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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말걸기

[스크랩] 이명박 대통령 국민회견에 대한 나의 의견 - 김재일

 

 

 

이명박 대통령 국민회견에 대한 나의 의견

 

 

  어제 밤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와 4대강 개발과 관련해 공중파 방송 <대통령과의 대화>에 나와 연설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에 대한 각계의 반향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친MB 기사 가운데 4대강 사업을 가장 잘 변호하고 있는 경제지 기사에 나온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나의 의견을 간략히 올립니다.

  나는 강단에 선 교수나 연구실의 연구가가 아닙니다. 20년 가까이 전국의 자연생태 현장에서 굴러먹은 생태운동가입니다. 그러기에 4대강 개발이 현지 자연환경에 미치게 될 영향에 대해 누구보다 우려하고 있기에, 여기 제 경험을 바탕으로해서 간략히나마 반대의견을 올립니다.

 

 "강에 보를 만들기 때문에 수질이 오히려 악화될 것이라고 하는데 21세기 대한민국의 수준에서 수질이 나빠질 계획을 하겠냐"

 "대한민국의 기술수준이 30-40년 전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지금 한국의 강을 복원하는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

 "지금 보를 만들면 한 단계 더 높은 IT기술을 갖고 한다. 보 밑에는 항상 물이 흐르고 필요할 때 열고 닫아 수량을 보존할 것"

 "자꾸 수질이 나빠진다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데 세계 사람들이 우리 수준을 어떻게 보겠냐"
 

- 나는 우리의 토목기술과 경제력을 믿는다. 그러나, 돈과 토목기술로서 환경문제를 풀겠다는 발상부터가 반생태적이다. 충분히 자가호흡으로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상황인데도 그런 노력은 하지 않고 손쉽게 인공호흡기를 부착해서 숨쉬게 하는 것이 어찌 바른 길인가 ! 브라질 리우환경회의에서 많은 국가들이 모여서 합의를 본 '지속가능한 개발'은 지구환경 개선을 위해 '돈과 기술을 지속적으로 붓자'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돈과 기술에 의존한 오만한 믿음이 지구환경을 이렇게 만들었다. 지금이라도 인간의 잘못된 견해와 물질적 욕심과 편의심을 반성하자는 이야기이다. 인류의 성찰과 반성없이 돈과 기술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자세에 대한 반성을 요구한다. 돈과 기술도 필요하지만, 자연환경이 경쟁력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한강도 잠실과 김포 신곡에 보를 양쪽에 만들어 물을 가두는 바람에 물이 항상 많고, 지금은 황복이 돌아오는 맑은 물이 됐다"

 "4대강을 복원해 맑은 물 흐르고 뗏목 타던 시절로 돌아가자는 것"

 

 - 서울 한강의 보는 먼저 한강변의 자연을 파괴한 후에 들어선 것이다. 강변에 나가서 보라. 지금 한강은 유람선을 띄우기 위해 강변의 자연을 모두 파괴하고 항구의 부둣가처럼 만들었다. 그 바람에 강변의 풀밭과 숲과 곤충과 새와 뭇 동물들이 다 사라졌다. 그들을 모두 내쫓고 우리는 유람선을 즐기는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그 아름다운 백사장이며 자갈밭이며, 물결소리까지 모두 삼켜버렸다. 우리가 찰방찰방 발을 적시며 들어갈 수 있는 강변은 그 어디에도 없다. 그것은 수로(水路)이지, 강이겠는가 ? 아름다운 4대강을 4대 수로로 만들 작정인가 ! 그리고, '서울 놈들, 비만 오면 풍년'이라더니 물이 많아서 강이 깊으면 다 좋은 것인가 ?  얕은 곳도 있고 깊은 곳도 있어야 강이다. 얕은 곳도 있어야 수초가 생겨서 물고기들이 알을 낳고 새끼들이 놀고, 수초를 먹는 새들이 날아드는 것이다. 근래 황복과 웅어 등이돌아올 정도로 한강 수질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이는 국민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 변화와 각종 법규와 제도에 영향한 것이지, 보를 막았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는 국민계도와 실천만으로도 수질을 향상시키고 자연을 되살릴 수 있다고 믿기에 생태교육과 운동에 몸을 바치는 것이다.  

 

 "토목공사라고 무조건 비난할 것이 아니다. 토목이라고 왜 나쁘냐"

 

- 우리는 토목공사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경제의 원동력이 토목공사에 있었음도 인정한다. 다만, 토목공사를 해야할 곳과 하지 말아야 할 곳을 구분하라는 것이다. 자연을 망가뜨리는 4대강 토목공사는 개악이다. 수술하지 않아도 되는 병이라면 수술하지 말라는 것이다. 손가락에 박힌 가시를 뽑기 위해 손가락을 자르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홍수나 산사태 등등의 자연현상을 악(惡)으로 보지 말라는 것이다. 그것으로 해서 강변에 아름다운 모래밭이 생기고, 신비한 늪도 생기고, 기암절벽도 생긴 것이다. 다만, 자연재해에 의한 인간의 피해만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정부가 제대로 계획을 세워서 예산을 절감하고 일을 완성시키면 국민들이 완공 후 평가할 것"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도 수해방지를 위해 각각 43조원, 8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정치권에서) 반대하지 않았다"

 "과거 경부고속도로를 만들 때 야당 정치권에서 목숨을 걸고 반대했고..."

 

  - 22조를 훨씬 넘는 4대강 예산은 처음보다 엄청 늘어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일을 하다보면 상상치 못할 숫자로 예산이 늘어날 것이다. 어떤 전문가는 50조에 이를 것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어떤 사안에 대한 정치권의 찬반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신뢰하지 않는다. 어느 정권이든 4대강이나 세종시 사업처럼 정치논리로 좌지우지되는 국책사업은 앞으로 다시 없어야 한다. 여든 야든 국민의 코를 꿰어 그대들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지 말라는 것이다.

 

 "청계천을 복원하면서도 반대가 많았지만 지금은 그분들도 다 찬성하고 있다"

 

 - 청계천과 4대강 사업은 완전히 다른 차원, 다른 성질의 문제이다. 청계천 논리로 4대강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요, 잘못이요, 국민오도(誤導)이다. 청계천은 그야말로 생태적으로 죽은 곳이었다. 인공호흡이 아니면 되살릴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지금 4대강은 전혀 그렇지 않다. 대도시가 가까운 지역, 부분적으로 수질과 수량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전신을 개복수술해야 할 정도는 결코 아니다. 나가서 4대강을 돌아보라. 그리고, 청계천 식으로는 4대강을 살릴 수도 없겠지만,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지금 청계천은 구간이 짧기 때문에 돈과 기술 투자로 복원이 가능하지만, 4대강은 그런 실개천이 아니다. 그리고, 현재 청계천은 지하철 물과 한강물을 계속 퍼다부어야만 되는 시스템이다. 생태적으로 보면, 청계천은 스스로 피를 만들지 못하고, 계속 수혈을 해주어야만 하는 식물인간이다. 4대강도 그렇게 만들고 싶은가 ?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답답하지만, 열심히 설명해야 할 책무가 저에게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개발주의자들이 한없이 답답하고 걱정스럽다. 그대들에게 자연이 무엇인지. 생명이 무엇인지, 그대들의 반생명적인 생각을 어떻게 돌려넣을 것인지... 우리는 고민하고 있다. 어려운 일이지만, 계속해야할 책무를 느낀다. 

 

 

 김재일 : 두레생태기행과 사찰생태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으며,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위원과 한강유역환경청 정책위원

 

 

한국불교개혁

http://cafe.daum.net/wonbulsatemple

 

 

 

 

 

출처 : 홍사성의 불교사랑
글쓴이 : 단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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