같이 청하오니 대왕께서는 여래께서 벽사리성으로 가시는 것을 허락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만약 세존께서 가시는 것을 대왕께서 허락하지 않으신다면 벽사리성은 오래지 않아 없어져서 헛되이 이름만 남게 되어 아무도 살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때 도말라포로희다(都末羅布盧呬多)는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이제 마땅히 대왕을 먼저 찾아봐야 할 것인가, 대신을 먼저 만나봐야 할 것인가?’
그는 다시 이렇게 생각했다.
‘이것은 먼저 명령이 있어야 하는 것이니, 왕을 먼저 볼 것이 아니라 대신에게 먼저 요청해야겠다. 왕이 설령 처분을 한다 하더라도 신하가 또한 깨뜨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먼저 대신을 만나야겠다.’
그 일에 참여한 지 오래지 않아 대신이 곧 물었다.
“무슨 까닭으로 오게 되었습니까?”
“저는 지금 여래께 부탁을 드리기 위하여 임금님께 말씀드려야 합니다. 당신께서는 제가 임금님께 말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지요. 왕께서 때맞추어 묻는다면 내가 반드시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도말라는 곧 마갈타국의 왕이며 위제희의 아들인 미생원왕이 있는 곳에 도착하여 앞에 나아가 곧 상서로운 찬송(讚頌)으로써 왕을 찬탄하고 물러나 한쪽에서 대왕에게 말했다.
“벽사리성의 모든 사람들이 대왕께 안부를 여쭙니다. 병환과 고뇌가 조금도 없으시고 기거하시는 데는 편안하시며 안락하신지요?”
“그 사람들도 모두 안락하신가?”
도말라는 다시 왕에게 말하였다.
“벽사리성의 백성들이 다 같이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원하건대 여래께서 벽사리성으로 오시는 것을 허락하여 주소서. 대왕께서 만약 세존께서 벽사리성으로 가시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신다면 이 성은 오래지 않아 없어져서 헛되이 이름만 남게 될 것입니다.’”
대왕이 말하였다.
“나는 언제나 ‘벽사리성이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소. 이것이 내가 일찍이 마음먹은 바이오.”
왕이 이렇게 말하자 도말라는 곧 물러나 되돌아갔다.
이때 대신이 앞으로 나아가 왕에게 말하였다.
“세존께서 어찌 하나의 유정(有情)이라도 버려서 고난을 당하도록 하시겠습니까?”
왕이 말하였다.
“어진 사람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대왕께서 세존을 공경하지 않는다는 말이 됩니다. 대왕께서 허락을 하시든지, 허락을 하지 않으시든지 세존께서는 중생을 이롭게 하시려고 반드시 벽사리성으로 가실 것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부처님의 뜻은 내가 알 수 있는 바가 아니오. 만약 그러하다면 마땅히 도말라를 불러오도록 하시오.”
대신이 왕명을 받들어서 속히 도말라를 불러오니, 왕이 도말라에게 말했다.
“그대는 확고히 맹세를 말하시오. 내가 세존께 공양을 올리고 공경하는 것과 같이 할 수 있다면 내가 마땅히 허락을 하겠소.”
도말라는 이 말을 듣고 나서 사람을 시켜서 속히 벽사리성으로 가서 그 성의 사람들에게 왕의 말을 갖추어 알리게 하였다.
그 성의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곧 심부름 온 사람에게 말했다.
“왕께서는 혼자 몸으로서도 능히 공양을 올렸는데, 우리들이야 여럿인데 어찌 하지 못하겠습니까? 세존께서 벽사리성에 오시면 저희 모든 사람들이 가장 훌륭한 공양을 올리겠으니 왕께서는 따라 기뻐해 주시기 바랍니다.”
심부름하는 사람이 이 말을 받들어서 되돌아와 도말라에게 알리니, 도말라는 자세히 왕에게 말하였다.
그리하여 미생원왕은 몸소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세존의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목숨이 다할 때까지 세존과 성문 대중께 공양을 해 드리려고 하는데, 세존께서는 항상 모든 중생들을 이롭게 하시려는 까닭에 저의 청을 받아들이지 않으십니다.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저의 하루 동안의 보잘것없는 청을 받아 주소서.”
그때 세존께서는 묵묵히 그 청을 받아들이셨다. 미생원왕은 세존께서 묵묵히 받아들이시는 것을 알고 자리에서 일어나 물러나서 왕궁으로 되돌아갔다. 미생원왕은 그날 밤에 청정한 음식을 널리 장만하고, 이른 아침이 되자 사람을 시켜서 부처님 계신 곳에 가서 “때가 되었습니다”라고 알리게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것을 아시고 손을 씻으시고 발우를 지니시고 왕궁으로 가셨다.
왕은 스스로 금으로 만든 물병을 가지고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이곳에 있는 모든 사나운 용과 야차들을 조복시켜 주소서. 대덕이시여, 무고용왕(無藁龍王)은 저에게 여러 번 손해를 끼쳤으니 원수가 아니면서도 원수이며, 역적이 아니면서도 역적으로서 이미 다 자란 것이나 아직 자라지 않은 싹들을 모두 해쳤나이다. 세존이시여, 자비심을 일으키셔서 무고용왕(無藁龍王)을 조복시켜 주십시오.”
세존께서는 묵묵히 청을 받아들이셨으며, 또한 미생원왕에게 축원을 해 주시고는 본래의 주처로 되돌아가셨다.
그때 부처님께서 구수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파타리읍(波吒離邑)으로 가려고 하니, 네가 나를 따라가는 것이 좋겠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따라가고자 합니다.”
세존께서는 마갈타국에서 세상을 두루 다니며 교화하시면서 차츰차츰 걸어 파타리제다소(波吒離制多所)4)에 도착하시어 그곳에 머무르셨다. 그 마을에 있는 바라문과 거사 등은 부처님 세존께서 유행(遊行)을 하시다가 이 파타리읍의 제다소에 오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때에 사람들은 서로에게 알려서 일시에 구름같이 모여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물러나서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곧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만약 방일하여 욕망이 작용하는 대로 흘러서 선(善 )에 힘쓰지 않는다면 다섯 가지의 허물이 있게 되느니라.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이 바라문 거사들이 방일하여 선(善)에 힘쓰지 않는 까닭에 서로 투쟁을 하게 되니,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관청에 나아가 이러니저러니 시비를 하게 되고 그로 말미암아 재물을 모두 탕진하게 되니, 이것이 첫 번째의 허물이니라. 둘째는 다시 어떤 바라문 거사가 방일하여 선(善)에 힘쓰지 않고 투쟁을 하는 까닭에 나쁜 평판이 널리 퍼지고 여러 곳에 가득 차게 되니, 이것이 두 번째의 허물이니라. 셋째는 다시 어떤 바라문 거사가 방일하여 선에 힘쓰지 않는 까닭에 잘난 체하는 마음이 생겨 찰제리족인 바라문 거사와 사문의 대중 가운데에 나아가 그들의 모임에 있으면서 늘 두려운 마음을 품으며 상수(上首)가 아니기 때문에 언제나 몸을 굽히게 되니, 이것이 세 번째의 허물이니라. 넷째는 다시 어떤 바라문 거사가 방일하여 선에 힘쓰지 않고 투쟁하는 까닭에 임종할 때 허물을 뉘우치는 마음이 생기게 되니, 이것이 네 번째의 허물이니라. 다섯째는 다시 어떤 바라문 거사가 마음이 방일하여 선에 힘쓰지 않는 마음을 품고 잘난 체하기 때문에 죽어서 악취(惡趣)에 떨어지고 지옥 가운데에 태어나게 되니, 이것이 다섯 번째의 허물이니라.”
다시 바라문 거사에게 말씀하셨다.
“방일하지 않아 선에 힘쓰게 되면 다시 다섯 가지의 이익이 있게 되니,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 바라문 거사가 방일하지 않기 때문에 이 선에 힘쓰는 까닭으로 재물이 흩어지지 않으니, 이것이 첫 번째의 이익이니라. 둘째는 다시 어떤 바라문 거사가 방일하지 않아 선에 힘쓰고 투쟁하지 않는 까닭에 훌륭하다는 평판이 널리 퍼지고 모든 곳에 가득 차게 되니, 이것이 두 번째의 이익이니라. 셋째는 다시 어떤 바라문 거사가 방일하지 않아 선에 힘쓰는 까닭으로 잘난 체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아 찰제리족의 바라문 거사와 사문의 대중 가운데에 나아가도 항상 두려움이 없이 기쁜 마음으로 다니게 되니, 이것이 세 번째의 이익이니라. 넷째는 다시 어떤 바라문 거사가 방일하지 않기 때문에 선에 힘쓰는 까닭으로 임종할 때가 되어 후회하는 마음이 없게 되니, 이것이 네 번째의 이익이니라. 다섯째는 다시 어떤 바라문 거사가 방일하지 않기 때문에 선에 힘쓰는 까닭으로 죽은 뒤에 천상(天上)에 나게 되니, 이것이 방일하지 않아서 얻는 다섯 번째의 이익이니라. 이러한 까닭에 너희들은 마땅히 방일하지 않아야 하느니라.”
그때 바라문 거사 등은 설법을 듣고 나서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합장을 하고 공경히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자비를 베푸셔서 저희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오늘 밤에는 저희들의 집에서 머무르십시오.”
그때 세존께서는 묵묵히 청을 받아들이시니, 그 바라문 거사 등은 여래께서 묵묵히 청을 받아들이시는 것을 보고 나서 다함께 세존의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는 부처님께 하직하고 물러갔다.
행우(行雨) 바라문은 마갈타국에서 왕의 대신이었는데, 그도 세존께서 세상을 두루 다니시며 교화하시다가 파타리 마을에 이르셔서 파타라탑 주변에 머물러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다시 파타리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기로 하였다는 소식도 들었다. 그는 소식을 듣고 나서, 세존께 공양드리는 것을 보려고 곧 순백색의 말이 끄는 수레에 타고, 시종에게 보배로 만든 물병과 금으로 만든 지팡이를 들려서 5백 명의 바라문 청년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파타리 마을로 갔다. 그곳에 도착하자 곧 수레에서 내려서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을 향해 서서 인사를 드리고 공경함을 표한 뒤에 물러나서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를 위하여 묘법(妙法)을 말씀하시고 가르쳐 보이셔서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고는 묵묵히 계셨다.
이때 행우 바라문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왼쪽 어깨만을 덮은 채로 부처님께 합장을 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와 비구 대중께서는 내일 제가 집에서 올리는 공양을 받으소서.”
세존께서는 묵묵히 청을 받아들이셨다. 행우 바라문은 세존께서 청을 받아들이신 것을 알고 급히 집으로 돌아갔다.
그때 세존께서는 발을 씻으시고 방으로 들어가셔서 결가부좌를 하시고 몸과 마음을 단정하게 하시고는, 파타리 마을의 대위력천신(大威力天神)이 새끼줄로 경계를 측량하여 커다란 성을 지으려고 하는 것을 보셨다. 그것을 보시고 나서 세존께서는 포시(哺時)에 선정으로부터 일어나셔서 방 밖으로 나오셔서 모든 비구들과 함께 노지(露地)에 앉으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구수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파타리 마을에서 커다란 성을 지으려고 한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느냐?”
아난이 대답하였다.
“알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행우 바라문이 삼십삼천(三十三天)과 더불어 계책을 세워 큰 성을 지으려 하고 있습니다.”
“내가 방 안에서 선정(禪定)에 들어 곧 청정한 천안(天眼)으로 관하여 보니, 저 파타리 마을에 있는 대위력(大威力)을 지닌 천신(天神)과 여러 작은 천신, 그리고 위덕(威德)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각자 그 신을 따라서 즐겁게 머무르고 있으며, 모두 천신이 행한 교법(敎法)에 순종하고 있으니 이것은 모든 천신이 이곳에 머무르고 있는 까닭이니라.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성은 가장 훌륭한 성이 될 것이며, 또한 이웃나라에 의해 어려움을 겪지 않고 물이나 불에 의해 해를 입지 않을 것이니라.”
이때 행우 바라문은 곧 그날 밤으로 공양구와 모든 음식을 골고루 챙겨 놓고는 이른 아침에 사람을 시켜서 부처님과 비구 대중에게 아뢰게 하였다.
“때가 되었습니다.”
이에 공양을 하고 발우를 거두어들이기를 마치시니, 행우 바라문은 금으로 만든 물병을 직접 들고 맑은 물을 가득 채워서 부처님을 향하여 무릎을 꿇고 큰 서원(誓願)을 발하였다.
“이제 제가 부처님과 성중(聖衆)께 공양드린 공덕을 파타리에 거주하고 있는 천신(天神)께 되돌리오니 오래도록 안락하기를 바랍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청정한 믿음을 지닌 사람이
모든 천중(天衆)에게 공양을 드린다면
이것은 부처님[大師]의 가르침에 따르는 것이니
부처님께 칭찬 받을 일이로다.

만약에 어느 지방의
지혜로운 자가 머물 곳으로 삼고 있는 곳에서
계율을 지키는 사람에게 음식을 공급하고
아울러 그를 위하여 축원한다면

마땅히 공경 받을 만한 자가 그를 공경하고
마땅히 공양 받을 만한 자가 그에게 공양하며
모든 천신들이 보호하기를 자식과 같이 하여
언제나 기쁨과 즐거움을 받게 되리라.

그때 세존께서는 바라문을 위하여 미묘법(微妙法)을 말씀하여 보이시고 가르치시고 이익되며 기쁘게 하시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셔서 본래의 처소로 되돌아가셨다.
이때 그 바라문은 마땅히 해야 할 바를 마치고 본분에 따라서 떠나가 마음을 밝게 하고 생각을 바르게 하여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세존께서 파타리 마을에 오셔서 내가 지금 세존을 위하여 마을에 성을 쌓고자 하니 높은 문을 세우게 되면 그것을 교답마문(喬答摩門)이라고 부르고, 만약에 갠지스강을 건너게 되면 또한 도로를 만들어서 이름짓기를 교답마의 길[喬答摩道]이라고 해야겠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 바라문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를 아시고는 곧 파타리 마을의 북쪽에서 길 가운데로 나가셔서 점차로 갠지스강으로 나아가셨다.
이때 미생원왕이자 위제희의 아들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이제 몸소 세존께 공양해 드려서 1백 개의 살로 만든 5백 개의 일산으로 부처님의 위쪽에 높이 그늘이 지게 해 드려야겠다.’
그 광엄성에 있는 모든 율고비(栗姑毘)들도 다들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제 미생원왕께서 친히 일산을 받쳐 들고 세존께 공양 올리니 우리들도 마찬가지로 이 일을 수행하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곧 5백 개의 일산을 장엄하게 꾸며서 공양하였다.
이때 여러 용왕들은 곧 이렇게 생각했다.
‘이제 왕과 율고비가 성대하게 공양드리고 있으니, 우리가 지금 몸은 악취(惡趣)에 떨어져 있으나 어찌 세존께 공양드리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5백 개의 일산을 가져다가 세존께 공양드렸다.
이때에 사천왕(四天王)들도 또한 이렇게 생각하였다.
‘여러 사람들은 인과응보를 보지 못하고서도 오히려 스스로 공양하고 있는데 하물며 우리들은 과(果)를 비추어 인(因)을 알았는데 어찌 공양드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또한 5백 개의 일산을 갖추어서 부처님께 공양드렸다.
다시 삼십삼천도 이렇게 생각하였다.
‘여러 천인(天人)들이 모두가 공양을 올리고 있는데, 우리가 어찌 공양을 올리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5백 개의 일산을 갖추어 와서 부처님께 공양드렸다.
그때 세존께서는 곧 이렇게 생각하셨다.
‘내가 이제 여러 천인을 위하여 수승한 인연을 지어서 그들로 하여금 신심을 내도록 해야겠구나.’
세존께서는 이렇게 생각을 하시고 나서, 곧 신통력을 나투어 모든 대중들로 하여금 각자에게 세존의 정수리 위에 일산을 받쳐 들고 있었던 일을 생각나게 하셨다. 세존께서 정등각(正等覺)을 증득하셨을 때 2천5백의 천인들이 세존의 정수리 위에 일산을 받쳐 들고 있었던 것이다.
여러 비구들은 다 같이 의심하는 생각을 내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어떠한 선업(善業)을 지으셨기에 보리를 증득하셨을 때 2천5백의 천인들이 세존의 정수리 위에서 일산을 받쳐 들고 있었습니까?”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나는 과거에 자량(資糧)을 쌓고 모든 선업을 지었으니, 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며 더 나아가 마침내 스스로의 몸으로 과(果)를 받은 것이니라.
비구여, 마땅히 알라. 옛날에 어느 전륜왕이 있어서 이름을 대선현(大善現)이라고 하였다. 그는 네 종류의 군대를 갖추어 원수를 꺾을 수 있었고 모두 승리할 수가 있었다. 그는 바른 법으로 세상을 다스려 법왕(法王)이 되었으며 칠보를 구족하였고, 천 명에서 다만 한 명이 부족한 많은 수의 아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왕에게서 태어난 아들은 모두 왕을 따라다녔다.
왕의 여러 부인들은 모두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가 설령 아들을 낳는다 하더라도 도리어 모두가 떨어져 있게 되는 것은, 왕의 성품이 그렇게 만들어서 태어난 아들들을 반드시 뒤따르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이제 함께 규약을 만들어서 임신을 하게 되면 왕에게 알리지 않게 해야겠다.’
뒤에 어느 한 부인이 임신을 하였는데, 여러 부인들은 그녀를 데려다가 은밀한 곳에 숨기고 왕이 보지 못하게 하였다. 달이 차서 마침내 한 아들을 낳으니 용모가 단정하고 엄숙하여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는데, 피부는 금빛이었으며 머리는 일산과 같았고 팔을 드리우면 무릎을 지났으며 이마는 넓고 반듯하였고 두 눈썹 사이가 이어져서 붙었으며 코는 높고 곧게 서 있었고 모든 신체부위가 모두 원만하였다. 후에 크게 자라자 여러 부인들은 모두가 그를 아끼고 사랑하여 마치 자신의 몸으로 낳은 것과 같이 하였다.
뒤의 다른 때에 대왕인 선현(善現)은 승신주(勝身洲)로부터 칠보를 가져왔는데 8만(萬)의 국왕들이 모두 그를 둘러싸고 있었으며 그의 여러 아들들도 좌우에서 호위하여 마치 반달의 형상을 하고 있었고 빛나는 위세(威勢)가 밝게 비쳐서 해와 달의 빛을 덮었다.
이때에 여러 부인들이 전에 감추어 두었던 아들이 높은 누각에 있다가 멀리서 아버지인 왕을 보고 마침내 여러 어머니들에게 물었다.
“오고 있는 사람은 누굽니까?”
어머니들이 대답하였다.
“너의 아버지이신 선현(善現) 대왕이시다.”
아들이 물었다.
“부왕(父王)께서 돌아가신 뒤에는 제가 왕위를 이을 수 있습니까?”
“왕께서는 너를 제외하고도 아들이 많아서 천 명에서 다만 한 사람이 부족할 만큼 많다. 그 여러 아들 가운데에서 맏아들이 왕위를 잇게 되는데, 너는 가장 막내이니 왕위에 오르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아들이 다시 물었다.
“왕께서 만약 돌아가시더라도 제가 막내인지라 왕위를 이을 수 없다면 원컨대 여러 어머니들께서는 제가 출가하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저는 바른 믿음으로써 집에서 나가 집이 아닌 곳에서 범행(梵行)을 철저하게 닦겠습니다.”
여러 어머니들이 아들에게 말했다.
“우리는 너에게 지극히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내고 있으니, 그런 생각일랑 하지 말아라.”
“저는 이제 뜻을 세웠으니 꼭 출가하겠습니다.”
그 여러 어머니들은 아들이 이미 마음을 오로지하여 물러서는 마음을 내지 않는 것을 보고는 모두가 이렇게 말했다.
“아들아, 만약 우리에게 이와 같이 약속을 해 준다면 마땅히 너의 마음에 따르겠다. 나중에 승과(勝果)5)를 얻거든 반드시 와서 알려 주도록 하여라.”
“말씀하신 대로 그렇게 하겠습니다.”
어머니들은 모두가 허락하였고, 아들은 마음먹은 대로 뜻을 이루게 되자 적정(寂靜)한 곳에 나아가 오파타야(鄔波馱耶:軌範師)와 아차리야(阿遮利耶:親敎師)의 가르침도 없이 자연히 37도품법(道品法)을 깨달아 독각(獨覺)의 묘과(妙果)를 스스로 직접 증득하였다.
승과(勝果)를 얻고 나서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전에 어머님들과 약속하기를, 성과(聖果)를 증득하면 반드시 알리기로 하였으니 이제 어머니들께 가서 알려 드려야겠다.’
독각 성자는 몸으로써 법을 나투어 이익 되는 일을 하려고 곧 어머니의 앞에 도착하여 자세하게 신통변화를 나타내었다. 몸 위로는 불을 내뿜고, 몸 아래로 물을 내뿜으며 큰 광명을 내고, 갖가지의 신이한 모양을 나타내 보이니 범부(凡夫)인 중생들은 신통변화를 보고 나서 속히 신심을 내었다.
여러 어머니들은 아들의 신통변화를 보자 마치 나무가 쓰러지듯이 엎드려서 곧 귀의하여 예배를 드리고 다 같이 이렇게 말했다.
“성자여, 이제 능히 이와 같은 신통(神通)과 성과(聖果)를 증득하셨으니, 존자께서는 저희들이 드리는 음식을 받으시어 저희가 복을 구할 수 있게 하소서. 이 동산에 머물러 계시면서 저희의 공양을 받으시기 바랍니다.이때 벽지불(辟支佛)6)은 묵묵히 그들의 청을 받아들이니, 그 여러 어머니들은 차례로 음식을 날라다가 매일같이 공양하였다.
그때 독각(獨覺)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이곳에서 허깨비 같은 몸으로 해야 할 일을 이미 다 마쳤으니, 이제는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는 마치 기러기왕과 같이 날개를 갖추고 허공으로 날아올라 몸 위로 불을 내뿜고 몸 아래로 물을 내뿜으며, 큰 광명을 놓으면서 널리 신통변화를 나투고 나서 곧 열반에 들었다. 이때에 여러 어머니들은 향과 땔나무를 여러 겹으로 쌓아 놓고 다비를 하고 우유를 불에 뿌려서 남은 유골을 거두어 금으로 만든 병에 안치하고 동산 안에다 탑을 세웠다. 그 탑을 고리와 같은 갖가지의 장신구로 엄숙하게 꾸미고 탑 위에는 여러 깃발과 일산을 마련해 놓았다.
후일 어느 봄날 숲의 꽃들은 그 동산 가운데에서 향기를 내고 여러 아름다운 새들은 고운 소리를 내어 지저귀는데, 왕은 부인과 여러 시녀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서 동산에 나와 노닐다가 독각의 탑을 보았다.
왕이 동산을 지키는 사람에게 물었다.
“이것이 무엇이냐?”
그는 왕에게 대답하였다.
“이것은 궁궐 안에서 일어난 일이라 저는 지금 알지 못합니다.”
곧 궁녀들에게 그 탑의 유래를 물으니, 여러 궁녀들은 두려워서 일시에 예를 드리고 곧 앞으로 나아가 말하였다.
“원하건대 대왕께서는 두려움이 없게 하여 주십시오.”
왕이 말하였다.
“내가 이제 너희에게 두려움이 없도록 하겠다.”
여러 궁인들은 인연을 갖추어서 자세하게 왕에게 말씀드렸다.
“너희들은 옳지 못하다. 그 아이가 이미 왕위에 오르기를 구하였거늘 어찌하여 알려서 나로 하여금 세자에 책봉하여 왕으로 삼아서 관정위(灌頂位)를 주게 하지 않았더냐? 그는 큰 위덕(威德)을 갖추었으니 비록 열반에 들었다고 하더라도 머리에 쓰는 관과 비단으로 꾸민 일산을 탑 위에 두어야겠다.”
이때 대왕은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탑 위에다 그 물건들을 안치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여,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라. 저 선현왕(善現王)이 바로 나였느니라. 내가 옛날에 일산을 가져다가 연각(緣覺)의 탑에 공양을 하였으니, 이 복업(福業)으로 말미암아 내가 옛날에 이미 2천5백 생 동안 전륜왕의 자리를 얻었으며, 다시 그 업으로 말미암아 이제 무상정각(無上正覺)을 증득하면서 그 정수리 위에는 2천5백의 천인(天人)들이 모두 백 개의 일산을 받치고 있게 되었느니라. 내가 만약 수승한 과(果)를 증득하지 못하고 다시금 2천5백 생 동안 전륜왕의 자리에 있었더라면 내가 가지고 있는 복업의 과보는 모두가 회향되어 모든 성문(聲聞)들에게 베풀어졌을 것이니, 마치 한 되의 진주를 씨로 뿌려 도리어 한 되의 멥쌀을 얻은 것과 같아서 나의 제자들에게도 모자라지 않게 되었을 것이니라. 비구여, 마땅히 알라. 순흑(純黑)의 업(業)을 지으면 검은 과보를 받게 되고, 순백(純白)의 업을 지으면 흰 과보를 받게 되니……(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음)……너희들 비구는 마땅히 마음을 써서 부지런히 닦고 배워라.”
부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니, 모든 비구들은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藥事卷第五 濟大唐三藏義淨奉 制譯內攝頌曰:王城那蘭陁 波咤竹仗林 弶伽勝峯山響聲薜舍離。爾時,世尊在王舍城羯蘭鐸迦池竹園中。是時,未生怨太子由被提婆達多種種擊發,而受其語,便加殺害順法父王,自登王位。爾時,此王於如來所欲作種種毀害之事放一大象名爲護財,及惡馬、惡狗,令害如來。爾時,王母韋提希旣聞斯事,卽告子言:‘汝於世尊所,勿行輕毀。如來恒畏衆生起輕毀行。恐佛世尊離王舍城,此國土中,失大利益,由世尊威力故,安伽國及摩揭陁國所有衆生增長利樂,恒生歡喜。王聞此語,心懷忿怒,報其母言:‘餘國土中,無有如來。其國豈當滅沒,無有衆生?’其母種種方便,遮止亦不迴心。爾時,世尊卽作是念:此未生怨太子作無量罪。我當令比住無根信,今未是時,我今旦往室羅伐城。作是念已,爾時,世尊與聲聞衆,漸次遊行,詣室羅伐城,到彼城已,住逝多林給孤獨園。時,彼鄰國王等聞未生怨於世尊所,欲行輕毀,如來懼於斯事,離王舍城,詣室羅伐城,今現到彼,鄰國王等卽作念言:彼小國王父順正法,而被殺害,由懷不足。諸天世人共所供養者,唯有如來,今此惡人,更生輕毀。我等諸國共作種種方便,奪其王位。是諸王等展轉遣使,更相報已,備四種兵,具全甲仗,所謂象兵、馬兵、車兵、步兵。至王舍城,四方苗稼悉被毀壞,周營而住。是時,無稻幹龍王復降大雹,更加傷損,有五百泉池自然涸竭,天復無雨,國中飢饉,人亦不安,城外流水,咸散毒藥,未生怨王大懷劇苦,非人得便,起大疾疫,病死彌甚,送出城門,喪車相及。是時,未生怨情懷無量百種諸苦惱,害身心,由懷憂故,以手拓頰,愁歎而住。時,未生怨母韋提希,見子憂懷,問曰:‘汝何思念。’卽報母曰:‘百種劇苦悉今來現。’母曰:‘我先語汝,實莫輕毀如來#世尊,佛無所畏,唯慮輕陵,勿致世尊捨王舍城,若佛捨此,國內卽現諸惡徵祥。今此是也。’王曰:‘阿母今復如何?’母曰:‘於世尊處,應往懺謝。’王曰:‘阿母我實不敢對於世尊,親自見面。唯深責恨。’母曰:‘汝曾不聞,或用栴檀,或以刀斧,於此二人,不生異念。設復有人,以淨信心,栴檀塗拭,如來於彼,不起喜心。設復有人,以諸怒心,將刀傷割,如來於彼,不起瞋心。’時,未生怨王聞母此說,勅喚一臣卿,卽速詣佛世尊處,爲我頂禮起居。如來尊體輕利,調適安不?復啓此言:子有過患,父亦不見。唯願世尊,慈悲哀愍,詣王舍城。若佛不至,國當滅盡。’臣白王曰:‘如是如是。’臣依王勅,卽往室羅伐城,到世尊處,頂禮佛足,而白佛言:‘未生怨王起居如來具說如上。’佛言:‘王及汝身咸得安樂?’使者白佛:‘未生怨王復啓世尊:子有過患,父亦不見其惡。唯願世尊,慈悲哀愍,詣王舍城。若佛不至,國當滅盡。’佛卽默然納受。是時,大臣見佛默然,便退而去。爾時,世尊捨室羅伐城,與諸苾芻,漸漸遊行,往至摩揭陁國界首,以佛威力,諸風神王,起妙和風,吹去毒水,悉令涸乾。諸水神王皆涌八功德水,泉池溢滿,空注甘雨,信佛善神咸驅疫鬼,疾死休息,四方兵衆聞佛入界,各自退還,國內諸人貨易交會。外國聞已,更將種種貨物互相賣買,國內豐足,街坊巷曲人衆慶歎如來威德,諸餘外道,皆悉默然,低屈而住。是諸人衆甚大歡喜。時,摩揭陁國王韋提希子未生怨王,聞佛世尊至摩揭陁國界,心大歡喜,命諸臣佐,告言:‘汝等可於衢路,寬二里半來,淸淨灑掃,除諸瓦石以栴檀香水洒其道路復以種種上妙繒綵,奇麗莊嚴,王舍城中,燒羙名香,散諸雜花,祗待世尊。’是諸臣佐受王教已,廣大莊飾王舍城中及諸衢路。時,摩揭陁國主韋提希子未生怨王以自威力,將四部兵,往迎世尊。是故世尊調伏圍繞,時,未生怨王與無量百千諸天,隨世尊後,詣王舍城,欲入城時,世尊以擧右腳,纔入門閫,爾時,大地六種振動,乃至邊涌中沒,於此世界,光明照耀,乃至幽冥之閒,現大光明,諸天空中,於佛頂上,雨種種花,所謂嗢鉢羅花、拘物頭花、分陁利花,復散栴檀、鬱金香末#及曼陁羅花、摩訶曼陁羅花幷諸天衣。如來入城之時,現此種種奇特異相。諸小街巷自然寬廣,諸小樹林便卽增長,其高大者,復自低枝,象、馬、牛、鳥隨其類音,揚聲大喜,及諸器物,自然振吼。盲者得見,聾者能聽,啞者能語,不完具者咸皆具足,有昏醉者,悉得醒寤,諸食毒者,亦復消除,怨害之人,俱生慈心。若有懷妊,皆卽誕生,曾無苦痛。獄囚繫禁,枷鎖、杻械自然解脫,貧窮困乏獲諸財寶,有一鄔波索迦旣見如是種種利益,便說頌言:世尊所遊國 彼國無諸畏 飢饉及他軍風雨常調順。 人衆咸修福 安樂悉無憂百千希有事 斯處皆成就。爾時,世尊入王舍城,安慰大衆,無不蒙益。世尊卽還竹林精舍。爾時,摩揭陁國韋提希子未生怨王卽詣佛所,頂禮雙足,廣說乃至世尊示教利喜已,默然而住。是時,摩揭陁國韋提希子未生怨王聞佛所說種種正法,歡喜踊躍,悉皆信受,卽從坐起,整理衣服,合掌恭敬,至心頂禮,而白佛言:‘唯願世尊,慈悲受請,及苾芻衆,於三月中,受我支伐羅幷諸飮食兼坐臥具。若有疾病,奉上湯藥,一切資具無有闕乏。于時,世尊默然受請。未生怨王旣知世尊默然受請,便起頂禮佛足,歡喜而退還其本宮,營辦供具,於三月中支伐羅及以種種飮食、湯藥、坐臥資具,供養世尊幷苾芻衆,無有闕少。是時,王舍城中,信心天神見王如是廣爲供養,所有行疫災鬼竝皆趁逐,經於那地迦村,過直至廣嚴城中,乃便停住,其城人衆悉皆遭疫,死者極多,於衢路中,送屍靈輿相繼不絕。時,彼城中,有一婆羅門,名曰都末羅,於其夢中,乃見廣嚴城內善神,告言:世尊調御師 人天最尊上 若來至此城災害必消散。其婆羅門聞是語已,至明淸旦,卽告城中諸居士栗姑毘等:‘我於夢中,見如是事。’彼諸人衆聞此語已,各作是言:‘應作何法,復遣何人,迎請世尊,至此城中,安居三月,嚴飾供養,得除災害?’諸居士等告都末羅曰:‘汝可自往,迎請世尊,餘無堪者。’是都末羅作如是念:我往佛所,頂禮佛足#白言:世尊,起居輕利,少病少惱,安樂而住。廣嚴城內諸居士等,遣我迎來此,請世尊救諸人衆,世尊不赴彼城,人衆咸悉滅亡,不夂當盡。作是念已,時,婆羅門都末羅報居士言:‘摩羯陁國韋提希子未生怨王長夜好殺,爲性暴惡,怨害極多,我若迎佛,必是害我。’彼居士衆便說頌曰:兩國爲怨敵 有使不拘留 何況如來使而能有傷損。是時,都末羅作吉祥善法,漸次而行至王舍城,疲乏息已,卽往佛所,歡喜問訊,退坐一面,具白佛言:‘薜舍離城諸居士衆頂禮世尊#雙足,慰問如來:少病少惱,起居輕利,安樂住不?’世尊告曰:‘汝及薜舍離人得安隱耶?’都末羅白言:‘唯願世尊,往薜舍離城。如其世尊捨而不往,其城不夂,人衆凋亡,空有殘名,誰之止住?’世尊告曰:‘我及於此諸聲聞衆,爲王請留,安居三月,種種資具而爲供養。汝可見王,具陳其事,王若許之,我卽當往。’時,都末羅聞佛語已,遣使還國,具陳佛語。彼諸人衆共然佛語,復遣使來,令都末羅,詣摩揭陁國未生怨王所,傳我等言,而慰問曰:‘少病少惱,起居輕利。安樂住不?作是請言#唯願大王,許如來往薜舍離城。王若不許世尊往者,薜舍離城不夂磨滅,空有殘名,而無人衆。’是時,都末羅布盧呬多作如是念:我今爲當先見大王,爲當先見大臣?復作是念:此先有教,不應先見王者,須求大臣,王設處分,臣亦能破。是故我今先見大臣。參事未夂,大臣便問:‘何緣得來?’都末羅報曰:‘我今爲請如來,要須白王,願仁助我白王。’臣曰:‘如是。王若問時,我必當助。’時,都末羅卽詣摩羯陁國韋提希子未生怨王所,到已,便用吉祥讚頌,而讚其王,退住一面,白大王曰:‘薜舍離人衆問訊大王:少病少惱,起居輕利,安樂住不?’王報都末羅曰:‘彼諸人等竝安樂耶?’時,都末羅復白王曰:‘薜舍離人衆共作是言:願許如來向薜舍離城。大王若不許如來向薜舍離城者,此城不夂磨滅,空有殘名。’大王報曰:‘我每作是念:薜舍離城願早磨滅。是我先意。’王作語已時,都末羅卽便退還。是時,大臣前白王曰:‘世尊豈有捨一有情,令得苦難?’王曰:‘仁者,不也。’‘若不,如此言謂,大王於世尊處,而不恭敬。縱令大王許與不許,世尊爲利衆生故,必往薜舍離城。’王曰:‘佛意非我所知。若爾,應喚都末羅來。’大臣奉命,便速喚來,王告都末羅曰:‘汝立誓言,若能如我供養恭敬世尊,如是作者,我當隨許。’時,都末羅聞此語已,速令往薜舍離城,報彼人衆,具陳王語。彼旣聞已,報使者曰:‘王獨一身,由能供養,我等人衆,豈不能爲?唯願世尊,來詣薜舍離城。我等衆人最勝供養,願王隨喜。’使者承此語已,還報都末羅。是時,都末羅具陳白王。爾時,未生怨王親詣佛所,頂禮世尊雙足,退坐一面,而白佛言:‘世尊,我盡命存,供養世尊及聲聞衆。然而,世尊常爲利益諸有情故不受我請。唯願世尊,受我一日微請。’爾時,世尊默然受請。時,未生怨王知世尊默然受已,從坐而起,退還本宮。時,未生怨王於其夜中,廣辦淸淨飮食,至晨朝時,令使往詣佛所,告言:‘時至。’佛旣知已,洗手收鉢,赴王請食。王自持金鉼,於世尊所,作如是語:‘唯願世尊,調伏所有惡龍、藥叉。大德,此無藁龍王於我多時,而爲損害,非怨而怨,非讎而讎,非逆而逆,已生未生,苗稼皆被損壞。唯願世尊,起慈悲心,爲調伏無藁龍王。’世尊默然受請。又與未生怨王施誦呪願,卻還住處。爾時,佛告具壽阿難陁曰:‘我今欲往波咤離邑。汝可隨我。’‘唯然。世尊,我願隨從。’爾時,世尊於摩揭陁,人閒遊行,漸次行至波咤離邑,到制多所,卽於彼住,時,彼村邑婆羅門、居士等,聞佛世尊遊行至此波咤離制多所。于時,人民互相告報,一時雲集,往詣佛所,頂禮雙足,退坐一面。佛卽告曰:‘汝等當知若放逸者,有五過失。何等爲五?一者此婆羅門、居士以放逸故,互相鬪諍以是因緣向官論列由是財物悉皆散失,此是第一過失;二者復有婆羅門、居士由放逸、鬪諍故,惡名流布,遍滿諸方,是第二過失;三者復有婆羅門、居士,由放逸故,心生貢高,往詣剎利、婆羅門、居士、沙門衆中,在彼衆會,每懷畏難,爲非上首,常作曲躬,是第三過失;四者復有婆羅門、居士,由放逸、鬪諍故,欲命終時,心生悔過,是第四過失;五者復有婆羅門、居士,心懷放逸,由放逸、貢高故,死墮惡趣,生地獄中,是第五過失。’復告婆羅門、居士曰:‘不放逸者,復有五種利益。云何爲五?一者婆羅門、居士由不放逸故,財不散失,此是第一利益;二者復有婆羅門、居士,由不放逸,無鬪諍故,善名流布,遍滿諸方,是第二利益;三者復有婆羅門、居士,由不放逸,心不貢高,往詣剎利、婆羅門、居士、沙門衆中,常無畏懼,歡悅遊行,此是第三利益;四者復有婆羅門、居士,由不放逸,欲命終時,無有惡作,此是第四利益;五者復有婆羅門、居士,由不放逸,命終之後,往趣天中,此是第五不放逸利益。是故汝等不應放逸。’爾時,婆羅門、居士等,旣聞法已,卽從坐起,整理衣服,合掌恭敬,頂禮世尊,而白佛言:‘唯願如來,慈愍我等,請於今夜,止我館舍。’爾時,世尊默然受請。彼婆羅門及居士等,旣見如來默然受請,咸共頂禮世尊雙足,辭佛而退。時,行雨婆羅門是摩揭陁國爲王大臣,彼聞世尊遊行人閒,至波咤離村,在波咤羅塔邊而住。復聞波咤離人民悉皆供養。彼旣聞已,卽乘純白草馬車輅,侍從執持寶甁、金杖,及與五百摩納婆等前後圍遶,爲欲瞻睹供養世尊,往詣波咤離村。旣到彼已,卽下車輅,就世尊所,向佛而立,問訊世尊,修敬畢已,退坐一面。爾時,世尊爲說妙法,示教利喜,默然而住。時,行雨婆羅門從坐而起,偏袒右肩,向佛合掌,白言世尊:‘唯願如來及苾芻衆,受我明日家中供養。’爾時,世尊默然受請。時,行雨婆羅門旣知世尊受彼請已,速卽還家。爾時,世尊洗足入室,結跏趺坐,端身正念,觀見波咤離村大威力天神,以繩量界,欲造大城。旣見是已,世尊晡時,從定而起,出於室外,幷諸苾芻露地而坐。爾時,世尊告具壽阿難陁曰:‘汝不聞此波咤離村,欲造大城。’阿難報曰:‘我知。世尊,行雨婆羅門與三十三天,籌量欲造大城。’世尊告曰:‘我在室中,入定,卽以淸淨天眼,觀見於彼波咤離村大威力天神幷諸小神及有威德諸人民等,各隨彼神,愛樂而住,皆順天神所行教法。由諸天神,於此住故。當知是城應爲最勝,亦無鄰國之難,及水火所損。’時,彼行雨婆羅門卽於其夜,廣設供具幷諸飮食,至晨朝時,令白佛衆:‘唯願知時。’乃至食已,收鉢已訖。時,行雨婆羅門手持金甁,盛滿淸水,長跪向佛,發大誓願:‘今我供養佛及聖衆所有功德,迴施波咤離所住天神,長夜安樂。’爾時,世尊卽說頌曰:若有淸信人 供養諸天衆 此依大師教是佛所稱揚。 若於地方所 智者爲住處食供持戒人 幷爲說呪願。 應敬者敬之應供者供養 諸天護如子 常受於歡樂。爾時世尊爲婆羅門說微妙法示教利喜已,卽從坐起,便歸本處。時,彼婆羅門所應作已,隨分而去。諦心正念,如是思惟:世尊所出波咤離村,我今欲爲世尊,用村築城,建立高門,號爲喬答摩門。若渡弶伽河,我亦爲造道路,名爲喬答摩道。爾時,世尊知彼婆羅門心之所念,卽於波咤離村北面,中道而出,漸赴弶伽河。是時,未生怨王韋提希子作如是念:我今親自供養世尊,執持一百支傘蓋,數凡五百,高蔭佛上。’其廣嚴城諸栗姑毘等,竝作是念:今未生怨王親持傘蓋,供養世尊,我等亦可修行斯事。作是念已,便卽莊嚴五百傘蓋,而爲供養。時,有諸龍王等,便作是念:今者王及栗姑毘,盛修供養:我今身墮惡趣,豈不供養世尊?作是念已,持五百傘蓋,供養世尊。時,有四天王衆,亦作是念:今諸人等,不見因果應報,猶自供養,況我等輩照果知因,豈不能供養?作是念已,亦具五百傘蓋,而供養佛。復有三十三天,亦作是念:諸天人等竝皆供養,我今豈可不修供養?作是念已,便具五百傘蓋,來供養佛。爾時,世尊便作是念:我今爲諸天人,作勝因緣,令發信心。于時,世尊作是念已,便現神力,令諸衆會,各各生念,唯我持蓋,於世尊頂上,世尊證正等覺時,有二千五百天人,傘蓋持於世尊頂上。諸苾芻等咸皆生疑,而白佛言:‘世尊作何善業,證菩提?’時,得二千五百天人傘蓋,持於世尊頂上。佛言:‘汝等當知我於過去積集資糧,作諸善業,廣如上說,乃至終須自身受果。苾芻,當知往昔有轉輪王,名大善。現具四軍力,能摧怨敵,皆悉得勝,正法治世,而爲法王。七寶具足,惟少一子,不得一千圍遶,王所生子悉將隨從。王諸夫人悉作是念:我設生子,還共分離,王性法爾,生子必將隨從。我等今者,共立制約,有懷胎者,不得告王。後時,有一夫人,身旣懷子,諸夫人等將藏隱處,不令王見。日月旣滿,遂生一子,形貌端嚴,衆人愛見,身皮金色,頭如傘蓋,垂臂過膝,額廣平正,眉閒連合,鼻高脩直,一切支分悉皆圓滿。乃至長大,諸夫人等悉皆怜愛,如自腹生。後於異時,大王善現從勝身洲,七寶導前,八萬國王皆悉圍遶。時,諸子等左右營衛,如半月形,威光照耀,掩日月光。時諸夫人先藏之子,處於高樓,遙見父王,遂問諸母,來者是誰?母等答曰:‘是汝之父善現大王。’子問母曰:‘父王滅後,我得繼嗣,紹王位不?’母又報曰:‘王今除汝唯少一子,不滿一千。彼諸子中,王滅已後,大者紹位。汝旣最小,不合登嗣。’子復問曰:‘王若滅後,我旣居小,不得紹嗣,願諸母等,許令出家。我以正信,從家趣於非家,精修梵行。’諸母報曰:‘我於兒所,極生怜愛,莫發此心。’時,子答言:‘我今立志,決定出家。’彼諸母等,旣見專心,不生退轉。皆作是言:‘子若如此,共我立契。當隨汝心。後獲勝果,必須來報。’子卽答曰:‘受命。唯然。’母皆隨許,子得遂心,詣寂靜處,無鄔波馱耶及阿遮利耶教示訓誨,自然悟得三十七道品法,現證獨覺,旣獲果已,便作是念:我先許母如證聖果,當必相報。我今可往報母等,知。獨覺聖者以身現法,爲利益事。便到母前,廣現神變,身上出火,身下出水,放大光明,種種異相,異生人等,睹神變已,速發信心。時諸母等見子神變,如截樹倒,便卽歸禮,咸作是言:‘聖者,今能證得如是神通聖果。尊者須食我等求福。唯願留心,在此園苑,受我供養。’時辟支佛默然受請。彼諸母等次第送食,每日供養。時,獨覺作念:而我於此坏幻之身,所作已辦。我今可入無餘涅槃,猶如鵝王,翅翮具足,飛騰虛空,廣現神變,身上出火,身下出水,放大光明,現神變已,便入涅槃。于時,母等積疊香薪,遂卽焚燒,以乳洒火,收取餘骨,置在金甁,於園苑內,起窣堵波,用以鐶釧,種種莊具,嚴飾其塔。幢幡、傘蓋,置於塔上。後於春時,林花吐馥,於其苑中,多諸勝鳥,出羙妙聲。王與夫人及諸婇女前後圍遶,詣林苑中,遊行觀看,見獨覺塔,命守苑人,此是何物?彼答王曰:‘此宮內事,我今不知。’便問宮人塔之所由,諸宮怖懼,一時作禮,卽前白言:‘唯願大王,施與無畏。’王曰:‘我今與汝。’時,諸宮人具以因緣,廣爲王說。王卽語言:‘汝等不是。彼子旣求愛樂王位,何不相報,令使我知,冊立爲王,受灌頂位?彼是大威德者,雖入涅槃,我以頭冠、繒綵、傘蓋、置於塔上。’是時,大王愛念子故,遂於塔上,安置斯物。佛告:‘汝等苾芻#勿生異念。彼善現王者,卽我身是。我於昔時,將以傘蓋,供養緣覺窣堵波塔。由此福業,我昔已獲二千五百轉輪王位,復由彼業,今證無上正覺,於其頂上,咸持二千五百天人百輻傘蓋。我若不證殊勝之果,更合感得二千五百轉輪王位。於我所有福業異熟,悉皆迴向施諸聲聞,若種一升眞珠,還博一升粳米,於我弟子,亦不少乏。苾芻當知作純黑業,感黑異熟,作純白業,還感白異熟果,廣如上說。汝等苾芻應當用心精勤#修學。佛爲說已,諸苾芻等歡喜奉行。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藥事卷第五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5권(ABC, K1389 v37, p.629b01-635b04)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6권


대당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그때 마갈타국의 미생원왕과 광엄성의 율고비 등은 각각 배와 다리를 만들었다.
이때에 여러 용들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제 우리는 몸이 악취(惡趣)에 떨어졌으니 마땅히 복업(福業)을 닦아야겠다. 우리 각자가 자신의 머리를 들어 올려서 갠지스강 가운데에 서로를 이어서 다리를 만들어 세존과 여러 사람들로 하여금 그 위를 밟고 지나게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모든 용들은 각자 머리를 들어 올리고 서로 이어서 다리를 만들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 개의 다리 중에서 어느 것이든 너희들 마음대로 하나를 선택하여 건너가도록 하여라. 나는 마땅히 아난타와 함께 저 용들이 만들어 준 다리를 밟고서 갠지스강을 건너도록 하겠다.”
그 여러 제자들은 미생원왕이 만들어 준 다리로 건너기도 하였고 혹은 율고비들이 만들어 준 다리로 건너기도 하였는데, 오직 세존과 구수 아난타만은 용들이 만들어 준 다리를 밟고서 강을 건너셨다.
그때 어느 우바새[近事之男]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지혜로운 이가 큰 바다를 건너는 데는
배를 타고 가되 다리를 만들지는 않거늘
어리석은 사람은 바다를 건너는 데 다리를 만들고
강을 건너는 데 큰 배를 탄다네.

세존께서는 이미 강을 건너셨는데
바라문들은 강둑에 있으며
성문(聲聞)은 뗏목을 타고 건너갔는데
비구들은 다만 몸만 물에 적시고 있구나.

닿는 곳은 물이 평평히 흐르는데
어찌 번거롭게 다른 다락[井]을 구할 것인가?
탐애의 근본을 끊어서 없애버린다면
다시 무엇을 구할 것인가?

그때 세존께서는 갠지스강을 건너시고 나서 멀리 높은 언덕을 보시고는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언덕이 보이느냐? 인연을 알고자 하거든 너를 위하여 자세히 말하리라.”
아난타가 아뢰었다.
“원하건대 열어 보여 주소서.”
“이 높은 언덕은 옛날에 대성왕(大聲王)이 보배 구슬로 장엄한 깃대를 세웠던 곳이니라. 그 보배로 장식한 깃대는 높이가 8천 척(尺)이었으며 다시 순금과 여러 보배로 장엄하게 장식을 하였고, 이 깃대 아래서 널리 재물을 보시하여 공덕을 짓고 난 뒤에는 곧바로 보배로 장식한 깃대를 가져다가 갠지스강 가운데에 버렸던 것이니라. 네가 이제 그 보배로 장식한 깃대를 보고자 하느냐?”
“세존이시여,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저와 비구는 모두가 보기를 원합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백 가지의 복으로써 이루어진 만(萬:卍)자와 윤상(輪相)이 그려져 있는 무외시(無畏施)의 손으로써 그 높은 땅에 손을 대셨다.
이때 여러 용들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무슨 까닭에 세존께서 손을 땅에 대셨을까?’
곧 여래께서 비구 대중을 위하여 보배로 장식한 깃대를 보여 주시려고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 여러 용들은 곧 땅 속에서 보배로 장식한 깃대를 가지고 나타나니, 모든 비구 대중들은 모두 그것을 볼 수 있었다.
이때에 이름을 발타리(拔陀離)라고 하는 한 비구가 있었는데, 성품이 한가하고 고요한 곳에 뜻을 두고 있어서 한쪽으로 피해 있었으며, 세상 사람들이 입다가 버린 헌 옷[糞掃衣]을 가지고 만든 가사를 깁고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속히 이 깃대의 형상을 보도록 하여라. 이 깃대는 오래지 않아 곧 없어질 것이니라.”
이미 사라지고 나자 여러 비구들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모두가 보았습니다만 오직 구수(具壽) 발타리(拔陀離)만은 성품이 고요한 것을 좋아하고 가사를 깁느라고 보지를 않았으니 마땅히 탐애를 여읜 까닭입니까? 아니면 일찍이 그것을 보았기 때문입니까? 함께 우러러 예배하지 않은 것이 만약 욕심을 여의었다면 이 사람은 또한 욕심을 여읜 자이고, 만약 일찍이 보았다면 어느 곳에서 본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곧바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이 비구는 이미 탐애를 여읜 까닭이며, 또한 일찍이 우러러 예배를 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옛날에 어느 왕이 있었는데 이름을 규성(叫聲)이라 하였으며, 천제석(天帝釋)과 친한 벗이었다. 그 규성왕은 아들이 없어서 마음으로 아들 얻기를 생각하며 뺨을 괴고서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갖가지의 재물과 보배가 많이 있으며 나라와 백성이 모두 충만한데 이제 아들이 없으니, 내가 죽은 뒤에는 마땅히 왕의 자리를 계승할 자가 없구나.≻
이때에 제석천이 규성왕을 보고 곧 물었다.
‘왕께서는 지금 무슨 까닭에 뺨을 괴고 생각에 잠겨서 근심을 하고 있습니까?’
‘나는 지금 창고에 갖가지의 재물을 넣어 두었지만 만약 죽고 나면 후사를 잇지 못할 것이니, 그런 까닭에 근심을 하고 있습니다.’
제석이 말하였다.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나의 여러 천자(天子)들 중에서 죽으려고 할 때에 나타나는 모습을 보이는 자가 있거든 그에게 권하여 왕에게 가서 아들이 되게 하면 됩니다.’
제천(諸天)의 상법(常法)에서는 죽게 된 자에게는 다섯 가지의 쇠상(衰相)이 나타나게 된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의복에 때가 묻는 것이고, 둘째는 머리에 쓰고 있는 화관(花冠)이 시드는 것이며, 셋째는 입에서 나쁜 냄새가 나는 것이고, 넷째는 겨드랑이에서 땀이 나는 것이며, 다섯째는 앉아 있던 제자리가 즐겁지 않은 것이다.
뒤에 어느 한 천자에게 쇠상이 나타나자 제석천이 권하여 말했다.
‘그대는 규성왕의 왕비의 태속에 들어가 태어나는 것이 좋겠다.’
그 천자는 제석천에게 말씀드렸다.
‘무릇 국왕이란 허물을 많이 짓는 자들인데 제가 만약 그에게서 태어난다면 도리어 많은 그릇된 일을 하고 법과 이치를 어기는 사람이 되어 당연히 무간지옥에 떨어지게 될 것이오니 그에게 태어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제석이 말하였다.
‘인자(仁者)여, 내가 마땅히 가피(加被)하여 그대로 하여금 명심하여 깨우치게 하겠다.’
‘천주(天主)께서는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여러 천인(天人)들은 방일하여 쾌락에 집착하여 있는데 어찌 저를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인자여,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내가 끝내 그대를 기억하여, 명심하게 하고 깨우치게 해 줄 것이다.’
그 천자는 이 말을 듣고 나서 마침내 규성왕의 제일 큰 왕비의 뱃속에 입태(入胎)하였다. 입태하는 날에는 왕과 여러 사람들이 모두 기뻐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 날이 지나고 달이 차자 드디어 한 아들이 태어났는데 얼굴과 용모가 단정하였으며……(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코는 높고 오뚝하였다.
이때 규성왕은 권속들을 모으고 그 마땅한 이름을 지어 주려고 권속들에게 물었다.
‘어떤 이름을 지어 주는 것이 좋겠는가?’
권속들이 대답했다.
‘이 동자가 어머니의 태속에 들어올 때 모든 사람들이 큰 소리로 외쳐댔으니, 마땅히 대규성(大叫聲)이라고 짓는 것이 좋겠습니다.’
왕은 그 말에 따라 마침내 그것을 이름으로 삼았다. 대규성 동자에게는 여덟 명의 어머니가 정해져 돌보며 기르게 하였으니, 두 사람은 유모였고, 두 사람은 항상 씻어 주는 사람이었으며, 두 사람은 어제나 안아 주는 사람이었고, 두 사람은 같이 놀아 주는 사람이었다. 언제나 우유와 타락과 제호(醍醐)와 익힌 것과 날 것의 연유와 같이 갖가지의 맛있는 음식들을 주어서 양육을 하니, 마치 연꽃이 빠르게 자라나는 것과 같았다. 총명하고 슬기로워 열여덟 가지의 기예(技藝)에 익숙해지고 모든 것에 통달하였으며, 말재주와 지혜가 모두 뛰어나지 않은 것이 없었다.
무릇 찰제리족의 왕으로서 관정위(灌頂位)를 받으니 인간세상에서 자재하여 큰 세력이 있었으며, 가깝고 멀리에 있는 모든 왕들을 항복시켰다.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려면 반드시 다음과 같은 재주가 있어야 되니, 코끼리를 훌륭하게 다스리고 말을 부리면서 수레를 타며, 활을 쏘고, 군진(軍陣)을 드나들면서 쇠갈고리와 쇠로 만든 화살과 창을 잘 쏘며, 땅을 딛고 주먹을 쓰며, 머리카락을 묶어서 장식하는 것이다.
활을 훌륭하게 쏘는 법에는 대략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멀리 쏘아서 모두가 구멍을 뚫는 것이고, 둘째는 소리를 듣자마자 곧바로 쏘아서 모두를 죽일 수 있는 것이며, 셋째는 그 중요한 곳을 따라서 그것을 모두 쏠 수 있는 것이고, 넷째는 그것을 쏘아서 모두 적중시키는 것이며, 다섯째는 쏘아서 굳고 단단한 것에 들어가게 하는 것이니, 왕자는 또한 그러한 활 쏘는 법을 모두 훌륭하게 해 마쳤다.
왕자의 법도에는 언제나 부왕이 왕위에 있을 때에는 그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 법이다. 뒤에 다른 때에 규성(叫聲) 대왕이 죽게 되자 대규성(大叫聲) 태자가 왕위에 올랐다. 그는 처음에 왕위에 올라서는 바른 법으로 백성을 다스렸는데, 시간이 지나자 도리어 그릇된 법을 행하였다.
이때에 제석이 그에게 말하였다.
‘대규성왕이여, 내가 옛날에 그대에게 권하여 규성왕의 아들이 되게 하였는데, 당신은 이제 법답지 못한 법을 집행하여 나라를 다스리니, 지옥에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오.’
대규성왕은 이 말을 듣고 나서는 바른 법으로써 나라를 다스렸으나, 오래지 않아 다시 법답지 못한 법을 행하였다.
두 번째로 제석천이 왕에게 다시 말하였다.
‘대규성왕이여, 내가 전에 그대에게 권하여 규성왕의 태자가 되게 하였는데, 당신은 이제 법답지 못한 법을 행하여 나라를 다스리니, 마땅히 지옥에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오.’
대규성왕은 제석천에게 대답하였다.
‘저희들 국왕은 여러 가지로 방일하고 오욕락(五欲樂)에 탐닉하여 듣고 나서도 곧 잊어버립니다. 원하건대 자비를 베푸시어 하나의 기억할 만한 증표를 남겨 주셔서 제가 보고서 많은 공덕을 지을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그때 제석은 공교천(工巧天)1)[범어로는 비수갈마천(毘首羯磨天)이라고 한다.]에게 명하였다.
‘너는 지금 대규성왕의 궁전 안의 장엄한 도량으로 가서 금으로 만든 깃대를 신통력으로 만들어서 8천 척의 높이로 높게 세우고, 갖가지의 보배를 써서 꾸미도록 하여라.’
공교천은 명을 받고 나자 곧바로 대규성왕의 궁전에 있는 장엄한 도량의 안으로 가서 신통력으로 금당(金幢)을 만들어 8천 척의 높이로 세우고 갖가지의 보배로 장식을 하였다. 이때에 대규성왕은 금으로 만들어진 깃대를 보고 마침내 시당(施堂)으로 가서 마음이 떠나지 않았으며 오고 가며 공양을 하느라고 마침내 가업(家業)을 그만두게 되었다. 이때에 나라에서는 거두어들이는 세금으로 왕의 대신들을 충족시킬 수 없게 되자 마침내 왕에게 진상하는 물건을 줄이게 되었다.
대규성왕은 물건이 줄어든 것을 보고 곧 물었다.
‘너희들은 무엇 때문에 세금으로 바치는 물건을 줄였느냐?’
여러 신하들이 대답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소서. 섬부주의 사람들이 시당에서 먹기를 마치고 곧바로 금당(金幢)을 보느라 마침내 생업을 폐하게 되었으니,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세금을 거두는 것이 부족하게 되었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마땅히 시당을 폐하도록 하여라.’
여러 신하들이 명을 받들어 마침내 베풀어 주는 집을 헐어 없애버렸다. 이때에 사람들은 스스로 양식을 장만하여 금당을 보러 와서 예배하느라고 다시금 떠나지 않고 가업을 경영하지 않으며, 전과 같이 세금으로 거두는 것이 충분하지 못하게 되었다.
왕이 다시 물었다.
‘내가 너희들에게 명하여 시당을 헐게 하였는데, 무슨 까닭에 지금도 세금으로 거두는 것이 여전히 부족하냐?’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소서. 저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양식을 준비하여 먹고 나서 금당을 구경하고 예배하느라 가업을 경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세금으로 거두는 것이 여전히 충분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때에 대규성은 널리 보시를 행하고 많은 공덕을 짓고서 마침내 금당을 가져다가 갠지스강에 던져 넣었느니라.”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라. 저 대규성왕의 외삼촌인 아수가(阿輸迦)는 바로 지금의 발타리 비구이니라. 옛날에 금당을 수호하고 공양하였던 인연으로 말미암아 금으로 만든 깃대를 예배드리러 오지 않았던 것이니라.”
모든 비구들은 다 같이 세존께 여쭈었다.
“이 금당은 어느 곳에서 없어지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미래세(未來世)에 인간의 수명이 8만 세인 때에 향거(餉佉)라는 어느 전륜왕(轉輪王)이 있어, 세상을 법답게 다스리고 10선(善)으로써 사람들을 교화할 것이다. 이때에 왕은 네 가지 종류의 군대를 구족하여 능히 일체를 항복시키고 모든 것에서 승리하며, 항상 선품(善品)을 닦아 대법왕(大法王)이 될 것이다. 대법왕은 일곱 가지의 보배를 갖추고 있으니, 윤보(輪寶)ㆍ상보(象寶)ㆍ마보(馬寶)ㆍ주보(珠寶)ㆍ여보(女寶)ㆍ주장신보(主藏臣寶)ㆍ주병신보(主兵臣寶)이다. 왕에게는 천 명의 아들이 있는데 용감하고 굳세며, 힘이 세어 능히 원수들을 깨뜨리고 두루 사방의 모든 세계를 굴복시키니, 일체의 백성들은 침탈을 받는 일이 없으며, 죄를 범한 사람에게는 칼이나 매로 다스리지 않고 법으로써 널리 다스려 저절로 조복될 것이다.
이때에 왕에게는 선정(善淨)이라고 하는 어떤 바라문이 있어서 왕의 대신이 될 것이다. 선정에게는 아내가 있어서 이름을 정묘(淨妙)라 하는데 언제나 자비스런 마음으로 일체를 두루 덮어 나간다. 뒤에 아들을 낳아 자씨(慈氏)라고 부르게 된다. 선정 대신은 항상 8만 명의 바라문 청년들에게 4벽타론(薜陀論)을 가르치는데, 그 청년들을 자씨에게 보내어 그들로 하여금 4벽타론을 가르치고 익히며 읽게 한다.
이때 사천왕(四天王)이 각각 복장물(伏藏物)과 금당(金幢)을 향거왕에게 받들어 올리니, 빙갈라복장(氷竭羅伏藏)은 갈릉가국(羯陵伽國)으로부터 온 것이고, 반축가대장(般逐迦大藏)은 밀치라국(密絺羅國)으로부터 온 것이며, 이라발라장(伊羅鉢羅藏)은 건타라국(揵陀羅國)으로부터 온 것이며, 향거대장(餉佉大藏)은 바라닐사성(波羅痆斯城)으로부터 온 것이다.
이때에 향거왕은 그 금당을 가져다가 선정에게 주고, 선정은 그것을 받고 나서 자씨에게 주며, 자씨는 그것을 받고 나서 8만 명의 바라문 청년들에게 주니, 바라문 청년들은 받고 나서 각자 함께 그것을 나누어 가질 것이다.
이때에 자씨는 이 보배로 장식한 깃대가 잠깐 사이에 덧없는 것임을 보고 일체의 법(法)은 모두가 없어지는 것인 줄을 알고서, 마음에 근심이 생겨 곧바로 고요한 숲으로 나아가 대자비심을 일으키고, 날카로운 지혜의 칼로써 모든 번뇌를 끊어버리며 무상보리지(無上菩提智)를 얻으니, 미륵(彌勒)ㆍ응공[應]ㆍ정등각(正等覺)이라고 부를 것이다.
성불하자 바로 그날 향거왕의 일곱 가지 보배가 없어지니, 왕은 그것을 보고 나서 마침내 8만 명의 국왕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서 함께 따라서 출가할 것이다. 왕의 여보(女寶)는 이름을 비사거(毘舍佉)라 하는데, 또한 8만 명의 시녀들과 함께 따라서 출가할 것이다. 또한 선정 대신은 8만 명의 바라문 청년들과 함께 따라서 출가할 것이다.
그때 미륵불(彌勒佛)께서는 8만 구지(俱胝)2)의 비구와 함께 앞뒤로 둘러싸여 존족산(尊足山)3)에 나아가 가섭파(迦攝波) 비구의 사리를 모셔 둔 곳을 향하여 산문(山門)을 가리켜 여실 것이다. 미륵 세존께서는 당신의 오른쪽 손으로 가섭의 전신사리를 높이 들어서 왼쪽 손바닥 가운데에 놓고 모든 성문(聲聞)들을 위하여 묘법을 자세히 말씀하시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실 것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과거세에 인간의 수명이 백 살이던 때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이름을 석가모니(釋迦牟尼)라 하였으며 세간에 출현하셨느니라. 이 가섭은 그분의 성문제자(聲聞弟子)로서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 알았으며, 두타제일(頭陀第一)이었으며 그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는 석가모니부처님의 교법(敎法)을 결집할 수 있었느니라.’
이때에 미륵부처님의 모든 성문(聲聞) 등은 가섭이 남긴 유골을 보고 나서 마음에 근심과 고뇌가 생겨서 ≺어떻게 하면 금생에 받은 이 몸으로 이와 같은 갖가지의 공덕을 증득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생각할 것이다. 미륵 세존의 모든 제자들은 근심과 고뇌를 일으킨 것으로 말미암아 같은 때에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스스로 직접 증득할 것이다. 그때 96구지(俱胝)의 아라한들이 능히 두다(杜多)를 증득하여 염리심(厭離心)을 낼 것이다.
그때 금으로 만든 깃대가 곧 사라지니, 여러 비구들이 곧 부처님께 아뢸 것이다.
‘무슨 인연이 있기에 향거 전륜왕은 지금 세존과 함께 동시에 세간에 나오게 되었습니까?’
그 부처님이 대답하실 것이다
‘원력으로 말미암기 때문이니라.’
비구들이 다시 물을 것이다.
‘무슨 원력 때문입니까?’
그때 미륵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실 것이다.
‘지나간 옛날에 중천축국(中天竺國)에는 마사바(摩娑婆)라고 하는 왕이 있어서, 바른 법으로써 백성을 다스리니 나라 안이 풍요롭고 즐거웠으며, 다투어 송사를 청하는 사람도 없었고, 백성들은 충만하였으며, 언제나 꽃피고 열매가 맺으며 비와 바람이 순조로워서 오곡이 잘 익었다. 이때에 북천축국(北天竺國)에는 다재(多財)라고 하는 왕이 있었는데, 또한 바른 법으로써 나라를 다스리니, 나라 안이 풍요롭고 즐거웠으며, 다투어 송사를 청하는 사람도 없었고, 백성들은 충만하였으며, 언제나 꽃피고 열매가 맺으며, 비와 바람이 순조로워서 오곡이 풍성하였다.
뒤의 다른 때에 중천축국의 어느 대신이 아들을 하나 낳았는데, 그 아들은 보배로 된 귀고리를 귀에 달고 태어났다. 아들이 태어나자 대신은 곧 친척들을 모아 기뻐하며 잔치를 베풀고 아들에게 이름을 지어 주었는데, 아들이 태어날 때부터 귀에는 보배로 만든 귀고리가 있었으므로 그것을 따라서 부르기로 하고 이름을 보광(寶光)이라고 하였다.
그 보광은 후일 다른 때에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을 보고 마음에 근심과 고뇌가 생겨 곧바로 세속의 인연을 끊고 산림으로 나아가 그날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얻을 수 있었고, 곧 보광여래(寶光如來)라고 불렀다.
다시 다른 때에 북천축국의 다재왕은 높은 누각에 올라 여러 대신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서 여러 신하들에게 말했다.
≺나의 나라와 같이 국토와 백성들이 풍요롭고 안락하며, 아무런 다툼이나 송사도 없으며 비의 혜택이 때에 따라 순조로워 오곡이 잘 익어서 언제나 쾌락을 받는 곳이 또 있는가?≻
그때 일찍이 중천축국에 다녀온 어느 상인이 있다가 왕의 앞으로 나아가 말하였다.
≺저 중천축국에는 마사바(摩娑婆)라고 하는 왕이 있는데 그 나라의 풍요하고 안락함이 대왕의 나라와 비슷합니다.≻
다재왕은 이 말을 듣자 크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켜 곧 대신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당장 상병(象兵)과 마병(馬兵)과 거병(車兵)과 보병(步兵) 등 4병을 무장하여 준비하라. 내가 이제 직접 가서 마사바왕을 정벌하고 그 나라를 부수겠다.≻
다재왕은 곧 군대를 거느렸으니 첫째는 코끼리부대[象兵]이고, 둘째는 기마부대[馬兵]이며, 셋째는 전차부대[車兵]이고, 넷째는 보병[步兵]으로서 각각 병장기로 무장하여 마침내 중천축국으로 향하였다. 그들은 갠지스강을 건너서 강의 남쪽 둑에 주둔하였다.
이때에 마사바왕은 다재왕이 4병(兵)을 거느리고 강의 남쪽 둑에 왔다는 소식을 듣자, 또한 4병을 무장시켜 준비하고 병장기를 갖추어 갠지스강을 건너서 북쪽 둑에 주둔하였다.
그때 보광여래는 이 두 왕이 바로 조복될 때가 되었음을 알고 갠지스강으로 와서 머물렀다. 보광여래는 그날 밤중에 세간심(世間心)을 일으켰는데, 모든 부처님의 상법(常法)에는 부처님께서 생각을 일으키시면 제석천(帝釋天)과 범천(梵天), 그리고 사천왕(四天王)의 선신(善神)이 곧바로 부처님의 생각을 알게 되어 있었다. 그 여러 천신들은 부처님의 생각을 알고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와서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고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 천신들이 내는 광명으로 마사바왕의 군대는 밝게 되었다.
다재왕은 그 광명을 보자 놀라고 괴이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러 신하들에게 물었다.
≺이것이 무슨 광명이기에 저 군대를 밝게 비추는 것이냐?≻
≺저 마바사왕의 나라 안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보광여래라고 합니다. 여래께서 출현하신 까닭에 제석천과 천신들이 모두 와서 공양을 해 드리고 여래께서는 큰 위덕(威德)을 갖추셨기 때문에 이 광명이 있게 된 것입니다.≻
다재왕은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저 마사바왕의 나라 안에 중생의 복전[二足福田]이신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시어 범천왕 등을 감응시켜서 그들이 항상 와서 공양을 해 드리고 있는데, 내가 이제 어떻게 저 왕과 왕의 군대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겠는가?≻
다재왕은 곧 사신을 보내어 그 왕에게 말하게 하였다.
≺왕께서는 지금 오셔서 저와 함께 만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당신께서는 큰 복덕이 있으셔서 나라 안에서 중생의 복전이신 보광 여래(如來)ㆍ응공[應]ㆍ정등각(正等覺)께서 감응하시어 제석과 범천의 모든 천신들이 와서 공양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한즉 제가 이제 서로 만나서 손을 잡고 인사를 하여 서로 간에 두려움 없이 각자가 안온함을 얻고자 합니다.≻
마사바왕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믿지 않는 마음을 품었다. 왕은 마침내 보광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가서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다재왕이 사신을 보내어 말하기를 서로 만나서 손을 잡고 인사하며 서로 보기를 바라는데, 제가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세존께서는 저로 하여금 가게 하시겠습니까?≻
그때 보광여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께서는 지금 가서 만나보도록 하십시오. 반드시 안온함을 얻게 될 것입니다.≻
왕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제가 이제 그에게 가서 서로 만난 다음에는 어떻게 예를 차려야 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저 왕에게는 힘이 있으니, 마땅히 먼저 예배를 드리도록 하십시오.≻
마사바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곧 다재왕의 처소로 가서 두 발에 예배드리려고 하였다. 다재왕은 곧 일어나서 맞아들이며 껴안고 토닥거리며 함께 위안을 하고 기뻐하며 인사를 차렸다.
마사바왕은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되돌아와서 부처님의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를 드리고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왕 가운데에서 누가 가장 존귀하여 예배를 받을 만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예배를 받을 만합니다.≻
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속에 오롯하게 간직하고, 곧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내놓고 왼쪽 어깨만 덮은 채로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오니 세존과 비구 대중께서는 저의 부탁을 받아 주시어 내일 저의 공양을 받으소서.≻
세존께서는 묵묵히 그 부탁을 받아들이셨다.……(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세존께서는 공양을 다 드시고 나서 치목으로 이를 닦으시고 깨끗한 물로 입 안을 헹구셨다.
마사바왕은 곧 부처님 앞에서 지극한 정성으로 발원을 하였다.
≺제가 이제 부처님과 여러 성중(聖衆)께 공양 올린 공덕으로 이 선근을 심었사오니, 저는 마땅히 전륜성왕이 될 것을 서원합니다.≻
발원을 하고 나자 문득 소라 고동으로 만든 악기를 부는 소리가 들렸다. 그때에 보광여래께서 곧 그에게 수기(授記)를 하셨다.
≺왕은 마땅히 내세에 인간의 수명이 8만 세일 때에 세상에 나와 전륜성왕이 되어서 부르는 이름을 향거(餉佉)라고 하게 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말씀을 듣자 매우 큰 소리를 내었다. 다재왕은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가 이 소리를 듣고 여러 신하들에게 물었다.
≺마사바왕의 나라 안에 무슨 인연이 있기에 이렇게 크게 부르짖는 소리가 나느냐?≻
얼마 후 여러 신하들이 알아보고 왕에게 알려 드렸다.
≺보광여래께서 마사바왕에게 수기를 주시어 내세에 전륜왕이 된다고 하셨는데, 여러 사람들이 그 말씀을 듣고 나서 기뻐 뛰었습니다. 이 때문에 큰 소리를 낸 것입니다.≻
다재왕은 이 말을 듣고 나자 마침내 곧바로 자신이 타고 가던 가마를 돌려 보광 여래ㆍ정등각께서 계신 곳으로 가서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일체의 세간 가운데서 누가 전륜왕의 예배를 받을 만하나이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오직 여래(如來)ㆍ응공[應]ㆍ정등각(正等覺)께서만이 전륜성왕의 예배와 공양을 받을 만합니다.≻
다재왕은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나서 합장하고 공경스럽게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옵건대 세존과 비구 승가께서는 내일 저의 보잘것없는 공양을 받아 주소서.≻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부처님께서 공양을 마치고 발우를 거두시고 양치를 마치시자, 다재왕은 대자비심을 일으켜 중생계에 두루 미치게 하고 곧 발원을 하였다.
≺이 공양을 드린 선근으로써 제가 내세에는 속히 성불하여 천인사(天人師)가 되기를 서원합니다.≻
부처님께서 곧 말씀하셨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십시오. 미래세에 인간의 수명이 8만 세가 되는 때에 마땅히 부처가 되어 부르는 이름을 미륵(彌勒)이라 하고, 부처에게 있는 공덕상(功德相)인 열 가지의 명호(名號)를 구족하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원력으로 말미암아 부처님과 전륜왕이 동시에 세상에 출현하게 된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와 함께 구지(俱胝) 마을에 가도록 하자.”
아난타는 세존과 함께 불률씨국(佛栗氏國)에 유행(遊行)하여 구지 마을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북쪽으로 멀지 않은 곳에는 승섭수(勝攝樹) 숲이 있었는데, 부처님께서는 그 가운데에 머무르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만약 이 금계(禁戒)를 깨뜨린다면 삼매[三摩地] 또한 모두 따라서 잃게 되느니라. 너희들이 만약에 닦아 익혀서 계율을 받아 지킬 수 있다면 이 삼매는 곧바로 상주(常主)하게 되나니, 그 마땅한 지혜로써 몸과 마음을 닦아 익혀서 3독(毒) 가운데서 바른 해탈을 얻는 것이니라. 이와 같이 닦아 익혀서 해탈을 얻고 나면 성자는 분명하게 잘 알아서 ‘나의 생(生)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梵行)은 이루어졌으며, 해야 할 바를 이미 갖추었고, 후유(後有)를 받지 않음’을 아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구수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와 함께 나지가(那地迦) 마을에 가도록 하자.”
“알겠습니다.”
아난타는 여래를 모시고 불률씨국을 유행(遊行)하여 점차로 나지가 마을에 이르러 군씨가(群氏迦)의 집에 머물렀는데, 그때 나지가 마을에는 돌림병이 돌아서 많은 사람이 죽어나갔다. 우바새인 녹목(淥目)ㆍ친근(親近)ㆍ극정진(極精進)ㆍ근승(近勝)ㆍ단엄(端嚴)ㆍ근단엄(近端嚴)의 많은 대중들 가운데 최상인 자와 현(賢)ㆍ선현(善現)ㆍ명칭(名稱)ㆍ시칭(時稱)ㆍ상칭(上稱) 등의 여러 우바새들은 모두 이미 죽은 뒤였다.
이때에 여러 비구들이 이른 아침에 가사와 발우를 챙겨서 나지가 마을에 들어가 집집마다 차례로 다니며 걸식을 하였다. 그 여러 비구들은 이 마을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며 그리하여 녹목ㆍ친근에서 더 나아가 상칭(上稱)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우바새들이 모두 죽었다는 말을 들었다. 여러 비구들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나서 차례로 걸식하기를 마치고, 본래의 처소로 되돌아와서 가사와 발우를 놓고 세존 계신 곳으로 나아가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를 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 여러 비구들이 이른 아침에 가사와 발우를 챙겨서 나지가 마을에 들어가 차례로 다니며 걸식을 하다가 들으니, 그 마을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합니다. 저 여러 사람들은 죽고 난 뒤에 각자 어느 길에 나아가 목숨을 받았습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녹목 우바새는 5하분결(下分結)4)을 끊었으니, 곧바로 화생(化生)을 받아 그 세상에서 열반하여 불환과(不還果)를 증득하고 그 세상 가운데에서 불퇴전법(不退轉法)을 얻게 될 것이니라. 다른 우바새들도 그러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지가 마을에는 다시 251명의 우바새가 있어서 모두가 죽었는데, 또한 모두가 5하분결을 끊었으니, 화생(化生)을 받아 그 세상에서 열반하여 불환과(不還果)를 증득하고 그 세상 가운데에서 불퇴전(不退轉)을 얻을 것이니라.
그 마을에는 다시 300명의 우바새가 또한 모두 죽었는데, 3분결(分結)5)과 탐(貪)ㆍ진(瞋)ㆍ치(癡)로 말미암아 있게 되는 가벼운 장애를 끊었으니, 일래과(一來果)를 증득하여 바로 생(生)을 받아서 앞으로 일체의 모든 번뇌와 미혹을 끊게 되느니라.
그 마을에는 다시 501명의 우바새가 죽었는데, 3분결을 끊었으니, 예류과(預流果)를 증득하여 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고, 반드시 보리(菩提)의 과(果)를 증득하며, 인천(人天) 가운데에서 일곱 번을 태어나 윤회하기를 마치게 되면 모든 번뇌를 끊어 없애게 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죽게 된 사람이 나에게로 와서 물어보고 헛되이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는 것은 아무런 이로움과 즐거움이 없는 것이니라. 그러나 태어난 것은 모두가 죽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니, 여래께서 출현하셨거나 출현하시지 않았거나 나고 죽는 것은 항상한 것이니, 무슨 기이함과 이상스러울 것이 있겠느냐? 그러하니 그 마땅한 법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 법계(法界)이거늘, 여래께서는 스스로의 신통(神通)으로 말미암아 바르고 완전한 깨달음을 증득하시고 나서 자세히 말씀하시고 나타내 보이시며, 분별하여 안주하게 하시며, 갖가지의 묘법(妙法)을 열어 보이시며 자세히 말씀하시느니라. 이른바 이것이 있는 까닭에 저것이 있는 것이며, 이것이 생기는 까닭에 저것이 생기는 것이라는 것과, 무명(無明)을 연(緣)하여 행(行)이 있게 되는 것이며, 행을 연하여 식(識)이 있게 되는 것이며, 식을 연하여 명색(名色)이 있게 되는 것이며, 명색을 연하여 6처(處)가 있게 되는 것이며, 6처를 연하여 촉(觸)이 있게 되는 것이며, 촉을 연하여 수(受)가 있게 되는 것이며, 수를 연하여 애(愛)가 있게 되는 것이며, 애를 연하여 취(取)가 있게 되는 것이며, 취를 연하여 유(有)가 있게 되는 것이며, 유를 연하여 생(生)이 있게 되는 것이며, 생을 연(緣)하여 노(老)ㆍ사(死)ㆍ우(憂)ㆍ비(悲)ㆍ고(苦)ㆍ뇌(惱)가 있게 되느니라. 이와 같은 순극(純極)의 고온(苦蘊)이 생겨난다는 것과, 이것이 없기 때문에 저것이 생겨나지 않고 그것이 없어지면 이것이 없어진다는 것과, 무명(無明)이 없어지는 까닭에 행(行)이 없어지며, 행이 없어지는 까닭에 식(識)이 없어지며, 식이 없어지는 까닭에 명색(名色)이 없어지며, 명색이 없어지는 까닭에 6처(處)가 없어지며, 6처가 없어지는 까닭에 촉(觸)이 없어지며, 촉이 없어지는 까닭에 수(受)가 없어지며, 수가 없어지는 까닭에 애(愛)가 없어지며, 애가 없어지는 까닭에 취(取)가 없어지며, 취가 없어지는 까닭에 유(有)가 없어지며, 유가 없어지는 까닭에 생(生)이 없어지며, 생이 없어지는 까닭에 노사(老死)와 우비고뇌(憂悲苦惱)가 없어져, 이와 같은 순극(純極)의 고온(苦蘊)이 없어진다는 것이니라.
너희 모든 비구들에게 마땅히 『법경경(法鏡經)』을 말하니,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무엇이 『법경경』인가? 너희들이 당장 바른 깨달음에 대하여 믿음과 즐거움을 지극히 내는 것을 일러 『법경경』이라 하며, 법과 승가에 있는 성자의 계광(戒光)이 청정함에 대하여 모두 지극한 신심을 내는 것이 『법경경』이니라. 비구여, 마땅히 알라. 내가 말한 바의 『법경경』이란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불률씨국(佛栗氏國)에서 세상을 두루 다니시며 교화를 하시고, 나치가(那雉迦) 마을에 도착하셨다.
이때에 암몰라(菴沒羅)의 파리(波利) 부인은 부처님께서 나치가 마을에 오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부인에게는 원면(圓面)이라는 한 마리의 앵무새가 있었는데,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들었다. 부인은 곧 그 새로 하여금 나치가 마을로 가서 세존께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나서 이렇게 아뢰게 하였다.
“세존께서는 기거하시는 데 편안하시며, 병환과 고뇌는 없으시며, 다니시는데 안락하신지요? 세존께서 광엄성으로 가시고자 하신다면 원하나니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어 먼저 암몰라원(菴沒羅園)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이때 앵무새는 명령을 받자 곧바로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광엄성에 이르렀는데, 마침 율고비 동자들이 성 밖으로 나와 놀다가 앵무새가 높이 날고 있는 것을 보고는 함께 크게 소리 내어 말했다.
“암몰라 동산의 노비[婢] 앵무새이다. 우리들이 지금 화살을 집중적으로 쏘아서 죽이도록 하자.”
말을 마치자 활을 당겨서 곧 앵무새를 쏘았는데, 그 화살은 거꾸로 내려와서 동자들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그때 앵무새는 곧 게송으로 말했다.

두 나라 사이에 전쟁을 할 때에도
사신은 마땅히 죽이지 않는 것이거늘
하물며 나는 부처님께 심부름을 가고 있으니
일체의 모든 것이 상하게 할 수 없으리.

여러 동자들도 또한 게송으로 말했다.

우리들이 쏜 화살이 힘이 없어졌으니
너의 말에 영험이 있음을 보인 것이다.
이것은 부처님의 위덕(威德)이시니
너는 마땅히 두려워하지 말고 가거라.

이때 앵무새는 곧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세존의 발에 머리를 대어 공경스럽게 예배를 드리고 나서, 부인이 가지고 있는 정성스런 신심을 갖추어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착하구나. 마땅히 좋고 안온하리라.”
그리고는 말없이 그 청을 받아들이셨다.
이에 앵무새는 부처님께서 청을 받아들이신 것을 알고 공경히 예배드리고 떠나갔는데, 암몰라 동산에 도착하기 전에 사나운 솔개에게 잡혀서 공중에서 죽었다. 앵무새는 죽어서 곧 사천왕천(四天王天)에 태어났는데, 그 하늘에 태어나자 곧 스스로 생각하였다.
‘나는 무슨 일로 인하여 어떠한 복업(福業)을 지었기에 이곳에 와서 태어났는가?’
곧 스스로 관하여서 부처님께 심부름을 갔기 때문에 방생(傍生:축생)의 몸을 버리고 이 선보(善報)를 얻게 되었음을 알고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마땅히 하룻밤을 넘겨서 세존께 은혜를 갚을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몸을 장엄하는 도구와 청련화(靑蓮花)ㆍ구물두화(俱物頭花)ㆍ분다리화(芬陀利花)ㆍ만다라화(曼陀羅花)ㆍ마하만다라화(摩訶曼陀羅花)를 가지고 오늘 중야분(中夜分:한밤중)에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가서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공양을 드려야겠다.’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가지고 간 것으로 공양을 드리고는 물러나서 한쪽에 앉으니, 그 천인(天人)의 몸에서 나오는 광명의 힘으로 말미암아 나치가 마을이 비상하게 밝게 빛났다.
그때 세존께서는 곧 천인의 근성을 아시고 그를 위하여 이른바 4성제(聖諦)의 이치를 말씀하셨다. 그는 이 설법을 듣자 곧 지혜의 금강저(金剛杵)로써 20고봉(高峰)의 번뇌로 된 살가야견산(薩迦耶見山)을 꺾어서 타파하고 예류과(預流果)를 증득하였다.
이때에 그 천자(天子)는 이치를 증득하여 깨닫고 나서 세 번을 찬탄하여 말했다.
“훌륭하셔라. 이제 부처님 세존께서 나를 크게 이익되게 하셨으니 모든 부모와 모든 권속과 천주(天主)6)ㆍ사문ㆍ바라문 등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로다. 오직 부처님 세존께서만 지옥과 축생과 아귀의 고통을 없애실 수 있으며, 천인(天人)을 건립하시며, 생사(生死)를 초월하여 건너시며, 피와 눈물의 바다를 마르게 하시며, 뼈와 살로 이루어진 산을 여의게 하시며, 모든 악취(惡趣)의 들어가는 문을 닫게 하시며, 열반정천(涅槃淨天)의 길을 열어 보이실 수 있으시도다. 무시이래로부터 익혀 온 살가야견(薩迦耶見)7)의 산(山)은 금강지혜(金剛智慧)8)로써 능히 모두 깨뜨릴 수 있는 것이거늘 나로 하여금 예류과를 증득하게 하셨으니, 나는 오늘부터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부처님과 가르침과 승가께 귀의하여 우바새가 되어 영원토록 살생 등을 하지 않으며, 부처님께서 섭수(攝受)해 주시기를 원하여 기뻐하기를 마치 상인이 큰 이익을 얻은 것과 같이 하며, 또한 농부가 곡식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것을 보는 것과 같이 하며, 또한 힘센 용사가 강력한 적을 이긴 것과 같이 하며, 또한 병든 환자가 모든 병이 나은 것과 같이 하여야겠다.”
그 천자는 신통을 얻고 나서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물러나서 자신의 신통력으로써 천궁(天宮)으로 되돌아갔다.
그때 세존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너와 함께 광엄성으로 가야겠다.”
아난타가 말씀드렸다.
“명을 받들어 그렇게 하겠나이다.”
세존께서는 아난타와 더불어 광엄성에 이르러 암몰라숲에 머무르셨는데,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벽사리성(薜舍離城)으로 가서 문지방을 밟고서 이 주문을 말하고 아울러 이 게송을 말하여라.”

비사라타비사라타비사라타비사라타부도부도로가아노감급고아야파야
毘娑囉他毘娑囉他毘娑囉他毘娑囉他復圖復圖路哥阿努甘▼(扌+笈)辜阿若波夜

저살박부타아노말저제나살박부타바라부타아노말저나살박아라한아노
底薩縛復陀阿奴末底提娜薩縛復陀波囉復陀阿奴末底娜薩縛阿囉漢阿奴

말저나살박식차아노말저살박시라박가아노말저살박살저박닉상 노말저
末底娜薩縛式叉阿奴末底薩縛尸囉縛迦阿奴末底薩縛薩底縛溺上 奴末底

바라저가바라마노말저나가시박라노말저나인다라노말저나제바다노말
波囉底迦波囉摩奴末底娜迦始縛囉奴末底娜因陀囉奴末底娜提婆多奴末

저나아소라다라노말저나아소라필리쇄 노말저나살박부타노말저나비사
底娜阿素囉陀囉奴末底娜阿蘇囉畢理灑 奴末底娜薩縛復陀奴末底娜毘娑

라비사라비사라비사라부도로가 노감급구막반야저
囉毘娑囉毘娑囉毘娑囉復圖嚧迦 奴甘▼(扌+笈)俱藐般也邸

금지하는 주문을 들어라.
금지하는 주문을 들어라.
재난을 그치게 하고
재난을 몰아내고
귀신들을 몰아내노라.

“세존께서 들어가려고 하시고 대자재(大自在)하신 최승존(最勝尊)과 제석(帝釋)과 범천(梵天)과 세계주(世界主) 호세(護世)인 사천왕(四天王)과 무량(無量)의 모든 천인(天人)들과 그 권속들이 들어가려고 하며, 아소라왕(阿蘇羅王)과 그의 권속들과 모든 귀신 등 무량 백천(百千)이 부처님 세존께 큰 신심을 내며 또한 와서 들어가려고 하니, 모든 중생들의 이익을 위해서이니라.
너희 귀신들은 손해를 끼치려는 생각을 내지 말고 빨리 나가거라. 빨리 나가거라. 빨리 나가거라. 빨리 나가거라. 빨리 물러나라. 빨리 물러나라. 너희들이 악한 마음을 내려고 한다면 지금 당장에 물러나고, 자비스런 마음을 지녔거든 머무르도록 하여라. 허물이 없고 기꺼이 옹호하려는 자는 또한 머물러도 좋다.
대자대비하신 세존께서 모든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는 까닭에 이와 같이 말씀하셨느니라.”

소무소무소무소로로무로무무무로소모로모소모로모로모로모로모로모로
蘇畝蘇畝蘇畝蘇嚧嚧畝嚧畝畝畝嚧蘇摸嚧摸蘇摸嚧摸嚧摸嚧摸嚧摸嚧摸嚧

모로미리미리소로미리소로미리소려미리소려미리소려미리소려미리소려
摸嚧彌理彌理蘇嚧彌理蘇嚧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蘇呂

미리소려미리소려미리소려미리소려미리소려미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
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理理理理理理利利利利

리리미리미리미리미리미리미리하사미미리미리사사미긍가라가라가타긍
利利彌理彌理彌理彌理彌利彌利賀私彌彌理彌理私私弭殑伽囉伽囉迦吒殑

가라가라가차긍가라긍가라긍가라긍가라긍가라긍가라긍가라긍가라구리
迦囉迦囉迦遮殑迦囉殑迦囉殑迦囉殑迦囉殑迦囉殑迦囉殑迦囉殑迦囉俱利

사긍가라긍가리가리사리리리리리아리파사리포리포리포리포리포리포리
賖殑迦囉殑迦離迦利賖理理理理理阿理破娑理逋理逋理逋理逋理逋理逋理

포리포나타나타탁리포리포나타탁열리가차탁리포리포리열리차탁바라야
逋理逋奈他奈他託離布離布那他託涅理迦車託離布離逋理涅理車託波囉夜

타리포리포바라야타
他離逋離布波囉夜他

“세존께서 세간을 불쌍히 여기셔서 이 성안으로 들어가시려고 하시니 모든 중생을 이익 되게 하시고자 하는 까닭이며, 중생을 위하여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의 네 가지 마음을 일으키신 까닭이니라. 이 주문은 게송을 성취하였으니, 모든 천인(天人)들과 모든 중생들이 가장 훌륭한 지혜의 법성(法性)으로써 게송을 말씀하신다.”

모든 번뇌의 남은 습기(習氣)를 끊어 없애시고
모든 탐착과 애착을 멀리 여의셨으며
그 마음은 언제나 적정(寂靜)하시니
그분께서는 능히 너를 안락하게 하실 수 있으시다.

만약 세간의 어떤 사람이라도
훌륭하게 열반의 길에 머무르고 있다면
능히 일체의 법을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시니
그분께서는 능히 너를 안락하게 하실 수 있으시다.

생사(生死)에 유전(流轉)하는 가운데에서
모든 중생들에게 귀의할 대상이 되시어
중생을 이익되게 하시나니
그분께서는 능히 너를 안락하게 하실 수 있으시다.

두루두루 크게 자비로우신 마음으로써
모든 중생들을 양육하시어
자애롭게 생각해 주시기를 어린 아기를 생각하시듯 하시니
그분께서는 능히 너를 안락하게 하실 수 있으시다.

귀의한 모든 사람은
나고 죽는 가운데에 있으면서도
그분에게 의지하여 훌륭한 이로움을 얻나니
그분께서는 능히 너를 안락하게 하실 수 있으시다.

모든 법을 증득하시고
청정하여 더러움에 물드는 바가 없으시어
몸가짐과 입과 뜻이 고요하시니
그분께서는 능히 너를 안락하게 하실 수 있으시다.

용맹스러움을 드러내 보이실 때에
모든 재물을 증장시키시며
모든 의량(義量)을 성취하게 하시니
그분께서는 능히 너를 안락하게 하실 수 있으시다.

옛날에 태어나실 때에
모든 대지(大地)가 진동하였으며
모든 중생들이 기뻐하였나니
그분께서는 능히 너를 안락하게 하실 수 있으시다.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을 하여
보리도(菩提道)를 증득하심에
마왕(魔王)은 괴로운 마음이 생겨났나니
그분께서는 능히 너를 안락하게 하실 수 있으시다.

바른 법륜(法輪)을 훌륭하게 굴리시어
명성이 시방(十方)에 가득하였으며
모든 성제(聖諦)의 이치를 말씀하셨나니
그분께서는 능히 너를 안락하게 하실 수 있으시다.

미묘법(微妙法)을 자세히 말씀하시고
모든 외도들을 꺾어 굴복시키시며
중생들을 받아들여서 근기에 따라 교화하시니
그분께서는 능히 너를 안락하게 하실 수 있으시다.

원하오니 부처님께서는 안락함으로써
제석천(帝釋天)에까지 이르게 하시어
모든 귀신들이
언제나 옹호해 주는 자가 되게 하소서.

부처님 공덕(功德)의 힘으로써
모든 천인(天人)들이 모두가 기뻐하고
구하는 바의 일과 원하는 것들이
한 가지도 성취되지 않는 것이 없게 하소서.

언제나 모든 두 발 가진 중생들과
네 발 달린 중생 등을 보호하시어
떠날 때에도 안온함을 얻고
올 때에도 또한 안락하게 하소서.

밤중에도 안락함을 얻고
낮에도 또한 안락함을 얻으며
모든 악한 일들을 만나지 않아
어느 때에나 안락하게 하소서.

세간 사람들과
모든 천인(天人)들과
다른 세상[異道]에 있는 귀신과 방생(傍生)의 무리들도
모두가 번뇌와 고통이 없게 하소서.

이곳으로 오는 귀신으로서
땅으로 다니는 것이나 허공으로 다니는 것이나
언제나 자비스런 마음으로써
밤낮으로 착한 일을 하게 하소서.
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藥事卷第六 濟大唐三藏義淨奉 制譯爾時,摩羯陁國未生怨王及廣嚴城栗姑毘等,各造舡橋。于時,諸龍便作是念:我今身墮惡趣,應修福業。各擧其頭,於弶伽河中,相續爲橋,令世尊等蹈上而過。作是念已,彼諸龍等各各擧頭,相續爲橋。爾時,世尊告諸苾芻曰:‘此三橋上欲得過者,隨汝等心。我當與阿難陁,蹈彼龍橋,渡弶伽水。其諸弟子或取未生怨橋,或取栗姑毘橋。唯有世尊及具壽阿難陁,於龍橋上而渡。爾時,有一近事之男,而說頌曰:智人渡大海 乘舡不作橋 愚者海爲橋江河乘大舶。 世尊已渡河 婆羅門處岸聲聞乘栰去 苾芻但洗身。 觸處水平流何煩別求井 斷除貪愛本 更當何所求。爾時,世尊渡弶伽河已,遙見高原。告阿難陁曰:‘汝見原不?欲識因緣,爲汝宣說。’阿難陁白言:‘唯願開示。’佛言:‘此高原者,往昔大聲王建立寶幢之所。其寶幢量高一千,尋復以純金衆寶,嚴飾於此幢下,廣施財物,作功德已,卽將寶幢,棄弶伽河中。汝今欲見此寶幢不?’白言:‘世尊,今正是時。我及苾芻咸願瞻睹。’爾時,世尊以百福鞔萬字輪相,施無畏手,觸彼高地。時,有諸龍便作是念:何故世尊以手觸地?卽知如來爲苾芻衆,欲示寶幢。時,彼諸龍卽於地中,捧出寶幢。諸苾芻衆咸得瞻睹。時,有苾芻,名拔陁離志,性閑靜,僻在一處,補糞掃衣。爾時,世尊告諸苾芻:‘汝等速須觀視此幢形相。其幢不夂,尋卽滅沒。’旣見滅已,諸苾芻等白言:‘世尊,我等咸見。唯有具壽拔陁離,性樂閑靜,而補衣服,不觀。爲當離貪愛故,爲復先曾觀見耶:不同瞻禮,如若離欲,此亦有離欲者,若曾觀見,在於何處?’佛卽報言:‘汝等當知此苾芻,已離貪愛故。復曾瞻禮。’佛言:‘昔時有王,名曰叫聲,與天帝釋共爲親友。其叫聲王旣無子息,心懷求乞,拓頰思念:我今多有種種財寶,國位、臣人悉皆充滿,今無子息,我死之後,當絕繼嗣。時,天帝釋見叫聲王,便卽問曰:‘王今何故,拓頰思念,憂愁而住?’時,王答曰:‘我今多有種種庫藏,身若死後,絕其繼嗣,所以憂愁。’帝釋報言:‘勿須憂惱。我諸天子,死相現者,勸令與王,而作其子。’諸天常法有欲死者,五衰相現。云何爲五?一者衣裳垢膩,二者頭上花萎,三者口出惡氣,四者脅下汗流,五者不樂本座。後時,有一天子,衰相旣現。帝釋勸言:‘仁者可於叫聲王最大夫人腹內受生。’時,天答帝釋言:‘凡是國王多造過失,我若生彼,還造諸非,違法理人,當墮無閒。不願生彼。’帝釋報言:‘仁者,我當加被,令汝省覺。’時,天答言:‘天主,當知諸天放逸,多著快樂,豈能憶我?’帝釋報言:‘仁者,雖復如是,我終令汝憶知,省覺時彼天子聞是語已遂往叫聲王最大夫人腹內受胎。當受胎日,王諸人衆皆喜大叫。日月旣滿,遂生一子,顏貌端正,廣如上說,乃至鼻高脩直。時,叫聲王集會眷屬,欲立其名:‘與作何字?’眷屬答言:‘此之童子入母胎時,諸人大叫。應可立名爲大叫聲。’其王依請,遂立其名。時,大叫聲童子授與八母,看侍長養,二爲乳母,二恒洗濯,二常懷抱,二與戲樂。每與乳、酪、醍醐、生熟酥等,種種羙味而爲養育。猶如蓮花,速令長大,聰睿開悟,乃能善閑十八種伎藝,悉皆通達。才辯、智慧,無不通利。凡剎利王受灌頂位,人閒自在,有大力勢,遠近諸王皆悉降伏。安置民人,要須具如是藝,善能調象,弄馬乘輅,施弓,捻箭,於陣出入,善用鉤索、鐵箭、鐵槊,踏地,努拳,結髮莊束,善其射法。略有五種:一者遠射,悉皆穿穴;二者聞聲,卽射,皆能殺戮;三者隨其要處,悉能射之;四者亦射皆中;五者射入堅牢。此之射法,悉能善了,王子法爾,父王在位,其名不顯。後於異時,叫聲大王身旣崩已,時,大叫聲太子策立登位,初紹王位,正法理人,至於後時,還行非法。于時,帝釋報言:‘仁者,我昔勸汝,與叫聲王爲子,汝今不應行此非法,而理於國。當墮地獄。’時,大聲王聞此語已,以正法理人。不夂之閒,復行非法。於第二迴,帝釋復告:‘仁者,我先勸汝,與叫聲王爲其太子,汝今不應行斯非法,理於國位,當墮地獄。’時,大聲王答帝釋言:‘我等國王多諸放逸,貪五欲樂,聞已便忘。唯願慈悲,留一記驗。我得見已,作諸功德。’爾時帝釋勅工巧天 梵云毘首羯磨天‘汝今可往大聲王宮,端嚴道場,化作金幢,擧高千尋,種種雜寶而爲閒錯。’時,工巧天旣受勅已,卽往大聲王宮,端嚴道場內,化作金幢,擧高千尋,衆寶莊嚴。時,大聲王旣見金幢,遂造施堂,修諸功德。王令親舅,名阿輸迦,專守供養。是時,國人悉皆樂見,旣睹幢已,還往施堂,心不捨離,來往供養。遂廢家業。時,王國稅不能充足。王之大臣隨少將進。時,大聲王旣見物少,便卽問言:‘汝等何故?’少進祖庸,諸臣答曰:‘大王,當知贍部洲人施堂食已,卽觀金幢,遂廢生業,由此因緣,祖稅不足。’王便報曰:‘宜廢施堂。’諸臣奉命,遂卽除毀。是時,諸人自辦糧食,觀禮金幢,還不捨離,靡營家業,同前祖稅不能充足。王又問言:‘我令汝等旣毀施堂,何故,今者稅猶不足?’臣復答言:‘大王,當知彼諸人衆自辦資糧,食已,觀睹金幢,不營家業。是故租庸、猶不充足。’時,大聲王廣作布施,造諸功德,遂將金幢,投弶伽河內。佛告諸苾芻:‘勿作異念,彼大聲王親舅阿輸迦者,今拔陁離苾芻,是由昔因中,守護供養,所以不來,觀禮金幢。’時,諸苾芻咸問世尊:‘此之金幢何處壞滅?’佛言:‘於未來世,人壽八萬歲時,有轉輪聖王,名曰餉佉,如法理世,十善化人,時王具足四種兵軍,能降一切,悉皆得勝。常修善品,爲大法王,具有七寶,所謂輪寶、象寶、馬寶、珠寶、女寶、主藏臣寶、主兵臣寶。王有千子,勇健多力,能破怨敵,遍四洲界,悉皆賓伏,一切人民無有侵奪犯罪之者,不行刀杖,以法宣令,自然調伏。’時,王有婆羅門,名曰善淨。是王大臣善淨有妻,名曰淨妙。常以慈心,遍覆一切。後時誕子,號爲慈氏。時,善淨大臣常教八萬摩納婆等四薜陁論,以摩納婆等付與慈氏,令教習讀四薜陁論。時,四天王各持伏藏,及以金幢,奉獻餉佉。所謂冰竭羅伏藏從羯陵伽國來般逐迦大藏從密絺羅國來,伊羅鉢羅藏從揵陁羅國來,餉佉大藏從波羅痆斯城來。時,餉佉王持此金幢,施與善淨。善淨受已,施與慈氏。慈氏受已,施與八萬摩納婆等。摩納受已,各共分之。是時,慈氏見此寶幢,須臾無常。知一切法皆悉摩滅,心生憂惱,卽趣靜林,起大慈悲,以智慧劍,截諸煩惱,證得無上菩提智,號曰彌勒應正等覺。旣成佛已,卽於其日時,餉佉王七寶隱沒。旣見是已,遂與八萬國王前後圍繞,亦隨出家。時,王女寶名毘舍佉,亦與八萬宮人、婇女,隨共出家。時,善淨大臣與八萬摩納婆等,亦隨出家。爾時,彌勒佛與八萬俱胝苾芻,前後圍繞,詣尊足山,向迦攝波苾芻骨鎖留身之所,指山門開。于時,彌勒世尊以其右手,擎取迦攝全身骨鎖,置左掌中,爲諸聲聞廣說妙法。告諸苾芻:‘汝等當知過去世時,人壽百歲,有佛名釋迦牟尼,出於世閒,此之迦攝是彼聲聞,少欲知足,杜多第一。彼佛滅後,能結集釋迦牟尼教法。時,彌勒佛諸聲聞等,旣見迦攝留身之骨,心生憂惱#如何此身,能證如是種種功德?時,彌勒世尊諸弟子等,由生憂惱,俱時現證阿羅漢果。于時,有九十六#俱胝阿羅漢,能證杜多,而生厭離。時,彼金幢便卽隱沒。諸苾芻等便白佛言:‘有何因緣,餉佉輪王今與世尊同時出世?’彼佛告言:‘由願力故。’苾芻復問:‘云何願力?’時,彌勒佛爲諸苾芻說:‘於往昔,中天竺國,是時有王,名摩娑婆,正法理民,國界豐樂。無諸諍訟,人衆充滿,常有花果,雨澤順時,五穀成熟。時,北天竺國有王名曰多財,亦正法理世,國界豐樂,無諸諍訟,人衆充滿,常有花果,雨澤順時,五穀成熟。後於異時,中天竺王有一大臣,產生一子,其子生時,自然耳有寶璫,隨身而出。子旣生已,卽集親屬,慶喜設會,與立其名。由子初生,耳有寶璫,遂從立稱名曰寶光。時,此寶光後於異時,見老病死,心懷憂惱,卽棄俗緣,趣於山林,當日能證阿耨多羅三藐三菩提。便卽號爲寶光如來。復於異時,北天竺國多財之王,昇於高樓,與諸大臣前後圍繞,告群臣曰:‘頗有如我國土,人衆豐樂,無諸諍訟,雨澤順時,五穀成熟,常受快樂?’時,有商人曾向中天竺國,前白王曰:‘彼中天竺有王,名摩娑婆,其國豐樂,與王相似。’時,多財王聞此語已,心大瞋怒,便告大臣曰:‘汝等卽可嚴四種兵,我今自往伐彼摩娑婆王幷破國土。’時,多財王卽領兵衆,一者象兵,二者馬兵,三者車兵,四者步兵。各嚴器仗,遂向中天,渡弶伽河已,南岸而住。時,摩娑婆王聞多財王領四種兵馬至河南岸。旣聞是已,亦嚴四兵,各持軍器,渡弶伽河北岸而住。時,寶光如來知此二王正堪調伏,來至弶伽河,止宿而住。於其夜中,起世閒心,諸佛常法,若起念時,帝釋、梵王、護世善神,卽知佛念。彼諸天等旣知念已,來至佛所,頂禮佛足,退坐一面。由彼天光赫赫,照彼摩娑婆王軍衆時,多財王見彼光明,心生驚怪,問諸臣曰:‘是何光明照耀彼軍?’群臣答曰:‘彼摩娑婆王國內,有佛出世,號曰寶光如來,帝釋諸天悉來供養,具大威德,有斯光明。’時,多財王告諸臣曰:‘彼摩娑婆王國內,有此佛寶二足福田,出現世閒,感得梵天王等,常來供養,我今豈得損彼王身。國軍、人衆?’時,多財王卽遣使者,報彼王曰:‘王今可來共我相見。汝大福德,國中感得二足福田#寶光如來應正等覺,釋梵諸天而來供養,然我今者欲得相見,執手取辭,彼此無畏,各得安隱。’時,摩娑婆王聞此語已,心懷不信,遂往寶光佛所,頂禮雙足,退坐一面,而白佛言:‘世尊,彼多財王遣使相喚,欲得相見,執手取辭。我今不知云何。世尊遣我去不?’爾時,寶光如來報曰:‘大王,今可往看。必得安隱。’時,王復問佛曰:‘我今至彼,旣相見已,如何設禮?’佛告王曰:‘彼王有力,應先禮拜。’時,摩娑婆王聞佛語已,卽往多財王所,欲禮雙足。時,多財王卽起迎接,相抱撫拍,共相慰喩,歡喜取辭,還至佛所,頂禮雙足,退坐一面。時,摩娑婆而白言:‘世尊一切諸王誰爲最尊,合受禮敬?’佛報王曰:‘轉輪聖王合受禮拜。’王聞佛語,專記在心,卽從座起,偏袒右肩,合掌向佛,而白佛言:‘唯願世尊及苾芻衆,受我等請,明日供養。’于時,世尊嘿然而受。乃至世尊食訖,嚼齒木,嗽淨水已。時,摩娑婆王卽於佛前,至誠發願:‘我今供佛幷諸聖衆,所有功德,持此善根,願我當得轉輪聖王。’旣發願已,忽聞有吹螺之聲。爾時,寶光如來便與授記:‘汝當來世#人壽八萬歲時,汝當出世,作轉輪王,號曰餉佉。’衆人聞已,出極大聲。彼多財王去,猶未遠,聞此叫聲,問群臣曰:‘摩娑婆王國內。有何因緣。出此大聲?’諸臣察問,尋報王曰:‘寶光如來與摩娑婆王授記,於當來世,作轉輪王,彼諸人等聞此記已,歡喜踊躍。爲此緣故,出大叫聲。’時,多財王聞此語已,遂卽迴駕,詣寶光如來正等覺所,頂禮雙足,退坐一面,而白佛言:‘世尊,一切世閒誰合受輪王禮拜?’佛告大王:‘唯有如來應正等覺合受轉輪聖王禮拜供養。’時,多財王從坐而起,整理衣服,頂禮佛已,合掌恭敬,而白佛言:‘唯願世尊及苾芻僧伽,明日受我微供。乃至食訖,收鉢澡嗽已。時,多財王起大慈悲,普遍生界,便發願言:‘以此供養善根,願我當來,早得成佛,爲天人師。’佛卽報曰:‘大王,當知於未來世人壽八萬歲時,當得作佛,名曰彌勒,十號具足。’佛告諸苾芻:‘猶此願力,佛與輪王二寶,同時出現於世。’爾時,世尊告阿難陁曰:‘汝可共我往俱胝聚落。’時,阿難陁遂與世尊遊行佛栗氏國,漸至俱胝聚落。次北不遠,有勝攝林樹,佛於中住。爾時,世尊告諸苾芻曰:‘汝等當知此之禁戒。若破於三摩地,亦皆隨失。汝等若能修習持戒,此三摩地卽能常住,以其智慧,修習身心,於三毒中,得正解脫。如是修習,得解脫已,聖者善能了知我生已盡,梵行成立,所作已辦,不受後有。’爾時,世尊告具壽阿難陁曰:‘汝可共我往那地迦聚落。’阿難陁唯然,遂與如來,遊佛栗氏國。漸至那地迦聚落群氏迦堂中。彼那地迦聚落,時有災疫,人衆多死。于時,有淥目、親近、極精進、近勝、端嚴、近端嚴,多衆最上幷賢、善現、名稱、施稱、上稱等,衆多鄔波索迦,皆已身死。時,諸苾芻於晨朝時,執持衣鉢,入那地迦聚落,巡門乞食。彼諸苾芻聞此聚落多有人死,然有淥目、親近乃至上稱等,諸鄔波索迦,皆悉身死,諸苾芻等旣聞人死,巡乞食已,還至本處,安置衣鉢,詣世尊所,頂禮雙足,退坐一面,而白佛言:‘我等諸苾芻於晨朝時,執持衣鉢,入那地迦聚落,遊行乞食,乃聞人說此聚落中,多有人死,彼諸人等旣竝身死,各趣何道受生?’佛告諸苾芻:‘彼淥目鄔波索迦斷五下分結已,卽受化生於此涅槃,證不還果,於此世中,得不退轉法。餘鄔波索迦等亦復如是。’佛告諸苾芻:‘於彼那地迦聚落,更有二百五十一鄔波索迦,竝悉身死,亦皆斷五下分結,得受化生於此涅槃,證不還果,於此世中,得不退轉。於彼聚落,復有三百鄔波索迦,亦皆身死,斷三分結故,及貪瞋癡由有輕障,證一來果。更此受生,當斷一切諸煩惱惑。於彼聚落復有五百一鄔波索迦,身死斷三分結故,證預流果,不墮惡趣,決定當證菩提之果,於人天中,七返受生,輪轉息已,斷除煩惱。’佛告諸苾芻:‘汝等當知欲死者皆來問我,虛生擾亂,無有利樂。然而生者皆歸於死。若如來出現,或不出現,生滅是常,有何奇異?然其法者,卽是法界,如來由自神通,證現覺已,演說示現,分別安住,開示廣說,種種妙法,所謂有此故彼有,此生故彼生。所謂無明緣行,行緣識,識緣名色,名色緣六處,六處緣觸,觸緣受,受緣愛,愛緣取,取緣有,有緣生,生緣老死憂悲苦惱。如是純極苦蘊生。所謂無此有故,彼卽不生,彼若滅故,此卽當滅。所謂無明滅故行滅,行滅故識滅,識滅故名色滅,名色滅故六處滅,六處滅故觸滅,觸滅故受滅,受滅故愛滅,愛滅故取滅,取滅故有滅,有滅故生滅,生滅故老死憂悲苦惱滅。如是純極苦蘊滅。然與汝諸苾芻等,當說法鏡經。汝等諦聽,善思念之。云何名法鏡經?汝等當於正覺,極生信樂。此名法鏡經。及於法僧伽、所有聖者,戒光淸淨,皆生極信,此是法鏡經。苾芻當知我所云說法鏡經者,所說是也。’爾時,世尊於佛栗氏國,人間遊行,到那雉迦聚落。時,菴沒羅波利夫人聞佛至那雉迦聚落。時,彼夫人有一鸚鵡,鳥名曰圓面,善解人語,便遣此鳥,往那雉迦,頂禮世尊,起居輕利,少病少惱,安樂行不?世尊若欲遊廣嚴城者,願哀愍我,先至菴沒羅園。是時,鸚鵡旣受命已,卽往佛所,至廣嚴城,遇栗姑毘童子等出城遊戲,見鸚鵡飛過,同聲唱言:‘菴沒羅婢鸚鵡,我等今當攢箭射殺。’言已,挽弓卽射鸚鵡,其箭倒下,至童子頭上。時,彼鸚鵡卽說頌曰兩國交戰時 使者不應殺 況我是佛使一切不能傷。時,諸童子亦說頌曰:我等箭無力 汝言見有驗 此是佛威德汝當無畏去。時,鸚鵡鳥卽至佛所,頭面敬禮世尊足已,具陳夫人所有誠信。佛言:‘善哉!當善安隱。’默然受請。於是鸚鵡知佛受請,致敬而去。未至菴園,便被惡鴟,空中搦殺,旣捨命已,卽生四天王天。生彼天已,卽自念言。我因何事:種何福業而來生此?便自觀見#由作佛使,捨傍生身,得斯善報。復作是念:我今不應隔宿,報世尊恩,卽以嚴身之具及靑蓮華、俱物頭花、芬陁利花、曼陁羅花、摩訶曼陁羅花,於中夜分,至世尊所,頂禮佛足,而以供養,退坐一面。由彼天身光明力故,時,那雉迦聚落非常光耀。爾時,世尊卽知根性,爲天說法。所謂四聖諦理。聞此法已,便以智金剛杵,摧破二十高峯煩惱薩迦耶見山,證預流果。時,天子證諦理已,三歎善哉,今佛世尊大利益我,非諸父母及諸眷屬、天主、沙門、婆羅門等,能作斯事。唯佛世尊,能拔地獄、傍生、餓鬼之苦,建立天人,超度生死,枯血淚海,離骨肉山,閞閉一切諸惡趣門,開示涅槃淨天之路。從無始已來,習耶見山以金剛智慧,能悉摧壞,令我得證預流果。我從今日,乃至命存,歸佛法僧,作鄔波索迦,永不殺生等,願佛攝受,歡喜踊躍。猶如商人,獲大財利,亦如農夫苗稼滋茂,亦如勇士摧伏强敵,亦如病人離諸疾患,得神通已,禮佛而去,以其神力,還至天宮。爾時,世尊告阿難陁曰:‘我今與汝往詣廣嚴城中。’阿難陁答言:‘奉命唯然。’爾時,世尊與阿難陁至廣嚴城菴羅林住,告阿難陁曰:‘汝可往薜舍離城,腳踏門閫,說於此呪幷說此頌。’呪曰:毘娑囉他毘娑囉他毘娑囉他毘娑囉他復圖復圖路哥阿努甘笈辜阿若波夜底薩縛復陁阿奴末底提娜薩縛復陁波囉復陁阿奴末底娜薩縛阿囉漢阿奴末底娜薩縛式叉阿奴末底薩縛尸囉縛迦阿奴末底薩縛薩底縛溺上奴末底波囉底迦波囉摩奴末底娜迦始縛囉奴末底娜因陁囉奴末底娜提婆多奴末底娜阿素囉陁囉奴末底娜阿蘇囉畢理灑奴末底娜薩縛復陁奴末底娜毘娑囉毘娑囉毘娑囉毘娑囉復圖嚧迦奴甘笈俱藐般也邸聞遮陁聞遮陁息災難,驅災難,驅出耶鬼。世尊欲入,大自在最勝尊與帝釋及梵天欲入。世界主護世四天王與無量諸天眷屬欲入。阿蘇羅王與其眷屬諸鬼神等無量百千於佛世尊生大信心,亦欲來入,爲利益一切衆生故。汝等鬼神莫生損害。速出,速出,速出,速出,速去,速去。汝等若欲發惡心者,今當速去,若有慈悲心者,便可聽住。無有過失,樂爲擁護者,亦可聽住。大悲世尊爲憐愍一切有情故。作如此說:蘇畝蘇畝蘇畝蘇嚧嚧畝嚧畝畝畝嚧蘇摸嚧摸蘇摸嚧摸嚧摸嚧摸嚧摸嚧摸嚧摸嚧彌理彌理蘇嚧彌理蘇嚧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理理理理理理利利利利利利彌理彌理彌理彌理彌利彌利賀私彌彌理彌理私私弭殑伽囉伽囉迦咤殑迦囉迦囉迦遮殑迦囉殑迦囉殑迦囉殑迦囉殑迦囉殑迦囉殑迦囉殑迦囉俱利賖殑迦囉殑迦離迦利賖理理理理理阿理破娑理逋理逋理逋理逋理逋理逋理逋理逋奈他奈他託離布離布那他託涅理迦車託離布離逋理涅理車託波囉夜他離逋離布波囉夜他。世尊憐愍世閒,欲入此城,利益一切衆生故,慈悲喜捨故,此呪成就伽他,一切諸天及一切衆生以最勝智慧法性,說伽他曰:斷除諸結習 遠離諸貪愛 其心常寂靜彼能安樂汝。 世閒若有人 善住涅槃道能說一切法 彼能安樂汝。 生死流轉中作諸歸依者 利益有情類 彼能安樂汝。普以大悲心 養育諸有情 慈念如赤子彼能安樂汝。 一切歸依者 在於生死中依之獲善利 彼能安樂汝。 證諸一切法淸淨無染穢 身口意寂然 彼能安樂汝。勇猛出見時 增長諸財物 成就諸義量彼能安樂汝。 在昔降誕時 大地皆震動衆生悉歡喜 彼能安樂汝。 大地六變動證得菩提道 魔王生惱心 彼能安樂汝。善轉正法輪 名稱滿十方 說諸聖諦理彼能安樂汝。 演諸微妙法 摧伏諸外道攝受於衆生 彼能安樂汝。 願佛以安樂及於帝釋天 一切諸鬼神 常爲擁護者。以佛功德力 諸天皆歡喜 所求事願者無有不成就。 常護諸二足 及諸四足等去者獲安隱 來者亦安樂。 夜中獲安樂晝時亦安樂 不逢諸惡事 一切皆安樂。一切世閒人 及諸一切天 異道鬼傍生悉皆無惱患。 鬼神來此者 地行及空中常以慈悲心 晝夜爲善事。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藥事卷第六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6권(ABC, K1389 v37, p.635c01-642a13)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7권


대당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다음은 암라(菴羅) 부인(夫人) 인연에 대한 나머지 부분이다.
구수(具壽) 아난타(阿難陀)는 부처님께 주문과 게송을 받자 곧바로 광엄성(廣嚴城)으로 가서 다리로 문지방을 밟고서 모든 것을 위의 법대로 하였다.
그때 암라 부인은 부처님께서 광엄성에 유행(遊行)하시어 자기네 암라숲에 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시종들을 잘 치장시켜서 앞뒤로 에워싸게 하고 보배로 장식한 수레를 타고, 성안에서 나와 세존 계신 곳으로 가서 암라원림에 이르러 수레에서 내려, 멀리서 존안(尊顔)을 뵙고 머리를 땅에 대어 예배드렸다.
그때 세존께서는 무량 백천의 비구 대중들과 더불어 앉아서 정법(正法)을 말씀하시다가, 멀리 암라 부인을 보시고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각자 자신이 닦고 있는 바에 따라 생각을 바르게 하고 있도록 하여라. 암라 부인이 지금 이곳에 올 것이니라. 어떻게 하는 것이 생각을 바르게 하고 있는 것인가. 전에 지은 악업(惡業)을 마땅히 버리도록 하고 아직 짓지 않은 악업은 생겨나지 않게 하는 것이며, 전에 지은 선업(善業)을 잃지 않게 하고 더욱 부지런히 닦고 익혀서 증장시키고 원만하게 하여 지혜를 증득하여 깨닫는 것이니, 이와 같이 하는 것을 정진(精進)이라고 하느니라.
무엇이 뜻을 바르게 하는 것인가? 가고 머물고 앉고 눕는 일체의 기거동작에 있어서 훌륭하게 스스로를 관찰하여 지벌라(支伐羅)의 법의(法衣)와 물병과 발우 등을 법답게 안치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관찰하는 것을 이름하여 뜻을 바르게 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무엇이 바른 선정[正定]을 닦는 것인가? 마땅히 스스로 내신(內身)을 관찰하여 부지런히 수행하고 생각을 바르게 하며 뜻을 바르게 하여 모든 착하지 못한 마음을 버리고 모든 중생과 외신(外身)ㆍ내외신(內外身)과 내수(內受)ㆍ외수(外受)ㆍ내외수(內外受)와 내심(內心)ㆍ외심(外心)ㆍ내외심(內外心)과 내법(內法)ㆍ외법(外法)ㆍ내외법(內外法)을 관찰하여 법을 깨닫고 수순(隨順)하며 부지런히 닦고 정진하여 일체의 유정(有情)에 대하여 모든 악을 버리고 생각을 바르게 머무는 것이니라.
이제 암라 부인이 이곳에 오려고 하는 까닭에 너희에게 가르치나니, 잘 닦아 익혀서 나의 가르침에 의지하여야 한다.”
이때에 암라 부인이 곧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한량없는 방편으로써 묘법(妙法)을 말씀하여 보이시고 가르치시고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고 나서 말없이 계셨다.
암라 부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가지런히 하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원하오니 부처님 세존께서는 내일 아침에 모든 비구 대중과 함께 저의 집에 오셔서 공양을 받아 주십시오.”
세존께서는 말없이 그것을 허락하셨다. 암라 부인은 부처님께서 받아들이신 것을 알고 예배드리고 물러났다.
그때 율고비(栗姑毘)의 남자들이 부처님께서 광엄성에 오셔서 암라숲에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각자 수레를 타고서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려고 하였다. 그 수레와 말 등은 갖가지의 모양으로서 청색의 말과 청색의 고삐와 청색의 채찍과 청색의 수레와 청색의 일산과 청색의 두건과 청색의 칼과 청색의 보배와 청색의 부채와 청색의 옷과 청색의 바르는 향과 청색의 가루로 된 향과 청색의 시위(侍衛)가 있었으며, 또한 황색과 적색과 백색으로 된 것들도 그와 같았다. 그들은 길을 가며 높은 소리로 말을 내몰아서 아무도 당할 사람이 없었다. 그들은 성 밖으로 나오자 곧장 세존께 나아갔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율고비들이 점차로 오고 있음을 멀리고 보시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아직 삼십삼천이 나와서 유희(遊戱)하는 것을 보지 못하였는데, 이제 율고비들을 보게 될 것이니라. 저 여러 천중(天衆)이 자재한 신통으로써 숲에서 유희하는 것이 율고비들과 같아서 차이가 없느니라.”
이때 율고비들은 이미 암라숲의 문 밖에 이르러 수레에서 내려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율고비들을 위하여 한량없는 방편으로써 법요(法要)를 자세히 말씀하여 보이시고 가르치시며 이익되고 기쁘게 하셨다.
이때 광식(廣飾)이라는 마납바(摩納婆)1)가 있었는데, 함께 모임에 나왔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내놓고 왼쪽 어깨만 덮은 채로 부처님께 합장을 하고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선서(善逝)2)시여, 저에게 언변의 재주[辯才]가 있나이다.”
그는 다시 말씀드렸다.
“선서시여, 저에게 좋은 언변의 재주가 있사오니, 이제 노래로 찬탄하고자 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좋구나, 좋구나.”
그때 마납바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앙가(央伽) 대왕은 보배로 만든 갑옷을 입고
마갈타국에서 자재하게 되었는데
그의 왕국에 세존께서 출현하시어
명칭을 시방(十方)이라 하시니 설산(雪山)과도 같으시네.

구모다(俱牟陀)꽃과 연꽃과도 같으시어
그 꽃 활짝 피면 매우 향기롭고 깨끗하다네.
자재하신 자비로 세간에 나오시어
선서(善逝)라는 이름으로 모든 나라[諸方]에 통하신다네.

햇빛이 떠오르면 붉은 연꽃이 활짝 피고
달빛이 떠오르면 구모다꽃이 무성해지듯
사람들이 부처님을 뵙고 모두가 기뻐하는 것이
마치 허공 가운데에서 밝은 달을 보는 것과 같네.

다 함께 여래의 지혜의 힘을 보는 것이
마치 치성한 불꽃을 한밤중에 보는 것처럼
능히 중생들의 안목(眼目)이 빛을 내게 하시어
가지고 있는 의혹들을 모두 다 없애 주시네.

그때 모든 율고비들이 그 젊은이에게 말하였다.
“훌륭한 말이다. 훌륭한 말이다. 당신이 말한 것과 같다.”
이때에 5백 명의 율고비 남자들은 그 젊은이의 훌륭한 찬탄을 듣고 각자 겉옷을 벗어[上脫] 마납바에게 지니기를 청하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부처님께 합장 예배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하건대 부처님 세존과 모든 비구 대중께서는 내일 아침에 저희 집으로 오시어 저희들의 공양을 받으십시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먼저 암라 부인의 청을 받아들였소.”
여러 율고비들은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세존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지금 암라 부인이라는 뛰어나게 지혜로운 이에게 훼방을 당하였습니다. 이제 그로 말미암아 저희들은 먼저 세존 계신 곳으로 와서 뵙고 공양드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나중에 여래와 비구 대중께 공양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좋소.”
바사타(婆斯吒) 등의 여러 율고비들은 부처님께서 허락하시는 말씀을 듣고 나서 기뻐하며 물러났다. 이때에 마납바는 율고비들이 떠나가는 것을 보고,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합장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율고비들은 제가 세존을 훌륭하게 찬탄하였다고 하여 저에게 5백 벌의 겉옷을 베풀어 주었습니다. 제가 이제 이것을 세존께 되돌려 바치려고 하오니 어여삐 여기시어 받아 주시기를 원합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자비스런 마음으로 바라문 청년이 시주하는 옷을 받으셨다.
이에 여래께서는 바라문 청년에게 말씀하셨다.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가 세간에 출현하면 다섯 가지의 희유한 법이 있게 되니,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천인사(天人師) 가 출현하면 여래ㆍ응공ㆍ정등각(正等覺)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 법요(法要)를 말씀하시는데, 처음도 훌륭하고 중간도 훌륭하며 나중도 훌륭하여, 문장과 뜻이 빼어나고 순일무잡하여 맑고 깨끗한 범행(梵行)의 상(相)을 구족하니, 이것이 첫 번째의 희유함이니라.
둘째는 신심이 있어서 여래가 하는 말을 듣고서 받아들여 존중하고 법을 듣고서 받들어 지니면 마음이 흩어져 어지럽게 되지 않으니, 이것이 두 번째의 희유함이니라.
셋째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듣게 되면 하나하나를 받들어 행하게 되니, 이것이 세 번째의 희유함이니라.
넷째는 법을 청하여 듣게 되면 그 자리에서 곧 증득하여 알 수 있게 되어 기뻐하여 믿고 받아들이며 큰 선근(善根)이 생겨서 미혹의 세계인 생사를 여의고 해탈의 경지에 이르게 되는 것[出離]과 상응하게 되니, 이것이 네 번째의 희유함이니라.
다섯째는 깊고 깊은 법구(法句)를 듣게 되면 지혜로써 분명히 알게 되니, 이것이 다섯 번째의 희유함이니라.
마납바여,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이 세간에 출현한 까닭에 이 다섯 가지의 희유함이 있는 것이니라.”
그때 여래께서는 다시 그 마납바에게 말씀하셨다.
“무릇 착한 사람이란 약간의 은혜를 얻고서도 오히려 잊지 않는 것인데 하물며 많은 은혜를 입은 것이겠느냐? 이런 까닭에 너는 마땅히 이 일을 부지런히 닦아야 할 것이니라.”
그때 그 마납바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믿어 받아들여 받들어 행하고는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떠나갔다.
이때에 암라 부인은 그날 밤 갖가지의 음식들을 준비하여……(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낮은 자리에 앉아서 법을 듣고자 하였다.
세존께서는 암몰라 부인을 위하여 보시하는 공덕을 찬탄하시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시를 하게 되면 사람들이 좋아하고 모두가 공경하나니
명성이 멀리까지 들리고 향내가 두루 퍼지게 되므로
이런 까닭에 지혜로운 자는 언제나 보시를 행하여
즐거움을 구하고 인색한 마음을 없애 무외(無畏)를 얻도다.

생사의 미혹에서[長夜] 제석천(帝釋天)에 태어날 수 있게 되어
여러 천(天)들과 더불어 유희하고
제천(諸天)의 궁전을 멀리 마주하니
이곳을 없애고 빨리 저 하늘에 태어나

스스로 광명을 띄고 동산에 유희하며
모든 천녀(天女)들과 5욕락(欲樂)을 함께하리라.
불제자(佛弟子)들은 이 법을 들었으니
반드시 저 하늘에 태어나게 될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암몰라 부인에게 갖가지의 법을 말씀하여 보이시고 가르치시고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니, 부인은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떠나갔다.
이때에 모든 비구들은 다 같이 의심나는 것이 있어서, 부처님께 말씀해 주시기를 청하였다.
“저 율고비는 무슨 인연을 지었기에 천상(天上)에 태어나거나 인간 세계에 태어나거나 큰 위덕(威德)을 얻으며, 또한 이곳에서 삼십삼천(三十三天)과 더불어 그 복의 과보를 함께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알라. 저 광엄성의 율고비는 자량(資糧)을 쌓아 익혔던 까닭에……(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가령 백 겁(劫)이 지난다 해도
지은 업(業)은 없어지지 않나니
인(因)과 연(緣)이 서로 만나게 되면
과보(果報)는 돌아와 스스로가 받게 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나간 과거에 이 현겁(賢劫) 가운데에서 인간의 수명이 2만 세인 때에 가섭파(迦攝波)여래가 세상에 출현하였으니 10호(號)를 구족하였다. 그 부처님께서는 2만 명의 비구와 함께 앞뒤로 둘러싸여 바라닐사성(波羅痆斯城)의 선인(仙人)이 사는 곳인 시록림(施鹿林)3) 가운데에 머무르고 계셨다.
그 성안에는 5백 명의 우바새들이 각자 재화를 마련하여 바다에 들어가려고 함께 한 척의 배를 만들어 항해하기에 좋은 바람을 기다렸다가 바다로 들어갔다. 그들은 보주(寶洲)에 이르러 다투어 보물들을 취하여 배에 가득 실었다가 갑자기 사나운 바람을 만나 표류하다가 구부러진 계곡에 이르러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들은 당황하고 두려워서 무엇을 믿고 의지해야 할지를 몰라 하다가, 곧 가섭여래를 위하여 모래 언덕 가에 모래를 모아서 탑을 만들고 갖가지의 보배를 가져다가 공양하였다. 그들은 잠을 자는 동안에 큰 광명을 만났는데, 그 가운데에 어떤 말소리가 들려왔다.
‘너희들은 마땅히 떠나갈 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니 게으름을 피우지 말라. 칠 일째가 되면 반드시 조류가 밀려올 것이니, 그 조류로 인해 반드시 안락함을 얻어서 본국에 도착하게 될 것이니라.’
그 상인들은 곧 이른 아침에 서로에게 이 일에 대해 말을 하고 함께 의논하였다.
‘우리들이 가섭세존의 무상복전(無上福田)을 위하여 여러 가지로 공양을 올렸으므로, 이 선근으로 인해 우리들로 하여금 천상(天上)의 사람 가운데에서 큰 위덕(威德)이 있는 사람으로서 마치 삼십삼천과 같이 차이가 없게 하시려는 것일 것이다.’
너희들 비구여, 저 5백 명의 상인들은 지금의 광엄성에 있는 율고비들이니라. 예전에 가섭여래를 위하여 모래로 탑을 세우고 보배로써 공양을 드렸으니, 그 인연으로 천상(天上)의 인간으로서 큰 위덕을 얻어서 삼십삼천과 같이 차이가 없게 된 것이니라.
비구여, 마땅히 알라. 순흑(純黑)의 업(業)을 지으면 순흑의 보(報)를 얻게 되며, 순백(純白)의 업을 지으면 순백의 보를 얻게 되며, 잡업(雜業)을 지으면 잡보(雜報)를 얻게 되느니라. 이러한 까닭에 너희들은 마땅히 순흑의 업과 잡업을 버리고 모든 백업(白業)을 닦는 데 부지런히 힘써서 방일하지 말아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을 하시니, 모든 비구들은 다 같이 크게 기뻐하여 믿고 받아들이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따라서 죽림(竹林) 마을로 가자.”
아난타가 대답하였다.
“알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벽리지(薜利支)를 유행하시고 죽림 마을의 북쪽에 이르시어 승섭파수(昇攝波樹)의 숲 가운데 머무르셨다. 이때에 그 나라에는 기근이 들어서 지극히 곤궁하게 되었으므로 걸식하기가 어려웠다.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은 흉년이 들었으니 걸식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너희 모든 비구들은 『기검경(飢儉經)』에 자세히 말한 바와 같이 할 것이며, 또한 『도품전래경(道品傳來經)』과 『육집경(六集經)』, 그리고 『대열반경(大涅槃經)』의 행법(行法)에서와 같이 하도록 하여라.”
그때 세존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따라서 무간(無間) 마을에 가자.”
아난타가 대답하였다.
“알겠습니다.”
세존께서는 길을 가시다가 한곳에 이르러 문득 미소를 지으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常法)에는 미소를 지으실 때에는 청ㆍ황ㆍ적ㆍ백 등의 광명이 여래의 입으로부터 나와서 두 갈래로 나뉘어, 하나는 곧장 위로 올라가고 하나는 곧장 아래로 내려가게 되어 있었다. 그 빛이 아래로 내려간 것은 등활(等活)ㆍ흑승(黑繩)ㆍ중합(衆合)ㆍ규환(叫喚)ㆍ대규환(大叫喚)ㆍ열(熱)ㆍ극열(極熱)ㆍ무간(無間)ㆍ수포(水泡)ㆍ변포(遍泡)ㆍ아타타(阿吒吒)ㆍ가가파(呵呵婆)ㆍ호호파(呼呼婆)ㆍ올발라(嗢鉢鑼)ㆍ발두마(鉢頭摩)ㆍ마하발두마(摩訶鉢頭摩) 등의 지옥들을 비추어 그 가운데에서 뜨거운 고통을 받고 있는 자들이 빛을 만나면 곧 차가워지고, 차가운 고통을 받고 있는 자들이 빛을 만나면 곧 따뜻해지며, 일체의 지극히 고통스러운 일들이 모두 그친다. 이때에 여러 죄인들은 고통에서 쉴 수 있게 되자, 모두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들은 지금 이곳에서 죽어서 다른 곳에 태어난 것인가?’
저 유정(有情)들로 하여금 깊은 신심을 내게 하시려고 여래께서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시어 그곳에 가셔서 교화를 하시니, 그들은 화생(化生)하신 부처님을 뵙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들은 이곳에서 죽은 것도 아니며, 또한 다른 곳에 태어난 것도 아니구나. 또한 우리는 일찍이 이 유정을 본 일도 없으니, 부처님의 위덕(威德)이 우리들로 하여금 지극한 고통을 모두 벗어나게 하신 것이로구나.’
그 죄인들은 모두가 여래의 화신(化身)에게 지극한 신심을 내니, 그 유정들은 업을 받는 것을 마치고 천인(天人) 가운데에 태어나 바른 진리에 의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광명 중에서 위로 올라간 것은 사천왕천(四天王天), 더 나아가 유정천(有頂天)에까지 이르니, 빛이 미치는 곳에는 모두 무상(無常)ㆍ고(苦)ㆍ공(空)ㆍ무아(無我) 등의 소리가 나왔다. 다시 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윤회에서 벗어나기[出離]를 구하여야 할 것이니
부처님의 가르침을 부지런히 닦아서
생사(生死)의 군대를 항복시키기를
코끼리가 초막집을 무너뜨리듯 해야 할 것이다.

이 법률(法律) 가운데에서
언제나 방일(放逸)하지 않아야
능히 번뇌의 바다를 마르게 할 수 있으며
마땅히 괴로움의 변제(邊際)를 다하게 되리라.

그때 광명은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에 두루 가득 차서 모든 것을 두루 비추고 나서 세존의 뒤를 따르는 것이니, 만약 과거의 일을 말씀하시는 경우에는 빛이 뒤로 없어지며, 미래의 일을 말씀하시는 경우라면 빛이 앞으로 없어지며, 지옥의 일을 말씀하시는 경우라면 빛은 발 아래로 없어지며, 방생(傍生)의 일을 말씀하시는 경우라면 빛은 발뒤꿈치로 없어지며, 아귀의 일을 말씀하시는 경우라면 빛은 발의 엄지발가락 가운데로 없어지며, 사람의 일을 말씀하시는 경우라면 빛은 무릎 가운데로 없어지며, 역륜왕(力輪王)의 일을 말씀하시는 경우라면 빛은 왼손 가운데로 없어지며, 전륜왕의 일을 말씀하시는 경우라면 빛은 오른손 가운데로 없어지며, 하늘에 태어나는 업을 말씀하시는 경우라면 빛은 배꼽으로 없어지며, 성문(聲聞)의 보리(菩提)를 말씀하시는 경우라면 빛은 입으로 없어지며, 연각(緣覺)의 보리를 말씀하시는 경우라면 빛은 미간(眉間)의 백호(白毫) 가운데로 없어지며,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의 일을 말씀하시는 경우라면 빛은 정수리로 없어진다.
그때 광명은 부처님의 둘레를 세 번 돌고 부처님의 정수리로 없어졌다.
그때에 구수 아난타가 합장하고 부처님께 게송으로 아뢰었다.

천 가지 섞인 색이
다발이 되어 입으로부터 나와서
그 빛이 시방(十方)에 비추니
마치 해의 빛이 밝은 것과 같나이다.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아만(我慢)이 높고 미치고 어지러운 것을 없애는 것은
세간의 수승한 인연 때문이니
연꽃 같은 어금니와 흰 마노와 같은 치아는
인연 없이는 미소 짓지 않는 것이옵니다.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때에 부처님께서 스스로 깨달으신 법으로 말미암아
그곳에 가서 가장 훌륭한 것을 즐거이 듣나니
뛰어난 우왕(牛王)이 매우 깊은 말로
능히 청정함으로써 의혹을 없앤다고 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타야,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은 인연 없이 함부로 미소를 짓지 않느니라. 아난타야, 네가 이곳을 보느냐?”
아난이 대답하였다.
“보나이다.”
“아난타야, 이것은 과거에 세 분의 정등각(正等覺)이 앉았던 곳이니라.”
이때에 구수 아난타는 곧 7조(條)로 된 가사를 펴서 네 겹으로 만들고 세존께 앉으시기를 청하여 그 땅을 네 분의 세존께서 수용하신 곳으로 만들고자 하였다.
세존께서는 자리에 나아가 잠시 앉으시고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미체라(彌替羅) 마을로 가야겠구나.”
아난타가 대답하였다.
“알겠습니다. 제가 뒤따르겠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승신성(勝身城)에서 두루 다니시며 교화하시고 미체라 마을에 이르러 모하제바(莫訶提婆) 숲 가운데에 머무르셨으니, 자세한 것은 ‘모하제바’와 ‘국왕상응품(國王相應品)’ 가운데에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다시 아뇩정(阿耨井)으로 가야겠다.”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그 우물가에 이르러 한 여인을 보았는데, 그 여인은 두레박줄을 쥐고 물을 길으려 하고 있었다. 어느 남자가 이 여인에게 청정하지 못한 생각을 품고 있었는데, 그 여인도 마찬가지로 그 남자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깊이 내어서 서로 이야기하고 웃으면서 우물가에 이르렀다. 그 여인은 아이를 데리고 있었는데, 아이가 아직 어려서 우물가까지 따라왔다. 아이의 어머니는 남자를 보면서 물을 긷다가 잘못하여 아이를 두레박에 넣은 채 우물 가운데로 던지니 아이가 곧 죽고 말았다.
이때 그 여인은 태어난 이래로 일찍이 게송을 말하는 것을 들어본 일이 없었는데도, 두레박 때문에 아이가 죽자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변재(辯才)가 생겨서 하나의 게송을 외웠다.

내가 알건대 욕심이 본래의 인(因)이니
그로부터 분별이 생겨나는 것이라.
내가 만약에 분별을 하지 않는다면
욕심이 어느 곳에서 일어날 것인가.

그때 여래께서는 길을 따라서 그곳에 이르러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마땅히 저 게송을 받도록 하여라. 이것은 과거의 모든 부처님들께서 말씀하신 것인데, 어리석은 범부들의 입에서 다르게 불렸기 때문에 이 게송은 빛을 발하지 못한 것이니라. 부처님이 말한 바와 같이 나는 일찍이 모든 법이 마음처럼 빠르게 변하고 움직이는 것을 본 일이 없느니라.”
이때에 여인은 자신의 아기가 죽었기 때문에 지극히 괴로워하면서 세존의 두 발에 예배드렸다.
세존께서는 그 여인이 하고자 하는 것과 번뇌의 종자[隨眠]를 아시고 그 근성(根性)에 맞게 법을 말씀하셨다. 여인은 법을 듣고 나서 예류과(預流果)를 증득하였다.
그녀는 참다운 이치를 깨닫고 마침내 스스로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제가 증득한 법은 부모님께서 지어 주신 것이 아니며, 또한 왕과 하늘이 지어 주신 것이 아니며, 친척들이 지어 준 것이 아니며……(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음)……이것은 세존의 힘으로써 능히 피와 눈물의 바다를 마르게 할 수 있으며, 또한 뼈의 산을 뛰어넘을 수 있으며, 악취(惡趣)의 문을 닫을 수 있으며, 해탈의 길을 열 수 있으며, 천인(天人)의 길을 건립하여 선취(善趣)에 들어가게 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제 불(佛)ㆍ법(法)ㆍ승(僧)에 귀의하여 지금부터 우바이[鄔波斯迦]가 되겠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보살이었을 적에 이곳에는 발가바(跋伽婆)라고 하는 선인(仙人)이 오래 전부터 살고 있었는데, 그가 나에게 이곳에 앉기를 청하고는 꽃과 과일로써 공양을 하였고, 다시 다른 곳에서도 또한 그와 같이 공양을 하였느니라.”
다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옛날에 보살이었을 적에 제석천이 사냥꾼의 모습을 하고서 여러 가지 색으로 된 옷 한 벌을 입고 있었는데, 내가 그때 출가하려고 가는 실로 짠 부드러운 옷을 벗어서 그의 옷과 바꾸었는데, 신심이 있는 바라문들이 그로 인하여 이 땅에다가 수가사탑(受架娑塔)을 세우니, 오늘에 이르기까지 모든 비구들이 다 같이 예배하고 공양하느니라.
천제석(天帝釋)은 나의 가시가의(迦施迦衣)를 가져다가 삼십삼천에 안치하여 두고 가시가회일(迦施迦會日)을 건립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삼십삼천이 다 같이 공양을 하고 있느니라.”
다시 다른 곳에 이르러 세존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옛날에 보살이었을 적에 청련화(靑蓮花)의 색깔로 된 칼로 스스로 나의 상투머리를 잘라서 허공 가운데에 던졌는데, 신심이 있는 어떤 바라문 거사가 곧 그 땅에 할계탑(割髻塔)을 세웠으니, 모든 비구들은 지금까지 거두어 가져 예배하고 공양하느니라.
또한 제석천이 나의 상투머리를 가져다가 삼십삼천에 안치하여 두고 발계회일(髮髻會日)을 건립하였으니 지금도 끊어지지 않고 있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다시 다른 곳에 이르러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옛날에 보살도(菩薩道)를 행할 때에 천타가(闡陀迦)가 이 땅에서 나의 건달가마왕(乾闥伽馬王)을 데리고 본궁(本宮)으로 돌아갔는데, 신심이 있는 바라문 거사가 다시 이 땅에다가 마회탑(馬廻塔)을 세웠으니, 모든 비구들이 지금까지 공양하느니라.”
다시 점차로 우원(牛苑) 마을에 이르러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저 천타가(闡陀迦) 선남자가 이곳에서 태어나 장성하였느니라.”
다시 그 성에 이르시니 그 성안의 찰제리족 역사(力士)들이 세존께서 오신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 중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모두 말하였다.
“여러 젊은이들로 하여금 도로를 장엄하게 꾸미도록 하고 우리들은 성안을 장엄합시다.”
이때에 여러 젊은이들은 서로 다투어 길을 닦다가 길 가운데 있는 커다란 돌을 보고 그것을 없애려고 하였는데, 들 수가 없었다.
그때에 여래께서 그 곁에 도착하셔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 파사타(波斯吒) 종족들이여, 지금 무엇을 하려는 것인가?”
그들이 대답하였다.
“세존을 위하여 길을 닦고 있는데, 이 돌을 없애려고 하여도 없앨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그러하다면 내가 마땅히 없애도록 하겠다.”
그들이 말씀드렸다.
“원하건대 그것을 치워 주십시오.”
세존께서는 손으로 돌을 높이 들어서 허공 가운데로 던지셨는데, 그 돌이 높고 멀리 날아가서 보고 있던 자들이 그것을 볼 수 없게 되었다. 그 역사들은 돌을 던지는 소리와 힘이 지극히 큰 것을 보자 모두 놀라고 두려워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두려워하지 말라.”
곧 신통력으로써 그 돌이 부서져 가는 먼지가 되어 허공에서 떨어지게 하였다.
여러 역사들이 그것을 보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이 가는 먼지는 어느 곳에서 떨어지는 것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그 돌을 미세한 먼지로 만든 것이니라.”
역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것은 좋지 못한 일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 미세한 먼지를 합쳐서 본래의 돌이 되기를 원하느냐?”
그들이 대답하였다.
“그러합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해탈력(解脫力)으로 다시 그 돌이 합쳐지게 하여 본래 있던 곳에 놓이게 하셨다. 세존께서는 곧 그 돌 위에 앉으시고 5백 명의 역사들도 모두 함께 앉았다.
그들이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무슨 힘으로 능히 이 돌을 들어 올리실 수 있으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모님께 타고난 힘이니라.”
역사들이 다시 여쭈었다.
“무슨 힘 때문에 능히 이 돌을 부술 수가 있으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정(禪定)의 힘이다.”
역사들이 다시 여쭈었다.
“무슨 힘 때문에 그 돌을 합치실 수 있으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해탈(解脫)의 힘이다.”
그들이 여쭈었다.
“부모에게 타고나는 힘은 모두 몇 가지가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처음에는 열 사람의 힘으로부터 시작하니 그것은 한 마리의 평범한 소의 힘과 같으며, 열 마리의 평범한 소의 힘은 한 마리의 푸른 소의 힘과 같으며, 열 마리의 푸른 소의 힘은 한 마리의 작은 코끼리의 힘과 같으며, 열 마리의 작은 코끼리의 힘은 한 마리의 큰 코끼리의 힘과 같으며, 열 마리의 큰 코끼리의 힘은 한 마리의 푸른 코끼리의 힘과 같으며, 열 마리의 푸른 코끼리의 힘은 한 마리의 붉은 코끼리의 힘과 같으며, 열 마리의 붉은 코끼리의 힘은 한 마리의 흰 상아를 가진 코끼리의 힘과 같으며, 열 마리의 흰 상아를 가진 코끼리의 힘은 한 마리의 빈타산(賓陀山) 코끼리의 힘과 같으며, 열 마리의 빈타산 코끼리의 힘은 한 마리의 향상(香象)4)의 힘과 같으며, 열 마리의 향상의 힘은 한 사람의 역사(力士)의 힘과 같으며, 열 사람의 역사의 힘은 한 사람의 대역사(大力士)의 힘과 같으며, 열 사람의 대역사의 힘은 한 마리의 용맹스런 코끼리의 힘과 같으며, 열 마리의 용맹스런 코끼리의 힘은 하나의 장주라 야차(章住羅夜叉)의 힘과 같으며, 열의 장주라 야차의 힘은 하나의 반나라연(半那羅延)의5) 힘과 같으며 둘의 반나라연의 힘은 하나의 나라연의 힘과 같으니, 여래는 마디마디 가운데에 모두 나라연의 힘을 갖고 있으며, 그것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니라.
게송으로 거두어 말하겠다.

사람과 소와 푸른 소와
누렇고 붉고 크고 작은 코끼리와
역사와 야차[藥叉] 등이
나라연의 힘에는 미치지 못하느니라.

이 나라연의 힘은 여래가 부모님으로부터 태어날 때에 갖추고 태어나는 것이니라.”
여러 역사들이 아뢰었다.
“이 나라연의 힘과 해탈력을 제외하고 다시 다른 종류의 힘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복덕(福德)의 힘이 있으니, 복덕의 힘이 원만한 까닭에 여래가 보리수 아래에서 36억의 모든 마귀들을 항복시키고 위없는 깨달음을 증득하였던 것이니라.”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복덕의 힘을 제외하고 다시 다른 종류의 힘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혜의 힘이 있으니 지혜의 힘이 원만한 까닭에 무시(無始) 이래로 쌓아 익혀 온 번뇌를 모두 멀리하고 버리게 되느니라.”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혜의 힘을 제외하고 다시 다른 종류의 힘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신통(神通)의 힘이 있으니, 신통의 힘이 원만한 까닭에 늙고 지혜가 없으며 아만심이 높은 육사외도(六師外道)를 항복시킬 수 있었던 것이니라.”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신통의 힘을 제외하고 다시 다른 종류의 힘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무상(無常)의 힘이 있으니, 무상의 힘이 원만한 까닭에 여래는 부모님으로부터 태어날 때에 갖추고 나온 힘과 선정력(禪定力)과 해탈력(解脫力)과 복덕력(福德力)과 지혜력(智慧力)과 신통력(神通力)의 여래가 갖춘 이 모든 힘들을 모두 쌍림수(雙林樹) 아래의 광명 속에서 사라지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니라.”
게송을 읊으셨다.

선정(禪定)의 힘과 해탈(解脫)의 힘과
복덕(福德)의 힘과 지혜(智慧)의 힘과
이와 같은 모든 힘들은 서로 동등하나
무상(無常)의 힘이 가장 크도다.

부처님께서 모든 역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알라. 나의 몸은 금산(金山)의 봉우리와 같아서 무상의 힘 때문에 오래지 않아서 닳아 없어질 것이니라. 이러한 까닭에 지혜로운 자는 마땅히 무상이 핍박할 수 없는 곳을 구하여야 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모든 역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지금 세상의 사람은 그 수명이 점차로 짧아지고 색력(色力)이 박약해지고 있느니라.
이 돌은 옛날의 사람들이 그것을 던지면서 가지고 놀던 돌이니 너희들은 이 돌의 옆을 보아라. 손가락으로 높이 들어서 가지고 놀던 자국이 아직도 남아 있느니라.”
여러 역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매우 놀라고 희유하다는 생각을 내어 교만한 마음을 꺾어 굴복했다.
그때 세존께서는 역사들의 종성(種性)과 번뇌의 종자[隨眠]와 하고자 하는 바를 아시고 그들에게 4성제(聖諦)의 이치와 증득하신 지혜의 법을 말씀하셨다. 그들은 법문을 듣고 나서 무시이래로 쌓아 익혀 온 아견(我見)과 신견(身見)의 산(山)을 금강(金剛)의 지혜로써 꺾어 무너뜨리고 예류과(預流果)를 증득하였다.
이때에 세존께서는 구수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너와 함께 구시나성(拘尸那城)으로 가야겠다.”
구수 아난타가 대답하였다.
“알겠습니다.”
곧 점차로 길을 떠나셨는데 그 길의 중간에 있는 범바성(梵婆城)에는 들어가지 않으시고 곧바로 구시나국(拘尸那國)으로 가셔서 그 나라에 도착하셨다.
그때 세존께서 사라쌍수(娑羅雙樹)를 가리키시면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마땅히 저 나무 아래에서 오래지 않아 반열반(般涅槃)에 들 것이니라.”
세존께서는 구로(俱盧)의 여러 마을을 유행(遊行)하시고 조복간색왕성(調伏繝色王城)에 이르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모든 번뇌[漏]를 알며 그 모든 번뇌가 없어졌다고 말하나니, 내가 모르는 것이 아니며 내가 보지 못한 것이 아니니라. 비구여, 내가 지금 어찌 알지 못하고 보지도 못하면서 이미 모든 번뇌가 없어질 수 있었겠느냐.
이른바 이것은 색(色)이고, 이것은 색의 적집(積集)이고, 이것은 색의 단멸(斷滅)이고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이고 나아가 이것은 식의 적집이며, 이것은 식의 단멸이라는 것 또한 이와 같으니라.
어느 비구가 항상 정(定)을 닦아 익히면서 ‘모든 번뇌를 따르지 않고 해탈을 얻으리라’는 생각을 일으키지만, 그 비구는 모든 번뇌를 따르지 않고 마음에 해탈을 얻는 것이 아닌 경우가 있다. 왜냐하면 그 비구가 닦아 익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마땅히 대답할 것이니라.
묻기를, ‘그가 무엇을 닦아 익히지 않았기 때문인가?’라고 한다면 대답하기를, ‘4념주(念住)6)를 닦아 익히지 않았기 때문이고 4정단(正斷)7)ㆍ4신족(神足)8)ㆍ5근(根)9)ㆍ5력(力)10)ㆍ7각분지(覺分支)11)ㆍ8성도(聖道) 등을 닦아 익히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이와 같이 대답할 것이니라.
비구여, 마땅히 알라. 암탉이 알을 다섯 개나 여섯 개나 혹은 열두 개를 낳았는데, 어미닭이 때에 맞게 병아리를 품어 부화시키지 않고, 따뜻하게 하지 않고 또한 품는 알을 굴려 움직여 주지도 않으면서 ‘나는 이 병아리를 깐다’고 생각하고 혹은 부리를 쓰거나 발톱을 써서 알을 손상시켜 깨뜨리고도 그 병아리가 안온하게 껍질을 까고 밖으로 나올 것을 기대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그 닭의 알은 법대로 하지 않은지라 마침내 껍질을 깨고 나올 수 없다. 왜 그런가? 그 어미닭이 시기에 맞게 병아리를 품어 부화시키지 않았고, 따뜻하게 하지도 않고, 알을 굴려 주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을 까지 못하는 것이니, 저 정(定)을 익히는 비구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그리하여 저 비구가 번뇌의 마음을 따르지 않고 마음에 해탈을 구한다고 는 하지만 저 비구 역시 번뇌의 마음[有漏心]을 따르지 않고 마음에 해탈을 얻는 것이 아니다. 왜 그런가? 닦아서 익히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것이니라. 무엇을 닦아 익히지 않았는가? 4념주(念住)ㆍ4정단(正斷)ㆍ4신족(神足)ㆍ5근(根)ㆍ5력(力)ㆍ7각분지(覺分支)ㆍ8성도(聖道)를 닦아 익히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만약 힘써 부지런히 정(定)을 닦는 비구가, ‘번뇌를 따르지 않고 해탈을 구하리라’고 생각하고 그 비구가 번뇌를 따르지 않아 해탈을 얻는 경우가 있다. 왜냐하면 닦아 익혔기 때문이라고 이와 같이 대답하리라. 무엇을 닦아 익혔는가? 4념주(念住)ㆍ4정단(正斷)ㆍ4신족(神足)ㆍ5근(根)ㆍ5력(力)ㆍ7각분지(覺分支)ㆍ8성도(聖道) 등을 닦아 익혔기 때문이라고 이와 같이 대답하리라.
비구여, 마땅히 알라. 마치 어미닭이 다섯 개, 혹은 여섯 개, 혹은 열두 개의 알을 낳았을 때, 어미닭이 그 알을 품어 부화시키는 것은 법대로 온기를 주고 그 때를 잃지 않았기 때문인 것과 같으니라.
비구여, 마땅히 알라. 저 어미닭이 ‘이 병아리가 스스로 부리와 발톱으로 그 알을 깨뜨리고 평안하게 자랐으면’하는 이런 생각을 일으키지 않더라도 그 새끼는 마침내 다 자랄 수 있게 되어 부리와 발톱으로 그 알을 깨뜨리고 곧 평안하게 알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될 것이니 왜 그런가? 그 어미닭이 법답게 알을 품고 따뜻하게 하여 굴리며 알맞은 때를 잃지 않았기 때문에 마침내 부화할 수 있었던 것이니라. 닦아 익히면서 정(定)을 구하는 비구도 이와 같으니라.
‘나는 번뇌의 마음을 따르지 않아 마음에 해탈을 얻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더라도 저 비구 역시 번뇌의 마음을 따르지 않아 마음에 해탈을 얻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닦아 익혔기 때문에 해탈을 얻는 것이라고 대답하리라. 무엇을 닦아 익혔다는 것인가? 4념주(念住)를 닦고 나아가 8성도(聖道) 등을 닦아 익혔기 때문이라고 이와 같이 대답하리라.
비구여, 마땅히 알라. 나무를 다루는 스승과 제자는 늘 도끼를 쓰나니, 언제나 쓰는 까닭에 마침내 손가락 자국이 있게 되는 것과 같으니라. 비구여, 마땅히 알라. 그러나 저 나무를 다루는 스승과 제자는 스스로 바른 지혜[正智]와 바른 견해[正見]에 따라서 도끼자루를 쓰지 않고, 자주 썼기 때문에 알지 못하는 사이에 도끼 자루가 저절로 다 닳아서 없어지게 된 것이니, 도끼 자루가 다 닳아서 없어지게 된 것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그렇다는 생각을 내어, 그 도끼자루가 다 없어지게 된 것을 알게 되느니라.
저 정(定)을 익히는 비구도 그와 같아서 스스로 바른 지혜와 바른 견해에 따라서 전환[轉]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약간의 번뇌를 끊게 되고 나중에 번뇌가 모두 없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증득하여 알게 되느니라. 왜 그런가? 부지런히 닦아 익혔기 때문이니, ‘어떻게 능히 증득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이와 같이 대답하리라. 무엇을 닦아 익혔는가? 이를테면 4념주(念住)에서 나아가 8성도(聖道) 등을 닦아 익히는 것이니, 닦아 익혔기 때문에 이와 같이 말하리라.
비구여, 마땅히 알라. 마치 바다를 항해하는 배가 물에서 6개월을 지내고, 바닷가에 나와서 뜨거운 여름을 지내면서 바람을 쐬고 햇볕에 쪼이며 비를 맞으면 자연히 분산되어버리는 것과 같으니라. 저 정(定)을 익히는 비구도 그와 같아서 모든 상응하는 번뇌와 모든 장애 같은 것들이 자연히 풀어지고 흩어지느니라. 왜 그런가? 닦아 익히는 것으로 말미암아 모두 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니라. 무엇을 닦아 익혀서 해탈할 수 있는가? 이를테면 닦아 익히는 것 등……(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을 이르는 것이니, 닦아 익혔기 때문에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 법을 말씀하실 때에 60명의 비구가 모든 번뇌가 생기지 않아 마음에 해탈을 얻었다.
세존께서는 세상을 다니며 교화하시다가 천지성(天指城)에 이르시어 구수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 성안에는 선각석가(禪覺釋迦)가 태어나 자라고 있느니라.”
또한 람비니(嵐毘尼)동산에 이르러 세존께서는 다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숲 속에서 태어났으며 또한 태어나고 나서 남쪽으로 일곱 걸음을 다른 사람의 부축에 의지하지 않고 걸어서 사방을 관찰하고 곧 이렇게 말하였느니라.
‘이것은 최후신(最後身)이니, 다시는 생(生)을 받지 않으리라.’”
다시 겁비라성(劫比羅城)에 이르시어 구수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저 정반왕(淨飯王)은 이 성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왕위를 받았느니라.”
다시 비수나라성(毘輸那羅城)에 이르셨는데, 이때에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선(善)과 악(惡)의 두 가지의 보(報)에 대하여 분별하여 설명할 것이니,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그것을 잘 생각하여라. 무엇이 악중(惡衆)인가? 욕심ㆍ성냄ㆍ어리석음ㆍ두려움ㆍ의혹 등이 서로 따라서 속박하는 것을 이르는 것이니, 이것을 이름하여 악중이라고 하느니라. 무엇이 선중(善衆)인가? 모든 욕심ㆍ성냄ㆍ어리석음ㆍ두려움 같은 것들을 따르지 않는 것을 이르는 것이니, 이것을 이름하여 선중이라고 하느니라. 위에서와 같이 두 가지의 대중[衆]을 내가 이제 말하여 마쳤느니라.”
세존께서는 다시 구나(俱那) 마을에 이르시어 구수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구나함모니여래(俱那含牟尼如來)가 이 마을에서 태어나서 정각(正覺)을 이루고 곧 이 땅에서 반열반(般涅槃)에 들었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이지(犁地) 마을에 이르시어 구수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보살이었을 때에 부왕(父王)의 마을을 유행하다가 한 섬부수(贍部樹) 아래에 이르러 사유하여 정(定)에 들어서 초선(初禪)의 무루(無漏)를 증득하였느니라.”
또 다시 다른 곳에 이르시어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옛날에 구나함모니(俱那含牟尼) 여래(如來)ㆍ응공[應]ㆍ정등각(正等覺)이 땅 위에다 가사를 놓아두었던 곳이니라.”
다시 세욕(洗浴) 마을에 이르시어 구수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이 마을은 옛날에 구나함모니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이 이곳에서 목욕을 하였으니, 마침내 그것을 이름을 삼아서 세욕 마을이라고 하게 되었느니라.”
다시 사가저(斯迦底) 마을에 이르시어 그 마을의 북쪽에 있는 승섭파림(勝攝波林)에 머무르시며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에 아타라(阿吒羅)라는 어느 장인(匠人)이 있었는데, 그는 언제나 대나무 하나를 어깨 위에 얹고 다녔다. 그에게는 한 제자가 있어서 이름을 미륵가(迷勒迦)라고 하였는데, 그는 언제나 스승이 가지고 다니는 대막대기를 딛고서 그 위에서 춤을 추고 놀았다.
이때에 스승인 아타라가 제자인 미륵가에게 말했다.
‘너는 내 어깨 위로 막대기를 딛고 올라가되 언제나 아래를 내려다보도록 해야 하니, 너와 내가 서로 쳐다보면서 잘못되는 일이 없도록 하고, 또한 막대기에 올라가되 손상됨이 없게 하며 춤추는 것이 끝나면, 편안하게 살펴서 막대기에서 내려오도록 하여라.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너와 내가 다 같이 뛰어난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고 기뻐하는 마음을 내게 되면 함께 재물을 얻게 될 것이다.’
이때에 미륵가가 아타라에게 말하였다.
‘그런 말씀을 하지 마십시오. 스승님께서는 지금 다만 자신이나 지키십시오. 저는 지금 또한 스스로 마음을 써서 춤을 추고 나서 조심하여 막대기에서 내려오면 됩니다. 그렇게 되면 스승님이나 저나 아무런 손실이 없게 되며, 사람들이 그것을 보면 저와 스승님 둘 다 모두 재물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제자인 미륵가가 말한 대로 따르는 것이 도리에 마땅하니라. 어찌하여 그러한가? 만약 능히 자신을 수호할 수 있으면 곧 능히 남을 수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며, 만약 남을 수호하려고 하다가는 곧 스스로를 지킬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니라. 어떻게 해야 스스로를 지키고 남을 지킬 수 있는가? 부지런히 힘써 자주 닦아서 익히고, 지키는 것을 따라서 촉경(觸境)이 현전하는 까닭에 이와 같이 스스로를 수호할 때에 또한 남을 수호할 수 있게 되느니라. 어떻게 해야 남을 보호하다가 자신을 지키지 못하게 되는 것인가? 남을 괴롭히지 않으며, 또한 남을 성내게 하지 않고 아울러 손해를 끼치지 않으며, 자비롭게 생각하고, 불쌍하게 여기는 까닭에 남을 보호할 수는 있으나, 스스로를 보호하지는 못하게 되는 것이니라.’
이러한 까닭에 너희 비구들이여, 마땅히 이와 같이 배우도록 해야 한다. 만약에 자신을 수호하려고 할 때에는 마땅히 4념주처(念住處)를 닦아 익히도록 할 것이며, 만약에 자신을 수호하고 아울러 남도 수호하려거든 또한 마땅히 4념주처를 닦아 익히도록 해야 한다. 무엇이 4념주처인가? 신념처(身念處)ㆍ수념처(受念處)ㆍ심념처(心念處)ㆍ법념처(法念處) 등의 주처(住處)를 이르는 것이니, 너희들 비구여, 마땅히 이와 같이 배우도록 해야 한다.”
그때 세존께서는 일거난가라(一車難伽羅) 마을에 도착하시어 한 숲 속에 머무르시며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이 숲 속에서 두 달 동안 좌선을 할 것이니, 모든 비구들도 음식을 공양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이곳에 들어오지 말 것이며, 만약에 포쇄타일(裒灑陀日)이 되거든 또한 음식을 공양하는 사람을 보내 음식을 가져오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세존께서는 곧바로 적정(寂靜)에 드시니 모든 비구들도 부처님 계신 곳에 가지 않았고, 오직 음식을 공양해 드리는 사람만이 부처님 계신 곳에 갈 수 있었다.
두 달이 되고 나자 세존께서는 정(定)으로부터 일어나시어 비구 대중의 앞에 자리를 펴고 앉으셔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외도가 너희들에게 와서 묻기를, ‘사문(沙門)이신 석존(釋尊)께서는 어떠한 행(行)을 하시기에 두 달 동안 적정(寂靜)에 들어 계시는 것입니까?’ 하고 묻거든 너희들은 마땅히 그에게 말하기를, ‘수식삼매(數息三昧)에 드셨습니다’라고 하여라.
어째서인가? 나는 두 달 동안을 수식관(數息觀)을 하며 좌선을 하고 있었느니라. 내가 이 관(觀)을 할 때에 들이쉬는 숨에서 일찍이 산란함이 없음을 여실(如實)하고 분명하게 알았고, 내쉬는 숨에서도 또한 산란함이 없음을 여실하고 분명하게 알았으며, 길고 짧음과 생기고 없어지는 것과 온몸에 있는 내쉬는 숨을 모두 다 분명하게 알았고, 온몸에 있는 들이쉬는 숨을 또한 모두 분명하게 알았으며, 가볍고 편안하게 숨을 내쉬는 것과 가볍고 편안하게 숨을 들이쉬는 것을 여실하고 분명하게 알았고, 분명하게 아는 마음과 즐거움과 행(行)을 받아들여 가볍고 편안한 마음으로 숨을 들이쉬는 것을 여실하고 분명하게 알았으며, 가볍고 편안한 마음으로 숨을 내쉬는 것을 여실하고 분명하게 알았고, 마음을 분명하게 알 수 있어서 마음이 기쁘게 하며, 정(定)에 오직 전일하게 하여 마음을 해탈하고서 숨을 들이쉬는 것을 여실하고 분명하게 알았고, 마음을 해탈하고서 숨을 내쉬는 것을 여실하고 분명하게 알았으며, 무상견(無常見)과 사리견(捨離見)과 염리견(厭離見)과 멸괴견(滅壞見)을 하면서 숨을 들이쉬는 것을 여실하고 분명하게 알았고, 무상견 더 나아가 멸괴견을 하면서 숨을 내쉬는 것을 여실하고 분명하게 알았느니라.
비구여, 마땅히 알라. 나는 지금 이것이 번뇌에 속박되어 있는 것[麤行]이라는 것을 생각으로 알고 있으며, 그것을 뛰어넘어 가볍고 편안한 행위와 나머지의 다른 지극히 미세한 행위로써 행하노니, 내가 저 번뇌에 속박되어 있는 것을 뛰어넘어 가볍고 편안한 수(數)로써 미세행(微細行)을 닦는 까닭이니라.
그때 어느 세 천신(天神)이 내가 있는 곳으로 와서 앉더니 한 천신이 이렇게 말하였느니라.
‘고타마 사문은 이미 죽었다.’
또 한 천신은 이렇게 말하였느니라.
‘그는 이미 죽은 것이 아니라, 지금 막 죽으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한 천신은 이렇게 말하였느니라.
‘그는 이미 죽은 것도 아니고, 또한 막 죽으려고 하는 것도 아니며, 선정(禪定)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모든 응공(應供)께서는 모두 이와 같이 정(定)에 들어 계시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나는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법답게 성자(聖者)의 수행(修行)ㆍ제천(諸天)의 수행ㆍ범천(梵天)의 수행ㆍ무학(無學)의 수행ㆍ유학(有學)의 수행ㆍ여래(如來)의 수행을 말하였느니라.
무릇 유학(有學)이란 아직 얻지는 못하였으나 곧바로 얻기로 되어 있는 자이며, 아직 증득하지는 못하였으나 곧바로 증득하기로 되어 있는 자이며, 아직 앞을 볼 수는 없으나 곧바로 앞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는 자이니라.
무릇 무학(無學)이란 이미 앞을 볼 수 있으며 곧 증장시킬 수 있는 자이니라. 유학(有學)은 법을 깨달아서 안락하게 머무를 수 있게 된 자이니라. 나아가 『도품집경(道品集經)』 가운데에 설한 내용과 같다.”
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藥事卷第七 濟大唐三藏義淨奉 制譯菴羅夫人緣餘爾時,具壽阿難陁從佛受呪及伽他已,卽往廣嚴城,以腳踏門閫,咸依上法。時,菴羅夫人聞佛遊行#廣嚴城,至我菴羅林,嚴飾侍從,前後圍遶,乘諸珍輿,從城中出,往世尊所,禮拜供養,至菴羅園林,從輿而下,遙睹尊顏,頭面禮敬。爾時,世尊與無量百千諸苾芻衆侍衛而坐,爲說正法。遙見菴羅夫人,告諸苾芻:‘汝等各依所修正念而住。菴羅夫人今當至此。云何正念而住?先所惡業,應當捨離,未生惡業抑令不生,先所善業勿令忘失,勤加修習,增長圓滿,證見智慧。作如是者,名爲精進。云何正意?行住坐臥善自觀察,支伐羅衣、甁、鉢等,如法安置,如是觀察,名爲正意。云何正定?當自觀察內身,勤修正念、正意,捨離諸不善心,於一切衆生,復於外身、內外身、內受、外受、內外受、內心、外心、內外心、內法、外法、內外法,見法隨順,勤修精進,於一切有情,捨離諸惡,正念而住。今菴羅夫人欲至,教示汝等,應善修習,當依我教。時,菴羅夫人便至佛所,頂禮佛足,在一面坐。爾時,世尊以無量方便,爲說妙法,示教利喜已。世尊默然而住。菴羅夫人從坐而起,整衣服,合掌向佛,作如是言:‘願佛世尊,明旦,與諸苾芻垂至我家,受我供養。’世尊默然許之。時,菴羅夫人知佛受已,作禮而去。爾時,栗姑毘子聞佛至廣嚴城菴羅林中住,各乘車輅,將詣佛所,其車馬等種種形類,靑馬、靑絡、靑鞭、靑輅、靑傘、靑巾、靑劍、靑寶、靑扇、靑衣、靑塗香、靑粖香及靑侍衛、黃、赤、白等,亦復如是。所經道路,高聲驅逐,無人當者。旣出廣嚴城已,直詣世尊。爾時,世尊遙見栗姑毘等漸將欲至,告諸苾芻:‘汝等未見三十三天出遊戲#時,汝今當看栗姑毘等。彼諸天衆以自在神通,遊戲園林,亦如栗姑毘等,無有異也。’時栗姑毘等旣至菴羅門外,從輅而下,頂禮佛足,退坐一面。世尊爾時,爲栗姑毘等,以無量方便,廣演法要,示教利喜。時,有一摩納婆,名曰廣飾,同至會中,從座而起,偏袒右肩,合掌向佛,作如是言:‘善逝,我有辯才。’又言:‘善逝,我有辯才,今欲歌歎。’佛言:‘善哉,善哉!’爾時,摩納婆說伽他曰:央伽大王被寶甲 於摩揭陁得自在彼王國內出世尊 名稱十方如雪山。同俱牟陁及蓮花 其花開敷甚香潔自在慈悲出世閒 善逝名稱達諸方。日光出時紅蓮開 月光出時俱牟盛衆人見佛皆歡喜 喩若空中睹明月。共瞻如來智慧力 猶如盛火夜中觀能發衆生眼目光 所有疑惑皆除遣。爾時,諸栗姑毘等告摩納婆曰:‘善言,善言。如汝所說。’于時,五百栗姑毘子以摩納婆善讚歎故,各脫上服,持乞摩納已,從坐而起,整衣服,合掌禮佛,白言:‘世尊,願佛世尊,與諸苾芻,至明日時,降赴宅中,受我供養。’世尊告曰:‘我先以受菴。羅夫人請已。’諸栗姑毘等聞佛是言,白世尊曰:‘我等今被菴羅夫人,最勝智者#壞迂於我,今由彼故,令我不獲於先往世尊所,瞻禮供養。’復白佛言:‘我等當於後時,供養如來及苾芻衆。’佛言:‘善哉!婆斯咤等。’諸栗姑毘聞佛許已,歡喜而去,時,摩納婆見栗姑毘去,從坐而起,合掌向佛,白言:‘世尊,彼栗姑毘以我善讚世尊,施我五百上服。我今還欲奉施世尊,願垂哀納。’爾時,世尊以慈悲故,受摩納婆所施之服。於是如來告摩納婆曰:‘如來應供正遍知出現世閒,有五種希有法。云何爲五?一者天人師出現,如來、應、正等覺、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佛世尊,演說法要,初善,中善,後善,文義巧妙,純一無雜,具足淸白梵行之相,此爲第一希有;二者若有信心於如來所說聽受尊重聞法奉持,心不散亂,此爲第二希有;三者若有聞佛說者,一一奉行,此爲第三希有;四者聽聞法者,卽能證知,歡喜信受,生大善根,與出離相應,此爲第四希有;五者若聞甚深法句,以智慧了知,此爲第五希有。摩納婆,如來應正等覺出現世故,有此五種希有。’爾時,如來復告摩納婆曰:‘凡善人者,得少恩故,猶尚不忘,何況多恩?是故汝當勤修此事。’爾時摩納婆聞佛所說,信受奉行,頂禮而去。時,菴羅夫人於斯夜中,營辦種種飮食,乃至坐於卑座,爲聽法故。爾時,世尊爲菴沒羅夫人讚歎布施 功德,說伽他曰:布施人愛咸恭敬 名稱遠聞香普熏是故智者常行施 求樂除慳得無畏。長夜得生帝釋天 與諸天衆同遊戲諸天宮殿遙相待 此滅速生於彼天。帶自光明遊喜園 與諸天女五欲樂佛弟子衆聞斯法 必定當生於彼天。爾時,世尊與菴沒羅夫人,說種種法,示教利喜已,禮佛而去。時,諸苾芻咸皆有疑,請世尊曰:‘彼栗姑毘種何緣業,若生天上及生人閒,得大威德,乃至於此,與三十三天同其福報?’告諸苾芻:‘當知彼廣嚴城栗姑毘,以積習資糧故,廣說乃至。說伽他曰:假令經百劫 所作業不亡 因緣會遇時果報還自受。’佛告諸苾芻:‘乃 往古昔此賢劫中人壽二萬歲時,迦攝波如來出現於世,十號具足,彼佛與二萬苾芻,前後圍遶,依波羅痆斯城仙人墮處#施鹿林中住。時,彼城內,有五百鄔波索迦,各辦財貨,將欲入海,共造一舡,候於便風,卽入大海,至彼寶洲,競取珍寶,滿置舡上,忽遇惡風,飄至曲㵎,求動無由。彼等惶懼,莫知恃怙,便爲迦攝如來,於沙岸上,聚砂爲窣堵波,持種種寶而以供養。於睡眠中,遇大光明,中有聲曰:汝等當備行計,莫生放逸。於第七日時,必有海潮來至,由此海潮,必獲安樂,到於本國。彼商人等卽於晨朝,互相告言,共議此事;我等所爲迦攝世尊無上福田,作諸供養,以此善根,當令我等,天上、人中,有大威德,猶如三十三天,等無有異。汝諸苾芻,彼五百商人者,今廣嚴城五百栗姑毘是。昔爲迦攝如來,起於沙塔,以寶供養,由是因緣,天上、人閒,獲大威德,三十三天等無有異。苾芻,當知造純黑業者,得純黑報,造純白業者,得純白報,造雜業者,得雜業報。是故汝等應捨純黑業及於雜業,修諸白業,勤加功用,無得放逸。’佛說此已,諸苾芻等皆大歡喜,信受奉行。爾時,世尊告阿難陁:‘汝可隨我往竹林聚落。’答曰:‘唯然,世尊。’爾時,世尊遊行薜利支人間,至竹林聚落,北昇攝波樹林中住。于時,其國飢饉,極至困弊,乞食難得。爾時,世尊告諸苾芻:‘時世飢儉,乞食難得。汝諸苾芻,如飢儉經廣說,亦如道品傳來經、六集經及大涅槃經等法行。’爾時,世尊告阿難陁曰:‘汝隨我往無閒聚落。’答曰:‘唯然。’爾時,世尊行至一處,忽然微笑。諸佛常法,於微笑時,當出靑、黃、赤、白等光,從如來口,分爲二道,一道直上,一道直下,其光下者,照于等活、黑繩、衆合、叫喚、大叫喚、熱、極熱、無閒、水泡、遍泡、阿咤咤、呵呵婆、呼呼婆、嗢鉢羅、鉢頭摩、摩訶鉢頭摩等地獄。其中熱者,遇光便冷,如其冷者,遇光便熱,所有一切極苦之事,皆悉休息。時,諸罪人旣得苦息,咸作是念:我等今從此滅,餘處生耶?令彼有情,心生深信故,如來化作別形,往彼教化,旣見化佛,便作是念:我等不於此滅,亦不餘處受生,我亦未曾見此有情,由佛威德,令我劇苦,皆悉解脫。時,彼罪人皆於如來化身,生極信心。彼等有情受業盡已,生天人中,得依正諦理。其光上者,至四天王天乃至有頂天,光所及處,皆出無常、苦、空、無我等聲。復說二 伽他曰:汝當求出離 於佛教勤修 降伏生死軍如象摧草舍。 於此法律中 常爲不放逸能竭煩惱海 當盡苦邊際。爾時,光明遍滿三千大千世界,普皆照已,隨世尊後。若說過去事,光從後沒。若說未來事,光從前沒。若說地獄事,光從足下沒。若說傍生事,光從踝沒,若說餓鬼事,光從腳足大指中沒。若說人事,光從膝中沒。若說力輪王事,光從左手中沒。若說轉輪王事,光從右手中沒。若說生天業,光從臍中沒。若說聲聞菩提,光從口中沒。若說緣覺菩提,光從眉閒毫中沒。若說無上正等覺事,光從頂沒。爾時光明遶佛三帀,從佛頂沒。時具壽阿難陁合掌向佛,以頌問曰:千種間雜色 束之從口出 其光照十方猶如日光盛。復說頌曰:貢高狂猾除 爲世勝上因 蓮牙珂貝齒無緣不微笑。復說頌曰:此時由佛自覺法 往彼樂聞最勝者無上牛王甚深言 能以淸淨除疑惑。佛言:‘阿難陁,如是如是。如來應正等覺非無因緣,而輒微笑。阿難陁,汝見此處不?’白言:‘見。’‘阿難陁,此是過去三正等覺所坐之處。’時,具壽阿難陁卽敷七條衣,以爲四重,請世尊坐,欲令此地,有四世尊所受用處。世尊就座,蹔時而坐。告阿難陁曰:‘我今欲往彌替羅聚落。’阿難陁白言:‘唯然。我願隨從。’爾時,世尊於勝身城人閒遊行,至彌替羅,住莫訶提婆林中,廣如莫訶提婆及國王相應品中說。復告阿難陁曰:‘我復欲往阿耨井處。’廣說如上。到其井傍,見一女人,執持罐綆,欲來汲水。有一男子,於此女人,情生染著。其女亦於彼男,深生愛重。共行言笑,到於井傍。其女將兒年尚幼小,隨行而至,母觀男子,欲取其水,誤繫兒頸,投於井中。兒便命過。時,彼女人從生已來,未曾聞說伽他,因繫兒死,不覺辯才,誦一伽他曰:我知欲本因 從其分別生 我若不分別欲從何所起。爾時,如來隨路而至。告阿難陁曰:‘汝應受彼伽他。此是過去諸佛所說。爲在愚夫異生口中,令此伽他不生光耀。如佛所說,我不曾見一切法,如心速疾轉動。’于時,女人爲其兒死,極生苦惱,禮拜世尊雙足。世尊知彼女人意樂、隨眠,稱其根性,而爲說法。女聞法已,證預流果。彼見實諦,遂自說言:‘世尊,我所證法,非父母所作,亦非王天所作,非親眷所作,廣如上說。此是世尊之力,能竭血淚海,亦超過骨山,閞閉惡趣門,開天解脫路,建立天人道,令入善趣流,我今歸依佛、法、僧,從今已去,爲鄔波斯迦。’爾時,世尊告阿難陁曰:‘我爲菩薩時,此處往昔有仙人,名跋伽婆,請我令坐,以花果供養,在於餘處,亦作如是供養。’復告阿難陁:‘我昔爲菩薩時,天帝釋作獵師形,被一雜色衣,我時爲出家故,脫於細耎上服。而與換之,有信婆羅門、居士等,因從此地,建立受袈裟塔,乃至今日,諸苾芻咸皆禮拜供養,天帝釋將我迦施迦衣,於三十三天,安置建立迦施迦會日,至今三十三天咸皆供養。’復至餘處,世尊告阿難陁言:‘我昔爲菩薩時,以靑蓮花色劍,自割我髻,擲於空中,有信心婆羅門、居士,便於此地,建立割髻塔,諸苾,芻今應禮拜供養。于時,天帝釋持我髮髻,於三十三天,安置建立髮髻會日,今猶不絕。’佛復至餘處,告阿難陁言:‘我昔行菩薩道時,闡陁迦於此地,將我乾闥伽馬王,卻還本宮,有信心婆羅門、居士,復於此地,立馬迴塔,諸苾芻至今供養。’復漸至牛苑聚落,告阿難陁言:‘彼闡陁迦善男子於此而生,乃至長成。’復至彼城,於彼城中,剎利力士等聞世尊欲至,老宿咸言:‘使諸少年,令嚴飾道路,我等嚴飾城內。’時,諸少年競相嚴治道路,見其路中,有一大石,將欲除去,擎不能勝。于時,如來卽到其傍,告言:‘諸波斯咤種,今欲何作?’答曰:‘欲爲世尊,嚴治道路。然除此石,不能得去。’佛言:‘若如此者,我當除卻。’彼言:‘願爲除之。’于時,世尊以手擎石,擲在虛空中。其石高遠,望者不見。彼力士等旣見擲石,聲勢極大,咸皆驚怖。佛言:‘汝等勿懼。’便以神力,遂令彼石,碎爲微塵,從空而下。諸力士見已,白佛言:‘今此微塵,從何而落?’佛言:‘我以彼石,作此微塵。’力士等白言:‘此爲不善。’佛言:‘汝願此微塵合成本石耶?’彼言:‘如是。’爾時,世尊以解脫力,還令石,合置於本處。世尊便於石上而坐,及五百力士亦皆同坐。彼等白言:‘世尊,用何力故,能擎此石?’佛言:‘以父母所生之力。’力士復言:‘用何力故,能碎斯石?’佛言:‘以禪定力。’復問言:‘用何力故,能合其石?’‘以解脫力。’白言:‘父母所生之力凡有幾量?’佛言:‘始從十人力,如一凡牛力,十凡牛力#如一靑牛力,十靑牛力如一小象力,十小象力如一大象力,十大象力如一靑象力,十靑象力如一赤象力,十赤象力如一白牙象力,十白牙象力如一賓陁山象力,十賓陁山象力如一香象力,十香象力如一力士力,十力士力如一大力士力,十大力士力如一猛象力,十猛象力如一章住羅夜叉力,十章住羅夜叉力如一半那羅延力,二半那羅延力如一那羅延力,如來節節之中,皆有那羅延力,自然而生,攝頌曰:人牛與靑牛 黃赤小大象 力士藥叉等不及那延力。此那羅延力是如來父母所生之力。’諸力士白言:‘除此那羅延及解脫力等,更有餘力不?’佛言:‘有福德力。福德力圓滿故,如來於菩提樹下,降伏三十六俱胝諸魔鬼等,證無上覺。’復白佛言:‘除福德力,更有餘力不?’佛言:‘有智慧力。智慧圓滿故,從無始來積習煩惱,竝皆棄擲。’復白佛言:‘除智慧力,更有餘力不?’佛言:‘有神通力。神通力圓滿故,能降伏耆舊、無智、貢高六師外道。’復白佛言:‘除神通力,更有餘力不?’佛言:‘有無常力。無常力圓滿故,如來父母力、禪定力、解脫力、福德力、智慧力、神通力如來此諸力,皆於雙林樹下,光明盡滅。’頌曰:禪定與解脫 福德智慧力 如斯諸力等無常力最大。佛告諸力士:‘當知我身如金山峯,爲無常力,不夂磨滅。是故智者當求無常不能逼處。’佛告諸力士:‘汝等當知今世之人,壽命漸短,色力薄劣,然此石者,是往昔人拋擲戲弄之石。汝等觀斯石傍,猶有手指擎簸之迹。’時,諸力士聞佛此言,甚大驚愕,生希有心,摧伏驕慢。爾時,世尊知力士等種性隨眠、意樂,爲說四聖諦理、諸證智法。彼等聞已,無始已來積習我見、身見山,以金剛智,摧破,證預流果。爾時,世尊告具壽阿難陁曰:‘我今與汝,往拘尸那城。’答言:‘唯然。’旣漸次行,於其中路,有梵婆城,不入此城,便卽往彼拘尸那國,到彼國已。爾時,世尊指娑羅雙樹,告阿難曰:‘我當不夂,於彼林下,入般涅槃。’爾時,世尊遊行俱盧數人閒,至調伏繝色王城。爾時,世尊告諸苾芻:‘我知一切諸漏,說皆滅盡。我非不知,我非不見。苾芻,我今豈可不知不見旣漏盡。滅?所謂此色。此色積集,此色斷滅。此受想行識乃至此識積集,此識等滅。亦復如是。若有苾芻,常修習定,便起念求,不從諸漏,而得解脫。然彼苾芻非不從諸漏,心得解脫。何以故?爲彼苾芻,不修習故。應如是答。問曰:彼何不修習故?答曰:爲不修習四念住故,四正斷、四神足、五根、五力、七覺分支、八聖道等爲不修習故。如是答。苾芻,當知如雌鷄生卵。或五,或六,或十,二等。時,彼母鷄不依時節,孚附抱其子,不溫暖之,又不轉動,然作是念:我此生子,或用於嘴,或用於爪,損破其㲉,望得其子。安隱出㲉。然彼鷄卵旣不如法,遂不成就能出其㲉。何以故?由彼母鷄,不依時節,孚抱其子,兼不溫暖,又不轉動,所以不生。彼習定苾芻亦復如是。然彼苾芻不從有漏心,求解脫,彼苾芻復非不從有漏心,得解脫。何以故?由不修習故。作如是言:云何不修習?由不修習四念住、四正斷、四神足、五根、五力、七覺分支、八聖道等。若有策勵,修定苾芻,生如是念:不從有漏,而求解脫。然彼苾芻不從有漏而得解脫。何以故?由修習故。作如是答。云何修習?由修習四念住、四正斷、四神足、五根、五力、七覺分支、八聖道等。由此修習。作如是答。苾芻當知猶如鷄母生卵,或五,或六,乃至十二。是時,鷄母孚抱其子,如法溫暖,不失時故。苾芻當知彼鷄母不起如是念心,其子自以嘴爪,損破其㲉,望得其子平安生長。彼子遂得成就能以嘴爪摧破其㲉便得平安出離其㲉。何以故?由彼鷄母如法抱養,溫暖,迴轉,不失時節,遂能成就。彼修習求定苾芻亦復如是。然不生如是念:我不從有漏,心得解脫。彼苾芻復不從有漏,心得解脫。何以故?由彼修習故,而得解脫作如是答云何修習故謂修四念住乃至八聖道等而修習故,作如是答。苾芻當知如木作師幷及弟子,常用斤斧,由常用故,遂有指痕。苾芻當知彼木作師幷及弟子,然而不能自順正智、正見,轉用斧柯,由數用故,不覺自盡。旣見盡已,始生其念。知此柯盡。彼習定苾芻亦復如是。然而不能自順正智、正見,而轉不自覺知斷漏多少,後至漏盡,方始證知。何以故?由勤修習。何以能證?作如是答:云何修習?謂修習四念住乃至八聖道等,由修習故。作如是說。苾芻當知猶如海舡,經水六月,出於岸上,經暑夏月,風日吹曝,後遭天雨,自然分散。彼修定苾芻亦復如是。諸相應結、隨眠煩惱、諸障礙等,自然解散。何以故?彼由修習,皆能解脫。云何修習而能解脫?謂修習等,廣說如上,由修習故,作如是言。’爾時,世尊說此法時,有六十苾芻,不生諸漏,心得解脫。爾時,世尊人閒遊行,至天指城,告具壽阿難陁曰:‘今此城中善覺釋迦生長此城。’又至嵐毘尼園,世尊復告阿難陁曰:‘我於此林中,亦旣生已,南行七步,不假人扶,觀察四方,便作是言:此最後身,更不受生。’復至劫比羅城,告具壽阿難陁曰:‘彼淨飯王生於此城,長受王位。’復至毘輸那羅城,是時,世尊告諸苾芻:‘我今爲汝,分別解說善惡二報。汝等諦聽,善思念之。何者惡衆?謂欲、瞋、癡、怖畏惑等相隨計縛,是名惡衆。云何善衆?謂不隨順諸欲、瞋、癡、怖等,名爲善衆。如上二衆,我今說已。’世尊復至俱那聚落,告具壽阿難陁曰:‘俱那含牟尼如來於此聚落生已,而成正覺,便於此地,而般涅槃。’爾時,世尊復至犂地村聚落,告具壽阿難陁曰:‘我爲菩薩時,遊行父王聚落,至一贍部樹下,思惟入定,證得初禪無漏。’又至餘處,告阿難陁曰:‘往昔,俱那含牟尼如來應正等覺於此地上,安袈裟處。’復至洗浴聚落,告具壽阿難陁曰:‘此村往昔,俱那含牟尼如來應正等覺於此洗浴,遂便立號,名洗浴村。’復至斯迦底聚落,於聚落北,住勝攝波林,告諸苾芻:‘往昔有一工師,名阿咤羅,每持一竿,置肩上行。有一弟子,名迷勒迦,每蹬工師所持竹杖,在上舞戲。時,阿咤羅告迷勒迦曰:汝可向我肩上,蹬竿而上。恒須下視。彼此相看,莫令失錯。更互上竿,各無傷損。旣作舞已,穩審下竿。諸人旣見,知我與汝俱有勝能,旣生歡喜,便共獲財。時,迷勒迦白阿咤羅曰:莫作此語。何以故?師今但自防守。我今亦自用心,作舞樂已,穩審下竿。彼此旣不損失,諸人睹見,兩獲財寶。’時,佛告言:‘如弟子迷勒所說,當順道理。何以故?若能守護自身,卽能守護於他。若欲守護於他,卽便不能自守。如何自守,能守護他?由勤策勵,數數修習,由隨守護,觸境現前。所以如是。自守護時,亦能護他。如何護他,不能自護?由不惱他,亦不瞋他,幷不損害。慈悲憐愍,所以如是,能守護他,不能自護。是故汝等苾芻,應如是學。若欲自守護時,應當修習四念住處。若欲守護,若言自護,及守護他,亦應修習四念住處。云何四念住處?所謂身、受、心、法念等住處。汝等苾芻應如是學。’爾時,世尊到一車難伽羅聚落,住一林中,告諸苾芻曰:‘我今於此林中,二月宴坐。諸苾芻,除供養飮食人,餘者竝不得來。此若至襃灑陁日,亦遣供養飮食人來,取欲。’于時,世尊便入寂定。諸苾芻等皆無往者,唯供養飮食人,得至佛所。滿二月已。爾時,世尊從定而起,於苾芻衆前,敷座而坐,告諸苾芻曰:‘若有外道,來問汝等:沙門喬答摩作何等行,於二月閒,而入寂定。汝應報云:入數息三昧。何以故?我於二月中,作數息觀,宴坐而住。我作此觀時,於入息,曾無散亂,如實了知;於出息,亦無散亂,如實了知;長短生滅,遍身所有出息,皆悉了知;遍身所有入息亦悉了知;輕安行出息,輕安行入息,如實了知;受了知心,了知樂,了知行,輕安心行而入息,如實了知;輕安心行而出息,如實了知;心能了知,令心歡喜,令心專定,心解脫而入息,如實了知;心解脫而出息,如實了知;無常見捨,離見厭離,見滅壞見,而入息,如實了知;乃至滅壞見出息,如實了知。苾芻,當知我今念知此是麤行,我今超過此行,以輕安行,餘極細行,而行。由我超過彼麤行,以輕安,數修微細行故。爾時,有三天來詣我所而坐,一者作是言:喬答摩沙門#今已滅訖。一者云:彼非已滅,今當欲滅。一云:彼非已滅,亦非欲滅。住於禪定,凡諸應供皆如是定。諸苾芻,我今爲汝,如法而說聖者修行、諸天修行、梵天修行、無學修行、有學修行、如來修行。凡有學者,未得當得,未證當證,未得見前,當得見前。凡無學者#已得見前,當得增長。有學者當得見法,安樂而住,乃至道品集經中說。’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藥事卷第七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7권(ABC, K1389 v37, p.642b01-649a11)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8권


대당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그때 세존께서는 교살라국에서 세상을 두루 다니시며 교화하시다가 증장(增長) 마을에 이르시어 증장림(增長林) 가운데 머무셨다.
그때 연화경(蓮花莖) 바라문이 그 마을의 주인으로 있었는데, 그곳은 승군왕(勝軍王)이 베풀어 준 곳이었다. 연화경 바라문은 암몰라자(菴沒羅子)라는 제자를 두고 있었는데, 그 제자는 널리 배우고 들은 것이 많았으며 말솜씨가 매우 뛰어났다. 그 연화경 바라문은 언제나 5백 명의 범행(梵行)을 닦는 제자들을 두고 있어서 4명(明)의 경전을 독송하고 있었다.
이때 사문 교답마(喬答摩)께서 석가족으로서 삭발을 하시고 법복을 입으시며 바른 신심으로 출가하시어 무상(無上)의 깨달음을 증득하셨다. 시방(十方)에 그 이름을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라 하시며, 모든 하늘ㆍ사람ㆍ마왕ㆍ범천ㆍ사문ㆍ바라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나의 생(生)은 이미 다하였으며, 범행(梵行)은 이미 확립되었고, 후생의 몸을 받지 않으며, 해야 할 바는 이미 다 갖추었도다”라고 하셨다.
연화경 바라문은 교답마께서 처음도 훌륭하고 중간도 훌륭하며 나중도 훌륭한 세 가지 훌륭함을 갖추시고, 그 말씀이 빼어나시며, 순일하여 잡된 것이 없으시며, 번뇌 망상을 여의고 무루(無漏)의 선법(善法)을 증득한 범행(梵行)의 상(相)을 구족하시고서 인간 세상을 두루 다니시며 교화하시다가 증상림(增上林)에 오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연화경은 이렇게 속으로 생각하였다.
‘우리의 경전에 설명된 것과 같이 만약 어떤 사람이 32상(相)을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람은 마땅히 두 가지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 하나는 그가 세속에 있게 되면 마땅히 전륜왕(轉輪王)이 되어 천하를 바르게 교화하여 이른바 윤보(輪寶)ㆍ상보(象寶)ㆍ마보(馬寶)ㆍ여보(女寶)ㆍ주병신보(主兵臣寶)ㆍ주장신보(主藏臣寶)ㆍ마니주보(摩尼珠寶)의 7보(寶)를 성취할 것이고, 천 명의 아들을 두게 될 것이며, 위덕(威德)과 용맹함을 갖추고 상호와 용모가 단정하고 엄숙하여 다른 나라의 군대와 산하대지를 굴복시키고 모든 도적들을 없앨 것이며, 칼이나 매를 쓰지 않고 정법(正法)으로써 사람을 다스리게 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 삭발을 하고 승복[福田衣]을 입고서 바른 신심으로 출가하게 된다면 마땅히 정각(正覺)을 이룰 것이다.’
그리고는 곧 제자인 암몰라자(菴沒羅子)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아느냐? 내가 들으니 교답마께서 석가족으로서 삭발을 하시고 승복을 입으시고 바른 신심으로 출가하시어……(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정각(等正覺)을 이루시어 명성이 시방에 가득하고 세상을 교화하며 다니시다가 증장림에 오셨다고 한다. 우리의 경전 가운데에 ‘만약 어떤 사람에게 32상이 있다면 이 사람은 마땅히 두 가지의 길을 가게 되어……(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등정각을 이루게 된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앞에서와 같이 갖추어서 문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교답마께서 계신 곳으로 가서 아뢰고 나의 말과 같은지를 알아보도록 하여라.”
제자들이 대답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 제자들은 나이 많은 여러 바라문들과 함께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그곳에 도착하고 나자 한쪽에 서 있었다. 그때 나이 많은 바라문들은 다 같이 안부를 여쭙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나이 많은 바라문들에게 묘법(妙法)을 자세히 말씀하여 보이시고 가르쳐서 이익되고 기쁘게 하셨다. 이때 암몰라자는 가죽 옷을 입고 거만한 마음을 품고 왔다 갔다 흔들고 움직이며 귀 기울여서 부처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함부로 와서 뜻을 묻자 세존께서는 대답을 하셨지만 오히려 부처님 말씀을 요긴하게 거두지 않고 경솔하고 거만하게 행동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암몰라자에게 말씀하셨다.
“저 나이 많은 바라문들은 모두가 3명(明)을 갖추었는데, 너는 지금 어찌하여 경솔하고 거만하게 굴면서 함부로 묻고 따지느냐?”
암몰라자가 대답했다.
“교답마여, 내가 무슨 질문을 하였습니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내가 상수(上首)인 바라문들에게 여러 가지의 법요(法要)를 말하였는데, 너는 지금 가죽 옷을 입고서 대중들 가운데 왔다 갔다 하면서 경솔하게 말을 하고 질문을 하며, 내가 이미 그에 대한 대답을 하였는데도 너는 또한 듣지 않았느니라.”
암몰라자가 대답했다.
“만약 당신들이 바라문 종족이라면 가히 더불어 같이 앉아서 뜻을 말할 수 있겠지만 당신은 이미 삭발을 한 사문으로서 우리와 같은 바라문이 아닌데, 내가 비록 왔다 갔다 하면서 문답을 주고받는다고 한들, 무슨 허물이 있겠소? 당신들 사문은 범부로서 나쁜 길을 가면서 나쁜 법에 물들어 있으니, 당신과 같은 무리들을 마땅히 업신여기고, 거만하게 말을 해야 되는 까닭에 내가 이와 같이 하는 것이오.”
그때 세존께서 암몰라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곳에 온 것은 이익을 구하기 위함인데, 이제 너를 보니 너는 일찍이 스승을 받들어 모신 적이 없구나.”
그때 암몰라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자 곧 성내는 마음이 생겨서 부처님 세존을 비방하여 업신여기고 헐뜯는 말을 하려고 이렇게 말했다.
“찰제리족인 석가 종족이 크게 어리석어서 바라문 종족의 뛰어난 사람을 공경할 줄을 모르는군요.”
부처님께서 암몰라자에게 말씀하셨다.
“여러 석가 종족들이 무슨 허물이 있겠느냐?”
암몰라자가 말했다.
“내가 전에 일이 있어서 겁비라성(劫比羅城)에 들어간 일이 있었는데, 여러 석가족들이 높은 누각에 있다가 다 같이 나를 가리키며 말하기를, ‘저 사람은 연화경의 제자이다’라고 하며 나를 업신여기며 공경하는 마음을 내지 않았었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뱁새를 보지 못하였는가? 뱁새도 오히려 자신의 둥지에서는 마음대로 갖가지로 지저귀거늘, 하물며 석가족이 겁비라성에서 자재하게 있는 것이겠느냐.”
암몰라자가 말했다.
“사람에게는 네 가지의 등급이 있으니, 첫째는 바라문(婆羅門)이며, 둘째는 찰리(刹利)이며, 셋째는 벽사(薜舍)이며, 넷째는 수달라(戍達羅)로서 이 네 부류의 사람들이 모두 모든 바라문을 공경하는데, 오직 당신들 석가족만은 어리석은 사람들인지라 존귀하고 뛰어난 사람을 보고도 공경할 줄을 모르는 것이오.”
그때 세존께서는 곧 스스로 생각하셨다.
‘이 암몰라자는 내가 석가족으로서, 과거로부터 아버지는 석가족이지만 어머니는 석가족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구나.’
그때 세존께서는 저 암몰라자의 과거 부모는 어떤 종족이었는가를 관하여 보시고, 그의 과거 부모는 석가족의 계집종에게서 태어난 종족으로서 모든 석가족은 그의 옛 주인임을 아시고는 곧바로 암몰라자에게 물으셨다.
“그대는 지금 어느 종족인가?”
그가 대답하였다.
“교답마여, 나는 이륜종(耳輪種)이오.”
세존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당신의 종족을 살펴보니 그대는 석가족의 계집종에게서 태어난 종족으로서 모든 석가족은 그대의 옛 주인이다.”
그때 여러 나이 많은 바라문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교답마께서는 지금 마땅히 계집종에게서 태어난 종족이라는 것으로 저 사람을 헐뜯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이 암몰라자는 널리 배우고 들은 것이 많으며 변재에 막힘이 없어서, 능히 교답마와 더불어 논란(論難)하고 문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여러 바라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생각에 암몰라자가 나와 더불어 논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 모두 잠자코 내가 그와 함께 문답을 주고받는 것을 보아라. 만약 그가 나와 함께 주장을 세워서 묻고 따지지 못하거든 마땅히 잠자코 머물러 있으라. 너희들도 모두 나와 더불어 주장을 세우고 논할 수 있거든 너희 마음대로 하라.”
여러 바라문들이 말했다.
“저 암몰라자 젊은이는 들은 것이 많고 통달해 있으며 말솜씨가 교묘하니, 교답마와 더불어 논적(論敵)이 될 만할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암몰라자에게 말씀하셨다.
“젊은이여, 예전에 감자왕(甘蔗王)이라는 어느 국왕이 있었다. 왕에게는 네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첫째는 거면(炬面)이라 하였고, 둘째는 장이(長耳)라 하였으며, 셋째는 상견(象肩)이라 하였으며, 넷째는 족천(足釧)이라고 하였다. 이때에 이 네 명의 아들은 잘못이 있어서 왕에게 쫓겨나게 되었다. 그 네 아들은 왕에게 쫓겨나자 각자 친누이를 데리고 다른 나라의 국경 근처 설산(雪山) 아래 갠지스강 언덕으로 갔는데, 그곳은 겁비라 선인(劫毘羅仙人)이 머무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그들은 각자가 풀을 베어다가 초막을 짓고 서로가 따로 태어난 누이와 함께 살면서 아들딸을 낳고 살았다.
나중에 감자왕은 네 명의 아들을 생각하고 신하들에게 물었다.
‘나의 네 아들은 지금 어느 곳에 살고 있느냐?’
신하들이 대답했다.
‘임금님의 네 아드님은 잘못을 저질렀다가 임금님께 쫓겨나서 지금은 다른 나라 국경에 있는 대설산(大雪山) 아래 갠지스강 언덕에 살면서 아들과 딸을 낳아 기르고 있습니다.’
감자왕은 여러 신하들에게 말했다.
‘나의 네 아들들이 참으로 그와 같이 하고 있었느냐?’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그때 감자왕은 조용히 자신의 오른손을 들고 큰 소리로 말했다.
‘나의 아들들은 가장 훌륭해질 수 있으니 큰 위덕(威德)을 갖추신 분께서 가장 훌륭하다고 말하였기 때문이다. 이로 말미암아 이름을 석가(釋迦)[당나라 말로는 능(能)이다.]라고 하리라.’”
부처님께서 암몰라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어찌 그들 말고도 따로 태어난 자가 있다는 말을 들었겠느냐?”
그가 대답하였다.
“교답마여, 나는 예전부터 석가족들은 그로부터 태어났다고 들어왔습니다.”
부처님께서 암몰라자에게 말씀하셨다.
“옛날에 감자왕에게는 직경(織經)이라는 계집종이 있었는데, 생김새와 용모가 단정하여 사람들이 즐거이 바라보았었다.
이때에 어느 선인(仙人)이 있었는데 그는 마등가종(摩登伽種)으로서, 언제나 그 계집종과 한곳에서 있었던지라 마침내 그녀와 남모르게 정을 통하여 한 아들을 낳게 되었다. 그 사내아이는 태어나자마자 곧바로 말할 수 있었는데 말하기를, ‘우선 나의 몸을 닦고 씻어서 깨끗하지 못한 것을 없애 달라’고 하고는 귀신을 불러서 가니바야나(迦尼婆夜那)라고 하였다. 이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바로 말을 할 줄 알았던 까닭에 그를 일러서 가니바야나 귀신이 태어났다고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하여 그 아이를 가니바야나라고 부르게 되었으니, 이로부터 가니바야나 종족이 생겨난 것이다. 암몰라자여, 네가 일찍이 가니바야나 종족이 이로부터 생겨났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느냐?”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을 하시니 암몰라자는 곧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고, 두 번째와 세 번째에도 이와 같이 물으셨으나 암몰라자는 또한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그때 집금강신(執金剛神)이 불꽃이 찬란하고 색깔은 맹렬하게 타오르는 불과 같은 금강저(金剛杵)를 손에 쥐고서 보고 있다가 암몰라자가 말없이 생각에 잠겨 세존께 대답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는, 금강저로 암몰라자의 머리를 때리려고 이렇게 마음속으로 말하였다.
‘지금 세존께서 암몰라자에게 선세(先世)의 종성(種姓)에 대해서 세 번을 물으셨으니, 만약 암몰라자가 세존께 대답하지 못한다면 내가 마땅히 이 불타는 금강저로 암몰라의 머리통을 부수어 일곱 갈래가 되게 해야겠다.’
이때 암몰라자는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말미암아 그 집금강신(執金剛神)의 금강저를 보게 되자 곧 놀라고 두려워서 몸에 있는 털이 모두 곤두서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교답마시여, 저는 가니바야나 종족이 그로부터 생겨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나이 많은 바라문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예로부터 세존께서 하신 말씀을 믿지 못하였는데, 이제야 비로소 암몰라 종족이 석가족의 계집종에게서 태어난 것인 줄을 알았으니 그 말씀이 그릇되지 않았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여러 바라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계집종에게서 태어난 종족이라 하여 암몰라자를 헐뜯고 나무라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저 옛날의 선인에게는 큰 신통력과 위덕(威德)이 있었는데, 감자왕은 그 선인에게 일찍이 잘못을 저지른 일이 있었기에 그 선인은 곧 나쁜 주술법으로 왕을 꾸짖었다. 왕은 이 소식을 듣자 근심스럽고 두려워서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마침내 갖가지의 진기한 보배로 큰딸을 치장시켜 왕이 왼손으로 딸의 오른손을 잡고 금으로 만든 물병 하나를 들려 보내 선인에게 주어 그의 아내로 삼게 하였다. 그러나 그 선인은 왕의 딸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 암몰라자는 세존께서 그 계집종에게서 생겨난 종족에 관한 연고를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 아무 말 없이 초췌해져서 고개를 숙이고 땅을 쳐다보면서 아무런 위엄스런 기세[威光]도 없이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셨다.
‘내가 저 암몰라자에게 계집종에게서 태어난 종족의 연고를 말한 까닭에 암몰라자가 아무 말도 없이 초췌해져서 몸에 아무런 위엄스런 기세도 없이 생각에 잠겨 있구나. 내가 지금 마땅히 그에게 말해 주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시고 나서 암몰라자에게 말씀하셨다.
“젊은이여, 이를테면 찰제리족인 동자와 바라문족인 동녀가 함께 혼인을 하여 한 아들을 낳았다면, 그 사내아이는 바라문 종족의 사람들과 함께 기거하며 함께 제사를 지내며 함께 전적을 읽을 수 있겠느냐?”
암몰라가 대답하였다.
“함께할 수 있습니다. 교답마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젊은이[摩納婆]여, 그 사내아이는 찰제리족의 왕위에 오를 수 있겠느냐?”
그가 대답하였다.
“오를 수 있습니다. 교답마시여, 왜냐하면 그는 바라문족의 외손이며 찰제리족의 직계인 까닭이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암몰라자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바라문 종족의 동자가 찰제리족의 동녀와 함께 부부가 되어 한 아들을 낳았다면, 이 사내아이는 바라문족의 사람들과 함께 기거하며 제사지내고, 함께 경전을 독송하며, 찰제리족의 왕위에 오를 수 있겠느냐?”
그가 대답하였다.
“할 수 있습니다. 교답마시여, 왜냐하면 그 사내아이는 바라문족의 조카[姪兒]이면서 찰제리족의 외손인 까닭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에 찰제리족의 동자가 잘못을 저질러서 찰제리족에게서 쫓겨났다면 그는 바라문족의 사람들과 함께 기거하고 제사를 지내며, 함께 경전을 독송할 수 있겠느냐?”
그가 대답하였다.
“할 수 있습니다. 교답마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찰제리족의 사람들 사이에서 왕위에 오를 수 있겠느냐?”
그가 대답하였다.
“오를 수 있습니다. 교답마시여, 왜냐하면 그는 찰제리족의 친족이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젊은이여, 어떤 바라문족의 동자가 바라문족에게 쫓겨났다면 그는 바라문족의 사람들 사이에서 함께 기거하며 제사지내고, 함께 경전을 독송할 수 있겠느냐?”
그가 대답하였다.
“함께할 수 없습니다, 교답마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찰제리족의 사람들 사이에서 왕위에 오를 수 있겠느냐?”
그가 대답하였다.
“왕위에 오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근본적인 계율을 범하여서 바라문전다라(婆羅門旃茶羅)라고 불리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젊은이여,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니 찰제리족으로 태어나는 것은 종족 가운데에서 우러름을 받으며 가장 존귀한 종족이 되지만, 바라문족의 경우에는 그와 같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범천(梵天)의 사가세주(娑呵世主)는 게송으로 설한 것이다.

찰제리족의 적통(嫡統)을 계승한 자는
양족(兩足) 가운데에서도 가장 존귀하며
명행(明行)을 원만하게 구족하였으니
천인(天人)의 윗자리에 있을 수 있도다.

젊은이여, 나도 또한 그와 같아서 게송을 거듭하여 읊노라.

찰제리족의 적통을 계승한 자는
양족 가운데에서도 가장 존귀하며
명행을 원만하게 구족하였으니
천인의 윗자리에 있을 수 있도다.

젊은이여,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만약 청정하게 수행하는 바라문이 바라문에게 시집가고 장가든다면 바라문 가운데에서 함께 제사를 지낼 수 있으며, 경전을 독송할 수 있겠느냐?”
그가 대답하였다.
“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시집가고 장가드는 일로 인하여 곧 종성(種姓)에 집착하게 되는 것인데 만약 종성에 모든 것을 집착하여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바라문족의 청년이다’라고 한다면 이 사람은 뛰어난[無上] 명행족(明行足)을 증득할 수 없으니, 종성에 아만심을 내는 마음을 버려야만 수행할 수가 있어서 뛰어난 명행족을 증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암몰라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와 같이 취하고 미쳐서 세존 앞에서 세존을 업신여기고 교만한 마음을 낸 사람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이르기까지도 없을 것입니다. 원하건대 저에게 그와 같이 수승한 법을 설명하시어 그로 말미암아 저로 하여금 명행족(明行足)을 깨달을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지극히 착한 일을 하는 데 뜻을 두도록 해야 하니, 바라문족의 젊은이여, 모든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면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등각(正等覺)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라 하며 법을 설명하되, 처음과 중간과 나중이 모두 훌륭하고, 말하는 뜻이 빼어나고 순일하여 잡된 것이 없으며, 청정하고 결백한 범행(梵行)의 상(相)을 구족한다.
이러한 까닭에 거사나 거사의 아들이 이 법을 듣게 되면 능히 믿는 마음을 낼 수 있으니, 믿는 마음으로 말미암아 닦고 배우는 것에 오로지하게 되어 능히 이 재가(在家)는 모든 고뇌가 모인 곳이며, 출가(出家)하는 것은 텅 빈 들에 나아가는 것과 같음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만약에 출가를 하지 않고 집에 있게 된다면 많은 반연에 얽매이게 되어 죽을 때까지 순일하거나 잡되지 않은 것이 없으며, 청정하고 결백한 범행의 상을 구족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또한 삭발을 하고 가사를 입고 올바른 신심을 가지고 집으로부터 집 아닌 곳으로 나아가 정성스럽고 부지런히 닦아 익혀서 결택할 줄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재물이 많거나 재물이 적거나, 혹은 권속들이 많거나 적거나 간에 모든 것을 여의고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여 삭발을 하고 가사를 입고서 바른 신심을 일으켜서, 집으로부터 집 아닌 곳으로 나아가 청정한 계율에 머무르며 해탈의(解脫衣)를 걸치고 행법(行法)을 구족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설사 아주 작은 죄가 있다 하더라도 마음 깊이 두려워하며 일체의 선품(善品)을 받아서 닦고 배우며 살생을 하지 않으며 칼과 몽둥이를 지니기를 그만두며, 모든 유정(有情)들에게 자비스런 마음을 일으켜서 모기나 개미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해치려는 마음이 없는 것이다.”[자세한 것은 『장아함경[長阿笈摩]』의 「계온품(戒蘊品)」 가운데에서 암바사(菴婆娑) 바라문에게 말씀하신 일과 같다.]
그때 세존께서는 섭(葉) 마을에 이르시어 사부대중을 위하여 『사불좌경(四佛坐經)』을 자세히 연설하여 마치시고 다시 일출(日出) 마을에 이르시어 현희(賢喜)와 명월(明月)이라고 하는 두 자매를 위하여 위에서와 같은 경을 자세히 설하셨다.
세존께서는 다시 교살라국에서 세상을 두루 다니시며 교화를 하시고 실라벌성에 이르셨다. 이때 급고독(給孤獨)장자가 세존 계신 곳으로 가서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그를 위하여 법요(法要)를 설하여 보이시고 가르쳐서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고는 아무 말씀 없이 앉아 계셨다. 급고독장자가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여 이마를 땅에 대어 예배를 드리고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건대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 대중과 함께 내일 아침 저의 집에 오셔서 보잘것없으나 저의 공양을 받아 주십시오.”
세존께서 잠잠히 청을 받아들이시니 급고독장자는 부처님께서 받아들이신 것을 알고 곧 인사드리고 물러나 집으로 돌아갔다. 장자는 그날 밤으로 음식을 엄정(嚴淨)하고 깨끗하게 장만하고, 새벽이 되자 부처님을 영접하려고 사람을 보냈다.
“세존께서는 집으로 오시기를 바랍니다.”
세존께서 장자의 집에 오셔서 공양 드시기를 마치시니, 장자는 하나의 작은 자리를 가져다가 마음을 오로지하여 앉았다. 세존께서는 급고독장자를 위하여 법요를 말씀하여 보이시고 가르쳐서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고는 자리에서 떠나가셨다. 모든 바라문 거사들도 차례로 부처님과 제자들께 공양을 드렸는데, 이때 모든 비구들은 음식을 받아서 자신이 먹기 전에 먼저 가난한 아이에게 먹을 것을 주니, 여러 바라문 거사들이 모두가 그것을 헐뜯었다.
모든 비구들이 이 인연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자신이 먼저 먹고 난 뒤에 남은 것을 가난한 아이에게 주도록 하여라.”
어느 두 명의 걸식하는 아이가 있어서 하나는 바라문족의 동자였고, 다른 하나는 찰제리족의 동자였다. 그 바라문족의 동자가 때를 알지 못하고, 승가에서 아직 식사를 하지 않았는데 먼저 식사 전에 와서 구걸을 하니, 여러 비구들은 그에게 줄 것이 없었다. 찰제리족의 동자는 승가에서 식사가 끝난 뒤에 와서 구걸을 하니, 대중들이 먹을 것을 많이 베풀어 주었다.
찰제리족의 동자가 바라문족의 동자에게 물었다.
“너는 구걸을 하여 먹을 것을 얻었느냐?”
그 동자가 곧 대답했다.
“나는 먹을 것을 얻지 못하였다.”
그 동자는 그로 인하여 성을 내고 원한을 품고 말했다.
“만약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석가의 모든 제자들의 머리를 잘라서 땅에 버리겠다.”
찰제리족의 동자가 말했다.
“만약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부처님과 비구 대중께 6종미(種味)로써 매일같이 공양해 드리겠다.”
그 두 동자는 각자가 그렇게 말을 하고 나서 한 나무 아래에서 같이 잠들었다. 이때 어떤 수레가 지나가다가 말이 놀라는 바람에 바라문족의 동자를 치어서 마침내 동자의 머리가 잘려나갔다.
그때 세존께서 이 일로 말미암아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뜻이 언제나 으뜸이 되니
업을 일으키는 것도 가장 으뜸이 되도다.
마음에 한스러워하는 것이 있으면
그 과보를 빨리 받나니
고통이 몰려와서 몸을 핍박하고
수레바퀴가 그 머리를 잘랐도다.

그때 구수 아난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게송을 말씀하신 것은 무슨 뜻입니까?”
부처님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보지 못하였느냐? 저 바라문족의 동자는 부처님과 비구 대중에게 착하지 못한 마음을 일으켜 거칠고 나쁜 말을 하였으니, 그로 말미암아 수레바퀴에 그의 머리가 잘린 것이다.”
“제가 지금 그것을 보았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이 일을 본 까닭에 게송을 말하였던 것이다.”
그때 실라벌성에는 어느 장자가 자식이 없는 채로 죽게 되니, 성안의 바라문 거사들이 함께 상의하였다.
“이제 이 장자가 죽었는데 자식이 없으니, 어떤 사람으로 하여금 후사를 잇게 할 것인가?”
그들이 보니 앞에서 말한 그 찰제리족의 동자가 나무 아래 누워 있는데, 햇빛이 서쪽으로 기울었는데도 나무 그림자가 동자의 위에 드리워져서 옮겨 가지 않았다. 여러 사람들은 그것을 보자 곧 그 동자를 데리고 집으로 가서 장자의 대(代)를 잇는 자식이 되게 하였다.
그렇게 되고 나서 동자는 생각하였다.
‘이렇게 된 것은 불(佛)ㆍ법(法)ㆍ승(僧)의 힘으로 말미암은 것이니, 나는 지금 부처님과 비구 대중을 청하여 많은 공양을 베풀어 드려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세존이 계신 곳으로 가서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 발에 예배드리고 한쪽 끝에 작은 자리를 가져다가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 그 동자를 위하여 여러 법요(法要)를 말씀하시니, 동자가 법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을 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건대 세존께서는 내일 아침에 비구 대중과 함께 저의 집에 오시어 미미하나마 저의 공양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세존께서는 잠잠히 그 청을 받아들이셨다. 세존께서는 이튿날 아침에 식사 때가 되어 모든 비구와 함께 동자의 집으로 가셔서 공양을 드시고 난 뒤, 그 동자의 근기에 맞는 설법을 하셨다. 그때 동자는 예류과(預流果)를 증득하고 4제(諦)의 이치를 얻으니, 무시이래의 살가야견(薩迦耶見)1)을 금강저(金剛杵)로써 꺾어 무너뜨리고 스스로 말하였다.
“이제 저는 신심으로써 불ㆍ법ㆍ승에 귀의하오니, 목숨이 다할 때까지 영원히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세존께서는 장자의 아들을 위하여 법요를 설명하여 보이시고 가르쳐서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니, 그 장자의 아들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물러났다.
그때 세존께서는 본래의 처소로 되돌아오시어 비구 대중 앞에서 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뜻이 언제나 으뜸이 되니
업을 일으키는 것도 가장 으뜸이 되도다.
마음과 뜻이 청정하면
곧 바로 착한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그때 구수 아난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게송을 읊으신 것은 그 뜻이 무엇입니까?”
부처님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보았듯이 저 찰제리족의 동자가 부처님과 여러 성중(聖衆)에게 큰 신심을 내었으니 그 힘으로 말미암아 실라벌성의 모든 바라문 거사들이 그로 하여금 장자의 대(代 )를 잇게 하고 재산과 지위를 받게 하였느니라. 이러한 까닭에 내가 이 게송을 말하였느니라.

뜻이 언제나 으뜸이 되니
업을 일으키는 것도 가장 으뜸이 되도다.
마음과 뜻이 청정하면
곧 바로 착한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바라라(婆羅羅) 마을에 이르시어 그곳에서 『사불좌경(四佛座經)』을 자세히 말씀하시고, 다시 승토(勝土)라고 하는 마을에 이르시어 그곳에서도 다시 『사불좌경』을 자세히 말씀하셨다. 다시 사자(師子) 마을에 이르시어 『사불좌경』을 자세히 말씀하시고, 다시 신(新) 마을에 이르시어 『사불좌경』을 자세히 말씀하셨다. 세존께서는 성에 이르시어 그 성안에서도 『사불좌경』을 말씀하셨다.
세존께서는 왕사성에 이르셨는데, 이때에 위좌(爲座)와 고좌(高座)라는 두 사람의 범지(梵志)가 있었다. 그 두 명의 범지들은 마갈타 연못의 주변에 머무르면서 밤에는 물고기를 낚시질하여 그것을 먹고, 이른 아침에는 좌복을 겹으로 깔고 앉아서 언제나 다음의 게송을 외우곤 하였다.

바른 법을 잘 행할 수 있다면
이름하여 비구라고 하니
모든 일들을 버리고 떠나는
이것이 선(禪)으로 가는 길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저 두 사람의 범지들이 조복될 때가 되었음을 아시고, 곧 그들의 처소로 가셔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너희가 읊는 게송은
마땅히 그와 같이 증득되어야 할 것이나
너희를 보건대 착한 것 같기는 하나
마음에 청정하지 못함을 품고 있구나.

적정(寂靜)히 조복을 받아서
중생들을 해치지 말며
모든 악을 버리고 떠나는
이것이 선(禪)으로 가는 길이며

몸과 입과 뜻으로
모든 악을 짓지 않아
스스로를 조복시킨다면
이것이 선으로 가는 길이니라.

그때 두 명의 범지는 세존께서 읊으신 게송을 듣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교답마께서는 우리의 마음을 잘 알고 계시는구나.’
그리고는 곧 공경하게 자세를 가다듬었다. 세존께서는 그들의 근성(根性)을 관하시고 근기에 맞게 4제(諦)의 진리를 말씀하시니 그들은 무시이래로 쌓아 온 번뇌의 모든 삿된 견해를 지혜의 금강저(金剛杵)로써 꺾어서 무너뜨리고 예류과를 증득하였다.
나중에 모든 비구들은 그 범지들이 좌구를 겹쳐 편안하게 앉아서 예류과를 증득하는 것을 보고 모두가 그들을 본받았다. 그런데 어느 한 비구가 세존의 앞에서 좌복을 겹으로 깔고 앉아서 법을 들었으나 그 비구는 마땅히 깨달아야 할 진리를 오히려 깨닫지 못하였다. 이때 세존께서는 그 비구가 마땅히 진리를 깨달아야[見] 할 것인데 왜 깨닫지 못하는가를 관하여 보시고, 그것은 좌복을 겹으로 깔고 앉아서 세존께 공경히 하지 않았기 때문임을 아셨다.
세존께서는 생각하셨다.
‘마땅히 모든 비구들로 하여금 좌복을 두 겹으로 하여 깔고 앉지 못하게 해야 할 것이니, 그렇게 하는 것은 허물이 많기 때문이다.’
이 일로 인하여 모든 비구들에게 경계하여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하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왕사성으로부터 다근수(多根樹) 마을에 이르러 가사를 입으시고 발우를 챙기시어 마을에 들어가 걸식을 하셨다. 겁비라성에 살던 어느 한 여인이 그 마을로 시집을 와서 살고 있었는데, 그 여인은 세존께서 32상과 80종호(種好)로 그 몸을 장엄하시고 8척의 원광(圓光)이 정수리에 둘러져서, 마치 백천(百千)의 해가 빛이 휘황하고 찬란하게 비치는 것과 같고 보산(寶山)과 같으심을 보았다.
그 여인은 부처님을 뵙자 곧 이렇게 생각했다.
‘지금 세존께서는 모든 석가족 가운데에서 경사스럽고 기쁨을 받으실 분으로서 윤왕족(輪王族)에서 모든 시녀와 재물을 버리시고 도를 위하여 출가하시어 걸식하시며 살아가시니, 나에게 보릿가루를 얻으러 오시면 내가 마땅히 받들어서 베풀어 드려야겠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 여인의 마음을 아시고 발우를 가지고 가까운 곳에 가셔서 그녀에게 나아가 걸식을 하면서 말씀하셨다.
“자매여, 당신의 음식을 나의 발우에 가득 채워 주시오.”
그 여인은 세존께서 자신의 마음을 아신 것을 보고 더욱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 곧 부처님께 보릿가루를 드렸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것은 받고 나서 곧 미소를 지으시니, 모든 부처님의 상법(常法)에 만약 부처님께서 미소를 지으시게 되면 곧바로 청(靑)ㆍ황(黃)ㆍ적(赤)ㆍ백(白)의 갖가지 광명이 입으로부터 나오는데, 그 빛은 위로 올라가기도 하고 혹은 아래로 내려가기도 하는 것이다.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옥의 고통을 구제하는 것으로서 등활(等活)ㆍ흑승(黑繩)ㆍ중합(衆合)ㆍ대규(大叫)ㆍ소염열(小炎熱)ㆍ극열(極熱)ㆍ아비지옥(阿鼻地獄) 등과 팔한지옥(八寒地獄)ㆍ유포지옥(有疱地獄)ㆍ아타하(阿陀訶)ㆍ타하파(吒訶婆)ㆍ호파호(呼婆呼)ㆍ백련(白蓮)ㆍ청련(靑蓮)ㆍ대련화(大蓮花) 지옥 등, 그 뜨거운 지옥에서 이 빛을 만나게 되면 모두 시원함을 얻게 되고, 추운 지옥에서 부처님의 광명을 만나게 되면 모두 따뜻하게 되어 그곳의 중생들이 가지고 있던 고뇌(苦惱)를 버리고 그치는 은혜를 입고 그 고통을 면하게 되어 모두가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들은 이곳에서 죽어 다른 곳에 태어난 것인가?’
그때 세존께서는 그 유정(有情)들을 불쌍히 여기시는 까닭에 하나의 화신(化身)으로 하여금 지옥 가운데에 계시게 하시니, 그 유정들은 부처님의 화신(化身)을 보고 모두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곳에서 죽어 다른 곳에 태어난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우리들의 모든 고뇌를 그치게 만드신 것이구나.’
그리고는 모두가 신심을 일으켜 고업(苦業)이 모두 다하면 지옥에서 죽어서 인간계와 천상계[人天界]의 몸을 받아 인간과 천상에[人天]에 태어나고, 그 뒤에는 마땅히 부처님을 만나서 성과(聖果)를 증득하게 되는 것이다.
그때 광명이 위로 올라간 것은 사천왕천(四天王天)ㆍ삼십삼천ㆍ도사다천(都史多天)ㆍ화락천(化樂天)ㆍ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ㆍ범마천(梵摩天)ㆍ범보천(梵輔天)ㆍ대범천(大梵天)ㆍ소광천(小光天)ㆍ무량광천(無量光天)ㆍ극광정천(極光淨天) 나아가 무색계사천(無色界四天)에까지 두루 퍼졌으니, 광명이 이르는 모든 곳에 있는 하늘에서는 모두가 무상(無常)ㆍ고(苦)ㆍ공(空)을 소리 높여 말하고 다음의 두 게송을 읊었다.

너희는 마땅히 윤회를 반복하는 미혹을 벗어나기[出離]를 구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부지런히 닦아서
생사(生死)의 마군을 항복시키기를
코끼리가 초막집을 무너뜨리듯이 해야 할 것이니라.

이 법률(法律) 가운데에서
언제나 방일하지 않으면
능히 번뇌의 바다를 마르게 할 수 있으니
마땅히 괴로움의 끝까지 다 없애게 되리라.

그 광명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에 두루 퍼지고 난 뒤에 점차로 다시 거두어져서 세존께서 행하시는 대로 따라가니, 만약 부처님 세존께서 과거의 일을 말씀하시고자 하면 광명은 앞으로 없어지며, 미래의 일을 말씀하시고자 하면 광명은 뒤로 없어지며, 지옥의 일을 말씀하시고자 하면 광명은 다리로 없어지며, 방생(傍生)의 일을 말씀하시고자 하면 광명은 발꿈치로 없어지며, 아귀의 일을 말씀하시고자 하면 광명은 정강이로 없어지며, 인간의 일을 말씀하시고자 하면 광명은 무릎으로 없어지며, 역륜왕(力輪王)의 일을 말씀하시고자 하면 광명은 왼쪽 손바닥으로 없어지며, 전륜왕(轉輪王)의 일을 말씀하시고자 하면 광명은 오른쪽 손바닥으로 없어지며, 생천(生天)의 일을 말씀하시고자 하면 광명은 배꼽으로 없어지며, 성문보리(聲聞菩提)의 일을 말씀하시고자 하면 광명은 입 안으로 없어지며, 연각보리(緣覺菩提)의 일을 말씀하시고자 하면 광명은 미간(眉間)으로 없어지며,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의 일을 말씀하시고자 하면 광명은 정수리로 없어지는 것이다.
이때 부처님의 광명이 세존을 세 번 돌아서 미간으로 없어지니, 구수 아난타가 부처님께 합장을 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등각(正等覺)께서 환하게 미소를 지으심은 아무런 인연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곧 게송을 읊어서 부처님께 청하였다.[그 가타는 다른 것과 같다.]
그때 세존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도다. 그러하도다. 아난아,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은 아무런 인연 없이 함부로 미소를 보이지 않는다. 너는 저 바라문 여인이 신심을 가지고서 나에게 보릿가루를 보시하는 것을 보았느냐?”
아난타가 대답하였다.
“이미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여인은 이 선근(善根)으로써 지금으로부터 13겁(劫) 동안을 악취(惡趣)에 떨어지지 않으며, 천상(天上)과 인간 가운데에서 윤회하며 생(生)을 받고, 최후신(最後身)에서는 독각과(獨覺果)를 증득하여 이름을 선원(善願)이라 할 것이며, 그 명성이 두루 퍼질 것이니, 그 바라문 여인이 신심을 내어 보릿가루를 여래에게 봉양했기 때문이다.”
세존께서는 그 여인을 위하여 미래에 독각보리(獨覺菩提)를 이루리라는 수기(授記)를 하셨다. 그 여인의 남편은 꽃과 땔나무 같은 것들을 채취하러 숲 속에 갔다가 자신의 아내가 사문인 교답마에게 보릿가루를 보시하고 벽지불(辟支佛)을 이루리라는 수기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자 성을 내고는 곧바로 세존께 와서 이와 같이 말했다.
“당신은 나의 집에 갔었습니까?”
세존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갔었습니다.”
남편이 또 말했다.
“나의 아내가 당신에게 보릿가루를 주고 당신은 나의 아내에게 벽지불을 이루리라는 수기를 하였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참으로 그렇게 하였습니다.”
“당신 교답마는 전륜왕 종족으로 왕위를 버리고 출가하여 보릿가루를 걸식하기 위하여 크나큰 거짓말을 하니, 당신이 말한 대로 작은 종자로써 큰 과보를 얻는다는 것을 누가 기꺼이 믿으려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내가 이제 당신에게 묻겠으니, 당신 마음대로 말하도록 하시오. 바라문이여, 당신의 생각에는 어떠합니까? 당신은 희유한 법을 본 적이 있습니까?”
“교답마여, 우선 다른 희유한 법은 그만두고서라도 내가 있는 이곳 다근수(多根樹) 마을에서도 희유한 일을 보았습니다. 당신은 들어보십시오. 교답마여, 이 마을의 동편에는 나구타(拏瞿陀)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는 매우 크고 무성하게 자라서 그 나무 아래에는 매일같이 5백 대의 수레가 머물지만 서로 방해되고 장애됨이 없으니, 그 나무로 말미암아 이 마을의 이름이 생겨났을 정도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그 다근수의 씨앗은 크기가 얼마나 됩니까? 마땅히 벼를 심은 논과 같이 커서 대광주리에 담을 수도 없고 방아 찧을[碾] 수도 없으며, 키에 담아서 까불 수도 없는 빈라과(頻螺果)나무 열매나 겁필타(劫畢他)나무 열매와 같습니까?”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겨자씨의 4분의 1정도밖에 안 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시여, 그렇게 작은 씨앗이 그 큰 나무를 생겨나게 할 수 있다는 당신의 말을 누가 믿겠습니까?”
바라문이 세존께 대답했다.
“당신이야 믿든지 안 믿든지 마음대로 하십시오. 내가 직접 스스로 본 것입니다. 그리고 그 땅이 손상되지 않고 그 땅이 윤택하고 비옥하여 씨앗이 비록 크지 않더라도 제대로 심고 때에 맞게 비가 내린 까닭에 이 나무가 그렇게 크게 자란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 이것을 인연하여 게송을 읊으셨다.

밭과 씨앗을
네가 지금 직접 본 것과 같이
업(業)과 과보(果報)를
여래께서는 몸소 증득하셨도다.

네가 본 것처럼
작은 씨앗이 큰 나무가 되는 것과 같아서
이와 같이 내가 이것을 보았나니
작은 인(因)이 큰 과(果)를 이루는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당신의 입에서 넓고 긴 혀를 내서 두루 머리끝까지 닿게 하시고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능히 혀를 내밀어서 얼굴을 두루 덮을 수 있다면, 그가 어찌 백천(百千)의 전륜왕위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 것이겠습니까?”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교답마여.”
그때 세존께서 게송을 읊으셨다.

나는 스스로 이제껏 거짓말을 한 일이 없으니
설상(舌相)2)은 모두 참되고 진실한 것을 증장시켰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그대는 이제 마땅히 이와 같이 말해야 할 것이니
다행히 여래를 만나 뵈어 깨달음의 은혜를 입었노라고.

그때 바라문은 이 말씀을 듣자 마음에 믿고 공경하는 마음이 생겼다. 세존께서는 그가 마음에 하고자 하는 바와 번뇌의 종자[隨眠]를 아시고 근기에 맞게 4성제법(聖諦法)을 설하시니……(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무시이래로 쌓아 온 살가야견(薩迦耶見)을 지혜의 방망이로 부수고 스스로 직접 초과(初果)를 증득하고 큰 소리로 말하였다.
“저는 예류과(預流果)에 들었습니다. 저는 이제 목숨이 다할 때까지 불(佛)ㆍ법(法)ㆍ승(僧) 삼보에 귀의하고 5계(戒)를 받아서 우바새[鄔波索迦]가 되겠으니, 원하건대 세존께서는 증명하시고 알아주십시오.”
이때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기뻐하여 믿고 받아들이고는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물러났다.
그때 세존께서는 중비라(重毘羅) 마을에 이르시어 숲 속에 머무르시고 이 경을 자세히 말씀하시기를 『잡아함경[雜阿笈摩]』과 같이 하셨다. 세존께서는 한 변두리 마을에 이르셨는데, 그곳에는 구수(具壽) 대목건련[莫訶目乾連]의 외삼촌이 선인(仙人)에게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있었는데, 구수 목련이 능히 조복시킬 수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마땅히 너의 외삼촌을 불쌍히 여기도록 하여라.”
목련이 아뢰었다.
“알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때 목련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그를 조복시킬 때가 되었음을 알고는 곧바로 선인이 거주하는 곳으로 갔다.
이때 어느 선인이 목련에게 말했다.
“멈추어라. 이곳은 바라문이 수도하는 곳이니, 들어오지 말아야 한다.”
목련이 대답했다.
“나도 마찬가지로 바라문이오.”
그때 그 선인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몸에 범선(梵線)도 없고
제사 지내는 그릇도 없으며
불을 섬기지 않는 대머리가
바라문이라고 거짓말을 하는구나.

이때 대목련도 또한 게송으로 선인에게 대답하였다.

부끄러움으로 범선(梵線)을 삼고
바른 지혜로써 제사 지내는 그릇을 갖추었으며
청정한 계율의 물을 언제나 간직하고
청정하게 물병을 만들며

참된 말로써 불을 삼고
속마음은 항상 적정(寂定)하여
조복하는 행(行)을 진정하여 닦나니
이것이 참으로 불을 섬기는 것이로다.

그때 그 선인이 목련에게 말했다.
“설령 그와 같다고 할지라도 당신 같은 대머리 사문이 우리가 거주하는 곳에 들어오는 것을 용납할 수는 없습니다.”
이때 존자 대목건련은 곧 신통력으로써 큰 비바람을 일으켜 연못 옆으로 가서 한 나무 아래에 앉았다. 그때 난타(難陀)ㆍ오바난타(鄔波難陀) 용왕의 시자가 이 연못 속에 머물고 있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성자이신 대목건련께서는 항상 난타ㆍ오바난타 용왕에게 공경을 받고 있으니, 우리도 마땅히 그분에게 공양을 드려야겠다.’
용왕의 시자는 본궁(本宮)에서 나와 목련이 있는 곳으로 가서 몸을 일곱 겹으로 하여 존자를 오른쪽으로 돌고 나서, 그의 머리로 목련의 머리를 덮었다. 선인의 상법(常法)에는 만약 중생이 몸에 고통을 당하는 것을 보고도 그것을 구해 줄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면 곧 선도(仙道)가 퇴보되게 되어 있었다.
그때 나이 많은 선인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약에 출가를 한 사문이 이 큰 비를 만나면 곧 죽게 될 것이니, 나는 마땅히 그 선도를 잃지 않도록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그 선인은 곧 거처에서 나와 출가한 사문을 찾았다. 그는 목련이 용에게 일곱 겹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게다가 용의 머리가 목련의 머리를 덮고 있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당신은 이 암자 안으로 들어오도록 하시오.”
목련이 대답했다.
“대선(大仙)이여, 당신은 이미 그 선도를 잃었습니다.”
선인은 이 목소리를 듣자 자신의 외조카[外甥]임을 알고 목련에게 물었다.
“성자여, 당신은 목련이구려.”
목련이 대답했다.
“세상 사람들이 부르기를 목련이라고 하지요.”
목련이 그에게 말했다.
“선인께서는 무슨 연유로 이곳에 오셨습니까?”
선인이 대답했다.
“당신이 몸에 고통을 받는 것을 보고 당신이 해를 입지는 않을까 걱정하여 온 것이오.”
그때 구수 목련은 곧 선인을 데리고 함께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의 발에 예배를 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은 저의 외삼촌으로서 선도(仙道)에 출가하였습니다. 원하건대 세존께서 불쌍히 여기시어 구호하여 주십시오.”
세존께서 그 선인의 종성(種性)과 번뇌와 마음에 하고자 하는 것을 아시고 근기에 맞게 설법을 하시자, 선인은 설법을 듣고 곧 불환과(不還果)를 증득하였다.
그때 선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내놓고 왼쪽 어깨만 덮은 채로 합장을 하고 공경하게 부처님께 이마를 땅에 대어 예배드리고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저를 거두시어 제가 훌륭하게 법을 말하는 곳에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비구가 되어 세존 계신 곳에서 범행(梵行)을 닦을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때 세존께서 그 선인에게 말씀하셨다.
“잘 왔도다. 비구여.”
이렇게 말씀을 하시니, 머리카락은 저절로 떨어져 나가고 승복[僧伽胝]이 입혀졌으며 위의가 갖추어졌다.
이때 용 동자(龍童子)는 목련이 떠나가는 것을 보고 혼자서 불안하게 머물러 있었는데, 그 마을에 극심한 가뭄이 닥치니 그는 화신(化身)으로써 선인이 되어 거처에서 좌선을 하고 있었다.
그때 마을 사람들이 용이 화하여 된 선인의 처소에 와서 이마를 땅에 대어 예배드리고 말하였다.
“지금 이 마을에는 극심한 가뭄이 닥쳤습니다. 저희들은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선인이 사람들에게 말했다.
“당신들이 함께 이곳에 와서 머물러 있으면 곧 재앙이 소멸될 것이오.”
그러자 마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와서 그곳에 머물렀는데, 용의 아들이 대목련을 위하여 정수리 위에 덮개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인하여 사람들은 마침내 용지개성(龍持蓋城)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 성안에는 신심이 있는 우바새가 있어서 용이 덮개를 지니고 있는 곳에 절을 세우고 물자를 충분하게 대주었다. 이때 세존께서는 다시 마도량성(摩都量城)에 도착하시어 마땅하게 머무르시면서 그 일을 자세하게 말씀하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구로성(俱魯城)에서 두루 다니시며 교화를 하시고 대창(大倉) 마을에 이르시어 그곳에서 『호국소달라경(護國蘇怛羅經)』을 자세하게 말씀하셨다.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八 濟大唐三藏義淨奉 制譯爾時,世尊於憍薩羅人閒遊行,至增長聚落,住增長林中。時,蓮花莖婆羅門爲聚落主。是勝軍王所施,有弟子名菴沒羅子,博學多聞,辭峯峻發。其蓮花莖常有五百梵行弟子讀誦四明之典。聞沙門喬答摩於釋迦族,剃除鬚髮,而被法服,正信出家,證無上覺,名稱十方如來、應、正遍知、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佛世尊,爲諸天、人、魔、梵、沙門、婆羅門,說我生已盡,梵行已立,不受後有,所作已辦,初善,中善,後善,其語巧妙,純一無雜,具足淸白梵行之相,遊行人間,至增上林。彼蓮花莖念云:如我經說,若人有三十二相,彼人當有二趣,一者若在家,當爲轉輪王,正化天下,七寶成就。所謂輪寶、象寶、馬寶、女寶主兵臣寶主藏臣寶摩尼珠寶具足千子,威德勇猛,相貌端嚴,摧伏他軍,大地、山河盡無賊盜,不加刀杖,正法理人。二者若剃除鬚髮,被福田衣,正信出家,當成正覺。旣聞斯已,便告菴沒羅子曰:汝今知不?我聞喬答摩於釋迦族剃除鬚髮,而被法服,正信出家,乃至成等正覺,名稱十方,遊行人閒,至增長林。我經中說:若人有三十二相者,此人當有二趣,乃至成等正覺。具如上說。告門人曰:汝可往詣喬答摩所,到已白知,如我言不?弟子答曰:唯然。受命時,彼弟子與耆舊諸婆羅門等,往詣佛所,到已,在一面立。時,諸耆舊婆羅門咸皆起居問訊已,退坐一面。爾時,世尊與諸耆舊婆羅門等,演說妙法,示教利喜。時,菴沒羅子著一皮革,以高慢心,往來掉動,不聽佛說,輒來問義,如來雖答,猶不存意,領納佛語。然於世尊,輕慢如此。爾時,世尊告菴沒羅子言:彼耆舊婆羅門等,皆具三明,汝今豈可輕慢,輒相問難?時,菴沒羅答曰:喬答摩,我有何問?世尊告曰:我爲上首婆羅門等,說諸法要,汝今著一皮革,往來衆中,輕擧言問,我旣答已,汝又不聽。菴沒羅答曰:若是婆羅門類,可與同坐言義,汝今旣是剃髮沙門,非我婆羅門類,往來酬答,亦有何過?汝沙門等凡夫,行在惡路,多染惡法,如汝之輩,應合輕慢與語,故我如此。爾時,世尊告菴沒羅曰:汝來於此,爲求利益,我今觀汝,不曾承事師長。時菴沒羅聞佛此言,便生嗔恨,於佛世尊,欲有誹謗輕毀,作是言:曰:剎利釋種是大愚癡,梵行勝人不知恭敬。佛告菴沒羅言:諸釋種等有何過失?菴沒羅子曰:我於昔時,有事入劫比羅城,諸釋種等在於高樓,咸指我言:此是蓮花莖弟子。輕慢於我,不生恭敬。’佛言:‘汝見鷦鷯鳥不?在於本窠,猶爲自在種種言說。況諸釋種在劫比羅城,而得自在?’菴羅子曰:‘人有四等:一者婆羅門,二者剎利,三者薜舍,四者戍達羅。此四類人咸皆恭敬諸婆羅門。唯汝釋種愚人,見尊勝者,不解恭敬。’爾時,世尊便自念云:此菴沒羅子云:我釋種從先世來,父是釋種,母非釋種爾時,世尊觀彼菴沒羅昔世父母,是何種類,知是釋迦之婢#所生種族,諸釋是其昔主,卽問菴沒羅曰:‘汝今是何種姓?’答曰:‘喬答摩,我是耳輪種。’世尊告曰:‘我尋汝種,是釋迦婢所生。諸釋種類是汝之主。’爾時,諸耆舊婆羅門等向佛言曰:‘喬答摩,而今不應以婢生種,譏謗於彼。何以故?此菴沒羅子博學多聞,辯才無滯,能與喬答摩,共相論難酬答。’佛告諸婆羅門:‘汝等意謂菴沒羅子與我言論得者,咸且默然,觀我與彼隨問酬答。若彼不能與我立宗問難,當默而住。汝等諸人若能與我立宗言論,便可隨意。’諸婆羅門曰:‘彼菴羅子摩納婆多聞通達,言詞巧妙,堪與喬答摩共爲論敵。’爾時,世尊告菴沒羅曰:‘摩納婆,昔有國王,號曰甘蔗王,有四子,一曰炬面,二曰長耳,三曰象肩,四曰足釧。時,彼四子因有愆過,被王放逐。時,彼四子旣被王逐,各將親妹,往他國境,近雪山下,弶伽河岸邊,去劫比羅仙人住處不遠,各翦草菴,互娶別生之妹,而爲居住,因誕男女,後時,甘蔗王念此四子,問群臣曰:我之四子今何所在?群臣答曰:王之四子因犯愆過,被王放逐,今在他境,大雪山下,弶伽河岸邊,乃生男女等。時,甘蔗王告群臣曰:我之四子等能如是耶?答曰:能爾。時,甘蔗王從容擧其右手,唱言:我兒能最極能,由大威德,人言極能故,因名釋迦唐言能也佛告菴沒羅曰:‘汝豈別聞有餘生耶?’答曰:‘喬答摩,我聞古來釋迦之種,從此而生。’佛告菴沒羅曰:‘昔甘蔗王有婢,名爲織經,形容端正,人所喜見。時,有一仙是摩登伽種,常與此婢,一處住故,因遂私通,便生一男,其男生已,卽能言語云:且可揩拭,洗濯我,身除去不淨。彼時,喚鬼爲迦尼婆夜那,由斯兒生,卽能語故,謂是生迦尼婆夜那鬼,因號此兒爲迦尼婆夜那。從此以來,迦尼婆夜那種。菴沒羅,汝頗曾聞迦尼婆種從此生耶?’佛說此語已。時,菴沒羅便卽默然。第二,第三,作如是問時,菴沒羅亦復默然。爾時,執金剛神手執金剛杵,其焰煇赫色,如猛火。見菴沒羅默然思惟不荅,世尊持杵擬菴沒羅頭,作是念云:今者世尊,三問菴沒羅先世種姓,若菴沒羅不答世尊者,我當持此火杵,碎菴沒羅頭,令爲七分。時,菴沒羅以佛威力故,見彼執金剛杵,卽便惶怖,身毛皆豎,白佛言:‘喬答摩,我聞迦尼婆夜那從彼而生。’時,耆舊婆羅門等白佛言:‘世尊,我等昔來,不信世尊所言,方知菴沒羅種是釋迦婢生,其言非謬。’爾時,世尊告諸婆羅門言:‘汝等不應以婢生種,譏謗菴沒羅。何以故?彼昔仙人,有大神通威德,由甘蔗王於彼仙人,曾有過失,彼便以惡呪誓法,而訶責之。王旣聞已,憂愁惶怖,身毛聳豎,便以種種殊珍,嚴飾長女,王以左手執女右手,執一金甁,以與仙人,而爲其婦。時,彼仙人不受王女。’時,菴沒羅見世尊說是婢生種故,默然憔悴,伏面下視,而無威光,思惟而住。爾時,世尊作是念曰;由我說彼菴沒羅子是婢生種故,默然顦顇,身無威光,思惟而住,我今應與其語。作是念已,告菴沒羅曰:‘摩納婆,猶如剎利童子與婆羅門童女,共爲婚對,因生一男,彼男於婆羅門衆中,得共坐起,得共祭水,得讀典籍不?’菴沒羅曰:‘得耳。喬答摩。’佛言:‘摩納婆,彼男得剎利灌頂以不?’答言:‘得耳。喬答摩,何以故?以是婆羅門外甥故。以是剎利姓兒故。’佛復告菴沒羅:‘有婆羅門童子,與剎利童女,共爲夫婦,後生一男,此男於婆羅門衆中,得同坐起,得共祭水,得讀典籍於剎利衆中得受灌頂不答言‘得耳。喬答摩,何以故?由是婆羅門姪兒。是剎利外甥故。’佛言:‘如剎利童子,因犯愆過,被剎利驅逐,彼得於婆羅門衆中,共坐起不?得祭水不?得讀典籍不?’答言:‘得耳。喬答摩。於剎利衆中,得受灌頂不?’答言:‘得耳。喬答摩,何以故?以是親故。’佛言:‘摩納婆,有婆羅門童子,被婆羅門驅逐,得於婆羅門衆中,得同坐起,得共祭水,得讀典籍不?’答言:‘不得。喬答摩。’‘得於剎利衆中,得受灌頂不?’答言:‘不得。何以故?以犯本戒,號爲婆羅門旃茶羅故。’佛言:‘摩納婆,當知剎利生者,種族姓望最爲尊貴。婆羅門則不如。此是故,梵天娑呵世主說伽他曰:剎利承嫡者 兩足中最尊 明行具圓滿得在天人上。摩納婆,我亦如是重說伽他曰:剎利承的者 兩足中最尊 明行具圓滿得在天人上。摩納婆,於意云何?若淨行婆羅門,嫁娶諸婆羅門,得於此中,受其祭水及誦其典籍不?’答言:‘得。’佛言:‘因於嫁娶,聚會,便執種姓,若有一切執著族姓,自言我是摩納婆者,此人不能見證無上明行足。若捨離我慢種姓,卽能修行,證此無上明行足。’時,菴沒羅白佛言:‘如我狂醉,於世尊前,生輕慢者,過去、現在乃至未來,亦無此輩。願爲我說如是勝法,由此令我,得悟,明行足。’佛言:‘諦聽,極善作意。摩納婆,諸佛出現於世,如來、應、正等覺、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佛世尊。然彼說法,初善,中善,後善,詞義巧妙,純一無雜,具足淸白梵行之相。若居士、居士子,聞此法者,能生信心。由信心故,卽專修學,能知在家是諸苦惱積集之處,凡是出家,趣於空野。若在家者,多被攀緣,鉤鎖繫縛,乃至盡形,不能修習純一無雜,具足淸白梵行之相。然我剃除鬚髮,被服袈裟,以正信心,從家趣於非家,精勤修習,決擇知已,或多財物,或少財物,或多眷屬,或少眷屬,悉皆捨離,棄俗出家,剃除鬚髮,被著袈裟,起正信心,從家趣於非家,住於淨戒,披解脫衣,具足行法。縱有小罪,深心怯懼,一切善品受已修學,捨能殺生,息持刀杖,於諸有情,皆起慈悲,乃至蚊蟻,皆無害心。’廣如長阿笈摩戒薀品中說於菴婆娑婆羅門事爾時,世尊至葉聚落,爲諸四衆,廣說四佛坐經已,復至日出聚落,爲二姊妹女人,一名賢喜,二名明月,廣說如經。世尊復於憍薩羅,人間遊行,至室羅伐城。時,給孤獨長者往詣佛所,頂禮佛足,退坐一面。世尊爲說法要,示教利喜已,世尊默然而坐。時,給孤獨長者從坐而起,合掌頂禮,而白佛言:‘唯願世尊及諸苾芻衆,明日就宅,受我微供。’世尊默受,知佛受已,卽辭歸家,於其夜分,嚴淨飮食,至明晨時,遣使迎佛。唯願世尊,降赴就宅。世尊旣至飯食訖。是時,長者取一小座,專心而坐。時,世尊爲給孤獨長者,說諸法要,示教利喜已,從坐而去。諸婆羅門、居士次第供養佛及聖衆。時,諸苾芻受食之時,未及自喫,先與貧兒。諸婆羅門、居士皆起譏嫌。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應先自食,餘施貧兒,有二乞兒:一是婆羅門童子,一是剎利童子。其婆羅門童子不知時事,僧伽未食,先來前乞,諸苾芻等無與食者。剎利童子食後方乞,衆多施與剎利童子。問彼童子曰:汝乞食得不?彼便報曰:我不得食。因嗔恨言:若我自在,釋迦弟子皆斷其頭,棄之於地。剎利童子曰:若我自在,佛及苾芻以六種味,日日供養。彼二童子各作言已,於一樹下,咸自眠睡。時有一車輅馬,驚碾婆羅門童子,因遂頭斷。爾時,世尊由此事故,說伽他曰:意常爲首 起業爲最 心有所恨速受其報 苦來逼身 輪斷其頭。爾時,具壽阿難陁白佛言:‘世尊所說此頌其義云何?’佛告阿難陁曰:‘汝今見不?彼婆羅門童子,於佛苾芻,起不善心,出麤惡語,由此因故,輪碾頭斷。’阿難陁答曰:‘我今已見。’世尊告曰:‘我見此事故,說伽他。’時,室羅伐城有一長者,無子命終。城中婆羅門、居士共相議曰:今此長者身已亡歿,又無子息,欲令何人繼嗣?於後見前剎利童子,在樹下臥。于時,日光西傾,樹枝影覆童子上,而不移謝。衆人見已,便將歸舍,繼嗣長者。旣嗣已,童子念云:此由佛法僧力。我今請世尊及苾芻衆,設諸供養。作是念已,往世尊所,頭面禮足,取一小座,一邊而坐。爾時,世尊爲彼童子說諸法要。童子聞法,從坐而起,合掌白佛言:‘唯願世尊,至明食時,與苾芻衆,至我家中,受我微供。’世尊默然受請。爾時,世尊至明食時,與諸苾芻,至童子家,飯食已,爲彼童子,稱機說法。爾時,童子證預流果,獲四諦理,無始已來薩迦邪見,以金剛杵,而摧壞之。自云:今我信心,歸依佛法僧,乃至命存,永不退轉。世尊爲長者子,已說法要,示教利喜。其長者子卽從坐起,頂禮而去。爾時,世尊還至本處,於苾芻衆前,說此頌曰:意常爲首 起業爲最 心意淸淨卽受善報。爾時,具壽阿難陁白佛言:世尊所說此頌,其義云何?’佛告阿難陁曰:‘汝見彼剎利童子,於佛聖衆,發大信心,由此力故,室羅伐城諸婆羅門、居士等,今繼嗣爲長者,今受財位。是故我說此伽他曰:意常爲首 起業爲最 心意淸淨卽受善報。爾時,世尊至婆羅羅聚落,於此廣說四佛座經。復至聚落,名曰勝土。於此復說四佛座經。復至師子聚落,廣說四佛座經。復至新聚落,復廣說四佛座經。世尊至城,於其城中,又說四佛座經世尊至王舍城時有二梵志一名爲座,二名高座。彼二梵志住於摩揭陁池邊,夜分卽以釣魚食之。若於晨朝,坐重敷座,常誦伽他曰:能行正法 名爲苾芻 捨離諸事此爲禪路。爾時,世尊知彼梵志調伏時至,卽往其所,說伽他曰:汝所說頌 應如是證 觀汝似善心懷不淨。 寂靜調伏 勿害衆生捨離諸惡 此爲禪路 若身口意不作諸惡 調伏自己 此爲禪路。時,二梵志聞世尊說頌,作是念云:今喬荅摩,善知我心。卽便恭敬。世尊觀彼根性,稱機爲說四眞諦理。時,彼梵志無始已來積集煩惱#諸邪見山,以智慧金剛杵,而摧壞之,證預流果。後時,諸苾芻見彼梵志,重安座具,得預流果,皆悉效之。有一苾芻,在世尊前,重座聽法,而彼苾芻應見諦理,飜不得見。于時,世尊觀彼苾芻合見諦理,云何不見。乃知爲重座,不敬世尊故。世尊念云:應令諸苾芻,不得重座而坐,多過失故。因誡諸苾芻,竝不應爾。爾時,世尊從王舍城出,至多根樹村,著衣持鉢,入村乞食。劫比羅城中,有一女人,在彼村中,爲婦。時,彼女人見世尊三十二相、八十種好,莊嚴其身,圓光一尋,繞旋於頂,如百千日,光輝赫奕,猶如寶山。彼女見已,便作是念:今此世尊,諸釋種中,其爲慶喜,於輪王族,捨諸婇女、財物、庫藏,出家爲道。今乃乞食爲活,於我乞麨,我當奉施。時,世尊知彼心念,持鉢近前,就彼而乞。告女人曰:‘姊妹,汝可捨食,滿鉢與我。’時,彼女人見世尊,知我心念,倍生恭敬,便施佛麨。爾時,世尊受已,因卽微笑。諸佛常法,若有微笑,卽放靑、黃、赤、白種種之光,從口而出。其光或上,或下,下者救地獄苦,等活、黑繩、衆合、大叫、小炎熱、極熱、阿鼻地獄等,及八寒地獄,有疱地獄、阿咤訶、咤訶婆、呼婆呼、白蓮、靑蓮、大蓮花等地獄,其熱地獄,遇此光者,皆得淸涼,寒地獄者,遇佛光明,皆溫耎。此等衆生所有苦惱,皆蒙捨息,免其苦已。咸作是念:我等於此#捨命,生餘處耶?爾時,世尊愍彼有情故,遣一化身往地獄中,彼等有情見佛化身,咸作是念:我等不從此滅,於餘處生。由佛威力故,令我等輩,息諸苦惱。皆發信心,苦業都盡,從地獄滅,於人天界受生。生人天已,後當遇佛,便證聖果。爾時,光至上方者,其光普遍四天王天、三十三天、睹史多天、化藥天、他化自在天、梵摩天、梵輔天、大梵天、少光天、無量光天、極光淨、乃至無色界四天,光所至諸處天,皆悉唱言:無常、苦、空,說二伽他曰:汝當求出離 於佛教勤修 降伏生死軍如象摧草舍。 於此法律中 常爲不放逸能竭煩惱海 當盡苦邊際。其光普遍三千大千世界已,漸復收卷,隨世尊行。若佛世尊欲記過去事光從前沒;欲記未來事,光從後沒;若記地獄事,光從腳下沒;若記傍生事光從踵沒,若記餓鬼事,光從趺沒;若記人閒事,光從膝沒;若記力輪王事,光從左掌沒;若記轉輪王事,光從右掌沒;若記生天事,光從臍沒;若記聲聞菩提事,光從口中沒;若記緣覺菩提事,光從眉閒沒;若記無上正等覺事,光從頂沒。于時,佛光遶世尊三帀,從眉閒沒。時,具壽阿難陁合掌白佛言:‘世尊,如來應正等覺熙怡微笑,非無因緣。卽說伽他,而請佛曰:其伽他如餘。爾時,世尊告阿難陁曰:‘如是如是。阿難,非無因緣,如來應正等覺輒見微笑。汝見彼婆羅門女,以信心,施我麨不?’阿難陁答言:‘已見。’佛言:‘彼女以此善根,從今已往,於十三劫,不墮惡趣,在天、人中,輪迴受生,於最後身,證獨覺果,號爲善願,其聲普遍。其婆羅門女,由生信心,將麨奉如來故,世尊爲彼女人授記,當來成獨覺菩提。其女夫主,爲採花薪等,往林野中,聞我妻施沙門喬答摩麨,得授記,成辟支佛。聞已,便生忿怒,卽詣世尊,作如是言:‘汝來,向我家中不?’世尊報言:‘實來。’又言:‘我妻施麨,汝爲授記作辟支佛不佛言婆羅門實爾汝喬答摩,從轉輪王種族,捨王位出家,爲乞麨,故作大妄語,誰肯信汝,以少種子,獲大果報?’佛言:‘婆羅門,由是因緣,我今問汝,當隨意說。婆羅門,於意云何?汝見希有法不?’答言:‘喬答摩,且止餘希有法。我所於此多根樹聚落,見希有事。汝可且聽。喬答摩,於此聚落東拏瞿陁樹,廣大滋茷,於彼樹下,每有五百乘車止住,亦無相妨礙。由此樹故,聚落得名。’佛言:‘婆羅門,彼多根樹子,大幾許,爲當如稻畦大不?得共篣籬、碾、輪車、牛篋、篣箕、頻螺果、劫畢他果耶?’答言:‘不也。猶如芥子四分之一。’佛言:‘婆羅門,誰當信汝此之小子,能生大樹?’時,婆羅門答世尊曰:‘任汝信不,我自親見。然且彼地不被傷損,沃潤甜土,子雖不大,如法安置,依時得雨。是故此樹生長成大。’爾時,世尊以此因緣,說伽他曰:如田及種子 汝今親已見 於業及果報如來親自證。 如汝之所見 小子成大樹如是我見此 小因成大果。爾時,世尊從其面門,出廣長舌,遍至髮際,告婆羅門曰:‘汝意云何?若能出舌,遍覆面者,然彼豈爲百千轉輪王#位,故作妄語?’婆羅門答言:‘不也,喬答摩。’爾時,世尊說伽他曰:我自未曾說妄語 舌相皆由誠實增汝今宜應如是言 幸遇如來蒙覺悟。爾時,婆羅門旣聞是已,生信敬心。世尊知彼意樂、隨眠,應機爲說四聖諦法,廣說如前,無始積集薩迦耶見,以智慧杵,而摧破之,現證初果。唱言:‘我入預流,我今盡壽,歸依佛法僧寶,受五學處,爲鄔波索迦。願世尊證知。’時,婆羅門聞佛說已,歡喜信受,禮佛而去。爾時,世尊到重毘羅聚落林中而住。此經廣說,如雜阿笈摩。世尊至一邊地聚落,彼有具壽莫訶目乾連舅,於仙人中,出家學道,具壽目連而能調伏。爾時,世尊告目連曰:‘汝當愍念汝舅。’目連白言:‘唯然,世尊。’爾時,目連聞佛語已,知調伏時至,卽往仙人所住之處。時,有仙人告目連曰:‘且止莫入。此是婆羅門修道之處。’答言:‘我亦是婆羅門。’時,彼仙人說伽他曰:身上無梵線 不持祭祀杓 禿頭非事火妄說婆羅門。時,大目連亦以伽他,答仙人曰:漸恥爲梵線 正惠具祭杓 常持淨戒水淸淨作君持。 實語爲然火 內心恒寂定鎭修調伏行 斯眞事火然。時,彼仙人語目連曰:‘縱令如此,亦不容汝禿頭沙門入我住處。’于時,尊者大目乾連卽以神力,起大風雨,往詣池側,坐一樹下。時,難陁、鄔波難陁龍王侍者住此池中,而作是念:聖者大目乾連常爲難陁、鄔波難陁龍王之所敬重。然我於彼,亦應供養。時,龍侍者從本宮出,至目連所,以身七重,右遶尊者,後以其首,覆目連頭,而住。仙人常法,若見衆生,苦切逼身,不生救念,卽退仙道。時,舊仙人便作是念#若出家人,遭比大雨,便卽捨命。我當失其仙道。生此念已,便從仙人住處而出,覓出家人,見目連被龍重繞七帀,復以其首覆目連頭,告言:‘汝可入此菴中。’目連答曰:‘大仙,汝已失其仙道。’聞語聲已,知是外甥。仙人問曰:‘聖者,汝是目連。’目連答曰:‘時人號爲目連。’目連報曰:‘仙人,緣何事來至此?’仙人答曰:‘見汝苦切逼身,恐損害汝,所以故來爾。’時,具壽目連卽將仙人,俱詣佛所,頭面禮足,退坐一面。目連白佛言:‘世尊,此是我舅。於仙道中出家。唯願世尊,哀愍救護。’世尊知彼仙人種性、隨眠、意樂,應機說法。仙人聞已,便證不還果。爾時,仙人從坐而起,偏袒右肩,合掌恭敬,頂禮白佛言:‘唯願世尊,攝受聽我於善說法律中,而爲出家,受其圓具,成苾芻性,於世尊所,而修梵行。’爾時,世尊告彼仙人:‘善來,苾芻。’作是言已,鬚髮自落,僧伽胝衣著身,威儀成就。時,龍童子見目連去,獨住不安。時,彼聚落遂遭亢旱,其龍童子化身爲仙人,於彼仙人住處,坐禪而住。于時,聚落人衆來詣化龍仙所,頂禮白言:‘今此聚落遭其亢旱,我等作何方計?’仙人報曰:‘汝等可共來,於此住,卽得消災。’時諸聚落所有人衆便來住彼,由因龍子爲大目連頂上持蓋,時人遂共號爲龍持蓋城。於此城中,有信心鄔波索迦,龍持蓋處建立寺舍,具足資物。于時,世尊又到摩都量城,相應住中,廣說其事。爾時,世尊於俱魯城,人閒遊行,至大倉聚落,於此廣說護國蘇怛羅經。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藥事卷第八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8권(ABC, K1389 v37, p.649b01-656a04)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9권


대당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그때 세존께서는 상성(象城)에 이르셨는데 그곳의 바라문이 멀리서 세존께서 32상과 80수호(隨好)1)를 구족하시어 그 몸을 장엄하고 여덟 자나 되는 원광(圓光)의 밝기가 천 개의 해보다도 밝으며, 나아오시는 것이 마치 보산(寶山)과도 같아 위의가 훌륭하심을 보았다.
그 바라문은 멀리서 세존을 뵙고 부처님께 나아가 세존을 찬탄하여 아뢰었다.
“몸은 금빛으로 빛나시고, 고요하신 눈은 크고 넓으시며, 자비를 성취하시어 모든 공덕을 구족하셨으니 하늘[天] 가운데의 하늘이시며 조어장부(調御丈夫)이시며 존재의 바다를 뛰어넘어 건너셨습니다.”
세존께서는 이 찬탄을 들으시고 곧 미소를 지으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행(常行)에는 미소를 나타내시게 되면 큰 광명이 나와서……(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되돌아와서 정수리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때 구수 아난타가 합장 공경하여 부처님께 게송으로 아뢰었다.

세존께서 입[面門]으로부터
천 가지의 미묘한 광명을 내시니
마치 해가 처음에 떠올라서
시방(十方)을 밝게 비추는 것과 같으시나이다.

다시 게송으로 아뢰었다.

교만한 마음과 하열(下劣)한 마음을 여의셨으니
모든 부처님께서는 세간에서 가장 훌륭하신 인(因)이십니다.
연고가 없이는 마땅히 미소를 나타내지 않으시니
번뇌의 모든 원수들을 항복시키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옳도다, 옳도다. 아난타여, 모든 부처님과 여래께서는 인연이 없으면 미소를 나타내지 않으신다. 아난타야, 너는 저 바라문이 게송으로써 부처님을 찬탄하는 것을 보았느냐?”
아난타가 아뢰었다.
“이미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바라문은 나를 찬탄한 선근공덕(善根功德)으로 20겁이 지나도록 악취에 떨어지지 않고 항상 하늘과 인간 가운데에 태어나 그 후생의 몸에서는 벽지불(辟支佛)을 증득하여 응찬(應讚)이라고 하게 될 것이다.”
그때 모든 비구들이 다 같이 의심하기를 ‘오직 부처님 세존만이 능히 일체의 의혹을 끊을 수 있으리라’ 하여 곧 세존께 청하여 여쭈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자세히 들으라. 이 바라문은 나에게 하나의 게송으로 노래하여 찬탄하였던 까닭에 내가 수기를 하여 벽지불이 되게 한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바라문은 지금에만 여래가 복을 얻은 것을 찬탄하였을 뿐만 아니라 과거세에서도 게송으로써 나를 찬탄하였던 까닭에 내가 또한 그 바라문에게 다섯 개의 큰 마을을 베풀어 준 것이다.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내가 너희들을 위하여 말해 주리라.
예전에 바라닐사토성(波羅痆斯土城)에는 범수(梵授)라고 하는 왕이 바른 법으로 세상을 교화하여 안온하고 풍요로웠으며, 백성들은 더욱 불어나고 모든 질병이 없었으며, 그 왕은 재능과 학식을 좋아하였다. 그때 바라닐사성의 어느 한 바라문이 큰 재능과 학식을 갖추고 있었다.
그의 아내가 말했다.
‘날이 장차 추워지려고 하니 당신께서는 임금님의 곁으로 가서 임금님의 덕을 칭송하는 노래로 임금님을 기쁘게 해 드려서 당신에게 겨울옷을 하사하시게 하세요.’
그 바라문은 길을 나서 왕의 처소로 가는 도중에 왕이 코끼리를 타고 성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때 바라문은 해를 쳐다보면서 생각하였다.
‘먼저 임금님을 찬탄할까? 먼저 코끼리를 찬탄할까? 그런데 이 코끼리는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이니, 마땅히 코끼리를 먼저 찬탄하여야겠다.’
그때 바라문은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생김새는 제석천의 코끼리와 같고
색깔은 묘한 위의와 용모를 구족하였으며
대력상(大力相)으로 장엄하였으니
코끼리왕의 모양이 이와 같도다.

왕은 이 게송을 듣고 지극히 기뻐하며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의 사랑하는 코끼리왕은
사람들이 보고서 모두가 기뻐하거늘
네가 능히 아름다운 찬탄을 훌륭하게 할 수 있으니
다섯 개의 마을을 하사해 줄 만하도다.

너희들 비구여,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라. 예전의 코끼리왕은 바로 지금의 나이며, 바라문은 코끼리를 찬탄했던 바로 그 사람이니라. 그때는 하나의 게송으로써 찬탄하여 내가 다섯 개의 마을을 주었고, 지금도 하나의 게송으로써 나를 찬탄하여 나는 또한 연각보리(緣覺菩提)를 수기하는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점차로 큰 성에 도착하시어 그 성안에서……(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음)……『사불좌경(四佛座經)』을 말씀하여 마치셨다.
세존께서는 길을 떠나시어 소로갈군성(素魯竭群城)에 도착하셨다. 이 성안에는 인다라(因陀羅)라고 하는 바라문이 있었는데, 나이는 젊었지만 들은 것이 많고 스스로 총명하다고 여겨서 모든 학파에 대해서 일찍이 의심이 없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어느 한 주처(住處)에서 대중들 앞에서 법요를 말씀하셨다.
이때 바라문은 세존께서 성에 오셨다는 소식을 듣고는 곧 이렇게 생각했다.
‘일찍이 들으니 교답마 사문은 얼굴의 용모가 단정하다 하니 내가 지금 가서 나보다 더 단정한지를 살펴봐야겠다.
바라문은 곧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갔는데, 부처님께서 서른두 가지의 장부상(丈夫相)과 여든 가지의 수호(隨好)를 갖추셨으며, 광명이 밝게 빛나서 그 몸을 두루 감싸고 여덟 자의 원광(圓光)이 천 개의 해보다 밝게 장엄하여 마치 보배 산과 같으시며, 두루 현선(賢善)하심을 관찰하고 나서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교답마 사문은 나보다 더욱 단정하기는 하지만 나보다 키가 크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는 부처님의 정수리를 살펴보았으나 볼 수가 없자,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역시 볼 수가 없었다.
그때 세존께서 그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힘들이고 애를 써서 묘고산(妙高山) 꼭대기에 올라간다 하더라도 또한 볼 수 없을 것이다. 여래의 정수리는 하늘[天]과 아수라(阿修羅)와 세간의 사람은 끝내 볼 수가 없다는 것을 너는 듣지 못하였느냐? 네가 여래의 몸을 헤아려서 알고자 한다면 너의 집 안에 불을 제사지내는 곳의 지하에 우두전단(牛頭栴檀)으로 된 기둥이 있을 것이니, 네가 그것을 들어 올려서 크기를 재어 보면, 곧 여래가 부모에게서 태어날 때 받은 몸을 알게 되리라.”
그 바라문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것은 참으로 보기 드문 일이다. 나는 일찍이 들어 본 일이 없으니 가서 살펴보아야겠다.’
그는 곧 급히 집으로 돌아가서 제사를 지내는 곳의 땅을 파고 기둥을 꺼냈는데, 모든 것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았다.
그때 그 바라문은 곧 신심을 내고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교답마 사문께서는 반드시 일체의 지혜를 갖추셨을 것이니, 내가 지금 가서 받들어 모시고 공양하시게 해 드려야겠다.’
그는 신심으로 말미암아 곧장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세존의 앞에서 갖가지의 찬탄과 기쁨을 말씀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가 마음에 하고자 하는 바와 번뇌 종자와 근성(根性)을 아시고……(앞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무시이래로 쌓아 온 살가야견(薩迦耶見)을 지혜의 금강저(金剛杵)로 무너뜨리고 예류과를 증득하고 나서 큰소리로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미혹의 세계인 생사(生死)를 여의고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제가 이제 불ㆍ법ㆍ승 삼보에 귀의하오니, 원하건대 제가 우바새[鄔波索迦]의 계(戒)를 받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오늘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청정한 신심으로 삼보께 귀의하겠습니다.”
그때 바라문은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가다듬고 합장하여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아뢰었다.
“세존께서 허락하신다면 제가 마땅히 우두전단(牛頭栴檀) 기둥을 세워서 모두로 하여금 그것을 알고 듣게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네 마음대로 하도록 하여라.”
이때 바라문은 전단 기둥을 가져다가 고요한 곳에 갖가지의 공양구로써 그 기둥을 세우고 다시 음식을 차려서 공양 베푸는 법회를 열었으며, 다른 바라문 거사들은 복락(福樂)을 구하려고 기둥 위에다가 길상초(吉祥草)를 묶기도 하였다. 이 법회는 인다라(因陀羅) 바라문이 법회[齋會]를 건립했다고 하여 인다라회일(因陀羅會日)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 큰 신통을 나투시니 외도들은 무색해져서 물러가고, 천인(天人)들은 기뻐하였으며 선인(善人)들은 즐거워하였다. 그러나 외도들은 모두 흩어져서 변두리로 나가거나 바라문을 가까이에서 모시고 머무르게 되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교살라국에서 세상을 두루 교화하며 다니시다가 바라문의 마을로 가셨다. 이때 여러 외도들은 사문 교답마께서 오신다는 말을 듣고 갑자기 어찌할 바를 몰라서 바라문 거사 종족의 집으로 가서 이렇게 말했다.
“원컨대 복이 늘어나고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하직하고 떠나갑니다.”
그 사람들이 말했다.
“성자여, 무슨 까닭에 떠나는 것입니까?”
외도들이 대답했다.
“우리들은 당신들이 부유하고 풍족해지는 것을 보고 싶지만, 당신들이 망하여 흩어지는 것이 기쁘지 않기 때문에 떠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물었다.
“성자여, 우리들이 무슨 까닭에 망하여 흩어지겠습니까?”
외도들이 말했다.
“당신들은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교답마 사문이 1천2백 명을 데리고 함께 이곳으로 오고 있는데, 그들은 모두가 칼과 우박을 내리게 하며 무량무수(無量無數)의 자식 딸린 부인들로 하여금 모두 자식이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말했다.
“만약 진실로 그러하다면 마땅히 이곳에 머물러서 우리를 도와주어야 할 것이지 어찌하여 버리고 떠나가는 것입니까? 이것은 잘하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들은 절대로 무너져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외도들이 대답했다.
“당신들이 우리와 약속을 한다면 이곳에 머물러 있겠습니다. 당신들이 교답마 사문을 해치도록 하십시오.”
사람들이 말했다.
“우리가 해치겠습니다.”
그리고는 각자가 칼과 막대기와 활과 화살을 쥐고 갑옷을 입고 큰 거리로 나갔다.
그때 석가족 가운데의 어느 한 노인이 그들을 보고 곧 물었다.
“당신들은 어디로 가려고 합니까?”
그들이 대답했다.
“원수를 해치려고 합니다.”
노인이 다시 물었다.
“누가 당신들의 원수입니까?”
그들이 대답했다.
“교답마 사문입니다.”
노인이 말했다.
“만약 세존대사(世尊大師)께서 당신들의 원수라면 어떤 사람이 당신의 친한 벗이겠습니까? 당신들은 돌아가도록 하시오.”
그 사람들이 모두 돌아가려고 하지 않으니, 노인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사람들은 설법으로써 조복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마땅히 여러 가지의 위력을 보여야 굴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때 노인은 곧 마을로 들어가서 사방에 불을 질러 그 마을을 불태웠다. 마을 안의 모든 사람들이 큰 소리로 울부짖으니, 부처님을 해치려고 했던 사람들도 이 아우성치는 소리를 듣고 모두가 놀라서 이렇게 말했다.
“교답마 사문은 이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지금 당장은 마을이 불타서 극심한 손실을 입고 있으니 마땅히 되돌아가서 우선 불을 끄도록 하자.”
그들이 모두 되돌아갔으나 불을 끌 수 없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세존께서 그곳에 오시어 사람들에게 물으셨다.
“무엇 때문에 놀라고 바빠하는 것입니까?”
사람들이 대답했다.
“지금 불이 났는데 불을 끌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곧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당신들을 위하여 그 불을 끄겠습니다.”
사람들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을 위하여 불을 꺼 주시길 원합니다.”
이때 여래께서 말씀을 마치자마자 부처님의 위신력(威神力)으로 말미암아 그 불이 모두 꺼졌다.
그때 여러 사람들은 모두가 신심이 생겨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번에 무슨 까닭으로 오셨습니까?”
부처님께서 곧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당신들을 이익되게 하려고 이곳에 온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하고자 하는 바와 번뇌와 자성(自性)을 아시고 그 자리에서 법을 말씀하시어 4제(諦)를 증득하게 하시니,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무시이래로 쌓아 온 번뇌의 살가야견산(薩迦耶見山)을 지혜의 금강저로 무너뜨리고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예류(預流)의 성과(聖果)를 증득하게 하셨다.
이때 모든 비구들이 다 같이 의심을 하여 세존께 청하였다.
“오직 여래만이 의혹을 끊어 주실 수 있습니다.”
모든 비구들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석가족의 노인을 보건대 친족을 사랑함에 탐착되어 결국 마을을 불태웠으니, 이 업으로 말미암아 죄가 한량없지 않겠습니까?”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다만 금생에만 탐애로 말미암아 이 마을을 불태운 것이 아니라 이미 과거에도 한량없는 몸을 받으면서 탐애 때문에 마을을 불태웠느니라.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서 잘 생각할 것이니, 내가 마땅히 너희를 위하여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지나간 옛날 어느 마을에 5백 마리의 원숭이들이 살고 있어서 마을에 있는 전답이 모두 원숭이들에게 피해를 당하였다.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모여 어떤 방법을 써서 그 재난을 그치게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였다.
그 가운데 어느 한 사람이 나와서 말했다.
‘모두 잡아서 죽여 버려야만 이 재난이 그치게 될 것입니다.’
또 다른 사람이 말했다.
‘어떻게 다 죽일 수 있겠소?’
그가 곧 대답했다.
‘마을의 사방에 있는 모든 나무들을 베어 내고 감나무 한 그루만 남겨 두고서 그 주변에다가 가시나무를 놓아둡니다. 그 감이 익어서 모든 원숭이들이 모두 나무 위에 모여서 그 과일을 먹으려고 할 때에 다 죽일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침내 사람들은 모든 나무들을 베어 내고 오직 한 그루의 나무만을 남겨 두고 그 주변에 가시나무를 놓아두었다. 그리고는 한 사람을 남겨 두어서 그로 하여금 잘 지키고 있다가 원숭이들이 모두 그 나무 위에 올라가면 알려서 모든 사람이 알게 하였다.
원숭이들 가운데 어느 한 원숭이가 원숭이 왕에게 알렸다.
‘감이 이제 익었으니 마땅히 함께 가서 그것을 먹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때 원숭이들이 감나무에 모두 모이니 사람들이 그것을 알고 모두가 칼과 막대기를 쥐고 감나무 아래에 모여서 그 나무를 베어 내려고 하였다. 모든 원숭이들은 놀라고 두려워서 나뭇가지로 이리저리로 돌아다녔는데, 그 원숭이왕은 아무 근심이나 두려움이 없이 태연히 열매를 먹고 있었다.
여러 원숭이들이 그들의 왕에게 말했다.
‘지금 이렇게 액난이 닥쳤는데 어찌하여 과일이나 먹으며 하나도 두려워하지 않습니까?’
이때 원숭이왕은 게송으로 말했다.

무릇 사람에게 일거리가 많으면
장애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니라.
나무가 커서 끝내 베어낼 수가 없을 터이니
너희들은 굳이 두려워하지 말고 과일이나 먹으라.
이때 원숭이들 가운데 어느 한 작은 원숭이가 먼저 마을 사람들에게 붙잡혀서 뺨을 괴고 근심하고 있었다. 다른 어떤 원숭이가 그가 근심하는 것을 보자 곧 위로하여 물었다.
‘무슨 까닭에 근심하면서 뺨을 괴고 있는 것이냐?’
그가 곧 대답했다.
‘좋은 벗이여, 마땅히 알라. 어찌 근심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이 마을의 사람들이 우리의 권속들을 죽이려 하니, 어찌 근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다른 원숭이가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너는 지금 어찌하여 노력하지 않느냐?’
작은 원숭이가 대답했다.
‘지금 이렇게 잡혀 있는데 어떻게 노력할 수 있겠느냐?’
여러 원숭이들이 다시 작은 원숭이에게 말했다.
‘우리가 지금 풀어 주겠다.’
이때 그 잡혔던 원숭이는 풀려나자 마을 안에다 불을 질러서 사방을 불태웠다. 마을에 있던 사람들이 불이 난 것을 보고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니, 그 감나무를 찍어내려던 사람들이 그 아우성 소리를 듣고 모두 놀라서 서로에게 말했다.
‘이 원숭이들은 우리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아직 우리를 해칠 수가 없지만, 마을은 불이 났으니 마땅히 먼저 가서 불을 꺼야겠다.’
모두가 마을로 달려가니 그 원숭이들은 모두 나무에서 내려와 화를 면하고 떠나갔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달리 생각하지 말라. 옛날의 작은 원숭이가 바로 지금의 석가족 노인이니라. 다만 금생에만 친속을 사랑하여 그 마을을 불태운 것이 아니라 과거에도 또한 친속들을 사랑했던 까닭에 마을을 불태웠던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길을 떠나시어 가라성(迦羅城)에 이르셨고 가라성 안에서도 『사불좌경(四佛坐經)』을 자세히 말씀하여 마치셨다.
또 세존께서는 노혜덕가성(盧醯德迦城)에 이르시어 상력(象力) 야차(夜叉)의 궁 안에 계셨다. 이때 야차는 모든 야차들 속을 차례로 다니며 점검을 하고 있었다. 상력 야차는 세존께서 성에 오시어 자신의 궁 안에 계신다는 소식을 듣자 곧바로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갔다. 야차는 도착하자 세존의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야차가 앉은 것을 보시고 나서 그에게 법요(法要)를 널리 말씀하여 보이시고 가르쳐서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니,……(나머지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음)……..
이때 상력 야차가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땅에 이마를 대어 세존께 예배드리고 합장하여 아뢰었다.
“여래께서는 저의 작은 청을 받아 주시어 오늘 밤에는 저의 궁 안에서 머물러 주시기를 원합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아무 말씀 없이 그 청을 받아들이셨다. 상력 야차는 부처님께서 청을 받아들이신 것을 알고, 곧 궁 안에다가 세존을 위하여 5백 개의 절을 짓고 하나하나의 절 안에는 각각 5백 개의 큰 상과 작은 상, 그리고 모든 깔개와 장막과 덮개를 만들었다. 야차가 절을 다 짓고 나자 부처님 세존과 비구 대중께 그의 공양을 받으시기를 청하니,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 대중과 함께 그 청을 받아들이셨다.
그때 상력 야차에게는 굴지가(屈底迦)라고 하는 친한 친구인 야차가 있었는데, 그는 가습미라국(迦濕彌羅國)에 있었다. 이때 상력 야차는 심부름꾼을 보내어 가서 말하게 하였다.
“내가 지금 세존과 비구 대중께 공양을 청하였으니 너의 북쪽 땅에 있는 과일과 열매를 보내도록 하여라.”
상력 야차는 심부름꾼을 보내고 나서 곧 그날 밤에 음식을 준비하고 5백 개의 절을 깨끗이 청소하고 앉을 자리를 설치하며 깨끗한 물을 놓아두고는 집사에게 명하여 차례를 알게 하였다. 이때 굴지가 야차는 이미 소식을 전해 받고 나서 광주리에 포도 등의 과일을 가득 담아서 여러 야차들로 하여금 그것을 지고서 절의 주변에 갖다 두게 하였다.
그때 모든 비구들이 그 열매를 보았으나 누구도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자 세존께 여쭈었다.
“이것은 무슨 열매이며, 어떻게 먹는 것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북방에 나는 열매로서 이름을 포도라고 하는 것이니, 불로써 청정하게2)하여 먹으라.”
이때 모든 비구들이 과일을 받아서 하나하나를 청정하게 하느라고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되었다.
부처님께서 그것을 보시고 곧 말씀하셨다.
“그와 같이 하나하나를 깨끗하게 할 것이 아니라 포도송이에 하나의 숯불을 가져다가 세 군데를 깨끗하게 하도록 하여라.”
이때 상력 야차는 갖가지의 음식을 하나하나 자신의 손으로 세존과 비구 대중에게 받들어 올렸으니,……(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음)……. 대중들이 식사를 마치자 상력 야차는 작은 자리를 가져다가 여래의 앞에서 단정하게 앉아서 법문을 들었다. 세존께서는 그 야차를 위하여 미묘한 법을 말씀하여 보이시고 가르쳐서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이때 포도를 먹고 나서도 여전히 많이 남아 있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눌러서 포도즙을 취하여 끓이도록 하여라.”
즙이 익지도 않았는데 곧 쏟아 부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더 익도록 끓여라. 다 되면 저장하였다가 승가 등에서 때 아닌 때[非時]에 마시는 음료로써 공급하도록 하여라.”
그때 세존께서는 머무르시는 방 밖에서 발을 씻으시고 곧 방 안으로 들어가시어 편안히 앉으시고 선정에 드셨다.
이때 세존께서는 곧 이렇게 생각하셨다.
‘내가 인간의 수명이 짧은 지금의 세상에 출현하여 열반에 들 때가 되었으나, 조복시킬 일들이 많으니 마땅히 해야만 할 것이다. 내가 만약 아난타 비구와 함께 북천축국으로 가서 조복시키는 일을 한다면 일을 성취하기가 어려울 것이니, 이번에는 마땅히 금강수(金剛手) 야차와 함께 그곳으로 가서 조복시켜야겠다.’
그때 세존께서는 두 개의 게송으로 금강수 야차에게 명하셨다.

생각이 있는 자는 어질고 착하며
생각을 잊지 않는 자는 편안하나니
생각이 있는 자는 편안히 잠들어서
사유하여 적정함을 얻느니라.

생각이 있는 자는 원력이 있고 착하며
생각을 잊지 않는 자는 편안하나니
생각이 있는 자는 편안히 잠들어서
남에게 이기려고 하는 마음을 여의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금강수 야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와 함께 북천축국으로 가서 아발라(阿鉢鑼) 용왕을 조복시키도록 하자.”
야차가 곧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금강수 야차는 세존과 함께 허공을 타고 떠나갔다.
세존께서는 멀리 푸른 숲을 보시고 금강수 야차에게 또 말씀하셨다.
“너는 이 푸른 숲을 보느냐?”
“선서(善逝)시여, 저는 이미 보았습니다.”
다시 말씀하셨다.
“내가 열반에 든 백 년 뒤에 이곳에다가 승가의 절을 짓고 이름을 암림(暗林)이라고 할 것이니, 사마타(奢摩他)3)를 배우는 데 있어서 제일가는 곳이 될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두루 교화하시며 다니시다가 적집(積集) 마을에 이르셨다. 그 마을에는 각력(覺力)이라고 하는 야차[藥叉]가 살고 있었는데, 마음이 포악하여 그 마을의 사람들이 항상 제사를 지내고, 거듭해서 제사를 지내더라도 항상 피해를 끼치곤 하였다. 이때 마을 사람들이 세존께서 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와서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마을 사람들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말씀하여 보이시고 가르쳐서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고는 잠잠히 계셨다.
이때 마을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합장을 하고 공경하게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각력 야차는 저희에게 원한을 품고 오랫동안[長夜] 항상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원하건대 세존께서는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어 야차를 조복시켜 주십시오.”
이때 각력 야차도 그 모임 가운데에 있었으니, 세존께서 각력 야차에게 말씀하셨다.
“거듭해서 묻거니와 너는 지금 들었느냐?”
각력 야차가 대답했다.
“들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마땅히 악한 마음을 빨리 버리도록 하여라.”
야차가 대답했다.
“저는 이제 악한 마음을 버렸으니, 다시는 피해를 주지 않겠습니다.”
이때 세존께서는 각력 야차가 곧 계를 받고 삼보에 귀의하게 하셨다. 그때 그 야차는 곧 그 자리에다가 하나의 절을 짓고 이름을 칭집(稱集)이라 하고는 모든 신심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용품들을 보시하여 모두 부족함이 없게 하였다.
절이 완성되고 나자 세존께서 곧 떠나가시니, 이때에 야차는 부처님을 따라나섰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돌아가서 이곳을 수호하도록 하여라. 내가 이제 너를 도와서 이곳을 수호할 것이니 내가 열반에 든 뒤에 나의 어깨뼈[肩骨]를 이 땅에다가 남겨 두면, 나중에 여러 사람들이 탑[窣堵波]을 세워서 이름을 적집솔도파(積集窣堵波)라고 하게 되리라.”
세존께서는 다시 니덕륵가(泥德勒迦) 마을에 이르셨는데 그곳에는 법력(法力)이라는 야차가 있었다. 세존께서 곧 그를 조복시키시니 그 야차도 앞에서와 같이 절을 짓고 이름을 니덕륵가사(泥德勒迦寺)라고 하였다.
세존께서 다시 신도하(信度河)4) 강가에 이르시니 한 뱃사공이 있었다. 이때 세존께서는 갖가지의 신통변화를 나투시어 그를 조복시키시니, 그는 진리를 증득하였다.
아울러 녹첩(鹿疊) 야차를 조복시키시고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야차를 가피(加被)하시어 발자국[足跡]을 남기시니, 그로 인하여 당시의 사람들은 함께 이름을 붙여 주어 ‘녹첩 야차의 발자국’이라고 하였다.
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선인이 머무르는 곳에 이르시어 그곳에서 장관(杖灌) 선인을 조복시키셨다. 이때 바라문과 거사들은 선인이 앉고 눕는 곳을 세우고 ‘장관 선인이 앉고 눕는 곳[杖灌仙人坐臥之處]’이라고 이름지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금강수 야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와 함께 무도간(無稻芉)용왕의 궁으로 가도록 하자.”
야차가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때 여래께서 금강수 야차와 함께 용왕의 궁전 가운데에 도착하시니, 무도간용왕은 세존께서 자신의 궁전 앞에 도착하시는 것을 보자마자, 곧 성을 내고 해치려는 마음을 일으켜서 모든 번뇌를 내고는 허공으로 올라가 우박과 비와 많은 흙덩이들을 쏟아 부었다. 세존께서는 용왕이 성을 낸 것을 아시고 생각을 움직이시어[運想] 자심정(慈心定)에 드셨다. 세존께서 정에 드시고 나니 여래의 위에 쏟아져 내리던 흙과 우박은 침향(沈香)과 전단향(栴檀香)과 다마라향(多摩羅香)과 말향(末香) 등으로 변하여 구름처럼 내려왔다.
이때 용왕은 세존을 해치지 못함을 알고 곧 수레바퀴와 여러 병장기들을 내쏘았으나, 그것들은 곧 네 가지 색의 연꽃으로 변하여 허공에서 내려왔다. 그러자 무도간용왕은 마침내 구름과 연기를 내뿜었다. 그때 여래께서도 신통력으로 연기와 구름을 내뿜으시니, 용왕은 아만심과 교만심을 그치고 곧 궁으로 들어가 숨을 멈추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곧 이렇게 생각하셨다.
‘일체의 악한 용들을 능히 항복시키는 데는 두 가지의 인연으로 말미암는 것이니, 그렇게 겁을 주어 두렵게 하거나 혹은 성을 내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 용왕에게는 겁을 먹게 만드는 것이 합당하겠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시고 금강수 야차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 악한 용왕을 고통스럽게 만들도록 하여라.”
그때 야차는 여래의 명령을 받고 금강저(金剛杵)를 가지고 산봉우리를 쳐서 부수었다. 그 산이 무너져서 용왕의 연못을 메우니, 용왕은 걱정스럽고 두려워서 곧 달아나 숨으려고 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화계정(火界定)에 드시어 시방(十方)을 모두 불덩이가 되게 하시니, 용왕은 달아날 길이 없었는데 오직 세존께서 발을 딛고 서 계신 곳만은 고요하고 서늘하였다.
이때 용왕은 세존 계신 곳으로 나아가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으로 저를 고통스럽게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곧 말씀하셨다.
“나는 법왕(法王)이거늘 어찌 너를 괴롭히겠느냐? 내가 만약 이와 같이 수승한 자비심을 얻지 못하였다면 이미 죽어 없어져서 다만 헛된 이름만을 남겼으리라.”
그때 세존께서는 천복륜상(千輻輪相)과 망만상(輞縵相)을 갖추셨으며, 길상(吉祥)을 주고 두려움을 없게 하시는 여래의 손으로 용왕의 정수리를 어루만지시며 곧 말씀하셨다.
“현수여, 마땅히 알라. 너는 청정한 음식으로 성문에게 공양 올리고 아울러 좋은 물병에 깨끗한 물을 가득 담아서 공양을 올렸으니, 삼십삼천(三十三天) 가운데에 태어나야 될 것이나 삿된 발원을 하였던 까닭에 축생의 몸을 받아 여러 중생들을 해롭게 하면서 살아가고 있으니, 그 몸이 죽은 뒤에는 마땅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이때 그 용왕이 곧 아뢰었다.
“원하건대 세존께서 제가 하여야 할 바를 가르쳐 보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용왕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가 있는 곳에서 삼보에 귀의하고 청정한 계율을 받아서 마갈타국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없게 하는 시무외(施無畏)를 널리 베풀도록 하여라.”
이때 그 용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청정한 계율을 받겠습니다.”
이때 용의 처자와 모든 권속들이 합장하여 이마를 땅에 대어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도 삼보께 귀의하고 청정한 계율을 받고자 합니다.”
무도간용왕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 모든 용들과 또 전(箭)이라는 용왕은 원망하고 해치려는 마음이 많으니, 원하건대 세존께서 청정한 계율을 주시어 자비심을 일으키도록 하여 주십시오.”
세존께서는 모든 용들이 청정한 계율을 받고 삼보에 귀의하는 것을 허락하셨다. 이때에 집금강수보살(執金剛手菩薩)은 무도간용왕과 모든 권속들이 모두 조복되어 삼보에 귀의하고 청정한 계율을 받고서 뛸듯이 기뻐하는 것을 보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무도간용왕과 6만의 권속들을 조복시키시고 나서 자리에서 떠나가셨다.
세존께서는 멀리 녹색의 나무숲을 보시고 곧 금강수 야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저 숲을 보느냐?”
금강수 야차가 대답하였다.
“저는 이미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금강수야, 이 가습미라국(迦濕彌羅國)의 국경에는 내가 열반에 든 지 백년 안에 마땅히 비구 제자가 있게 될 것이니, 그 비구는 마땅히 호로다(虎嚧茶) 독룡(毒龍)을 조복시키고 나서 그 용으로부터 가부좌를 하고 편안히 앉을 만한 곳을 하나 받아서, 방편으로 이 나라의 온 국토에 바른 법을 널리 전하게 될 것이다. 비발사나(毘鉢舍那)5)를 따르는 자는 앉고 눕는 곳 가운데에서 가장 으뜸이 되니, 그 나라의 국경 안에는 마땅히 6만 663의 마을이 있게 되리라.”
그때 세존께서는 또 족로(足爐) 마을에 도착하시어 선인과 불발작(不發作) 야차와 모든 권속들을 조복시키시고, 건타(揵陀) 마을에서는 여자 야차와 그 권속들을 조복시키셨다.
세존께서는 다시 도곡루각성(稻穀樓閣城)에 도착하셨는데, 그 성안에서는 승군왕(勝軍王)의 모친을 교화하시어 4제(諦)에 머무르게 하셨다.
세존께서는 다시 내리일다성(乃理逸多城)에 도착하셨다. 그 성안에는 도자기를 만드는 장인이 있었는데, 재주가 교묘하여서 스스로 아만심을 가지고 만든 그릇을 수레바퀴 위에 올려놓고서 그릇이 마르기를 기다린 연후에야 내려놓곤 하였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가 조복될 때가 이르렀음을 아시고 스스로 한 사람의 도공으로 변화하여 그 도공과 함께 말씀하셨다.
“무슨 까닭에 그릇들을 바퀴에서 내려놓는 것입니까?”
도공이 대답했다.
“말려서 내려놓는 것입니다.”
변화한 도공이 말했다.
“나도 말려서 내려놓았으니 그것은 나와 당신이 같군요. 그러나 나에게는 특이한 기술이 있어서 바퀴 위에서 성숙시켜서 내려놓을 수가 있습니다.”
도공이 대답했다.
“당신의 기술이 나보다 낫습니다.”
변화한 도공이 말했다.
“다만 바퀴 위에서 그릇을 성숙시킬 뿐만 아니라 또한 칠보로 만든 여러 그릇들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도공은 그것을 보자 곧 믿고 복종하였다. 이때 세존께서는 도공을 거두어 교화를 하시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미묘법을 말씀하시어 그의 권속들로 하여금 4제(諦)의 진리에 머무르게 하셨다.
세존께서는 다음으로 녹사성(綠莎城)에 이르셨는데 그 성안에서 보다(步多) 야차와 그의 권속들에게 미묘법을 설하시어 삼보께 귀의하고 금계(禁戒)에 머무르게 하시며, 호적성(護積城) 안에서는 소 치는 사람과 소차왕(蘇遮王)을 조복시키셨다.
세존께서는 다음에 증희성(增喜城)에 이르셨는데 이 성에서는 이름이 천유(天有)인 왕과 그의 권속들로 하여금 참된 이치에 머무르게 하셨다. 다음으로는 신분이 전다라인 일곱 명의 아들과 못[池]을 수호하는 야차와 모든 권속들을 조복시키셨다.
그 성의 옆에는 큰 못이 있었는데, 그 못 가운데에는 아습박가(阿濕縛迦)와 보날바소(布捺婆素)가 함께 용의 몸을 받고 있었다. 12년 후에야 곧 출현하게 되어 마음에 성을 내어 스스로 생각하였다.
‘세존께서 우리를 위하여 설법하시지 않고 우리로 하여금 악도에 떨어져서 이 용의 몸을 받게 만들었으니, 우리들은 마땅히 그의 가르침을 헐뜯고 무너뜨려야겠다.’
그때 세존께서는 곧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두 마리의 용에게는 큰 위력이 있으니 내가 입멸(入滅)한 뒤에는 반드시 나의 법과 가르침을 무너뜨려 없애려 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시고 나서 곧 못이 있는 곳으로 가셔서 두 용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들에게 『유족경(有足經)』을 말하여 너희로 하여금 알게 하리라.”
두 용이 말했다.
“우리는 용의 몸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알아들을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말을 하고는 곧 물속으로 들어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 우리에게 설법을 하시더라도 우리는 또한 능히 알아들을 수 없을 것이다.’
세존께서는 그 연못이 있는 곳에 당신의 그림자를 남겨 두시니 용들은 부처님의 그림자가 자주 나타나는 것을 보고 그때마다 서로에게 말했다.
“세존은 아직도 이곳에 머물러 계신가 보다.”
다시 그곳에서 두 야차녀(夜叉女)를 조복시키시니, 하나는 이름이 나리가(那利迦)였고 다른 하나는 이름이 나다달야(那茶達耶)였다.
그때 세존께서는 군저성(軍底城)에 이르셨다. 그 성안에는 군저(軍底)라고 하는 야차녀가 있어서 항상 그 성에 살고 있었는데, 마음이 포악하고 두려움이 없었으니, 사람들이 아들딸을 낳게 되면 항상 야차녀에게 잡아먹혔다. 그 성안에 있는 바라문과 거사들은 세존께서 지금 군저성 옆에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람들은 소식을 듣자 함께 모여서 한꺼번에 성을 나와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갔다. 그들은 도착하자 부처님의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이때 세존께서는 바라문 거사에게 법요를 말씀하여 보이시고 가르쳐서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고…(자세한 내용은 위와 같음)…앞에서와 같이 잠잠히 계셨다.
그때 바라문 거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가지런히 하고 세존 앞에서 합장을 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건대 세존께서는 비구 대중과 같이 내일 아침에 저희들의 보잘것없는 공양을 받으십시오.”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공양을 마치고 발우를 걷고 손을 씻고 나자, 곧 금으로 만든 물병을 가져다가 세존 앞에 두고 구하는 바를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여러 독룡과 악한 야차들은 모두 이미 조복시켰으나 이 군저 야차녀는 오랫동안[長夜中] 저희들에게 원망하지 아니할 것도 원망하고, 원수로 여기지 아니할 것도 원수로 여기기에, 저희가 항상 은혜를 베풀어 주지만 야차녀는 항상 저희에게 피해를 끼쳐서 아기가 태어나면 모두 야차녀에게 침탈당하고 있습니다. 원하건대 세존께서는 저희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군저 야차녀를 조복시켜 주십시오.”
그때 야차녀도 그 모임 가운데에 있었다.
이때 세존께서 야차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이 모든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었느냐?”
야차녀가 아뢰었다.
“선서(善逝)시여, 제가 이미 들었습니다.”
다시 야차녀에게 물으셨다.
“너는 지금 들었느냐?”
“세존이시여, 제가 이미 들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오랜 옛적부터 이 법답지 못한 죄업을 지어 왔느니라.”
야차녀가 대답하였다.
“만약 모든 사람들이 저를 위하여 절을 지어 준다고 약속을 하면 마땅히 그런 짓을 영원히 하지 않겠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바라문 거사들에게 말씀하셨다.
“당신들은 이 야차녀가 하는 말을 들었습니까?”
모든 사람들이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저희는 지금 이미 들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당신들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사람들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반드시 절을 짓도록 하겠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이 야차녀와 권속들을 조복시키시고 곧 떠나가셨다.
세존께서는 다시 갈수라(渴樹羅) 마을에 이르셨는데, 마을 안에서 어떤 동자가 흙으로 탑을 만들며 놀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그것을 보시고 나서 곧 금강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동자가 흙으로 탑을 만들며 놀고 있는 것을 보았느냐?”
금강수 야차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지금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열반에 든 뒤에 가니색가왕(迦尼色迦王)[이 나라 말로는 정금(淨金)이라 한다.]이 이 동자가 탑을 만들어 놀던 자리에 큰 탑을 세우고, 이름을 가니색가탑(迦尼上聲色迦塔)이라 하고 크게 불사(佛事)를 할 것이다.”
세존께서는 노혜득(盧醯得) 마을로부터 무도간용왕이 살고 있는 궁에 이르는 그 중간에 7만 7천의 여러 유정들을 조복시키신 후에 다시 노혜득 마을로 되돌아오셔서 절 안에 들어가시어 좌선을 하시고, 해질녘이 되어 선정에서 일어나시어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함께 고왕(古王) 마을에 가도록 하자.”
아난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전에는 ‘내가 북천축국으로 가서 마땅히 무도간용왕을 조복시킬 것이니, 그 국토 안에 다섯 가지의 수승한 일이 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세존께서는 다시 ‘나와 함께 고왕 마을에 가자’고 하시니 이 일은 어떻게 된 말씀입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이미 금강수와 함께 북천축에 갔었지만 기억하건대 많은 마사림(摩娑林)에서 흙으로 만든 탑에 이르기까지와 노혜득 마을로부터 무도간용왕의 용궁에 이르는 그 중간에 여래는 7만 7천의 유정들을 조복시켰다. 그러나 그 나라에는 열악한 일이 있으니, 토지는 높고 낮으며 풍요롭지 못하고 자갈이 많으며 성품이 매우 모질며 부인들은 악행을 저지르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승군성(勝軍城)에서 세상을 두루 교화하며 다니시다가 점차로 고왕 마을에 이르셨다.
이때 세존께서는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옛날에 중허왕(衆許王)이 처음으로 이곳에서 왕위에 올라 관정위(灌頂位)를 받았으니, 이곳에서 왕이 된 까닭에 이름을 고왕(古王) 마을이라고 하는 것이니라.”
다음에 세존께서는 현마(賢馬) 마을에 이르셨다.
이때 세존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그 중허왕이 이곳에 있을 때에 마보(馬寶)가 출현하였으니, 그로 인하여 마을 이름을 현마 마을이라고 하였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와 함께 마토라(麽土羅) 마을로 가도록 하자.”
아난타는 곧 대답하고 명을 받았다. 세존께서는 길을 가시어 점차 마토라 마을에 이르셨는데, 길에서 멀리 녹색의 나무숲을 보시자 곧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저 녹색의 나무숲을 보았느냐?”
아난타가 아뢰었다.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곳은 오로문다산(烏盧門茶山)으로서, 내가 열반에 든 지 1백 년 뒤에 나타(那吒)와 바타(婆吒)라고 하는 마토라 마을의 두 형제가 이곳에다가 절을 세우고 이름을 나타바타(那吒婆吒)라 할 것이니, 사마타와 비발사나를 따르는 자가 기거하는 곳으로 가장 훌륭한 곳이 될 것이니라.
마토라 마을에는 약을 아는 사람인 비밀(秘密)이라고 하는 동자와 그의 아들인 근밀(近密)이 있을 것이니, 비록 상호(相好)는 없으나 부처님과 같아서 내가 열반에 든 지 1백 년 뒤에 나의 법 가운데에 출가하여 불사(佛事)를 하리라. 또 말전지(末田地)라고 하는 아난타의 제자가 그 근밀에게 출가하여 비구가 될 것이니 나의 법을 전하는 자는 그가 마지막이 될 것이니라. 그 나타바타 사원에는 굴이 있어서 길이는 18주(肘)이고 넓이는 12주이며 높이는 7주이니, 근밀이 정법(正法)으로 교화를 베푸는 까닭에 아라한을 증득한 제자들이 각자 산가지를 하나씩 굴 안에 던져 넣을 것이니라. 그것은 길이가 4지가 되는 것으로 그 수가 매우 많아서 스승인 근밀이 열반에 들면 그의 모든 문인들이 곧 산가지를 가져다가 한곳에 쌓고 그것으로 스승의 다비(茶毘)를 행하게 될 것이니라.”
이때 모든 비구들은 의혹이 생겨서 일체의 의혹을 끊은 분이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미래의 구수(具壽)인 근밀에게 수기를 하셨으니 부처님께서 지금 수기를 하시는 것은 많은 유정들을 불쌍히 여기시는 까닭에 이익이 되게 하시려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만 지금에만 이익이 될 뿐만 아니라 과거세에도 많은 이익이 있었으니, 너희들은 마땅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야 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과거세에 이 오로문다산(烏盧門茶山)에는 거처가 세 곳이 있었으니, 한 곳에는 5백 명의 연각(緣覺)들이 살고 있었고, 한 곳에는 5백 명의 선인(仙人)들이 살고 있었으며, 또 한 곳에는 5백 마리의 원숭이들이 살고 있었다. 이 원숭이 떼의 우두머리는 심성이 사나워서 여러 원숭이 가운데에서 새끼를 낳은 것이 있으면 모두 다치게 하거나 죽게 하였다.
모든 어미 원숭이들은 자식 때문에 근심이 되어 함께 논의하였다.
‘당신들은 들으십시오. 우리의 우두머리가 항상 새끼들을 해치니 방편을 쓰도록 하되, 우리 가운데에서 만약 임신을 하게 되면 알리지 말도록 합시다.’
뒤에 어느 한 마리가 새끼를 배자 여러 원숭이들은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데려가서 은밀하게 숨겨 놓고 여러 과일을 따다가 갖다 주었다. 달이 차서 곧 수컷 한 마리를 낳으니 은밀한 곳에 깊이 숨기고 젖을 먹여서 크게 자라나게 하였는데, 이미 다 장성을 하고 나자 곧 무리의 안에서 우두머리를 쫓아내어 본래의 무리에서 떨어지게 하였다. 그 원숭이는 산에서 따로 놀다가 이리저리로 널리 떠돌아다녔기 때문에 독각(獨覺)의 소리를 듣고는 곧 그에게로 가서 가까이 머물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마음에 두려움이 없어 과일과 뿌리와 잎사귀를 따다가 항상 그것을 독각에게 공급하였고, 독각은 먹고 난 나머지를 도로 원숭이에게 먹였다.
독각의 상법(常法)으로는 음식을 먹고 난 뒤에는 곧 가부좌를 하는 것이었는데, 원숭이는 그것을 보자 곧 앉는 것을 배웠다.
뒤에 여러 독각들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는 하열(下劣)한 몸으로서 마땅히 얻어야 할 것은 이미 얻었으며, 해야 할 바는 이미 다 하였으니, 이제는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어가도록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자 곧 허공으로 올라가 신통변화를 보이니, 몸에서 불꽃을 내기도 하였으며, 혹은 몸에서 감로비[甘雨]를 뿌리기도 하였으며, 혹은 몸에서 광명을 내었다. 그리고는 곧 무여열반에 들었다.
그런데 그 원숭이는 독각들이 보이지 않자 근심이 되어 이리저리 찾아다니다가 오래된 동굴 안에 이르러 남겨진 몸을 보고 손으로 독각의 옷을 들어 올렸다.
이때 어느 천신(天神)이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이 원숭이가 독각의 옷을 벗겼으니, 독각의 남겨진 몸을 손상시킬지도 모르겠다.≻
그 천신은 곧 원숭이를 밖으로 쫓아내고 돌로 굴을 막았다. 이때 원숭이는 동굴이 막힌 것을 보자 슬피 울고 괴로워하면서 그리워하는 마음을 품고 그곳을 떠나 본래의 처소로 되돌아와서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이때 원숭이는 사람의 곁에 가까이 있는 것을 좋아하다가 사람이 없어지게 된 까닭에 마음이 편안하지 못하여 항상 사람의 말소리를 듣고 싶어하였다. 문득 다른 곳에서 선인들이 말하는 소리가 나자 원숭이는 그 소리를 듣고 길을 잃은 사람과 같이 소리를 찾아서 이리저리로 분주히 다니다가, 선인들이 고행을 닦고 있는 것을 보았다. 선인들은 손을 들어 올리고 있기도 하였으며, 혹은 한쪽 다리를 들어 올려서 발돋움을 하고 있기도 하였으며, 혹은 머리와 사지를 불에 태우기도 하였다. 원숭이는 그들에게 의지하여 오랫동안 한곳에 있으면서 두려워하는 일이 없이 언제나 꽃과 과일, 그리고 양치하는 나무를 가져다가 선인들에게 공급하였고, 선인들은 먹고 난 음식을 원숭이에게 주었다.
이때 원숭이는 선인들이 행하고 있던 위의(威儀)를 무너뜨리고 독각의 법에 따르게 만들었으니, 손을 들고 있던 자를 끌어당겨서 아래로 향하게 하여 그 자리에서 잠깐 사이에 가부좌(跏趺坐)가 되게 하였으며,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리고 있던 자를 끌어당겨서 아래로 향하게 하여 잠깐 사이에 선인의 앞에서 가부좌가 되게 하였으며, 다섯 가지 열로 몸을 불에 태우고 있던 자에게는 손가락을 튀겨서 불을 꺼버리고 잠깐 사이에 선인의 앞에서 가부좌가 되게 하였다.
그때 여러 선인들은 친교사(親敎師)에게 말했다.
‘지금 어떤 원숭이가 저희들을 장애하여 고행 닦는 것을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스승이 물으니 선인들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자세히 말했다.
스승이 말하였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원숭이는 모든 일을 기억할 수 있으니, 그 원숭이는 반드시 전에 그와 같은 위의로써 도를 닦는 선인들을 본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너희들은 그대로 따라서 결가부좌를 하도록 하여라.’
모든 선인들은 스승의 말씀을 듣고 나서 곧 가부좌를 하였는데, 전생의 선근이 현전(現前)되어 비록 친교사와 궤범사(軌範師)의 가르침을 얻지 못하였지만 저절로 37도품법(道品法)을 알아서 연각(緣覺)을 현증(現證)하였다.
이때 선인들은 원숭이가 있는 곳에서 공경하여 믿고 법을 따르며, 얻은 새로운 과일과 좋고 맛있는 음식을 먼저 원숭이에게 공양하고 난 뒤에 자신들이 먹었다. 뒤에 원숭이가 죽자 그 연각들은 여러 나라에서 갖가지의 향을 가져오고 땔나무를 모아서 원숭이를 불에 태워 다비(茶毘)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달리 생각하지 말라. 옛날에 연각들과 함께 살았던 원숭이는 바로 지금의 우바국다(憂波掬多)이니라. 예전에 많은 이익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다시 이곳에서 내가 수기(授記)한 것이니, 유정을 불쌍히 여기고 또한 많은 이익이 있게 함이니라.”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九 濟大唐三藏義淨奉 制譯爾時,世尊行至象城。有一婆羅門,遙見世尊,具三十二相、八十隨好,莊嚴其身,圓光一尋,朗逾千日,行步進止猶如寶山,賢善威儀。婆羅門遙見世尊,就佛讚歎世尊曰:‘金色之身目淨脩廣,慈愍成就,具諸功德,天中之天、調御丈夫,超渡有海。’世尊聞此讚已,便卽微笑。諸佛常行,現微笑時,放大光明,乃至還入於頂。爾時,具壽阿難陁合掌恭敬,而白佛言,以頌問曰:‘世尊從面門 出千微妙光 猶如日初現照耀於十方。’復說頌曰:‘捨離憍慢下劣心 諸佛世間最上因無緣不應現微笑 降伏煩惱諸怨敵。’佛言:如是如是。阿難陁,諸佛如來非無因緣而現微笑。阿難陁,汝見彼婆羅門,以頌讚佛不?’阿難陁荅言:‘已見。’佛言:‘此婆羅門由讚歎我善根功德,經二十劫,不墮惡趣,常得生於天人之中。從此後身,證辟支佛,名爲應讚。’時,諸苾芻咸皆生疑。唯佛世尊能斷一切疑惑,便卽請問。世尊告曰:‘汝等諦聽。此婆羅門由讚歎我一頌伽他,我爲授記,作辟支佛。’佛言:‘非但今時,由讚歎如來,獲福。過去世時,此婆羅門以頌讚我,我亦施彼婆羅門五大聚落。汝等諦聽,善思念之。我爲汝說。往昔,婆羅痆斯土城,有王,名曰梵授。正法化世,安隱豐樂,人民熾盛,無諸疾疫。其王好樂才學。時,婆羅痆斯城有一婆羅門,具大才學。其妻報曰:時節將寒,汝往王邊,善爲讚頌,令王歡喜,賜汝冬衣。其婆羅門行詣王所,見王乘象,從城而出。時,婆羅門見日念曰:爲先讚王,爲先讚象?然而此象諸人盡愛,應先讚象。時彼婆羅門以頌讚曰:形如帝釋象 色具妙威容 大力相莊嚴象王如是狀。王聞頌已,極大歡悅,亦復頌言:我之愛象王 人見皆歡喜 汝能善羙讚可賜五聚落。汝等苾芻,勿作異念。昔時象王者,我今是也。婆羅門者,今此讚象婆羅門。是。彼時,以一伽他讚我,賜與五聚落。今時,以一伽他讚我,我亦授記緣覺菩提。’爾時,世尊次到大城,於此城中,廣說如前,於四佛座經中已說。世尊行到素魯揭群城,於此城中,有一婆羅門,名因陁羅,年少多聞,自謂聰慜,於諸流輩,曾不在懷。爾時,世尊於一住處,在大衆前,爲說法要。時,婆羅門聞世尊至城,便作是念:曾聞喬答摩沙門顏貌端政,我今往觀,端政於我不?卽往佛所,乃見世尊三十二丈夫相、八十隨好,光明赫弈,周遍其身,尋光嚴飾,超過千日,猶如寶山,周遍賢善。旣觀察已,復作是念:喬答摩沙門端政於我,然不長於我卽觀佛頂而不能見便登高處亦不能見。爾時,世尊告彼婆羅門曰:‘汝獲勞苦,縱登妙高山頂,亦不能見。然如來頂汝可不聞?天、阿蘇羅及世閒人,終不能見。汝意欲知如來身量,於汝家內祭祀火處,地下有牛頭栴檀柱,汝當擎出量度,卽知如來父母所生身。’彼婆羅門復作是念:此希有事我不曾聞。可往觀察。彼卽速疾歸家,於祭祀處,掘地出柱,皆如佛說。時,彼婆羅門卽生信心。復作是念:喬答摩沙門決定一切種智。我今可往承事供養,以信心故。卽詣佛所,於世尊前,說種種讚喜,退坐一面。爾時,世尊知彼意樂、隨眠、根性,廣如上說,無始以來積集薩迦耶見,以智慧金剛杵,摧破邪見山,證預流果已,唱言:‘世尊,我已出離。我今歸依佛法僧。願與授我鄔波索迦戒。始從今日,乃至命存,以淨信心,歸依三寶。’爾時,婆羅門從坐起,整理衣服,合掌禮佛,而白佛言:‘若世尊許我,當建立牛頭栴檀柱,令一切知聞。’佛言:‘婆羅門,隨汝所作。’于時,婆羅門將栴檀柱,於寂靜處,以種種供具,建立其柱。因此復致齊會,復有餘婆羅門、居士等,爲求福樂故,於柱上,結吉祥草以因陁羅婆羅門致立齋會故名因陁羅會日。若時世尊現大神通,是時外道無色退去。天人歡喜,善人悅樂,外道逬散,投於邊地,或於婆羅門,近事而住。于時,世尊遊憍薩羅人閒,行往婆羅門聚落。時,諸異道聞沙門喬答摩來,聞已悤忙往詣婆羅門、居士族姓家。到已,便作是語願言:‘增福,增福,我辭去。’彼諸人曰:‘聖者,何故而去?’答言:‘我等以見汝等富足,我不喜見汝敗散,所以且去。’諸人問曰:‘聖者,我等有何敗散?汝等當知喬荅摩沙門與千二百人,隨從漸來。皆雨刀雹,無量無數有子婦人,悉令無子。’諸人報言:‘聖者,若實如是,應合住此。與我相助。豈合捨去?此是不善。我等決定壞滅。’外道荅言:‘汝等共我立契,然可住此。汝等可害喬答摩沙門。’諸人言曰:‘我等當害。’卽各執刀杖、弓箭、擐甲而出於衢路閒。時,釋種中,有一老人,見彼諸人,便卽問曰:‘汝等欲詣何處?’彼卽答言:‘爲害怨故。’又問:‘誰是汝怨?’彼卽答言:‘喬荅摩沙門是也。’老人報曰:‘世尊大師若是汝怨,更有何人爲汝親友?汝等可迴。’彼諸人等皆不肯迴。是時,老人便作是念:此等之輩,不以說法,而能調伏,應設種種威力,可令押伏。是時,老人便卽入村,四邊放火,燒其聚落。村內諸人竝皆號叫。害佛人等旣聞叫聲,竝皆驚忙,共相謂曰:‘喬答摩沙門去此旣遠,今乃現有極大損失。聚落被燒,應可卻迴。且救其火。’彼等旣迴救火,不得須臾之閒,世尊便至,問諸人曰:‘何爲驚忙?’諸人答言:‘今被火燒,不能救得。’佛便報曰:‘我今爲汝滅卻其火。’諸人白言:‘唯願世尊,爲我滅火。’是時,如來言語纔訖,佛威力故,其火竝滅。時,諸人等皆生信心,而白佛言:‘世尊今者,何故得來?’佛卽報言:‘利益汝等,而來至此。’爾時,世尊知諸人等心之意樂、隨眠、自性,卽爲說法,令證四諦,如上所說。無始時來積集煩惱薩迦耶見山,以智金剛杵,摧破耶山,令諸人等,皆悉證得預流聖果。’時,諸苾芻咸皆有疑。請世尊曰:‘唯有如來能斷疑惑。’諸苾芻等白言:‘世尊,觀此老釋種,以貪親愛,遂燒聚落,由此業故,獲罪無量。’爾時,世尊告諸苾芻:‘非但今生,爲貪愛故,燒此村落。已於過去,無量多生,爲貪愛故,已燒聚落。汝等諦聽,諦聽,善思念之。吾當爲汝分別解說。於往昔時,有一聚落,有五百獼猴居住。所有苗稼,被諸獼猴,皆悉損壞。聚落諸人集會議論:作何方計,而息此災?其中,有人而出言曰:要須摠殺,方息此災。又有人言:云何能殺?彼卽答言:聚落四邊一切樹木,皆悉伐卻,留一柹樹,四邊安棘,其柹旣熟,諸獼猴等竝集樹上,欲食其果,當可殺之。是時,諸人遂伐其樹,悉皆竝盡,唯留一樹,四邊安棘。當留一人,常令看守,待諸獼猴悉上樹已,可報衆知。諸獼猴中有一獼猴,告獼猴王曰:有柹今熟,應可共往而取食之。是時,獼猴摠集柹樹,諸人知已,悉持刀杖,共集樹下,欲伐其樹。彼諸獼猴心懷怕懼,傳枝來往。其獼猴王元無憂懼,坦然食果。諸獼猴等白其王曰:今遭厄難,如何食果,一無驚怖?時獼猴王而說頌言:凡人多事者 障礙自然生 樹大卒難斫汝須無畏食。時,獼猴群中,有一小獼猴子,在於聚落,先被拘繫,拓頰憂愁。時,有獼猴旣見憂愁,遂便慰問同類曰:何故憂愁,拓頰而住?彼便答曰:善友,當知何得不愁?此聚落人欲殺我等諸眷屬故,何得不愁?又復問曰:汝今何不努力?小獼猴荅曰:今被拘繫,如何努力?衆復報言:我今解放。時彼被繫獼猴,旣得放已,於聚落內,遂放其火,周遍而燒。聚落人衆發大鬧聲,其斫樹人旣聞叫聲,悉皆驚怖,共相語曰:此獼猴等離我遙遠,未能爲害,旣有火災,應可且去,爲救火故。皆走奔村,彼衆獼猴悉皆下樹,免難而去。’佛告諸苾芻:‘汝等勿作異念。往昔小獼猴者,今此釋迦老人。是非但今生爲愛親屬,燒其聚落。已於過去,亦爲愛親屬故,焚燒聚落。’爾時,世尊行至迦羅城,於迦羅城中,前已廣說,四佛坐緣訖。爾時,世尊又至盧醯德迦城,住於象力藥叉宮內。是時,藥叉巡諸藥叉衆中,撿挍時,象力藥叉聞世尊入城,住於我宮。卽詣佛所,到已頂禮世尊雙足,坐於一面。世尊見藥叉坐已,爲宣說法要,示教利喜,餘如上說。是時,象力藥叉從坐而起,整理衣服,頂禮世尊,合掌白言:‘唯願如來,受我微請,今夜住我宮中。’爾時世尊嘿然受請時象力藥叉知佛受已,便於宮內,爲世尊造五百寺,一一寺內,各造五百大牀、小牀及諸敷具、帷幕、帳蓋。旣修造已,請佛世尊及苾芻衆,受其供養。于時,世尊及諸苾芻受其請已。時,象力藥叉有一親友藥叉,名屈底迦,在迦濕彌羅國。時,象力藥叉遣使往報#我今請佛及苾芻衆,汝之北地所有果子,應可送來。時,象力藥叉發遣使已,卽於其夜,備辦飮食,幷五百寺內,灑掃敷座,安置淨水,命執事人,令知次第。時,屈底迦藥叉旣奉信,盛滿䒰篋葡萄等果,令諸藥叉,負送至寺地邊,積聚安置。諸苾芻等旣見果子,悉皆不識,請問世尊:‘此是何果,如何服之?’時,佛答言:‘北方果子名曰葡萄。以火作淨,當可食之。’時,諸苾芻受得果子,一一作淨,遂延時節。佛見便訶:‘不應如是一一作淨。應於果聚,取一火炭,三處淨之。’是時,象力藥叉以種種飮食,一一自手,奉授世尊及苾芻等,廣如上說,大衆食已,時,象力藥叉取一小座,於如來前,端坐聽法。世尊爲彼藥叉,說微妙法,示教利喜,卽從座起。于時,葡萄食訖,由尚多殘。佛言:‘應可押取葡萄汁。’煎汁不熟,遂便抒出。佛言:‘應可熟煎,盛貯,供僧伽等非時漿飮。’爾時,世尊於住房外,旣洗足已,便向房中,宴坐入定。是時,世尊便作是念:我今於此,壽命短時,出現於世,涅槃時到,有多調伏事故,應可須作。我若共阿難陁苾芻,詣北天等國,爲調伏事,難可得成。今者應可共金剛手藥叉,往彼調伏。爾時,世尊以二伽他,命金剛手藥叉曰:有念者賢善 存念者安寧 有念者安睡思惟得寂靜。 有念者願善 存念者安寧有念者安睡 捨離勝負心。爾時,世尊告金剛手藥叉曰:‘汝可共我往北天竺,調伏阿鉢羅龍王。’‘唯然,世尊。’其金剛手藥叉共世尊,乘空而往。世尊遙見靑林,告金剛手藥叉言:‘汝見此靑林不?’答言:‘善逝,已見。’復告曰:‘我滅度一百年後,當於此處,造僧伽毘訶羅,名曰暗林,學奢摩他者,爲第一處。’爾時,世尊遊行,至積集聚落。時,彼聚落有住藥叉,名曰覺力。心懷暴惡。此聚落人民恒常祭祀。雖復設祭,而恒被損害。時,聚落人聞世尊至。往詣佛所,頂禮佛足,退坐一面。爾時,世尊爲聚落人,說微妙法,示教利喜,嘿然而住。是時,聚落人衆從坐而起。頂禮佛足,合掌恭敬,而白佛言:‘世尊,此覺力藥叉於其長夜,與我爲怨,恒常損害。唯願世尊,愍我等故,調伏藥叉。’是時覺力藥叉亦在衆會而坐爾時,佛告覺力藥叉曰:‘再三而問,汝今聞不?’時,覺力藥叉答言:‘我聞。’佛復告曰:‘汝今應可速捨惡心。’藥叉答曰:‘我今捨惡,更不爲害。’是時,世尊便令受戒,歸依三寶。時,彼藥叉卽於此處,造立一寺,名曰稱集。諸信心人布施資具,悉皆充足。寺旣成已,世尊便去。是時,藥叉隨佛而去。世尊告曰:‘汝可迴還,守護此處。我今助汝,而守護之。我滅度後,以身肩骨,留於此地。後有諸人,起窣堵波,號爲積集窣堵波。’世尊復至泥德勒迦聚落,復有藥叉,名曰法力。世尊便卽調伏。是時,藥叉同前造寺,名泥德勒迦寺。世尊復至信度河邊,有一舡師。是時,世尊示現種種神變,而調伏之,證見諦理,幷及調伏鹿疊藥叉。佛以神力,加被藥叉。今留足迹,因此時人,共以立號,名爲鹿疊藥叉足迹。爾時,世尊復至仙人住處,於此調伏杖灌仙人。于時,婆羅門及居士等,共以置立坐臥之處,便卽號爲杖灌仙人坐臥之處。爾時,世尊告金剛手藥叉:‘汝可共我詣無稻芉龍王宮中。’‘唯然,世尊。’爾時,如來與金剛手藥叉,到龍王宮中。于時,無稻芉龍王旣見世尊,到於宮裏,便卽瞋怒,念起害心,發諸煩惱,上昇虛空,降注雹雨幷諸土塊于時世尊知龍瞋怒便卽運想入慈心定。旣入定已,所注土雹,於如來上,變爲沈檀、多摩羅、末香等,如雲而下。時,龍旣見不害世尊,便卽放輪及諸兵器,尋卽化爲四色蓮華,空中而下。是時,無稻芉龍王遂放煙雲。爾時,如來以神通力,亦放煙雲。于時,龍王貢高、狂慢,因斯除息,遂便入宮,止息而住。爾時,世尊便作是念:由二種因,能得降伏#一切惡龍,或令怕懼,或令瞋怒。然此龍王合受怕懼。作是念已:告金剛手藥叉曰:‘汝可惱觸此惡龍王。’爾時,藥叉受如來教,以金剛杵,擊破山峯,其山旣倒,壓半龍池。是時,龍王憂愁怕懼,卽欲逃竄。爾時,世尊入火界定,令其十方,悉皆火聚。是時,龍王逃走無路,唯世尊足立之處寂靜淸涼。是時,龍王詣世尊所,頂禮雙足,而白佛言:‘世尊何故惱亂於我?’佛卽答言:‘我是法王,豈得惱汝?我若不獲如此,勝慈早已滅沒,唯留空名。’爾時,世尊以千輻輪輞縵、吉祥無畏之手,摩龍王頂。便卽告言:‘賢首,當知汝由淸淨飮食供養聲聞,幷施賢甁,盛滿淨水,合於三十三天中生,由邪願故,受傍生身,害諸衆生,而自活命。此身滅後,當墮地獄。’時,彼龍王便卽白言:‘唯願世尊,示我所作。’佛告龍王:‘汝於我所,歸依三寶,受淸淨戒,住摩揭陁一切人衆宜施無畏。’時,彼龍王白佛言:‘世尊,我今受淸淨戒。’時,龍妻子幷諸眷屬合掌頂禮而白佛言:‘世尊,我等亦願歸依三寶,受淸淨戒。’無稻芉龍王復白佛言:‘我等諸龍多有怨害。又有龍王,名箭。唯願世尊,與受淨戒,令發慈心。’爾時,世尊與諸龍等受淸淨戒,歸依三寶。時,執金剛手菩薩見無稻芉龍王及諸眷屬,皆悉調伏,歸依三寶,受淸淨戒,歡喜踊躍。時,世尊調伏無稻芉龍王六萬眷屬已,從座而去。世尊遙見綠色樹林,便告金剛手曰:‘汝見彼林不?’白言:‘我今已見。’佛言:‘金剛手此迦濕彌羅國境,我滅度後,百年中,當有苾芻弟子。彼苾芻當調伏虎嚕茶毒龍已,卽從龍,乞一跏趺安坐之處,以方便故,遍此國土,流傳正法。順毘鉢舍那者,坐臥處中,最爲第一。其國境內,當有六萬六百六十三聚落。’爾時,世尊又到足爐聚落已,調伏仙人及不發作藥叉幷諸眷屬,於揵陁聚落調伏女藥叉及其眷屬。世尊復到稻穀樓閣城,於此城中,化勝軍王母,令住四諦已,世尊復到乃理逸多城,於此城中,有一陶師,倚是工巧,以自貢高,所作之器,於其輪上,待器乾已,然後方下。爾時,世尊知調伏時至,自化爲一陶師,共彼陶師自相謂言:‘器皿何似從輪而下?’陶師答言:‘乾成而下。’化人報曰:‘我亦乾成而下。汝共我同然,我有異術,獨能輪上成熟將下。’陶師答言:‘汝技過我。’化人報曰:‘非直輪上出,成熟器亦能更出七寶諸器。’陶師見已,卽便信伏。于時,世尊攝化陶師,而復本身,說微妙法,令其眷屬住四眞諦。爾時,世尊次至綠莎城,於其城中,爲步多藥叉及其眷屬說微妙法,歸依三寶,令住禁戒。於護積城中,調伏牧牛人及蘇遮龍王。世尊次至增喜城,於此城中,王名天有,及其眷屬令住實諦。復次,調伏栴荼梨七子幷護池藥叉幷諸眷屬,於彼城側,有一大池,阿濕縛迦及布捺婆素於此池中,俱受龍身。十二年後,卽便出現,心懷瞋怒,而自念言:世尊不爲我等說法,而令我等今墮惡趣,受此龍身,我等應毀壞彼教。爾時,世尊便作是念:此二毒龍有大威力,我滅度後,決定必能壞我法教,而作灰塵。作是念已,便往池所,告二龍曰:‘有足經我爲汝說,令汝等知。’二龍白曰:‘我等龍身,豈能解了?’作是語已,便卽沒水。復作念言:‘世尊爲我說法,而我亦不能知解。爾時,世尊於其池所,便留其影。龍見佛影,數數出現,常謂世尊猶住於此。復於其處,調伏二夜叉女,一名那利迦,二名那荼達耶。爾時,世尊至軍底城,於其城中,有女藥叉,名曰軍底。常住此城,心懷暴惡,而無畏難。一切人民所生男女,常被食噉。然彼城中,婆羅門、居士等,聞世尊到軍底城側,現在其處。諸人聞已,共爲集會,一時出城,往詣佛所,到已頂禮世尊雙足,退坐一面。于時?世尊與婆羅門、居士等,爲說法要,示教利喜已,乃至如上,默然而住。爾時,婆羅門、居士等,從坐而起,整理衣服,於世尊前,合掌而白佛言:‘唯願世尊及苾芻衆,明旦食時,受我微供。乃至飯食訖,收衣鉢,洗手已,卽持金甁,在世尊前,有所求乞,而作是言:‘世尊,彼諸毒龍及惡藥叉,皆已調伏,然此軍底女藥叉於長夜中,而與我等非怨爲怨,非讎爲讎,我常恩義,彼常怨害,所生孩子,皆被侵奪。唯願世尊,哀愍我等,調伏軍底女藥。’叉爾時,藥叉亦在會中。于時,世尊告女藥叉曰:‘汝今聞此諸人語不?’藥叉白言:‘善逝,而我已聞。’復問女藥叉曰:‘汝今聞不?’答言:‘世尊,我今已聞。’佛言:‘汝夂遠來,作此非法罪業。’答言:‘諸人共我立契,若能爲我造寺,卽當永斷。’爾時,世尊告婆羅門、居士:‘汝等聞此女藥叉語不?諸人答言:‘世尊,我今已聞佛言汝等云何諸人白言世尊我等必爲造寺。’爾時,世尊調伏此女藥叉幷眷屬已,便捨而去。世尊復至渴樹羅聚落,於此村中,有一童子,以土爲塔,而作戲劇。世尊見已,便告金剛手:‘汝見此童子以土爲塔而作戲不?’金剛手白佛言:‘我今已見。’佛言:‘我滅度後,迦尼色迦王此云淨金。於此童子戲造塔處,建大窣堵波,號曰迦尼上聲色迦塔,廣作佛事。’世尊從盧醯得聚落,乃至無稻芉龍王所住之宮,於其中閒,調伏七萬七千諸有情已,還盧醯得聚落,入於寺內,宴坐。至日晡時,從寂而起,告阿難陁曰:‘可共往古王聚落。’阿難陁白佛言:‘世尊,如來先說我往北天竺,當調伏無稻芉龍王。其國土中,有五勝事。今者,世尊復云共我往古王聚落。此事如何?’世尊告曰:‘我已共金剛手,往北天竺,記多摩娑林乃至土塔,從盧醯得,至無稻芉龍宮,於此中閒,如來調伏七萬七千有情,然於彼國,有其劣事,土地高下,豐饒荊棘,多諸瓦石,大性甚惡,婦人惡行。’爾時,世尊遊行勝軍人閒,漸至古王聚落。是時,世尊告阿難陁曰:‘往昔衆許王,初首於此受灌頂位,最居第一,爲王故,名古王聚落。’復次,世尊至賢馬聚落。是時,世尊告阿難陁曰:‘其衆許王而於此處,馬寶出現,因名此邑爲賢馬聚落。’爾時,世尊告阿難陁:‘爾可共我往麽土羅聚落。’‘唯然,受教。’時,世尊漸行,往麽土羅,在路遙見綠色樹林,卽告阿難陁曰:‘汝見彼綠色樹林不?’白言:‘已見。’‘此是烏盧門荼山,我滅度一百年後,有麽土羅兄弟二人,一名那咤,二名婆咤,而於彼處,建立寺舍,當號名那咤婆咤。順奢摩他、毘鉢舍那者坐臥之處,最爲第一。於麽土羅聚落,當有識藥人童,子名爲秘密。有子名近密,雖無相好而同於佛,我滅度一百年後,於我法中,出家而作佛事。’時,有阿難陁弟子,名末田地。度彼近密而爲苾芻,傳我法者,此爲最後。於那咤婆咤寺內,有窟,長十八肘,廣十二肘,高七肘。由彼說法化,得證阿羅漢者,各一籌長,可四指,擲著窟中。是時,近密而取滅度。彼諸門人卽便取籌,積集一處,而用闍毘。’時,諸苾芻皆生疑惑,問斷一切疑者:‘世尊,有記未來具壽近密,佛今授記,當憐愍多有情故,而作利益?’佛言:‘非但今時作斯利益。於過去世,亦多利益。汝當諦聽,善思念之。’佛言:‘乃往過去,於此烏盧門荼山,有三居處:一處有五百緣覺,一處有五百仙人,一處有五百獼猴。時,此獸群頭主本懷惡性,諸獼猴中,有生子者,皆被傷殺。諸雌獼猴爲子憂愁,共相議曰:汝等當聽,我此群主,常害我子,可設方便,我若懷胎者,不須報知。至於後時,有一懷胎,諸獼猴等將至幽處,而密藏隱,共採諸果,私相供給。日月旣滿,便生一男,深藏密處。令遣乳哺,長養使大,旣成立已,卽於衆內,驅逐群頭,令離本衆。於山別遊,以遊行故,聞獨覺聲,卽便往詣,親近而住,心無怖懼,卽採果實及諸根葉,常將供給。獨覺食餘,還飼獼猴。獨覺常法飯食已訖,卽跏趺坐。獼猴見已,便卽學坐。後諸獨覺便作是念:我下劣身,應得已得,所作已辦,今可將入無餘涅槃。作是念已,便卽騰空,示作神變,或身出火焰或身灑甘雨或身出光明已便入無餘涅槃,而彼獼猴心懷憂惱,便卽尋覓,至舊窟中,乃見遺身。是時,以手擧獨覺衣時,有天神,便作是念:今此獼猴脫獨覺衣,恐損遺身。時,彼天神驅獼猴出,以石覆窟。獼猴是時,見窟閉已,悲泣懊惱,懷戀而去。還至本處,而以遊行。是時,獼猴樂附近人,旣無人故,心不安樂。常聽人語,忽於異處,有仙語聲。獼猴聞已,如失路人,尋聲奔走,乃見仙人,而修苦行,或有擧手,或翹一足,或五熱炙身。獼猴依附,長時一處,而無怖畏,恒持花果及以齒木供給仙人。仙人食殘,還與獼猴。是時,獼猴壞仙人威儀,令依獨覺法,見擧手者,挽令向下。便卽彈指,作跏趺坐。翹一足者,挽令向下,還卽彈指,於仙人前作跏趺坐。五熱炙身者,卽滅其火便卽彈指於仙人前作跏趺坐爾時,諸仙人等白親教師曰:‘今有獼猴,障礙我等,廢修苦行。’師便問曰:‘是時,仙人廣如上說。’師又告曰:‘汝等當知但是獼猴,皆能記事,決定曾見如是威儀修道仙人。汝可依隨,結跏趺坐。’諸仙人等旣聞師語,便跏趺坐。昔有善根當得現前,雖不得阿遮利耶及鄔波馱耶教示,自能生得三十七道品法,現證緣覺。時,仙人等於獼猴處,敬信隨法,所得新果及好羙食,供養獼猴。然後自食。乃至後時,獼猴身死,彼緣覺等於諸方國,取種種香,積集薪草,焚燒獼猴。爾時,世尊告諸苾芻:‘汝等勿作異念。往昔獼猴與緣覺同住者,今憂波掬多是。往昔之時,以多利益,今復於此,我與授記,哀愍有情,亦多利益。’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藥事卷第九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9권(ABC, K1389 v37, p.656b01-663b20)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10권


대당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이라보제(儞羅步提)의 인연
그때 세존께서는 용군(勇軍)에서 두루 교화하며 다니시다가 점차 말토라성(末土羅城)에 이르셨다.
그 성안에 있던 정행(淨行) 바라문들은 교답마 사문께서 말토라성에 도착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말하였다.
“그는 지극히 말을 잘하며 깨달음을 밝게 비추어 그에 안주하며 분석하여 4종인(種人) 등의 청정한 법을 가르쳐서 명백하게 나타낸다고 하니, 그 교답마 사문이 만약 이 성에 들어오면 우리들의 이양(利養)을 반드시 끊어지게 할 것입니다. 우리가 들으니 교답마 사문은 그를 존중하지 않는 곳에서는 교화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만약 누군가가 저 교답마에게 공경하여 대하지 않으면 그는 반드시 우리 말토라성에 들어오지 않게 될 것입니다. 만약에 천하고 비열한 사람들이 가서 그를 업신여기고 함부로 대하여 교답마의 마음을 두렵게 만들어 이곳에 오지 못하게 하거나, 가장 뛰어난 사람이 교답마를 공경하지 않고 업신여긴다면 이것은 마땅히 매우 좋은 계책이 될 것이니, 우리들 가운데에서 누가 상수(上首)가 되겠습니까?”
그때 말토라성에는 이라보제(儞羅步提)라고 하는 한 바라문이 있었는데 4명(明)과 4베다[薜陀]에 통달하여 말을 하면 실제에 맞게 전달하여 자신의 종(宗)을 드러낼 수 있고 다른 종을 꺾어 무너뜨릴 수 있었다.
이때 말토라성의 바라문들은 모두가 함께 모여 이라보제의 처소로 가서 말하였다.
“오파타야(鄔波馱耶)시여, 우리들이 듣기로는 교답마 사문이 이곳에 왔는데, 그는 지극히 말을 잘하며 깨달음을 밝게 비추어 그에 안주하며 분석하여 4종인(種人) 등의 청정한 법을 가르쳐서 명백하게 나타낸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교답마는 그를 존중하지 않는 곳은 가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니, 만약 어떤 사람들이 그 교답마를 존중하지 않으면 그는 절대로 우리 말토라성에 들어오지 않을 것입니다. 천하고 비열한 사람들을 시켜서 그에게 가서 업신여기고 함부로 대하여 교답마의 마음을 두렵게 하여 그가 이곳에 오지 못하게 하거나, 매우 훌륭한 사람이 교답마를 존중하지 않고 업신여긴다면 이것이 마땅히 훌륭한 계책이 될 것인데, 오파타야를 제외하고 달리 어떤 뛰어난 사람이 또 있어서 능히 이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원하건대 그가 존중받지 못하도록 말로 꾸짖고 욕을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때 이라보제는 모든 사람들에게 말했다.
“나의 혀는 뜻에 맞게 움직여서 꾸짖고, 욕을 할 만하면 나는 곧바로 꾸짖고 욕을 하며, 찬탄할 만하면 나는 곧바로 찬탄을 할 것이다.”
그때 이라보제는 나이 많은 여러 바라문들과 함께 앞뒤로 둘러싸여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나아갔다. 이라보제 바라문은 세존께서 서른두 가지의 대장부상(大丈夫相)과 80가지의 수호(隨好)를 갖추시어 스스로를 장엄하셨으며, 원광(圓光)이 8자나 되어 천 개의 해보다 밝아서 마치 보배 산과 같으시며, 훌륭한 제자들에게 둘러싸여 적정(寂靜)하신 위의로 한 나무 아래에 앉아 계신 것을 멀리서 보았다. 이라보제는 세존을 뵙고 나자 마음에 뛸 듯이 기뻐하여 곧 찬탄하는 말을 하였다.

나는 크게 기뻐하여
일체의 지혜를 갖추신 선인을 찬탄하며
이제 이분의 수승하신 공덕을 말할 것이니
사람들 모두 듣고 사랑하며 즐거워할지로다.

5근(根)을 훌륭하게 조복받으셨으며
법답게 몸과 뜻을 청정하게 하셨나니
넓고 큰 공덕의 바다
내가 이제 간략하게 찬탄하리라.

논의(論議)에 있어서 가장 훌륭하시며
조복(調伏)을 시키는 데 아무 허물이 없으시며
능히 제일의(第一義)를 알 수 있으시니
다투어 논쟁하더라도 능히 움직이게 할 수 없으며

명행(明行)을 원만히 얻으시어
모든 금계(禁戒)에 훌륭하게 통달하셨으며
수승한 선정(禪定)은 산왕(山王)과 같으시며
힘은 나라연(那羅延)과 같으시도다.

이와 같은 수(首)로 하여 5백 송(頌)의 게송으로 세존으로 찬탄하였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 바라문이 마음 깊이 신심을 낸 것을 아시고 곧 설법을 하시니, 앉은 자리에서 참다운 진리의 이치를 증득하였다.
그때 이라보제는 세존을 찬탄하고 나서 곧 하직 인사를 드리고 물러나 본래 머물던 성으로 되돌아갔다.
이때 성안의 모든 나이 많은 바라문들은 이라보제가 갖가지의 아름다운 말로 세존을 찬탄한 것을 알고 곧 그를 꾸짖어 말하였다.
“우리들은 오파타야께서 교답마 사문의 처소로 가서 공경하지 않는 말을 해 달라고 하였는데, 무슨 까닭에 그에게 도리어 찬탄하는 말을 하였습니까?”
이라보제가 바라문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전에 이렇게 말하지 않았습니까? 나의 혀는 마음에 맞게 움직여서 그 사람이 욕을 먹을 만하면 내가 곧 욕을 하고, 칭찬 받을 만하면 내가 찬탄을 한다고. 내가 교답마 사문을 보니 공덕이 넓고 커서 찬탄할 만하였기에 찬탄을 한 것이니, 여러분은 나를 꾸짖어서는 안 됩니다.”
그대 세존께서는 모든 대중들과 함께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서 말토라성에 들어오시어 걸식을 하셨다. 그 성안에서는 마침 성수(星宿)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이때 성수 여신(星宿女神)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약 교답마 사문이 이 성에 들어온다면 제사지내는 날에 나에게는 반드시 장애가 있게 될 것이니, 미리 계책을 세워서 그로 하여금 되돌아가게 만들어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세존의 앞에서 형체를 드러내었다.
부처님께서 여신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의 몸은 아름다운 옷으로 장엄을 하여도 오히려 단정하지 못하거늘 하물며 몸을 드러내는 것이겠느냐?”
천녀(天女)는 이 말을 듣자 곧 부끄러운 마음이 생겨서 몸을 감추고 나타나지 않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길의 한쪽 가장자리에서 벗어나 대중들의 앞에 자리를 펴고 앉으시어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말토라성에는 다섯 가지의 허물이 있으니, 첫째 토지가 평평하지 못함이고, 둘째 곳곳에 가시덤불이 매우 많은 것이며, 셋째 자갈이 너무 많은 것이며, 넷째 백성들이 혼자만 먹는 것이며, 다섯째 여러 여인들이 많은 것이다. 그러한 까닭에 이 성에는 들어가지 않겠노라.”
그때 세존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셔서 곧 여약차(驪藥叉)의 동산으로 가시어 한 나무 아래에 앉으셔서 대중들에게 둘러싸여 고요하게 머무르셨다.
이때 말토라성의 바라문 거사들은 교답마 사문이 성에 들어오시려고 하다가 천녀(天女)의 장애로 성에 들어오지 못하시고, 여약차 동산의 한 나무 아래에 머물러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들은 이 소식을 듣자 각자가 갖가지의 음식을 마련하여 수레에 함께 싣고, 세존 계신 곳으로 가서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그 신심이 있는 바라문 거사들에게 법요를 간략히 말씀하시고……(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잠잠히 계셨다.
그 바라문 등은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합장하여 공경하게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세존을 위하여 갖가지의 청정한 음식을 마련해서 각자가 수레에 싣고 와서 세존께 바칩니다. 원하건대 자비를 베푸시어 저희들의 공양을 받아 주십시오.”
그때 부처님께서는 구수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여약차의 궁전 안에 머물러 있는 모든 비구들을 이 공양을 베푸는 모임에 모이게 하여 그 가운데에서 먹게 하도록 하여라.”
아난타가 대답하였다.
“알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때 아난타는 부처님의 명을 받고 여약차의 궁전 안에 의지하고 있는 모든 비구들에게 널리 알려서 모이게 하였다. 모두 그 모임에 모이자 세존 계신 곳에 나아가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이, 모이는 집에 다 모여서 차례대로 앉았습니다. 원하옵건대 성인께서는 때를 아십시오.”
세존께서는 모여 있는 집으로 가셔서 도착하시자 비구 대중 앞에서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이때에 말토라성의 신심이 있는 바라문 거사들은 부처님께서 비구 대중[僧]과 함께 앉아서 식사를 마치시고……(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손을 씻고 나서 발우 거두시기를 끝마치시니, 곧 부처님의 앞에서 머물러 계실 것을 원하면서 이렇게 아뢰었다.
“저 여러 독룡과 사나운 약차들은 모두가 이미 조복되었는데, 이 여약차는 언제나 저희들에게 오랜 세월 원수가 아닌데도 원수처럼 여기고, 거스르지 않는데도 거스르는 것으로 여겨서 저희들에게서 태어나는 아기들을 모두 침탈하고 있습니다. 세존께서는 저희들을 위하여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내시어 사나운 여약차를 조복시켜 주십시오.”
그때 그 약차는 먼저 그 모임 가운데에 앉아 있었다.
이때 세존께서 그 약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말을 들었느냐?”
“세존이시여, 이미 들었습니다.”
다시 약차에게 말씀하셨다.
“이 말을 들었느냐?”
“선서(善逝)시여, 제가 이미 들었습니다.”
또 약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법답지 못한 일을 마땅히 싫어하고 버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약차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만약 사람들이 사방의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절[毘訶羅]을 짓는다면 제가 마땅히 그런 일을 버리고 반드시 손해를 끼치지 않겠습니다.”
이때 세존께서 말토라 마을의 신심 있는 바라문 거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분은 이 말을 들었습니까?”
바라문들이 대답을 하였다.
“이미 들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절을 짓겠습니다.”
이때 세존께서는 여약차와 그의 5백 권속들을 조복시키셨다. 이때 바라문 등은 그 약차와 5백 권속들을 위하여 5백 개의 절을 지었다.
이와 같이 점차로 연못의 약차와 숲의 약차와 하리가 약차녀(訶梨迦藥叉女)를 조복시키셨다.
이때 세존께서는 대신통(大神通)을 나투시어 마토라성(摩土羅城) 가운데에 들어가시어 암 약차녀(闇藥叉女)와 5백의 권속들을 조복시키시니, 저 성의 사람들은 또한 비구를 위하여 5백 개의 절을 지었다. 이때 세존께서는 이 성의 바깥 성에서 2천5백의 약차를 조복시키셨고, 이 성의 신심이 있는 사람들은 또한 다시 2천5백 개의 절을 지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오달라(鄔達羅) 마을에 이르시어 오달라숲에 머무르셨다. 그때 오달라연(鄔達羅延)이라고 하는 어떤 바라문이 세존께서 그 숲 가운데에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흰 말이 끄는 수레를 타고 손에는 금으로 만든 지팡이와 금으로 만든 대야를 가지고서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성으로부터 나와서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려고 하였다. 그는 수레가 다닐 수 있는 곳에서는 수레를 타고 갔으며, 수레가 갈 수 없는 곳에서는 걸어가, 마침내 부처님 계시는 곳에 이르렀다. 그는 훌륭한 표현으로 세존께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오달라연 바라문인 대장자(大長者)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약간의 문답을 하고자 하오니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허락하여 주십시오.”
세존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그대 마음대로 물으시오.”
바라문이 여쭈었다.
“교답마시여, 이 5근(根)은 갖가지 경계에서 각각 그 본래의 경계만을 취하고 다른 경계를 취하지 않습니다. 이른바 안근(眼根)ㆍ이근(耳根)ㆍ비근(鼻根)ㆍ설근(舌根)ㆍ신근(身根)은 무엇으로써 계처(界處)를 포섭하며, 무엇으로써 의지처를 삼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이 5근이 가지는 각자의 계처(界處)는 각자 본래의 경계만을 취하고 다른 경계는 취하지 않으니, 이른바 안계(眼界)와 나아가 신계(身界)의 이 여러 근(根)들은 의(意)가 능히 섭수하며, 이 5근은 의로써 의지처(依止處)를 삼느니라.”
바라문이 여쭈었다.
“의(意)는 다시 무엇으로써 의지처를 삼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염(念)으로써 의지처를 삼느니라.”
바라문이 여쭈었다.
“염은 무엇으로써 의지처를 삼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4념처(念處)로써 의지처를 삼느니라.”
또 바라문이 여쭈었다.
“4념처는 무엇으로써 의지처를 삼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7각지(覺支)로써 의지처를 삼느니라.”
또 바라문이 여쭈었다.
“7각지는 무엇으로써 의지처를 삼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명해탈(明解脫)로써 의지처를 삼느니라.”
또 바라문이 여쭈었다.
“명해탈은 무엇으로써 의지처를 삼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열반(涅槃)으로써 의지처를 삼느니라.”
또 바라문이 여쭈었다.
“열반은 무엇으로써 의지처를 삼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그대가 지금 물은 것은 그 일이 심원하여 그대는 그 열반의 끝에 도달할 수가 없다. 나는 이제 닦은 범행(梵行)으로 바르게 고(苦)를 끊은 까닭에 모든 고제(古際)를 다한 것이다.”
그때 오타연(鄔陀延) 바라문 대장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마음에 기뻐하여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고 떠나갔다.
이때 그 장자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어떻게 해야 저 사람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을까?’
그 장자는 예전에 어떤 사람이 음식을 가지고서 세존과 성문 대중에게 공양을 드리고서 곧 발원을 하여 마음에 구하는 바를 모두 얻었다는 말은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 부처님 계신 곳으로 되돌아와 옷매무새를 가지런히 하고 합장하며 이마를 땅에 대어 예배를 드리고는 곧 아뢰었다.
“원하건대 세존께서는 비구 대중과 함께 내일 아침 저의 집에 오시어 공양을 드시기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음)……이때 장자는 세존께서 공양을 다 드시고 손을 씻으시고 발우를 걷으신 것을 알고, 세존의 앞에 작은 자리를 가져다가 앉고는 곧 생각으로 나쁜 발원을 하였다.
‘이 무리의 사문 교답마와 여러 제자들이 나의 밥을 먹고서 나와 함께 소가 되어야 하리라.’
그때 세존께서는 오타연이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아시고 곧 그에게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너는 마음으로 법을 어겼으니 끝내 성취할 수 없느니라. 이 모든 비구들은 이미 후생의 몸을 다하였으니, 그대는 이제 다시 다른 발원을 하도록 하라.”
그때 세존께서는 축원을 하시고 나서 자리에서 떠나시어 본래의 처소로 되돌아가셔서 비구들의 앞에 자리를 펴고 앉으시어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오타연은 삿된 발원을 하여 나쁜 마음을 냈으니, 너희들은 음식을 먹고 나서 빨리 과거 부처님의 게송을 말하여 그 삿된 발원이 성취되지 못하게 해야 할 것이니라.”
이때 모든 비구들이 게송을 말하여 마쳤다.
그때 세존께서는 밤이 다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오타연(鄔陀延) 마을에 들어가시어 걸식을 하셨는데, 시자인 구수 아난타가 부처님의 좌우에서 수행하였다.
그 마을 안에는 가전라(迦戰羅)라고 하는 한 노파가 있었는데 그 노파가 물을 긷기 위해 우물가로 가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그 노파가 조복될 때가 되었음을 보시고 구수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저 노파가 있는 곳으로 가서, ‘세존께서 물이 필요하시니 당신께서 갖다 드리라’고 하여라.”
노파가 말했다.
“성자여, 제가 지금 물을 받들겠습니다.”
그 노파는 빠르게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다가, 여래께서 32상(相)과 80종호(種好)를 갖추셨으며 광명이 밝게 빛나는 것이 천 개의 해보다도 밝아서 마치 보산(寶山)이 다니는 것과 같으심을 보았다.
이때 그 노파는 세존을 뵙자 곧 공경하는 마음이 생기고 마치 사랑하는 아들을 대하는 것 같은 마음이 생겨서 곧 손을 들어서 세존을 껴안으려고 하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
“아들아, 아들아.”
여러 비구들이 곧 앞에 나서서 가로막고 세존을 껴안지 못하게 하니,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굳이 이 노파를 제지하지 말라. 왜냐하면 이 노파는 이미 일찍이 5백 생 동안 나의 어머니였으니, 만약 내 몸을 껴안지 못하게 한다면 곧 뜨거운 피를 토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존께서는 그 노파가 아들로 여기는 생각을 내는 것을 보시고 그 은애(恩愛)를 생각하시고 불쌍하게 여기시어 노파로 하여금 곧 목덜미를 끌어 껴안게 하셨다. 노파는 부처님의 몸을 껴안고 나자 환희심이 생겨서 부처님의 설법을 들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노파의 근성(根性)을 아시고 근기에 맞게 자세히 말씀하시어 노파로 하여금 4성제(聖諦)의 이치를 증득하게 하셨다. 노파는 설법을 듣고 나자 금강의 지혜 방망이로 스무 가지의 살가야견(薩迦耶見)으로 이루어진 번뇌의 산봉우리를 쳐서 무너뜨리고 예류과(預流果)를 증득하여 진리의 이치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노파는 곧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우리 세존께서 이와 같이 뛰어나고 이롭게 하시는 것이니, 부모 형제와 모든 하늘[天]들이 능히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음)……무시이래로 쌓아 온 스무 가지의 살가야견산(薩迦耶見山)을 나는 이미 금강의 지혜로써 꺾어 없애버리고 예류과를 증득하였다.”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훌륭한 아들이 마땅히 해야 할 것은
자애로운 어머니의 은혜를 갚는 것이라고 하더니
나는 이제 부처님의 광명을 받았으니
마땅히 열반의 길에 나아가리라.

훌륭하도다. 희유한 일이여,
영원히 3악취(惡趣)를 뛰어넘으니
나는 이제 얼마 안 되는 적은 공덕으로써
아무 근심이 없는 곳에 빨리 이르렀도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나서 하직하고 떠나갔다.
그는 다른 때에 남편이 그녀의 출가를 허락하자 세존 계신 곳으로 와서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오니 세존께서는 제가 훌륭한 법을 말씀하는 가운데로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비구니[苾芻尼]가 되어 세존 계신 곳에서 모든 범행(梵行)을 닦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그때 세존께서는 그녀를 대세주(大世主) 비구니에게 부촉(付囑)하셨다. 대세주 비구니는 그녀를 출가시키고 구족계를 주어 법요로써 가르치니,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닦고 배워서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를 증득하니…(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음)…천인(天人)이 공양하였다.
이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니들과 더불어 법요를 간략하게 설하여 마치시고는 방에 들어가시어 좌선을 하셨다. 그때 전가라(戰迦羅) 비구니는 들은 법요(法要)를 다른 비구니들에게 자세히 말해 주었다.
이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전가라는 나의 비구니 성문(聲聞) 대중 가운데에서 경법(經法:敎法)을 분석하는 데에 제일이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모두가 의혹이 생겨서 의혹을 끊으려고 세존께 여쭈었다.
“저 전가라 비구니는 일찍이 무슨 업을 지었기에 늙어서야 출가를 하게 되었으며, 무슨 인연으로 가난하고 비천한 몸을 받아서 최후생(最後生)에 아이를 갖지 못하게 되었으며, 다시 출가하여 아라한과를 증득하고 설법하는 가운데 어떻게 제일이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전가라 비구니는 전에 백업(白業)을 지었던 까닭에 자량(資糧)이 쌓이고 모여서 과보를 스스로 받기에까지 이른 것이니라. 비구여, 마땅히 알라. 내가 지나간 옛날에 보살도(菩薩道)를 행할 때에 그녀는 일찍이 나의 어머니가 되었으므로 그 업으로 말미암아 늙어서 출가를 한 것이니라. 내가 옛날에 보살도를 행할 때에 모친이 장애가 되었으니 전가라가 선업을 짓지 않았기 때문이며, 마야부인(摩耶夫人)은 항상 좋은 업을 지은 데에 비해 전가라는 뱃속에 있는 아기를 유산시켰기 때문이니라.
가섭불(迦葉佛) 때에 정학녀(正學女)와 아직 아라한과를 얻지 못한 비구니와 아라한과를 증득한 비구니들을 욕하여 계집종이라고 하였으니, 이 업으로 말미암아 지금 계집종의 몸이 된 것이니라. 가섭불 때에 출가를 하여 독송을 하고 또한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5온(蘊)과 계(界)ㆍ처(處)ㆍ연기(緣起)와 처(處)ㆍ비처(非處)에 방편을 잘 쓴 것으로 인하여 나의 가르침 가운데에 출가하여 일체의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를 얻었느니라.
친교사(親敎師)인 비구니가 저 가섭파(迦葉婆)부처님의 법 가운데 출가하여 능히 자세히 분별할 수 있어서 설법을 하는 사람 가운데에서 제일이었는데, 그때 전가라 비구니는 임종할 때에 서원하기를, ‘나는 가섭파부처님의 법 가운데에서 범행(梵行)을 닦아 지키고 경전을 찬탄하여 독송을 하였으나 아직 과(果)를 증득하지 못하였는데, 지금 가섭파부처님께서 오달라(鄔達羅) 마납바(摩納婆)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수기하시되, ≺너는 미래세에 인간의 수명이 백 살인 때에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어 이름을 석가모니라고 할 것이다≻라고 하셨으니, 원컨대 나의 선근(善根)으로 저 석가여래의 법 가운데에 출가하여 지금의 오파타야(鄔波馱耶:親敎師)와 같이 설법을 하는 사람 가운데에서 제일이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하였느니라. 그 원력으로 말미암아 지금의 이 비구니가 나의 법 가운데에서 설법제일(說法第一)이 된 것이니라.
비구여, 마땅히 알라. 검고 검은 업은 마땅히 검고 검은 보(報)를 얻으며, 나아가 너희 비구들은 희고 흰 업을 닦도록 해야 하니,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그때 세존께서는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따라서 폐라(吠羅) 마을로 가자.”
아난타가 말씀드렸다.
“알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아난타와 함께 떠나가셔서 한 동산 가운데에 이르셨다. 이때 어느 바라문이 물을 길어다가 그 동산에 뿌리고 있었는데, 그 바라문은 멀리서 세존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약에 교답마 사문이 이 동산에 들어오게 되면 이 우물물을 더럽힐 것이다.’
그리고는 곧 두레박과 두레박줄을 감추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신통력으로 그 동산에 들어가시니, 반지(半之) 야차 대장이 그 우물 곁에서 물을 동산 가운데로 흘러넘치게 하였다. 이때 바라문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교답마 사문은 큰 위신력(威神力)이 있어서 능히 우물물을 용솟음치게 하여 흘러넘치게 할 수 있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자 곧 신심이 생겨서 이렇게 말했다.
“교답마께서는 어서 오십시오. 이것이 두레박이고 이것은 두레박줄이니 마음대로 물을 가지십시오.”
이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가는 곳마다 어디든지 물이 있으면
우물의 물이 무슨 소용이 있으랴.
이 갈애(渴愛)의 생각을 끊어버리면
다시 무엇을 구할 것이 있으랴.

이때 그 바라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건대 세존이시여, 훌륭하게 법을 말씀하시는 가운데에 제가 출가하여 구족계[近圓]를 받아서 비구가 되는 것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음)…….
“어서 오라. 비구여.”
그러자 곧 출가가 이루어지니, 게송을 읊었다.

세존께서 어서 오라고 하시니
머리카락은 저절로 떨어지고 가사와 발우가 갖추어지며
여러 근(根)이 모두 적정(寂靜)하여지니
생각대로 모든 것이 성취되도다.

그 비구는 힘써 부지런히 수행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를 증득하였으며 3세(世)를 싫어하여 여의고……(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음)……제석과 범천의 모든 천인(天人)들에게 공경을 받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용군(勇軍) 마을에서 두루 교화하며 다니시다가 비란저성(鞞蘭底城)에 이르시어 연목수(練木樹) 아래에 머물러 계셨다. 이때 이 성안에 있던 화수(火授)라는 바라문이 왕이 되어 국토가 풍요로워지고, 백성들은 안락해졌으며 사는 것이 충만해졌다.
이때 그 왕은 세존께서 용군 마을에서 두루 교화를 하시다가 이곳에 이르시어 연목수 아래에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사문이신 교답마께서는 모든 큰 나라의 왕들이 공경하고 공양을 바치며 존중하고 찬탄을 하니, 나도 마땅히 공급하고 공양 드려서 이웃 나라에게 ≺화수왕은 여래께서 자신의 나라 안에 오셨는데도 공양을 해 드리지 않았다≻는 비난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나는 이제 마땅히 세존과 비구 승가에 모든 공양구(供養具)를 가지고서 공양을 올려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곧 명을 내려 수레를 장엄하여 성 밖으로 나가서 부처님 계시는 곳에 나아가 갖가지의 좋은 말로 세존께 위문을 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곧 그 왕을 위하여 미묘법(微妙法)을 말씀하여 보이시고 가르쳐서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고는 잠잠히 계셨다.
화수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는 드러내고 왼쪽 어깨만 덮은 채로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여 부처님을 향해 아뢰었다.
“원하건대 세존께서는 비구 대중과 함께 저에게서 3개월의 여름 안거 동안에 음식과 탕약과 의복과 생활용품 등 4사공양(事供養)을 받으소서.”
그때 세존께서는 잠잠히 그 화수왕의 청을 받아들이셨다. 화수왕은 세존께서 잠잠히 청을 받아들이시는 것을 보고 마음에 크게 기뻐하여 자리에서 일어나 왕궁으로 가서 모든 신하들에게 명하였다.
“경들은 마땅히 매일같이 열여덟 가지의 여러 맛있는 음식들을 두루 준비하도록 하라.”
다시 나라 안에도 널리 명령을 전하여 알렸다.
“너희들 모두는 여름 안거인 석 달 동안에 사문 교답마께 함부로 공양을 드릴 수 없다. 만약 함부로 공양청을 하게 되면 마땅히 그 목숨을 끊을 것이다.”
왕은 그렇게 명령을 내리고 나서 밤이 되어 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서 흰 장막이 궁성을 둘러싸고 있는 것을 보았다. 왕은 꿈에서 깨자 놀라고 두려워서 마음에 근심이 생기고 몸에 있는 털이 모두 곤두서서, 곧 누운 자리에서 일어나 뺨을 괴고 앉아서 꿈꾼 내용을 생각하였다.
‘이것이 무슨 상서롭지 못한 조짐일까? 이 조짐 때문에 왕위를 잃거나 죽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른 아침이 되자 곧 국사(國師)에게 꿈꾼 것을 갖추어 말해 주고 그에게 물었다.
“이와 같은 꿈은 나에게 어떠한가?”
그때 그 국사는 마음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였다.
‘지금 왕의 꿈은 좋은 징조이다. 그런데 내가 만약 제대로 해몽을 해 준다면 마침내 저 왕이 교답마가 있는 곳에 공경하여 공양함이 더욱 늘어나게 할 것이니, 나는 이제 저 왕의 꿈을 나쁘게 풀어 주어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왕에게 아뢰었다.
“이 꿈은 좋지 못합니다.”
왕이 말했다.
“이 꿈이 좋은 것이 아니라면 마땅히 무슨 일이 있겠소?”
국사가 왕에게 대답했다.
“임금께서 꾸신 꿈과 같다면 반드시 왕께서 왕위를 잃게 되거나 죽게 될 것입니다.”
왕은 생각하였다.
‘나라를 잃게 될 것인가, 내가 죽게 될 것인가?’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다시 국사에게 말했다.
“무슨 방편을 써야 왕위를 잃지 않고 죽지도 않을 수 있겠소?”
국사가 곧 대답했다.
“여름 석 달 동안 보이지 않는 숨겨진 곳에 계시면서 사람의 눈에 띄지 않게 하십시오. 그렇게 하신다면 반드시 왕위도 잃지 않고 죽지도 않게 되실 것입니다.”
화수왕은 이 말을 듣자 그에게 말했다.
“그런 일이라며 매우 쉬운 일이오. 내가 마땅히 나라 안의 모든 백성들에게 명하여 나를 보지 못하게 하겠소.”
이렇게 말을 하고 나서 방방곡곡에 두루 알렸다.
“왕께서 칙명을 내리셨으니, 여름 석 달 동안에 모든 백성들은 임금님을 보지 말라. 만약에 함부로 보는 자는 마땅히 죽게 되리라.”
이렇게 칙명을 내리고 나서 은밀한 곳으로 들어갔다.
그때 구수 아난타는 그날 이른 아침에 화수왕의 궁전으로 나아가 왕궁의 문이 있는 곳에서 문지기들을 보니 조용히 한가롭게 앉아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었다.
아난타는 그것을 보고 물었다.
“그대들은 지금 무슨 까닭에 한가로이 앉아서 아무 하는 일 없이 있는가?”
그들이 곧 대답했다.
“성자 아난타시여, 우리에게 무엇을 시키려는 것입니까?”
아난타가 말했다.
“화수왕이 부처님과 비구 대중에게 여름 안거 석 달 동안에 4사(事)로 공양 올리기를 청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그대들은 지금 어찌하여 한가로이 앉아서 음식도 장만하지 않고, 자리도 설치하지 않아 부처님과 승가로 하여금 하루 동안을 굶게 만드는가?”
그들이 말하였다.
“성자시여, 왕께서 비록 5백 명에게 드릴 공양을 준비하라고 명령을 하기는 하셨으나 누구를 위한 것이라고는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아난타가 말했다.
“그대가 가서 아뢰도록 하시오.”
그가 곧 대답했다.
“성자 아난타시여, 왕께서 널리 알리기를, 여름 석 달 동안 다른 사람이 왕을 보지 못하게 하고, 만약 함부로 보는 자는 그 목숨을 끊는다고 하였습니다. 저희들이 무슨 머리가 두 개나 된다고 감히 임금님께 고할 수 있겠습니까?”
아난타는 이 말을 듣고 나서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앞의 일을 갖추어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승가리(僧伽梨)를 입고 한 사람의 시자를 데리고서 그 성 가운데와 시장거리와 큰 네거리 가운데로 가서 이와 같이 알리도록 하여라.
‘신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석 달 동안에 세존과 비구 승가께 음식과 탕약을 공급하고자 한다면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그때 성자는 부처님의 명을 받고, 곧 가서 앞에서 말씀하신 대로 알렸다.
성안에 있는 장자와 바라문들은 이렇게 말했다.
“성자 아난타시여, 우리들은 각자 혼자서도 능히 세존과 성문(聲聞) 승가께 3개월 동안 음식을 공급하고 4사(事)를 부족됨이 없게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임금께서 엄명을 내려 3개월 동안에는 국내의 백성들이 멋대로 가장 높으신 세존과 비구 승가께 보시하는 것을 금지하고, 만약 그것을 어기는 자는 죄가 죽음에 이를 것이라고 널리 알렸으니, 끝내 할 수가 없습니다.”
그때 어느 상주(商主)가 5백 마리의 말을 가지고 북방으로부터 와서 이 성으로 왔는데, 그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은 비가 내리는 철이므로 만약 내가 계속해서 길을 간다면 진흙탕 길에서 많은 말들이 말굽에 구멍이 뚫릴까 걱정이니, 석 달 동안은 이곳에 머물러야겠다.’
그는 스스로 지혜로운 말을 타고서 매일같이 보리 두 되를 요리하여 말에게 주고도 한 되가 남았는데, 상주 또한 왕이 엄명을 내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때 아난타가 상주에게로 가서 설법을 하였다.
그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 왕의 나라에서 오래도록 머무르지 말아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아난타에게 말했다.
“성자 아난타여, 스스로 지혜로운 말을 타고서 말에게 매일같이 보리 두 되를 공급하여 주고서도 남는 것이 한 되가 있습니다. 세존께서 이 보리를 드실 수 있으시다면 매일같이 부처님께 두 되를 드리고 나머지 비구들께 한 되를 드리겠습니다.”
이때 아난타는 상주의 청하는 말을 듣고 세존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앞의 일을 갖추어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셨다.
‘내가 스스로 지은 업은 마땅히 스스로가 받는 것이며……(자세한 내용은 다른 곳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또한 외계(外界)에서 받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는 곧 게송을 읊으셨다.

가령 백 겁(劫)이 지난다고 하더라도
지은 업은 없어지지 않으니
인(因)과 연(緣)이 모여서 만날 때에
과보(果報)는 다시 스스로 받는 것이니라.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읊으시고 나서 구수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비구 대중 가운데로 가서 차례로 행주(行籌)1)를 하되, ‘만약 부처님과 함께 이곳에 머물러 있으면서 3개월 동안 말에게 먹이는 보리를 먹을 수 있는 사람은 이 제비를 뽑도록 하라’고 알려라.”
이때 성자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고 나서 곧 대중에게 가서 제비뽑기를 하니, 세존께서 먼저 하나의 제비를 뽑으시고 498명의 비구가 각각 제비를 뽑았다.
그때 구수 사리불(舍利弗)이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풍질(風疾)이 많아서 석 달 동안 보리를 먹을 수가 없습니다.”
구수 목련(目連)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존자를 간병하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존자를 따라가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498명의 비구와 함께 이곳에서 여름 안거를 지내고 구수 사리불과 목련은 삼봉산(三峰山)으로 가서 안거를 하게 되었다. 이때 제석천이 와서 두 존자께 청하여 3개월 동안 공양을 올렸다.
이때 상주는 곧 말에게 먹이는 보리를 매일같이 부처님께 두 되를 드리고, 비구들에게 한 되를 드렸다.
부처님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나를 위하여 이 보리를 요리하도록 하여라.”
아난타는 곧 보리를 가지고 마을로 가서 한 노파가 있는 곳에 이르러 말했다.
“자매여, 세존을 위하여 이 보리를 요리해 주십시오.”
노파가 말했다.
“성자여, 저는 나이가 많고 쇠약해서 요리를 할 힘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웃에는 젊은 여인이 있는데 그녀가 요리를 할 수 있습니다.”
아난타는 다시 그 여인의 처소로 가서 말했다.
“자매여, 세존을 위하여 이 보리를 요리해 줄 수 있겠습니까?”
여인이 대답했다.
“성자여, 이 보리를 요리하는 동안에 저와 함께 문답하는 것을 허락하신다면 제가 곧 요리를 해 드리겠습니다.”
아난타가 말했다.
“그렇게 하지요.”
젊은 여인은 곧 요리를 하며 아난타에게 말했다.
“성자여, 부처님이라는 이름은 무슨 뜻입니까?”
이때 아난타는 곧 이렇게 생각했다.
‘부처님이라는 뜻은 깊고 깊어서 이해하고 헤아리기가 어려운 것이니, 내가 만약 드러낸다 하더라도 능히 그렇게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우선 전륜왕(轉輪王)의 일을 알리도록 해야겠다.’
그리고는 여인에게 말했다.
“자매여, 만약 세간에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출현한다면 일곱 가지의 보배가 따라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무엇이 일곱 가지의 보배인가 하면, 윤보(輪寶)ㆍ상보(象寶)ㆍ마보(馬寶)ㆍ주보(珠寶)ㆍ여보(女寶)ㆍ주장신보(主藏臣寶)ㆍ주병장보(主兵將寶)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 윤보(輪寶) 등은 어째서 세상에 출현하는 것인가 하면, 만약 찰제리로서 관정을 한 전륜성왕이 15일에 목욕을 하고 청정하게 하여 여러 신하들과 더불어 높은 누각 위에 오르게 되면 동쪽으로부터 윤보가 나타나는데, 천 개의 바퀴살과 바퀴통과 바퀴 테가 모두 원만하게 갖추어져 있어서 천금(天金)의 색 같은 것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왕이 그것을 보고서, ‘내가 일찍이 들으니 만약에 찰제리로서 관정을 한 대왕이 15일에 목욕을 하고 청정하게 하여 높은 누각 위에 올라가 바퀴가 나타나면 반드시 전륜성왕을 성취할 수 있다고 하였으니, 내가 이제 그 들은 것을 시험해 보아야겠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바퀴에 대어 땅에 붙이고 오른손으로는 바퀴를 받들어 왼손바닥을 누르고, 왼손으로는 받들어 취하고 오른손 바닥의 가운데를 누르고서 왕이 발원하기를, ‘수승하고 묘한 윤보(輪寶)가 과거에 전륜성왕이 행한 일과 같이 나타나 보이기를 원합니다’라고 합니다.
그리고 왕은 윤보와 4병(兵)과 함께 곧 허공에 올라가서 마치 전의 전륜성왕이 행한 것과 같이 바퀴가 머무르는 곳에 왕도 따라서 머무릅니다. 이때 동쪽의 8만 4천의 모든 작은 나라의 국왕들이 모두 전륜왕의 처소에 와서 아뢰기를, ‘어서 오십시오. 대왕이시여, 이 왕국은 백성들이 매우 번성하고 안온하고 풍요로우니 원하건대 천왕(天王)께서는 이곳에 편안히 머무십시오’라고 하며 신하들이 모시고 호위하면 전륜왕이 명하여 말하기를, ‘경들은 각자가 마땅히 바른 법으로써 세상을 교화하여 법을 어기는 자와 함께 살지 말도록 하라. 이렇게 할 수 있는 자만이 나를 곁에서 모시고 호위하도록 하라’고 하니, 이때 윤보가 동쪽으로부터 바다 끝에 이르기까지 모두 항복시키고 남쪽과 서쪽과 북쪽에서도 또한 이와 같이 합니다. 이렇게 윤보법(輪寶法)에 의지하여 허공에 올라가서 두루 다니며 교화하고는 왕궁에 되돌아와 왕의 궁전에 머무르는 것입니다. 자매여, 전륜왕이 세간에 출현하면 이와 같이 윤보가 반드시 나타나는 것입니다.
상보(象寶)라고 하는 것은 연꽃의 빛깔이면서 네 다리와 머리와 음부와 꼬리[七支]가 원만하게 갖추어져 있으며, 형체가 아름다우며 살지고 건장하며 용맹스러워 매우 사랑할 만한 것입니다. 왕이 그것을 보고 나면 기쁜 마음이 생겨나서, ‘상보(象寶)가 훌륭하도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는 곧 코끼리 조련하는 사람을 불러 말하기를, ‘이 훌륭한 코끼리를 마땅히 빨리 조련시켜서 잘 길들이면 내가 있는 곳으로 보내도록 하라’고 하면 조련사가 말하기를, ‘임금님의 명령대로 하겠습니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마땅히 조련시켜야 할 것들을 단 하루 만에 모두 조련시킬 수 있으니, 이 상보(象寶)는 그 성품이 훌륭하여 능히 조련시키는 법에 잘 따르는 것이 마치 백 살이 된 코끼리가 조련을 받는 것과 같습니다. 코끼리가 조련된 것을 보고 곧 그것을 가지고 가서 왕에게 바치며 말하기를, ‘대왕이시여, 상보가 훌륭하게 조련되었습니다. 왕께서는 때를 정하십시오’라고 하면, 왕이 코끼리를 시험해 보고자 하여 해가 처음 나올 때에 코끼리를 타고 궁전을 나가, 사방을 두루 다니고서 식사를 할 시간에 맞춰 왕궁으로 돌아와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인 것입니다. 자매여, 전륜왕이 세간에 출현하면 이와 같은 상보가 세상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마보(馬寶)라고 하는 것은 감청색(紺靑色)으로서 머리는 검고 광채가 나며 형상이 단정하여 매우 사랑할 만한 것입니다. 만약 왕이 그것을 보게 되면 마음에 크게 기뻐하여 이 마보로 하여금 크게 훌륭한 모습을 갖추게 하고, 말을 조련하는 사람을 불러 속히 조련시키게 하며, 왕명에 따라서 말을 조련시키는 방법으로 조련을 시키면 하루 안에 모두 가르칠 수 있으니, 또한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것입니다. 잘 조련시키는 것이 끝나면 말을 끌고 가서 왕에게 바치면서 말하기를, ‘대왕이시여, 마보(馬寶)를 조련시키기를 마쳤습니다. 원하건대 왕께서는 때를 정하십시오’라고 하면 왕은 말을 시험해 보고자 하여 해가 막 뜰 때에 또한 마보를 타고 천하를 두루 다니는데 자세한 것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것입니다. 자매여, 전륜왕이 세간에 출현하게 되면 이 마보가 세상에 나타는 것입니다.
주보(珠寶)라고 하는 것은 이와 같은 모양과 색을 갖고 있는 것으로서, 8각(角)를 구족하고 감유리색(紺琉璃色)으로 청정하고 선명하며 광명이 찬란하여 모든 암흑을 깨뜨리는 것입니다. 자매여, 그 주보는 이와 같은 공덕이 있는 것으로서 전륜왕이 세간에 출현하면 바야흐로 세상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여보(女寶)라고 하는 것은 자태와 위의가 단정하여 용모가 매우 뛰어나서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으며, 누렇지도 않고 붉지도 않으며,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으며, 거칠지도 않고 곱지도 않으며, 몸에 있는 모든 털구멍에서는 전단향의 향내가 나며, 입에서 나오는 입김은 향기롭고 깨끗하며, 청련화(靑蓮花)와도 같으며, 추울 때에 몸을 만지면 곧 따뜻해지고 더울 때에 몸을 만지면 곧 서늘해지는 것입니다.”
이때 구수 아난타가 전륜왕의 7보(寶)를 설명하여 여보(女寶)까지 설명했을 때에 그 여인은 보리를 요리하여 마치고 곧 아난타에게 이마를 땅에 대어 예배를 드리고 합장하여 발원하였다.
“원하건대 제가 이 복업(福業)을 지은 것으로 말미암아 마땅히 전륜왕의 여보(女寶)가 되고자 합니다.”
이때 아난타는 부처님 계신 곳에 음식을 가지고 이르렀다.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완전히 깨닫지 못함이 없으신지라 아시면서도 일부러 물어보시는 것이니, 부처님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누가 이 보리를 요리하였느냐?”
아난타가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어떤 바라문 여인입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물으셨다.
“네가 그 여인과 더불어 어떤 말을 하였느냐?”
아난타가 아뢰었다.
“함께 말을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 여인과 더불어 한 말을 나에게 말해 보아라.”
아난타가 부처님의 명을 받들어 갖추어 아뢰니,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무슨 까닭에 그 여인에게 부처님의 덕을 드러내어 말해 주지 않고 전륜왕의 일을 말해 주었느냐?”
“대덕이시여, 저는 ‘부처님의 덕은 깊고 깊어서 이 여인이 능히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런 까닭에 그 여인에게 전륜왕의 일을 말해 주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타야, 네가 잘못을 하였느니라. 그 여인을 위하여 부처님의 덕을 말해 주었더라면 그 여인은 부처님의 공덕을 듣고서 반드시 무상정등각심(無上正等覺心)을 내서 물러서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여인은 원력으로 말미암아 반드시 전륜왕의 여보(女寶)가 될 것이니라.”
이때 멀고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바라문 여인이 부처님께 보리를 요리해 드리고 마땅히 전륜성왕의 여보가 되리라는 부처님의 수기(授記)를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 드디어 어떤 5백 명의 여인들이 비구의 처소에 보리로 만든 요리를 가지고 와서 다 같이 서원(誓願)을 하였다.
“저 여인이 전륜왕의 여보(女寶)가 된다면 그때에 저희들은 모두 그 여인을 모시고 호위하고자 합니다.”
이때 세존께서 말이 먹는 보리를 드시려고 하니, 구수 아난타가 슬피 울며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세존께서 두루 다니며 교화하시면서 이르는 곳에서 국왕이 귀히 여겨서 부처님의 발바닥 모양을 뜬 흙까지 가져다가 머리에 받들어 이고 공경하였고, 이렇게 부처님께서는 3대겁(大劫) 동안 모든 선품(善品)을 닦으셨는데, 어찌하여 이 성에서는 이런 거친 보리를 드시게 되었는가?”
부처님께서 구수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무슨 까닭에 슬피 울며 눈물을 흘리고 있느냐?”
구수 아난타가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왕궁에 태어나셨으니 마땅히 전륜왕의 지위를 받으시어 사천하(四天下)에 왕이 되셨을 것인데, 국왕의 영화로움을 버리고 출가하시어 3무수대겁(無數大劫)을 지내오시면서 널리 머리와 눈과 손과 발을 보시하시어 일체의 지혜를 구족하시고 널리 인천(人天)의 수승한 공양을 받으시는데, 어찌하여 지금은 말이나 먹는 보리를 드시려고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타야, 네가 지금 여래의 어금니 사이에 있는 한 알의 보리 알갱이를 먹을 수 있겠느냐?”
구수 아난타가 아뢰었다.
“먹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어금니 사이에서 한 알의 보리 알갱이를 취하여 아난타에게 주셨다. 아난타가 곧 그것을 씹어 먹으니, 부처님께서 아난타에게 물으셨다.
“네가 일찍이 이렇게 맛있는 것을 먹어 본 일이 있느냐?”
구수 아난타가 대답하였다.
“대덕 세존이시여, 제가 비록 전륜왕의 종족 가운데 태어났으나 제가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된 이후로 이와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어 보지 못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타야, 여래가 입으로 먹는 모든 음식은 달고 맛있는 음식이 되어 모든 맛 가운데에서 가장 뛰어난 맛이 되느니라.”
이때 멀고 가까이에 있는 모든 이웃 나라의 왕들은 모두가 그 화수왕(火授王)이 부처님 세존과 비구 대중께 청하여 석 달 동안의 안거 기간 동안에 공양을 해 드리기로 하고 나서, 곧 스스로 아무도 모르는 궁전에 들어가서 나타나지도 않고 공양을 드리지도 않아 부처님께서 말이 먹는 보리를 드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웃 나라의 왕들은 이 소식을 듣고 나서 사신을 보내어 화수왕에게 알렸으나, 그 사신들은 들어가서 왕을 뵙도록 허락을 받지도 못하고 문 앞에 머물러 있었다. 이때 급고독(給孤獨)장자가 이 일을 듣고 나서 5백 대의 수레에다가 각각 깨끗하게 도정한 좋은 쌀을 싣고 밀봉을 하여 부처님 계신 곳으로 보냈다.
이때 악마(惡魔)는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이미 여러 가지로 사문 교답마를 괴롭히려고 하였지만 그렇게 하지를 못하였는데, 지금이야말로 바로 그렇게 할 수 있는 때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변신을 하여 아난타의 형상이 되어 5백 대의 수레가 있는 곳으로 가서 사람들에게 말했다.
“여러분께서는 어디로 가려고 하십니까?”
사람들이 대답하였다.
“성자 아난타여, 저희들은 화수왕이 부처님과 승가에 3개월의 안거 동안 공양을 드리기로 청하여 놓고는 공양을 드리지 않아, 부처님과 승가에서 말이 먹는 보리를 드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급고독장자가 이 쌀을 가져다가 세존께 바치도록 한 것입니다.”
악마가 말했다.
“천룡(天龍)과 약차(藥叉)가 세존을 지극히 공경하고 발우를 위로 들어 올리시면 삼십삼천이 깨끗하고 향내 나는 좋은 음식을 발우 안에 넣어 드리는데, 무슨 까닭에 세존께서 말이 먹는 보리를 드시겠습니까? 마땅히 급히 되돌아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사람들이 대답했다.
“우리는 이미 길을 나섰으니 세존 계시는 곳으로 갈지언정 되돌아가지는 않겠습니다.”
악마는 다시 생각하였다.
‘이 사람들이 내 말을 받아들이지 않으니 방편을 쓰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는 곧 허공으로 올라가 큰 비바람을 일으켜 수레바퀴의 굴대에까지 비가 차게 하여 쌀을 실은 수레의 반이나 진흙탕에 빠지게 만드니, 수레를 끌던 사람은 수레에서 소를 풀어서 되는 대로 떠나갔다.
이때 세존께서는 비구 승가와 더불어 말이 먹는 보리를 드시고 계셨는데, 존자 사리불과 대목건련은 삼봉산(三峰山)에 가서 하늘의 공양을 받고 있었다.
그 말을 거래하는 상주(商主)는 3개월이 다 지나자 세존께 와서 청하였다.
“원하건대 불쌍히 여기시어 부처님께서 비구 승가와 함께 저의 보잘것없는 공양을 받으십시오.”
부처님께서 묵묵히 그 청을 받아들이시니 상주는 부처님께서 받아들이신 것을 알고 그날 밤으로 갖가지의 깨끗하고 훌륭한 음식을 마련하여……(자세한 내용은 다른 곳에서 말한 것과 같음)……공양을 마치시고 발우를 걷으시고 나서 손을 씻으시고 양치를 하신 뒤에 상주는 부처님의 발 아래 몸을 엎드려 서원(誓願)을 말하였다.
“제가 가지고 있는 선근(善根)으로 제가 마땅히 내세에는 전륜왕이 되고, 지혜로운 말을 탔던 자는 마땅히 태자가 되며, 5백 마리의 말은 저의 아들이 되고, 부처님께서 수기를 하여 주신 여인은 저의 여보(女寶)가 되며, 나머지 5백 명의 여인들은 저의 시녀가 되기를 바랍니다.”
세존께서는 이미 그의 생각을 아시고 말씀하셨다.
“상주여, 네가 지금 원하는 것은 내세에 반드시 성취될 것이니라.”
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藥事卷第十 濟大唐三藏義淨奉 制譯你羅步提緣爾時,世尊於勇軍,人閒遊行,漸至末土羅城。其中淨行婆羅門等,聞喬答摩沙門到末土羅城,彼極讚說照耀,覺悟安住,分析開示,顯現四種人等淸淨之法。彼喬答摩沙門若入此城,我輩利養決定斷除。我聞喬答摩沙門有不尊重處,而不遊行。此若有人,於彼喬答摩不生尊重,彼定不入末土羅城,若令下劣人等,往彼輕慢,恐畏喬答摩心,不將爲事。若有上首勝人,不生尊重,輕欺喬答摩,此應甚善。我等衆中誰爲上首?是時,末土羅城中,有一婆羅門,名曰你羅步提,通達四明、四薜陁論,能顯己宗,摧壞他宗,所出言辭,隨實而轉。于時,末土羅婆羅門等衆共集會,往你羅步提所,而卽白言:‘鄔波馱耶,我等旣聞喬答摩沙門來於此城,彼極讚說照耀,覺悟安住,分析開示,顯現四種人等淸淨之法。然彼喬荅摩有不尊重處,心不樂往。若有人等,於彼喬答摩不生尊重,彼定不入末土羅城。若令下劣人等,往彼輕慢,恐畏喬答摩心不將爲事。若有上首勝人,不生尊重,輕欺喬答摩,此應甚善。除鄔波馱耶,豈復更有上首之人,能辦斯事?唯願於彼,作不尊重,以言罵辱。時,你羅步提報諸人曰:‘我舌隨意,而轉,若堪罵辱,我卽罵辱。若堪讚歎,我卽讚歎。’于時,你羅步提及與耆舊諸婆羅門等,前後圍遶,詣世尊所。時,你羅步提婆羅門遙見世尊,具三十二大丈夫相、八十隨好,而自莊嚴,圓光一尋,超過千日,猶如寶山,周帀善現,威儀寂靜,坐一樹下。你羅步提見世尊已,心生踊躍,便卽讚言:你羅大歡喜 讚仙一切智 今說勝功德人聞皆愛樂。 善調伏諸根 如法淨身意廣大功德海 我今略讚歎。 論議中第一調伏無過失 能知第一義 擊論不能動。明行得圓滿 善達諸禁戒 勝定如山王力等那羅延。如是爲首,以五百頌讚,歎世尊已。爾時,世尊知彼婆羅門心生深信,便爲說法,於此座下,證眞諦理。爾時,你羅讚世尊已,便卽辭去,卻還本城。是時,城中諸耆舊婆羅門等,知你羅步提讚歎世尊,作種種美語,而便訶責你羅曰:‘我等先求鄔波馱耶,往喬答摩沙門所,作不尊重言。何故於彼反爲善讚?’時,你羅步提告婆羅門曰:‘我豈先不說如是言?然我舌根隨意而轉,彼人堪罵辱,我卽罵辱,若堪讚歎,我還讚歎。我見喬答摩沙門功德廣大,堪爲讚歎,我卽讚歎。是故汝等不應責我。’爾時,世尊及諸大衆,於晨朝時,著衣持鉢,入末土羅城,乞食於其城內,遂遇祭祀星宿會日。時,星宿女神便作是念:喬答摩沙門若入此城,我之節日必有鄣㝵。須預設計,令其卻迴。作是念已,於世尊前,露形而住。佛告女神曰:‘女人之體設嚴華服,猶不端政。何況露形?’是時,天女聞此語已,便生慚恥,隱形不現。爾時,世尊避道一邊,於大衆前,敷座而坐,告諸苾芻:‘此末土羅城有五種過失:一者土地不平,二者處饒荊棘,三者瓦石充滿,四者人民獨食,五者多諸女人。所以不入此城。’爾時,世尊從坐而起,便往驢藥叉園苑,坐一樹下,大衆圍遶,寂靜而住。時,末土羅城婆羅門、居士,聞喬答摩沙門而欲入城,天女障㝵,不得入城,現在驢藥叉苑內,依一樹下而住。彼等旣聞,各各營造種種飮食,各共車載,往世尊所,頂禮雙足,退坐一面。爾時,世尊與彼信心婆羅門、居士等,略說法要,廣如上說。乃至默然而住。時,彼婆羅門等從坐而起,整理衣服,合掌恭敬,而白佛言:‘世尊,我等爲世尊,營辦種種淸淨飮食,各將車載,來奉世尊。唯願慈悲受我等供。’爾時,佛告具壽阿難陁:‘驢藥叉宮殿之內,所有依住諸苾芻衆,竝皆令集,於供養會,在中而食。’阿難陁言:‘唯然,世尊。’時,阿難陁受佛教勅,所有依止驢藥叉宮殿諸苾芻等,普告令集,至彼會處,詣世尊所,頂禮雙足,而白佛言:‘世尊,所有苾芻皆悉集於會堂,次第坐已,願聖知時。’世尊往詣會堂至已於苾芻前敷座而坐時末土羅城信心婆羅門、居士,知佛及僧安坐,食已廣如上說。洗手已,收鉢訖,卽於佛前,求願而住,作如是言:‘彼等毒龍及惡藥叉皆已調伏,此驢藥叉常與我等,於長夜中,非怨爲怨,非讎爲讎,非逆爲逆,我等所生孩子,皆被侵奪。世尊頗爲我等,生哀愍故,調伏惡驢藥叉。’時,彼藥叉先坐會中。于時,世尊告藥叉曰:‘汝聞此語不?’白言:‘世尊,已聞。’復告藥叉:‘聞此言不?’‘善逝,已聞。’又告藥叉:此非法事,汝當厭離。’藥叉白佛:‘衆人若能爲諸四方苾芻,造毘訶羅,我當捨離,必不損害。’是時,世尊告末土羅聚落信心婆羅門、居士等:‘汝等聞斯語不?’報言:‘已聞。世尊,我等爲造。’是時,世尊調伏驢藥叉及彼五百眷屬已,時,婆羅門等爲彼藥叉及五百眷屬,造五百毘訶羅。如是漸次,調伏池藥叉、林藥叉、訶梨迦藥叉女已。是時,世尊現大神通,入摩土羅城中,調伏闇藥叉女及五百眷屬。彼城人衆亦爲苾芻,造五百住處。是時,世尊於斯城外、城內,調伏二千五百藥叉已,時,彼城中,信心人等亦復爲造二千五百住處。爾時,世尊復至鄔達羅聚落,住鄔達羅林中。時,有婆羅門,名鄔達羅延。聞世尊在彼林中,遂乘白馬車輅,手持金杖、金澡罐,眷屬圍遶,從城而出,欲往佛所。車道通處,乘車而進,若不通處,卽步涉而進,遂至佛所。以妙言詞,慰問世尊,退坐一面。鄔達羅延婆羅門大長者白佛言:‘世尊,我今少有問答,願佛聽許。’世尊告曰:‘婆羅門,恣汝所問。’時,婆羅門白言:‘喬答摩,此之五根種種境界,各取本界,不取別界。所謂眼、耳、鼻、舌、身根,何者界處攝何者依處?’佛言:‘婆羅門,若此五根種種界處各取本界,而不取別。所謂眼界乃至身界,是諸根等意能攝受。然此五根,以意爲依止。’婆羅門曰:‘意復以何爲依止?’佛言:‘以念爲依止。’婆羅門曰:‘念以何爲依止?’佛言:‘以四念處爲依止。’又問:‘四念處以何爲依止?’佛言:‘七覺支爲依止。’又問:‘七覺支以何爲依止?’佛言:‘明解脫爲依止。’又問:‘明解脫以何爲依止?’佛言:‘涅槃爲依止。’又問:‘涅槃以何爲依止?’佛言:‘婆羅門,汝今所問,此事深遠。汝不能到彼邊際涅槃。我今所修梵行,正斷苦故,盡諸苦際。’爾時,鄔陁延婆羅門大長者聞世尊語已,心生歡喜,從坐而起,辭佛而去。時,彼長者作如是念:如何於彼而作損害?其長者昔聞有人,以食供養世尊及聲聞衆,便卽發願,心有所求,悉皆獲得。作是念已,還來佛所,整理衣服,合掌頂禮,而卽白言:‘唯願世尊,及苾芻衆,明日晨朝,於我家中,願受飯食。廣如上說。’是時,長者知世尊食訖,洗手收鉢已,於世尊前,卽取小座而坐,便念惡願:此輩沙門喬答摩及諸弟子,食我飯者,與我作牛。爾時,世尊知鄔陁延心之所念,而卽告曰:‘婆羅門,汝心違法,終不能成。此諸苾芻已盡後有,汝今可更別發餘願。’爾時,世尊說施呪願已,從座而去,還至本住處,在苾芻前,敷座而坐,告諸苾芻:‘彼鄔陁延爲求耶願,而生惡心。汝等食已,宜可速說先佛伽他,使彼耶願勿得成就。’時,諸苾芻說伽他已。爾時,世尊夜分已盡,於淸旦時,入鄔陁延聚落,乞食。侍者具壽阿難陁隨佛左右。彼聚落中,有一老母,名迦戰羅,將欲取水,而向井邊。世尊見彼調伏時至,告具壽阿難陁曰:‘汝今可詣彼老母所,告言世尊須水,汝可持奉。’答言:‘聖者,我今奉水。’時,彼老母以滿甁水,速往佛所,見彼如來具三十二相、八十種好,光明赫弈,超千日輪,如寶山行。時,彼老母見世尊已,便生恭敬,如愛子心,卽便擧手,欲抱世尊,唱言:‘子,子。’諸苾芻等,卽前遮止,莫抱世尊。佛告諸苾芻:‘汝等不須遮此老母。所以者何?此老母已曾五百生中,與我爲母。若不令抱我身者,卽吐熱血。’世尊見彼心生子想,念此恩愛,生慈愍心,便卽引項,令老母抱,彼旣抱已,心生歡喜,聽佛說法。爾時,世尊知彼根性、隨機,演說,令證四聖諦理。母聞法已,以金剛智杵,摧滅二十種薩迦耶見煩惱山峯,證預流果,得見諦理,卽作是言:‘是我世尊,如是勝利父母、兄弟及諸天等所不能作。廣如上說。從無始心以來,積集二十薩迦耶見山,以金剛慧,我已摧滅,得預流果。復說頌曰:善子所應作 謂報慈母恩 我今蒙佛光當進涅槃路。 善哉希有事 永超三惡趣我今用少功 速至無憂處。說是語已,頂禮佛足,奉辭而去。彼於異時,夫旣聽許出家,詣世尊所,頂禮雙足,而白佛言:‘唯願世尊,聽我於善說法律中出家,近圓成苾芻尼性,於世尊所,修諸梵行。’爾時,世尊付囑大世主苾芻尼,于時,大世主令彼出家,與受近圓,示以法要,懃心修學,斷諸煩惱,證羅漢果,廣如上說。天、人供養。是時,世尊與諸苾芻尼略說法要已,入室宴坐。是時,戰迦羅苾芻尼所聞法要,爲他廣說。于時,世尊告諸苾芻:‘此戰迦羅於我苾芻尼聲聞衆中,分析經法,而得第一。’時,諸苾芻皆生疑惑,爲斷疑故而問:‘世尊,彼戰迦羅苾芻尼曾作何業,年邁出家,復以何緣,而受貧賤,於最後生,而不懷孕,復得出家,證羅漢果,說法之中,云何最勝?’佛告諸苾芻:‘此戰迦羅苾芻尼先作白業故,積集資糧,乃至果報自受。苾芻,當知我於往昔,行菩薩道時,曾爲我母。由彼業故,年老出家。我昔行菩薩道時,母爲障㝵,由戰迦羅不作善故。摩耶夫人常作好業,戰迦羅爲墮胎故,迦葉佛時,罵辱式叉、有學苾芻尼及無學苾芻尼云婢婢,由此業故,今爲婢身。由迦葉佛時,出家讀誦,又聞佛說法,因蘊善巧、界、處、緣起善巧、處非處善巧,在我教中出家,斷一切煩惱,得無學果。鄔波馱耶苾芻尼於彼迦葉波佛正等覺法中出家,能廣分別說法,人中最爲第一。時,戰伽羅苾芻尼臨命終時,作是願言:我於迦葉波佛法中,修持梵行,讚誦經典,而未得果。今迦葉波佛授鄔達羅摩納婆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汝於未來世,人壽百歲時,成等正覺,號釋迦牟尼。願我善根,於彼釋迦如來法中出家,得如今日鄔波馱耶說法人中最爲第一。由彼願故,今此苾芻尼於我法中,說法第一。苾芻,當知黑黑之業,當得黑黑報,乃至汝等苾芻,當修白白業,應如是學。’爾時,世尊告阿難陁曰:‘汝隨我往吠羅聚落。’阿難陁曰:‘唯然,世尊。’是時,世尊共阿難陁去,乃至到一園中。時,有婆羅門汲水灑園。其婆羅門遙見世尊,便作是念:若喬荅摩沙門入此園者,污此井水。便藏罐索,佇立而住。爾時,世尊以神通力,而入彼園。時,有半之迦藥叉大將,遂側其井水,流滿園中。時,婆羅門作如是念:此喬答摩沙門有大威力,能令井水,涌出漫流。作是念已,卽生信心,而作是言:‘喬答摩來。此是水罐,此是罐索,隨意取水。’是時,世尊卽說頌曰:諸處悉有水 井水何所用 斷此渴愛想更復何所求。時,彼婆羅門白佛言:唯願世尊,聽我於善說法律之中出家,而受近圓,得苾芻性。廣如上說。‘善來,苾芻。’卽成出家頌曰:世尊命善來 髮落衣鉢具 諸根咸寂定隨念悉皆成。由彼苾芻策勵勤修,斷諸煩惱,證阿羅漢,厭離三世,廣如上說。乃至釋、梵、諸天恭敬。爾時,世尊於勇軍聚落,人閒遊行,至鞞闌底城,在練木樹下而住。時,此城中,有婆羅門,名曰火授,而作國王。國土豐饒,人民安樂,居者充滿。是時,彼王聞世尊遊行勇軍人閒,至此在練木樹下。便作是念:沙門喬答摩諸大國王恭敬供養,尊重讚歎。我亦應可供給供養,免被鄰國譏嫌笑弄云:火授王如來在於境內,亦能供養。我今應請世尊及苾芻僧伽,以一切供具而爲供養。作是念已,便卽告勅,嚴駕出城,往詣佛所,以種種善言,慰問世尊,卻坐一面。爾時,世尊卽爲彼王說微妙法,示教利喜,嘿然而住。時,火授王卽從坐起,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向佛,而白佛言:唯願世尊及苾芻衆,受我三月雨安居四事供養飮食、湯藥、衣服、臥具。爾時,世尊嘿然受彼火授王請。時,火授王旣見世尊嘿然受請,心大歡喜,從坐而起,至本宮已,勅諸臣曰:‘卿等宜應日日廣辦十八種飯及諸羙味。復於國中,而遍告勅:汝等諸人夏三月中,不得輒供沙門喬答摩。若輒請者,當斷其命。王告勅已,夜便睡眠,夢見白帳圍繞宮城。夢已,驚怖,心生愁惱,身毛皆豎,從臥速起,拓頰而坐思惟:所夢是何災祥,不爲此徵,而失王位,或當致死?至於晨朝,便告國師,具陳所夢:如是夢者,於我若爲?時,彼國師心生異念:今王所夢是其善徵,我若善解,遂令彼王,於喬答摩所,倍加敬養。我今惡解彼王所夢。作是念已,而白王曰:‘此夢非善。’王白師言:‘此夢非善,當有何報?’師答王言:‘如王所夢,決定失位,或當致死。’王時思念:爲定失國,爲致死耶?作是念已,復白師言:‘有何方便,得不失位及不致死?’師便答言:‘於一夏三月,住幽隱處,勿令人見。若能如是,定不失位,身復不死。’時,火授王聞是語已,‘此事甚易,我當告勅國內人民,不令見我。’作是語已,處處遍告:‘王有勅令,夏三月中,一切人民莫復見我。若輒見者,當斷其命。’如是勅已,入於隱處。爾時,具壽阿難陁於其晨朝,詣火授王宮,於王門所,見衛門人寂然閑坐,無所營爲。見已,問言:‘汝等今者,何故閑坐無所營作?’彼便答言:‘聖者阿難陁,使我何作?’阿難陁報言:‘彼火授王,豈不請佛及苾芻僧伽夏三月中四事供養?汝等今者,何得閑坐,不營飮食及敷牀座,令佛及僧伽一日斷食耶?’時,彼門人白言:‘聖者,王雖告勅,令其廣辦五百人供,不言爲誰。’阿難陁告言:‘汝可白言。’彼便答曰:‘聖者阿難陁,王先遍告:夏三月中,勿令人見,若輒見者,當斷其命。我等當有第二頭耶?而敢白王?’時,阿難陁聞斯語已,往詣佛所,具陳上事。佛告阿難陁:‘汝今宜可著僧伽胝,將一侍者,往大城中,市陌、坊巷、四衢道中,作如是告:誰有信心,於三月日,能爲供給世尊及苾芻僧伽飮食、湯藥者,今正是時。’爾時,聖者聞佛教已,卽便往告如上,具陳。城中長者、婆羅門等,作如是言:‘聖者阿難陁,我等各各獨能辦供世尊上首聲聞僧伽,於三月中,供給飮食,四事無闕。但緣王有嚴勅,於三月日,不許國內人民輒爲奉施上首世尊及苾芻僧伽。若違犯者,罪至於死。如是遍告竟,無能者。時,有商主從北方來,將五百匹馬,至此城中,作如是念:今屬雨時,若我前進,恐泥損馬者,多有漏蹄。於三月中,卽便住此。自乘智馬每日料麥二升,餘者一升。商主亦聞王有嚴令。時,阿難陁往就商主,而爲說法。彼便作是念:我非夂住此王境內。念已,白言:‘聖者阿難陁,自乘智馬每日給料大麥二升,餘者一升,世尊頗能食斯麥者,日奉佛二升,餘苾芻等各施一升。’時,阿難陁聞商主請已,詣世尊所,具陳上事。佛作是念:我自作業,還當自受,廣如餘說。乃至非外界受。乃至頌曰:假令經百劫 所作業不亡 因緣會遇時果報還自受。于時,世尊說是頌已,告具壽阿難陁曰:‘汝今可往苾芻衆中,次第行籌,作如是告:若能共佛在此處,住於三月中食馬麥者,可受此籌。’是時,聖者奉佛教已,便往行籌。世尊教主先受一籌,四百九十八苾芻各受其籌。于時,具壽舍利弗白世尊言:‘我多風疾,於三月日,不能食麥。’具壽目連復白佛言:‘我爲看侍尊者,亦當隨去。’佛與四百九十八苾芻,於此夏安居。具壽舍利弗、目連詣三峯山,而爲安止。時,天帝釋來請二尊者,於三月日,受其供給。是時,商主卽以馬麥,每日奉佛二升,諸餘苾芻各施一升。佛告阿難陁:‘汝可爲我料理此麥。’時,阿難陁卽便持麥,往詣聚落,至一老母處,告言:‘姊妹,可爲世尊料理此麥?’老母報曰:‘聖者,我年衰邁,無力料理。然此鄰家,有少壯女,彼能料理。’時,阿難陁復詣彼所,告言:‘姊妹,頗能爲佛料理此麥不?’女人報曰:‘聖者,若能與我料理此麥已來,許我問答者,我卽料理。’阿難陁曰:‘可爾。’彼卽料理。是時,少女問阿難陁言:‘聖者,佛名者是何義耶?’時阿難陁便作是念:佛義甚深難解難測,我若顯現,必不能了,我今且爲宣揚轉輪王事。告言:‘姊妹,若於世閒,轉輪聖王出現於世,七寶隨現。何爲七寶?所謂輪寶、象寶、馬寶、珠寶、女寶、主藏臣寶、主兵將寶,其輪寶等云何出現於世?若剎帝利灌頂轉輪聖王,於十五日,澡浴淸淨,與諸臣佐,昇高樓上,從於東方,輪寶來現,千輻轂輞皆悉圓備,如天金色,自然而成。王見作念:我曾聞說,若剎帝利灌頂大王,於十五日,澡浴淸淨,登高樓上,有輪來現,必得成就轉輪聖王。我今試之。卽從坐起,膝輪著地,右手捧輪,按左手掌,左手捧取,按右掌中,王卽發願:勝妙輪寶,如先過去轉輪聖王所行之事,願見示現。王與輪寶及四種兵,便得昇空。如先輪王所行之處,輪所住處王亦隨住。是時,東方八萬四千諸小國王咸詣轉輪王所白言:善來。大天,此是王國。人民熾盛,安隱豐樂。唯願天王,安住於此。臣等侍衛。輪王勅曰:卿等各宜正法化世。有非法者,勿爲共住。若如斯者,侍衛於我。于時,輪寶而於東方,乃至海際,悉皆降伏,南、西、北方亦復如是。依輪寶法,昇空遍遊,還至王宮,住王殿前。姊妹,若轉輪王出現,世閒如是輪寶必當顯現。言象寶者,作蓮花色,七支圓備,形體姝好,肥壯勇健,甚可愛樂。王若見已,心生歡悅,作如是語:象寶善賢。卽令使喚善調象師告言:此善象寶宜速善調,善調順已,送於我所。白言:如王教勅。於一日中所應調者,悉皆調之,而此象寶其性賢善,能隨調法,如百歲象學調之相。見象調已,卽將奉王,白言:大王,象寶調善,王自知時。王欲試象,日初出時,乘象出宮,遍遊四天,食時,還至本宮喫食。姊妹,若轉輪王出現世閒,如此象寶,方出於世。言馬寶者,如紺靑色,頭黑光悅,形狀端正,甚可愛樂。王若見之情甚歡悅,令此馬寶,具大賢相。喚調馬者,令速調伏,卽依王命,以調馬法,於一日中,皆悉教授,亦如上說。善調畢已,牽奉王前白言:大王,馬寶調已,願王知時。王欲試馬,日初出時,亦乘馬寶,遊四天下,具如上說。姊妹,若轉輪王出現世閒,而此馬寶方現於世。言珠寶者,有如是形色,八楞具足,紺琉璃色,淸淨鮮潔,光明輝耀,破諸幽暗。姊妹,其珠寶有如是功德。轉輪王出現,珠寶方現於世。言女寶者,形儀端正,容貌超絕,不白不黑,不黃不赤,不長不短,不麤不細,身諸毛孔出栴檀香,口氣香潔,如靑蓮花,寒時觸卽溫,煖熱時觸卽淸涼。’是時,具壽阿難陁爲說輪王七寶,至女寶時,而彼女人料理麥了,卽便頂禮阿難陁,合掌發願:願我以斯福業,當作輪王女寶。時,阿難陁持至佛所,諸佛世尊無不覺了,知而故問;佛告阿難陁曰:‘誰料理麥耶?’阿難陁白言:‘大德世尊,有一婆羅門女。’佛復問曰:‘汝與彼有何言說?’白言:‘共語。’佛告阿難陁:‘汝與彼女,所有言語,爲我說之。’阿難陁奉教具陳。佛復告阿難陁曰:‘何故不與顯說佛德,說轉輪王耶?’白言:‘大德,我作是念:佛德甚深,恐彼女人不能悟解。是故爲彼說轉輪王。’佛言:‘阿難陁,汝爲過失。爲彼女人,若說佛德,而彼女人聞佛功德,必發無上正等覺心,而不退轉。由斯願力,然此女人必當得作輪王女寶。’是時,遠近人衆咸聞婆羅門女料理佛麥,蒙佛記,爲當作轉輪聖王女寶。是時,遂有五百女人,來苾芻處,所將麥料理,咸發誓願:若彼女人作轉輪王女寶之時,我等咸願與彼侍衛。是時,世尊欲食馬麥。具壽阿難陁悲泣雨淚。世尊遊行所至之處,國王勝貴,持佛足土,而爲頂戴。於三大劫,修諸善品,何爲於此城中,食斯麤麥?’是時,佛告具壽阿難陁曰:‘汝今何故悲泣雨淚?’白言:‘大德世尊,生在王宮,合受轉輪王位,王四天下,棄捨國榮,而爲出家,經三無數大劫,廣施頭目、手足,具一切智,廣受人天殊勝妙供,云何今欲食馬麥耶?’佛言:‘阿難陁,汝今能食如來牙齒之中一粒麥不?’白言:‘甚欲。’佛於牙中,取一粒麥,與阿難陁,卽便食噉。佛問阿難陁:‘汝頗曾得如是甘羙所食不?’答言:‘大德世尊,我雖生在輪王族內,能自食噉已來,口未曾得如斯羙味。’佛言:‘阿難陁,如來凡所入口,皆爲甘羙。百味中勝。’是時,遠近諸國鄰王,咸悉知聞其火授王,請佛世尊及苾芻僧伽三月安居,便自入密宮,而不出現,不興供養,佛喫馬麥。聞已,發使,報火授王。其使旣至,不許入見,在門首住時,給孤長者聞斯事已,五百乘車各載精妙粳米,封閉密蓋,擬送佛所。是時,惡魔作念:我已多種惱亂沙門喬答摩,不得其便,更宜惱亂。今正得時。作是念已,卽變身,而爲阿難陁形,往五百車處告言:‘諸仁,欲何所去?’答言:‘聖者阿難陁,我等聞火授王請佛、僧伽三月安居,不興供養佛及僧伽,而噉馬麥。所以給孤長者令將此米,奉獻世尊。’魔曰:‘天、龍、藥叉敬重世尊,擧鉢向上,三十三天精妙香饌,置於鉢中。何故世尊而食馬麥?宜可急迴。’諸人答曰:‘我旣已出,詣世尊所,不欲卻迴。’魔復作念:而此諸人不受我教,可作方便。卽昇虛空,起大風雨,降如車軸,令其米車,咸半溺泥,駕者解牛,隨緣而去。是時,世尊與苾芻僧伽而食馬麥。尊者舍利弗及大目連,往三峯山,受天供養。其馬商主三月旣周,來請世尊:‘唯願哀愍,與苾芻僧伽,受我微供。’佛默受請。知佛受已,於其夜中,辦種種精妙飮食,廣如餘說。乃至飯食已,收鉢竟,洗漱淨已,投佛足下,而發誓願:所有善根,願我當來,作轉輪王,其乘智馬,當爲太子,五百疋馬,而爲我子,佛所記女,爲我女寶,餘五百女爲我宮婇女。于時,世尊旣知彼念告言:‘商主,汝今所願,當來必就。’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十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10권(ABC, K1389 v37, p.663c01-670c10)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11권


대당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그때 화수대왕(火授大王)은 깊은 궁전 안에 있었는데 드물게 일어나는 상서로운 일을 보았다.
이때 아난타가 왕궁의 문 앞에 이르러 문지기에게 말했다.
“당신이 지금 나를 위하여 왕에게, ‘구수 아난타가 지금 문 앞에 있으면서 대왕을 뵙고자 합니다’라고 고하여 주시오.”
문지기가 곧 왕에게 고하였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십시오. 성자 아난타께서 문전에 서 있으면서 대왕을 뵙고자 합니다.”
왕이 말했다.
“내가 지금 생각을 하다가 복스러운 조짐이 되는 일을 보았는데, 아난타 비구는 크게 존귀한 호족의 뛰어난 사람이니 이분이 바로 복스러운 조짐이로다. 훌륭한 명성이 있고 훌륭한 용모를 갖추었으며 훌륭한 색상(色相)이 있으며, 하시는 말씀이 모두 훌륭하고 모든 선품(善品)을 닦았으므로 내가 뜻을 굽히고 궁에 들어오시게 할 것이니, 누가 감히 머무르는 것을 어렵게 할 수 있겠느냐?”
그 문지기가 곧 왕명을 받들고 아난타에게 말했다.
“왕께서 뜻을 굽히시고 궁에 들어오시는 것을 허락하셨습니다.”
그때 사방의 주변 국가에서 온 사신들도 함께 들어갔다. 아난타는 왕에게 ‘병이 없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하고 한쪽에 앉아서 화수왕에게 말했다.
“세존께서 대왕께 안부를 전하시고 석 달 동안 왕의 국경 안에서 여름 안거를 마치고 이제 떠나가시고자 하여 대왕께 알리도록 하셨습니다.”
왕이 말했다.
“아난타여, 제가 이제 세존의 위덕(威德)에 이마를 땅에 대어 예배를 드리니, 여름 안거 동안에 기거하시는 데 편안하셨으며 음식은 풍족하셨습니까?”
이때 이웃 나라의 여섯 사신들이 모두 왕에게 말하였다.
“왕께서는 참으로 도의가 없으십니다. 어떻게 부처님과 성문 승가를 청하여 공양을 베풀기로 해 놓고 석 달 동안을 아무도 모르는 궁전에 머무르면서 만나주지도 않을 수가 있습니까? 세존께서는 왕의 국경 안에 계시면서 한여름 내내 말이 먹는 거친 보리를 드셨습니다.”
왕이 말했다.
“성자 아난타여, 참으로 세존께서 승가와 함께 3개월 동안 거친 보리를 잡수셨습니까?”
아난타가 말했다.
“진실로 말한 것과 같습니다.”
왕은 곧 기절하여 자리에서 쓰러졌다가 차가운 물로 얼굴을 씻고서야 깨어날 수 있었다.
왕은 여러 신하들을 불러서 신하들에게 말했다.
“내가 전에 매일같이 5백 명이 먹을 공양을 마련하되, 갖가지로 훌륭하게 하고 달고 맛있는 음식과 국과 밥을 준비하라고 명하지 않았더냐?”
여러 신하들이 대답했다.
“대왕께서는 다만 음식을 만들라고만 하셨을 뿐이고, 저희들에게는 누구에게 주어야 할지를 명하지 않으셨습니다. 저희들은 명을 받들어 매일같이 5백 명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이때 화수왕은 세존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물러나서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그를 위하여 미묘법(微妙法)을 설하여 가르쳐 보이시고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고는 묵묵히 계셨다.
왕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금 부처님의 발에 예배를 드리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참으로 잘못하였습니다. 대덕(大德) 선서(善逝)시여, 제가 참으로 잘못하였습니다. 제가 어리고 우매하여 진실로 어진 이가 누구인지를 구별하지 못하고 여러 훌륭한 방편이 없었기 때문에 먼저는 세존께서 성문 대중과 함께 석 달 동안 여름 안거를 하시게 해 놓고 나서 곧 깊은 궁전에 머물러서 부처님을 뵙지 아니하였습니다. 원하건대 세존께서는 무루(無漏)의 바른 지혜로써 중생을 보살펴 주시는 마음으로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저의 뉘우침을 받아 주시고 저의 잘못을 용서하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참으로 왕께서 말한 대로입니다. 세존과 승가 대중에게 3개월 동안 공양을 하기로 직접 청하여 놓고서 와 보지 아니한 것은 진실로 어리고 우매하며 참으로 어진 이를 구별하지 못하고, 훌륭한 방편들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십시오. 만약 사람이 잘못을 하였더라도 마음 깊이 스스로 뉘우치면 그 죄는 스스로 소멸되고 복덕이 증장되는 것이니, 무슨 인연 때문인가 하면 잘못을 보고서 능히 후회하는 마음을 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왕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건대 세존께서는 비구 승가와 함께 목숨이 다할 때까지 제가 공양해 드리는 의복과 음식과 와구(臥具)와 탕약을 받아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인간의 수명이 짧은 때에 여래가 출현하였고 아직도 교화를 받지 못한 자가 한량없이 많으며 나는 곧 열반에 이를 것이니, 왕께서 목숨이 다할 때까지 공양해 주는 것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왕이 다시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제가 목숨이 끝날 때까지 공양해 드리는 것을 받지 않으신다면 원하건대 자비를 베푸시어 제가 7년이나 7개월 혹은 7일 동안만이라도 공양해 드리는 것을 받아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또한 받아들이지 않으시니, 왕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건대 세존께서 비구 대중과 함께 내일 왕궁에 오시어 저의 보잘것없는 공양을 받아 주십시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셨다.
‘왕의 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 왕은 반드시 입으로 뜨거운 피를 토하고 그로 인하여 죽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곧 아무 말씀을 안 하시고 묵묵히 왕의 청을 받아들이셨다. 왕은 부처님께서 청을 받아들이시는 것을 알고 나서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부처님께 하직하고 물러나 왕궁으로 돌아와 여러 신하들에게 명하였다.
“경들이여, 어떠한 계교를 써야 이 많은 음식들을 부처님과 승가께서 내일 모두 드시게 할 수 있겠는가?”
여러 신하들이 대답했다.
“땅 위에 펼쳐 놓고 부처님과 승가를 청하여 그 위를 밟고 지나가게 하시면 또한 음식을 드시는 것과 같아질 것입니다.”
왕이 말했다.
“아주 좋은 계획이오.”
왕은 그날 밤으로 갖가지 미묘하고 청정한 음식을 마련하여 온갖 맛이 충만하게 하였다.
대중 가운데에는 한 사람의 나이 많은 출가자가 있었는데, 그는 이 무도한 왕이 석 달 동안 부처님 세존과 비구 대중에게 공양을 청하고서도 거친 보리를 드시게 하고서, 지금에서야 이런 음식을 내 놓고 급하게 재주를 부리는 것에 대하여 성내고 한스러워하는 마음을 품고 곧 음식을 발로 차서 흩어버렸다.
여러 바라문 장자들이 그것을 보고 다 함께 나무라고 부끄럽게 여겨 그에게 말했다.
“성자여, 이 음식들은 입으로 먹는 것들인데 어떻게 발로 찰 수 있습니까?”
이때 여러 비구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셨다.
‘저 비구로 말미암아 음식을 발로 차는 이 허물이 있게 되었구나.’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이후로는 마땅히 이와 같이 입으로 먹는 것을 발로 차지 말아야 하니, 만약에 이것을 범하는 자는 월법죄(越法罪)를 짓게 될 것이니라.”
이때 화수왕은 대중이 자리를 정하고 앉은 것을 보고, 왕이 손수 음식을 나누어 주어서 모두로 하여금 배불리 먹게 하였다. 공양을 마치고 발우를 걷고 양치를 하고 나자 왕은 작고 낮은 의자를 가져다가 부처님 앞에 마주하여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왕을 위하여 미묘법을 자세히 말씀하시고 그 자리에서 떠나가셨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여름 안거가 끝나자 가사를 세탁하고 나서 각자가 발우를 가지고 모두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와서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한쪽에 서서 함께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이곳에서 석 달 동안의 여름 안거를 마쳤으니 저희가 기거하던 초막 암자를 부수어도 되겠습니까?”
『증일아함경[增一阿笈摩經]』 제4품(第四品) 가운데에 자세히 설해진 것과 같다.
이때 모든 비구들은 의혹이 있어서 세존께 청하여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전에 무슨 업을 지으셨기에 3무수대겁(無數大劫) 동안을 머리와 눈과 손과 발을 버리시면서까지 널리 은혜를 베푸시어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셨으면서, 498명의 비구와 함께 다른 모든 일을 마다하시고 수진성(受盡城)으로 가시어 말을 먹이는 거친 보리를 드셨으며, 왜 구수 사리불과 목건련은 하늘의 묘한 공양을 받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옛날에 스스로 이러한 업을 지었기에 이제 다시 스스로 받은 것이니라. 자세한 것은 다른 곳에서 말한 것과 같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겠다.

가령 백 겁(劫)이 지나더라도
지은 업은 없어지지 않으니
인(因)과 연(緣)이 서로 만나는 때에
과보(果報)는 스스로 받게 되느니라.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지나간 과거에 인간의 수명이 8만 4천 세이던 때에 부처님 세존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호(號)를 비발시(毘鉢尸)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각(正覺)이라 하셨으며, 10호(號)를 구족하셨고, 8만 4천의 비구 대중과 함께 친혜성(親惠城)에서 왕의 도성(都城) 곁에 머물고 계셨다.
이때 친혜성 안에는 어느 한 바라문이 5백 명의 동자를 가르치고 있었는데, 나라 안의 모든 백성들이 존중하고 공양하기를 참으로 부처님[應供]께 하는 것과 같이 하였다. 그런데 비발시여래께서 그 성읍에 오시자 나라 안의 백성들이 그 바라문을 공경하지도 않고 존중하지도 않게 되자, 그는 마침내 부처님 계시는 곳과 성문(聲聞) 대중에게 질투하는 마음을 내게 되었다.
이때 많은 비구와 학(學:十地菩薩)ㆍ무학(無學:아라한)들이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서 도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여 갖가지의 미묘하고 맛있는 음식들을 얻어 발우에 가득 담아서 성을 나오고 있었는데, 그 바라문이 그것을 보고 물었다.
‘비구여, 어서 오십시오. 나는 발우 안에 어떤 음식을 얻었는지를 보고 싶습니다.’
여러 비구들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곧 발우 안의 음식을 드러내어 보여주었다.
그는 질투심을 품고 곧 성을 내어 여러 제자들에게 말했다.
‘이 사람들은 마땅히 공양을 받을 만한 자가 아니니, 감히 이 미묘한 공양을 받을 수가 없다. 이들에게는 마땅히 지극히 거친 보리를 주어야만 한다.’
그때 모든 학생들은 다 같이 함께 대답했다.
‘옳습니다. 옳습니다. 오파타야(鄔波馱耶:바라문 스승)께서 말씀하신 대로 거친 보리를 먹는 것이 합당합니다.’
그런데 그들 가운데에서 두 명의 동자는 마음에 청정한 믿음이 있었으며, 현덕상(賢德相)을 갖고 있어서 이렇게 말했다.
‘스승이시여, 그런 말씀을 하지 마십시오. 이분께서는 참으로 마땅히 공양을 받을 만하시며 대존승(大尊勝)을 갖추셨으며, 하늘의 공양을 받을 만하시니 사람의 음식을 논할 바가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지나간 과거에 바라문이었던 자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내가 바로 그이니라. 5백 명의 학생들은 지금의 498명의 비구이며, 신심이 있고 어질며 착했던 그 두 사람의 동자는 지금의 사리불과 목건련이니라.
너희들 비구여, 내가 옛날에 비발시여래와 비구와 아라한인 제자들의 처소에서 질투심을 품고 성을 내어 착하지 못한 말로써 거칠고 악한 말을 하였고, 그 여러 학생들은 모두가 나의 말을 따랐던 까닭에 그 업력(業力)으로 말미암아 지금 이러한 업보(業報)를 받은 것이니라. 이런 까닭에 세존과 498명의 비구가 말이 먹는 거친 보리를 먹었고, 사리불과 대목련의 이 두 동자는 나의 말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착한 업력으로 말미암아 지금 하늘의 공양을 받은 것이니라. 이런 뜻이 있기 때문에 내가 항상 말하기를, ‘흑업(黑業)을 지으면 흑보(黑報)를 받고, 백업(白業)을 지으면 백보(白報)를 받으며, 잡업(雜業)을 지으면 잡보(雜報)를 받는다’고 하는 것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부지런히 닦아서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할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구수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나와 함께 무능적성(無能敵城)에 가도록 하자.”
아난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자 곧 부처님을 뒤따라서 두루 교화하며 다니다가 무능적국(無能敵國)에 이르러 갠지스강변에 머물렀다.
이때 어느 비구가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와서 부처님의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한쪽에 서서 합장을 하고 공경히 부처님께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원하건대 저를 위하여 미묘법을 간략하게 말씀하여 주십시오. 제가 부처님의 수승하신 법문을 듣고 한마음으로 받아들여서 부지런하고 간절하게 수행하여 능히 통달할 수 있게 되고, 이 일로 말미암아 제가 부귀한 가문을 버리고 삭발하여 몸에는 가사를 입고서 세속을 버리고 출가를 하며, 끝까지 위없는 범행(梵行)을 구하여서 스스로 지혜를 갖게 되고 법을 얻으며 법을 깨달아서 스스로를 이롭게 하고 남을 이익되게 하며, 나의 생(生)은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이 성립되며 해야 할 바를 이미 다 갖추어 후생의 몸을 받지 않게 되기를 원합니다.”
그때 그 비구가 이렇게 말을 하고 나니, 부처님께서는 주위를 둘러보셨는데 갠지스강 가운데에 큰 다리가 물에 떠내려가는 것을 보시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지금 이 강 가운데에 있던 다리가 물에 떠내려가는 것을 보느냐?”
비구가 대답하였다.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저 떠내려가는 나무다리가 저쪽 언덕에 머무르지도 않고, 이쪽 언덕에 머무르지도 않으며, 가운데 떠내려가는 데에 머무르지도 않으며, 여울이나 모래 강변에 머무르지도 않으며, 사람이 끌어내지도 않으며, 비인(非人)이 붙잡아 주지도 않으며, 웅덩이에 빠지지도 않으며, 부서지거나 문드러지지 아니한다면, 오래되지 않아 큰 바다 가운데에 이르러 그곳에 머무르는 것과 같이 어떤 비구가 그와 같이 이쪽 언덕에도 머무르지 않고 저쪽 언덕에도 머무르지 않으며……(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또한 열반에 이르게 되느니라.”
이때 그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이쪽 언덕과 저쪽 언덕, 나아가 부서지지도 않으며 문드러지지도 아니하는 것을 저는 아직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훌륭하신 세존이시여, 원하건대 저에게 간략히 말씀해 주시어 저로 하여금 개오(開悟)하게 하시고, 나아가 후생의 몸을 받지 않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이쪽 언덕과 저쪽 언덕이라는 것은 6처(處)이며, 이쪽 언덕은 내처(內處)이며 저쪽 언덕은 외처(外處)를 이르는 것이다. 비구가 비록 이 6내처(內處)와 6외처(外處)를 알지만 떠내려가는 것에 머무르는 것은 애욕(愛欲) 때문이다. 모래 여울이나 모래 강변에 머무르는 것은 아만(我慢)을 이르는 것이다. 사람들이 끌어낸다는 것은 그 비구가 여러 재가인(在家人)과 더불어 옛일을 생각하는[追感] 데로 되돌아가 속인들과 함께 근심하고 즐거워하는 일을 이르는 것이다. 비인(非人)이 붙잡아 준다는 것은 범행(梵行)을 닦아 지켜서 마침내 이러한 발원을 한다면 이 선근으로써 마땅히 천상(天上)이나 귀취(鬼趣)1) 가운데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것을 이르는 것이다. 웅덩이에 빠진다는 것은 모든 계율을 버리는 것을 이르는 것이다. 부서지고 문드러진다는 것은 청정한 계율을 훼손하고 깨뜨리며 모든 악법(惡法)을 짓고 어질고 착한 사람과 싸워서 어지럽게 만들며 악마의 무리가 되어 사문답지 못한 사람을 사문이라 하고 범행(梵行)답지 못한 행위를 범행이라고 하는 것을 이르는 것이다.
비구여,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할 것이니, 이것이 피안(彼岸)과 차안(此岸), 6내처와 6외처……(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필경 열반에 이르게 되느니라. 이때 이 필추는 부처님께서 훌륭하게 설하신 것을 듣고 기뻐하며 믿어 받들고 예배드린 뒤에 떠나갔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한마음으로 기억하여 지니고 부지런히 채찍질하여 힘쓰고 노력하여 나아가 그의 생(生)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梵行)은 이루어졌으며, 해야 할 바는 이미 갖추고, 후생의 몸을 받지 않아서 아라한과를 증득하였다.
그때 환희(歡喜)라고 하는 소 치는 사람이 부처님 계신 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가, 부처님의 말씀을 멀리서 들으면서 지팡이에 의지하여 서 있었다. 이때 두꺼비 한 마리가 또한 강가에 있다가 소 치는 사람의 지팡이에 등을 눌려서 가죽과 살에 구멍이 뚫렸다.
그 두꺼비는 비록 그러한 고통을 당하고 있었지만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약 내가 소리를 지르면 소 치는 사람인 환희가 반드시 산란해져서 부처님의 법을 듣기가 어렵게 될 것이다.’
이로 말미암아 고통을 참고 받아들여서 세존께서 계시는 곳에서 깨끗한 마음을 많이 내면서 곧 죽어서 그로 인하여 사천왕궁(四天王宮)에 태어났다.
소 치는 사람은 지팡이를 한쪽에 내던지고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한쪽에 서서 합장하고 공경하게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저는 이제 차안(此岸)과 피안(彼岸)에 머무르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으며, 가운데에 떠서 떠내려가지도 않으며, 모래 여울에 머무르지도 않으며, 사람에게 잡히지도 않으며, 비인(非人)에게 붙잡히지도 않으며, 웅덩이에 빠지지도 않으며, 또한 문드러지거나 부서지지도 않겠습니다. 원하건대 세존께서는 제가 훌륭하게 법률(法律)을 말하는 가운데로 출가하고, 아울러 구족계를 받아서 비구가 되어 범행(梵行)을 청정하게 수행하며, 세존을 받들어 모시는 것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소 치는 사람에게 물으셨다.
“그대는 지금 소떼를 본래의 주인에게 맡겨야 되지 않겠소?”
“맡기지 않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물으셨다.
“무슨 까닭에 맡기지 않는 것이오?”
소 치는 사람이 대답하였다.
“모든 소들은 각자 새끼소를 가지고 있으면서 주인의 곁에 있는데, 이 어미소들은 새끼소를 사랑하여 잊지 아니하는 까닭에 때가 되면 스스로 돌아갈 것입니다. 이런 까닭에 맡기지 않는 것이니, 원하건대 세존께서는 다만 저로 하여금 훌륭하게 법률을 말하는 가운데에 출가를 하고, 아울러 구족계를 받아서 비구가 되어 청정하게 범행(梵行)을 닦을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환희여, 그대는 지금 우선 잠시만 기다리시오. 이 소떼가 비록 머무를 곳을 알지만 당신은 먼저 이미 다른 소의 주인에게서 의복과 음식을 받았으니, 마땅히 이와 같이 하여서는 안 되는 것이오.”
이때 환희는 다시금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떠나가서 큰 소리로 말하였다.
“나에게 큰 두려움이 있습니다. 매우 큰 두려움이 있으니 빨리빨리 달아나시오.”
같이 소 치는 사람의 수가 백 명이었는데, 그들이 그를 보고 두려워하는 마음이 생겨서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무슨 두려움이 생겼습니까?”
“태어나는 것과 늙어가는 것과 병드는 것과 죽는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여러 소 치는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또한 그를 뒤따라 달렸다. 다른 나머지의 소 치는 사람들과 양치는 사람들과 풀을 베고 땔나무를 하던 사람들과 길에서 그것을 보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그를 뒤따라 달렸다.
앞에서 거슬러오던 사람이 물었다.
“당신들은 무슨 두려움이 있습니까?”
사람들이 대답했다.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이 두렵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 나서 모두 뒤따라 달려서 자신들이 사는 마을에 이르게 되었다. 마을 안에 있던 사람들이 멀리서 달려오는 사람들을 보고 마침내 두려운 마음이 생겨서 어떤 사람은 밖으로 뛰어 달아나는 사람도 있었고, 혹은 재물을 거두어 숨기는 사람도 있었으며, 혹은 갑옷을 입고 병장기를 챙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가운데에 어느 흉포하고 용맹한 자가 마을에서 나와 가로막고 밀치며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그들이 곧 대답했다.
“무섭고 두려운 일이 있습니다.”
“무엇이 두렵습니까?”
사람들이 대답했다.
“우리는 지금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근심하고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때서야 비로소 안심하고 고요해졌다.
그때 구수 사리불이 부처님의 회상에 앉아 있다가 소 치는 사람인 환희가 떠나간 지 오래되자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소 치는 사람인 환희가 즐겨 훌륭하게 법률을 말하는 가운데로 출가하기를 청하였는데, 부처님께서는 무슨 까닭에 그를 집으로 돌아가게 하였습니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소 치는 사람 환희가 속가에 있으면서 5욕락(欲樂)을 받는 것은 옳지 않다. 그는 소를 맡기고 나서 곧 이곳으로 올 것이다. 너는 마땅히 그 착한 종족의 아들이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서 청정한 신심으로써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여, 위없는 범행(梵行)을 끝까지 닦아 익혀서 이치를 깨닫고 증득하며, 또한 다른 사람을 증득하게 하여 ‘나의 생(生)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은 이루어졌으며 해야 할 바는 다 갖추어졌으며 다시는 후생의 몸을 받지 않으리라’고 하는 것을 너 스스로가 보게 될 것이다.”
뒤의 다른 때에 그 소 치는 사람인 환희는 소를 주인에게 맡기고 5백 명의 사람들과 함께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저는 소를 맡겼습니다. 원하건대 제가 훌륭하게 법률을 말씀하시는 가운데로 출가를 하고, 아울러 구족계를 받아서 비구가 되어 범행(梵行)을 청정하게 수행하며 세존을 받들어 모시는 것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는 그를 보시고 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환희야, 너와 함께 이곳에 온 5백 명이 모두 훌륭하게 법률을 말하는 가운데로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비구가 되어 범행 닦는 것을 허락하노라.”
그들은 출가를 하고 나자 부지런히 선품(善品)을 닦아서 마음에 해탈을 얻게 되었다.
상법(常法)에는 이와 같아서 만약 하늘에 태어나게 되면 세 가지의 생각이 일어나는 것이니, ‘나는 어느 곳에서 죽어, 어느 곳에 태어났으며, 이것은 무슨 업 때문인가?’ 하는 것이다.
한편 이때 두꺼비는 하늘에 태어나게 되자 곧 관(觀)하여 자신이 두꺼비의 몸을 버리고 사천왕궁에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은, 부처님 계시는 곳에서 청정한 마음을 내어 그 업으로 말미암아 이곳에 태어날 수 있게 된 것을 알고서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약 먼저 하늘의 즐거움을 받고 부처님을 가서 뵙지 않는다면 감히 은혜를 모르는 짓이다. 나는 이제 먼저 세존을 가서 뵈어야겠다.’
이때 두꺼비 천자(天子)는 하늘의 용모와 위의로써 몸과 머리를 장엄하고 한밤중에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갠지스강[弶伽河]의 곁을 광명으로 밝게 비추고 하늘의 묘한 꽃을 여래의 주변에 흩뿌리고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얼굴을 마주하고 앉아서 부처님의 설법을 들었다.
이때 세존께서는 두꺼비 천자의 근성(根性)과 번뇌의 종자[隨眠]와 마음에 하고자 하는 바의 차별(差別)을 관하여 아시고, 4성제(聖諦)를 말씀하시어 그로 하여금 지혜가 열려 진리를 깨닫게 하셨다. 그는 법문을 듣고 나자 지혜의 금강저(金剛杵)로써 스무 가지 유신견(有身見)2)의 산을 무너뜨려 없애고 예류과(預流果)를 증득하여, 해골이 쌓여서 이루어진 산을 뛰어넘고 혈해(血海)를 마르게 하였다.
그때 두꺼비 천자는 마음 깊이 기뻐하기를 마치 물건을 팔러 온 사람이 물건을 살 사람을 만난 듯이, 농부가 단비를 만난 듯이, 전쟁에서 승리를 얻은 듯이, 병든 사람이 병이 쾌유된 듯이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나서 인사를 드리고 하늘의 처소로 되돌아갔다.
이 여러 비구들은 초야(初夜)와 후야(後夜)에 모두 잠에서 깨어나 그 광명을 보고는 의심하는 생각이 생겨서 아침에 이를 세존께 아뢰었다.
“지난 밤중에 범천(梵天)과 제석(帝釋)의 호세사천왕(護世四天王)이 부처님 계시는 곳에 왔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천왕이 온 것이 아니다. 소 치는 사람인 환희가 나의 법문을 듣고 있을 때에 한 마리의 두꺼비가 환희의 지팡이에 눌려서 가죽과 살이 뚫어졌는데, 소리를 내면 소 치는 환희가 법문을 듣다가 놀랄까 걱정하여 나의 처소에서 청정한 마음을 발하여 고통을 참다가 죽어서, 사천왕의 왕궁에 태어나게 되었는지라 내가 있는 곳으로 왔기에 내가 그를 위하여 설법을 하여 주니 그가 법문을 듣고 나서 인사를 드리고 본래의 집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이때 모든 비구들은 다 같이 의혹이 있어서 세존께 청하여 아뢰었다.
“소 치는 사람인 환희와 5백 명의 사람들은 전생에 무슨 업을 지었기에 소 치는 사람이 되어서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출가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를 증득하였으며, 두꺼비 천자는 전생에 무슨 업을 지었기에 두꺼비로 태어나 진제(眞諦)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들은 스스로가 그러한 업을 지어서 이제 스스로 받은 것이니라.……(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가령 백 겁(劫)을 지낸다 하더라도
지은 업(業)은 없어지지 않으니
인(因)과 연(緣)이 서로 만나는 때에
과보(果報)는 다시 스스로 받게 되느니라.

너희들 비구여, 지나간 과거이며 이 현겁(賢劫) 동안에 인간의 수명이 2만 살이던 때에 부처님께서 세간에 나오셨으니, 그분은 가섭파(迦攝波)부처님으로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등각(正等覺)의 10호(號)를 구족하셨으며 바라닐사(波羅痆斯)의 선인타처(仙人墮處)인 시록림(施鹿林) 가운데에 머무르셨다.
그 소 치는 사람인 환희는 그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출가하여 3장(藏)에 두루 통달하여 대법사(大法師)가 되었다. 그는 규범을 훌륭하게 알았으며, 경전을 잘 받들어 읽고 외울 수 있었으며, 5백 명의 제자를 두었다. 그에게서 가르침을 받은 자들은 그의 가르침을 취하여 대중 가운데에서 쟁론(諍論)하는 일이 일어나게 되면 이 비구가 훌륭하게 쟁론을 화합시켜서 그치게 만들곤 하였다.
이때 어느 두 비구는 마음에 아만심(我慢心)을 품고 있으면서 그에게 나아가 기거(起居)는 편안한지 문안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뒤의 다른 때에 이 두 비구가 대중과 함께 쟁론을 하다가 그의 처소에 이르러 그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말하였다.
‘존자(尊者)시여, 이러이러한 쟁송(諍訟)이 있으니 그치게 해 주기를 바랍니다.’
그는 곧 생각하였다.
‘내가 만약에 지금 곧 바로 쟁송을 화평하게 하여 그치게 한다면 이 비구는 다시는 나에게 오지 않을 것이니, 우선 물러가서 승가와 함께 있도록 하여도 법을 어기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그 비구에게 말했다.
‘내가 지금은 구수의 쟁론하는 까닭을 알지 못하겠으니, 우선 승가의 처소로 가시오.’
이렇게 말을 하고 나서 그 삼장 비구는 승가의 일 때문에 바깥 마을로 나갔다. 그 두 비구는 승가의 처소에 이르러 대중들과 화합을 하여 쟁송을 그쳤다. 삼장 비구는 승가의 일을 마치고 나서 마을에서 본래의 처소로 되돌아와 제자에게 물었다.
‘그 두 비구가 다시 나를 보러 왔었느냐?’
제자가 대답했다.
‘스승이시여, 승가에서는 이미 그와 쟁송하는 일을 그쳤습니다.’
제자가 그간에 있었던 일을 갖추어 설명하니, 스승은 그 말을 듣고 나서 화를 내며 거칠고 사나운 말을 내뱉었다.
‘이 승가가 이와 같이 범죄를 판결하다니 소를 키우는 방법과 같구나. 모든 비구들이 전에 소를 치다가 출가하여 비구가 된 모양이다.’
5백 명의 제자들은 스승의 말을 듣고 나서 마찬가지로 말했다.
‘스승이시여, 진실로 말씀하신 바와 같습니다. 승가에서 쟁송을 판결하여 화합하는 것이 마치 소를 치는 사람의 법과 같습니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과거의 삼장 비구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소 치는 사람인 환희가 바로 그 사람이다. 과거의 5백 제자들은 지금의 5백 명의 사람들이다. 그 여러 사람들은 지나간 옛날에 가섭파여래의 제자인 성문(聲聞) 대중 가운데에서 거친 말을 하였던 까닭에 5백 생 동안 언제나 소를 치다가, 그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에서 온(蘊)과 계(界)와 여러 입[諸入]과 연기(緣起)와 처(處)와 비처(非處)를 훈수(熏修)한 선근(善根)으로 말미암아 그는 5백 명의 소 치는 사람과 더불어 나의 가르침 가운데에 출가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하게 된 것이니라.
그 두꺼비 천자도 또한 가섭파여래의 가르침 가운데에 출가하여 항상 정(定)을 닦았다. 그는 세상을 두루 다니며 교화하다가 어느 마을에 이르러 절 안에서 머물렀다. 초야(初夜)에 단정히 앉아서 마음을 가다듬고 정(定)에 들려고 하였는데, 비구들이 모두 경전을 소리 내어 외우고 있었던지라 그 소리가 선정에 장애가 되었다.
그는 그 소리를 듣고 마음을 가다듬을 수 없자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중야(中夜)에 선정에 드는 것이 좋겠다.’
다시 중야에 마음을 가다듬고 선정에 들려고 하였는데, 경전을 외우는 비구들이 여전히 소리 내어 암송을 하고 있어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후야(後夜)에 선정에 드는 것이 좋겠다.’
후야에 다시금 단정히 앉아서 마음을 가다듬고 선정에 들려고 하였는데, 그때에도 여러 비구들이 소리를 높여서 경전을 암송하였다.
그는 아직 욕심을 여의지 못하였던 까닭에 독한 마음을 품어 곧 화를 내어 이렇게 말했다.
‘이 가섭파여래의 가르침 가운데에 출가한 비구들은 저녁부터 늦도록 두꺼비 소리를 내는구나.’
너희들 비구여,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과거에 선정을 익히던 비구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두꺼비 천자가 바로 그이니라. 그는 가섭파 여래ㆍ응공[應]ㆍ정등각(正等覺)의 성문(聲聞) 제자의 처소에서 그러한 나쁜 말을 하여 그 업(業)으로 말미암아 백 생 동안을 두꺼비 몸이 되었다가, 내가 있는 곳에서 청정한 마음을 내어 두꺼비 몸을 버리고 사천왕의 왕궁에 태어났으며, 가섭파여래의 가르침 가운데서 범행(梵行)을 수행하였던 까닭에 지금에는 진리를 깨달은 것이다.
이러한 뜻으로 말미암아 내가 항상 널리 말하기를, ‘흑업(黑業)을 지으면 흑보(黑報)를 받게 되고, 백업(白業)을 지으면 백보(白報)를 받게 되며, 잡업(雜業)을 지으면 잡보(雜報)를 받게 된다’고 하는 것이니라.
이러한 까닭에 너희들은 마땅히 흑업(黑業)과 잡업(雜業)을 버리고 백업(白業)을 닦도록 해야 할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갠지스강을 건너려고 하셨다. 이때 5백 마리의 기러기 떼와 5백 마리의 물고기와 5백 마리의 거북이가 세존을 향해서 오른쪽으로 세 번 돌았다.
세존께서는 그때 3구(句)의 미묘법(微妙法)을 말씀하셨다.
“현수(賢首)여, 제행무상(諸行無常)이며, 제법무아(諸法無我)이며, 열반적멸(涅槃寂滅)이니라. 너희들은 마땅히 청정한 마음을 내어 방생(傍生:畜生)의 몸을 싫어해야 할 것이다.”
이때 기러기와 물고기와 거북이들은 3구법(句法)을 듣고 모두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들은 희유하게도 여래의 3구로 된 미묘법을 들었으니, 마땅히 무엇을 먹겠다는 생각을 끊어야겠다.’
그리고는 곧 먹는 것을 끊었다. 방생의 무리들은 굶주림의 고통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어 곧 그로 인하여 죽어서 사천왕궁(四天王宮)에 태어났다.
처음에 여러 하늘[天]에 태어나게 되면 상법(常法)에서는 이와 같았다. 만약 하늘[天]에 태어나게 되면 세 가지의 생각이 일어나는 것이니, ‘나는 어디에서 죽었으며, 나는 어느 곳에 태어났으며, 무슨 업으로 말미암아 태어났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관(觀)하여 자신이 방생취(傍生趣)를 버리고 사천왕궁에 태어났으며, 세존께서 계시는 곳에서 법요(法要) 3구를 들은 것으로 말미암아 태어나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자세한 내용은 다른 곳에서 말한 것과 같음)……. 다 함께 부처님 계시는 곳에 나아가 묘한 하늘 꽃을 부처님 주변에 뿌렸다.
세존 자부(慈父)께서는 그들의 근성(根性)과 번뇌[隨眠]와 마음에 하고 싶어하는 것을 관찰하시고 미묘법을 말씀하시어 그들로 하여금 4성제(聖諦)에서 지혜가 열려 진리를 깨닫게 하셨다. 그들은 설법을 듣고 나서 예류과(預流果)를 증득하고,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다 함께 인사를 드리고서 궁으로 되돌아갔다.
이때 모든 비구들은 의혹이 있어서 세존께 청하여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여러 기러기와 물고기와 거북이들은 전에 무슨 업을 지었기에 방생의 몸으로 태어났으며, 또한 무슨 업을 지었기에 천상(天上)에 태어나 진제(眞諦)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었는지 말씀해 주시기를 원합니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여러 기러기와 물고기와 거북이들은 스스로 지은 바의 업으로 이제 스스로 되돌려 받은 것이니라.……(자세한 내용은 다른 곳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아 생략함)……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가령 백 겁(劫)을 지낸다 하더라도
지은 업(業)은 없어지지 않으니
인(因)과 연(緣)이 서로 만나는 때에
과보(果報)는 스스로 받게 되느니라.

너희들 비구여, 이제 잘 듣도록 하여라. 지나간 오랜 옛날 이 현겁(賢劫)동안에 인간의 수명이 2만 살이던 때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호(號)를 가섭파(迦攝波)여래라 하셨으며, 10호(號)를 구족하고 바라닐사(波羅痆斯)의 시록림(施鹿林) 가운데에 있는 선인타처(仙人墮處)에 머물러 계셨다. 그런데 기러기와 물고기와 거북들이 그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에 출가를 하였다가 여러 가지의 작은 계율을 범하였다. 그들은 이 업(業)으로 말미암아 방생취(傍生趣)에 떨어졌고, 내가 있는 곳에서 청정한 마음을 내었기 때문에 천상(天上)에 태어날 수 있었으며, 가섭파여래의 가르침 가운데에 머물면서 범행(梵行)을 닦았던 까닭에 나의 법문을 듣고서 진제(眞諦)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었다. 이러한 까닭에 내가 항상 널리 말하기를……(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마땅히 이와 같이 배우도록 해야 한다.”
이때 세존께서 갠지스강을 건너시자, 5백의 아귀(餓鬼)가 앞에 나타났다. 그들은 해골같이 검고 수척하였으며, 불에 탄 나무 기둥과 같았고, 머리카락은 어지럽게 헝클어져 있었다. 배는 태산만큼 크게 불렀고 목구멍은 바늘같이 좁았으며 온몸에 불이 타올라서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그들은 합장을 하고 공경하며 세존께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저희들은 전생의 몸으로 많은 악업(惡業)을 지었기에 금생의 몸으로도 아직도 물이라는 이름을 듣지 못하였으니, 하물며 밥을 얻는 것이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크게 자비로우신 분이시니, 저희들에게 물을 베풀어 주셔서 마시게 해 주십시오.”
세존께서는 멀리 갠지스강을 보시면서 구수 대목련(大目連)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 여러 아귀들을 배불리 마시게 해 주어라.”
목련이 가르침을 받들어 곧 물을 마시게 해 주려고 하였으나 아귀들은 목구멍이 가는 바늘과 같이 좁아서, 목련은 능히 그들의 목구멍을 확장시켜 마시게 할 수가 없었다. 부처님께서 신통력으로 그들의 목구멍을 여시니, 목련이 마시게 해 주었다.
그들은 목마르다는 생각으로 핍박되어 욕심을 부려서 많이 마시니 배가 불러 곧 터졌는데, 모두가 부처님 계시는 곳에서 청정한 마음을 낸지라 죽어서 천상(天上)에 태어나고, 나아가 과(果)를 증득하였으니……(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음)…….
이때 모든 비구들은 또 의혹이 있어서 세존께 청하여 아뢰었다.
“이 여러 아귀들은 전에 무슨 업을 지었기에 아귀로 태어났으며, 또한 무슨 업을 지었기에 천상에 태어나서 진제(眞諦)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들은 스스로 지은 업을 이제 스스로 되돌려 받은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다른 곳에서 말한 것과 같다.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가령 백 겁(劫)을 지낸다 하더라도
지은 업(業)은 없어지지 않으니
인(因)과 연(緣)이 서로 만나는 때에
과보(果報)는 스스로 받게 되느니라.

너희들은 잘 들으라. 지나간 옛날에 지금의 현겁(賢劫) 가운데에서 인간의 수명이 2만 살이던 때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호(號)를 가섭파(迦攝波)여래라 하셨으며 10호(號)를 구족하셨다. 가섭파여래께서는 바라닐사(波羅痆斯)의 시록림 가운데에 있는 선인타처에 계셨는데, 부처님의 성문 제자들이 차례로 걸식을 하여 삼보께 공양하였다. 뒤에 가섭파여래의 교화가 점점 넓어지니, 걸식하는 자들도 또한 더욱 많아졌다.
뒤의 다른 때에 어떤 5백 명의 우바새들이 한집에 살고 있었는데, 어떤 일로 인하여 모두가 함께 모이게 되었다. 그때 여러 걸식하는 비구들이 그곳에 가서 그들에게 걸식을 하니, 그들은 곧 화를 내면서 거칠고 사나운 말을 하였다.
‘이 가섭파 사문의 무리들은 항상 걸식을 다니니, 비유하자면 아귀(餓鬼)와도 같구나.’”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옛날의 5백 우바새들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5백 아귀들이 바로 그들이니라. 가섭파여래의 성문 제자들 처소에서 그들을 아귀라고 부른 까닭에 그 업력(業力)으로 말미암아 5백 생 동안 아귀의 보(報)를 받았느니라. 그리고 금생의 몸도 아귀로 태어났다가, 내가 있는 곳에서 청정한 마음을 낸 까닭에 천상(天上)에 태어나게 되었고, 가섭파여래의 가르침 가운데에서 범행(梵行)을 닦은 까닭에 진제(眞諦)의 이치를 깨닫게 된 것이니라. 이러한 까닭에 내가 항상 흑(黑)ㆍ백(白)ㆍ잡(雜)의 업(業)과 그에 따른 보(報)를 널리 말하는 것이니라.……(이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아 생략함)……마땅히 이와 같이 배우도록 해야 한다.”
이때 세존께서는 갠지스강을 건너시고 이 강의 좌우를 돌아보셨다. 이때에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청하여 아뢰었다.
“무슨 일로 말미암아 이 강을 되돌아보십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 갠지스강의 연기(緣起)에 대해서 즐거이 듣겠느냐?”
비구들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선서(善逝)시여, 지금이 바로 말씀하실 때입니다. 원하건대 말씀하여 주소서. 저희들은 기꺼이 듣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나간 옛날에 실죽(實竹)이라고 하는 어떤 왕이 바른 법으로써 세상을 교화하였으니, 백성들은 매우 번성하였고 풍요롭고 안락하였으며 제때에 맞게 비가 내려 꽃과 과일이 무성하였으며, 모든 거짓과 도적의 무리와 질병이 없었고 언제나 법으로써 교화하였다.
어느 봄날 왕은 시녀들과 함께 성 밖으로 나가 동산에서 놀다가 한 남자를 보았다. 그는 백발에다가 얼굴은 쭈글쭈글하였으며, 나이는 늙어서 쇠약하고 초췌하였으며, 5관(官)은 모두가 분명하지 못하였고 지팡이에 의지하여 길을 가고 있었다.
왕이 그를 보고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남자이기에 백발에다가……(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지팡이에 의지하여 길을 가고 있느냐?’
시녀들이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젊음이 이지러져서 다하게 되면 늙음의 고통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왕이 말했다.
‘나도 그와 같이 이 늙음의 법칙[老法]을 같이하겠구나.’
시녀들이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일체의 모든 것이 다 그러합니다.’
왕은 마침내 근심에 잠겨서 앞으로 나아가다가 다시금 한 사람을 보았다. 그는 온몸에 부스럼이 나고 문드러져서 살갗은 쭈글쭈글하고 배는 산과 같이 불렀으며, 피와 고름이 흘러나오고 사지의 마디마디가 분리되어 물건으로 싸매고, 기침을 하면서 지팡이에 의지하여 발을 끌면서 천천히 길을 가고 있었다.
왕은 그를 보고 나서 여러 신하들에게 말했다.
‘이 사람은 어떤 남자이기에 온몸에 부스럼이 나고 문드러졌으며……(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아 생략함)……또한 발을 끌면서 길을 가느냐?’
신하가 왕에게 고하였다.
‘이것은 병(病)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왕이 말했다.
‘나도 그와 같겠구나.’
신하가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일체의 모든 것이 다 그러하니 전생의 몸으로 많은 악업을 지었기에 그러한 업보(業報)를 받는 것입니다.’
왕은 곧 생각하였다.
‘그러하다면 모든 악업을 마땅히 짓지 말아야겠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앞으로 나아가다가 또 하나의 수레를 보았다. 그것은 푸른색ㆍ누런색ㆍ붉은색ㆍ흰색의 화려한 비단으로 장엄하게 꾸민 것으로 덮개를 하였으며 나발을 불고 북을 치며, 남녀노소의 많은 사람들이 뒤를 따랐다. 그리고 네 사람이 함께 수레를 멨으며 횃불을 가진 사람이 뒤돌아선 채로 앞에서 가고 다시 많은 사람들이 수레의 뒤를 따라가며 슬피 울며 소리 내어 곡을 하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
‘아버님, 아버님, 형님, 형님, 주인님, 주인님.’
왕은 그것을 보고 여러 신하들에게 말했다.
‘이것은 어떤 것이기에……(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아 생략함)……큰 소리를 내는 것이냐?’
여러 신하들이 대답했다.
‘대왕이시여, 이것은 죽음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왕이 말했다.
‘나도 죽음의 법칙[死法]을 같이하겠구나.’
‘대왕이시여, 일체의 모든 것이 다 그러한 것이니 유독 이것만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때 왕은 이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을 보고 마음 깊이 근심을 하며, 가마를 돌려서 왕궁으로 돌아가 고요한 곳에 머물렀다.
왕국의 국경 안에는 응시(應時)라고 하는 바라문이 있었는데, 큰 호족으로서 재물과 보배가 매우 많았고, 학문은 4베다[典]의 경전을 뛰어넘었다. 이때 그는 왕이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을 보고 마음 깊이 근심하여 고요한 곳에 머무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바라문 대중에게 둘러싸여 흰 수레를 타고 흰 말에 수레를 메고 금으로 만든 지팡이와 물병을 쥐고서 실죽왕(實竹王)의 처소로 나아갔다.
여러 신하들이 왕에게 고하였다.
‘응시 바라문이 왕궁의 문 앞에 와 있습니다.’
왕은 곧 궁에서 나와 어좌(御座)에 올랐다.
이때 바라문은 왕이 자리에 나아가 앉자,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무슨 까닭에 어둡고 고요한 곳에 머물러 계시는 것입니까?’
왕은 곧 그에게 늙고 병들고 죽는 일에 관한 사연을 갖추어 앞에서와 같이 말해 주었다.
응시 바라문이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세간에는 각각 스스로 업과(業果)를 먹는 것이니 근심하지 마소서. 스스로 어떤 유정(有情)들은 여러 선업(善業)을 짓는 것이며, 스스로 어떤 유정들은 여러 악업(惡業)을 짓는 것이며, 스스로 어떤 유정들은 선악업(善惡業)을 짓는 것입니다. 대왕께서는 지금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셨으니 언제나 착한 업을 지으시면 임종 때에는 반드시 천상(天上)에 태어나시게 될 것입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전륜성왕의 지위는 모든 사람보다 뛰어나 모든 안락을 누릴 수 있는 것이지만 천상에 태어나는 것은 그보다 배나 되는 안락을 받으시는 것입니다. 그러하니 이제 대왕께서는 마땅히 베푸는 모임을 여셔야 합니다.’
왕은 모든 신하들에게 명하였다.
‘경들은 마땅히 북을 쳐서 널리 알리되, ≺대왕께서 무차시회(無遮施會)를 크게 여시니, 필요한 것이 있는 나라 안의 모든 사람들은 와서 베풀어 주시는 것을 먹고 받도록 하라≻고 하여라.’
여러 신하들은 왕명을 받고 나서 베풀어 주는 장소를 장엄하게 꾸미고 음식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음식을 주고, 의복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의복을 주었는데 쌀을 씻은 쌀뜨물이 큰 도량을 이루어 흘러넘쳤으니, 그것을 일러 무열지(無熱池)라 하였다. 그것은 12년 동안 쌀뜨물과 국물이 함께 모여 흘러넘쳐서 강이 되었다.
이러한 까닭에 세상 사람들이 이 강을 이름하여 장수하(漿水河)라고 하게 된 것이다.”
이때 세존께서는 교화하며 다니시다가 동장성(童長城) 가운데에 이르시어 구수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이때 어느 국왕이 이 성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 이름을 장정(長淨)이라고 하였다. 그런 까닭에 이 성을 상성(象聲)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다음으로는 알가이가성(頞伽儞迦城)에 가시어 근처에 머무르셨는데, 부처님께서는 곧 미소를 지으시고 네 부처님[四佛]3)의 교화하신 인연과 사적(事迹)을 자세히 말씀하셨다.
다음으로는 시보성(施寶城)에 이르시어 구수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과거에 이곳에서 많은 보배를 베풀어 주었으니, 이러한 까닭에 이 성을 이름하여 시보(施寶)라고 한 것이다.”
다음으로는 사라력수(娑羅力樹)에 이르시어 근처에 머물러 계셨는데, 부처님께서는 곧 미소를 지으시고 또한 다시 네 부처님께서 교화하신 인연과 일의 자취를 자세히 말씀하셨다.
다음으로는 금승성(金升城)에 이르시어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이 성안에서 보살이 옛날에 보시하는 모임을 열어 되[升]로써 구걸하는 자에게 금을 베풀어 주었다. 이런 까닭에 세상 사람들이 이 성을 금승(金升)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다음으로는 자래성(自來城)에 이르시어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이 자래성에는 장정(長淨)이라고 하는 왕이 법으로써 세상을 교화하여 백성들이 매우 번성하였고 풍요롭고 안온하였는데, 뒤의 다른 때에 그 왕의 정수리에 혹이 생겼다. 그 혹은 부드럽기가 솜과 같았고 전혀 거추장스럽지도 않았는데 점차로 커져서 터지니 그 속에서 한 아들이 태어났다. 그 아들은 생김새가 단정하고 얼굴빛이 뛰어나게 아름다워서 매우 사랑스러웠으며……(자세한 내용은 다른 곳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5관(官)을 구족한 까닭에 사람들은 그를 정생(頂生)이라고 불렀다. 이때 6만 명의 시녀들이 그 아들이 태어난 뒤에 왕궁에 들어갔는데, 모든 여인들이 그 아들을 보자 모두 젖이 흘러나왔고 모두가 말하기를, ‘내가 기르겠다. 내가 기르겠다’라고 하였으니, 이런 까닭에 낙양(樂養)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정생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낙양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그 정생이 성장하자 부친인 장정은 마침내 병이 나서 뿌리와 꽃과 잎으로 만든 여러 가지의 약을 쓰고 갖가지로 치료를 하였으나 고치지 못하고 병은 더욱 위중해지니 왕이 모든 신하들에게 말했다.
‘마땅히 빨리 정생을 데려와서 조칙을 내려 세자로 세우도록 하라.’
모든 신하들이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의 칙명대로 거행하겠습니다.’
곧 칙사를 보내어 정생을 데려오게 하였다. 장정 대왕은 칙명을 내려 정생을 매우 급히 데려다가 세자로 책봉하려 하였으나 병의 고통이 온몸에 감겨서 정생이 아직 오기 전에 운명하였다.
다시 한 사신을 보내어 정생에게 알렸다.
‘부왕께서는 이미 운명하셨습니다. 빨리 오시기 바랍니다.’
정생은 생각하였다.
‘부왕께서 이미 운명하셨으니 내가 어찌 굳이 갈 것인가?’
이렇게 생각을 하고는 곧 되돌아가니, 여러 신하들은 다시 사신을 보내어 말하였다.
‘태자께서는 마땅히 오셔서 왕위를 승계하십시오.’
정생이 말했다.
‘나에게 왕이 될 분수가 있다면 이곳에서도 곧 왕이 될 수 있으리라.’
여러 신하들이 말하였다.
‘왕위에 오르시는 데에는 반드시 많은 예식을 갖추고 보당(寶堂)과 욕지(浴池)와 사자좌(師子座)와 산개(傘蓋)와 두관(頭冠)을 준비해야 되니, 큰 도성(都城)에서 왕위에 오르시는 것이 합당합니다. 어서 이곳으로 오시도록 하십시오.’
정생이 말했다.
‘내가 만약 법왕(法王)이 될 것이라면 그러한 것들은 구하지 않아도 저절로 오게 될 것이다.’
이때 작일(作日)이라고 하는 야차가 항상 정생을 따라다녔는데, 그 야차가 필요로 하는 것을 모두 만들어서 보당과 욕지와 사자좌와 산개와 두관과 왕도(王都)인 큰 성을 가지게 하니, 즉위식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자연히 옮겨 오게 되었다.
이러한 까닭에 이 성을 이름하여 자래(自來)라고 부르게 된 것이니라.”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十一 弱大唐三藏義淨奉 制譯爾時,火授大王在深宮內,希見善祥之事。時,阿難陁至王門首,告守宮門者:‘仁今爲我,啓奏王知。具壽阿難陁今在門首,欲見大王。’時,守門人便奏王言:‘大王,當知聖者阿難陁佇立門首,冀見大王。’王曰:‘我今思望見福祥事。阿難陁苾芻是大尊貴豪族勝人,是卽福祥,善有名稱,有善顏容,有善色相,所言皆善,修諸善品,可屈入宮。誰敢留難?’其守門人旣奉王命,報阿難陁曰:‘王屈入宮。’其時,四方國使亦與同入。時,阿難陁啓王無病,坐在一邊,告火授王曰:‘世尊慰問遣告大王:於三月中,在王境內,夏安居已,今欲隨去,令報王知。’王曰:‘阿難陁,我今頂禮世尊威德。一夏已來,起居安樂不?食飮豐足不?’時,諸國使咸啓王言:‘王甚無道。旣能請佛、聲聞僧伽,興設供養,於三月日,自住密宮,而不見謁。世尊在境,一夏已來,食麤馬麥。’王曰:‘聖者阿難陁,世尊、僧伽於三月日,實喫麤麥耶?’阿難陁曰:‘誠如所說。’王便悶絕,從座而倒,冷水洒面,方得醒悟。喚諸臣佐告曰:‘我先勅令:每日供膳五百人食。種種精妙甘美香饌。羹飯、飮食耶?’諸臣荅言:‘大王但令遣造香饌,不命臣等,應合與誰。臣等奉勅,每日供膳,造五百人分。’時,火授王詣世尊所,頂禮佛足,退坐一面。世尊爲彼說微妙法,示教利喜,嘿然而住。王從座起,復禮佛足,白言:‘世尊,我有深過。大德善逝,我有深過。由我幼少,愚癡,不別良賢,闕諸善巧。先請世尊及聲聞衆,於三月日爲夏安居,便住深宮,而不見佛。唯願世尊,證知護念,哀愍於我,受我追悔,見容其過。’佛言:‘大王,誠如王說。親請世尊及僧伽衆於三月日,而不來現。實爲幼少愚癡,不別良賢,闕諸善巧。然大王,當知若人造過,深生自悔,其罪自滅,福德增長。何因緣故,由見過罪,能生追悔。’王復白佛:‘唯願世尊,與苾芻僧伽,盡形,受我衣服、飮食、臥具、湯藥。’佛言:‘大王,壽命促時,如來出世,未調化者其數無量。涅槃將至,我不受王盡形供給。’王復白言:‘大德世尊,若不受我盡形供養,唯願慈悲,受我七年乃至七月七日供養。’佛亦不受。王復白佛:‘唯願世尊,與苾芻僧伽,明日就宮,受我微供。’佛作是念:不受王請,其王必定口吐熱血,因此命終。佛便默受王請。王知受已,頂禮佛足,奉辭還宮,勅諸臣曰:‘卿等有何巧計,令此衆饌,佛及僧伽明日食盡?’諸臣荅言:‘可布地上,請佛、僧伽於上蹈過,亦同如食。’王言:‘甚善。’王於其夜,辦種種微妙淸淨香饌,百味充備。衆中有一老出家者,情懷瞋恨,此無道王於三月日請佛世尊及苾芻僧伽,令食麤麥,今現此食,馳逞巧能,便以腳撥散其飮食。諸婆羅門、長者見共譏恥:‘聖者,此食口飡之物,何容腳撥?’時,諸苾芻以緣白佛,佛作是念:由彼苾芻以腳撥食,有斯過失。從今已後,不應如是入口之物,以腳蹈之。若犯者,得越法罪。時,火授王見衆坐定,王自行食,皆使飽滿。飯食將畢,收鉢器,淨澡漱已,取小卑座,對佛前坐。佛復爲王,廣說妙法,從座而去。時,諸苾芻夏安居竟,洗浣衣已,各執衣鉢,悉來佛所,頂禮佛足,在一面立。共白佛言:‘大德世尊,我等在此於三月日夏安居竟。所有草菴可毀破不?’如增一阿笈摩第四品中廣說。時,諸苾芻咸皆有疑,請世尊曰:‘大德,先作何業,經三無數大劫,捨頭目、手足,廣行惠施,成等正覺,佛與四百九十八苾芻,捨諸餘務,詣受盡城,食麤馬麥,具壽舍利弗及大目連受天妙供?’佛告諸苾芻:‘我於昔時,自造斯業,今還自受。廣如餘說。乃至頌曰:假令經百劫 所作業不亡 因緣會遇時果報還自受。汝等,當知乃往古昔,人壽八萬四千歲時,有佛世尊出現於世,號毘鉢尸如來應供正覺十號具足,與八萬四千苾芻衆,住親惠城王都城側。于時,親惠城中,有一婆羅門,教授五百童子,國中人民尊重供養,如眞應供。毘鉢尸如來至彼城邑,國中人民而不恭敬及不尊重。此婆羅門遂於佛所及聲聞衆,情生嫉妒。時,有衆多苾芻、學、無學,於晨朝時,著衣持鉢,入王都城,乞食。乞得種種微妙香饌,滿鉢而出。其婆羅門見已,問曰:‘苾芻,可來。我觀鉢中。乞得何食?’是諸苾芻各懷質直,便呈鉢食,彼懷嫉妒,便生瞋恚,告諸學生:‘斯非應供,不堪受。此微妙供養。應令施彼極麤穬麥。’時,諸學生咸共荅言:‘如是如是。如鄔波馱耶言,合食麤麥。’於彼衆中,有二童子,心懷淨信,有賢德相。作如是言:‘鄔波馱耶,勿出斯語。此眞應供,具大尊勝,堪受天供。非論人食。’佛告諸苾芻:‘於意云何?乃往昔時,婆羅門者豈異人乎?我今是也。五百學生者此四百九十八苾芻。是其二童子有信心賢善者,今舍利弗及大目連是。汝等苾芻,由我往昔於毘鉢尸如來及學無學弟子處,懷嫉妒心而生瞋恚以不善言作麤惡語。彼諸學生悉隨我語,由斯業力,今受斯報。是故世尊與四百九十八苾芻,食麤馬麥。其舍利弗及大目連此二童子,不隨我語,由善業力,今受天供。由斯義故,我常宣說黑業黑報,白業白報,雜業雜報。汝等宜應勤修,當如是學。’爾時,世尊告具壽阿難陁曰:‘汝今可來,共我詣無能敵城。’時,阿難陁聞佛教已,卽隨佛後,遊行人閒,至無能敵國,住弶伽河邊。時,有一苾芻來詣佛所,頂禮雙足,在一面立。合掌恭敬,白佛言:‘善哉!世尊,唯願爲我略說妙法。我聞勝法,一心領受,勤策懇勵,能爲通達。由斯事故,我捨豪族,剃除鬚髮,身服袈裟,捨俗家計,而爲出家,至終願求無上梵行,以自有智,得法見法,自利利他我生已盡梵行成立所作已辦,不受後有。’時,此苾芻作斯語已,佛迴顧視,觀弶伽河,見於河中,有大方梁,隨流而下。見已,告彼苾芻曰:‘汝今見此河中,方梁隨水流不?’荅言:‘已見。’佛言:‘若有苾芻,如彼方梁,不住彼岸,不住此岸,不住中流、沙灘、河渚,人不撈出,非人不持,不入漩渦,不壞不爛,不夂之閒,至大海中,而爲居止。苾芻如是,不住彼此,廣說乃至。到於涅槃。’時,此苾芻白佛言:‘大德,彼此之岸乃至不壞不爛,我未知解。善哉!世尊,願爲略說,令我開悟,乃至不受後有。’佛告苾芻:‘彼此岸者,是爲六處。此岸內處,彼岸外處。苾芻,雖知此內外六處,住中流者,樂爲愛欲。住沙灘渚者,是爲我慢。人撈捉者,是其苾芻與諸白衣,往還追感,共爲憂樂。非人捉者,若有修持梵行,遂作斯願:以此善根,當願生天、鬼趣等中。入旋渦者,爲捨諸學處。言壞爛者,毀破淨戒,作諸惡法,鬪亂賢善,爲魔所朋,非沙門爲沙門,非梵行爲梵行。苾芻,應如是知。此爲彼此內外,廣說乃至,畢竟到於涅槃。’時,此苾芻聞佛善說,歡喜信受,作禮而去。如佛所說,而此苾芻一心記持,勤策懇勵,乃至我生已盡,梵行成立,所作已辦,不受後有,證阿羅漢果。爾時,有一牧牛之人,名曰歡喜。去佛不遠,遙聽佛說,倚杖而立。時,有蝦蟆亦在河邊,牧牛人杖遂柱隱脊上,皮肉,穿穴,雖遭此苦,心生是念:我若作聲,歡喜牧人必爲散亂,聽法爲難。由是忍受,於世尊處,發殷淨心,因卽命過,生四天王宮。時,牧牛人擲杖一邊,詣世尊處,頂禮佛足,在一面立,合掌恭敬,白言:‘大德,我今不樂彼此岸住,不隨中流,不住沙灘,不令人捉,不令非人所持,不溺渦旋中,亦不爛壞。唯願世尊,許我於善說法律中,而爲出家,幷受近圓,成苾芻性,淨修梵行,奉事世尊。’佛問牧人曰:‘汝今牛群,豈可不須付彼本主耶?’荅言:‘不付。’‘何因緣故,而不分付?’荅曰:‘諸牛各有犢子,在於主邊,其母牛等戀念犢故,時至自歸。所以不付。唯願世尊,但令許我於善說法律中而爲出家,幷受近圓,成苾芻性,淨修梵行。’佛言歡喜:‘汝今且待須臾。其此牛群,雖知住處,然汝先已受他牛主衣服、飮食,不應如是。’于時,歡喜便禮佛足而去,高聲唱言:‘我有大怖畏,甚大怖畏。’疾疾而走。同牧牛者數有百人,見彼懷懼問言:‘仁者生何怖耶?’荅曰:‘生怖、老怖、病怖、死怖。’諸牧牛人聞是語已,亦隨彼走。有餘牧牛人及牧羊人幷刈草採柴,在路見者,咸隨彼走。逆前來者問曰:‘汝有何所畏?’荅言:‘我怖生、老、病、死。’而此諸人,聞已,皆逐欲至所住聚落。聚落中人遙見大衆,遂生怖心,或出走者,或有收藏財物者,或有著鎧,嚴備仗者。於中,有兇猛者,從聚落出,先鋒逆拓,問言:‘何事?’彼便荅曰:‘有怖,有畏。’問言:‘何懼?’荅曰:‘我今憂怖生、老、病、死。’時聚落人方始安怗。爾時,具壽舍利弗在佛會,坐見牧牛人歡喜去夂,白佛言:‘世尊,其牧牛歡喜樂於善說法律中,而請出家,佛先何故令彼歸家?’佛告舍利弗:‘歡喜牧人處在家中,受五欲樂,無有是處。彼付牛已,卽來於此。汝當自見其善族姓子,剃除鬚髮,被著袈裟,以淨信心,捨俗出家,於無上梵行,至終修習,得見諦理,而以自智,見法證會,亦令他證我生已盡,梵行成立,所作今辦,更不受後有。復於異時,其歡喜牧人牛付主已,與五百人,來詣佛所,而白佛言:‘大德世尊,我付牛訖。願見聽許於善說法律而爲出家,幷受近圓,成苾芻性,淨修梵行,奉事世尊。’佛旣見已,告言:‘歡喜,汝與五百,同來此者,皆悉許得於善說法律,而爲出家,幷受近圓,成苾芻性,可修梵行。旣出家已,勤修善品,乃至心得解脫,常法如是。若得生天,起三種念:一者我於何處死,生在何處,以何業故。’是時,蝦蟆得生天已,卽便觀見捨蝦蟆身,得生四天王宮。由於佛處,發淸淨心,以斯業故,得生於此。便作是念:若先受天樂,不往見佛,甚無恩孝。我今預應往見世尊。是時,蝦蟆天子以天容儀,莊嚴身首,於中夜分,來詣佛所弶伽河側,光明照耀,以天妙花,散如來上,頂禮佛足,對面而坐,聽佛說法。于時,世尊觀知蝦蟆天子根性、隨眠、意樂差別,說如是法,於四聖諦,令其開悟。彼聞法已,以智金剛杵,摧滅二十種有身見山,證預流果,超越骨山,涸竭血海。時,蝦蟆天子深生歡喜,如賈客得賣主,如農夫得天雨,如陣得勝,如病得差,從坐而起,頂禮佛足,辭還天處。是諸苾芻初夜、後夜,悉皆覺了,夜見其光,而生疑念。於晨朝時,白世尊曰:‘於昨夜中,梵、釋、諸天、護世四天王,來於佛所耶?’佛言:‘不來。然牧牛歡喜聽我法時,有一蝦蟆,以杖隱著皮肉,穿穴,作聲,恐驚牧牛歡喜聽法,而於我處,發淸淨心,忍痛命終,得生四天王宮,來於我所,爲彼說法。彼聞法已,辭還本宮。’時,諸苾芻咸皆有疑,請世尊曰:‘牧牛歡喜及五百人先作何業,爲牧牛者,於佛教中,而爲出家,斷諸煩惱,證阿羅漢果,蝦蟆天子先作何業,生在蝦蟆,見眞諦理?’佛告諸苾芻:‘由彼自造斯業,今還自受。’廣說乃至頌曰:假令經百劫 所作業不亡 因緣會遇時果報還自受。‘汝等苾芻,乃往過去,此賢劫中,人壽二萬歲時,有佛出世,號迦攝波如來應正等覺十號具足。住波羅痆斯仙人墮處施鹿林中,其牧牛歡喜,彼佛教中,而爲出家,具通三藏,爲大法師,善知摸軌,能持諷誦,有五百弟子,從彼受業,取其教誡,而於衆中,有諍事起,而此苾芻善和令息。’是時,有二苾芻,心懷我慢,不肯詣彼:起居問訊。後於異時,斯二苾芻共衆鬪諍,方至彼所,頂禮足已,白言:尊者,有斯諍訟,願見令息。彼便作念:我若卽令諍訟和息,而此苾芻不復更來,且退與僧伽,亦不違法。念已,告曰:我今不知具壽諍緣,且向僧伽處。彼緣僧事。出外聚落。其二苾芻至僧伽處,衆與和息。三藏苾芻僧事了已,從於聚落,還至本處,問弟子曰:其二苾芻更來求我不?弟子荅言:鄔波馱耶,僧伽已與息其諍訟。所有事意具爲陳說,聞已生嗔,出麤惡語。而此僧伽如是斷事,同牧牛法。而諸苾芻先是放牛者,方爲出家。五百弟子聞已,亦言鄔波馱耶,誠如所說。僧伽和斷,如放牛人法。’佛告諸苾芻:‘於意云何?往時三藏苾芻者,豈異人乎?今放牛歡喜是。往時五百弟子者,今五百放牧人是。由彼諸人,於往昔時,迦攝波如來弟子聲聞衆中,出麤語故,五百生中,常爲放牛。由於彼佛教中,薰修蘊、界、諸入、緣起、處非處善根故,彼與五百人,於我教中,而作出家,斷諸煩惱,證阿羅漢果。其蝦蟆天子,亦於迦攝波如來教中,出家,而常習定,遊行人閒,至一聚落,住在寺中,初夜端坐,攝心欲定。持誦苾芻悉皆諷誦,聲能障定,彼旣聞聲,心不能攝,便作是念:我今可於中夜,入定,又於中夜,攝心欲定。持經苾芻又皆諷誦。復作是念:可於後夜,於後夜中,又復端坐攝心欲定。時,諸苾芻高聲諷誦,未離欲故,有懷瞋毒,便起忿恚,作如是語:而此迦攝波教中苾芻,從暮至晩,出蝦蟆聲。汝等苾芻,於意云何?往時習定苾芻者,豈異人乎?今蝦蟆天子是。彼於迦攝波如來應正等覺聲聞弟子處,作斯惡語,由斯業故,五百生中,爲蝦蟆身,而於我所,發淸淨心,捨蝦蟆身,生四天王宮。於迦攝波如來教中,修諸梵行故,今見眞理。由斯義故,我常宣說黑業黑報,白業白報雜業雜報。是故汝等應捨黑業、雜業,當修白業。’爾時,世尊欲渡弶伽河,時,有五百群鵝、五百頭魚、五百頭龜,右繞世尊。世尊爾時,爲說三句妙法,告言:‘賢首,諸行無常,諸法無我,涅槃寂滅。汝等宜應發淸淨心,厭傍生身。’時鵝、龜、魚聞三句法,皆作是念:我等希聞如來三句微妙法味,不應更念自餘食想。便斷不食。傍生之類飢火甚速,因卽命過,生四天王宮。初生諸天,常法如是。若生天者,起三種念:我於何死,生於何處,由何業生。觀見自身,捨傍生趣,生四天王宮。由世尊處,得聞法要三句,廣如餘說。乃至咸詣佛所,以妙天花,而散佛上。世尊慈父觀其根性、隨眠、意樂,爲說妙法,於四聖諦,令其開悟。聞說法已,證預流果,乃至頂禮佛足,共辭還宮。時,諸苾芻咸皆有疑,請世尊曰:‘唯願世尊,說此諸鵝、魚、龜等,先作何業,生在傍生?又作何業,得生天上見眞諦理?’佛告諸苾芻:‘汝等當知諸鵝、龜、魚,自作斯業,今還自受,廣如上說。’乃至頌曰:假令經百劫 所作業不亡 因緣會遇時果報還自受。‘汝等苾芻,今當善聽。乃往古昔,此賢劫中,人壽二萬歲時,有佛出世,號迦攝波如來十號具足。住波羅痆斯施鹿林中仙人墮處,而鵝、魚、龜於彼教中,而爲出家,毀犯諸餘雜小學處,由斯業故,墮在傍生。由於我所發淸淨心,得生天上。住於迦攝波如來教中,修梵行故,得聞我法,見眞諦理。由斯義故,我常宣說乃至應如是學。’是時,世尊渡弶伽河已,有五百餓鬼,來現於前,骸骨黑瘦,如火燒柱,頭髮蓬亂,腹如太山,其咽如鍼,遍體熾然焰火燒聚。合掌恭敬,白世尊言:‘大德,我等由於先身造諸惡業,於此身中,尚不得聞漿水之名,況獲飯食?佛是大悲,施水見飮。’世尊遙視其河,告具壽大目連曰:‘汝今飽飮此諸餓鬼。’目連奉教,卽欲令飮,而諸餓鬼咽細如鍼,目連不能開張得飮。佛以神力,開其咽喉,目連與飮,彼緣渴想逼惱,多飮,腹便脹裂。咸於佛所,發淸淨心,命終生天,乃至證果,廣如上說。時,諸苾芻又皆有疑,請世尊曰:‘此諸餓鬼先作何業,生於此中?又造何業,得生天上,見眞諦理?’佛告諸苾芻:‘彼自作業,今還自受。廣如餘說。’乃至頌曰:假令經百劫 所作業不亡 因緣會遇時果報還自受。‘汝等善聽。乃往古昔,此賢劫中,人壽二萬歲時,有佛出世,號迦攝波如來十號具足。住波羅痆斯施鹿林中仙人墮處。佛、聲聞衆巡行告乞,供養三寶。後迦攝波如來教化漸廣,乞告之者又復甚多。後於異時,有五百鄔波索迦,而在一家,緣有事故,咸共同集。時,有衆多乞告苾芻,往至其所,從彼乞索,便懷嗔恚,發麤惡語:此迦攝波沙門徒衆,常行告乞,喩如餓鬼。’佛告諸苾芻:‘於意云何?乃往昔時五百鄔波索迦者,豈異人乎?今五百餓鬼,是。於迦攝波如來聲聞衆處,喚爲餓鬼故,由斯業力,五百生中,受餓鬼報,現於此身,而受餓鬼,而於我所,發淸淨心,得生天上。由迦攝波如來教中,修梵行故,見眞諦理。由斯義故,我常宣說黑、白、雜業報,廣如上說。乃至應如是學。’是時,世尊渡弶伽河,左右顧視此河。時,諸苾芻請世尊曰:‘由何事故,顧視看河?’佛告諸苾芻:‘汝等樂聞此弶伽河緣起不?’白言:‘世尊今正是時。善逝,今正說時。唯願說之。我等樂聞。’佛告諸苾芻:‘乃往古昔,有王名曰實竹。以法化世,人民熾盛,豐樂安隱,甘雨應時,花菓茂實,無諸詐僞、賊盜、疾疫,常以法化。至於春月,王與宮婇,出遊芳園,見一丈夫,髮白面皺,年幾朽邁,羸弱顦顇,諸根不明,倚杖而行。王見問曰:是何丈夫?廣說乃至。倚杖而行。荅言:大王,少行虧盡,老苦來現。王曰:我亦如是,同此老法?荅言:大王,一切皆然。王遂憂愁,前進而去。復見一人,遍體瘡潰,皮膚皴澀,腹脹如山,膿血流出,支莭分離,以物纏裹,長噓喘氣,倚杖跛足,緩緩而行。王旣見已,告諸臣曰:此何丈夫?廣如上說。乃至跛足而行?臣白王言:此名病者。王曰:我亦同此?荅言:‘大王,一切皆然。由於先身,作諸惡業,受斯業報。王便作念:若如是者,凡諸惡業,而不應爲。作是念已,前進而去。又見一輿,以靑、黃、赤、白繒綵嚴飾,而用蓋之,吹螺打鼓,男女大小多諸人衆,四人共輿,復持柴火,逆前而行。復多人衆隨輿而後,悲啼號哭,唱言:父父,兄兄,主主,而作大聲。王旣見已,告諸臣曰:此是何物?廣如上說,乃至而作大聲?諸臣荅言:大王,此名爲死。王曰:我亦同此死法?荅言:大王,一切皆然。非但獨此。時,王見斯老病死事,深懷憂惱,迴駕入宮,住幽靜處。於王境內,有一婆羅門,名曰應時,大貴豪族,多饒財寶,學超四典。時,彼聞王見老、病、死,深懷憂惱,住幽靜處,與無量婆羅門衆圍遶,乘白車,駕白馬,執持金杖、金甁,來詣實竹王所,諸臣啓王:應時婆羅門來詣門首。王便出宮,昇其御座。時,婆羅門起居王已,就座而坐,白言:大王,何故住於幽靜之處?王卽爲彼,廣陳老、病、死緣,具如上說。應時白言:大王,世閒各各自食業果,勿爲憂惱。自有有情,造諸善業,自有有情,作諸惡業,自有有情,造善惡業。大王今是轉輪聖王,常作善業,臨命終時,必得生天。大王,當知是轉輪聖王,超勝諸人,受諸安樂,得生天上,倍受安樂。然今大王應作施會。王告諸臣:卿等宜應擊鼓,宣令大王作大無遮施會,境內諸人有所須者,皆來受食取施。諸臣受令已,嚴飾施場,須食者與食,須衣者與衣,滌米泔水,成大壕坑,汎漲流溢,名曰無熱池。經於十二年中,米泔、飯汁共爲湊聚,汎流成河。是故世人號爲漿水河。是時,世尊遊至童長城中,告具壽阿難陁曰:時有國王,生長此城,名曰長淨。是故此城號爲象聲。次至頞伽你迦城,住在一邊,佛便微笑,廣說四佛化緣事迹。次至施寶城,告具壽阿難陁曰:菩薩往昔,而於此處,施多珍寶。是故此城名爲施寶。次至娑羅力樹,住在一邊,佛便微笑,亦復廣說四佛化迹。次至金升城,告阿難陁曰:於此城中,菩薩昔時,爲檀施會。以升量金,奉施乞者,是故此城世號金升,次至自來城,告阿難陁曰:此自來城有王,名曰長淨。以法化世,人民熾盛,豐樂安隱。後於異時,其王頂上遂生肉疱,柔軟如緜,而無妨惱,疱成熟破,遂生一子、形容端正,顏色殊妙,深可愛樂。廣如餘說。諸根具足。是故人皆號曰頂生。時,有六萬婇女,生後入宮,諸女見已,乳皆流出。咸言:我養,我養。是故號爲樂養。而今有人,亦云頂生,或云樂養,頂生成大,長淨遂患,以根華葉藥,種種醫療,而不能痊,病加困重。王告諸臣:宜速將頂生,爲我冊立。諸臣啓王:如王教勅,卽差勅使,令取頂生。長淨大王患苦纏身,奉勅令喚,宜速急赴,欲爲冊立。頂生未至,王便命過。復差一使人,報頂生曰:父王已崩,願見速至。頂生作念:父王旣崩,我何須去。念已,便迴。諸臣復差使,太子當來,紹繼父位。頂生報曰:我有王分,在此便爲。諸臣啓言:若冊立王,須多禮備,寶堂、浴池、師子之座、傘蓋、頭冠,於大都城,合冊立。王可來於此。報曰:我若爲法王者,如此之物,不求自來。時,有藥叉名曰作日,常隨頂生,所遣皆作。便持寶池、師子之座、傘蓋、頭冠、王都大城,自然移來,是故此城號爲自來。’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十一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11권(ABC, K1389 v37, p.671a01-677c03)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12권


대당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죽이 흘러넘치는 우물과 금이 열리는 보리의 인연[粥井金麥緣]
농부와 소의 인연[農夫牛緣].
문둥병에 걸린 여인이 쌀뜨물을 보시한 인연[癩女米泔緣].
승광왕 인연[勝光王緣].
가난한 여인이 등을 세존께 공양한 인연[貧女燈緣].
정생왕의 인연[頂生王緣]

그때 세존께서 구수(具壽) 아난(阿難)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나와 함께 실라벌성(室羅伐城)으로 가도록 하자.”
아난은 부처님의 명을 받들어 곧 부처님의 뒤를 따라서 각처로 유행(遊行)하였다. 이때 어떤 바라문이 밤새도록 먹지 않고서 빈속으로 밭을 갈고 있었는데 집에서 죽을 보내왔다. 이때 세존께서 그 곁을 지나가시게 되었는데 그 바라문은 세존께서 32장부상(丈夫相)과 80종호(種好)를 갖추셨으며, 그 몸을 원광(圓光)이 찬란하게 장엄하여 천 개의 해보다도 빛나며, 걸음걸이가 특별히 뛰어나 묘한 보산(寶山)과도 같으시며, 여러 가지로 훌륭하게 장엄하신 것을 멀리서 보았다. 그 바라문은 부처님을 뵙고 나자 청정한 신심이 생겨서 마치 12년 동안을 고요하게 미혹(迷惑)을 조복 받는 것을 수련하다가 깨끗하고 고요해져서 기쁜 것과 같이 환희하였으며, 마치 자식이 없던 사람이 자식을 얻은 것과 같이 기뻐하였으며, 마치 가난한 사람이 보배를 얻은 것과 같이 기뻐하였으며, 마치 왕이 되기를 바라던 자가 왕이 된 것과 같이 기뻐하였으니, 전생에 많은 선근(善根)이 있는 사람이 부처님을 뵙게 되면 곧바로 이와 같이 숭배하고 경모하는 청정한 마음이 나타나는 것이었다.
그때 그 바라문은 자신이 먹으려던 죽을 급히 받들고서 세존께 와서 두 손으로 바치며 아뢰었다.
“사문 교답마시여,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이 보잘것없는 죽을 받으십시오.”
이때 세존께서는 그 바라문을 위하여 마른 우물을 나타나게 하시고, 죽을 우물에 쏟아 붓게 하셨다. 그가 곧 죽을 우물 안에 쏟자 우물이 가득 차서 넘쳤으니 부처님의 위신력과 모든 하늘의 위신력으로 말미암아 그 마른 우물이 향기로운 죽으로 가득 차서 흘러넘치게 된 것이었다.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당신은 이 죽을 가져다가 승가에 널리 나누어 주도록 하시오.”
그가 곧 죽을 나누어 드리니 모든 승가가 배불리 먹었는데도, 그 우물은 부처님의 가호(加護)로 말미암아 여전히 가득하였다.
이때 바라문은 세존 계시는 곳에서 청정한 신심이 두 배나 더하여져서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얼굴을 마주하고 앉아서 부처님의 설법을 들었다.
세존께서는 그의 근성(根性)과 번뇌의 종자와 마음에 즐거이 하고자 하는 바를 관하시고 그에게 미묘법을 말씀하시어 그로 하여금 4성제(聖諦)를 깨닫게 하시고……(자세한 내용은 다른 곳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아 생략함)……그는 법문을 듣고 나서 예류과(預流果)를 증득하였다. 그는 마치 상인이 물건의 값을 받은 것과 같이 기뻐하였으며, 전쟁에서 승리한 것과 같이 기뻐하였으며, 무거운 병에 걸렸다가 나은 것과 같이 기뻐하였다.
그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나서 기뻐하고 믿고 받아들이고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물러나서 보리를 심은 곳에 가니 그 보리의 싹이 모두 금빛으로 되어 있었다.
그는 그것을 보고 기뻐서 웃으며 기이하다는 생각을 내고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복전(福田)의 공덕(功德)이 가장 뛰어나시니
능히 모든 허물과 환란을 여읠 수 있도다.
씨앗을 심자마자
곧바로 열매가 맺혔네.

이때 바라문은 급히 왕의 처소로 가서 안부를 여쭙고 무병장수하기를 기원하고 나서 다시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십시오. 제가 보리를 파종하였더니 곧바로 자라서 금이 되었습니다. 대왕께서는 사람을 보내어 몫을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왕은 곧 사람을 보내어 보리를 가져오게 하였다. 이때 그 바라문은 보리를 거두어 쌓아 놓고 왕의 몫을 헤아려서 내주었는데, 그것은 곧 변하여 보리가 되었다.
왕이 말했다.
“한곳에다가 모아 놓고 다시 덜어내도록 하여라.”
이와 같이 하여 일곱 번을 한곳에 모았다가 나누기를 반복하였는데, 왕의 몫은 마찬가지로 변하여 보리가 되곤 하였다.
왕이 말했다.
“그 보리는 이 바라문의 복으로 얻은 것이니,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의 뜻에 맡겨서 나의 몫을 헤아려 놓도록 하여라.”
바라문이 걸림 없는 뜻으로써 왕의 몫을 헤아려 내 놓으니 보리는 다시 금이 되었다.
이때 세존께서는 이곳에서 떠나가시어 5백 명의 농부가 발을 갈고 씨를 뿌리는 것을 보셨다. 그들은 피부가 주름지고 거칠었으며 손은 쭈글쭈글하고 다리는 갈라졌고 거친 베옷을 입고 있었다. 밭을 갈고 있는 소와 송아지는 목이 상하고 가죽은 찢어졌으며 고름과 피가 흘러내리고 기침을 하며 헐떡거리고 있었다.
이때 여러 농부들은 세존께서 32상(相)을 구족하시고……(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아 생략함)……과거세에 선근 있는 사람이 세존을 뵐 수 있는 것과 같았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가시어 조복하고자 하셨기 때문에 비구 대중 가운데 나아가 자리에 앉으셨다. 여러 농부들은 부처님께서 앉으신 것을 멀리서 보고 모두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나와 부처님의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의 근성(根性)과 번뇌와 마음으로 즐겨 하고자 하는 바를 관하시고……(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그들은 법문을 듣고 나서 예류과(預流果)를 증득하였다.
그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원하건대 저희들이 훌륭하게 법률(法律)을 말씀하시는 곳에 출가하여 아울러 구족계를 받고 비구가 되어 범행(梵行)을 청정하게 수행하며 세존을 받들어 모시는 것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는 그것을 보시고 나서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여러 비구여, 범행(梵行)을 닦고……(갖추어 말씀하신 것은 다른 곳에서와 같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세존께서 잘 왔다고 말씀하시니
머리카락이 떨어지고 가사와 발우가 갖추어지도다.
모든 근(根)이 다 적정(寂定)하니
생각하는 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도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들을 근기에 맞게 가르치시니, 그들은 더욱 부지런히 애를 써서 곧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를 증득하였다.
이때 밭을 갈던 여러 소들이 끈을 끌어당겨서 모두 끊어버리고 모두가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와서 부처님을 에워쌌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소들을 위하여 3구법(句法)을 말씀하시니……(자세한 내용은 기러기와 거북이의 처소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진제(眞諦)의 이치를 깨닫고 각자가 천궁(天宮)으로 되돌아갔다.
이때 모든 비구들은 의혹이 있어서 세존께 청하여 아뢰었다.
“여러 농부들은 전생에 무슨 업을 지었기에 금생에는 농부가 되어 세존 계시는 곳에서 출가를 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를 증득할 수 있었으며, 다시 저 여러 소들은 전생에 무슨 업을 지었기에 금생에 소로 태어나서 부처님을 만나 뵙고 하늘에 태어나 진제(眞諦)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전생에 스스로 지은 업을 금생에 스스로 되돌려 받은 것이니……(자세한 내용은 다른 곳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가령 백 겁(劫)을 지낸다 하더라도
지은 업(業)은 없어지지 않으니
인(因)과 연(緣)이 서로 만나는 때에
과보(果報)를 스스로 받게 되느니라.

너희들은 잘 들어라.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말하리라.
지나간 옛날에 지금의 현겁(賢劫) 가운데에 인간의 수명이 2만 살이던 때에 부처님께서 출현하셨으니, 호(號)를 가섭파(迦攝波) 여래ㆍ응공[應]ㆍ정등각(正等覺)이라고 하셨으며 10호(號)를 구족하셨고 바라닐사(波羅痆斯)에 있는 시록림(施鹿林)의 선인타처(仙人墮處)에 머무르셨다.
그 여러 농부들은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에 출가하였으나 경전을 독송하지도 않았고, 또한 신심이 있는 이가 보시한 음식을 주의하여 받지도 않았으며, 여러 가지 희론(戱論)을 하며 게을리 하여 부지런히 선행을 닦지 않았다.
여러 비구여,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5백 명의 비구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5백 명의 농부가 바로 그들이며, 옛날에 절을 지어서 시주한 자들은 바로 지금의 5백 명의 장자이다. 그들은 옛날에 신심 있는 이가 베풀어 주는 음식을 받되 경전을 독송하지도 않았고 주의하지도 않았으며, 게으르기만 하고 부지런히 선행을 닦지 않았던 까닭에 그 업으로 말미암아 5백 생 동안 농부가 되었다.
그리하여 시주에게 두 배로 빚을 갚다가 가섭파여래의 가르침 가운데에 출가하여 여러 범행(梵行)들을 깨달았던 까닭에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출가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를 증득할 수 있었던 것이니라.
여러 마리의 밭을 갈던 소들은 또한 그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에 출가하였다가 여러 가지의 자잘한 계율들을 헐뜯어 비방하였으니 그 업으로 말미암아 소로 태어났다가, 내가 있는 곳에서 청정한 마음을 내어 천상(天上)에 태어날 수 있었고 옛날에 닦았던 범행(梵行)으로 말미암아 진제(眞諦)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니라.
이러한 까닭에 내가 항상 널리 말하기를 흑(黑)ㆍ백(白)ㆍ잡(雜)의 업을 말하는 것이니……(자세한 내용은 다른 곳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너희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배우도록 하여라.”
이때 세존께서 구수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와 함께 도이가성(都異迦城)에 가도록 하자.”
아난타가 부처님의 명을 받고 부처님을 따라서 그 성이 있는 곳으로 가니, 한 바라문이 밭을 갈고 있었다.
그 바라문은 세존께서 32대장부상(大丈夫相)을 갖추시고……(자세한 내용은 다른 곳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을 멀리서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만약 사문 교답마께 가서 예배를 드리게 되면 이 밭가는 일을 못하게 될 것이고, 가서 예배를 드리지 않는다면 많은 복리(福利)를 잃게 될 것이니, 일도 그만두지 않게 되고 복리도 잃지 않게끔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는 손에는 채찍과 쟁기를 잡은 채로 멀리서 말하기를, “공경히 예배드립니다. 공경히 예배드립니다”라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구수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저 바라문은 스스로 허물을 불러들이는구나. 이곳에는 가섭파여래의 전신사리(全身舍利)가 손상되지 않은 채로 온전히 보전되어 있으니, 만약 저 사람이 내가 있는 곳으로 와서 공경하게 예배를 드린다면 그는 곧 두 분의 부처님 세존께 예배를 드리는 것이 될 것이다.”
이때 아난타는 급히 가사를 가지런히 하고 합장하여 아뢰었다.
“원하오니 세존께서는 이곳에 나오시어 앉으십시오. 이 땅은 두 부처님께서 수용하시는 곳이 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가섭파 여래(如來)ㆍ응공[應]ㆍ정등각(正等覺)의 전신사리를 기꺼이 보겠느냐?”
비구들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이 바로 그때이옵니다. 선서(善逝)시여, 지금이 바로 그때이옵니다. 저희들이 뵙게 될 수 있다면 마음에 청정함이 두 배나 될 것입니다.”
이때 세존께서는 세간심(世間心)을 일으키셨다. 상법(常法)에서는 이와 같이 부처님께서 세간심을 일으키실 때에는 일체의 심령(心靈)을 가지고 있는 중생들은 모두가 부처님의 뜻을 알게 되는 법이었다.
용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 무슨 까닭에 세간심을 일으키셨을까?’
그리고는 곧 관(觀)하여 세존께서 가섭파여래의 전신사리를 보시려고 하는 것을 알았다. 용은 곧 그 부처님의 사리를 받들어 가지고 허공 가운데에 있었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지금 마땅히 이 상(相)을 자세히 보도록 하여라. 곧 사라질 것이니라.”
이때 승광왕(勝光王)은 부처님께서 가섭파여래의 전신사리를 나타내 보이셔서 모든 비구들로 하여금 그 상(相)을 볼 수 있게 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왕은 그 소식을 듣자 보기 드문 일이라 생각하고 곧 왕비와 후궁과 시녀와 왕자와 모든 신하들과 의례(儀禮)를 장엄하게 꾸미고 성 밖에 나아가 그것을 보러 갔다. 상선(喪善) 태자와 급고독(給孤獨)장자와 선수고구(仙授故舊)와 전사(塼師)의 아들과 무지녹자모(無枝鹿子母) 등도 각각 무량 백천(百千)의 중생들과 함께 모두 보기 드문 일이라 생각하고 왕의 수레 뒤를 따라서 사리가 있는 곳으로 갔으니, 이것은 그 숙세(宿世)의 선근(善根)이 발현된 것으로 말미암아 그들로 하여금 그곳에 가게 한 것이었다.
이때 사리는 곧 사라져서 모든 사람들은 사리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고뇌하는 마음이 일어나 서로에게 말하였다.
“우리들은 헛수고만 하고 아무 얻은 것이 없게 되었다.”
이때 어떤 우바새가 가섭파여래의 전신사리가 있던 곳으로 가서 오른쪽으로 돌면서 공경하게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이제 부처님의 사리를 향해서 오른쪽으로 도는 예법을 행하였으니, 반드시 복과 이익을 얻을 것이다.’
세존께서는 그의 마음이 언제나 복스러우며, 청정한 것을 아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가령 백천(百千) 섬부주(贍部洲)의 훌륭한 금을
항상 받들어 가지고 일체에게 보시한다고 하더라도
어떤 사람이 한 번의 청정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탑을 발돋움하여 오른쪽으로 정성껏 도는 것만 같지 못하니라.

이때 다시금 한 우바새가 진흙을 가져다가 사리가 숨겨진 곳에 갖다 놓으니, 세존께서는 그를 위하여 마찬가지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가령 백천 섬부주의 좋은 금을
항상 받들어 가져다가 일체에게 보시한다고 하더라도
어떤 사람이 한 번의 청정한 마음으로
진흙을 가져다가 불탑(佛塔)을 장식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라.

이때 백천의 대중들이 이 진흙을 보시하는 복과 이익에 대하여 듣고는 모두가 진흙을 가져다 놓았고, 혹은 여러 가지의 미묘한 향과 꽃을 가져다가 그 가운데에 흩어 놓았다.
부처님께서는 또한 그들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가령 백천의 섬부주의 좋은 금을 가져다가
언제나 받들어 가지고 일체에 보시한다고 하더라도
어떤 사람이 한 번의 청정한 마음으로
향과 꽃을 부처님의 탑에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라.

이때 여러 사람들이 많은 꽃다발과 등명(燈明)과 당번(幢幡)과 산개(傘蓋)를 가져다가 이곳에 공양을 하고 청정한 마음으로 와서 보시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의 마음을 아시고 각각을 위하여 게송을 말씀하셨다.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복전(福田)에 보시하는 것을 말하니
여래의 공덕(功德)은 끝도 없고 헤아릴 수도 없으며
정각(正覺)은 대해겁(大海劫)과 같지만
위없는 수행자의 우두머리가 가장 수승하도다.

이때 모든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복의 인연은 이미 사라졌으니 현재에 계시는 부처님을 인연하여 공양을 일으킨다면 어떤 복과 이익이 있을까?’
부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약 능히 공양을 할 수가 있다면
현재에 능히 성불을 할 수 있으니
그 마음이 평등할 수 있다면
복과 이익은 다른 것이 없도다.

부처님은 부사의(不思議)한 분이시니
묘법(妙法) 또한 사량(思量)하기 어려우며
청정함이라는 것도 그러하니
과보(果報)는 한가지로 동일한 것이로다.

명(名)과 상(相)으로써도 사량(思量)하기 어려우니
법륜(法輪)을 굴리지 않음이 없으며
정각(正覺)의 공덕(功德)이라는 언덕은
능히 그 끝에 도달할 수 없는 것이로다.

이때 세존께서는 모든 대중들을 위하여 이와 같은 법을 말씀하시니, 무량백천의 중생들은 설법을 듣고 나서 크게 수승한 이익을 얻어서 성문보리심(聲聞菩提心)을 낸 자도 있었으며, 혹은 독각보리심(獨覺菩提心)을 낸 자도 있었으며, 혹은 무상정등각심(無上正等覺心)을 낸 자도 있었으며, 혹은 난정(煖頂)을 얻은 자도 있었으며, 혹은 초인(初忍)을 얻은 자도 있었으며, 혹은 예류과(預流果)를 증득한 자도 있었으며, 혹은 일래과(一來果)를 증득한 자도 있었으며, 혹은 불환과(不還果)를 얻은 자도 있었으며, 혹은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한 자도 있었으며, 나머지의 많은 사람들은 불(佛)ㆍ법(法)ㆍ승(僧)에 귀의하여 삼보를 믿고 공경하여 많은 선근(善根)을 심었다. 이때 청정한 믿음을 가진 바라문과 장자와 거사들은 곧 그곳에서 크게 보시하는 모임을 베풀었으니, 이 지방을 시수처(施水處)라고 하게 되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교살라국(憍薩羅國)에서 두루 교화를 베푸시다가 실라벌성(室羅伐城)으로 가시어 서다림(逝多林)의 급고독원(給孤獨園)에 머무르셨다.
급고독[給孤]장자는 부처님께서 오셨다는 소식을 듣자 세존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를 드리고 물러나서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하여 법을 말씀하여 가르쳐 보이시고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고는 묵묵히 계셨다.
이때 장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합장하여 공경하게 두 무릎을 땅에 대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비구 승가와 함께 내일 아침에 저의 집으로 오시어 보잘 것은 없지만 저의 공양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는 묵묵히 받아들이셨다. 장자는 부처님께서 청을 받아들이신 것을 알고 나서……(자세한 내용은 다른 곳에서 말한 것과 같음)……이튿날 아침에 사람을 시켜서 부처님께 아뢰게 하였다.
“음식이 이미 준비되었으니 때를 아시기 바랍니다.”
장자는 문을 지키는 사람에게 명하였다.
“부처님께서 승가와 함께 식사를 마치실 때까지 외도들이 나의 집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여라.”
이때 문을 지키는 사람은 명을 듣고 그대로 받들어 행하였다.
세존께서는 모든 승가와 함께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장자의 집으로 나아가……(자세한 내용은 다른 곳에서 말한 것과 같음)……대중들을 모두 배불리 먹게 하고 나서 양치하기를 마치니, 작고 낮은 자리를 가져다가 법문을 듣기 위하여 부처님의 앞에 마주하여 앉았다.
이때 구수 대가섭파(大迦攝波)는 한 아란야의 처소[阿練若處]에 있다가 머리와 수염을 기른 채로 다 떨어진 가사를 입고 서다림으로 갔다가 절에 비구가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절을 지키는 자에게 물었다.
“상수(上首) 세존께서는 비구 승가와 함께 지금 어디에 가셨습니까?”
“급고독장자가 집에 오시어 공양 드시기를 청하였습니다.”
대가섭파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마땅히 그 집에 가서 공양을 하고 부처님과 비구 승가에 공경을 드리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빠르게 그 집으로 갔는데, 그 문지기가 말했다.
“성자여, 안에 들어가지 마십시오.”
대가섭파가 말했다.
“무슨 일 때문입니까?”
문지기가 말했다.
“장자께서 명하시기를 부처님과 비구 승가께서 식사를 마치실 때까지 외도들을 집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그 뒤에라도 다른 외도들에게는 공양을 주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이때 가섭파는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여러 수승하고 훌륭한 이익을 획득하였거늘, 청정한 신심이 있는 바라문과 장자와 거사가 내가 사문으로서 석가의 제자인 줄을 모르고 있으니, 이제 가서 빈궁하고 외로운 사람들을 불쌍히 여겨 구제하도록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가서 꽃동산[芳園]에 유행하면서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어떠한 무리들을 불쌍히 여겨서 그들로 하여금 수승한 이익을 얻게 할 것인가?’
이때 어느 문둥병에 걸린 걸식하는 아이가 골절이 마디마디 잘리고 고름이 흘러내리는 채로 먹을 것을 구걸하고 있었다. 대가섭파는 곧 그가 있는 곳으로 가서 무엇을 구걸하는지 물으려고 하였다.
이때 문둥병에 걸린 여인은 쌀뜨물[米泔]을 얻어가지고 있었는데, 그녀는 대가섭파의 용모가 빼어나고 훌륭하여 스스로를 조복하였으며 모든 위의를 갖추고 있는 것을 멀리서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아직껏 이와 같이 훌륭한 분에게 보시를 한 일이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가난하며 고통스럽게 문둥병에 걸린 채로 태어난 것이니, 만약 성자께서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신다면 내가 이 쌀뜨물을 가지고서 마땅히 받들어 보시해 드려야겠다.’
이때 가섭파는 관(觀)하여 그녀의 생각을 알고 곧 가까이에 다가가서 발우를 펴서 보이게 하고 그녀에게 말했다.
“자매여, 쌀뜨물을 시주하여 발우 가운데에 넣을 수가 있습니다.”
여인이 곧 발우 안에 쏟아 부었는데 노끈이 발우 안으로 떨어졌다. 여인은 손가락으로 그것을 건져내려고 하니 손가락이 발우 밑에 떨어졌다.
여인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성자께서 나의 마음을 생각하여 쌀뜨물을 받아주기는 하였지만 어찌 스스로 먹기까지야 할 것인가?’
이때 가섭파는 그의 생각을 알고 나서 곧 그녀를 앞에 마주하고 담장 아래에 앉아서 그 쌀뜨물을 먹었다.
그녀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이 성자는 나의 마음을 생각하여 비록 쌀뜨물을 먹었지만 반드시 다른 좋은 음식을 다시 구하여 먹을 것이다.’
이때 가섭파는 그녀의 생각을 관하여 알고는 문둥병 여인에게 말했다.
“자매여, 당신은 이제 마땅히 환희심을 내도록 하시오. 나는 오늘부터 내일 공양시간이 될 때까지 당신의 쌀뜨물을 가지고서 하룻밤 하루 낮을 보낼 것입니다.”
그녀는 매우 기뻐하며 남몰래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오늘 수승하고 훌륭한 이익을 얻었구나. 대가섭파께서 나의 보잘것없는 보시를 받으셨기 때문이다.’
이때 이 여인은 가섭파의 처소에서 청정한 마음을 내고 그로 인하여 죽어서 도사다천(都史多天)에 태어났다. 그때 천제석(天帝釋)은 이 여인이 청정한 마음으로 쌀뜨물을 보시하여 그로 인하여 곧 죽었다는 것은 알았으나 어느 취(趣)에 태어났는지를 알지 못하였다. 천제석은 지옥을 관하였으나 또한 보이지 않았고, 아귀와 인간과 호세사천(護世四天)과 삼십삼천(三十三天)을 관하였으나 또한 보이지 않았으며, 천안(天眼)을 아래로 하여 내려다보았으나 여전히 알지 못하였다.
이때 천제석은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가서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합장하고 공경히 게송으로 청하여 아뢰었다.

여러 곳으로 돌아다니며 걸식하는
가섭파는 크게 어진 분이시거늘
그에게 쌀뜨물을 보시한 여인은
지금 어느 취(趣)에 태어났습니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하늘의 이름은 도사다천(都史多天)으로서
그곳은 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이 생각대로 있게 되는 곳이니
그 쌀뜨물을 보시한 여인은
지금 그 가운데에 태어났느니라.

이때 천제석(天帝釋)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그곳의 사람들은 복을 닦는 것을 알지도 못하면서도 보시를 행하여 여러 이로운 일을 하거늘 나는 지금 이미 복을 닦아서 이익을 얻는 것을 알았으니, 어찌 은혜를 베풀어서 많은 복업(福業)을 닦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성자 가섭파는 마음에 빈궁하고 외로우며 질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품고 있으니, 나는 이제 마땅히 그런 사람들을 위하여 식사를 한번 베풀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곧바로 몸을 변화하여 가난한 이들이 사는 곳으로 가서 파리하고 약한 혼자 몸으로 어지러운 새의 둥지나 구멍 같은 초막집을 짓고, 스스로의 모습과 위의를 변화시켜 못생기고 보잘것없는 베 짜는 사람이 되었다. 머리카락은 어지러이 흐트러졌고 거친 베옷을 입었으며, 손은 쭈글쭈글하고 다리는 갈라진 채로 직물을 만들었다. 사지(舍支) 부인은 몸소 베 짜는 이의 아내가 되어 실을 꼰 것으로 천상(天上)의 묘한 음식을 가져다가 한쪽에 미리 갖다 놓았다.
이때 가섭파는 여러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을 가엾게 여겨 여러 곳을 다니면서 걸식하며 차례로 다니다가, 베 짜는 이를 보고 나서 이 가난하고 궁핍한 것을 매우 가엾게 여기고 문 앞에 서서 발우를 가지고 걸식을 하였다. 이때 그 변화한 천신(天神)은 천상의 훌륭한 음식을 발우에 가득 채워 주었다.
가섭파는 생각하였다.
‘이 살림살이를 보아하니 곤궁하지 않구나. 천상의 훌륭한 음식을 어디에서 구하였을까? 반드시 다른 일이 있는 모양이구나.’
상법(常法)에는 이와 같아서 아라한이라 하더라도 미리 관(觀)하지 않으면 앞의 일을 알지 못하는 것이었다. 가섭파는 곧 관하여 이 사람이 천제석(天帝釋)임을 알고 그에게 말했다.
“교시가(憍尸迦)1)여, 당신은 지금 무슨 까닭에 고난을 받는 사람이 되어 오랜 시간 고통 속에 머물러 있습니까? 세존께서는 당신이 의혹의 화살과 나머지의 희소(戱笑)들을 뿌리까지 뽑아내어 부처님 세존ㆍ응공[應]ㆍ정등각(正等覺)과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제석천이 말하였다.
“성자 대가섭파여, 제가 지금 무엇 때문에 고난 속에 머물러 있느냐 하면 이 여러 사람들은 스스로의 복을 깨닫지도 못하고 보시를 행하지 않으면서도 여러 선(善)과 복을 닦고 있는데 저는 지금 스스로 깨닫고 있으니, 어찌 은혜를 베풀지 않을 것이며 여러 가지의 복을 널리 닦지 않겠습니까?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복은 마땅히 언제나 닦고 지어야 할 것이니
복이 없으면 괴로움과 액난을 당하지만
복을 닦은 것이 있으면
현재에 마땅히 안락함을 받느니라.

대가섭파여, 지금 이후로는 먼저 관(觀)하시고 나서야 걸식을 하시기 바랍니다.”
이때 천제석은 허공 가운데에서 여러 가지의 하늘 음식을 가져다가 발우 가운데에 넣었는데, 대가섭파가 그 발우를 옆으로 기울이니 음식이 곧 땅에 떨어졌다. 이때 여러 비구들이 이 인연을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러한 일이 있기 때문에 비구는 마땅히 발우 덮개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
이때 여러 사람들은 모두 문둥병에 걸린 여인이 가섭파에게 악취 나는 쌀뜨물을 보시하고 죽어서 도사다천(都史多天)에 태어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승광 대왕(勝光大王)도 또한 이 일에 대하여 듣고 세존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곧 왕을 위하여 미묘법을 말씀하여 가르쳐 보이시고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고는 묵묵히 계셨다.
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합장하여 공경하게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오니 세존께서는 비구 승가와 함께 성자 가섭파를 위하여 7일 동안 저의 보잘것없는 공양을 받아 주십시오.”
부처님께서는 곧 아무 말씀 없이 청을 받아들이셨다. 왕은 부처님께서 받아들이신 것을 알고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며 하직하고 물러났다. 왕은 그날 밤으로 궁중의 모든 요리사에게 명하여 갖가지의 깨끗하고 훌륭한 음식을 엄정하게 준비하도록 시키고, 이튿날 아침이 되자 평상과 자리를 설치하고 청정한 물과 양치하는 나무와 가루를 준비하고 사람을 시켜서 부처님께 아뢰게 하였다.
“음식이 이미 준비되었으니 부처님께서는 때를 아소서.”
……(자세한 것은 다른 곳에서 말한 것과 같음)……자리를 정하여 앉고 나자 왕은 손수 음식을 나누어 드렸다.
이때 어느 구걸하는 아이가 그 가운데에 와서 여러 존숙(尊宿)들과 마주 대하고 앉아 있었는데, 그 아이는 청정한 신심을 내어 깊이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켜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임금님께서는 옛날에 많은 복업(福業)을 지으셨기 때문에 지금 존귀하게 되신 것이고, 게다가 은혜를 베풀어 삼보께 공양을 드릴 수 있구나.’
왕은 손수 음식을 두루 나누어 드려서 부처님과 승가로 하여금 모두 배불리 드시게 하고는 곧 깨끗한 물과 양치하는 나무와 가루를 나누어 드려서 씻고 양치하는 일이 끝나자, 법문을 들으려고 작고 낮은 자리를 가져다가 부처님의 얼굴을 마주하고 앉았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왕을 위하여 보시에 대한 게송을 말씀해 드리리니, 마땅히 저 큰 복을 얻은 자 때문입니다.”
왕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지금 나의 공양을 받으셨는데 어찌하여 다른 사람이 많은 복을 얻게 되었는가?’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나니 세존이시여, 많은 복업을 닦아 얻은 자를 위하여 시원(施願)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그때 세존께서는 그 구걸하는 아이를 위하여 축원하셨다. 세존께서 이와 같이 6일째가 되는 날까지 구걸하는 아이를 위하여 시원송(施願頌)을 말씀하시니, 왕은 근심을 하며 손으로 뺨을 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내가 드리는 공양을 드시면서도 구걸하는 아이의 이름을 일컬어서 시원(施願)을 말씀하시는구나.’
왕이 근심을 하며 뺨을 괴고 있는 것을 여러 신하들이 보고 왕에게 말했다.
“대왕이시여, 무슨 까닭에 이와 같이 근심스럽게 생각에 잠겨 계십니까?”왕이 말했다.
“내가 어찌 근심하지 않겠느냐? 세존께서는 내가 드리는 공양을 받으시면서 구걸하는 아이의 이름을 드러내어 시원을 말씀하시지 않느냐?”
이때 어떤 늙은 신하가 앞으로 나와 왕에게 말했다.
“왕께서는 편안히 계십시오. 제가 내일 아침 세존께 부탁을 드려서 왕의 이름을 드러내어 축원하시게 하겠습니다.”
이때 늙은 신하는 요리사들에게 마땅히 오늘보다 두 배나 더 많이 갖가지의 음식을 마련하되, 음식을 나누어 드릴 때에 한 몫은 발우 안에 넣고 한 몫은 땅에 떨어뜨리라고 널리 일러두었다. 궁중의 요리사들은 명을 받들어 준비를 하고서 세존께서 비구 승가와 함께 자리를 정하고 앉자 곧 음식을 날라 나누어 드렸는데, 한 몫은 발우 안에 넣고 한 몫은 땅에 떨어뜨렸다.
그때 그 구걸하는 아이가 음식이 땅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급히 달려들어서 주우려고 하니 음식을 나누어 주던 사람이 멀리서 큰 소리로 줍지 못하게 하였다.
구걸하는 아이가 그에게 말했다.
“임금님의 재물은 지극히 많고 음식은 끝없이 많은데 저와 같이 고난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어찌하여 땅에 떨어져 문드러진 것조차 갖지 못하게 하십니까?”
이때 구걸하는 아이는 마음이 산란해져서 마침내 공경하게 청정한 마음을 내지 못하였다. 부처님께서 승가와 함께 공양을 마치시니, 왕은 부처님을 마주하고 앉아서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이제 나를 위하여 시원(施願)을 말씀하실 것인가? 다른 사람을 위하여 말씀하실 것인가?’
부처님께서는 곧 왕을 위하여 시원을 말씀하셨다.

코끼리와 말과 전차와 보병과 수레로 된 군대를 장엄하게 갖추고서
이 나라의 성안에서 마음대로 먹으면서도
왕께서는 지금 그러한 것들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
소금기 없는 쌀 기름을 보시한 힘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때 구수 아난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여러 차례 승광왕의 공양을 받았으나 저는 아직껏 이와 같은 시송(施頌)을 들어보지 못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지금 교살라국의 국왕인 승광왕이 예전에 건조시킨 쌀 기름을 보시한 업연(業緣)을 기꺼이 듣고자 하느냐?
아난타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이 바로 그때이옵니다. 선서(善逝)시여, 지금이 바로 말씀하실 때입니다. 비구 승가는 부처님께서 승광 대왕이 전생에 쌀 기름을 보시한 인과(因果)의 업연을 말씀해 주시는 것을 듣고 반드시 받아 지닐 수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나간 옛날에 어느 마을에 한 장자가 있었는데, 그가 장가를 든 지 얼마 안 되어 아내는 임신을 하였다. 달이 차서 아들을 낳으니……(자세한 내용은 다른 곳에서 말한 것과 같음)……아들이 장성하자 남편이 아내에게 말했다.
‘현수(賢首)여, 아이가 이제 성인이 되어 능히 집안을 다스릴 수 있게 되었고 빚을 갚고서 먹고 입을 수 있게 되었으니, 나는 이제 본전을 가지고 다른 지방으로 가서 장사를 해야 되겠소.’
아내가 말했다.
‘성자여, 마땅히 그렇게 하셔야 됩니다. 그렇게 하시는 것이 좋은 일입니다.’
그 장자는 곧 다른 지방으로 갔으나 돌아오기 전에 죽었고, 집에 있던 적은 자본도 모두 떨어지게 되었다. 남편이 떠나간 뒤에 아내는 다시 아들을 낳았는데, 이웃의 장자가 그 아이의 어머니에게 말했다.
‘당신의 아들을 나에게 주면 입고 먹는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오.
아이의 어머니는 아들을 곧 장자에게 주었는데, 장자는 아이에게 밭에서 일을 하게 하고는 그에게 먹을 것을 주었다.
뒤의 다른 때에 잔칫날이 다가오자, 아이의 어머니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제 이 장자는 내일 아침 사문과 바라문에게 보시를 하고 손님들을 접대하느라고 집에는 반드시 아무도 없게 될 것이다. 나는 지금 그의 집으로 가서 음식을 찾아다가 아들에게 보내 주어 아들이 배고프지 않게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곧 장자의 아내에게로 가서 그 일을 갖추어 말했다. 장자의 아내는 그 말을 듣자 곧 화를 내면서 말했다.
‘내가 아직 사문과 바라문께 공양을 드리지 않았고 존귀한 손님들께 접대하지도 않았는데, 소작인에게 어떻게 음식을 먼저 줄 수 있겠소? 오늘은 그냥 있으시오. 내일 아침에 두 배로 주겠소.’
아이의 어머니는 다시 생각하였다.
‘우리 아들은 오늘도 반드시 굶주려 있을 텐데, 집에 소금기가 없는 담담한 기름이 한 덩어리가 있으니 그것을 가져다가 아들에게 주어야겠다.’
그것을 가지고 아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전에 있었던 일을 말해 주고 다시 아들에게 말했다.
‘네가 배고플까 걱정이 되어 집에서 이 소금기 없는 담담한 기름을 가져왔다.’
아들이 말했다.
‘어머님, 이곳에 두고 집으로 돌아가십시오.’
상법(常法)에는 이와 같아서 세간에 부처님께서 계시지 않으시면 마땅히 독각(獨覺)이 있어서 여러 곤궁하고 액난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널리 이익이 되게 하고 불쌍히 여기는 법이었다. 세간에는 오직 이 복전(福田)이 있어서, 고요한 곳에 즐거이 머무르고 있었다.
이때 한 독각이 그곳에 오고 있었는데, 그 아들은 멀리서 독각을 보고, 그의 몸과 마음이 적정하고 위의를 갖추었으며 조복 받은 것을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전생에 이와 같으신 복전께 공양을 드리지 못하였기 때문에 금생에 이러한 고통과 액난을 받고 있는 것이다. 만약 나의 소금기 없는 담담한 기름을 받아 주신다면 감히 받들어 보시하여야겠다.’
이때 독각은 가난한 아이가 마음에 생각하는 것을 관(觀)하여 알고 발우를 펴고 그의 앞으로 나아가 말했다.
‘현수여, 보시하려는 것을 발우 안에 넣도록 하시오.’
그는 곧 공경하게 지극한 마음으로 기름을 발우 안에 넣었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과거의 가난한 아이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승광왕이 바로 그이니라. 옛날에 독각에게 소금기 없는 쌀 기름을 받들어 보시한 인연으로 이 업보(業報)로 인하여 여섯 번 반복하여 항상 삼십삼천(三十三天)의 천주(天主)가 되었으며, 여섯 번 반복하여 이 실라벌성에서 관정왕(灌頂王)이 되었고, 남아 있는 업보(業報)로 지금 이곳에서 또한 관정왕이 되어 그 보(報)가 이제 다한 것이니라.”
이런 까닭에 부처님께서 이제 그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코끼리와 말과 전차와 보병과 수레로 된 군대를 장엄하게 갖추고서
이 나라의 성 안에서 마음대로 먹으면서도
왕께서는 지금 그러한 것들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
소금기 없는 쌀 기름을 보시한 힘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느니라.
이때 나라 안의 모든 백성들이 이 일을 들었으며, 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세존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곧 왕을 위하여 미묘법을 말씀하여 가르쳐 보이시고 이익되고 기쁘게 하셨다.
왕은 설법을 듣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공경히 두 무릎을 땅에 대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비구 승가와 더불어 석 달 동안 제가 드리는 의복과 음식과 탕약(湯藥)과 와구(臥具)를 받으소서.”
부처님께서는 곧 아무 말씀이 없으신 채로 왕이 청하는 것을 받아들이시니, 왕은 석 달 동안 매일같이 온갖 미묘한 음식을 마련하고 비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값이 백천(百千) 금(金)에 해당하는 의복을 마련해 드렸으며, 다시 1구지(俱胝)2)의 많은 향유병(香油甁)을 가져다가 밤중에 연등회(燃燈會)를 하고자 하였다. 왕은 음식을 보시함으로써 극진함을 표하려 하였기 때문에 마침내 도성 안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게 되었다.
그때 어느 여인이 가난의 고통으로 초췌하여져서 구걸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는데 이 시끄러운 소리를 듣고 사람들에게 물었다.
“무엇 때문에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것입니까?”
가난한 여인에게 말했다.
“승광 대왕께서 석 달 동안 부처님과 비구 승가께 의복과 음식과 탕약과 와구를 공양하며, 비구 한 사람씩에게 값이 백천 금이 되는 의복을 보시하시는데, 오늘 밤에는 연등회를 열어서 극진한 마음을 표시하시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이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이때 그 구걸하는 여인은 이 일에 대해 듣고 나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승광왕은 복을 닦는 데 싫어함이 없는데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마땅히 한 개의 등(燈)을 구걸하여 세존께 공양해 드려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구걸하는 그릇을 가지고 여러 곳에서 기름을 구걸하여 등을 켜서 부처님께서 경행(經行)하시는 곳에 걸어 두고, 몸을 굽혀 합장하고 서원(誓願)하였다.
‘제가 이 선근(善根)으로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출현하시고 인간의 수명이 백 살인 때에 위없는 깨달음[無上覺]을 이루며, 사리불(舍利弗)과 대목련(大目連)이 전후좌우에서 모시고 서서 착하고 어진 사람들이 서로 따르며, 아난타(阿難陀) 비구를 시자로 삼고, 아버지의 이름은 정반(淨飯)이며 어머니의 이름은 마야(摩耶)이며, 성(城)의 이름은 겁비라(劫比羅)이며 아들은 라호라(羅怙羅)라고 하여, 제가 미래에는 이와 같은 제자와 부모와 국성(國城)과 자식을 두게 되며, 석가세존께서 반열반(般涅槃)에 드시어 몸이 나뉘어 부서져서 사리(舍利)가 되면 마땅히 세존과 함께 반열반에 들어 분신사리(分身舍利)가 되고자 합니다.’
이때 등이 모두 꺼졌으나 이 여인의 등은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상법(常法)에는 이와 같아서 부처님께서 그치고 머무르지 않으시면 시자는 쉬지 않는 법이었다. 구수 아난타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부처님께서 등이 켜져 있는 곳에서 누워 주무시는 것은 옳지 않으니, 내가 이제 마땅히 이 등을 꺼야겠다.’
그리고는 곧 손으로 바람을 일으켜 끄려고 하였으나 끌 수가 없었고, 또 옷으로 바람을 일으켜 끄려고 하였으나 또한 끌 수가 없었으며, 부채로 부쳐서 끄려고 하였으나 마찬가지로 끌 수가 없었다.
그때 부처님께서 구수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
구수 아난타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께서 등불이 켜져 있는 곳에서 주무실 수는 없다고 생각하여 등불을 끄려고 손과 옷과 부채로 바람을 일으켜 보았으나 끝내 등불을 끄지 못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타야, 스스로를 힘들게 하지 말아라. 설령 이 등에 거리낌 없는 큰 바람을 불어오게 한다 할지라도 끌 수 없거늘, 하물며 네가 손이나 옷자락이나 부채를 가지고서야 능히 끌 수 있겠느냐? 이 등을 켠 저 여인은 크나큰 행(行)을 말하여 한량없는 뜻으로써 이 등을 켰느니라. 아난아, 저 여인은 미래에 인간의 수명이 백 살인 때에 반드시 바른 깨달음을 이루어 호(號)를 석가모니(釋迦牟尼)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무상정등(無上正等)이라고 할 것이며, 10호(號)를 구족하며, 앞뒤의 어질고 착한 제자들이 상응하고 또한 이름을 사리불과 대목련이라고 할 것이며, 시자의 이름을 아난타라 하고 부친의 이름을 정반(淨飯)이라 하고 모친의 이름을 대마야(大摩耶)라고 할 것이며, 반열반(般涅槃)에 든 후에는 모든 사리(舍利)를 나누게 될 것이다.”
이때 사방의 멀고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이 일에 대해서 듣고 한 개의 등불을 켜서 세존께 공양을 드리고, 미래에는 부처를 이루게 되리라는 부처님의 수기(授記)를 받았다.
바라문의 장자와 거사들은 이 소식을 듣고 모두가 “이 가난한 여인은 미래에 일체의 모든 덕을 원만하게 갖추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고는, 모두 의복과 재물과 음식을 다투어 여인에게 공급하였다.
승광왕은 이 소식을 듣고 견줄 수 없이 훌륭한 생각을 내고, 곧 향유(香油)가 담긴 천 개의 큰 병에 네 가지의 보배로 장식하여 등잔을 만들어서 부처님께서 경행(經行)을 하시는 곳에 등을 켜서 걸어 두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제가 성자 대가섭파를 위하여 세존과 비구 승가께 7일 동안 공양을 드리고, 제가 옛날에 소금기가 없는 쌀 기름을 보시한 인과(因果)의 업연(業緣)에 대한 부처님의 말씀 듣기를 받들어 청합니다. 이 일로 인하여 저는 다시 청하니, 제가 세존과 승가께 석 달 동안의 공양을 드렸고, 또한 한 사람 한 사람의 비구에게 한결같이 백천(百千)의 값에 해당되는 의복을 보시해 드렸으며, 다시 1구지(俱胝)의 기름병으로 연등회를 베풀어 드리고서도 제가 미래에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을 이루리라는 부처님의 수기(授記)를 받지 못하였으니, 원하건대 제가 성불을 하여 미래에는 마땅히 수행자의 우두머리가 되리라는 세존의 수기(授記)를 받게 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이란 깊고 깊어서 헤아리기 어려우며, 깊고 깊어서 비추어 보기 어려우며, 이해하기가 어렵고 깨닫기 어려워서 나아갈 수 없는 것입니다. 미묘하여 알기 어려워서 지혜로운 자가 깨닫는 것으로서 어리석은 범부가 깨달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 번의 보시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백 번의 보시와 천 번의 보시와 백천(百千)의 보시로써도 능히 얻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대왕이여, 그러하니 즐거이 무상등정각을 구하고자 하신다면 마땅히 갖가지의 보시를 행하고 여러 복리(福利)를 닦으며, 선지식(善知識)을 가까이서 모시며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고 남을 공경하는 것만이 수행자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다는 기약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때 대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며, 옷으로 눈을 닦으면서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전생에 무상등정각을 구하실 적에 어떠한 것들을 보시하셨으며 어떠한 복업(福業)을 닦으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다른 겁(劫)들은 그만두고서라도 이 현겁(賢劫) 동안에 무상등정각을 구하기 위하여 보시한 것들과 많은 복업을 닦은 것들을 내가 이제 간략히 말하겠으니, 왕께서는 자세히 듣고 지극히 훌륭하게 생각하십시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지나간 오랜 옛날 인간의 수명이 무량세(無量歲)일 때에 이름을 장정(長淨)이라고 하는 왕이 있었습니다. 왕의 정수리에 혹이 생겨났는데, 매우 부드러워서 마치 솜과 같더니 그것이 저절로 터지면서 한 사내아이가 태어났습니다. 그 아이는 얼굴과 용모가 단정하여 매우 사랑할 만하였으며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아서 진금색(眞金色)과 같았고, 머리는 일산(日傘)과도 같았으며 손과 팔뚝은 곱고 길었으며 이마는 넓고 반듯하였으며 눈썹은 이어져서 달과 같았으며 코는 높고 오뚝하여 서른두 가지의 대장부상(大丈夫相)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태어난 뒤에는 궁궐에 들어가니 궁 안에 있는 8만 4천의 시녀들이 멀리서 왕자를 보자 모두가 젖이 흘러나와서 다 같이 왕자를 기르기를 원하였으니, 곧 이것으로 이름을 삼아서 낙양(樂養)이라고 부르게 되었으며, 또한 정수리에서 태어났다고 하여 정생(頂生)이라 하였습니다. 『아함경[阿笈摩經]』의 「왕법상응품(王法相應品)」 가운데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정생(頂生) 왕자가 여러 동자들과 함께 놀고 있는 기간 동안 여섯 천제석(天帝釋)이 죽는 시간을 지냈으며, 뒤에 태자로 있는 기간에 다시 여섯 천제석이 죽는 시간을 지냈으며, 왕위에 올라서는 다시 여섯 천제석이 죽는 시간을 지내며 섬부주(贍部洲)에서 법으로써 세상을 교화하니, 궁궐 안에는 하늘의 의복이 비 오듯 내려왔으며 밖에는 금보(金寶)가 비 오듯 내려왔습니다.
그때 광엄성(廣嚴城)의 곁에는 추면(醜面)이라고 하는 다섯 선인(仙人)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살고 있는 곳에는 많은 새들이 어지럽게 지저귀고 있었는데, 선인들은 그것을 참지 못하고 마침내 주술을 써서 그 새들의 날개를 모두 떨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이때 만타다왕(曼陀多王)은 이 소식을 듣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들은 자비심이 없으니 어찌 이곳에 사는 것을 용납하겠는가?’
곧 그들을 내쫓아서 왕의 경계 밖으로 나가게 하였습니다.
선인은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왕은 4천(天)을 다스리니 우리는 어디에서 살 것인가?’
그리고는 곧 묘고산(妙高山)이 있는 곳으로 가서 산의 아래층에 살았습니다. 이때 왕은 나중에 서구다니(西拘陀尼)3)에 가서 머무르면서 여섯 천제석이 죽는 시간을 지냈으며, 동불바제(東弗婆提)와 북구로주(北俱盧洲)에서도 또한 그와 같은 시간을 지내면서 스스로 다스리고 교화하였고, 칠중금산(七重金山)에서도 또한 각각 여섯 천제석이 죽는 시간을 보내며 다스리고 교화하였습니다.
이때 왕이 수미산(須彌山:妙高山) 꼭대기에 올라갔는데, 그 선인들이 주술을 써서 왕의 군대를 제지하니 모두가 움직이지를 못하였습니다. 그때 공거(空居)라고 하는 야차가 언제나 앞서서 가고 있었는데, 선인의 이 일을 보고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청정한 선인(仙人)이여, 노여움을 푸소서.
일체는 성취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이 사람은 만타다(曼陀多) 대왕(大王)이니
광엄성(廣嚴城)의 여러 새들과는 같지 않습니다.

이때 왕이 물었습니다.
‘누가 군대를 제지하고 있느냐?’
대답하였습니다.
‘대선(大仙)이 금지시키고 있습니다.’
왕이 다시 물었습니다.
‘이 선인은 어떤 것을 좋아하느냐?’
대답하였습니다.
‘사람의 머리카락을 좋아합니다.’
이때 왕은 곧 주문을 써서 말했습니다.
‘원컨대 저 선인은 머리카락이 없어져서 나의 시종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원(願)을 하고 나니, 그 선인은 머리카락이 저절로 떨어지고 손에 활과 창을 쥐고서 앞에서 달리고 있었습니다.
왕의 여보(女寶)가 왕에게 말하였습니다.
‘대왕이시여, 이 사람은 선인으로서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왕께서는 그를 놓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곧 그 선인을 놓아주었습니다. 이때 선인은 크게 뉘우치는 마음이 생겨서 곧 계행을 지키니, 오래되지 않아 5신통(神通)을 얻었습니다.
이때 난타(難陀)와 오바난타(鄔波難陀) 용왕은 대왕과 여러 군대를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이들은 아수라(阿修羅)로구나.’
그리고는 곧 4병(兵)4)을 모았는데, 4병은 이 만타다왕을 보고 모두 흩어져 달아났고, 그 4대야차(大夜叉)도 이것을 보자 모두 달아나서 사천왕의 처소로 나아가 말하였습니다.
‘대왕이시여, 지금 4사(事)를 둔 대군(大軍)이 와서 저희들이 모두 격퇴 당하였습니다.’
사천왕이 말했습니다.
‘그는 만타다왕으로서 큰 복덕을 갖추고 있는데, 제석궁(帝釋宮)이 있는 곳으로 오려고 하니 우리들은 대적할 수가 없다. 너희들은 나와 함께 여러 가지의 향과 꽃과 갖가지의 공양구(供養具)를 가져다가 앞에 맞아들여서 찾아뵙고 난 뒤에 곧 함께 제석천의 궁궐로 가도록 하자. 제석천이 왕을 보게 되면 곧 자리의 반을 내어서 자리를 나누어 함께 앉을 것이다.’
이때 아수라들이 4병(兵)과 함께 제석궁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야차가 또 와서 그 제석천에게 말하였습니다.
‘그 아수라들은 4병의 군대를 데리고 땅으로부터 솟아 나와서 이미 다섯 군데를 깨뜨렸으니 준비를 해야만 할 것입니다. 천주(天主)께서는 이것을 알고 마땅히 미리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이때 제석천이 곧 가서 대적하려고 하니, 그 만타다왕이 제석천에게 말하였습니다.
‘당신은 잠깐 가만히 있으십시오. 내가 가서 대적하겠습니다.’
제석천이 대답하였습니다.
‘알겠습니다.’
이때 만타다왕은 곧 18만의 힘센 정예 병력을 거느리고 허공으로 올라 떠나가면서 각각 서로 함께 말하게 하였습니다.
‘큰 소리를 내어라. 우리들은 큰 위력이 있는 병사들이다.’
그 아수라들은 공중에서 18만의 힘센 병사들이 그와 같은 소리를 내는 것을 보고는 모두가 귀를 막고 흩어져 달아났습니다.
이때 정생왕(頂生王)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내가 마땅히 이곳에 머물러 있으면서 섬부주인(贍部洲人)들을 번성하고 풍요롭게 하였으며 3주(洲)를 모두 나의 것으로 만들었으니, 이제는 제석천의 지위를 취하여 인천(人天)의 주인이 되어야겠다.’
왕이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자 곧바로 신통력이 상실되어 섬부주에 떨어져서 큰 질병에 걸렸습니다.
왕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수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탐욕을 내어 만족할 줄을 모르면
즐거움[樂]은 적고 고통은 많으니
지혜로운 사람만이 능히 이것을 멀리 여읠 수가 있다.

설사 천당(天堂)의 즐거움을 받고 있더라도
마음에 즐거워하는 것은 또한 만족되지 않는다.
기쁨과 즐거움이 다하는 것을 알고자 한다면
오직 부처님의 성문제자(聲聞弟子)들 뿐이다.

비유하자면 금산(金山)이 모인 것과 같고
또한 설산왕(雪山王)과도 같으나
한 사람도 오히려 만족하지 않으니
지혜로운 자는 이와 같이 안다.

이 고통의 뿌리를 깨달았기 때문에
모든 욕심이란 즐거워할 만한 것이 못된다.
사람을 죽게 하는 화살이 바로 이 음근(蔭根)이니
마땅히 함께 계율의 가르침을 배워야 하리.

이때 왕은 이 게송을 말하고 나서 크게 보시를 하고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나는 이 짧은 수명을 가진 몸뚱이가
내세(來世)에는 반드시 고통을 가져올 것을 알았으니
이제는 꼭 공덕(功德)을 지어서
그로써 내세의 즐거움을 구해야 되겠다.

만약에 즐거이 복업(福業)을 닦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힘과 분수에 따라서 보시할 것이니
즐거이 복업을 닦는 사람은
현세와 후세(後世)에 즐거움을 받으리라.

그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당신의 생각에는 어떠합니까? 과거의 만타다왕은 바로 지금의 나입니다. 내가 그때 그와 같이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고서도 오히려 무상정각을 얻지 못하였거늘, 하물며 적은 보시를 하는 것이겠습니까? 위없는 깨달음을 얻은 것은 이러한 인(因)을 연(緣)한 생사의 과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十二 弱大唐三藏義淨奉 制譯粥井金麥緣 農夫牛緣 癩女米泔緣勝光王緣 貧女燈緣 頂生王緣。爾時,世尊告具壽阿難:‘汝今可共我往室羅伐城。’奉佛教已,卽隨佛後,遊行人閒。時,有婆羅門,經夜不食,空腹耕墾。家女送粥。是時,世尊行至彼邊。其婆羅門遙見世尊,具三十二丈夫相、八十種好,莊嚴其身,圓光赫弈,超過千日,行步殊特,如妙寶山,衆賢普飾。旣見佛已,心生淨信,如十二年來靜練調順,鮮白恬寂,熙怡歡悅,如無子得子,如貧得寶,如求王者得王。若人宿有諸善根故,初見佛時,卽能發此崇敬淨心。時,婆羅門疾疾捧持所欲食粥,來奉世尊,白言:‘沙門喬荅摩,哀愍我故,受此微粥。’于時,世尊爲婆羅門而現涸井,令粥入井,彼便內瀉,井便溢滿,由佛威力、諸天威力,致其涸井,香粥盈溢。佛告婆羅門曰:‘仁行此粥,普與僧伽。’彼便行與一切僧伽,悉皆飽足。佛加持故,其井尚盈。是時,婆羅門於世尊處,倍生淨信,頂禮佛足,對面而坐,聽佛說法。于時,世尊觀彼根性、隨眠、意樂,爲說妙法,於四聖諦,令其開悟。廣如餘說。乃至彼聞法已,證預流果,心懷踊躍,如商主得價,如戰得勝,如重病得愈。聞佛說已,歡喜信受,頂禮奉辭,詣種麥處,見其麥苗,皆同金色。見已歡笑,生奇特想,而說頌曰:福田功最勝 能離諸過患 纔種植種子卽招而果實。是時,婆羅門速詣王所,起居問訊,少病長壽,又白王言:‘大王,當知我纔種麥,生長成金。唯願大王,差人取分。’王便差人,而取麥分。時,婆羅門收持積聚,量出王分,遂變爲麥。王曰可聚一處,更爲量出。如是七遍,爲聚共分,王分亦變爲麥。王曰:‘其麥是婆羅門福報,非我所能,任隨彼意,量出我分。’婆羅門以無礙意,量出王分,還成金麥。是時,世尊從此而去,見五百農夫,而爲耕種,皮膚皴澀,手皴腳劈,著麤麻衣,耕墾牛犢,項傷皮破,膿血流下,喘息長噓。時,諸農夫遙見世尊具三十二相,廣如上說,乃至如宿種善根人,得見世尊。佛詣彼所,欲調伏故,而趣一邊苾芻衆中,就座而坐。而諸農夫遙見佛坐,皆詣佛所,頂禮雙足,退坐一面。佛觀其根性、隨眠、意樂,廣如上說旣聞法已,證預流果,咸從座起,合掌白言:‘大德世尊,唯願聽許我等於善說法律,而爲出家,幷受近圓,成苾芻性,淨修梵行,奉事世尊。’佛旣見已,告言:‘善來。諸苾芻,可修梵行。具如餘說,乃至頌曰:世尊命善來 髮落衣鉢具 諸根咸寂定隨念悉皆成。爾時,世尊隨機教授,彼便策勵,斷諸煩惱,證阿羅漢果。時,諸耕牛挽繩令斷,皆來佛所,遶佛而住。佛爲諸牛,說三句法,廣如鵝、龜處說。乃至見眞諦理,各還天宮。時,諸苾芻咸皆有疑,請世尊曰:‘而諸農夫先作何業,於此生中,而爲農夫,於世尊處,得爲出家,斷諸煩惱,證阿羅漢果?復彼諸牛先作何業,生在牛中,遇佛生天,見眞諦理?’佛告諸苾芻:‘先自作業,今還自受。廣如餘說,乃至頌曰:假令經百劫 所作業不亡 因緣會遇時果報還自受。汝等善聽。我今爲說。乃往古昔,此賢劫中,人壽二萬歲時,有佛出現,號迦攝波如來應正等覺十號具足。住波羅痆斯施鹿林中仙人墮處,其諸農夫於佛教中,悉作出家,而不讀誦,亦不作意,受信施食,作諸戲論,懈怠懶惰,而不勤策。諸苾芻,於意云何?其五百苾芻者豈異人乎?今此五百農夫是。往時,造寺施主者,今五百長者是。由彼往昔受信施食,而不讀誦,亦不作意,懈惰而不勤策,由斯業故,五百生中,而爲農夫,倍債施主。由於迦攝波如來教中,出家,悟諸梵行故,今於我所,亦得出家,斷諸煩惱,證阿羅漢果。而諸耕牛亦於彼佛教,而爲出家,毀諸雜小學處,由斯業故,生在牛趣,而於我處,發淸淨心,得生天上,由昔梵行,得見眞諦。是故我常宣說黑白雜業,廣如餘說。乃至汝等應如是學。’是時,世尊告具壽阿難陁曰:‘汝來可詣都異迦城。’聞教隨佛,至彼城所,有一婆羅門,而爲耕墾。遙見世尊具三十二大丈夫相,廣如餘說。作如是念:我若往禮沙門喬答摩者,廢此事業。若不往禮,失諸福利。令事不廢,使獲福利,執鞭耕犂,遙言:‘敬禮,敬禮。’佛告具壽阿難陁:‘彼婆羅門自招錯咎。而於此處,有迦攝波如來全身舍利,儼然無損。若來我所,恭敬禮拜,彼便致敬二佛世尊。’是時,阿難陁速整衣服,合掌白言:‘唯願世尊,就此而坐。其地則爲二佛受用。’佛告諸苾芻等:‘樂見迦攝波如來應正等覺全身舍利不?’白言:‘世尊今正是時。’白言:‘善逝,今正是時。若我得見,心倍淸淨。’于時,世尊起世閒心,常法如是,若佛起世閒心時,一切含靈悉知佛意。龍作是念:世尊何故起世閒心?卽便觀見世尊欲見迦攝波如來全身舍利,龍便捧持其佛舍利,在虛空中。佛告諸苾芻:‘汝等今應審觀此相,卽欲隱沒。’時,勝光王聞佛示現迦攝波如來全身舍利,令諸苾芻得見其相,聞已,心生希睹,卽與妃后、宮人、婇女、王子、諸臣,嚴飾儀禮,出詣往觀。喪善太子、給孤長者、仙授、故舊塼師之子、無枝鹿子母等,各與無量百千有情,皆生希見,亦隨駕後,往舍利處。由其宿世善根發故,使令往彼。是時,舍利便卽隱沒,而諸人衆聞舍利隱,情生憂惱,互相語曰:‘我等空來而無所獲。’時有鄔波索迦往迦攝波如來有舍利處,右遶恭敬,心作是念:我今繞禮,必獲福利。世尊知彼心常福利,有淸淨心,卽說頌曰:假令百千贍部金 積聚奉持施一切不如有人一淨心 翹勤右遶於佛塔。是時,復有一鄔波索迦,持泥,置於舍利隱處。世尊爲彼亦說伽他曰:假令百千贍部金 恒以奉持施一切不如有人一淨心持泥置飾於佛塔。是時,有百千人衆聞此施泥福利,咸持泥置。或有將諸微妙花香,而散其中。佛亦爲說頌曰:假令百千贍部金 恒以奉持施一切不如有人一淨心 香花供養於佛塔。時,有諸人,持諸花鬘、燈明、幢幡、傘蓋,供養是處,以淸淨心,而來奉施。佛知心已,各爲說頌。世尊又說伽他曰:我今所說施福田 如來功德無邊量正覺猶如大海劫 無上導首最爲勝。時,諸人衆咸作是念:佛所說福緣已滅,佛緣現在者,若興供養,有何福利?佛知念已,卽說頌曰:若有能供養 現能已成佛 其心若能等福利無有殊 佛是不思議 妙法亦難思。淸淨者亦然 果報同爲一 名相亦難思無不轉法輪 正覺功德岸 無能到其際。是時,世尊爲諸人衆說如是法,彼聞法已,無量百千有情,獲大勝利,或有發聲聞菩提心者,或有發獨覺菩提心者,或有發無上正等覺心者,或有得暖、頂,或得初忍,或證預流果者,或有得一來、不還果者,或有斷諸煩惱,證阿羅漢果者,餘衆多人歸佛法僧,信敬三寶,種諸善根。時,有淨信婆羅門長者、居士,卽於其處,設大施會,名此方地,爲施水處。爾時,世尊遊行憍薩羅國,行至室羅伐城,住逝多林給孤獨園。給孤長者聞佛至已,詣世尊所,頂禮佛足,退坐一面。佛爲說法,示教利喜,默然而住。是時,長者從座而起,整理衣服,合掌恭敬,雙膝著地,白佛言:‘大德世尊,與苾芻僧伽,明日就宅,受我微供。’佛默然受。知佛受已,廣如餘說,乃至明日,令使白佛:‘飯食已辦,唯願知時。’長者復命守門人曰:‘佛與僧伽比至食了,勿令外道入我宅中。’時守門人聞教依奉。于時,世尊與諸僧伽,著衣持鉢,詣長者家,廣如餘說,乃至大衆,悉使飽足,淨漱畢已,取小卑座,爲聽法故。對佛前坐。是時,具壽大迦攝波在一阿練若處,鬚髮稍長,著破納衣,詣逝多林,見寺無僧,問守寺者:‘上首世尊苾芻僧伽,今在何去?’彼便荅言:‘給孤長者請就宅食。’大迦攝波便作是念:我今宜可就彼而食,於佛上首苾芻僧伽,便申致敬。作是念已,速時詣彼,其守門人告言:‘聖者,勿入於中。’大迦攝波曰:‘以何事故?’守門人曰:‘長者有教,佛與僧伽比至食了,勿令外道入於宅中。於後,亦供諸餘外道。’時,迦攝波作念:我今獲諸勝妙上利,淨信婆羅門、長者、居士,而不知我是沙門釋迦之子。我今宜往哀愍拔濟貧窮孤陋。作是念已,出遊芳園。復作是念:我今愍哀是何等類,令獲勝利?時,有癩病乞兒,骨節分離,瘡膿流潰,乞求濟活。大迦攝波便詣彼所,從彼告乞。時彼癩女,乞得米泔。癩女遙見大迦攝波,形容挺特,善自調伏,具諸威儀,而作是念:由我未曾施如是者,生此貧苦,癩病纏身。若見聖者,哀愍於我,我以米泔,當爲奉施。時,迦攝波觀知彼念,卽便近前,舒鉢令視,告言:‘姊妹,能施米泔,可置鉢中。’女便瀉泔,蠅落鉢內。女欲指摘,指便墮鉢。女作是念:而彼聖者,護我心故,而見受泔。豈應自食?時迦攝波知彼念已,便對其前,於牆下坐,而食其泔。彼作是念:今此聖者護我心故,雖食我泔,必應更求餘好飮食。時,迦攝波觀知彼念,告癩女言:‘姊妹,汝今應當發歡喜心。我從今日,至明食時,以汝米泔,度一日一夜。’彼甚歡悅,竊作是念:我於今日,獲勝妙利。大迦攝波受我鄙施。時,此女人迦攝波處,心生淸淨,因此命終,生睹史多天。時,天帝釋見此女人,以淸淨心,而施米泔,因卽命過,而不見知生在何趣。觀於地獄,而亦不見,餓鬼、人中、護世四天、三十三天,亦復不見。天眼下觀,尚不能知。時,天帝釋來詣佛所,頂禮佛足,合掌恭敬,以頌請曰:巡行告乞士 迦攝波大仁 施彼米泔女今得生何趣。佛以頌荅:天名都史多 諸欲隨念有 其施米泔女今生於彼中。時,天帝釋作如是念:而彼諸人不知修福,而行惠施,作諸利事。我今旣知修福獲利,何不惠施,修諸福業?聖者迦攝波心懷哀愍貧窮、孤陋、病苦、疾者,我今應爲而施一食。作是念已,卽便化身,詣貧窮處,羸弱孤單,隨作草菴,如亂巢穴。變自形儀,作醜陋織師,頭髮蓬亂,著麤麻衣,手皴腳劈,而爲織作。舍支夫人身爲織妻,以撚其綖,取天妙食,預置一邊。時,迦攝波爲欲哀愍諸窮厄者,巡行告乞,次第而至,見已,情甚愍此貧弊,佇立門首,持鉢從乞。時,彼化天以天妙食,滿置鉢中。然迦攝波作念:觀斯活計,非常困頓。天妙飮食從何而得?必有餘事。生此疑已,常法如是,阿羅漢若不預觀,不知前事,卽便觀察,見斯天帝,告曰:‘憍尸迦,仁今何故,於苦厄人,而爲留難?於長夜中,世尊說仁無疑惑箭,及餘戲笑拔出根栽,如佛世尊應正等覺。帝釋白言:‘聖者大迦攝波,我今何爲留難苦者?而此諸人,不見自福,不行惠施,修諸善福,我今自見,何不惠施,廣修諸福?世尊豈不說是語耶?福應常修造 無福遭苦厄 若有修福者現受當安樂。大迦攝波從此之後,先觀方乞。時,天帝釋於虛空中,持諸天食,來置鉢中。大迦攝波翻側其鉢,食便落地。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由斯事故,苾芻應持鉢蓋。’時,諸人衆咸聞癩女施迦攝波臭惡米泔,命終得生睹史多天。勝光大王亦聞斯事,詣世尊所,頂禮佛足,退坐一面。佛便爲王,廣說妙法,示教利喜,默然而住。王從坐起,整理衣服,合掌恭敬,而白佛言:‘唯願世尊與苾芻僧伽,爲聖者迦攝波故,於七日內,受我微供。’佛便默受。王知佛受,頂禮佛足,奉辭而去。於斯夜中,勅諸供膳,嚴備種種精妙飮食,至明淸旦,敷設牀座,置淸淨水、齒木及屑,令使白佛:‘飮食已辦,願佛知時。’廣如餘說。乃至坐定,王自行食。時,有乞兒,來在其中,對尊宿坐。情生淨信,深起恭敬,作如是念:王由往昔,修諸福業,今處尊貴,復能惠施,供養三寶。王復自手,遍行飮食,佛與僧伽,悉令飽滿。卽行淨水、齒木及屑,洗漱畢已,王聽法故,取小卑座,對面而坐。佛告大王:‘我爲王故,說施伽他,而當爲彼,獲大福者。’王作是念:世尊今時,受我供養。何得有人,而獲多福?念已,白佛:‘唯願世尊,爲獲多修福業之者,而說施願。’于時,世尊爲彼乞兒,而說呪願。世尊如是於五六日時,爲乞兒說施願頌。王便懷憂,手拓頰住,作如是念:世尊食我供養,稱乞兒名,而說施願。諸臣見王愁憂,拓頰,白言:‘大王,何故如是愁憂思慮?’王曰:‘我何不憂?世尊受我微妙供養,稱乞兒名,而說施願。’時,有老臣前白王言:‘願王安住。臣當明日,致請世尊,而稱王名說呪願。’是時,老臣宣告供膳,明日宜應倍加營造種種飮食,行食之時,一分在鉢,一分墮地。供膳之人奉教營造。世尊上首苾芻僧伽衆坐定已,卽行飮食,遂使一分,墮其鉢中,一分落地。時,彼乞兒見食在地,疾走欲捻,行食之者遙唱不令乞兒。告曰:‘王財極甚,飮食無窮,似我苦難者,何不令取,在地壞爛?’是時,乞兒心生散亂,遂不敬崇,發淸淨意,佛與僧伽飮食畢已。王對佛坐,念曰:世尊今時,爲我說施,爲餘人乎?佛卽爲王,而說施願曰:嚴備象馬車步乘 於此國城自在食王今不見緣何得 因施無鹽米膏力。是時,具壽阿難陁而白佛言:‘大德世尊,於數度,受勝光王供養,我未曾聞說如是施頌。’佛告阿難陁:‘汝今樂聞勝光憍薩羅王,昔施乾燥米膏業緣不?’阿難陁白言:‘世尊,今正是時。白言善逝,今正說時。苾芻僧伽聞佛說此勝光大王宿昔施膏因果業緣,必能受持。’佛告諸苾芻:‘乃往古昔,有聚落中,有一長者,娶妻未夂,便卽有娠,月滿生子,廣如餘說。子旣長成,夫告妻曰:賢首,子今成人,能爲經紀,有債償他,有衣食喫用,我今將本,餘方興易。妻曰:聖子應須如是,斯爲善事。便卽遊方,至前命過,家有少本,悉皆傾盡。夫去之後,妻復生子,有鄰長者,告其母曰:爾子與我作,當濟衣食。母便授與,長者卽使於田種處,與其食分。後於異時,節日將至,母作是念:今此長者,明旦家中,設施沙門、婆羅門,供待賓客,必無有人,我今可往從彼索食,而送與子,使不飢餓。念已,卽往向長者妻,具陳其事。長者妻聞,便生瞋恚,告曰:我未供養沙門、婆羅門諸尊貴客,作人何得先與其食?今日且住,明旦倍與。母復作念:我子今日,必受飢餓,家有無鹽淡膏一團,可將與子。持至子所,說如上事。又復語子:畏汝飢餓故,從家中,將此無鹽淡膏。子言:阿母置此,歸家。常法如是,世閒無佛,當有獨覺饒益哀愍,諸困厄者世閒唯有而此福田樂住空閑。是時,有一獨覺,來至於此,彼遙見已,身心寂靜,威儀調伏,便作是念:由我往昔,不能供養如是福田,於此生中,受斯苦厄。若見受我無鹽淡膏,敢爲奉施。於時,獨覺觀知貧兒心之所念,舒鉢向前,告言:賢首,意欲施者,可置鉢中。彼便恭敬,以珍重心,置膏鉢內。’佛告:諸苾芻,於意云何?往時貧兒者,豈異人乎?今勝光王是。緣於往昔奉施獨覺無鹽米膏,因斯業報,六返常爲三十三天主,六返於此,室羅伐城爲灌頂王,餘殘業報今於此處,亦爲灌頂王,其報今盡。是故我今而說其頌。嚴備象馬車步乘 能於國城自在食王今不見緣何有 因施無鹽米膏力。時國人民,悉聞斯事。王聞佛語,詣世尊所,頂禮佛足,退坐一面,佛卽爲王,說微妙法,示教利喜。王聞法已,從坐而起,合掌恭敬,雙膝著地,而白佛言:‘大德世尊,哀愍我故,與苾芻僧伽,於三月日,受我衣食、湯藥、臥具。佛便默然受王所請。王於月每日,營辦百種微妙甘羙香饌,一一苾芻價直百千衣服,復持一俱胝諸香油甁,欲於夜中,爲然燈會,由施食故,此表珍重,遂於國中,起喧鬧。時,有一女貧苦顦顇,以乞濟活,聞此喧聲,問諸人曰:何故喧聲?報貧女曰:勝光大王於三月日,佛爲上首與苾芻僧伽,供養衣食、湯藥、臥具,施一一苾芻價直百千衣服,於今夜中,爲然燈會,表心珍重,所以有此喧聲。時,彼乞女聞斯事已,作如是念:此勝光王修福無厭,我何能爲?宜可隨處,求乞一燈,供養世尊。作是念已,捧持乞器,隨處乞油,然燈送置佛經行所,曲躬合掌而發誓願:我念:以此所有善根,如釋迦佛百歲之時,成無上覺,如舍利弗、大目連,侍立左右前後,善賢相應,阿難陁苾芻而爲侍者,父名淨飯,母號摩耶,城名劫比羅,賢子羅怙羅,我當來有如是弟子、父母、國城、子息,如釋迦世尊入般涅盤,分分身界碎爲舍利,當同此世尊,而般涅盤,分身舍利。是時,諸燈悉皆滅盡,而此女燈皎然明朗。常住如是。佛不止住,侍者不息,具壽阿難陁作如是念:佛燈明中,而眠臥者,無有是處。我今宜可止此燈明。卽以手摘,而不能止。又以衣扇,復不能滅。持扇扇之,亦不得滅。爾時,佛告具壽阿難陁曰:‘汝何所爲?’白言:‘世尊,我念世尊於燈明中,而不眠臥,意欲滅止,以手、衣、扇,摘撥吹之,竟不能滅。’佛言:‘阿難陁,勿自疲勞。縱令無礙大風來,吹此燈,尚不能滅,況汝以手、衣、扇,能令吹滅?然此燈者,而彼女人發弘大行,以無限意,方燃此燈。阿難,然彼女人當來百歲之時,必成正覺,號釋迦牟尼如來應供無上正等十號具足。前後相應,賢善弟子亦名舍利弗、大目連,侍者名阿難陁。父名淨飯,母名大摩耶,城名劫比羅,子名羅怙羅。般涅盤後,分諸舍利。’是時,四方遠近人衆,咸聞斯事,以然一燈,供養世尊,蒙佛授記,當來成佛。婆羅門、長者、居士聞已,咸言:而此貧女,當來圓具一切諸德,皆以衣財、飮食、競興供養。勝光王聞生無比想,卽備香油一千大甁,以四種寶,而作燈盞,佛經行處然燈布置。又白佛言:‘大德世尊,我爲聖者大迦葉波,奉請世尊及苾芻僧伽七日供養。蒙佛說我往昔奉施無鹽米膏因果業緣,由斯事故,我復奉請世尊幷與僧伽,於三月日供養。一一苾芻皆施價直百千衣服、一俱胝油甁,而作燈會。不蒙世尊授我當來成於無上正等覺記。願見世尊記我成佛。當來應有得爲導首。’佛言:‘大王,無上等正覺甚深難測,甚深難照,難解難悟,而不能趣,微妙難知,智者所覺,非愚夫了,非是易獲。以一施得,不以百施、千施、百千施而能得之。大王,然若樂求無上等正覺,應須種種行檀惠施,修諸福利,親近善知識,謙下恭敬,頗有得成導首之期。’爾時,大王聞佛此語,涕淚悲泣,以衣拭目,合掌白佛言:‘大德世尊,往求無上等正覺時,施何等物,修何福業?’佛告大王:‘且致餘劫,此賢劫中,爲求無上等正覺故,所施之物,修諸福業,我今略說。王今諦聽,極善作意。’佛告大王:‘乃往古昔人壽無量歲時,有王名曰長淨。頂生肉疱,極爲柔軟。猶如緜絮,疱熟自破,而生一子,顏容端正,甚可愛樂,不白不黑,如眞金色,頭如傘蓋,手臂纖長,額廣平正,眉連如月,鼻高且直,具三十二丈夫相。生已入宮,宮中婇女有八萬四千,遙見王子,乳皆流出。各各咸願我養王子。卽以爲名號曰樂養。由頂上生,復名頂生。如中阿笈摩王法相應品中廣說。頂生王子與諸童子,遊戲時閒,經六天帝釋報盡命過。後爲太子復經六箇天帝命過,登政王位。復經六帝釋命過,於贍部洲,以法他世。內宮雨天衣服,外雨金寶。爾時,廣嚴城側有五仙人,名曰醜面。所居之處諸鳥亂鳴,仙人不忍,遂呪誓之,使其諸鳥翅羽皆落。時,曼陁多王聞念曰:此無悲心,何容住此?便卽驅遣,令出其界。仙作是念:王王四天,我何處居?便卽詣於妙高山所,山下層住。時,王後至西拘陁尼住,經六天帝命過。東弗婆提、北俱盧洲亦復如是。於此自爲治化,於七重金山,各亦過六天帝釋命過。于時,昇上須彌山頂,其仙呪禁王軍皆不能動。’時,有藥叉,名曰空居,常前而行。仙見是事,爲說伽陁。淨仙請息瞋恚心 無有一切得成就此是曼陁多大王不同廣嚴諸鳥類。時,王問曰:‘誰禁軍衆?’答曰:‘是大仙禁止。’王復問曰:‘此仙愛樂何物?’答曰:‘愛人髮髻。’時,王卽呪說言:願彼仙人無頭髮髻,爲我侍從。作此願已,其仙髮髻自落,手持弓杖先走。王之女寶白言:‘大王,此是仙人。莫爲過患。願王放之。’王聞此語,卽放彼仙。是時,仙人心生大恨,卽持戒行,不夂,得五神通。時,難陁、鄔波難陁龍王,見彼大王及諸軍衆,意作是念:此是阿修羅。卽集四兵衆,來見,是曼陁多王,兵衆、皆悉退散,其四大藥叉見此,亦皆退走,竝詣四天王所,白言:大王,今有四事,大軍來至,我等皆被打退。告曰:此是縵陁多王,有大福德。欲來帝釋宮所,我等非可共敵。汝等共我將諸香花、種種供具,於前迎之。見已存問,卽共往帝釋天宮。帝釋若見卽捨半座,分座而坐。于時,阿修羅衆有四兵衆,同往帝釋宮所,藥叉又來,告彼帝釋:其阿修羅將四兵衆,從地而出,已破五處,可須備辦。唯願天主,知之,當可預備。于時,帝釋卽欲往敵,其縵陁多王告帝釋曰:汝今且住。我往對敵。答曰:如是。時,王卽領十八萬衆精力壯士,騰空而去。各相謂言,發大聲響:我等大威力士。其阿修羅見彼空中,有十八萬力士,作如此聲,皆悉閉耳散走。時,頂生王復作是念:我應住此。贍部洲人熾盛豐樂,及以三洲皆悉屬我,今須取帝釋之位,作人天主。作此念已,卽失神通,墮贍部洲,染大疾患。王卽說伽他曰:有億多財者 貪欲而無足 少樂而苦多智人能遠離。 設受天堂樂 意悅亦未足欲知悅樂盡 唯佛聲聞衆。 譬如金山聚亦如雪山王 一人猶未足 智者如是解。緣見此苦根 諸欲不可樂 人箭是蔭根當共學律教。時,王說是頌已,作大捨施,復以伽他,而說頌曰:我知短壽身 來世必招苦 今須作功德以招來世樂。 若樂修福者 捨施隨力分樂修福業人 今世後世樂。爾時,佛告大王:‘於汝意云何?時,彼縵陁多王者,卽我身是。我於爾時,如是利益有情,尚不能獲無上正覺。況復少施而獲無上覺者?爲有緣此,因生死報。’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十二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12권(ABC, K1389 v37, p.678a01-685a17)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13권


대당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미시박다라왕(尾施縛多羅王)의 인연
세존께서는 다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당신은 마땅히 잘 들으십시오. 지나간 옛날에 내가 무상정각(無上正覺)을 구하여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였는데, 대희견(大喜見)이라고 하는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있었습니다. 그는 7보(寶)를 구족하고 4신통(神通)을 얻었습니다.
『장아함경[長阿笈摩經]』의 63품(品) 가운데에서 이미 자세하게 분별하여 말한 것과 같다.
이때 희견왕은 더욱 정법(正法)을 좋아하여 5백 명의 독각(獨覺)에게 음식을 공양하였습니다. 그는 음식을 받들어 올리고 나서 독각에게 각각 별도로 한 벌씩의 훌륭한 모직물을 보시하고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이미 넓고 큰 마음을 증득하였으니
그대여, 방일(放逸)하지 마오.
계율을 지키는 사람에게 보시하니
보시하는 것은 반드시 더욱 늘어나리라.

이 보시하는 사람은 밝게 통달하였고
신심(信心)으로써 해탈을 얻으리니
그로써 죄 없는 마음을 증득하여
금생(今生)에 쾌락을 얻으리라.

그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때에 7보를 구족하였고 4신통(神通)을 획득하고 있던 전륜왕이 바로 나입니다. 나는 그때에 이렇게 보시를 하여 비록 무상정등정각을 획득하지는 못하였지만 그 인연을 위하여 선근(善根)을 쌓았고, 이 때문에 금생에 정각(正覺)을 이룰 수 있었던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무상정각을 구하기 위하여 보시하는 공덕을 지었던 것이니, 당신께서는 마땅히 잘 들으십시오. 지나간 옛날에 이름을 시지(時至)라고 하는 한 바라문이 있었습니다. 그는 큰 부호로서 늘 보시를 행하여 여러 바라문에게 보시하였으며, 84만의 큰 코끼리를 금으로 된 장신구로써 장엄하고 모든 코끼리에게 청정한 금으로 된 깃발을 씌우고 금으로 만든 그물을 늘어뜨렸으며, 모든 것을 금으로 장식한 이 코끼리를 바라문들에게 보시하였습니다.
이것은 『비라마경(毘羅摩經)』과 『중아함경[中阿笈摩經]』에 설명한 것과 같다. 그는 이렇게 공덕을 짓고 게송을 읊었습니다.”

보시를 하고 나서 그가 즐겁기를 원하노니
나는 보시하여 두려움 없음에 머무노라.
그러한 보시로써 세간에 이바지하고
하늘과 모든 사람들에게 이바지하노라.

만약 일체의 즐거움을 구하고자 한다면
보시를 하여 두려움 없음에 머물러야 할 것이니
능히 해탈에 해당하는 것을 구할 수 있으며
큰 부자로서 다른 사람의 주인이 될 수 있으리라.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옛날에 84만의 금으로 장엄한 코끼리를 보시하였던 대부호인 시지 바라문은 바로 나입니다. 나는 그때 보시를 하여 당시에는 무상정각을 증득하지 못하였지만, 그 인연으로 바른 신심을 가지게 된 까닭에 금생에는 공덕이 원만하여져서 무상정등정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내가 무상정등정각을 구하기 위하여 능히 보시를 행하고 복과 이익을 지을 때, 대왕께서는 잘 들으십시오.
지나간 옛날에 길승(吉勝)이라는 전륜왕이 있었습니다. 그는 4주(洲)를 통솔하여 거느렸으며, 7보(寶)를 구족하였고 세 가지의 신통을 가지고 있었는데, 자식이 없었기 때문에 아들을 얻기 위해 천 가지의 방편을 쓰고자 생각했습니다.
그때 어떤 사람이 와서 왕에게 말하였습니다.
‘다자(多子)라고 하는 약이 있으니, 궁인(宮人)이 그것을 먹게 되면 곧바로 아들을 두시게 될 것입니다.’
그 왕은 다자라는 약이 있다는 말을 듣고는 곧 약을 찾았습니다. 나중에 왕은 그 약을 구하여 그것을 곱게 갈아서 궁인을 들여보내 마시게 하니 곧 임신이 되었습니다. 왕의 왕비는 이 일을 알지 못하고 있었는데, 달이 차서 아들을 낳으니 용모가 단정하고 엄숙하였으며 얼굴은 사자와 같았고 나라연(那羅延)1)의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왕은 여러 권속들을 모아 생일잔치를 열고 이름을 지어 주었는데, 모초(茅草)라고 하였습니다.
그때 왕자 앞에 저절로 묘한 소라와 수레바퀴가 나타났습니다. 왕자가 그 소라를 불거나 칠 때 외국의 군대가 그 소리를 들으면 모두 물러나 달아났으며, 그 소리를 듣는 사람은 모두 곧바로 귀가 먹게 되었습니다. 또 바퀴를 굴리는 소리를 듣게 되면 사람들은 모두 달아나 숨거나 또는 집안이나 굴로 뛰어들었습니다.
왕자는 모든 국경 밖을 항복시킬 수 있었고 모든 왕들을 굴복시키고 나서 부왕(父王)을 뵙고 말했습니다.
‘대왕이시여, 국경 밖에 있는 왕들을 제가 모두 항복시켰습니다.’
부왕은 이 말을 듣고 매우 크게 기뻐하며 곧바로 이웃 나라에서 태자의 비(妃)를 맞이하여 좋은 날을 점쳐서 모든 권속들을 모으고 혼례를 시켰는데, 그 나라의 왕녀(王女)는 태자의 생김새가 무섭게 생긴 것을 보고 두려워서 달아났습니다.
이때 태자는 곧 손에 소라와 수레바퀴와 칼을 쥐고서 뒤를 따라 찾아 나섰다가 길에서 왕가(王家)에서 소유하고 있는 코끼리와 말이 사자에게 잡아 먹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때 코끼리와 말을 지키는 사람들이 함께 와서 태자에게 말했습니다.
‘지금 코끼리와 말들이 사자에게 잡아 먹히고 있으니, 원컨대 구해 주신다면 저희들이 사사로이 소유하고 있는 코끼리와 말들을 여섯으로 나누어 그 가운데 한 몫을 태자께 드리겠습니다.’
태자가 곧 소라를 불어서 소리를 내니, 사자와 호랑이와 이리들이 모두가 달아났습니다.
이때 태자가 여러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합당하게 얻은 6분의 1의 코끼리와 말을 내가 돌아갈 때까지 맡겨 두겠습니다.’
이렇게 이르고 나서 그 왕녀를 뒤쫓아 갔습니다. 태자의 권속들은 병사들을 데리고 태자의 뒤를 따라가서 태자에게 말했습니다.
‘되돌아가십시오. 반드시 가고자 한다면 이 병사들을 데리고 그 왕녀의 집으로 가십시오.’
태자가 말했습니다.
‘나는 혼자 가겠소. 병사들을 쓰지 않겠소.’
이렇게 말을 하고 나서 병사들을 되돌려 보내고 태자는 혼자서 갔습니다. 나중에 태자비의 나라에 도착하니, 태자비의 아버지가 태자를 보고 나서 태자에게 말했습니다.
‘나의 딸을 데리고 가시오.’
태자는 왕의 딸을 얻자 곧 되돌아가다가 코끼리를 조련시키는 곳에 이르렀습니다.
태자가 코끼리를 조련시키는 사람에게 말했습니다.
‘나에게 6분의 1의 코끼리를 주시오.’
그가 대답했습니다.
‘코끼리가 바람에 날려서 날아가 버렸습니다.’
이때에 태자가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어리고 미친 코끼리와 같은 혼미한 마음이 치성하였거늘
그 코끼리가 바람에 날려가 버렸다 하니
하물며 소나 양 같은 것이겠는가.
마음으로 생각하여 보면 스스로 알게 되리라.

그때 태자는 목욕을 하고 몸에 여러 가지의 향을 섞어서 만든 약을 바르고 거울을 가져다가 자신의 얼굴을 비추어 보고는 얼굴의 생김새가 두려워할 만함을 깨닫고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나의 얼굴이 이와 같은데 사람들이 나를 보고 있으니, 내가 이제 이 몸을 어디에 쓸 것인가? 마땅히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겠다.’
그리고는 곧 숲에 들어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하였습니다. 이때 천제석(天帝釋)이 관찰하니, 이 태자가 이 현겁(賢劫) 가운데의 보살로서 만약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면 반드시 큰 고통을 받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자신이 태자의 모습을 단정하게 변하도록 만들어 준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때 천제석이 소라껍질과 같이 꼬불꼬불한 태자의 머리털 가운데에 보주(寶珠)를 주어서 이게 하니, 태자는 모습이 하늘[天]과 같아져서 단정하고 엄숙하여졌으며 7보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뒤에 부왕이 돌아가고 태자가 왕위를 이어서 사천하(四天下)를 다스려서 법답게 머물러 지키니, 7보를 구족하였고 대위력(大威力)을 갖추어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었습니다. 그는 60만 개의 성에 모두 의당(義堂)을 세우고, 세속의 법에 따라서 제사를 지내며, 여러 해 동안 오로지 보시를 닦고 여러 백천 세(歲)가 지나도록 모든 바라문에게 보시를 하고 나서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만약 수용(受用)한 것이 많아서
그것으로 모든 하늘과 인간이 쓸 수 있더라도
보시의 뜻을 내지 못한다면
재물이 많더라도 희사(喜捨)하지는 못하느니라.

미혹한 사람은 탐욕에 집착하여 머무르니
부처님께서 태어나시면 급히 보시해야 한다.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용감한 것이 아니라
능히 보시할 줄 아는 마음이 용맹스러움이니라.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때에 모초(茅草)라고 하는 전륜왕이 되어 60만 개의 의당(義堂)을 세우고 제사를 지내며 법을 보시하여 널리 공덕을 닦았던 것입니다. 대왕께서는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가 바로 내 전생의 몸이었으니, 그때를 당하여 이름을 모초 전륜왕이라 하고, 그와 같이 60만 개의 성에서 모두 세속의 법에 따라서 제사 지내는 사당을 짓고 모두에게 보시를 하며 두루 복업(福業)을 닦았던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보시하는 인연을 지어서 무상정등각을 이룬 것입니다. 대왕께서는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나는 이 복을 닦아서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증득하였으니, 인연 때문이었으며 신근(信根) 때문이었으며 선근(善根)을 쌓았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나는 다시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얻기 위하여 보시를 행하고 복을 닦았던 것입니다. 대왕께서는 잘 들으십시오.
지나간 옛날에 삼라마등가(三螺摩騰迦)라고 하는 왕이 있었으니, 권속들이 많아서 백천으로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그 왕은 마음으로 자비를 베풀어서 중생들을 이익되고 즐겁게 하였으니, 나라에 흉년이 들 경우 실다운 말로써 서원을 하게 되면 하늘에서 곧 비가 내렸습니다. 이런 까닭에 그 나라는 언제나 풍년이 들었습니다.
그 왕은 나중에 왕위를 버리고 출가하여 선인(仙人)을 뒤따라 다니면서 5신통(神通)을 획득하였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바라닐사(波羅痆斯)에는 범덕(梵德)이라는 왕이 있었는데, 그 왕위를 바르게 하여서 백성들은 더욱 번성하였으며 풍요롭고 안락하였습니다. 그런데 점을 보는 사람이 점을 치기를 앞으로 12년 동안 하늘에서 비가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왕은 북을 쳐서 널리 명령하여 모든 백성들에게 알렸습니다.
‘만약 12년 동안 먹을 양식을 마련할 수 있다면 이 나라에 머물러도 좋을 것이나,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마음대로 어디로든 가시오.’
나라 안의 모든 백성들은 함께 논의하였습니다.
‘지금 이미 굶주리고 있으니 무슨 계교를 써서 어디로든지 떠나가도록 합시다.’
그 가운데에 있던 어떤 사람이 말했습니다.
‘내가 들으니 마등가국의 국경에는 어떤 선인이 있는데, 그가 진실한 말로 서원을 하면 하늘에서 곧 비가 내려서 언제나 풍년이 들고 양식이 풍족하다고 합니다.’
그때 모든 사람들은 먹을 것이 부족하였기 때문에 모두 마등가국으로 가서 의탁하여 머물렀습니다. 마등가국에서는 부왕이 출가하였기 때문에 태자가 왕위에 있었는데, 자신의 나라로 의탁하여 들어오는 백성들을 12년 동안 식량을 공급하여 모두에게 풍족하게 해 주었습니다.
바라닐사국의 범덕왕이 여러 신하들에게 물었습니다.
‘내 나라의 백성들은 지금 어느 곳에 있소?’
대신이 대답했습니다.
‘……(앞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음)……마등가 선인의 나라 안에 있습니다.’
그 왕이 다시 여러 신하들에게 말했습니다.
‘지금은 기근이 들어서 마치 말겁(末劫)의 때와 같으니, 우리가 무슨 방편을 써야 이 고통을 면할 수 있겠소?’
여러 신하들이 대답했습니다.
‘마등가천(摩騰迦天)은 지금 출가함으로써 그 선도(仙道)를 증득하였으니, 마땅히 그를 맞아들여서 부탁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 범덕왕은 곧 마등가 선인의 처소에 나아가 선인에게 말했습니다.
‘나의 나라 안에 극심한 기근이 들어서 마치 말겁(末劫)의 때와도 같습니다. 대선(大仙)께서는 저의 나라에 오시어 실다운 말로써 서원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때 선인은 그 부탁을 받아들이고 곧바로 범덕왕의 나라로 가서 진실한 말로써 서원을 하였습니다.

나는 태어나 전다라(旃陀羅)로 있으면서
참으로 나쁜 마음을 먹지 않았고 남을 해치려는 마음도 없었으니
삼라(三螺)가 말하는 것을 마땅히 알아서
모든 하늘[諸天]과 인간세계가 모두 깨달을지어다.

이와 같이 나는 지금 진실한 말로써
자비스런 마음을 훈수(熏修)하여 이미 오랫동안 행하였으니
널리 법계(法界)의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용은 비를 내려서 굶주린 사람들을 구제하기 바라느니라.

태어난 이후로 선(善)을 닦은 것은
오랫동안 익힌 자비스런 마음으로 불쌍히 여기는 까닭이었으니
이 한량없는 진실한 말로써
용은 마땅히 비를 내려서 중생들을 구제할지어다.

그때 선인이 서원을 하고 나자 때에 맞게 바라닐사국의 하늘에서 큰 비가 내려 기근이 그치고 풍년이 들게 되었으며, 전에 마등가국에 가 있던 성안의 백성들은 모두 돌아와서 하던 일을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과거의 삼라마등가왕은 바로 나였습니다. 나는 과거에 마음으로 자비를 행하고 중생들을 이롭게 하였으니, 만약 진실한 말을 하면 하늘에서는 곧바로 비를 내려서 능히 기근을 없앨 수 있었고, 언제나 풍년이 들게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대왕이여, 나는 옛날에 보시만을 했기 때문에 무상보리를 증득하였던 것이 아니라 다시 한량없는 복덕의 인연을 닦았기 때문에 선근이 쌓였고, 바른 신심을 일으켰던 까닭에 무상정등보리를 증득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무상보리를 얻기 위하여 보시를 행하고 여러 복업을 지었던 것입니다. 대왕께서는 잘 들으십시오.
지나간 옛날에 미지라국(彌地羅國)에는 대천(大天)이라는 전륜왕이 있었습니다.[부처님께서 『중아함경[中阿笈摩經]』에서 이미 자세히 말씀하셨다.]
그 왕은 스스로 자신에게 크게 수용함이 있는 것을 알고 여러 제사 지내는 법을 행하고는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마음에 큰 부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천상(天上)과 인간에 대하여
자신의 힘에 맞게 마땅히 보시를 할 것이니
빈궁함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니라.

보시를 하는 사람은 남에게 떠받들어지며
나중에는 반드시 하늘의 공양을 받으리니
인(人)이나 비인(非人)이 모두 그에게 귀의하여
비가 내리듯이 열매를 이룰 수 있으리라.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때의 대천(大天)전륜왕은 결연히 선도(善道)를 향하여 언제나 범행을 닦아서 8만 4천의 생(生)을 받는 동안에 언제나 전륜왕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대왕께서는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때의 전륜왕은 바로 내 전생의 몸인 것입니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내가 어찌 이 보시로써만 위없는 깨달음을 얻었겠습니까? 다시 한량없는 복업의 인연을 더 닦아서 선근(善根)을 쌓았고 바른 신심을 일으켰던 까닭에 무상정등정각을 증득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옛날에 무상보리를 얻으려고 보시를 닦고 행하였으며 여러 복업을 지었던 것입니다. 대왕께서는 잘 들으십시오.
지나간 옛날에 미지라성(彌地羅城)에는 니미다(尼彌多)라는 전륜왕이 있었습니다.[이것은 부처님께서 전에 『아함경[阿笈摩經]』 가운데에서 자세히 말씀하셨다.]
그 왕은 자신에게 크게 수용함이 있음을 알고 세속에서 지내는 제사의 방법으로 모두에게 보시하고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만약 선(善)을 행하는 법을 알고자 한다면
남을 따라서 선을 행하라.
게을리 하여 선을 행하지 않는 사람은
그가 바로 천박한 장부이니라.

그때 제석천주(帝釋天主)가 니미다왕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나의 궁궐로 와서 나에게 5욕천(欲天)의 즐거움을 받아 즐겁게 놀고 마음대로 즐거움을 누리도록 하시오.’
이때 왕은 곧 게송으로 대답하였습니다.

다른 사람에게서 물건을 빌리면
기한 내에 반드시 돌려주어야 하는 것과 같이
하늘의 즐거움도 이와 같아서
잠시 물건을 빌리는 것과 같으니

나는 미지라성으로 되돌아가
여러 복업(福業)을 많이 지어서
내세에는 그 궁 안에서
복을 이어서 천상에 태어나리라.

그때 왕은 미지라의 본성(本城)으로 되돌아가서 보시를 행하고 여러 복업을 짓고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착하고 어진 사람은 보시를 행하는 것을 찬탄하여
수시로 어느 때에나 보시를 행하니
찰제리족이나 바라문족이나
바이샤족이나 수드라족이나

흉년이 들어 굶주리는 때에도 보시를 행한다네.
보시를 행하는 사람은 자신을 충족하게 하여
마땅히 악취(惡趣)를 여의고
반드시 천상에 태어날 수 있으니

지혜로운 사람은 이 덕(德)을 알고
보시하는 사람은 능히 베풀 줄을 알아서
보시로 말미암아 해탈을 얻어서
부귀하게 되어 천상에 태어날 수 있도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과거의 니미다 전륜왕으로서, 삼십삼천(三十三天)에 가서 제석천의 부탁으로 자리를 반으로 나누어 같이 앉아서 5욕락(欲樂)을 받고도, 오히려 미지라성의 성문에 제사 지내는 당(堂)을 설치하고 법에 따라서 제사를 지내어 보시를 행하고 여러 복업을 닦은 사람은 바로 내 전생의 몸인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다만 그렇게 보시를 행하고 복업을 닦은 것만으로 바른 깨달음을 증득하였던 것은 아닙니다. 대왕께서는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보시를 행하였고 바른 신심을 일으켰으며 선근을 쌓았기 때문에 금생에 바른 깨달음을 이룰 수 있었던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나는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얻으려고 보시를 행하고 복업을 닦았던 것입니다. 왕께서는 이제 잘 들으십시오.
지나간 옛날에 아난타(阿難陀)라고 하는 왕이 있었습니다. 왕에게는 다섯 아들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가장 어린 아들은 경면(鏡面)이라고 하였습니다.
나중에 대왕은 몸에 병이 나서 의사가 처방을 하여 뿌리와 줄기와 잎사귀와 나뭇가지와 열매를 써서 갖가지의 약으로 치료를 하였으나 끝내 낫지 않고 병은 더욱 위중해졌습니다.
왕은 임종할 때가 되어 급히 여러 신하들을 불렀습니다.
‘내가 이제 죽게 되었으니 다른 왕을 세워야만 할 것이오.’
신하들이 여쭈었습니다.
‘누구를 세우고자 하십니까?’
왕은 신하들에게 말했습니다.
‘복덕이 있는 자이며, 천분(天分)이 있는 자이며, 보배 신발을 신어서 궁인들에게 공경 받는 자이며, 여섯 개의 창고를 보는 자로서 안에 있는 창고와 밖에 있는 창고와 안팎에 있는 창고와 나무 사이에 있는 창고와 산속에 있는 창고와 물 사이에 있는 창고를 보는 자라야 왕으로 세울 수 있소.’
이렇게 말을 하고서 왕은 곧 죽었다. 여러 신하들은 어느 아들이 왕이 될 만한지 시험하였는데, 오직 막내인 경면 왕자만이 왕위를 이을 만하였습니다. 그는 천분이 있었으며, 왕위에 오르고 나서 보배 신발을 주어 궁 안에 들어가게 하니, 모든 궁인들이 보고 모두가 공경하였습니다.
그리고 여섯 개의 곳집으로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은 창고와 또한 나무 사이에 있는 창고를 보았는데, 왕이 나무 아래에 머무르니 나무 아래에 창고가 생겼으며, 산속이나 왕의 동산에서도 그와 같았으며 물속에 있는 창고의 경우도 왕이 땅과 물 사이에서 놀자 곧바로 창고가 있게 되었습니다. 많은 신하들은 경면 왕자에게 이러한 과보가 있음을 보고 존중하여 귀히 여기고는 곧바로 왕으로 모셨습니다.
경면 왕자는 왕위에 오르자 법으로써 나라를 다스리고, 국내에 흉년이 들자 12년 동안 세속의 법에 따라서 제사를 지내 모든 사람에게 그들이 구하는 것을 모두 베풀어 주고 스스로의 즐거움을 알아서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법으로써 얻은 재물이라도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쌓아 두지 않고
보시하는 것을 이름하여 계율을 지키는 것이라 하여
보시를 받을 사람에게 베풀어 준다네.

사문과 바라문과
가난한 사람에게 충족하게 해 주었으니
이 몸을 버리고 죽은 뒤에는
반드시 천상(天上)에 태어나게 되리니.

총명하고 사리를 통달하여 이와 같이 알고
바른 신심으로 해탈을 생각하여
보시를 행하는 것에 용맹스럽고
아낌없이 언제나 보시를 행하리라.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때의 왕은 바로 내 전생의 몸인 것입니다. 나는 그때에 이름을 경면왕(鏡面王)이라 하고, 12년 동안의 흉년 때문에 모든 중생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널리 보시하고 세속의 법에 따라서 제사를 지내어 모두에게 베풀어 주었으니, 그가 바로 내 전생의 몸이었던 것입니다. 단지 복업을 닦은 것만으로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증득한 것은 아니었으니, 대왕께서는 그러한 견해를 갖지 마십시오. 경면은 보시를 행하고 바른 믿음을 일으켰으며 선근(善根)을 쌓았던 까닭에 금생에 보리(菩提)를 증득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다시 대왕이여, 나는 무상의 보리를 얻기 위하여 보시를 행하고 복업을 지었으며, 정진바라밀(精進波羅蜜)을 일으켰던 것입니다. 대왕께서는 잘 들으십시오.
지나간 옛날에 반차라국(般遮羅國)에는 두 사람의 왕이 있었는데, 한 사람은 북쪽에 있었고 한 사람은 남쪽에 있었습니다. 북쪽에 있는 왕의 이름은 재(財)라고 하였고, 성(城)의 이름은 용각(龍閣)이라 하였습니다. 그 왕은 법으로써 세상을 교화하여 백성들은 더욱 번성하였고 풍요롭고 안락하였으며, 모든 거짓과 도적과 질병이 없었으며, 소와 양과 벼와 감자가 곳곳에 충만하였습니다. 그 왕은 법으로써 나라를 다스렸으며, 성의 옆에는 큰 못이 하나 있었는데 오발라화(烏鉢羅花) 등이 못 위에 가득 덮여 있었으며 그 밖에도 갖가지의 새들이 떠 있었습니다. 그 못 안에는 묘생(妙生)이라고 하는 한 새끼용[龍子]이 있어서 이따금 구름을 일으켜 때에 맞게 비를 내려서 밭곡식을 풍성하고 잘 익게 하였으니, 충분한 양식을 많이 저축하였고 사람들은 모두가 보시를 행하였습니다.
그 남쪽에 있던 왕은 성질이 사납고 흉포하여 법답지 못한 법으로써 나라를 다스리고 언제나 백성들의 목에 칼을 씌워 가두고 몽둥이로 때렸습니다. 하늘에서는 비를 내리지 않았으므로 백성들은 모두가 놀라고 두려워서 북쪽에 있는 용각성(龍閣城)에 의탁하여 살 길을 찾았습니다.
그 남쪽의 왕은 성 밖으로 사냥을 하러 나갔다가 촌락의 집들은 비어 있고 신에게 제사 지내는 사당은 무너진 것을 보고 여러 신하들에게 물었습니다.
‘마을 안의 사람들은 지금 모두 어디로 갔는가?’
여러 신하들이 대답했습니다.
‘요즈음 흉년이 들어서 사람들이 모두 굶주림에 허덕였기 때문에 북쪽의 왕에게 의탁하여 머물러 있습니다. 대왕께서 저희들에게 두려움이 없게 해 주신다면 그 인연을 갖추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왕이 말했습니다.
‘꺼리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라.’
신하들이 대답했다.
‘북쪽에 있는 왕은 이름을 재(財)라고 하는데 법으로써 나라를 유지하고 법으로써 세상을 교화하니 백성들이 매우 번성하고 안온하고 풍요로우며, 모든 거짓과 도적과 질병이 없으며, 소와 양과 벼와 감자가 곳곳마다 충만하며, 언제나 사문과 바라문에게 보시하기를 좋아하며, 음식과 생활용품들을 풍족하게 수용하고 있습니다. 대왕께서는 성품이 사납고 거칠며 백성들에게 칼을 씌워 가두고 몽둥이로 때리니 백성들이 놀라고 두려워서 북쪽의 용각성으로 달아나 의탁하고 있는 것입니다.’
왕이 말했습니다.
‘무슨 방편을 써야 그들을 돌아오게 하여 마을에서 살게 할 수 있겠는가?’
신하들이 대답했습니다.
‘만약 대왕께서 저 재왕(財王)과 같이 자비를 베푸시고 중생들을 넉넉하게 해 주신다면 오래되지 않아 모든 사람들이 이 성읍과 마을로 달려오게 될 것입니다.’
신하들이 다시 왕에게 말했습니다.
‘그 성에는 그 밖에도 또 다른 매우 훌륭한 일이 있습니다. 성의 곁에는 못이 있는데 못 가운데에는 연꽃이 그 위를 가득 뒤덮고 있으며 예쁜 새들이 있습니다. 또한 묘생(妙生)이라고 하는 새끼용이 있어서 때에 알맞게 비를 내려 주어 곡식들을 풍성하고 잘 익게 해 주기 때문에 그 나라의 국민들은 쾌락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 왕은 다시 여러 신하들에게 말했습니다.
‘무슨 방편을 써야 그 새끼용을 이곳에 와서 살게 할 수 있겠는가?’
신하가 말했습니다.
‘만약 진언(眞言)을 가진 자가 있으면 곧바로 데려올 수 있습니다.’
이때 왕은 여러 신하들에게 북을 쳐서 만약 명주(明呪:진언)를 가지고서 북쪽의 용각성 안에 있는 묘생이라는 새끼용을 우리 땅으로 데려올 수 있는 자가 있다면, 상으로 금을 대그릇에 가득 담아 주고 많은 물건을 주겠노라고 알리게 하였습니다.
이때 이름을 주사(呪蛇)라고 하는 어느 주술사가 신하의 처소로 와서 말했습니다.
‘만약 정녕 저에게 금 광주리를 주신다면 제가 주술로 묘생이라는 새끼용을 불러서 이곳에 오게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여러 신하들이 곧 금 광주리를 주니 주술사가 말했습니다.
‘제가 주술로 용을 이곳에 데려온 후에 그것을 받겠습니다.’
이때 주술사는 곧 용각성으로 가서 연못의 사방에서 못 안을 관찰하여 용이 머물러 있는 곳을 알아내고는 되돌아와서 여러 신하들에게 말했습니다.
‘제가 7일째 되는 날에 반드시 용을 데리고 이곳으로 올 것이니, 당신들께서는 제사의 법을 지을 준비를 하십시오.’
이때 새끼용은 그 주술사인 주사가 이곳에 와서 7일째가 되면 자신을 데리고 그 나라로 데려가리라는 것을 알고, 무슨 꾀를 써야 부모형제와 친척과 권속들과 헤어지는 것을 면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였습니다. 용은 다른 곳으로 가서 의탁해야 이 일을 면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 못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는 두 사람의 사냥꾼이 살고 있었는데, 한 사람은 바라가(婆囉迦)라 하였고, 다른 한 사람은 파라가(頗囉迦)라고 하였습니다. 그들은 생계를 꾸려가기 위하여 못의 주변에 살면서 물과 육지에서 그물질을 하고 있었는데, 그 바라가는 오래되지 않아 곧 죽었습니다.
새끼용은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파라가 사냥꾼은 지금 보니 아직 살아 있으니, 나는 그에게 의탁하여 머물러야겠다.’
그때 새끼용은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여 사냥꾼의 처소로 가서 그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이 성이 누구 때문에 이와 같이 백성들이 매우 번성하고 풍요롭고 안락하며 여러 사기꾼이며 도둑이며 질병들이 없고 소와 양과 벼와 감자가 곳곳마다 가득하게 되었는지를 알고 계십니까?’
사냥꾼이 대답했습니다.
‘이러한 일은 모두 대왕께서 마음으로 자비를 베푸시고 모든 사람들을 풍요롭고 이익되게 하시어 백성들을 길러주시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새끼용이 그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말씀하신 대로 요컨대 대왕 때문이기는 하지만 또 다른 일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달리 무슨 일이 있습니까?’
새끼용이 대답하였습니다.
‘다른 일이 있습니다. 이 못 가운데에 있는 새끼용이 때에 맞게 비를 내려 주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하여 백성들이 매우 번성하고 풍요롭고 안락하며 음식이 풍족한 것입니다.’
새끼용이 말했다.
‘만약 그 새끼용이 다른 사람에게 잡혀서 부모와 권속들을 이별하고 떠나간다면, 당신이 보기에 그 사람은 무슨 일을 하겠습니까?’
사냥꾼이 대답하였습니다.
‘우리들을 해칠 것입니다.’
새끼용이 말했습니다.
‘당신께서는 묘생(妙生)이라는 새끼용을 아십니까?’
사냥꾼이 대답하였습니다.
“나는 알지 못합니다.’
새끼용이 대답하였습니다.
‘내가 바로 묘생이라는 새끼용입니다. 지금 남쪽에 있는 반차라국에서 주사라고 하는 주술사가 이곳에 와서 나를 잡아서 데려가려고 제사 지내는 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7일 후에는 이곳에 와서 사방에 갈지라목(竭地羅木)으로 만든 말뚝을 박고 갖가지의 색으로 만든 줄을 연못의 사방에 둘러치고서 비법을 써서 반드시 나를 데려가려고 할 것입니다. 당신께서는 우선 한곳에 숨어 있다가 멀리서 그런 방법으로 물을 어지럽게 하는 때를 보면 곧바로 주술사의 급소에 화살을 쏘고 급히 그에게로 가서 주술을 풀게 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의 머리를 찍어서 땅에 떨어뜨리되, 반드시 먼저 주술을 풀게 한 후에 그를 죽여야만 됩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나는 항상 그의 주술에 속박이 되어서 죽을 때까지 벗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이때 사냥꾼은 새끼용에게 말했습니다.
‘만약 당신에게만 이익이 되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오히려 그렇게 할 것인데, 하물며 왕성의 백성들에게 모두 이익이 되는 일인데 내가 어찌 그렇게 하지 않겠습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때 새끼용은 곧 사냥꾼을 데리고 가서 그가 숨을 곳을 보여 주었습니다. 사냥꾼이 7일째 되는 날에 그 숨을 곳으로 가니, 그 주술사인 주사(呪蛇)는 곧 그곳에 와서 제단을 만들어 제사지내는 구역을 설정하고[結界], 한편으로는 주술법에 따라서 사방에 말뚝을 박고 갖가지의 색실을 둘러치고, 곧 화살을 쏘고는 바르게 앞으로 나아가 연못의 물을 어지럽게 만들었습니다.
그때 사냥꾼은 칼을 뽑아들고 그에게 말했습니다.
‘우리나라 안에 있는 새끼용 묘생을 네가 데려가려고 하는구나. 만약 빨리 주술법을 풀지 않는다면 칼로 너의 머리를 찍어서 땅에 떨어지게 만들겠다.’
이때 주술사는 죽을까 두려워하여 곧 주술을 풀고 거두어들였습니다. 주술이 풀리고 나자 사냥꾼은 그를 죽였습니다.
새끼용은 주술에서 벗어나게 되자 연못 밖으로 나와서 그 사냥꾼을 끌어안고 말했습니다.
‘당신께서는 나의 부모님이십니다. 와서 저를 구해 주시니, 저는 부모님과 권속들과 헤어지는 고통을 면하게 되었습니다. 당신께서는 이제 저와 함께 저의 궁궐 안으로 들어가 주십시오.’
그리고는 곧 함께 새끼용의 궁으로 가니, 온갖 훌륭한 음식을 베풀어 주고 그에게 좋은 보배구슬을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부모에게 말씀드렸습니다.
‘이 친한 벗은 제가 의탁하여 머물렀던 사람입니다. 이 사람으로 인하여 이제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고통을 면하였습니다.’
이때 새끼용의 부모는 곧 사냥꾼으로 하여금 원하는 것을 말하게 하여 한량없는 보배를 그에게 주었습니다. 사냥꾼은 그것을 얻고 나서 곧 연못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 연못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한 선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곳은 숲과 과일이 무성하였고, 여러 종류의 많은 새들이 아름다운 소리를 내고 있었으며, 그 선인이 즐거이 자비를 행하고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냥꾼은 매일 하루에 세 번씩 그 선인의 처소에 갔는데, 어느 때에 새끼용의 일을 갖추어 말해 주었습니다.
이때 선인이 사냥꾼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어찌하여 보배로써 작은 소원을 구하였습니까? 그 용궁에는 용이 불공견삭(不空羂索)을 가지고 있는데, 어찌하여 그것을 갖지 않았습니까? 당신이 그 용궁에 가게 되면 그 줄을 달라고 하여 가지시오.’
사냥꾼은 이 말을 듣고 나서 탐애(貪愛)하는 마음이 생겨서 곧 용궁으로 갔다가 그 줄을 보고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내가 찾는 것이 이 줄이구나.≻
사냥꾼이 용궁 안으로 들어가서 새끼용 묘생을 보니, 그는 여러 용들과 함께 어울려 다니고 있었습니다. 용은 사냥꾼을 보자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며 보배를 베풀어 주었습니다.
사냥꾼이 말했습니다.
‘나는 보배가 충분합니다. 견삭(羂索)이 필요합니다.’
용이 말했습니다.
‘이 견삭은 쓸 데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금시조(金翅鳥)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우리 몸을 방어하기 위해 이 견삭을 가지고 있어야만 합니다.’
사냥꾼이 대답했습니다.
‘당신은 오랜 세월에 어쩌다 한 번 필요하지만, 나는 매일같이 언제나 쓰는 것입니다. 은덕을 안다면 마땅히 이 견삭을 주어야만 합니다.’
새끼용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이 사람은 나에게 많은 은덕을 베풀어 주었으니, 나는 이제 부모님께 말씀을 드리고 견삭을 주도록 해야겠다.≻
새끼용이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나서 곧 그 견삭을 주었습니다. 그 사냥꾼은 견삭을 얻자 마음에 크게 기뻐하여 마치 대지(大地)의 물건을 얻은 것같이 기뻐하면서 연못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성의 대왕은 왕비와 함께 즐겁게 살았으나 오래도록 임신이 되지 않았습니다. 왕은 아들딸을 얻지 못하자 손으로 뺨을 괴고 스스로 곰곰이 생각하였습니다.
≺나에게는 한량없는 보배 창고가 있기는 하지만 이제 아들이 없으니 후사가 끊어지겠구나. 사람들이 나에게 아들이 없는 것을 알게 된다면 별도의 다른 왕을 세울 것인데…….≻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에 왕의 여러 권속들과 사문과 바라문들은 모두 대왕이 근심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고 왕에게 말하였습니다.
‘무슨 일을 생각하십니까?’
왕이 갖추어서 자세히 말하니, 그들이 다시 왕에게 말하였습니다.
‘천신(天神)에게 구하신다면 곧 왕자를 두게 되실 것입니다.’
그 왕은 아들을 얻으려고 숲의 신[林神]과 동산의 신[園神]과 네거리의 신[四衢道神]과 제사를 받는 신[受祭祀神]과 수생신(隨生神)과 모든 하늘[諸天]과 선신(善神)들에게 아들을 갖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만약에 이런 일로 말미암아 구하는 것을 얻게 된다면 사람마다 모두 천 명의 아들을 두게 될 것이니, 요컨대 세 가지의 일이 화합되어야만 아들을 둘 수 있다. 무엇이 세 가지의 일인가? 하나는 아버지이며 둘은 어머니이며 셋은 탐애(貪愛)가 현전(現前)되어야 아들을 두게 된다”고 하셨다.
“그 왕이 아들을 얻으려고 하였는데, 이때에 현겁(賢劫)의 보살이 있어서 마침내 국대(國大) 부인의 뱃속에 잉태되었습니다. 지혜로운 여인은 다섯 가지의 지혜가 있는데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하나는 남편에게 욕심이 있는 것을 아는 것이며……(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
부인은 잉태되었음을 알고 기뻐하며 왕에게 말하였습니다.
‘제가 이제 회임을 하였는데, 왼쪽 겨드랑이에 아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사내아이임에 틀림없습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매우 크게 기뻐하였고, 부인은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열 달이 되면 마땅히 아들이 태어날 것인데 그 아이는 능히 종족을 일으켜 세우고, 내가 죽은 뒤에는 나를 위하여 분수껏 보시를 행하고 모든 복업을 닦으며 구걸하는 자에게 공양을 할 것이며, 살아 있을 때에도 능히 내 뒤를 따를 것이다.≻
왕비는 해산할 때가 되자 사방으로 다니면서 추운 곳에는 따뜻한 이부자리를 공급해 주고, 더운 곳에는 시원한 것들을 공급해 주었습니다. 왕비는 필요한 의복만을 입었고 의사에게 물어보고서야 음식을 먹었으며 여섯 가지의 맛을 고루 섞어서 먹었습니다. 또한 많은 영락으로 몸을 장엄하게 치장하여 마치 천녀(天女)와도 같았으며, 여러 하늘[天]들이 환희원(歡喜園)2)에서 노는 것과도 같았습니다. 왕비는 언제나 평상과 좌구와 수레를 가지고 다니면서 향기롭고 아름다운 곳에서 열락(悅樂)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왕비는 달이 차자 곧 한 아들을 낳았는데, 생김새가 단정하고 엄숙하여 사람들이 보기를 좋아하였으며 인상(人相)을 구족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모든 하늘이 북을 두드리며 즐거워하니, 부왕(父王)은 그 소리를 듣고 크게 놀랐습니다.
여러 궁인들이 왕에게 말하였습니다.
‘대왕께서 왕자를 두셨기 때문에 천인(天人)들이 북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왕은 곧 칙명을 내려서 성읍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여러 좋은 향들을 태우며, 보배로 장식한 깃발을 내걸게 하고는 모든 사문과 바라문과 가난하고 고독한 사람들에게 보시를 하게 하고, 또한 사면을 하여 죄수들을 많이 풀어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태자를 위하여 첫 7일로부터 삼칠일에 이르기까지 생일복(生日福)을 짓고 이름을 지어 주기로 하였습니다.
여러 신하들이 상의하였습니다.
‘이름을 무엇이라고 지을 것인가?’
‘왕께서 이미 이름을 재(財)라고 하고 계시니, 왕자는 이제 선재(善財)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
왕자에게는 여덟 명의 유모를 붙여서 시중들게 하고……(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
이때 태자는 나날이 크게 자라나는 것이 마치 연(蓮)이 물 위에 있는 것과 같았으니, 오래되지 않아 장성하였습니다. 왕은 왕자를 학교에 들어가게 하여 여러 글자와 활쏘기와 제왕의 법도와 계산하는 법과 보배ㆍ사람ㆍ코끼리ㆍ말 등을 식별하는 법을 배우게 하였습니다. 왕자는 공교(工巧)와 술법과 갖가지의 기예를 배워 예순네 가지에 능통하였고, 독서에 능해서 해박하였으며 총명하게 요달하였습니다. 부왕은 왕자에게 봄ㆍ여름ㆍ겨울의 세 철에 거처하는 궁전을 마련하여 주었고, 세 종류의 동산에서 각각의 세 철에 따라서 놀았습니다. 선재 왕자는 궁중의 누각 위에 홀로 있으면서 피리를 불고 악기를 연주하며 놀았습니다.
이때 사냥꾼인 파라가는 짐승을 사냥하다가 어느 산 위에 갔는데, 그 산의 아래를 보니 어떤 선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곳은 꽃과 과일이 무성하였고 여러 종류의 새들이 있었으며, 큰 연못에는 많은 묘한 연꽃들이 피어서 못 위를 뒤덮고 있었으며, 많은 새들이 그 연못 속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사냥꾼이 여기저기 다니다가[遊行] 그 선인의 처소로 가 보니 그 선인은 머리카락과 손톱이 모두 길게 자랐고, 몸에는 나무껍질을 걸쳤으며, 고행으로 말미암아 몸이 말라붙은 채로 한 나무 아래의 초가집 안에 있었습니다.
사냥꾼은 그를 보자 합장하고 발에 예배드리고 나서 말하였습니다.
‘대선(大仙)께서는 이곳에서 고행을 하신 지가 얼마나 되셨습니까?’
선인이 말했습니다.
‘나는 40년 동안 이곳에서 고행을 하고 있습니다.’
사냥꾼이 물었습니다.
‘그러시다면 그 동안에 희유한 일을 보셨습니까?’
이때 선인은 천천히 부드럽게 말하였습니다.
‘현수여, 당신은 이 못을 보십니까?’
사냥꾼이 대답하였습니다.
‘보고 있습니다.’
선인이 말했습니다.
‘이 연못은 범계(梵階)라고 하는데 많은 아름다운 연꽃들이 그 위를 뒤덮고 있으며, 여러 종류의 새들이 그 가운데에 살고 있습니다. 이 못의 물은 맑고 차가우며 그 물맛이 우유와 같고 꽃과 섞여 있어서, 매월 15일이 되면 열의(悅意)라고 하는 긴나라(緊那羅)의 왕녀(王女)가 5백의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많은 꽃과 향을 가지고 이 못에 와서 목욕을 합니다. 목욕을 할 때에는 여러 가지의 악기를 연주하여 못 가운데에 있는 많은 새들이 그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는 모두 쉬는 것입니다. 나는 그 음악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매우 즐겁고 7일이 지나도록 마음이 매우 기쁩니다. 현수여, 나는 이러한 드물고 기이한 일을 보았습니다.’
그때 사냥꾼은 곧 스스로 생각하였습니다.
≺나는 새끼용의 곁에서 이 불공견삭(不空羂索)을 얻었으니, 내가 이 줄로 긴나라 왕녀인 열의(悅意)를 묶어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겠다.≻
사냥꾼은 15일이 되자 손에 용의 견삭을 쥐고 나무 사이에 숨어 있다가 그 긴나라 왕녀가 와서 못에 들어가 목욕을 하려고 하자 곧 견삭을 던져 긴나라 왕녀를 잡아서 그 견삭으로 묶었습니다. 그 왕녀는 자신이 속박된 것을 알자 애가 타고 두려워서 소리 내어 크게 울부짖었고 같이 왔던 권속들은 사방으로 달아났습니다. 열의가 방편을 써서 달아나려고 하자 사냥꾼은 그녀의 단정함을 보고 곧 손으로 그녀를 잡았습니다.
긴나라 왕녀가 말했습니다.
‘당신은 나를 잡지 마시오. 당신은 나의 남편이 될 수 없습니다. 나는 왕이라야만 그의 아내가 될 것입니다.’
사냥꾼이 말했다.
‘내가 당신을 급히 붙잡지 않으면 당신이 달아날까 봐 두렵소.’
왕녀가 대답했습니다.
‘나는 이제 달아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께서 믿지 못하시겠거든 나의 쪽머리 속에 있는 보배를 가지십시오. 나는 그 보배 때문에 마음대로 허공에 오를 수 있는 것입니다.’
사냥꾼이 말했다.
‘어떻게 쪽머리 속의 보배인 줄을 알 수 있겠소?’
천녀가 대답했습니다.
‘그 보배가 사람의 곁에 있으면 나는 그 사람의 뒤를 따라가게 됩니다.’
사냥꾼은 손에 그 보배를 쥐고 천녀를 동아줄에 묶어서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때 선재(善財) 동자가 사냥을 하러 나갔는데 사냥꾼이 우연히 선재 동자를 보니 동자의 생김새가 단정하고 엄숙하여 사람들이 보고 기뻐할 만하였습니다.
≺이 긴나라 왕녀가 단정하게 생겨서 태자가 보게 되면 반드시 빼앗아서 데려갈 것이다. 내가 차라리 스스로 긴나라 왕녀를 바쳐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그 사냥꾼은 동자의 처소에 나아가 발에 예배드리고 말하였습니다.
‘이 여보(女寶)를 태자께 바치오니 받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때 선재는 그 나이 어린 여인이 생김새가 단정하고 엄숙하여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만함을 보고 그 상(相)을 관찰하니 열여덟 가지의 여상(女相)을 갖추어 장엄하였으며……(다른 곳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을 알았습니다.
선재는 여인을 보고 나자 애욕의 힘에 핍박되어 애착하는 마음이 생겨서 마치 나방이 불에 뛰어드는 것과 같고, 색경(色境)이 불과 같고 또한 물결과 같아서 멈추어 진정시킬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생우후(生牛後)와 같기도 하고 금시조와 같기도 하여 내달리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고, 회오리바람이 물건을 돌리는 것과 같아서 되돌릴 수가 없었으며, 원숭이가 나무에 올라간 것과 같아서 어지러움을 그칠 수가 없었습니다. 무시이래로 익혀온 탐욕과 번뇌가 즐거움을 맛보려고 하며, 욕망의 모든 경계(境界)가 지극히 마음을 더럽히며 망상이 일어나는 까닭에, 이것이 활이 되고 생각을 짓는 곳인 마음이 화살이 되어 게송을 읊었습니다.

내가 저 달과 같이 예쁜 얼굴을 보니
마치 안개와 구름 속에서 일어나는 번갯불과 같아서
마음이 어지럽기가 마치 코끼리가 화살에 맞은 것과 같으니
어서 빨리 열의(悅意)를 데리고 성으로 돌아가야겠구나.

이때 선재(善財) 왕자는 용각성으로 돌아와 사냥꾼에게 많은 밭과 집을 하사하고는 곧바로 열의를 데리고 궁궐의 누각에서 함께 놀며 즐거워하였습니다. 그 여인은 단엄한 자태가 한량없어서 선재 태자의 시중을 들면서 그로 하여금 사랑하는 즐거움으로 한시도 서로 떨어지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뒤의 다른 때에 두 사람의 바라문이 서다림으로부터 용각성으로 왔습니다. 그 중의 한 사람은 왕의 곁에 의탁하여 머물렀는데, 왕은 그 바라문을 존중하여 스승이 되어 줄 것을 요청하고 많은 생활용품들을 하사하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선재 태자의 처소에서 의지하여 머물렀는데 태자는 그에게 많은 생활용품을 하사하였습니다.
이때 바라문이 태자 선재에게 말하였습니다.
‘만약 대왕께서 당신을 왕으로 세워서 당신께서 왕이 되신다면 왕이 되시는 때에 저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때 선재가 그에게 말했습니다.
‘나의 부왕께서 저 바라문을 바라문의 스승으로 세워서 모든 바라문 가운데에서 존중받는 이가 되게 하신 것과 같이, 나도 그렇게 하여 당신을 존자로 세우겠습니다.’
그 대왕의 스승인 바라문은 이 소식을 전해 듣고 나서 크게 성내는 마음을 내어 곧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내가 이제 꾀를 내어 태자로 하여금 왕위에 오르지 못하게 한다면, 저 바라문이 어찌 존자가 될 수 있겠는가?≻
뒤의 다른 때에 다른 곳에 있는 한 나라에서 반란이 일어나 군대를 출동시켜 정벌하였으나 적들에게 패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하기를 일곱 번에 걸쳐 병사들을 거느리고 그곳에 갔으나 번번이 그들에게 패하고 되돌아왔습니다.
신하들이 왕에게 말하였습니다.
‘적군은 갈수록 강성하여지고 우리나라는 피해를 입고 있으니 용맹하고 굳센 사람들을 모아야만 되겠습니다.’
그때 왕의 국사(國師)인 바라문은 곧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태자로 하여금 국경 밖으로 정벌을 나가게 하여 곧 죽게 만들어야겠다.≻
곧 왕에게 말하였습니다.
‘저들의 군대는 강성하여 능히 대적할 자가 없습니다.’
대왕이 말했습니다.
‘이제 내가 스스로 갈 것이오.’
바라문이 말했습니다.
“태자는 나이가 젊고 힘이 한창이니 태자를 대장으로 세워 가서 대적하게 하신다면 반드시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왕은 선재에게 명하여 말했습니다.
‘네가 대장이 되어 광야국(曠野國)으로 가서 원수와 대적하여라.’
선재가 부왕에게 말하였습니다.
‘참으로 말씀하신 대로 하겠습니다.’
그리고는 곧 궁궐 안으로 들어갔는데, 열의 부인을 보자 부왕의 명령을 잊어 버렸습니다.
부왕은 다시 선재에게 칙명을 내렸습니다.
‘너는 빨리 그곳으로 가서 원수들과 대적하라.’
선재는 칙명을 받았으나 궁궐 안으로 들어가 열의를 보고 나자 곧 부왕의 칙명을 잊어버렸습니다.
이때 왕의 국사가 왕에게 가서 말하였습니다.
‘선재 태자는 탐욕으로 열의에게 집착하고 있습니다. 대왕께서는 모든 병사들을 모이게 하시고 태자에게 칙명을 내리시어 대왕의 앞에서 출발시키십시오.’
왕은 선재를 불러서 명하였습니다.
‘4병(兵)의 군사들을 거느리고 그곳으로 가서 대적하라.’
선재가 부왕에게 말하였습니다.
‘잠깐 열의를 보고 곧 떠나겠습니다.’
왕이 말했습니다.
‘지금 곧바로 출발하여라. 지금은 열의를 보고 있을 때가 아니다.’
선재가 다시 부왕에게 말하였습니다.
‘제가 어머님께 하직인사를 드리고 떠나겠습니다.’
왕이 말했습니다.
‘어머니께 하직인사를 드리고 떠나거라.’
선재는 곧 열의 부인의 처소로 가서 열의의 쪽머리에 있는 보배를 취하여 가지고서 모친의 곁에 나아가 무릎을 꿇고 어머니께 말하였습니다.
‘이 상투머리의 보배를 잘 간직하셔서 열의에게 주지 마시고, 만약 큰 고통이 생겨서 죽을 지경이 되어서야 주도록 하십시오.’
모친이 그것을 받자 선재는 모친을 세 번 돌면서 여러 악기를 연주하고는 곧 정벌을 하러 갔습니다. 선재는 성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나무 아래에서 잠시 머물렀습니다.
그때 벽실라말나천왕(薜室羅末拏天王)이 한량없는 권속들을 거느리고 그곳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마침내 움직일 수가 없게 되자 마음으로 크게 놀라고 이상하게 여겼습니다.
‘내가 일찍이 여러 곳을 다녀보았으되 이런 일은 없었다.’
마침내 선재 동자가 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멀리에서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이 현겁(賢劫) 보살이 스스로 수고롭게 저곳으로 가서 적들과 싸우려고 하니, 내가 도와서 적들을 항복시키고 다치지 않게 해야겠다.’
이때 벽실라말나천왕은 곧바로 다섯 번째 야차(夜叉)에게 명하였습니다.
‘너는 속히 광야성으로 가서 선재 동자를 위하여 저 적군들을 항복시키되,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말도록 하여라.’
이때 야차는 곧 천왕의 칙명을 받들고 나서 곧 4병(兵)의 군대로 변하였는데, 사람의 모양은 키가 크고 몸집이 커서 마치 다라수(多羅樹)와도 같았으며, 코끼리는 큰 산과 같이 키가 컸고, 말은 코끼리만큼이나 컸습니다. 모든 병장기들을 만들고 갖가지의 신통변화를 나타내 보이며 큰 북을 두드려서 크게 두렵게 만들고 큰 위력을 나타내 보였습니다.
그 적들이 있는 곳에 이르러 이와 같은 위력을 나타내 보이니 그 성의 사방에 있는 장벽은 야차의 위력으로 인하여 한꺼번에 모두 무너졌으며, 백성들은 모두 놀라고 두려워서 이상하게 여기면서 물었습니다.
‘어느 곳에서 왔습니까?’
천병(天兵)이 대답했습니다.
‘너희들은 빨리 문을 열라. 선재께서 곧 오실 것이니 가서 맞아들이도록 하라. 만약 지체한다면 너희들은 모두가 죽어서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하리라.’
성의 사람들이 대답했습니다.
‘저희들은 왕에게 반역을 하지도 않았으며 또한 선재를 거스르지도 않았습니다. 요즈음에 왕의 사신에게 핍박이 되어 문을 닫았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성문을 열고 여러 꽃과 향을 가지고서 여러 가지의 음악을 연주하며 나아가 선재를 맞아들였다. 선재는 성안으로 들어가 단속하여 평온하게 진정시키고 관청을 설치하고 나라로 되돌아갔습니다.
그날 밤에 부왕이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서 올빼미가 왕의 창자를 물고 가서 왕성의 사방을 돌고, 왕 자신은 보실(寶室)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왕은 잠에서 깨어나자 마음에 크게 놀라고 두려워서 몸에 나 있는 모든 털이 곤두섰습니다. 왕은 잠에서 깨어 일어나 손으로 뺨을 괴고 근심스런 생각에 잠겼습니다.
≺내가 마침내 왕위를 빼앗기고 반드시 죽게 되겠구나.≻
이튿날 아침에 곧바로 바라문들을 모으고 그 꿈에 대해 말했습니다.
왕의 국사인 바라문은 곧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선재는 반드시 전토에서 승리를 하고 외국을 항복시킬 것이니, 내가 왕의 꿈을 나쁘게 풀어야 되겠다.≻
그 바라문은 곧 왕에게 말하였습니다.
‘대왕이시여, 그것은 악몽입니다. 왕께서는 마침내 왕위를 잃으시고 반드시 죽게 되실 것입니다. 그러나 바라문의 주술법 가운데에는 물리치는 방법이 있으니, 그것으로 이 액난을 면하실 수가 있습니다.’
왕이 또 물었습니다.
‘무슨 방법이 있소?’
바라문이 왕에게 말했습니다.
‘왕의 동산 가운데에 하나의 못을 만들고 장엄하게 치장하여 단정하게 하며, 흰 흙을 물에 개어 곱게 가루를 낸 다음에 여러 사나운 짐승들을 죽여서 그 피를 가져다가 못에 가득 채운 뒤에, 네거리[四街道]를 설치하시고 왕께서 한쪽 방향으로 들어갔다가 한 쪽으로 나오시기를 네 방향에서 다 하여 마치십니다. 그러면 바라문 중에서 4명(明)에 밝은 자가 혀로 왕의 발바닥을 핥고 난 뒤에 긴나라(緊那羅)의 기름으로 향을 사르십시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물리치시면 왕께서는 오랫동안 왕위에 계시게 될 것이며 아무 재액이 없이 무병장수하실 것입니다.’
왕이 말했습니다.
‘다른 것들이야 준비를 할 수가 있겠으나 긴나라의 기름을 어떻게 얻을 수 있겠소?’
바라문이 왕에게 말하였습니다.
‘쉽게 얻으실 수 있는 것을 도리어 얻기 어렵다고 말씀하시는군요.’
왕이 다시 물었습니다.
‘어떻게 쉽게 얻는다는 말이오?’
바라문이 말했습니다.
‘대왕의 며느리인 열의(悅意) 부인이 바로 긴나라녀(緊那羅女)입니다.’
왕이 곧 그에게 말했습니다.
‘그런 말은 하지 마시오. 나의 아들이 그와 함께 살고 있소.’
바라문이 대답했습니다.
‘대왕께서는 아직 교서[書敎]를 듣지 못하셨습니까?

하나를 버려서 모든 권속들을 위하지만
마을을 위해서는 권속들을 버리며
마을을 버려서 성읍을 취하지만
자신을 위해서는 대지(大地)를 버린다.

왕께서는 모름지기 자신을 보호하시고
그로써 동자의 몸을 보호하셔야만
나중에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실 수 있는 것이니
저 열의를 해쳐야만 합니다.

대왕이시여, 목숨을 위해서라면 하지 못할 것이 없는 것입니다.’
이때 대왕은 이 말을 듣고 나자 곧 바라문의 말에 따라서, 못을 파고 흰 흙을 반죽하여 치장을 하고 여러 사나운 짐승들을 죽여서 그 피를 가져다가 못에 가득 채웠습니다.
그 선재의 궁궐 안에 있는 여러 궁녀들은 이 일에 대해 듣고 나서 모두가 기뻐하면서 서로에게 말하였습니다.
‘우리들은 모두 나이도 어리고 얼굴도 예쁘니 선재 태자께서 오시면 우리가 마땅히 모셔야겠다.’
이때 열의는 그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고 이상히 여겨서 궁인에게 물었습니다.
‘너희들은 무슨 일로 기뻐하느냐?’
열의가 차례로 물으니 어느 궁인 하나가 위와 같은 일을 갖추어 말해 주었습니다. 열의는 그 말을 듣고 나서 마음이 크게 괴롭고 근심을 하면서 즐거워하지 않다가, 곧 선재의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가서 소리 내어 울면서 위의 일을 갖추어 말했습니다.
모친이 말했습니다.
‘너는 우선 잠시 그대로 있어라. 내가 가서 사실인지 아닌지를 알아보아야겠다.’
그때 열의가 다시 와서 말씀드렸습니다.
‘그 일은 사실입니다.’
이때 태자의 모친은 열의에게 말했습니다.
‘네가 지금 바로 떠날 때가 되었구나. 내가 만약 너에게 보배를 주지 않는다면 그것이 마땅히 내 마음에 부담이 될 것이다.’
그리고는 곧 열의에게 쪽머리의 보배와 여러 옷가지들을 주었습니다.
그때 대왕은 못에 들어가 목욕을 하였고 바라문이 대왕의 발에서 정수리까지를 혀로 핥았습니다. 왕은 명령을 내려 긴나라의 기름[脂]을 찾게 하였습니다.
그때 열의의 몸은 허공으로 올라가서 게송을 읊었습니다.”

내가 촉신(觸身:몸)에 집착한 까닭에
웃으며 즐거이 이곳에서 머물러 있었더니
마치 코끼리가 묶인 데서 벗어난 것과 같이
이미 풀려나서 허공에 올라 떠나가노라.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十三 弱大唐三藏義淨奉 制譯尾施縛多羅緣世尊復告大王:‘汝當諦聽。乃往古昔,我爲求無上正覺,利益有情,乃有轉輪聖王,名大喜見。七寶具足,獲四神通,於長阿笈摩六十三品中已廣分別說。’時,喜見王倍樂正法,飯食供養五百獨覺,奉飮食已,人各別施上㲲一張,說伽他曰:已證廣大心 仁者莫放逸 施與持戒人施必得增益。 此施人明達 信心得解脫以證無罪心 當生得快樂。爾時,佛告大王:‘勿作異念。爾時轉輪王,有七寶具足,獲四神通,卽我身是。我於彼時,作是捨施,雖不獲得無上正等正覺,爲此因緣,積集善根。是故而今得成正覺。’佛復告大王:‘我爲求無上正覺,作捨施功德。汝當諦聽。如往昔有一婆羅門,名曰時至。是大豪姓每行施法,施諸婆羅門,用八十四萬大象,莊嚴金具,皆以淸淨金幢覆蓋,金網垂下,悉以金莊此象,施與婆羅門等。’於毘羅摩經中說,如中阿芨摩經,作此功德,說伽他曰:施已願彼樂 我施住無畏 以施供世閒天及諸人等。 若求一切樂 捨施住無畏能求當解脫 大富爲人主。佛告大王:‘往時,時至豪姓婆羅門施八十四萬金莊嚴象者,卽我身是。我於爾時,爲捨施故,未卽證無上正覺,猶彼因緣,有正信緣。是故而今,功德圓滿,乃得無上正等正覺。復次,大王,我爲求無上正等正覺,能行捨施,作福利時,大王諦聽。乃往古昔,有轉輪王,名曰吉勝。統領四洲,具足七寶,有三神通,爲無子息,因求子故,思念作千方便。時,有一人來,白王言:‘有藥名爲多子,宮人食者,當卽有子。’彼王聞有多子藥名,卽求訪覓。後時,王得此藥,善細磨之,令入宮人,飮已,便卽妊娠。其王妃不知斯事,月滿生子,形貌端嚴,面如師子,有那羅延神力。集諸眷屬,作生日會,爲立名字,號曰茅草。是時,王子面前,自然而有妙螺及輪。王子若吹擊此螺,外軍聞者,皆悉退走。或有聞者,耳卽便聾,若聞轉輪聲者,人皆走藏,或投屋穴,降得外境諸王,伏已。來見父王,白言:大王,所有外境諸王,我皆降已。父王聞已,甚大歡喜。卽於比國,爲太子,娶妃,占星卜吉,集諸眷屬,爲成婚禮。彼之王女見其太子,形貌可畏,怕懼卻走。是時,太子卽手持螺幷輪及刀,隨後尋趁,在路,乃見王家所有象馬,被師子食。時,守象馬人等俱來,告太子曰:今象馬等,被師子食噉,願見救之。我等自有私象馬等,六分之中,與太子一分。于時,太子卽吹螺發聲,所有師子、虎狼,皆悉逬走。是時,太子告諸人曰:我所合得六分之一者,留待我迴。告已,趁彼王女,其太子親眷將其兵士,隨後復趁,太子告言:卻迴。若決欲去,領取兵衆,往彼妃家。太子告曰:我今獨去,不用兵衆。說已,兵迴,太子獨進。後時,到彼妃國,妃父見已,告太子言:將此女去。得女卽迴,至彼調象所,報調象人曰:與我六分之一。其調象人答曰:象被風吹將去。時太子說伽他曰:盛少狂醉象 其象被風將 況復牛羊等心思須自知。爾時,太子于時,洗浴身,塗香藥,取鏡自照觀面,乃見顏貌可畏。乃作是念:我面如此,諸人見我,我今何用此身?當須自害。卽入叢林,欲自害身。時,天帝釋觀見太子,是賢劫中菩薩,若自害之,必受大苦。我若變令端政,卽不自死。于時,天帝與太子螺髻中寶珠,戴已,太子如天形貌端嚴,獲具七寶。後時,父亡,太子紹位,領四天下,如法住持,七寶具足,有大威力,轉輪聖王六十萬城,皆立義堂,俗依法,祭祠,專修布施,經於多年,經多百千歲,施一切婆羅門已,而說伽他曰:若多有受用 諸天及以人 發意不能施多財而不捨。 迷人慳執住 佛生須急施持杖非是勇 能施心爲猛。佛告大王:‘我於爾時,名茅草轉輪王,置六十萬義堂,行祭施法,廣修功德。大王,莫作異見。彼是我身。當於爾時,名茅草轉輪王,如是六十萬城,悉皆依俗造祭祠堂,施於一切,遍修福業。’佛告大王:‘我爲捨施緣分,乃成無上正等正覺。大王,莫作異念。我修此福,當證無上正覺,爲因緣故,爲信根故,積集善根。復次,大王,我復爲求無上正覺故,行施修福。大王,諦聽。乃往古昔,有王名曰三螺摩騰迦,有諸眷屬,百千圍遶。其王心行慈悲,利樂有情,其國飢儉,王發實語,誓願天卽降雨,是以其國常當豐熟。其王於後,捨位出家,隨逐仙人,獲五神通。於此時中,波羅痆斯有王,名爲梵德,正住其位,人民熾盛,豐樂安隱。相師占之,於後十二年中,天不降雨。其王擊鼓,宣令,告諸人民:若能辦得十二年糧者,可住此國。若無能者,任向諸處。國內諸人共相議論:今旣飢儉,可作何計?欲向何處?其中有人言:我聞摩騰迦國境,有仙人,說實言,誓天卽降雨,每常豐熟,糧食充足。時,諸人等爲少食故,皆悉投於摩騰迦國。爲父王出家,太子住位,所有人民投國來者,十二年中資給食糧,悉皆充足。梵德王問群臣曰:我國內人,今何所在?大臣荅曰:如上廣說,在摩騰迦仙人國中。其王復告諸臣:‘今時飢儉,如末劫年。我等作何方計,得免斯苦?’諸臣答曰:‘摩騰迦天今以出家,證其仙道,宜可迎請。’其梵德王卽詣摩騰迦仙人所,啓請白言:我之國內,極大飢儉,猶如末劫。唯願大仙,降至我國,發實言誓。時,仙受請,卽往梵德王國,發實言曰:我生在於旃陀羅 亦無惡心損害意三螺所說普應知 諸天及人皆悉見。如是我今眞實語 熏修慈心已夂行普爲法界諸衆生 願龍降雨濟飢人。從生已來所修善 夂習慈心憐愍故以此無量眞實語 龍當降雨救衆生。爾時,仙人發此願已,應時婆羅痆斯天降大雨,飢儉旣息,變成豐稔。城中諸人先在摩騰迦國者,皆悉歸還,竝存舊業。佛告大王:‘往時,三螺摩騰迦王者,卽我身是。我於往昔,心行慈愍,利益有情,若發實語,天卽降雨,能除飢儉,常得豐熟。大王,我昔非唯以捨施故,證無上菩提,而更修無量福德因緣故,積集善根,起正信故,得證無上正等菩提。’佛告大王:‘我爲求無上菩提故,修行布施,作諸福業。大王,諦聽。乃往古昔,彌地羅國,有轉輪王,名爲大天。我於中阿笈摩已廣說訖。其王自見己身有大受用,作諸祭祠之法,而說伽他曰:若心求大富 天上及人閒 隨力應行施爲畏貧窮故。 施者人所奉 後必受天供人非人歸依 如雨能成實。’佛告大王:‘勿作異念。彼時大天轉輪王者,決向善道,常修梵行,八萬四千生中,常得轉輪王位。大王,莫作異念。爾時轉輪王者,卽我身是。復次,大王,我豈唯以此施,證無上覺,而更修無量福業因緣,積集善根故,起正信故,得證無上正等正覺。’佛告大王:‘我昔爲求無上菩提故,修行布施,作諸福業。大王,諦聽。乃往古昔,於彌地羅城,有轉輪王,名泥彌多。我亦先於阿笈摩經中廣說。其王自見己身有大受用,作俗閒祭祀之法,布施一切。而說頌曰:若見作善法隨他還作善懈怠不作者是卑下丈夫。爾時,帝釋天主告泥彌多王曰:汝可來至我宮,受我五欲天樂,歡娛遊戲,隨意受樂。’時,王卽以伽他荅曰:如借他器物 依限終須送 天樂亦如是猶如蹔借物。 我歸彌地羅 多造諸福業當來彼宮內 承福生天上。爾時,彌地羅歸本城已,修行布施,作諸福業,而說頌曰:善仁讚行施 隨時而行捨 剎利梵薜舍旃茶戍達陁。 飢儉時行捨 行者令充足當離惡趣中 必得生天上。 智者知此德施者能爲捨 由施得解脫 富貴而生天。佛告大王:‘勿作異念。往時,泥彌轉輪王,往三十三天,帝釋請分座而坐,受五欲樂,猶於彌地羅城門所置祭堂,依法祭祀,行施,修諸福業者,卽我身是。’佛告大王:‘非唯緣此行施福業,而證正覺大王。勿作異見。而因行施故,起正信故,積聚善根故,今得正覺。’佛言:‘大王,我爲求無上菩提故,而行捨施,修諸福業。王今諦聽。乃往古昔,有王,名曰阿難陁。王有五子,其最小子,號爲鏡面。後時,大王身染病患,醫人處方,用根、莖、葉、枝、果種種藥療,竟治不差,惟加困篤,臨命終時,速喚群臣,我今臨命,須立別王。臣等問曰:欲建立誰?告曰:有福德者,有天分者,置寶鞋履,宮人受語者,見六藏者,見內藏、外藏、內外藏、樹閒山閒水閒藏者,可建立爲王。說已命終。諸臣試練何子堪爲,唯有最小鏡面王子,堪紹王位,而有天分。旣登寶位,幷與寶履,令入宮中,諸宮人見,皆悉恭敬。見六庫藏,如前所說,乃至樹閒藏者,王住樹下,下有庫藏。若在山閒及王園苑,亦復如是。水中藏者,王若遊戲地水之中,卽時有藏。群臣旣見鏡面王子有是果報,尊重貴勝,卽立王位。旣紹位已,以法治國,國內飢儉十二年中,俗法祭祀,施一切人,所求皆與,知自快樂。’而說頌曰:以法得財者 智人不積聚 施者名持戒施與受施人。 沙門婆羅門 貧乏令充足捨此身已後 必得生天上。 聰達如是解正信解脫念 於施行勇猛 無悋常行施。佛告大王:‘勿作異念。爾時王者,卽我身是。我於爾時,名鏡面王,十二年中爲飢儉故,普於一切有情,而行惠施,所須受用,俗法祭祀,皆悉能施,卽我身是。非但行施福業,證無上菩提。大王,勿作此見。鏡面因行施故,起正信故,積聚善根故,今得菩提。’復次,大王,我爲求無上菩提故,而行布施,造作福業,發精進波羅蜜。大王,諦聽。乃往古昔,於般遮羅國,有二王,一在北界,一在南界。其北界王名曰財,城名龍閣。其王以法化世,人民熾盛,豐樂安隱,無諸詐僞、賊盜、疾疫,牛、羊、稻、蔗在處充滿。其王以法治國,城側有一大池,烏鉢羅花等彌覆其上。復有種種衆鳥。池中,有一龍子,名曰妙生。時往興雲,以降甘雨,令田豐熟,多足糧貯,皆行布施。其南界王性行險惡兇麤,非法治國,常以枷禁,打棒百姓,天不降雨,人竝驚忙,捨投北界龍閣城中,以求活命。其南界王因出城遊獵,乃見村舍空閑,神廟破壞,問群臣曰:村中人物今竝何之?諸臣答曰:比爲飢儉,人皆飢急,投北界王,大王施我無畏,卽具說因緣。王言:恣汝無畏。臣等荅言:北界有王,名曰財。以法持國,以法化世,人民熾盛,安隱豐樂,無諸詐僞、賊盜、疾疫,牛、羊、稻、蔗在處充滿。常好布施,於諸沙門、婆羅門,飮食、資具受用豐足。大王性行麤惡,枷禁打棒,百姓惶怖,走投北界龍閣城中。王曰:作何方計,令彼卻來聚落居住?群臣答曰:若大王如彼財王,行於慈愍,饒益衆生,不夂,諸人皆悉奔此城邑聚落。臣復白王:彼城更有好妙勝事,城側有池,池中蓮花彌覆其上。有好諸鳥,復有龍子,名曰妙生。依時降雨,令得豐熟,爲斯,彼國人民快樂。其王復告群臣曰:作何方計,令彼龍子來此居止?臣曰:若有持呪之人,卽可來至。時,王卽命群臣,擊鼓宣令,若有能持明呪,令北界龍閣城中妙生龍子,來於我處者,賞金一籠,復大供給。于時,有一呪師名曰呪蛇,來詣臣所,白言:若定與我此金籠者,我能呪喚妙生龍子,來於此處。時,群臣等卽與金籠。呪師曰:待我呪龍至此,然後受之。是時,呪師卽往龍閣城中,於池四面,觀察池內,知龍住處,卻來,告諸臣曰:我於第七日,龍子必來。汝等可作祭祀之法。是時,龍子知彼呪蛇呪師來此,至第七日,將詣彼國。作何計,免其離父母親里眷屬欲投何處得免斯事去池不遠,有二獵師居住,一名婆羅迦,二名頗囉迦。以求活計,池邊居止,網捕水陸。其婆囉迦不久身死,龍子作念:頗囉迦獵師今見命存,我須投彼。爾時,龍子變爲人形,詣獵師所,告曰:汝知此城,由誰而得如是人民熾盛,豐樂安隱,無諸詐僞、賊盜、疾疫,牛、羊、稻、蔗在處充滿?獵師荅曰:我知此事。皆由大王心行慈愍,饒益一切,養活百姓。龍子告曰:如汝所言。要然由王,更緣別事。荅曰:更有爲此池中,有一龍子,依時降雨,緣此,人民熾盛,歡樂豐熟,多饒飮食。龍子告曰:若彼龍子被人將去,離父母眷屬,汝見彼人,能作何事?答曰:我能害之。龍子告曰:汝識妙生龍子不?答曰:我比不識。報言:我是妙生龍子。今爲南方般遮羅國師,名曰呪蛇,欲來取我將去。今作祭祀結界之法,卻後七日,來此之時,釘竭地羅木橛,種種色線繞池四邊,作法,必將我去。汝可且於一處,藏隱,遙見作此攪水之時,卽須射箭呪師要處,速來彼,令攝呪不然。斫令頭落。必須先遣解呪,然後殺之。不爾我常被呪縛,至死不脫。時,獵師告龍子曰:若獨令汝利益,由故作之。況令王城人衆皆得利益,我何不作?願無憂慮。是時,龍子卽將獵師,視其藏隱僻處。獵師至第七日,彼彼藏處,其呪蛇師卽來作壇,祭祀結界,一依呪印法,四面釘橛,種種色線繞之。卽以箭射,速來前進,攪池水。爾時,獵師拔刀告曰:我國之內妙生龍子汝欲將去,若不速解呪法,刀斫汝頭,令墮於地。時,呪蛇師於此苦痛,恐懼畏死,卽解攝呪。解已,獵師斷彼命根。龍子得脫出池,抱彼獵師,白言:仁者,是我父母,爲來相救,我今免離。父母眷屬之苦,仁可相隨,向我宮中,卽共相逐,入龍子宮。施設種種妙好飮食,與上寶珠。復告父母:此是親支。所投寄者,因此之人,今免愛別離苦。是時,龍子父母卽令獵師,乞願賜與無量珍寶。獵師得已,卽出池中,去池不遠,有一仙人居止。林果茂盛,有雜衆鳥,出和雅音。然此仙人樂行慈愍,利益有情,斯之獵師每日三時,詣彼仙所。復於一時,具說龍子之事。時,仙告曰:汝何用珍寶,求乞小願?然其龍宮,龍有不空羂索,何爲不取?汝可往彼,求取此索。獵師聞已,心生貪愛,卽往龍宮,乃見此索,便作是念:我所求者,今此索是。入龍宮中,又見妙生龍子,更共諸龍相隨而行。龍見獵師,心大歡喜,惠賜珍寶。獵師答曰:我寶自足。須此羂索。龍曰:此索無用。我等爲懼金翅鳥故,防援自身,須畜此索。獵師荅曰:汝久遠時,時往一須。我之所用,用日是常。若知恩德,當與此索。龍子便作是念:此人多垂恩德於我,我今諮啓父母,可當與索。龍子啓父母已,卽與其索。其獵師得索,心大歡悅,如得大地之物。出池歸家。其城大王共妃遊戲,久不懷妊,旣無男女,以手拓頰,諦自思惟:我有無量財寶庫藏,我今無子,斷息種族。諸人如知無子,建立別王。作思惟時,王諸眷屬及沙門、婆羅門等,皆怪大王生此愁惱,白言:思惟何事?王具廣說。又白王言:須求天神,當卽有子。其王爲求子故卽求林神園神四衢道神、受祭祀神、隨生神、諸天善神等,願當有子。佛言:若由此事,而求得者,人人竝有千子。要由三事和合,方有其子。何者爲三?一父,二母,三貪愛現前,乃當有子。其王至求子故,時有賢劫菩薩,遂於國大夫人腹內受胎。智慧女人有五種智。云何爲五?一知丈夫有欲心等如上廣說。旣知得胎,歡喜白王:我今懷妊。在左腋邊,必知是男。大王聞已,甚大歡喜。夫人作念:十月滿已,當誕子,彼能建立宗族,我捨壽後,爲我隨分行施,修諸福業,供養乞者。生在之時,能隨我後。妃欲產時,散放遊行,寒供煖具,熱給涼資,衣服所須,問醫方食。六味和可,衆寶瓔珞,以莊嚴身,猶如天女,亦如諸天遊歡喜園,常以牀座、輦輿,將行香美之處,聞樂悅聲。王妃月滿,便誕一子,形貌端嚴,人所樂見,人相具足。是時,諸天擊鼓娛樂。父王聞已,甚大驚愕,諸宮白王:爲王有子,天擊鼓聲。王卽出勅,令城邑淸淨掃灑,燒諸妙香,懸寶幡蓋,令施一切沙門、婆羅門及貧窮孤苦,又施放大赦,作諸歡樂。復爲太子作生日福,始從一七日,乃至三七,置立名號。群臣共議:欲立何名?衆人議曰:王旣名財,王子今可立號善財。給八乳母,如上廣說。是時,太子日漸長大,如蓮在水,不夂長成,卽令入學,學諸文字、弓射、王法、筭計,識別珍寶、人、象、馬等工巧術法,種種技藝,六十四能解縛能讀,聰明了達。父王爲置三時宮殿,謂春、夏、冬三種園苑,各依三際。善財獨在宮中閣上,吹笛作樂遊戲。是時,頗羅迦獵師因獵禽獸,至一山上,見彼山下,有仙人居住,花果茂盛,有好雜鳥幷有大池,衆妙蓮花以覆池上。然彼諸鳥池中遊戲。獵師遊行,至其仙所,見彼仙人,髮爪竝長,身被樹皮,由其苦行,身體乾枯,在一樹下草室之內。獵師見已,合掌禮足,啓白:大仙,在此苦行,經幾許時?仙人曰:我經四十年來,於此苦行。獵師問曰:爾許時中,見希有事不?于時,仙人徐徐濡語,荅言:賢首,汝見此池不?荅曰:我見,大師。荅曰:此池名梵階,衆妙蓮花彌覆其上,有諸雜鳥居止其中。此池淸冷,水如乳味,以花和之,每月十五日,有緊那羅王女,名悅意,與五百眷屬圍遶,將諸香花,來此池沐浴。當浴之時,作諸妓樂,池中諸鳥聞此美音,皆悉止息。我聞之時,情甚悅豫,乃至七日,心大歡樂。賢首,我惟見是希異之事。爾時,獵師便自思惟:我於龍子邊,得此不空羂索。我因此索繫,取悅意。作是念已,至十五日,隱在樹閒,手持龍索。其緊那羅女來欲入池洗浴,獵師卽擲索,繫彼緊那羅女,以繫縛之。其女見身被縛,忙懼作聲大叫,餘同類女東西奔走去,悅意女方便欲走。獵師見彼端正,卽手執之。女曰:汝莫捉我,不堪爲夫。我堪與王爲婦。獵師告曰:若不急捉,恐汝當走。其女荅曰:我今不走。仁若不信,取我髻中之寶。我因此寶,隨意騰空。獵師告曰:如何得知髻寶?荅曰:若寶在人邊,我隨人後。獵師手持其寶,索繫而進。于時,善財童子因獵而行,獵師遇見善財童子,面貌端嚴,人所喜見。其女端正,太子若見,必當脫將。作是念已,我寧自奉。其獵師往詣童子所,禮足白言:此之女寶,奉上太子,願見納之。爾時,善財見彼少女,形貌端嚴,人所樂見。觀察其相,有十八種女相莊嚴,具如餘說。善財見已,欲力所逼,心生愛著,如蛾赴火,色境如火,亦如水浪,不可止定,亦如生牛後,亦如金翅鳥駿,不可制,如風飄物,無可能迴,如猴得樹,迷亂難止。無始已來,貪欲、習性、煩惱、境習、欲味樂故,欲之諸境極穢心故,妄想念故,以此爲弓,所思作處,以心爲箭。說伽他曰:善財見彼面如月 亦如雲霧中電光心亂猶如象被射 受取悅意速歸城。爾時,善財王子歸龍閣城,廣賜獵師田宅,卽將悅意,於宮樓閣,共爲遊喜。其女端嚴,姿態無量,衛護善財太子,令其愛樂,恒不相離。復於後時,有二婆羅門,從逝多林來至龍閣城中,一於王邊,依止王住,請婆羅門,尊以爲師,多賜資具。一於善財太子,所依止而住,太子惠賜資具。是時,婆羅門告太子善財言:若得大王立汝爲王,得王位時,於我如何?時,善財告曰:如我父王立彼爲門師,諸婆羅門中尊,我亦如是,立汝爲尊。其大王門師聞已,生大瞋恚,便作思念:我今作計,不令太子得位。況彼婆羅門得爲尊者?復於後時,別有一國起逆,發兵,往伐,卻被怨害。如是七度,令軍領兵往彼,皆被打退,軍迴。臣等白王:賊軍增盛,我國有損,須集勇健之人。時,王國師便作是念:今正是時,令太子,征伐外境,乃令便死。卽白王言:他軍强盛,無能敵者。大王荅言:今我自去。婆羅門言:太子少年盛力,令作大將,往彼共敵,必當剋獲。王命善財,告言:汝爲大將,可往曠野國中,共怨對敵?善財白父王曰:誠如所言。便入宮中,見悅意夫人,忘父王教。父王復勅善財:汝早往彼,與怨抗敵。善財受勅,還入宮中,見悅意已,便忘父王教勅。時,王國師還來,白王善財太子貪欲染著悅意。願大王令諸兵衆,皆來集會,便勅太子,於王前發,時,王喚善財,領四兵衆,往彼抗敵。其善財白父王言:蹔見悅意,卽去。王言:卽發。今非是看悅意時。復白父王:我辭母去。王言:辭去。善財卽往悅意夫人處,取其髻寶,往詣母邊,長跪白母曰:此之髻寶,當好防護,莫與悅意。若大苦惱,逼迫至死,當卽與之。母旣受已,遶母三帀,作諸伎樂,卽往征伐。去城不遠,樹下蹔居,時,薜室羅末拏天王領諸無量眷屬因過其所,遂不能動,心大怪愕,我亦曾經處處遊歷,未曾有此。遂乃遙見善財童子,在於樹下,是賢劫菩薩,自受疲勞,往彼鬪敵。我須佐助,可往降怨,不令損害。時,薜室羅末拏天王卽勅第五藥叉:汝可速往曠野城中,爲善財降彼怨畢,亦莫令損。是時,藥叉奉王勅已,卽變四軍兵衆,人形高大,如多羅樹,象高如大山,馬大如象,作諸器仗,種種變現,吹擊大鼓,令大恐怖,現大威力,至彼怨所,如是示現。其城四面牆壁,被藥叉威力,一時俱倒。人民皆怪怕懼,問曰:從何處來天兵?荅曰:汝等早開門戶。善財卽來,往可迎取。若更遲滯,汝等摠死,無有殘餘。城人荅曰:我等於王不逆。亦不逆於善財,比被王使,逼迫閉門。衆人開城,以諸香花,作諸音樂,出迎善財。來入城中,押領平定,置立押官,善財歸國。其夜,父王夢見鴟鳥取王腸肚,遶城四面,王身入寶室中。其王睡覺,心大怕怖,身毛皆豎。從眠起已,以手拓頰,住於怨思,我定被奪王位,必當至死。明旦卽集婆羅門等,說斯夢意。其王門師#便作是念:善財決定鬪戰得勝,降得外國。我須惡解。其婆羅門卽白大王:此是惡夢,決失王位,定當身死。要然,於婆羅門呪法中,有𥜒方法,可免斯厄。王又問曰:有何方法?告言:於王園苑之中,當作一池,嚴飾端正,白土泥之,令其精細,殺諸惡獸,取血滿池,置四街道,從一面入,向一面出已,令四上婆羅門解四明者,以舌舐王足下,用緊那羅脂,燒香。若作如是𥜒禳,王久住位,長命無災。是時,王曰:諸事可辦,緊那羅脂云何可得?婆羅門白王:然易得者,卻道難得。王復問曰:云何易得?婆羅門曰:大王兒婦名悅意者,是緊那羅女。王卽告言:莫作是語。我子共彼以命相連。荅曰:大王,可未聞書教?捨一爲諸眷 爲村捨眷屬 捨村取城邑爲身棄大地。 王須自牢護 及以童子身後乃能護他 須害彼悅意。大王,爲愛命故,無所不作。于時,大王聞此語已,卽依所說,穿池,白土泥飾,殺諸惡獸,取血滿池。其善財宮內諸宮人等,聞此事已,皆生歡喜,互相謂言:我竝少年,端政容美。善財若至,我當承事。是時,悅意見彼歡樂,怪問宮人:汝等有何喜樂?次第問之,有一宮人,如上具說。悅意聞已,心大苦惱,愁憂不樂。卽往善財母所,啼泣白言,具說如上。母曰:汝且小止。少時,我自尋訪,乃知虛實。爾時,悅意更來白言:此事是實。時,太子母告曰:汝今正是去時。我若不與汝寶,當是負心。卽與悅意髻寶及衣裳等。爾時,大王入池浴已,婆羅門以舌舐足,至頂。王勅令索緊那羅脂。于時,悅意身騰虛空,而說頌曰:我染觸身故 笑樂住於此 如象得解縛已脫騰空去。’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十三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13권(ABC, K1389 v37, p.685b01-692c16)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14권


대당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그때 대왕은 그 여인이 바람과 같이 떠나가는 것을 보고 두려운 마음이 생겨 그 국사인 바라문에게 말하였습니다.
‘해야 할 것은 다하였는데, 열의(悅意)가 이미 달아나버렸소.’
그 바라문이 말하였습니다.
‘대왕께서는 이미 성취하신 것입니다. 재액은 이미 사라졌습니다.’
그때 열의는 허공 가운데에 있으면서 다시금 생각하였습니다.
≺내가 지금 이곳에서 많은 괴로움을 겪는 것은 모두가 그 선인 때문이다. 그 선인의 처소에 가게 된다면 반드시 이 일에 대해서 말하고, 내가 당신 때문에 큰 고난을 겪었다고 말해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곧바로 그 선인의 처소로 가서 선인에게 예배드리고 말하였습니다.
‘저는 대선(大仙)께서 사람에게 저의 이야기를 하셨던 까닭에 마침내 사로잡히게 되었고, 사람의 애욕에 어지럽혀져서 죽을 뻔하였습니다.’
다시 선인에게 말하였습니다.
‘만약 선재 동자가 와서 저를 찾거든 저의 반지를 가지고 계시다가 그에게 주시면서 이와 같이 말씀하여 주십시오.
≺열의가 살고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이 지극히 험하니 마땅히 되돌아가서 다시는 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오.≻
만약 기꺼이 되돌아가려고 하지 않거든 선인께서는 그 길을 간략하게 가르쳐 주십시오. 여기서 북쪽으로 세 개의 검은 산이 있는데 그 산을 넘어가면 다시 세 개의 산이 있고, 아홉 개의 산을 넘어가면 설산왕(雪山王)이 있습니다.
그 산의 북쪽에는 다시 검은 산이 있고, 산 아래에는 물이 흐르고 있으며, 다시 겁달라(怯達羅)ㆍ이사다라(伊沙陀羅)ㆍ금강장욕색산(金剛藏欲色山)ㆍ오구득가(烏俱得迦)ㆍ이벌득가(伊伐得迦)ㆍ아비박나(阿鼻縛那)ㆍ피목산나(彼木山那) 등의 여러 산들이 있습니다. 이 산들을 지나고 나면 곧 겁나라산(怯那羅山)이 있고, 산 아래에는 동굴이 있습니다.
이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큰 돌기둥이 있는데 그 기둥 위에 올라가면 사슴의 가죽이 씌워져 있습니다. 그런데 한 마리의 큰 새가 와서 당신을 없애려고 할 것입니다. 이 모든 산들을 통과하여 이곳에서 나가게 되면 여러 가지색깔의 많은 뗏목들이 있는데, 이 뗏목들은 더러는 사람의 모습을 한 것도 있으며, 양의 모습을 한 것도 있으며, 양의 암컷 모습을 한 것도 있습니다. 다시 하나의 동굴에 다다르면 그 동굴의 이름은 빈가라(賓伽羅)이며 그 가운데에는 가루처럼 흐르는 물이 있는데, 그 물속에는 큰 이무기가 있어서 빠르게 달려올 것입니다. 지극히 크니, 당신은 조심하셔야만 합니다.
그 뗏목의 중간에는 사나운 새가 올 것이니, 마땅히 쏘아서 죽여야만 합니다. 또 다시 뗏목이 있는데 만약 두 마리의 소가 서로 싸우고 있거든 때려서 뿔을 부숴야만 길에 나갈 수가 있을 것입니다. 혹은 중간에 있는 뗏목에는 쇠로 만든 사람이 손에 쇠칼을 쥐고 무서운 형상을 하고 있으니, 또한 때려서 부숴야만 길에 나갈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뗏목은 그 모양이 야차와 같이 생겼고 그 야차의 입은 쇠로 되어 있으니, 당신이 그것을 보게 되면 쇠로 만든 못을 이마에 박아야 합니다. 다시 맹전(猛轉)이라고 하는 하나의 우물을 만나게 되는데, 손에 막대기를 쥐어야만 그것을 지나갈 수 있습니다. 만약 머리와 눈이 황색인 야차를 만나게 되면 막대 칼로 그것을 베어야만 통과할 수가 있습니다.
또 여러 개의 강을 건너야 되는데 강물 속에는 교룡(蛟龍)이 있으며, 그 강물의 이름은 능가(能伽)ㆍ바등가(婆騰伽)ㆍ다파니(多波儞)ㆍ파등지(波登祗)ㆍ지다라(指多囉)ㆍ오로타니하(嗚嚧馱儞河)ㆍ가살니(阿薩儞)ㆍ아시미사(阿施尾沙)ㆍ비다낙니(毘陀諾儞) 등이라고 합니다.
그 능가하에는 구파(俱波)라는 약차녀(藥叉女)가 항상 머물러 살고 있습니다. 바등가하(婆騰伽河)에는 사람이 살 수 없습니다. 다파니하에는 많은 교룡들이 살고 있습니다. 지다라하 가운데에는 욕색(欲色)이 있습니다. 오로타니하에는 긴나라의 계집종이 살고 있습니다. 가살니하 가운데에는 긴나라의 며느리가 살고 있습니다. 아시미사하 가운데에는 갖가지의 색깔을 띠고 있는 뱀들이 있습니다. 비다하(毘陀河)의 물은 매우 혼탁하고 더럽습니다.
능가강을 건널 때에는 뜻을 용감하고 굳세게 가져야 합니다. 바등가강을 건널 때에는 마음을 반드시 초연하게 가져야 합니다. 다파니강을 건널 때에는 입을 다물고서 건너야 하며, 지다라강을 건널 때에는 여러 가지 노래를 크게 부르면서 건너야 합니다. 오로니타강을 건널 때에는 마음을 반드시 바르고 평정하게 가져야 하며, 가살니강을 건널 때에는 조용히 말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시미사강을 건널 때에는 독사(毒蛇)를 금(禁)하는 주문을 하고 난 뒤에 건너야만 하며, 나타니강을 건널 때에는 손에 예리한 칼을 쥐고 등나무를 베면서 건너야 합니다.
이와 같이 하여 이 여러 강물을 건너고 나면 5백의 야차가 지키고 있는 문이 있는데, 당신은 반드시 용맹하게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 것이니, 이곳이 긴나라왕의 왕성(王城)입니다.’
이렇게 말을 하고 나서 선인의 발에 예배드리고 열의는 허공으로 올라가 떠나갔습니다.
그때 선재 동자는 외국의 적들을 평정시키고 난 뒤에 나포라성(那布羅城)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선재는 잠깐 쉬고 나서 곧바로 부왕에게 절하고 얼굴을 마주하여 앉았습니다. 부왕은 곧 사랑스런 생각을 담은 말로 선재를 편안히 위로하였습니다.
선재가 말했습니다.
‘부왕의 위력(威力) 덕분에 안온하게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저 적들을 정벌하여 모두를 평정시키고, 그 나라의 왕자를 데려다가 세워 관리를 다스리고 법에 따라 과정을 보고하도록 하였습니다.’
부왕이 말했습니다.
‘나의 아들이 공이 있어서 해야 할 일들을 모두 마쳤구나.’
선재 동자는 부왕께 하직하며 말하였습니다.
‘궁 안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부왕이 말했습니다.
‘우선 이곳에서 머무르며 함께 식사하도록 하자.’
선재가 부왕에게 말하였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열의를 보지 못하였으니, 이제 가서 보고자 합니다.’
왕이 말했습니다.
‘오늘은 이곳에 있다가 내일 가서 보도록 하여라.’
다시 부왕에게 말하였습니다.
‘저는 오늘 열의를 보아야만 되겠습니다.’
부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로 대꾸하지 않았습니다. 이때 동자는 곧바로 본궁으로 되돌아가서 궁중을 보니 궁에는 아무 광채도 없었고 열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동자는 사방으로 뛰어서 찾아다니며 소리 내어 불렀습니다.
‘열의여, 열의여.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소?’
여러 궁인들이 다 모여서 선재를 어지럽게 해보려고 하였으나 선재의 몸과 마음은 마치 화살에 맞은 것과 같이 오로지 열의에게로만 향하는 것이어서 자꾸만 거듭해서 열의가 어디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때에 어느 궁인이 앞에서의 일을 갖추어 말해 주니, 선재 동자는 그 말을 듣고 나서 매우 괴로워하였습니다.
궁인이 말했습니다.
‘지금 이 궁중에는 다른 예쁜 시녀들이 많이 있습니다. 근심을 거두십시오.’
이때 선재는 부왕이 은혜로운 뜻이 없는 일을 한 것을 알고 곧 모친의 곁으로 가서 무릎을 꿇고 말했습니다.
‘어머님, 저는 이제 열의를 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열의는 생긴 것이 단정하고 엄숙하며 많은 복덕을 갖추고 있습니다. 만약 이제 보지 못하게 된다면 마음이 혼미하여 어지러울 것이니, 그가 간 곳을 따라가서 제가 마땅히 찾아보겠습니다. 만약에 열의가 없다면 저의 삶은 크게 괴로워질 것입니다.’
모친이 말했습니다.
‘열의가 죽을 위험에 처했었기 때문에 내가 떠나가도록 놓아주었다.’
선재가 물었습니다.
‘그 일은 대체 어떻게 된 것입니까?’
어머니는 그 일에 대하여 자세히 말해 주었습니다. 선재는 자신의 부왕이 은혜가 없음을 알고 다시 어머니께 여쭈었습니다.
‘어느 쪽으로 갔습니까?’
모친이 말했습니다.
‘열의는 지금 이 산의 선인이 살고 있는 곳으로 갔다.’
이때 선재는 열의와 이별하였기 때문에 괴로워서 슬피 울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큰 소리로 ‘열의여!’라고 외쳤습니다.
모친이 또 말했습니다.
‘이 궁중에는 열의보다 예쁜 여인이 또 있는데 무슨 까닭에 근심하며 괴로워하느냐?’
선재가 대답했습니다.
‘어머님, 저는 이곳에 있는 궁인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모친은 좋은 말로 달래 보았으나 선재는 번뇌가 더해져 급히 일어나 열의를 찾아 나섰습니다.
선재는 사방으로 내달리다가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처음에 열의를 얻었던 곳으로 가서 물어보는 것이 좋겠다.≻
선재는 곧바로 사냥꾼의 처소로 가서 물었습니다.
‘당신은 지난번에 어느 곳에서 열의를 얻었습니까?’
사냥꾼이 대답했습니다.
‘저 산 속에 어떤 선인이 살고 있는데, 그곳에는 못이 있어서 열의가 늘 와서 못 속에서 목욕을 하였습니다. 나는 선인이 가르쳐 준 대로 하여 열의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때 선재는 궁 안으로 되돌아와서 또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지금 선인의 처소로 가서 그 소식을 들어야겠다.≻
부왕은 동자가 열의와의 이별로 지극히 크게 괴로워하여 산속에 있는 선인의 처소로 가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동자에게 말했습니다.
‘선재야, 무엇 때문에 혼미하여 어지러움이 이 지경에 이르렀느냐? 내가 이제 너를 위하여 가장 예쁜 궁인을 곧 데려다 놓겠다.’
선재는 그 말을 듣고 나서 부왕에게 말하였습니다.
‘저는 열의가 없이는 이 궁에서 살 수가 없습니다.’
그때에 대왕은 곧 엄명을 내려서 큰 길과 모든 성문이 있는 곳에서 중요한 길만을 제외하고 나다니는 사람들을 모두 체포하게 하여 동자가 성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선재의 성품은 밤에는 잠을 적게 자는[省睡] 것이었는데, 선재는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내가 들으니 다섯 종류의 사람은 밤에 잠을 적게 자는데 무엇이 그 다섯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남편이 아내를 그리워하는 경우와 아내가 남편을 그리워하는 경우이고, 둘째는 아내가 남편에게 꾸지람을 들었을 경우이고, 셋째는 도둑질하는 사람의 경우이고, 넷째는 군대의 장수인 경우이고, 다섯째는 비구가 부지런히 고행을 하는 경우라고 하였다. 나는 이제 그 첫째에 해당되는구나.≻
이때 동자는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내가 만약 성문으로 나간다면 부모님께서는 반드시 그 문지기에게 벌을 줄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는 곧 화만(花鬘)을 가져다가 깃대 위에 꽂고 관문을 지키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나가서 성 밖에 이르렀습니다.
달이 막 떠오를 때에 선재는 달을 쳐다보며 슬피 울면서 열의를 생각하고는 곧 게송으로 달에게 말했습니다.

달은 가득 차면 능히 밤을 밝힐 수가 있고
별 가운데의 왕도 또한 그와 같도다.
서쪽에 있는 필성(畢星)을 눈[眼]과 같이 사랑하고
또한 대도사(大導師)와 같이 사랑하니

누가 열의의 청련(靑蓮)과 같은 눈을 보았는가? 이렇게 말하고 나서 점차로 길을 가면서 예전에 열의와 함께 즐겁게 놀던 때를 생각하다가 사슴과 노루를 만나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언제나 물과 풀을 먹으면서 아무런 병도 앓지 않고 놀고 있으니 나처럼 고통스럽지 않겠구나.’
그리고는 물었습니다.
‘너희들은 나의 열의를 보았느냐?’
이렇게 말하고 나서 점차로 길을 가다가 어느 곳에 이르러 꽃과 과일이 무성하여, 벌들이 꽃 위에서 꿀을 먹고 있는 것을 보고 선재가 말하였습니다.
‘푸른색에는 한 점의 때도 없고 금빛을 띤 것이 대나무 숲 사이에 있으니 두 가지 색이 묘한 몸을 이루었구나. 너는 열의를 보았느냐, 보지 못하였느냐?’
이렇게 말을 하고 나서 다시 길을 가다가 한 마리의 이무기를 보고 말했습니다.
‘너는 검은 뱀이로구나. 혀는 나뭇잎과 같고 크게 벌린 입과 눈에는 불꽃이 이글거리니, 나에게 있는 욕망의 불길 또한 그러하리라. 너는 독한 마음이 없으니 나의 열의가 어디에 있는지를 보았느냐?’
이렇게 말을 하고 나서 다음에는 한 숲에 가서 백설조(百舌鳥)가 아름다운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을 보고 그 새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모든 새 가운데에서 가장 귀한 새이니 나무에서 놀다가 이름을 열의라고 하며 눈과 머리카락이 청련화와 같은 긴나라 왕녀를 보지 못하였느냐?’
이렇게 말하고 나서 점차로 길을 가다가 무수수(無愁樹)가 있는 곳에 이르렀다. 그 나무는 이름을 화간지(花間枝)라 하였고, 그 꽃의 이름은 길리(吉利)라고 하는 것으로 나무 가운데에서 왕이었다. 선재 동자는 그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열의를 생각하게 되면 마음이 곧바로 혼미해지는데, 너는 이름을 무수(無愁)라고 하니 내가 이제 합장하고 바라건대 나로 하여금 근심이 없게 하여다오. 마음이 혼미하고 어지러우니 갖가지 이상한 말들이 나오는구나.’
다음으로는 선인의 처소로 가서 선인을 찬탄하여 말했습니다.
‘몸에는 나무껍질로 옷을 만들어 입었고 언제나 최상근(最上根)을 드시는 분이여, 제가 이제 대선사(大仙師)께 이마를 땅에 대어 예배드리니 빨리 열의가 있는 곳을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이때 선인은 안온한 말로 선재에게 말했습니다.
‘우선 앉으시오. 내가 보아하니 당신의 얼굴은 보름달과 같고 눈은 청련(靑蓮)과 같으며 고운 눈썹은 가늘고 길어서 마치 그믐달과 같으니, 생김새가 사랑할 만하여 사람들이 모두 보고서 즐거워할 만하오. 게다가 나무뿌리와 열매를 먹으니 나중에는 마땅히 고뇌가 없을 것이오. 열의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오.’
이렇게 말하고 나서 다시 선재에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열의가 떠나갈 때에 이 반지를 맡기면서 부탁한 말이 있으니 ≺만약 선재가 나를 찾아오거든 이 반지를 주십시오≻라고 하고 나서 다시 길의 험난함을 말하며, 선재동자에게 ≺길이 지극히 험난하여 가기가 어려우니 마땅히 되돌아가라≻고 말해 달라고 하였고, ≺만약 결코 되돌아가려고 하지 않거든 마땅히 길을 가르쳐 주십시오≻라고 하였소.’
이때 선인은 동자에게 말했습니다.
‘마땅히 열의가 다음과 같이 부탁한 말을 알아야 될 것이오. 이곳의 북쪽에는 세 겹으로 된 검은 산이 있고, 그것을 지나가면 다시 세 겹의 산이 있고, 또 다시 세 겹의 산이 있어서, 이 아홉 개의 산을 지나가면 설산왕(雪山王)이 있소. 이 산에는 약초가 있으니, 그것을 뜯어서 풀을 다려서 복용을 하게 되면 능히 굶주림과 목마름을 없앨 수 있고, 기력을 풍부하게 할 수 있으며 성품을 안정시킬 수 있소. 그리고 원숭이를 데려다가 그 가는 곳마다 주술(呪術)을 써서 원숭이를 데리고 있으면서1) 활과 화살과 명보(明寶)를 가져다가 아가타향약(阿伽陀香藥)과 섞으면 능히 뱀의 독을 다스릴 수가 있소. 다시 세 개의 쇠못과 쟁(箏)을 가지고 있어야 하오. 설산왕(雪山王)의 북쪽에는 다시 푸른 산이 있는데……(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마땅히 과보를 얻을 것이오.’
그리고는 선재에게 큰 위력으로 그 여러 사나운 것들을 뛰어넘어 그들을 손상시켜야 한다는 것을 설명하여 앞에서와 같이 차례대로 해야 할 일들을 자세히 말해 주었습니다.
그때 선재는 선인의 설명을 듣고 난 뒤에 선인이 말해 준 것에 따라서 차례로 준비를 하고 아울러 약과 주문(呪文)을 지니고 선인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났습니다. 그런데 필요한 것들을 모두 준비하였으나 오직 원숭이만은 얻지 못하였습니다. 다시 선인의 처소로 가니, 선인은 곧 원숭이를 주었습니다.
그때 선인은 다시 선재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동행하는 사람도 없이 혼자의 몸으로 어찌 굳이 고통스럽게 저 열의를 찾으려고 하는 것이오? 반드시 죽게 될 것이오.’
선재가 말했습니다.
‘저는 반드시 열의를 찾아야만 됩니다. 달이 허공에 떠서 가는데 누가 동행자가 되겠습니까? 또한 백수(百獸)의 왕이 왕 노릇을 하되 어금니와 발톱의 힘으로써만 하고 또한 아무 동반자가 없는 것과도 같습니다. 불길은 능히 태우니, 누가 짝이 되겠습니까? 따르는 동반자가 없다고 해도 무슨 장애가 있겠습니까? 만약 큰 바다를 만나더라도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고, 독사에게 물리더라도 치료하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무릇 대인(大人)이란 일을 하는 데에만 부지런히 할 뿐이어서 설사 일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허물을 두지 않는 것입니다.’
그때 선재는 열의가 말한 대로 준비한 여러 가지의 약초와 주술법으로써 여러 산과 강의 험난한 곳을 통과하여 곧장 긴나라의 왕성(王城)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선재는 멀리서 그 성이 비범하고 뛰어나며 모든 동산에는 숲이 무성하고 단정하게 가꾸어져 있고, 갖가지의 묘한 꽃과 여러 가지의 새들이 가득 차 있으며 못의 물이 도랑에 흐르는 것을 보았으며, 또한 한량없는 긴나라녀(緊那羅女)들이 함께 와서 물을 긷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때 선재가 여러 여인들에게 물었습니다.
‘물을 길어다가 어디에 쓰는 것입니까?’
여인들이 대답하였습니다.
‘저희 왕녀의 이름은 열의인데 요즈음에 인간세계에 있었기에 몸이 사람의 기운에 물들었는지라 물로 몸을 씻어서 사람의 기운을 닦아내려는 것입니다.’
선재가 곧 여인에게 물었습니다.
‘이 물은 한꺼번에 욕조에 쏟아 붓습니까? 아니면 앞뒤의 순서에 따라서 붓습니까?’
여인들이 대답하였습니다.
‘차례로 쏟아 붓습니다.’
선재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내가 이제 좋은 방편을 얻었다. 이 열의의 반지를 물동이 속에 넣어서 열의에게 소식을 전해야겠다.≻
선재는 곧 반지를 말없이 하나의 물동이 속에 던져 넣고 그 여인에게 말했습니다.
‘이 물을 왕녀가 목욕하는 곳의 맨 앞에 놓아 주시오.’
이때 긴나라녀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이는 필시 사연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는 목욕물의 맨 앞자리에 갖다 놓았습니다. 왕녀가 정수리를 씻는데 반지가 몸 위로 떨어졌습니다. 이때 열의는 곧 그녀를 불러서 물었습니다.
‘네가 물을 길어 올 때에 어떤 사람이 있었느냐?’
긴나라녀가 대답했습니다.
‘제가 한 남자를 보았습니다.’
그녀가 그때의 상황을 갖추어 말하니, 열의는 그가 선재임을 알고는 곧 그를 빨리 숨겨서 방편으로 데리고 들어오되 남이 보지 못하게 하라고 시켰습니다. 명에 따라서 선재를 데리고 오자 열의는 선재를 어떤 곳에 숨기고 나서 부왕의 곁으로 가서 무릎을 꿇고 말했습니다.
‘아버님, 만약 선재를 보신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부왕이 대답했습니다.
‘베어서 백 조각을 내고 그것을 네 무더기로 나눌 것이지만 그가 사람인 다음에야 어디에 쓰겠느냐?’
열의가 다시 왕에게 말했습니다.
‘만약 그런 사람이라면 어떻게 이곳에 올 수 있겠습니까?’
이때에 부왕은 이 말을 듣고 나자 노여움을 그치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동자가 이곳에 온다면 장엄하는 일체의 도구를 주도록 하고, 많은 보배와 천 명의 긴나라녀와 아울러 너 자신까지도 모두를 그에게 주도록 하겠다.’
이때 열의는 이 말을 듣고 나자 마음에 크게 기뻐하여 즐거움이 온몸에 가득해졌습니다. 곧바로 선재에게 의복을 단엄하게 차려 입게 하고 가서 부왕을 뵙게 하였습니다. 그때 긴나라왕은 멀리서 선재가 인상(人相)을 구족하였고 생김새가 단정하고 엄숙하여 사람들에게 기쁘게 보이는 것을 보고는 마음으로 놀랍고 이상하게 여겨서 그 재주를 시험해 보고자 하였습니다. 왕은 높이가 다라수(多羅樹)의 일곱 배나 되는 금으로 만든 기둥을 설치하고, 또한 7고(鼔)와 7현고(玄高)를 설치하였습니다.
그 선재 동자는 자신이 보살의 몸이었으니, 보살인 경우에는 모든 재주와 공교(工巧)를 알지 못하는 것이 없으며, 그가 행하는 모든 일은 하늘들이 또한 그를 도우니 장애됨이 없는 것이어서, 선재는 곧바로 왕의 앞에서 큰 공양을 베풀었다. 선재는 피리를 불고 공후(箜篌)를 당기며 비파(琵琶)를 타서 갖가지의 음악을 연주하고 아울러 모든 재주를 부리니, 허공 가운데의 여러 하늘들도 모두가 그를 도왔습니다.
이때 선재 동자는 색깔이 청련과 같으며 광채가 휘황찬란한 큰 칼을 손에 쥐고 있었는데, 왕은 선재로 하여금 왕의 궁전 앞에 있는 다라수 기둥을 칼로 자르되, 거다리(佉多唎) 잎사귀와 같이 자르고 참깨와 같이 잘게 부수게 시켰으며, 화살로 그 금으로 된 기둥과 7고(鼔)와 7현고(玄高)를 모두 꿰뚫게 시켰다. 선재는 그 몸이 수미산과 같아서 조금도 요동하지 않았으며, 허공 가운데의 여러 하늘들과 긴나라들은 모두가 큰소리로 울부짖었습니다.
그때 긴나라왕은 이와 같은 드물고 기이한 일을 보고 듣고는 마음에 크게 놀라서 곧바로 1천(千)의 긴나라녀들을 치장시켜서 그 자태와 용모가 하나같이 열의와 똑같게 만들고 선재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는 누가 열의인지를 알겠는가?’
이때 선재는 곧 실다운 말을 하여 게송을 읊었습니다.

열의는 수녀(樹女)로서
내가 지금 지극히 사랑하고 공경하니
실다운 말을 하면 마땅히 빨리
앞으로 한 걸음을 천천히 내딛게 되리라.

이때 열의는 자기도 모르게 앞으로 한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긴나라 대중이 대왕에게 말했습니다.
‘이 선재는 사람의 위력을 갖추었으며 정근(精勤)이 뛰어나고 생김새를 구족하였으니, 열의와 함께 상응할 만합니다. 어찌 굳이 고통스럽게 하여 열의를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그때 긴나라 대중은 차례로 왕에게 말해 열의를 선재에게 주게 하니 그 왕은 곧 칙명을 내리되, 긴나라의 법에 따라서 왼손에는 여자를 잡고, 오른손에는 금으로 된 병을 쥐고서 선재에게 말했습니다.
‘동자여, 이 사랑스런 여인과 아울러 1천의 긴나라녀 시종들을 상으로 그대에게 주니, 열의를 아내로 삼도록 하라.’
왕이 말했습니다.
‘사람이 은혜를 몰라서는 안 되는 것이니 버리지 말도록 하라. 또한 달리 아내를 또 두어서도 안 될 것이니라.’
이때 선재는 왕의 가르침을 받고 나서 곧 열의와 함께 본궁으로 가서 놀며 즐거워하였으나, 뒤의 다른 때에 집에 있는 권속들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부모와 이별한 것을 생각하고는 근심을 하며 괴로워하다가 열의와 함께 그 일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왕께서 어떻게 하실 것인가?’
열의가 곧 부왕께 말하여 알게 하니, 왕이 말했습니다.
‘네 뜻대로 선재와 함께 떠나도록 하되, 착오를 일으키지는 않도록 하여라. 사람이란 속임수가 많으니라.’
이때 부왕은 이와 같이 훈계를 하고 나서 곧바로 금ㆍ은ㆍ진주 등 갖가지 보배들을 주어서 노자를 삼아 떠나게 하였습니다.
이때 선재는 긴나라의 힘으로 빠르게 나포라성(那布羅城)으로 되돌아왔는데, 성에 들어갈 때가 되니 긴나라가 갖가지의 향기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 향기가 성안에 가득하였습니다. 왕은 선재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칙명을 내려, 여러 악기를 연주하고 성읍을 청소하며 기와 조각과 자갈들을 없애어 모두를 깨끗하게 하고, 모든 음악을 연주하고 그림과 깃발을 내걸며 갖가지 향을 사르고 많은 꽃들을 뿌리게 하였습니다. 선재는 백천(百千)의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나포라성에 들어가 쉰 다음에 보배들을 가지고 부왕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발에 예배드리고 얼굴을 마주하고 앉아서 긴나라의 일을 앞에서와 같이 갖추어 말했습니다.
그때 부왕은 선재의 위력이 제일로 뛰어난 것을 알고 곧바로 관정위(灌頂位)를 주어 왕위에 세웠습니다.
이때 선재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내가 열의와 부부가 되었던 까닭에 이제 관정왕(灌頂王)의 자리를 이어받을 수가 있었고, 스스로 과거의 인연을 알아서 이와 같은 복의 과보를 얻었으니, 나는 이제 다시 과거보다 수승한 보시를 행하여 많은 복업을 지어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상각성(象閣城)에서 12년 동안 세속의 법에 따라 사당을 짓고 제사를 지냈습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그때 이름을 선재 동자라고 하였던 것이니,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가 바로 나의 전신(前身)인 것입니다. 그때를 당하여 보살행을 행하고 이름을 선재왕(善財王)이라 하였던 것입니다. 나는 열의로 말미암아 정근과 위력이 제일 뛰어나게 되었으며, 깨달음을 얻고 난 다음에는 12년 동안 제사지내는 사당을 설치하고 세속의 법에 따라서 제사를 지냈던 것이니, 어찌 내가 이 보시하는 복업만 가지고서 위없는 보리(菩提)를 얻었겠습니까? 그 밖에도 다른 복업을 닦고 선근(善根)이 쌓였던 까닭이며, 바른 신심(信心)의 인연이 있었던 까닭에 무상정등보리(無上正等菩提)를 증득하였던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나는 위없는 보리를 얻기 위하여 보시를 행하고 많은 복업을 지었으니, 대왕께서는 자세히 들으십시오.
지나간 옛날에 미시박성(尾施縛城)에는 미시바밀다(尾施婆蜜多)라는 왕이 있었습니다. 왕은 바르게 왕위를 이어받아서 법으로 세상을 교화하였으니 그 나라의 백성들은 풍요롭고 안락하였으며, 모든 거짓이 없었고 도둑과 질병이 없었으며 소와 양과 곡식은 곳곳마다 가득하였습니다. 그 왕은 바른 신심으로 능히 자신과 남을 이익되게 하였으며, 백성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애롭게 돌보았습니다.
뒤의 다른 때에 왕비와 함께 즐겁게 지낸 지 오래되지 않아 마침내 임신이 되었고, 열 달이 되자 한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왕자는 생김새와 용모가 단정하고 엄숙하였으며, 여러 상(相)을 구족하여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왕자의 생일 잔칫날 이름을 지어 주기 위해 사람들은 서로 의논하였습니다.
‘이 아이는 미시박밀다왕의 아들이니, 마땅히 미시박다라(尾施縛多羅)라고 지어 주는 것이 좋겠다.’
왕은 아들에게 여덟 명의 유모를 붙여 주고……(자세한 것은 다른 곳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마치 연꽃이 물에 있는 것과 같이 빨리 성장하였다. 왕은 곧 학교에 입학시켜서 역법(曆法)과 산수와 공교(工巧)와 기예(技藝)와 왕법(王法)의 일을 배우게 하고, 아울러 말을 길들이는 법과 갖가지의 상법(相法) 등을 모두 성취하게 하였으니……(자세한 것은 다른 곳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
그때 왕자는 성품이 어질고 착하였으며, 진실하고 마음이 깨끗하여 스스로를 이롭게 하고 남을 이롭게 하였으며, 항상 자비와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세상 사람들을 사랑스럽게 생각하였으니, 능히 일체의 남음이 없는 보시를 행할 수 있었습니다. 왕자가 언제나 보시를 행하여 마음에 끊임이 없다는 소문이 나자 멀고 가까움을 가리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이 모두 와서 구걸을 하였습니다. 왕자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모두 베풀어 주어서 모두의 마음을 만족스럽게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보살2)이 나중에 밖으로 나가서 동산에서 놀기 위하여, 칠보와 영락으로 몸을 장엄하게 꾸미고 또한 사슴 가죽을 입고 말이 끄는 수레를 타고 큰 북과 악기를 연주하며 빠르게 길을 가서 동산으로 들어가려고 하였는데, 이때 어느 한 바라문이 왕자를 찬탄하여 말했습니다.
‘찰제리족의 동자여, 크게 뛰어난 위력을 지니고 있으시군요.’
그리고는 곧 게송을 읊었습니다.

한량없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에
당신께서는 크나큰 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땅히 이 수레를 보시하여
보시를 받을 만한 사람에게 베풀어 주십시오.

그때 왕자는 환희심이 생겨서 급히 수레에서 내려 그 보배 수레를 바라문에게 보시하고 게송을 말했습니다.

나는 본래 이 수레를 버려
즐거운 마음으로 능히 보시할 수 있습니다.
원컨대 나는 삼계(三界)를 버리고
속히 묘한 보리(菩提)를 증득하겠습니다.

다시 다른 때에 왕자는 성 밖으로 나가 놀았다. 보배로 흰 코끼리를 장엄하니 마치 흰 연꽃과도 같았으며, 또한 설산(雪山)의 코끼리와도 같았습니다. 코끼리는 뛰어난 상의 종자[種上相]를 갖고 있어서 마치 제석천(帝釋天)의 코끼리와도 같았으며, 자신의 상호(相好)로써 그 바탕을 장엄하니 공덕이 드러났습니다. 그 코끼리는 나날이 크게 성장하여 모든 코끼리 가운데에서 가장 훌륭하게 되었습니다.
태자는 여러 친구들과 권속들에게 둘러싸였으니, 또한 많은 별들이 밝은 달을 에워싸고 있는 것과 같았다. 봄날은 무르익어서 온갖 꽃들이 활짝 피었고, 숲은 무성하고 못의 물은 맑았으며, 꽃과 새들이 어우러지고 공작새와 앵무새와 기러기와 원앙새의 많은 새들이 슬피 울며 떼 지어 날고 함께 지저귀고 있었습니다.
태자가 동산에 갔을 때 이웃 나라의 왕은 왕자가 여러 시녀들과 꽃동산에서 이리저리 다니며 즐겁게 놀고 있으며, 왕자가 즐거이 보시를 행한다는 것을 알고 바라문으로 하여금 빨리 왕자에게 가서 코끼리를 얻도록 시켰습니다.
그 바라문은 왕자의 처소에 와서 듣기 좋은 말을 하고, 게송을 읊었습니다.

보시를 잘한다는 소문이 천상과 인간에 널리 퍼져서
사방에 아름다운 명성이 가득 차 있습니다.
타고 계신 코끼리를 저에게 보시하신다면
지금이야말로 바로 그때입니다.

그때 왕자는 그 말을 듣고 나자 마음에 환희심이 생겨서 곧 코끼리에서 내려 그에게 코끼리를 주고, 다시 게송으로 발원하였습니다.

내가 이 코끼리를 버려
즐거운 마음으로 바라문에게 보시하길 원하니
이와 같이 삼계(三界)도 버려서
묘한 보리(菩提)를 빨리 증득하기를.
그때 여러 신하들이 왕에게 와서 말했습니다.
‘이웃에 있는 적국(敵國)에서 바라문을 보내어 왕자께서 타고 계신 가장 훌륭한 코끼리를 얻어 오게 하였는데, 왕자께서는 벌써 그에게 주었습니다.’
대왕은 이 말을 듣자 몹시 성을 내며, 곧 왕자를 불러다가 여러모로 꾸짖고 나라 밖으로 내쫓도록 하였습니다.
왕자는 부왕의 꾸짖음을 듣고 나서 생각하고는 곧 게송을 읊었습니다.

나는 보살행(菩薩行)을 닦아서
자애로운 마음으로 고통 받는 중생들을 거두니
변하지 않고 견고함이 최고가 되어
그 가장 좋은 코끼리를 버렸도다.

집 안에 있는 모든 물건을
힘이 닿는 범위 안에서 모두 보시하고
수행하는 숲으로 가기를 마음먹어
반드시 실행에 옮기리라.

집을 버리고 고행을 닦아서
마땅히 수행하는 숲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니
이 말과 같게 하지 않고서야
어찌 남에게 보시를 한다고 하겠는가?

보살은 이렇게 말하고 나서 곧 아내에게 가서 말했다.
‘현수여, 가지고 있는 재물을 모두 보시하시오. 나는 산림으로 들어가 고행을 닦도록 하겠소.’
그리고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갖추어 말했다. 태자비는 그 말을 듣고 태자와 헤어질까 걱정이 되어 합장을 하고 말했다.
‘현자(賢子)시여, 저 자신과 남녀 모두가 또한 따라가서 산림 가운데에 머무르면서 도 닦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참으로 차마 한 생각 가운데에서라도 떨어질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는 묘한 게송으로 태자에게 답하였다.

마치 눈 오는 밤에 달이 없는 것과도 같고
땅에 아무런 곡식이 자라나지 않는 것과 같으며
숲에 물이 말라서 물이 하나도 없는 것과 같으니
아내에게 남편이 없는 것도 또한 그러하나이다.

보살이 말했다.
‘우리는 반드시 헤어지게 되어 있으며 일체의 세간에는 반드시 헤어짐이 있는 것이오. 하물며 당신은 여자의 몸으로서 몸은 부드럽고 약하여 먹고 마시는 것과 잠자리가 모두 곱고 좋은 것이어야만 하오. 고행하는 숲에서는 오직 땅에 풀을 깔 뿐이며, 언제나 나무 열매와 풀뿌리를 먹으며 달피초(達彼草)로써 그 몸을 가려야 하오.’
아내가 말했다.
‘현자시여, 비록 그러한 어려움에 대해서 들었으나 마음은 조금도 물러나지 않았습니다.’
보살이 대답했다.
‘그러한 서원(誓願)을 언제나 생각하여 잊지 마시오.’
그때 왕자는 곧바로 부왕에게 나아가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합장을 하고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아버님께서는 저의 잘못을 용서하소서.
저는 그 바라문에게 코끼리를 주었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제 자신을 꾸짖어 산림 가운데로 가니
언제나 창고에 저장되는 것이 더욱 늘어나기를 원하옵니다.

그때 대왕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목이 메어 말을 하지 못하고, 헤어지는 고통을 참지 못하여 왕자의 목을 끌어안고 사랑스런 말로 왕자에게 말했습니다.
‘아들아, 돌아와서 이곳에 머무르며 다시는 널리 베풀지 말도록 하여라.’
보살이 게송으로 대답했습니다.

제가 만약 다시 돌아와 이곳에 살게 된다면
대지와 모든 산과
저 자신과 저의 아내와 노비들을 보시할 것이니
이 마음을 끝내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그때 왕자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무릎을 꿇어 부왕께 하직인사를 드리고 여러 처자와 권속들과 함께 그들에게 둘러싸여 성 밖으로 나아갔습니다. 성안의 모든 사람들은 모두가 매우 괴로워하면서 태자를 전송하여 성 밖으로 나갔으며, 백천(百千)의 권속들도 모두 수레를 타고 태자를 따라 성 밖으로 나가 고행하는 숲으로 나아갔습니다.
이때 어떤 사람이 성안의 모든 사람들이 한꺼번에 크게 통곡하는 것을 듣고 이상하게 여겨 물었습니다.
‘이 통곡하는 소리는 어찌된 것입니까?’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당신은 어찌하여 모르시오? 이 성의 왕자인 소달나(蘇達那)가 유배를 당하여 국경 밖으로 쫓겨났습니다.
왕자는 보시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품이었는데, 그 때문에 대왕에게 꾸지람을 듣고 지금 산림 속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성안의 백성들이 슬피 우는 것입니다.’
그때 태자는 법다운 말로 이별을 하여 게송으로써 모든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일체의 은혜와 사랑을 오랫동안 함께 한 곳에서도
때가 되어 죽게 되면 만났던 자는 반드시 헤어지게 되니
길을 가면서 나무 아래에서 하룻밤을 묵었다가 또 길을 떠나듯
처자와 권속들도 모두가 이와 같도다.

여러분께서는 마땅히 아시오. 법이 이와 같아서
세간의 모든 것에는 이별의 근심이 있으니
마땅히 하고 있는 일에 더욱 열심히 정진하여
편안하게 머물러 움직이지 않기를 수미산과 같이 하시오.

그때 왕자는 점차로 길을 떠나서 성에서 30여 리 떨어진 곳에 이르렀는데, 어느 한 바라문이 와서 왕자에게 말했습니다.
‘찰제리여, 나는 일부러 성 밖으로 나와 30여 리를 걸어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게송으로 왕자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당신께서 보시를 좋아한다는 소문을 듣고 일부러 왔는데
이 길을 오느라고 지극히 피로합니다.
당신으로 하여금 보시의 본원(本願)을 성취하게 하고자 하니
당신께서는 묘한 보리(菩提)를 빨리 증득하시기 바랍니다.

그대 왕자의 아내는 이 말을 듣자 차마 하지 못할 말을 하며 게송으로 대답했습니다.

당신 바라문은 지극히 못된 사람이군요.
산림으로 쫓겨나는 것이 보시하는 마음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인데
우리에게 조금의 자비도 없군요.
왕자께서 왕자의 자리를 잃으신 것도 모두가 이 때문이오.

그때 보살은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현수여, 당신은 바라문에게 거칠고 사나운 말을 하지 마시오.’
그리고는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만약 이와 같이 재물을 구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어느 곳에서 다시 보리를 증득할 수 있겠소?
6바라밀(波羅蜜) 가운데에서 보시가 가장 뛰어난 것이니
보시로부터 6바라밀을 행하여 보리를 증득하는 것이라오.

그때 보살은 환희심을 내어 곧 수레를 바라문에게 보시하고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나의 탐내는 마음과 성내는 마음의 미혹을 깨뜨리고
수레를 바라문에게 보시하니
마치 대선(大仙)께서 굴리는 것과 같아서
무루법(無漏法)을 성취할 수 있게 되기를.

그때 왕자는 수레를 보시하고 나서 환희심이 생겨 아들과 딸을 이끌고 점차로 나아가 멀리 고행하는 숲에 이르렀다. 왕자는 숲에 도착하자 몸과 마음을 기뻐하며 고행을 닦았다.
뒤의 다른 때에 부인이 산의 계곡으로 꽃과 과일을 따러 간 뒤에 천제석은 보살이 고행하는 숲에 있는 것을 보고, 보살을 시험해 보고자 한 바라문을 만들어 내니, 왕자가 있는 곳에서 찬탄하여 말했습니다.
‘크게 수승한 찰제리족의 동자여, 원컨대 나의 말을 들으시오.’
그리고는 곧 게송으로 찬탄하여 말했습니다.

단정하고 엄숙한 찰제리족의 동자여[族姓子],
홀로 산림 가운데에 있으니
당신이 사랑하는 아들딸을
속히 데리고 와서 나에게 보시하시오.

바라문이 이렇게 말을 하니, 그때 왕자는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잠시 사유하며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 바라문이 또 다시 왕자에게 말했습니다.
‘찰제리여, 나는 당신이 능히 모든 것을 보시할 수 있으며, 구하는 것은 어느 것이나 다 준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당신의 두 자식을 나에게 보시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어찌 생각할 겨를이 있겠습니까?’ 하고는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지상(地上)과 허공 가운데에
모두 보시를 잘한다고 소문이 나 있으니
당신은 지금 마땅히 속히 보시하여
나의 구하는 마음을 채워 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때 보살이 대답했습니다.
‘비록 나 자신을 보시하더라도 아까워하지는 않을 터인데, 하물며 아들딸을 보시하는 것이겠습니까? 내가 지금 생각하는 것은 달리 사사로운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곧 아들딸을 데려다가 당신에게 보시하여 주겠소.’
그리고는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나는 이제 이 자식을 버리고
즐거이 산림에 머무를 것이나
아이의 어미와는 상의하지 않았으니
어미는 원망스러워하여 근심하고 괴로워할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지 마오.
동자가 굳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자식을 버리고 자신은 버리지 않았다고
남들이 비방하는 말을 할까 걱정이 되오.

바라문이 말했습니다.
‘찰제리족의 동자여, 그것은 또한 그렇지 않습니다. 당신은 왕족으로 태어나 중생을 불쌍히 여기고 언제나 자비스런 보시를 행한다고 널리 소문이 나 있습니다. 게다가 훌륭한 코끼리를 사문과 바라문에게 보시하였으며, 모든 가난하고 지위가 낮은 사람들을 언제나 거두어 보호하여 주었으며, 구하는 것을 모두 만족시켜 주어서 헛되이 지나가게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먼 곳으로부터 왔으니 나로 하여금 아무런 이익이 없게 만들지 마시고, 어서 빨리 마음을 조복시키십시오. 행여 물러서는 마음으로 별도의 다른 마음을 내지 마시고, 내가 구하는 것으로 하여금 헛되이 지나치는 일이 없게 해 주십시오.’
그때 보살은 바라문의 말을 듣고 나서 다시 생각을 하였습니다. 왕자는 자식을 사랑하는 생각 때문에 그 마음이 어지러워져서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나는 이제 사랑하는 자식을 데려다가
바라문에게 보시할 것이니
저 괴로워하는 마음이 생겨나는 것은
모두가 사랑하면서도 헤어져야 하는 데에서 말미암은 것이다.

내가 만약 지금 주지 않는다면
고행을 성취할 수 없으리니
차라리 이 헤어짐의 고통을 당한다 해도
반드시 구하는 것을 만족시킬 것이다.

그때 보살은 한마음에 오로지하여 반드시 보시하기로 하고, 곧바로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사람은 큰 고통의 바다 가운데에 있으니
중생들은 모두 그곳에 빠져 있도다.
능히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것은 참으로 어려우니
맹세코 배와 뗏목을 만들리라.

보살은 이렇게 말하고 나서 얼굴을 즐거운 마음으로 환하게 하고, 오른손으로는 아들을 데리고 왼손으로는 딸을 데려다가 바라문에게 보시해 주었습니다. 이때 아들과 딸은 눈에 눈물을 흘리면서 목이 메어 슬피 울었습니다. 보살은 보시를 하고 나서 다시 맹세하는 말을 하였습니다.

나는 아들과 딸을 보시하였으니
곧바로 보리(菩提)의 길로 나아가
맹세하건대 모든 중생들을 구제하고
어서 빨리 나고 죽는 바다를 뛰어넘게 되기를.

그때 보살이 아들과 딸을 보시하고 이렇게 말을 하고 나자, 대지에서 여섯 가지의 진동이 일어났다. 땅이 진동을 하는 까닭에 산림 속에서 고요함을 닦고 있던 모든 사람들은 놀라 서로에게 말했습니다.
‘지금 이렇게 땅이 진동하는 것은 무슨 인연이 있기 때문인가?’
이때 바실타(婆悉吒) 종족으로서 점을 잘 치는 어느 선인이 있었습니다. 그가 여러 선인들에게 말했습니다.

숲 속의 작은 아이가 나무 열매와 물을 먹고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을 즐겁게 하였도다.
고통의 바다 가운데에 있으면서 그곳을 벗어나고자 하여
보살이 자식을 보시함에 대지가 진동하였다.

그때 두 아이는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들을 바라문에게 보시한 것을 알고 나서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울면서 아버지의 두 발에 예배드리고 합장하여 말했습니다.

저희들은 어머님을 뵙지 못하고
이제 저 사람에게 주어지게 되었으니
잠깐 동안 자애로우신 어머님과 이별을 하고
아버님의 뜻에 따라서 다른 사람에게 보시되어 따라가겠습니다.

그때 보살은 사랑하는 생각 때문에 두 눈에서 눈물을 철철 흘리면서 아들과 딸의 목을 끌어안고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나의 마음은 너희들을 깊이 사랑하니
이것은 자애로운 마음과 견고한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인간과 천상을 이익 되게 하려고
너희들을 선희견(善喜見)에게 보시하는 것이니라.

나는 위없는 보리(菩提)를 얻어서
열반의 안락처(安樂處)를 증득하여
고통의 바다에 있는 모든 중생들을 건져내기 위함이니
구제되어 마땅히 윤회의 고통을 여의기를 바라노라.

이때 두 자식은 부모가 반드시 보시하리라는 것을 알고 소리를 내어 슬피 울면서 합장하고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아버님께서는 저희들을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보시하시려 하시니, 어머님께서 오시거든 다음과 같이 말씀드려 주십시오.
≺저희는 부모님께서 계시는 곳에 아울러 참회하기를 구합니다. 저희들이 어려서 어리석고 아는 것이 없었기에 많은 잘못을 범하였고, 혹은 순종하지 않아 공경치 못한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허물이 크니 용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말을 마치자 아버지의 발에 예배를 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을 돌고 나서 그 바라문을 따라서 점차로 길을 떠나갔는데, 그들은 아버지가 한 말을 생각하고 자주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그때 보살은 자식을 생각하여 자애로운 말을 하고 돌아와 초막으로 들어가 곧 무상보리(無上菩提)의 대원(大願)을 발하였습니다.
또한 아이들이 떠나갈 때에 삼천대천세계에는 여섯 가지의 진동이 일어났으니, 허공 가운데의 여러 하늘들은 모두가 큰 소리를 내어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대사(大士)께서 마음으로 보시를 하여
반드시 위없는 가장 훌륭한 일을 성취하려고
아들과 딸을 보시하니
견고한 마음에 물러섬이 없도다.

그때 여러 하늘들이 이렇게 말하고 나자 그 모친이 풀뿌리와 나무 열매를 가지고 처소로 가려고 하다가 대지가 진동하는 것을 보고 더욱 빨리 처소에 되돌아가려고 하였다. 그때 어느 한 하늘이 어미 사자로 변하여 돌아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지나가지 못하게 하였으니, 보살이 일체 중생을 위하여 보시하는 유익한 일을 행함에 있어 장애될까 걱정이 되어서였다.
태자의 아내가 어미 사자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모든 짐승의 왕의 아내이거늘
무슨 까닭에 길을 가로막고 있는가?
만약 내가 나의 남편에게 정숙한 아내라면
당신은 빨리 길을 열어 주시오.

당신은 모든 짐승의 왕의 아내이며
나는 인왕(人王)의 아내이니
법에 따라 자매가 되는 것이니
당신은 급히 길을 열어 주시오.

이때 사자는 본래의 모습인 하늘 사람의 형상으로 돌아가서 곧 그 길을 피하니, 태자의 아내는 사나운 모습을 보고 한편 이렇게 생각하였다.
‘하늘과 같은 귀신이 나타나고 숲 속에서 소리가 나니, 나의 거처에 반드시 변괴나 상서롭지 못한 일이 있는가 보구나.’
그리고는 게송으로 말했다.

내가 지금 눈 깜짝할 사이에
괴이한 까마귀가 기이한 소리를 내니
반드시 이별의 괴로움이 있을 것인데
아이들은 지금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게다가 땅이 진동하는 것까지 보고 나니
몸과 마음이 더욱 불안하구나.
반드시 두 자식을 잃게 될 것 같으니
근심하는 마음이 마치 불길이 타오르는 것 같구나.

이와 같이 갖가지 나쁜 생각을 하면서 사는 곳에 이르러 사방을 두루 살펴보니 두 자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마음이 곧 혼미하고 어지러워서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다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마땅히 다른 곳에서 벌레나 새들과 함께 놀고 있거나 방 안에서 잠을 자고 있을 것이다.≻
왕비는 먼저 방 안에 갔다가 보살만 있는 것을 보고 합장하고 보살에게 말했습니다.
‘아이들은 지금 어느 곳에 있습니까?’
보살이 말했습니다.
‘어떤 바라문이 내게 와서 아이들을 달라고 하기에 아이들을 그에게 주어서 데려가게 하였소. 나를 따라 기뻐해 주기 바라오.’
이때 자애로운 어머니는 이 말을 듣자 마치 사나운 짐승이 독화살을 맞고 어지러워 땅에 쓰러지듯이, 물고기가 물 밖으로 나와 펄떡거리며 괴로워하듯이, 또한 새끼를 잃은 어미 소들이 슬피 울면서 계속해서 비명 소리를 내는 듯하면서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나의 자식들은 얼굴이 꽃과 같이 곱고
손은 연잎보다도 부드러워
일찍이 괴로운 일을 겪어 보지 아니하였거늘
사랑하는 나의 자식들은 지금 어디로 갔느냐?

짐승의 새끼들과 함께 놀면서
곧은 성품은 마치 노루와 사슴과도 같았거늘
나의 자식들아, 너희는 지금 어디에 있으며
누가 너희를 데리고 가서 부려 먹고 있느냐?

목이 메어 울면서 남을 따라다니며
슬피 울면서 몸으로 온갖 고통을 받고 있을 터이니
떠나갈 때에 너희를 보지 못하였으니
살아서 헤어질 줄이야 누가 알았겠느냐?

이 산림 속에서
언제나 꽃과 과일과 풀뿌리를 먹으면서
굶주림과 추위를 참으며 남을 섬겼더니
이제 이러한 고통과 액난을 당하는구나.

아버지와 어머니가 가까이서 돌보는 것을 마다하고
권속들과도 헤어진 것은
모두가 저 나쁜 사람으로 말미암아
자식들을 고통 받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너는 찰제리족으로 태어났거늘
이제는 누구를 받들어 섬기며
밤낮으로 내몰림을 당하고
수많은 고통에 얽매여 있느냐?

과거에 지은 죄(罪)와 악업(惡業)으로 말미암아
일찍이 중생으로 하여금 사랑하면서도 헤어지게 하는 것이니
내가 만약에 언제나 진실한 말을 하여
일체의 중생들에게 평등한 마음을 일으킨다면

이 진실한 맹세의 말로 인하여
세세생생 살아서 헤어지는 고통이 없게 될 것이니
나의 두 자식이 비루한 몸을 해탈하여
어서 빨리 열반의 안락한 과보를 증득하기를 바랍니다.

그때 자애로운 어머니는 아들이 심은 나무를 보자 다시 근심에 잠겨서 나무를 끌어안고 슬피 울면서 다시 말하였습니다.

이 숲과 온갖 꽃과 약초들은
모두가 나의 자식들이 직접 심어서 가꾼 것들인데
숲과 온갖 꽃과 약초들은 활짝 피어 있건만
오직 나만이 너희들과 함께 시들어 가는구나.

다시 점차 길을 가다가 짐승의 새끼들을 보고 또한 슬피 울면서 품은 마음을 서술하여 말했습니다.

너희들은 항상 나의 아들과 함께 놀면서
즐거워하는 정이 끊임이 없었거늘
나의 자식들은 지금 어디로 갔기에
괴로워하면서 찾아다니게 하느냐?

태자의 부인은 자신의 아들이 떠나간 곳에서 사방을 둘러보니, 산과 벼랑은 높고 험하였으며 길은 사람의 자취가 끊겨 있었습니다.
어미는 다시 슬피 울면서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채찍과 막대기로 때리며 몰아서 데리고 갔을 것인데
길은 험하고 산과 벼랑은 높구나.
핍박하여 앞으로 나아가게 하였을 것이니
바라문은 자비롭지 못한 자이겠구나.

목이 메어 우느라고 목구멍은 갈라지고
울부짖느라고 가슴에서 피를 토하였을 것인데
마치 짐승이 놀라서 달아나는 것과 같았으리니
부드러운 발로 어떻게 갔을까.

그때 보살은 아내가 근심으로 괴로워하며 슬피 울기를 그치지 않는 것을 보고 곧 방편을 써서 갖가지로 타일러서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내가 아무런 성내는 마음이 없이
곧 두 자식을 보시한 것은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려고
보시하기 어려운 것을 보시한 것이라오.

나의 자식과 권속들은
보시하기 어려운 것을 이미 보시하였으니
마땅히 대인(大人)의 과보를 초래하여
위없는 묘한 보리(菩提)를 성취할 것이오.

내가 지금 맹세를 하고 자식을 보시한 것은
해탈을 구하기 위함이었으니
수레와 아울러 아내와 자식까지도
모든 사람들에게 보시할 것이오.

그의 아내는 보살의 말을 듣고 나서 마음을 견고하게 가지고서 합장하고 보살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장애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 없으니
다른 마음을 먹지는 마십시오.
만약 저를 남에게 보시하려고 하시거든
뜻대로 하시되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사랑하는 마음을 끊고 친속들은 버리고서
지극한 원(願)으로 보리를 구하고자 하시니
구하는 바의 원을 만족하게 하시고
미혹한 중생들을 모두 구제하여 주소서.

그때 제석천왕은 마음에 이상하게 여겼으나 보살은 부지런히 수행하였으니, 제석천왕은 욕망을 그쳐서 성취하는 것을 돕기 위하여 그날 밤에 한량없는 제천(諸天)들을 거느리고 그들에게 에워싸여서 보살이 거처하는 곳에 도착하였습니다. 제석천은 허공 가운데에 머무르면서 산림을 환하게 비추고 주변을 환하게 하여 모두를 크게 밝히고 보살에게 말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어리석어서 경솔하고 혼미하여 스스로 어지러운 것입니다.’
그때 제석천은 이 말을 하고 나서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보살에게는 한 사람의 아내가 있어서 공급하여 주고 시중을 들어 주니, 만약 이 한 사람이 없다면 매우 힘들게 될 것이다. 내가 또한 방편을 써서 반드시 아내를 데려와야만 하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보살의 곁에 이르러 바라문으로 변하여서 보살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의 아내는 모든 상(相)을 구족하였고
남편에게 지조와 정조를 깨끗하게 지켰습니다.
호족의 누이를 데리고 있으니
이 바라문에게 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때에 보살의 아내가 대답했습니다.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는 탐욕이 많은 사람인
바라문 당신은 천하고 비열하여
익힌 습성으로 법답지 못한 일을 행하여
나의 정결한 마음을 무너뜨리려 하는구나.

그때 보살은 자비스러운 마음으로 바라보며 관찰하니, 그의 아내가 곧 대답하였습니다.

저는 저의 몸을 아까워하지 않으며
또한 스스로의 즐거움을 구하지도 않습니다.
만약 제가 저 사람을 따라서 떠나간다면
누가 능히 당신을 받들어 섬길 수 있겠습니까?

보살이 대답했습니다.
‘나는 당신을 매우 아끼지만 다함이 없는 법을 구하기 위해서 마땅히 나의 뜻을 따라서 이 사람을 쫓아가시오. 비록 당신을 떠나게 하여 내 몸이 죽게 된다 하더라도 또한 보시 행하기를 서원하여야만 할 것이오.’
말을 마치고는 기뻐하면서 곧 스스로 생각하였습니다.
‘이것은 마지막으로 아내를 버려서 보시하는 것이니, 마음에 아무런 집착의 얽매임이 없다.’
그리고는 곧 아내의 손을 잡고 바라문에게 주면서 말했습니다.

이 존귀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해 주십시오.
순순하고 곧은 마음으로 몸을 잘 조복시켰습니다.
나는 이 아내를 사랑하기를 매우 극진히 하였으니
바라문께서는 불쌍히 여겨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때 왕자가 보리(菩提)를 구하기 위하여 마땅히 아내를 보시하니,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을 하였습니다. 그의 아내는 목이 메어 울면서 바라문을 뒤따라갔는데, 이미 아들과 딸을 잃은데다가 다시 어진 남편과도 헤어지는지라 고통 가운데에서 고통이 생겨나 근심의 독이 몸에 감겨서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내가 과거에 이러한 업(業)을 지었기에
무시이래로 항상 서로 이어지는구나.
소가 새끼를 잃은 괴로움이라 하더라도
나의 이 괴로움보다는 덜하리라.

그 왕자의 아내가 이렇게 말하고 나니, 그때에 천제석은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와 왕자의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인간이 아니며, 또한 바라문도 아닙니다. 나는 제석천으로서 능히 아수라(阿修羅)도 조복시킬 수 있기에 보살의 대원(大願)인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성취시키고자 하는 것이니, 중생을 불쌍히 여기는 까닭입니다.’
그 보살의 아내는 제석천의 말을 듣자 크게 기뻐하며 합장하고 말했습니다.

천제석이여, 나의 아이들이
노비의 몸을 여의고
착한 인연을 지어서
부왕께서 계시는 곳으로 되돌아올 수 있게 해 주소서.

이 게송을 말하고 나니, 이때 천제석은 보살이 있는 곳으로 와서 왼손에 보살의 아내를 잡고서 보살에게 말했습니다.

이 부인을 당신께 되돌려 드리니
당신 마음대로 이바지하고 시중드는 일에 충당하십시오.
행여 다시는 다른 사람에게 주지 마시고
받아서 곁에 두시면서 다른 일에 쓰십시오.

이때 그 바라문이 데리고 갔던 두 아이는 제석천이 미혹하게 하여 보살의 부왕의 나라로 향하였습니다. 그런데 바라문은 언제나 그 나라를 피해 다니곤 하였었는데, 제석의 힘으로 말미암아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그 성 가운데에 이르러 왕손(王孫)을 팔았습니다.
성안의 여러 신하들이 그 왕손을 보고 나서 왕에게 가서 아뢰었습니다.

저희가 임금님의 왕손을 보았는데
임금님의 손자와 손녀께서
바라문에게 끌려와서
이 성안에서 팔리고 있나이다.

왕은 이 말을 듣자 마음이 아득하고 혼미해져서 오랜 뒤에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이때 왕은 곧 좌우의 신하들에게 칙명을 내렸습니다.
‘경들은 속히 가서 보도록 하시오.’
신하들이 명에 따라서 그곳에 가려고 하는데, 이때 어느 한 신하가 먼저 왕손을 품에 안고 와서 곧바로 왕에게 보였습니다. 왕은 손자의 몸이 파리하게 수척하여 있고 몸에는 더러운 때가 묻어 있으며 다 떨어진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자 기절하여 땅에 쓰러졌습니다.
여러 신하들이 부축하여 자리에 앉히니, 왕은 다시 신하들에게 말했습니다.

산림 가운데에 있으면서도
여전히 보시하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경들은 속히 가서
나의 아들과 며느리를 불러오도록 하라.

그때 제석천은 보살에게 예배를 드리고 본궁으로 되돌아갔으며 나라 안의 모든 백성들이 와서 보살께 청하여 본국(本國)으로 되돌아오니, 왕이 본국을 세우고 왕이 된 것과 같았습니다.
그때 저 보살은 일체의 보시를 갖추고 사문과 바라문과 가난한 사람과 과부와 고아와 친한 벗들로서 와서 구걸하는 자에게 모든 것을 베풀어 주고 한량없는 복업을 닦았으며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보살이 되고자 하거든
넓고 넓게 보시를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니
찰제리족과 바라문과
바이샤와 수드라여

금은과 보배로운 것들과
모든 영락들과
노비와 종복들을
계율을 지키는 사람에게 베풀어 주고

데리고 있는 아내와 자식들도
바라문에게 받들어 보시하면
이 사람은 그 과보를
금세(今世)와 후세(後世)에 받으리라.

그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이름을 미시박다라왕이라 하고 능히 일체의 사문과 바라문과 가난하여 구걸하는 모든 사람들과 친한 벗과 권속들에게 보시를 하고, 갖가지의 보시를 하여 한량없는 복업을 닦았던 사람은 바로 나였던 것이니, 대왕께서는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나는 그때에 능히 보시를 행하여 한량없는 복업을 닦아 무상보리(無上菩提)의 대원(大願)을 발하였던 것입니다. 대왕이여, 다만 이 보시의 복력(福力)만으로 보리를 증득하였던 것이 아닙니다. 내가 바르게 믿고 선근을 쌓은 공덕을 인연한데다가 다시 한량없는 복을 닦았던 까닭에 보리를 증득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다시 대왕이여, 나는 위없는 보리를 얻기 위하여 보시를 행하고 많은 복업을 닦았습니다.
대왕이여, 지나간 옛날에 바라닐사대성(婆羅痆斯大城)에는 범덕(梵德)이라고 하는 왕이 올바르게 왕위를 계승하고 법으로써 세상을 교화하였으니, 백성들은 매우 번성하였고 국토는 풍요로웠으며, 모든 거짓이 없었고 도적과 질병도 없었으며 소와 양과 곡식이 가는 곳마다 가득하곤 하였습니다.
다른 때에 점치는 사람이 날씨를 점치기를, 이 나라 국경 안에는 12년 동안 대단한 가뭄이 들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범덕왕(梵德王)은 곧 북을 쳐서 널리 명령을 전하게 하였습니다.
‘나라 안에 있는 모든 백성들에게 널리 알려서 알게 하라. 점쟁이가 날씨에 대해 점치기를, 앞으로 12년 동안 큰 가뭄이 들어서 비가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하니, 모든 백성들 중 만약 12년 동안 먹을 양식이 있는 자는 마음대로 머무를 것이나 만약 양식이 없는 자는 음식이 충분한 곳으로 가 있다가 나중에 풍년이 들거든 다시 와서 살도록 하라.’
당시에 성안에는 산탄(散彈)이라고 하는 한 장자가 있었습니다. 대단한 부자로서 재물이 많았고 수용하는 일과 여러 보배와 소와 양과 곡식이 가득하여서 마치 비사문왕(毘沙門王)과도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장자는 왕의 명령을 듣자 곧 창고를 지키는 사람에게 말했습니다.
‘장부(丈夫)여, 그대는 나의 창고 안을 알고 있으니 묻겠는데 나의 창고에는 12년 동안 먹을 양식이 있는가, 없는가?’
창고지기가 말했습니다.
‘있습니다.’
장자는 곧 권속들과 함께 안심을 하고 머물렀고, 양식이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은 모두 풍년이 든 나라로 가서 의탁하였습니다.
만약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여 계시지 않으면 마땅히 독각(獨覺)이 인간 세상에 살면서 중생들 가운데 가난하고 곤궁한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며 있는 법입니다. 이때 독각은 아득하게 넓은 들의 숲 속에 있으면서 사람들에게 공양을 받고 있었습니다.
뒤의 어느 때에 그 바라닐사성의 어떤 곳에는 5백 명의 독각이 살고 있었고, 다른 한 곳에서는 또 다른 5백 명의 독각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때에 5백 명의 독각은 식사 시간이 되자 발우를 가지고서 산탄 장자의 집으로 가서 걸식을 하였습니다.
이 독각들이 장자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12년 동안 능히 5백 명의 출가인들에게 음식을 공양할 수 있겠습니까?’
장자가 대답했습니다.
‘잠깐 기다리십시오. 제가 창고지기에게 물어보아야만 됩니다.’
장자가 곧 창고지기에게 물었습니다.
‘장부여, 나의 권속들과 아울러 5백 명의 출가인들이 12년 동안 족히 쓸 만한 양식이 있는가, 없는가?’
‘있습니다.’
이때 장자는 곧 독각을 청하여 12년 동안 음식을 공양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들이 공양을 마치고 떠나간 뒤에 다시 5백 명의 독각들이 장자의 집에 와서 말했습니다.
‘12년 동안 우리 5백 명의 독각에게 음식을 베풀어 줄 수 있겠습니까?’
장자가 말했습니다.
‘성자여, 제가 이미 한 번을 청하여 마쳤는데, 어찌하여 수고스럽게 거듭 오셨습니까?’
여러 독각들이 장자에게 말했습니다.
‘앞에 왔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고 우리들은 지금 막 이곳에 왔습니다.’
장자가 대답했습니다.
‘성자여, 잠깐 기다리십시오. 제가 창고지기에게 물어보겠습니다.’
장자가 창고지기에게 말했습니다.
‘장부여, 우리 권속들과 출가인들에게 12년 동안 공급할 양식이 충분한가, 충분하지 않은가?’
‘충분합니다.’
그 장자는 곧 5백 명의 독각들과 앞서 왔던 5백 명의 독각들에게 12년 동안 음식을 공양할 수 있도록 청하였습니다.
장자가 다시 물었습니다.
‘성자여, 매일 어느 시간에 공양을 드시겠습니까?’
독각이 말했습니다.
‘우리들은 언제나 하루의 정오에 공양을 하니 이때에 공양을 하겠습니다.’
장자는 곧 하나의 절을 짓고 매일같이 때에 맞게 천 명의 독각들에게 절에 와서 공양을 하시도록 청하였습니다.
그리고 장자는 독각에게 물었습니다.
‘성자여, 지금은 기근이 들어 있으니 어느 때에나 비가 내리겠습니까?’
독각이 대답했습니다.
‘지금 비가 내릴 것입니다.’
장자가 다시 물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씨앗을 지금 뿌릴까요, 뿌리지 말까요?’
독각이 대답했습니다.
‘마음대로 하십시오.’
장자는 곧 참된 가르침을 받고서 가지고 있는 씨앗들을 모두 파종하였습니다.
이때 제석천이 이 일을 관하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이 사람은 1천 명의 독각에게 공양을 하고 있으니, 보시하는 가운데 가장 훌륭하고 보시하는 가운데에 허물이 없다. 그러니 내가 산탄 장자를 도와서 공덕을 성취하게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제석천왕은 때에 맞게 비를 내려 주니, 그 파종한 씨앗은 호리병박[瓠蘆]이 되었습니다.
그 농부가 와서 독각에게 물었습니다.
‘성자여, 저의 씨앗이 싹이 텄는데 모두가 호리병박이 되었으니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독각이 대답했습니다.
‘당신은 다만 물을 대주기만 하면 됩니다.’
그가 곧 가서 때에 맞게 물 대기를 해 주니, 곧 꽃과 열매가 맺혔는데 하나하나의 꽃과 열매는 크기가 호리병박만 하였고, 혹은 큰 단지만큼이나 컸습니다.
그 농부가 곧 이 일을 다시 와서 말하니, 성자가 말했습니다.
‘당신은 그것을 함부로 손상시키지 마십시오. 때가 되면 저절로 열릴 것입니다.’
뒤에 그것이 익자 그 열매가 저절로 쪼개졌는데, 그것을 따라서 파종하는 종류의 씨앗들이 그 속에 가득하여 기근이 저절로 없어졌습니다. 그것들이 변하여 잘 익으니 여기저기의 사람과 동물들이 모두 바라닐사성으로 와서 의탁하여 머물렀고, 먼 곳으로 가서 기근을 피하던 자들도 모두 와서 이 성에 의탁하여 머물렀습니다.
그때 장자는 항상 훌륭한 음식으로 천 명의 성스러운 독각에게 공양을 올렸으며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총명함은 마음을 증득하여 깨달으시고
몸가짐과 말씀도 또한 적정(寂靜)하시니
언제나 그와 같은 분들로서
번뇌가 없으시며 마땅히 공양을 받아야 할 분들께 보시를 한다네.

신통(神通)과 변화(變化)를 겸비하시고
단정하고 엄숙하시어 명성이 있으시며
일체의 두려움이 없으신 분들께 공양드리니
권속들과 아울러 나 자신의 즐거움이로다.

마땅히 공양을 받아야 할 분들께 보시하고
구족하게 청정한 계율을 지켜서
뿌리는 바의 안락한 업(業)을
금생(今生)과 내생(來生)에 짓도다.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十四 弱大唐三藏義淨奉 制譯‘爾時,大王見彼女人如風而去,心生怕懼,告彼門師婆羅門曰:所應作者悅意已走。其婆羅門白言:大王,已得成就,災厄已除。于時,悅意在於空中,復更思惟:我今於此,受諸苦惱,皆由彼仙。若到仙所,須說此事。我身爲汝,遭大苦難。作是念已,卽至仙所,禮已白仙人曰:我爲大仙,向人說故,遂被繫縛。爲人愛欲,迷亂至死。復白仙人曰:若善財相覓,取我指鐶,而授與之,報如是言:我之住處,道路極嶮,幸當迴去,更不須來。若不肯迴,願仙略視道路。於此北界,有三黑山,度此山已,更有三山,復更有三山,度九山已,有雪山王,山北復有黑山,山下水流。復有佉達羅、伊沙陁羅、金剛藏、欲色山、烏俱得迦、伊伐得迦、阿鼻縛那、彼木山那等諸山,過此山已,卽入佉那羅山。山下有窟,入此窟中,入已,有大石柱,登柱上已,被鹿皮而住,當有一鳥王來,撥汝去,得過諸山。從此出已,多有諸色于槎,或作人形、羊形、羖羊形。復至一窟,名賓伽羅,中有水流如粖,其中有大蟒蛇速疾走來汝須存意極大超越。其槎中閒,有惡鳥來,當須射破。復有槎如兩牛相鬪,可打角破,便當進路。或復途槎,以鐵爲人,手持鐵刀,形貌可畏。亦須打破,然卽進路。復有槎形,如藥叉相。其藥叉鐵口,汝若見之,以鐵釘,釘額。復逢一井,名曰猛轉,當須手執於杖,過之。若逢頭及眼黃色藥叉,當須杖刀之而過。又多度水,裏有蛟龍,其水名曰能伽、婆騰伽、多波你、波登祇、指多囉、嗚嚧馱你河、阿薩你、阿施尾沙、毘陀諾你等河。其能伽河有藥叉女,常爲居住,名曰俱波。婆騰伽河無人能住,多波你河多有蛟龍,指多囉河中欲色,嗚嚧馱你河緊那羅婢居止,呵薩你河中,緊那羅新婦住,阿施尾沙河中,有種種色蛇,毘陀河水甚濁穢惡。若度能伽河時,意存勇健,若度婆騰伽河,心須超越;若度多婆那河,閉口而度;若度指多羅河,時作種歌唱,若度烏嚧馱那河,心須正定;若度呵薩那河時,嘿然勿語,若度阿施尾沙河時,當作禁毒蛇呪已度;若度那陀那河,手持利劍割藤而度。如是度過此等河已,有五百藥叉,守當開門,汝須勤勇,必莫畏之。此是緊那羅王城。說是語已,禮仙之足,騰空而去。爾時,善財童子平定外國怨已,卻還那布羅城。是時,善財纔息定已,卽拜父王,對面而坐。父王便已愛念之語,安慰善財。善財答曰:以父王威力,得安隱歸伐。彼怨軍悉皆平定,仍將寶子,置立押官,依法輸科。父王告言:我子有功,所作皆了。其善財童子辭父王曰:欲歸宮內。父王告曰:且住,共食。白父王:我夂不見悅意,今欲往看。王曰:今日且住。明當往看。又白父王:我要今日,須看悅意。父王默然不對。是時,童子卽歸本宮,乃見宮中,無有光彩,不見悅意。東西馳覓,作聲喚曰:悅意,悅意,汝今何在?諸宮共集,欲亂善財,然而身心如被箭射,專向悅意,頻更重問:悅意何在?其時,宮人具說如上。善財童子聞已,甚大愁苦。宮人白言:今此宮中,更有勝者,幸除憂惱。于時,善財念知父王作無恩事。卽往母邊,禮足長跪白言:阿孃,我今不見悅意。然而悅意形貌端嚴,具多福德,今若不見,迷亂燒心,隨彼趣方,我當求覓。若無悅意,生大苦惱。母曰:當爲悅意遭命難苦,我放令去。問曰:此事云何?其母具說。善財知彼父王無恩,復問:阿母何方而去?母曰:悅意今向此山仙人法王住處。于時,善財爲離悅意,苦惱啼泣。不覺唱言:悅意。母又告曰:於此宮中,更有勝彼,何故憂惱?善財答曰:阿孃此之宮人,我不愛樂。母以善言慰誘,煩惱更加,速起尋訪,東西馳走,而作是念:可於得處,更尋問。卽往詣獵師所,問曰:汝先何處得悅意耶?獵師答曰:於彼山中,有仙人住,其處有池。悅意每來,池中洗浴。我依仙人言教,繫捉得來。時,善財卻迴宮內。又作是念:今可往仙人所,取其消息。父王亦聞童子離別悅意,極大愁惱,欲往山中仙人之所。父王告曰:善財,何爲迷亂至此?我今爲汝,更置最勝宮人。善財聞已,白言:我無悅意,不能在宮而住。爾時,大王卽出嚴勅,令四衢道、諸城門所,但有要路,皆令捉搦,莫放童子出城。善財爲性,夜卽省睡。我聞晝中,五種之人,於夜省睡。云何爲五?一者丈夫思婦,婦思丈夫;二者婦被夫,瞋責;三者作賊之人;四者軍將;五者苾芻精勤苦行時。我今當一。于時,童子作是思惟:我若從門而出,父母必罪守門之人。作是念已,卽取花鬘,置於幢上,無人守護,門閞之處,從此而去。至於城外,月初出時,善財向月啼泣,思想悅意,卽說伽他而告之曰:月滿能明夜 亦是星中王 畢星如眼愛亦如大導師。誰見悅意眼如靑蓮。作是語已,漸行思念。昔共悅意遊戲之時,逢其鹿獐。告曰;汝常食水草,無病遊行。不同我苦。問曰:見我悅意耶?說已,漸行。至一方所,乃見花果茂盛,有蜜蜂於花上食氣。善財告言:靑色無有垢,有金色相在。竹林閒,兩色妙身?見悅意不?說已,復行。見一蟒蛇,告曰:汝是黑蛇,舌如樹葉,張口及眼,俱有煙焰,我有欲火,亦復如是,無有毒心。見我悅意,在於何處?說已,次至一林,見百舌鳥作其美聲,告言:汝在諸鳥中尊,遊林樹閒,有緊那羅王女,名爲悅意。眼髮如靑蓮,汝今見不?說已,次行,至無愁樹,名花閒枝,花名吉利,樹中之王。而告之曰:憶悅意時,心卽迷悶。汝名無愁,我今合掌,令我無愁。由心迷亂,種種異言。次至仙人住處,讚仙人曰:身被樹皮衣,常飡最上根。我今頂禮大仙,師,幸請速報悅意處。是時,仙人以安穩言,告善財:且坐。先言我見。面如滿月,目類靑蓮,緣眉細長,猶如盡月。形貌可愛,人皆喜見。且飡根果,後當無惱,訪覓不難。必無疑慮。說是語已,復告善財曰:然悅意去時,遺言相囑,留此指鐶。善財若來覓我,可與指鐶。作是語已,復說險路,可報善財童子,道徑極險難行,當須迴去。若決不迴,當視道路。是時,仙人告童子曰:當知悅意作是囑言。於此北方界,卽有三重黑山,過已,更有三重,復更有三重。過九山已,乃有雪山王,此山有藥,採取以蘇煎服,能無飢渴,多饒氣力,性念能定,幷取獼猴,隨其去處。以呪持之,幷將弓箭,及以明寶,合阿伽他香藥,能治蛇毒,復持三鐵釘及箏。雪山王北復有靑山,乃至當報。善財作大威力,超越彼諸惡類,皆當損之,廣說如前。依次而作。時,善財旣聞仙人說已,一依所告,次第而作,幷持藥呪,禮仙人足,退步而去。所須之事,皆悉已辦。唯不得獼猴,卻來仙所,時,仙卽與獼猴。爾時,仙人復告善財:汝獨一身,無有伴侶,何須苦覓彼悅意耶?定當捨命。善財白言:我決須覓。月在空行,誰爲伴侶?亦如獸王,以牙爪力,亦無有伴。火能燒之,誰之爲伴?縱我無伴,有何所防?若見大海,可卽不入?若被蛇毒,可不療治?夫大人者,精勤作事,若事不成,人無有過。爾時,善財依悅意說,以諸藥草、呪法,過諸山河險難之處,直至緊那羅王城。時,善財遙見彼城,異常勝妙,一切園苑,林茂端正,種種妙花幷諸雜鳥、池水、流渠。又見無量緊那羅女,共來取水。于時,善財問:諸女等,取水何用?答曰:王女名曰悅意,比在人閒,身染人氣,以水洗身,欲除人氣。善財更問女曰:此水爲同一時瀉浴,爲復前後依次與之?彼女答曰:次第瀉之。善財便作是念:我今善得其便。此吉利指鐶安於甁罐之中,信通悅意。善財卽以指鐶,嘿擲置一水罐之中,報彼女曰:可以此水,在前授與王女洗浴。是時,緊那羅女便作是念:此必有緣,卽在前瀉水,王女頂上,洗浴。然而指鐶落在身上。是時,悅意卽喚其女,問曰:汝將水來時,更有何人?荅曰:我見一丈夫,具陳相狀。然其悅意知是善財,令速藏隱,方便將入,莫使人見。依命將來,藏一處已,悅意往詣父王邊,長跪白言:阿爺,若見善財,欲作何事?父王荅曰:斬爲百段,分爲四聚。此旣是人,何所堪用?悅意復白王言:若當是人,如何能到於此?時父王聞已,瞋遂止息。王作是言:若童子來至,可與一切莊嚴之具,多與財寶及千緊那羅女幷其汝身,悉皆奉與于時悅意聞此語已心大歡悅喜樂遍身,卽令善財,嚴飾衣服,來見父王。爾時,緊那羅王遙見善財,人相具足,形貌端嚴,人所喜見。心生怪愕,欲試伎藝,置大金柱,高七多羅樹。又置七鼓幷七玄高。其善財童子身是菩薩,若是菩薩,諸伎工巧,無不解者。凡有所作,天亦助之,不爲障礙。卽於王前,設大供養,吹笛,擘箜篌,彈笓笆,作種種音樂幷諸伎藝。空中諸天亦皆助作。時,善財童子手執大刀,色如靑蓮,光彩晃耀。其王殿前有多羅柱,王令善財,以刀截柱。如截佉多唎葉,碎如油麻,以箭射彼金柱,七鼓、七玄高皆悉穿過。身若須彌,不動不搖,空中諸天及緊那羅等,皆大吼叫。爾時,緊那羅王見聞如此希異之事,心大驚愕。卽令莊嚴一千緊那羅女,姿質面貌一如悅意王。告善財曰:汝知何者是悅意耶?于時,善財卽發實言,說伽他曰:悅意是樹女 我今極愛敬 實言當速疾徐步向前行。是時,悅意不覺前行一步。緊那羅衆白大王言:此之善財,有人威力,精勤超越,具有形貌,共悅意相應,何須苦逼,不與悅意將?爾時,緊那羅衆次第白王:令與悅意。其王卽勅依緊那羅法,左手持女,右手執金甁,告言:童子此之愛女幷千緊那羅女,侍從圍遶,以賞爲妻。王曰:人當無恩,必莫棄捨。亦不得更置婦人。時,善財聞王教已,卽共悅意,同歸本宮,而爲遊戲,歡娛作樂。善財復於後時,思憶家眷,離別父母,愁憂苦惱。卽共悅意,平論斯事。君欲如何?悅意卽爲啓父王知。王曰任汝共善財相隨而去。莫行錯誤,人多詐誑。是時,父王作誡勅已,卽與金銀、眞珠等種種雜寶而爲資遣。是時,善財以緊那羅力,速疾還詣那布羅城。當入城時,由緊那羅作種種香氣,遍滿城內。父王聞善財來,勅令作諸鼓樂,掃灑城邑,除瓦石、沙礫,皆令鮮潔,作諸音樂,懸繒幡蓋,燒衆名香,散諸妙花。善財共諸百千眷屬圍遶,入那布羅城,止息已,持諸珍寶,往詣父王所,禮足已,面前而坐,向緊那羅事具如上說。爾時,父王知其威力第一超越,卽與灌頂,建立王位。時,善財便作是念:我共悅意爲夫妻,故今得紹灌頂王位,自知過去因緣,得如是福報。我今須更勝於昔時,行於布施,作諸福業。作是念已,象閣城中十二年內,依彼俗法,置祭祀堂。’佛告大王:‘我於爾時,名善財童子者,莫作異見,卽我是身。當於爾時,行菩薩行,名善財王。我爲悅意故,精勤威力第一超越,旣得見已,於十二年中置祭堂,依法祭祀。豈我唯此捨施福業,而證無上菩提?而更修餘福業,積集善根故,正信因緣故,而證無上正等菩提。’佛言:‘復次,大王,我爲求無上菩提故,而行慧施,作諸福業。大王,諦聽。乃往古昔,於尾施縛城,有王名曰:尾施婆蜜多。正紹王位,以法化世。其國人民豐樂安隱,無諸詐僞、賊盜、疾疫,牛、羊、稻、蔗、在處充滿。其王正信,能利自他,愛念國人,慈心相向。後於異時,共妃遊戲歡娛,未久遂卽有娠。十月滿已,誕生一子,形貌端嚴,衆相具足。人所喜見。作生日會,爲立名號,共相議曰:此是尾施縛密多王子,應與名曰尾施縛多羅。授八乳母,廣如餘說。如蓮在水,速時長大,卽令入學,曆數、算計、工巧、伎藝、王法之事及以調馬,種種相法等,悉皆成就,廣如餘說。爾時,王子性懷賢善,眞實淨心,自利利他,心常慈愍,愛念世人,能行一切無餘之施。旣聞常施,心無閒斷,不問遠、近貧乏之人,皆來求乞,索者施與,皆令心足。然而菩薩復於後時,欲出觀望,遊戲園林,七寶瓔珞莊嚴其體。又身被鹿皮,乘騎輦輿,擊大鼓樂,速趁而行。欲入苑中時,有一婆羅門,讚王子曰:剎利童子大勝威力。卽說頌曰:無量人衆集 仁有大名聞 此輦應行施施與堪施人爾時,王子心生歡喜,速疾而下,以此寶輦,施彼婆羅門,而說頌曰:我本捨此輦 歡喜而能施 願我捨三界速證妙菩提。復於異時,王子出城,遊行園苑,以寶莊嚴白象,如白蓮華,亦如雪山,象有種上相,亦如帝釋之象,以自相好,而嚴其質,功德顯現。其象日日增長,於諸象中,而爲最勝。太子共諸親友眷屬圍遶,亦如衆星,而圓明月,三春屆節,百卉敷榮,茂林淸池花鳥交映,孔雀、鸚鵡、鵝、鴈、鴛鴦、雜類,哀鳴群飛,合響。太子于時,有邊境國王,知王子遊時,與諸綵女,於芳園所,隨處周旋,歡喜嬉戲,樂行布施。令婆羅門,速來乞象。其婆羅門至王子所,作美妙言詞,說伽他曰:天人聞好施 美妙遍諸方 施我所乘象今正是其時。爾時,王子聞斯語已,心卽歡喜,速從象下,而爲奉施。復以伽他,而發願曰:願我捨此象 喜施婆羅門 如是捨三界速證妙菩提。爾時,群臣來奏王曰:外境怨國遣婆羅門來,乞王子所乘最勝之象,今已施。彼大王聞已,極生瞋恚,卽喚王子種種呵責,令其出國。其王子聞父責已,作是思惟,卽說伽他曰:我修菩薩行 慈攝苦衆生 已著堅固甲捨斯最勝象。 家中一切物 隨力皆行施要心練行林 決定當須作。 捨家修苦行當詣練行林 不作如斯語 豈有施於人。菩薩作是語已,卽到妃邊,告言:賢首,所有財物皆須布施,可入山林,修其苦行。具如前說。其婦聞已,恐於太子,有別離憂,合掌白言:賢子,我身男女願亦相隨,山林中住,爲修道。我亦不忍一念之中,而能相離。以妙伽他,答太子曰:如雪無有月 大地無苗稼 如林涸無水妻無夫亦然。菩薩告曰:我等必有相離。一切世閒必有離別,況汝女性,報身柔軟。食、飮、臥具,皆須細美,在苦林中,唯敷草地,每飡根果以達彼草披掩其身妻曰賢子,雖聞此苦,心亦不退。菩薩答曰:此之誓願常念莫忘。爾時,王子卽詣父王,頂禮合掌,以伽他白言:願父懺摩我過失 施象與彼婆羅門緣此責我往山林 當願庫藏常增長。爾時大王聞此語已聲嘶哽咽不忍離苦。抱王子頸,愛言告曰:願子迴住,更勿廣施。菩薩以伽他答曰:我若復迴住 大地及諸山 身及妻奴施此心終不改。爾時,王子說此語已,跪辭父王,共諸妻子眷屬前後圍遶,城中之人皆大煩惱,咸送太子出城,百千眷屬皆乘輦輿,隨逐太子,送出城外,詣苦行林。時,有一人,聞城中人衆一時大哭,怪而問曰:是何啼哭之聲?衆人告曰:汝可不知?此城王子蘇達那被流出境。然而王子立性,愛樂布施。大王治責,今欲入山林中,緣此城內人民啼泣。爾時,太子依法言別,以頌告諸人曰:一切恩愛久共處 時至命盡會別離路宿樹下且隨飛 妻子眷屬皆如是。汝等當知法如是 世閒皆有別離憂當復專趣所作事 安住不動喩須彌。爾時,王子漸行,去城三十餘里,有一婆羅門,來告王子:剎帝利,我故從城出已,行三十餘里。復以伽他,告王子曰:我聞好施名故來 於此道路極疲勞欲令成就施本願 願汝速證妙菩提。爾時,王子妃聞斯語已,出不忍言,以頌答曰:汝婆羅門極惡人 被出山林由不放可無少慈於我等 王子失位竝由斯爾時,菩薩告妃言:賢首,汝莫於婆羅門作麤惡言。頌曰:若無此等求財者 何處更有證菩提於六婆羅施最勝 從斯行六證菩提。爾時,菩薩心生歡喜,卽以車輅,施婆羅門,而說頌曰:破我慳恚流 施輅婆羅門 猶如大仙轉得成無漏法。爾時,王子施車輅已,心生歡喜,攜抱男女,漸進而行,遠至苦行林中。旣到林已,身心歡喜,而修苦行。後於異時,夫人於山谷中,採覓花果,去後爾時,天帝釋觀見菩薩在苦行林中,爲欲試菩薩故,化作一婆羅門,於王子所,讚言:大勝剎帝利童子,願聽我言,卽以伽他,而說讚曰:端嚴族姓子 獨在山林中 汝愛之男女速持施我來。是時,婆羅門說此語已。爾時,王子愛念子故,一念思惟而住。其婆羅門又復告曰:剎帝利,我聞汝名能施一切,求者皆與,願以二子,施與我來。何假思惟?而說頌曰:地上及虛空 皆聞好行施 汝今應速捨滿我所求心。爾時,菩薩答曰:縱捨自身,由故不悋,況捨男女?我今思惟,別有私念。卽持兒女,施與婆羅門,而說頌曰:我今捨此子 快樂住山林 不共母籌議怨恨生憂苦。 莫令人有語 童子堅固心捨子不捨身 恐人生謗議。婆羅門曰:剎帝利童子,此亦不然。汝生於王族,大地普聞。哀愍衆生,常行慈施,尚以香象,施沙門、婆羅門,於諸貧乏下賤之人,常能攝受,求者滿足,不令空過。我旣遠來,勿令無益,速調心馬,幸無退轉,興別異心,使我所求,不令空度。爾時,菩薩聞婆羅門語已,而復思惟,爲愛子故,迷亂其心,而說頌曰:我今持愛子 施與婆羅門 彼生於苦惱皆由愛別離。 我今若不與 苦行無由成寧遭此別離 必令求滿足。爾時,菩薩專於一心,決定當捨。卽說頌曰:人中大苦海 有情皆被溺 能渡甚爲難誓作於舟筏。菩薩說已,顏容怡悅,以右手攜兒,左手持女,施與婆羅門。是時,男女擧目盈流,悲啼哽咽。菩薩施已,復發誓言:願我施男女 直趣菩提路 誓救諸衆生速超生死海。爾時,菩薩施此兒女,作是言已,于時,大地六種震動,爲地動故,於山林中,所有修寂之人,皆生驚愕,互相謂言,今此地動,有何因緣?時,有仙人是婆悉咤種族,善能占相,告諸仙曰:林中小兒食果水 見令衆人心喜悅在苦海中求出離 菩薩捨子大地動。爾時,二子知父施與婆羅門已,悲咽泣淚,禮父雙足,合掌白言:我等不見母 今將施與彼 願暫別慈母隨父施他將。爾時,菩薩爲愛念故,流淚滿目,抱兒女頸,以頌告言:我心於汝甚憐愛 不是無慈堅固心當爲利益於人天 捨施汝等善喜見。我爲無上菩提果 求證涅槃安樂處爲拔苦海諸有情 願救當離輪迴苦。是時,二子知父決定施已,作悲噎聲,合掌白言:父今決定捨施與他,阿孃來至,唯願白言:於父母處,竝乞懺摩,我等幼小,愚癡無識,多有愆犯。或時出語,不順恭敬,斯多過失願見容恕。語已禮足,右遶三帀,逐彼漸行,思父所言,頻見迴顧。爾時,菩薩思戀兒子,出言慈愛,迴入草室,卽發無上菩提大願。又子出時,三千大千世界六種震動,空中諸天皆發大聲。說伽他曰:大士要心施 決成無上事 施男幷捨女堅心無退屈。爾時,諸天說是語已,其母持根果欲歸。又見地動,更加悤速。時,有一天,變作母師子,守捉要路,不令得過。恐障菩薩利益之事,爲一切有情而行布施。妃告母師子曰:汝是獸王妻 何因守捉路 我若貞於夫願汝速開道。 汝是獸王妻 我是人王婦依法爲姊妹 汝急開其道。是時,師子復本天形,卽避其道,妃見惡相,一念思惟:如天鬼神及林中聲,我之居處必有災怪不祥之事。卽說頌曰:我今眼目瞤 怪鳥作怪聲 必有別離苦子今存與亡。 復見大地動 身心更不安定當失二子 憂心若火然。旣作如是種種惡相,欲至住處,遍觀瞻視,不見二子,心卽迷亂,處處尋求,又便作是念:應於餘處,共諸虫鳥而作喜樂,或應室內眠臥。先詣室中,唯見太子合掌白菩薩曰某童子等身今何在?菩薩告曰:有一婆羅門,來從我乞,然而童子與彼人將,幸願隨喜。是時,慈母聞已,如獸被毒箭,迷悶躄地,如魚離水,宛轉生苦,亦如牛等失子悲啼,哀聲不絕,而說頌曰:我子面如花 手軟逾蓮葉 未曾經苦事愛子今何去。 常共獸兒遊 性直如獐鹿我子今何在 誰將汝驅役。 哽咽從他行悲啼身受苦 去時不見汝 誰知生別離。於此山林內 每飡花果根 忍飢寒事他今遭斯苦厄。 捨父母親戀 眷屬亦違離皆由彼惡人 令子受辛苦。 汝生剎帝利今時奉事誰 晝夜被驅馳 衆苦恒纏迫。由於過去罪惡業 曾令有情愛別離我若常行眞實言 一切衆生起平等。以此眞實誓言故 世世常無生別離唯願二子脫卑身 速證涅槃安樂果。爾時,慈母見子所種樹木,更懷愁惱,抱樹啼泣,復爲言曰:斯等叢林及花藥 皆是我子身營理叢林花藥獨敷榮 唯我與爾咸枯悴。復次,漸行見諸獸子,亦以悲啼敍,而言曰:汝常與子遊 喜樂情無閒 子今何處去苦惱而求覓。太子夫人於子去處,四顧觀望,山崖嶮峻,路絕人行,母更悲啼,以伽他告曰:鞭杖以驅將 路嶮山崖峻 逼迫令進前婆羅門少慈。 哽噎咽喉破 叫呼胸吐血猶如獸驚走 足軟若爲行。爾時,菩薩見彼愁苦,悲啼不絕,卽爲方便種種勸喩,說伽他曰:我無瞋恚心 便將二子施 利益有情故難捨而將捨。 我子及眷屬 難捨今已捨當招大人果 無上妙菩提。 我今誓捨子爲求解脫故 車輅幷妻子 施與一切人。其妻聞菩薩語已,心住堅固,合掌白菩薩曰:我無障礙意 莫生於異心 若欲將我施隨意勿生疑。 割愛捨親眷 至願求菩提所求願滿足 拔濟救群迷。爾時,帝釋天王心生怪異,然而菩薩勤修練行,爲欲止息,助成立故,於其夜分,將無量諸天,前後圍遶,到於菩薩所居之處,虛空中住,照曜山林,周遍赫弈,而皆大明。告菩薩曰:世人愚癡,狂迷自亂。爾時,天帝釋說此說已,又作是念:然而菩薩有一妃,供給侍怙,若無斯一,甚爲辛苦。我亦方便,必須求取。作是念已,到菩薩邊,化爲婆羅門,白菩薩曰:汝妻衆相具 於夫志貞潔 手持豪姓妹可賜婆羅門。爾時,菩薩妻答曰:無羞多貪人 婆羅門下劣 習性行非法壞我貞潔心。爾時,菩薩慈心,瞻視,觀察。其妻卽荅曰:我不惜其身 亦不自求樂 若我隨彼去誰能奉事君?菩薩荅曰:我甚惜汝,爲求無盡之法,當隨我意,可逐斯人,縱令汝去,我身當死,亦須發誓行施。說已,歡喜,便自思惟:此是最後捨妻,心無執縛,卽手持妻,施與婆羅門告曰:專須供給此尊人 純直心行身調善我愛此妻甚珍重 婆羅門願哀納受。爾時,王子爲求菩提故,當捨妻時,地六震動。其妻哽咽,隨逐婆羅門。旣失男女,復離賢夫,苦中生苦,愁毒纏懷。說伽他曰:我先作是業 無始恒相續 如牛失犢苦我苦過於是。其王子妻作是語已。爾時,天帝釋還復本形,告其妻曰:我非是人,亦非婆羅門。我是帝釋,能伏阿修羅,爲欲成就菩薩大願無上菩提。哀愍有情。其菩薩妻聞天帝釋語已,踊躍歡喜,合掌白言:天帝願我子 得離奴婢身 爲作善因緣遣向父王所。說此頌已,時,天帝釋至菩薩所,左手持妻,白菩薩曰:此妻迴與汝 任意尤供侍 幸勿轉與人受寄將餘用。時,彼婆羅門所將二子,帝釋迷惑,令向菩薩父王國中。然婆羅門常避其國,由帝釋故,不覺至彼城中,而賣王孫。城內群臣見王孫已,啓白王曰:我等見王孫 兒孫及女孫 隨逐婆羅門於此城中賣。王聞此已,心悶迷亂,良夂醒已,時,王卽勅左右臣曰:卿等速卽將見。臣等依命,將至時,有一臣,先抱兒來,直見大王。王見孫子,身體瘦弱,垢穢異常,衣裳破壞,迷悶躄地。諸臣扶坐,復告臣曰:在於山林中 由常樂布施 卿等可速喚我子幷新婦。爾時,帝釋禮菩薩已,退還本宮。國內一切人民皆往請菩薩,卻歸本國。若王本國,建立爲王。時,彼菩薩具一切施,所有沙門、婆羅門、貧窮、孤獨、親友之人,來乞求者,皆悉施與,修無量福業。’說伽他曰:爲求菩薩者 廣博能施與 剎利婆羅門毘舍首陀等。 金銀珍寶物 及以諸瓔珞奴婢幷僕從 施與持戒人。 所有妻兒等奉施婆羅門 斯人獲其報 今世及後世。爾時,佛告大王:‘然於彼時,名曰尾施縛多羅王,能施一切沙門、婆羅門、諸貧窮、乞丐、親友、眷屬,作種種布施,修無量福業者,大王莫作異見,卽我身是。我於彼時,能行布施,修無量福業,發無上菩提願大王非唯作此布施福力,而證菩提。由我正信善根,積集功德因緣,更修無量福故,而證菩提。復次,大王,我爲求無上菩提故,而行布施,修諸福業。大王,乃往古昔,於婆羅痆斯大城,有王名曰梵德,正紹王位,以法化世,人民熾盛,國土豐樂,無諸詐僞、賊盜、疾疫,牛、羊、稻、蔗在處充滿。復於異時,相師占候於此境內,十二年中,天時亢旱。其梵德卽擊鼓。宣命曰:所在國中人等,普告令知。相師占候於十二年中,無雨亢旱。汝等若有十二年糧者,任住,如若無者,可往飮食充足之處,後豐熟時,還來境內。當於爾時,城中有一長者,名曰散彈。甚大富饒,多諸財物、受用等事及諸珍寶、牛、羊、稻、蔗廣大充滿,如毘沙門王。然而長者旣聞王命,卽命當庫之人,告曰:丈夫,汝知我庫藏之中,有十二年糧不?守庫人曰:有,長者卽共眷屬,安心而住。自餘人等,糧食不辨,皆歸豐熟之國。若無佛出世,當有獨覺,在於人閒,憐愍有情貧窮之類。于時,獨覺在於曠野林中,爲人應供,後於一時,其婆羅痆斯在一方所,有五百獨覺居止。復於一方,更有五百獨覺居住。爾時,五百獨覺卽以食時,持鉢往詣散彈長者家乞食。斯獨覺等告長者曰:汝能於十二年中,飯食供養五百出家之人耶?長者荅曰:待我須問當庫之人。長者卽問當庫人曰:丈夫,可有糧食,得我眷屬幷五百出家人於十二年用足已不?答曰:有。是時,長者卽請獨覺十二年中飯食供養。食訖去後,復有五百獨覺詣長者家,告曰;可能於十二年,施我等五百出家之人餠食耶?長者白言:聖者我已一度請訖,何勞重來?諸獨覺等告長者曰:前來者別。我等適至。答曰:聖者,待我問知庫人。長者告知庫人曰:丈夫,我等所有眷屬及出家人,十二年中,供給糧食足不?答曰:足。其長者卽請五百獨覺幷前五百,十二年中餠食供養。長者復問:聖者,每日何時當食?獨覺告曰:我等常於日午時食。是時,長者卽造一住處,每日依時,請千獨覺,就寺而食。然而長者問獨覺曰:聖者,爾時飢儉,何當降雨?答曰:今可降雨。長者復白言:我之種子,今可種不?答曰:任意。長者旣蒙實告,所有一切竝皆入出。時,天帝釋觀見斯事,便作是念:此人供養一千獨覺,施中最尊,施中無過。其散彈長者我須助成功德。作是念已,帝釋天王應時,乃降天雨,其種穀子變生瓠蘆。其農作之人,來問獨覺:聖者,我之種子生苗稼,竝是瓠蘆,不審云何?答曰:汝但漑灌。其人卽去,依時漑灌,乃生花果,一一花果大如瓠蘆,或如大瓮。其耕種人卽以斯事,復來啓白聖者曰:汝莫輒損。時至自開。後時成熟,其果自劈,隨其種類之子,於中皆滿。飢儉自除,變爲豐熟,處處人物皆悉來投婆羅痆斯。有遠避飢儉之者,卻來投此城中。’于時,長者常以香美飮食,供養千聖獨覺。說伽他曰:聰明證悟心 身語亦寂靜 常施於斯等無漏應供者。 神通兼變化 端嚴有名稱無畏之人食 眷屬幷身樂。 施與應供人具足持淨戒 所種安樂業 此世幷來世。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十四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14권(ABC, K1389 v37, p.693a01-702a23)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15권


대당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그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 당시 산탄(散彈) 장자가 12년 동안의 기근이 든 큰 가뭄에 천 명의 성인인 독각에게 공양을 하였고, 이때 제석천이 그가 공덕 짓는 것을 도와서 큰 비를 내리게 하였던 것이니, 대왕께서는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 산탄 장자가 바로 나의 전신(前身)인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나는 과거에 다만 그러한 보시를 하는 것만으로 보리(菩提)를 증득하였던 것은 아니니, 다른 견해를 갖지 마십시오. 나의 바른 신심과 선근(善根)이 쌓인 선근의 공덕인연(功德因緣)으로 말미암은데다가 다시 한량없는 복업(福業)을 닦았기 때문에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증득하였던 것입니다.”
게송으로 거두어 말한다.

마왕(馬王)이 되어 중생을 이익되게 하신 일과, 선인(仙人)이 되어 법에 따라 증명하신 일과[馬王仙作證],
자신의 목숨을 버려서 뱀으로부터 상인들을 구하신 일과, 조왕이 되어 은혜를 베푸신 일과[蛇命鳥王恩],
앵무새가 되어 무외시(無畏施)를 베풀게 하신 일과, 미제하국(尾提訶國)의 왕이 되어 선근(善根)을 쌓으신 일과[鸚鵡尾提訶],
구왕(龜王)이 되어 5백 명의 상인들을 구해 주신 일과, 소사나(蘇斯那)라는 신하가 되어 그 동생을 이익 되게 하신 일과, 상주(商主)가 되어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신 일이 있다[龜蘇二商主].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나는 무상보리를 구하기 위하여 일체의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고, 섭수(攝受)하였습니다. 대왕께서는 주의하여 자세히 들으십시오. 『중아함경[中阿笈摩]』 「승기득분야차경(僧祗得分夜叉經)」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이, 나는 그때 한 마왕(馬王)이 되어 이름을 바라하(婆羅訶)라고 하였으며, 모든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고 교화하였습니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나는 위없는 보리를 구하기 위하여 중생들의 일을 섭수하여 이익 되게 하였습니다. 대왕께서는 주의하여 자세히 들으십시오.
옛날 바라닐사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어느 선인이 살았는데, 그는 자비를 행하기로 마음먹고 중생들을 불쌍하게 생각하였습니다. 그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두 사람의 농부가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있었는데, 그들은 서로 다투다가 화를 내고 싸우게 되어 마침내 서로를 때렸습니다. 그들은 함께 선인의 처소에 와서 증명하여 주기를 요청하고, 한 사람은 곧 왕에게로 가서 그 일을 왕에게 말했습니다.
왕은 곧바로 말했습니다.
‘당신들이 서로 싸운 것을 누가 증명하겠는가?’
‘대왕이시여, 저희 두 사람이 싸운 것은 누가 먼저 잘못한 것입니까?’1)
선인이 대답하였습니다.
‘만약 전륜왕의 법에 따라서 판결을 하신다면 제가 증명을 하겠지만 별도의 법으로 판단하신다면 저는 증명을 하지 않겠습니다.’
왕이 말했습니다.
‘그렇게 하시오.’
선인이 대답했습니다.
‘이 사람은 저 사람을 성나게 하였고 저 사람은 이 사람을 성나게 하였으며, 저 사람은 이 사람을 때렸고 이 사람도 저 사람을 때렸습니다.’
왕이 말했습니다.
‘만약 그러하다면 두 사람이 모두 벌을 받는 것이 합당하다.’
선인이 말했습니다.
‘제가 먼저 말씀드리기를 만약 전륜왕의 법에 따라서 일을 판결하신다면 제가 증인이 되겠으나, 그렇게 하지 않으신다면 저는 증인이 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때 왕이 선인에게 말했습니다.
‘대선(大仙)이시여, 어떻게 하는 것이 전륜왕이 되어 일을 판결하는 것입니까?’
선인이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시여, 전륜왕의 법대로 한다는 것은 이익이 되지 않는 일은 제거하고 이익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 왕은 두 사람에게 말했습니다.
‘당신들은 물러가시오. 그리고 다시는 그렇게 서로 싸우지 마시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법으로 증인이 되었던 선인은 바로 나의 전신(前身)이니,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나는 과거에 비록 증인이 되기는 하였지만 법에 따라서 진실하게 증언하였으니,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선근과 올바른 신심이 쌓였던 까닭에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증득한 것입니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다시 위없는 보리를 구하기 위하여 중생들을 섭수하였던 것이니, 보살은 그때에 부정취(不定聚)2)에 있으면서도 자신의 목숨을 버려서 일체 중생을 이익 되게 하였습니다.
대왕이여, 지나간 옛날에 어느 곳의 큰 숲에 사자왕이 그 가운데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5백 명의 상인들이 그 험한 길을 지나가면서 낸 말소리 때문에 커다란 이무기가 놀라서 잠에서 깨어나, 5백 명의 상인들은 모두 이무기에게 포위되었습니다. 그때 상인들은 매우 크게 놀라고 두려워서 큰소리로 울부짖으며 모든 천신(天神)들에게 구해 달라고 빌었습니다.
그 사자왕은 이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그곳으로 와서 이무기가 그 상인들을 에워싸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나이 어린 코끼리가 있었습니다.
그때 사자는 곧 그 코끼리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이 여러 상인들이 지금 이무기에게 에워싸여서 잡아 먹히려고 하는데, 네가 능히 너의 목숨을 버려서 그 상인들을 구할 수 있겠느냐?’
그 코끼리가 대답했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사자가 대답했습니다.
‘내가 너의 머리 위로 올라가서 뒷다리로 너의 머리를 잡고 나의 두 발톱으로 그 이무기의 뇌를 때려야만 하는데, 그렇게 되면 나의 두 뒷발이 너의 머릿속으로 들어가서 너는 반드시 죽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무기의 뇌를 때리면 뱀도 반드시 죽을 것인데, 그 이무기는 입으로 독한 기운을 토하여 나도 죽을 것이다.’
코끼리가 말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이익 되게 하고 구제하는 일인데 어찌 자신의 목숨을 돌아보겠습니까?’
이때 사자왕은 코끼리의 머리 위에 올라가서 몸을 던져 그 이무기를 때리니, 사자의 발이 박혀서 코끼리는 곧 죽었으며, 사자가 이무기를 때려서 이무기도 또한 즉사하였고, 이무기의 독한 기운 때문에 사자도 죽었습니다. 이 셋이 한꺼번에 모두 죽으니, 모든 상인들은 마침내 목숨을 보전하게 되었습니다.
상인들이 그곳에서 떠나려고 하자, 허공에서 여러 천인들이 상인들에게 말했습니다.
‘이 사자왕은 현겁(賢劫)의 보살인데 지금 당신들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버려서 여러분을 구제하였습니다. 당신들은 마땅히 보살께 공양을 올린 뒤에 떠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때 모든 상인들은 곧 갖가지의 공양구를 가지고서 사자왕의 몸에 공양을 올리고 나서 떠나갔습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의 사자왕은 바로 나의 전신(前身)이니,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나는 그때 방생취(傍生趣:축생의 세계)에 있으면서도 능히 5백 명의 상인들을 구제하였으며, 나의 목숨을 버려서 그 이무기를 물리쳤으니, 내가 자비로운 마음으로 중생들을 섭수하였던 공덕의 인연으로 선근이 쌓이고 올바른 신심의 힘으로 말미암아 무상보리를 증득하였던 것입니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지나간 옛날 어떤 곳에 좋은 숲이 있었습니다. 어느 보살이 부정취(不定聚)에 있으면서 방생 가운데에 공명조(共命鳥)3)가 되어 하나의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하나는 달마(達摩)라고 하였고, 다른 하나는 아달마(阿達摩)라고 하였습니다.
이때 달마는 잘 익은 달콤한 열매를 먹었는데, 뒤에 아달마가 독이 들어 있는 열매를 먹어서 둘이 함께 괴로워하며 서로가 옳고 그름을 따지다가 하나가 삿된 발원을 하였습니다.
‘내가 태어나는 곳마다 언제나 너와 함께 못된 벗이 되어 손해를 끼치게 되기를 바란다.’
다른 하나가 발원하였습니다.
‘나는 세세생생토록 항상 자비스러운 마음을 행하여 너의 몸을 이익 되게 하기를 바란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당신의 생각에는 어떠합니까? 그때 달마라고 하였던 자는 바로 나의 전신이었으며, 아달마라고 하였던 자는 바로 제바달다(提婆達多)였던 것입니다. 나는 자비스러운 마음 때문에 그 인연으로 선근이 쌓였던 까닭에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증득한 것입니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지나간 옛날 어떤 곳에 잘 흐르는 못이 있었습니다. 보살은 그때 부정취(不定聚)에서 새의 몸이 되어 5백 마리의 새 가운데에서 왕이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의 한 늙은 새는 멀리 가서 음식을 구하지 못하고 언제나 작은 새와 여러 새의 알을 먹으면서 천천히 다니다가 배부르게 먹고 나면 한쪽 다리로 서 있었습니다.
이때 여러 작은 새들은 언제나 잡아 먹힐까 크게 근심을 하다가 함께 왕에게 나아가 새의 소리를 내며 말했습니다.
‘조왕(鳥王)이시여,……(앞에서와 같이 갖추어 말함)……근심스럽고 괴롭습니다.’
새의 왕은 곧 이 일에 대해 물어서 누가 여러 새의 새끼들을 잡아먹는지를 알아보았다. 보살은 비록 악취(惡趣)에 있었지만 마음은 언제나 다름이 없는 지라 이와 같이 물어보아서, 곧 늙은 새가 거짓으로 천천히 다니면서 못가에서 발돋움하고 서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때 새의 왕인 보살은 곧 그가 해를 끼치는 자라는 것을 알고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여러 새들의 알을 먹고
작은 새들을 잡아먹으면서도
발돋움을 하여 한쪽 다리로 서 있어
마치 계율을 지키는 것처럼 하고 있구나.

천천히 다리를 오므리고
몰래 거짓말을 하면서
목을 구부려 교태를 부리며 있으니
반드시 남을 속이고 간사한 짓을 많이 하겠구나.

그때 늙은 새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이제 새의 왕이 이미 나를 살펴 알았으니, 나는 지금 왕에게 귀의해야겠다.≻
새의 왕이 말했습니다.
‘당신은 계획을 세워서 많은 새들로 하여금 당신을 알아보고 원망하는 일이 없게 하시오.’
늙은 새는 이 말을 듣고 나서 곧 급히 달아나니, 이때 여러 새들은 안온하게 되어 근심이 없어졌습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의 새의 왕은 바로 나였으니,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나는 새의 왕이 되었을 때 능히 자비로운 마음으로 모든 중생들을 섭수하였고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선근과 정견(正見)의 힘을 쌓았던 까닭에 무상정등보리(無上正等菩提)를 증득한 것입니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지나간 옛날에 어떤 곳에 있는 우거진 숲 가운데에는 보살이 부정취(不定聚)에 있으면서 앵무새가 되어 사람의 말을 잘하였습니다. 그때 바라닐사에 범덕(梵德)이라는 왕이 있었는데, 그는 바르게 왕위를 잇고 법으로써 세상을 교화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새 한 마리가 있어서 앵무새를 해치려고 하였습니다.
앵무새는 대왕의 손 위로 날아들어 왕에게 말했습니다.
‘대왕이시여, 법답지 않은 법으로 세상을 교화하지 마소서.’
이때 왕은 새가 손 가운데로 날아든 것을 보고 마음에 불쌍히 여기는 생각이 일어나 곧 앵무새의 곁에서 5계(戒)를 받고 법으로써 세상을 교화하였습니다.
왕은 신하들에게 명하였습니다.
‘이제 일체의 새와 짐승들에게 무외시(無畏施)를 베풀도록 하라.’”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때 앵무새로서 사람의 말을 잘 하였던 새는 선근을 터득한 까닭에 무상보리를 증득하였던 것입니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지나간 옛날 바라닐사국에는 범덕왕이 바르게 왕위를 잇고 있었는데, 그곳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미제하국(尾提訶國)이 반역을 일으켰습니다. 그 범덕왕은 늘 신하의 도리에 어긋나는 신하를 정벌하려고 하였습니다. 범덕왕은 그 군대가 강성하였고, 그 미제하국도 비록 병마(兵馬)가 매우 뛰어났으나 언제나 마음으로 범덕왕에게 자비를 행하고 있었습니다. 그 범덕왕은 그 나라를 탐하여 4병(兵)을 일으켜서 미제하국을 공격하였습니다. 미제하국의 왕은 범덕왕이 군대를 총동원하여 쳐들어온다는 소식을 듣자, 곧 성읍을 청소하여 길에 돌과 기와 조각이 하나도 없게 하며, 그림을 그린 깃발과 꽃을 내걸고 모든 음식을 준비시켰습니다. 또한 여러 신하들에게 명하여 성안의 모든 백성들로 하여금 성 밖의 25리(里) 되는 곳에 미리 나가서 향과 꽃으로 그들을 맞아들이고, 다시 온갖 좋은 말로 범덕왕의 덕을 찬미하게 하라고 명하였습니다.
그 범덕왕은 이 일에 대해서 듣고 나자 곧 성내는 마음을 그치고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이미 반역을 일으켰으나 착한 말로써 거스르지 않았으니, 이제 군대를 되돌리는 것이 좋겠다.≻
이때 미제하국의 여러 신하들이 범덕왕을 찬탄하여 말했습니다.
‘왕께서는 저희 나라를 지나가십시오. 모든 병사들에게 널리 음식을 베풀겠습니다.’
미제하국의 왕은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대왕께서 저희의 참회를 받아 주시니
제가 마땅히 직접 받들어 공경하겠습니다.
모든 일을 대왕의 뜻에 따라 행할 것이니
친한 벗으로 여기는 은혜를 내려 주시면 다행이겠습니다.

그때 범덕왕이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참는 것으로 말미암아 해탈을 얻으니
성내는 마음이 고요해져서 일어남이 없다.
일체의 모든 것에 능(能)한 까닭에
일체의 모든 사람보다도 뛰어날 수 있다.

그때 두 왕은 서로 화합하여 범덕왕은 곧바로 본국으로 되돌아갔고, 미제하국의 모든 백성들은 모두 두려움이 없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의 미제하국왕은 바로 나의 전신(前身)이니,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나는 그의 마음을 조복시켰고 그 올바른 믿음과 선근이 쌓였던 까닭에 무상보리를 증득한 것입니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지나간 옛날 보살은 그때 부정취(不定聚)에 있으면서 바다 가운데에서 한 거북의 왕이 되어 있었습니다. 다른 때에 5백 명의 상인들이 배를 타고 항해에 나섰다가 바다짐승에 의해서 배가 부서졌는데, 그 거북이 5백 명의 상인들을 등 위에 올려놓고 바다를 건네주니, 그때 상인들은 모두가 안온하게 목숨을 보전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때의 대귀왕(大龜王)은 바로 나의 전신인 것입니다. 자비로운 마음으로 중생을 섭수(攝受)하였고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올바른 신심과 선근이 쌓였기 때문에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증득한 것입니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지나간 옛날 비제하국(毘提訶國)에 5백 명의 많은 신하들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 어느 두 형제가 가장 높은 자리에 있었으니, 형의 이름은 소사나(蘇斯那)라 하였고, 아우의 이름은 사나(斯那)라 하였습니다.
사나라고 하는 아우는 마음이 언제나 남의 허물 찾기를 좋아하며 이익 되게 하려는 마음이 없었고, 그 형인 소사나는 어느 때나[一切時] 이익 되는 일을 하였습니다. 소사나가 언제나 이익 되는 일을 하였던 까닭에 사나는 아무런 이익이 없게 되자 백성들을 괴롭혔습니다. 성안의 모든 사람들이 왕에게 가서 그가 저지르는 이익이 없는 일에 대해서 말하니, 왕은 곧 사나를 국경 밖으로 내쫓게 하였고, 사나는 곧 바라닐사성으로 가서 범덕왕을 섬겼습니다.
뒤의 다른 때에 소사나는 자신의 아우가 국경 밖으로 쫓겨나 바라닐사의 범덕왕에게 가서 신하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곧 비제하국의 왕에게 말하였습니다.
‘이제 저 바라닐사로 가서 아우가 온화하고 양순한 일을 하고 있는지 보고자 합니다.’
성안의 백성들은 모두가 놀라서 말했습니다.
‘그 아우는 언제나 형의 처소에서 이익 되지 않는 일을 하여 왕께서 국경 밖으로 쫓아내셨는데, 그 형은 오히려 아우의 처소에서 이익 되게 하는 일을 하려는 구나.’”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께서는 다른 견해를 갖지 마십시오. 그때 이름을 소사나라고 한 대신은 바로 나의 전신이었으니, 언제나 중생을 이익 되게 하였고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바른 신심으로 선근을 쌓았던 까닭에 무상보리를 증득한 것입니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지나간 옛날에 어떤 곳에는 하나의 큰 성이 있었고, 그 성안에는 두 사람의 상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두 상인은 5백 대의 수레에 보화를 싣고 넓은 들판의 험한 길에 이르렀으니……(자세한 것은 『중아함경[中阿笈摩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그 중의 한 상인은 이미 야차에게 잡아 먹혔고, 두 번째의 상인은 편안하게 광야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 두 번째의 상인으로서 편안하게 광야를 벗어날 수 있었던 자는 바로 나의 전신이었으니, 자비로운 마음으로 중생을 섭수하였고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바른 신심으로 선근을 쌓았던 까닭에 무상보리를 증득하였던 것입니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지나간 옛날에 어떤 곳의 우거진 숲 가운데에는 넉넉하게 흐르는 강이 많아서 꽃과 과일이 무성하였습니다. 그때 보살은 부정취(不定聚)에 있으면서 여섯 개의 어금니를 가진 코끼리 왕이 되어 그 숲 속에 있었습니다.
그 코끼리 왕의 아내는 발타(拔陀)라고 하였는데, 어미 코끼리 중에서 가장 존귀하였습니다. 이때 코끼리 왕은 무리의 밖으로 나가서 한적한 곳에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또 다른 암컷 코끼리가 있었는데, 단정하게 생겼으며 뜻에 맞게 하여 기쁘게 해 주었습니다. 그 코끼리는 코끼리 왕의 처소로 가서 서로 사사롭게 정을 통하여 부부가 된 뒤에도 더욱 사랑하며 늘 같이 따라다녔고, 뜻이 서로 떨어지지 않았으며 마음이 서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그때 발타 코끼리는 곧 질투심이 생겨서 스스로 생각하였습니다.
≺무슨 방편을 써야 내가 육아상왕(六牙象王)과 저 암코끼리를 죽일 수 있을까?≻
가만히 생각하였으나 큰 질투심이 생겨서 꾀를 얻지 못하자 마침내 발원을 하였습니다.
‘내가 세세생생토록 저 둘을 해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발원을 하고 나서 산꼭대기에 몸을 던져 곧 죽었습니다. 그리고는 비제국(毘提國) 대부인의 뱃속에 태어나 그의 태중(胎中)에 의탁하여 열 달이 차자 딸로 태어났습니다.
그 딸은 여러 상(相)을 구족하였으며 점차 자라나서 크게 성장하자, 이웃나라의 범덕 대왕에게 시집가서 첫째 부인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저 묵은 업으로 인하여 여섯 개의 어금니를 가진 코끼리 등에게 크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켰습니다. 그 부인에게는 숙명(宿命)의 일을 아는 지혜가 있어서 곧 범덕왕에게 말하였습니다.
‘저쪽의 어느 곳에는 어금니가 여섯 개인 큰 코끼리가 있는데 저는 지금 그 코끼리의 어금니가 필요하오니, 왕께서는 그것을 가져오게 하여 주십시오.’
그때 왕은 성에 있는 사냥꾼들을 모두 모이게 하고 어금니가 여섯 개인 큰 코끼리를 잡아오라고 명령하였습니다.
사냥꾼들이 모이고 나자 왕이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너희들은 가서 상아(象牙)를 가져오라.’
이때 모든 사냥꾼들은 왕이 명령을 하자, 곧 명에 따라서 떠나갔습니다.
그 사냥꾼의 대장이 사냥꾼들에게 말했습니다.
‘너희들은 모두 흩어져서 각자 돌아가 본업에 종사하라. 내가 혼자 가서 그 상아를 가져오겠다.’
이때 대장은 곧 제사지내는 물건을 가지고 아울러 갑옷을 입고 독화살 같은 것을 들고 그곳으로 나아갔는데, 그 코끼리 왕과 암코끼리를 보았습니다. 그 두 코끼리는 둘이 함께 한적한 곳에서 코끼리 떼와 떨어져 있었습니다. 사냥꾼은 코끼리를 본 뒤에는 멀리서 살피고 있었습니다. 그때 사냥꾼은 몸에 인복(忍服:승복)을 입고 활과 화살을 메고 있었는데, 갑옷과 무기를 가진 채로 풀숲에 숨어서 코끼리를 죽이려고 하였습니다.
그때 암코끼리가 멀리서 사냥꾼을 보고는 곧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빨리 다른 곳으로 가야겠습니다. 지금 어떤 사람이 와서 우리를 죽이려고 합니다.’
코끼리 왕이 말했습니다.
‘그 사람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소?’
‘몸에는 인의(忍衣)을 입고 있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자비로운 상(相)을 하고 있습니다.’
코끼리 왕이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무서워할 것 없소. 가사(袈裟) 가운데에는 착하지 않은 일이 없는 것이오. 이 당(幢)의 모습을 덮어쓰고 있는 사람은 자비로운 마음을 갖고 있으니, 마땅히 두려워하지 말고 의심하지 말아야 할 것이오. 마치 달이 뜨겁지 않은 것과 같으니, 이 사람도 또한 그와 같을 것이오.’
이때 암코끼리와 코끼리 왕은 아무런 의혹 없이 마음대로 돌아다녔습니다. 그때 사냥꾼은 사냥하기 좋은 기회를 얻자 곧 독이 묻은 화살을 내어 그 코끼리 왕을 쏘아 급소에 적중시켰습니다.
암코끼리가 말했습니다.
‘어찌하여 가사를 입은 사람은 남을 해치려는 마음이 없다고 말하였습니까?’
그때 코끼리 왕은 게송으로써 대답했습니다.

허물이 생기게 하는 것은 마음이 아니며
또한 옷이 잘못을 만드는 것도 아니라오.
이 허물은 번뇌로부터 말미암는 것이며
마음이 자비로움에서 떠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오.
마치 금덩어리와 구리 부스러기가
불에 들어가면 구리의 성질이 나타나는 것과 같이
잘못을 하는 사람은 확실히 알지 못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잘 알 수 있는 것이오.

활과 화살이 사람에게 모두 독이 되는 것은
모두가 그 사람이 나쁜 짓을 하는 것에서 말미암는 것이오.
가사(袈裟)는 본래 적정한 것이
모든 것은 마음에서 짓는 것으로 말미암는 것이오.

그때 암코끼리는 성내는 마음이 생겨서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당신의 말씀을 어긴 적이 없지만
당신께서 지금 하신 말씀과 같다면
나는 저 사람을 박살내어
마디마디 끊어 놓고 싶습니다.

그때 코끼리 왕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 번뇌를 치료할 수 있을 것인가? 만약 보살의 아내가 원망하고 해치려는 마음을 일으킨다면 이는 마땅하지 못한 일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코끼리 왕은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만약 많은 귀신들이 마음에 붙으면
의사를 보고서도 공양을 하지 않지만
의사는 그를 보고 언제나 원망하지 않는 것처럼
마땅히 이와 같이 환희심을 내야만 하오.

그때 암코끼리는 그 보살인 코끼리 왕이 하는 말을 듣고 잠자코 그대로 있었습니다.
이때 코끼리 떼는 코끼리 왕이 있는 곳으로 와서 곧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이 암코끼리가 사냥꾼을 해치지 말아야 할 것이니, 만약 보살이라면 방생취(傍生趣) 가운데에 있더라도 언제나 보살행을 행하는 것이다.≻
이때 코끼리 왕은 사냥꾼의 곁으로 가서 사람의 말소리로 사냥꾼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이상하게 여기거나 무서워하지 마시오.’
코끼리 왕은 사냥꾼이 다치게 될까 걱정하여 사냥꾼을 멀리서 코로 들어서 가슴 앞에 끌어안고 또한 암코끼리를 다른 곳으로 가게 한 뒤에 사냥꾼에게 말했습니다.
‘장부여, 암코끼리가 이미 떠나갔으니 당신은 내 몸에 있는 것이 필요하거든 마음대로 가져가시오.’
이때 사냥꾼은 마음에 지극히 놀라고 이상히 여겨서 말했습니다.
‘당신이 바로 사람이고 나는 사람이 아니며, 나는 사람 가운데의 코끼리이고 당신은 코끼리 가운데의 사람이오. 당신은 방생(傍生)으로 있으면서도 이러한 지혜가 있는데 나는 사람의 몸으로 있으면서도 도리어 이러한 지혜가 없군요.’
이렇게 말하면서 슬피 울었습니다.
보살이 물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웁니까?’
사냥꾼이 대답했습니다.
‘당신은 이미 나를 다치게 하였습니다.’
이때 코끼리왕은 이 말을 듣고 나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나는 그를 구제했을망정 일찍이 해가 되게 한 일이 없다.≻
그리고는 다시 생각하였습니다.
≺암코끼리가 와서 그를 다치게 한 것이 아닐까?≻
다시 사냥꾼에게 물었습니다.
‘누가 당신을 다치게 하였습니까?’
사냥꾼이 대답했습니다.
‘코끼리 왕이여, 당신은 한량없는 공덕이 있는데 아무 허물도 없이 내가 당신을 다치게 하였으니, 이것은 바로 나를 다치게 한 것입니다. 당신의 몸은 화살에 의해서 다친 것이니 치료할 수가 있지만, 나의 마음은 화살에 맞아서 어리석고 지혜가 없으니, 치료하기가 어렵습니다.’
사냥꾼은 이렇게 말하고 나서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내가 이제 코끼리 왕의 행동을 관찰하여 보니
공덕이 광대하여 마치 바다와 같아
자신을 해치려고 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자비심을 일으키니
이러한 보살심(菩薩心)은 얻기 어렵다네.

가령 내가 지금 사람의 몸으로 있다고는 하지만
이와 같은 진실한 깨달음은 전혀 없고
다만 이러한 성내고 해치려는 독한 마음만 있으니
몸은 텅 비어 적은 공덕도 없다네.

겉으로 모양새만 꾸며서 사람의 몸과 비슷하지만
방생취(傍生趣)에서 살아가는 것만 같지 못한데
당신은 방생으로 있으면서도 사람의 지혜가 있으니
코끼리 왕은 코끼리 가운데에 가장 존귀하도다.

겉모양만 가지고서 사람이 된다고 말하지 말지니
방생이라고 해서 사람보다 못한 것이 아니라네.
방생이라도 사람의 자비심과 공덕이 있다면
그가 곧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리.

그때 코끼리 왕이 말했습니다.
‘수고롭게 자세한 말을 늘어놓고 교묘하게 말을 많이 할 것이 아니라, 당신은 지금 무엇 때문에 화살로 나를 쏘았는지를 빨리 나에게 말하시오.’
사냥꾼이 대답했습니다.
‘나는 임금님의 명령을 받들어서 당신의 몸에 있는 어금니가 필요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당신을 쏘았습니다.’
코끼리 왕이 말했습니다.
‘당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얼른 가져가시오. 생각하건대 보살은 보시하지 않는 것이 없으니, 당신 마음대로 어금니를 뽑아서 당신에게 이익 되는 것을 가져가시오.’
코끼리 왕이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일체의 모든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여
어서 빨리 나고 죽는 바다에서 표류하는 것을 여의고
언제나 무상보리(無上菩提)의 지혜를 증득하여
원컨대 열반의 성[涅槃城]에 빨리 들어가기를 바랍니다.

그때 사냥꾼은 부끄러운 마음이 생겨서 코끼리 왕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당신의 어금니가 필요합니다.’
코끼리 왕이 말했습니다.
‘마음대로 뽑아서 가져가시오.’
‘나는 뽑을 수가 없습니다. 만약 나로 하여금 뽑게 한다면 원컨대 자비로운 마음에 머물러야만 비로소 내가 뽑을 수가 있습니다. 만약 자비로운 마음에 머무르지 않는다면 어금니를 뽑을 때에 손이 반드시 떨어져 나갈 것입니다.’
코끼리 왕이 말했습니다.
‘만약 당신이 능히 뽑을 수가 없다면 내가 스스로 뽑아서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코끼리 왕이 말했습니다.
‘내 어금니의 뿌리는 살 속에 매우 깊이 박혀 있기 때문에 그것을 뽑게 되면 흰 피가 뿜어져 나올 것입니다.’
어금니를 뽑아서 사냥꾼에게 주려고 하자 코끼리 왕의 몸은 선명한 백색이 되어 마치 우담발화(優曇鉢花)와 같았고, 피가 온몸에 흐르자 마치 살에 눈이 덮인 것과 같았으며, 또한 주름진 치마의 결과도 같았습니다.
그때 코끼리 왕은 스스로의 마음에 몸의 모습이 이와 같은 것을 보고 물러나는 마음이 생길까 걱정하여 그 마음을 굳게 하여 흔들리지 않게 하였습니다. 또 보살의 여러 생(生) 동안 익힌 습성으로 말미암아 그러한 보시를 하였던 것이니, 어찌 삿된 것에 물러섬이 있을 것인가? 죽음에 이르러서는 오직 불타(佛陀)께 귀의할 뿐이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는 동안에 갖가지 신이한 모습이 생겼으니, 허공 가운데의 모든 하늘들이 마음에 만족함을 얻어서, 곧 희열이 생겼기 때문에 희유한 일을 나타내었던 것입니다.
코끼리 왕이 이러한 고행을 하였기 때문에 허공 가운데에 있는 천인이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우리들 모든 하늘 사람들은
코끼리 왕이 고행하는 것을 보았도다.
어금니를 막 뽑을 당시에
한량없는 고통을 받으면서도
속마음으로는 오히려 기뻐하였으니
반드시 보리(菩提)에서 물러나지 않으리라.

다른 한 천인이 있다가 그 천인에게 물었습니다.

이렇게 어금니를 뽑아 몸에 고통을 받으면서
어떻게 보리에 나아갈 마음을 낼 수 있으리오.
마치 지옥에서 고통을 받는 사람과도 같으니
반드시 자비로운 뜻을 낼 수 없으리로다.

그때 코끼리 왕은 어금니를 뽑고 나서 잠잠히 있었습니다.
사냥꾼은 생각하였습니다.
≺어찌하여 어금니를 뽑고서 그대로 있을까? 후회하는 마음이 생긴 것인가? 아니면 나에게 주지 않으려는 것인가?≻
이때 코끼리 왕은 그의 뜻을 관찰하여 알고는 곧바로 우담발화와 같은 흰 색의 어금니 여섯 개를 자신의 앞발로 끌어당겨 사냥꾼에게 주려고 하면서 말했습니다.
‘잠깐만 기다리시오. 잠깐만 기다리시오. 나는 지금 지극히 고통스럽소.’
코끼리 왕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받을 사람이 앞에 있는데 무엇 하러 오래 기다리게 할 것이며, 어찌하여 주지 않을 것인가? 본래 이 어금니 때문에 나를 죽이려고 하였던 것인데 이제는 이미 어금니가 없어졌으니 어찌 다른 일을 걱정할 것인가?≻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코끼리 왕은 사냥꾼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마땅히 잘 들으시오.’
코끼리 왕이 가타로써 말했습니다.

현수여, 당신은 마땅히 나쁜 일을 버려야 할 것이니
가지고 있는 날카로운 칼과 화살 같은 것들을 버리십시오.
어진 사람의 옷인 이 가사를 입고 있으니
나는 지금 그것을 보고 마음이 기쁩니다.

보시하는 것도 청정하고 받는 것도 청정한 경우도 있으며
보시하는 것은 청정하지만 받는 것은 청정하지 못한 경우도 있는데
내가 지금 당신을 관하건대 당신은 청정하여 마땅히 공양 받을 만하니
보시하는 자와 보시 받는 자가 다 같이 청정한 것입니다.

그때 코끼리 왕은 그가 이욕의(離欲衣)를 입은 것을 보고 마음으로 스스로 기뻐하면서 곧 여섯 개의 어금니를 주고 사냥꾼에게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만약 진짜로 독화살로 나의 몸을 쏘았더라도
조금도 성내고 원망하는 뜻을 내지 않겠습니다.
이로써 보리(菩提)를 빨리 증득하기를 진실로 발원하니
마땅히 윤회에서 벗어나 해탈을 얻게 되기를 바랍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당신의 생각에는 어떠합니까? 그때 여섯 개의 어금니를 가지고 있던 대상왕(大象王)은 바로 나의 전신이니, 다른 견해를 갖지 마십시오. 나는 자비와 고행과 보시를 하였던 까닭에 보리를 증득한 것이 아니라,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바른 견해로 선근을 쌓아서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증득한 것입니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나는 일찍이 토끼가 되어 자신의 살을 버려서 보시를 하였으니, 그 선인에게 줄 때에……(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나는 지나간 옛날에 아버지와 어머니 두 분이 다 같이 눈이 없으셔서 언제나 부모님을 업어 모시고 다니면서 공양을 해 드리느라고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이 지나도록 증득하지 못하였으니……(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나는 모든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려고 하였으니, 대왕께서는 주의하여 자세히 들으십시오. 세상에서는 삿된 견해로써 세속의 법에 따라서 부모가 늙으시면 부모를 굶주리게 하거나, 강물에 빠뜨리거나, 혹은 불 속에 넣어서 몸을 태우면서 천상에 태어나시라고 말을 하기에, 내가 방편을 세워 그 법답지 못한 일을 모두 그만두게 하였으니……(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다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인연이 있으니 그 모든 것을 『나가약차경(那迦藥叉經)』에서 자세히 말하였습니다.
대왕이여, 보살이 부정취(不定聚)에 있으면서 원숭이 왕이 되어 5백 마리의 원숭이 가운데서 가장 존귀하였는데, 바라닐사국의 범덕왕에게 두려움을 당하고 있을 때에, 내가 목숨을 버려서 5백 마리의 원숭이를 구제하였으니……(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보살은 부정취(不定聚)에 있으면서 꿩의 몸을 받아 태어났었으니 『치본생경(雉本生經)』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습니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보살은 부정취(不定聚)에 있으면서 코끼리의 몸을 받아서 태어났었으니 『상본생경(象本生經)』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습니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보살은 부정취(不定聚)에 있으면서 용의 몸을 받아서 태어났고 이름을 촉파용자(矚波龍子)라고 하였었으니, 『용본생경(龍本生經)』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습니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보살이 부정취(不定聚)에 있을 때에 기러기 왕의 몸이 되었으니, 『아본생경(鵝本生經)』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습니다.”
그때 승광 대왕(勝光大王)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어느 때 처음으로 무상보리의 발원을 하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지나간 옛날 무량겁(無量劫)의 때에 광명(光明)이라는 왕이 있었습니다. 그 광명왕에게는 한 마리의 상보(象寶)가 있어서 몸의 색깔은 선명한 백색으로 우담발화와 같았고, 7지(支)4)가 원만하였으며 생김새가 단정하고 엄숙하여 사람들이 즐겨 보았습니다.
이때 왕은 곧 코끼리를 조련시키는 사람에게 이 코끼리를 조련시켜서 탈 수 있게 되면 데리고 와서 보이라고 시켰습니다. 그 조련사는 왕명을 받고 나서 곧 코끼리를 데려다가 조련시키고 난 뒤에 다시 왕의 처소로 데리고 왔습니다. 왕은 곧 코끼리를 탔는데, 코끼리 조련사와 함께 조련사의 뒤에 앉아서 성 밖으로 나가 온갖 새와 짐승들을 사냥하며 다녔습니다. 그런데 코끼리 왕은 암코끼리의 냄새를 맡자 그 냄새를 찾아서 내달렸습니다.
왕은 그 코끼리가 바람처럼 빠르게 달리는 것을 보자 코끼리 조련사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보니 허공이 빙빙 돌고
사방(四方)과 상하(上下)가 빙빙 돌아서
산과 땅이 마치 물레바퀴가 돌아가는 듯하고
나무도 마찬가지로 허공 가운데로 가는 것과 같다.

코끼리의 다리가 움직이는 것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니
마치 허공을 타고 날아가는 것과 같아서
앞에 있는 산이 달려서 다가오고
뒤에 있는 산이 움직이지 않음이 없는 것 같다.

코끼리에게 굴레를 씌워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매우 때려서 겁을 먹게 해야만 할 것이니
코끼리 왕이 아직도 조복되지 않아
죽고 사는 것이 지금 당장에 달려 있도다.

그때 코끼리를 조련시키는 사람이 왕에게 말하였습니다.

제가 대선(大仙)이 말씀하신 주문을 외우고
아울러 쇠갈고리로 끌어당기고 매우 때려 주었는데
주문을 외우는 것과 갈고리로 때리는 것은 더욱 급하게 하고
소용이 되는 법을 모두 써 보아도 모두가 도움 되지 않습니다.

동아줄과 쇠갈고리가 없이도 능히 다스릴 수가 있으니
왕께서는 그런 것들이 없이도 어떻게 그치게 할 수 있는지를 아십니다.
탐욕이 마음에 들어가서 조복시킬 수 없는 자는
욕심이 마음 가운데에 있는 것이 마치 못을 박은 것과 같아서
이 욕심이 발동되면 매우 광대해지는지라
능히 그치게 할 수 있는 자가 없습니다.

그때 그 코끼리 조련사는 온갖 방법을 다 써 보았으나 코끼리를 멈추어 되돌아오게 할 수 없었습니다.
코끼리 조련사가 다시 왕에게 말하였습니다.
‘코끼리가 달리느라고 피곤해졌을 것이니, 왕께서는 나뭇가지를 타고 올라가 코끼리를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두시기 바랍니다.’
곧 한 나무를 만나서 왕과 코끼리 조련사는 나뭇가지에 기어 올라갔으니, 비유하면 죽은 뒤에 다시 살아난 것과 같았습니다.
왕이 코끼리 조련사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는 그 코끼리를 다 조복시키지도 않고서 그대로 데리고 와서 나와 함께 올라탔다.’
조련사가 왕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조복시키기를 마쳤습니다. 그러나 그 코끼리가 암코끼리의 암내를 맡고서 탐욕을 취하였기 때문에 가르침을 따르지 않은 것입니다. 그 코끼리는 비록 떠나갔지만 본래의 처소를 기억하고 7일째가 되면 반드시 되돌아올 것입니다. 어째서 그런가 하면 암코끼리를 만나서 함께 교미를 하고 나면 코끼리의 거처를 기억하여 생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7일째가 되자 그 코끼리가 되돌아왔습니다. 이때 코끼리를 조련시키는 사람이 빨리 왕에게 가서 말하니, 왕이 그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는 이 코끼리를 가르쳤지만 아직은 제대로 성취시키지 못하였다.’
그 사람이 왕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코끼리를 조복시켰습니다.’
왕이 꾸짖어 말했습니다.
‘어떻게 조복시켰는가?’
‘청하건대 왕께서 시험해 보십시오. 곧 그 허실을 아실 것입니다.’
그 조련사는 곧 큰 쇳덩이를 불에 달구어 불처럼 벌겋게 만들어서 코끼리에게 그것을 먹게 하였다. 코끼리가 곧 앞으로 나아가 그것을 취하여 삼키려고 하자, 그 코끼리 조련사가 다시 왕에게 말했습니다.
‘코끼리가 그것을 먹으면 반드시 죽게 될 것입니다.’
그때 왕이 조련사에게 말했습니다.
‘이렇게 조복을 시켰는데 그 당시에는 왜 나를 어지럽게 하였는가?’
다시 왕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다만 그 몸뚱이를 조복시켰을 뿐이지 마음을 조복시키지는 못하였습니다.’
왕이 말했습니다.
‘그대는 능히 마음을 조복시킬 수 있는 자를 본 일이 있는가?’
조련사가 왕에게 말했습니다.
‘본 일이 있습니다. 오직 부처님 세존께서만 몸과 마음을 조복시키실 수 있습니다. 모든 중생들이 자신의 마음을 조복시키려고 하지만 능히 조복시킬 수가 없기 때문에 모두가 물러서고 맙니다. 모든 외도들이 고행을 닦지만 탐욕의 우거진 숲이 마음에 있는 것을 능히 뽑아버리지를 못하며, 또한 경계를 버리고 탐욕을 여의었더라도 굳게 지키지를 못하고 다시 물러나 잃게 되는 것입니다. 아수라(阿修羅)와 천상(天上)의 유정(有情)들과 사자와 여러 짐승들과 용과 뱀과 비둘기 내지 기러기와 여러 새들의 모든 유정들이 모두가 탐욕에 속박되어 무시이래로 마치 수레바퀴가 돌고 돌듯이 하면서 어려서부터 늙을 때까지 그 마음을 조복시키려고 온갖 고행을 다합니다. 또 어떤 선인은 바람을 마시고 열매를 먹으면서도 모두가 마음을 조복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음은 비록 모양[相]이 없지만 어느 천상과 인간의 유정들이 자재함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대왕이라고 불리는 자로서 큰 위력을 지니고 있거나 모든 전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도 마음을 조복시키지는 못합니다. 오직 부처님 세존께서만 탐욕이 없으신지라 마음이 자재하실 수 있습니다.’
그때에 대왕은 부처님 세존께서 정진력(精進力)이 있으시며 널리 보시를 행하시고 모든 복업을 닦으신다는 말을 듣고 곧 무상보리의 발원을 하고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헤아릴 수 없는 복을 닦아서 불과(佛果)를 구하여야
선서(善逝) 자재존(自在尊)을 성취할 수 있으니
아직 피안(彼岸)에 건너지 못한 자가 있다면
나는 마땅히 그로 하여금 피안에 이르게 되기를 서원하리라.

듣건대 부처님께서는 탐욕을 여의시고 보리(菩提)를 발원하셨으며
다시 보시를 행하시고 정법(正法)으로써 교화하신다 하니
원컨대 나는 미래에 성불(成佛)하여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고 탐욕을 없애리라.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의 생각은 어떠합니까? 그때 이름을 광명왕(光明王)이라고 한 사람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습니까? 그는 바로 나의 전신인 것입니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무상보리의 뜻을 낸 것입니다.”
그때 승광왕은 다시 세존께 아뢰었다.
“맨 처음에 누구에게 보시를 하셔서 무상보리를 증득하실 수 있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지나간 옛날 무량겁(無量劫)의 때에 비하피지(毘訶彼地)라고 하는 어느 성(城)이 있었는데 그 성에는 한 옹기장이가 있었습니다.
당시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여 명호를 석가모니(釋迦牟尼)라 하였고, 무상정진등정각(無上精進等正覺)을 증득하고 10호를 구족하였으며, 또한 성문 제자(聲聞弟子)인 사리불(舍利弗)ㆍ대목건련(大目乾連)과 시자인 아난타(阿難陀)를 두고 있었습니다. 그때 석가모니 부처님ㆍ정진(正眞)ㆍ등정각(等正覺)께서는 헤아릴 수 없는 수의 비구 대중과 함께 인간세상을 두루 다니다가 그 성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그 부처님께서는 문득 감기[風患]에 걸려서 곧 아난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이 성의 옹기장이에게 가서 소(酥)와 기름과 꿀과 음료를 얻어 오도록 하여라.’
아난타는 부처님의 명을 받고 곧바로 그 옹기장이의 집으로 가서 문 밖에 서서 말했습니다.
‘장자여, 세존께서 감기에 드셔서 지금 소와 기름과 꿀과 음료가 필요합니다.’
이때 옹기장이는 구수 아난타가 하는 말을 듣고 곧 소와 기름과 꿀 등을 가지고서 아이와 함께 뒤를 따라서 함께 부처님이 계시는 곳으로 갔습니다. 그들은 소와 기름과 꿀 등을 부처님의 몸에 골고루 바르고, 따뜻한 물로 목욕을 시켜드리고 사탕 물을 가져다가 세존께 받들어 올렸습니다. 세존께서는 병이 치료되었으므로 곧 쾌유되었습니다.
그때 옹기장이는 무릎을 꿇고 발원하여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제가 소(酥)와 꿀로써 여래께 보시하오니
원컨대 광대한 공덕의 이익을 얻어서
종족의 명호(名號)와 성문대중(聲聞大衆)이
모두 오늘의 석가세존과 같아지고
훌륭하게 중생들을 조복시킬 수 있으며
모든 고통을 멀리 여의고 원적(圓寂)에 귀의하기를 바랍니다.

그 옹기장이의 아들도 이렇게 발원하였습니다.
‘원컨대 저는 내세에 부처님의 시자와 같이 되기를 바랍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석가여래께 보시를 하여 무상보리를 증득할 수 있었던 것이며, 그의 아들은 바로 아난타인 것입니다.”
왕이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처음으로부터 부처를 이루실 때까지 얼마나 많은 부처님께 공양을 드려서 무상보리를 증득하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석가여래께 맨 처음으로 보시한 최초의 아승기야(阿僧企耶)5)로부터 호세불(護世佛) 때에 이르기까지 청정한 마음으로 이와 같이 7만 5천의 부처님께 공양하였으며, 이때 공양을 하되 일찍이 마음이 달라지지 않고 오직 무상정등보리(無上正等菩提)만을 구하였던 것입니다.
대왕이여, 제2 아승기야(阿僧企耶)에는 내가 처음에 연등불(燃燈佛)께 공양한 것으로부터 보계불(寶髻佛)께 공양을 드리기까지 청정한 마음으로써 이와 같이 7만 6천의 부처님께 공양을 드렸으니, 나는 비록 많은 생(生)을 지냈지만 다른 마음을 두지 않고, 언제나 청정한 신심으로써 모든 부처님께 공양을 드린 것입니다.
대왕이여, 제3 아승기야에는 처음에 보계불(寶髻佛)께 공양을 드린 이래로 안온불(安穩佛)께 공양을 드리기까지 7만 7천의 부처님께 공양을 드렸으니, 이와 같이 하고 다시 가섭파불(迦攝波佛)에 이르기까지 내가 비록 많은 공양을 드렸지만 다른 마음을 두지 않고 언제나 청정한 신심으로 모든 부처님께 공양드린 것입니다.
보살이 되었을 때에도 이와 같이 공양을 하여, 모든 부처님께서는 내가 마땅히 무상정등보리(無上正等菩提)를 증득하여 나의 소원을 성취하리라는 수기(授記)를 주셨던 것이니, 바른 깨달음 구하기를 생각하여 견고하게 지키며 자비로운 마음으로 모든 중생을 섭수하였던 까닭입니다.”
그때 승광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마음이 크게 기뻐서 부처님의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하고 인사를 드리고 물러났다.
이때 구수 아난타가 곧 게송으로 세존께 청하였다.

세간의 가장 존귀하신 분이시여,
저를 위하여 분별하여 말씀해 주소서.
어느 곳에서 처음으로 뜻을 일으키셔서
대보리(大菩提)를 구하고자 하셨습니까?

무상사(無上士)시여,
본사(本事)의 인연을 말씀하여 주소서.
일찍이 얼마나 되는 부처님께 공양을 드렸으며
다시 얼마나 되는 세월을 지내셨습니까?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위없이 가장 존귀하신 양족존(兩足尊)께서는
중생을 사랑하여 불쌍히 여기는 분이시니
그분께 보리(菩提)를 구하는 마음을 일으켜
끝없는 삼계(三界)의 유해(有海)6)를 건너기를 서원하였느니라.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에 탐욕을 여의었으며
색(色)에 취한 코끼리의 인연에 관한 자세한 말씀을 듣고
탐욕의 습기(習氣)를 싫어하여 여의게 되었으니
그로 인하여 보리를 구하는 마음을 일으켰느니라.

나는 견고하게 서원(誓願)을 발하여
갠지스강의 모래만큼이나 많은 보시를 하였으니
광명왕(光明王)이 되어 세상을 다스릴 때에는
올바른 깨달음을 구하는 데 오로지 하였느니라.

처음으로 석가모니부처님을 뵈었을 때에는
나는 옹기장이가 되어서
소(酥)와 기름과 물과 음료 등을 공양하였으니
그것이 맨 처음의 공양이었느니라.

또한 일찍이 상녀(上女)가 되어서는
삼보존(三寶尊)을 올바르게 믿었으니
나는 교진불(憍陳佛)을 뵈옵고
등(燈) 켜는 기름을 받들어 보시하였느니라.

무승불(無勝佛)께서 세상을 교화하실 때에
나는 일찍이 삼장(三藏)이 되었으니
대중과 함께 서로 다투다가
스님에게 여자가 되라는 나쁜 욕을 하였고

그 입으로 지은 나쁜 업으로 말미암아
나의 몸이 변하여 여자의 몸이 되었다가
마음을 돌려서 청정하게 하고 나서는
다시 변하여 남자의 몸이 되었느니라.

지나간 과거세(過去世)에
일찍이 왕자였을 때에는
보계불(寶髻佛) 형제분께
나는 등명(燈明)을 보시하였고

석 달 동안을 공양하여
부처님 세존을 안온하게 해 드렸으며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는
사리(舍利)로써 탑을 세웠느니라.

일찍이 부유한 장자가 되어서는
석 달 동안을 부처님께 공양하였으며
세존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는
높이가 90주(肘)인 탑을 세웠느니라.

나중에는 유승불(有勝佛)을 뵙고
범지(梵志) 가운데에 가장 뛰어난 자가 되어
손을 들어 합장하고 공경하여서
사람 가운데 가장 존귀하고 뛰어난 분이신 부처님께 공양하였느니라.

옛날에 범지(梵志)가 되어서는
글씨와 논(論)을 모두 밝게 알았는데
부처님을 이익 되게 하는 일을 당하여
나는 여래께 앉을 자리를 받들어 올렸느니라.

옛날에 고행을 닦을 때에는
일찍이 선인(仙人)의 법을 따르다가
교진세존(憍陳世尊)을 뵙고는
몸을 붙잡고 산을 내려오려고 하였느니라.

나는 일찍이 선인이 되었다가
우연히 낙견불(樂見佛)을 만나 뵙고
모든 부처님께서 나의 거처에 오셨기에
풀뿌리와 나무열매로 공양을 드렸느니라.

지나간 옛날에 선인이 되었다가
선안세존(善眼世尊)을 뵙고
내가 입고 있던 나무껍질로 만든 옷을
보시하여 그 몸을 덮어 드렸느니라.

옛날에는 일찍이 한 나라의 왕이 되어서
늑차불(勒叉佛)께 공양을 드렸으며
4병(兵)의 군대를 모두 보시하여
무상보리(無上菩提)를 구하였느니라.

맨 처음의 석가모니부처님으로부터
호세불(護世佛)에 이르기까지
7만 5천 분의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나는 모든 부처님께 공양해 드렸느니라.
이것은 1아승기((阿僧祗)의 기간이니
이와 같이 공양을 행하되
한마음으로 아무런 차이도 없이
언제나 보리(菩提)를 얻고자 하는 발원을 하였느니라.

다음으로는 연등불(燃燈佛)을 뵙고
많은 법문 듣기를 좋아하여
일곱 송이의 청련화(靑蓮花)를 가져다가
범지(梵志)가 되어서 그것을 공양하였느니라.

내가 일찍이 어느 나라의 국왕이 되었을 때
명호(名號)를 유상(有相)이라고 하는 부처님을 뵙고
부처님께서 수행을 하시는 곳에서
그 여래께 공양하였느니라.

내가 일찍이 어느 나라의 국왕이 되었을 때
명호를 주수(住修)라고 하는 부처님께
묘한 빛깔의 보배와
음성(音聲)을 공양하였느니라.

내가 일찍이 어느 나라의 국왕이 되었을 때
명호를 초사자(超師子)라고 하는 부처님께
보당(寶幢)과 보개(寶蓋)를 가지고서
그 여래께 보시하였느니라.

내가 일찍이 어느 나라의 국왕이 되었을 때
명호를 안온일(安穩日)이라고 하는 부처님께,
왕국에 1천(千)의 성이 있었는데
백성으로 하여금 모두 공양을 올리게 하였느니라.
내가 일찍이 어느 나라의 국왕이 되었을 때
범지(梵志)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으니
욕실(浴室)을 만들어 드리고 향내 나는 물로써
때에 맞게 부처님을 목욕시켜 드렸느니라.

내가 옛날에 어느 나라의 국왕이 되었다가
성안에서 공양을 올렸으니
3천 분의 범지불(梵志佛)과
한 분의 시기불(尸棄佛)께 공양을 올렸느니라.

내가 일찍이 장자가 되었을 때
재증성(財增城)에서
스물다섯 분의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범행(梵行)을 수행하였느니라.

내가 일찍이 장자가 되었을 때
저 커다란 성안에서
시기불께 공양을 올리고
절과 방사(房舍)와 탑을 세웠으며

그 절에 일곱 분의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보배로 된 용품들을 받들어 보시하였으며
또한 노비들과
장엄한 집과 꽃동산과 숲을 보시하였느니라.

일찍이 국왕이 되어서는 믿고 공경하였으니
시기불께서 계시는 곳과
그 성안에서
오직 정등각(正等覺)만을 구하였느니라.
옛날에 일찍이 범지(梵志)가 되었을 때
환희(歡喜)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으니
보리를 구하기 위하여
과일로써 먼저 공양을 드렸느니라.

일찍이 장자가 되었을 때
선안(善眼)이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으니
나는 마니보주(摩尼寶珠)를
그 여래께 공양으로 올렸느니라.

또한 일찍이 상인들의 우두머리가 되었을 때
선생(善生)이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보리수 아래에 앉아 계셨으니
떡으로써 먼저 공양을 드렸느니라.

천 명의 상인 가운데서
상인들의 우두머리가 되었을 때
부처님께서 보리수 아래에 앉아 계시는 것을 뵙고
명호를 선의(善意)라고 하는 부처님께

향내 나는 진흙을 부처님의 몸에 발라 드리고
다시 부채로 부쳐서 시원하게 해 드리고 나서
부처님의 곁에 앉아서 설법을 들었으니
설법을 듣고 마음에 지혜가 열려 진리를 깨달았느니라.

옛날에 상인의 우두머리 되었을 때
석가(釋迦)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많은 보배 꽃을 가지고서
부처님의 위에 꽃을 흩뜨려 드렸느니라.
옛날에 상인의 우두머리가 되었을 때
고등(高等)이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깃발과 향과 음악으로써
그 부처님께 공양해 드렸느니라.

내가 일찍이 국왕이 되었을 때
최상(最上)이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생사고해[有海]를 건너셨으니
많은 수레들을 보시하였느니라.

내가 일찍이 국왕이 되었을 때
최존(最尊)이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다니시는 백 리(里) 안의 모든 땅에다가
여러 묘한 꽃들을 흩뜨려 공양하였느니라.

내가 과거세(過去世)에
부처님께서 지나가시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멀리까지 훌륭한 깃발과 일산을 가지고
4병(兵)의 군대에게 에워싸여 나갔다가

부처님께서 강을 건너려고 하실 때는
내가 뱃사공이 되었으니
부처님을 뵙고 마음에 기뻐하여
부처님께서 저쪽 언덕에 이르시도록 건네 드렸느니라.

내가 일찍이 상인의 우두머리가 되었을 때
명호를 현거(賢車)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부처님을 위하여 다리를 만들어
부처님께서 편안히 강을 건너시게 해 드렸느니라.
내가 일찍이 국왕이 되었을 때
명호를 대범(大梵)이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우두향(牛頭香)나무로 절을 지어서
그 부처님께 공양 올렸고

승가지의(僧伽胝衣)를 입혀 드렸으며
그것으로 여래를 덮어 드렸고
세상에 흉년이 들었을 때 전단향으로 목욕을 시켜드리니
비가 내려서 모든 사람들이 부처님께 귀의하였느니라.

내가 일찍이 국왕이 되었을 때
명호를 정월(淨月)이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나라에 많은 질병이 돌아서
부처님께 공양을 드리니 돌림병이 모두 없어졌느니라.

내가 옛날에 국왕이 되었을 때
명호를 조제(調帝)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부처님께 묘법(妙法)을 말씀해 주시기를 청하여
보리도(菩提道)를 구하였느니라.

내가 옛날에 왕이 되었을 때
명호를 범존(梵尊)이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으니
부처님께 승가지(僧伽胝)를 보시하여
그것으로 여래의 몸을 덮어 드렸느니라.

그 당시에 나라에는 흉년이 들었는데
내가 전단향 목욕물을 가지고서
여래의 몸을 목욕시켜 드리니
풍년이 들어서 모든 백성들이 부처님께 귀의하였느니라.
내가 옛날에 왕이 되었을 때
명호를 제석(帝釋)이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나라에 많은 재난이 생겼을 때
왕이 자비심을 일으키니 재난이 그쳤느니라.

내가 옛날에 왕이 되었을 때
조제불(調帝佛)께 공양 올리기를
백만(百萬)의 보배로써 하고
밥을 지어서 여래께 바쳤느니라.

옛날에는 범지(梵志)가 되었다가
명호를 실달(悉達)이라고 하는 부처님을 뵙고
백천(百千)의 게송으로 찬탄하고
천인사(天人師)이신 부처님께 공양을 올렸느니라.

옛날에 범지(梵志)가 되었을 때
명호를 제석당(帝釋幢)이라고 하는 부처님께
합장을 하고 바른 신심으로써
미래에는 부처님과 같이 되기를 발원하였느니라.

처음의 연등불(燃燈佛)로부터
제석당(帝釋幢)부처님에 이르기까지
7만 6천 분의 부처님께
내가 모두 공양을 올렸으니

2아승기(阿僧祗)가 가득 차도록
모든 부처님께 공양을 드리되
일찍이 마음에 어떤 차이도 두지 않고
보리 구하기를 원하였느니라.
제3 아승기에도
또한 국왕이 되어서 공양을 올렸으니
명호를 안온일(安穩日)이라고 하시는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내가 탑을 세웠느니라.

내가 옛날에 어느 나라의 국왕이 되어서
부처님께 갖가지로 공양을 올리는 일에
만족하여 모든 것을 마음에 맞게 하였으니
탑을 세우고 이름을 법왕(法王)이라고 하였느니라.

옛날에 큰 대상(隊商)의 우두머리가 되어
명호를 실공(悉供)이라고 하는 부처님을 뵙고
황금으로 된 많은 꽃을
부처님께 뿌려서 공양을 올렸느니라.

옛날에 상인이 되었을 때에는
명호를 보계(寶髻)라고 하는 부처님을 뵙고
부처님을 위하여 금으로 된 그물[金網]을 만들어서
그것으로 부처님[大師]의 위를 덮어 드렸느니라.

옛날에 상인이 되었을 때
명호를 상련화(上蓮花)라고 하는 부처님께
은으로 된 꽃을 만들어 공양을 올리고
은꽃[銀花]을 여래의 주변에 뿌려 드렸느니라.

옛날에 상인이 되었을 때
명호를 상칭(上稱)이라고 하는 부처님을 뵙고
내가 훌륭하고 묘한 방(房)을
여래께 공양 올렸느니라.
옛날에 어느 큰 나라의 국왕이 되어서는
명호를 승론(勝論)이라고 하는 부처님께서
보리(菩提)를 증득하시던 바로 그날에
내가 4병(兵)으로 호위를 해 드렸느니라.

옛날에 상인이 되었을 때는
명호를 무구(無垢)라고 하는 부처님을 뵙고
탑과 욕실을 만들어 드리고
연등명(燃燈明)으로 보시해 드렸느니라.

나는 옛날에 왕이 되었을 때
명호를 합각(合覺)이라고 하는 부처님께서
돌 위에 앉아서 선정(禪定)에 들어 계신 것을 뵙고
음악으로 공양을 올렸느니라.

옛날에 상인이 되었을 때는
명호를 수행(修行)이라고 하는 부처님께서
원수를 굴복시켜서 사람들을 제도하시는 것을 뵙고
땅을 쓸어서 부처님을 지나가시게 해 드렸느니라.

옛날에 상인이 되었을 때는
명호를 정주(淨住)라고 하는 부처님께서
오시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절을 짓고
동산과 승방[毘訶羅]을 지어서 보시하였느니라.

옛날에 어느 큰 나라의 국왕이 되어서는
명호를 상사(相師)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마니보(摩尼寶)를 공양 올리고
그때 나는 보살이 되었느니라.
옛날에 어느 큰 나라의 국왕이 되어서
명호를 계도(繫都)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법왕탑(法王塔)을 세워 드리고
비단 깃발을 공양 올렸느니라.

옛날에 어느 큰 나라의 국왕이 되어서
명호를 사중(捨重)이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물병과 지팡이를 보시해 드렸으며
탑을 세우고 아울러 모임을 베풀어 드렸느니라.

내가 옛날에 상인의 우두머리가 되어서
명호를 견의(見義)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금과 보배와 진주와
갖가지의 향으로 공양 올렸느니라.

내가 어느 큰 나라의 국왕이 되었는데
명호를 제병의(諸兵義)라고 하는 부처님께서
인간세상을 두루 다니시며 교화를 하셨으니
4병(兵)을 거느리고 맞이하여 공양 올렸느니라.

내가 옛날에 어느 큰 나라의 국왕이 되었는데
명호를 타리견(他利見)이라고 하는 부처님께서
성안으로 들어오려고 하시기에
음악과 향과 꽃을 베풀어서 공양 올렸느니라.

내가 옛날에 상인의 우두머리가 되어서
명호를 저사(底沙)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나무줄기로 만든 많은 나무 향과
뿌리로 만든 향을 뿌려서 부처님께 공양 올렸느니라.
내가 옛날에 대선인(大仙人)이 되었을 때
신수불(晨宿佛)께서 보감(寶龕) 안에 계시는 것을 뵙고
단 하나의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고도
9겁(劫) 동안에 수행할 고행을 뛰어넘었느니라.

옛날에 최상(最上)이라는 범지(梵志)가 되어서
명호를 비바시(毘婆尸)라고 하는 부처님을 뵙고
두 손에 참깨를 가지고서 보리심(菩提心)을 발하여
기뻐하면서 여래께서 계시는 주변에 뿌렸느니라.

보살이 옛날에 상인의 우두머리가 되었을 때
명호를 시기(尸棄)라고 하는 부처님 세존과
아울러 제자이신 성문대중(聲聞大衆)을 뵙고
석 달 동안 입을 것과 먹을 것을 공급해 드렸느니라.

옛날에 상인이 되어서는 깊고 바른 신심으로
저 비바시불(毘婆尸佛)께서 계시는 곳에서
부처님과 모든 제자이신 성문대중께
석 달 동안 입을 것과 먹을 것을 공급해 드렸느니라.

옛날에 상인이 되어서는 깊고 바른 신심으로
명호를 가류촌타불(迦留村陀佛)이라고 하는 부처님을
청하여 집안의 모든 재산을 보시하여 드리고
부처님을 따라서 출가하여 범행(梵行)을 지켰느니라.

옛날에 상인이 되어서는 깊고 바른 신심으로
가야가모니(迦耶迦牟尼)부처님을 뵙고
먼저는 절을 지어서 공경하는 마음을 내고
나중에는 부처님을 따라 출가를 하였느니라.
옛날에 최승(最勝)이라는 범지가 되어서
양족존(兩足尊)이신 가섭(迦葉)부처님으로부터
법문을 듣고 기쁘게 받들고는
출가하여 청정한 뜻을 닦았느니라.

보살이 옛날에 국왕이 되었을 때
미륵 선인(彌勒仙人)에게 공양을 올리니
선인이 정(定)에 들어 내가 마땅히 부처가 되리라는 것을 알고서
곧 나에게 와서 공양하셨느니라.

안온불(安穩佛)로부터 가섭불(迦葉佛)에 이르기까지
7만 7천 분의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모든 여래를 모두 받들어 모시고서야
이에 3아승기의 수를 채울 수 있었으니

모든 분을 기쁜 마음으로 이바지하여 모시되
일찍이 조금이라도 다른 마음을 두지 않아
모두 무상보리(無上菩提)를 구하고자 하는 발원을 하였느니라.

보살이 되었을 때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니
부처님께서 모든 것을 나타내 보이시어 수기(授記)를 해 주시고
대중들에게 모두 말씀하시기를 마땅히 부처를 이루리라고 하셨으니
내가 먼저 구하던 소원이 모두 만족되었느니라.

먼저 구하던 소원을 이제 헤아려 생각해 보건대
이 소원이 모두 만족될 수 있었으니
저 부처님 세존이신 모든 대덕(大德)께서
내가 무상보리를 이루리라는 수기를 해 주신 것이니라.

나는 옛날에 시비왕(尸毘王)이 되었고
다시 일체의 시주(施主)가 되었으며
아울러 미람대왕(尾濫大王)이 되어서
몸과 보배를 버리고 보시를 행하였느니라.

옛날에 상주(商主)가 되어 바다에 들어가서는
계율을 지키며 오로지 피안(彼岸)에 나아가기만을 구하여
능히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었으니
모두로 하여금 고해(苦海)를 건널 수 있게 하였느니라.

지나간 옛날에 일찍이 선인(仙人)이 되었을 때는
언제나 인욕바라밀(忍辱波羅蜜)을 행하여
몸과 팔다리가 마디마디 떨어져 나갔으나
인욕을 행함으로 말미암아 마음에는 물러섬이 없었느니라.

『긴나라본생경(緊那羅本生經)』에서 말한 것과 같이
나는 일찍이 바다를 마르게 하여서라도
정진바라밀(精進波羅蜜)을 원만하게 하였으니
모두가 구업(口業)으로 지은 진실한 말 때문이었느니라.

옛날에 약물(藥物)이라고 하는 대신(大臣)이 되었을 때
이름이 우출(牛出)인 범지(梵志)와 함께 논의하여
마땅히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을 원만하게 하였으니
제천(諸天)이 북을 쳐서 기쁨을 도왔느니라.

옛날에 이름을 생연(生然)이라고 하는 바라문이 되어서는
부지런히 승선바라밀(勝禪波羅蜜)을 닦았으니
머리 위에는 새가 알을 낳았고
선정에 들어서 일어나지 않아 새가 날 수 있었느니라.
수행을 하여 6바라밀(波羅蜜)을 원만하게 하였으니
자비로운 마음은 언제나 사념처(思念處)에 있었고
나는 널리 마음으로 고귀하고 소중한 서원을 구해
발원하여 구하는 것을 모두 만족시켰느니라.

나는 저 모든 대덕(大德)이신 일체의 부처님과
천인사(天人師)이신 부처님께 공양을 올렸으니
3유(有)의 고해에 있는 모든 중생들이
모두가 열반의 길[涅槃路]에 귀의하였느니라.

나는 보살이 되어서 널리 공양을 하였으니
저 광명왕(光明王)의 몸으로 있던 때 이후로
제당(帝幢)부처님께 공양하기까지
1천 구지(俱胝)의 수많은 중생들을 구제하였으니
하물며 부처가 되어 한량없는 중생들을 제도한 것이겠느냐?

세간의 존귀한 분이시며 대도사(大導師)이신 부처님께서
아직 구제받지 못한 인천(人天)의 중생들을 이미 제도하셨으니
나는 이미 다리와 배와 뗏목을 만들어서
견고하게 모든 중생[有情]들을 제도하였느니라.

내가 만약 원적(圓寂)에 들어간 뒤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제도할 수가 있어서
능히 복과 덕을 닦을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은
내세에 모두 열반의 성(城)에 들어가리라.

내가 만약 원적에 들어간 뒤에
능히 불사(佛事)를 닦고 모을 수가 있어서
조금이라도 부처님의 형상(形像)에 공양을 드린 자는
곧바로 천상에 태어나서 한량없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되리라.

내가 만약 원적에 들어간 뒤에
법보(法寶)의 감로 맛을 남겨 두게 하여
만약 중생이 그것을 듣게 된다면
모두가 능히 닦고 익혀서 생사(生死)를 벗어나게 되리라.

이상은 모두 부처님의 명호이다.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十五 弱大唐三藏義淨奉 制譯爾時,佛告大王:‘當於爾時,散彈長者於十二年,飢儉亢旱,供養千聖獨覺。于時,帝釋助作功德,來降大雨者,大王,莫作異見。其散彈長者卽我身是。大王,我於過去,非唯以此布施而證菩提。勿作異見,由我正信善根,積集善根功德因緣故,更修無量福業,而證無上菩提。’攝頌曰:馬王仙作證 蛇命鳥王恩 鸚鵡尾提訶龜蘇二商主。佛言:‘復次,大王,我求無上菩提故,利益攝受一切有情。大王,諦聽。於中阿笈摩僧祇得分藥叉經中廣說。我於爾時,作一馬王,名婆羅訶,而爲利益,化諸有情。復次,大王,我求無上菩提故,攝受利益有情之事,大王,諦聽。乃至古昔,於婆羅痆斯,去城不遠,有仙人住,心行慈愍,悲念有情,去彼不遠,有二農夫,耕墾種植,遂共相爭,互爲瞋鬪,遂卽相打,俱到仙所,竝請爲證。一人卽往王邊,以事白王,王卽告曰:汝等相爭,何人證見?白言:大王,我等二人爭,是誰先過?仙人荅:若依轉輪王法,我爲作證,若行別法,我不爲證。王言:如是。仙人荅曰:此人瞋彼,彼人瞋此,彼旣打此,此還打彼。王言:若如是者,二俱合罰。仙人曰:我先有言,若依轉輪王法斷事,我以爲證。汝若不依我,不爲證。時,王白言:大仙,云何作轉輪王法而斷事耶?仙人答曰:大王,若轉輪王法,除無益事,令住有益。其王告二人曰:汝去。更勿如是。’佛告大王:‘爾時,仙人以法作證者,勿作異見。卽我身是。我於過去,雖作證見,依法爲證,作眞實證。由彼因緣,積集善根政信故,而證無上菩提。復次,大王,又爲求無上菩提故,攝受有情。菩薩爾時,在不定聚,捨自身命,饒益一切有情。大王,乃往古昔,於一方處大叢林中,有師子王,於中居止。復有五百商人,經過險路,由語聲故,有大蟒蛇,驚動睡覺。五百商人悉被蟒蛇圍繞。爾時,商人甚大驚怕,發聲號叫,求諸天神。其師子王聞此叫聲,來至乃見蟒蛇圍彼商人。去此不遠,有少年象。爾時,師子卽往象邊,告言:此諸商人今被蟒蛇圍遶欲食,汝能捨命,救彼商人耶?其象答曰:欲遣如何?師子告曰:我須上汝頭上,後腳捉頭,以我雙爪,打彼蛇腦,後之兩足入汝頭中,汝當必死,我打蛇腦,蛇當定死。其蛇口吐毒氣,我亦應死。象曰:且爲利益,拔濟多人,寧顧身命?時,師子王昇象頭上,擲身打彼蟒蛇,師子按足,象便命過,打彼蟒蛇,蛇亦卽死。由蛇毒氣,師子身亡。三箇一時竝皆捨報。諸商人等遂全身命。商人欲發,空中諸天告商人曰:此師子王,是賢劫菩薩。今爲汝等捨自身命,拔救諸人。汝等宜應供養菩薩,然後進發。時,諸商人卽以種種供具,供養師子王身,遶已而去。’佛告大王:‘爾時師子王者,勿作異觀。卽我身是。我於爾時,在傍生趣,能救五百商人,捨自身命,害彼毒蛇。由我慈心,攝受有情功德因緣,積集善根,正信力故而證無上菩提復次大王乃往古昔,於一方處,有好叢林#然有菩薩,在不定聚傍生之中,作共命鳥,一身兩頭,一名達摩,二名阿達摩。是時,達摩食好甘菓。後時,阿達摩便食毒果,兩俱悶亂,共相平論,一作邪願:願我所生之處,常共汝爲惡友,能爲損害。二者發願:願我生生之處,常行慈心,利益汝身。’佛告大王:‘於汝意云何?爾時名達摩者,卽我身是。其名阿達摩者,卽提婆達多是。我爲慈悲心故,由彼因緣,積集善根故,而證無上菩提。復次,大王,乃往古昔,於一方所,有好流池。菩薩爾時,於不定聚,作其鳥身,於五百鳥中,而爲鳥王。其中有一老鳥,不能遠求食飮,常食小鳥及諸鳥卵,徐劣而行。旣食飽已,一足而立。時,諸小鳥常被食噉,心大愁苦,共詣王邊,作鳥語聲,白言:鳥王,具說如前。愁悲苦惱。鳥王卽爲尋訪斯事,是誰食噉諸鳥子等?菩薩雖在惡趣,心常無異。如是訪察,乃見老鳥詐劣徐行,在池岸邊,翹足而立。于時,鳥王菩薩卽便覺知。是損害之者,而說頌曰:食噉諸鳥卵 幷餘小鳥等 翹足一腳立猶如持戒者。 徐徐而縮腳 微劣詐言談曲項嬌爲斯 必是多奸詐。爾時,老鳥便作是念:今者,鳥王旣察知我。我今歸依鳥王。告曰:汝可設計,勿令諸鳥,知汝怨事。老鳥聞已,速卽逃去。于時,衆鳥安隱無憂。’佛告大王:‘爾時,鳥王者莫作異見。卽我身是。我爲鳥王之時,由能慈攝一切有情,由彼因緣,積集善根,正見力故,證得無上正等菩提。復次,大王,乃往古昔,於一方所叢林之中,菩薩爾時,在不定聚,作鸚鵡鳥。常解人語,然於彼時,婆羅痆斯有王,名曰梵德,正紹王位,以法化世,而有一鳥,欲害鸚鵡。鸚鵡飛投大王手中,告言:大王,莫非法化世。時王見鳥來投手中,心生憐念,卽於鸚鵡邊,而受五戒,以法化世,勅群臣曰:今於一切鳥獸,以無畏施。’佛告大王:‘莫作異見。爾時鸚鵡解爲人語者,見善根故,而證無上菩提。復次,大王,乃往古昔,於婆羅痆斯,有梵德王,正紹王位。去此不遠,有尾提訶國#起逆。其梵德王常欲伐彼不臣。其梵德王兵衆强盛,其尾提訶國#雖兵馬驅勝,而常心行慈悲,於梵德王。其梵德王貪愛其國,興擧四兵,往擊尾提訶國。其王聞梵德王四兵欲來,卽令掃灑城邑,無諸瓦石,懸繒幡花,辨諸飮食。又勅諸臣等,令城內人民,出城預前二十五里香花迎接復作百種言詞,讚美王德。其梵德王聞此事已,瞋心乃息,便作是念:旣逆善言,不相違逆,今可迴軍。時,尾提訶國群臣等讚梵德王曰:願王過國,所有軍衆廣陳設會。尾提訶王說伽他曰:大王受懺摩 我當親奉敬 諸事隨王作幸賜爲親友。爾時,梵德王復以伽他荅曰:由忍得解脫 瞋心寂無起 爲一切能故能勝一切人。爾時,二王共爲和合。其梵德王卽歸本國尾提訶國,一切人民皆悉無畏。’佛告大王:‘爾時尾提國王者,莫作異見,卽我身是。我爲調伏其心,由彼積集正信善根故,而證無上菩提。復次,大王,乃往古昔,菩薩爾時,在不定聚,於大海中,作一龜王。復於後時。有五百商人乘舩入海,乃被海獸,打破舩舶。其龜取五百商人,置於背上,渡出海中。爾時,商人皆悉安隱全其身命。’佛告大王:‘然於彼時大龜王者,莫作異見。卽我身是。爲由慈攝有情,由彼因緣,正信積集善根故,而證無上菩提。復次,大王,乃往古昔,時,毘提訶國有五百群臣。其中有二兄弟,最爲大臣。兄名蘇斯那,弟名斯那。其名斯那者,心常好覓人過,無利益心。其蘇斯那者,於一切時,常行利益。爲由蘇斯那,常行利益故,其斯那旣無利益,惱亂人民,城中衆俱來,白王說彼所作無利益事。其王卽令擯出境外,便往婆羅痆斯城,事梵德王。後於異時,其蘇斯那,聞弟被擯出境,在婆羅痆斯梵德王所,以爲臣佐。卽白毘提訶王言:今欲往彼婆羅痆斯,看弟作其和順之事。城中人衆皆生怪愕,其弟常於兄處,作無益事,其弟王擯出國境,此兄尚於弟處,能行饒益,共爲和可。’佛告大王:‘莫作異見。於彼時中,名蘇斯那大臣者,卽我身是。常爲利益有情,由彼因緣,正信積集善根故,而證無上菩提。復次,大王,乃往古昔,於一方所,有一大城,其城中,有二商人居止。將五百乘車,載其寶貨,行至曠野險路,具如中阿笈摩說。其一商人已被藥叉噉食,第二商主平安得出曠野之中。’佛告大王:‘其第二商主平安得出曠野之嶮者,莫作異觀。卽我身是。爲慈攝有情,由彼因緣,正信積集善根故,而證無上菩提。復次,大王,乃往古昔,於一方所叢林之中,多饒河㵎花菓滋茂。爾時,菩薩在不定聚,作六牙象王,在其林內。其象王妻名曰拔陀,於母象中,爲最尊貴。是時,象王出群,在於閑僻之處,有別雌象端正悅意,詣象王處,共爲私竊,旣爲夫婦,甚加憐愛,行住相隨,意不相離,心相繫着。時,拔陁母象便生嫉妒,卽自思念:作何方計,便我當得殺六牙象王幷彼母象?正住思惟,心大嫉妒,無計可得。遂便發願:願我生生之處;能害二人。作是願已,於山頂上,投身而下,便卽命終。生毘提國大夫人腹,而處其胎十月滿,已誕生一女,衆相具足,漸漸長大,嫁與鄰國梵德大王爲第一夫人。由彼宿業,於六牙象等,生大瞋恨。然而夫人有宿命智,卽白梵德王言:於彼方所有六牙大象,我今要此象牙,願王令取。于時,王勅諸城所有獵師,皆悉喚集,令取六牙大象。獵師集已,告曰:汝等往取象牙,將來。時,諸獵師王旣勅已,依命卽去。其獵師大將告獵人曰:汝等竝散各歸本業。我獨自往,取其象牙。是時,大將卽取祭祀之物,幷着衣甲、毒箭等物,造詣方所,見彼象王幷及母象,二俱別住於閑靜處,各離象群而住。見已,遠至遙望。爾時,獵師身被忍服,覆其弓箭,所有衣甲藏在草中,欲爲殺害。爾時,母象遙見獵師,卽告夫曰:我等速向餘處。今有人來,欲殺我等。象王曰:其人作何形貌?荅曰:身被忍衣,外現慈相。若如是者,當須無畏。在袈裟中,無不善事。此之幢相覆蓋之人心住慈悲。當須無怖,勿生疑惑,如月無熱,斯人亦如是。于時,母象及以象王,竝無疑惑,隨意遊行。爾時,獵師旣得其便,卽放毒箭,射彼象王,中於要處。母象告曰:如何乃言着袈裟人,無有害心?爾時,象王以頌荅曰:心非生過患 亦非衣所作 此過由煩惱由心離慈愍。 如金裹銅葉 入火銅性現患人雖不了 智者善能知。 弓箭人俱毒咸由彼爲惡 袈裟本寂靜 皆悉由心作。爾時,母象心生瞋恚,告其夫曰:我不違君語 如君今所說 我欲碎斯人莭莭令其斷。爾時,象王聞此語已,生如是念:作何醫療此煩惱事?若是菩薩婦,起怨害心者,此不應也。說伽他曰:如被多鬼所着心 見醫卽作非供養醫人見彼亦非恨 應生如是歡喜心。爾時,母象聞其菩薩象王所說,默然而住。時,諸群象詣象王處。便作是念:勿此母象損害獵師。若菩薩在傍生趣中,常行菩薩行。是時,象王往獵師邊,以人言音,告獵師曰:汝莫怪畏。恐損獵師。象王以鼻遶取獵師,抱在胸前。又令母象別向餘處,然後告曰:丈夫,母象已去。汝若須我身上物者,任意取之是時獵師心極怪愕此乃是人,我非人也。我是人中象,汝是象中人。汝在傍生,有是情智,我居人類,反無斯慧。悲啼泣淚。菩薩問曰:爲何啼泣?獵師荅曰:汝已損我。時,象王聞已,作是思惟:我現相救,不曾有損。復更思惟:不是雌象而來損耶?又問獵師曰:誰損汝耶?獵師答曰:象王,汝身有無量功德,無辜加害,卽是損我。汝身被箭所傷,可有治療,我心被射愚癡無智,難可療治。而說頌曰:我今觀察象王行功德廣大猶如海起害之人由發慈此之菩薩心難得。假說我今身是人了無如是眞智覺但有如斯瞋害毒身空無有少功德。莊嚴形貌似人身 不如生在傍生趣汝在傍生有人智 象王爲最象中尊。不言形貌卽成人 不以傍生非是人若有人慈功德者 彼乃當知卽是人。爾時,象王告曰:不勞廣說。多言語,不用多述巧言辭。汝今云何箭射我?速說斯事,令我知。獵師荅曰:我奉王教,須汝身牙,緣此射之。象王告曰:仁所須者,幸時早取。菩薩爲懷,無不捨者,任汝拔牙,將所利益。說伽陁曰:利益一切有情等 速離漂流生死海當證無上菩提智 唯願早入涅槃城。爾時,獵師心生羞恥,告象王曰:我須汝牙。象王告曰:任意拔將。答曰:我不能拔。若令我拔,願住慈悲,我方能拔。若其不住慈悲之心,正拔之時,手必墮落。象王告曰:若汝不能拔者,我自拔與。象王曰:爲我牙根,入肉深遠。當拔之時,白血流注,拔已欲與獵師。象王身色鮮白,如優曇鉢花,血流遍身,如山雪覆,亦如襉文。爾時,象王自心睹見身相如是。恐有退轉,欲堅其心,不令嬈亂。由彼菩薩多習性故,而行其施。豈有退邪?至於死路,唯歸佛陀。於彼時中,有種種異相,爲空中諸天心得滿足,便生喜悅,現希有事。然由象王作是苦行,空中有天而說頌曰:我等諸天見 象王行苦行 當正拔牙時受於無量苦 內心猶喜悅 必不退菩提。別有一天,而問彼天曰:如此拔牙身受苦 云何能發趣菩提猶如地獄受苦人 必不能發慈悲意。爾時,象王拔牙已,默然而住。獵師念曰:云何拔牙執持而住?欲生悔耶?不與我耶?于時,象王觀知彼意,卽持優曇鉢花白色六牙,引其前足,而以六牙欲捨與之。告曰:待住少時,待住少時。我今極痛。象王又作此念:受者現前,何須夂住?如何不施?本爲此牙,欲殺於我。今旣無牙,何慮餘事?告獵師曰:汝應善聽。說伽他曰:賢首汝應棄惡事 所持利釰弓箭物被此袈裟仁者衣 我今見此心歡悅。或有施淨受亦淨 或有施淨受不淨我今觀汝淨應供 施者受者二俱淨。爾時,象王見彼被離欲衣,心自喜悅,卽與六牙告曰:若實毒箭射我身 不生少許瞋恨意此實願速證菩提 當救輪迴得解脫。佛告大王:‘於意云何?彼時,六牙大象王者,莫作異見。卽我身是。我以慈悲,苦行布施故,而由未證菩提,由彼因緣,正見積集善根,而證無上菩提。復次,大王,我曾作兔,捨其身肉,布施與彼仙人之時,廣說應知。復次,大王,我於往昔,父母二俱無目,常以肩背負擔,將行供養,經無量時,而由未證,廣說應知。復次,大王,我爲利益諸有情故,大王,諦聽。世間邪見,而依俗法,父母將老,或令飢餓,溺在河中。或將入火,燒身之事,言得生天,我設方法,竝令禁斷。此非法事,廣說應知。復次,大王,更有無量因緣,竝於那迦藥叉經中廣說。大王,菩薩在不定聚,作獼猴王,於五百獼猴中,爲尊貴。婆羅痆斯被梵德王,怕懼之時,我於爾時,捨自身命,救五百獼猴。廣說應知。復次,大王,菩薩在不定聚時,生於雉身,如雉本生經中廣說。復次,大王,菩薩在不定聚時,生在象中,如象本生經中廣說。復次,大王,菩薩在不定聚時,生在龍趣,名曰矚波龍子,於龍本生經中廣說。復次,大王,菩薩在不定聚時,作鵝王身,如鵝本生經中廣說。’爾時,勝光大王白佛言:‘大德世尊,於何時初發無上菩提之願?’佛告大王:‘乃往古昔,無量劫時,有王名曰光明。其光明王有一象寶,身色鮮白,如優鉢花,七支圓滿,形貌端嚴,人所喜見。時,王卽勅調象之人,令調此象,堪乘之時,將來見我。其調象人受王勅已,卽將調教,旣成就已,還詣王所。王卽乘象,幷調象人王在後坐,出城遊獵#種種禽獸。然而象王聞母象氣,尋香而走。王見象走,其疾如風。告象師曰:我見虛空轉 四方上下迴 山地如陶輪樹亦空中去。 象足不曾移 猶如騰空去觀前山走來 後山無不動。 須勒象令住極打令其怕 象王旣未調 死生今在卽。爾時,調象師白王曰:我誦大仙所說呪 幷以鐵鉤鉤極打誦呪鉤打唯加急 所用之法皆無益。無索無鉤能禁制 王知無物何能止貪欲入心無調者 欲在心中如掘釘。此欲發時甚廣大 無有能爲止息者爾時,調象師作種種法,不能止息,而令象迴。又白王言:其象走困,願王攀取樹枝,放象隨意。卽逢一樹王,及象師攀枝而住。喩如從死而得再生。王告象師曰:汝不調此象成就,便卽將來,與我乘騎?白王曰:我調成就。然爲彼象聞雌象氣,貪欲醉故,不受言教。其象雖去,思憶本處,至第七日,必還來到。所以者何?由見母象,共行欲已,思憶象坊。至第七日,其象還來時,調象人速詣白王,王曰:汝教此象未好成就。其人白王:我調象已。責曰:云何調伏?白言:請王驗試,卽知虛實。其調象人卽燒大鐵丸,色赤如火,令象取食,象卽詣前,欲取呑食。其教象人復白王言:象若食之,象必不活。時,王告象師曰:如斯調伏,當時爲迷亂。我先白王我但調伏其身不能調心王曰汝頗見有能調心者。象師白王言:有。唯佛世尊能調身心,一切有情欲調其心,由不能調,而皆卻退。有諸外道,修行苦行,貪欲叢林在心,而不能拔。亦有捨境,離欲貪處,而不堅持,復還退失。阿素落等及以天、人、師子、雜獸、龍蛇、鳩、鴿乃至飛鵝、雜類等,一切含識皆被欲縛,無始已來,如輪迴轉。少年容貌乃至於老,調伏其心種種苦行。或有仙人飡風食菓,皆不調心,心雖無相,誰有天、人能得自在?言大王者,有大威力,諸鬪戰中,冣能殊勝,亦不調心。唯佛世尊無有貪欲心,得自在。’爾時,大王聞佛世尊有精進力,廣行惠施,修諸福業,卽發無上菩提之願。說伽他曰:修無量福求佛果 得成善逝自在尊若未能度彼岸者 我當誓度令至岸。聞佛離欲發菩提 復行惠施正法化願我當來得成佛 利益有情貪欲滅。佛告大王:‘於意云 何?彼時名光明王者豈異人乎?卽我身是。我於爾時,初發無上菩提之意。’爾時,勝光王復白世尊曰:‘最初於誰行施,得證無上菩提?’佛告大王:‘乃往古昔,無量劫時,有城名曰毘訶。彼地其城,有一陶輪工師,有佛出世,號曰釋迦牟尼,證無上正眞等正覺,十號具足。亦有聲聞弟子,名舍利弗、大目乾連及侍者阿難陀。時,釋迦牟尼佛正眞等正覺共無量苾芻衆俱,遊行人閒,至彼城中。爾時,彼佛忽有風患,卽告阿難陁曰:汝可往彼陶輪家,乞酥油、蜜漿。爾時,阿難陀聞佛教勅,卽往詣陶輪家,在門外立,白言:長者,世尊患風强病,今須酥油、蜜漿。時,陶輪師聞具壽阿難陁所說,卽將酥油、蜜等,長者共兒,相隨俱往佛所以酥蜜等遍塗佛身溫水沐浴,持沙糖水,奉上世尊。爲療病故,卽得痊愈。爾時,陶師長跪發願,說伽他曰:我以蘇蜜施如來 願獲廣大功德利種族名號聲聞衆 悉如今日釋迦尊。善能調伏有情類 遠離衆苦歸圓寂。其陶輪子亦發是言:願我當來#如佛侍者。’佛告大王:‘我於爾時,初施釋迦如來,得證無上菩提。其子者卽阿難陁。’是王復問世尊曰:‘從初乃至成佛,供養幾許諸佛,而證無上菩提?’佛告大王:‘我從釋迦如來,最初阿僧企耶乃至護世佛時,以淸淨心,如是供養七萬五千佛。於爾許時,供養不曾心異,唯求無上正等菩提。大王,第二僧企耶我初供養燃燈佛,乃至寶髻佛,以淸淨心,如是供養七萬六千佛。我雖經歷多生,心無有異,常以淸信供養諸佛。大王,第三阿僧企耶初供養寶髻佛,乃至安隱佛,如是供養七萬七千佛。如是又至迦攝波佛,我雖供養,無有異心。常以淨信,供養諸佛。爲菩薩時,如是供養,皆蒙諸佛爲我受記,當證無上正等菩提,滿我所願。思求正覺,堅固釋持,慈攝一切有情故。’爾時,勝光王聞佛說已,心大歡喜,頂禮雙足,奉辭而去。時,具壽阿難陁卽以伽陁,請世尊曰:唯願世閒尊 爲我分別說 何處初發意爲求大菩提。 更願無上士 爲說本事緣曾供養幾佛復經幾許時。’爾時,世尊以頌荅曰:‘無上兩足尊 慈愍有情者 於彼發菩提誓度三有海。 聞佛心離欲 廣說醉象緣厭離貪欲習 因發菩提心。 堅固發誓願惠施如河沙 光明王世時 專求正覺等。初見釋迦佛 我作陶輪師 酥油蜜漿等最初爲供養。 亦曾爲上女 正信三寶尊我見憍陳佛 以燈油奉施。 無勝佛世時我曾作三藏 共大衆相競 惡罵僧爲女。由斯口惡業 變我身爲女 卻迴心淨已還變爲丈夫。 乃往過去世 曾爲王子時寶髻佛兄弟 我以燈明施。 三月曾供養安隱佛世尊 佛滅度之後 以舍利起塔。曾作富長者 三月供養佛 世尊滅度後建塔九十肘。 後見有勝佛 梵志中爲最擧手合掌敬 供養人中尊。 昔時作梵志書論悉明解 我逢利益佛 施座奉如來。往修苦行時 曾住仙人法 見憍陳世尊捉身欲山下。 我曾作仙人 遇逢樂見佛諸佛至居處 以根菓供養。 往昔作仙人見善眼世尊 以著樹皮衣 持施覆其身。昔曾作人王 供養勒叉佛 頓捨四兵衆求無上菩提。 從初釋迦佛 至於護世佛七萬五千佛 我皆盡供養。 此是一僧祇如是行供養 一心無異別 恒發菩提願。次見燃燈佛 多聞甚可愛 以七靑蓮花作梵志持供。 我曾作國王 見佛名有相於佛修行處 供養此如來。 我曾作國王有佛名住修 以妙色珍寶 音聲而供養。我曾作國王 佛號超師子 我以寶幡蓋供養此如來。 我曾作國王 佛名安隱日王有一千城 皆令修供養。 我曾作國王有佛名梵志 以浴室香湯 依時沐浴佛。我昔作國王 城中而供養 三千梵志佛及一尸棄佛。 我曾作長者 於財增城中供二十五佛 修行於梵行。 我曾作長者於彼大城中 供養尸棄佛 建立寺舍塔。其寺供七佛 奉施珍寶具 及以奴婢等莊宅花園林。 曾作王信敬 於尸棄佛所復在彼城中 唯求正等覺。 昔曾作梵志有佛名歡喜 爲求菩提故 以果先供養。曾作長者時 有佛名善眼 我以摩尼寶供養此如來。 亦曾作商主 有佛名善生坐於菩提樹 以餠先供養。 於千商人中曾作千商主 見佛坐菩提 號名善意佛。香泥塗佛上 復以扇招涼 佛邊坐聽法聞法心開悟。 昔作商人主 有佛名釋迦我以衆寶花 以花散佛上。 昔作商人主有佛名高登 以幡花音樂 供養如是佛。我曾作國王 有佛名最上 超越諸有海當施衆車輅。 我曾作國王 有佛名最尊佛行百里內 地散諸妙花。 我於過去世聞佛欲來過 遠將勝幡蓋 幷四兵圍遶。有佛欲渡河 我當作舡師 見佛心歡喜渡佛到彼岸。 我曾作商主 有佛名賢車爲佛造橋梁 令佛安隱渡。 我曾作國王有佛名大梵 牛頭香造寺 以供養於尊。著僧伽胝衣 以覆如來上 儉世檀香浴降雨人歸佛。 我曾作國王 有佛名淨月國有多疾疫 供佛疫皆除。 我昔作王時有佛名調帝 請佛說妙法 爲求菩提道。我昔作王時 有佛名梵尊 施佛僧伽胝用覆如來上。 當時國中儉 我以旃檀湯沐浴如來體 豐樂人歸佛。 我昔作王時有佛名帝釋 其國有災起 王發慈止息。我昔作王時 供養調帝佛 用諸百萬寶造食獻如來。 昔爲梵志信 見佛名悉達以百千頌讚 供養天人師。 昔爲梵志時佛名帝釋幢 合掌以正信 當來願如佛。始從燃燈佛 至於帝釋幢 七萬六千佛我皆盡供養。 滿二阿僧祇 供養於諸佛不曾心有異 志願菩提處。 第三阿僧祇亦爲王供養 佛名安隱日 滅度而起塔。我昔爲國王 種種供養佛 滿足皆隨意起塔名法王。 昔爲大商主 見佛名悉供我以衆金花 散佛呈供養。 昔爲商人時見佛名寶髻 爲佛作金網 以覆大師上。昔爲商人時 佛名上蓮花 作銀花供養散布如來上。 昔爲商人時 見佛名上稱我以上妙室 供養於如來。 昔爲大國王佛號名勝論 正證菩提日 我以四兵護。昔爲商人時 見佛名無垢 造塔幷浴室及以燃燈明。 我昔作王時 見佛名合覺坐石而入定 音樂以供養。 昔爲商人時見佛名修行 降怨度人衆 掃地令佛過。昔爲商人時 聞佛名淨住 欲來造寺舍園苑毘訶羅。 昔爲大國王 有佛名相師摩尼寶供養 我時爲菩薩。 昔爲大國王有佛名繫都 我造法王塔 繒幡以供養。昔爲大國王 有佛名捨重 我以甁杖施起塔幷設會。 我昔爲商主 有佛名見義以金寶眞珠 種種香供養。 我爲大國王佛名諸兵義 佛遊於人閒 四兵迎供養。我爲大國王 佛名他利見 欲入於城內設樂香花供。 我昔爲商主 有佛名底沙以諸莖木香根香散供佛。我昔曾爲大仙人 見晨宿佛在寶龕但一伽他而讚佛 超過九劫修苦行。昔爲梵志名最上 見佛名曰毘婆尸兩手持苣發菩提 歡喜布散如來上。菩薩昔爲商主時 見佛世尊名尸棄幷有弟子聲聞衆 三月衣食而供給。昔爲商人深正信 於彼毘婆尸佛所幷諸弟子聲聞衆 三月衣食而供給。昔爲商人深正信 佛名迦留村陁佛請佛家資盡布施 隨佛出家持梵行。昔爲商人深正信 見佛迦耶迦牟尼先造立寺生恭敬 後乃方隨佛出家。昔爲梵志名最勝 於兩足尊迦葉佛由聞喜護所說語 乃得出家修淨意。菩薩昔作國王時 於彌勒仙修供養入定見我當作佛 時仙卻來供養我。從安隱佛至迦葉 供養七萬七千佛一切如來皆奉侍 乃能數滿三僧祇。皆悉歡喜而供事 未曾少許心別異皆發無上菩提願 爲菩薩時供養佛。一切示現而授記 對衆咸言當作佛我先求願皆滿足 如先所願今思忖。此願皆令得滿足 彼佛世尊諸大德授我無上菩提記 我昔曾作尸毘王。復爲一切施主時 幷及尾濫大王身捨身捨寶行檀度 昔爲商主入大海。持戒專求趣彼岸 能害自身令衆樂皆令得度於苦海 往昔曾作仙人時。常行忍辱波羅蜜 身體手足被支解由行忍辱心無退 如緊那羅本生說。我曾欲竭於大海 以滿精進波羅蜜皆由口業眞實語 昔名藥物大臣時。牛出梵志共論義 當滿般若波羅蜜諸天擊鼓而助喜 昔爲梵志名生然。勤修勝禪波羅蜜 頭上鳥生男女卵定中不起鳥能飛 修行滿六波羅蜜。慈心常有思念處 我廣心求尊重願發願願求皆滿足 彼諸大德一切佛。我皆供養天人師 三有苦海諸衆生一切皆歸涅盤路 我爲菩薩修供養。從彼光明王身後 乃至帝幢佛世尊度得一千俱胝衆 況復成佛度無邊。世閒之尊大導師 已度未度人天衆我已置立橋舩筏 堅固度於諸有情。我若入於圓寂後 由能濟度無邊人諸有能修福德者 當來皆入涅槃城。我若入於圓寂後 而能修集於佛事少許供養於形像 卽得生天無量樂。我若入於圓寂後 遺留法寶甘露味如若有情聞此者 皆能修習出離去。’已上諸佛名。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十五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15권(ABC, K1389 v37, p.702b01-710c14)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16권


대당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그때 세존께서는 위없는 가장 높으신 복전(福田)이셨으며 공경과 존중을 받으셨으니, 국왕과 모든 신하들과 바라문과 거사, 상인(商人)과 상주(商主)ㆍ천(天)ㆍ용(龍)ㆍ야차(夜叉)ㆍ아소라(阿素羅)ㆍ가루라(迦樓羅)ㆍ건달바(揵達婆)ㆍ긴나라(緊那羅)ㆍ막호락가(莫呼洛伽)와 나아가 방소필사차(傍蘇畢舍遮)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의복과 와구(臥具)와 탕약(湯藥)과 병을 치료하는 모든 물품들을 세존과 비구 승가에 공급하였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실라벌성(室羅筏城) 급고독원(給孤獨園)에 계셨다. 이때 여러 외도들이 함께 강당에 모여서 모두들 서로 의논하였다.
“여러분께서는 아십니까, 모르십니까? 우리들은 지금까지 이곳에서 모든 국왕과 신하들과 거사 바라문에게서 존중을 받고 의복과 와구와 의약품 등을 공급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사문인 교답마(喬答摩)가 인간세상에 출현하여 우리들이 누리고 있던 존경과 의약품과 의복과 와구 등을 공급하는 공양이 모두 그에게 보시되고 우리들은 아무런 이익도 받지 못하게 되었으니, 이제 다시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함께 어떤 꾀를 마련해야 되겠습니다.”
그 가운데의 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께서는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범행(梵行)을 지키는 자라면 범행을 지키지 않는 자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때 여러 외도들이 말했다.
“옳습니다.”
다시 어떤 외도가 말했다.
“어떻게 해야 그렇게 할 수 있겠습니까?”
설명하여 말했다.
“우리 문중에 한 여인이 있는데, 생김새가 단정하여 사람들이 보기를 좋아 합니다. 그 여인으로 하여금 ‘교답마 사문이 나와 함께 몰래 정을 통했다’라고 말하게 하면 됩니다.”
여러 외도들이 다 같이 물었다.
“어느 여인이 단정합니까?”
“저 전차(氈遮) 외도녀(外道女)입니다.”
사람들은 곧 그녀를 불러오게 하여 그녀가 오자 말했다.
“젊은 누이[小妹]는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우리들이 지난 날 누리고 있던 이양(利養)이 모두 끊어지게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던 이양인 의복과 와구와 의약품들이 모두 교답마 사문을 존중하여 그에게 공급되고 있으니, 당신은 우리를 돕지 않겠습니까? 우리들을 버리겠습니까?”
그 여인이 물었다.
“여러분께서는 나로 하여금 무슨 계책을 세우게 하려는 것입니까?”
“당신은 우리 권속의 소매(小妹)이니, ‘사문 교답마가 나와 함께 몰래 정을 통하여 범행에 어긋나는 짓을 저질렀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능히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당신을 ‘도적을 막은 사람[捍敵]’이라고 부를 것이며, 세상 사람들은 곧 모두 우리들을 존중하고 우리에게 공양을 주어 예전과 다름이 없게 될 것입니다.”
그 여인이 말했다.
“나는 사문 교답마를 비방할 수 없습니다. 그분은 하늘과 인간세상의 스승이 되시는 분으로 국왕과 모든 신하들이 공경하고 소중히 여기며 위덕(威德)이 한량없습니다. 누가 나의 말을 믿겠습니까?”
이때 모든 외도들이 그녀에게 말했다.
“자매여, 당신이 만약 사문인 교답마를 비방하지 않아 우리들의 말을 따르지 않는다면 우리 대중들은 당신과 함께 말도 하지 않고, 우리들의 집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여 함께 쫓아내어 죽게 만들 것이니, 당신은 죽은 뒤에 지옥에 떨어질 것이오.”
여인은 지혜가 적은 성품인지라 곧 물었다.
“여러분께서는 저에게 무슨 일을 시키려는 것입니까?”
이때 모든 외도들이 말했다.
“당신은 때맞추어 자주 서다림에 가도록 하시오.”
그녀는 시키는 대로 매일같이 서다림(逝多林)에 갔다. 이렇게 하다가 나중에 그 여인은 배 위에다가 주발 하나를 엎어서 불룩하게 하여 여래께서 계시는 곳으로 나아갔다.
그때 세존께서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대중들에게 앞뒤로 에워싸여 미묘법(微妙法)을 말씀하고 계셨는데, 그 여인은 그 모임 가운데로 들어갔다.
세존께서는 그 외도인 여인이 온 것을 아시고 이렇게 생각하셨다.
‘내가 옛날에 일찍이 이러한 업을 지었더니 쌓인 것이 성취되어 마치 물이 사납게 흐르는[暴流] 것과 같구나.’
그 외도 마녀(魔女)가 세존의 면전에서 가타(伽他)로 말했다.

아름다운 목소리로 사람을 사랑하게 만들고
듣기 좋은 말과 교묘한 말로
나를 더럽혀서 임신을 하게 해 놓고
지금 또 다시 법을 말하고 있군요.

그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써 말씀하셨다.

만약 사람들이 망령된 말을 한다면
마땅히 지옥에 떨어지리라.

외도인 여인이 대답했다.

만약 어떤 일을 하고서도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그는 마땅히 지옥에 떨어지리라.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두 사람이 모두 지옥에 떨어진다고 하니,
지옥에 떨어지고 떨어지지 않고는 스스로의 마음으로 알 것이니라.
법을 비방하는 자는 내생에 고통을 받으리니
[한 구는 원본에 보이지 않음(少句未見本)]

그때 천제석(天帝釋)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외도녀(外道女)가 대성(大聖)과 비구 승가를 더럽히는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곧 신통변화로 발우를 묶었던 끈을 풀어서 땅에 떨어뜨렸다. 이때 마녀는 크게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내고는 급히 되돌아갔다.
그때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승군 대왕(勝軍大王)은 부처님께서 설법을 하시고 곧바로 정진등정각(正眞等正覺)을 이루리라고 수기를 하셨습니까?”
다시 아뢰었다.
“저희들은 이제 무열지(無熱池) 가로 가서 여래의 앞에서 각자가 스스로 본사(本事:本業報)에 대하여 말하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곧 잠잠히 그 청을 받아들이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常法)에는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아직 열반에 드시지 않았을 때에는 중생을 교화하시되, 반드시 열 가지의 일1)을 하시게 되어 있으니, 무엇이 열 가지인가?
첫째는 오랫동안 선근을 심은 법왕(法王)과 태자에게 관정(灌頂)을 하여 수기(授記)를 하시는 것이며, 둘째는 아직 발심을 하지 않은 중생에게는 그로 하여금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얻고자 하는 마음을 내게 하시는 것이며, 셋째는 삼보를 건립하시는 것이며, 넷째는 결계(結界)2)를 하시는 것이며, 다섯째는 수명의 다섯 등분 가운데에서 그 한 등분을 버리시는 것이며, 여섯째는 실라벌성(室羅伐城)에서 대신통(大神通)을 나타내시는 것이며, 일곱째는 평림(平林) 마을에서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것을 나타내시는 것이며, 여덟째는 부모님이 계시는 곳에서 부모님으로 하여금 진제(眞諦)를 깨닫게 하시는 것이며, 아홉째는 무열지(無熱池)에서 여러 비구들과 함께 옛날의 업보(業報)에 관하여 인연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이러한 뜻으로 말미암아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과 함께 무열지에서 옛날의 본업(本業)의 일을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신다.
“무열지 가로 가서 각자 자신의 본업의 일을 말하도록 하여라.”
이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명을 듣고 모두가 명에 따랐다. 부처님께서는 499명의 비구 대중과 함께 실라벌성에서 자취를 감추시고, 무열지 가에 나타나시어 야맹(野猛) 야차가 노니는 곳으로 가셨다. 그곳은 꽃과 열매가 마음을 매우 기쁘게 하였으나, 이 못은 사해(四海)로 흘러 들어가는 것으로, 첫째는 이름을 강가하(弶伽河)라 하였고, 둘째는 이름을 신도하(新度河)라고 하였으며, 셋째는 이름을 박차하(縛叉河)라 하였으며, 넷째는 이름을 사다하(呬多河)라고 하였는데, 그곳은 매우 험준하여 신통력을 얻은 자가 아니면 머물 수가 없는 곳이었다. 부처님과 여러 대중은 다 같이 그곳에 도착하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세속심(世俗心)을 일으키셨다. 이 마음을 내시게 되면 벌레와 개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부처님의 뜻을 알게 되는 것이었다. 난타(難陀)와 오바난타(鄔波難陀) 용왕은 어찌하여 세존께서 세간심(世間心)을 일으키셨는지 여래의 뜻을 알고자 했다. 그리고는 부처님께서 무열지(無熱池)에서 모든 비구들과 함께 각자 옛날의 인업(因業)을 말씀하시려는 것을 알았다.
곧 그 연못 가운데에 큰 연꽃을 피어나게 하였으니 그 꽃은 천 개의 잎이 마치 수레바퀴와 같았으며, 색깔은 하늘의 금과 같았고 보경화(寶莖花)의 꽃술과도 같았으며, 금강으로 만든 것과 같았으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꽃들로 에워싸여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이 꽃 위에 앉으셨고, 모든 비구들도 각자 하나의 연꽃에 앉았다. 이때 구수 사리불은 왕사성에 있는 기리발구산(祇利跋窶山) 위에 있으면서 승가지의(僧伽貾衣)를 꿰매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대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가서 너의 도반인 사리불을 불러서 데리고 오너라.”
목건련이 아뢰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때 구수 대목건련은 무열지로부터 자취를 감추어 기리발구산에 나타나 사리불의 앞에 이르러 그에게 말했다.
“구수 사리불이여, 지금 세존께서는 999명3)의 비구 대중과 함께 무열지에 계십니다. 나는 부처님의 명을 받들어 일부러 와서 부르는 것이니, 곧 나와 함께 가도록 합시다.”
“구수 대목련이여, 당신은 내가 승가지(僧伽胝)를 다 꿰매고 따라갈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주십시오.”
목련이 말했다.
“내가 함께 돕겠습니다.”
바느질이 마음대로 되지 않자, 이때 대목련은 신통력으로 다섯 손가락을 바늘로 변화시켜 바느질을 도왔다.
사리불이 목련에게 말했다.
“당신은 마땅히 먼저 가십시오. 내가 곧 뒤따라가겠습니다.”
대목련이 말했다.
“만약 그대가 가지 않는다면 나는 억지로 힘을 써서라도 당신을 데리고 가겠습니다.”
이때 구수 사리불은 곧 문[戶鉤]을 열고서 목련에게 말했다.
“당신은 신통이 제일이니 우선 이 문을 취한 후에야 나를 데리고 가십시오.”
이때 대목련이 곧 문을 끌어당기자, 사리불은 또 이렇게 생각했다.
‘저 사람은 큰 위덕을 갖추고 있으니, 문을 끌어당겨서 나를 데리고 갈 것이다.’
그리고는 곧 신통력으로써 몸을 기사굴산(祇闍崛山)에 붙잡아 매니 그 산이 곧 움직였고, 아울러 섬부주(贍部洲)의 땅이 모두 움직였으며, 난타(難陀)용왕과 오바난타(鄔波難陀)용왕, 무열지 가운데에 있던 여러 대덕들이 다 같이 모두 움직였다.
이때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것은 난타와 오바난타 용왕이 땅을 움직이게 만든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난타와 오바난타 용왕이 이 땅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니라. 대성문(大聲聞)이 신통을 나타낸 것이니라.”
그 사리불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약 내가 수미산에다가 나를 붙잡아 맨다고 하더라도 저 사람은 또한 나를 데리고 갈 것이다. 나는 이제 마음을 무열지 가운데의 여래께서 앉아 계신 큰 연꽃에 붙잡아 매어야겠다.’
그렇게 하고 나자 곧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때 대목련이 사리불에게 말했다.
“구수(具壽)께서는 신통력을 겨루어 마쳤으니,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가도록 합시다.”
사리불이 말했다.
“당신이 먼저 앞장서서 가십시오. 나는 뒤에서 가겠습니다.”
그 대목련이 그곳을 떠나서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에 아직 도착하기 전에 사리불이 먼저 도착하여 부처님의 두 발에 예배드리고 연꽃 위에 앉고 나서야 목련이 비로소 도착하였다.
존자가 물었다.
“당신은 나보다 먼저 출발하였으면서 어찌 이리 많이 늦은 것입니까?”
그때 모든 비구들이 의혹이 생겼으니, 오직 부처님만이 의혹을 끊어 주실 수 있는지라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대목건련(大目乾連)은 신통이 제일이온데 지금은 그와 같지 못합니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주의하여 자세히 들어라. 다만 지금만이 아니니라.
지나간 옛날에 중천축국(中天竺國)에 어떤 그림 그리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일 때문에 다른 나라에 갔다가 그림 그리는 사람의 집에 머무르게 되었다. 그런데 주인은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나무로 만든 여인을 만들어서 채색을 장엄하게 하고는 그 목녀(木女)로 하여금 손님을 시중들게 하고 앞에 마주하여 머무르게 하였다. 손님은 곧 목녀를 불러서 말했다.
‘이곳에 와서 누워 자도록 하라.’
그 나무로 만든 여인이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서 있으니, 그 손님은 생각하였다.
≺주인이 이 여인으로 하여금 나에게 시중들게 하였는데……≻ 하고는 손으로 끌어당기니 기계장치를 움직이는 노끈이 곧 끊어져서 몸과 손이 모두 흩어졌다.
그 화가인 손님은 지극히 부끄러운 마음이 생겨서 곧 이렇게 생각했다.
≺이제 그 사사로운 속마음의 욕심 때문에 내가 욕을 당하였으니, 나는 사람들에게 부끄럽게 되었다.≻
그 사람은 문에 마주하고 있는 담장에다가 자신의 몸을 그려서 마치 스스로 목을 맨 것처럼 하고는 문짝 뒤로 들어가 몸을 숨기고 있었다. 주인은 해가 높이 떴는데도 손님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서 와서 살펴보다가 문을 열었는데, 그가 스스로 목을 매고 죽어 있는 것을 보았다.
주인은 곧 이렇게 생각했다.
≺그 사람이 무슨 까닭에 스스로 목을 매어 죽었을까?≻
주인은 다시 나무로 만든 사람의 기관이 땅에 떨어져 쌓여 있는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나의 재주가 그 사람보다 뛰어난 까닭에 그 일로 말미암아 죽기로 한 것이구나.≻
그런데 그 나라의 법에는 어떤 사람이 죽게 되면 먼저 왕에게 말하여 알린 다음에야 장례를 치르도록 되어 있었다.
주인은 급히 왕에게 알렸다.
‘중천축국의 어느 화가가 저희 집에 와서 머물렀는데, 제가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목녀(木女)를 만들어서 주었더니 그 사람이 손으로 줄을 당겼기 때문에 줄이 끊어졌습니다. 그 사람은 그것을 부끄럽게 여겨서 스스로 목을 매어 죽었으니, 대왕께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장례를 치르고자 합니다.’
왕은 곧 신하에게 명하여 가서 살펴보게 하니, 신하가 주인에게 말했다.
‘당신이 우선 줄을 끊어서 끊어지게 하시오.’
그런 다음에 그가 스스로 목을 매어 죽었는지, 아니면 주인이 그를 죽게 하였는지를 조사하기로 하였다. 이때 주인이 곧 도끼로 끊었는데 오직 벽을 찍을 뿐이었다.
그러자 문짝 뒤에 숨어 있던 손님이 곧 말했다.
‘죽이려는 것입니까, 살리려는 것입니까?’
그러다가 왕의 신하를 마주하자 깊이 부끄러워하였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때의 그림 그린 사람은 바로 사리불이며,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여인을 만들었던 자는 바로 대목건련이니라. 그때에도 재주가 있는 것으로 말미암아 능히 그를 이길 수 있었거니와 지금도 신통을 써서 다시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음으로 비구여, 너희들은 주의하여 자세히 들으라.
지나간 옛날에 다른 어떤 곳의 마을에 두 사람의 화가가 있어서 함께 재주를 다투었는데, 그들은 서로가 ‘내가 더 낫고 기능이 뛰어나다’고 하였다.
그들은 함께 왕의 처소로 가서 한 사람이 말하였다.
‘제가 그림을 잘 그립니다.’
두 번째 사람도 또한 말했다.
‘저도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습니다.’
이때 왕은 곧 벽 위에다가 각자 한 쪽에 그림을 그리게 하고 말했다.
‘나는 너희들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 그림을 다 그리고 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첫 번째의 화공은 시간이 6개월이 걸려서야 한 쪽의 그림을 그렸는데, 그 두 번째의 화공은 다만 벽면을 문질러서 곱게 다듬기만 할 뿐이었다.
그 그림을 마친 첫 번째의 화공이 곧 왕에게 말하였다.
‘제가 벽에다가 그림을 그려서 완성시켰습니다.’
왕은 여러 신하들과 함께 와서 그림을 보고 화공에게 말했다.
‘대단히 잘 되었다.’
두 번째의 화공이 왕에게 말하였다.
‘저의 그림을 보아 주십시오. 앞에 있는 벽화의 광채가 이곳에 투영되어 얇은 옷으로 덮어 놓았습니다.’
왕은 이 일을 보고 매우 이상하게 여겨서 말했다.
‘저것보다 더욱 뛰어나다.’
그가 왕의 발에 예배를 드리고 나서 말하였다.
‘이것은 제가 그린 그림이 아닙니다. 저 벽에 그려진 그림으로 말미암아 이곳에 비쳐서 나타난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그림이 훌륭합니까? 이곳에 비쳐진 것이 훌륭합니까?”
왕이 말했다.
‘당신이 한 것이 매우 훌륭하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때 여섯 달 동안 벽을 문질러서 갈았던 화공이 바로 사리불이며, 여섯 달 동안 그림을 그렸던 화공은 바로 대목련이니라. 그때에도 그 재주로 말미암아 뛰어남을 얻을 수 있었고, 이제 다시 신통으로써 뛰어남을 얻은 것이니라.
다음으로 비구여, 너희들은 주의하여 자세히 들어라. 다만 이번에만 신통으로써 뛰어남을 얻은 것이 아니니라.
옛날에 바라닐사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두 사람의 선인이 있었으니, 한 사람은 승거(勝佉)라 하였고, 다른 한 사람은 이기다(利棄多)라 하였다. 나중에 큰 비가 내려서 땅이 매우 질척거렸는데, 그 승거 선인은 발을 헛디뎌 땅에 넘어져서 물병을 깨뜨리게 되자, 주술을 써서 12년 동안 다시는 비가 내리지 않게 되도록 서원하였다.
바라닐사성의 범수왕(梵授王)과 백성들은 모두 선인이 서원을 하여 12년 동안 비가 내리지 않게 하였다는 소식을 듣고는 왕과 백성들이 함께 그 선인의 처소로 가서 말하였다.
‘대선(大仙)이시여, 그와 같이 하지 마소서.’
선인이 말했다.
‘나는 그럴 수 없으니, 12년 동안 비가 내리지 않게 하겠소.’
범수왕과 백성들은 이기다 선인의 처소로 가서 그 일을 말하였다. 그 선인이 실어(實語)4)를 하니, 때에 맞게 큰비가 내렸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승거라고 한 선인이 바로 대목련이며, 이기다라고 하였던 선인은 바로 사리불이니라.……(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
다음으로 비구여, 저 두 사람의 선인들에게는 약간의 고통스럽게 하는 일이 있어서, 그 이기다 선인은 곧 승거 선인의 곁에서 참회하기를 구하였다. 이기다 선인이 막 발에 예배를 드리고 있을 때에 승거 선인은 발로 이기다의 머리를 걷어찼다. 이기다는 발로 걷어채인 그때 곧 주술로 서원하였다.
‘원컨대 내일 해가 뜰 때에 너의 머리통이 터져 버려라.’
승거도 곧 주술로 서원하였다.
‘원컨대 해가 뜨지 마라.’
해가 뜨지 않아서 세상이 모두 어두워지니, 여러 바라문들과 성안의 백성들이 모두 승거 선인에게 와서 말하였다.
‘이런 일을 하지 마십시오.’
그 선인이 대답했다.
‘만약에 해를 뜨게 만든다면 나의 머리가 깨질 것이오.’
이기다 선인이 승거 선인에게 말했다.
‘당신은 흙으로 만든 머리를 만들면 될 것이오.’
그 선인이 곧 흙으로 머리를 만들어서 머리 위에 얹으니 해가 뜨자 흙으로 만든 머리가 곧 깨졌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달리 생각하지 말아라. 그때의 승거 선인은 바로 대목건련이며, 이기다 선인은 바로 사리불 비구이니라. 그때에도 이미 그보다 뛰어났으며, 지금에도 또한 그보다 뛰어난 것이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다시 잘 들어라.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말하리라.
옛날에 중천축국(中天竺國)에 한 장인(匠人)이 상아로 물건을 잘 만들었다. 그는 상아를 깎아서 한 말의 쌀알을 만들어 그것으로 노자를 삼아 파사국(波斯國)으로 갔다. 그는 그 나라에 도착하자 한 장인의 집으로 가서 잠시 묵으려고 하였는데, 그 장인은 집에 있지 않고 다만 그의 아내만 집에 있었다.
그는 그 장인의 아내를 보자 그녀에게 말했다.
‘이 한 말의 흰 쌀로 나에게 밥을 지어 주십시오.’
그 장인의 아내가 대답했다.
‘그 쌀은 이곳에 두고 당신은 잠시 나가 있으십시오.’
그는 쌀을 놓아두고 곧 밖으로 나갔다. 장인의 아내는 불을 때어 밥을 지었는데, 땔나무가 다 타도록 쌀은 여전히 익지를 않았다.
그녀의 남편이 집에 돌아와 자신의 아내에게 물었다.
‘여보,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오?’
아내가 곧 갖추어 말하니, 남편은 곧 쌀을 보고서 그것이 상아로 만든 쌀이라는 것을 알았다. 남편은 속일 마음으로 아내에게 말했다.
‘이 물에는 재가 들어 있기 때문에 쌀이 익지 않는 것이오. 당신이 깨끗하고 맛이 좋은 물로 끓인다면 쌀이 곧 익을 것이오.’
잠시 뒤에 쌀을 놓고 갔던 사람이 오자 장인의 아내는 그에게 말했다.
‘당신이 깨끗하고 맛이 좋은 물을 길어 오도록 하십시오.’
그 사람이 물병을 가지고서 물을 길러 가자, 화공은 그보다 앞서서 물을 긷는 못으로 가서 그 못 안에다가 한 마리의 죽은 개를 그려 놓았다. 그 죽은 개의 그림은 모양이 불어터지고 문드러져 있어서 물을 가지러 간 사람이 그 못에 도착하여 그 죽은 개의 그림을 보자, 한 손으로는 코를 막고 한 손으로 물병을 내려서 물을 뜨다가 눈으로 개를 보고는 마침내 병을 떨어뜨려서 깨뜨렸다. 그는 병이 깨지자 곧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겼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여, 달리 생각하지 말라. 그 옛날의 장인으로서 상아로 쌀을 만들었던 사람은 바로 대목건련이며, 화공으로서 물을 긷는 못에 그림을 그렸던 사람은 바로 지금의 사리불이니라. 너희 모든 비구들이여, 여래가 얻은 정(定)은 모든 성중(聖衆)이 독각(獨覺)이라 할지라도 그 이름조차도 알지 못하는 것이며, 모든 그 독각이 얻은 정은 사리자와 대목련이라 할지라도 그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것이며, 사리자가 얻은 정은 나머지의 다른 성문(聲聞)들이라 할지라도 그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것이니라. 사리자 비구는 큰 위덕(威德)을 갖추어서 대목련보다 뛰어나지만, 그가 많은 신통을 나타내었던 까닭에 대목련이 신통제일(神通第一)이라고 은밀하게 말하는 것이니라.”
다음으로 대가섭파(大迦葉波)가 스스로 자신의 업(業)을 말하며 게송을 읊었다.

가섭(迦葉)은 대중의 앞에 나아가서
전생에 수행한 법을 갖추어 말씀드리겠습니다.
약간의 보시를 한 것이 모든 공덕이 되어
그 헤아릴 수 없는 뛰어난 복전(福田)을 얻었으니

마치 세간의 사자왕(師子王)이
아무런 두려움이 없이 모든 산과 숲을 다니는 것과 같아서
지금의 대가섭도 마찬가지로 그와 같으니
옛날의 일을 자세히 말함에 마음에 아무 두려움이 없습니다.

저는 옛날에 일찍이 한 되의 쭉정이를 보시하고
일체의 번뇌를 끊은 독각(獨覺)의 처소에서
번뇌의 때가 없는 최고의 삼매정(三昧定)에 머물렀으니
제가 지금 믿고 받아들이는 것이 또한 그러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에서 큰 발원하기를
언제나 이와 같이 가장 뛰어난 법을 듣고자 하였더니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과보를 획득하고
천 번을 북울단(北鬱單)5)에 태어났습니다.

그 나라는 수명이 길고 나와 남이 없어
점차로 존귀함을 얻어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으니
이 하나의 업(業)으로 말미암아 과보(果報)를 획득하여
천 번을 도리천(忉利天)에 태어났습니다.

그 도리천에서는 묘한 향과 영락을 받았으며
훌륭하고 좋은 색과 모양으로 몸을 장엄하였으니
그 수명이 다하여 죽게 되어서는
다시 천상에 태어나 안락을 얻었습니다.

한 가지 업에서 큰 발원을 한 것으로 말미암아
재물과 보배가 많고 넉넉하였으나 탐착하지 않았으며
5욕(欲)의 여러 즐거움을 구하지 않았고
곧 버리고 출가하여 불도(佛道)를 배웠습니다.

저는 옛날에는 크게 밝은 스승을 만나지도 못하였고
또한 저 성문중(聲聞衆)을 만나지도 못하였다가
때가 묻은 가사를 입은 사람을 보고
곧 그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출가하기를 구하였습니다.

저는 보았습니다. 이와 같이 출가할 때에는
부처님의 앞에서 대중의 가운데에 앉아 있다가
대중으로부터 일어나서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아뢰기를, ‘부처님께서는 저의 친교사(親敎師)이십니다’라고 하는 것을.

그때 세존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제자이고 나는 스승이니
만약 모든 고난에서 벗어나 떠나기를 구한다면
마땅히 청정하고 미묘한 법을 듣고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니.’

세존께서는 저를 위하여 미묘법을 말씀하시고
제가 있는 곳에 큰 자비를 베푸셨으니
4선(禪)과 10력(力), 그리고 6근(根)과
8지성도(支聖道)를 저로 하여금 닦고 배우게 하셨습니다.

저는 이제 그러한 법들을 얻게 되었고
곧 번뇌가 다함으로써 다시는 태어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마지막으로 이 몸을 받았으니
모든 현성(賢聖)과 같아졌습니다.

여래께서는 언제나 진실한 법을 말씀하시니
청정한 계율을 지키는 자는 그 마음을 따르기를 바랍니다.
제가 발원하였던 것을 이제 그대로 얻게 되었으니
저의 몸은 최후신(最後身)으로서 다시는 생(生)을 받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의 생(生)과 탐욕은 지금 이미 다하였고
모든 유결(有結)6)을 단절하여 다시는 속박되지 않으니
저는 법 가운데에서 맏아들이 되어서
법왕(法王)의 힘으로 말미암아 모든 고통을 여의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미 저에게 으뜸이 되리라고 수기(授記)를 하셨으니
두타행(頭陀行) 가운데에서 가장 으뜸이 되어
이미 실다운 법을 깨달아 진실한 법을 증득하였고
저는 이제 미혹이 다하고 부동(不動)을 획득하였습니다.

여러 성스러운 대덕들 앞에서 저는 본업(本業)의 일을 말씀드리고
아뇩대지(阿耨大池)7) 가운데에 있습니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께서 저에게 내리신 가피(加被)로
연꽃 위에 편안히 앉아서 이 일을 말씀드립니다.

그때 나이 많은 대덕 성문(聲聞)인 대비구들은 구수(具壽) 사리자(舍利子)에게 물었다.
“당신은 옛날에 일찍이 무슨 업을 지었기에 그 업으로 말미암아 큰 지혜를 얻었으며, 걸림이 없는 변재(辯才)를 얻었습니까?”
그때 사리불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저는 옛날에 산림 가운데에서 은자(隱者)를 보았는데
그는 열반의 고요하고 편안함을 누리고 있는 독각(獨覺)으로서
넓고 한적한 곳에 의지하여 있으면서 청정한 행을 닦고 있었으니
몸에는 다 떨어지고 때 묻은 가사를 입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그를 보자 마음이 기뻐서
곧 가사를 가져다가 깨끗하게 빨아드리며
다시 바느질을 하여 잘 꿰매어 드리고
은근하게 정례(頂禮)를 드려서 공경을 표하였습니다.

그는 곧 저의 생(生)을 불쌍히 여겨서
몸을 솟구쳐 올라 허공 가운데에 있으면서
갖가지의 신통변화(神通變化)를 나타내고
이에 바람을 일으켜 허공에 올라 떠나갔습니다.

그때 저는 그러한 신통변화를 보고 나서
합장하고 은근한 마음으로 큰 서원(誓願)을 발하기를
원컨대 나는 세세생생토록 언제나 지혜롭고
큰 세력이 있으며 재물과 보배가 넉넉하며

저 영화롭고 부유한 종족의 가운데에서
언제나 출가하여 5욕(欲)을 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랐으니
그 원력으로 말미암아 출가할 수 있었고
5백 생(生) 동안 세속의 얽힌 그물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금생의 이 몸은 최후신(最後身)으로서
인간세계에 태어나
대도사(大導師)이시며
무상등정각(無上等正覺)이신 부처님을 직접 모시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 출가를 하게 되어
석사자(釋師子)8)이신 세존의 가르침에서
안온한 법을 얻었으니
번뇌의 뜨거움을 제거하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었습니다.

저는 반달 동안에
독송을 하여 피안(彼岸)에 이르러
친교사(親敎師)이신 큰 스승을 마주 대하여 뵈니
부처님께서는 승가 대중에게 널리 보이시어

저에게 수기(授記)를 하시되
큰 지혜가 가장 으뜸인 자로서
다른 이의 가르침을 믿고 뜻에 따라 법륜(法輪)을 굴려서
중생으로 하여금 깨달아 알게 하리라고 하셨습니다.

저 사리자는 큰 지혜가 있는 자로서
승가 대중 가운데에서
스스로 전생의 업보(業報)를 기억하여
무열지(無熱池:阿耨達池) 가운데에서 말씀드립니다.

그때 나이 많은 대덕 성문(聲聞)인 여러 대비구들은 구수 대목련(大目連)에게 말했다.
“저 사리자가 이미 전생의 업을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본업보(本業報)의 인연을 말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말을 하니 대목련은 곧 가타로 모든 나이 많은 대덕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옛날에 숨어 지내는 사람이 되어
산과 늪 속에서 살았는데
언젠가 어떤 사람이 와서
저에게 출가하기를 원하였습니다.

저는 곧 출가하기를 허락하고 머리와 수염을 깎아 주고
아울러 목욕을 시키고 물들인 옷을
그에게 주어서 그것을 입게 하였더니
그 사람은 가려져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몸을 단정하게 하고 결가부좌를 하고 앉아 있다가
연각(緣覺)의 과(果)를 증득하고는
바람을 일으켜서 허공에 올라가서 떠났습니다.

그때 저는 기뻐하여
공경스럽게 합장하고
그로 말미암아 큰 발원을 하였더니
이제 큰 신통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저는 발원하기를 이러한 신통력을 얻어서
저 대선인(大仙人)과 같이 되고자 하였더니
그 선근(善根)의 힘으로 말미암아
태어나는 곳마다 언제나 복을 얻었습니다.

금생의 이 몸은 최후신(最後身)으로서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
친히 대도사(大導師)이시며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이신 부처님을 섬기고

석사자(釋師子)이신 세존의 가르침 가운데에
출가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어서
번뇌의 뜨거움을 버리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었습니다.

세존께서는 저에게 수기(授記)하시기를
신통(神通)이 으뜸이 되리라고 하셨으니
조그마한 것을 보시한 것으로 말미암아
지금 큰 과보(果報)를 불러온 것입니다.

옛날에 남아 있던 악업(惡業)을
제가 말씀드리니 여러분께서는 잘 들으십시오.
옛날의 인연으로 큰 나라의 수도에서
부귀한 종족으로 태어나

이제 막 어린 동자가 되었을 때에
문 밖에 나가서 놀다가
집에 들어와 음식을 먹으려고 하였는데
우연히 아버지가 어머니와 잠자리를 같이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니

아버지는 제가 본 것을 알고 부끄러워하여
곧 막대기를 가지고서 저를 때렸습니다.
저는 그 때문에 원망하는 마음을 품고서
입 밖에 말을 내어 발원하기를, ‘내가 크게 자라게 되면
아버지의 몸을 대나무처럼 마디마디 부러뜨리리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이 못된 발원을 한 그 다음 생(生)에
흑승지옥(黑繩地獄)에 태어나
여러 가지의 지극한 고통을 받고 나서야
인간의 몸으로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금생의 이 몸은 최후신(最後身)으로서
아직도 남아 있는 다른 죄로 말미암아
외도를 만나는 곤란을 당하였고
목숨이 거의 죽게 되었는데

최후의 죄보(罪報)가 다하여
다시는 남아 있는 것이 없게 되었고
자애로운 부모님의 곁에서
이런 까닭에 청정한 신심을 내게 되었습니다.

모든 중생들이
악취(惡趣)에 떨어지는 것은
마음에 나쁜 일을 품고 있기 때문에
언제나 고통을 당하고 아무런 즐거움이 없는 것입니다.

저 목련(目連)은 나이 많으신 대덕들을 마주하여
이 전생의 업보(業報)를 말씀드리니
아뇩대지(阿耨大池) 가운데에 있으면서
연화대(蓮花臺) 위에 편안히 앉아 있습니다.

그때 나이 많은 대덕 성문인 여러 대비구들은 구수 선묘(善妙) 비구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구수 목련께서 이미 전생의 업보를 말하여 마쳤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본업보(本業報)의 인연을 말할 차례입니다.”
이렇게 말하자 선묘(善妙)는 곧 가타로써 게송을 말하였다.

저는 옛날에 절 안에 들어갔다가
땅에 먼지와 더러운 것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는
곧바로 빗자루를 가져다가 쓸고
분뇨를 치우고 곱게 진흙을 발랐으며
청정한 신심을 내어
쓸고 물을 뿌려서 청정하게 하였습니다.

이 선근(善根)으로 말미암아
태어나는 곳마다 단정한 몸을 받았으며
부모가 이름을 지어 주는 데 있어서도
아주 잘 왔다는 뜻으로 이름을 선래(善來)라고 지어 주셨습니다.

권속들의 앞에서
때때로 좋고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렸으며
많은 사람들이 언제나 저를 즐거이 보았고
저를 보는 사람은 기쁜 마음을 일으켰습니다.

저 자신이 직접 대도사(大導師)이시며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이신 부처님을 모시고
아라한과(阿羅漢果)를 획득하여
번뇌의 뜨거움을 제거하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었습니다.

저는 옛날에 이렇게 발원을 하였으니
번뇌가 다하고 무루(無漏)를 이루어
섬부주(贍部洲) 등의 사대주(四大洲)에서
그림이 화려한 비단으로 땅을 쓸기를 원하였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능히
욕심을 여의고 경행처(經行處)를 청소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능히
이 땅과 아울러 모든 땅들을 청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능히
사방의 승주처(僧住處)를 깨끗이 청소하여
탑지(塔地)를 손바닥과 같이 깨끗하게 하고
크기를 발우 놓는 만큼이라도 넓힐 수 있다면
이 사람의 복은 더욱 늘어날 것이며
또한 능히 스스로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까닭에 여러분께서는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응공ㆍ정등묘각[應正等妙覺]이신 부처님께서는
일체의 공덕을 크게 갖추고 계시는지라
마땅히 부지런히 탑에 공양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이 커다란 과보(果報)를 얻는 것은
모두가 지나간 옛날에
닦은 많은 선업(善業)으로 말미암아
비로소 이러한 안락함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까닭에 부처님의 탑에
지극한 마음으로 공양을 베풀고
가장 높고 큰 복전(福田)에
청정한 마음으로 마땅히 보시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부처님의 바른 깨달음이 있는 곳이나
부처님의 성문제자(聲聞弟子)가 계시는 곳에
조금이라도 보시를 한다면 얻는 복은 많을 것이니
이것은 청정한 계율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 선묘(善妙) 비구는 대중 앞에서
스스로 전생의 업보를 말씀드리니
무열지(無熱池)에 편안히 머물러 있으면서
묘한 연화대(蓮花臺) 위에 편안히 앉아 있습니다.

그때 나이 많은 대덕 성문인 여러 대비구들은 구수(具壽) 묘의(妙意)에게 말했다.
“선묘 비구께서 이미 본업(本業)의 과보를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그 본업을 말할 차례입니다.”
그때 묘의는 곧 가타로써 게송을 말하였다.

저는 옛날에 동자였을 때
여러 친구들과 함께
귀에다가 소말나화(蘇秣那花)를 꽂고서
꽃과 숲이 있는 곳으로 함께 갔다가

비발시(毘鉢尸)부처님의
큰 탑이 있는 곳에서
여러 천(天)들과 많은 사람들이
함께 크게 공양 올리는 것을 보고는

여럿이 함께 청정한 마음으로
손에 정이만(頂耳鬘)을 가지고서
높은 탑 위에 걸어 두고
각자가 이러한 서원을 발하였습니다.

저는 그 보시한 꽃을 보고
곧바로 대중의 앞에서
제 귀에 꽂았던 소말나꽃을 가져다가
부처님의 대탑(大塔) 위에 걸었더니
그 선근(善根)의 힘으로 말미암아
6욕천(欲天)에 태어나
언제나 큰 과보를 얻었습니다.

저는 한 개의 꽃가지를 보시하여
1백 구지의 세월 동안을
천상에서 묘한 즐거움을 누리고
마지막에는 무생(無生)을 증득하였습니다.

대덕께서는 이제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바른 깨달음을 이루신 부처님께서는 복과 덕이 많으시니
뛰어난 공양을 드리는 것을 부지런히 닦을 것이며
세간에서 가장 존귀한
부처님의 탑에 마땅히 공경해야만 합니다.
부처님과 부처님의 제자들에게
청정한 마음으로 조금만 보시를 하더라도
복된 과보를 얻는 것은 끝 간 데가 없는 것입니다.

저는 생각하건대 과거세(過去世)에
이러한 보잘것없는 아주 작은 선업을 지어
그 복업으로 말미암아
언제나 천상의 모든 즐거움을 누렸고

천존(天尊)9)인 스승이시며
무상등정각(無上等正覺)이신 부처님을 가까이 모시고
번뇌의 뜨거움을 여의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었고
금생의 이 몸은 최후신(最後身)으로서
다시는 후유(後有)를 받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인연으로 말미암아
이름을 소말나(蘇末那)라고 하게 되었고
모든 괴로움에서 해탈하였으며
이미 유해(有海)를 건너게 된 것입니다.

저 소말나 비구는
대중을 마주하여 널리
과거의 인연과 업보를 말씀드리니
무열대지(無熱大池) 가운데에서
연화대(蓮花臺) 위에 편안히 앉아 있습니다.

그때 나이 많은 대덕 성문들은 구수 구지(俱貾) 비구에게 말했다.
“구수 소말나 비구가 이미 스스로의 업을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옛날에 어떤 업을 지었습니까? 어떤 업을 지었기에 부처님께서 당신에게 수기하시기를 ‘정진(精進)에는 으뜸이 되리라’고 하셨습니까?”
그때 구수 구지 비구는 게송으로써 말했다.

저는 옛날 친혜성(親慧城)에서
하나의 절[毘訶羅]을 짓고
청정한 마음으로 수행하기를 마치고서
그 절을 사방의 스님[四方僧]들께 받들어 보시하고는

그 절 안에다가
화려하게 그림을 그린 비단을 땅에 깔고
환희심으로 조화롭게 통달하여
이와 같이 큰 서원을 발하였습니다.

원컨대 언제나 부처님을 가까이서 모시고
위없는 과보(果報)를 얻어서
제일의 열반을 증득하여
영원히 모든 번뇌를 여의게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 복으로 인연하여
90겁(劫) 동안을
언제나 인간세상과 천상(天上)에 태어나고
쾌락하여 항상 아무런 두려움이 없었으며

그 남아 있는 나머지의 업으로
금생의 이 최후신을 받아서도
고귀한 가문에 태어나되
오직 아들이 저 하나만 있을 뿐이어서

열 달이 다 되어 태어나자
마음에 크게 기뻐하였고
부친은 그때 많은 재물을 저에게 주어서
그 수가 2백만이나 되었습니다.

저의 발에는 금빛의 털이 나 있어서
그 길이가 네 치[寸] 가량이었는데
미묘하고 뛰어나며 부드러운 것이
비유하면 마치 도라면(兜羅綿)10)과도 같았으며

90겁의 세월이 지나고 나서도
발은 항상 땅을 딛지 않았습니다.
복의 인연으로 말미암아
대도사(大導師)이시며

무상등정각이신 부처님을 모시고
인간과 천상의 즐거움을 받을 수 있었으며
이미 아라한과를 증득하여
번뇌의 뜨거움을 제거하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었습니다.

세존께서는 저에게 수기하시기를
정진(精進)에는 으뜸이 되리라 하셨으니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여서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는 경지를 얻었습니다.

저 이십구지(二十俱胝) 비구는
여러 나이 많으신 대덕들을 마주한 앞에서
저 자신의 전생의 업보를 말씀드리니
무열대지 가운데에 편안히 있습니다.

그때 나이 많은 대덕 성문인 여러 대비구들은 구수 묘음에게 말했다.
“구수 이십구지 비구가 이미 본업(本業)을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그때 구수 묘음은 게송으로 말했다.

저는 먼저 심은 선업(善業)으로
90겁이 지나도록
3악취(惡趣)에 떨어지지 않고
천인(天人)의 몸을 얻었습니다.

저는 삼보(三寶)가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 채로
다만 부처님의 탑을 보았을 뿐인데도
명호를 비발시(毘鉢尸)라고 하는 부처님께
큰 공양을 드리고

다시 금전 세 닢을 가지고서
그것으로 바르는 향 같은 것들을 사다가
부처님의 탑 위에 올려놓고
한 마음으로 물러섬이 없었습니다.

이 복력(福力)으로 말미암아
인간과 천상의 많은 즐거움을 누리고
이제는 아라한과를 얻어서
번뇌의 뜨거움을 버리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었습니다.

저는 부처님의 탑 앞에서
자세히 미묘한 발원을 하였으니
이 얼마 안 되는 적은 공양으로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과보를 받았습니다.

대중께서는 이제 마땅히 아셔야 할 것입니다.
등각(等覺)이신 부처님께서는 큰 복이 있으시니
탑 앞에 약간의 공양을 올리더라도
과보를 얻는 것은 끝 간 데가 없이 많다는 것을.

세존께서는 저에게 수기를 하시되
저 가타(伽陀) 가운데에서
묘한 변재를 자세하고 널리 하여
다문(多聞) 가운데에서 으뜸이 되리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 대중의 앞에서
그리고 나이 많으신 여러 대덕들 앞에서
전생의 업(業)에 대한 일을 말씀드리고
무열대지 가운데에 있습니다.

그때 나이 많은 대덕 성문인 여러 대비구들은 구수 빈두로파라타사(賓頭盧頗羅墮闍)에게 이렇게 말했다.
“구수 묘음(妙音)께서 이미 본업을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그때 구수 빈두로는 게송으로 말했다.

저는 옛날에 귀족의 가문에 태어나서
부모님의 곁에서 마음대로 할 수가 있었는데
부친은 저로 하여금 창고를 맡아서 관리하게 하고
부모님을 모시게 하였습니다.

저는 마음이 언제나 탐심이 많고 인색하여
형제자매와
노비 등속들에게
입을 것과 먹을 것을 공급하지 않고

또한 부처님께서 먹을 것을 찾으시더라도
인색하게 굴어서 드리지 않았으며
입으로는 못된 말을 내뱉어서
기와 조각과 돌을 먹으라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나쁜 업력으로 말미암아
대지옥(大地獄)에 떨어졌으니
대열지옥(大熱地獄)과 흑승지옥(黑繩地獄)에서
수많은 고통을 받았고

지옥에서 고통을 받는 것을 마치고서야
비로소 인간의 몸으로 태어날 수 있었으니
인간으로 태어나서도 앞에서의 나쁜 업력으로 말미암아
나는 언제나 기와 조각과 돌을 먹었으며

음식을 먹게 되더라도
먹는 것에 언제나 만족할 줄을 몰랐으며
굶주림과 목마름이 나를 매우 심하게 핍박하여서
그로 말미암아 언제나 고통을 받았습니다.

금생의 이 몸은 최후신(最後身)으로서
사람의 몸을 받고 태어나 출가하여
대도사이시며
무상등정각이신 부처님을 친히 모시고 있습니다.

저는 출가함으로써
석사자(釋師子)이신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에서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어
번뇌의 뜨거움을 버리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었습니다.

세존께서는 저에게 수기하시기를
번뇌를 이미 없애고 나서
사자후(獅子吼) 가운데에서
최명제일(最名第一)이 되리라고 하셨습니다.

지금도 비록 신통을 얻었으나
언제나 기와 조각과 돌을 먹고 있으니
가령 백 겁을 지낸다 하더라도
지은 업은 없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나이 많으신 대덕께서는 이제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제가 과거의 악업(惡業)을 생각해 보건대
이미 갖가지의 고통을 받았고
나머지의 업은 이제 마땅히 다하였습니다.

저의 이름은 빈두로(賓頭盧)로서
이제 대중 앞에서
스스로 전생의 업보를 말씀드리고
무열대지 가운데 있습니다.

그때 나이 많은 대덕 성문인 여러 대비구들은 구수 선래(善來)에게 이렇게 말했다.
“구수 빈두로가 이미 전생의 업을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무슨 업보를 지었습니까?”
그때 선래(善來) 비구는 게송으로 말했다.

제가 과거세(過去世)를 생각해 보건대
저는 큰 성(城)인 친의성(親意城)에서
귀족의 가문에 태어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창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왕은 이름을 수중의(隨衆意)라 하였고
모든 신하들도 그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저는 생김새가 단정하고 엄숙하여 사람들이 좋아하였고
겉모습은 좋은 용모와 위의를 갖추었습니다.

그때 저는 수레를 타고 다녔는데
사람들은 모두가 저를 공경하였습니다.
저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승원림(勝園林)으로 가서
함께 5욕락(欲樂)을 누렸습니다.

그 꽃동산에서 어떤 사문이
6근을 조복시키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는 몸에 때가 묻고 다 떨어진 옷을 걸치고서
조용히 편안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저는 그 사람을 보자
마음에 큰 환희심이 생겨서
비록 다 떨어진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고서도
싫어하는 마음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그 출가한 사람에게 욕을 하고
나쁜 생각으로 보기를 즐거워하지 않았으며
몸에 문둥병이 생기라고 욕을 하고
먹을 때에는 언제나 토해 내라고 나쁜 말을 하였습니다.

이 업보(業報)로 말미암아
입에서는 나쁜 말이 나오고
사람으로서의 목숨이 다한 뒤에는
지옥 가운데에 태어나
언제나 굶주림과 목마름에 핍박당하고

항상 많은 고통을 받았으며
그 이름을 원래(遠來)라고도 하였고
또한 중기(衆棄)라고도 하였는데
몸의 외양이 보기에 매우 사나웠습니다.

지옥의 고통을 받고 나자
비로소 인간의 몸으로 태어날 수가 있었는데
몸에는 문둥병을 앓았고
먹은 것은 언제나 토해 냈으며

손으로는 사람의 해골을 끌어안고
대나무 잎사귀로 옷을 삼았으며
풀로 벽을 만들어
언제나 그 집에 살면서

마을에 들어가 걸식을 하였는데
언제나 다른 사람에게 쫓겨나거나
혹은 몽둥이로 얻어맞거나
집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받지 못하거나 하여

항상 남에게 미움과 천대를 받았으니
5백 생(生) 동안을 그렇게 하면서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부응되지 못하고
인천(人天)의 신들에게 버림을 받았습니다.

그때 저는 부처님께서
승가 대중에게 에워싸여 계신 것을 보고
그 대중의 가운데에서
정성껏 뉘우침을 말씀드리고자 하였는데

멀리 대중들이 보이자
곧 빨리 달아나면서
이와 같이 말하였습니다.
원컨대 언제나 먹을 것이 풍족하여서
나와 대중들이
부처님 앞에서 법문을 들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아무도 나에게 먹을 것을 베풀어 주지 않아
실망하고 떠나가려고 하였는데
모니(牟尼)대도사께서
자비를 베푸시어 저를 위해 말씀하셨습니다.

대중 가운데에서 멀리 저에게 말씀하시기를
선래(善來)여, 너는 마땅히 앉으라고 하시니
저는 그 말씀을 듣고 마음이 지극히 기뻐서
몸을 구부리고 경건하게 합장을 하였습니다.

부처님의 두 발에 예배드리고 나서
물러나 한쪽에 앉았으니
세존께서는 대자비(大慈悲)를 베푸시어
마땅히 저를 불쌍히 여기신 까닭에
저를 위하여 미묘법(微妙法)을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법문을 듣자 진리의 이치를 깨닫고
두 눈에서 눈물을 줄줄 흘리며 슬피 울면서
곧바로 출가하기를 청하였더니
세존께서는 출가할 것을 허락하셨습니다.

저는 이름을 선래(善來)라 하고
직접 대도사(大導師)이신 부처님을 섬겼으며
세존께서는 저에게 수기하시기를
처계(處界)로는 으뜸이 되리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제 대중의 앞에서
스스로 전생의 업에 대한 일을 말씀드리고
연꽃 안에 편안히 앉아서
무열대지(無熱大池)의 가운데에 있습니다.

그때 여러 대성문(大聲聞)인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은 구수 유희(有喜)에게 말했다.
“구수 선래(善來)가 이미 본업을 말하였으니, 다음에는 당신께서 옛날에 무슨 업을 지었는가를 말할 차례입니다.”
그대 구수 유희는 가타로 말하였다.

저는 옛날에 왕사성에서
크게 부귀한 사람으로 태어났습니다.
그때 성안에는 큰 가뭄이 들었는데
저는 선인들에게 음식을 베풀었습니다.

나중에 어느 선인이 왔는데
그의 위의와 용모는 매우 단정하였으니
그는 바로 연각(緣覺)으로서
번뇌가 모두 끊어지고 마음이 자재한 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마음이 인색하였기 때문에
마침내 이러한 못된 마음을 일으켰으니
누가 능히 이 사람에게
7년 동안 음식을 공급하기를

말의 오줌으로 끓여서 익힌 밥을 지어다가
그 선인으로 하여금 먹게 할 수 있었겠습니까.
선인은 그 음식을 다 먹고 나서
그로 인하여 곧 죽었고

저는 그러한 못된 업을 지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지옥에 태어나 고통을 받았으니
중합지옥(衆合地獄)과 대규지옥(大叫地獄)과
염열지옥(焰熱地獄)과 대열지옥(大熱地獄)이었습니다.

지옥에서 고통을 받고 나서야
비로소 사람의 몸으로 태어날 수 있었는데
사람으로 태어나서도 몸에는 병이 많아서 자유롭지 못하였으며
죽을 때에는 지극한 고통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이렇게 5백 생 동안을 전전하면서
세세생생토록 끊임없이 고통을 받으며
심한 병이 언제나 떠나지 않아
여러 가지의 고통에 핍박당하는 것을 면치 못하였습니다.

금생에 받은 이 몸은 최후신(最後身)으로서
인간 세상에 태어날 수 있었으니
친히 대도사이시며
무상등정각(無上等正覺)이신 부처님을 모셨습니다.

저는 출가하고 나서
석사자(釋師子)이신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에서
아라한과를 증득하여
번뇌의 뜨거움을 여의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었습니다.

저는 나이 많은 대덕(大德)의 자리에 올라서
신통과 무루(無漏)를 얻었으니
병들어 있는 많은 사람들의 뜻에 따라서
모두로 하여금 병이 없어지게 하고 있습니다.

비구인 저 유희(有喜)는
여러 나이 많으신 대덕들을 마주한 앞에서
스스로 옛날의 업보를 말씀드리고
무열대지의 가운데에 있습니다.

그때 여러 대성문인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은 구수 명칭(名稱)에게 말했다.
“구수 유희 비구께서 본업을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그때 명칭 비구는 대중들 가운데에서 가타로 말하였다.

저는 옛날에 은사(隱士)가 되어
넓고 한적한 곳에 살았는데
걸식을 하려고 마을 안에 들어갔다가
죽은 여자가 길옆에 있는 것을 보았는데
몸은 퍼렇게 부풀어 올라서 고름과 오줌과 똥이 흘러내렸습니다.

나는 곧바로 이치에 맞게 잘 관찰하여
그 시체를 마주하여 결가부좌를 하고서 바르게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때 저는 부정관(不淨觀)을 행하되
한마음으로 생각하여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앉은 지 오래되지 않아 이 일을 관하였습니다.
즉, 이 죽은 시체는 배가 터지고 찢어지리니
터지고 찢어지면 고름과 피가 흘러나오고
똥과 오줌과 냄새나는 더러운 것들이 가득 차 있는지라
온몸에서 고름이 흘러내리고 살은 썩어 문드러져
수많은 파리와 구더기들이 모두 파먹겠구나.

저는 그때 정(定)으로부터 일어나
곧바로 넓고 한적한 곳으로 나아가서는
다시는 걸식을 하러 다니지도 않고
또한 먹는다는 생각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만약 마을에 들어갈 때에는
다만 음식을 구하기 위해서만 들어갔으니
여인들이 겉으로 보기에 매우 단정했으나
이것을 관(觀)하고서는 차마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모든 중생들의 몸은
모두 4대(大)가 합해지는 것으로 말미암은 것이라
그 속에는 똥과 오줌이 가득 차 있으며
냄새나고 더러운 피와 고름이 흘러나오는 것이니

이와 같이 바르게 관(觀)하고 나자
곧 욕상(慾想)을 떠날 수가 있어서
4범행(梵行)11)에 머무르면서
한량없는 좋은 관찰을 하였습니다.

그로부터 몸이 죽은 뒤에는
대범천(大梵天)에 태어났으며
범천에서의 수명이 끝나자
바라닐사성(波羅痆斯城)에 태어났으니

가장 존귀한 귀족인
장자 가문의 아들이 되어
일체의 모든 것이 구족되고
밤낮으로 언제나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하루는 밤에 누워서 자다가
문득 깨어나서 사방을 두루 살펴보니
여러 아름다운 시녀들이
영락으로 장식한 옷을 벗어 놓고 누워 있는데

몸의 형상이 모두 벌거벗은데다가
베개를 베고서 잠들어 있었습니다.
나는 옛날의 업력(業力)으로 말미암아
저 옛날 시체가 버려진 곳을 회상해 내고

생각하니 여인들은 모두가 깨끗하지 못한 것이라
마음에 곧 욕심을 싫어하고 버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소리를 내어 ‘고통스럽도다’라고 하여 모두에게 알렸으나
아무도 그에 응답하는 이가 없었기에

곧바로 높은 누각에서 내려오니
천중(天衆)이 저를 위하여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저는 그 성에서 나와
강의 남쪽 언덕에 이르렀는데

부처님께서 북쪽 언덕에 계신 것을 뵙고
큰 소리로 부처님을 부르고 아뢰었습니다.
저는 지금 손해를 입었습니다.
성자께서는 불쌍히 여기시어 저를 구해 주소서.

부처님께서는 저의 목소리를 들으시자
곧 좋은 말씀으로 대답하셨습니다.
너는 이리로 오너라. 무외(無畏)를 베풀어 주리라.
저는 그 말씀을 듣고 빨리 강을 건너다가

보배로 장식한 신발 한 짝을 빠뜨렸습니다.
대비하신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에 도착하자
정각(正覺)을 이루신 무상사(無上師)이신
세존께서는 제가 목말라 있음을 아시고

갖가지로 미묘법(微妙法)을 말씀하여 주셨습니다.
저는 법문을 듣자 마음이 열려서
삭발을 하고 출가를 하였습니다.
진제(眞諦)의 이치를 깨닫게 되자

세존께서는 나를 가피하시어
정진을 하는데 방일하지 않게 하니
후야(後夜)12)에 밝은 별이 나올 때
번뇌를 다하여 없애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었습니다.

저는 여러 나이 많으신 대덕들 앞에서
저 자신의 본업을 말씀드리고
연화대(蓮花臺) 안에 편안히 앉아서
무열대지 가운데 있습니다.

그때 여러 대성문이신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은 구수 재익(財益)에게 말했다.
“구수 명칭 비구께서 이미 본업을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그때 구수 재익은 곧 업보를 말하되 게송으로 하였다.

옛날에 바라닐사성에
길기라(吉基羅)라고 하는 국왕이
가섭세존(迦葉世尊)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부처님을 위하여 탑을 만들어 세웠습니다.

저는 그 왕의 맏아들이 되어
그 왕의 명성이 사방에 두루 퍼졌을 때에
제가 사는 곳보다 먼저 그 보탑(寶塔)에
뛰어나고 훌륭한 덮개를 건립하였습니다.

이러한 뛰어난 선업을 지은 것으로 말미암아
인간과 천상에 언제나 가장 뛰어난 복을 받았으며
태어나는 곳마다 언제나 부귀하게 태어나
큰 시주가 되어 많은 창고를 소유하였습니다.

저는 5백 생 동안에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보시를 하였으며
찾아오는 많은 구걸하는 자와
사문과 바라문에게
각각 거스르지 않게 하여
모두가 만족하게 채워 주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독각(獨覺)들로서
욕심을 여의고 번뇌가 없는
5백 명의 독각들에게
청정한 마음으로 공양을 해 드렸습니다.

이러한 선근(善根)의 힘으로 말미암아
금생의 이 최후신을 얻어서
부귀한 집안에 태어났는데
태어나자마자 곧바로 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말하기를, ‘나의 집 안에 있는 창고들을
이제 모든 가난한 이들에게 보시하고자 하니
모든 가난한 이들에게 보시하여 실컷 가지게 하며
일체의 음식과 생활용품들을 보시할 것이니

모든 어질고 착한 자들이여, 이제 마땅히 알고서
저에게 그 유무(有無)를 속히 대답해 주시오’라고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제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자
각각 놀라고 이상하게 생각하여 모두 달아나 버렸습니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기를, ‘너는 우리와 같은 인간이냐,
하늘의 존재인 야차(夜叉)냐?
너는 마땅히 나에게 말하여
이와 같은 일에 대하여 빨리 대답해 주어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말하기를, ‘어머니께서는 이제 저의 말씀을 들으십시오.
저는 자애로운 어머니의 아들이지
야차나 귀신이 아닙니다.
다만 전생의 일을 아는 지혜로 말미암아
언제나 장자(長者)가 되어 보시하던 일을 말씀드린 것입니다’라고 하니
어머니께서는 이 말을 들으시고 매우 기뻐하셨습니다.

저의 자애로우신 어머니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두려워하지 말고 언제나 보시를 행하여라.
어머니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친히 저를 길러 주시니
모든 사람들도 함께 사랑하고 즐거워하여
보는 사람은 누구나 즐거운 마음을 내었습니다.

제가 태어난 이래로
창고는 언제나 더욱 늘어났으며
금은과 하인들도 더욱 불어났습니다.
태어나자마자 말을 할 줄 알았던 일로 말미암아
사람들은 이름을 지어 주었는데
태어나면서 재물이 더욱 늘어났기 때문에
저의 이름을 재익(財益)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때에도 능히 재물을 보시할 수 있었기에
지금에 구하는 것도 늘 충만하였습니다.
등정각(等正覺)이신 부처님을 모시고
속가를 버리고서 도를 배우니
나는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출가하기를 구하여
6신통(神通)을 얻었습니다.

청정하게 미혹의 세계를 벗어나 여의기를 구하니
여러 국왕들이 항상 공양을 하며
여러 신하들과 존귀한 사람들도
그렇게 하여 입을 것과 먹을 것이 풍족하였습니다.

저 재익(財益) 비구는
여러 나이 많으신 대덕들을 마주한 앞에서
옛날 업보의 일을 말씀드렸습니다.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十六 弱大唐三藏義淨奉 制譯爾時,世尊是無上福田,恭敬尊重,能令國王及諸臣佐、婆羅門、居士、商人、商主、天、龍、藥叉、阿素羅、迦樓羅、揵達婆、緊那落、莫呼洛伽、乃至傍蘇畢舍遮等,以諸衣服、臥具、湯藥、諸療病物,供給世尊及苾芻僧伽。爾時,佛在室羅筏城給孤獨園。時,諸外道共集講堂,皆相謂言:‘仁者,知不?我等比來,於此得諸國王、群臣、居士、婆羅門等,尊重供養供給、衣服、臥具、醫藥等物,今有沙門喬答摩,人間出現,所有尊重恭敬、供養供給、醫藥、衣服、臥具等,皆悉施彼,我等斷絕,無有利養。今復云何共設何計其中一人作如是言仁者應知若持梵行者,作非梵行。’時,諸外道答曰:‘如是。’復有一外道,‘云何得之?’說曰:‘我等法中,有一女人,形貌端正,人所樂見。教彼女言:喬答摩沙門共爲私事。’衆皆問曰:‘是誰端正?’答曰:‘彼氈遮外道女。’衆人卽使令喚至已,告曰:‘小妹,須知我等往日所有利養,皆被斷絕。今時,所有利養、衣服、醫藥、臥具等,悉皆尊重供養喬答摩沙門。汝不助我耶?棄卻我等耶?’其女問曰:‘仁者,使我便欲作何計?’答曰:‘汝是我眷屬家小妹,可能作是言:沙門喬答摩,共我私行非梵行事。若能如是,名爲捍敵,世人卽皆尊重供養我等,如昔無異。’其女告曰:‘我不能謗沙門喬答摩。彼天、人師,王臣敬重,威德無量,誰能輒信?’時,諸外道報曰:‘妹子,汝若不能謗沙門喬答摩,不依我等言者,我等大衆不共汝言談話#說,不得入我等家中,共擯棄汝,令汝至死,後墮地獄。’女人身少智性,遂便問曰:‘仁者教我欲作何事?’時,諸外道告曰:‘汝可時時往逝多林。’其女依教,每日往逝多林。乃至後時,其女腹上,覆一鉢盂,詣如來所。爾時,世尊爲無量百千大衆前後圍繞,說微妙法。然而此女來入會中,世尊旣見外道女來,作是念曰:我昔曾作此業積集成就,由如暴流,其外道魔女面前而住。說伽他曰:聲響令人愛 美言淸巧語 染我懷妊胎而今復說法。爾時,世尊以頌告曰:若人爲妄語 當墮於地獄 外道女答曰若作云不作 彼當墮地獄。世尊告曰:二人皆墮於地獄 墮與不墮自心知謗法之者來生苦少句未見本爾時,天帝釋作是思惟:彼外道女垢穢大聖及苾芻僧伽。作是念已,卽以神變,解鉢令墮。是時,魔女大生羞恥,速卽歸去。時,諸衆首苾芻白佛言:‘世尊,云何勝軍大王佛爲說法,初卽授記於此正眞等正覺?又復我等今欲往無熱池邊,於如來前,各自說本事。佛卽默然而受其請。諸佛常法,出現於世,未入涅槃,教化有情,必作十事。云何爲十?一者夂植善根,法王太子灌頂授記;二者未曾發心有情,令彼發起無上菩提之心;三者建立三寶;四者結界;五者命壽五分之中,要捨一分;六者於室羅伐城,現大神通;七者於平林聚落,現從天下;八者於父母所令見眞諦;九者於無熱池中,共諸苾芻,說業報因緣。由此義故,世尊共諸苾芻,於無熱池中,說昔本業報事告諸苾芻等可往無熱池邊各說自本業事。’時,諸苾芻聞佛教勅,咸皆依命。佛共四百九十九苾芻衆,於室羅伐城沒,無熱池邊出,往詣野猛藥叉遊行之處。其處花果甚可悅意,然而此池流注四海,一名弶伽河,二名新度河,三名縛叉河,四名呬多河。其處嶮峻,非得通人,而不能往。佛與大衆俱到彼已。爾時,世尊起世俗心,作此心時,乃至虫蟻,皆知佛意。難陁、鄔波難陁龍王知如來意,云何世尊起世閒心?見佛欲於無熱池中,共諸苾芻各說往昔因業。卽於池中,化出大蓮花,其花千葉,猶如車輪,色如天金,寶莖、花蕊金剛所作,無量千花周帀圍遶。爾時,世尊坐此花上,及諸苾芻各坐一蓮花。于時,具壽舍利佛在王舍城祇利跋寠山上,縫僧伽胝衣。佛告大目揵連:‘往喚取汝同侶舍利弗來。’白言:‘如是。’時,具壽大目揵連從無熱池沒,於祇利跋寠山現,到舍利弗前,告言:‘具壽舍利弗,今時世尊共九百九十九苾芻衆,於無熱池住。我承佛勅,故來相喚。卽可同行。’答曰:‘具壽大目連,汝可待我縫僧伽胝了,方得相隨。’告曰:‘我共相助。’縫不任意,時大目連以神變力,五指爲鍼#助縫。其舍利弗告目連曰:‘汝應前去。我卽後來。’大目連曰:‘仁若不去,我强力將行。’時,具壽舍利弗卽舒戶鉤,告目連曰:‘汝神通爲最,且取此戶鉤,然後將我。’時,大目連卽挽戶鉤。然舍利弗又作是念:彼大威德,若挽戶鉤,幷我將去。便以神通,以身繫著祇闍崛山,其山卽動,幷贍部洲地俱時皆動。難陁、鄔波難陁龍王幷無熱大池之中諸大德等,咸悉㧾動。時,諸苾芻白佛言:‘此是難陁、鄔波難陁龍王令動地耶?’佛告諸苾芻:‘此非難陁、鄔波難陁龍王動此地也,此是大聲聞現神通也。’其舍利弗復作是念:我若繫著須擟山者,彼亦將去。我今以心繫著無熱池中,如來所坐大蓮花已,卽不能動。時,大目連告舍利弗曰:‘具壽捔神通訖。可往世尊所。’舍利弗曰:‘汝且前去。我在後來。’其大目連去已,未至佛所,舍利弗先到,禮佛雙足,於蓮花上坐已。目連方至,尊者問曰:‘汝於先來,何大遲之?’時,諸苾芻皆生疑惑。唯佛能斷。白佛言:‘世尊,比見大目乾連神通第一,今乃不如。’佛告諸苾芻:‘汝等諦聽。非但今時,乃往古昔,於中天國,有一畫師,其人因事,往詣餘國。至已,還向畫師家停。然而主人作一轉關木女,彩色莊嚴,令其供給看侍,對前而住。客便喚曰:‘來於此眠臥。’其木女默然而立。斯人念曰:主人發遣此女,看侍於我,卽以手挽其索,卽斷身手俱散。極生羞恥,便作是念:今者,被其私裏辱我,我應對衆,而爲恥辱。斯人卽於當門牆上,畫自己身,猶如自絞,入門扇後,隱身而住,主人怪晩,日高不起,卽往看之。開門乃見自絞而死。便作是念:彼人何故自勒咽喉?復見木人聚在地上,緣我勝彼,由斯致死。其國立法,有人死者,先奏王知,然後殯葬。主人急告王曰:‘中天竺國有一畫師,來居我家,我作轉關木女,供給彼爲。是人手挽索斷,斯人羞恥,自懸而死。願王檢看。我願殯葬。’王卽勅使往看。使者告曰:‘汝且斫索令斷,然後撿看。爲是自懸而死,爲是主人勒殺?’是時,主人卽以斧斫,唯加斫壁。客便告曰:爲死活耶?旣對王臣,深懷愧恥。佛告諸苾芻:‘於意云何?爾時,畫師者,卽舍利弗是。作機閞木女者,卽大目乾連是。於彼時中,由有工巧,而能勝彼。今用神通,還復得勝。復次,苾芻,汝等諦聽。乃往古昔,別於一方聚落之中,有二畫師,共鬪技能。皆稱我好,明解工巧。俱詣王所,白言:‘云我明圖畫。第二亦云:我能圖畫。時,王卽令壁上,各畫一面,畫已,能知,我不信說。其一畫師時經六月,乃畫一面,其第二者,但唯摩飾壁面。其畫了者,卽白王言:我畫牆了。王共群臣來觀畫彩,告曰:大端正。第二畫師白王:看我畫作。由前壁畫,光影現斯,以薄衣覆。王見此事,甚大怪之云:更勝彼。其人禮王足已,白言:此非我畫,由彼壁畫,於此影現。大王,爲復畫者端妙,爲復此處端正。王言:如汝作者,甚爲端正。’佛告諸苾芻:‘汝意云何?爾時六月磨作畫師者,卽舍利弗是。時經六月畫師者,卽大目連是也。於彼時中,由其工巧,而能得勝。今復神通,而還獲勝。復次,苾芻,汝等諦聽。非但今時,神通得勝。古昔於波羅痆斯城,不遠,有二仙人。一名勝佉,二名利棄多。彼於後時,天降大雨,地面多泥。其勝佉仙人,膝腳跌倒地,被打甁破。仙人呪誓:於十二年中,天更不雨。其梵授王及波羅痆斯人衆,皆聞仙人呪誓令十二年天不降雨,王及國人同往彼仙所,白言:大仙,莫作如是。仙人告曰:我不忍之。令十二年不得下雨。梵授王等別向利棄多仙人所,以事白言,此仙作實語,應時天降大雨。佛告諸苾芻等:‘爾時名勝佉仙人者,卽大目連是。利棄多仙人者卽舍利弗是也。廣說如上。復次,苾芻,彼二仙人有少惱緣,其利棄多仙人卽於勝佉邊,求而懺摩,正禮足時,其勝佉乃以腳踏利棄多頭髻之上。被踏之時,卽作呪誓:願明日日出之時,汝頭破裂。勝佉還卽呪誓:願日莫出。日旣不出,世閒黑闇,諸婆羅門城中人衆,皆來白勝佉仙人曰:莫作是事。彼仙答曰:若令日出,頭決破裂。其利棄多告勝佉曰:汝可作一土頭。其仙卽作土頭戴之,其日卽出,土頭便破。’佛告諸苾芻:‘莫作異見。時勝佉仙人者,卽大目揵連是。利棄多仙人者,舍利弗苾芻是。於彼時中,而已勝彼,今時亦勝。’佛告諸苾芻:‘汝等復聽。我今爲汝說。昔中天竺,有一巧人,善解牙作。遂持象牙,刻爲粳米一斗,以充道糧,往波斯國。旣至彼國,詣一巧師,家中,蹔寄欲住,斯人不在,但有其妻。旣見妻已,報言:將此一斗白粳米,爲我作飯。其巧工妻答曰:此米留著,汝當且去。其人留米卽去。彼便爲煮,柴薪俱盡,米仍不熟。夫主來至家中,問其妻曰:賢首,汝今作何物耶?妻卽具說。夫便看米,乃知是象牙爲米。夫以誑心告曰:此水爲有灰故,米不能熟。汝用淨甜水煮米。當卽熟。後時,留米人來,其妻報曰:汝宜取淨甜水來。其人持瓦甁,取水,預前速至,畫作水池,於其池中,畫作一死狗,其形脹爛。其取水人至彼池已,乃見此狗,一手掩鼻,一手下甁,以眼視狗,遂打甁破。甁旣破已,便自羞恥。’佛言:‘汝等苾芻,勿作異念,其昔巧工作象牙米者,大目乾連是。畫作水池者,今舍利弗是也。汝諸苾芻,如來所得之定,諸聖獨覺名亦不知諸獨覺所得之定舍利子、大目連名亦不知。舍利子所得之定,餘聲聞衆名亦不知。舍利子苾芻具大威德,勝大目連。然而由彼多現神通,密作是說:大目乾連神通第一。復次,大迦葉波自說其業,而說頌曰:迦葉往詣於衆前 具說前生修行法捨施少分諸功德 獲斯無量勝福田。猶如世閒師子王 無畏遊於諸山藪今大迦葉亦復然 演說昔法心無畏。我昔曾施升秕食 當於無漏獨覺所住最無垢三昧定 我今信受亦復然。於佛教中發大願 常聞如是最勝法由是因緣獲果報 千度生於北鬱單。其國長壽無彼我 漸獲尊貴無闕少由斯一業獲果報 千度得生忉利天。彼天受妙香瓔珞 色相殊好以嚴身彼壽報盡命旣終 還復天中獲安樂。由於一業發大願 多饒財寶不貪著不求五欲受諸樂 便捨出家學佛道。我昔不遇大明師 亦不逢彼聲聞衆見服袈裟染衣者 便卽頂禮求出家。我見如是出家時 在於佛前衆中坐從衆而起頂禮佛 說佛是我親教師。于時世尊出是言 汝是弟子我爲師若求出離諸苦難 宜應聽受淨妙法。世尊爲我說妙法 發大慈悲於我處四禪十力及六根 八支聖道令修學。我今獲致如斯法 便以漏盡不復生今我最後受此身 與諸賢聖爲同侶。如來常說眞實法 持淨戒者願隨心我所發願今得隨 更不受生最後有。我生及貪今已盡 斷諸有結更不縛我於法中爲長子 由法王力離衆苦。佛已記我爲第一 於杜多中最爲上已見實諦證眞法 我今惑盡獲不動。對聖尊前說本業 在於阿耨大池中大聖慈尊加被我 安坐蓮花說斯事。’爾時,耆宿聲聞諸大苾芻問具壽舍利子言:‘汝昔曾作何業,由彼業故,得大智慧,辯才無㝵?’爾時,舍利弗以頌答曰:我昔山林見隱人 是其獨覺寂靜者依止空閑修淨行 身被垢弊破袈裟。我時見彼心歡悅 卽便取衣爲浣染更以鍼線好縫治 殷勤頂禮申恭敬。彼便於我生哀愍 擧身涌在大空中爲現種種變神通 於是搖颺騰空去。時我睹斯神變已 合掌慇心發弘願願我生生常智慧 有大勢力饒財寶。於彼榮豪族姓中 常得出家捨五欲由斯願力得出家 五百生中離俗網。此是最後身 得生於人閒 親事大導師無上等正覺。 我今得出家 於釋師子教以獲安隱法 去熱得淸涼。 我於半月閒讀誦達彼岸 對親教大師 於僧衆宣示。而爲我授記 大慧最尊者 隨順轉法輪令衆生悟解。 舍利子大慧 於僧大衆中自記宿業報 無熱池中說。爾時耆宿聲聞諸大苾芻告具壽大目連曰:‘其舍利子已說宿業,次至仁說本業報緣。’作是語時,大目連卽以伽陁,告諸耆宿而說頌曰:我昔爲隱士 處在於山藪 時有一人來求我欲出家。 卽與剃鬚髮 幷沐浴染衣授與令披著 斯人於屛處。 端身結加坐證得緣覺果 搖颺騰空去 是時我歡喜。恭敬而合掌 由斯發私願 今獲大神通我願得斯通。 如是大仙者 由斯善根力生處常獲福 此是最後身。 得生於人道親事大導師 無上等正覺 於釋師子教。而我得出家 已獲阿羅漢 去熱得淸涼世尊記別我。 神通爲第一 緣於施少分今招大果報 昔時殘惡業。 我說仁善聽往因大國中 而生豪貴族 初爲童子時。出門庭遊戲 入家欲飮食 遇父與母交旣見生羞恥。 便以杖打我 爲此懷嫌恨發言願長大 摧其身如葦。 當發斯惡願生黑繩地獄 受諸極苦已 得生於人中。此是最後身 由有餘殘罪 遭斯外道難命根幾欲盡。 最後罪報盡 不復更有餘於慈父母邊 是故發淸信。 所有諸群生而墮於惡趣 由心懷惡事 常見苦無樂。目連對耆德 說是宿業報 阿耨大池中安坐花臺上。爾時,耆宿聲聞諸大苾芻於具壽善妙苾芻作如是說:‘具壽目連已說宿業竟,次至仁說本業報緣。’作是語已,其時,善妙卽以伽他,而說頌曰:我昔入寺中 見地有塵穢 卽便持掃帚除糞及塗治。 因發淸信心 掃洒令淸淨由斯善根故 生處端正身。 父母與立名名爲妙善來 於眷屬等前 時好美名稱。衆人常樂見 見者生歡喜 親侍大導師無上等正覺。 我獲阿羅漢 去熱得淸涼我昔作斯願 惱盡成無漏。 於贍部等洲以繒綵掃地 若有人能掃 離欲經行處。彼人能掃除 此地幷諸地 若有人能掃四方僧住處。 塔地好如掌 大如安鉢許斯人福增長 亦能自覺悟。 是故汝當知應正等妙覺 有大功德聚 宜勤供養塔。獲斯大果報 皆由往昔時 所修衆善業方獲斯安樂。 所以於佛塔 志心興供養無上大福田 淨心應布施。 若於佛正覺或佛聲聞處 施少獲福多 由持戒淨故。善妙大衆前 自說宿業報 無熱池安住安坐妙蓮臺。爾時耆宿聲聞諸大苾芻告具壽妙意曰:‘善妙已說本業果報,次至於仁說其本業。’爾時,妙意便以伽陁,而說頌曰:我昔爲童子 共諸同伴侶 耳安蘇秣那同往花林處。 見佛毘鉢尸 大窣睹波塔諸天人衆等 咸興大供養。 竝以淸淨心手持頂耳鬘 懸在高塔上 各發斯誓願。我見彼施花 卽於大衆前 持其耳上花懸佛大塔上。 由斯善根力 生於六欲天常得大果報 我捨一花枝。 一百俱胝歲天中受妙樂 最後證無生 大德今應知。正覺多福德 勤修勝供養 第一世閒尊佛塔應恭敬。 大師幷弟子 淨心施少分獲福果無邊 我念過去世。 作斯微善業由斯福業故 常受諸天樂 親覲天尊師。無上等正覺 已獲阿羅漢 去熱得淸涼此是最後身。 不得受後有 由此因緣故名爲蘇末那 解脫諸苦蘊。 已度於有海蘇摩那苾芻 對衆而宣說 昔時因業報。無熱大池中 安坐花臺上。爾時,耆宿聲聞告具壽俱胝苾芻曰:‘其具壽蘇末那苾芻已說自業,次至仁說昔作何業,由何業故,佛記於汝精進之中,最爲第一?’爾時,具壽俱胝苾芻以頌告曰:昔於親慧城 造一毘訶羅 淨心修已畢奉施四方僧。 於斯寺院內 繒綵而敷地歡喜心調暢 發斯弘誓願。 常願親事佛獲得無上果 證第一涅槃 永離諸煩惱。我緣此福故 於九十劫中 常受人天身快樂恒無畏。 彼有餘殘業 受此最後身生於高族家 唯有我一子。 十月滿已誕心生大歡喜 父時給財物 數有二百萬。我足有金毛 長短向四寸 微妙絕柔軟喩若兜羅緜。 已經九十劫 足常不躡地以福因緣故 親侍大導師。 無上等正覺得受人天樂 旣證阿羅漢 去熱得淸涼。世尊已記我 精進中第一 諸漏竝已盡而獲無垢處。 我俱胝二十 對衆耆宿前說其宿業報 無熱大池中。爾時,耆宿聲聞諸大苾芻告具壽妙音曰:‘其具壽二十俱胝苾芻已說本業,次至仁說。’爾時,具壽妙音以頌告曰:我先種善業 經於九十劫 不墮三惡趣而得天人身。 我未識三寶 唯見是佛塔佛名毘鉢尸 而興大供養。 復以三金錢用買塗香等 安於佛塔上 一心無退轉。由斯福力故 多受人天樂 今獲阿羅漢去熱得淸涼。 我於佛塔前 廣發微妙願以斯少供養 受於無量果。 大衆今應知等覺有大福 塔前呈少供 獲果報無邊。世尊受我記 於彼伽陁中 廣宣妙辯才多聞中第一。 於斯大衆前 幷及諸耆宿已說宿業事 無熱大池中。爾時,耆宿聲聞諸大苾芻告具壽賓頭盧頗羅墮闍,而作是言:‘具壽妙音已說本業,次至仁說。’爾時,具壽賓頭盧以頌告曰:我昔生貴家 父母邊自在 父令知庫藏侍衛於父母。 心常爲慳悋 於姊妹兄弟及以奴婢類 不給於衣食。 我母亦索食慳悋而不與 口復出惡言 可食諸瓦石。由斯惡業力 墮於大地獄 大熱及黑繩於斯受衆苦。 地獄受苦已 方得生人閒由斯惡業力 我常食瓦石。 若得飮食時食常不知足 飢渴甚逼惱 由斯恒受苦。此是最後身 人中生出家 親事大導師無上等正覺。 我以得出家 於釋師子教獲得阿羅漢 去熱得淸涼。 世尊爲我記煩惱漏已除 於師子吼中 最名爲第一。今雖得神通 由常服瓦石 假令經百劫所作業不亡。 耆宿今應知 我念往惡業已受種種苦 餘業今應盡。 我名賓頭盧今在大衆前 說自宿業報 無熱大池中。爾時,耆宿聲聞諸大苾芻告具壽善來,作如是言:‘具壽賓頭盧已說宿業,次至仁說作何業報。’爾時善來苾芻以頌告曰:我念過去世 親意大城中 生於貴族家有無量倉庫。 王名隨衆意 諸臣亦復然端嚴人樂見 色相好容儀。 于時我乘輅大衆咸恭敬 同詣勝園林 共受五欲樂。於彼芳林見 沙門調六根 身披垢弊衣寂然而宴坐。 我旣見斯人 心生大歡喜雖見著弊服 而心不生厭。 罵此出家人惡想不樂見 身著大癩病 食時常變吐。由斯業報故 口出於惡言 於人命終後生於地獄中。 常爲飢渴逼 恒受於衆苦厥名爲遠來 復名爲衆棄。 身色甚大惡受地獄苦已 方得生人閒 身著大癩病。食常爲變吐 手抱人髑髏 竹葉爲衣服用草而爲壁。 常居此舍中 入聚落乞食恒被他驅擯 或復被杖打。 或不聽入舍常被他嫌賤 五百生中然 不順諸人心。人天神所捨 于時我見佛 僧伽衆圍繞欲於此衆心。 志誠當說悔 遙見大衆已便速奔馳走 卽發如是言。 常願足飮食我身幷大衆 佛前而聽法 無人施我食。失望而欲去 牟尼大導師 慈悲爲我說衆中遙命我。 善來汝應坐 我聞心極喜曲躬虔合掌 禮佛雙足已。 退坐於一面世尊大慈悲 應憐愍我故 爲我說妙法。聞法見眞諦 啼泣淚交流 而卽請出家世尊許出家。 我名爲善來 親事大導師世尊受我記 處界中第一。 我今大衆前自說宿業事 安坐蓮花內 無熱大池中。爾時,諸大聲聞耆宿苾芻告具壽有喜曰:‘具壽善來已說本業,次至仁說昔作何業?’爾時,具壽有喜說伽陁曰:昔於王舍城 身受大富貴 其時遭亢旱我設仙人食。 後有一仙來 容儀甚端正此是緣覺性 漏盡心自在。 爲我心慳悋遂起斯惡念 誰能於此人 七年供給食。以馬尿煮飯 令彼仙人食 仙人旣食已由此命便終。 爲斯作惡業 夂在地獄受衆合及大叫 焰熱幷大熱。 地獄受苦已方始得人身 多病不自在 死受於劇苦。展轉五百生 生生恒受苦 重病常不離不免衆苦迫。 此是最後身 得生於人閒親侍大導師 無上等正覺。 我得出家已釋師子教中 證得阿羅漢 去熱獲淸涼。我入耆宿位 獲得通無漏 隨順衆病人皆令病消殄。 我苾芻有喜 對諸耆宿前自說昔業報 無熱大池中。爾時,諸大聲聞耆宿苾芻告具壽名稱曰:‘具壽有喜苾芻說本業已,次至仁說。’爾時名稱苾芻於大衆中,說伽他曰:昔爲隱士居蘭若 爲乞食故入村中見一死女在道傍 靑泡膿流幷糞尿。我卽如理善觀察 對此跏趺正憶念于時我觀不淨行 一心想念不散亂。我坐不久觀斯事 然此死屍肚坼裂當見肚裂流膿血 糞尿臭穢皆充滿。遍體膿流肉壞爛 無量蠅蛆皆唼食。我時從定起 卽詣空寂處 更不行乞食亦不思飡噉。 若入聚落時 但緣求飮食諸女甚端正 觀此不忍食。 一切有情身皆由四大合 滿中多糞尿 臭穢血膿流。如是正觀已 便得離慾想 住於四梵行無量善觀察。 從彼命終後 生於大梵天梵天中壽終 生波羅痆斯。 最尊富貴族長者家作子 一切皆具足 晝夜常受樂。夜內眠臥時 忽然驚覺見 諸綵美女等脫去瓔珞衣。 身形皆裸露 更相架枕眠我由昔業力 想彼舊寒林。 念女皆不淨心便厭離欲 發聲稱苦哉 遍告無人應。卽從高樓下 天衆爲開門 出此大城中至一河南岸。 見佛在北岸 高聲而喚佛我今被損害 聖者哀救護。 大師聞我聲便以善言答 汝來施無畏 我聞速度河。遺一寶莊履 旣至大悲所 正覺無上士世尊知我渴。 種種說妙法 聞法心開悟剃髮而出家 得見眞諦理。 世尊加被我精進不放逸 後夜明星出 漏盡得淸涼。我於耆宿前 名稱說本業 安坐蓮花內無熱大池中。爾時,諸大聲聞耆宿苾芻告具壽財益曰:具壽苾芻名稱已說本業,次至仁說。’爾時,具壽財益卽說業報,以頌答曰:‘昔於波羅痆斯城 國王名曰吉基羅迦葉世尊滅度已 爲佛造立窣睹波。我爲彼王之長子 其王名稱遍諸方於此寶塔我居先 建立殊勝妙傘蓋。由作如是勝善業 人天常得最勝福所生之處常富貴 爲大施主多倉庫。我於五百生 捨施無能數 諸來求乞者沙門波羅門。 各各無違逆 悉令充滿足及諸緣覺等 離欲無漏者。 有五百緣覺淸淨心供養 由是善根力 得此最後身。而生富貴家 生已卽能語。云我家中有倉庫 今欲捨施諸貧士施諸貧士無厭足 一切飮食幷資具。諸賢善士今應知 爲我速答此有無諸人見我說斯語 各各驚怪皆逃走。汝爲當是人 爲天物藥叉 汝當爲我說速答如斯事。 母今聽善說 我是慈母子非藥叉鬼神 但由宿命智。常爲長者恒布施 母聞斯語甚歡喜我之慈母說是言 愛子無畏常行施。母作是言已 親眷養育我 諸人咸愛樂見者生歡喜。 始從生已來 常增益倉庫金銀及僕從 由纔生能言。 衆爲立名字因生增益財 立我名財益 彼時能施財。令求者充滿 今侍等正覺 捨家而學道我不爲避難。 而求於出家 已獲六神通淸淨求出離 諸王常供養。 臣等竝尊貴爲是豐衣食 我財益苾芻 對諸耆宿前說昔業報事。’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十六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16권(ABC, K1389 v37, p.711a01-718c11)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17권


대당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여러 큰 제자들이 업보의 인연을 이야기하다.
그때 여러 대성문(大聲聞)인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이 구수 박구라(薄俱羅)에게 말했다.
“구수 재익(財益)께서 이미 본업을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본업의 인연을 말할 차례입니다.”
그때 구수 박구라 비구는 게송으로 말했다.

나는 옛날 친혜성(親慧城)에서
약을 파는 사람이었는데
비발시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에
모든 부처님과 승가에게

병을 치료하는 여러 약들을 보시하였고
찾아오는 사람에게 구하는 것들을 모두 주었습니다.
나는 뿌리와 줄기와 잎사귀와 꽃으로 만든 약들을
섞어서 그것으로 많은 스님들께 보시하였으며

석 달 동안의 여름 안거 기간 동안에
음식에 맞게 공급하여 드리고
모든 비구 대중에게
각각 하나의 하리(訶梨:과일이름)를 보시하였더니

91겁 동안에
3악취(惡趣)에 떨어지지 않았고
그 약을 보시한 업보로 말미암아
이렇게 뛰어난 큰 과보를 얻었습니다.

보시한 것은 비록 약간의 약(藥)이었지만
받은 즐거움은 끝없이 많은 것이 되었으며
한 개씩의 하리륵(訶梨勒)을 보시하고
천상에 태어나 천상의 즐거움을 받았는데도
남아 있는 다른 업보가 있었기 때문에
다시 사람의 몸으로 태어났습니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학가(學家) 갈마를 하는 집에 있으면서
신심 있는 이가 주는 음식은 받지 않았으며1)
3일 밤낮 동안에
3장(藏)의 가르침을 완전히 이해하였습니다.

옷은 때가 묻고 다 떨어진 것을 입었고
오직 분소의(糞掃衣)만을 구하였으며
언제나 한적하고 고요한 곳에 살기를 좋아하여
세속의 시끄러운 숲을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나이가 160살이 되었는데
일찍이 이 몸은 어떤 병도 앓지 않았으니
제가 생각해 보건대 약간의 것을 보시하고서
천상과 인간세계의 즐거움을 많이 받은 것입니다.

저 비구 박구라(薄俱羅)는 대중 앞에서
스스로 옛날의 업보를 말씀드리고
연화대 안에 편안히 앉아서
무열대지 가운데에 있습니다.

그때 여러 대성문인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이 구수 존자(尊者) 비구에게 말했다.
“구수 박구라께서 이미 전생의 업보를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그때 구수 존자는 곧 가타로 말했다.

나는 옛날에 가죽을 다루는 사람이었습니다.
전생의 일을 생각해 보니
당시에는 심한 흉년이 들어서
가죽을 끓여서 먹으며
겨우 목숨을 부지해 나갔습니다.

나중에 어떤 사문이
먼 곳으로부터 와서 먹을 것을 구하기에
나는 마땅히 청정한 신심을 내어
가죽으로 만든 음식을 사문에게 보시하였습니다.

그분은 독각(獨覺)으로서 그것을 먹고 나자
나의 면전에서 허공으로 올라갔습니다.
나는 청정한 마음을 내어
합장하고 공경을 표시하였으며

이러한 신통을 보자
곧 진심으로 존경하는 마음을 일으켜서
나는 마땅히 태어나는 곳마다
언제나 이와 같은 성자를 만나게 되며
얻어지는 뛰어난 과보가
한결같이 지금의 이 성자와 같기를 발원하였습니다.

보시되는 것 그 자체는 아무런 색깔도 없고
또한 향내와 좋은 맛도 없는 것이지만
보는 사람의 마음이 청정하여
마땅히 이와 같은 음식을 보시하는 것이니

비록 적은 것을 보시하기는 하였지만
그로 인하여 얻는 과보는 한량없는 것이어서
천상에 태어나 많은 즐거움을 누렸으며
다시 뛰어난 사람의 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금생의 이 몸은 최후신으로서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
친히 대도사(大導師)이시며
무상등정각(無上等正覺)이신 부처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제가 전에
무상(無上)의 과보를 증득하기를 발원하였더니
이미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어서
번뇌의 뜨거움을 버리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었습니다.

저의 이름은 대존자로서
지금 이 여러 성중(聖衆)을 마주하여
스스로 옛날의 업보를 말씀드리고
무열대지 가운데에 있습니다.

그때 여러 대성문인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이 구수 우루빈나가섭(優樓頻螺迦葉)과 나제가섭(那提迦葉)과 가야가섭(伽耶迦葉) 등에게 이렇게 말했다.
“구수 존자(尊者)께서 이미 전생의 업보를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들께서 마땅히 말할 차례입니다.”
그때 세 사람은 함께 게송으로 말하였다.

우리들은 옛날에 세 사람의 상주(商主)가 되었는데
여러 형제들과 함께 같이 장난치며 놀다가
우연히 가섭(迦葉)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탑이
깨지고 무너져서 흩어져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들이 함께 여러 상인들에게 권하여
이 탑을 세워서 다시 새롭게 만들고
우리 세 사람은 이 불탑(佛塔) 위에다가
각자 보개(寶蓋)를 걸고 함께 높이 세웠습니다.

이 뛰어난 선업(善業)으로 말미암아
천상에 태어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고
천상의 복이 다하자 인간세계에 태어나
부귀함을 얻어서 언제나 안락하였으며
이제는 세존이신 등정각(等正覺)을 만나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에 출가를 하였습니다.

세존께서는 저 니련선하(尼連禪河)의 곁에 계시면서
큰 신통변화를 나타내시어 신통을 부리시니
우리들은 모두가 정법(正法)을 보이신 은혜를 입어
무상열반(無上涅槃)의 집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공경하고 존중하여
또한 부처님의 탑에 훌륭한 일산(日傘)을 덮은 것으로 말미암은 것이니
이러한 갖가지의 차별적인 선근으로 말미암아
능히 번뇌의 뜨거움을 버리고 열반의 시원함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저희 우루빈나가섭 등은
여러 나이 많으신 대덕 존자 앞에서
스스로 숙업(宿業)의 인연을 말씀드리고
무열대지의 가운데에 연화대 위에 앉아 있습니다.

그때 여러 대성문인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이 구수 명칭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루빈나가섭과 나제가섭과 가야가섭이 각자 본업(本業)을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그때 구수 명칭은 곧 게송으로 말했다.

나는 옛날에 일찍이 향을 파는 사람이 되어
여러 가지 약들의 성질을 잘 분별하였는데
그때 어떤 부인이 딸을 데리고 와서
향과 약품을 사려고 내가 있는 곳에 왔습니다.

그 어린 딸은 얼굴과 용모가 아름다워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누구나 탐욕에 물들게 하였기에
나는 그 소녀의 용모와 위의를 보고 나서
나도 모르게 애착하는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곧 소녀의 손을 잡고 함께 즐겼으니
이 나쁜 업으로 말미암아 악취(惡趣)에 태어났고
나중에 사람의 몸을 받고서도 언제나 손이 야위어 뼈만 남아서
5백 생(生)을 지내도록 고통 받았습니다.

저는 이제 부처님 세존을 친히 모시고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여 도를 배워서
지금은 이미 아라한과를 증득하여
번뇌의 뜨거움을 버리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대덕이여, 제가 전에 지은 악업을 생각해 보건대
이미 백 겁을 지냈지만 업은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이미 신통을 얻었는데도
나머지 남겨진 업이 있으므로 말미암아
나의 왼쪽 팔뚝은
오른쪽 팔뚝과 같지 않습니다.

남자이거나 여인이거나
남의 아내를 범하고 남의 남편을 빼앗는다면
마땅히 지옥 가운데에 떨어져서
언제나 이와 같이 지극한 고통을 받아야만 됩니다.

남의 아내를 멀리 떼어 놓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마치 불길 속에서 뛰노는 것과 같으니
이러한 까닭에 모든 지혜로운 자들은
자신의 아내와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하는 것입니다.
여러분께서는 마땅히 자세하게 살펴야 될 것이니
다른 사람의 아내나 첩을 탐내게 되면
언제나 지옥에 떨어져 고통을 받아서
긴 시간이 지나도록 쉴 수가 없는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죄를 지은 것으로 말미암아
어느 곳에서 몸을 받아 태어나더라도
이미 그와 같은 과보를 받아서
지옥 가운데에 태어났던 것입니다.

금생의 이 몸은 최후신으로서
위없는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
일체의 고통에서 벗어나
번뇌의 뜨거움을 버리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었습니다.

안락하기를 구하고자 한다면
남의 아내와 음란한 짓을 하지 말아야
모든 번뇌에서 벗어나
묘한 기쁨과 즐거움을 받는 것입니다.

저 명칭 비구는
지금 여러 나이 많으신 대덕 앞에서
스스로 전생의 업보를 말씀드리고
무열대지 가운데에 있습니다.

그때 여러 대성문인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이 구수 화생(火生)에게 말했다.
“구수 명칭(名稱)께서 이미 전생의 업보를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그때 구수 화생은 게송으로 대답했다.

저는 옛날에 일찍이 친혜성(親慧城)에서 살았는데
명호가 비발시인 부처님께서 계셨습니다.
그때 저의 이름은 무소착(無所着)이라고 하였으며
사람들 가운데에서 가장 존귀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는 62만 명의
성문제자(聲聞弟子)에게 에워싸여 계셨는데
나는 비발시세존께 굴복하여
세존과 모든 제자들께 석 달 동안의 공양드리기를 청하였습니다.

그때 친혜성의 국왕도
또한 부처님과 모든 제자들을 청하였으니
이때 저는 저 성의 왕과 더불어
하루를 걸러 가며 서로 음식을 베풀어 공양을 드렸습니다.

때가 되어 저는 부처님과 비구 성문 대중께
공양을 두 배로 늘렸습니다.
삼 개월 동안 공양드리는 일을 마치고 나서
나는 다시 왕과 함께 공양을 드렸는데

마지막으로 모임을 베푸는 날을 맞이하여
왕은 친혜성의 왕궁에서 몸소 마련을 하여
온갖 맛있고 훌륭한 음식과
의복과 이부자리와 많은 보배들을 널리 베풀었습니다.

이와 같이 매우 훌륭한 것들을 마련하고 나서
다시 왕의 정원에 높은 좌석을 설치하였으니
그 좌석은 값이 백천금(百千金)에 해당하였고
음식과 의복들도 그와 맞먹는 것들이었습니다.

비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물건은
그 값을 계산하여도 알 수 없는 것이었으며
가지고 있는 코끼리와 말을 모두 치장하였는데
가느다란 금으로 된 실을 가지고 엮은 그물로 몸을 장엄하였으며
각각의 스님 앞에는 일산(日傘)을 가지고 서서
앉은 차례에 따라 널리 주위를 에워쌌습니다.

궁궐 안에 있는 시녀들은 몸을 치장하고
다음에는 전단향(栴檀香)을 몸에 발라 광채가 나게 하여
각자가 금으로 만든 물병을 쥐고 물을 채워서
비구 스님이 계시는 곳에서 공경하여 받들게 하였습니다.

이렇게 마지막으로 이러한 공양을 베푸는데
왕은 스스로 부처님과 승가께 공양을 하였습니다.
나는 왕이 이렇게 공양을 드리는 것을 보고
한마음로 바르게 생각하여 이렇게 사유하였습니다.

훌륭한 음식이야 모두 준비할 수가 있지만
보배 자리를 장엄하는 것은 참으로 하기 어려운 일이다.
음식과 훌륭한 용품들이야 준비할 수 있을지언정
왕이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은 코끼리와 말은 구할 길이 없구나.

내가 이와 같이 말을 하며 생각을 하고 나자
제석천주(帝釋天主)가 때에 맞추어 왔습니다.
이때 제석천은 저에게 말하기를
착하구나, 내가 그대를 도와서 공양을 베풀겠다고 하였습니다.
제석천은 이렇게 말을 하고 나서
곧 변화를 일으켜 가장 훌륭한 대원림(大園林)을 만드니
그 동산은 매우 뛰어나게 화려했으며
제천(諸天)들의 묘한 좌석이 두루 장엄되어 있어서

그것과 함께 아주 묘한 하늘의 의복을 가져다가
부처님과 비구 승가께 받들어 보시하기를
먼저 비발시세존께 청하고
아울러 여러 제자인 성문(聲聞) 대중께 청하였습니다.

이때 제석천과 여러 천(天)들이
제일의 보배 코끼리[第一寶象]를 데리고 와서 상응하였으니
각각 하늘의 보배 일산[寶蓋]을 손에 쥐고서
스님의 머리 위에 바치고서 허공 가운데에 있었습니다.

하늘의 음식을 가져다가
진실한 성중(聖衆)께 공양을 드리고
다시 하늘의 의복으로 덮어 드린 것으로써
인간과 천상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으며
91겁 동안
3악취(惡趣)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전생의 선업(善業)으로 말미암아
부드럽고 유연한 몸을 받았으니
대선인(大仙人)을 위하여 공양을 드리고
대덕(大德)이신 비발시부처님께 공양을 드렸기 때문입니다.

금생의 이 몸은 최후신으로서
왕사성(王舍城)에서 태어나되
영승왕(影勝王)의 궁궐 안의
가장 존귀한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왕과 대부인께서
사랑하여 은혜로 길러 주시고
신하들도 모두가 나를 사랑하며
모든 백성들도 나를 사랑하였습니다.

언제나 천상에서
제천(諸天)의 5욕락(欲樂)을 누렸으며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서도
오히려 여러 하늘의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무상(無上)의 대도사(大導師)이시며
바른 깨달음을 이루신 모니주(牟尼主)께서
인천(人天)을 조복시키시려고
왕사성에 오셨습니다.

저는 부처님께서 오셔서
큰 스승의 미묘법으로써 깨닫게 하신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 소식을 듣고는 환희심이 생겨서
곧바로 여래께서 계시는 곳으로 나아갔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세간의 등불이신 부처님께서
타오르는 커다란 횃불을 능히 지닐 수 있는 분인 것을 보고
수레로부터 내려와
걸어서 세존의 앞에 이르러
부처님의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니
마음 깊이 지극한 기쁨이 생겼습니다.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대자대비하신 세존을 우러러뵈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인간과 천인(天人)들이
세존을 공경하며 에워싸고 있었습니다.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들은 얽혀 있는 모든 속박을 끊었도다.
위없는 천존(天尊)인 여래가
자비를 베푸는 까닭에 이곳에 와서
너희를 위하여 4제법(諦法)을 말하니
듣는 사람은 능히 지혜가 열려 진리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니라.

저는 그 말씀을 듣고 이와 같이 청하였습니다.
바른 깨달음을 이루신 세존이시여,
제가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시어
삼보에 친근히 하여 구족계(具足戒)를 이루게 하소서.

위없는 대자부(大慈父)이신 부처님께서는
비할 데 없으신 분으로서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잘 왔도다’라고 하시니
그 말씀이 끝나자 바로 구족계가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정진하는 데 방일하지 않고
고행을 하며 닦고 익혀서
곧 무생위(無生位)를 증득하고
열반궁(涅槃宮)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가까이서 대도사이시며
무상등정각이신 부처님을 모시고
아라한과를 증득하여
번뇌의 뜨거움을 여의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었고

능히 삼계의 생사세계를 벗어날 수 있었으니
나고 죽는 생사의 강에서 표류하는
일체의 근심과 슬픔과 고통을
이로 말미암아 영원히 없앨 수 있었습니다.

저 화생(火生) 비구는
진실한 성중(聖衆)을 마주하여
스스로 옛날에 지은 업을 말씀드리고
무열대지 가운데서 안락하게 연화대(蓮花臺)에 앉아 있습니다.

그대 여러 대성문인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이 구수 호국(護國)에게 말했다.
“구수 화생(火生)께서 이미 전생의 업보를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그때 구수 호국은 게송으로 대답했다.

옛날에 길기리(吉基利)라는 왕이 있었습니다.
가시국(迦尸國)의 왕으로서 백성들을 이익되게 하였는데
저는 그 왕의 막내아들이었습니다.
그때 부처님을 위하여 큰 탑을 만들었는데
부왕은 그 막내아들로 하여금
몸소 일산(日傘)의 덮개를 가지고 가서 여래께 드리게 하였습니다.

저는 왕의 명을 듣고 마음에 기뻐하여
보배 일산을 탑에 잘 놓아두었는데
그 덮개를 두고 나서 곧 발원하기를
이 선업(善業)의 인연으로 말미암아
천상과 인간의 모든 쾌락을 불러오고
언제나 가장 뛰어난 큰 광명이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으니

이제 최후신으로서 인간의 몸을 받아서
창고를 가진 큰 성 안에 태어났습니다.
이미 가장 뛰어난 호족의 집에 태어나니
세간에서 존귀함이 으뜸이었고
나를 보는 사람은 기뻐하여 언제나 공경하고
일체의 백성들이 모두 즐거워하였으며

뛰어난 과보가 몸을 따라 나타나서
생김새는 단정하고 엄숙하며 마음은 편안하고 고요하였으며
인간 세상에서 수용하는 것이 모두 충족되었고
모든 필요한 것들이 조금도 부족됨이 없었습니다.
저 호국(護國) 비구는 나이 많으신 대덕들을 마주하여
저의 옛날의 업보와 인연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때 여러 대성문인 나이 많은 비구들이 구수 사저(娑底)에게 말했다.
“구수 호국(護國)께서 이미 전생의 업보를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그때 구수 사저는 게송으로 대답했다.

옛날 왕사성에서는
왕과 신하가 크게 부유하고 존귀하였는데
5백 명의 선인들이 오자
모두 함께 공양을 하게 하였습니다.

당시 저는 왕명을 널리 전하여
먼저 밥을 짓게 하고
집 안의 갖가지의 음식을 마련하여
5백 명의 선인들에게 공급하였습니다.
제가 차례로 나누어 드렸으니
저는 가장 우두머리였기에
최초의 선인에게 공양을 드렸던 것입니다.

저희 집에서는 언제나 준비를 하여
밥을 짓되 백 여 국자를 만들어서
그 출가인에게
이 밥을 가져다가 공급하였습니다.
밥을 보시하여 그가 먹고 나자
저는 탐심이 생겨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나의 형제자매와
아내와 남녀 친족들에게도
오히려 음식을 베풀어 주지 못하는데
이 선인이 석 달 동안을 앉아 있으면
마땅히 들어가는 비용이 많을 것이니
하물며 5백 명이나 되는 수이겠는가.
나는 모름지기 저 사문을 죽게 만들어야겠다.

만약에 그가 죽게 된다면
나는 곧 써야 될 비용이 없어질 것이다.
아무런 잘못도 없이 그를 죽이려고 하니
죄스런 마음이 생겨났으나
말의 오줌을 끓여서
음식에 섞어 그에게 주어 먹게 하였습니다.

그는 그 밥을 먹자
곧 병이 생겨서
곧바로 창자가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때 그가 죽은 뒤에
그 선인이 도를 얻은 사람인 것을 알았는데
천룡(天龍)과 신장(神將)들이
모두 함께 큰 소리로 말하였습니다.

이 상인은 큰 죄를 지었다.
잘못해서 아무 잘못도 없는 선인을 죽였다.
그는 자재함을 얻은 독각으로서
고요하여 번뇌가 없는 분이다.

여러 친족들은 모두 나에게 화를 내고
모두가 그 자리에서 관찰을 하고는
많은 죄업이 생겨날 것이니,
저 선인을 죽였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친족들이 하는 말을 듣고 나자
저는 곧 근심스럽고 슬픈 마음이 일어나
나머지의 모든 선인들을 청하여
지극하게 그 잘못을 뉘우쳤습니다.

모든 부처님께 마주하여 참회를 하되
잘못을 드러내어 마음으로 뉘우치고 나서
밥을 지어 5백 명의 선인에게 공양하였는데
존중하여 충분히 만족하게 하고

그 죄업을 참회하였습니다.
저는 여러 선인들에게 잘못을 참회하고
음식으로 공양을 드리고 나서
곧바로 서원을 발하였습니다.

미래에도 이와 같이
이 대덕들께 공양을 드리고
대덕들께서 얻은 해탈과 같이
원컨대 저도 속박을 여의고
세세생생토록 가난한 집에 태어나지 말며
빈궁한 곳에 있지 않게 되기를 바랍니다.

나는 갑자기 인색하고 탐내는 마음을 일으키고
나쁜 마음을 일으켜,
저 독각(獨覺)을 죽게 하고
업을 짓고는 곧바로 근심하고 슬퍼하였으며

죽은 뒤에는 지옥에 떨어져서
천 년의 세월 동안 머무르며
언제나 고통을 받았고
나중에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게 되어서도
수명이 짧은 과보를 받았으며

재물이 많아서
여러 사람들에게 공양을 하더라도
언제나 창자가 밖으로 나오는 병을 앓아서
그로 인하여 곧 죽게 되었습니다.

금생에는 대성(大聖)이신 부처님을 뵙고
이에 출가하게 되었으며
가르침에 따라서 머무르게 되어
일체의 탐욕을 모두 버리고
무열지(無熱池)의 연화좌(蓮華坐)에 앉아서
본업(本業)의 인연을 말씀드립니다.

그때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이 구수 슬다가섭파(膝多迦葉波)에게 말했다.
“구수 사저(娑底)께서 이미 전생의 업보를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이때 구수 슬다가섭파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는 옛날에 비구 대중께 공양청을 하여
7년 동안을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그 마을 안에는
한때 기근이 들었는데

제가 얻은 바를 나누어 드린 분은
마음을 조복 받고 뜻이 고요한
독각으로서 존경을 받았으며
번뇌가 없이 열반의 시원함을 누리는 분이었습니다.

저는 전에
구걸하는 자에게는 나누어 주지 않고,
비록 자식이나 어버이라 할지라도
스스로 일을 하지 않으면 구제해 주지 않기로 맹세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나는 그런 뜻을 내었기 때문에
마침내 죄를 범하고 악업을 지었으니
비구는 이미 스스로 일을 하지 않으니
무슨 까닭에 그에게 먹을 것을 주겠는가 하고 생각하여

곧 그 비구를 데리고서
농사짓는 곳으로 돌아다니다가
집에 돌아와서야
비로소 그에게 음식을 주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악업(惡業)이 익었기 때문에
마침내 지옥에 떨어졌으니
중활지옥(衆活地獄)과 염열지옥(炎熱地獄) 가운데에서
많은 고초를 겪었으며

지옥의 업보가 다하고서도
윤회하면서 태어날 때마다
비천하게 태어나 언제나 근심과 고생을 하였고
먹을 것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금생의 이 몸은 최후신으로서
사람의 몸을 얻어서
조어사(調御士)이시며
정각무상존(正覺無上尊)이신 부처님 곁에서 떨어지지 않고

청정한 신심으로 출가하여
모든 번뇌를 깨끗이 제거하고
6신통(神通)을 증득하여
아라한과(阿羅漢果)에 이르렀습니다.

여러 대덕께서는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저는 비록 큰 신통을 증득하였지만
경행(經行)을 매우 어렵고 고통스럽게 하고서야
비로소 음식을 얻게 되니

이리저리 다녀서 지극히 먼 곳에 가야만
겨우 얻는 것이 조금 있게 되고
목숨이 거의 끊어지려고 해서야
음식을 얻을 수가 있었습니다.

저의 성(姓)은 슬가섭(膝迦攝)이며
이름은 이대위(耳大威)이니
무열지(無熱池)의 연화좌에 앉아서
이러한 전생의 업연(業緣)을 말씀드립니다.

그때 여러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이 구수 주리반타가(周離槃陀迦)에게 말했다.
“구수 슬가섭파께서 이미 전생의 업보를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이때 구수 반타가(槃陀迦)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는 전생에서
돼지를 기르는 사람이 되어
그 돼지의 입을 줄에 매어
강을 건너려고 했는데

강의 한 가운데를 지나서
저쪽 언덕에 도착하려고 할 때에
여러 마리의 돼지가 숨을 쉬지 못하여
그 때문에 모두 죽어버렸습니다.

저는 물에 떠내려가며 물에 떴다 가라앉았다 하면서
황당하고 아득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는데
강변에 어느 선인이 머무르고 있다가
불쌍히 여겨서 구제해 주었습니다.

그 선인은 근심과 고뇌에 빠져 있는 나를 꺼내 주고
제가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여
무상삼매(無相三昧)로써
교화하여 조복하고 수순하게 하였으며

거기에서 죽고 나서
천상에 나게 되었으며
천상에서 목숨이 다하자마자
인간 세계에 하생(下生)하였습니다.

등정각(等正覺)이신 부처님을 공경하여
세속을 버리고 출가를 하였으나
완고하고 미련하며 지극히 어리석고 둔한지라
깨우치고 가르쳐 주는 것을 능히 지니지 못하고

석 달 동안에
겨우 한 게송을 외울 수 있었고
한 구(句)의 뜻을 알게 되면
번뇌가 모든 것을 없애려고 하였습니다.

제가 전에 지은 업을
이와 같이 생각해 보니
한량없는 시간이 지나도록
나고 죽는 생사의 바다에 윤회하였습니다.
이제 부처님[世間父]을 마주하고
이 무열지(無熱池)에서
저 주리반타(周離槃陀)는
이러한 흑업(黑業)과 백업(白業)을 말씀드립니다.

그때 여러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이 구수 사복(蛇僕)에게 말했다.
“구수 주리반타가(周離槃陀迦)가 이미 전생의 업보를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이때 구수 사복이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는 가섭(迦葉)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로
맨 나중에 성문(聲聞)이 되어
들은 것이 많고 삼장(三藏)을 갖추었는데
법에 대하여 매우 인색하여

여러 비구들을 위하여
경전을 외우거나 해설해 주지 않았고
다른 여러 비구들이
나보다 나은 사람이 있게 될까 두려워하여

비구들이 저의 처소에 와서
적은 뜻이라도 묻고자 하면
저는 사나운 안색을 하고
꾸짖으며 이치에 맞지 않게 하였습니다.

그때 여러 비구들이 와서
저의 이러한 견해를 책망하여
어찌하여 법을 바로잡고 교화하지 않으며
이렇게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을 하느냐고 하였습니다.
저는 임종할 때에
지극히 후회하는 마음을 내어
익힌 진묘법(眞妙法)을
남을 위하여 가르쳐 주지 않은 것을 후회하였는데

목숨은 다만 7일이 남아 있을 뿐이어서
오래 머무를 수가 없었기에
마땅히 출가한 사람들을 모아
모든 허물을 뉘우쳐 사과하였습니다.

저는 죄를 뉘우치고 나자
법에 인색한 마음이 없어져서
곧바로 대중 가운데에서
7일 동안 언제나 법을 연설하니

훌륭한 설법을 듣자
모두가 저를 따라서 듣고 받아들여서
서로에게 해석을 하여
모두가 함께 담론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임종할 때에
7일 동안 묘법(妙法)을 연설한 것으로 인연하여
천상에 태어날 수 있어서
모든 욕망을 모두 구족하게 되었습니다.

천상에서의 수명이 다하자
인간세계에 하생(下生)하여
겁비라성(劫比羅城)의
석가왕족으로 태어나
크게 부귀하였으며
위의와 용모가 매우 좋아할 만하였고
사람들이 모두가 공경하고 사랑하였으며
재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종족의 여러 남녀들은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였는데
저는 번뇌의 욕망에 얽혀서
기쁘고 즐거운 뜻이 없었습니다.

세상에 견줄 데가 없는 대장부께서는
저를 불쌍히 여기신 까닭에
제가 있는 곳에 자주 오시어
출가를 하도록 권유하셨으니

저는 조어장부(調御丈夫)이시며
무상등정각(無上等正覺)이신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리고 아뢰기를
원하건대 7년 동안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저의 보시를 받아 주소서.

만약 그 보시를 받아들여서
7년이 다 차고 나면
곧바로 부처님[大慧] 계시는 곳을 따라
출가를 하도록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저에게 말씀하시기를, 목숨이 위태로운데
잠깐도 기다리지 못할 것인데 어찌 7년을 기다리려고 하느냐?
마땅히 보시하려는 생각을 빨리 버려야 할 것이니라.
목숨은 호흡 한 번 하는 사이에도 보존하기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은 깊이 존중하나
어찌 감히 버리겠습니까?
저는 아뢰기를, 7일 동안만 그렇게 하시고
불쌍히 여기시어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소서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곧바로 7일 동안
마음껏 모든 것을 공급하여 드리자
그 성의 안팎에 있는
모든 친족들이 옹호하여 주었습니다.

최상의 대광명이
성곽을 두루 환하게 비추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성 밖으로 나와서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에서
청정한 신심을 내어 출가를 하였습니다.
저는 25년 동안
마음에 바른 깨달음을 얻지 못하다가

마침내는 죄 짓는 마음이 일어나
이 가르침에 의지하여 머무르려고 하지 않으니
감로(甘露)에 이르지 못하여
마땅히 물러나서 속가로 되돌아가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나약한 생각을 하자
마음 깊이 크게 수치스러워하는 마음을 품게 되었고
모든 친족들과 집안의 권속들은
반드시 나를 나무라고 꾸짖을 것이므로
생각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하고
자세히 살펴서 그것이 좋은 일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그렇게 되고 나자 생각하기를, 나는 마땅히 칼로 자결해야겠다.
이 보잘것없는 목숨을 어디에 쓰겠는가 하고는
곧 매우 날카로운 칼을 쥐고서
결가부좌(結跏趺坐)를 하고 단정히 앉아서
칼을 머리 위에 얹으니
마음에 곧바로 해탈을 얻게 되었습니다.

마음에 이미 모든 번뇌를 깨끗이 제거하고 나자
입에서 나오는 말마다 찬탄하는 말이 나와서
기이하다. 불(佛)ㆍ법(法)ㆍ승(僧)이여,
이렇게 뛰어난 선법(善法)이 있구나 하였습니다.

저는 전에 생각하던 것이 있었으니
범부가 곧 목숨을 버리고
그 목숨을 돌아보지 않고서
무상(無上)의 고요함을 증득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전에 가지고 있던 생각 중에서
게으르고 지극히 법에 인색한 것이 있어서
그 과보로 말미암아
해탈을 얻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또한 나는 임종할 때가 되어
청정하고 묘한 법을 연설하였으니
그 업(業)이 성숙됨으로 말미암아
모든 재물에 대한 욕심을 뛰어넘어 제거하고
법을 뿌리내려 석가모니부처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저 사노(蛇奴) 비구는 큰 위덕을 갖추고서
무열지(無熱池)에서
이 전생의 업보(業報)를 말씀드립니다.

그때 여러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이 구수 아니로타(阿泥盧馱)에게 말했다.
“구수 사노께서 이미 전생의 업보를 말하였으니,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이때 구수 아니로타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의 전생은 거두어 기록할 아무것도 없이
가난하여 풀을 짊어지고 살아나가다가
몸과 마음을 버리고 부처님께 귀의하여 이름을 갖추고
대사문(大沙門)을 받들어 모셨습니다.

금생에는 석가종족으로 태어나
이름을 아니로타(阿泥盧馱)라고 하는데
노래하고 춤추는 기술에 아주 익숙하여
모든 묘한 곡조에 재능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대도사이시며
무외등정각(無畏等正覺)이신 부처님을 만났는데
부처님을 뵙고 나니 마음이 청정하여져서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였습니다.

저는 가르침을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즐거이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에 머무르며
마음에 잠시도 방일하지 않고
언제나 스스로 부지런히 힘쓰고
용맹스럽게 정진하였습니다.

저는 3명(明)을 갖추어 얻고 나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미 다 배우고
전생의 일을 관(觀)하여
일찍이 지은 업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삼십삼천(三十三天)에
일곱 번을 되돌아와 태어났으며
일곱 번을 되돌아와 인간세계에 태어났는데
또한 국왕이 되어

찰제리족(刹帝利族)의 관정왕(灌頂王)으로서
뛰어나게 섬부주(贍部洲)를 교화하였으니
삼십삼천에서 일곱 번과 인간 세계에서 일곱 번을
윤회하여 열네 번을 되돌아오면서

일찍이 머무르며 수용하였던 곳을
모두 다 알았으니
이러한 종류의 모든 과보를
갖추지 않음이 없었습니다.

저는 태어나는 곳에서
마음이 지극히 즐겁고 기뻤으며
모든 중생들이
나고 죽으며 윤회하는 세계를 관(觀)하여 알았으니

이곳에서 변하여 다른 곳에서 나타나는 것을
한마음으로 집중해서 생각하여
5취(趣)에서 윤회하는 일을
천안(天眼)으로 모두 명료하게 알았습니다.

이미 안온하게 상세한 도를 얻고 나자
천안은 매우 밝고 깨끗해졌으며
세간의 무상사(無上師)이신 부처님께서는
제가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를 아시고

부처님의 몸과 뜻으로 신통을 내시어
제가 있는 곳으로 오셨기에
저는 가지고 있는 생각을
자세히 아뢸 수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허물이 없으신 분이라
말씀하시는 것 또한 잘못이 없었습니다.
저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가르침에 의지하여 청정하게 머물렀습니다.

마음에는 지극히 부지런히 정진하는 마음을 내어
언제나 수행하여 방일하지 않으니
3명(明)을 이미 통달하고
마땅히 해야 할 바를 이미 다 하였습니다.

사는 것에 대하여도 아무 기쁨이 없고
죽음에 대해서도 아무런 근심이 없이
오직 때가 오기를 기다릴 줄만을 알아서
바른 생각으로 머무르며 위의를 갖추고 있다가
광엄성(廣嚴城)의 죽림촌(竹林村)에서
생명이 다할 것임을 알고
그 죽림 아래에서
열반에 들고자 하였습니다.

저는 전에 먹을 것을 보시한 까닭에
이렇게 뛰어나고 묘한 과보를 얻었으니
대도사이시며
비할 데 없는 등정각(等正覺)이신 부처님을 공경하여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함으로써
시원하고 고요한 열반의 경지를 얻었으니
모든 깨달은 분께서는 저에게 수기를 하시되
대복(大福) 가운데에서 으뜸이 되리라 하셨습니다.

저 비구 아니로타(阿泥盧馱)는
부처님의 제자이신 비구 승가를 마주하여
무열하(無熱河) 가운데에서
이 전생의 업보를 말씀드립니다.

그때 여러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이 구수 사자왕가라(師子王迦羅) 비구에게 말했다.
“구수 아니로타께서 이미 전생의 업보를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이때 구수 가라(迦羅)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는 전에 감자를 눌러서
사탕을 끓이는 방으로 가는데
마침 병에 걸린 어느 독각(獨覺)께서
제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오시기에

저는 그곳에서 7일 동안
사탕과 기름으로 받들어 모셨는데
그렇게 해서 7일이 지나자
독각은 허공으로 올라가 떠나갔습니다.

저는 일이 있어서 밖에 나가 그곳에 있지 않았는데
노비가 곧 나에게 그 일을 알려 말하기를,
그 뛰어난 복전(福田)께서
이제껏 집에서 공양을 받으셨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그가 말하는 것을 듣자
마음에 지극히 청정한 신심이 생겨서
독각께서 허공으로 올라가신 곳으로 빨리 가서
마음 깊이 흠모하고 공경하여 우러러보았습니다.

과거에 청정한 마음을 내었던 것과
독각에게 기름과 사탕을 보시한 인연으로
저는 천상과 인간세계에 태어나
복을 구족하고 마음이 맑고 밝았습니다.

금생의 이 몸은 최후신으로서
또한 사람의 몸이 되어
대도사이시며
비할 데 없는 등정각이신 부처님을 공경하여

대석사자(大釋師子)이신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희유하게도 출가할 수 있어서
아라한과를 증득하여
시원하고 고요한 열반의 경지를 얻었습니다.

저는 지금 지극히 편안함을 얻어서
이양(利養)이 매우 풍족하며
입을 것과 먹을 것, 그리고 이부자리와
탕약이 조금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저는 사소한 이유가 있어서
네 덩어리의 사탕이 필요하였으니
옷을 꿰매는 사람에게 베풀고자
사탕을 가져다가 공양하였는데

제천(諸天)이 그러한 저의 생각을 알고는
곧바로 영승왕(影勝王)에게 말하였습니다.
왕께서는 가라(迦羅)에게 빨리
사탕과 시원한 음료를 보시하셔야 합니다.

이 음료를 보시하는 것으로 말미암아
왕께서는 큰 승리를 얻게 될 것이니
마땅히 시박가(侍縛迦)로 하여금
암라(菴羅)와 사탕을 가져가게 하시고

곧 네 마리의 큰 코끼리와
낙타에다가 참으로 맛있는 것을 실어 보내십시오.
영승왕은 큰 복을 갖춘 왕인지라
저의 처소로 그것을 보내게 하였으며

왕이 사람을 시켜서 보내니
저는 그 맛있는 사탕을 얻어서
1,250명의 비구 승가에
공급해 드렸습니다.

저 아라한 가라는
여섯 가지의 큰 신통을 갖추었거니와
무열하(無熱河) 가운데에서
이러한 전생의 업보를 말씀드립니다.

그때 여러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이 구수 라호라(羅怙羅)에게 말했다.
“구수 가라께서 이미 전생의 업보를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이때 구수 라호라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는 옛날에 한 나라의 국왕이 되어
광엄성(廣嚴城)의 수도에 있으면서
국왕으로서 명령을 내려 올바르게 교화하여
백성으로 하여금 모두 편안하고 이익되게 하였습니다.

그때 어느 선인이 왔는데
그는 위덕(威德)이 매우 굳세고 용맹하였습니다.
그는 저의 처소로 와서
곧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지금 도적(盜賊)입니다.
주지도 않은 물을 마셨으니
청컨대 왕께서는 도적을 다스리는 법에 따라서
형벌의 법률에 의하여 저를 벌하여 주십시오.

저는 곧 그에게 말했습니다.
선인께서 법과 덕을 갖추셨다면
샘과 우물과 하천과 강의 물을
마음대로 마시는 것을 허락합니다.

선인이 말하기를, 제가 품고 있는 의혹을
모두 깨끗하게 없애지 못하였으니
원컨대 왕께서 죄를 벌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하여
저는 곧 아무 생각 없이

그 선인에게 말하기를,
마땅히 동산 안에 들어가서
6일 동안 음식을 먹지 말도록 하고
그 이후에는 마음대로 떠나라고 하였습니다.

제가 지은 이 업은
참으로 아무런 악의가 없는 것이었는데도
흑승지옥(黑繩地獄)과 염열지옥(炎熱地獄)에서
60년 동안 고통을 받았습니다.

업보가 다하고 난 뒤에 사람의 몸을 받고서도
6년 동안을 어머니 태속에 있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아무 마음이 없이 지은 것이며
또한 몸으로 지은 업과 입으로 지은 업이 없는 것인데도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많은 괴로운 과보를 받은 것이니
나이 많으신 대덕 대중 앞에서 말씀드리건대
지은 업은 없어지지 않는 것임을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저 라호라는
여러 존자님들을 마주하여
무열뇌지(無熱惱池)에서
이 전생의 악업(惡業)을 말씀드립니다.

그때 여러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이 구수 난타(難陀)에게 말했다.
“구수 라호라께서 이미 전생의 업보를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이때 구수 난타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비발시(毘鉢尸)부처님께서 교화를 하실 때에
저는 향을 넣어서 끓인 목욕물을 준비하여
비구승을 목욕시켜 드리고
곧 이와 같이 말하였습니다.

저는 미래세에
이와 같은 여러 대중과 더불어
청정하여 아무 흠집과 때가 없으며
번뇌를 모두 제거하여
용모와 위의가 단정해지고
얼굴빛이 연꽃보다도 더 곱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때에 목숨이 다하여
천상에 태어나게 되니
천상에서도 매우 뛰어났으며
인간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로 뛰어나고 묘하여
태어나는 곳마다
언제나 편안하고 부귀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독각을 모셔다가
탑을 세우고 아주 희고 깨끗하게 하며
장엄하게 장식하고 향을 바르고 난 뒤에
황색으로 위를 덮고서

두 무릎을 꿇고 합장을 하고 말하기를
원컨대 모든 근(根)을 구족하고
몸의 모습이 금빛과 같으며
잘 유지하여 변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선근(善根)으로 말미암아
바라닐사성에 태어나
가타(迦陀) 국왕의
둘째 아들이 되었으며

또한 가섭(迦葉)부처님의 탑을 뵙고
경건하고 공경히 하여 청정한 뜻을 내어
그 탑의 가운데에
하나의 일산(日傘)을 걸었습니다.

전에 승가 대중에게 목욕을 시켜드린 것과
탑에 향을 바르고 황색으로 덮은 인연과
탑에 일산을 보시한 것으로 말미암아
모든 안락함을 많이 얻었으며

이러한 나머지의 복업으로 말미암아
그 최후신으로는
석가 왕족으로 태어나
여래의 아우가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이 몸에
대장부의 상(相)을 갖추었으니
서른 가지의 수승하고 묘한 상을
한 가지도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석가사자(釋迦師子)이신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저는 출가하게 되었고
아라한과를 증득하여
번뇌의 뜨거움을 버리고 열반의 시원함을 얻었습니다.

저는 부처님께서 수기하시는 것을 받아
생김새가 단엄하여 매우 좋아할 만하며
저의 생(生)은 이미 모두 다하여
무상처(無上處)에 이르렀습니다.

착한 사람인 저 난타(難陀)는
부처님의 제자이신 비구 대중을 마주하여
무열뇌지(無熱惱池)에서
이 전생의 업보를 말씀드립니다.

그때 여러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이 구수 실력자(實力子)에게 말했다.
“구수 난타께서 이미 전생의 업보를 말하였으니, 다음은 당신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이때 구수 실력자는 곧 게송으로 말했다.

저는 전생에
물고기를 잡는 유명한 상인의 무리가 되어
교역을 하려고 상인의 무리를 출발시켰는데
어느 선인이 와서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그 선인은 진실한 대독각(大獨覺)으로서
번뇌가 다하여 마음에 아무 걸림이 없는 분이었는데
나는 길을 가는 중간에 그를 만나서
늘 보잘것없는 공양이나마 받으시기를 청하였으며

그를 따라서 잠자는 곳에 이르러서는
그를 위하여 여러 이부자리를 펴드리고
발을 씻어드리고서 기름을 발라드리고
등불을 켜드리는 일들을 하였습니다.

저는 그와 함께 도반이 되어
경건한 마음으로 언제나 공양하여 모시면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
바닷가에 이르렀습니다.

바닷가에 도착하자
나는 곧 그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말하였습니다.
대덕이시여, 무슨 까닭이 있으시기에
일부러 이곳에 오셨습니까?

저희들은 모두 욕심에 얽매여서
모든 고뇌를 버리지 못하고
험난한 곳에 들어가
끝이 없는 바닷가에 모였습니다.

그는 말하기를, 나는 번뇌를 제거하였습니다.
당신께서 언제나 안락함을 누리며
세세생생토록 큰 복을 갖추어서
재물이 많아 부족함이 없게 되기를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곧 겉옷[上衣]을 가져다가
그에게 받들어 보시하고
머리를 땅에 대어 그의 발에 예경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그를 오른쪽으로 돌아 존경을 표시하니

그는 나를 불쌍히 여긴 까닭에
내가 받들어 올린 옷을 받고
모든 상인들이 우러러보는 가운데에
곧 허공으로 올라가니

모든 상인들이 눈으로 이러한 신통을 보았습니다.
저는 곧 슬퍼서 괴로워하며
몸을 경건하게 하고 멀리서 합장을 하며
이와 같이 발원을 하였습니다.

이분과 같이 크게 덕이 있으시고 존귀하신 분을
제가 항상 만나 뵙게 되며
그가 얻은 묘법(妙法)을
원컨대 저도 증득하여 깨닫기를 바라니

미래에는 부처님을 만나 뵙고
출가를 하여
승가 대중께 공양을 드리며
큰 신통을 일으킬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선근(善根)으로 말미암아
천상에서도 언제나 기쁘고 즐거웠으며
인간 세계에 태어나서도
모든 안락함을 누렸으며
태어나는 모든 곳에서
재물이 많고 크게 부귀하여
천상에서나 인간 세계에서나
복(福)과 덕(德)이 언제나 맑고 밝았으니

처음부터 과보를 받은 것이었습니다.
금생의 이 몸은 최후신으로서
구시나성(拘尸那城)에서
힘센 장사의 아들이 되었는데

생김새가 단정하여 지극히 좋아할 만하였고
얼굴과 용모가 견줄 데가 없을 만큼 아름다워서
사람들이 모두 공경하고 사랑하였으며
뛰어나게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희유하게도 석사자(釋師子)이시며
무상등정각이신 부처님을 만나니
뵙고 나자 마음이 청정해져서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였습니다.

그 뒤로는 죽림촌(竹林村)에 머물며
산간에서 살았는데
성문(聲聞) 대중들이 와서 모이게 되자
비구 승가를 번거롭게 하였는데

대중들이 이부자리를 설치하느라고
비구와 함께 허물을 말하여
혹은 고뇌하기도 하며 혹은 나무라기도 하여
빈번히 서로를 꾸짖게 되니
모든 범행(梵行)을 구족하였던
나는 곧바로 자비스런 마음을 일으켰습니다.
이때 나의 생(生)이 다하였으니
마땅히 공양하고 시중드는 사람이 되어

스스로 언제나 부지런히 힘쓰고
가르침을 항상 닦고 익혀서
아라한과를 증득하고
6신통(神通)을 모두 갖추었습니다.

이에 저는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몸을 굽혀 머리를 땅에 대어 예경하고 나서
합장하고 앞으로 나아가 공경스럽게
부처님께 청하였습니다.

저의 청을 들어주시어
제가 비구 승가에게 공급할 수 있게 하소서.
저는 탐애[愛]ㆍ성냄[瞋]ㆍ어리석음[癡]을 따르지 않고
자비스런 마음으로 모두에게 평등하게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나의 뜻을 아시고
아무 말씀 없이 잠잠히 나의 청을 받아주시어
곧 성문 대중으로 하여금 절 안에 머무르면서
모든 비구 승가를 마주하여

몸으로 자비스런 업을 짓고
입과 뜻으로도 또한 그렇게 하게 하셨습니다.
저는 비구 대중에게 공급을 해 드리면서
마음을 낮추고 남을 항상 공경하고 존중하여
가고 오는 모든 비구와
길을 가는 모든 사람들을 공경하고 존중하였으며
저는 그들을 보면 매우 기뻐하여
안부를 물었습니다.

이렇게 하니 나의 다섯 손가락에서는 광명이 나왔는데
마치 커다란 횃불이 밝게 타는 것과 같았습니다.
또한 많은 이부자리를 깔아서 설치하다가
큰 신통을 드러내어 나타내 보였으니

제가 가지고 있는 신통변화를
비구 대중들이 보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아주 어두워지려는 때가 되어서야
나의 처소에 찾아오는 사람에게도

또 그보다 더 늦게 찾아오는 사람에게도
나는 자비스런 마음으로 모두를 공경하고 존중하여
그들을 위하여 이부자리를 마련해 주면서
성내는 마음을 내지 않았습니다.

저는 전에 가지고 있던 생각과
제가 가지고 있는 서원을
청정하게 모두 갖추어서
이제는 모든 것을 원만하게 갖추게 되었습니다.

저 실력성자(實力聖子)는
번뇌가 다하여 마음이 자재한 자로서
무열뇌지(無熱惱池)에서
이 전생의 업보를 말씀드립니다.
그때 여러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이 구수 근장(近將)에게 말하였다.
“구수 실력자(實力子)께서 전생의 업보를 말하였으니, 다음은 구수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이때 근장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는 지나간 옛날에
사냥꾼이 되어 숲을 누비고 다니면서
노루와 사슴을 잡기 위해
활과 독화살을 가지고
산을 탐색하여 험준한 곳에 올라갔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언제나 지칠 줄을 몰랐으며
만약 짐승을 만나게 되면
마음에 죽이고 해하려는 생각이 일어나서
활을 당겨 독화살을 쏘아
맞추어 그 목숨을 끊어버리곤 하였습니다.

이때 나는 활과 화살을 가지고
수풀을 누비고 다니다가
한 대독각(大獨覺)이
나무 아래에 머물러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는 그 사문을 보자
크게 성내는 마음이 생겨서
그는 아무 잘못도 범하지 않고 고요히 앉아 있었는데
독이 묻어 있는 화살을 그에게 쏘았습니다.

그는 독화살에 맞아 많은 고통을 당하면서도
모든 고통을 받아들이면서
곧 그 나무 아래에서
생사(生死)를 버리고 적멸로 돌아갔습니다.

나는 이 악업으로 말미암아
죽어서 지옥에 떨어져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세월을 지내면서
모든 고통을 갖추어 받았고

지옥에서의 수명이 다하고 나서
다시 방생취(傍生趣)에서 태어났다가
산속에서 죽임을 당하고
다시 지옥에 떨어져서

세세생생토록 언제나 두려움에 떨고
걸음마다 모두 놀라고 두려워하며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굶주림으로 고통을 당하여
수척해지고 매우 초췌해졌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사냥꾼을 만나게 되는데
그는 굳세고 사나운 자로서 남을 해치려는 마음을 품고 있어서
곧 날카로운 독화살로
저를 쏘아 정확하게 쓰러뜨렸습니다.

그는 제가 땅에 넘어진 채로
목숨이 남아서 요동치는 것을 보고도
나중에 날카로운 칼로 내 몸을 절단하여
살을 쪼개어 나누어서 그것을 가지고 떠나갑니다.
이와 같이 5백 생 동안
모든 괴로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또 어느 곳에서는
여러 가지의 음식을 구하려고
그 산을 내려갔다가
많은 대선인(大仙人)들을 보았습니다.

여러 고행을 갖추어 수행하면서
크게 신령스런 위덕(威德)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선인 대중을 보자
마음에 곧 자비로움이 생겨서

점차 마음으로 경사스럽게 여기면서
그 대선인(大仙人)들을 관찰하였습니다.
이렇게 청정한 마음을 낸 것으로 말미암아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

마침내 대독각이
나에게로 와서 먹을 것을 구하는 것을 보고
나는 곧바로 받들어 청하기를
집으로 와서 보잘것없는 공양을 받으시라고 청하였습니다.

그 대덕께 공양을 드리고 나서
합장하고 발원하기를,
나는 미래세에
언제나 이 존귀한 스승을 만나게 되며

부처님을 뵙고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
출가를 하고
아무것도 두려워할 것이 없게 되며
모든 번뇌를 끊어 없애게 되기를 바랐습니다.
이 선근(善根)으로 말미암아
천상에 태어나게 되었으며
또 인간 세계에 태어나서는
큰 부자로서 많은 재물을 구족하고

경건하게 큰 스승이시며
견줄 데 없는 등정각(等正覺)이신 부처님을 받들고
대모니(大牟尼)부처님을 뵙고는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였습니다.

청정한 마음으로 출가를 하여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마음 깊이 즐거워하였으니
저는 아라한과를 증득하여
여섯 가지의 대신통(大神通)을 구족하였습니다.

대덕(大德)으로서 저는 이제
모든 번뇌의 속박을 끊어 없앴으니
마땅히 산속의 굴에 들어가
이제 죽으려고 하는데

마땅히 모래 위에 사는 독사가
와서 내 몸 위에 떨어질 것이니
그때가 내가 적멸로 돌아가는 때이며
바로 열반을 증득하는 것일 것입니다.

여러 대덕이시여, 제가 생각하건대
전생의 몸이 지은 업은
헤아릴 수 없는 과보를 받는 것이니
지은 업은 없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저 근장(近將) 비구는
대덕이신 승가 대중을 마주하고
무열뇌지(無熱惱池)에서
이 전생의 업보를 말씀드립니다.

그대 여러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은 구수 현자(賢子)에게 말했다.
“구수 근장께서 이미 전생의 업보를 말하였으니, 다음은 구수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이때 현자는 곧 게송을 읊었다.

옛날 어느 때에 극심한 기근이 들어서
크게 두려워하며 모두 캄캄하였는데
그때 어떤 5백 명의 사람들이
구걸을 하여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무리의 우두머리였고
아울러 길을 안내하는 스승이었으니
그들은 구걸을 하여 먹을 것을 얻고 나면
모두가 저에게로 와서 저를 봉양하였는데

깨끗한 음식이거나 거친 음식이거나
언제나 그것으로 나를 받들어 모시면서
여러 가지의 나쁜 생각을 품지 않고
나의 가르침에 의지하여 살아나갔습니다.

그때 어느 사람이 시장에서
맛있는 전병(煎餠)을 팔고 있는 것을
제가 억지로 빼앗아서
시장 밖으로 달아나
서로 부딪치며 앞으로 내달리니
떡의 주인이 곧 제 뒤를 쫓아왔습니다.

저는 더욱 빠르게 달아나서
그가 나를 잡을 수 없게 되자
급히 큰 강을 건너가서
한쪽에 편안히 앉아

멀리 사방을 돌아보아 살피니
한 사람도 오는 사람이 없어서
그 전병을 먹으려고 하였는데
기름기가 흐르는 것이 매우 맛있어 보였습니다.

나는 생각하기를
오늘은 마땅히 배불리 먹겠구나 하고 생각하였는데
그때 큰 위덕(威德)을 갖춘 선인이
급히 제가 있는 곳으로 왔습니다.
그는 대독각존(大獨覺尊)으로서
모든 근(根)이 매우 고요하였습니다.

저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가난한 괴로움이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거늘
전생에 복을 닦지 않은 것으로 말미암아
금생에 굶주리고 곤궁한 과보를 받았으니

이제 마땅히 정갈하고 맛있는 이 떡을
이 사문에게 받들어 보시해야겠다.
차라리 내가 굶주려 죽을지언정
가난한 고통을 받아가며 살 수 있겠는가.
곧 정성스러운 마음을 내니
마음 깊이 청정한 뜻이 생겨서
저는 곧 그 전병을 가져다가
그 뛰어난 복전(福田)에게 받들어 올렸습니다.

그 분은 제가 보시한 것을 받아서
제 앞에서 그것을 먹고
저를 불쌍히 여긴 까닭에
곧 허공으로 올라갔습니다.

저는 곧 합장하여 예배드리며
원컨대 저는 끝없는 과보를 받아서
미래에는 큰 호족(豪族)으로 태어나
얼굴빛이 단정하고

이와 같으신 대덕들을
언제나 만날 수 있게 되어
그들이 얻은 법을
저도 마땅히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고 발원하였습니다.

이러한 선근(善根)으로 말미암아
여러 가지의 많은 쾌락을 받았으며
천상과 인간 세계에서
그 모습이 단정하고 엄숙하여 아주 광채가 났고

천상과 인간 세계에서
뛰어난 대왕(大王)의 과보를 받았습니다.
이렇게 보시한 업으로 말미암아
일찍이 악취(惡趣)에 태어나지 않았으며
다시 남아 있는 업보(業報)로 말미암아
금생에는 최후신으로서
큰 호족으로서
석가 종족의 성에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최후생(最後生) 동안에
사람의 몸을 받아서
석사자(釋師子)이시며
무상등정각(無上等正覺)이신 부처님을 경건하게 모셨으니

대덕(大德)이신 부처님 세존께서
오셔서 친족들 곁을 지나가실 때에
저는 모든 친족과 권속들과 함께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여

제가 전에 가지고 있었던 서원들을
이제 모두 원만하게 갖추었으며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하여
열반의 고요하고 시원한 경지에 처하여 있습니다.

저는 왕족으로서 출가하여
부처님의 종족이 되어
무열뇌지(無熱惱池)에서
이 전생의 업보를 말씀드립니다.

그때 여러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이 구수 현염(賢鹽)에게 말했다.
“구수 현자께서 이미 전생의 업보를 말하였으니, 다음은 구수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이때 현염이 곧 게송으로 말했다.
구류손(拘留孫)부처님께서 계실 때
그 부처님의 탑을 조성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때 저는 그곳에 고용되어
늘 다른 고용인들과 함께 일하였는데

이 탑을 만들 때
저는 다음과 같은 못된 말을 자주 하였습니다.
무엇하러 이렇게 큰 탑을 만드는 것이며
어떻게 성취한다는 기약이 있을 수 있겠는가?

탑은 마땅히 아주 작게 만들어야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게 되고
힘도 덜 들이고 근심과 괴로움도 없어지며
빨리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구업(口業)을 지은 것으로 말미암아
이렇게 거칠고 나쁜 말을 하고
임종하여 죽고 나서는
지옥 가운데에 떨어졌으며

지옥의 업보가 다하여
몸을 받아 태어난 곳에서는
얼굴이 지극히 못생겨서
사람들이 모두 버리고 천하게 여겼습니다.

가섭파(迦攝波)부처님께서 계실 때
저는 웅구라조(雄拘羅鳥)가 되어
바라닐사성의
길 중간에 있는 숲 속에 의지하여 살았는데
세상의 밝은 등불이신 부처님을
비구 대중이 에워싸고 있는 곳에서
저는 아름다운 소리를 내면서
그 위로 날아서 오른쪽으로 돌았습니다.

저는 부처님과 비구 대중께서
걸식을 하러
나갈 때나 들어올 때에
언제나 더불어서 오른쪽으로 날며 돌았습니다.

이러한 선근(善根)으로 말미암아
인간 세계에 태어나게 되어
조어사(調御士)이시며
무상등정각(無上等正覺)이신 부처님을 경건하게 모시고

석가사자(釋迦師子)이신 부처님의 법에
출가하게 되어
아라한과를 증득하고
고요하고 시원한 열반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여러 묘한 가르침 가운데에서
부처님께서 나에게 약속하시기를
가장 많이 듣고 법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하셨으니
저는 좋은 목소리로 언제나 법을 자세히 설명하였고

사부대중은 나의 처소로 와서
제가 설법하는 것을 들었으며
천(天)과 모든 중생들이
모두 저를 흠모하여 우러르지 않는 이가 없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지은 선업(善業)은 얼마 되지 않고
악업(惡業)은 극심하여
지금 그 과보를 얻었으니
지은 업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저 현염(賢鹽) 비구는
대덕 승가 대중을 마주하여
무열뇌지(無熱惱池)에서
이 전생의 업보를 말씀드립니다.

그때 여러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이 구수 밀성(蜜性)에게 말했다.
“구수 현염께서 이미 전생의 업보를 말하였으니, 다음은 구수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이때 밀성이 곧 게송으로 말했다.

옛날에 광엄성(廣嚴城)의 근처에서
나는 원숭이 가운데의 왕이 되었는데
그곳에 많은 발우가 있는 것을 보고
내가 곧 부처님의 발우를 손으로 잡았는데

여러 비구들이 그것을 보고 소리를 지르자
세존께서 곧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여러 비구들이
소리를 지르지 않아야 발우를 손상시키지 않느니라.

저는 곧 부처님의 발우를 손에 쥐고
그것을 가지고 큰 나무 위로 올라가서
희고 깨끗한 꿀을 가득 담아가지고
천천히 나무에서 내려와
깨끗한 꿀이 들어 있는 발우를 두 손으로 받들어
대도사(大導師)이신 부처님께 바쳤습니다.
그런데 그 속에는 벌레가 들어 있었던 까닭에
부처님께서는 그것을 받지 않으셨습니다.

나는 곧 한쪽으로 가서
살펴보아 벌레가 있음을 알고
그 벌레를 가려낸 다음에
다시 그것을 가져다가 부처님께 바쳤는데

비록 여래께서 계시는 곳에 이르렀지만
세존께서는 마찬가지로 받지 않으셨으니
아직 작정(作淨)2)을 하지 않았던 까닭에
선서(善逝)께서는 받지 않으셨던 것입니다.

나는 곧 청정한 물로
그 꿀 위에다가 점정(點淨)3)을 하고서
지극히 정성스런 마음으로
그것을 받들어서 등정각(等正覺)이신 부처님께 드렸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백복(百福)으로 장엄하신 팔을 펼치시어
더 이상 견줄 데가 없으며 동등함이 없는 손으로
제가 바친 꿀 발우를 받으시어
성문(聲聞) 대중들과 함께 꿀을 드셨습니다.

나는 크게 기뻐하는 마음을 품고
몸을 경건히 하여 합장하고
이 법왕(法王)을 마주한 앞에서
춤을 추어 예를 표시하고는 물러났습니다.

이때 나는 내가 죽은 뒤에는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게 되어
언제나 대도사이신 부처님을 만나 뵙고
항상 진실하고 미묘한 법을 지닐 수 있게 되기를 발원하였습니다.

이 선근(善根)으로 말미암아
마침내 인간의 몸을 얻어서
조어장부(調御丈夫)이시며
무상등정각(無上等正覺)이신 부처님을 공경하여 받들어 모셨으며

석사자(釋師子)이신 부처님의 가르침에
출가를 하게 되었고
아라한과를 증득하여
열반의 고요하고 시원한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여섯 가지의 큰 신통을 갖추었는데도
이 여러 비구들은
여전히 나를 밀성(蜜性)이라고 불렀으며
명성과 복(福)이 멀리까지 소문이 나서

언제나 존경과 존중히 여김을 받았고
사람들은 항상 저에게로 와서 공양을 하였습니다.
제가 여러 비구 대중과 함께
인간 세상을 두루 다니며 교화를 하다가

넓은 들판에 이르러서
대중들이 모두 갈증에 시달리게 되자
저는 곧 마음에 생각을 일으켜서
대중들로 하여금 청정한 꿀을 얻게 되기를 원하였습니다.

그러자 사방에 있던 비인(非人)의 무리들이
제가 마음속으로 원하는 것을 알아듣고
각각 큰 꿀 그릇을 가지고
모두 와서 나에게 보시하였습니다.

저는 그것을 보자 곧 받아서
마음껏 충족시키고
비구 대중에게 가득 채워 주니
모두가 뛰어난 마음을 내었습니다.

저는 원숭이로 태어나서
원숭이의 왕이 되어 공양을 드렸던 까닭에
곧 방생취(傍生趣:畜生界)에서 벗어나
감로(甘露)의 땅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전에 가지고 있었던 생각과
일찍이 행하였던 깊은 발원대로
경건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받들었으며
해야 할 바를 모두 성취하였습니다.

이것은 제가 생각하건대
전에 착한 일을 한 인연으로 말미암아
이제 그 과보를 받아서
미묘하고도 지극한 즐거움을 받는 것입니다.

저 밀성(蜜性) 비구는
대덕이신 승가 대중을 마주하여
무열뇌지(無熱惱池)에서
이 전생의 업보를 말씀드립니다.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十七 弱大唐三藏義淨奉 制譯諸大弟子說業報緣爾時,諸大聲聞耆宿苾芻告具壽薄俱羅曰:‘具壽,財益已說本業,次至仁說本業因緣。’爾時,薄俱羅苾芻以頌說曰:昔於親惠城 而爲賣藥人 毘鉢尸住世諸佛及僧伽。 施諸療病藥 來者求皆與根莖葉花藥 合以施衆僧。 三月夏安居隨食而供給 於諸苾芻衆 人施一訶梨。九十一劫中 不墮三惡趣 由其施藥報獲斯殊大果。 雖施少分藥 受樂轉無窮施一訶梨勒 生天受天樂。 有殘餘業報復得生人中 生在有學家 不受信心食。於三日夜中 解了三藏教 服著垢弊衣但唯求糞掃。 常樂居閑靜 不愛俗喧林我年百六十 不曾身有病。 我憶施少分多受天人樂 薄俱羅衆前 自說昔業報。安坐蓮花內 無熱大池中。爾時,諸大聲聞耆宿苾芻告具壽尊者苾芻曰:‘具壽薄俱羅已說昔業報,次至仁說。’爾時,具壽尊者卽以伽他,而說頌曰:昔作治皮人 憶念前生事 當時逢儉歲煮皮而用食。 以此爲存命 後有一沙門從遠來求食 我當發淸信。 皮食施沙門獨覺尊食已 對面昇虛空 我發淸淨心。合掌申供敬 見斯神變已 更起殷重心願我當生處。 常遇如是聖 所獲殊勝果一如今聖者 所施體無色。 亦無香美味見者心淸淨 當施如是食 因雖施少分。獲果乃無量 多引生天樂 復得勝人身此是最後身。 得生於人趣 親侍大導師無上等正覺 我先所發願。 願證無上果已獲阿羅漢 除熱得淸涼 我名大尊者。今對斯聖衆 自說昔業報 無熱大池中爾時,諸大聲聞耆宿苾芻告具壽優樓頻螺迦葉、那提迦葉、伽耶迦葉等作如是言:‘具壽尊者已說昔業報,次至仁等當說。’爾時,三人共以伽他,而說頌曰:我等昔爲三商主 與諸兄弟同遊戲遇見迦葉佛滅塔 破壞摧落無多在。我等共勸商人衆 營造此塔復令新三人於此佛塔上 各懸寶蓋同崇建。由斯殊勝善業故 得生天上受歡娛天上福盡生人趣 獲得富貴常安樂。今逢世尊等正覺 於佛教中而出家世尊在彼尼連側 現大神變運神通。我等皆蒙示正法 得入無上涅槃宮斯由敬重大師教 又於佛塔懸妙傘。由斯差別種善根 能除熱惱淸涼樂優樓頻螺迦葉等 於諸耆宿尊者前。自說往昔業因緣 無熱池中處蓮坐。爾時,諸大聲聞耆宿苾芻告具壽名稱,作如是言:‘優樓頻螺迦葉、那提迦葉、伽耶迦葉等,各說本業,次至仁說。爾’時,具壽名稱卽以伽他,而說頌曰:我昔曾作賣香人 於諸藥性善分別時有婦人將女來 買香及藥至我所。彼之少女美顏容 見者皆令貪欲染我見是女容儀已 不覺起心生愛著。卽執女手同遊戲 由斯惡業生惡趣後得人身常手枯 經於五百生受苦。我今親事佛世尊 隨佛出家而學道今已證獲阿羅漢 能除熱惱得淸涼。大德我思先惡業 已經百劫業不亡。今已得神通 由有餘殘報 我之左臂手不如右手臂。 若男若女人 侵妻及奪夫常墮地獄中 恒受斯劇苦。 樂遠離他妻猶如踊火炎 猶斯諸智者 與自妻歡娛。汝等當審觀 貪染他妻妾 恒於地獄受長夜無休息。 我由作是罪 隨所在生身已受如斯報 捺落迦中生。 今此最後身得入無上位 解脫一切苦 去熱得淸涼。欲求安樂處 不得婬他婦 解脫諸煩惱受於妙喜樂。 我名稱苾芻 今於尊宿前說自昔業報 無熱大池中。爾時,諸大聲聞耆宿苾芻告具壽火生曰:‘具壽,名稱已說昔業,次至仁說。’爾時,具壽火生以頌荅曰:我昔曾於親惠城 有佛正覺號毘鉢我時名爲無所著 於衆人中最尊貴。佛有六十二萬衆 聲聞弟子共圍繞我屈毘鉢尸世尊 幷諸弟子三月請。于時親惠城國王 亦請世尊幷弟子是時我與彼城王 隔日設食呈微供。至時我倍加供養 佛及苾芻聲聞衆三月供養事已畢 我更共王同供養。當時最後設會日 親惠城王宮自辦廣設百味妙飮食 衣服臥具及諸珍。旣辦如斯上妙物 復於王苑敷高座其座價直百千金 飮食衣服同斯量。一一苾芻所施物 算數計分不能知所有象馬皆嚴飾 縷金線網莊嚴身。各各僧前持傘蓋 依座次第布周圓宮內婇女莊嚴身 以次旃檀塗瑩體。各執金甁盛德水 苾芻僧處遣祇承於是最後興斯供 王自供養佛僧伽。我當見是王供養 一心正念作思惟上妙飮食皆能辦 寶座嚴飾實難爲。乍可辦餘上妙具 如王象馬無由得旣作如斯言念已 帝釋天主應時來。于時天帝報我言 善哉助汝興供養天帝旣述斯言已 便化最勝大園林。其園芳麗甚超絕 諸天妙座遍莊嚴幷持上妙天衣服 奉施佛及苾芻僧。先請毘鉢尸世尊 幷諸弟子聲聞衆于時天帝及諸天 第一寶象而來應。各各執持天寶蓋 於僧頂上在空中。齎持天飮食 供養眞聖衆 復以天衣覆得受人天樂。 九十一劫中 不墮三惡趣由斯先世善 感得柔軟身。 爲大仙興供大德毘鉢尸 今此最後身 生於王舍城。影勝王宮內 最尊豪族家 王及大夫人敬戀恩養育。 諸臣咸愛我 及所有國人常受於天上 諸天五欲樂。 旣得是人身反受諸天樂 無上大導師 正覺牟尼主。調伏人天故 而來王舍城 我當聞佛來大師微妙覺。 聞已生歡喜 卽詣如來所旣見世閒燈 能持流炬者。 從輅投身下足步至尊前 頂禮佛雙足 深心極喜悅。退坐於一面 瞻仰大慈尊 無量人天類恭敬而圍遶。 世尊如是告 汝斷諸纏縛無上天尊師 慈悲故來此。 爲說四諦法聞者能開悟 我聞如是請 唯正覺世尊。願許我出家 近住成圓具 無上大慈父無有等等者。 哀愍命善來 言下成圓具精進不放逸 苦行而修習。 卽證無生位得入涅槃宮 親侍大導師 無上等正覺。證得阿羅漢 除熱得淸涼 能脫三有海漂流生死河。 一切憂悲苦 由斯永得除火生之苾芻 對斯眞聖衆。 說自昔作業無熱大池中 安坐蓮花臺。爾時,諸大聲聞耆宿苾芻告具壽護國曰:‘具壽,火生已說本業,次至仁說。’爾時,護國苾芻卽說頌言:昔有王名吉基利 迦尸國主饒益人我身是王最小子 爲佛造大窣睹波。父王令其最小子 躬持傘蓋奉如來我聞王勅心歡喜 安置寶蓋窣睹波。旣安蓋已便發願 由斯善業因緣故天上人閒招快樂 常有最勝大光明。今生最後於人趣 降誕倉庫大城中旣生最勝豪族舍 世閒尊貴而第一。見者歡喜常恭敬 一切國人皆慶悅殊勝果報隨身現 色相端嚴心安靜。人閒受用悉充足 一切所須無乏少護國苾芻對尊宿 說自昔報業因緣。爾時,諸大聲聞耆宿苾芻告具壽沙底曰:‘具壽,護國已說業報,次至仁說。’爾時,具壽娑底卽說頌曰:昔於王舍城 王臣大富貴 五百仙人至皆令共供養。 當時我宣教 普令先造食家中種種飯 給五百仙人。 次第分與我我旣爲尊首 最初仙供養 我家恒營辦。作飯百杓餘 於彼出家人 將此飯供給旣施飯食已。 生貪作是念 我姊妹兄弟妻男女親族 尚不施飯食。 此仙三月坐當有用度多 況於五百數 我須彼沙門。令其得命終 若得彼身死 我卽無用度無過殺於彼。 及生罪心已 煎煮其馬尿和食與彼餐 當喫此食已。 乃卽有病患便卽腸肚出 其時知死已 彼仙得道人。于時龍神等 皆共大聲語 大罪是商人無過枉殺仙。 得自在獨覺 寂靜無漏者諸親皆瞋我 皆於當觀察。 能生多罪業爲殺彼仙故 聞親說語已 我卽起愁悲。請餘諸仙人 極生悔其過 對諸佛懺悔現過心悔已。 飯供五百仙 珍重令充足懺其彼罪業 懺過於諸仙。 以食供養已卽當發誓願 當來願如是 供養此大德。如所得解脫 願我亦離縛 生生離貧家莫在貧窮處。 忽常起慳貪 令心發其惡損彼獨覺人 作業卽愁悲。 死後墮地獄夂住千年歲 常受其苦痛 後得生人身。還受短命報 當有多財物 供養於諸人常患腸肚出。 因此卽命終 卽生遇大聖乃獲出家體 依教而成住。 一切貪悉捨無熱蓮花座 說本業因緣。爾時,具壽耆宿苾芻告具壽膝多迦攝波曰:‘具壽,娑底已說業報,次至具壽說。’于時,膝多迦攝波卽說頌曰:往請苾芻衆 不闕於七年 於其聚落內時世爲飢饉。 我所得分者 心調意寂靜是獨覺所尊 無惱甚淸涼。 我先有要誓乞者而不與 縱是子及親 非營作不濟。如是發此意 遂爲罪惡業 苾芻旣不作何故而與食。 卽將此苾芻 經行於田處然始至家中 方與其飮食。 由斯惡業熟遂墮於地獄 衆活炎熱中 而受諸楚苦。地獄業報盡 所生流轉趣 鄙賤常憂苦飡糧甚難得。 此是我最後 而獲於人身不虧調御士 正覺無上尊。 淨信而出家蠲除諸有漏 證得六神通 至於羅漢果。諸德當知我 雖證大神通 經行甚難苦方獲而飮食。 遊歷極遠處 遂有而少獲命將欲斷絕 時可得其食。 我姓膝迦攝名爲耳大威 無熱蓮花坐 言斯先業緣。爾時,諸耆宿苾芻告具壽周離槃陁迦曰:‘具壽,膝迦攝波已說業報,次至具壽說。’于時,槃陁迦卽說頌曰:我於前生中 而爲養猪者 繫其猪口已將渡至河邊。 旣到河中心 欲至於彼岸諸猪氣不通 因此皆命過。 我隨水漂沒荒迷無所爲 河邊有仙住 哀愍所救濟。出我溺憂苦 而爲與出家 以無相三昧教化令調順。 旣於此滅已 得生於天上天上纔捨命 下生於人趣。 虔恭等正覺捨俗爲出家 頑愚極暗鈍 示教不能持。於其三月內 方能誦一偈 旣明一句義煩惱欲悉除。 我先所造業 如是思憶念經於無量時 輪迴生死海。 對於世閒父於此無熱池 我周利槃馱 說斯黑白業。爾時,諸耆宿苾芻告具壽蛇僕:‘具壽,周利槃陁迦已說業報,次至具壽說。’于時,蛇僕卽說頌曰:迦攝佛滅度 最後爲聲聞 多聞備三藏於法甚慳悋。 不爲諸苾芻 諷誦而解說恐餘諸苾芻 而有勝於我。 苾芻詣我所欲求問少義 我爲懷惡色 訶詰而不理。時諸苾芻來 諫責我斯見 何不治法化作斯非理事。 我於臨終時 情生極追悔所閑眞妙法 不爲他顯示。 命唯有七日時轉不夂停 宜集出家士 悔謝諸過咎。我旣悔罪已 息其慳法心 卽於大衆中七日常說法。 旣聞善說法 隨我皆聽受互相爲解釋 咸共而談論。 我緣臨終時七日說妙法 而得生天上 諸欲悉具足。天上捨報盡 下生於人趣 而生劫比羅釋迦王族中。 資財大富貴 容儀甚可樂人衆皆敬愛 資產無有乏。 種族諸男女捨俗而出家 我爲惱欲纏 而無欣樂意。無比大丈夫 爲欲哀愍故 頻至於我所誨勸令出家。 我卽稽調御 無上等正覺唯願七年中 哀愍受壇施。 若見受其施七年將過已 卽隨大慧所 方可爲出家。告我命危脆 不暫豈七年 宜當急捨施出入息難保。 佛語深尊重 豈敢而棄捨白言七日內 哀愍與出家。 卽於七日中隨意皆資給 於其城內外 諸親咸守擁。最上大光明 遍耀於城郭 不思議人衆得出於城外。 於佛法教中 淨信爲出家於二十五年 心無有正悟。 遂卽罪心起不欲依此住 莫能至甘露 宜退且還家。旣生此怯懼 深懷大羞恥 諸親及家眷定爲譏誚我。 所念非相類 審知不善事我宜以刀害 何用此殘活。 卽持極利刀跏趺而端坐 安刀於頭上 心卽得解脫。心旣得蠲除 口口而稱讚 奇哉佛法僧有斯勝善法。 我先有思想 凡夫便捨壽不顧其性命 證得無上寂。 我於先有中懶惰極慳法 由斯果報故 艱難得解脫。又我於臨終 爲說淨妙法 由斯業成熟超除諸財欲。 法根釋迦子 蛇奴大威德於其無熱池 說斯先業報。爾時,諸耆宿苾芻又告具壽阿泥盧馱曰:‘具壽,蛇奴已說業報,次至具壽。’于時,阿泥盧馱卽說頌曰:我先無攝錄 貧窮負草活 歸投備名稱奉覲大沙門。 今生釋迦種 名阿泥嚧馱善閑歌舞伎 能於諸妙曲。 希逢大導師無畏等正覺 見已心淸淨 捨俗而出家。得聞所說教 樂住大師處 情無暫放逸常自勤策勇。 三明具獲已 大師教已作觀知於宿命 所曾之事業。 於三十三天七返而受生 七返生人趣 亦爲作人主。灌頂剎帝利 獨化於贍部 彼七此亦七輪迴十四返。 曾住受用處 咸皆知其所此類諸果報 無有而不悉。 我於所生處情極甚歡喜 觀知諸有情 生死輪迴趣。此變於餘現 一心繫思念 五趣輪迴事天眼皆明了。 已獲安庠道 天眼甚明淨世閒無上師 知我念所念。 佛身意神通而來於我所 我所有思念 而能增上說。大師無過咎 所說亦無非 我聞彼所說依教而淨住。 心生極精勤 常修不放逸三明已通達 所應作已作。 於生無有喜於死亦無憂 唯知待時至 正念住威儀。廣嚴竹林村 命當於彼過 於其竹林下而欲取歸化。 我先施食故 獲此殊妙果虔恭大導師 無比等正覺。 證得阿羅漢淸涼寂靜處 諸見者記我 大福中爲最。此阿泥盧馱 對佛苾芻僧 於無熱河中說斯先業報。爾時,諸耆宿苾芻又告具壽師子王迦羅苾芻:‘具壽,阿泥盧馱已說業報,次至具壽說。’于時,迦羅卽說頌曰:我先押甘蔗 至於煎糖室 時有病獨覺徐行來我所。 於其七日內 糖油常奉侍於其七日後 獨覺昇空去。 我緣出不在奴便啓我言 有斯勝福田 比受家中供。我旣聞斯說 情生極淨信 速往昇空處深爲欽敬仰。 往因發淨心 又緣施油糖天上人閒趣 具福心明朗。 此爲最後生亦得作人身 虔恭大導師 無比等正覺。於大釋師教 希得爲出家 證獲阿羅漢淸涼寂靜處。 我今極獲安 利養甚豐多衣食及臥具 湯藥無所乏。 我以少緣事要須四團糖 欲施縫衣者 糖將興供養。諸天知我念 卽告影勝王 宜速施迦羅沙糖淸涼漿。 由斯施漿故 王獲大勝利宜使侍縛迦 齎菴羅及糖。 卽遣四大象馱齎眞美味 影勝大福王 令送於我所。王旣令使送 我得此甘糖 供給千二百五十苾芻僧。 迦羅阿羅漢 具六大神通於無熱河中 說斯先業報。爾時,諸耆宿苾芻又告具壽羅怙羅曰:‘具壽,迦羅已說業報,次至具壽。’于時,羅怙羅卽說頌曰:我作先國王 在於廣嚴都 發朝依正化令衆皆安益。 時有一仙來 威德甚雄猛詣至於我所 便發如是言。 我今是盜賊不與水而飮 請王准賊法 依教科罰我。我卽報彼言 仙若法德備 泉井河江水許隨意而飮。 我所懷疑惑 不能悉蠲除願見王罰罪 我卽無思慮。 卽告彼仙曰宜入芳園中 六日不應食 已後任隨去。我所作此業 實無有惡意 黑繩炎熱中六十年受苦。 業報盡後身 六年在母胎此實無心造 亦無身口業。 由此因緣故而受諸苦果 耆宿衆前說 當知業不亡。此是羅怙羅 對於諸尊者 於無熱惱池說斯先惡業。爾時,諸耆宿苾芻又告具壽難陁曰:‘具壽,羅怙羅已說業報,次至具壽。’于時,難陁卽說頌曰:毘鉢尸佛教 時我設香湯 洗浴苾芻僧便發如是語。 願我當來世 及諸如是衆淸淨無瑕垢 煩惱漏皆除。 容儀得端正顏色過蓮花 其時命旣過 得生於天上。天上甚超絕 人趣亦殊妙 隨所生流處恒安常富貴。 後持獨覺身 起塔鮮白淨嚴飾塗香已 黃色而覆上。 䠒跪合掌言當願諸根具 身相如金色 善持而不變。由此善根故 生波羅痆斯 與迦陁國王而爲第二子。 又見迦攝塔 虔恭生淨意於其此塔中 而懸一傘蓋。 由先浴衆僧塗塔黃色因 施塔傘蓋故 多獲諸安樂。由斯餘福業 於其最後身 生釋迦王族與如來爲弟。 我今於此身 具備大丈夫三十殊妙相 而無欠闕者。 釋迦師子教而我得出家 證極阿羅漢 除熱獲淸涼。蒙佛記於我 端嚴甚可樂 我生皆已盡至於無上處。 此善者難陁 對佛苾芻衆於無熱惱池 說斯先業報。爾時,諸耆宿苾芻具壽實力子曰:‘具壽,難陁已說業報,次至具壽。’于時,實力子卽說頌曰:我於前身時 名捕魚商旅 因興易進發有仙來伴去。 是眞大獨覺 漏盡心無㝵我相見中間 常請受微供。 隨其至宿處爲敷諸臥具 洗足奉油塗 及與爲然燈。同比共爲伴 虔心常供侍 徐徐旣前進得至於海際。 旣至於海際 我卽前跪曰大德有何緣 故來於此處。 我等皆欲纏不辭諸苦惱 入於險難處 無涯大海聚。彼言我除惱 願汝常安樂 生生備大福多財無所乏。 我卽以上衣 齎持而奉施頭面禮敬足 虔心而右繞。 彼哀愍我故受我所奉衣 諸旅咸瞻仰 便昇於虛空。諸旅睹神通 我卽懷悲惱 虔躬遙合掌作如是發願。 如是大尊德 願我常相遇其所得妙法 願我亦證悟。 當來得値佛而得爲出家 供養僧伽衆 發起大神通。由此善根故 天上常歡樂 亦生於人趣多受諸安泰。 凡是諸生處 多財大富貴天上及人閒 福德恒明朗。 從初受果報此爲最後身 於拘尸那城 得爲壯士子。端正極可樂 顏容無有比 人衆皆敬愛得超大富際。 希遇釋師子 無上等正覺見已心淸淨 捨俗而出家。 依於竹林內及處於山閒 聲聞衆來集 而惱苾芻僧。敷設臥具故 與苾芻說過 或惱或譏誚頻頻相呵責。 具此諸梵行 我卽起悲心時有我生盡 當爲供侍者。 而自常勤策於教恒修習 證得阿羅漢 具備六神通。詣於大師所 曲躬頭面禮 合掌前恭敬從無上乞願。 願見聽於我 供給苾芻僧不隨愛瞋癡 慈心皆平等。 大師知我意默然受我請 卽令住寺內 對諸苾芻僧。身爲慈悲業 口意亦復然 供給苾芻衆低心常敬重。 來去諸苾芻 及諸道行者我見甚歡喜 安慰而問訊。 五指放光明如然大明炬 敷設諸臥具 顯現大神通。我所有神變 苾芻欲見故 時極將幽暗方來於我所。 次復續後來 慈心悉敬重爲敷其臥具 不生恚念心。 我先有思慮我所有誓願 淸淨悉成辦 今皆得圓備。此實力聖子 漏盡心自在 於無熱惱池說斯先業報。爾時,諸耆宿苾芻告具壽近將曰:‘具壽,實力子說業報已。次至具壽說。’于時,近將卽說頌曰:我於往昔時 爲獵者遊藪 爲求害獐鹿持弓及毒箭。 尋山登峻險 夙夜常無倦若逢禽獸時 情起殺害心。 彎弓放毒箭射斷其命根 時我持弓箭 遊行於林藪。見一大獨覺 住在於樹下 我睹彼沙門情生大忿恚。 彼無犯調寂 我以毒箭射旣遭毒箭苦 甚受諸楚痛。 卽於其樹下捨有歸寂滅 我由斯惡業 命終墮地獄。經無量千歲 具受諸楚痛 地獄命旣終復受傍生趣。 山中遭害死 還墮於地獄生生恒怖畏 步步皆驚恐。 夙夜飢困苦羸瘦甚燋悴 而常逢獵師 懷害雄猛者。卽以利毒箭 射我應時倒 彼見我墮地命在身搖動。 後以利刀截 分割肉將去如是五百生 多受諸苦惱。 又於某方處爲求諸食故 乃於其山 下見多大仙衆。具修諸苦行 有大神威 德我旣睹仙衆情便生慈念。 漸漸心以 慶觀其大仙衆由此發淸淨 得生於人 趣。遂見大獨覺而來乞求食 我卽常奉請 就家受微供。供養彼德已 合掌而發願 願我當當世常逢此尊師。 見佛生恭敬 而爲作出家得生無所畏 斷除諸有漏。 由此善根故得生於天上 又生於人趣 大富具多財。虔奉此大師 無比等正覺 旣見大牟尼捨俗歸出家。 淨心旣出家 深樂大師教我證阿羅漢 具六大神通。 大德而我今斷除諸結縛 當入於山窟 方欲而受終。當有磣毒蛇 來墮我身上 此時我歸寂是爲證涅槃。 諸德我思惟 先身所造業受無量果報 所作業不亡。 此近將苾芻對大僧伽衆 於無熱惱池 說斯先業報。爾時,諸耆宿苾芻告具壽賢子曰:‘具壽,近將已說業報,次至具壽說。’于時賢子卽說頌曰:昔時極飢儉 大怖皆幽闇 時有五百人求乞而濟活。 我爲衆中首 而與作導師彼乞得食已 咸來奉於我。 或精或麤食常濟供承我 不懷諸惡意 依我教而住。時有人在市 持煎餠而賣 我卽强奪取走出於市外。 衝突向前走 餠主隨後逐我便迅疾去 莫能擒得我。 急渡於大河一邊而安住 四面遙顧望 不見有人來。欲飡其煎餠 多膩甚精味 我作如是念今日應飽滿。 時有大威仙 急來於我所是大獨覺尊 諸根甚寂靜。 我便作是念貧苦最爲楚 由先不修福 今獲飢窮報。今宜精味餠 奉施此沙門 寧可受飢死不用貧苦活。 便發志誠心 深生淸淨意卽持其煎餠 奉上勝福田。 大師受我施對我前而食 欲哀愍我故 便昇於虛空。我卽合掌禮 願我無窮報 當生大豪族顏色得端嚴。 如是大德類 願常得相遇彼所證獲法 我亦當開悟。 由此善根故多受諸快樂 天上及人趣 端嚴甚光悅。天上及人閒 受勝大王報 由斯施業故不曾生惡趣。 復由殘業報 今於最後有得生大豪族 釋迦種望城。 於此後生中而處於人身 虔奉釋師子 無上等正覺。大德佛世尊 來過親族時 我與諸親眷捨俗而出家。 我先所有願 今皆已圓滿證獲阿羅漢 寂靜淸涼處。 王種而出家是其佛種族 於無熱惱池 說斯先業報。爾時,諸耆宿苾芻告具壽賢鹽曰:‘具壽賢子已說業報,次至具壽說。’于時,賢鹽卽說頌曰:拘留孫佛時 有造彼佛塔 時我爲傭力常與他雇作。 作此塔之時 我頻出惡語何用斯大塔 豈有得成期。 塔宜微小作不應廣費損 省功無憂惱 而得速成就。由斯口業故 說此麤惡言 臨終旣命過墮於地獄中。 地獄業報盡 於其所生處顏色極醜陋 人衆皆棄賤。 迦攝波佛時爲雄拘羅鳥 依波羅痆斯 半道大林中。其世大明燈 苾芻衆圍遶 我出和雅音於上右飛遶。 我凡見佛衆 而行乞食時出時及入時 常與右飛遶。 由斯善根故得生於人趣 虔奉調御士 無上等正覺。釋迦師子法 而得爲出家 證悟阿羅漢至寂淸涼處。 於諸妙教中 佛記我爲最多聞持法則 善音常演暢。 四衆來我所聽聞我說法 天及諸有情 無不皆欽仰。先作善業少 爲惡業極甚 今獲其果報當知業不亡。 此賢鹽苾芻 對大僧伽衆於無熱惱池 說斯先業報。爾時,諸耆宿苾芻告具壽蜜性曰:‘具壽,賢鹽已說業報,次至具壽說。’于時,蜜性卽說頌曰:昔於廣嚴側 我爲猴中主 見多鉢在彼我便持佛鉢。 諸苾芻見唱 世尊卽告曰汝等諸苾芻 勿喝不損鉢。 卽持大師鉢將昇於大樹 滿盛白淨蜜 徐徐從樹下。捧持淨蜜鉢 奉獻大導師 其中有虫故大師不爲受。 我卽詣一邊 觀見而有虫揀擇其虫已 還持奉大師。 雖至如來所世尊亦不受 由未作淨故 善逝不納持。我卽以淸水 點淨其蜜上 以大至誠心奉施等正覺。 佛舒百福臂 無比無等手持我獻蜜鉢 與聲聞衆飮。 情懷大欣慶虔躬而合掌 對此法王前 儛蹈禮已去。我願捨命後 得生於人趣 常遇大導師恒持眞妙法。 由此善根故 遂獲得人身敬奉事調御 無上等正覺。 於釋師子教得爲作出家 證獲阿羅漢 至寂淸涼處。備六大神通 而此諸苾芻 猶呼我蜜性名稱福遠聞。 常受尊敬重 恒來供養我與諸苾芻衆 遊行於人閒。 至於曠野處大衆咸遭渴 我便心起念 願令獲淨蜜。四方非人類 知我心所願 各持大蜜器咸來施與我。 我見卽便受 乃至隨意足充滿苾芻衆 皆發勝上心。 我於猴生中爲王供養故 纔捨傍生趣 得踐甘露地。我先所有念 及曾發深願 虔心奉大師所作皆成辦。 此是我所念 先爲善業因今受其果報 微妙極受樂。 此蜜性苾芻對大僧伽衆 於無熱惱池 說斯先業報。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十七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17권(ABC, K1389 v37, p.719a01-726b07)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18권


대당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여러 큰 제자들과 부처님께서 스스로 업보(業報)를 말씀하셨다.
그때 여러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이 구수 인연(因緣)에게 말했다.
“구수 밀성께서 이미 업보를 말하였으니, 다음은 구수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이때 인연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91겁의 때에
저는 친혜성(親慧城)에 살고 있었는데
비발시(毘鉢尸)부처님께서
큰 도읍의 성곽에 들어가시려고 하는 것을 뵈었습니다.

저는 크게 자비로우신 부처님을 뵙자
묘한 꽃들을 부처님의 주변에 뿌려 드리니
꽃이 피고 줄기는 높이 곤두서서
부처님의 정수리 위에서 일산(日傘)이 되었습니다.

저는 청정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발에 몸을 숙이고
경건하고 공경스럽게 이마를 땅에 대어 예배드렸으며
열 손가락을 단정하게 하여 합장하고
공경스럽고 정중하게 오른쪽으로 세 번을 돌았습니다.

저는 그 부처님의 법문을 듣지도 않았고
또한 삼귀수법(三歸受法)1)을 받지도 않았지만
다만 청정한 마음만을 내어
선서(善逝)이신 부처님을 따라갔습니다.

저는 비발시부처님께
이러한 선업을 지었던 까닭에
91겁을 지내면서
일찍이 악취(惡趣)에 태어나지 않았고

언제나 대천(大天)의 몸을 받았으며
항상 뛰어난 하늘의 즐거움을 누렸고
여러 생(生)에 걸쳐 인간의 몸을 받아서
큰 부자로서 많은 재화와 보물을 소유하였습니다.

금생의 이 몸은 최후신으로서
이제 인간의 몸을 받아
대바라문족[大淨行族]으로 태어나서
큰 부자로서 많은 재물을 구족하였으며

그 바라문이 비전(秘典)을 모아 놓은 것을 열어
문구(文句)의 뜻과 점괘의 상(相)과
글의 장(章)과 구(句)를 모두 통달하였고
대인(大人)의 상호(相好)를 갖추어서

그 정행림(淨行林)에서
5백 명의 바라문을 가르치고
바라문 대중에게 둘러싸여
성 밖으로 나가 산림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때 저는 세존께서
비구 대중에게 에워싸여
매우 용맹스럽게 정진을 하시면서
마갈타국(摩揭陀國)으로 들어오시는 것을 뵈었는데

이미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을 뵙고 나자
마음에 곧 청정한 신심이 생겼습니다.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부처님의 수승하신 상호를 알게 되었는데

밖에 나와서 세상의 어버이이신 부처님께서
모든 묘한 상호를 갖추시어
32상(相)으로 단정하게 장엄하시고
80종호(種好)로 꾸미신 것을 보았던 것입니다.

저는 이 단정하고 엄숙한 상호를 뵙고
경건하게 정성을 다하여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를 드리고
공경스럽게 합장을 하고 서서
대도사이신 부처님을 찬탄하였습니다.

서로 논하여 말해 본 사람 가운데에
오직 당신만이 모든 것을 구비하셨으니
당신께서는 틀림없이 큰 스승이시니
세간에는 당신과 같은 이가 없습니다.

범천(梵天)보다도 뛰어나시고 제석천보다도 훌륭하시어
다시 함께 짝할 만한 자가 없습니다.
당신은 일신(日神)과 지신(地神)보다도 뛰어나시어
시방세계에 견줄 만한 자가 없습니다.

저는 부처님보다 훌륭하신 분을 보지 못하였으니
어찌 능히 서로 견줄 수 있겠습니까?
천상과 인간 세계에서
마군(魔軍)의 장수를 크게 꺾는 분이시며

믿고 의지할 사람이 없는 가운데에서 의지할 분이시며
인도하는 사람이 없는 가운데에서 인도하는 분이시니
저는 성문(聲聞)이 되어
의지하여 가르침을 받들고자 하나이다.

아름답게 빛나는 부처님의 금빛 팔은
온갖 공덕을 쌓으신 인연으로 장엄된 상이거늘
세간의 어버이이신 부처님께서 그 팔을 펴서 아래로 늘어뜨리시어
저의 정수리를 어루만지시며 말씀하셨습니다.

그대는 마음이 청정하니
여러 뛰어난 이익을 많이 받을 것이니라.
능히 청정한 마음을 내어 보시를 할 수 있으면
그 복은 끝없고 한량이 없느니라.

가장 뛰어난 복전(福田)에
청정하고 묘한 뜻을 내었으니
좋은 밭에 씨앗을 뿌린 것이니라.
마납파(摩衲婆:바라문)여, 모든 것이 갖추어지고

이익이 없는 취(趣)를 영원히 끊으며
악도(惡道)에 떨어질 두려움은 없고
감로(甘露)의 문을 열 수 있게 되며
애착하는 것들을 모두 성취하게 되고

반드시 출가하는 것을 즐거워하게 되면
뜻대로 나에게 와서 출가를 하되
빨리 수염과 머리카락을 버리고
바라문 노릇을 그만두어야 할 것이니라.

저는 부처님의 법음(法音)을 들은 뒤에
여러 문도들에게 두루 알리니
문도들이 저에게 말했습니다.
대머리 사문이 되고자 하십니까?

어찌하여 밝고 깨끗한 것을 버리고서
어두운 것을 취하며
그 뛰어난 종족을 버리고서
비천한 무리가 되고자 하시는 것입니까?

바라문 종족은
세간에서 가장 뛰어난 종족으로서
대범천왕(大梵天王)의 가슴과 입으로부터
변화하여 나와서 바라문이 된 것입니다.

너희들은 깨우침이 없고
너희들은 아는 것이 없다.
너희가 익히고 배우는 가르침은
오직 나만이 잘 읊을 수 있다.

내가 밝게 이해한 것과 같이
글의 뜻을 끝없이 말한다 하더라도
나는 내가 아는 대로 마땅히 행할 것이니
너희들은 인연을 따라서 흩어져라.

만약 굳이 그렇게 하지 않겠다면
각자 그 뜻에 좋아하는 대로 하도록 하여라.
나는 다시는 스승이 되지도 않을 것이며
또한 다시는 가르치지도 않을 것이다.

그때 그 여러 문도들은
눈물을 흘리며 제 앞으로 나와서
슬피 울면서 모두 근심하고 괴로워하다가
마침내 사방으로 흩어져서 떠나갔습니다.

대자대비하시고 고요하신 부처님께서는
좋은 말씀으로 저를 위로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서 오라, 훌륭한 비구여.
저는 곧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바로 청정한 마음을 내어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여
모든 대신통(大神通)을 갖추었으며
해야 할 바를 이미 다 성취하였습니다.
제가 이제 전생의 업을 관하여 보니
천안(天眼)이 모두 밝고 맑아서
태어나는 모습과 죽는 모습을 알 수 있으며
일찍이 몸을 받았던 곳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제 신통을 증득하여 마친 자로서
그리고 번뇌를 다하여 없앤 자로서
무열뇌지(無熱惱池)에서
이 전생의 업보를 말씀드립니다.

그때 여러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이 존자 교진여(憍陳如)에게 말하였다.
“구수 인연(因緣)께서 이미 업보를 말하였으니, 다음은 존자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이때 교진여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지나간 과거세에
가섭(迦葉)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저는 여러 성문 대중들이
함께 모여서 이와 같이 논의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대자대비하신 가섭파(迦葉波)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로는
출가하는 사람이 매우 적고
바른 법이 밝게 드러나지 못하고 있으니

우리들은 부처님께 들은 법을
서로 가르쳐 보여 주고
정진하는 데 방일하지 않아
부처님의 가르침을 부지런히 닦도록 합니다.
그리하여 함께 산 위에 올라가
풀을 깔아서 그것으로 앉을 자리를 만들고
각자가 맹세하기를, 번뇌를 끊지 못한다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정진하겠다는 생각을 품었던 까닭에
모두가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고 정진하여
여섯 사람은 신통을 얻었으며
곧 열반에 들었습니다.

저는 일곱 번째의 사람이었는데, 근기가 하열하여
능히 모든 번뇌를 끊지 못하고
다만 법에 상응하는 마음을 가진 채로
범부로서 생을 마쳤습니다.

그러나 법에 상응하여 머물러서
정진하려는 마음을 버리지 않았던 까닭에
죽어서는 곧 천상에 태어날 수 있었으니
도사다천(覩史多天)의 천궁에서

마침내 석사자(釋師子)이신 부처님을 뵈니
모니(牟尼)대보살께서는
제천(諸天)과 더불어 법을 말씀하시어
깨달음을 얻게 하여 주셨습니다.

저는 그 설법을 듣고
한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그 바른 법을 마음 깊이 즐거워하여
마음에 잠시라도 버리고 떠나는 일이 없었습니다.
천상(天上)에서는 업보가 다하자
인간 세상에 하생(下生)하여 겁비라성(劫比羅城)에서
교진여(憍陳如)의 성씨를 가진
바라문의 호족이 되었습니다.

그때 정반대왕의 태자께서
명성을 갖추신 보살로서
신심을 내어 나라를 버리고 출가하시어
숲 속에서 고행을 하시니

가장 높은 왕이신 대정반왕(大淨飯王)은
저에게 명령을 내려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서 출가하여
태자를 뒷바라지하고 받들어 모시도록 하라.

저는 청정한 마음으로
곧 보살을 공양하고 받들어 모시다가
성도를 증득하지 못하리라 하여
싫어하여 버리고서 바로 떠났는데

석가대모니(釋迦大牟尼)께서
법륜(法輪)을 바르게 굴리시는 때에
이 모든 묘법을
저에게 최초로 인증하여 깨닫게 하셨습니다.

저는 가섭파부처님의 가르침에
출가하여 범행(梵行)을 닦았던 인연으로
이제 바른 깨달음을 얻으신 부처님을 만나 뵙고
번뇌가 없는 경지를 증득한 것입니다.
저 교진여 비구는
대덕 승가 대중을 마주하고
무열뇌지(無熱惱池)에서
이 전생의 업보를 말씀드립니다.

그때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이 다시 구수 오파리(鄔波離)에게 말하였다.
“존자 교진여께서 이미 업보를 말하였으니, 다음에는 구수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이때 오파리는 곧 게송으로 말했다.

지나간 옛날에
바라닐사성(波羅痆斯城)의 도읍에는
범수(梵授)라고 하는 왕이 있었는데
저는 언제나 그를 받들어 모셨습니다.

저는 왕의 콧수염과 머리를 깨끗하게 꾸미고
갖가지로 단정하고 엄숙하게 하였으며
의복은 모두 어울리게 하고[相類]
향을 피워서 받들었습니다.

저는 자비심을 가지고서 공경하는 마음으로
대왕을 받들어 모셨는데
왕의 처소에서 기쁜 마음을 품고서
일찍이 들어보지 못한 게송을 말하였습니다.

욕심이라는 것은 그 맛이 지극히 적은 것으로서
죄의 근본이 되며
근심과 고뇌가 모두 이것으로 인연하니
편안함과 즐거움을 얻을 수 없습니다.
만약 출가하여 욕심을 버리게 되면
일찍이 듣지 못한 법을 들을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 마음에 사모하는 생각이 지극하니
제가 세속을 버리는 것을 허락하여 주소서.

이때 왕은 저에게 말했습니다.
경이 만약 반드시
출가하였다가 나중에 나를 보겠다면
경이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겠노라.

저는 대왕에게 말했습니다.
견고한 뜻을 살펴 아소서.
대왕께서는 신의 마음을 상세히 아시기 바랍니다.
저는 출가를 한 뒤에 다시 와서 뵙겠습니다.

저는 왕의 허락을 받고 나서
곧 숲으로 나아가
마음을 곧게 먹고 아첨하는 마음이 없이
세속을 버리고서 출가하였습니다.

저는 그 힘을 따라서 출가를 하였던지라
욕심을 여읜 경지에 이를 수 있었고
4정려(靜慮)2)를 닦아 익히는 것에
생각을 부지런히 하여 방일하지 않았습니다.

그 왕이 세상을 다스리던 때에
저는 이름을 긍파라(殑波羅)라고 하였으며
큰 존귀함과 덕을 갖추어
사람들이 모두 저를 공경하였습니다.

저는 또 바르고 곧은 마음으로
스승이 계시는 곳에 나아가 이마를 땅에 대어 예배드리고
한쪽에서 무릎을 꿇고
합장을 하고서 이와 같이 아뢰었습니다.

친교사(親敎師)께서는 유념하시어 잊지 마시고
저에게 아직 듣지 못한 것이 있음을 알려주소서.
저는 반드시 범수왕(梵授王)의 처소로 가서
몸을 나타내어 왕으로 하여금 바로 보게 하겠습니다.

스승께서는 말씀하시기를, 나는 네가
바라닐사성으로 가는 것을 허락하니
너는 견고한 신심을 잘 보존하여
허망함을 초래하지 않도록 할 것이니라.

나는 이제 네가 가는 것을 허락하니
너는 마땅히 나의 말대로 할 것이며
왕 가운데에서 가장 존귀한 그 왕으로 하여금
청정한 신심을 일으키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스승께서 곧바로 내려 주시는 허락을 받고 나서
저는 스승을 오른쪽으로 세 번을 돌면서
하직 인사를 올리고는 점차 앞으로 나아가
바라닐사성으로 갔습니다.

범수왕은 제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친히 저의 처소에 왔으며
왕의 위덕(威德)으로 말미암아
여러 하늘도 왕을 따라서 왔습니다.

왕은 수레에서 내려와
공경하는 마음으로 저에게 이마를 땅에 대어 예배하고
경건히 우러러 지극한 존경을 표시하고서
합장하고 한쪽에 앉았습니다.

저는 곧바로 왕을 위하여 설법을 하여
그로 하여금 모든 욕심을 끊게 하였습니다.
왕은 법문을 듣자 마음 깊이 흠모하고 공경하여
모든 욕심의 일들을 한꺼번에 버리고서

곧 용맹스럽고 날카로운 지혜의 마음을 내어
이와 같이 말하였습니다.
나는 이제 출가하기를 원하며
모든 욕심의 일들을 즐거워하지 않습니다.

저는 왕에게 말했습니다, 왕이여 어서 오십시오.
그리고 고요한 숲으로 나아가
대선(大仙)께서 계시는 곳에서 가까이 모시며
출가하도록 하였습니다.

왕은 곧 맏아들을 국왕으로 책봉하여
그 나라의 왕위를 잇게 하고
이 가장 뛰어난 왕은
나라를 버리고 출가하였던 것입니다.
왕은 왕비와 궁녀들과
신하와 종친들과 함께
대중들 모두에게 에워싸인 채로
출가하기를 원하는 곳으로 나아갔습니다.

왕은 바르고 곧은 마음으로
여러 선인들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합장하여 모두에게 청하기를
출가하기를 원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왕에게 삭발하는 것과
몸에 가사를 입는 것을 허락하고 나니
무량 백천(百千)의 대중들이
모두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였습니다.

저는 바르고 곧은 마음을 구하여
청정하고 미묘한 법을 자세히 말하고
그것을 듣는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4정려(靜慮)를 얻게 하였습니다.

저는 자비로운 생각을 품어서
대왕을 공경하였던 까닭에
수명이 다하여 죽어서는
무변광천(無邊光天)에 태어나게 되었으며

그 하늘에서의 업보를 버리고 나서는
이곳에 태어났으니
저는 태어나는 곳마다
큰 부자로서 재물과 보배가 많았으며
천상에서나 인간 세계에서나
언제나 뛰어나고 묘한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지금은 최후의 때가 되었으니
금생의 이 몸은 최후신으로서

겁비라성(劫比羅城)에 태어나
석가 종족 가운데에서
언제나 나아갈 세계를 알았으며
항상 석가부처님을 모셨습니다.

저는 성문으로서 석가부처님의 제자가 되어서
받들어 모시는 일을 하였는데
대왕의 위덕으로 말미암아서
출가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삭발을 하여 주니3)
이와 같이 말했습니다.
‘성자께서 구제하지 않으신다면
우리는 마땅히 어떻게 살아 나가겠습니까?’

가지고 있는 몸을 치장하는 영락(瓔珞)과
여러 좋은 옷들을 가지고서
말하기를 ‘지금 당신께 드리니
그것으로 생계를 꾸리는 데 충당하도록 하시오’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그 많은 보배를 보자
마음에 크게 후회가 생겨서 말했습니다.
마땅히 모든 것을 다 버려두고
즐거이 출가하기를 구하도록 하십시오.

저는 지금 가난하여 고통을 받고 있지만
이 많은 보배를 가지고 있다가
만약 누가 그 소식을 아는 자가 있다면
반드시 와서 저를 해칠 것이니

그대로 두고 나서 알맞게 처리하되
이 모든 보배들은
곧 나무 위에 걸어 놓고
또한 출가하기를 구하도록 하십시오.

석가족의 여러 왕자들은
제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서
저로 하여금 먼저 출가하게 하고
모두가 저의 발에 예배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저를 불쌍히 여기신 까닭에
‘잘 왔다, 비구여’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출가를 하고 난 뒤에
여러 왕족들을 제도하니

그들은 저의 발에 예배하고
아만심을 한꺼번에 꺾어버렸으며
이미 조복되어 출가를 하고 나서는
6신통(神通)을 증득하였습니다.

저는 6신통을 얻은 아라한으로서
피안(彼岸)을 뛰어넘었으며
부처님께서 저에게 수기하시기를
계율을 지키는 데 있어서 으뜸이 되리라고 하셨습니다.

저 오파리 비구는
여러 승가 대중을 마주하여
무열뇌지(無熱惱池)에서
이 전생의 업보를 말씀드립니다.

이때 부처님께서
존자 위광(爲光)에게 말씀하셨다.
전생의 업보로써
일찍이 여러 선악을 받은 것을 말해 보아라.

그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곧 전생의 일을 기억하여
부처님 앞에서 아뢰었다.
이제 모든 과보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옛날에 연화대(蓮花臺) 위에 계시면서
세상을 구제하신 가장 뛰어나시며 존귀하신 분의
탑이 넓은 숲에 있었는데
그곳에는 여러 사나운 짐승들이 많아서

아무도 능히 그곳으로 가서
공경스럽게 공양을 드릴 수가 없었으며
그 곁에 가까이 살고 있는 사람들은
죄와 복이 되는 과보가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저는 곧 그 탑이 있는 곳으로 가서
모든 풀과 나무를 깨끗이 제거하고
헝겊 조각을 가지고 쓸며 두루 물을 뿌려
모든 것을 두루 장엄하게 장식하고서

경건하게 팔방에 예배를 드리고
공경스럽고 소중하게 한 뒤에 곧 돌아갔습니다.
이 선근(善根)으로 말미암아
천상에 태어나게 되었으니

삼십삼천(三十三天)에서
모든 뛰어난 욕락을 누리고
36번을 다시 천상에 태어나고서
천왕(天王)이 될 수 있었으니

제가 살던 천궁(天宮)은
언제나 금으로 되어 있어서 찬란하게 빛이 났으며
그 폭은 36유순(由旬)이었고
그 길이는 60유순이었습니다.

저는 다시 드물고도 기이한 일이 있었으니
부처님의 탑을 엄숙하고 깨끗하게 하였던 까닭에
인간 세계에 하생(下生)하여
일곱 번을 인간으로 태어난 뒤에 국왕이 되었습니다.

저는 다시 드물고도 기이한 일이 있었으니
부처님의 탑을 엄숙하고 깨끗하게 하였던 까닭에
일찍이 생(生)을 받았던 곳에서
몸에 금빛 광명이 찬란하게 빛났습니다.
저는 다시 드물고도 기이한 일이 있었으니
부처님의 탑을 엄숙하고 깨끗하게 하였던 까닭에
언제나 바라문으로 태어났으며
찰제리족이 되었습니다.

저는 다시 드물고도 기이한 일이 있었으니
부처님의 탑을 엄숙하고 깨끗하게 하였던 까닭에
마음대로 수레를 탔으며
코끼리와 말을 타고 다니며 발로 걸어 다니지 않았습니다.

저는 다시 드물고도 기이한 일이 있었으니
부처님의 탑을 엄숙하고 깨끗하게 하였던 까닭에
가시나무 숲을 밟는다 하더라도
저절로 모든 가시가 물러나서 치워졌습니다.

저는 다시 드물고도 기이한 일이 있었으니
부처님의 탑을 엄숙하고 깨끗하게 하였던 까닭에
일찍이 병을 앓지 않았으며
또한 어떤 고뇌도 없었습니다.

저는 다시 드물고도 기이한 일이 있었으니
부처님의 탑을 엄숙하고 깨끗하게 하였던 까닭에
돌아다니는 모든 곳에서
상서로운 모양이 항상 나타났습니다.

저는 다시 드물고도 기이한 일이 있었으니
부처님의 탑을 엄숙하고 깨끗하게 하였던 까닭에
언제나 존귀함을 얻었으니
대천(大天)을 섬기는 것과 같은 공경을 받았습니다.
저는 다시 드물고도 기이한 일이 있었으니
부처님의 탑을 엄숙하고 깨끗하게 하였던 까닭에
일찍이 몸에 어떠한 고통도 없었으며
다른 모든 고뇌도 없었습니다.

부처님의 법은 어떤 흠이나 더러움이 없이
이와 같이 부사의(不思議)한 것이어서
마음을 청정하게 하면 큰 과보를 얻는 것도
또한 이와 같이 부사의한 것입니다.

만약 뛰어나고 묘한 즐거움을 구한다면
나고 죽는 것들을 모두 버리고
마땅히 여래를 모신 탑에 공경하고
무상존(無上尊)이신 부처님을 받들어 모셔야 할 것입니다.

대덕이시여, 이것이 내가 생각한 것으로
전생에 착한 업을 지어
그 과보를 받아서
매우 큰 즐거움이 있었던 일입니다.

저 위광 비구는
대덕 승가 대중을 마주하여
무열뇌지(無熱惱池)에서
이 전생의 업보를 말씀드립니다.

그때 여러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이 구수 규숙(奎宿)에게 말하였다.
“구수 위광께서 이미 업보를 다 말하였으니, 다음은 구수께서 말할 차례입니다.”
이때 규숙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대덕이시여, 제가 생각해 보니
과거 구지겁(俱胝劫)에
일체를 초월하신 부처님께서
선품(善品)의 업을 지으셨습니다.

그때 무상존(無上尊)이신 부처님께서는
끝 간 데 없는 백천억(百千億)의
성문 대중에게 에워싸여
큰 도읍에 들어가시려 하셨습니다.

저는 다른 마을로부터
무슨 일이 있어서 그곳에 이르렀다가
마침내 등정각이신 부처님께서
32상(相)을 갖추신 것을 뵈었는데

마치 해와 달이 비치고
불과 번갯불이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 빛은 다른 모든 빛을 덮는 것이어서
부처님의 광명은 가장 뛰어나게 빛났으니

저는 일찍이 그와 같이
큰 불길이 타는 것과 같은 것을 본 일이 없었습니다.
또 보니 그 부처님의 앞에는
한 바라문이 있기에

제가 곧 그에게 물었더니
말하기를, 대도사이신 부처님께서는
인간과 천상에 짝할 자가 없으시며
평등하고 바른 깨달음이 그와 같은 자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부처님의 음성을 듣고 나자
마음에 청정하고 흔쾌한 즐거움이 생겨
부처님의 용모와 위의를 깊이 사랑하고
온몸에 안락함을 얻었습니다.

다시 하늘의 음악을 들으니
사람이 찬송하는 소리가 아니었으며
하늘에서는 가루 향과 꽃이 비 오듯 내려와서
이 뛰어난 성(城) 위에 쏟아졌는데
청련화(靑蓮花)를 흩뜨리기도 하고
첨박가(贍博迦)를 비처럼 내리기도 하였습니다.

혹은 전단향(栴檀香) 가루를 뿌리거나
혹은 다만 합장을 하기만 한 채로
제천(諸天)들은 허공에서
경전하게 그 위를 돌고 있었습니다.

저는 깊이 사랑하고 우러르는 마음이 생겨서
두루 예배를 드리고는 기쁨이 가득 차 넘쳐서
향만(香鬘)을 구하려고
사방으로 찾아다녔습니다.

저는 그때
두루 돌아다녔으나 한 송이의 꽃도 없었는데
저에게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마침내 일산(日傘)을 팔고 있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그는 손에 희고 묘한 일산을 가지고 있었는데
선명하기가 마치 맑은 조개와도 같았습니다.
저는 빨리 그에게로 가서 손에 일산을 높이 들고
잠시 부처님께 바쳐도 좋은가를 물어보고

허락을 받자 그것을 가지고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가서
정성스런 마음으로 일산을 가지고 서 있었습니다.
그러자 일산이 손으로부터 벗어나서
스스로 부처님의 정수리 위로 가더니

부처님께서 움직이시면 곧 같이 움직이고
부처님께서 머무르시면 곧 같이 머물러서
고요하신 부처님의 몸을 떠나지 않고
자연히 허공 가운데에 떠 있었습니다.

저와 모든 대중들은
이러한 큰 신통변화를 보자
경건하게 모두가 합장을 하고
정성스런 마음으로 모두가 이마를 땅에 대어 예배하였습니다.

저는 등정각(等正覺)이신 부처님의 모습과
성문 대중의 의식(儀式)을 보고
집으로 와서 일을 하면서도
마음을 집중하여 언제나 생각하였습니다.

상쾌하도다, 착한 과보를 얻음이여.
부처님을 뵙고 생각하는 것이 있어
부처님께 일산을 받들어 올린 까닭에
위없는 복전(福田)의 처소에 다녀왔구나.

이 선근으로 말미암아
나는 언제나 7보(寶)를 갖추게 되었으며
나중에 죽어서는
삼십삼천(三十三天)에 태어나

하늘 가운데의 왕이 되어
모든 하늘이 다 공경하고 존중하였고
다시 인간 세계에 태어나서는
이름을 자력왕(自力王)이라 하였으며

큰 부자로서 매우 부지런하고 용맹스러워서
다른 왕들이 모두 저를 받들어 모시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선품을 지은 것으로 말미암아
윤회하며 태어나는 곳마다

선근이 단절되지 않고
다시 모든 묘한 인이 이어져서
그 뛰어난 복전에
청정한 마음으로 일산을 받들어 올렸습니다.

이 선업으로 말미암아
악취(惡趣)에 떨어지지 않았으며
금생의 이 몸은 최후신으로서
인간 세계에 태어나

조어장부이시며
무상등정각이신 부처님을 공경하고
석가사자이신 부처님의 가르침에
출가할 수 있게 되어
아라한과를 증득하고
열반의 시원한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마왕(魔王)이 몸을 변신하기를 큰 산과 같이 하고
키가 1유순이나 되는
크고 무서운 형상을 하여
마치 허공 가운데의 검은 구름과 같이 나타내더라도

그에게 말하기를, ‘이것이 무슨 물건이기에
감히 번거롭고 어지럽게 하느냐’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마왕이
일부러 와서 핍박하고 괴롭히는 것임을 살펴 알고서

그에게 말하기를, ‘마왕 파순(波旬)아,
마음대로 몸을 나타내되
머리를 수미산(須彌山)과 같이 하고서
나의 처소에 오라’고 하였습니다.

이미 아라한과를 증득하고
3명(明)을 구족한 성문이 되어
부처님께서 보여 주시고 깨우쳐 주신 법에서
안락하게 머무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서 일취식(一揣食)4)을 받아
7일 동안을 정(定)에 들어 있으며
해탈의 즐거움을 깨닫는
이것이 내가 닦아 익힌 것입니다.

대덕이시여, 제가 생각하건대
전생에 선업을 지어서
그 과보를 많이 받았으니
즐길 만하며 매우 세밀하고도 묘한 일입니다.

저 규수(奎宿) 비구는
대덕 승가 대중을 마주하여
무열뇌지(無熱惱池)에서
이 전생의 업보를 말씀드립니다.

그때 여러 나이 많은 대덕 비구들은 각자 전생의 업을 말하고 나서 세존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이미 전생의 업보를 말씀드렸습니다. 원하건대 세존께서 전생의 업을 자세히 말씀하여 주소서. 대덕 세존께서는 전생에 무슨 업을 지으셨기에 정각(正覺)을 이루신 뒤에도 산에 있는 돌이 무너져 내려 발가락을 다치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가 옛날에 사람이 아닌 이류(異類)로 태어나 스스로 그러한 업을 지었으니, 반드시 스스로 받은 것이니라. 증장되어 무르익어지면 연(緣)이 변하여 현전되는 것이니, 마치 그림자가 사물의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아서 반드시 그 과보가 감응하게 되어 다른 것이 대신 받을 수 없느니라. 너희 모든 비구여, 만약 어떤 사람이 착하고 악한 업을 지었다면 외계(外界)의 지(地)ㆍ수(水)ㆍ화(火)ㆍ풍(風)으로 하여금 그 보(報)를 받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니, 모두가 자신의 온(蘊)ㆍ계(界)ㆍ처(處) 가운데에서 이숙(異熟)5)을 초래하는 것이니라.”
그리고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가령 백 겁을 지낸다 하더라도
지은 업(業)은 없어지지 않으니
인(因)과 연(緣)이 서로 만나는 때에
과보(果報)를 스스로 받게 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다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나간 옛날에 어느 마을에 한 장자가 있어서 아내를 얻은 지 오래되지 않아 아들을 하나 낳았다. 그 아이가 점차 자라서 컸는데 어머니가 곧 죽으니, 아이의 아버지인 장자는 계모를 맞이하였고 오래되지 않아 임신을 하여 다시 한 아들을 낳았다. 나중에 큰 아들은 장가를 들어서 많은 딸을 낳았다. 뒤의 다른 때에 계모가 죽으니 계모의 아들인 아우는 형에게 의탁하게 되었다.
형의 아내가 남편에게 물었다.
‘이 사람은 누구의 아이입니까?’
남편이 말했다.
‘나의 아우요.’
‘아우와 함께 재산을 나누어야 합니까?’
‘마땅히 똑같이 나누어야 되오.’
‘성자여, 그 사람은 한 몸이고 우리는 여럿인데 어찌하여 똑같이 나누는 것입니까?’
‘현수여, 세상의 법이 그와 같은 것이오.’
아내가 말했다.
‘성자여, 죽여 버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현수여, 재산 때문에 친동생을 죽이는 것이 어찌 용납되겠소?’
아내가 거듭해서 자꾸 말을 하니 욕심에 물이 든 자는 짓지 못할 악이 없게 되었다.
남편은 한쪽에 나아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약 마을에서 동생을 죽이면 사람들이 모두 알게 될 것이니, 넓은 들판의 아무도 없는 곳으로 데리고 가는 것이 좋겠다.≻
형은 곧 아우에게 명했다.
‘너는 그릇을 가지고 나와 함께 한적한 곳으로 가서 꽃을 따자.’
아우가 말했다.
‘명하신 대로 곧 함께 가겠습니다.’
형은 산모퉁이에 이르러 아우를 구덩이에 밀어 떨어뜨리고 돌로 때려서 죽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여,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과거에 장자의 맏아들로서 아우를 죽인 자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내가 바로 그이니라. 옛날에 재물의 이익 때문에 계모의 아들인 아우를 죽인 일로 말미암아 그 업보 때문에 여러 해 동안, 여러 백 년 동안, 여러 천 년 동안, 여러 백천 세(歲) 동안 지옥에 떨어져서 수많은 고초를 받고, 남은 업력 때문에 정각(正覺)을 이룬 뒤에도 산에 있는 돌이 무너져 내려 나의 발가락을 다치게 한 것이니라.”
이때 모든 비구들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전생에 무슨 업을 지으셨기에 바른 깨달음을 이루신 뒤에 자강(紫橿)나무로 만든 창이 부처님의 발을 찔러서 다치게 하였습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가 옛날에 스스로 그러한 업을 지었기에 이제 다시 스스로 받은 것이니라.”
……(자세히 말씀하시고)……나아가 게송을 읊으셨다.

가령 백 겁(劫)을 지낸다 하더라도
지은 업(業)은 없어지지 않으니
인(因)과 연(緣)이 서로 만나는 때에
과보를 스스로 받게 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다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나간 옛날에 어느 큰 성(城)이 있었는데, 이 성안에는 두 사람의 상주(商主)가 있어서 교역을 아주 잘 하였다. 그들은 선박을 묶어서 보물을 구하려고 바다에 들어가 순풍의 힘으로 보배가 많은 섬에 도착하였다.
두 상주 가운데에 한 사람은 양을 헤아려서 보물을 배에 실었으나, 다른 한 사람은 양을 헤아리지 않고 탐욕심 때문에 보물을 배에 가득 실었다.
뒤에 바다에 들어가 항해를 하다가 그 양을 헤아리지 않았던 상주는 자신의 배가 가라앉으려고 하자 같이 갔던 상주에게 말했다.
‘인자(仁者)여, 살려 주시오. 내가 당신 배에 탈 수 있게 해 주시오.’
그 상주는 잘 헤아려서 힘에 맞게 보배를 실었던 까닭에 배 안에서 편안하게 그의 손을 잡아당겨 그 상주를 배에 태워 주었다.
그 배가 침몰된 상주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저 사람과 함께 보물이 있는 섬으로 갔었는데, 내가 실었던 보물은 배가 가라앉아서 모두 잃어버렸으니, 어찌 저 사람만 보배를 가지고 집에 돌아가게 할 수 있겠는가? 배에다가 구멍을 뚫어서 모든 보물을 잃어버리게 만들어야겠다.≻
그는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몰래 한쪽에서 막대기를 가지고 배에 구멍을 뚫었다.
마침내 상주가 그것을 보고 그에게 말했다.
‘당신은 그런 일을 하지 마시오. 다만 보물을 잃어버릴 뿐만 아니라 우리들이 모두 죽게 됩니다.’
그는 속으로 질투하는 마음을 품었다. 질투심이 치성하여져서 끝내 충고하는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전과 같이 구멍을 뚫으려고 하였다.
같이 간 상주는 그가 충고를 따르지 않는 것을 보자, 곧 날카로운 창을 가지고 그를 찔러서 죽게 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여,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옛날에 창으로 찔러서 남을 죽인 자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내가 바로 그이니라. 이 업으로 말미암아 여러 해, 백 년, 천 년 동안 지옥에 떨어져서 수많은 고초를 겪고 남은 업보 때문에 바른 깨달음을 이룬 뒤에도 자강나무로 만든 창이 나의 발을 찔러서 다치게 한 것이니라.”
그때 여러 비구들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전생에 어떤 업을 지으셨기에 정각(正覺)을 이루신 뒤에 사라(沙羅) 마을에 들어가시어 걸식을 하셨으나 얻지 못하시고 빈 발우로 돌아오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모든 비구여, 여래가 옛날에 스스로 그러한 업을 지어서……(앞에서와 같이 자세히 말씀하시고, 나아가 게송을 읊으셨다)……과보가 돌아와 스스로 받은 것이니라.”
부처님께서는 다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나간 옛날에 바라닐사성에 한 바라문 청년이 있었다.
부처님이 세상에 있지 않을 때에는 독각(獨覺)이 있어서 빈궁한 이들을 불쌍히 여기며, 한적하고 고요한 곳에 머무르게 되어 있는 법이어서 세간에는 오직 이 한 복전만이 있게 되기 마련이었다.
어느 때에 이름을 낙적(樂寂)이라고 하는 한 독각이 세간에 출현하여 바라닐사성의 시록림(施鹿林) 가운데에 있는 선인타처(仙人墮處:鹿野園)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였다. 이때 바라문 청년도 마찬가지로 성안의 장자의 집에서 걸식을 하였는데 아무것도 얻지 못하였다.
그때 낙적 독각도 그 장자의 집에 들어가서 걸식을 하니, 그 바라문 청년은 생각하였다.
≺잠깐 몰래 살펴보기로 하자. 저 출가인이 무엇을 얻는지를 보아야겠다.≻
그 바라문 청년은 곧 뒤따라 들어가서 문 옆에 보이지 않게 서 있었다. 그때 장자의 아내는 그 독각의 몸과 마음이 단정하고 고요한 것을 보고 청정한 신심이 생겨서 곧 갖가지 깨끗하고 묘한 음식을 발우에 가득 담아서 독각에게 받들어 보시하였다.
독각이 그 음식을 받아서 문 밖으로 나가려 하자, 그 바라문 청년이 독각에게 말했다.
‘출가자여, 나는 당신이 얻은 음식을 즐거이 보고자 합니다.’
그런데 독각의 상법(常法)은 이와 같아서 관찰하여 보지 않으면 앞의 생각을 알지 못하게 되어 있었다.
독각은 곧 그로 하여금 발우 안의 음식을 보게 하자, 그는 질투하는 마음을 품고 있었기 때문에 미워하고 질투하는 마음이 일어난 손으로 발우를 치니 발우는 땅에 떨어지고 음식은 모두 쏟아졌다.
그가 다시 그것을 발로 밟으니, 독각이 물었다.
‘현수여, 무슨 생각으로 이 음식을 못 쓰게 만드는 것입니까? 당신이 필요하다면 내가 마땅히 당신에게 주었을 것입니다.’
그 바라문 청년은 다시 갖가지 거칠고 나쁜 말을 하면서 한쪽에 있었다.
그때 이 대인(大人)은 음식을 얻어서 그것으로 스스로 먹지 못하고 녹림(鹿林) 가운데로 나아갔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여,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지나간 옛날의 바라문 청년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내가 바로 그이니라. 나는 질투하는 마음을 품었기 때문에 그 독각으로 하여금 음식을 얻지 못하게 하였던 것이니, 그 업보로 말미암아 여러 해, 백 년, 천 년, 백천 년이 지나도록 언제나 지옥에 태어나 모든 고초를 다 겪었고 남은 업보의 힘으로 말미암아 비록 정각(正覺)을 이루고 나서도 사라(沙羅) 마을에 들어가서 걸식을 하였으나 빈 발우로 돌아온 것이니라.”
이때 모든 비구들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전생에 무슨 업을 지으셨기에 창녀인 미용(媚容)이 외도인 범지(梵志)의 명을 받고 와서 세존을 비방하였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러 비구들이여, 여래가 옛날에 스스로 그러한 업을 지었기에……(자세히 말씀하시고, 나아가 게송을 읊으셨다)……과보가 돌아와 스스로 받은 것이니라.”
부처님께서는 다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나간 옛날에 인간의 수명이 8만 세이던 때에 부처님 세존이 세간에 출현하였으니, 명호를 비발시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이라고 하였다.
그 부처님에게는 두 명의 아우가 있어서, 하나는 파사슬타(皤私瑟吒)라고 하였고, 다른 하나는 발라타파사(跋羅陀皤闍)라고 하였다. 파사슬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오롯하게 부지런히 닦아 익히고 방일하지 않아 아라한과를 증득하였고, 발라타파사는 3장(藏)을 받아 외워 막힘이 없었으니, 대법사(大法師)가 되었다.
뒤의 다른 때에 어느 장자가 법사의 처소에서 마음 깊이 청정한 신심을 내어 그 법사를 위하여 머무를 곳을 짓고, 필요한 용품들을 모두 갖추어 주었다. 그때 법사는 파사슬타 나한(羅漢)에게 청하여 와서 함께 살자고 하니, 그는 그 말을 듣고 그곳에 이르렀다. 장자는 그 아라한의 몸과 마음이 고요하고 위의가 빼어난 것을 보자 청정한 신심이 두 배나 많아져서 갖가지의 향 나고 맛있는 음식들을 엄정하게 장만하여 그것으로 공양드렸으며, 아주 훌륭한 옷을 가져다가 받들어 보시하였다.
아우는 질투심이 생겨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장자와 더불어 오랫동안 그의 스승이 되어 왕래하였건만 아직 나에게 그렇게 좋은 옷을 보시한 적이 없었는데, 이제 잠시 나의 형을 보고서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 옷을 받들어 올리는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곧 형의 처소로 가서 형의 장점과 단점을 살폈다. 형은 동생의 마음에 다른 생각이 있음을 깨닫고 생각을 집중하여 관찰하여 아우가 질투하는 것을 알았다. 형은 곧 그 좋은 옷을 가져다가 아우에게 주었다. 아우는 비록 그 옷을 얻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형의 처소에서 결점을 찾고 있었다.
뒤의 다른 때에 장자는 여인을 시켜서 절 안에서 일을 하게 하였다.
법사가 여인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나를 위해 일을 해 줄 수 있겠는가?’
여인이 말했다.
‘무슨 일을 시키시려는 것입니까?’
법사가 말했다.
‘이 옷을 입고 집으로 돌아가서 일을 하다가 장자가 그 옷을 누구에게서 얻었느냐고 묻거든 성자 파사슬타에게서 얻었다고 대답을 하고, 장자가 그것을 무슨 일로 주었느냐고 다시 묻거든 남자의 뜻을 가지고 여자에게 준 것이라고 대답하시오.’
여인은 옷을 입고 집으로 돌아가 집 주인과 함께 앞에서와 똑같이 하나하나 문답을 하였다. 장자는 그 말을 듣자 아라한의 처소에 청정하지 못한 마음을 내었다.
대인(大人)의 법은 소홀해지고 업신여겨지면 그로부터 떠나가게 되어 있으니, 그 형인 아라한은 곧 그곳에서 떠나갔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여,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옛날의 법사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내가 바로 그이니라. 미워하고 질투하는 마음을 품었던 까닭에 함부로 비난하는 말을 하였으니, 그 업으로 말미암아 여러 해, 백 년, 천 년, 여러 백천 세(歲)가 지나도록 지옥 가운데에 태어나 많은 고초를 받았으며, 남아 있는 업력으로 말미암아 바른 깨달음을 이룬 뒤에도 외도인 범지(梵志)가 창녀인 미용(媚容)으로 하여금 나를 비방하게 한 것이니라.”
이때 여러 비구들은 다시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전생에 무슨 업을 지으셨기에 정각(正覺)을 이루신 뒤에 바라문 취단(嘴端)이 세존을 비방하는 일을 당하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가 옛날에 스스로 그러한 업을 지어서……(앞에서와 같이 자세히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나간 옛날 바라닐사성에는 한 바라문이 있었는데, 그는 4명(明)의 전적을 널리 배워서[學該明典] 5백 명의 동자들이 그에게서 가르침을 받았다. 그 바라닐사성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를 존중하였으며 공경하여 공양하기를 마치 진짜 아라한에게 하는 것처럼 하였다.
이때 5신통(神通)을 갖춘 선인이 세상을 두루 다니다가 바라닐사성에 이르렀다. 성안의 백성들은 그 선인의 몸과 마음이 고요하고 용모와 얼굴이 편안한 것을 보고 모두가 청정한 신심을 내어, 바라문에게 주던 복업(福業)을 가지고 모두가 선인의 처소로 가서 공경스럽게 공양드렸다.
그 바라문은 공경하여 우러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이양(利養)이 적어지자 선인의 처소에 질투하는 마음을 품고 나쁜 생각을 하여 모든 학동들에게 말하였다.
‘이 선인은 마음 깊은 곳에는 탐욕을 품고 있다.’
모든 학동들도 또한 각각 말하기를 스승이 말한 것과 같이 하여 ‘선인은 참으로 욕심을 품고 있다’고 하였다. 이 모든 학동들은 가는 곳마다 다 같이 여러 친구들과 나머지 장자와 바라문들에게 말하였다.
‘그 선인은 마음속에 탐욕심을 품고 있다.’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마음에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현명한 선인들은 사려가 깊고 업신여기는 것을 싫어하는 법이었으므로 그 선인은 곧 그곳을 버리고 떠나갔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여, 옛날의 바라문이었던 자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내가 바로 그이니라. 그리고 그 5백 명의 동자들은 지금의 5백 명의 비구들이니라. 나는 선인의 처소에 질투심을 내어 그가 탐욕을 품고 있다고 말하였으니, 그 업으로 말미암아 무량 백천(百千)의 세월 동안 지옥에 떨어져서 많은 괴로움을 겪었으며 남아 있는 업력(業力)으로 말미암아 바른 깨달음을 이룬 뒤에도 5백 명의 비구와 함께 바라문의 여자인 취단에게 비방을 당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다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나간 옛날에 바라닐사성에는 범수(梵授)라고 하는 왕이 법으로써 다스리고 교화하여 백성들은 더욱 번성하였으며 풍년이 들어 안락하였다.
이 성안에는 현수(賢首)라는 한 창녀가 있었는데, 몸을 팔아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때 위우(爲偶)라고 하는 어느 남자가 있었는데, 성질이 사나웠다. 그는 옷과 영락을 보내어 그 창녀에게 주고서 함께 즐기자고 하였다. 창녀인 현수가 옷을 입고 위우의 처소로 가려고 문 밖에 나왔는데 마침 다른 사람을 만났다.
그는 5백 금전을 가지고서 현수에게 말했다.
‘현수여, 와서 함께 즐기자.’
여인은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위우에게로 간다면 어찌 능히 5백 금의 돈을 얻을 수 있겠는가? 사귀러 왔으니 재물을 베풀 것인데 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서 이 사람과 함께 즐기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곧 심부름하는 여인에게 명하여 위우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게 시켰다.
‘원컨대 당신께서는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머리도 빗고 세수도 하며 몸단장을 좀 해야겠습니다.’
심부름하는 여인은 위우에게 가서 그와 같이 말하였고, 돈을 가지고 온 사람은 할 일이 많아서 창녀인 현수와 함께 잠깐 동안 놀다가 그녀를 두고 떠나갔다.
여인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시간이 조금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내가 그에게 간다면 그의 생각에 맞을 것인가, 맞지 않을 것인가?≻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다시 심부름하는 여인에게 말했다.
‘너는 곧 위우의 처소에 가서, ≺성자여, 머리를 빗고 세수하는 것이 다 끝났으니 어느 꽃동산에 가서 함께 즐길까요?≻라고 말하여라.’
여인이 가서 그렇게 말하니, 그가 곧 물었다.
‘아직 몸치장을 하지 못하였다고도 하고 다 마쳤다고도 하니, 이게 무슨 말인가?’
심부름하는 여인은 왔다 갔다 하느라고 마음에 화가 나서 숨겨진 사정을 그에게 모두 말하였다.
‘당신이 보내 준 옷을 입고 영락을 차고서 다른 남자와 함께 놀아나느라고 나에게 그런 말을 하도록 시킨 것입니다.’
그 사람은 이 말을 듣자 욕정이 한꺼번에 사라지고 살해할 마음이 일어나서 성을 내며 이렇게 말했다.
‘아무 곳에 있는 꽃동산으로 오라고 하라.’
심부름하는 여인이 와서 알리니, 창녀는 곧 그곳으로 갔다.
위우가 말했다.
‘나의 옷과 영락을 걸치고서 다른 남자와 놀아나는 것이 할 일이냐?’
창녀가 말했다.
‘성자여, 그것은 나의 허물이지,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여인이란 많은 잘못을 하는 것이니, 당신께서 용서하여 주십시오.’
위우는 성내는 마음을 품고 해칠 마음으로 칼을 꺼내어 창녀의 목을 베어버렸다. 이때 심부름하는 여인은 그것을 보고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재앙이 내렸도다. 나의 주인을 죽였다, 나의 주인을 죽였어.’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듣고 모두 급히 모여들었다. 그때 극락(極樂)이라고 하는 독각(獨覺)이 그 동산의 숲에 있다가 나무 아래에서 정(定)에 들어 있었다. 창녀를 죽인 그 사람은 두려워서 피 묻은 칼을 독각의 앞에 놓고 급히 한쪽으로 달아나 사람들 속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이 와서 피 묻은 칼이 독각의 앞에 있는 것을 보고 모두 말했다.
‘여인을 죽인 자는 반드시 이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는 곧 함께 에워싸고 성난 마음으로 각자 이렇게 말했다.
‘안됐도다. 출가자여, 당신은 법복을 입은 대선인(大仙人)의 모습을 하고 이 악업을 지었구나.’
독각이 말했다.
‘내가 무슨 일을 하였습니까?’
사람들이 독각에게 말했다.
‘창녀인 현수와 함께 즐기다가 곧 칼로 그녀를 죽였소.’
독각이 말했다.
‘나는 고요한 마음을 갖고 있는데, 어찌 악을 짓는 것을 용납하겠습니까?’
비록 사실대로 이야기하였지만 아무도 그를 믿지 않고 새끼줄로 포박하여 왕의 처소로 보내고 앞의 일들을 알렸다.
왕은 자세히 살피지 않고 곧 명을 내렸다.
‘이미 이런 잘못을 저질렀으니 마땅히 빨리 죽이도록 하라.’
붉은 줄로 목을 매고 푸른 옷을 입은 사람이 손에 날카로운 칼을 쥐고, 병장기로 엄하게 호위하여 성안과 사거리의 큰길에서 사람들에게 두루 알리기를, ‘이 사람은 출가한 사람으로서 여인을 죽였기 때문에 왕께서 엄한 법을 명령하셨습니다’ 하고는 곧 독각을 데리고 그 동산으로 가서 죽이려고 하였다.
위우는 그것을 보고 나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고통스럽구나. 이 출가자는 계율을 지키며 덕행을 쌓고 있었는데 아무 잘못도 없이 액난을 당하였구나. 이것은 나의 허물이거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죽는 지경에 이르게 하였으니, 마땅히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자 급히 왕의 처소로 나아가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저 출가인은 아무 잘못도 없이 억울하게 법에 저촉되었습니다. 그것은 저의 잘못이오니, 왕께서는 살펴 아십시오.’
그는 위의 일을 갖추어 진술하고 용서를 빌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여,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옛날에 위우라고 하는 자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내가 바로 그이니라, 나는 그 업으로 말미암아 백천 세(歲)가 지나도록 언제나 지옥에 있으면서 모든 괴로움을 겪었으며, 나머지의 남아 있던 과보로 말미암아 바른 깨달음을 이룬 뒤에도 다른 사람이 와서 나를 비방한 것이니라.”
이때 여러 비구들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전생에 무슨 업을 지으셨기에 정각(正覺)을 이루신 뒤에 498명의 비구와 함께 변방에서 말이 먹는 보리를 드시게 되었으며, 사리자(舍利子)와 대목건련(大目乾連)은 하늘의 공양을 받았던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러 비구들이여, 여래가 옛날에 스스로 그러한 업을 지어서……(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과보가 돌아와 스스로 받은 것이니라.”
부처님께서는 다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주의하여 자세히 들으라. 지나간 옛날에 인간의 수명이 8만 세이던 때에 부처님 세존이 계셨으니, 명호를 비발시 여래ㆍ등정각이라 하였으며 10호(號)를 구족하셨다. 그 부처님은 세간에 출현하여 8만 명의 비구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친혜왕(親慧王)의 도읍으로 가셨다.
이때 그 성안에는 한 바라문이 5백 명의 동자에게 바라문법을 가르치고 있었으니, 사람들은 그를 존중하여 공경하고 공양드리기를 아라한을 섬기는 것과 같이 하고 있었다.
부처님과 승가(僧伽)가 그 성에 도착하자, 그 바라문은 아무에게도 공경 받지 못하고 공급받는 것도 없게 되어 부처님과 승가가 있는 곳에 깊이 질투심을 내었다.
이때 아직 아라한과를 얻지 못한 비구들과 이미 아라한과를 얻은 비구들이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서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여 여러 깨끗하고 좋은 음식을 얻어서 발우에 가득 담아서 나왔다.
바라문이 그것을 보고 물었다.
‘쯧쯧, 비구여, 어떤 음식을 얻었는가 보고 싶소?’
비구는 곧이곧대로 생각하고 곧 그에게 음식을 보여 주니, 그는 더욱 질투심이 나서 자신의 여러 제자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이 대머리 사문에게는 마땅히 이렇게 좋은 음식을 공양하여서는 안 된다. 마땅히 거친 보리를 주어야만 된다.’
그 여러 제자들은 스승의 이 말을 듣고 또한 모두가 각자 말하였다.
‘진실로 스승의 말씀과 같이 마땅히 보리를 먹게 해야 한다.’
그런데 그들 가운데에는 두 명의 바라문 청년이 있어서 공경하여 믿는 마음을 품고 이렇게 말했다
‘친교사(親敎師)께, 이 여러 사문들은 사람의 음식이 아니라 하늘의 음식으로 마땅히 공양을 드려야 할 것인데, 어찌하여 보리를 먹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시는지 그런 말씀은 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려야겠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여,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지나간 때의 바라문이었던 자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내가 바로 그이니라. 그 부처님과 성문(聲聞) 제자의 처소에 질투심을 품으며 거칠고 사나운 말을 하였던 까닭에 무량 백천 세(歲)가 지나도록 나는 언제나 거친 보리를 먹었으며, 나머지의 업보로 말미암아 바른 깨달음을 이룬 뒤에 498명의 비구들과 함께 말이 먹는 보리를 먹었던 것이니라. 그리고 그 두 명의 바라문 청년은 바로 사리자와 대목련이니라.”
이때 여러 비구들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전생에 무슨 업을 지으셨기에 6년 동안 고행을 하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가 옛날에 스스로 그러한 업을 지었느니라.”
……(앞에서와 같이 자세히 말씀하시고)……나아가 게송을 읊으셨다.

가령 백 겁(劫)을 지낸다 하더라도
지은 업(業)은 없어지지 않으니
인(因)과 연(緣)이 서로 만나는 때에
과보는 다시 자신이 받게 되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주의하여 자세히 들으라. 지나간 옛날에 무비(無比) 마을에는 희호(喜護)라고 하는 한 도공이 있었으니……(자세한 것은 『중아함경[中阿笈摩]』의 「왕법상응품(王法相應品)」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여,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옛날에 무상(無上)이라고 하였던 바라문 청년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내가 바로 그이니라. 나는 옛날에 가섭파(迦葉波)부처님의 처소에서 말하기를, ‘고행만 하였을 뿐 아직 지혜를 구족하지 못하였다’라고 하였던 까닭에 그 업력으로 말미암아 6년 동안을 고행하였어도, 능히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을 증득하지 못하였던 것이니라. 내가 만약 당시에 그 부처님 계시는 곳에서 후회하여 뉘우치고 미래에는 등정각을 얻기를 원하노라고 발원하지 않았더라면, 비록 다시 3무수대겁(無數大劫)을 지내면서 여러 선품(善品)을 닦았다 하더라도 아직 성불하지 못하였을 것이니라.”
이때 여러 비구들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전생에 무슨 업을 지으셨기에 정각(正覺)을 이루신 뒤에도 몸에 병이 나서 아프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모든 비구여, 여래가 옛날에 이류(異類)로 태어나 스스로 그러한 업을 지었기에……(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
부처님께서 다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여, 지나간 옛날에 한 마을이 있었으니, 이 마을에 의사가 있었다. 그때 어느 장자의 아들이 어떤 병에 걸려서 의사를 청하여 고치게 하였는데, 의사가 약을 처방해 주어 병이 곧 나았다. 장자는 약간의 재물을 가져다가 의사에게 받들어 올렸다.
뒤의 다른 때에 장자는 세 번에 걸쳐 몸에 병이 났는데, 의사가 또한 고쳐 주었으나 장자는 끝내 무엇인가를 주어서 은혜에 보답하지 않았다.
의사는 성내는 마음을 품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사람은 세 번이나 병에 걸려서 지극한 고통을 당하는 것을 내가 고쳐 주었는데도 은혜를 갚을 줄을 모르니, 다시 병에 걸리거든 마땅히 아무 약을 주어서 저 어리석은 사람의 속을 끊어지게 만들어야겠다.’
뒤의 다른 때에 장자의 아들에게 다시 묵은 병이 도지자 전과 같이 의사를 청하였는데, 의사는 나쁜 마음으로 병에 맞지 않는 약을 주어서 환자의 창자가 마디마디 끊어지게 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여,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지나간 옛날의 유능했던 의사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내가 바로 그이니라. 나는 나쁜 마음을 먹고 장자의 아들에게 독약을 먹게 하였던 것이니, 그 업으로 말미암아 무량 백천 세(歲)를 지내는 동안에 지옥에 떨어져서 모든 고통과 괴로움을 받았으며, 나머지의 남아 있는 업으로 말미암아 정각을 이룬 뒤에 몸에 병이 나서 등이 아팠던 것이니라.”
이때 여러 비구들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전생에 무슨 업을 지으셨기에 정각을 이루신 뒤에도 다른 종족이 석가 종족을 죽였을 때 세존께서는 두통(頭痛)을 앓으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모든 비구여, 여래가 옛날에 스스로 그러한 업을 지었기에 다시 스스로 보(報)를 받은 것이니……(자세한 것은 다른 곳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
부처님께서는 다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여, 지나간 옛날에 유혜하(流惠河) 주변에는 5백 명의 사람들이 고기 잡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었다. 그때 큰 바닷물이 들어오자 문득 두 마리의 큰 물고기가 그 강으로 흘러 들어왔다.
사람들은 그것을 잡고 함께 이렇게 의논하였다.
‘만약 고기를 죽이면 살이 곧 썩어서 냄새가 날 것이니,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마땅히 끈으로 묶어 두었다가 꼭 사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묶은 것을 끊고 저울에 달아 팔게 되면 깨끗하고 싱싱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의논하고 나서 끈으로 묶어 두었는데 어떤 사람이 사겠다고 하여 고기를 칼로 베어 끊어서 그에게 주었다. 칼로 끊을 때에 고기는 큰 고통을 당하여 몸을 뒤틀고 피를 흘려서 강물이 붉게 변하였다.
이때 어떤 어린아이가 핏빛이 된 강물을 보고 기쁜 생각에 웃으며 즐거워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여,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고기 잡는 사람의 어린 아이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내가 바로 그이니라. 옛날에 물고기를 죽일 때에 나의 마음이 즐거웠던 까닭에 그 업으로 말미암아 무량 백천 세(歲)를 지내는 동안에 항상 두통을 앓았으며, 남은 업보로 말미암아 정각(正覺)을 이룬 뒤에 석가족이 죽임을 당할 때 나의 머리가 아팠던 것이니라.”
이때 여러 비구들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전생에 무슨 업을 지으셨기에 정각을 이루신 뒤에도 여전히 등에 풍통(風痛)을 앓으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모든 비구여, 여래가 옛날에 이류(異類)로 태어나서 스스로 그러한 업을 지었기에 이제 다시 스스로 받은 것이니……(자세한 것은 다른 곳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
부처님께서는 다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여, 지나간 옛날에 어느 힘센 장사가 여러 나라를 두루 돌아다니다가 한 나라에 이르렀다. 그 왕에게는 다시 한 사람의 아주 힘센 장사가 있어서 그 힘을 대적할 자가 없었다.
두 장사는 서로를 알자 옷을 걸고 내기를 하여 곧 함께 씨름을 하였다. 장사의 상법(常法)에는 장사끼리 서로 함께 손을 잡아보면 곧 강약을 알기 마련이었다. 밖에서 온 장사는 왕이 데리고 있는 장사의 손을 잡아 보고서 그 장사가 자신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왕이 데리고 있는 장사가 외부에서 온 장사에게 말했다.
‘당신은 이제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우리 종족은 이곳에서 오랫동안 왕의 도읍에서 살아서 여러 대(代)에 걸쳐서 명성이 있었습니다. 이제 나는 당신이 나보다 힘이 더 센 것을 알았으니, 나를 넘어뜨려 우리 종족으로 하여금 욕을 당하지 않게 해 주시오. 나에게는 예쁜 딸이 있으니 마땅히 당신에게 시집을 보내겠소.”
그는 이 말을 듣고 잠자코 씨름에서 져주었는데, 세 번을 이와 같이 하였으나 끝내 딸을 주지 않자 참지 못하는 마음이 생겼다. 네 번째 씨름을 하게 되자 방편으로 장사를 높이 들어 올렸다가 성이 난 힘으로 땅에 던지니, 왕이 데리고 있던 장사는 척추가 부러져서 죽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여,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옛날에 외부에서 왔던 장사로서 왕이 데리고 있던 장사의 척추를 부러뜨려서 죽게 하였던 자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내가 바로 그이니라. 이 악업으로 말미암아 무량 백천 세를 지내는 동안에 지옥에 떨어져서 모든 고통을 받았으며, 남은 업보로 말미암아 정각을 이룬 뒤에도 등이 아픈 고통을 받은 것이니라.
이러한 뜻이 있기 때문에 내가 언제나 널리 말하기를, 흑업(黑業)을 지으면 흑보(黑報)를 받으며, 백업(白業)을 지으면 백보(白報)를 받고, 잡업(雜業)을 지으면 잡보(雜報)를 받는다고 하는 것이니라.
너희들은 마땅히 흑업과 잡업을 버리고 언제나 백업을 닦아야 하니, 이와 같이 마땅히 배워야 한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5백 명의 아라한과 더불어 무열뇌지(無熱惱池)에서 전생의 업보를 말씀하시고 나서 곧 그 자리에서 자취를 감추시어 실라벌성(室羅伐城)의 동쪽에 있는 녹자모원(鹿子母園)의 거처에 나타나셨다.
이때 녹자모는 부처님께서 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부처님 계시는 곳에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렸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하여 묘법(妙法)을 말씀하시되, 보이고 가르쳐서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고는 잠잠히 계셨다.
이때 녹자모는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내놓고 왼쪽 어깨만 덮은 채로 부처님께 합장을 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자비를 베푸시어 5백 명의 성중(聖衆)과 함께 내일 아침에 저의 집에 오시어 보잘것없는 저의 공양을 받으소서.”
부처님께서 잠잠히 계시니, 그는 부처님께서 청을 받아들이신 것을 알고 부처님께 하직 인사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와 갖가지의 훌륭한 음식을 엄정하게 준비하였다. 이튿날이 되자 심부름하는 사람을 시켜서 부처님께 아뢰게 하고……(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대중들이 배불리 먹고 나서 발우를 걷고 손 씻기를 마친 것을 알자, 법문을 들으려고 낮은 자리를 가져다가 부처님을 마주하고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미묘법(微妙法)을 말씀하시어 가르쳐 보이시고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그리고 절에 도착하시자 자리를 가져다가 앉으시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녹자모가 스스로 잊어버려서 부처님과 승가께 청하여 집에서 공양을 드시게 하고는 세존께서 가타(伽他:게송)를 설하시도록 청하지 않았다.”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十八 弱大唐三藏義淨奉 制譯諸大弟子及佛自說業報。爾時,諸耆宿苾芻告具壽因緣曰:‘具壽,蜜性已說業報訖。次至具壽說。’于時,因緣卽說頌曰:九十一劫時 我在親慧城 見毘鉢尸佛欲入大都郭。 我旣見大悲 妙花散於上花開莖卓豎 佛頂上爲蓋。 淨心投佛足虔恭頭面禮 十指端合掌 敬重右圍遶。不聞彼佛法 亦不受三歸 但發淸淨心隨善逝而去。 我於毘鉢尸 作斯善業故經九十一劫 不曾生惡趣。 常受大天身恒受勝天樂 多生於人趣 大富多財寶。此是最後受 今得爲人身 生大淨行族大富具多財。 披其秘典趣 文義及占相章句皆通了 及大人相好。 於其淨行林教授五百人 婆羅門衆圍 出城歸林藪。時我見世尊 苾芻衆圍遶 精進甚勇猛來入摩揭陁。 旣見大悲士 情便生淨信由斯因緣故 得知其勝相。 旣出見世父備足諸妙相 三十二端嚴 八十諸好飾。見此端嚴相 虔誠頂禮足 恭敬合掌立讚歎大導師。 相論所言者 唯仁得具備必定是大師 世閒無與等。 勝梵過帝釋更無有雙者 超日越地神 十方界無比。不見過佛者 豈能相比類 天上及人間爲大摧魔將。 無怙中爲依 無導中爲導我願作聲聞 我希依奉教。 赫弈金色臂百福莊嚴相 世父舒垂下 摩我於頂上。蒙告汝心淨 多獲諸勝利 能發淨心施其福無邊限。 於無上福田 能生淨妙意良田下種已 摩納婆皆辦。 永斷無利趣不有惡道怖 得開甘露門 所愛悉成就。必若樂出家 隨意而來作 急宜棄鬚髮可置婆羅門。 旣聞佛法音 遍告諸門徒門徒啓告我 爲禿沙門耶。 云何捨白淨而取於黑處 棄其勝妙族 欲習卑賤類。婆羅門種類 世閒最超越 梵王從胸口化出婆羅門。 汝等無開覺 汝等無所知汝所習學教 唯我善能詠。 如我所明解文義說無窮 我隨解應作 汝等隨緣散。若無有所須 各隨其意樂 我更不爲師亦不復教示。 時此諸門徒 泣淚向前來悲涕皆憂惱 隨便四散去。 大悲靜寂士善言慰告我 可來善苾芻 我卽具近圓。發正淸淨心 捨俗而出家 備諸大神通所作已成辦。 我今觀先業 天眼悉明淨知生及死相 所曾受身處。 證神通竟者竭有漏際者 於無熱惱池 說斯先業報。爾時,諸耆宿苾芻告尊者憍陳如言:‘具壽,因緣已說業報竟。次至尊者說。’于時,憍陳如卽說頌曰:乃往過去世 迦攝佛滅後 見諸聲聞衆共集作是議。 大悲迦攝波 應爲後涅槃出家者甚少 正法不彰明。 我等所聞法互相而教示 精進不放逸 於佛教勤修。共登於山上 布草以爲座 各要漏不斷不從坐而起。 由懷精進故 不惜其身命六人證神通 便入於涅槃。 我第七根劣不能斷諸漏 有法相應心 處凡而命過。由法相應住 不捨精進念 便得生天上於睹史多宮。 遂見釋師子 牟尼大菩薩與諸天說法 致令得開覺。 我聞彼說法一心而聽受 深樂其正法 無心蹔捨離。天上業報盡 下生劫比羅 爲憍陳如姓淨行豪族中。 淨飯大王子 備名稱菩薩信心捨國出 苦行於林藪。 最君大淨飯勅我如是語 可去而出家 供承其太子。我以淸淨心 卽供承菩薩 將非證聖道厭捨而方去。 釋迦大牟尼 正轉法輪時於此諸妙法 最初我證悟。 迦攝波佛教出家修梵行 今得逢正覺 證獲於無漏。憍陳如苾芻 對大僧伽衆 於無熱惱池說斯先業報。爾時,諸耆宿苾芻復告具壽鄔波離曰:‘尊者憍陳如已說業報,次至具壽說。’于時,鄔波離卽說頌曰:乃於往昔時 波羅痆斯都 有王名梵授我爲常供承。 淨飾王髭髮 種種使端嚴衣服皆相類 熏香而奉持。 懷悲敬重心奉事於大王 含喜於王處 說未曾聞頌。欲是極少味 而爲罪根本 憂苦皆緣此安樂無由得。 若出家捨欲 得聞未曾聞臣今情慕極 願王聽捨俗。 時王告我曰卿若能決定 出家後見我 卽許卿捨俗。我啓大王言 審知決定意 願王悉臣心出家後來見。 旣蒙王聽許 便詣於林藪懷直不諂心 捨俗而出家。 隨其力出家得至於離欲 修習四靜慮 勤念不放逸。此王在世時 我名殑波羅 具大尊貴德人衆咸恭敬。 又以正直心 詣師所頂禮一邊而胡跪 合掌如是白。 親教師存念證我有未聞 須往梵授處 現身令正見。師告我聽詣 波羅痆斯城 可存決定信勿得招虛妄。 我今聽許汝 汝當隨我語令其王中最 興發淸淨心。 蒙師正直許我卽右旋遶 奉辭隨漸進 詣波羅痆斯。梵授王聞至 親來於我處 及由王威德諸天亦隨來。 王從車而下 敬心頂禮我虔仰極尊重 合掌一邊坐。 我卽爲說法令其斷諸欲 王聞深欽敬 頓捨諸欲事。便發猛利心 復作如是言 我今求出家不樂諸欲事。 我告王可來 詣於淨林藪親近大仙所 而爲作出家。 王便冊長子紹繼其國位 此大最勝王 捨國歸出家。王與妃宮婇 臣佐及宗親 大衆皆圍遶詣求出家處。 王以正直心 頂禮諸仙足合掌求請遍 願與爲出家。 與王剃鬚髮身披袈裟服 無量百千衆 皆捨俗出家。我求正直心 演說淸妙法 令使諸聞者得生四靜慮。 我以懷慈念 恭敬大王故命盡臨終時 生無邊光天。 於彼天捨報生來於此處 凡所生生處 大富多財寶。天上及人閒 常受勝妙樂 此爲最後時斯是最後身。 生劫比羅城 釋迦豪族中常知所進趣 恒爲侍釋迦。 聲聞釋迦子我爲作承事 由大王威德 而得爲出家。我與剃鬚髮 作如是白言 聖者不相濟我當云何活。 所有嚴瓔珞 及諸上妙服告言今與汝 用充爲活命。 我見多珍寶心生大追悔 宜皆盡捨置 樂求爲出家。我今貧困苦 持此多珍寶 若有知聞者必來而害我。 可留已調度 及此諸珍寶卽挂於樹上 亦求爲出家。 釋迦諸王子聞我如是說 令我先出家 悉皆禮我足。佛哀愍我故 告善來苾芻 我旣出家後然度諸王族。 彼衆禮我足 頓摧於我慢旣調爲出家 證得六神通。 六通阿羅漢超際於彼岸 蒙佛記於我 持律爲第一。鄔波離苾芻 對諸僧伽衆 於無熱惱池說斯先業報。 于時大導師 告尊者爲光可說先業報 曾受諸善惡。 彼聞佛音告卽憶先業事 白言對佛前 今說諸果報。昔在蓮花上 救世最勝尊 有塔在曠林多饒諸惡獸。 無人能往彼 恭敬申供養在彼側近人 不知罪福報。 我卽詣塔所淨除諸草木 持㨹遍洒掃 悉使周嚴飾。虔恭禮八方 敬重已便迴 由斯善根故得生於天上。 於三十三天 受諸勝欲樂經三十六返 而得爲天王。 我所住天宮常爲金赫耀 廣有三十六 長六十繕那。我復有希奇 嚴淨佛塔故 下生於人趣七返爲人主。 我復有希奇 嚴淨佛塔故曾所受生處 身有金光耀。 我復有希奇嚴淨佛塔故 恒生婆羅門 剎帝利豪族。我復有希奇 嚴淨佛塔故 隨意乘車輿象馬不步行。 我復有希奇 嚴淨佛塔故若踐荊棘林 自然皆屛息。 我復有希奇嚴淨佛塔故 不曾遭疾患 亦無諸撗惱。我復有希奇 嚴淨佛塔故 凡所遊行處吉祥相皆現。 我復有希奇 嚴淨佛塔故常得尊勝貴 敬事如大天。 我復有希奇嚴淨佛塔故 不曾身有苦 及餘諸少惱。佛法無瑕穢 如是不思議 淨心獲大果亦復不思議。 若求勝妙樂 盡除生死者應敬如來塔 奉事無上尊。 大德是我念先世爲善業 得受其果報 甚深有愛樂。此爲光苾芻 對大僧伽衆 於無熱惱池說斯先業報。爾時,諸耆宿苾芻告具壽奎宿曰:‘具壽,爲光已說業報訖。次至具壽說。’于時,奎宿卽說頌曰:大德我思念 過去俱胝劫 於一切超佛而爲善品業。 時佛無上尊 無邊百千億聲聞衆圍遶 欲入大王都。 我從餘村落緣事至其處 遂見等正覺 具三十二相。如月與日照 如火電冥光 映蔽諸光暉佛光最超耀。 我常未睹此 如然大火聚又見彼佛前 有一婆羅門。 我卽諮問彼報言佛導師 人天無倫匹 無與等正覺。旣聞佛音告 心生淨欣樂 深愛其顏儀遍體得安樂。 復聞天樂音 非人讚頌聲天雨末香花 雨此上勝城。 有散靑蓮花有雨瞻博迦 或以旃檀末 或有但合掌。諸天在空中 虔恭上旋繞 情生深愛仰遍體喜盈溢。 爲求香鬘故 四散而馳覓我於此時中 遍遊無一花。 去我而不遠遂見賣蓋者 手持白妙傘 鮮明如淨貝。速詣手捧持 諮請蹔獻佛 見許將佛所誠心持蓋立。 蓋從手而去 自往佛頂上大師行卽動 大師住卽住。 不捨調寂身自然於空中 我與諸大衆 睹斯大神變。虔恭皆合掌 誠心咸頂禮 見等正覺相聲聞衆儀式。 至家爲事業 繫心常思念快哉獲善果 見佛有所懷。 我由奉佛蓋無上福田處 由此善根故 七寶常嚴備。後於臨終時 生三十三天 得爲天中王諸天皆敬重。 復生於人趣 名爲自力王大富多勤勇 餘王咸奉事。 由斯作善品流轉所生處 善根不斷絕 復續諸妙因。於彼勝福田 淨心而奉蓋 因此善業故不墮於惡趣。 此爲最後身 生在於人趣虔恭調御士 無上等正覺。 釋迦師子教而得爲出家 證獲阿羅漢 寂滅淸涼處。魔變身如山 高一踰膳那 作大恐怖形如空中黑雲。 告言是何物 敢爲而惱亂察知是其魔 故來相逼惱。 報言魔波旬隨意而現身 頭可如須彌 方來於我處。已證阿羅漢 具三明聲聞 佛所示誨法得爲安樂住。 受他一揣食 在定於七日悟解脫意樂 是我所修習。 大德我思念先世作善業 多受其果報 可樂甚精妙。此奎宿苾芻 對大僧伽衆 於無熱惱池說斯先業報。爾時,諸耆宿苾芻各各自說先世業已,白世尊言:‘我等已說先世業報。唯願世尊,開演先業。大德世尊,先作何業,成正覺,後山石摧下,轥傷足指?’佛告諸苾芻:‘如來往昔,生在異類,自作斯業,必須自受。增長熟時,緣變現前,如影隨形,必定感報,無餘代受。汝諸苾芻,若人所作善惡之業,不於外界地、水、火、風,令其受報。皆於自身蘊、界、處中,而招異熟。’卽說頌曰:假令經百劫 所作業不亡 因緣會遇時果報還自受。又告諸苾芻:‘乃往古昔,於聚落中,有一長者,娶妻未夂,遂誕一男。年漸長大,母便命過。其父長者娶後母來,不久有娠,復生一子。後與長兒,納娶妻房,多生兒女。後於異時,後母身死,弟投兄處。嫂問夫言曰:此是誰兒?報曰:是弟。妻言:聖子,當與其弟,家財分不?夫曰:當合停分。妻曰:聖子,彼是一身,我等多人,云何停分?夫曰:賢首,世法如是。妻言:聖子,可宜殺卻。夫曰:賢首,豈容爲財,殺害親弟?妻復頻言:染欲心者,無惡不造。夫詣一邊,作如是念:若於村落,而殺害之,人衆咸知。可將闌若無人之處。卽命弟曰:汝持器皿,可共往於闌若採花。白言:如教。遂卽共詣,至一山坂,推弟墮坎,以石打殺。汝等苾芻,於意云何?乃往昔時,長者太子而殺弟者,豈異人乎?我今卽是。由於往昔,爲財利故,將別母弟,於闌若處,推墮山坎,以石打殺。由斯業報,於多年歲,於多百歲,於多千歲,多百千歲,墮於地獄,受諸楚苦,殘業力故,成正覺後,山石摧下,傷我足指。’時,諸苾芻復白佛言:‘大德世尊,先作何業,成正覺後,紫橿木槍刺佛足傷?’佛告諸苾芻:‘如來往昔,自作斯業,今還自受。廣說乃至頌曰:假令經百劫 所作業不亡 因緣會遇時果報還自受。’復告諸苾芻:‘乃往古昔,有一大城,於此城中,有二商主,善能興易,縛持舶已,爲求寶故,入於海際,因順風力,至其寶洲,一籌量載寶,一不籌量貪心,滿舶後入海內不籌量者其舶欲沒告伴商主言:願仁救濟,容我上舶。其人斟酌,隨力量寶,安於舶內,牽取其手,令使在舶,其溺舶者,作如是念:我與共彼,同至寶洲,我所採者,舶沒皆失,豈容其人將寶歸家?穿舶爲孔,令寶散失。作是念已,竊在一邊,持杖穿舶。商主遂見,告言仁者,勿爲是事。非但財寶散失,我等俱亡,彼內懷嫉妒心熾盛,竟不納諫,同前欲穿。其伴商主見不從諫,卽持利槍,刺之令死。汝等苾芻,於意云何?往昔之時,刺殺他者,豈異人乎?我今卽是。由斯業故,經於多歲,百歲、千歲中,墮地獄中,受諸楚毒。殘業報故,成正覺後,紫橿木槍刺我足傷。’爾時,諸苾芻復白佛言:‘大德世尊,先作何業,成正覺後,入沙羅聚落,乞食不獲,空鉢而還?’佛言:‘汝諸苾芻,如來往昔,自作斯業,廣說如前。乃至說頌,果報還自受。’復告諸苾芻:‘乃往古昔,波羅痆斯大城之中,有一摩納婆,佛不在世,卽有獨覺,哀愍貧窮,住閑靜處,世閒唯有此一福田。于時,有一獨覺,名曰樂寂,出現世閒,在波羅痆斯施鹿林中仙人墮處,晨朝,著衣持鉢,入城乞食。于時,摩納婆亦於城中,長者家乞,空無所獲。其時,樂寂獨覺亦來入此長者家乞。其摩納婆念曰:可少伺察,觀彼出家有何所獲。卽隨後入,屛立門側,時,長者妻見其獨覺,身心端寂,情生淨信。卽持種種精妙飮食,滿鉢持行,奉施。獨覺受此食已,而欲出門。其摩納婆報言:出家者,我欲樂觀仁所得食。然而獨覺常法如是,若不觀察不知前意,卽以鉢食,令其觀見。由彼懷嫉,起憎姤心,以手打鉢,鉢便落地,飮食傾棄。復以腳踏,獨覺問曰:賢首,何意散壞此食?仁若須之,我當奉與。其摩納婆復出種種麤惡言詞,而住一邊。時此大人而不得食,以自調順,詣鹿林中。汝等苾芻,於意云何?往古昔時,摩納婆者,豈異人乎?我今卽是。我因懷嫉妒之心,令其獨覺不得飮食,由斯業報,經於多歲、百歲、千歲、百千歲中,常生地獄,受諸楚苦。殘業報力,雖成正覺,後入娑羅村,乞食,空鉢而還。’時,諸苾芻復白佛言:‘大德世尊,先作何業,婬女媚容外道梵志之所教誨,來謗世尊?’佛言:‘諸苾芻,如來往昔,自作斯業。廣說乃至,頌曰:果報還自受。’復告諸苾芻:‘乃往古昔,人壽八萬歲時,有佛世尊,號毘鉢尸如來應正等覺,出現於世。其佛有二,弟一名皤私瑟咤,二名跋羅陁皤闍。其皤私瑟咤於佛教誨,專勤修習,而不放逸,證阿羅漢果。其跋羅陁皤闍受持三藏,諷誦通利,爲大法師。後於異時,有一長者,於法師處,深生淨信,爲其法師,建一住處,所須資具悉皆嚴備。時,法師啓請皤私瑟咤羅漢,願來同住。彼聞卽至,長者見其身心寂然,儀容挺特,倍加淨信嚴辦種種香美飮食而以供養持上妙衣,用爲奉施。弟生嫉妒,作如是念:我與長者,夂爲門師,往還來去,未曾施我如是上衣。暫見我兄,敬心奉服。作是念已,卽於兄處,求其長短。兄覺弟心有異,繫念觀察,知弟嫉妒。卽將上衣,而與其弟。雖得其衣,亦於兄處,更求瑕隙。後於異時,長者使女,於寺中,爲女工作。法師告曰:賢首,汝能爲我作不?女曰:聖者,欲何所遣?法師報曰:可著此衣,歸家作業。長者若問從誰得衣,報言:聖者,皤私瑟咤。復若問言:因何事與?荅言:男子之意,緣女人與。女著衣歸,家人問荅一一同前。長者聞已,於羅漢處,生不淨心,大人之法,深慮輕慢,因從此去。汝等苾芻,於意云何?往昔法師者,豈異人乎?我身是也。由懷憎嫉,出言輕謗,由斯業故,經於多歲、百歲、千歲、多百千歲,生地獄中,受諸楚苦,殘業力故,成正覺後,外道梵志令婬女媚容,謗讟於我。’時,諸苾芻復白言:‘大德世尊,先作何業,成正覺後,被嘴端摩納婆女誹謗?世尊佛告諸苾芻:‘如來往昔,自作斯業,廣說如前。乃往古昔,波羅痆斯大都城中,有一婆羅門,學該明典,五百童兒從彼受教。其波羅痆斯側近人衆,咸皆尊重,恭敬供養,猶如眞阿羅漢。時,有五通仙,遊行人間,至波羅痆斯城內,人民見彼仙人,身心寂然,容顏調順,皆生淨信,所興福業,咸詣仙處,恭敬供養。其婆羅門無人敬仰。利養寡薄,於仙人處,心懷嫉妒,作惡思念,告諸學童。而此仙人深懷貪欲,諸學童兒各各亦言:誠如師說,仙實懷欲。而此諸童所去之處,咸告諸親及餘長者婆羅門等:而彼仙人深懷貪欲。人衆聞已,心生異念。賢仙之類多慮輕慢,捨之而去。汝等苾芻,往昔之時,婆羅門者,豈異人乎?我今卽是。其五百童兒者,今此五百苾芻。是由我嫉妒,於仙人處,說貪欲語,由斯業故,經於無量百千歲中,墮在地獄,受諸苦惱,殘業報力,成正覺後,與五百苾芻俱。嘴端摩納婆女而來誹謗。’佛復告諸苾芻:‘乃往古昔,波羅痆斯大都城中,有王名曰梵授,以法治化,人民熾盛,豐樂安隱,於此城內,有一婬女,名曰賢首,衒色濟命。時,有丈夫名曰爲偶,志懷惡性。其人遂送衣服、瓔珞,奉彼婬女,意求交歡。賢首著衣,欲詣偶處,出門遂逢別有一人,持五百金錢,命言:賢首,可來同歡。女作是念:我今若往,何能獲此五百金錢?交來資儭,不應棄捨,宜可還家,共爲歡會。念已,便命使女,往告爲偶:願仁少待。容我梳洗,莊嚴身首。使女往報,持錢其人,有多營務,共彼蹔歡捨之而去。女復作念:時將稍過,我若往彼。能稱意不?念已,又告使女曰:汝可更往詣爲偶處。報言:聖子梳洗已畢,於何芳園,而來共戲?女往報已,彼便問曰:或言未嚴,或言已畢,是何言說?使女來往,情生忿恚,所有私竊,具向彼陳。著仁衣瓔,與別男子,共爲交歡,所以使我有斯言說。其人聞已,欲情頓息,起殺害心,起忿怒心,作如是報:可來於某芳園之中。使女旣報,婬女卽至。其爲偶告曰:著我衣瓔,共他交會,爲用耶?婬女曰:聖子,此是我咎,非仁之過。女人之類生多過惡,願仁容恕。爲偶懷瞋,以毒害心,拔刀斬首。時,從使女見已,高聲唱叫:禍哉!殺我大家。殺我大家,人衆聞聲,咸悉疾來。時,有獨覺名曰極樂,在此園林樹下住定。其人恐怖速將血刀,置獨覺前,疾走一邊。入人衆內,人衆來觀,見血污刀,在獨覺前。咸言殺者必是此人。卽共周圍,以瞋恚心,各作是言:咄哉!出家者,仁被法服,大仙幢相,作斯惡業。獨覺告曰:我何所爲?人衆報曰:共賢首婬女,而相歡合,便以刀殺。獨覺答曰:我懷寂靜,豈容作惡?雖有實陳,皆不信受。以繩反縛,送於王所,啓陳上事。王不推尋,便出勅曰:旣爲斯過,可宜早殺。赤鬘絞頸。靑衣膾子手執利刀,威仗嚴圍,遍告城中及四衢路,而此出家爲殺賢女,王勅嚴法,卽將獨覺於彼芳園,而欲殺之。爲偶見已,作如是念:苦哉,出家#持戒德行,無辜枉遭。此是我過,虛令遣他,至於死處,事不應爲。作是念已,速詣王所,啓言:大王,向出家人,無辜枉被,奉勅依法,此是我過。願王鑑知。具陳上事。望恩容恕。汝等苾芻,於意云何?往古昔時,名爲偶者,豈異人乎?我身是也。由斯業故,經百千歲,常在地獄,受諸苦惱,餘殘業報,成正覺後,他來謗我。’時,諸苾芻復白佛言:‘大德#世尊,先作何業,成正覺後,與四百九十八苾芻,於邊界城,而食馬麥?舍利子、大目乾連受天供養?’佛言:‘諸苾芻,如來往昔,自作斯業,乃至果報還自受。汝等諦聽。乃往古昔,人壽八萬歲時,有佛世尊,名毘鉢尸如來等正覺十號具足,出現於世,與八萬苾芻前後圍繞,往親慧王都。于時,城中有一婆羅門,教五百童兒婆羅門法。人衆尊重,恭敬供養,事同羅漢,佛及僧伽至王都已,其婆羅門無人敬重,供給資濟,於佛僧處,深生嫉妒。是時,衆多有學、無學苾芻,晨朝,著衣持鉢,入城乞食,獲諸精妙上饌、香食滿鉢而出。婆羅門見,問言:咄哉!苾芻云何獲食?我欲觀見。苾芻懷直,便示其食。彼增嫉妒,告諸弟子,汝等當知。此禿沙門不應供養如此上饌,應須施與渾麤大麥。彼諸弟子聞師此語,亦各咸言:誠如師說,應合食麥。於其衆中,有二摩納婆,情懷敬信,作如是言報親教師:勿作是語。此諸沙門應供天饌,非但人食,何意說言應合喫麥?汝等苾芻,於意云何?往昔之時,婆羅門者,豈異人乎?我身是也。由於彼佛聲聞弟子處,懷嫉妒心,出麤惡語,經於無量百千歲中,常食麤麥,餘業報故,成正覺後,與此四百九十八苾芻,尚食馬麥。其二摩納婆者,卽舍利子、大目連。’是時,諸苾芻復白佛言:‘大德世尊,先作何業,六年苦行?’佛告諸苾芻:‘如來昔時,自作斯業,廣說如前。乃至頌曰:假令經百劫所作業不亡因緣會遇時果報還自受。汝等諦聽。乃往古昔,於無比聚落。有一陶師,名曰喜護,廣如中阿笈摩王法相應品中說。汝等苾芻,於意云何?往昔之時,無上摩納婆者,豈異人乎?我身是也。由我昔於迦攝波佛處,說云苦行未證具智,由斯業力,六年苦行,不能證成無上等覺。我若當時,於彼佛所,而不追悔,願求當來等正覺者,縱更經三無數大劫,修諸善品,猶未成佛。’時,諸苾芻復白佛言:‘大德世尊,先作何業,成正覺後,身現痛疾?’佛言:‘汝諸苾芻,如來往昔,生在異類,自作斯業,廣如上說,汝等苾芻,乃往古昔,有一聚落,於聚落中,而有醫師。時有長者男,因有患,請醫,令療。醫與方藥,病卽得損。長者將少財,賄奉醫。後於異時,長者三度身遭患病,醫亦與差。長者竟無別贈恩報。醫懷忿恚,作如是念:彼人三度遭極苦患,我與除損。不能酬恩,更若遭疾,當與某藥,令彼愚人,內情斷絕。後於異時,長者子復宿疾發動,同前請醫,醫以惡心,與不宜藥,致令病者,腸絕段段,汝等苾芻,於意云何?往古昔時善醫師者,豈異人乎?我身卽是。由我惡心,令長者子,服其毒藥,由斯業故,經於無量百千歲中,墮在地獄,受諸苦惱,餘殘業報,成正覺後,身患背痛。’時,諸苾芻復白佛言:‘大德世尊,先作何業,成正覺後,他誅釋種世尊頭痛?’佛言:‘汝諸苾芻,如來往昔,自作斯業?還自受報。廣如餘說。汝等苾芻,乃往古昔,流惠河邊,有五百人,捕魚爲業。時,大海內,忽有二大魚,流入彼河。諸人捕獲,共作是議:若斷魚命,肉便臭爛,無人頓易,宜可繩繫,有須買者,續截秤賣。庶得精新。作是議已,以繩繫縛,有人買者,割截續與。當割之時,魚遭大苦,踠轉血流,河水變赤。時,有小兒見河血色,情懷喜笑,而爲暢適。汝等苾芻,於意云何?其捕魚師小兒者,豈異人乎。我身卽是。由於往昔,當殺魚時,我心暢適,由斯業故,經於無量百千歲中,當患頭痛,餘殘業報,成正覺後,誅釋種時,我頭苦痛。’時,諸苾芻復白佛言:‘大德世尊,先作何業,成正覺後,尚遭背患風痛?’佛言:‘諸苾芻,如來往昔,生在異類,自作斯業,今還自受。廣如餘說。汝等苾芻,乃往古昔,有一壯士,遊歷邦國,至一王都。其王復有一大壯士,力無敵對。二士相知,爲欲賭當衣服故,卽共相撲,壯士常法,相共執手,卽知强弱。其外來者,執王壯士手,已知彼力士不能得勝。王都壯士報外來者:仁今當知,我族在此,長居王都,積代有名,知仁有力,勿撲於我,使族不誚。我有妙女,當嫁與君。彼聞此說,默自取弱。三度如是,竟不與女,情生不忍,至第四度相撲之時,方便高擎,以瞋恚力,擲著地上,撲王壯士脊骨折死。汝等苾芻,於意云何?往古昔時,外來壯士撲王壯士脊骨折死者,豈異人乎?我身卽是。由斯惡業,經於無量百千歲中,墮在地獄,受諸苦報。餘業報故,成正覺後,尚遭背痛。以是義故,我常宣說黑業黑報,白業白報,雜業雜報。汝等應當捨黑雜業,常修白業。如是應學。’爾時,世尊與五百阿羅漢於無熱惱池,說先業報已,便卽隱沒,於室羅伐城東鹿子母園所住處現。彼聞佛至,速詣佛所,頂禮佛足,爲說妙法,示教利喜,默然而住。時,鹿子母從坐而起,偏袒右肩,合掌向佛,白言:‘世尊,唯願慈悲,與五百聖衆,明日就宅,受我微供。’佛便默然。知佛受已,奉辭還家,嚴辦種種上妙香饌,令使白佛,廣說乃至,知衆飽已,收鉢洗畢,爲聽法故,取一卑席,對佛而坐。佛爲說微妙法,示教利喜,從坐而起,至於住處,就座坐已,告諸苾芻:‘其鹿子母而自忘失請佛僧伽就家供養不請世尊說施伽他。’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十八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18권(ABC, K1389 v37, p.726c01-734b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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