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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짜장면 먹고 싶다

짜장면 먹고 싶다. 그렇다는 얘기지 먹을 건 아니다. 문득 불쑥 이런 저런 욕구가 일어나면 그 욕구는 누구의 것인가? 문득 불쑥 사건을 전개해 나가는 욕구. 그래도 조금 떨어져 보거나 시간차를 가지면 욕구는 자연스럽게 변해가고 그래서 그 것을 집요하게 붙들고 있는 것이 멋적다는걸 안다. 그렇게 흘러가는 것. 그러니 별로 되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는지도. 그렇게 흐르는 것이란 것만 지금처럼 알고 있으면 생로병사,가 그저 저문날의 강물이듯, 고요히 바라볼만 할텐데...

감나무에 감이 많이 달려서 홍시를 따 방문객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대개는 좋아라했다. 감을 따는 입장에서는 마침, 나타나서 놀라운 얼굴을 보여주며 감을 먹어주는 그가그녀가 고맙다. 감을 따더라도 저렇게 고맙게 기쁘게 먹는 사람이 없다면, 홍시따는 일은 얼마나 지루하고 무료할까.그래서 선듯 먹어주는 그들이 고맙다. 따지 않으면 감은 그냥 땅에 떨이질 것이고 그러면 마당이 더러워지고 보기도 흉하고 아까운 맑은 감은, 누구의 입으로도 들어가지고 못할 것이니, 홍시를 입에 넣고 황홀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니, 삼만원투자해서 감따는 막대를 사서 감을 따서 나누어 주는 일은 두루두루 좋은 일처럼 보였다.올 가을, 나는 개심사 명부전 앞에서 '감 따주던 스님'으로 나를 기억할 것이다. 그가 나인가하고 문득 물을 것이고, 그는 가끔 대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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