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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왜 누가 강원교육 개편안을 반대하는가?


왜 누가 강원교육 개편안을 반대하는가?

 

 

현재 조계종 교육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승가교육과정 개편안을 두고 강원강사스님들이 대거 반발하고 있다.
강원교육이 개편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교육원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출가자 수는 2000년 남행자(남자 출가자) 297명, 여행자(여자 출가자)는 231명에 달했다. 그러나 이후 매년 출가자 수가 줄어 2008년 남행자는 169명, 여행자는 118명에 그쳤으며, 지난해 남행자는 178명으로 조금 늘었지만 여행자는 88명에 머물렀다. 2000년과 비교하면 출가자 수가 50% 수준으로 급감한 셈”이다. 그래서 “중앙승가대의 경우 매년 입학생이 줄어 교과부로부터 인가 받은 입학정원이 120명에 달하지만 현재 60~70명에 불과한 수준이다. 더구나 이 가운데도 조계종 소속 스님이 아닌 타종단 소속의 스님들이 입학생의 14%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조계종 승가기본교육기관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지방승가대학의 경우는 더욱 심각해 해인사, 송광사, 통도사 등 몇몇 승가대학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승가대학에서 입학생이 5명을 넘지 못하고 있으며 입학생이 아예 없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지난 2005년 승가교육제도개선위원회가 승가대학 학인, 교직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지방승가대학의 학년별 적정 정원을 묻는 질문’에 “최소 11명 이상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88.5%에 달했던 점을 감안, 승가대학의 존치 및 퇴출 기준을 현재 학년별 최소 정원 11명, 전체 정원 44명으로 정했다고 한다. 이럴 경우 현재 사미 승가대학은 해인사, 송광사, 통도사 승가대학만 존치되고 사미니 승가대학의 경우 동학사, 운문사, 청암사, 봉녕사 승가대학만 존치될 것으로 예상된다.(법보신문) 이렇게 정원미달이 되어 퇴출되는 소수 강원들은 학림수준의 전문교육도량으로 탈바꿈 시킨다는 것이 교육원의 계획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교육과정이 어떻게 변화 하길래 그렇게 반대를 하는 것인가?기존의 강원 교과과정과 새로운 교과과정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다음의 두 표로 확인해보자.

                         
                    

승가대학 교과과정 개편안

학년

현승가대학 교육과정

개편안

과목

내용

과목

내용

1

학년

치문과

치문

중국의 역대 선지식들의 유문을 편집한 책

초기&아비달마 불교

부처님 생애, 초기불교교리, 아비달마개론

禪學 개론, 禪 사상사

계율과 불교윤리

계율학 개론, 사미() 율의

불교사

세계불교의 역사와 현황Ⅰ

교양

컴퓨터 실습, 문학 및 작문 연습

2

학년

사집과

서장

대혜종고 스님이 선의 질문에 답한 편지글

아비달마&대승불교의 이해

구사론, 청정도론, 대승불교 개론, 중관, 유식

도서

중국 규봉 종밀스님의 중국 선 사상의 형성

禪典 개설, 禪 수행론

선요

중국 고봉 원묘 스님의 선법의 요의를 적은 책

계율과 불교윤리

초기승단의 불교윤리, 초기 승단의 생활 규범

절요

보조국사 지눌의 선의 정혜쌍수를 말한 책

불교사

세계불교의 역사와 현황 Ⅱ

 

 

어학

불교한문, 영어

3

학년

사교과

능엄경

마음이 본래 청정하다는 것에 의거한 공관을 성립

대승불교의 이해

중관, 유식, 정토, 화엄 외 기타

기신론

대승경의 공통된 교리를 말함

禪語錄 강독, 한국 禪 사상사

금강경

, 무아를 설함. 집착을 경계함

계율과 불교윤리

대승보살계, 불교제도사

원각경

마음의 본 성품을 관함

불교사

한국불교사(조계종사, 종헌 종법의 이해 등)

 

염불 의례

불공, 천도의식 및 기타(환자 방문, 영안실 집전, 영결식 집전 등)

 

어학

영어, 일어중국어(선택)

교양

불교 문화(불교 문화재)

4

학년

대교과

화엄경

대승불교의 수행체계의 정립, 보살행과 깨달음

불교와 현대사회

불교와 사회(사회과학 일반), 포교의 이론과 실제, 불교상담, 비교종교학, 철학 개론

 

禪과 현대사회, 參禪 지도 방법론

 

계율과 불교윤리

불교윤리의 현대적 이해, 현대사회의 실천불교 윤리

어학

영어, 일어중국어(선택)

도표 출처 :이 고뇌의 강을 건너 (http://blog.daum.net/bolee591/16154582?srchid=BR1http%3A%2F%2Fblog.daum.net%2Fbolee591%2F16154582) 


두 표를 비교해 보면 많은 차이가 나타난다. 우선 개선안은 교재를 현대화 한글화하였고 중국선어록과 대승경전에서 벗어나 부처님 생애, 초기불교, 계율, 불교역사 등 2600년 불교를 총체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짜여져 있다.
그동안의 강원교육은 가장 중요한 부처님 생애, 초기불교(니까야,아함경), 불교역사를 기본과목으로 가르치지 않았고 한문으로 된 대승경전과 선(禪)어록만을 가르쳐 왔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4년에 걸쳐 강원교육을 받고도 부처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다 가셨는지,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어떤 어떠한 언어와 비유로 어떠한 말씀을 하셨는지를 알 수 없는 교육을 받아야만 했다. 이러한 교재의 한계와 역사교육의 부재로 인해서 그동안  대승 우월주의에 빠져서 초기불교를 소승이라고 폄하하고, 불교를 분명하고 쉽게 가르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지레 불교는 어려운 것이라서 스님들도 평생 공부해야 한다고 겁을 주고, 불자가 불교교리에 대해 질문을 해오면 “나는 수행자지 학자가 아니다”라는 대답으로 자신의 무식을 숨기고 불교공부를 알음알이를 키우는 일쯤으로 없신여겨 온 것이 아닌가?
사교입선, 불립문자를 내세우는 선의 전통 아래서 자신들의 무식과 무능력과 무책임을 합리화 해온 것은 아닌가?
  
현직 강사스님들이 교육개편안에 반대하는 이유중에서 운문사승가대학 강사인 운산 스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교육원에서 마련한 교육개편안은 학력 콤플렉스가 있는 있는 일부 스님들이 서구식, 현대식 교육이 마냥 좋은 줄 알고 만든 문제가 상당히 많은 교육안”이라며 “전통 강원교육의 장점을 모두 무시하고 각 기본교육기관의 장점을 무시한 탁상공론식의 개편안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미디어붓다)

 

운산스님은 부처님 생애, 초기불교(아함경), 청정도론, 중관, 유식, 포교방법론, 불교역사를 배워야 한다는 것에 대하여 그런 교육방식은 학력 콤플렉스가 있는 일부 스님들이 만든 탁상공론식의 개편안이라고 말한다. 어처구니가 없다. 초기불교-부파불교-중관-유식-대승-선으로 이어지는 이번의 개선안은 단절된 역사속에서 불교의 한 부분만을 배우던 기존의 불교 공부방식에서 벗어나 2600년 불교역사속에 나타났던 다양한 불교 언어표현의 흐름을 익히고, 사상의 맥락을 짚어내자는 것이다. 성철스님도 백일법문이라는 책을 지어서 모든 역사상의 불교를 아함경을 기준으로 “한맛”임을 증명하고 설명하지 않았던가? 더군다나 현재 인터넷의 발달로 모든 정보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공유되는 세상이다. 한국의 선불교는 이미 티벳불교와 남방불교의 영향권에 들어와 있고, 우리의 불교신자들은 이미 다양한 불교를 공부하고 있는데 스님들만 강원의 한문전통을 고수한다는 미명하에 변화를 두려워 하고 있다. 또한 이 개선안을 총괄하고 있는 교육원장스님은 강원을 나오고 오래동안 강사를 지낸 전통강원 출신이다. 누구보다 전통강원의 교육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기에 오랫동안 이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해 온 분이다. 교육원장스님 설명처럼 “승가교육을 현대적인 교과과정으로 바꾸고 승려들이 현대사회와 그 속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논의와 주장은 이미 창고에 가득 차 있다.” 이렇게 이미 오랫동안  뜻있는 스님들이 논의해온 개선안을 어떻게 “학력 콤플렉스” “탁상공론”이라고 평가 할 수 있는가? 같은 종단의 승려로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으로 강원교직자연합회에서 반대하는 이유를 들어보자.
“전통교과목의 교재를 모두 한글화한다는 발상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이고 각 기본교육기관의 장점을 무시한 획일적인 개편”이라며 “바깥세상도 지양하는 일을 승가 안에서 일선 소임자와 소통 없이 진행되는 현실이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교직자연합회는 특히 “승가 교육은 많은 것을 듣고 이해하는 수준의 교양 교육도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원전의 깊은 내용을 반복된 숙지와 훈습을 통해 분명하게 의미를 체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승가교육개편은) 부처님 말씀을 팔아먹는 직업적 성직자는 만들 수 있어도 계정혜 삼학이 갖춰진 수행자를 만들 수 없다.”(법보신문)

 

그동안 우리 종단은 역경원을 세워 한문경전을 한글화 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던가? 그런데 이제 와서 “교재를 모두 한글화한다는 발상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말한다면 그동안 왜 우리종단은 한글화하기 위해 그렇게 노력해야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이 말하는 “획일적인 개편”이라는 비판도 이해 할 수가 없다. 도대체 부처님 생애, 초기불교, 계율, 불교역사, 포교방법론등을 배우는 것이 획일 적인 것인가? 아니면 300년 이상 치문, 서장, 선요, 금강경, 화엄경을 가르치는 것이 획일적인 것인가? 


그리고 아직도 그들은 한문경전을 “원전”이라고 말하고 “원전의 깊은 내용을 반복된 숙지와 훈습을 통해 분명하게 의미를 체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빠알리어와 산스끄리뜨 경전이 원전이지 어떻게 번역본인 한문이 원전인가?

 

더군다나 새로운 개편안을 “부처님 말씀을 팔아먹는 직업적 성직자는 만들 수 있어도 계정혜 삼학이 갖춰진 수행자를 만들 수 없다.”는 주장에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부처님생애를 배우고 불교역사를 배우는 것이 단지 “부처님 말씀을 팔아먹는 직업적 성직자 만드는 것”이라는 오만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교재를 개편안으로 바꾼다고 하는 것이 예불, 공양을 하지 말자는 것도 아니고, 배움의 장소를 산사를 떠나 시내로 옮기자는 것도 아니고, 참선을 하지 말자는 것도 아닐진데 무엇이 전통강원의 장점을 죽이는 것이며 탁상행정이며 획일적이라는 것인가?


도무지 이유와 변명이 가당치도 않은 것들이다. 왜 이들은 이러한 상식적이지 않은 이유들을 거론하면서 반대를 하고 있는가? 혹시 이들이 이렇게 주장하는 까닭이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닐까?  즉, “내가 이제까지 강원에서 배운것이나 강사가 되어서나 가르친 것이 줄 곧 한문어록, 한문경전인데 어떻게 다른 과목을 가르칠 것인가? 나는 이제까지 배워온 교과목 이외에 다른과목을 가르칠 능력이 없다. 그러니 내가 자신 있는 과목을 계속 가르치게 놔둬!”  쉽게 말해서 “내 밥그릇 건들지마!” 라는 것이 진정한 반대의 이유가 아닐까?  만약 이런 이유 때문에 반대를 하고 있다면 이들이야 말로 종단과 불교의 미래를 염려하기 보다는 자신의 안일에 더 관심을 갖는 “부처님 말씀을 팔아먹는 직업적 성직자”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사실은 이제 이러한 기존의 교과목으로는 “부처님의 말씀을 제대로 팔아먹는 성직자”도 될 수 없다는 데 그 진한 슬픔이 있다. 

 

 

 

[참고기사 -2006년 불교신문 기사]

 

해인사 승가대학 교과개편 내용과 의미

禪중심에서 벗어나 ‘全人的 학인’ 양성에 초점

지난 4일 발표된 해인사승가대학 개편안의 핵심은 한마디로 종단의 교육법이 정한 승가교육 목표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다는 데 있다.

종단 교육법은 승가대학의 교육목표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조계종지의 체득

△원시경전 대승경전을 망라한 체계적인 경전교육

△교학의 이해 수행전법을 함께하는 교육

△율장의 학습 및 수련

△불교사상사와 조계종사에 대한 바른 이해

△제종의 종지학습

△선 및 염불의 실수

△역사와 사회의 제 문제점을 불교적 시각과 방법으로 조명하고 해결하는 교육

△수행자로서 필요한 일반 교양과정의 이수.

 

 

 

 

 

 

 

 

지난 4일 합천 해인사 청화당에서 열린 해인총림 병술년 제7차 임회. 20여명의 해인사 사중 대표들이 참석한 이날 임회에서는 해인사승가대학 교과개편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1994년 개혁회의가 들어선 뒤 종단이 가장 중점을 둔 것이 승가교육이었다. 이에 따라 교육원 출범 등 여러 교육 개혁안이 마련돼 승가교육은 획기적인 변화를 겪게 됐다. 하지만 교육법이 정한 강원 교육목표대로 실시하는 승가대학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형적 변화는 많았지만 내용은 여전히 중국 송나라 시대에 마련한, 선 중심의 교과목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수업방식도 한문 경전 구절을 따라 외우는 서당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승가대학 4년을 마쳐도 불교사에 대한 이해와 경전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인식이나 종단관 등을 형성하지 못한 학인이 대부분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무엇보다 경전이나 선어록을 해석하는데 급급하다 보니 불교의 참 진리와 의미를 읽는데 소홀한 점이 가장 큰 문제다. 학인들을 지도한 적이 있는 한 스님은 “불교의 핵심은 연기법인데 이를 이해하거나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학인을 본적이 없다”며 “이는 한문 구절을 읽고 뜻을 새기는 서당식 교육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해인사승가대학의 이번 교육개편안은 선어록을 읽고 해석하는데 주안점을 둔 기존 학습법에서 벗어나 불제자와 조계종도가 갖추어야 할 기본 지식 습득과 사상을 배양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에 따라 〈치문〉 〈서장〉 〈도서〉 〈선요〉 등 전통 선어록의 교과목은 존치하되 핵심 내용만을 간추려 학습할 계획이다. 대신 그동안 승가대학에서 다루지 않거나 소홀히 취급하던 초기불교, 아비달마, 율장, 교단의 형성과 전개, 중관, 유식, 선종사, 조계종사, 현대문화와 불교, 철학, 교단역사와 구조 등을 포함시켰다.

 

 

율.논.불교사 등 추가해 종합적 안목 키워

해인사승가대학의 개편안 중에서 또하나 주목해야할 점은 교수인력 수급이다. 현재 대부분 승가대학은 몇몇 강사스님이 전담하는 체제다. 다양한 시각과 학습이 불가능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해인사는 교과목별로 승려 교수사 대학교수 강사 등으로 인재풀을 형성, 초청할 계획이다. 강의의 전문성과 질을 높이고 학인들에게는 다양한 논점을 제공할 수있는 것이다. 교육평가를 강화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출석 20%, 수업태도 20%, 과제물 20%, 시험 40%로 평가항목을 설정하고 채점기준을 정해 평가자료로 삼는 학사관리 방식은 일반대학에서 실시하는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학인은 유급을 각오해야 할지도 모른다. 매년 과목별 수업 목표를 제시하고 교재를 공시하며, 해당 교과가 시작할 때 강의계획서를 공개해 학인들이 사전에 강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진화된 방식이다.

종단교육 목표대로 교육하기 위해서는 해인사승가대학이 이번에 마련한 교육안을 진작에 실시했어야 하지만 교육원 출범 10년이 넘도록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수하고 다양한 분야의 교수진을 확보하고 시설을 갖춰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찰이 승가대학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겨워하는 현실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

승가대학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사중의 지원이 뒤따라야 하지만, 사찰측은 학인들을 조계종도로 육성하는데 관심을 기울이기보다 사찰 일에 동원하는데 더 주안점을 둔다. 이 때문에 규모가 작은 사찰에서는 학인들을 이런 저런 사중일에 동원하느라 실제로 편성된 수업시간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학인들도 승가대학을 마쳐야 비구계를 수지할 수 있다는 법 조항 때문에 형식적으로 수업에 임하기도 한다. 물론 100명이 넘는 많은 학인이 공부하며 좋은 시설을 갖추고 학사관리를 엄격히 실시하는 사미니 승가대학은 큰 문제가 없다.

많은 숙제를 안고 있는 사미 승가대학 중에서 해인사승가대학이 가장 먼저 개편안을 내놓은 것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크다. 우선 그 영향이 다른 총림급 사찰에도 미치게 돼 승가대학의 변화 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변화는 불교를 ‘제대로’ 공부한 승려가 배출되면서 종단에 끼치게 될 영향이다.

종단의 병폐가 부처님 법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해인사승가대학의 교과목 개편은 한 사찰의 변화를 넘어 종단의 근본을 변화시킬 힘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해인사=하정은 기자 tomato77@ibulgyo.com

사진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불교신문 2285호/ 12월9일자]

 

 

 

“부식비 줄여서라도 교육불사 매진”

● 인터뷰/ 해인사승가대학 운영위원장 현응스님

 

 

“부식비를 줄여서라도 승가대학 교학 체제 정비에 힘쓰겠다.”

해인사승가대학운영위원장 현응스님(해인사 주지.사진)은 “해인강원은 법보종찰에 걸맞은 교학체계를 정비해서 과거 해인강원의 명예와 위상을 선의의 경쟁을 통해 꼭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일 해인총림 제7차 임회에서 해인사승가대학 교과 개편안을 결의한 현응스님은 “이제 서당식 교육으로 승가교육을 이끌어서는 향후 5년내에 강원의 존속이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가장 시급한 교육불사를 실행함으로써 해인총림의 강원 시스템이 타사찰의 모범 사례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옛날 해인강원 시절에는 책이 귀한 나머지 대장경으로 직접 본을 떠서 교재로 활용했고, 무수한 강백스님들에게 묻고 또 물어서 어렵게 공부를 했지만 그 시절이 오히려 공부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고 회고했다. 해인강원의 교과를 획기적으로 전면 개편한 스님은 강원 연구비도 최대 150% 강화시키고 10억원 이상의 특별회계교육발전기금을 조성하기도 했다.

해인총림 율주 종진스님, 은해사승가대학원장 지안스님, 실상사화엄학림 학장 재연스님, 고려대장경연구소 이사장 종림스님 등과 함께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총 6차례의 모임을 통해 해인사승가대학 교과개편안을 마련한 스님은 “법보종찰로서 교육불사에 우선 투자하는 교육도량으로 일신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정은 기자 tomato77@ibulgyo.com

[불교신문 2285호/ 12월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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