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동안 똥을 먹었던 잠부까 비구>
법구경 70번 게송
어리석은 사람은 형식만을 따라 몇달이고 금욕 고행을 한다. 그러나 그 공덕은 참된 진리를 생각하는 사람의 16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어리석은 자는 달마다 꾸싸풀의 끝으로 음식을 먹어도,
진리를 이해하는 님에 비하면,그 십육분지 일에도 미치지 못한다.
從月至於月 愚者用飮食 彼不信於佛 十六不獲一
종월지어월 우자용음식 피불신어불 십육불획일
愚者月復月,雖僅取少食 以孤沙草端 不及思法者,十六分之一。
過罪未熟 愚以怡淡 至其熟時 自受大罪
māse māse kusaggena bālo bhuñjeyya bhojanaṃ
na so saṅkhātadhammānaṃ kalaṃ agghati soḷasiṃ
Let a fool month after month eat his food with the tip (of a blade) of kusa grass; nevertheless he is not worth the sixteenth part of those who have well understood the law.
[인연담]
잠부까는 사왓티 성에 사는 한 재산가의 아들이었다. 그는 아주 이상한 습관을 가지고 태어났는데 잠을 잘 때는 침구가 없이 흙바닥 위에서 자기를 좋아했고, 음식은 쌀밥 대신 자기의 대변을 먹었다. 그가 나이가 들었을 때 그의 부모는 그를 발가벗고 생활하는 아지와까 수행자들의 승원으로 보냈다. 그렇지만 아지와까들도 음식 대신에 대변을 먹는 그를 참아내지 못하여 자기네 단체에 추방해 버렸다.
그러자 잠부까는 밤중에 사람들이 배설한 대변을 몰래 주워 먹고는 낮에는 하루 종일 다리 하나를 세우고 서서 얼굴을 하늘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자기가 이렇게 서 있는 것은 자기가 오직 공기만을 먹고 살기 때문이며, 만약에 자기가 두 발을 모두 땅에 닫게 되면 이 지구는 자기 몸무게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자기는 잠을 자지도 않고 앉지도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그는 사람들 사이에 잠부까(승냥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마침내 그의 이 같은 언행은 수 많은 사람들을 속여서 그중 어떤 사람들은 맛좋은 음식을 가져와 그에게 공양을 올리기까지 했다. 그러면 잠부까는 아주 겸손한 태도로 사양하면서 자기는 오직 공기를 먹을 뿐 그 밖의 다른 음식은 절대 먹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음식을 가져온 사람들은 이 한사코 권하면 풀잎 끝에 음식을 약간 묻혀서 입에 대서 먹는 시늉을 한다음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었다.
"자, 이제 됐습니다. 어서 돌아가십시오. 내가 이렇게 적은 음식이나마 취했으니 이제 당신에게는 큰 공덕이 있을 것입니다.“
그가 이같이 발가벗고 외발로 서 있으면서 밤에 자기의 대변만을 몰래 먹고 산 세월은 자그마치 55년이나 되었다.
어느 날 부처님은 신통력으로 잠부까가 머지않아 아라한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아시었다. 부처님은 그날 저녁 때 잠부까가 외발로 서서 생활하는 곳으로 가시어 잠부까에게 하룻밤 지낼 적당한 장소가 없겠느냐고 물었다. 잠부까는 자기가 있는 편편한 바위에서 그리 멀지 않은 산 위의 석굴을 가리키며 저곳이 좋겠다고 대답했다. 그날 밤 초경(初更)이 되자 사천왕이, 이경에는 삭까 천왕이, 삼경에는 범천왕이 자기 권속들을 거느리고 와서 부처님께 각기 공경 예배를 올렸다. 이때 숲속은 밝게 빛나서 마치 대낮처럼 모든 사물이 잘 보였고, 그 빛은 널리 퍼져 갔기 때문에 잠부까는 이 광경을 세 번이나 보게 되었다. 그는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여 날이 밝자마자 부처님이 계신 곳까지 와서 간밤에 자기가 본 찬란한 빛이 무엇이었는지 여쭈었다. 부처님은 사실대로 대답해 주었다. 그러자 잠부까는 매우 감동이 되어 부처님께 사뢰었다.
"당신은 참으로 위대하신 분이십니다. 그렇지 않다면 어째서 그토록 위대하다고 알려진 삭까나 범천왕이 당신께 공경 예배를 올리겠습니까 ? 저는 지난 55년 동안 공기만을 마시며 뼈를 깎는 듯이 어려운 수도생활을 해 왔지만 제게는 범천왕이나 삭까천왕은 고사하고 천인 한 사람 내려와 공경을 표한 적이 없습니다.“
"오, 어리석은 잠부까여. 너는 비록 다른 사람을 속일 수는 있을지라도 여래를 속이지는 못하느니라. 여래는 네가 그동안 네 자신의 대변을 먹으며 살아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네가 흙바닥 위에서 잠을 자야만 하는 과보의 소유자라는 것도 잘 알고 있느니라. 잠부까여, 너는 과거생 까싸빠 부처님 당시에 어느 신자가 비구에게 맛있는 음식을 정성스럽게 공양하는 것을 방해하여 올리지 못하게 하였고, 또 다른 재가신자가 너를 통하여 그 비구에게 음식을 공양 보낼 때 그 음식을 던져 버림으로써 비구로 하여금 공양을 들지 못하게 하였기 때문에 그런 습관을 지니고 태어난 것이다. 그 때문에 너는 금생에 너 자신의 대변을 음식 대신에 먹어야 하였으며, 흙바닥에서 잠을 자는 과보를 받게 된 것이니라.“
이에 잠부까는 무서움과 함께 부끄러움을 느껴서 전생의 나쁜 행동을 후회하며 발가벗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때 부처님은 잠부까에게 가사를 주시어 몸을 가리게 하시고, 그를 위해 사성제를 차례로 설법하였다.잠부까는 부처님의 설법을 열심히 마음 기울여 듣고 있다가 부처님의 설법이 끝나자마자 곧 아라한이 되었다.
이 같은 일이 있은 뒤에 잠부까를 스승으로 높이 받들며 공양을 올리던 앙가와 마가다 등지에 사는 재가신자들이 도착하여 자기 스승이 부처님과 같은 가사를 입고 있는 것을 보고 매우 놀라고 당황해 하였다. 그들은 두 사람 중 누가 스승인지 구별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잠부까가 나서서 자기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깨달음을 성취했다는 것과, 이제 자기는 비구상가에 들어가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부처님께 제자의 예를 올려 보였다. 부처님은 그들에게 이렇게 설법하였다.
"너희들의 스승은 55년 간이나 스승노릇을 해왔느니라. 그러나 그 55년 간의 고행 생활이란 어제 오늘 그가 행한 지극히 짧은 비구로서의 수행에 비할 때 16분의 1도 되지 못하느니라."
설사 어리석은 자가 굉장한 고행을 하면서
풀잎 끝에 닿을 정도의 음식만 먹고
한 달 또 한 달을 살아간다고 해도
그것은 사성제를 깨달은 사람의
십육 분의 일의 가치도 되지 못한다.
[해설]
잠부까의 이야기는 여러 가지 인연담 가운데서도 가장 놀랍고 충격적이다. 또한 잠부까를 제도하는 과정이나 제도한 후의 행동이 우루웰라까싸빠의 경우와 비슷하다. 우루웰라까싸빠도 마가다와 앙가에서 성자로 추앙을 받고 있었고 라자가하에사는 잠부까도 55년동안 길거리의 성자로서 마가다와 앙가에서 추앙을 받고 있었다. 우루웰라까싸빠가 부처님의 설법으로 제도된 뒤에 빔비사라왕과 사람들은 누가 누구의 스승인지 궁금해 했는데 잠부까와 부처님 사이에도 사람들은 그런 의문을 가졌다. 55년동안 똥을 먹는 고행을 하며 살았다는 잠부까 이야기는 삿된 견해를 가지고 사는 것이 얼마나 자신을 괴롭히는 일인지 알게한다. 부처님이 잠부까를 찾아가서 설법을 하셨기에 잠부까는 새로운 인생을 살게되었다. 만약 부처님이 그를 찾아가지 않았다면 그는 그렇게 고행을 하다가 죽었을 것이다. 그처럼 부처님의 법은 삿된견해를 단번에 깨뜨릴 수 있다.
요즈음은 인터넷에 부처님의 가르침이 다양한 언어로 소개되고 있다. 가끔 유튜브에 올려진 불경이나 기독교성경을 듣는데 성경에 관한 자료가 훨씬 다양하고 품질이 높다. 우리말로된 초기불경들은 아직도 판권에 묶여서 인터넷에 경전 전체가 올라와 있지 않다. 최근에 어떤 청년이 초기경전을 독송하여 유튜브에 올렸었는데 판권 때문에 모두 삭제하는 일이 있었다. 종단이 나서서 초기불전연구원이나 한국빨리성전협회로부터 판권을 사서 인터넷에 경전을 올리면 누구나 쉽게 경전을 검색하고 다운받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종이책으로 불교성전을 만든 다고 몇억을 사용하면서도 인터넷에 경전을 올리는 이러한 불사는 외면하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 자신에게는 가장 공덕이 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는 경전보시에 종단과 불자들은 관심을 갖기 바란다.
잠부까 비구가 읊은 게송(Thag 283)을 보자.
“오십하고도 오년 동안이나
니는 흙먼지를 바르고
한 달에 한 번 식사를 하며
머리와 수염을 뽑았다."
“한 발로 서 있으니
나는 좌구(坐具)를 거절했고
마른 똥을 먹었으니,
특별한 음식을 받지 않았다."
“나쁜 곳으로 이끌어지는
그러한 업들을 짓고
커다란 거센 흐름에 휩쓸렸으나
이제 붓다께 귀의하였다."
“보라! 내가 귀의한 것을.
보라! 여법하고 훌륭한 가르침을.
세 가지 명지를 성취하였으니
붓다의 법이 나에게 실현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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