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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과 범어

브라흐미-홍무정운-훈민정음의 공통점 그림 모음

브라흐미-홍무정운-훈민정음의 공통점 8가지

 

인도 음성학의 출발점은 "소리가 어디에서 나는가"와 "소리가 어떻게 나는가"를 관찰하는 것이다. 어디에서 소리가 나는가는 조음 위치(Place of Articulation) 이고, 어떻게 소리가 나는가는 조음 방법(Manner of Articulation) 이다. 브라흐미 문자의 자음 배열은 이러한 음성학 원리에 따라 발견되었으며, 중국에서는 이것이 칠음(七音)과 사성(四聲)의 체계로 정리되었다. 훈민정음 역시 같은 원리로 자음을 배열하고있다.인도의 브라흐미 음성학은 천축 승려들에 의해서 불교와 함께 중국으로 전해졌고, 중국에서는 절운·광운·운회·홍무정운으로 이어지는 운학(韻學)으로 발전하였다. 세종은 이러한 전통을 바탕으로 조선어의 실제 발음을 분석하여 훈민정음을 완성하였다. 훈민정음은 고립된 환경에서 갑자기 나타난 문자가 아니라, 오랜 음성학 전통을 조선어에 맞게 새롭게 정리한 문자라고 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이 브라흐미·홍무정운·훈민정음의 공통점 8가지를 적어본다.

 

 같은 조음 위치에 따라 분류한다.

브라흐미는 조음 위치에 따라 자음을 연구개음(ka)·구개음(ca)·권설음(ṭa)·치음(ta)·순음(pa)으로 분류한다.홍무정운은 이를 아음(牙音설음(舌音순음(脣音치음(齒音후음(喉音반설음(半舌音반치음(半齒音)으로 정리하였다.훈민정음 해례 아음(牙音설음(舌音순음(脣音치음(齒音후음(喉音반설음(半舌音반치음(半齒音)으로 초성을 설명한다. 세 체계 모두 발음기관의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향하는 소리가 나는 위치(장소)에 따라 소리를 분류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같은 조음 방법에서 따라 분류한다.

브라흐미의 자음은 아음(牙音) 부터 시작되는데 ka  kha  ga  gha  ṅa 의 순서이다.홍무정운에서는 같은 순서인       로 배열되고,훈민정음에서도 같은 음가인       業 의 순서로 배열된다. 모두 발음하기 쉬운 것부터 시작해서 발음하기 어려운 무성무기음  무성유기음  유성음  비음 의 순서를 따르는 공통점이 있다. 홍무정운과 훈민정음은 브라흐미 자음인 유성유기음을 삭제하고 '전청·차청·전탁·불청불탁' 이라는 4가지 조음 방식으로 굳어진다. 

 

 자음을 하나의 좌표(격자) 체계로 이해한다.

세로는 조음 위치, 가로는 조음 방법이라는 두 좌표가 만나는 곳에 특정한 음가를 가진 자음이 존재한다. 브라흐미와 중국 운학, 훈민정음은 자음을 하나씩 외우는 체계가 아니라 이 두 좌표만 알면 모든 자음의 음가를 설명할 수 있다.신숙주는 동국정운 서문에서 "溪母 見母로 들어갔다." "溪母 曉母로 들어갔다."고 하였는데 이는 kha ka로 변하여 조음 방법이 달라진 경우와, kha ha로 변하여 조음 위치가 달라진 경우를 구별한 것이다. 즉 자음표를 하나의 격자로 이해하였기 때문에 어떤 소리가 원래 자리에서 다른 자리로 이동하였는지를 설명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자음 배열의 순서가 서로 닮아 있다.

브라흐미의 ka-kha-ga-gha-ṅa는 중국 운학에서 ---가 되었고훈민정음에서는 ---業 으로 바뀌었다세종은 중국 자모명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조선 한자음의 대표 예자로 바꾸었지만, 배열의 원리와 순서는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순서는 훈민정음은 왜 혀뿌리소리인 ㄱ 으로 시작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된다. 다만 범자의 발음중에서 중국인들이 발음하기 어려운 권설음(ṭa ṭha ḍa ḍha ṇa)과 유성유기음(gha,jha,dha,bha )이 생략되었고, 대신에 중국인 특유의 발음인 치두음과 정치음,순중음과 순경음이 나타났고, 조선에서는 조선의 발음만을 표기하려고 23자로 간소화 되었다. 

 

 같은 반절(反切) 로 만들어졌다.

브라흐미의 자음(ka  kha  ga  gha  ṅa)을 소리나는 대로 음사하다가 그것이 불안정하여 중국에서 한자를 분석하는  반절(反切)이 생겨난. 예를 들면  東(동)의 반절(反切) 표기는 “德紅切”이라 하여, 德(덕)의 초성 ‘ㄷ’과 紅(홍)의 종성 ‘옹’을 합쳐 ‘동’으로 읽는다는 의미이다. 인도에서 전달된 자음체계를 그 소리에 맞는 한자의 초성을 빌려서 표기하는 것이 반절(反切)이다. 소리가 미리 전달되었고  반절이 생겨났음을 의미한다. 훈민정음은 ---業 이라는 반절(反切)을 사용하다가 그 반절이 불편하여 그 소리에 맞게 만들어진 발음기호이다.

 

 자음과 모음을 결합하여 모아쓰기 체계를 가진다.

범어에서 모음은 ‘마다(摩多)’라고 하고 자음은 ‘체문(體文)’이라고 하는데 자음과 모음이 각각 따로 있는 것을 ‘반자(半字)’라 하고 둘이 결합하면 만자(滿字)라 한. 즉,  반자(자음)+ 반자(모음)는 하나의 만자(음절)가 된다. 훈민정음에서도 자음과 모음이 만나서 하나의 음절을 이루는데 반자(초성)+ 반자(중성)+ 반자(종성)라는 구조로 정착되었다. 브라흐미 문자와 훈민정음은 정사각형의 공간에 자음과 모음을 결합하여 하나의 음절을 구성하는 공통점을 가진다.

 

⑦ 『홍무정운 훈민정음은 같은 용어를 사용한다.

훈민정음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은 모두홍무정운에서 사용하던 것들이다. 홍무정운에서 나타나는 牙音·舌音·脣音·齒音·喉音 半舌音·半齒音 字母·七音·四聲 全淸·次淸·全濁·不淸不濁 등의 용어를 그대로 사용한다이는 훈민정음이 중국 운학의 형식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모두 브라흐미 문자 체계에서 온 것이다. 

 

 홍무정운 훈민정음은 같은 사상을 공유한다.

훈민정음 해례 아음(牙音)을 봄(春)과 나무()와 ()에 대응하고, 설음(舌音)을 여름(夏)과 불()과 () 에 대응하고, 순음(脣音)을 늦여름과 흙()과 ()에 대응하고, 치음(齒音)을 가을과 ()과 () 에 대응하고, 후음(喉音)을 겨울(冬)과 물()과 ()에 대응시킨다이것은절운지장도에서 설명하는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또한 "학이 우는 소리든, 바람이 스치는 소리든, 닭이 울고 개가 짖는 소리든, 우레가 하늘을 뒤흔드는 소리든, 모기가 귓가를 스쳐 지나가는 아주 작은 소리든 다 받아 적을 수 있다 "는 칠음략(七音略)의 설명과 "쓰이지 않는 곳이 없고 갖추어지지 않은 바가 없으며, 가는 곳마다 통달하지 않음이 없으니, 비록 바람 소리와 학의 울음, 닭 울음과 개 짖는 소리라 할지라도 모두 옮겨 적을 수 있다."는 정인지의 설명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