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활하고 뻔뻔한 자들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이 정치화되고 타락했다는 말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타락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직선제운동, 적폐청산운동을 하며 경험해보니 그들이 얼마나 치사하고 교활한지 알게 되었다. 교활하고 뻔뻔한 자들 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다. 내가 종회의 뻔뻔함을 알게 된 것은 직선제운동을 하면서부터다. 직선제특위를 만들어 놓고 시간 보내기를 하는 그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직선특위를 만들어 나를 초청했지만 회의 첫날부터 나를 첫날 해촉시켰다. 일부 의원들이 앞으로 그들이 회의석상에서 하는 이야기들이 나를 통해서 밖으로 전해질까봐 두려워한 것이다. ‘직선실현대중공사’는 8번의 집회를 주말마다 가지며 81%가 원하는 직선제를 받아들이라 요구했지만 직선특위는 설문조사를 진행한건 말고는 직선제공청회 한번 안하다가 직선특위를 해체시켰다. 특이한 것은 직선제를 가장 반대했던 주경스님이 기획실장이라는 직함 때문에 당연직으로 직선특위에 참석하였다는 것이다.
직선제를 종회에서 좌절되자 우리는 이것은 총무원장의 뜻이라보고 총무원장의 저지른 잘못을 지적하는 적폐청산운동에 들어갔다. ‘청정승가구현을 위한 종단개혁연석회의’가 출범되어 조계사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매주 목요일 촛불법회를 이어가고 있다. 조계사측에서는 조계사가 사유지라며 출가자인 나조차 조계사땅을 밟는 것을 막았다. 사유지라고 말하는 무식함으로 무장한 그들은 1인시위를 방해하려고 계단에 물을 뿌리고 계단에 쉬지 못하게 연화분을 설치하고 현수막을 설치하여 우리를 무분별한 시위꾼으로 매도하였다. 은밀히 다가와서 시위자들에게 귀속말로 칼로 창자를 쑤시겠다는 등의 공갈협박을 하고 신도들을 동원해서 기자회견을 열게 하는등 온갖 방해공작을 하였다. 특이한 것은 조계사 신도회 간부들은 무엇 때문에 시위하는지 시위 내용에 대해서는 알고싶지 않다고 했다는 것이다.
1인시위나 촛불법회에 참석한 스님들에게 징계하겠다는 협박전화를 하고 등원공고를 보내어 겁박하는 일을 지금도 하고 있다. 연석회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법안스님은 호법부로부터 불법집회에 참석한 이유를 말하라는 전화를 받으셨고 나에게도 며칠전에 총무원에 출두하여 조사를 받으라는 등원공고를 보내왔다. 호법부는 심지어 종단의 구심점이자 대중의 귀의처인 수좌회스님들에게도 공갈협박을 일삼고 있다. 수좌회가 승려대회를 위해 대구 동화사로 모이기로 했으나 동화사측에 압력을 넣어 장소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다시 대구불교회관으로 옮겼으나 그곳도 압력을 넣어 급기야는 선학원 소속의 비구니스님 사찰에서 회의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신도모임에서 장소를 부탁해도 사용하도록 해야 하건만 종단의 구심점인 수좌회 명의로 장소를 빌리는 것도 철저하게 방해하는 종단집행부인 것이다. 그들 눈에는 종단의 중심인 수좌회도 단지 정치세력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가 보다.
며칠전 수좌회대표 의정스님을 찾아 뵈었는데 의정스님께도 협박이 장난 아니게 들어오고 있다 한다. 상원사를 특별감사 하겠다고 위협하고 수좌회대표 의정스님을 제적시키겠다는 협박까지 했다는 것이다. 제5차 촛불법회에서 법문을 해주셨던 수도암 선원장 원인스님도 협박전화를 여러번 받고 의정스님께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는 상의 전화를 해오셨다고 한다. 그러한 온갖 협박전화에 굴하지 않으시고 보신각촛불법회에 나오셔서 법문을 해주신 원인스님의 용기에 존경을 표한다. 지난번 대구에서 승려개회 결의대회에 참석하셨던 동화사 유나 지환스님은 사측으로부터 방빼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총무원은 수좌회 어른스님들에게조차 공갈협박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수좌회 어른스님들께 이런 협박을 한다는 것은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는데 자승 총무원장 체제에서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벌어지고 있다.
자승종권은 ‘화쟁위원회’를 설치하고 ‘사부대중100인대중공사’를 개최하는등 소통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지금의 작태를 보면 단지 보여주기 위한 소통이었음이 드러나고있다. 1인시위를 하는 우리들에게 다가와 왜 우리가 시위를 하고 있는지 들으려하는 자가 한명도 없었고 온갖 방법으로 방해하기에 급급했다. 며칠전에 끝났던 대중공사도 백년대계를 설계한다는 거창한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갑자기 총무부장이 우리가 적폐라고 지적한 것들에 대한 해명을 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질문이나 반대토론도 없이 일방적인 전달로 끝나는 해명을 어째서 대중공사는 하게했냐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 총무원에서 나온 스님들의 주도로 촛불법회와 명진스님 단식을 비판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려고 했다니 이것이 어용대중공사가 아니고 무엇인가? 그 대중가운데 그나마 그런 의도를 알아채고 결의문을 채택하지 못하게 한 것은 천만다행이다. 대중공사측은 논의 주제도 아닌 주제들을 일방적으로 말하게 하고 결의까지 하려고 했었던 것에 대해서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해야 할 것이다.
종단의 현 사황이 정말로 염려되는 부분은 불교신문이나 법보신문 불교방송 불교tv 같은 언론이다. 법보신문과 불교방송과 불교tv는 총무부장스님의 일방적인 발언만 보도했고 불교신문은 대화로 풀자는 원론적인 보도만 하였지 총무부장스님의 일방적인 해명에 대중들의 불만이 있었고 결의문 채택이 불발되었다고 하는 내용은 보도하지 않고 있다. 불교닷컴과 불교신문은 아예 취재를 못하게 한 상황에서 그들이 총무원측에 유리한 것만 보도하고 있으니 대다수의 불자들은 애초에 알권리를 차단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언론통제를 받았던 시대와 무엇이 다른가. 내가 갔으면 참가후기라도 썼을텐데 초창기부터 대중공사에 참여해온 나를 이번에 주최측은 참가 시키지 않았다. 밖에서 이야기하지 말고 들어와서 이야기하라는 그들의 주장이 거짓이었음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마지막 대중공사까지 철저하게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는 대중공사를 하려고 했던 것인데 이러한 사실들을 알고 나니 그동안 대중공사 참여자들이 이용당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8월 31일이면 수좌스님들이 대거 참석하는 제6차 보신각 촛불법회가 열린다. 범불교도를 위한 집결대회라는 작은 이름도 붙었다. 사실보도를 하지 않고 종권에 아부하는 언론, 마곡사 돈선거, 용주사 은처승, 명진스님등이 받은 부당한 징계등이 종헌종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총무원측의 뻔뻔함에 깨어있는 불자들이 죽비를 내리쳐야 한다.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말할 자유, 비상식을 상식으로 바꾸는 운동, 승가의 주인은 총무원이 아니고 사부대중이라는 사실을 말하고자하는 것이 촛불법회다. 우리 다같이 참석하여 정의의 깃발을 올리자. 이건 아니다라고 다같이 큰 소리로 외치자. 더 이상 교활하고 뻔뻔한 그들이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도록 우리가 지금 나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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