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행으로는 의심을 제거하지 못한다.>
법구경 141번 게송
나체의 고행과 소라처럼 틀어 올린 머리 몸에 재를 바르고 단식을 하고 이슬 내린 땅에 눕고 먼지를 뒤집어 쓰고 또는 웅크리고 앉아 꼼짝하지 않는 이와 같은 갖가지 고행도 ‘망상을 끊지 못한 자’를 맑게 할 수는 없다.
벌거벗거나 상투를 틀거나 진흙을 바르거나
단식을 하거나 맨땅에 굽거나
먼지와 티끌을 덮거나 웅크리고 정근하여도
그것이 의혹(疑惑)을 넘지 못한 자를 정화하지 못한다.
雖裸剪髮 被服草衣 沐浴踞石 奈痴結何
수라전발 피복초의 목욕거석 나치결하
非裸行結髮,非塗泥絕食,臥地自塵身,非以蹲踞住,不斷疑惑者,能令得清淨。
Na naggacariyā na jaṭā na paṅkā, nānāsakā thaṇḍilasāyikā vā,
rājo ca jallaṁ ukkuṭikappadhānaṁ, sodhenti maccaṁ avitiṇṇakaṅkhaṁ.
Not nakedness, not matted hair, not dirt (literally mud), not fasting, not lying on the ground,* not rubbing with ashes (literally dust), not sitting motionless purify a mortal who is not free from doubt. [Note: Not lying on the ground: not sleeping on the bare earth. The Buddha rejects these outward signs of asceticism as they do not calm the passions.]
[인연담]
사왓티에 큰 부자를 아버지를 둔 젊은이 한 사람이 살았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출가하여 비구가 되겠다고 결심하여 미리 자기가 살 승원 하나를 세웠다. 그는 그 승원에 부엌과 창고를 잘 갖추어 놓았고, 다른 시설물들도 아주 훌륭하게 마련해 두었다. 그는 또 나중에 자기가 사용할 가구와 침구 등 일체를 미리 사두엇고, 식량과 기름ㆍ버터와 그 밖의 부식도 충분히 준비해 두었다. 그리하여 무슨 음식이든지 그가 원하기만 하면 금방 나오게끔 되어 있었다. 이같이 해둔 뒤에 출가했기 때문에 그는 비구라 해도 아주 편안하고 걱정없이 살아갈 수 있었다. 그 때문에 그는 많은 물건을 가진 사람(바후반디까)이라고 불리었다.
어느 날 다른 비구들이 그를 데리고 부처님께 갔다. 그 비구들은 바후반디까가 승원에 올 때 많은 재산을 가지고 왔으며 지금도 그것으로써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그 보고를 들으신 부처님은 바후반디까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래의 아들이여, 여래는 너희 모두에게 검소할 것을 가르쳐 왔는데 너는 어찌하여 그렇게 많은 재산과 물건을 가지고 출가했느냐?"
부처님의 꾸중을 들은 그는 성을 내면서
"부처님이시여, 저는 이제부터 부처님께서 가르치시는 대로 살겠습니다." 하고 말하더니 윗 가사를 벗어 팽개치는 것이었다.
그의 이 같은 행동을 보신 부처님은 그에게 다시 이렇게 말했다.
"여래의 아들이여, 너는 전생에 귀신이었더니라. 그때 너는 비록 귀신이기는 했을지라도 부끄러움을 알고 있었고, 악을 행하는 것을 두려워할 줄도 알았었느니라. 이제 너는 여래의 훌륭한 가문 안에서 생활하는 비구로서 어찌하여 그런 덕목들을 다 버렸더란 말이냐?“
부처님의 이 같은 간곡한 말씀에 그는 비로소 자기의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공손한 태도로 부처님께 인사를 올리면서 용서를 구했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했다.
"네가 윗 가사도 입지 않고 그렇게 서 있는 것은 실로 옳지 않은 일이니라. 네가 단지 가사 등을 벗어 버린다고 해서 그것이 검소한 생활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 것이며, 모름지기 비구는 또한 일체의 의심을 버려야한 하느니라." 부처님은 다음 게송을 읊었다.
발가벗음도 아니요 머리를 헝클어뜨림도 아니다.
진흙으로 몸을 바름도 아니요 굶는 것도 아니며
흙바닥에 잠자는 것도 아니요 먼지를 뒤집어 쓰는 것도 아니다.
또한 앉아서 노력만 하는 것도 아니니
의혹(疑惑)을 극복하지 못한 자는 남을 청정케 할 수 없다.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바후반디까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예류과를 성취하였다.
[해설]
요즘 출가하는 분위기에 큰 교훈을 줄 수 있는 이야기다. 요즈음은 출가자가 줄어들고 출가연령이 높어지는데 그러다보니 재산을 가진 자들이 많이 들어온다. 이들은 재산을 가지고 있다가 사미계나 구족계를 받으면 바로 절을 짓거나 구입하여 주지스님 노릇을 한다. 사찰을 경영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운영하는 사찰에 법랍이 높은 스님들이 부전 살이를 하는 경우도 흔하다. 정말 잘못된 세태라고 할수 있다. 부처님이 말하는 의혹(kaṅkha)을 법정은 ‘망상을 끊지 못한 자’라고 했다. 의혹(疑惑)은 탐진치중에서 가장 뿌리가 깊은 치심(癡心)을 말한다. 여러 가지 고행으로는 의혹을 극복하지 못한 자를 청정케 할 수 없다는 말은 요즘 고행으로 보여주기식의 수행을 하고 있는 상월결사팀에게 해당하는 가르침이다. 자신도 속이고 남도 속이면서 그것을 거룩한 수행이라고 불교계언론에서 대서특필해주니 아무것도 모르는 불자들이 그들이 수행하는 곳에 가서 박수치고 응원하고 있다. 아이고, 말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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