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경스님 막힌 숨 내쉬게 하자” |
도법스님, 대화마당서 “종단ㆍ개인 노력” 촉구 |
성토와 성찰은 다른 의미겠지요? 성토는 외부를 향한 울림이라면 성찰은 내면을 향한 울림이겠지요. 49일 정진 중 매주 목요일 프로그램은 내부를 위한 성찰을 위한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도법스님과 법안스님을 모시고 불교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매일 생명평화마당에 참석하시는 열성 팬들이 월드컵응원도 마다하고 동그랗게 둘러앉았습니다. 많은 화두가 오갔지만 몇 가지 질문과 답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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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4대강문제에 대하여 자기문제화하지 못하는가?
도법스님: 내생명의 실상이나 정체성을 사실적으로 파악해보면 이 세상에 나와 무관한 존재가 없음을 알게 되고 이 세상에 나 아닌 것이 없음을 눈뜨게 된다. 강은 내 생명이고 우주는 나고 내가 우주임을 알게 된다.4대강 문제가 남의문제, 나와 관계없는 남의동네이야기처럼 들리는 것은 결국 자기존재 실상에 대해 눈뜨지 못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왜 수경스님이 떠났는가?
도법스님: 수경스님께서 떠나신 이유는 떠날 수밖에 없는 조건이 주어졌기 때문에 결국 떠난 것이고 수경스님이 돌아올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도 돌아올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면 돌아올 수도 있을 것 같다.
-떠날 수밖에 없는 조건은 무엇이었나?
도법스님: 저는 크게 세가지정도 요약한다.
수경스님은 생명이란 화두를 붙잡고 온몸을 던져 10여년을 정진했다. 그런 과정 속에서 한국사회 즉 현대문명사회 속에서 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가치관이나 삶의 방식 등을 보면 어디에서도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고 보호하고 빛날 수 있도록 사는 삶이 불가능한 삶의 방식에 답답해하고 그것들을 풀어내고자 했다. 그런데 우리가 갖고 있는 삶의 방식 자체가 한국사회는 끊임없이 우리생명을 억압하고 짓밟을 수밖에 없다는 상황이 이렇다는 것에 늘 답답해하고 안타까워했다.
두 번째는 본인이 몸담고 있는 불교계 조계종단 이 안에서라도 생명의 존엄성이 존중되고 생명의 존엄성이 존중되어지는 삶이 가능하도록 역할을 해내야하는데 세상과 비슷하게 생명의 가치에 무시하거나 무지하거나...그랬다.
세 번째는 인간으로써 고뇌. 오랜 친구로서 잘 알죠. 본인의 실력은 주먹밖에 안되는데 연륜이 쌓이고 살아가다보니 지리산만큼 대접받고 그만큼 사람들이 기대를 하는데 이런 것들이 압박이었던 것 같다. 끊임없는 이런 삶에 대한 회의와 아픔 갈등이 있었다. 최근에 겪었던 문수스님문제 등을 겪으면서 바깥으로 짊어진 짐도 무겁고, 스스로 갖고 있는 문제도 무겁고, 또다시 무거운 일들이 주어졌고, 헤쳐 나가려니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탈진한 거다.
숨 막힐 수밖에 없고 숨 쉴 곳을 찾다보니 승려라는 무거운 권위주의 옷, 운동가로서의 무거운 권위주의 옷들을 훌훌 벗고 불가피하게 막힌 숨을 내쉴 수 있는 처절한 몸부림의 형태이지 않았나 싶다.
아직까지 수경스님이 모색해 왔던 가치들, 해왔던 역할의 중요성을 생각해보면 한국사회적으로도 불교적으로도 대단한 손실이고 대단한 충격이고 아픔이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치유하고 회복해내고 가치들을 다시 한 번 되살릴 수 있는가 하는 진지하게 모색해야 될 부분이다. 아픔을 치유하고, 충격을 해소시키고 현실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수경스님이 돌아올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은 한국불교의 문제 그 중심에서 풀어야겠지만 그것들은 당장 우리가 할 수 없으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자리에 다시 되돌아 올수 있게 편지를 쓰고 신문에 내고 인터넷에도 띄우고... 어떻습니까?
기도하는 마음으로 정말로 따뜻한 마음으로, 홀로 짊어지고 외롭게 했던 것들을 두 번 다시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절절한 다짐을 담은... 수경스님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담고 절실한 마음을 담은 편지를 쓰는 것도 돌아오는 조건을 만드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종단에서도 수경스님이 막힌 숨을 쉬게 한걸음 내딛을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를 갖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생명이란 화두로 소신공양 하신 문수스님의 추모문화제 등을 불교적으로 범사회적으로 불타오르게 한다면 수경스님이 막힌 숨을 쉬게하는 것이고 돌아올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길이 아닌가 한다.
-문수스님 소신공양이 헛되지 않도록 종단의 큰스님이 발 벗고 4대강사업을 막아달라! 스님께서도 추상적으로 말씀하시지 말고 "우리가 막아주겠다. 걱정마라!" 이렇게 말씀해 달라.
도법스님: 누구인가는 사람만이 희망이라 시를 읊었는데 직접적, 구체적으로 자신만 희망이다는 말을 바꿔서 이해하고 적용해야 된다. 그 누구도 희망을 줄 수 없고 스스로 희망적으로 살면 4대강도 희망이 있다.
http://www.bulgyofocus.net/news/articleView.html?idxno=60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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