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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貧者一燈(빈자일등)

〈현우경(賢愚經)〉은 전체 13권 62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각 품이 모두 개별적으로 서본결의 독립경전의 구성요소를 갖추고 있으므로 62개 경전의 전집이라고 할 수 있다. 원위(元魏) 시대(A.D. 445)에 혜각(慧覺)스님에 의해 번역되었다. 한글대장경 제 18권, 고려대장경 983(29-1002), 대정신수대장경 202(4-349)에 있다. 후대의 것인 송(宋), 원(元), 명(明)의 세 판본은 69품으로 확충되어 있다. 또한 이 경에 나오는 에피소드 중 열 가지가 〈찬집백연경(撰集百緣經)〉에도 있는 점은 두 경전의 연관성을 암시한다. 〈현우경(賢愚經)〉은 〈찬집백연경〉, 〈잡보장경(雜寶藏經)〉과 함께 3대 비유 경전으로 꼽힌다. 부처님과 비구, 바라문, 거사(居士), 새와 짐승 등 다양한 인연 이야기로 거룩한 현자[賢聖]과 어리석은 범부[凡愚]를 대비시킴으로써, 현명함과 어리석음에 대한 교훈을 일깨운다. 특히 과거 현재 미래의 원인과 결과가 냉엄하다는 인과응보의 법칙이 중심주제다. 불자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었을 가난한 여인 난타의 등불[貧女一燈] 이야기는 이 경의 제 3권 제 20, 빈녀난타품(貧女難陀品)에 실려 있다.

 

현우경은 13권이 있으며, 제3권에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貧者一燈(빈자일등)'에 대한 유래를 찾아 보았습니다.

가난한 여인이 켠 등은 지금 처럼 연등이 아니고 기름으로 타는 호롱불이었습니다. 

 

현우경 3권 20.빈녀난타품(貧女難陁品)

貧女難陁品 第二十丹本此品在第十一卷爲五十三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그 나라에 난타(難陁)라는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가난하고 고독하여 구걸하면서 살아갔다.

그녀는 국왕과 신민의 노소들이 모두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하는 것을 보고 가만히 생각하였다.

나는 전생에 무슨 죄로 빈천한 집에 태어나, 복밭을 만났건마는 종자가 없을까

못내 괴로워하고 마음 아파하면서 미미한 공양이나마 기약하고곧 나가 구걸하기를 늦도록 쉬지 않았으나 겨우 돈 1전을 얻었을 뿐이다.

그는 그것을 가지고 기름집으로 가서 기름을 사려 하였다. 기름집 주인은 물었다.

“1전어치 기름을 사봐야너무 적어 쓸 데가 없을 텐데 무엇에 쓰려는가

난타는 그 심정을 자세히 이야기하였다.

 

기름집 주인은 그를 가엾이 여겨 기름()을 갑절로 주었다. 그는 그것을 얻고 매우 기뻐하여 등불 하나를 만들어 가지고 절로 갔다. 그것을 부처님께 바친 뒤 부처님 앞에 있는 여러 등불 가운데 두었다. 그리고 서원을 세웠다.(油主憐愍增倍與油得已歡喜足作一燈擔向精舍奉上世尊置於佛前衆燈之中自立誓願) 

 

‘저는 지금 빈궁하여 이 작은 등불로 부처님께 공양합니다. 이 공덕으로써 저로 하여금 내생에 지혜의 광명을 얻어 일체 중생의 어두움을 없애게 하소서'(我今貧窮用是小燈供養於佛以此功德令我來世得智慧照滅除一切衆生垢闇)

이렇게 서원을 세우고는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났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國中有一女人名曰難陁貧窮孤獨乞丐自活見諸國王臣民大小各各供養佛及衆僧心自思惟我之宿罪生處貧賤雖遭福田無有種子酸切感傷深自咎悔便行乞丐以俟微供竟日不休唯得一錢持詣油家欲用買油油家問曰一錢買油少無所逮用作何等難陁具以所懷語之油主憐愍增倍與油得已歡喜足作一燈擔向精舍奉上世尊置於佛前衆燈之中自立誓願我今貧窮用是小燈供養於佛以此功德令我來世得智慧照滅除一切衆生垢闇作是誓已禮佛而去

 

밤이 지나 다른 등불은 모두 꺼졌으나 그 등불만은 홀로 켜져 있었다.

그때 목련(目連)은 그 날 당번이 되었다. 날이 밝은 것을 보고 등불을 걷어 치우려다가 그 한 등불만이 홀로 밝게 타면서 심지가 닳지 않은 것이 새로 맨 등불 같은 것을 보았다. 그는 낮에 켜는 것은 아무 소용도 없다고그것을 꺼 두었다가 저녁에 다시 켜려고 손으로 끄려 하였다. 그러나 불꽃은 여전하여 흔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옷자락으로 부쳤으나 불꽃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乃至夜竟諸燈盡滅唯此獨燃是時目連次當日直察天已曉收燈摒擋見此一燈獨燃明好膏炷未損如新燃燈心便生念白日燃燈無益時用欲取滅之暮規還燃卽時擧手扇滅此燈燈焰如故無有虧滅復以衣扇燈明不損

 

부처님께서는 목련이 그 등불을 끄려고 하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지금 그 등불은 너희 성문들로서는 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비록 네가 4해(海)의 물을 거기에 쏟거나 산바람으로 그것을 불더라도 그것은 끌 수 없다. 왜냐 하면 그것은 일체 중생을 두루 건지려고 큰 마음을 낸 사람이 보시한 물건이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난타 여인은 다시 부처님께 나아가 땅에 엎드려 예배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곧 그에게 수기를 주셨다.

“너는 오는 세상 두 아승기와 백 겁 동안에 부처가 되어 이름을 등광(燈光)이라 하고, 10호(號)를 완전히 갖출 것이다.”

이에 난타는 수기를 받고 기뻐하여 꿇어앉아 출가하기를 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곧 허락하시어 그는 비구니가 되었다.

佛見目連欲滅此燈語目連曰今此燈者非汝聲聞所能傾動正使汝注四大海水以用灌之隨嵐風吹亦不能滅所以爾者此是廣濟發大心人所施之物佛說是已難陁女人復來詣佛頭面作禮於時世尊卽授其記汝於來世二阿僧祇百劫之中當得作佛名曰燈光十號具足於是難陁得記歡喜長跪白佛求索出家佛卽聽之作比丘尼

 

혜명(慧命) 아난과 목련은 그 가난한 여자가 고액을 면하고 집을 떠나 수기 받는 것을 보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난타 여인은 전생에 무슨 업을 지어 오랫동안 구걸하면서 살아 왔으며또 무슨 행으로 말미암아 부처님을 만나 출가하여 네 무리들이 공경하고 우러르면서 다투어 공양하려 합니까

慧命阿難目連見貧女人得免苦厄出家受記長跪合掌前白佛言難陁女人宿有何行經爾許時貧乞自活復因何行値佛出家四輩欽仰諍求供養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과거에 가섭이라는 부처님이 계셨다. 그때에 어떤 거사의 부인은 몸소 나아가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을 청하였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어떤 가난한 여자에게 공양받기를 먼저 허락하고 계셨다. 그 여자는 이미 아나함의 도를 얻은 여자였다.

그때 장자의 부인은 자기의 재산이 많은 것을 믿고 그 가난한 여자를 업신여겨부처님께 먼저 그 청을 받은 것을 불쾌히 여겨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어찌하여 제 공양을 받지 않고 저 거지의 청을 먼저 받으셨습니까

이렇게 나쁜 말로 성인을 업신여겼다. 그 뒤로 5백 년 동안 그는 언제나 빈천한 거지 집에 태어났다. 그러나 그 뒷날 부처님과 스님들을 공양하고 공경하며 기뻐하였기 때문에 지금 부처님을 만나 집을 나와 수기를 받았고 온 나라가 공경하고 우러르느니라.”

佛言阿難過去有佛名曰迦葉爾時世中有居士婦躬往請佛及比丘僧然佛先已可一貧女受其供養此女已得阿那含道時長者婦自以財富輕忽貧者嫌佛世尊先受其請便復言曰世尊云何不受我供乃先應彼乞人請也以其惡言輕忽賢聖從是以來五百世中恒生貧賤乞丐之家由其彼日供養如來及於衆僧敬心歡喜今値佛世出家受記合國欽仰

 

그때 대중들은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모두 기뻐하였다.

그리고 그 나라 왕과 신민들은 그 가난한 여자가 부처님께 등불 하나를 바침으로써 부처가 되리라는 수기를 받았다는 말을 듣고 모두 흠앙하는 마음을 내어 저마다 훌륭한 의복 등 네 가지 물건을 보시하여 모자람이 없게 하였다.

그리하여 귀천 노소를 막론한 온 나라 남녀들이 향유(香油) 등불을 다투어 준비하여 기원(祇洹)으로 가지고 가서 부처님께 공양하였다. 사람은 너무 많고 등불은 기원 수림의 사방에 가득하여 마치 별들이 공중에 흩어져 있는 것 같았다. 날마다 이리하여 일곱 밤을 지났다.

爾時衆會聞佛說此已皆大歡喜國王臣民聞此貧女奉上一燈受記作佛皆發欽仰竝各施與上妙衣服四事無乏合國男女尊卑大小競共設作諸香油燈持詣祇洹供養於佛衆人猥多燈滿祇洹諸樹林中四帀彌滿猶如衆星列在空中日日如是經於七夜

 

그때 아난은 매우 기뻐하여 부처님의 여러 가지 덕행을 찬탄하고 아뢰었다.

알 수 없습니다. 세존께서는 과거 세상에 어떤 선()의 뿌리를 심었기에 이런 한량없는 등불 공양의 과보를 받습니까

爾時阿難甚用歡喜嗟歎如來若干德行前白佛言不審世尊過去世中作何善根致斯無極燈供果報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먼 옛날 두 아승기겁의 91겁 전에 이 염부제에이름이 파새기라는 큰 나라 왕이 있었다. 그는 이 세계 84천 작은 나라를 맡아 있었다. 그가 태자를 낳았는데 몸은 자주 금빛이요서른두 가지 거룩한 모습과 여든 가지 특별한 모양을 갖추었으며그 정수리에는 저절로 된 보배가 있어 여러 가지 빛나는 모양이 사람의 눈을 부시게 하였다.

왕은 관상쟁이를 불러 그 상의 길흉을 점치게 하고이름을 지으라 하였다. 관상쟁이는 그 기묘한 상을 보고 손을 들어 외쳤다.

훌륭하고 훌륭하여라. 이제 이 태자는 이 세상의 천상과 인간에서 짝할 이가 없습니다. 만일 집에 있으면 전륜성왕이 될 것이요집을 떠나면 스스로 깨치는 부처가 될 것입니다.’

관상쟁이는 이어 왕에게 물었다.

태자가 날 때에 어떤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까

왕은 대답하였다.

정수리에 빛나는 보배가 저절로 솟아나 있었다.’

그래서 곧 이름을 지어 늑나식기(勒那識祇)()나라 말로는 보계(寶髻)라는 뜻이다라 하였는데그는 차츰 장성하여 집을 떠나 도를 배워 부처가 되었다. 그리하여 인민들을 교화하여 많은 사람을 제도하였다.

佛告阿難過去久遠二阿僧祇九十一劫此閻浮提有大國王名波塞奇主此世界八萬四千諸小國土王大夫人生一太子身紫金色三十二相八十種好當其頂上有自然寶衆相晃朗光曜人目卽召相師占相吉凶因爲作字相師披看見其奇妙擧手唱言善哉善哉今此太子於諸世閒天人之中無與等者若其在家作轉輪聖王若其出家成自然佛相師白王太子生時有何異事王答之言頂上明寶自然隨出便爲立字字勒那識祇晉言寶髻年漸長大出家學道得成爲佛教化人民度者甚多

 

그때 그 부왕은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 석 달 동안 공양하였는데거기에는 이름이 아리밀라(阿梨蜜羅)()나라 말로는 성우(聖友)라는 뜻이다라는 비구가 있었다. 이 비구는 등을 만들어 석 달 동안 공양하는 시주를 구하려고 날마다 성으로 들어가 여러 장자와 거사와 인민들에게 가서 소유(蘇油) 등불의 재료를 구하였다.

爾時父王請佛及僧三月供養有一比丘字阿梨蜜羅晉言聖友保三月中作燈擅越日日入城詣諸長者居士人民求索蘇油燈炷之具

 

그때 그 나라 공주 모니(牟尼)는 높은 다락에 올라 그 비구가 날마다 성에 들어와 무엇을 구하는 것을 보고마음으로 공경하고 존중하여 사람을 보내어 물었다.

존자는 늘 그처럼 수고하시는데무슨 일을 경영하십니까

비구는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 석 달 동안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을 위해 등불을 켜려고 시주를 구합니다. 그래서 성에 들어가 여러 현자들을 찾아다니면서 소유 등불 재료를 구하고 있습니다.’

사신이 돌아가 보고하자 공주는 기뻐하면서 아리밀라에게 말을 전하였다.

지금부터는 다니면서 구걸하지 마십시오. 제가 등을 만들 재료를 공급하겠습니다.’

비구는 그리 하라 하였다. 그 뒤로 왕의 딸은 늘 소유 등불의 재료를 절에 보내었다.

時王有女名曰牟尼登於高樓見此比丘日行入城經營所須心生敬重遣人往問尊人恒爾勞苦何所營理比丘報言我今三月與佛及僧作燈檀越所以入城詣諸賢者求索蘇油燈炷之具使還報命王女歡喜又語聖友自今已往莫復行乞我當給汝作燈之具比丘可之從是已後常送蘇油燈炷之具詣於精舍

 

아리밀라 비구는 날마다 주선하여 등불을 켜 공양하고 일체 중생을 두루 제도할 서원을 세웠는데정성이 지극하고 독실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수기를 주셨다.

너는 오는 세상 아승기겁 뒤에 부처가 되어 이름을 정광(定光)이라 할 것이요10()를 완전히 갖출 것이다.’

왕의 딸 모니는 아리밀라 비구가 장차 부처가 되리라는 수기를 받았다는 말을 듣고 속으로 생각하였다.

부처님께 바치는 등불은 모두 내 소유요비구는 그것을 주선만 하였다. 그런데 지금 그 비구는 기별을 받는데 나만 홀로 받지 못하였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부처님께 나아가 자기 심정을 하소연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모니에게도 수기를 주시면서 말씀하셨다.

너는 오는 세상 두 아승기의 91겁 뒤에 부처가 되어 이름을 석가모니라 할 것이요10호를 완전히 갖출 것이다.’

이에 공주 모니는 부처님의 예언을 듣고기쁨이 마음 속에서 터져 나오면서 갑자기 남자로 변하였다. 그가 거듭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사문이 되기를 원하자부처님께서는 곧 허락하셨다.

그는 용맹스럽게 정진하면서 부지런히 닦기를 쉬지 않았느니라.”

聖友比丘日日經營燃燈供養發意廣濟誠心款著佛授其記汝於來世阿僧祇劫當得作佛名曰定光十號具足王女牟尼聞聖友比丘授記作佛心自念言佛燈之物悉是我有比丘經營今已得記我獨不得作是念已往詣佛所自陳所懷佛復授記告牟尼曰汝於來世二阿僧祇九十一劫當得作佛名釋迦牟尼十號具足於是王女聞佛授記歡喜發中化成男子重禮佛足求爲沙門佛便聽之精進勇猛勤修不息

 

부처님께서는 이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의 아리밀라 비구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과거의 정광부처님이 바로 그 이요공주 모니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이 내 몸이니라.

나는 옛날에 등불을 보시함으로 해서 그때부터 수없는 겁 동안에 천상과 인간에서 저절로 복을 받았고몸은 특별하여 다른 사람보다 뛰어났으며지금에 부처가 되었으니 그 등불의 과보를 받은 것이니라.”

佛告阿難爾時比丘阿梨蜜者豈異人乎乃往過去定光佛是王女牟尼豈異人乎我身是也因由昔日燈明布施從是已來無數劫中天上世閒受福自然身體殊異超絕餘人至今成佛故受此諸燈明之報

 

그때 대중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초과(初果)에서 4()까지 받은 이도 있고연각(緣覺)의 선근을 심은 이와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마음을 낸 이도 있었다.

혜명(慧命) 아난과 대중들은 모두 땅에 엎드려 예배하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2)

時諸大會聞佛所說有得初果乃至四果或種緣覺善根之者有發無上正眞道意慧命阿難及諸衆會咸共頂戴踊躍奉行

賢愚經卷第三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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