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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개혁

부디 종도를 기만하지 말아주세요

부디 종도를 기만하지 말아주세요

(직선특위 여러분께)

 

111일 직선제 개정안을 다루는 종회가 개최합니다. 직선특위가 마련한 직선제 개정안의 내용은 '총무원장은 총무원장 선거인단이 선출하며 원로회의의 인준을 거쳐 취임한다'는 조항을 '총무원장은 총무원장 선거를 통해 선출하며, 원로회의의 인준을 거쳐 취임한다'로 변경하고, 선거인단 규정은 '법계 중덕·정덕 이상의 승려는 총무원장 선거권을 가진다.'라는 것입니다. 이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101~30일까지 한국리서치에서 전화통화방식으로 설문조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유권자 8500명 중 1000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3가지를 묻기로 하였는데 3가지 질문은 첫째 직선제 추진과정을 알고 있는가? 모르는가? 혹은 관심 없는가? 둘째 직선제에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셋째 승납 10년 이상의 승려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에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여론조사가 끝나는 다음날인 111일에 종회가 열린다는 것입니다.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종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여론조사를 왜 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합니다.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종회의원들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존중하는 판단을 하도록 하기 위함일진데, 여론조사의 결과와 상관없이 종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종도들의 뜻이 무엇이든 지간에 상관하지 않겠다는 뜻이고, 또한 종회가 직선특위를 존중하지 않겠다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볼 때 종회의원 개정안 발의 요건인 종회의원3분의 1의 찬성을 얻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종헌개정안이 통과될지는 더더욱 의문입니다. 일련의 과정을 돌이켜보면 직선특위를 만든 것이 처음부터 시간 끌기 쇼라는 지적이 현실화 될 것 같은 불안한 예감이 듭니다.

 

종회는 왜 여론조사 결과를 들어보지도 않고 종회를 개최하는지 종도들에게 해명을 해야 하고 직선특위는 종회가 직선특위를 무시하는 것에 대해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만약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은근슬쩍 넘어간다면 종회가 종도들을 기만한다는 질책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며 변화를 기대하는 종도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어날 것입니다.

 

어찌보면 종회가 여론조사 결과를 들어보지도 않고 종회를 개최하여 결과적으로 직선특위를 무시한 것은 직선특위 회의 첫날, 저를 위원직에서 쫒아낼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몇몇 의원님들에게 직선 특위에 자의로 참석하셨습니까?”라는 문자를 보낸 것이 정말 해촉사유가 된다고 보는지, 제가 몇 번이나 고개숙여 참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참회를 받아주지 않고, 끝내 투표를 해서 찬성 6표와 반대4표로 저를 쫒아낸 이유를 지금도 묻고 싶습니다. 후에 제가 들은 바로는 회의 전날 이미 그런 작전을 세워두었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만. 직선특위 여러분은 정말 자의로 들어오셨습니까? 정말 여러분들은 직선제안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셨습니까?

 

직선제 특위 여러분들이 정말 최선을 다하셨다면, 승납 10년 이상의 승려는 총무원장 선거권을 가진다라는 조항을 당신들끼리 달랑 내놓을 것이 아니라 적어도 선거권자 자격, 피선거권자 자격, 투표방법, 투표장소, 후보자검증기준등의 주제를 가지고 적어도 2차례 이상의 공청회를 거쳐서 개정안을 내놓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공청회 한번 없이 달랑 승납10년이상 승려에게 선거권을 준다는 조항 하나만을 내놓는 것은 무책임해도 너무 무책임합니다. 또한 정말로 직선제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었다면 여론조사결과도 듣지 않고 종회를 개최하겠다는 종회의 결정을 특위의원 전원이 사표를 던져서라도 막았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이번에 직선특위가 논의한 한가닥 내용, 여론조사 결과를 듣지 않고 열릴 종회를 바라보자니 한숨이 절로 납니다. 종도를 대변하는 직선특위종회라면 더 진지하게 노력해야 되는거 아닐까요? 자성과 쇄신결사를 시작하며 총무원장스님은 저희는 승풍을 해치고 승가의 위의와 자존을 훼손하며 종헌종법 질서를 문란케 한 일체의 행위에 대하여 일벌백계하여 세간에 이러한 문제가 다시는 회자되지 않도록 서원합니다. 또한 사부대중 공의를 통해 종단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자성과 쇄신 계획을 조속히 만들고 실천하는데 용맹정진 할 것입니다.”라고 맹세하셨습니다. 그 맹세를 다시 돌아보시고 종도들과의 약속을 지켜 주십시오. 그동안 종단에서 벌여온 자성과 쇄신결사, 백인대중공사, 화쟁회의등이 종도를 기만하는 행사가 아니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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