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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무구스님의 <진똥개똥>을 읽고



우리출판사는 다음과 같이 책소개를 한다.

 저자는 자신을 거짓말쟁이라고 하면서 글은 솔직담백하고 진실적이다.


이 책은 러시아, 북유럽, 남미, 그랜드캐넌, 아프리카를 여행하고 담은 여행기이다. 다른 여행기와 별 다를 것 없는 여행기이다. 하지만 여행자의 솔직 담백한 맛 만큼은 어떤 여행기와도 비교할 수가 없다. 몸과 마음이 어디에도 엮여있지 않는 자유로움! 그렇기에 거침없는 저자의 필치가 돋보인다.


 ‘여행하는 사람마다 관광에 대한 느낌이 다르고 취미도 다르다. 하지만 어느 곳을 가든지 3군데는 꼭 가봐야 한다. 첫째가 그 나라의 역사를 알기위한 박물관이요, 둘째는 그곳에 서식하는 동물들을 알기위한 동물원이요, 마지막으로 토속인의 정서 생활과 풍습을 보기 위한 재래시장이다.’라며 여행하는 이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금년에 만난 사람중에 가장 다이나믹한 사람이 무구노스님이다. 돈키호테, 그리스인 조르바, 까탈스런 어린왕자 같은 사람이다. 종단연수교육때 만나서 경주에 지장암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하얀거짓말>  <진똥개똥>이라는 책을 선물받아 왔다. 2권을 다 읽었지만 그 중에서도 무구노스님의 세계바랑여행기 <진똥개똥>이 더 끌렸다. 노스님은 이야기를 잘하시는 재주가 있으신데 <하얀거짓말>은 그런 이야기를 모아놓은 것이라 재미가 덜했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의 코드가 한 몫을 했을 것이다.

2003년에 여행기니까 노스님이 거의 70이 되었을 때 홀로 여행한 기록이다. 영어도 제대로 못하고 돈도 풍족하지 않음에도 가고싶은 곳을 악착같이 찾아다니시는 그 열정은 역마살이라고 밖에 표현 할수 없을 듯하다. 여행중에 노스님은 강도를 만나고 사기를 당하는등 어려움을 겪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여행기록을 통해 이러한 책을 냈다는 것은 보통스님 답지 않은 면모라 할 것이다.

   


영수증에 기재된 가격을 보이며 이런데 왜 너는 더 받으려 하느냐 시간도 130분인데 2시에 왔지 않느냐 왜 잘못이 없단 말이야 이놈의 새끼 이곳에 산다고 텃새만 해봐라. 간을 꺼내어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어 치울 것이다. 하면서 노려보니 서슬퍼런 내 인상에 질려 오케이하면서 차는 돌아가 버렸다. 347p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고 원래의 가격에서 더달래서 혈압을 높이는 일들은 여행객이 흔히 당하는 일인데 노스님은 그 경험을 저렇게 표현하고 있다. 살벌한 위트, 그것이 노스님의 매력일 것이다, 경주 지장암에가서 노스님과 교리에 대한 이견이나 사찰의 종단 등록에 대한 이견을 놓고 목소리를 높인 적도 있다. 여러 가지 면에서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싸나이 무구가 갖는 매력은 놀랍고 즐겁다. 언제나 찾아 뵙고 싶은 노스님이다.

 

    






 

현대적인 포교라 하면서 갖은 방법을 다써도 아상과 자존심만 키웠을뿐 근본적 부처님의 가르침에는 7천리 밖에서 놀고 있다. 차라리 순수한 기복을 위한 토속신앙이 종교적인 면으로 보면 더 진실하다. 370p

 

노스님의 가식없는 소탈함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지장암불사를 보고 입이 딱 벌어졌다. 진실한 노력으로 엄청 고생해서 지은 건물 하나하나를 짓기위해 일생을 바치셨다. 그 사이사이에 세계여행도 하셨다. 나라면 저렇게 불사를 할 용기도 없을뿐더러 마음도 안냈을 것이다.

노스님과 나는 많이 다르지만, 그래도 끌리는 매력이 있다. 대웅전을 소웅전이라 짓고 법당앞에 남근을 세우는 등의 그 창의력 내지는 기발함은 노스님을 늙지 않게 한다. 비록 지팡이는 짓고 다니시지만 누구보다도 목소리에 힘이 있고 젊으신 분이다. 노스님은 <하얀거짓말>을 거 자랑스러워 하시는 모양인데 나는 옛날이야기의 종합이라 독후감을 쓸 마음이 안난다. 그래도 젊은이들과 시간을 지키는 '3분파워 스피치'도 잘 따라하시는 걸 보면 점점 재미있는 이야기 나눔을 갖게되지 않을 까 한다. 노스님 속에 내모습도 보인다. 

 노스님의 책에 대한 독후감을 쓴 사람이 내가 최초일 거라고 생각하며...백장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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