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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개혁

범 불교대회를 개최하며

범 불교대회를 개최하며

 

6차 촛불법회 참가자 일동은 우리의 5가지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914일 범불교대회를 개최하겠고 결의 하였습니다. 5가지 요구란 직선제실시, 종단적폐청산, 총무원장퇴진, 재정투명화, 출가에서 다비까지 스님들의 안정적인 수행생활을 보장입니다. 이러한 요구에서 드러났듯이 우리가 개최할 범불교도대회와 승려대회는 종권탈취가 목적이 아닙니다. 종헌종법의 개선입니다. 승려의 기본권에 대한 요구입니다.

 

5가지 요구는 사실상 직선제실시와 출가에서 다비까지 스님들의 안정적인 수행생활을 보장하라는 것으로 모아집니다. 그런데 직선제도 이러한 승려의 기본권을 얻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습니다. 현 종헌종법에는 승려의 의무만 있지 승단의 의무는 들어있지 않습니다. 94년 개혁때도 이 부분을 놓쳤습니다. 종단은 모든 것을 다버리고 10대에 출가한 사미스님이 가사값, 승복값, 교육비, 의료비를 걱정하며 살아가게 만들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 사미는 약간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곧 선배들도 그렇게 사시는 걸보고 적응해 갔습니다. 그 사미는 돈 많은 은사, 돈 많은 본사, 해제비 많이주는 선방, 보시 잘하는 신도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각자도생, 독행독보, 혼자서 살아남기가 출가생활인 줄 알았습니다.

 

그 사미는 그동안 누구도 승려의 기본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승단에 공유(公有)정신이 사라진 까닭입니다. 탁발을 금지하고 객실을 폐쇄하는 일이 잘하는 일 인줄 알았습니다. 승려가 종단의 주인이면서도 거지로 살아왔습니다. “네가 부처다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가사값과 승복값에 고민하고 치료비가 없어서 환속하는 부처로 살았습니다. 종단쇄신을 말하고 사부대중공사를 하고 공동체회복을 논했지만 현 체제를 유지시켜주는 종헌종법을 문제삼지 않았습니다. 대중공사에 참석하는 위원들은 이미 가사값, 승복값, 교육비, 의료비 때문에 고민하는 위치가 아니었기에 동의는 하지만 자신의 문제로 느끼는 간절함은 없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것이 복지문제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복지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승려가 되면 머리를 깍고 가사를 입는 문제와 같이 논의가 필요치 않은 문제입니다. 승려의 정체성 문제입니다. 기본권위에 얻어주는 복지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을 위해 승단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비유를 하자면 가사값, 승복값, 교육비를 받는 것은 입대하는 이들에게 군복, 소총, 수류탄을 사가지고 오라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선배들과 저는 이렇게 각자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줄 알고 살았습니다.

 

승려의 기본권이 해결되지 않고서 승가의 화합, 공동체회복, 수행가풍진작, 대중공사등등 아무리 좋은 말들을 지껄여도 모두 헛소리입니다. 종회에서 종헌개정특위를 통해 해결될 문제도 아닙니다. 기본체제를 유지를 원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예산타령을 하며 어영부영 시간보내기를 할 것입니다. 직선제를 거부하듯이 이 문제도 이 핑게 저 핑게도 거부할 것입니다. 그래서 혁명이 필요합니다. 범 불교도대회와 승려대회를 개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직선제가 81%의 지지를 얻었기에 아직도 대중의 뜻으로 살아있듯이 승려의 기본권도 대중의 힘으로 얻어내야 합니다. 기득권과 타협해서는 앞으로 100년을 다시 기다려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일의 우선순위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종단이 존재하는 이유, 종단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이 일입니다.

 

현재 종단이 승려의 기본권을 책임질 수입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종단의 수입이 몇몇 스님들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불평등이 문제입니다. 승려의 기본권은 종단이나 교구본사차원에서 책임져야 합니다. 개인이나 은사스님등 개인이 책임지게 해서는 안됩니다. 이것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즉시 승려들이 돈을 쫒게되고 각자도생하게 됩니다. 아무리 붓다로 살자고 외쳐도 헐떡이는 거지로 살게되고 주인이 아닌 종으로 살게 됩니다. 각자도생해야하는 승단, 부익부빈익빈의 승단에서는 스님들이 모여 화합하지도 않고 모여서 이야기할 공통주제도 없게 됩니다.

 

 

승려의 기본권이 이루어지면 승려들이 정말로 수행을 잘하고 계행을 잘 지키겠습니까?라고 묻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것은 군인들에게 군복을 지급하고 소총과 수류탄을 지급하면 잘 싸울 것입니까라고 묻는 것과 같습니다. 군인이 잘싸우든 못싸우든 일단 군복은 지급되어야 하듯이 스님이 수행을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가사승복은 지급해야합니다. 사유(私有)의 승단에서 공유(公有)의 승단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럴 때 젊은이들이 무료로 단기출가를 경험하게 되고 일평생 출자가로 살지 않게 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수행하는데 돈을 받지 않는 종단, 이것은 대한민국이라는 경쟁의 사막에서 젊은이들에게 오아시스가 될 것입니다. 승려들의 기본권 보장은 쇠멸해가는 불교가 새롭게 도약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기본권이 해결된 스님들이 수행과 포교와 대사회 활동을 마음놓고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사부대중의 종단이 번성합니다. 인드라망 세계에서 불교개혁이 곧 사회개혁입니다. 914일 범불교도대회에서 이제까지 누구도 외쳐보지 못한 승단의 근본개혁을 외쳐보시길 바랍니다. 1700년 만의 개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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