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법구경

탁발음식을 건조시켜 찐 밥으로 만든 비구- 92번 게송

<탁발음식을 건조시켜 찐 밥으로 만든 비구>

 

법구경 92번 게송

 

재산을 모아 두지 않고 검소하게 먹는 그런 사람의 깨달음의 경지는 텅 비어 아무 흔적도 없기 때문에 허공을 나는 새의 자취처럼 알아보기가 어렵다.

 

쌓아모으는 것이 없고 음식에 대하여 완전히 알고

있음을 여의고 인상을 여의어 활동영역에서 해탈한 님들

허공을 나는 새처럼그들의 자취는 찾기 어렵다.

 

若人無所依 知彼所貴食 空及無相願 思惟以爲行 鳥飛虛空 而無足跡 如彼行人 言設無趣

약인무소의 지피소귀속 공급무상원 사유이위행 조비허공 이무족적 여피행인 언설무취

 

彼等無積聚於食如實知空無相解脫,是彼所行境如鳥遊虛空蹤跡不可得

 

yesaṁ sannicayo natthi, ye pariññātabhojanā

suññato animitto ca, vimokkho yesaṁ gocaro

ākāse va sakuntānaṁ, gati tesaṁ durannayā

 

Those who have no accumulation (of property), who eat according to knowledge, who have perceived (the nature of) release and unconditioned freedom, their path is difficult to understand like that (the flight) of birds through the sky.

 

[인연담]

벨랏타시사 비구는 탁발을 나가 음식을 얻어 거기서 음식을 먹은 다음 다시 탁발을 계속하여 음식을 받아 그것을 승원에 가지고 와서는 건조시켜 찐 밥으로 만들어 저장하곤 했다. 이와 같이 해서 그는 매일 탁발을 하지 않아도 좋게끔 한 다음 여유 있는 시간을 이용하여 23일씩 선정 삼매에 드는 것이었다. 그는 선정을 익히다가 배가 고프면 건조시켜 저장해 둔 찐 밥을 물에 불려서 간단하게 공양을 마치고 다시 정진에 몰두했다. 다른 비구들이 비구가 밥을 저장하여 먹고 지낸다는 사실을 부처님께 보고했다. 그 당시 비구들이 음식을 저장해 두는 일은 부처님에 의해 금지되어 있었다. 부처님은 보고를 받으시고 벨랏타시사 비구가 밥을 저장한 것은 여래가 계율을 정하기 이전부터 해온 일로서, 그는 욕심이 많아서 음식을 저장한 것이 아니라 시간을 절약하여 수행을 하기 위해서 저장한 것이므로 계율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선언하였다. 그리고 부처님은 다음 게송을 읊었다.

 

아라한은 아무것도 저장하지 않는다.

그는 음식을 받을 때도 그 의미를 잘 비추어본다.

열반는 빔[]이요, 자취없음, 그는 다만 해탈만이 목적이어니

, 마치 새들이 허공을 날아도 자취가 없듯이

그들이 가는 길에도 자취가 없다.

 

[해설]

있음을 여의고 인상을 여의어 활동영역에서 해탈한 님들 허공을 나는 새처럼그들의 자취는 찾기 어렵다.”는 전재성의 번역은 공해탈(suññato)과 무상해탈(animitto)한 님들, 그들의 행로는 허공을 나는 새처럼 찾기 어렵다.”라고 해석하는 것이 뜻이 잘 드러난다. ‘활동영역에서 해탈한 님들이라는 표현은 어색하다. 비구들은 벨랏타시사가 탁발한 음식을 건조시켜 저장하였다가 먹은 것은 분명한 율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지만 부처님은 공부하기 위한 것이기에 율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선언했다는 것이 인상깊다. 공부하는 제자들을 위해서는 자상하게 마음을 쓰는 부처님을 다시 발견한다. 성경에서도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기르시나니”(6:26)라는 표현이 있는 것처럼 새는 어디서나 소욕지족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것 같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