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깽이 끼사고따미 이야기>
법구경 114번 게송
비록 백 년을 살지라도 절대 평화에 이르는 길을 모른다면
그 같은 길을 알고 사는 그 하루가 훨씬 낫다.
불사의 진리를 보지 못하고 백 년을 사는 것보다
불사의 진리를 보면서 하루를 사는 것이 낫다.
若人壽百歲 不見甘露道 不如生一日 服行甘露味
약인수백세 불견감로도 불여생일일 복행감로미
若人壽百歲─不見不死道,不如生一日─得見不死道。
Yo ca vassasataṁ jīve apassaṁ amataṁ padaṁ,
ekāhaṁ jīvitaṁ seyyo passato amataṁ padaṁ.
And he who lives a hundred years not perceiving the deathless state, a life of one day is better if a man perceives the deathless state.
[인연담]
끼사 고따미(Kisagotami)는사왓티에 사는 한 재산가의 딸이었다. 그녀의 몸이 마르고(끼사) 가늘었기 때문에 끼사고따미라고 불리우게 되었다. 끼사고따미는 성장하여 젊은 재산가와 결혼하여 아들 하나를 낳았다. 그런데 걸음마를 시작할 무렵에 아들이 갑자기 죽고 말았다 그녀의 슬픔과 충격은 너무나도 컸다. 그녀는 죽은 아들을 안고 이 사람 저 사람을 찾아다니며 살려낼 수 있는 약을 달라고 애원했다. 그녀를 상대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가운데 현명한 사람이 있어서 어떻게든 그녀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여 그녀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다.
"당신이 찾아가야 할 분은 부처님인 것 같소. 그분은 지금 당신이 찾고 있는 약을 갖고 계신다오.“
이리하여 고따미는 제따와나 승원에 계시는 부처님을 찾아가 아들의 시신을 내려놓고 울면서 애원했다. 제 아들을 살려낼 수 있는 약을 가지고 계신다고 들었는데 제발 제 아들을 살리는 약을 달라고 애원했다. 부처님은 여인에게 말했다.
"여인이여, 사람이 죽은 적이 없는 집에 가서 겨자씨 한 줌을 얻어 가지고 오라.“
고따미는 죽은 아들을 가슴에 안고 첫번째 집의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제발 제게 겨자씨 한 줌만 주십시오. 그것이 내 아들을 살리는 약이랍니다."
그렇게 겨자씨를 얻어 그녀는 나오면서 주인에게 물어보았다.
"전에 이 집에서 혹 사람이 죽은 일이 없습니까?"
"작년에 우리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오."
"그렇다면 이것은 약이 되지 않습니다.“
고따미는 받은 겨자씨를 버릴 수밖에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불행한 사정을 알게 되어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했지만, 사람이 죽은 적이 없는 집은 한 집도 없었으므로 그녀를 도와줄래야 도와줄 수가 없었다. 이에 이르러 끼사고따미는 지친 몸으로 죽은 아들을 내려놓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마침내 자기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 가정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리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과, 진실을 말한다면 죽은 사람의 수가 살아 있는 사람의 수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여기에서 고따미는 부처님께서 자기에게 겨자씨를 구해 오라고 하신 것은 자기로 하여금 진리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느끼고 부처님의 훌륭하신 지혜와 크신 자비심에 감동하게 되었다. 그녀가 이와같이 깨닫는 순간 그녀에게서 죽은 아들에 대한 애착이 떨어져 나갔다.
고따미는 어린 자식의 시신을 숲속에 묻고 부처님께 돌아와 사람이 죽지 않은 집은 찾을 수 없었노라고 말씀드렸다. 부처님은 그녀에게 이렇게 설법해 주었다.
"고따미여, 너는 너만이 아들을 잃어버린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네가 이제 깨닫게 된 것처럼 모든 생명에게는 반드시 죽음이 있느니라. 죽음은 중생이 욕망을 다 채우기도 전에 그를 데려가 버리느니라.“
끼사고따미는 이 설법을 듣고 예류과를 성취하였다. 끼사고따미는 비구니가 되었다. 어느 날 그녀는 기름 램프를 맑히고 있었다. 그때 램프불이 펄럭거리다가 꺼지는 듯 다시 살아나는 것을 보면서 그녀는 일체 중생이 죽었다가 다시 태어난다는 진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때 부처님은 제따와나 승원에 계시면서 신통력으로 끼사고따미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을 아시고 광명을 놓으시어 마치 고따미 앞에 가까이 계신 듯이 모습을 나투시었다. 부처님은 고따미에게 일체 중생의 생명이 계속해서 변화하면서 잠시도 멈추지 않아서, 사라지면 다시 태어나고 태어나면 다시 사라지는 바, 이 현상에 마음을 계속하여 집중함으로써 마침내 열반을 깨달으라고 격려하였다. 끼사고따미 비구니는 아라한과를 성취하였다.
[해설]
남편과 두아이를 잃은 빠따짜라(113번게송)이야기와 사형수를 사랑한 곱슬머리 꾼달라께사(102~103번게송)이야기와 더불어 여기 끼사고따미(114번)이야기는 기구한 운명을 가진 여인의 이야기이다.
"여인이여, 사람이 죽은 적이 없는 집에 가서 겨자씨 한 줌을 얻어 가지고 오라."는 말 한마디는 왜 부처님이 성인(聖人)중의 성인인지 알 수 있게 해준다. 눈 먼자를 눈 뜨게하고 앉은 뱅이를 걷게하는 신통은 많은 사람들이 바라고 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눈뜨거나 일어나 걷는자도 조금더 살다가 죽는 것은 피할수 없다. 부처님은 사람들의 안목을 높여주는 신통을 선사한다. 기적을 행하면 그들에게 존경받고 그들을 신자(信者)로 삼을 수 있겠지만 그들이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그대로라면 의미가 적을 것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강조하는 것이 여기 게송에서 “불사의 진리를 보지 못하고 백 년을 사는 것보다 불사의 진리를 보면서 하루를 사는 것이 낫다.”라는 설명이다.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이치를 알게 하는 것, 괴로움의 원인을 알게 하는 것, 삶과 죽음 양쪽에 집착하지 않게 하는 것, 이것이 부처님의 목적이다. 죽어서 천국에 가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공덕을 짓고 도덕적으로 사는 것을 가르쳤을 것이다.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은 천국에 가는 것을 포함하지만 더 중요한 가르침은 이치를 알게 하는 것이다. 이치를 알게 하여 세상을 다른 식으로 인식하게 하는 것, 진리를 알게하여 하루를 살더라도 후회하지 않게 되는 것, 그러한 해탈, 열반의 길을 가르친다. 불교가 다른 종교들과 다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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