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와 개를 죽이고 도마뱀같은 동물을 괴롭힌 과보>
법구경 127번 게송
허공 중에서도 바다 가운데서도 또는 산 속 동굴에 들어갈지라도
악업의 갚음에서 벗어날 그런 장소는 어디에도 없다.
악업을 피할 수 있는 곳은 공중에도 바다 한 가운데도 없고
산의 협곡에 들어가도 없으니, 이 세상 어느 곳에도 없다.
非空非海中 非隱山石間 莫能於此處 避원宿怨殃
비공비해중 비은산석간 막능어차처 피원숙원앙
非於虛空及海中,亦非入深山洞窟,欲求逃遁惡業者,世間實無可覓處。
Na antalikkhe, na samuddamajjhe, na pabbatānaṁ vivaraṁ pavissa:
na vijjatī so jagatippadeso yatthaṭṭhito mucceyya pāpakammā
Neither in the sky nor in the midst of the sea nor by entering into the clefts of mountains is there known a place on earth where stationing himself, a man can escape from (the consequences of) his evil deed.
[인연담]
부처님께서 제따와나 승원에 계시던 어느 때, 세 무리의 비구들과 관계된 세 가지 사건과 관련하여 게송 127번을 설법하였다.
첫번째 무리는 부처님을 친견하기 위해서 제따와나 승원으로 오던 중에 한 마을에 머물게 되었다. 비구들에게 공양을 올리려고 마을 사람들은 한 곳에 모여 불을 피워 음식을 만들었다. 그때 마을의 한 집에서 불이나 불꽃이 둥그런 모양을 그리면서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사람들은 한 마리의 까마귀가 불 속으로 날다가 날개에 불이 붙어 타다가 결국은 땅에 떨어져 죽고 마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비구들은 그 같은 까마귀의 죽음이 어떤 악행의 결과였는지 부처님께 여쭙기로 했다.
두번째 무리 비구들도 부처님을 친견하기 위해 배를 타고 부처님이 계시는 제따와나 승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들이 탄 배는 바다 한 가운데서 우뚝 서더니 웬일인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것이었다. 승객 가운데 누가 저주를 받아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모두들 제비를 뽑아 보았다. 그 결과 선장의 아내가 저주받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선장은 굳은 표정으로 선언하는 것이었다.
"저주받은 여자 하나 때문에 다른 많은 사람이 죽을 수는 없지."
이렇게 말한 선장은 모래가 든 단지를 자기 아내의 목에 매달아 그녀를 물속으로 던져 버렸다. 배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여 그들은 무사히 항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비구들은 그 여인이 불행한 죽음을 당해야만 하였는지 질문하기로 했다.
세번째 무리 비구들도 역시 부처님을 친견하기 위해서 제따와나 승원으로 가던 중 날이 저물어 지나던 마을 근처에 있는 조그만 승원에 들러 하룻밤 쉬어 가기를 청했다. 승원 사람들은 가까운 곳에 있는 동굴로 안내해 주는 것이었다. 일곱 명의 비구들이 그 동굴에서 그날 밤을 새게 되었다. 한밤중이 되었을 때 아주 큰 바위가 굴러내려와 굴의 출입문을 막아 버렸다. 다음날이 되어 승원 사람들이 여행하는 비구들을 찾아 굴에 가보니 굴의 입구나 꽉 막혀 버렸는지라 마을 사람들을 불러 모아서 그 돌을 치우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바위는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비구 일곱 명은 꼼짝없이 그 굴 속에 같혀 물 한 모금 먹지 못한 채 이레 동안을 보냈다. 이레째 되는 날 바위는 기적적으로 스스로 움직여 굴 문이 열렸고, 마침내 비구들은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이 일곱 명의 비구들은 여행중에 있었던 일을 모두 보고하고, 왜 그런 고생을 해야 했는지 질문하기로 했다. 부처님은 그들의 모든 이야기를 다 들으시고나서 이렇게 대답해 주었다.
첫번째 무리에 대한 답변
어느 때 황소 한 마리를 가진 농부가 있었다. 이 황소는 아주 게으르고 고집이 세서 농부는 황소를 잘 부릴 수가 없었다. 황소는 아무데나 앉아서 새김질을 하거나 잠만 자는 것이었다. 농부는 이 게으르고 고집 센 황소 때문에 여러 번 화를 냈다. 어느날 농부는 황소 때문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만큼 화가 나서 황소의 목에 볏짚을 감아 묶고는 그 볏짚에 불을 질러 버렸다. 황소는 목이 뜨거워서 펄쩍펄쩍 뛰다가 죽고 말았다. 이런 악행 때문에 농부는 지옥에서 오랜동안 고통을 겪었으며 지금까지 그 과보가 남아 여러 형태의 몸으로 태어나 불에 타죽게 된 것이었다.
두번째 무리에 대한 답변
어느 때 애완동물로 개를 기르는 한 여인이 있었다. 이 여인은 어디를 가든지 늘 개를 데리고 다녔다. 그 도시의 젊은이들이 이 여인이 개를 데리고 다니는 것을 비웃으면서 개를 쿡쿡 찌르며 웃어 대기도 하고, 어떤 때는 여인을 쿡쿡 찔러대며 놀리기도 했으므로 여인은 창피하여 개를 미워하게 되었다. 여인은 개를 죽이기로 마음먹고, 단지에 모래를 잔뜩 채워 넣고 줄로 단지와 개의 목을 묶은 뒤 물에 던졌다. 개는 물 속에서 죽고 말았다. 이 같은 악행 때문에 그녀는 여러 생을 통하여 지옥에서 고통을 받았으며, 지금까지 그 과보가 남아 물에 빠뜨려지게 된 것이었다.
세번째 무리에 대한 답변
어느 때 목동 일곱 명이 채식을 하는 도마뱀이 언덕의 굴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그곳에 뱀의 통로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 통로를 나뭇가지와 덤불 등으로 꽁꽁 막아 놓고 떠나 버렸다. 이들은 집에 가서 자기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이레를 보냈다. 그동안 도마뱀은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꼼짝없이 갇혀 있을 수밖에는 없었다. 그러다가 일곱 목동들은 이레째 되는 날 자기들이 한 일을 기억해 내어 굴에 가서 구멍을 열고 도마뱀을 풀어주었다. 이 같은 악행 때문에 굴 속에 같혀 이레 동안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지내야 했던 것이며, 이런 과보를 지난 열네 생을 거쳐서 받아온 것이었다.
이와 같은 부처님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한 비구가 탄식했다.
"아, 진실로 나쁜행동을 범하고서는 그 과보를 도저히 피할 수가 없습니다. 그가 비록 하늘에 있거나 바다에 있거나 혹은 동굴 속에 있거나 간에 말입니다!"
"비구여, 실로 그러하니라. 실로 너의 말이 옳으니라. 비록 하늘에 있거나 바다에 있거나 혹은 동굴 속에 있거나 간에 악행의 결과가 미치지 않는 곳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느니라."
이 설법 끝에 세 무리의 비구들은 모두 예류과를 성취하였다.
[해설]
사람을 죽이고 괴롭힌 과보뿐만 아니라 황소와 개와 도마뱀같은 동물을 괴롭히고 죽인 과보가 엄청나다. 어렸을 적에 개미집을 부수고 올챙이와 개구리를 죽이고 뱀을 죽여보지 않은 시골 아이들이 과연 있을까? 서로가 서로를 죽여서 생존한 약육강식의 역사에서 이렇게 죽고 죽이는 일은 얼마나 지속되어 왔던가? 그러한 행위 하나하나에 이런 지독한 과보를 받는다면 얼마나 끔찍한가?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위 3가지 과보는 모두 필연적으로 생존을 위한 죽임이거나 괴롭힘이 아니다. 황소를 태워죽인 농부는 분노 때문이었고 개를 수장시킨 여인은 챙피함 때문이었으며 목동들은 짖굿은 장난으로 도마뱀을 괴롭힌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볼 때 우리의 탐진치가 얼마나 우리자신에게 커다란 불행의 원인 인가를 알 수 있다. 종종 동물이 학대받은 기사를 보게 되는데 이것들이 모두 탐욕과 무지의 소산이다. 동물권이 보호되어야 같은 동물인 인권(人權)이 보호되는 것이다. 부처님의 이러한 동물사랑은 200년후 전륜성왕 아소카에게도 이어져 동물과 식물에 대한 보호를 칙령으로 남아있다.
자비로운 삐야다시 왕은 두 가지 종류의 의료 진료소를 설립하였다. 사람을 위한 의료 진료소와 동물을 위한 의료 진료소이다. 사람과 동물에게 적합한 약초를 구할 수 없는 곳은 어디든지 약초를 가져다가 심도록 하였다. (바위 담마칙령 No. 2)
사람들과 동물들에게 그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길을 따라 보리수나무와 망고나무를 숲에 심었다. 우물을 파게 하였고, 휴게소를 지었다. 사람과 동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여기저기에 물 마시는 곳을 만들도록 하였다.(석주칙령 No.7)
유네스코 세계 동물권리 선언문에는 ‘모든 동물은 태어나면서부터 평등한 생명권과 존재할 권리를 가진다. 어떤 동물도 잘못된 처우나 잔인한 행위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는 헌법에는 세계최초로 ‘국가는 생명의 자연적 기반과 동물을 보호할 책임을 가진다.’고 동물권을 보장하고 있다.
'법구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기야말로 자신의 주인이다 attā hi attano nātho (1) | 2023.02.16 |
---|---|
숩빠붓다의 과보 법구경 128번 게송 (2) | 2023.02.05 |
거위가 피묻은 루비를 삼키다 법구경 126번 게송 (1) | 2023.02.04 |
아침부터 비구들을 만나서 재수가 없겠군 법구경 125번 게송 (0) | 2023.02.04 |
예류자소녀의 결혼생활 법구경 124번 게송 (0) | 2023.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