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의 대표적인 수행법인 간화선을 세계 학계에 알리기 위한 대규모 학술대회가 열린다.
동국대 불교학술원(원장 로버트 버스웰)은 8월 12~13일 동국대 중강당에서 ‘간화선, 세계를 비추다’란 주제로 동서양 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간화선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또 국제학술대회가 열리는 이틀간 학자들의 발표 전후로 진제, 고우, 혜국, 수불 스님 등 선사들이 선을 주제로 법문도 할 예정이어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불교학술원 로버트 버스웰(UCLA교수) 원장의 주도로 이뤄졌다. 한국 간화선에 매료돼 1974년 순천 송광사로 출가해 5년간 화두를 잡았던 간화선 수행자이기도 했던 그는 지난해 6월 동국대 불교학술원 초대원장으로 임명될 당시 간화선 국제학술대회를 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버스웰 교수는 “한국불교는 중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 전체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며 “이제 한국의 불교학자들이 좋은 논문으로 아시아는 물론 세계불교에 기여하고 또 다른 나라 학자들도 한국불교에 관심을 갖고 연구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 나가겠다”는 야심찬 약속이었다.
그런 만큼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발표자 선정에서부터 논문내용까지 버스웰 교수의 역량이 총 동원됐다는 후문이다. 실제 이번 국제학술대회에는
중국 임제선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로버트 샤프(UC버클리) 교수의 ‘공안(公案) 어떻게 사고할 것인가’란 발표를 비롯해
나타샤 헬러(UCLA) 교수의 ‘거울을 닦는 도구’,
혜민(햄프셔대) 스님의 ‘돈오의 점진적 체험’,
제임스 롭슨(하버드대) 교수의 ‘선의 재고(再考)를 통한 재탄생’,
할버 아이프링(오슬로대) 교수의 ‘감산 법어에서 명상의 목표와 태도’,
코지마 타이잔(일본 향악사) 스님의 ‘일본 선불교의 현황과 전망’,
지루(포마나대) 교수의 ‘염불하는 자는 누구인가’,
로버트 지멜로(노트르담대) 교수의 ‘간화선과 중세후기 유럽기독교의 신(新)신비주의: 유사성과 이질성’ 등 논문이 각각 발표된다.
이들 발표자 대부분 세계적인 선학 연구의 권위자라는 점에서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간화선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국내 불교학계의 시야를 넓히는데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미산(중앙승가대) 스님의 ‘간화선 로드맵’,
종호(동국대) 스님의 ‘화두의 내재적 구조 일고’,
이덕진(창원전문대) 교수의 ‘간화선의 한국적 이해’,
김방룡(충남대) 교수의 ‘한국 근현대 간화선사들의 보조선에 대한 인식’,
혜원(동국대) 스님의 ‘선종에서의 수선(修禪)의 전개와 간화선’,
월암(한산사 용성선원장) 스님의 ‘한국불교 전통선원의 현황과 수행’ 등 논문도 발표된다.
이들 논문 또한 한국 선의 흐름과 특징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버트 버스웰 원장은 “간화선은 인도, 티베트, 남방의 수행과는 다른 보다 근원적인 수행법”이라며 “간화선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는 한국 간화선을 국제화해 한국의 정신과 문화를 세계에 지속적으로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한 학자들은 8월 14~15일 이틀간 충주 석종사, 문경 봉암사, 순천 송광사 등 선원을 순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