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단개혁

맹정호 서산시장님께

맹정호 서산시장님께

 

맹정호 시장님!

사적116호로 지정된 해미읍성은 1417(태종17)에 축성을 시작하여 1421(세종 3)에 축성이 완료되었으므로 올해 600년이 되었습니다. 충청도 인근의 19개 마을 사람들이 동원되어 건축된 해미읍성은 원래 왜구의 출몰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적 목적으로 건축된 이래로 수 많은 역사적인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해미읍성 주위를 걷다보면 동서남북에는 4기의 미륵불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산수리 미륵(), 반양리 미륵(), 조산리 미륵(), 황락리 미륵()중에서 산수리 미륵불은 안타깝게도 30년전에 잃어버렸는데 지금은 호암미술관 정원에 있습니다. 2015년에 서산시민 칠천명의 서명을 받아 반환요구를 하였었는데 지금 서산시가 이 문제에 대하여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이 미륵불들은 도선(道詵)국사가 체계화 하였고 태조 왕건이 신봉한 비보풍수(裨補風水)에 의거하여 평지에 세워진 해미읍성을 수호하는 의미로 세워졌습니다. 비보풍수(裨補風水)란 지기(地氣)가 허()한 곳에 인위적으로 탑과 불상(佛相)을 세워서 지기(地氣)를 보태고() 채우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풍수사상입니다.

 

해미읍성이 축성된 이후에 읍성과 관련된 사건들을 살펴보면 1579(선조12)에 충청병마절도사로 부임한 이순신장군이 해미읍성에서 10개월 간 근무하였고, 1791(정조15)에는 다산 정약용이 해미읍으로 유배를 왔었으며, 189410월 홍주성 전투에서 패한 동학농민군이 11월 해미읍성에서 관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여 수 많은 사상자를 내었습니다. 1839년 기해박해와 1866년 병인박해 시기에 많은 천주교인들이 죽임을 당하였고, 1914년 일제 강점기에 해미읍성은 면사무소로와 신사(神社)로 만들어져 사용되었으며 19193.1운동때는 해미읍성에서 만세운동이 일어났습니다. 2000년 여름부터 해미읍성역사체험축제를 개최하여 해마다 서산을 알리는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잡고 있으며 2015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해미읍성에서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연등축제가 해마다 열려고 있습니다.

 

 

맹정호 시장님!

해미읍성이 축성된지 600년동안 이렇게 다양한 사건들이 일어났던 해미읍성인데 시장님은 해미국제성지를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키우겠다며 용역비만 10억을 사용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들립니다. 천주교가 박해를 당한 것은 조선의 정치이념과 사회제도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사상과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 남한에서 누군가가 북한을 찬양하고 주체사상을 신봉한다면 국가보안법에 의해 제제를 당하고 박해를 받을 것입니다. 지금도 자신의 정치적·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평생을 감옥에 수감되어있는 양심수들이 있는데 그 양심수의 후손들이 그를 성인으로 추대하고 존경해야 하겠습니까? 사적116호로 지정된 해미읍성은 국가의 문화재로서 종교를 초월하여 온 국민의 휴식처가 되어야합니다. 특정종교를 위한 성지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성지라는 이름은 천주교인들이 만들고 부르는 것이지 국민들이 성지혹은 국제성지라는 것에 동의한 적이 없습니다. 국민들이 동의한 적도 없는 성지를 조성하는 일에 세금을 써야 할 법적인 근거도 전혀 없습니다.

 

예를들어 불교계에서는 삼보(三寶)사찰이나 부처님이 진신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을 특별히 성지(聖地)라고 부릅니다. 불자들이 성지(聖地)라고 부른다고 해서 관공서에서 이곳을 성지화 하지는 않습니다. 성지라는 것은 불교계 내()에서 믿음을 가진 이들이 부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천주교인들이 성지(聖地)라고 부르는 곳이기 때문에 시에서 국민의 세금을 들여서 성지화에 나서는 것은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일입니다.

 

시장님!

지금 해미읍성안에 만들어 놓은 십자가의 길등 석조(石造) 구조물은 문화재법에 의하여 철거되어야 할 불법(不法) 건축물입니다. 이러한 석조구조물은 해미면사무소등 공공도로변에도 설치되어 있는데 이렇게 도로를 침범하는 특정종교의 구조물은 시민들에게 많은 불편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도로 곳곳에 설치한 해미성지라는 도로표지판도 아무런 법적근거가 없는 불법(不法) 표지판입니다. 해미읍성 주변에 위치한 전통사찰 일락사, 천장사, 개심사, 문수사등의 도로표지판은 보이지 않는데 해미성지라는 표지판은 수십개 설치되어 있습니다. 서산시가 얼마나 천주교 편향적으로 행정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들입니다. 2014년에 교황이 다녀가고 나서 서산시를 교황방문도시라고 네이밍하는 어처구니 없는 행정을 하여 양심을 가진 시민들의 비웃음을 산적이 있는데 그 당시 서산시는 해미대성당 주변 논 6000평을 매입하여 주차장을 만들어 주는등 198억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해미읍성 성지화 작업에 사용하였습니다. 교황이 몇시간 다녀갔다고 도시의 정체성을 하루아침에 바꾸고 교황이름이 들어가는 도로명을 짓고 국제성지화에 막대한 국민의 세금을 쓰는 서산시 공무원들은 도대체 누구를 위하여 일하는 공무원들입니까?

 

시장님!

서산시가 다시 해미국제성지 세계명소화 작업을 한다며 용역비만 10억을 쓴다고 하니 앞으로 들어갈 국민의 세금은 몇백억이 될 것입니까? 시장님이 말하는 평화와 생명, 화합과 치유의 공간이 되려면 스님들이 천주교인들에게 절을 내어주고 죽임을 당한 천진암(天眞庵)’이야말로 종교간의 화합과 치유의 공간일 것입니다. 천주교인들은 그 천진암 터를 허물어뜨리고 그 자리에 천주교인들의 묘를 써놓아 사찰의 흔적을 지워버리는 배은망덕한 짓을 저질렀습니다. 자신들에게 편의를 봐주다가 사찰은 폐허가 되고 스님들은 죽임을 당한 그 역사를 지워 버리고 감추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성지화라는 것을 아셔야합니다. 천주교의 성인화 작업의 위험성은 자신의 믿음을 위해서는 죽음도 불사하는 신앙이 가장 성스러운 것으로 칭송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이해하는 길로 나아가야할 다종교 사회에서 순교=성인이라는 생각은 위험스러운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해미읍성은 천주교 박해의 현장이기 이전에 왜구를 물리치기 위하여 세워진 국가 문화재이고 비보풍수라는 불교적 사상으로 건립된 불교성지이며, 유교, 동학등의 다양한 종교와 연계된 다양한 사건들이 일어났던 역사적 공간입니다. 지금도 해미읍성에서는 부처님 오신날이면 연등축제가 벌어지고 매년 시월에는 해미읍성역사축제가 개최되어 다양한 민속놀이가 재연되고 있습니다. 해미읍성은 다양한 종교와 공동체 문화가 꽃피울 수 있도록 사용되어야 합니다. 현대사회에서 개인은 갈수록 고립화되어가고 종교적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는 시기에 해미읍성이 공동체 문화를 재현하고 종교화합의 모델이 되어야 합니다. 해미읍성을 특정종교의 성지로 만드는 일에 국민의 세금이 더 이상 낭비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