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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부처님은 억울할 것이다


부처님은 억울할 것이다

최근 AI와의 대화에서 "붓다, 공자, 예수, 마호메트"를 세계 4대 성인으로 소개받은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붓다, 공자, 소크라테스, 예수”를 4대 성인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교육적 기억의 차이가 아니라, 역사적, 문화적 변천을 반영한 것이다. 일본 철학자 이노우에 엔료(井上圓了)는 원래 붓다, 공자, 소크라테스, 칸트를 4대 성인이라 불렀지만, 이후 기독교 사상가 우치무라 간조(內村鑑三)가 칸트를 예수로 대체하면서 오늘날의 “붓다, 공자, 예수, 소크라테스” 혹은 “붓다, 공자, 예수, 마호메트”라는 구성이 정착했다. 최근 들어 소크라테스를 마호메트로 대체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약 19억 명에 달하는 이슬람교도의 존재감을 반영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분류는 종교적, 철학적 가르침의 깊이와 독창성을 평가한 결과라기보다는 유명세와 문화적 영향력을 고려한 결과다. 

 

불교경전과 전승밥법은 다른 종교의 전승과 차이가 많다. 공자의 사상은 『논어』를 통해 전해지는데 이는 제자들과 후대 학자들에 의해 편집된 기록이다. 이 과정에서 제자들의 해석이 가미되었으며, 공자의 본래 가르침이 모두 온전히 보존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게다가 후대 유학자들은 공자의 사상을 자신들의 시대적 요구에 맞게 재해석하거나 확장하며, 원래의 가르침에 새로운 의미를 덧붙였다. 신약성경은 예수의 직접적인 기록이 아니라, 그의 사후 약 40년에서 수백 년 사이에 사도들에 의해 기록된 개인적인 기록이다. 예수의 가르침은 종종 그 당시의 문화적, 정치적 배경에 맞춰 재구성되었으며, 복음서 간에도 서술의 차이가 나타난다. 

 

불교경전과 전승밥법은 당시의 구전 문화에서  비롯된다. 붓다 자신이 말한 것을 아난다 존자가 직접듣고 대중에게 공인을 받아서 암송되다. 이것이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직후,라자가하에서  이루어진 제1차 결집이다. 당시 마하까사빠 장로의 주도로 500명의 아라한이 모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암송하였다. 이후 백년후에 웨살리에서 제2차 결집, 다시 백년후에 아소까왕의 후원으로 빠딸리뿟따에서 제3차 결집이 이루어졌다. 이렇듯 불교경전과 율은 승가대중의 공인 절차를 통해 체계적으로 보존 전승 되었다. 

 

불교는 이 세상의 행복, 저 세상의 행복, 그리고 윤회를 벗어난 열반까지 아우르는 포괄성을 지닌다. 특히 윤회는 불교의 핵심이다. 윤회는 부처님 이전에도  힌두교에서 존재했지만, 윤회에서 벗어나는 길은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다. 부처님은 4성제와 12연기를 통해 윤회의 구조를 설명하고, 벗어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앙굿따라 니까야(A10:177)』에서 사람들이 윤회를 하지만 인간, 축생, 아귀, 천신 등으로 태어나면, 후손들이 공양을 올리는 제사 음식을 받을 수 없지만, 아귀로 태어난 자들은 제사공양을 받을수 있음을 밝혔다. 이러한 설명은 실상을 본 자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또한 부처님은 6가지 신통(六神通) 중 하나인 숙명통(宿命通)을 통해 과거의 수많은 생을 기억할 수 있음을 밝혔다. 그는 한 생, 열 생, 백 생, 천 생, 십만 생, 세계가 수축하는 여러 겁, 세계가 팽창하는 여러 겁, 세계가 수축하고 팽창하는 여러 겁을 기억한다. ‘어느 곳에서 이런 이름을 가졌고, 이런 종족이었고, 이런 용모를 가졌고, 이런 음식을 먹었고, 이런 행복과 고통을 경험했고, 이런 수명의 한계를 가졌고, 그곳에서 죽어 다른 어떤 곳에서 다시 태어나 그곳에서는 이런 이름을 가졌고, 이런 종족이었고, 이런 용모를 가졌고, 이런 음식을 먹었고, 이런 행복과 고통을 경험했고, 이런 수명의 한계를 가졌고, 그곳에서 죽어 여기 다시 태어났다.”라고 기억한다고 말한다. 윤회해온 자신의 윤회는 물론 우주의 팽창과 수축을 말하는 것은  현대 과학이 말하는 빅뱅과 다중 우주의 논리와 놀랍도록 유사하다. 이러한 불교의 깊이는 다른 철학자나 종교 지도자들에게서 찾아보기 어렵다. 

 

오늘날의 "4대 성인"이라는 분류는 주로 종교적 유명세와 문화적 영향력에 따라 형성되었기 때문에, 그의 가르침의 본질적 가치가 간과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성인들은 특정 종교나 철학적 전통 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은 특정 민족이나 문화에 국한되지 않고 우주적으로 보편적이다. 이러한 가르침의 보편성과 깊이를 감안할 때, 부처님을 다른 성인들과 같은 위치에 두는 것은 억울하다. 부처님을 다른 성인들과 동등하게 취급하여 부처님이 "억울해" 할 이유를 제거하는 일은 제자들의 의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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