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인터넷이 안되는 곳에 머물다 보니 일주일 정도를 까페에도 제대로 들어와 보지 못했고 법우님들께 새해인사도 드리지 못했습니다. 신묘년 새해에도 법우님들이 모두 건강하시고 법우님들과 법우님들의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늦게나마 기원 드립니다. 저는 건강이 아주 호전되고 있습니다. 수술 자국이 아직 많이 드러나고 있지만 이것은 몇 달이나 몇 년 후면 좋아질 듯합니다.
며칠 만에 까페에 들어와 보니 승가(상가, san#gha)에 대한 동의할 수 없는 논의가 진행이 되었고 대부분의 법우님들이 거기에 동의하고 있는 듯해서 그냥 지나치면 안되겠다 싶어서 오랜만에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긴 논의는 생략하고 승가(상가, san#gha)는 중국에서 승가로 음역하기도 하고 승(僧)으로 줄여서 음역하기도한 바로 그 단어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여기서 승가(상가, san#gha)는 초기불전이나 대부분의 후대의 대승불교 전적에서도 예외 없이 불교의 출가자들 즉 비구와 비구니들만을 지칭하는 용어라는 것입니다. 초기불전의 어디에도 재가자는 승가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 점을 분명히 해야합니다.
초기불전의 여러곳에 비구 승가(bhikkhu-san#gha)와 비구니 승가(bhikkhuni-san#gha)라는 표현은 많이 나타나지만 초기경의 그 어디에도 청신사 승가나 청신녀 승가와 같은 표현은 절대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청신사와 청신녀는 그냥 upaasaka와 upaasikaa로만 나타나고 있습니다.(특히 고다 경(S55:23) 참조) 이것은 예외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재가 남자신도와 여자신도는 절대로 승가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스님들만이 승에 포함되는 요즘의 어법과도 그대로 일치합니다.
이 논의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사부대중(四部大衆, cataso parisaa)이라는 단어일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사부승이 아니고 사부대중으로 나타나며 대중과 승은 초기불전에서는 전혀 다른 개념의 술어입니다. 이것도 상식의 문제라고 봅니다. ‘사부대중’으로 옮긴 원어는 cataso parisaa인데 여기서 parisaa는 pari(주위에)+√sad(to sit)에서 파생된 여성명사로 저는 주로 회중(會衆)으로 옮겼고 문맥에 따라 대중, 무리 등으로 옮겼습니다.
이처럼 사부대중(cataso parisaa)과 승가(san#gha)는 용어가 완전히 다릅니다. 그러므로 초기불전에 의하면 승가는 비구와 비구니라는 출가대중만을 뜻하고 사부대중은 비구 비구니 청신사 청신녀의 4무리의 불교를 구성하는 대중 전체를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초기경에서 승가는 비구와 비구니의 출가대중만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삼귀의의 상감 사라남 갓차미의 상가도 당연히 출가한 스님들만을 뜻합니다. 여기에 예외규정은 없습니다. 물론 귀의의 대상이 되는 승가는 4쌍8배로 표현되는 예류 일래 불환 아라한의 깨달은 스님들일 것이고 초기경의 여러곳과 청정도론 등에서도 이렇게 설명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려서 모든 불교 특히 초기불교에서 승가는 비구 비구니의 출가대중만을 뜻합니다. 재가자는 승가가 아닙니다. 물론 사부대중에는 속하고 불교의 중요한 구성요소임에는 분명하지만 재가자를 승가에 넣으려는 시도는 초기불교에 의하면 결코 그 출처를 발견할 수가 없습니다. ...
저는 스님들을 높이려는 의도로 이 글을 쓰는 게 절대로 아닙니다. 이유 없는 존경은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불교에서 스님들의 위상과 역할이 재가불자님들께도 걱정꺼리가 되고 우리사회에 부정적인 역할을 해오다보니 출가자는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불자들에게 조차 근심과 걱정의 대상이라서 승가에 스님들만을 넣지 않으려 한다는 것도 저는 잘 압니다. ...
그러나 본 까페가 초기불전을 근본으로 표방하는 곳이기 때문에 상가라는 이렇게 중요한 술어에 대한 법우님들의 아무 근거 없는 자의적인 해석은 너무나 무책임하고 위험하다고 판단되어서 이렇게 두서없이 막 글을 적고 있습니다. 존경은 하지 않더라도 술어에 대한 바른 이해는 특히 초기불교에서는 중요합니다. 그래서 초기불전연구원 까페의 운영자로서 이 글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변명합니다. 이해해주시고 저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공감해주시기를 앙망합니다. 오랜만에 자판을 막 두드리다보니 조금 힘이 들기도 합니다. 제가 드리고자하는 말씀에 충분히 공감해주시기를 바라면서 이만 줄입니다.
모든 법우님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각묵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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