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히 차로 올라와 급경사를 오르는데 야생화 한송이 눈 맞춘다
우리 일행을 안내한 휴담스님이 수행했던 토방이 샤워실이 됐다고
제35소시집
燕岩山 天藏寺*에 올라
푸른 하늘이 갈라져 오솔길이 열렸다
봄제비가 鏡虛선사를 품고
벼랑에 내려놓았다
먼 바다 출렁이며 팔만대장경 펼친다
경허선사 쪽방은 바다다
하늘이다, 우주다
팔만대장경이다
코 없는 소가 살고 있다
경허선사 오도송
제비바위에서 흘러내려
연초록 물결 따라 메아리친다
하늘과 바다 산
지나가는 구름, 경허 하나 되어
參禪曲 흐른다
만물이 입을 닫고 숨죽이고 있다
산 바다 다 사라지고
바람 따라 제비도 사라졌다
코 없는 소만 우뚝 서있다
*충남 서산시 고북면에 있는 해발 440미터 협곡 끝자락에 있는
백제 무왕(633년) 담화선사가 창건한
경허선사가 보림하시고
만공선사가 깨우친 세상을 등진 기도도량
제비바위다 아래는 바로 벼랑이다
죽을 각오로 간신히 친구 부인이 찰칵...
경허선사께서 바다와 석양을 즐기며
시상을 가다듬었다니 얼씨구
관세음보살만 모시고 경허선사의 상좌
수월 만공의 영정도 모신 법당이 초라하지만
감동적이었다
거구이신 경허 대선사가 이곳에서 보림했다니
가장 작은 것에서 우주의 삼라만상을 득하다
부처사리를 안치 하려했다는 7층석탑
동안거 하안거 때 수행을 하고 싶어하는 큰선방
주지와 함께 차를 마시는 영광을 누리고
값진 염주선물도 받고
경사가 급한 험로를 안내한 휴담스님께 영광을 돌린다
휴담스님 수행시 직접 담을 쌓고
관음상을 세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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