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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개혁

언제나 젊잖은 스님에게

언제나 젊잖은 스님들에게

 

요즘 나는 내가 이상한 사람인가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백인대중공사에서 61%의 대중이 총무원장직선제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기에 이러한 대중의 뜻을 받아들이라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몇몇분들은 이런 나를 보고 직선제가 되면 현재 종회의원 자신들만이 가진 선거권을 내놓게 되는데 어느 종회의원이 직선제를 지지하겠느냐고 묻습니다. 그들은 저를 보고 아직 종단의 상황을 모르고 있다. 공연히 나서서 피해입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종단 호법부에서도 사람을 보내어 글을 쓰지 말라고 하고, 본사에서도 처음에는 말로서 충고하다가 말을 듣지 않자 재임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저는 결국 천장사를 나와서 갈 곳이 없는 처지가 되었는데 지금의 나를 보고 그들은 거봐, 내가 조용히 살랬잖아. 스님 혼자 나선다고 될 일이 아니야충고 합니다. 조용히 살았다면 주지를 다시 할 수 있고, 주지를 몇 만기 좋은 더하면 더 좋은 사찰의 주지도 할 수 있고, 토굴이라고 불리는 개인 보금자리를 마련 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어른스님들이 저를 보호해 주지 않아서 천장사를 떠나게 되었다는 저의 글을 보고 어떤 스님은 부처님의 유훈대로 자등명법등명해야 하는 수행자가 애초에 어른스님들에게 의지하려 한 것이 잘못된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잘못된 시각을 가지고 수행을 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길을 간 것이라고 젊잖게 충고합니다.

 

정말 어른 스님들에게 공심을 바라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공동체가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될 때 공동체의 변화를 꿈꾸는 것이 이상한 걸까요? 저는 미래에 가지게 될 토굴을 위해 조용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요?

 

미안하지만 제가 알고 있는 불교는 그런게 아닙니다. 승가는 보시된 물건을 균등하게 나누고 견해를 같이 하면서 선배스님들과 후배스님들은 서로 탁마하고 의지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러한 승단은 지금여기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세상의 의지처가 되고 미래의 출가자들에게도 귀의처가 됩니다. 승가는 각각의 수행자들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하고, 불교가 사회에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승가공동체를 회복하는 것과 자등명법등명하는 것은 모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개인토굴을 마련하여 혼자 편안하게 살면서 승가공동체의 문제에 침묵하고 자등명법등명을 핑계로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고 사는 것이 더 이상한 것입니다. 현재 선배스님들이나 도반스님들 거의가 토굴이라 불리는 개인 처소를 가지고 그곳에서 안주하며 침묵하고 있는 것이 더 이상한 일입니다. 제가 볼 때는.

 

우리가 공동체의 삶을 포기하고 개인화 된다면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잃고 각자는 더 괴로운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스님들이 개인화되고 각자도생 하게 되면 앞으로 대형사찰은 텅텅비게 되고 불교의 사회적 역할과 영향력은 축소될 것입니다. 종단의 일은 신경쓰지 말고 혼자서 수행이나 하라는 스님들과 자등명법등명을 말하며 언제나 젊잖게 살아가는 스님들께 묻습니다. 직선제를 주장하고 승단의 변화를 외치면 이렇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앞으로는 조용히 살아야 하는 걸까요? 부처님은 어떤 분이고 불교는 무엇이며 그래서 부처님 제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내가 이상한 것인지, 그들이 이상한 것인지, 서로가 이상하다고 말하는 스님들과 진정으로 대화를 나누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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