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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개혁

떡볶이를 좋아하는 내가

떡볶이를 좋아하는 내가


 떡볶이를 좋아하는 내가 떡볶이를 좋아해서, 김치찌개를 좋아하는 내가 김치찌개를 좋아해서, 김밥을 좋아하는 내가 김밥을 좋아해서 1인시위에 나선다. 1인시위를 하는것이 떡볶이와 김치찌개와 김밥과 무슨 상관이랴. 그러나 내가  들고있는 ‘돈선거로 얻은 권력은 종단을 병들게 한다’라는 구호는 잘못흐르는 돈이 절집문제의 핵심임을 말하고 있다. 나는 입이 천해서 길거리 음식, 값싼음식을 좋아한다. 나는 옷 사는걸 좋아하지 않아서 일반옷보다 비싼 승복을 자주 구입하지 않고 심지어 거의 구입하지 않아도 한 평생을 사는데 문제가 없다. 만족이 최상의 지혜이다라고 말씀하신 부처님의 제자라서 그렇게 누추하게 살아도 자연스럽게 그럴듯하게 어울린다는 것이다.


 1인시위에 참가한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종단개혁이란 청정승가란 한마디로 ‘출가자는 가난하게’살자는 운동이다. 돈선거 폭행협박 은처 매관매직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그런것들은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에게는 인연이 없고 설사 처음에는 인연이 있었다 하더라도 점점 그런것들과는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남에게 가난하게 살자고 말하려면 자기 자신에게 ‘가난하게 살것인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나는 평소에 ‘가난하게 살겠다.’라는 생각을 해오고 있었기에 1인시위 혹은 1인정진을 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한다.


사실 본래 나의 것이 없음을 말하고 공수래공수거라는 염불을 되뇌이는 출가자가 새삼 다시 가난을 맹세한다는 것은 우습다. 그러나 목탁노동자란 말이 떠도는 요즘, 스님들이 같은 사찰에 머물러도 사업자와 고용자의 갑을 관계가 성립되고 능력보다 청렴성보다 돈을 가진자들에 의해서 종단이 운영되다보니, 가난은 새롭고 참신한 목표가되었다.


 종단안에서도 가난하게 살겠다는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은 멸종되기 직전의 희귀종을 만난 것 같다. 싸구려 음식을 좋아하고 옷에 별 관심이 없는 나는 가난이 별로 불편하지 않다. 출가자인 내가 부자였다면 나는 지금보다는 더 불행한 삶을 살았으리라. 순전히 가난의 덕으로 내면의 욕망도 차차 가라앉고 가난의 덕으로 소유의 정글에서 그나마 제정신 차리고 살게 되었다.


사실 출가자의 가난은 엄살이다. 출가하여 비구가 되면 대한민국의 모든 사찰이 다 나의 집이고 거처가 된다. 2000여개의 사찰의 사용권을 가진 거지, 그것이 가난한 출가자의 실상이다. 승가안에서의 가난은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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