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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너를 사랑하기에 너를 떠난다. 이것이 내 사랑 법이다?

너를 사랑하기에 너를 떠난다. 이것이 내 사랑 법이다?

 

부처님오신날 앞두고 연합뉴스는 조계종 진우 총무원장을 인터뷰하였다. 왜 이번 초파일에는 그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 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해고노동자, 재해 사망자 유족 등 사회적 약자를 초청해 헌화했는데 올해는 연령대별 신도로 헌화자를 바꿨는가?라고 질문하였다. 총무원장의 대답은 사회적 약자로 지칭되는 해당 단체와 개인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라고 미안함을 표시하면서도 다음과 같이 엉뚱하게 일체중생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불교는 중생 구제의 종교다. 불교적 교리로 보면 연기적·인과적으로 모든 중생은 윤회고를 겪고 있다. 모든 중생, 하물며 영가까지도 천도하는 종교로서 이제는 불교 본연의 일체중생을 모두 아우르자는 의미에서 이번에 관행을 바꾸게 됐다.”

 

그동안 종단이 일체중생을 사랑해야 하는데 한꺼번에 일체중생을 보살필수 없으므로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선택한 것이 사회적 약자’가 아닌가? 그런데 이제와서 일체중생을 사랑하기에 사회적 약자를 외면하겠다니, 이 무슨 해괴한 논리인가? “너를 사랑하기에 너를 떠난다. 이것이 내 사랑 법이다라는 막장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말을 하고 있다.

 

이런 말은 그가 총무원장이 되고 나서 보여온 행적과도 거리가 말다. 작년 94일 마하이주민지원센타가 개최한 한마당에 서 진우스님은  어려운 시기에는 사회적인 약자에게 더욱 가혹한 환경이 되고 사회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이주민들의 벗이 돼 어려움을 함께 나누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작년 916일 진우스님은 신당역 역무원 피살 사건 현장을 방문하고 피해자분께서 지속적으로 신고하고 요청했음에도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진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며 더 이상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여성과 취약계층을 위한 활동에 앞장서겠다고 말헸다.

 

같은 날 장애예술인 특별전시회를 관람하고  앞으로 종단을 운영하면서 장애인 등 어려움을 겪는 분들과 함께할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의 마음을 편안케 하도록 여러 포교 방편을 통해 다가가겠다고 약속하고 즉석에서 장애인 작가의 작품 안아줘요를 즉석에서 구입하고 집무실에 꼭 걸어두겠다고 약속했다.

 

작년 1219일 '조계종사회노동위'를 격려하는 자리에서는 대중들과 직접 접촉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목소리를 내주는 사회노동위는 종단의 자부심이라 해도 무방하다. 불교는 자비정신에 의한 자비나눔이 목적인데, 물질뿐 아니라 고통을 분담하는 측면에서 여러분들은 관세음보살이라 할 수 있다. 어려운 몫을 담당해줘 감사하다고 격려했다.

 

이렇게 사회적 약자를 챙기던 사람이 갑자기 윤석열 대통령이 봉축행사에 참여 한다니까 일체중생 어쩌구 하면서 자신이 이제까지 해온 일들을 부정한다. 일체중생을 돌보기 위해 사회적 약자를 초청하지 않는다는 기이한 변명을 하면서, 비겁하다. 진우스님이 마지막으로 덧 붙인 한편으로는 정치적 논란에서 벗어나라는 말에서 힌트를 얻는다. 전통적으로 해오던 사회적 약자를 초청하는게 왜 정치적인 논란일까? 이태원 참사 유가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해고노동자등 사회적 약자가 참석하게 되면 그날 윤석열과 보기에 좋지 않은 광경이 연출 될 것을  염려하여 정치적 논란이라고 표현한 것이 아니겠는가? 

 

결과적으로 윤석열은 방해꾼들이 없는 조계사에서 조용하게 봉축행사를 잘 치뤘다. 그는 봉축행사가 끝나자마자 봉은사로 달려가 자승스님과 맛있는 점심 공양을 했다는 교계 언론의 전언이다. 작년에는 밥 먹는 사진을 배포하며 자랑스럽게 홍보했지만 올해는 비밀리 만나서 사진 한장 없다. 봉축행사가 끝나자 곧바로 봉은사로 달려가는 윤석열을 보고 총무원장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바지 총무원장일지라도 나는 만족해!’, ‘ 나를 총무원장 시켜준 것만도 감사해라며 4년을 더욱 조용히 보낼 생각인가? 총무원장이 그렇게 하심과 인욕으로 세월을 보낸다 해도 종도들은 무슨 죄로 그걸 4년동안 바라보고 있어야 하나? 그들의 짝짝궁 놀아나는 걸 국민들은 언제까지 바라보고 있어야 하나?

 
 
작년  9 월  16 일 진우스님이  ‘ 신당역 역무원 피살 사건 현장 ’ 을 방문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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