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

"법정스님, 구제 안 돼"라는 기사를 보며…

 

 

 

가수 겸 배우인 에릭이라는 사람이 법정스님에 관련된 말을 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2011년 8월12일 17시 40분에 올라온 세계일보 기사,
에릭 “법정스님, 구제 안 돼”…팬과 종교문제로 설전(http://media.daum.net/entertain/enews/view?newsid=20110812174005177)이라는 세계일보 기사에 현재시각으로 댓글이 무려 11365개나 달려 있다.[2011년 8월 13일 21시...그런데 이상하게도 다음날(2011년 8월 14일 07시)에는 댓글이 11322로 줄었다] 


이 사건의 발단은 어떤 네티즌이 에릭이라는 사람의 트위터에 법정스님의 말을 인용, "'믿지 않는다 하여 자신의 자식이라 하는 인간들을 지옥불에 던져버리는 당신네들의 신들을 난 당최 이해할 수가 없다. 차라리 난 지옥에 가서 당신네 신에게 버림받은 그 억울한 영혼들을 구제하겠다'라는게 있어요. 예수천국 불신지옥보단 이런 말이 더 와 닿고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힌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 글에 에릭이라는 사람의 대답은 이렇다.

 

 "지옥불에 들어가서 불쌍한 영혼을 구제해주고 싶은 마음은 숭고하지만 법정스님도 마음속에서 살인을 하셨잖습니까? 육신이 살인을 저지르지 않아도 영혼이 살인을 저질렀다면 그 영혼이 천국과 지옥 심판대 앞에 섰을 땐 절대 봉사활동 20시간 훈방조치 따위로 쌤쌤 칠 수 있는 논리가 아니다. 감방에서 살아야 한다. 법정스님은 세상을 창조하셨다고 말씀 안 했죠? 그럼 죄송스럽지만 구제할 수 있는 조건에도 적합하지 못합니다"

 

 

이 사건을 접하며 나에게는 2가지 생각이 떠 올랐다.

 

한 가지는 과연 기독교가 아무리 성실하게 양심적으로 살아도 신을 믿지 않으면 구제받지 못한다고 말하는 종교인가하는 것이고 다른 한가지는 법정스님이 보여준 '소통의 힘'이다.

 

먼저 기독교의 교리에 관한 것이다.

"법정스님은 세상을 창조하셨다고 말씀 안 했죠? 그럼 죄송스럽지만 구제할 수 있는 조건에도 적합하지 못합니다" 라는 것이 과연 기독교의 진실인가?

나는 이러한 주장이 성경을 잘못 해석한 일부 기독교인의 주장이 라고  믿고 싶다.

 

법정스님은  "'믿지 않는다 하여 자신의 자식이라 하는 인간들을 지옥불에 던져버리는 당신네들의 신들을 난 당최 이해할 수가 없다." 라고 말하였다고 하고  아인슈타인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다 한다.

 

 

 

 

참고로 부처님은 누가 천상에 나고 누가 지옥에 나는가를 다음과 같이 분명하게 말씀하신다.

 

“비구들이여, 두 가지 법을 가진 자는 지옥에 떨어진다. 어떤 것이 둘인가?

분노와 원한이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두 가지 법을 가진 자는 지옥에 떨어진다.”

“비구들이여, 두 가지 법을 가진 자는 천상에 태어난다. 어떤 것이 둘인가?

분노 없음과 원한 없음이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두 가지 법을 가진 자는 천상에 태어난다.”

(A2:16:1~100)

 

이렇게 불교에는 부처님을 믿어야 천상에 가고 부처님을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는 그런 폭력적인 말씀이 없다. 누구든 분노와 원한을 가진자는 천상에 갈수 없다고 말씁하신다.   

부처님은 지옥에 가는 것은 그 사람이 기독교인이든 불교인이든 무교인든....

그 사람의 종교와는 상관없이 누구든 분노와 원한을 가진 사람들은 지옥에 간다고 한다.

모든 인류에게 이익이 되고 행복을 주는 종교라면 이러한 보편타당한 논리를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다음은 법정스님이 보여준 '소통의 힘'이다.

 

법정스님은 불교계에서는 아주 보기 드물게 소통을 잘하신 분이다.

만약에 법정스님이 다른 선사스님들처럼 한문으로 된 게송을 외우며 주장자를 들고 '할'을 하는 식으로 불교를 설명했다면 이렇게 많은 분들의 관심과 존경을 받지는 못하였으리라.

법정스님은 불교를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하여  『진리의 말씀(法句經)』, 『불타 석가모니』, 『숫타니파타』, 『因緣이야기』, 『신역 화엄경』 『깨달음의 거울(禪家龜鑑)』등을 번역하였고 자신의 조촐한 생각과 삶을 풀어낸 『홀로 사는 즐거움』『말과 침묵』『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영혼의 모음(母音)』『버리고 떠나기』『물소리 바람소리』『산에는 꽃이 피네』『오두막 편지』『무소유』등을 세상에 내놓았다. 

 

불교의 경전 언어를 현대화하고 소화하여 하여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하려는 노력이 그분의 삶이었다고 본다.

그분이 쓴 가벼운 수필 하나도 종교를 떠나서 많은 이들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는 것이다.

아마 한국에 불교가 전래된 이래로 가장 대중과 소통을 많이 하고 잘 한 스님이라고 평가되어야 할 것같다.

그러하기에 그분을 옹호하는 댓글이 만개 이상 달리는 '사건'이 일어났으리라.

아래는 이 기사에 달린 몇개의 댓글들이다.  


 

   atom님

법정스님은 종교를 떠나서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분입니다. 에릭씨가 인생을 얼마나 살았다고 감히 법정스님을 폄하하는가요?
잘생긴 연예인이라 인기 좀 있다고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게 보이는가요? 참으로 딱한 젊은이 일세그려!
누구든 자신의 종교에 심취하는 것은 자유이나  타인에게까지 강요는 물론, 권유하는 것도 삼가하는 것이 예의고 매너인데
오직 기독교만 유일하다는 당신의 그 종교적 편협한 발언이 사회의 엄청난 파장을 일의키게 됨을 왜 모른단 말인가요!
자칫 힘들게쌓아온 부와 명성이 하루아침에 허물어질 수도 있음을!
11.08.12|

 

 

 

천랑성님

엄밀히 따지면 당신들은 기독교인들이아니다..
걍 교회다니는 사람들이징...
진정 자신의 종교가 어떤건지도 이해못하는 불쌍한중생...
하느님이 말씀하신느게 무엇인지도 제대로이해못하는중생...
하느님의 기본은 사랑과 용서다...
니들처럼 남 헐뜯고 욕하라고하는거아니다..
제대로좀 이해하고 교화다녀라...
11.08.12|

 

 

산들바람이좋더라님

법정스님이 지옥에 가서 중생을 구제하겠다고 말하게 된 이유를 알아야 할텐데요...
방송에서도 유명한 한 목사님이 "스님들도 하나님을 믿어야한다,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 모두 지옥에 간다..."라고 말했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하셨던 겁니다...
그런 말이 기독교인들에 대한 모욕이라면,,, 먼저 모욕을 한 사람은 그 목사님 쪽이 아닐런지...
세상은 모두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데,,,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최상이고 전부라고 자만하는 것은 또 무슨 자신감이고 확신인지 정말 궁금합니다.

11.08.12|

 

윌님 

말은 바른말씀이지.. 안믿는다고 지옥보내는게 그게 신이냐...
히틀러지...
참 안됬다. 오늘 종교계 큰스님 법정스님을 걸고 넘어졌으니
넌 바로 지옥가겠네 왜냐구?
너희 성경에 남을 미워하면 죄라고 써있잖아...
안됬다... 정말..
11.08.12|

 

 

미들맨님

그나저나 한국의 개신교도들... 참으로 걱정스러운 종교관들을 가지고 계십니다.
어찌하여 이리들 이슬람에 버금가는 원리주의자들이 정치,경제, 연예계 할 것 없이 요소요소마다 뿌리박혀 있는지요. 그들은 그들의 종교라 하지만 참으로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종교관입니다, 하물며 그것을 남에게 강요까지 하고 있지요. 아무튼 별 관심도 없었지만, 이번 일로 [에릭]을 좋아하게 되는 일은 두번 다시 없겠습니다.
11.08.12|

 

728x90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론들 불교 죽이기에 신났다  (0) 2012.05.16
출가자의 발원  (0) 2012.04.11
어떻게 말하십니까?  (0) 2011.06.14
언어를 잘 사용하는 것이 불교를 잘 하는 것  (0) 2011.06.07
그땐  (0) 2011.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