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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인도 불자의 결혼식

 

어제

뿌네대학교 빠알리어 학과 교수로 와 있는 산자이교수의 결혼식이 뿌네대학교 안에 있는 사찰, 붓다위하라에서 있었습니다. 

많은 스님들이 초청이 되었는데 불교식  결혼식은 처음 경험하는 풍경이었습니다.

저는 한번에 3개의 초를 켤 수 있는 촛대를 선물했고  일본인 유학생 유미는 한 쌍의 컵을 선물했습니다. 

 

 

                                                   먼저 신랑 신부가 불전에 앉습니다.

미얀마 스님들과 인도 스님 4명이 참석했습니다. 이 인도스님들은 산자이 교수와 낙뿌르의 같은 학교에서 공부를 한 인연으로 오늘 결혼식에 참가했습니다.  

 

 

 

 

                                                         촛불을 켜면서  결혼식의 시작을 알립니다.

 

 

 

                                         결혼식을 집전하는 인도 수다산 스님과 미얀마 쿠살라스님

불교식 결혼식 답게 신ㄹ항신부는 이 스님들께 5계를 내려 주십사하는 청을 올리고 이 스님들이 5계를 내려줍니다.

결혼식의 처음에 5계를 청하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5계를 청하는 그 마음은 이미 행복에 바짝 다가간 것이 아닌가 합니다.

 

 

 

                                                  참석대중이 모두 하얀 실을 잡고 [축복의 경]을 외웁니다. 

 

(259) 어리석은 사람들을 가까이 하지 말고 어진이와 가깝게 지내며, 존경할 만한 사람들을 존경할 것, 이것이 위없는 행복이다.

(260) 자기에게 알맞은 곳에 살고, 일찌기 공덕을 쌓았고, 스스로는 바른 서원을 하고 있는 것, 이것이 위없는 행복이다.

(261) 박학과 기술과 훈련을 쌓고, 그 위에 언변이 능숙한 것, 이것이 위없는 행복이다.

(262) 부모를 섬기는 것, 처자를 사랑하고 보호하는 것, 일에 질서가 있어 혼란하지 않는 것, 이것이 위없는 행복이다.

(263) 보시와 이치에 맞는 행위와 친척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것과, 비난을 받지 않는 행위, 이것이 위없는 행복이다.

(264) 악을 싫어해 멀리하고, 술을 절제하고, 덕행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 이것이 위없는 행복이다.

(265) 존경과 겸손과 만족과 감사와, 때로는 가르침을 듣는 것, 이것이 위없는 행복이다.

(266) 인내하는 것, 온순한 것, 수행자들을 만나는 것, 때로는 이치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 이것이 위없는 행복이다.

(267) 수양과 깨끗한 행위와 거룩한 진리를 보는 것, 안정을 입증하는 것, 이것이 위없는 행복이다.

(268) 세상일에 부딪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걱정과 티가 없이 안온한 것, 이것이 위없는 행복이다.

(269) 이러한 일을 한다면 어떤 일이 닥쳐도 패하지 않는다. 어느 곳에서나 행복할 수 있다. 이것이 그들에게는 위없는 행복이다.

 -밥정스님 번역-

 

 

                         신랑 신부가 손을 잡고 있는 동안  스님이 물을 부어주며 경을 외웁니다. 

이 장면도 신선했습니다. 두사람의 실을 손에 잡고 있고 스님이 그위에 물을 부어주며 이들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두 사람의 사랑을 확인 시켜주는 의식이라 생각됩니다.  

 

 

 

                                          장미꽃으로 물을 뭍혀 신랑신부에게 뿌립니다.

이것도 참 좋았습니다. 장미 꽃으로 물을 뿌려주는 축복, 두 사람은 물을 맞으면서 어린아이 처럼 매우 즐거워 했습니다. 보는 사람도 즐거웠고요.  

 

 

                                                   결혼식이 끝난 뒤 줄거워 하는 두 사람

이 때 섬물을 전달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얀마스님들은 불상과 그림을 선물했고 나도 준비해간 것을 선물했습니다.   

이 두 사람은 중매 결혼입니다. 인도에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연애결혼보다 중매결혼을 선호합니다. 이 두사람의 경우도 부모님들의 뜻에 따라 만났는데 그래서 두 가족이 모두 불자이고 이렇게 불교식 결혼식도 할 수있었습니다.  

 

 

 

                                              동료 교수의 축하를 받고 있는 신혼부부

동료교수들은 우리처럼 돈 봉투를 들고와서 축의금을 내더군요.  어느곳이나 결혼 문화는 문화는 비슷한가 봅니다.

 

 

 

 마지막으로 이제까지 낳아주고 길러준 신랑의 어머니께 절을 합니다. 신랑의 어머니는 올해 90세가 되었다고 합니다. 아마 어머니 때문에 결혼을 서두르지 않았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처음 경험해 본 인도인의 불교식 결혼식은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의미있는 행사였다고 생각됩니다.

 

3보에 귀의하고,

스님들께 5계를 청하여 받아 가지고, 

축복의 경을 다같이 외우고,

손을 잡고 맹세를하고

물에 젖은 실을 각자의 손목에 묵어주고

장미꽃으로 물세례를 받고,

스님들께 감사의 절을 올리고,

부모님께 절을 하는 것으로

조촐한 결혼식이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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