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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거위가 피묻은 루비를 삼키다 법구경 126번 게송

거위가 피묻은 루비를 삼키다>

 

법구경 126번 게송

 

어떤 사람은 모태에 다시 들어가고 악인은 지옥으로 떨어지고

착한 이는 천상으로 올라가고 번뇌가 없는 이는 절대 평화에 들어간다.

 

어떤 자들은 모태에 태어나고 악을 저지른 자들은 지옥에 나고

선행자는 천상계로 가고 번뇌를 여읜 님들은 열반에 든다.

 

有識墮胞胎 惡者入地獄 行善上昇天 無爲得泥洹

유식타포태 악자입지옥 행선상승천 무위득니원

 

有人生於母胎中作惡者則墮地獄正直之人昇天界漏盡者證入涅槃

 

Gabbham-eke ’papajjanti, nirayaṁ pāpakammino,

saggaṁ sugatino yanti, parinibbanti anāsavā.

 

Some enter the womb*; evil-doers go to hell; the good go to heaven; those free from worldly desires attain nirvana. [Note: Enter the womb: are reborn on earth.]

 

 

[인연담]

어느 때 사왓티에는 보석을 광택내는 직업을 가진 남자와 그 아내가 살고 있었는데, 한 아라한이 매일같이 그들에게 와서 탁발을 해갔다. 어느 날 집주인이 고기를 다루고 있던 차에 꼬살라 국왕 빠세나디로부터 심부름꾼이 왔다. 왕은 그에게 루비 하나를 보내면서 즉시 광택을 내어 되돌려 보내라고 지시했던 것이다. 그는 그 보석을 받아 책상위에 놓고는 고기를 다루느라고 피가 묻은 손을 씻으러 잠시 자리를 떠났다. 그 사이에 그가 키우던 거위가 피묻은 루비를 고기로 잘못 알고 삼켜 버렸다. 바로 그때 마침 그 집에 탁발을 나와 있던 아라한 비구가 그 장면을 보았다.

주인 남자는 손을 씻고 돌아와 루비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으므로 아내와 아들에게 물어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루비의 행방을 모르므로 옆에 서 있는 아라한 비구에게도 물어보았다. 비구는 모른다고는 대답하지 않고, 다만 자기는 그 루비를 가지지 않았노라고만 대답했다. 그러나 주인은, 집안에는 자기와 아내, 그리고 아들 하나와 비구가 있었을 뿐이었다면서 비구의 대답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는 아내에게 그 루비는 국왕의 것인 만큼 만약 없어진 이유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게 되면 자기는 극형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니 고문을 가해서라도 저 비구에게 자백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는 깜짝 놀라며 남편을 말렸다.

 

"띳사 비구는 지난 12년 동안 우리를 착한 사람이 되도록 지도해 주신 분이십니다. 그리고 우리는 저분의 가르침을 따라 정직하게 살아왔습니다. 또 비구는 그 동안 저희들에게 단 한번도 나쁜 말을 하신 적이 없으십니다. 이런 일로 비구를 의심하거나 비난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번 일 때문에 우리가 국왕으로부터 처벌을 받을지언정 어찌 아라한 성자께 죄를 덮어씌운단 말입니까?“

 

그러나 마음이 급한 남편은 아내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비구를 밧줄로 꽁꽁 묶고 작대기로 마구 두들겨 패며 자백을 강요했다. 마침내 비구는 코와 귀와 머리에서 피를 뚝뚝 흘렸다. 옆에 있던 거위가 다가와 그 피를 먹으려고 했다. 이에 화가 잔뜩 나 있던 주인은 거위를 발로 걷어차 버렸는데, 그 바람에 거위는 즉사하고 말았다. 그때 비구가 주변에서 말했다.

"그 거위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해 주시오." 주인은 소리쳤다.

"당신도 이 거위같이 될 걸 뭐가 걱정이오?" 비구는 거위가 아주 죽어 버린 것을 확인한 뒤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제자여, 루비는 저 거위가 삼켰다오."

이에 남자는 반신반의하면서 칼로 거위의 배를 갈라 보았는데, 과연 그 뱃속에 루비가 들어 있었다. 남자는 자기가 비구에게 한 행동이 얼마나 큰 잘못이었는지를 깨닫고는 두려움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엎드려 용서를 빌었다. 그러나 비구는 아무 대답없이 다만 처음의 자리로 돌아가 탁발하는 자세로 서 있을 뿐이었다. 마침네 비구는 흐느끼는 주인 남자에게 이렇게 한마디하였다.

 

"제자여, 이것은 그대의 잘못도 아니며, 또한 내 잘못도 아니오. 이번 일은 당신과 내가 과거 생에 지어 놓았던 행위의 결과일 뿐이오. 우리는 생사윤회 속에서 이런 빚갚음을 수도 없이 주고받는다오. 나는 조금도 당신을 원망하고 있지 않소.“

 

비구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번 일이 있게 된 것은 내가 당신 집 안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었소. 그러므로 나는 이후로는 다시는 어떤 집 안에도 들어가지 않겠소. 다만 문밖에 서 있기만 할 것이오." 이 비구는 심하게 맞은 후유증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런 일이 있은 지 얼마간 세월이 흘렀을 때 비구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은 죽어서 어디에 태어났습니까?"

부처님은 대답하였다.

"거위는 죽어서 그 집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얼마 후에 죽은 남자는 지옥에 태어났느니라. 그리고 아내는 죽어서 천상에 태어났고, 띳사는 이미 아라한을 성취한 성자이기 때문에 열반을 실현하였느니라."

부처님은 다음 게송을 읊었다.

 

어떤 자는 태중으로 들어가고

악한 자는 고통이 계속되는 곳에 태어나며

선한 사람은 천상에 태어나고

번뇌 없는 아라한은 열반을 실현한다.

 

[해설]

거위는 태중으로 들어가고, 보석집 주인은 고통이 계속되는 곳에 태어나며, 보석집 아내는 천상에 태어나고, 띳사 비구는 열반을 실현한다.“ 이 유명한 이야기는 전래동화에도 나오는등 매우 의미있는 게송이다. 루비를 삼킨 거위를 죽이지 않기 위해 아라한은 자신이 죽도록 매를 맞으면서도 고자질하지 않는다. 이러한 자비심은 이기적이고 참을 성 없는 우리에게 큰 깨우침을 준다. 요즘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듣는 다면 감동적이기 보다는 우매하다고 탄식하겠지....그나저나 사위성에는 참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났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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